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형문화재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제로금리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토트넘 유벤투스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만취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안내데스크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87
  • 종로구 황학정 국궁전시관, ‘황제의 활’ 전시회 등 풍성

    종로구 황학정 국궁전시관, ‘황제의 활’ 전시회 등 풍성

    추운 날씨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겨울. 황학정 국궁전시관에서 우리나라 전통무예인 국궁을 체험하며 뜻깊게 보내는 게 어떨까. 17일 서울 종로구에 따르면 황학정은 고종 황제가 사예(활쏘기)를 중흥하고자 1899년 경희궁에 세운 활터였다. 일제강점기 때 지금의 사직동 자리로 옮겨져 120여년 동안 국궁계의 수장이자 전국 활터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황학정은 1974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5호에 지정되고, 지난해 ‘활쏘기’가 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종로구는 국궁 문화의 활성화를 돕고 미래세대에 국궁의 명맥을 전하고자 2014년 9월 황학정 내에 국궁전시관을 개관했다. 한민족 궁술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각종 유물과 자료들을 전시 중이며, 우리 활의 우수성과 특수성을 체험할 수 있는 활쏘기 체험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현재는 지난 5월 전면 개편된 황학정 국궁전시관에서 ‘황제의 활’ 전시회가 진행중이다. 영상실과 자료실이 새롭게 구축돼 다양한 매체로 우리 활의 우수성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난 10월엔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하여 석궁을 만들어 직접 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무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활쏘기 체험 프로그램은 내년 재개될 예정이다. 전시회 및 체험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황학정 국궁전시관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구 관계자는 “황학정 국궁전시관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인 국궁의 우수성을 경험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여름 폭염에도 머플러… 60여년 세월 갈고닦은 코시국 달래는 속풀이

    여름 폭염에도 머플러… 60여년 세월 갈고닦은 코시국 달래는 속풀이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 30회 최다 출연코로나로 2년 만에 송년 무대 다시 올라 좋은 소리 만드는 ‘득음’ 순간 끝이 없어운동선수 몸 관리하듯 찬물도 안 마셔 불 꺼진 방서 맹훈련 ‘연습실 귀신’ 별명“멋있는 소리엔 추임새로 응답해 주시길”“옛 어른들 말씀대로 한마디로 ‘난리가 난 일’인데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우리는 소리를 못 해서 난리가 났지만. 그래도 큰일이니 잠시 숨을 가다듬고 다시 그 좋은 시간들을 마련하면 좋겠어요.” 매년 12월 국립극장 ‘송년판소리’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한 해를 마무리했던 안숙선(사진·72) 명창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송년 무대를 한 차례 건너뛴 아쉬움을 담담하게 말했다. 여전히 답답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나마 이제야 ‘좋은 시간’을 다시 가질 수 있게 된 안도도 담겼다. 벌써 2년 가까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서로를 위해 안 명창은 오는 1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해학이 가득한 흥부가와 흥겨운 남도민요로 위로를 건넨다.안 명창은 1986년을 시작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 30회 최다 출연 기록을 세웠고 2010년부터는 해마다 송년 무대를 함께하며 깊고 진한 성음으로 판소리에 담긴 희로애락을 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만난 그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다 쉬지 않고 해놓으니까 누가 급하게 빠지면 제가 했더니 이제 ‘완창판소리’ 하면 ‘안숙선’을 떠올려 주시고 좋은 명창 선생님들이 많은데도 ‘송년판소리’를 독점하게 된 것 같다”면서도 “저야 쉬지 않고 연습을 많이 하게 되니 흐뭇하고 좋다”고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면서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에 창극까지. 60년이 훌쩍 넘도록 소리를 갈고닦은 명창은 “나이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라며 세월 앞에 새삼 겸손해졌다. “만정 김소희(1917~1995) 선생께서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좋은 소리를 들려드려라’ 강조하셨지요. 그 뒤엔 옛날처럼 무대에서 온몸을 다 사용한 좋은 목소리를 낼 수는 없으니 자신을 추스르면서 하라고 하셨는데, 정말 마음대로 안 돼서 이제 그 뜻을 이해하죠. 잘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면 좀 꾀소리를 내기도 해요.” 관객들에겐 깊고 청아한 그의 청이 한결같이 들리지만 “제 자신은 안다”며 스스로를 평생 채찍질했다. 사계절 내내 머플러로 목을 감싸고 탄산음료나 차가운 물은 일절 마시지 않으며 목을 지켜왔고, 불 꺼진 국립창극단 연습실에서도 소리를 멈추지 않아 오래도록 ‘연습실 귀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루만 쉬어도 금방 티가 나니까 끊임없이 해야만 한다”며 달려왔고 청을 잘 잡는 날엔 아직도 “신이 난다”고 한다. 안 명창은 “소리가 다 만들어졌다고 자만하는 것은 곧 소리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라며 좋은 소리를 만드는 ‘득음’의 순간에도 끝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여름에도 목을 감쌀 땐 ‘무슨 죄를 지어서 이 고생을 하나’ 싶기도 하다”면서도 “운동선수들이 몸을 관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웃음도 지었다.다만 그의 세월은 또 다른 힘으로 굳어졌다. “몸의 힘은 부족해지는 대신 시김새나 짜임새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여유는 생겼어요. 이렇게 말없이 소리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힘을 비축하고 공력을 많이 들여야 살이 통통하게 찌고 속이 꽉 찬 좋은 소리가 되지요.” 안 명창은 그의 뿌리이기도 한 만정제 흥부가로 알찬 속을 겹겹이 풀어 낸다. 김소희 명창에 의해 전수된 유파로, 섬세하고도 간명하게 이야기를 그려 가며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주 경쾌한 자진모리부터 한없이 슬픈 진양조, 그사이 엇모리, 중중모리, 중모리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감정을 가득 담은 것이 흥부가요, 판소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관객들에게 당부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추임새를 안 해 주시면 기운 떨어져서 할 수가 없어요. 참 멋있는 음악인 소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야 합니다.”
  • 2년 만에 ‘송년판소리’ 여는 안숙선 명창 “통통하고 겹겹이 싼 좋은 소리 얻는 ‘득음’의 순간엔 끝이 없지요”

    2년 만에 ‘송년판소리’ 여는 안숙선 명창 “통통하고 겹겹이 싼 좋은 소리 얻는 ‘득음’의 순간엔 끝이 없지요”

    “옛 어른들 말씀대로 한마디로 ‘난리가 난 일’인데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우리는 소리를 못 해서 난리가 났지만. 그래도 큰일이니 잠시 숨을 가다듬고 다시 그 좋은 시간들을 마련하면 좋겠어요.” 매년 12월 국립극장 ‘송년판소리’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한 해를 마무리했던 안숙선(72) 명창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송년 무대를 한 차례 건너뛴 아쉬움을 담담하게 말했다. 여전히 답답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나마 이제야 ‘좋은 시간’을 다시 가질 수 있게 된 안도도 담겼다. 벌써 2년 가까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서로를 위해 안 명창은 오는 18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해학이 가득한 흥부가(흥보가의 표준어)와 흥겨운 남도민요로 위로를 건넨다.안 명창은 1986년을 시작으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 30회 최다 출연 기록을 세웠고 2010년부터는 해마다 송년 무대를 함께하며 깊고 진한 성음으로 판소리에 담긴 희로애락을 전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만난 그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다 쉬지 않고 해놓으니까 누가 급하게 빠지면 제가 했더니 이제 ‘완창판소리’ 하면 ‘안숙선’을 떠올려 주시고 좋은 명창 선생님들이 많은데도 ‘송년판소리’를 독점하게 된 것 같다”면서도 “저야 쉬지 않고 연습을 많이 하게 되니 흐뭇하고 좋다”고 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면서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에 창극까지. 60년이 훌쩍 넘도록 소리를 갈고닦은 명창은 “나이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라며 세월 앞에 새삼 겸손해졌다. “만정 김소희(1917~1995) 선생께서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좋은 소리를 들려드려라’ 강조하셨지요. 그 뒤엔 옛날처럼 무대에서 온몸을 다 사용한 좋은 목소리를 낼 수는 없으니 자신을 추스르면서 하라고 하셨는데, 정말 마음대로 안 돼서 이제 그 뜻을 이해하죠. 잘해야 하는데 걱정이 되면 좀 꾀소리를 내기도 해요.”관객들에겐 깊고 청아한 그의 청이 한결같이 들리지만 “제 자신은 안다”며 스스로를 평생 채찍질했다. 사계절 내내 머플러로 목을 감싸고 탄산음료나 차가운 물은 일절 마시지 않으며 목을 지켜왔고, 불 꺼진 국립창극단 연습실에서도 소리를 멈추지 않아 오래도록 ‘연습실 귀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루만 쉬어도 금방 티가 나니까 끊임없이 해야만 한다”며 달려왔고 청을 잘 잡는 날엔 아직도 “신이 난다”고 한다. 안 명창은 “소리가 다 만들어졌다고 자만하는 것은 곧 소리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라며 좋은 소리를 만드는 ‘득음’의 순간에도 끝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여름에도 목을 감쌀 땐 ‘무슨 죄를 지어서 이 고생을 하나’ 싶기도 하다”면서도 “운동선수들이 몸을 관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웃음도 지었다. 다만 그의 세월은 또 다른 힘으로 굳어졌다. “몸의 힘은 부족해지는 대신 시김새나 짜임새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여유는 생겼어요. 이렇게 말없이 소리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힘을 비축하고 공력을 많이 들여야 살이 통통하게 찌고 속이 꽉 찬 좋은 소리가 되지요.”안 명창은 그의 뿌리이기도 한 만정제 흥부가로 알찬 속을 겹겹이 풀어 낸다. 김소희 명창에 의해 전수된 유파로, 섬세하고도 간명하게 이야기를 그려 가며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무대에선 제자이자 후배인 정미정, 김미나, 박애리, 김준수가 함께한다. “아주 경쾌한 자진모리부터 한없이 슬픈 진양조, 그사이 엇모리, 중중모리, 중모리 등 다채로운 이야기와 감정을 가득 담은 것이 흥부가요, 판소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놀부 매맞는 대목이나 흥부 애원, 중타령 등을 나즈막하게 풀어 내는 작은 목소리에도 힘이 가득했다. 명창은 이어 관객들에게 당부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관객들이 추임새를 안 해 주시면 기운 떨어져서 할 수가 없어요. 참 멋있는 음악인 소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야 합니다.”
  • “무형문화재 공예품 보러 오세요”

    “무형문화재 공예품 보러 오세요”

    “무형문화재 공예품 보러 오세요”신세계백화점이 오는 9일까지 서울 강남점 9층에서 ‘2021 코리안 크래프트 위드 놋담’ 행사를 연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행사엔 국내 인기 작가의 도자기부터 무형문화재 공예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전시되며, 실제로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연합뉴스
  • 부산예총, ‘2021 송년음악회’ 연다…클래식과 국악 선율 ’만끽‘

    부산예총, ‘2021 송년음악회’ 연다…클래식과 국악 선율 ’만끽‘

    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오수연)가 오는 7일과 13일 오후 7시 부산예술회관 공연장에서 ‘2021송년음악회’를 연다. 부산예술회관 기획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클래식과 국악이라는 아름다운 선율을 만끽하며 한 해를 갈무리하고 서로의 발전을 기원하는 음악회이다. 오는 7일에는 부산음악협회가 ‘클래식 맛집’이라는 콘셉트로 음악회를 준비했다. 매드라인마칭, 나눔플루트앙상블, 성악앙상블, 포루투나앙상블 등이 출연해 ‘화이트 크리스마스’, ‘You Raise Me Up’, ‘사운드 오브 뮤직’, ‘낙엽’ 등 관객들의 영혼을 촉촉한 감성으로 채워줄 클래식 명곡과 캐럴송 등을 들려준다. 다양한 기악곡 연주에 재밌는 퍼포먼스까지 곁들여 올 한 해 쉼 없이 달려온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오는 13일에는 부산국악협회가 ‘국악콘서트 길쌈’으로 관객과 만난다. 복을 싸서 먹으며 소박한 기원을 했던 조상들의 지혜에서 빌어온 길쌈은 길(吉)한 것으로 싸서 치유와 회복을 기원하는 뜻을 담고 있다. 국악실내악단 ‘길’을 주축으로 동래학춤 구음 이수자 김신영, 무형문화재 제18호 부산고분도리걸립 장구 예능보유자 후보 최의철 등이 출연한다. ‘비나리’, ‘풍류장고춤’ 등으로 따듯하고 길한 기운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공연은 전석 초대로 이뤄지며, 공연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유선 전화를 통해 문의하거나 홈페이지(www.bsart.or.kr)를 참고하면 된다.
  •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및 대한민국무용인의 밤…무용계 한 해를 돌아 본다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및 대한민국무용인의 밤…무용계 한 해를 돌아 본다

    한국무용협회(이사장 조남규 상명대 교수)가 오는 10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21대한민국무용대상 및 대한민국무용인의 밤’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올 한 해 대한민국 무용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애쓴 무용가들의 노력과 활동에 대한 공로를 기리고 무용가들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이다. 이날 2021 대한민국 무용인의 밤에서는 올해 무용계 발전을 위해 크게 이바지한 대표무용가를 선정해 ‘대한민국 최고무용가상’,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Creative Artist)’ 그리고 ‘김백봉상’을 각각 수여한다. ‘대한민국 최고무용가상’은 우리나라 무용사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무용가 중에서 선정하는 상으로 박명숙 경희대 명예교수가 수상하게 됐다. 박 교수는 ‘한국 현대무용 1세대’ 무용가이자 ‘최연소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그리고 박명숙댄스시어터 예술총감독으로 우리나라 현대무용의 역사와 함께하면서 40년 넘게 후학을 양성하고 300여 편 이상의 작품을 안무한 우리나라 무용의 선구자이다.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는 탁월한 창의성으로 호평받은 무용가를 선정하는 상으로 김삼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이 수상한다. 김 원장은 30년 전부터 예술 장르 간 결합 및 무용의 장르적 경계를 넘어 다양한 창작기법을 시도하는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창작과에 재직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안무가를 배출하는 무용전문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평생 춤추는 것이 인생에 전부였던 김백봉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김백봉상’은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무용수에게 주어지는 상인데 이번에는 윤나라(NARaRT 대표)와 권미정(2021 젊은안무자창작공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이 수상하게 됐다. 한국무용협회는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한민국 무용 부문에 많은 지원과 격려를 보내준 오현정 서울특별시의원과 이성일 ㈜경우이앤씨 대표이사에게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특별상’을 수여한다. 한국무용협회는 이어 ‘2021 대한민국 무용인의 밤’에서 한순서 선생의 ‘오북’과 고(故) 정재만 선생의 ‘청풍명월’에 명작무 인증패를 수여한다. 한국무용협회는 그동안 우수하고 보존가치가 있는 한국 전통무용임에도 중요무형문화재나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해 전승·보존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를 안타깝게 여겼다. 이에 1992년부터 고(故) 김진걸 선생의 ‘산조’와 김백봉 선생의 ‘부채춤’을 명작무 제1호와 제2호로 지정하기 시작해 현재 제17호까지 지정했다. 이번에 한국무용협회 부설기관인 춤문화유산콘텐츠발전위원회(위원장 차수정)에서 명작무 선정 준거에 따라 한순서 선생의 ‘오북’과 고 정재만 선생의 ‘청풍명월’을 각각 명작무 제18호, 제19로 지정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박시종 무용단의 ‘춤타올라’와 안귀호 춤 프로젝트의 ‘하루:레종데트르(raison d’etre)’가 펼치는 ‘2021대한민국무용대상’ 결선이다.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고, 대한민국무용대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은 본선을 통해 선정된 이 두 단체가 경쟁을 벌여 결정된다. ‘2021 대한민국무용대상’ 본선은 지난 9월 10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경연을 펼친 결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상은 밀물현대무용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은 코리안댄스컴퍼니 결이 수상하게 됐다. 최종 선정된 두 단체는 이날 결선을 통해 대통령상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의 향방을 가리는 열띤 경연을 펼친다. 결선 진행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극장 측의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도입했고, 거리 두기 객석제 및 QR코드 문진표 등으로 안전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는 유튜브 한국무용협회 채널을 통해 생중계로도 만나볼 수 있다.
  • 남양주시, 27일 금곡동서 줄타기·탭 댄스 등 공연

    경기 남양주시는 27일 금곡동 이석영 광장에서 스릴 넘치는 문화 공연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인 김대균 명인이 외홍잽이 등 40여 가지 전통 줄타기 기예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명인은 줄 위에 올라 아슬아슬한 기예를 보여주면서 줄 아래 어릿광대와 익살스러운 대화를 주고받고 주변에서는 줄타기보존회의 삼현육각 연주가 흥을 돋울 예정이다. 줄타기 공연에 앞서 ‘탭 댄스 페스타’도 마련된다. 1세대 탭 댄서인 김길태 예술감독을 주축으로 각종 광고와 영화에서 탭 댄스 안무를 연출하거나 출연한 춤꾼들이 현란한 동작으로 무대를 달군다. 이밖에 재즈 밴드 ‘파람’과 마임,군무 등 다채로운 공연도 마련된다. 이번 공연은 경기도 문화의 날 공모 사업으로 선정돼 ‘문화유산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됐다.
  • 130년 전 모습 찾은 ‘향원정’…’청운의 꿈’ 품은 고종의 시름 묻어나

    130년 전 모습 찾은 ‘향원정’…’청운의 꿈’ 품은 고종의 시름 묻어나

    조선 왕조 법궁인 경복궁 북쪽 후원에 자리 잡은 ‘향원정’(香遠亭)은 향원지(香遠池)로 불리는 연못 한가운데 지은 육각 2층 정자다. ‘향원’(香遠)은 북송 시대 중국 학자 주돈(1017∼1073)이 지은 ‘애련설’(愛蓮說)에서 따온 말로 ‘향기가 멀리 간다’는 뜻이다. 26대 임금 고종(재위 1863~1907)이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간섭에서 벗어나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건청궁(乾淸宮)을 지을 당시 왕과 왕비의 휴식 공간으로 건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향원정으로 향하는 다리 ‘취향교’(醉香橋)가 파괴되고 건물이 기울어지는 등 역사의 모진 풍파를 견뎌내야 했다.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3년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5일 공개한 향원정 일대는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이 심화하던 19세기 말 향원정에서 시름을 달랜 고종과 민비(명성황후) 당시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했다.●건물 기울어 3년간 공사…말뚝 799개 박고 온돌도 찾아 2012년 보물로 지정된 향원정 보수 공사는 건물이 전반적으로 기울고 목재 접합부와 기단 등이 헐거워졌다는 진단에 따라 시작됐다. 2017년 5월 설계 용역을 추진하면서 향원지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했고, 2018년 11월 작업에 들어가 3년 만에 마무리됐다.궁능유적본부는 향원정을 완전히 해체한 뒤 다시 조립했고, 섬 둘레에 있는 석축(石築)을 정비했다. 나무 부재는 10∼20%를 교체했으며, 건물 하부 지반을 보강하고자 말뚝 799개를 박았다. 궁능유적본부는 발굴조사를 통해 1층에 있던 도넛 형 온돌도 찾아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향원정 구들의 구체적인 형태와 연도(煙道·연기가 나가는 통로)의 위치 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돌은 보통 밭고랑이나 부챗살 모양으로 고래(구들 밑으로 난 연기가 통하는 길)를 설치하는데, 향원정은 가장자리를 따라 고래를 둬 난방이 바깥쪽을 중심으로 이뤄졌음이 드러났다. 또 현존하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를 활용해 향원지 외부와 연결된 낮은 굴뚝을 복원했고,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연기가 연못 주변으로 자연스럽게 퍼져 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취향교는 흰색 목제다리로 본래 위치로 옮겨 취향교는 옛 사진에 나타난 모습을 되찾았다. 이전에는 돌기둥에 평평한 나무를 얹은 평평한 다리였다면, 복원을 통해 아치형 나무다리로 바꿨다. 흰색으로 칠한 나무는 얼핏 보면 철제 구조물 같아 보인다. 이에 대해 정현정 궁능유적본부 주무관은 “흰색 나무가 낯설어 보일 수 있으나, 고종 때도 건축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다양한 방식의 재료들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길이 32m, 폭 165㎝의 다리인 취향교는 원래 건청궁에서 향원정으로 건너갈 수 있게 향원정 북쪽에 세워졌다. 이후 1953년 재건립 됐지만, 관람 편의를 위해 향원정 북쪽의 본래 위치가 아닌 남쪽에 지었었다. 이번 공사를 통해 다리 위치를 북쪽으로 옮기면서 68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향원정 건립시기는 1885년으로 추정 이번 복원 공사를 통해 향원정과 취향교의 건립 시기도 알게 됐다. 1887년(고종 24년) 승정원일기에 ‘향원정’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면서 건립 연대를 1887년 이전으로 추정해왔는데, 목재 연륜 연대 조사를 통해 1881년과 188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채된 목재가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향원정 건립시기를 1885년으로 추정하고 있다.궁능유적본부는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쪽 방향 주춧돌을 조사한 결과 주춧돌을 받치는 초반석의 균열로 가라앉는다는 것을 확인해 건물 기울어짐의 근본원인을 찾아냈다. 정 주무관은 “호수 위에 만든 인공섬 위쪽까지 지반을 보강하는 장치가 부족했던 탓”이라며 “이번에는 야구방망이보다 조금 더 두꺼운 정도의 나무 말뚝 799개를 박아 지반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6개 기둥 아래쪽에는 6m짜리 긴 말뚝 150개를 섬 바닥까지 닿게 박아넣고, 건물 주위에는 1.8m 혹은 2.7m짜리 짧은 말뚝을 649개 꽂아 토양이 조금 더 빡빡해지고 단단해지도록 했다.●푸른색 능화지로 1층 천장 도배…‘청운의 꿈’ 상징 향원지 일대의 옛 사진을 분석해 훼손된 절병통(지붕 중심에 세우는 항아리 모양의 장식기와), 창호, 능화지, 외부 난간대 등도 복원했다. 일제 시대에 여러 차례 보수를 거친 향원정 내부의 지지목을 떼어낸 자리에선 향원정 건립 당시 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의 원형이 발견됐다. 2층 천장에는 봉황 무늬가 가득하다.건립 후 여러 차례 보수를 거치면서 내부에 발라져 있던 겹겹의 창호지 맨 아래에서는 왕실 건물에만 사용되는 ‘능화지’(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문양을 밀랍으로 눌러 새긴 한지)를 볼 수 있다. 강성찬 중요무형문화재 배첩장(전통 도배, 장판 등 기술 보유 장인) 이수자가 찍어낸 능화지 수백 장으로 천장과 기둥 등 벽지를 발랐다.강 이수자는 “능화지는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것으로 밀랍이 함유돼 있어 벌레가 오지 않고, 항산화·항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여러 문화재 복원 현장을 가봤지만 향원정은 고증을 많이 한 뒤 전통방식으로 오롯이 복원해 의미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천장을 바른 푸른색 능화지에 대해 강 이수자는 “옛 양반가에서는 청운(靑雲)의 꿈을 품는다는 것을 중시해 자제들의 방에 종종 푸른색 능화지를 사용했었다”면서 “벽에 붙인 흰색 능화지가 문양을 내기는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내년 4월부터 내부 특별관람 형태로 공개 궁능유적본부는 건립 당시에 칠한 것으로 추정되는 단청의 안료를 추가로 조사하고, 내년 4월부터 내부를 특별관람 형태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향원지 수위는 30∼40㎝ 정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봄이 지나면 홍련과 백련이 피어 화려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씨줄날줄] 무형문화재/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무형문화재/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서·남해안 갯벌에서 꼬막 잡고 낙지 잡는 행위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될 예정이다. 최근 문화재청이 ‘갯벌어로’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예고한 것이다. 예고 대상은 ‘전통어로’ 방식 가운데 ‘갯벌어로’로 맨손 또는 간단한 손도구 등을 활용해 갯벌에서 패류, 연체류 등을 채취하는 어로 기술, 전통 지식, 관련 공동체 조직 문화와 의례, 의식 등이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30일)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에는 서천, 고창, 신안, 보성, 순천 등지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Korean Tidal Flats)으로 등재된 만큼 이번 갯벌어로 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또한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갯벌어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서·남해안 전역에서 지금도 생업을 유지하는 수단이자 지역의 독특한 문화로 전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갯벌어로는 갯벌이나 해산물을 단순히 채취의 대상으로 삼은 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 계승되는 것이어서 무형문화재로서의 보존 가치를 인정받는 데 부족함이 없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문화재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 등으로 분류된다. 유형문화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불국사나 남대문 같은 건조물과 각종 중요 서적(書蹟)과 고문서, 그림과 조각, 공예품 등이 이에 속한다.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과 이에 준하는 고고학적 자료로 잘 보존, 관리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반면 무형문화재는 말 그대로 딱히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무용, 연극, 놀이, 전통 기술 등 인간의 정신적인 창작 활동으로 유지, 전승되고 있는 것을 말한다. 1964년 제1호로 지정된 무형문화재는 종묘제례악이다. 종묘 등에서 제사를 올릴 때 사용됐던 음악이다. 판소리(제5호), 농악(제11호), 아리랑(제129호) 등 소리와 음악이 무형문화재로 많이 지정돼 있다. 물론 강릉단오제(제13호)와 북청사자놀음(제15호), 승무(제27호) 등 축제, 탈춤, 무용을 비롯해 강강술래(제8호)와 같은 전통 놀이도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고 있다. 아쉽다면 비교적 근현대의 놀이와 생활 문화에 대해서는 무형문화재 지정이 다소 인색해 보인다는 것. 한국민속문화대백과에도 소개돼 있는 ‘딱지치기’가 요즘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화제작이 된 ‘오징어 게임’이 계기가 됐다. 국내에서는 이미 영화나 추억 속에만 남아 있고 사라질 위기에 놓인 어린이 놀이 문화가 됐으니 무형문화재 반열에 올려야 되지 않을까.
  • 정철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 별세

    정철호 판소리 고법 보유자 별세

    80년 넘도록 국악계에서 활동한 청강(靑江) 정철호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고법(鼓法) 보유자가 지난 27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98세.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고인은 판소리 명창으로 유명했던 고 임방울 문하로 1938년 들어가 소리를 연마했다. 1947년 남원 전국 명창대회 판소리 부문 장원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고 김재선에게 북 치는 법을 배워 1996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거문고산조 명인이었던 고 한갑득에게 거문고를 사사하기도 했다. 1999년 청강판소리고법보존회를 열어 제자를 양성해왔다. 아쟁을 보급하고 전통가무악 전국제전 등 국악대회를 운영하며 국악 부흥을 위해 노력했다. 판소리 고수 겸 명창, 아쟁 연주자, 민속음악 작곡가 등 국악의 여러 분야에서 두루 명성을 떨쳤다. 후배들이 2018년 고인의 국악 인생을 집대성한 ‘정철호 신민요 작곡집’, ‘정철호 신작 판소리 창극 작곡집’, ‘정철호 아쟁 산조 작곡집’을 냈다. 보관문화훈장, 동리국악대상, 세종문화상, 방일영국악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양타연 씨와 아들 택수·택준 씨, 딸 준희 씨가 있다. 빈소는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 30일 오전 9시. (02)2030-4444.
  • 종합 무속의례 ‘제주큰굿’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종합 무속의례 ‘제주큰굿’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제주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무속의례 중 규모가 가장 큰 ‘제주큰굿’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제주큰굿은 음악·춤·놀이 등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적 형태의 무속의례다. 경륜이 있는 큰 심방(무당)을 포함해 5명 이상으로 구성되며,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보름 정도 진행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굿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고 제주지역 음악과 춤, 구비서사시, 놀이 등을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옛 제주 방언을 그대로 사용해 언어학적으로도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판단했다. 문화재청은 2012년 설립된 사단법인 제주큰굿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 예고했다. 제주큰굿을 전형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전승능력과 전승의지를 갖췄다는 평가다. 제주큰굿은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이 1980년 11월 지정된 이후 제주도에서 41년 만에 지정되는 무속의례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 의견 수렴 후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보유단체 인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 제주 큰굿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제주 큰굿 국가무형문화재 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에 이어 ‘제주큰굿’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제주에서 전승되는 무속 의례 중 규모가 가장 큰 제주큰굿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제주큰굿은 무당인 심방을 포함해 5명 이상이 참여해 짧게는 7일, 길게는 보름 정도 한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제청에 신을 앉히는 의식으로 시작해 영신,오신,송신 순으로 진행한다. 영신은 신을 맞아들이는 의식이고, 오신은 무당이 춤과 노래로 신을 찬양하는 행위다. 송신은 굿을 마치고 신을 보내는 절차다.섬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제주큰굿은 오랫동안 이어져 역사성이 있고, 우리나라 굿의 원형을 간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방이 제사상 앞에서 신의 내력을 읊는 ‘열두본풀이’에는 제주도 사람들의 천지창조·생사 관념이 투영됐고, 옛 제주 방언을 그대로 사용해 학술적으로 중요한 의례라는 점도 중요한 가치로 인정됐다. 제주도 무속 의례 중 국가무형문화재로는 1980년 11월 지정된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이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주큰굿의 문화재 지정 여부가 확정된다”고 말했다.
  • 단 하나의 소리를 찾기 위한 60여년… ‘북’ 장인의 뜨거운 울림

    단 하나의 소리를 찾기 위한 60여년… ‘북’ 장인의 뜨거운 울림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은 대고(大鼓)를 두드리는 의식으로 시작됐다. 2006년 전국 장애인체육대회 수영 금메달리스트 신명진이 대고를 쳤고, 그 모습을 중계한 아나운서는 “장쾌한 소리가 하늘과 땅의 기운을 일깨워 평창을 뜨겁게 달구겠습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장면을 보았으나, 나에게는 소리를 감별할 능력이 없었다. 무대에 놓인 커다란 북에도 특별한 감흥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시간 그 장면을 바라보던 누군가는 전혀 다른 체험을 했으리라. 그는 장쾌하다는 표현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대고 소리의 복합적 의미를 정확하게 포착해 냈을 테고,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무대에 놓인 커다란 북에 감격했을 터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0호 악기장 임선빈은 단 하나의 소리를 찾기 위해 60여년 동안 북을 만들어 왔다. 그리고 마침내 필생의 역작으로 완성된 저 대고가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 쓰였다. 혹자는 임선빈이 나라의 은혜를 입어 개인적 영광을 누린 거라고 말할 듯싶다. 하지만 2017년 봄부터 그의 작업기를 담은 영화 ‘울림의 탄생’을 본 관객이라면 반대로 말할 것 같다. 나라가 임선빈의 예술혼에 힘입어 소리의 영광을 드높일 수 있었다고 말이다. 과장이라고? 90여분간 그가 작업하는 과정을 내내 본 사람이라면, 저 대고가 어떻게 제작됐는지를 확인한 사람이라면 과장이 아님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임선빈은 두 가지 장애가 있다. 한쪽 다리를 절고 한쪽 귀가 안 들린다. 전자는 선천성 소아마비로 인해, 후자는 넝마주이 무리에게 맞은 탓이다. 열 살 무렵까지 그의 유년기는 혹독했다. 다행스러운 점도 있었다. 그때 기연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열한 살에 임선빈은 스승 황용옥 문하에 들어가 북메우기를 배웠고, 60여년이 지난 지금은 악기장이 됐다. “병신”이라는 편견에 맞서 악을 써서 버텨낸 거라고 그는 회고한다. 장인의 위치에 올랐다지만 임선빈이 부와 명예를 거머쥔 것은 아니다. 북은 완미하는 예술품인 동시에 팔려야 하는 상품이기도 한데, 세상은 둘 다 제대로 된 평가를 해 준 적이 없었다.그래서 ‘울림의 탄생’을 감독한 이정준은 임선빈 외의 인물도 조명한다. 임선빈의 아들이자 전수조교인 임동국이다. 고교 시절 전도유망한 유도선수였던 그는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어렸을 때부터 곁에서 보던 아버지의 업을 잇기로 결정한다. 임선빈은 어땠을까? 아버지는 아들을 말린다. 고생 많고 보상 적은 일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동국은 결국 전수조교가 됐다. 아버지와 티격태격해도 이후 그는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 쓰인 임선빈의 대고를 만드는 데도 큰 도움을 주었다. 이는 ‘울림의 탄생’이 임선빈 대에서 끝나지 않고 임동국 대로 계승됨을 예감케 한다. 소리 진동에도 미래가 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40년 한길 가객 문현의 정가 공연 ‘반창고(反唱考)’

    40년 한길 가객 문현의 정가 공연 ‘반창고(反唱考)’

    40년 음악 인생 외길을 걸은 가객 문현이 오는 30일 오후 7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정가 공연 ‘반창고(反唱考) Ⅱ’ 무대에 선다. 현재 전승이 거의 되지 않고 있는 노래를 반추(反芻)해 다시 부른다는 뜻에서 붙여진 제목인데 지난 6월 8일에 이어 두 번째 무대다. 아픈 상처를 감싸는 반창고처럼 정가의 치유 기능을 부각시키려는 중의적인 의미도 갖는다. 조선 후기에 널리 불렸던 가사(歌詞)와 시조창(時調唱) 공연이다. 가사는 국립국악원(당시 이왕직아악부) 촉탁으로 하규일이 전한 여덟 가사와 임기준이 전한 네 가사를 합쳐 열두 곡이 전해지는데, 그 중 여덟 가사를 들려준다. ‘가사’는 문학작품이지만 단지 눈으로 읽는 장르가 아니라 소리내어 읽고 읊는 노래로 발전해 ‘열두 가사’의 가창 장르로 정립됐고, 시조 역시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에 걸쳐 새로운 음악 장르로 등장해 선비들을 중심으로 널리 불렸다. 시조창은 이문언(원?)에서 장사훈으로 전한 좀는 평시조(편시조)와 최상욱에서 김태영으로 전한 우조지름시조가 전해진다. 특히 좀는 평시조는 장사훈이 기록해 전승했지만 현재 전승이 거의 안 되고 있다. 다행히도 이들 창제를 올곧이 이어받은 이양교 명인이 상당 부분 복원해 악보와 음반으로 남겼고, 이 노래는 명인의 제자들이 명맥을 잇고 있다. 이번 공연은 이양교 명인의 제자 문현을 중심으로 송규정, 이효선, 한대식 이수자와 문현의 제자인 임소아와 정승준 등 6명의 가객이 가사 여덟 곡과 경제시조 두 곡을 무대에 올린다. 임기준이 전한 ‘가사’와 현재 전승이 거의 되지 않고 있는 다양한 ‘경제 시조’를 발표하며 두 장르의 올바른 전승을 꾀하고 있는 문현의 행보가 주목된다. 문현은 시조 음악으로 박사학위를 처음 받아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국악인으로 손꼽힌다. 2004년 KBS 국악대상 가악부문 수상을 비롯해 2011년에는 모친이 문화부 주최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국악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을 지냈으며, 국립국악원 정악단 지도단원,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이수자로,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악장 부문)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및 성신여대 교육대학원 음악교육 강사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창작 시조 음악 ‘아침 안개’의 주인공 문현은 지금까지 열일곱 차례 정가음악회를 개최해 가장 많은 창작 정가 음악을 초연했다. 전통 경제시조 음반 ‘형산의 박옥같이’(1999년)와 ‘시조, 도시를 걷다’(2005년)와 ‘슬로 시티’(2009년)등 독집 음반을 발표했다. 그의 저서 ‘음악으로 알아보는 시조’는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뽑혔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작한 한국음악 해외홍보 음반 ‘Into the Light: Music of Korea’에 두 차례나 그의 노래가 수록됐다.
  • 부산예총 ‘2021년 부산예술대상 수상자’ 선정

    부산예총 ‘2021년 부산예술대상 수상자’ 선정

    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오수연)는 ‘2021년 제20회 부산예술대상(부산젊은예술가상 포함) 및 예술문화공로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오는 28일 오후 5시 부산 그린나래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시상식을 갖는다고 19일 밝혔다. 제59회 부산예술제 개막식에 앞서 열리는 이번 시상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수상자와 수상자 가족 등 참여 인원을 최소화하여 진행할 예정이다. 제20회 부산예술대상에는 이성훈(무용) 성상경(사진) 호민(연극)이, 제14회 부산젊은예술가상에는 조현영(무용) 황미리(음악)가 선정됐다. 부산예술대상은 부산의 예술문화발전을 위한 헌신적인 노력으로 예술문화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하거나,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예술문화진흥을 이끌어 갈 예술인을 찾아 부산예술인의 귀감으로 삼고자 제정해 매년 부산예술제 기간에 시상하고 있다.부산예술대상 수상자인 사진작가 성상경은 부산사진작가협회 제27대 지회장을 역임했으며, 대한민국사진대전과 부산사진대전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하며 부산 사진예술 발전에 이바지했다. 연극인 호민은 부산시립극단 창단 단원으로 극단 아센 창단, 하늘바람소극장 개관 등 부산 소극장 연극문화의 활성화에 기여하며, 수십 편의 작품에서 연출과 배우로 참여했다. 무용가 이성훈은 부산시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예능보유자로 부산의 전통춤 계승을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활동을 펼치며 부산 무용의 위상을 드높여온 공을 인정받았다. 또한 부산젊은예술가상 수상자 무용가 조현영은 국립부산국악원 한류 상설공연 ‘왕비의 잔치’와 2018년 동아시아문화도시 기획공연 ‘부산아리랑’ 등에 조안무로 참여했으며, 국립부산국악원 주최 영남춤축제 ‘춤, 보고 싶다’에 선정되는 등 부산 춤꾼으로서 활발히 역량을 펼치고 있다. 플루티스트 황미리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초연곡을 발굴해 새로운 연주 기법과 초현대음악을 선보이며 부산음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올해 처음 제정된 예술문화공로상은 부산예술문화 발전과 예술계를 위한 봉사정신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예술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등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해 온 분들이 선정했다.
  • 브랜드공연 ‘상상(想像) - 상상하는 우리춤’ 31일 펼쳐져

    브랜드공연 ‘상상(想像) - 상상하는 우리춤’ 31일 펼쳐져

    서울시지정 전문예술단체 류무용단(예술감독 류영수)이 주최하는 류무용단 창단 19주년 기념 브랜드공연 ‘상상(想像)-상상하는 우리춤’ 공연이 오는 31일(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창단 19주년을 맞아 기획한 브랜드공연으로 그동안의 류무용단 레퍼토리 중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상상’ 시리즈를 한데 묶어 구성했다. 또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쉽게 접하지 못하는 한국 전통춤을 더욱 완성도 있고 색다른 전통춤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이후 여가 및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활력을 전달할 예정이다. 류무용단 관계자는 “상상(想像) 시리즈는 류무용단이 추구하고 목표로 두는 ‘한국춤의 재해석’을 여실히 증명하는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에서 류무용단만의 다채로운 춤의 색깔을 듬뿍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송재영(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예능보유자) 이사장이 특별출연해 판소리 춘향가를 들려줄 예정이라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한편 류무용단은 2018년 민속문화 발전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2020년 루마니아의 국제 포크 댄스 페스티벌에서 1위와 제2회 브라질 세계 챔피언십에서 1등 및 최고안무상, 올해 제22회 터키 이스탄불 국제 뷰첵메제 컬처 앤드아트 페스티벌 1위 수상 등으로 실력을 증명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서·남해안 전통 해산물잡이 ‘갯벌어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서·남해안 전통 해산물잡이 ‘갯벌어로’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예고

    서해안과 남해안의 갯벌에서 맨손이나 도구로 조개, 굴, 낙지 등 해산물을 잡는 전통기술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갯벌에서 패류와 연체류를 채취하는 어로 기술, 전통지식, 공동체 조직문화, 의례·의식을 아우르는 ‘갯벌어로’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전통 어로 방식으로는 대나무 발을 치거나 돌을 쌓아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얻는 어살(漁箭)에 이어 두 번째다.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처럼 특정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갯벌은 다양한 해양생물이 살아가는 해산물의 보고이며, 지금도 해안 마을이 어촌계를 중심으로 공동 관리하는 중요한 삶의 터전이다. 문화재청은 갯벌어로의 역사가 길고 서·남해안 전역에서 전승되고 있으며, 다양한 어로 기술이 학술 연구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문헌에서 갯벌 해산물 관련 기록이 확인되고, 의례와 놀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 “조선팝의 흥 몰러 나간~다” 경연 판 바꾸는 국악고수들

    “조선팝의 흥 몰러 나간~다” 경연 판 바꾸는 국악고수들

    ‘조선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악계 고수들이 떴다. 국악 대중화를 내세운 경연 프로그램들을 속속 선보이면서 재야의 고수부터 국악계 스타들까지 총출동했다. 대중음악과 만난 국악이 트로트 열풍처럼 전성기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풍류대장’)은 국악계 최고 스타들이 출연하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을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국악 아이돌’로 불리는 김준수, 고영열을 비롯해 국악계의 핫한 신예로 주목받은 서도밴드 등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여기에 해외에서 활동하는 퓨전 국악밴드들과 무형문화재 전수자 등 다양한 장르와 영역의 뮤지션들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풍류대장’은 공개 오디션이 아닌 실력자들의 경연 콘셉트로 꾸며진다. 국악계의 ‘나는 가수다’를 지향한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제외하면 이적, 박정현 등 심사위원들은 대중 가수다. 대중성을 넓히기 위해 크로스오버 편곡 능력과 음악적 역량을 중요하게 본다. 12일 3회 방송까지 국악과 발라드, 재즈, 알앤드비, 케이팝, 힙합 등 장르를 불문한 조합이 이어지자 “파격적이다”, “새로운 장르”라는 시청자 반응들이 나온다. 시청률도 3.5%(닐슨코리아 기준)로 1%대로 고전 중인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보다도 높다. ‘풍류대장’을 기획한 황교진 CP는 “첫 국악 예능이라 전문 용어부터 정서적 측면까지 어려운 점이 많았고 스태프들도 공부를 하며 준비했다”면서 “여러 국악인들이 국악의 매력을 알린다는 사명감으로 흔쾌히 출연했고 제작에도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크로스오버의 선구자인 뮤지션 김수철에게도 여러 차례 자문했다. 지난 8월 첫 ‘퓨전 국악 오디션 예능’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출발한 MBN ‘조선판스타’도 3~4%대 시청률을 내고 있다. 꾸준한 인기에 기존 10회 기획에서 2회가 연장됐다. 김산옥 등 ‘워킹맘 국악인’부터 유태평양, 퓨전 밴드 경로이탈 등의 스타들이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는 등 새로운 무대를 펼친다. 소리꾼들이 여러 장르를 소화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춰 크로스오버의 요소는 약하지만 숨어 있던 진주들을 재발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월 KBS전주방송총국이 4부작으로 방송한 ‘조선팝 드랍더비트’ 등 특집 프로그램은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정규 편성으로 꾸준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세계적으로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런 음악 예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흥행을 비롯해 씽씽, 악단광칠, 고래야 등 밴드들이 해외 페스티벌이나 미국 공영 라디오 NPR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등에서 꾸준히 주목받으며 국악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지고 있다. 황 CP는 “국악 크로스오버가 다양해지고 젊은 국악인들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 이런 시도를 담는 방송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40년 지혜로 빚는 옹기…3대째 전통을 빛낸 손길

    40년 지혜로 빚는 옹기…3대째 전통을 빛낸 손길

    뛰어난 통기성과 방부성, 저장성, 보온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전통 옹기는 ‘살아 숨 쉬는 그릇’으로 불린다. 우리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로 빚은 옹기는 ‘최고의 그릇’이라는 평가에도 아파트 중심의 현대 주거문화와 플라스틱 용기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통 옹기를 전승·발전시키려고 대를 이어 혼을 불태우는 옹기장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4호 허진규(57) 옹기장인. 12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40년 넘게 옹기를 만들고 있는 허진규 장인에게 전통 옹기의 우수성과 후계자 양성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아버지 기술 어깨너머로 배워 15살에 입문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는 국도변에 자리잡은 외고산 옹기마을. 이곳은 한때 전국 옹기의 50% 이상을 생산할 만큼 명성을 떨쳤다. 지금도 매년 옹기축제가 열리고,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의 옹기가 전시돼 있다. 하지만 옹기의 쓰임새가 줄어들면서 허진규 장인을 비롯한 7명의 옹기장만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통 옹기를 만드는 장인은 전국에 20여명뿐이고, 이 가운데 9명이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다. 허 장인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이어진 옹기 제작 가업을 15살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부모님은 힘든 옹기 제작 작업을 아들에게까지 물려주기 싫었던지, 반대를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저는 옹기 외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어 부모님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간신히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15살에 시작한 옹기 인생이 벌써 40년을 넘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부푼 꿈을 가지고 옹기 제작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365일 끊임없이 계속된 극한 노동을 버티지 못해 ‘그만둘까’라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말했다. 흙을 채취해 흙탕을 만들고, 잡물을 제거하고, 땔감을 만드는 ‘밑일’은 어린 소년이 감당하기에 너무 힘겨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흙은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 배워, 저승에 가서도 배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어렵다”면서 “좋은 흙을 고르는 것부터 1200℃의 불가마에 옹기를 구워 내는 과정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고 강조했다. ●흙·땔감·소비시장 갖춘 외고산 옹기마을 허 장인이 태어나고 자란 울주군 온양읍 고산리 일원은 옹기의 원료인 흙과 땔감이 풍부했다. 여기에다 1950~1970년대 국내 최대의 옹기시장이었던 부산과도 가까워 옹기집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허 장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 마을에서 만든 옹기는 남창역을 통해 가까운 부산으로 대량 운송됐다”면서 “옹기 제조가 번성했던 1970년대에는 옹기를 만드는 집이 150가구가 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6·25 전쟁으로 다른 지역 옹기마을은 모두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우리 마을은 피난민들이 몰린 부산과 가까워 옹기로 번성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1970년대 초에는 외고산 옹기가 부산항을 통해 미국 수출길에 오른 적도 있다”고 말했다. 허 장인은 지역마다 옹기를 만드는 기법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상도식’ 기법으로 옹기를 만든다. 경상도식은 ‘흙 밟기’를 시작으로 흙덩이를 길게 만드는 ‘질재기’, 옹기벽을 쌓는 ‘태림질’, 행태를 만드는 ‘수래질’, 항아리 주둥이를 만드는 ‘전잡기’, ‘잿물 입히기’, 그림을 그리는 ‘환치기’, 말리는 ‘건조’, 가마에 항아리를 쌓는 ‘가마서리’, 굽는 ‘번조’ 등 10단계로 진행된다. 큰 항아리는 한 달이나 공을 들여 만들 때도 있다고 했다. 허 장인은 울산의 태토와 참나무 재를 사용한 유약, 전통 물레방식과 전통가마를 고집한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옹기공방을 넘겨받고 나서 작업실에 있던 기계 장비를 내다버렸다”면서 “기계 장비를 쓰면 편리하고 작업 속도가 빠르지만, 도공을 나태하게 만들어 전통 기법을 사라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통을 고집한 대가로 엄청난 고생은 했지만, 우리 고유의 기법을 지키고 발전시켰다는 자부심은 크다”고 자평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특강을 할 때도 항상 ‘전통’을 강조한다”면서 “전통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락하던 옹기가 최근 몇 년 새 다시 조명되면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중 가장 힘을 쏟는 게 후계자 양성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보람이 크다”면서 “옹기의 과학적 우수성을 배운 학생들의 열정에서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옹기가 숨을 쉬는 원리는 찰흙에 포함된 모래 알갱이와 유기물에 뜨거운 열이 가해지면서 만들어진 기포가 미세한 숨구멍을 만들기 때문”이라면서 “이 숨구멍은 물이나 곡식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김치·장류·젓갈의 발효를 도와 가장 좋은 맛을 끌어낸다”고 말했다. 또 발효 과정에서 생긴 불순물은 숨구멍을 통해 옹기 밖으로 배출된다고 덧붙였다. 옛날 어머니들이 아침, 저녁으로 장독을 닦은 것도 숨구멍을 활짝 열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에 전통 옹기 우수성 홍보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4호인 허 장인은 옹기마을에서 ‘옹기골도예’를 운영하고 있다. 또 동부산대 겸임교수로 학생들에게 우리 전통의 옹기를 가르치고 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2019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지역명사’(주관 한국관광공사)에 선정됐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 옹기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2001년 호주국립대(ANU) 워크숍 초청 작가와 2009년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초청 작가, 2016년 라오스 국립대 초청 작가, 2018년 헝가리 주재 한국문화원 초청 강연 등이 대표적이다. 수상 경력도 다양하다. 2017년 ‘한국기초조형학회 국제공모전 최우수상’을 비롯해 17차례나 상을 받았다. 여기에다 개인전 6회와 단체전 33회의 전시 경력도 있다. 특히 허 장인은 ‘2021 지역명사’에 선정돼 왕성한 활동력을 인정받았다. 올해의 지역명사로 선정된 그는 지역 체험 행사와 문화관광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통 옹기 전승·발전에 ‘헌신’ 허 장인은 앞으로 후계자 양성에 매진할 계획이다. 옹기를 만드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자칫 맥이 끊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통 옹기를 전승·발전시키려면 전통 기법을 이어 나갈 후계자을 길러내고, 현대식 주방에 맞는 다양한 용기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옹기 장독이 냉장고와 플라스틱 용기에 자리를 내줬다”면서 “옹기가 살아남으려면 실용적인 다양한 생활용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외고산 옹기마을에는 7명의 옹기장인이 있지만, 대부분 나이가 많아 기법을 전수할 후계자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후계자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을 하고 전시·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옹기 기술을 배우겠다는 젊은이들이 제법 있다”면서 “이들이 마음껏 옹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옹기만큼 훌륭한 토기가 다른 곳에는 없다는 것이고, ‘숨 쉬는 옹기’는 우리만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그 기법을 계속 전승발전시킬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을 맺었다. ■ 허진규 옹기장의 주요 활동 및 수상 경력 ▲ 2021년 지역명사 선정(한국관광공사) ▲ 2019년 지역명사 선정(한국관광공사) ▲ 2018년 헝가리 주재 한국문화원 초청 강연 ▲ 2017년 한국초조형학회 국제공모전 최우수상 ▲ 2016년 라오스 국립대 초청 작가 ▲ 2016년 대한민국 옹기공모전 심사위원 ▲ 2013년 광화문 국제아트페스티벌 올해의 작가상 ▲ 2010년 대한민국 공예예술대전 특별상 ▲ 2009년 미국도자교육평의회(NCECA) 초청 작가 ▲2008년 경기국제도자페어 초대 시연 작가 ▲ 2001년 호주국립대(ANU) 워크숍 초청 작가
  • [씨줄날줄] 다시래기/서동철 논설위원

    ‘미스트롯’ 송가인의 어머니 송순단은 중요무형문화재 진도씻김굿의 전승교육사다. 밭에서 김매는 할머니도 인간문화재급 민요 실력을 뽐낸다는 진도다. 송가인이 스타지만,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매주 열리는 ‘진도 토요민속여행 상설공연’에서는 송순단이 단연 최고 스타다. 호남 지역에서는 집안 내림으로 무업(巫業)을 계승했다. 신병(神病)으로 내림굿을 받은 강신무와는 다른 세습무다. 한반도의 세습무 벨트는 호남에서 남해안을 거쳐 동해안 일부를 포함한다. 그런데 송순단은 세습무 지역에서 무병(巫病)을 앓으며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됐다. 그가 전승교육사에 오른 것은 타고난 예술적 능력에 밤낮 없는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일 것이다. 남도에서는 세습무를 당골 혹은 단골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골이라는 표현은 이 지역 주민과 세습무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보여 주는 용어라고 봐도 좋겠다. 주민과 단골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도부제’다. 단골이 동네 사람들로부터 여름에는 보리, 가을에는 나락을 각자 형편에 맞게 거둬 가는 관습이다. 단골은 일종의 방문헌금이라고 할 수 있는 도부제의 ‘판’을 사고팔기도 했다. 대신 단골은 각 가정에서 벌어지는 대소 의례를 대신 집전하는 역할을 했다. 진도의 상례(喪禮)는 민속문화의 보고다. 특히 사람이 죽은 후 의례 가운데 씻김굿과 다시래기는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무형문화재에 올라 있고,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만가(輓歌)는 전라남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초상을 치르는 동안 펼쳐지는 개별 의례가 각각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진도의 상가에서 펼쳐지는 윷놀이에도 칠성판을 상징하는 윷판을 매개로 북망산천으로 회귀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다시래기는 재생을 의미하는 ‘다시나기’, 같이 즐긴다는 다시락(多侍樂), 망자가 떠나는 시간을 기다린다는 대시래기(待時來技)의 의미를 가진 진도 특유의 밤샘놀이다. 씻김굿이 도부제에 따른 단골의 기본 의무였다면, 다시래기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 놀이꾼을 불러 벌인 것이다. 상주와 문상객이 참여한 가운데 장기자랑과 상주 놀려 주기 등의 도발적 연희가 산자와 죽은 자의 갈등을 해소하는 단계로 이끈다는 ‘엎치락 뒤치락 효과’라고 작고한 민속학자 김열규는 정의했다. 엊그제 중요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의 강준섭 보유자가 별세했다. 아들 강민수가 진도 전통에 따라 다시래기 전승교육사로 활동한다니 불행 중 다행이다. 송순단의 진도 예능 DNA가 송가인의 트롯으로 확대재생산되듯 다시래기 전통도 흔들림 없이 이어지면 좋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