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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 향교서 충·효·예 배워요”

    Q:“왜 우리의 전통문화가 사라졌을까요.” A:“지키지 못해서요.” Q:“누가 지키지 못한 걸까요.” A:“음…. 우리가요.” 10일 광진구 광장동 광진정보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마련된 ‘도서관 향교’의 수업 풍경이다. 30여명의 어린이와 선생님이 모인 가운데 기초예절교육이 한창이었다. 평소 학교 수업시간에 장난치며 노닥거리던 아이들은 사흘이 지나자 의젓한 모습으로 유교의 기본 정신인 충·효·예를 몸으로 깨우치기 시작했다. 오지은 관장은 “예부터 향교는 지방교육의 중심이었다.”며 “도서관이 지역사회의 교육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향교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매일 오전 9시~낮 12시 전통문화교육을 통한 향교교육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자소학(四字小學·옛 어린이 한자교과서)에서부터 고사성어 읽기, 원문에 담긴 교훈 이해, 절하는 법, 차(茶) 마시는 법까지 프로그램 또한 다채롭다. 성동초교 6학년 장보윤(12)양은 “고사성어를 퀴즈로 풀고 TV에서나 봤던 다도법을 알게 돼 기뻐요. 곧 재료비 5000원만 내면 닥종이 인형·부채 만들기, 된장 샌드위치 만들기도 할 수 있어 다음 수업도 손꼽아 기다려져요.”라며 웃었다. 구는 창건 600돌을 맞은 한국 제1의 향교인 강서구 가양동 양천향교와 손잡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절전통놀이 전문강사 정규승씨를 비롯해 한문 담당 이광희, 다도·음식 담당 최진·윤옥희씨가 강사로 나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이수자 최숙희씨도 민요를 가르친다. 서울시 향교재단 정규승(61) 부설연구원장은 “한류가 대세인 요즈음 아이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선조들이 남긴 삶의 지혜를 몸소 익히게 해주고 싶다.”며 “성균관에서 지역별로 다른 배례법을 비교해 표준을 뽑아 보급 중인데 이런 배례법 경연대회나 조선조 벼슬 놀이인 ‘승경도 놀이’ 수업을 통해 당시 행정·직위체계를 저절로 터득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수천년간 싸워온 인류의 적, 암. 꾸준한 연구에도 암은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일반적인 암 치료법은 수술과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다. 3대 치료법은 초기 암일 경우 매우 효과적이나, 진행 암이나 말기 암이 되면 적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최근 의학계는 3대 암 치료법과 함께 제4의 암 치료법으로 ‘면역세포요법’에 주목하고 있는데.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강우와 명월은 뜻하지 않게 열애설이 터져 난감해한다. 결국 강우는 명월을 해고한다. 강우는 명월이 없는 텅 빈 집이 더 크게 느껴져 괜히 심란하다. 주 회장은 자꾸만 구설수에 오르는 강우가 못마땅하기만 하고, 류에 대해서도 의심을 갖게 된다. 한편 옥순과 희복은 명월의 해고 소식에 심각성을 깨닫는데.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김 원장은 혜옥이 하루동안 쇼핑을 하지 않으면 김 집사에게 휴가비를 주겠다고 선언한다. 그러자 혜옥은 김 원장의 다양한 속임수에 휘말리지 않고 김 집사를 생각하며 쇼핑을 참는다. 한편 초롱이 부잣집 딸임을 은희에게 말해주는 미선. 초롱을 옥엽과 이어주려는 미선의 시도는 초롱을 두준과 이어주려는 은희의 계획과 부딪치게 된다.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마린블루 직원들이 동요하자 치영(김태훈)은 더 차가워진다. 그런 치영의 모습에 안나는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도 알아야한다고 충고하지만 치영은 듣지 않는다. 강수는 서 회장을 떠올리며 가슴 아픈 후회를 한다. 한편 우주의 황달기는 점점 심해지고, 유랑은 점점 불안해진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화각장 이재만이 아름다운 한국의 미, 화각공예을 소개한다. 소뿔을 얇게 펴 종이처럼 만든 후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 0.04㎜ 두께, 미색의 각지에 화려한 색을 입히는 작업. 그의 손을 거치면 투박하기만 했던 쇠뿔이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으로 탄생한다. 중요 무형문화재 109호 화각장 이재만, 그의 예술세계를 만나 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어느 날, 한 여학생이 잠시만 집에서 쉬어도 되겠느냐며 말을 걸어 왔다. 의심 없이 그 부탁을 들어준 피해자. 그런데 피해자 집에 도착하자 여학생의 태도가 돌변한다. 전화로 친구들을 불러 들여 자기 집인 것 마냥 눕고 쉬는 것은 물론, 담배를 피우고 본드를 흡입하기까지 한다. 심지어 그들이 다녀간 뒤 집안의 물건들과 지갑까지 사라졌다.
  • [부고] 한국 무용학 1세대 정병호씨

    한국 무용학을 개척한 1세대 무용학자 정병호씨가 25일 오후 4시 지병으로 별세했다. 84세. 1927년 전남 나주에서 출생한 고인은 해방 직후 대학생 신분으로 함귀봉 조선교육무용연구소에 입문해 현대무용과 교육무용을 배웠다. 이후 중앙대 교수를 지내면서 무용학 이론 정립에 몰두했다. 문화재위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25종목에 이르는 민속 예능을 현장 조사해 16종목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지연(세종동서약국 대표)씨와 제한(작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23호. 발인은 29일 오전 7시. (02) 440-8800.
  • [18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환경오염 문제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100년 후에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6도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렇게 되면 대멸종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구와 인류를 구하기 위한 실천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지구와 더불어 공존하는 법을 익힌 지구인들을 만나 본다.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명월은 한류 스타 강우와 결혼하라는 지령을 받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이 명령에 류는 희복과 함께 임무를 수행할 또 다른 요원 옥순을 투입하고, 옥순은 여성성이 결여된 명월의 교관이 된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강우가 잘 유혹되지 않자 명월은 조바심 난다. 한편 강우는 도깨비라는 사람을 찾기 위해 희복의 흥신소를 찾아간다. ●MBC네트워크 특선(MBC 오후 2시 55분)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은퇴자들은 말 그대로 이팔청춘의 건강한 노인들이다.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등을 빼더라도 은퇴 뒤 하루에 약 11시간 정도가 남는다. 11시간에 365일을 곱해 20년이면 약 8만 시간이 된다. 단지 나이가 들었다고 직장 밖으로 내몰린 이들. 이들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무사 백동수(SBS 밤 9시 55분) 동수는 연무장 밖으로 나와 마당 앞에서 대포 시신을 발견한다. 장미와 미소가 대포 주검 앞에서 울고 있다. 멍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동수와 쳐다보는 여운. 대포 시신 앞에 서 있던 동수는 풀썩 무릎을 꿇고 굵은 눈물을 뚝뚝 흙바닥에 떨어뜨리는데…. 한편 지선은 힘겹게 눈을 뜨고 몸을 추스른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숭례문에 기와 올리는 날이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하는 제와장 한형준. 70년 외길인생, 여든네 살의 노구에도 흙과 불로 조선의 맥을 잇고 있다. 슬레이트 지붕과 시멘트 기와가 흔한 지금도 직접 흙을 발로 밟아 반죽하고, 전통 가마에 기와를 구워낸다. 중요무형문화재 91호 제와장 한형준을 만나 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경기 일산의 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여직원의 고가 핸드백을 비롯해 귀중품들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결과 용의자는 손님으로 위장하여 직원의 눈길을 피해 범행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 과연, 형사들은 이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을까.
  • 연등축제 무형문화재 지정 심사 조계종 스님 배제… 불교계 발끈

    연등축제 무형문화재 지정 심사 조계종 스님 배제… 불교계 발끈

    불교 연등축제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심사에서 해당 문화재위원인 조계종 스님이 배제된 사실이 확인돼 불교계가 발끈하고 있다. 12일 불교계에 따르면 문화재청 무형문화재분과위원회(위원장 임돈희 동국대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고 연등축제의 문화재 지정을 보류한 채 소위원회를 구성, 오는 9월 9일 지정 여부를 재심사키로 결의했다. 무형분과위원회는 심사 결과 ▲등 제작의 역사성 ▲제등행렬의 전통성 ▲현장조사 결과 기준 점수 미달을 지정 보류의 주 이유로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무형문화재분과위는 ‘조계종이 신청한 사안을 심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며 분과위 소속인 조계종 인묵 스님을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인묵 스님이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친·인척 등의 제척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불교어산작법 학교장을 맡는 등 불교무형문화재에 탁월한 식견을 가진 문화재 위원인데도 무형분과위가 스님을 배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불교계 일각에선 특히 분과위가 이번 보류 이유로 삼은 내용들이 지난 2009년 지정 무산될 당시와 같은 맥락이라는 점을 들어 사실상 물 건너 간 사안이 아니냐며 연등축제의 문화재 지정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교계는 연등축제를 불교계를 넘어선 의식·행사로 오래전부터 국가 대표브랜드화와 공인을 요구해 지난 2009년 문화재청에 중요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지만 고증과 재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무산돼 불만이 적지 않았다. 특히 불교계에선 지난 부처님오신날 도심 연등축제에 참여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에게 연등축제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태스크포스팀 운영을 제안했던 터라 이번 회의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조계종 문화부장 진명 스님은 “지난 2009년 회의 이후 무형문화재분과위 위원이 전원 교체된 만큼 연등축제 지정을 위한 회의의 연속성과 불교문화재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분과위가 인묵 스님을 배제하고 회의를 진행한 데 대해 문화재청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하늘이 내린 장인 ‘천공’을 만나다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서슬퍼런 화살에도, 마음이 울렁거리는 청아한 거문고 소리에도 수천번에 이르는 장인(匠人)의 끈덕지면서도 섬세한 손길이 묻어 있다. 사람들은 이들의 손길을 일컬어 하늘이 내린 재주, ‘천공’(天工)이라 부른다.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이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2011 여름, 천공을 만나다’를 열고 중요무형문화재 32개 공예 종목 보유자 43인의 작품 전시와 함께 제작 과정을 직접 선보인다. 지난해(35명)보다 전시 및 시연에 참가하는 무형문화재 인원이 늘어났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기능 보유자 전시 및 시연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화살 만들기, 단청 칠하기, 가야금줄 만들기, 대나무에 무늬 새기기, 거문고 줄 만들기 등 관람객들이 체험해볼 수 있는 행사도 함께 진행돼 전통공예의 그윽함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각각 두 시간씩 8~9개 종목 보유자의 시연이 펼쳐진다. 입장료 및 체험 행사 모두 무료다. 다만 방학을 앞두고 인원이 몰릴 수 있는 만큼 체험 행사 참가 일정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02-3011-2152)을 통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문화재청은 “우리의 전통공예 속에 담긴 장인의 정성을 직접 접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달구벌 달굴 문화행사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대구는 축제열기로 가득 찬다. 대구시와 삼성전자가 함께하는 ‘프로젝션 매핑’이 펼쳐진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3D 입체 영상을 고해상 프로젝터로 건축물 등에 투영하는 영상 퍼포먼스다.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다. 건물 전체 10층 가운데 4층부터 9층까지를 덮으며 맞은편 건물 옥상에서 쏜 영상이 수를 놓는다. 아날로그 시대를 대변하는 톱니바퀴를 시작으로 디지털시대의 컴퓨터, 그리고 트랙을 뛰는 육상선수들, 스마트시대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그림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시청광장 특설무대에서는 참가 선수단과 관광객을 위한 뮤직페스티벌 행사가 펼쳐진다. 국내외 정상급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한류스타 비를 비롯해 2PM, 씨엔블루, 세븐, 포미닛 등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경기장 주변과 선수촌, 도심에서는 전통문화 체험과 전시 등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마라톤 경기 때 대구의 이미지와 시민들의 응원열기를 중계카메라로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라톤 코스 주변에서 축제를 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컬러풀 대구 페스티벌’ ‘동성로 축제’ ‘국제보디페인팅 축제’ ‘수성호반생활예술큰잔치’ 등이 대회 기간 중 열린다. 축제에는 대구시의 해외 자매도시들도 참여한다. 지역 예술동호인 220개 팀이 참가하는 이 행사에는 국악, 소리,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경상감영공원 공연장에서는 대구무형문화재 인사들이 펼치는 명품 국악공연을 만날 수 있다. 산중 전통장터 ‘승시’가 팔공산 동화사에서 재현된다. 곳곳의 관광명소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도심 한가운데에 조성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조선시대 대구읍성의 4개 정문 중 하나인 영남제일관(효목동 망우공원) 등이 대표적. 달서구 두류동의 유럽식공원 이월드(옛 우방타워랜드)도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귀순한 왜장 김충선을 기려 건립한 달성군 가창면의 녹동서원,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 등도 새 단장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청계광장에 ‘칠석 행사’ 재현된다

    일제강점기 문화말살정책으로 인해 잊혀진 우리 고유의 축제 ‘칠석제’가 서울의 중심 청계광장에서 재현된다. 한국여성향토문화연구원은 ‘제8회 7·7 칠석 연인의 날’ 행사를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서울 청계광장일대에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우리 고유의 축제인 칠석을 계승하자는 의미로 시작됐다. ‘견우와 직녀’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 칠석은 원래 직녀에게 제를 올리던 날을 뜻하며 대표적인 우리 민족 고유의 행사다. 한국여성향토문화연구원은 행사기간동안 ‘칠석’의 의미를 알리는 한편 다양한 전통행사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매일 저녁에는 무형문화재가 ‘칠석굿판’을 선보이고 ‘물청소’(물속 쓰레기 줍기), ‘책말리기’, ‘연인식’(곶감은행알 나누기)도 열린다. 이와 함께 칠석제 삼행시 짓기, 소원 풍선 날리기, 풍물놀이, 판소리 공연 등의 다채로운 행사들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칠석 연인의 날’ 행사는 칠석을 세계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록하기 위해 여성향토문화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민족 고유의 행사인 ‘칠석’에 대한 정부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다. 여성향토문화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우리의 문화유산인 ‘농악’을 먼저 유네스코에 등록하고 ‘아리랑’은 중국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하는 등 우리 문화재 보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국민들의 관심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여성향토문화연구원 차옥덕 원장은 “고등학생들이 한국사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대학생이 되는 것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특히 젊은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우리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병국 “선상 카지노·내국인 출입 타당성 검토”

    정병국 “선상 카지노·내국인 출입 타당성 검토”

    국내 카지노 사업 지형에 지각변동이 일 조짐이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현재 연구 단계란 것을 전제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과 선상(크루즈선) 카지노 사업 허용 등을 포함한 카지노 사업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카지노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들이어서, 실질적으로 이들의 요구를 허용하는 쪽으로 정부 정책이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새로운 관광 트렌드에 부합해야 정 장관은 서울 와룡동 문화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광 무역(수지) 역조에서 가장 큰 게 골프와 카지노다. 우리는 내국인 전용 카지노가 강원랜드 한 곳뿐인데 이게 새로운 관광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인지 원점에서 연구해 볼 때”라며 “내국인을 위한 카지노가 허용된다면 지금처럼 카지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가족 중심의 종합레저시설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크루즈 선상 카지노에 대한 욕구들이 일고 있고, 일각에서 그걸 풀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다.”며 “이런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GKL 민영화 연구 정 장관은 아울러 “한국관광공사가 대주주로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서 손을 떼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며 정부가 카지노 사업에 직접 관여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GKL을 민간에 넘기고 나면 국내 관광진흥기금의 주요 재원 가운데 하나를 잃는 결과만 낳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원랜드는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 반면 외국인 카지노 업체는 환영의 뜻을 표하는 등 분명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는 업계 내 오랜 이슈였다. 강원랜드 한 곳의 매출액(1조 5000억원)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 16곳의 전체 매출 규모(약 1조원)를 앞서는 상황에서 내국인 고객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GKL 관계자는 “현존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이 당장 허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영종도나 제주 등 지역에 대규모 레저 시설이 들어설 경우 논의되지 않겠나.”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현재 조성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에 대한 내국인 출입 제한 조치를 풀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 송도 등에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샌즈(Sands)그룹 셀던 아델슨 회장이 내국인 출입 허용을 투자 선결요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정 장관의 발언도 그런 맥락에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 장관은 최근 문제가 된 중국의 아리랑 국가무형문화재 등재와 관련, “중국의 아리랑은 우리의 아류”라며 “유네스코에 이 같은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우리 아리랑이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기억을 하지 못하는 남자가 있다. 사라지는 기억 때문에 그의 삶은 1시간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오랜 시간 인터뷰를 한 제작진. 하지만 공원에서 만나 운동하는 모습을 촬영하기로 하고 잠시 헤어졌다가 1시간 후 다시 만난 그는 어색한 표정으로 첫인사를 건넨다. 영원히 현재를 살아가는 그의 하루를 함께한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공부를 좋아해 하루 종일 공부를 한다는 주원이는 초등학교 1학년 생이다. 아침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문제를 풀겠다며 엄마의 단잠을 깨울 정도로 공부에 열정적이다. 하지만 학교 성적은 완전히 엉망이다. 읽고 이해하는 국어공부는 물론 받아쓰기조차 매번 틀렸던 부분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데….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미선은 혜옥이 돈 한푼 없는 빈털터리임을 알게 된다. 혜옥은 미선에게 약점이 잡혀 미선이 원하는 것을 전부 해준다. 미선은 돈 없는 혜옥에게 목장으로 가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고, 혜옥은 분노하여 목장으로 갈 짐을 모두 싼다. 그리고 김 원장에게 자신이 돈이 없다는 것과 미선이 생활비를 빼돌린 것을 쓴 편지를 전하려고 한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SBS 밤 9시 55분) 펀치머신의 요란한 음악소리와 함께 점수가 올라가고 기준과 아정은 머리를 맞대고 점수를 확인한다. 다시 펀치가 올라오고 이번엔 발로 뻥 차는 기준. 높은 점수를 확인한 두 사람은 손바닥을 마주치며 하이파이브를 한다. 그리고 기준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확인해 보니 윤주다. 기준이 받을 수 없는 입장이라 착신 거부를 하는데…..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오랜 세월 우리의 밥상에 따끈한 밥을 올려준 가마솥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한다. 4대를 이어오며 전통방식으로 가마솥을 만드는 장인이 있다. 그는 바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주물장 김종훈이다. 1800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옛 문화를 지켜 가며 무쇠를 다스리는 주물장 김종훈 명인을 만나 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의문의 익사사건과 한밤중 살벌한 자해 소동, 그리고 연쇄 차량털이 범행까지. 오늘도 경기 시흥 경찰서 강력3팀은 더위와 싸우고 용의자와 싸우고, 자기 자신과 싸우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고 더 이상의 범행을 막기 위해 자기 자신을 내던지고 있는 시흥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의 생생한 현장 속으로 따라가 본다.
  • 농식품부 사무관들 우리술 전설을 읊다

    백약지장(百藥之長). 백 가지 약 중에 으뜸이라는 뜻이다. 천연효모로 빚은 술을 음식과 함께 반주로 먹으면 약이 된다는 의미다. 이처럼 술은 단순히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식문화라는 인식 하에 농림수산식품부의 새내기들이 숨겨진 우리 술의 전설을 찾아나섰다. 농식품부는 10일 새내기 사무관 18명이 전국 각지의 12가지 술을 집중 취재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제작한 우리 술 홍보 책자 ‘술래잡기’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책 제목인 ‘술래잡기’는 술래잡기 놀이처럼 신임 사무관들이 숨어 있는 우리 술에 얽힌 전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찾아 나선다는 뜻이다. 이들이 소개하는 한국의 12대 명주는 평창 감자술, 홍천 옥선주, 한산 소곡주, 면천 두견주, 전주 이강주, 고창 복분자주, 해남 진양주, 진도 홍주, 김천 과하주, 안동 소주, 제주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등이다. 책 속에 소개된 우리 술에는 갖가지 사연들이 있다. 맛과 향이 뛰어나 한번 맛을 보면 일어날 줄 모른다고 해 ‘앉은뱅이술’로 불리는 한산 소곡주는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 집집마다 빚고 있는 술이다. 소곡주는 백제 유민들이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려 만든 술이었다고 한다. 제주도무형문화재 11호로 지정된 고소리술은 고려시대 원나라의 내정간섭으로 대몽항쟁군 삼별초가 제주도에서 끝까지 항전했으나, 결국 100년 가까이 원의 지배를 받으면서 전해진 술이다. 이 책은 총 3000부가 제작돼 전국 공공 및 주요 대학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농식품부 자료실 홈페이지(library.mifaff.go.kr)에서 원문보기 서비스를 통해서도 열람할 수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되살아난 풍류의 길/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되살아난 풍류의 길/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지난달 전통문화계에 참신한 ‘풍류의 물결’이 일었다. 진원지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서 진행된 춤강좌 ‘풍류와 화류 사이의 인문학’과 문화답사 ‘풍류로드’였다. 이 둘은 ‘따로 또 같이’ 이뤄졌다. ‘풍류와 화류 사이의 인문학’은 4월 ‘공연 같은 강좌, 강좌 같은 공연’이란 부제를 달고 한국문화의집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풍류와 화류 사이의 인문학’이란 이름에 끌려서인지, 자칭 ‘난장 최고의 입담’이라는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이 직접 쓴 ‘전날의 전설을 접고 깊이 숨은 초야의 명인들, 그 혁혁한 무공(舞功)을 찾아 나선 최고의 무용담’ ‘춤의 뼈 새겨내는 가공할 언어의 액션’이란 카피에 혹해서인지 수강생이 몰렸다. 전주와 강릉 등 각 지역 춤꾼들이 찾아들었다. 출판인도, 고음반 수집가도 발품을 팔았다. 교수도, 시인도, 금융인도 경청하며 ‘눈춤’을 췄다.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도 몇 좌석을 메웠다. 강좌는 지난달 매주 월요일 4회에 걸쳐 이어졌다. 춤의 노름마치를 찾아서-춤판·탈판·굿판·소리판을 전전하며 기생·광대·한량을 만나 고수 중의 고수를 찾는 자전적 춤 이야기. 풍류 사내들의 춤 이력과 이면사 등 우리 춤꾼에 대한 이야기가 좌중을 휘어잡았다. 추임새가 여기저기에서 피어났다. 어깨가 들썩거렸고 무릎장단이 즉흥으로 나왔다. 흥이 절로 났고 흥은 결이 되어 풍류가 일었다. 이 분위기는 제2탄 ‘풍류로드’로 이어졌다. 강연장(공연장)에서 보고 들었던 예인들의 자취와 흔적을 만나러 가는 나들이 길이었다. 4월 16~17일 1박2일 일정에 60명이 나섰다. 우리 문화계에서 처음 시도된, 전통예인의 자취를 찾아가는 무형문화유산 답사였다. 답사 길의 징검돌은 예인의 자취와 흔적만이 아니었다. 예인들이 풀어 놓은 즉석의 소리, 춤사위, 장구 장단이 징검돌로 얹어지며 감동을 더했다. 행선지는 ‘바람 같고 구름 같은 풍류객의 모임 터’였던 충남 내포 땅과 전북 군산 소화권번(예기 관리사무소), 조선시대부터 시인 묵객과 소리꾼들이 넘나들었던 전남 담양 지실초당이었다. 내포 땅 서산에선 풍류음악과 가야금 병창의 명인 심정순(1873~1937) 일가의 예술혼에 젖어 심화영의 중고제 판소리 ‘쑥대머리’를 축음기로 듣고 그의 승무를 외손녀 이애리의 춤사위로 현장에서 맛봤다. 심정순 일가는 가야금 명인 명창인 아들 심재덕(1899~1967), 충남도 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이자 명창인 딸 심화영(1923~2009)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가수 심수봉은 심재덕의 딸이다. 한국 춤의 전설 한성준의 생가 터가 있는 홍성에선 이 지역 결성농요 보유자(충남무형문화재 보유자 20호)들이 농요를 직접 부르며 답사객 60명을 ‘풍류객’으로 맞아 잔치를 벌였다. 답사 길은 일제 강점기 소화권번이 있던 군산으로 이어져 예기들의 무대였던 요릿집 명월관·은정 터, 일본인 히로스가 살았던 가옥으로 옮겼다. 그 사이 젊은 소리꾼이 고수도 없이 부채 하나로 장단을 잡으며 즉석 무대를 꾸몄다. ‘풍류와 화류’ 사이를 오갔던 소화권번에서 소리와 춤을 익힌 민살풀이춤 명인 장금도(83) 선생도 젊은 풍류객들의 장구와 가야금·해금·대금 장단에 맞춰 민살풀이춤과 육자배기 한 자락을 풀어냈다. 조선 후기 호남지방 시인 묵객 송강 정철, 하서 김인후, 소쇄공 양산보와 근·현대 소리꾼 명창 박동실·김소희·임춘앵·한승호 등이 머물던 한국 최고의 정원 담양 소쇄원과 지실초당, 호남우도농악의 산실 담양 봉산에서 4월의 ‘풍류의 물결’은 갈무리되었다. 한 시대 예술의 양식을 열고 전승했던 풍류객과 후손은 세월의 무게에 시나브로 휩쓸려 간데없고 그 삶의 길목엔 외로운 혼만 떠돌지만 그날 답사 길은 지친 일상의 생채기를 치유하는 ‘꿈길’이었다. 각색된 공연이 아니라 즉흥의 난장 예술이 펼쳐진 길, 출연자의 겉모습이 아니라 평생 숨어 살던 예인의 가슴이 아련해지는 길, 예인의 숨결을 껍데기만 둘러보는 게 아니라 속살을 만져 본 풍류의 길이었다. 이처럼 우리 전통예술(인)의 속살을 살려내고 드러내 보이며 바쁜 일상을 어루만지는 예술의 방식이 우리의 구체적 삶 속으로 찾아든다면 그게 바로 이 시대의 풍류 아닐까.
  • 조선백자 7대째 굽는 장인을 만나다

    조선백자 7대째 굽는 장인을 만나다

    16~17일 이틀에 걸쳐 오후 10시 40분에 방영되는 EBS ‘직업의 세계’는 조선백자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 김정옥(70)씨 얘기를 다룬다. 김씨는 전통을 이었을 뿐 아니라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 독일 동아시아국립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에도 작품이 소장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장인 중의 장인이다. 김씨의 이런 활동은 집안 내력이기도 하다. 집안 자체가 전통 도예가라서 230년 전통을 7대째 가업으로 이어가고 있다. 18살에 도예의 길로 접어든 김씨는 전통작업 방식을 고스란히 지킨다. 흙을 구할 때 직접 다니고 물에 걸러낸 흙을 발로 밟아 반죽하는 데도 당연히 직접 나선다. 전기물레는 쳐다보지도 않고 고령에도 불구하고 발 물레를 고수한다. 유약 역시 제조에서 배합까지 모두 전통방식을 따른다. 도자기를 구울 때도 전통가마인 ‘망댕이 가마’를 사용한다. 땔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직접 고른 소나무를 5년간 정성껏 말린 뒤에 땔감으로 쓴다. 그래야만 제 맛이 난다고 철썩같이 믿기 때문이다. 이런 김씨의 작업은 이웃 일본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 일본 다도인들은 김정옥의 작품을 얻지 못해 안달이다. 이유는 정호다완(井戶茶碗) 때문이다. 정호다완은 조선시대 서민들이 쓰던 생활도구인데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국보로 지정된 찻잔이다. 일본인들은 왜 정호다완에 미쳐 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투박하면서도 새털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살구색이어서 눈에 피로를 주지 않고, 입에 닿으면 찻잔이 온화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등 차 그 자체에 안성맞춤인 찻잔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 정호다완을 전통기법 그대로 재현해 내는 장인으로 평가받는다. 김씨는 전통이라 해서 감춰두고 그러지 않는다. 1년에 한번씩 작업장을 공개한다. 도예에 관심있는 전공자나 전문가들뿐 아니라 국내외 일반인들도 호기심 어린 눈길로 작업 과정 전체를 지켜볼 수 있게 해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등회’ 정부-불교계 화해 불빛될까

    ‘연등회’ 정부-불교계 화해 불빛될까

    부처님 오신 날과 맞물려 불교계의 상징 격 행사로 해마다 열려온 연등회. 이 연등회가 불교계와 정부의 경색관계를 푸는 결정적 단초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연등회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할 입장을 불교계에 전했다. 발단은 부처님 오신 날에 앞서 지난 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연등축제에 참석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연등회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태스크 포스팀을 운영할 것을 제의한 것. 이에 자승 스님은 “잘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조계종단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불교계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제의로는 볼 수 없다.”며 “향후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입장. 조계종이 정부·여당 인사의 사찰 출입을 봉쇄해오다 최근 “불교 문화재에 대한 정부·여당의 인식개선 노력이 일정부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진정성을 지켜보겠다.”는 천명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불교계에선 연등회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건이 정부·여당과 불교계의 관계 개선을 향한 큰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병국 문화부장관이 사실상 취임 후 자승 총무원장과의 첫 공식적인 대면에서 불교계의 큰 이슈를 꺼낸 데다 최근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데 따른 관측이다. 연등축제는 불교계가 오래 전부터 국가대표 브랜드화와 공인을 요구해 왔던 범불교계의 의식이자 행사. 지난 7일 서울 도심 연등행렬에만도 32만명의 국내외 인사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문화재청 소속 중요무형문화재지정 조사위원들이 연등회와 연등축제의 모든 과정에 참여해 현장실사를 벌인 것도 변화가 엿보이는 대목. 문화재청이 “고증과 재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연등회의 문화재 지정을 미루어 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불교계에선 지난해 조계종이 문화재청에 신청한 연등회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이 무산되자 불만이 고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아무튼 석가탄신일에 즈음해 정병국 문화부장관이 내놓은 ‘연등회 세계문화유산 추진’ 건은 정부의 후속조치 여하에 따라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 그와 맞물려 불교계도 바빠질 듯하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법전 종정 “모든 중생은 미완의 여래”

    법전 종정 “모든 중생은 미완의 여래”

    10일 불기 2555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국 사찰과 암자에서 일제히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법요식에는 스님과 신도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법어를 통해 “모든 중생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법신(法身)을 갖추어 있고 아름다운 불성(佛性)을 지닌 미완의 여래(如來)”라면서 “자성밖에 진리가 없고 부처가 따로 없으니 찾으면 잃게 되고 구하면 멀어진다.”고 말했다. 조계사 법요식에는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등 소외 계층과 이슬람교 지도자를 비롯한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대거 초청됐다. 한나라당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박진 나경원 조윤선 의원,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 등 여야 의원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 오세훈 서울 시장 등 정부 인사와 정치인 10여 명도 법요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불교계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남북 불교계의 공동 발원문이 낭독됐으며 올해 불자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패션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 방송인 이수근,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등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태고종은 전국 3000개 사찰에서 ‘봉축대법회’를 봉행했으며 서울 신촌 봉원사에서 열린 법요식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시연 등을 통해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와 기쁨을 나누었다. 천태종도 충북 단양군 구인사와 전국 150여개 말사에서 동시에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를 갖고 부처님 탄신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스승 뜻 이어 直指 활자 3만자 2015년까지 복원”

    “스승 뜻 이어 直指 활자 3만자 2015년까지 복원”

    “스승님은 저에게 두 번째 부모님입니다. 스승님이 못다 이룬 작업을 꼭 성공해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101호인 임인호(48) 금속활자장이 충북 청주시와 손잡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1377년 간행) 인쇄에 쓰인 활자를 모두 복원하는 작업에 나선다. 임씨는 이달부터 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제자들과 함께 직지 상·하권에 등장하는 활자 3만여자를 2015년까지 복원하게 된다. 임씨의 스승인 고 오국진(2008년 작고) 선생이 2000년대 초반 청주시 의뢰로 직지 상권의 활자 일부(5562자)를 복원한 적이 있지만, 직지 상권과 하권 전체를 복원하는 시도는 처음이다. 이번 작업은 직지를 찍었던 고려시대 당시 금속활자 제작에 사용됐던 밀랍주조법으로 진행된다. 이 주조법은 벌집에서 추출된 물질인 밀랍으로 어미글자를 만든 뒤 여기에 쇳물을 부어 밀랍이 녹아내려가면서 활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다. 임씨는 좋은 밀랍을 얻기 위해 작업실 인근에 벌통까지 갖다 놓았다. 밀랍주조법은 스승에게 전수받았다. 복원 작업은 인내와 집중의 연속이다. 노련한 손기술은 기본이고, 거푸집을 만들 때 황토와 물 등을 알맞게 섞어야 한다. 용광로의 쇳물을 주형에 붓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작업은 엉망이 될 수 있다. 그는 “복원에 성공하면 모든 공을 스승에게 돌리고 싶다.”고 했다. 무형문화재가 되고 이번 작업까지 맡을 수 있었던 것은 스승과의 인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1996년. 절의 현판을 파는 일을 하던 임씨가 우연히 스승의 작업실을 방문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해는 오국진 선생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해였다. 그는 “스승을 만나지 않았다면 촌부로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금속활자를 공부해 2000년에 이수자, 2004년에는 전수조교가 됐다. 2009년 12월에는 중요무형문화재가 됐지만 안타깝게도 스승이 1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이 때문에 그는 현재 국내 유일의 금속활자장이다. 임씨는 “스승께서는 항상 말을 앞세우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라는 말을 강조했다.”면서 “겸손한 자세로 작업을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옛 모자·신발, 우리 민족 삶 엿보다

    옛 모자·신발, 우리 민족 삶 엿보다

    진정한 패셔니스타의 완성은 모자, 신발 등 작은 액세서리로 이뤄진다. 굳이 멋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짚신에 국화 그리기’, ‘개구멍에 망건 치기’ 등 속담들만 봐도 모자와 신발은 백성들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집에서는 정자관 또는 사방관을 쓰고 있다가 궁에 들어설 때는 사모를 챙겨 썼다. 눈이 펑펑 내리거나 비가 오면 가죽신에 털벙거지 또는 갓 위에 기름종이로 만든 갈모를 얹었다. 아이들은 앙증맞은 조바위로 귀여움을 뽐냈고, 스님들은 소나무 뿌리에 붙은 송라로 만든 승립으로 한껏 멋을 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0일부터 ‘머리에서 발끝까지’라는 주제로 모자, 신발 특별전을 연다. 오는 6월 1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는 남녀노소 또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의 전통 문화로 남겨진 ‘패션 장신구’들이 벌이는 한마당 잔치다. 조선 후기 지름 70㎝가 넘는 커다란 갓을 쓰던 시절부터 시작해 근대화의 상징과 같은 중절모를 거쳐 삐딱히 눌러쓰던 교련 모자까지 아울렀다. 또한 비단 위에 구름 무늬를 새긴 운혜, 당혜와 사슴 가죽으로 만든 녹비혜, 백목화 등의 명품 신발부터 비올 때 신는 나막신, 민초들이 신던 미투리, 산간지방의 겨울나기 필수품 설피, 저승길 발품 팔던 종이로 만든 지혜(紙鞋), 검정고무신 등까지 다채롭게 갖췄다. 양반들이 쓰던 갓의 시대적 변천사도 재미있다. 17세기 지름 72.3㎝에 모정(帽頂·갓모자) 19.5㎝의 넓은 갓은 64.5×19㎝로 점차 줄어들며 갓끈 등으로 멋을 부리던 것이 대원군 시절의 의관 개정을 즈음해 25×10.7㎝로 확 줄어든다. 1920년대 엘리자베스 키스와 1950년대 폴 자클레의 판화를 통해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갓, 방갓, 남바위 등 모자를 쓴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이와 함께 입자장 박창영, 화혜장 황해봉, 화관 족두리 박성호 등 중요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시연도 눈길을 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韓·獨 합작 ‘나전칠기 자동차’/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韓·獨 합작 ‘나전칠기 자동차’/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얼마 전 자동차 업계 소식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아니 무형문화재 분야에 신선한 뉴스라고 해야겠다. 손대현 서울무형문화재 옻칠 장인이 세계적 명차 BMW 실내장식을 나전칠기로 다자인해 우리 공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 “독일 장인 정신이 깃든 BMW 최고의 플래그십7 시리즈에 한국적인 미가 더해져 청아하면서도 정갈한 한국 특유의 디자인이 완성됐다.”, “나전의 영롱한 빛을 최대한 살려내 한국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양을 세계인의 감성에 어필했다.” 전통공예와 자동차 전문가, 소비자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손 장인은 세계 상위 3% 이내의 최고급 자개를 직접 추려내 작업했다. 최상의 자연 빛깔을 내는 자개를 고르기 위해서다. 명품 자동차에 적용하는 디자인인 만큼 새 소재에 옻칠과 나전을 접목시켰다. 내구성과 강도를 고려한 창조적인 작업의 연속이었다. 또 문양이나 오브제를 표현할 수 있는 주름질 기법이 이용되었고,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한층 자유롭게 구현되었다. 100% 수작업을 통해 나전칠기의 11가지 과정을 완성해 나갔다. 손 장인의 예술혼이 세계적 명차에 한국 고유의 미를 발산하는 나전의 빛을 더해 최상의 예술품 나전칠기 자동차를 만든 것이다. 손 장인의 창조적인 나전칠기 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 쇼에서 삼성 파브TV에 나전칠기 디자인을 응용하여 선보였다. 그때도 찬사가 쏟아졌다. 이를 계기로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서명을 나전칠기로 해줬고,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전자앨범’ 상자를 나전칠기로 디자인해 선물했다. 이런 저력이 자부심과 자존심 강한 BMW를 움직였다. BMW 측 디자이너는 손 장인의 샘플 작품을 보고 “생각보다 훨씬 고품질의 귀족 공예”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나전칠기 자동차처럼 현대적 상품에 전통공예를 더해 화룡점정으로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들었거나 명품 제작을 시도하고 있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옻칠 공예가 전용복 선생은 400만엔짜리 일본 세이코시계에 나전칠기 디자인을 얹어 5250만엔짜리 명품시계로 만들었다. 나전칠기 디자인이 더해지자 시계 가치가 13배로 뛴 것이다. 국내에서도 소목장과 옻칠장 칠보작가가 협업으로 명품 가구를 제작해 상용화에 성공했고, 한 장인도 국내 최고의 화장품을 담을 상자를 전통공예기법으로 만드는 방안을 화장품 회사와 협의 중에 있기도 하다. 수천년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공예(품)는 나전칠기처럼 그 자체가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거나 이목을 끄는 품목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장인들의 예술혼도 연구와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선조들은 매우 수준 높은 철학적 이론의 바탕 위에 단순한 기능의 범주를 넘어 ‘천공’(天工)으로서 작업해 왔고, 또한 그렇게 대접받아 왔다. 오늘날 봐도 서양의 어떤 장인이나 디자이너도 흉내낼 수 없는 수작(秀作 또는 手作)들이 외로운 장인의 공방에서 혼신의 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고려시대 나전칠기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시대 고유의 전통왕실공예로 종잇장처럼 얇게 깎아 채색한 쇠뿔을 나무로 짠 장·궤·함·농 따위의 목판 표면에 장식으로 붙인 화각, 수도하듯 한올 한올 말총을 짜 만드는 갓일 등은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기 힘든 빼어난 전통공예다. 갓 만드는 기술이나 화각 기술을 응용해 또 다른 명품을 만들어 볼 수는 없는 것일까? 아직 걸음마 단계인 기업과 장인의 만남의 장을 활짝 열기 위해서는 세계적 산업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기업들이 전통공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통공예 기술을 자사 제품 제작에 창의적으로 활용한다면 고품격·고부가가치의 명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공예인들에게는 장인으로서의 명예와 긍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즉, 경제적 이익과 전통문화 전승·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 앞으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기업 메세나 운동을 전통공예분야까지 확산, 우리 전통공예기술이 산업과 조화롭게 접목되어 세계적 명품들이 탄생하는 문화산업의 새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 곡성·순천 오지학교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 곡성·순천 오지학교 가다

    전남 곡성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오산초등학교. 전교생이라야 33명이 전부인 이 산골학교의 운동장에 박물관이 들어섰다. ‘찾아가는 어린이박물관’이 그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이 오지의 초등학교를 찾아다니는 이동박물관 프로그램이다. 박물관 직원들이 ‘찾박’이라 부르는 45인승 대형버스 안에는 민속, 생활 유물이 가득하다. 도시의 박물관을 구경하기 힘든 오지의 어린이들을 위한 조그마한 배려인 셈이다. 전래 동화 속 이야기를 그림책처럼 채색한 버스가 학교 문을 들어서자 아이들이 “와!” 하는 탄성을 지른다. 오산초교 ‘찾박’ 프로그램은 한국과 아시아의 놀이와 관련한 유물 전시가 테마다, 한지공예 만들기, 봉산탈춤 배우기, 민속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몽골 민속체험’도 준비했다. 다양한 나라의 놀이문화를 소개하고 우리 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더불어 사는 공존의 법칙을 몸에 익히도록 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시골학교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특별한 체험학습인 것이다. 찾박에 오른 아이들은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우리의 전통 놀이 유물과 이웃 나라의 장난감을 진지한 표정으로 둘러본다. 전시물을 직접 만져 보기도 하며 신기해하는 얼굴이다. 관람을 마친 아이들은 봉산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배우기에 도전한다. 아직도 매서운 바람이 살갗을 시리도록 파고드는 산골의 봄 날씨. 하지만 춥다고 자리를 뜨거나 몸을 움츠리는 아이는 단 한명도 없다. 극단 민들레 단원들의 지도에 따라 한삼 자락을 펄럭이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아이들은 우리 춤의 멋과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학교와 어린이들의 반응은 항상 뜨겁다. 서울에 한번도 못 가 봤다는 6학년 조아라 어린이는 “교과서와 사진으로만 봤던 박물관이 직접 찾아와서 너무 좋다.”며 “우리 민속 유물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1·2학년 통합반의 담임인 안진우 교사는 “탈춤은 전문 교사가 없어서 가르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는데 오늘 산교육을 하게 됐다.”며 극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올해로 운영 6년째를 맞는 찾박은 지금까지 300여곳의 두메산골 학교를 찾아다녔다. 전통 문화에 대한 전시와 체험을 필요로 하는 학교에서 언제든지 신청만 하면 교육이 가능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은 올해 ‘2011년 전남민속의 해’를 맞아 지역학교에 문화교육을 확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장장식 학예연구관은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잊을 수 없어 오지의 산길도 마다하지 않고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서 문화를 생활의 한 부분으로 친근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바람처럼 찾박을 즐기는 문화의 새싹들이 앞으로 문화강국을 이끌어 나갈 꿈나무로 자라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춤 인생 80년만에 첫 화보집… 승무·살풀이 ‘國舞’ 
무형문화재 이매방 선생

    춤 인생 80년만에 첫 화보집… 승무·살풀이 ‘國舞’ 무형문화재 이매방 선생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춤을 추다 쓰러질 사람이다. 몹쓸 병에 의사의 집도를 받고는 체중이 헌 짚신짝만큼이나 줄어들었을 때도 무대에 올라서면 굽은 등이 펴지고 까치 걸음이 날렵해지고 어깨춤이 절로 나는 나 자신을 보았다. 못된 제자를 만나 피를 토하는 모욕과 배신과 울분에 사나이 눈물을 깨밀다가도 장단 소리만 나면 생기가 돌았으니 천생 나는 춤을 추다가 갈 사람이다. -우봉 이매방춤 전수관 홈페이지에서 집 안에 들어섰을 때 그는 한복 저고리에 동정을 달고 있었다. 저녁 공연 때 처(妻)가 입을 한복이라고 했다. 그의 바느질은 유명한 얘기이지만 짐짓 모른 척하고 물었다. “잉. 지금도 이쁜 것(제자)들은 내가 직접 옷 지어 줘.” 처가 예쁜 모양이다. 그런데 그는 왜 지금도 무대에 입고 올라갈 옷을 손수 지을까. “의상도 작품이거든. 요샛것들은 바느질 못혀. 바늘귀도 못 꿰는 게 무신 춤꾼이여.” 우봉(宇峰) 이매방(85). 국내 몇 안 되는 두 종목(승무·살풀이춤) 무형문화재다. 평생 춤만 춰 왔다. 그런데 이제서야 생애 첫 책을 갖게 됐다. 제자 부부(이병옥·김영란)가 귀한 사진자료를 곁들여 낸 두툼한 화보집이다. 출판기념회를 하루 앞둔 6일 서울 양재동 자택에서 선생을 만났다. →‘국무’(國舞), 요즘 말로 하면 국민춤꾼이신데 생애 첫 책이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잉. 화보집은 첨이여. 그때는 그냥 춤만 췄제. 누가 (자기 자신을) 선전하고 그랬간디. 예술하는 사람들은 머리 굴리면 안 돼. →머리 굴리는 사람도 있다는 지청구로 들립니다. -예술은 정직하고 깨끗해야 혀. 그런데 요즘엔 춤이고 대중가요고 다들 돈 벌어 먹을라고 머리 굴리고 지랄 염병들이여. 언제 나오나 싶어 조마조마했는데 초장부터 터졌다. 선생의 별명은 ‘욕쟁이’다.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에 육두문자가 거침없이 튀어나온다. →요샛것들이 많이 마음에 안 드시나 봅니다. -내가 수많은 제자와 문하생을 길러냈지만 맘에 드는 년은 딱 한명이여. 그냥 (기사에는) 재미무용가라고 해 둬. 다른 것들은 지들이 공연할 때면 내 이름 (공연 책자에) 올리려고 앞다퉈 찾아와서 이빨 드러내고 웃으며 온갖 애교를 떨어. 그러고는 그만이지. →제자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습니다. -섭섭해도 할 수 없어. 나는 쬐깐했을 때부터 어머니 경대(거울 달린 화장대) 앞에서 춤을 췄어. 머스마가 초랭이처럼 춤을 잘 춰 옆집 살던 나이든 기생(함국향)에게 춤을 배웠지. 그때 내 나이 일곱살이었어. 그 뒤 초등학교 6년 내내 춤을 배웠지. (춤)냄새를 쪼끔 맡은 거여. 그런데 요샛것들은 춤 쪼깨 배우고는 어디 가서 ‘이매방 춤입네’ 지랄들을 혀. →뭐가 그리 못마땅하신가요. -내 춤을 변형 변질시키니까 하는 말 아니여. 이수증만 따고 나면 (내 춤에) 딴 가락을 넣고 지들 춤을 집어넣어. 내 춤은 멀리 하늘로 보내버려 놓고는 이매방 춤이라고 혀. 한마디로 사기제. 춤추는 사람은 정직하고 마음이 고와야 혀. 마음이 고와야 춤도 고와. →선생님 춤의 원형은 무엇인가요. -춤은 무겁게 춰야 혀. 우리 춤의 핵심은 정중동(靜中動)이여. 중심은 배꼽이제. 그라니깬 요염하고 아름다운 건 배꼽 아래에서 나오고, 명랑하고 활발한 건 배꼽 위에서 나와. 물이 들면 다시 나가고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음양 이치가 있는 게 바로 우리 춤이여. →한국춤의 매력은 찌르르하고 요염하고 이상야릇하다고 말씀하신 게 이 뜻이군요. -그라제. 발레나 현대무용은 동만 있고 정이 없어. 양복 깃처럼 직선이지. 요즘 사람들은 그런 서양춤에 환장들을 혀. 하지만 한국춤은 정과 동이 다 있어. 버선, 기와, 전부 곡선이잖어. (외국 것만 좋아하는) 국민들도 반성해야 혀. →작고하신 한영숙 선생과도 정중동 논쟁이 있었지요. -1980년대인가, 영국의 세계적인 무용가 마고트 폰테인 앞에서 우리 두 사람이 춤을 췄어. 춤을 보고 나서 폰테인이 말하기를, 한영숙은 개량화된 현대 춤이고 이매방은 흙 냄새 나는 전통춤이다. 이게 기사화됐는데, 한영숙씨가 ‘이매방이 기자들을 구워삶았다’며 난리쳤어. →한영숙 춤은 남성적이고 선생님 춤은 여성적이라고 합니다. -한영숙 춤은 정이 멀어지고 동이 부각된 신무용이야. 한마디로 박력 있지. (요즘 탄생 100년이라고 떠들썩한) 최승희 춤도 마찬가지여. 그에 반해 내 춤은 요염하고 곡선미가 있어. 어찌 보면 징그럽제. 여자 같고…. →여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선생님의 성(性) 정체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내가 곱게 화장하고 여자 옷 입고 춤추니까 그라제. 지금도 내가 호모, 그라니깬 동성애자인 줄 아는 사람이 많어. 근데 아니여. 곁에서 듣고 있던 부인 김명자(68)씨가 웃는다. 두 사람은 열일곱살 차이가 난다. →(이매방 선생을 향해) 생전에 무형문화재 후계자를 정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암만. 그래도 내 춤을 변형 변질 안 시키고 끝까지 지키는 사람은 내 처하고 내 딸밖에 없어. →외람된 말씀이지만 집안끼리 다 해먹는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리 집안 사람이어도 머리 굴리고 내 춤을 변형시키면 그걸 왜 시켜. 바로 바꿔야제. 김명자씨는 승무와 살풀이춤 전수교육 보조자다. 외동딸 현주(37)씨는 현대무용을 전공(한성여대 무용과)했으나 지금은 한국무용으로 바꿔 한양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주씨는 7일 오후 6시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리는 출판기념회에서 아버지의 살풀이춤을 재연한다. →어려서 아버지한테 많이 맞으셨다던데 춤이 그렇게 좋던가요. -울 아버지가 나이 쉰에 나를 봤는디(낳았다는 뜻) 쉰둥이라고 그렇게 이뻐하셨지. 그런데 가시내처럼 춤을 춰대니 몽둥이 들고 무대까지 쫓아오셨어. 그런데도 그렇게 춤이 좋더라고. 어린 나이에 내가 돈맛을 알았겄어, 춤맛을 알았겄어. 그냥 좋았던 거여. →지금도 무대가 무서우신가요. -그라제. 무대는 정직해야 혀. 옛것을 찾아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이여. 내 맘대로 해도 되면 뭐가 무섭겄어. 그래서 난 지금도 무대가 무서워. →춤인생 80년 기념공연 계획은 없으신지요. -없어. 그래도 올가을이나 겨울쯤 무형문화재 공개 행사는 할 거여. 인자는 기력이 달려 완판(완막 공연)은 힘들어. 부분(춤사위)만 해 보여야제. →건강 관리 비결이 따로 있으신가요. -없어. 소식(小食)하는 것 말고는. 그때 부인이 끼어들었다. “하고 싶은 소리 다 하고, 욕을 저렇게 많이 해대는데 무슨 스트레스가 있겠느냐.”고. “춤만 성숙해졌지, 지금도 애기 같다.”며 눈치를 준다. 고집이 너무 세서 타협이 잘 안 된다며, 그래서 제자들도 많이 힘들어한다고도 했다. 불리한 얘기가 나오니 선생이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그래도 이 말은 잊지 않았다. “출판기념회에 꼭 와. 박지원(민주당 원내대표)도 온당께. 고향(목포) 사람이거든. 유인촌도 불렀는디 외국 가 있어서 못 온대.” 정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대담 안미현 문화부장 ■ 이매방 선생은 ▲1926년 전남 목포생(호적에는 1927년생) ▲1933년 일곱살 때 목포 권번(기생조합)서 처음 무용 배움 ▲19 34~1939년 큰누나가 있던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당대 유명 경극배우 매란방에게 춤 배움. 매란방에게 매료돼 예명도 ‘매방’(본명 규태)이라 지음 ▲1941년 목포역전 임방울 공연 때 ‘승무’ 맡았던 박봉선 대타로 첫 무대 데뷔 ▲1943 목포공업학교 졸업 ▲1973년 결혼 ▲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보유자 지정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97호 살풀이춤 보유자 지정 ▲1998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수훈 ▲20 08년 한민족문화예술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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