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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소림승과 일본 닌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중국 인터넷에 최근 ‘일본의 이가(伊賀)류 닌자가 소림무승을 격파했다’는 내용의 글이 떠올라 누리꾼들이 진위 여부에 관심을 보이며 들끓고 있다. 포털 사이트 중궈왕(中國罔) 톄쉐스취(鐵血社區)난에는 지난 25일 오후 ‘매일 5분간’이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일본 이가류 닌자가 소림사에 도전, 패배한 소림…태산북두 자격있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야마모토 요시키요(山本義淸)라는 이름의 일본 닌자가 소림사에 도전해 소림무승을 가볍게 제압했다는 내용의 글인데 소림 감찰원 스옌위(釋延裕)원장은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화제의 누리꾼 글에 따르면 야마모토(山本)는 이가(伊賀)류 닌자 후예로 어려서부터 입산해 30년간 무도를 수련했다. 하산 후 일본 명문 무도장들에 도전 순례를 하던 그는 우연히 리롄제(李連杰)가 주연한 영화 ‘소림사’를 보게 됐다. 그는 더욱이 선배 무도인들로부터 일본 무술의 기원이 중국에 있으며 중국 무술은 소림사를 존중한다는 말을 듣고 소림사에 대한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 소림사 도전을 위해 다시 5년간 입산, 소림 무술을 연구하고 이를 격파할 비장의 권법을 창안한 그는 지난 11월 소림사로 달려갔다. 그는 자신과 소림의 명예를 유지하기 위해 비무 결과가 세간에 알려지지 않도록 야밤에 소림사 담을 넘어 스융신(釋永信)방장에게 비밀 비무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림은 야간 긴급회의를 소집, 무술단 대장 스옌(釋延)을 대표로 내세웠고 새벽 3시에 거행된 비무에서 야마모토는 불과 몇합만에 스옌을 격파했다. 야마모토는 지금의 소림무술은 실전용이 아닌 공연용이라고 지적하고 자신은 소림을 이기기 위해 5년간 준비해왔으므로 소림에 앞으로 5년간 시간을 주겠다며 5년 후의 2차 비무에서는 일격에 당하지 않도록 절치부심하라고 충고하며 홀연히 떠났다. 무협소설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글에 대해 3일만인 28일 현재 조회수가 4만4천300여건에 달했고 170명의 누리꾼들이 리플을 달았는데 내용에 허점이 너무 많고 진실이 검증돼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스옌위 원장은 상보(商報)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위 비무가 벌어졌다는 8월25일 새벽 3시에 스융신 방장은 미국 방문 중이어서 절에 없었다면서 최근 일본 무술인이 소림을 찾아온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드라마속 ‘백조·백수’ 달라진 캐릭터

    “백수 빼면 시체!” 요즘 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과거 조연으로 윤활유 정도 역할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전업백수’들은 최근 드라마에서 당당히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혹 조연으로 나오더라도 없어서는 안될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인기리에 방영중인 MBC ‘거침없이 하이킥’의 전업 주식투자자 이준하(정준하),KBS 2TV ‘경성스캔들’의 바람둥이 룸펜 선우완(강지환)을 봐도 알 수 있다. 또 지난 3일 종영한 KBS 2TV ‘꽃 찾으러 왔단다’의 윤호상(차태현),5일 종영한 MBC ‘메리대구공방전’의 황메리(이하나)와 강대구(지현우)는 물론이고, 지난 4일부터 시작한 tVN ‘위대한 캣츠비’의 캣츠비(MC몽)도 모두 청년 백수·백조들이다. ●의기소침하지 않고 꿈을 위해 도전 IMF 전까지만 해도 기껏해야 ‘백수 건달’‘날백수’ 정도로 불렸던 이들 미취업자·실업자들은 이제 전체 실업률 3.5%, 청년실업률 7.9%인 시대에 무시할 수 없는 사회의 한 세력으로 자리잡았다.‘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를 생각해야 할 때)’ 등이 생겨나고 ‘프리터족’‘니트족’ 등의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될 만큼 청년 실업은 이제 젊은 시절의 통과의례로 여겨지게 됐다. 그래서인지 요즘 드라마에 등장하는 백수 캐릭터가 달라졌다. 과거에도 백수가 나오는 드라마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은 능력없고 일할 의지도 없는 족속 정도로 그려지기 일쑤였다.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늘 주변의 눈총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제 드라마의 백수들은 하릴없이 집안에서 시간이나 때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실력을 키워나간다.‘메리대구공방전’의 메리가 트로트 가수의 코러스로 활동하면서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키우고, 대구가 대기업 사장의 자서전을 대필하며 무협소설 작가로서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듯이 말이다. 늘 우울하거나 비관적이라는 편견도 깨부순다.‘꽃 찾으러 왔단다’의 백수 호상은 하는 일마다 꼬이고 운도 없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낙천적이고 유쾌한 성격으로 사랑을 얻고 주위에 웃음을 선사하는 인물이다.‘위대한 캣츠비’의 캣츠비도 친구 집에 빌붙어 살지만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진다. 또 ‘경성스캔들’의 선우완은 스타일마저 ‘끗발’ 날리는 경성의 모던보이다. 당시 교육받은 백수를 의미하는 ‘룸펜’이지만 의기소침하지 않고 오히려 능청스럽고 뻔뻔한 바람둥이로 나온다. ●“청년실업이 구조화된 현대사회의 초상” 물론 ‘거침없이 하이킥’의 40대 백수 가장 준하처럼 무능력하고 소심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낙천적이고 가족을 잘 챙겨주는 모습은 궁상 맞으면서도 자신만의 매력과 인간미를 내뿜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백수가 드라마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현상에 대해 문화평론가 김종휘씨는 “청년실업이 구조화돼버린 현대 사회의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수는 이제 드라마에서 비주류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대변하는 위풍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나오고 있다. 시대배경이나 집안환경은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 자신만의 개성을 지니고 능동적으로 인생을 꾸려가는 인물로 그려지는 것도 특징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인영 작가 “현실풍자 작품 계속 쓰고 싶어요”

    김인영 작가 “현실풍자 작품 계속 쓰고 싶어요”

    ▶만화적인 설정이나 무협소설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것 같다. 어투도 문어체를 사용할 때가 많은데 의도한 것인가. -대구가 무협소설 작가로 나오지 않나. 그런 특징을 코믹하게 드러내기 위해 그런 독특한 대사체를 썼다. 원작은 모두 사투리를 쓰는 것으로 돼 있다. ▶청년실업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이다. 현재 백수인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것인지. -꼭 백수가 아니더라도 힘들어 주저앉고 싶고 능력없다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자기자신을 잘 돌아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다. ▶고동선 감독과 작품에 대해 의논은 자주 하나. -그렇다. 또 본격적으로 촬영 들어가기 전에 연출부, 배우 등이 다같이 MT처럼 모여서 밤새도록 얘기를 나눴었다. 배역에 대해 서로 묻기도 하고 직접 연기도 해보면서 의견을 많이 나눴다. 그때는 고동선 PD가 제일 연기를 잘 했다.(웃음) ▶시청률이 높지는 않지만 댓글이나 시청자게시판을 보면 인기가 대단한 것 같다.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는 배우와 스태프 덕분이다. 시청률이 잘 안 나오면 보통 배우들이 투덜거리거나 나태해지곤 하는데, 우리 팀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하나, 지현우의 연기에 만족하는지. -물론 대만족이다. 이하나씨와 지현우씨는 참 심지가 곧고 바른 사람이다. 이 분들과 통화할 때마다 ‘참 인품이 훌륭한 배우구나.’라고 생각한다. ▶극중에 보면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대구가 괴로워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혹시 대본 쓰다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드라마를 안할 때는 여행, 공연, 연주회 등을 닥치는 대로 가보는 편이다. 낯선 사람에게 말도 걸어보고 여러 사람에게서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드라마를 하고 있을 때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노트북에서 멀리 떨어져서 산책을 하며 기분전환을 한다. ▶1996년도에 MBC ‘짝’으로 데뷔한 뒤 그동안 ‘진실’,‘비밀남녀’등 많은 작품들을 써왔는데,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극성이 강하고 현실풍자가 들어가면서도 코믹한 작품들을 계속 써보고 싶다. 또 강하고 독특한 여성 캐릭터가 계속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를 쓰고 싶다. ▶‘메리대구공방전’에서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는 무엇이었나. -네티즌들도 명대사로 많이 꼽았던 것인데,“스스로의 한계와 싸우는 건 에베레스트 등반대만 하는 일이 아니야. 나도 매일 주저앉고 싶은 나 자신과 싸우며 산다고.”라는 대사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천의얼굴 천호진 ‘좋지 아니한가’

    천의얼굴 천호진 ‘좋지 아니한가’

    배우 천호진(46)은 카메라 앞에서 매끄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인터뷰 초반 쉴새 없이 찰칵거리는 카메라 셔터 소리를 끝내 참지 못했다.“할 수만 있다면 저 카메라를 부숴버리고 싶다.”고 깜짝 놀랄 말까지 뱉었다. “솔직히 필름 카메라면 저렇게 많이 찍겠냐.”며 디지털 시대의 폐해까지 거론하면서 그는 정말 카메라를 향해 단 한번도 웃지 않았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스틸 사진 한장도 찍지 못하게 한다는 그는 웬만해서 인터뷰에 나서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이번엔 어렵사리 기자와 만났다. 그래도 자리가 거북스러운지 연신 줄담배를 피운다. 그의 거친 말투와 무뚝뚝한 태도에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여느 배우와 달리 스스로 포장을 벗겨낸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개그와 코미디의 차이가 뭔지 아세요? 한번 가서 사전 찾아보세요.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좋지아니한가’는 제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입니다. 이런 게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나섰습니다.” 그의 눈에서 마치 불꽃이 튀는 것 같다. ‘좋지아니한가’(1일 개봉)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내놓은 새 영화. 그는 여기서 고개숙인 가장이자 무기력한 영어 교사 창수로 나온다. 엉뚱하게 원조교제에 휘말리는 아버지, 동네 노래방 총각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엄마, 원조교제 여고생을 좋아하는 아들, 자신의 존재가 궁금한 딸, 무협소설 작가라지만 백수나 다름없는 처제 등 한지붕 아래 살지만 서로에게 남보다 더 관심없는 이들이 위기의 순간 하나로 뭉치게 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독특한 화법의 영화다. 그의 말대로 영화는 작정하고 웃기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키득키득 웃음이 터지고 웃음 뒤엔 뭔가 걸리는 게 있다.“우리는 드라마를 하려고 했지 개인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웃깁니다.” 요즘 판박이 한국 영화에 은근히 화살을 날린다. 그리곤 덧붙여 하는 말.“이 영화 코미디·가족 영화 맞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말이 오히려 (영화가 형편없을 거란)편견을 조장해서 처음엔 이걸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던 거죠.” 그러더니 한동안 영화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다.“영화는 관객들 스스로가 느끼고 가져가도록 여백을 줘야합니다. 그런데 ‘1000만’이란 숫자가 나온 뒤로 영화계가 돈에만 눈이 멀어서 관객들에게 사탕만 주고 있어요. 관객들을 즉각적인 단맛만 원하게 만들어 놨죠. 이건 영화인 스스로 족쇄를 채운 꼴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하드웨어는 나아졌지만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못 따라간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래도 젊은 감독들의 열정 만큼은 식지 않아서 희망을 건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작품이든 “인간만 보이면 다 한다.”다. 규모를 따지지 않는다. 영화계가 좀더 다양한 색깔로 물들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돈만 따지다 보니 획일화되는 영화계가 걱정스럽다. 그래서 함께 출연한 김혜수·박해일을 향해 “젊은 친구들이 작품만 보고 선택한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했다. ‘천호진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 한 네티즌은 영화 ‘좋지아니한가’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나타냈다. 이처럼 그는 관객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는 배우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는 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근래의 화제작들만 꼽아봐도 그가 보이지 않는 작품은 없다. 작품에 꼭 맞는 무게를 지니고 있었기에 그의 연기는 확 두드러지지는 않아도 깊이 뇌리에 박힌다.“출연료가 싸서 그래요.”라고 인터뷰 처음 농담 같은 소리를 하곤 “좋은 감독들이 찾아줘서 고맙지 뭐.”하며 여전히 겸손해 한다. 그가 꼭 하고 싶은 영화는 40대 중년들의 멜로다.“이제 영화가 어른스러워질 필요가 있어요. 어린 친구들 코 묻은 돈만 먹으려 하지 말고 중년 관객층을 끌어와야죠.” 그의 차기작은 ‘알 포인트’를 찍은 공수창 감독의 ‘G.P 506’. 중년에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에 흔들리는 남자 주인공은 당분간 상상에 맡기자. 일단 최전방 초소에서 일어난 총기난동사건을 담당하는 노수사관으로 그를 먼저 만나야 할 것 같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씨줄날줄] 동귀어진(同歸於盡)/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우리나라에 중국 무협소설이 선보인 건 1961년의 일이다. 한 일간지가 ‘정협지’를 연재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뒤로 ‘비호’‘하늘도 놀라고 땅도 흔들리고’등이 각 신문에 연재돼 그야말로 ‘낙양의 지가’를 높였다. 무협영화는 1967년 수입, 개봉한 ‘방랑의 결투’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그 뒤를 이어 ‘용문의 결투’(‘신용문객잔’의 원작)‘천하제일검’‘외팔이’ 시리즈가 잇따라 스크린에 올라 ‘중국영화’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 뒤 중국 무협소설·영화는 부침을 거듭하면서 우리 문화에 하나의 코드로 자리잡는데, 그로써 널리 퍼진 대표적인 말이 ‘내공(內功)’과 ‘동귀어진(同歸於盡)’이다.‘내공’과 ‘동귀어진’은 그러나 50만 단어를 수록한 국내 최대 규모,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한 세대가 지나도록 공식적인 우리 언어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여전히 특별한 뜻을 담아 자주 쓰인다. ‘내공’은 원래 무술에서 외공(外功)에 대비되는 말이다. 외공이 육체를 단련해 얻은 힘을 뜻하는 반면 내공은 몸 안의 기를 단련해 얻은 힘이다. 이 단어는 한동안 무협소설 안에만 갇혀 있다가,‘무협지 세대’가 문화계에 진출해 즐겨 쓰면서 ‘개인이 축적한 지적·감성적 능력의 총체’란 의미로 바뀌었다. 한편 ‘동귀어진’은 중국 무협소설계가 만들어낸 말로, 압도적으로 강한 적과 싸우다 끝내 승산이 없으면 최후에 적과 함께 죽는 극단적인 무술 수법을 말한다. 임진왜란 때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 것이 말하자면 ‘동귀어진’이다. 새해 벽두 벌어진 현대자동차 노사 충돌 사태를 두고 민주노총 울산지부가 “현재대로 방치하면 노사가 함께 죽음에 이르는 동귀어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 경고에 접하는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지금 전개되는 양상을 보면 그 가능성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하긴 현대자동차 노사뿐인가. 개헌을 둘러싼 정치권 분위기도 자칫하면 ‘너 죽고 나 죽기’로 갈 위험성이 있다.‘동귀어진’이란 말에는 불길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 사회에 그 그림자가 더 번지지 않도록 올 한해 우리 모두가 화해와 상생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책꽂이]

    ●조선고전문학논고(안영길 지음, 아세아문화사 펴냄) 한국문학사에서 사림파 문학은 16세기에 융성했고,18세기에는 실학파 문학이 빛났다. 그러면 17세기는? 저자(성결대 교수)는 이 시대의 문학을 논하면서 월상계택(月象谿澤)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월사 이정구, 상촌 신흠, 계곡 장유, 택당 이식 등이 그들이다. 그동안 소홀히 다뤄져온 17세기 조선 고전문학을 집중적으로 다뤘다.1만 4000원. ●사람을 찾습니다(웡찡 등 지음, 김혜준 등 옮김, 이젠 펴냄) 특정 이데올로기나 문학관념의 지배를 받지 않는 다양성, 현대 대도시에 바탕한 소재, 칼럼성 산문이나 무협소설 등이 성행하는 대중성…. 홍콩문학의 독자적인 면모다.‘후적응기’ 등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이후 나온 홍콩의 대표적인 단편소설들을 수록.8500원. ●꿈을 빌려드립니다(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하늘연못 펴냄) 마술적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잘 알려진 마르케스. 그의 소설세계는 사실주의라는 말이 내포하는 재현성과 역사성, 마술적이라는 단어가 함축하고 있는 글쓰기의 실험성을 아울러 보여준다. 이 책엔 표제작을 비롯한 아홉편의 중단편 소설과 ‘노벨상의 환영’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9편의 에세이가 실렸다.9500원. ●시골선생(다야마 가타이 지음, 김욱송 옮김, 숲 펴냄) 일본 자연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사소설. 러·일전쟁을 겪은 일본 청년들의 고뇌와 방황을 그렸다. 사소설적 개아(個我)에 주목하는 일본의 자연주의는 개인의 경험과 ‘고백적’ 리얼리즘 세계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1만원. ●절대 울지 않아(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창해 펴냄) ‘러브홀릭’ ‘플라나리아’ ‘내 나이 서른하나’ 등의 작품을 쓴 저자의 단편소설집. 여성들이 택한 수많은 직업들에 대한 호기심을 경쾌한 문체로 풀어냈다.‘자유의 대가는 고독이다’ ‘여자는 왜 아름다워야 하는가’ 등이 대표적인 작품.9000원.
  • 70대노인이 매일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까닭

    70대노인이 매일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까닭

    “‘서독(西毒)’ 구양봉(歐陽鋒)은 진융(金庸)의 무협소설에 나오는 4대 무림 고수중 한 사람이다.그는 화산논검(華山論劍)에서 물구나무를 서서 걸어다니며 뛰어난 무술 실력을 발휘해 강호의 무림 고수들을 가볍게 물리친다.”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에 ‘서독 구양봉’과 같은 인물이 등장했다.올해 70살인 그는 매일 물구나무를 서서 무술을 연마하거나,미동도 않고 5분 이상 물구나무를 서서 체력을 단련한다. 8일 소상신보(瀟湘晨報)에 따르면 그 기인(奇人)의 이름은 쑹궈쥔(宋國鈞)씨.후난성 도로기계공정사를 퇴직한 은퇴 공무원이다.이웃주민 둥샤오민(董小民)씨는 “매일 아침 공원에 나와 물구나무를 서서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며 “그의 나이가 70살을 넘었지만 30∼40대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마 물구나무 서기를 통해 무술을 연마한 덕분이다.”고 말한다. 7일 오후 30분쯤 창사의 한 공원.달콤한 낮잠을 즐긴 쑹씨는 공원 주위를 천천히 뛰면서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물구나무 서기하는 동작을 보여줄 수 있느냐?” 한 이웃 주민이 물었다.“그럼요,그거 별로 어렵지도 않은 일인데요.”라며 흔쾌히 대답했다. 그는 곧바로 물구나무 서기 동작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물구나무를 서서 5분 동안 그대로 서 있을 수 있습니까?”“조금도 문제가 없어요.”라고 대답한 쑹씨는 물구나무 서기를 한채채 전혀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1분,2분,3분,5분,8분….물구나무 서기를 한지 조금 지나자 그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편안한 모습이어서 마치 ‘적멸’의 상태로 들어서 있는 듯 했다. “당신에게 약속한 시간이 지났어요.”라며 쑹씨는 물구나무 서기를 하기 위해 하늘 쪽으로 올렸던 다리를 서서히 내리면서 동작을 끝냈다.하지만 그는 숨이 가빠지거나 심장 박동수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물구나무 서기를 해 무술을 연마하는 등 건강을 다져온 것은 이미 10년이나 됐다고.지난 1995년 5월 어느날 쑹씨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다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뒤로 넘어져 기절하고 말았다. 곧바로 병원에 실려간 그는 4일 밤낮 동안 깨어나질 못했다.병원측은 10일만에 퇴원하는 쑹씨에게 혈압이 너무 낮으니 앞으로 조심하지 않으면 큰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특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 섭취 외에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그는 집 주변을 산보하거나 태극권을 연마했다.이런 운동들이 쑹씨의 혈압을 높여주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치유책으로는 조금 부족했다. 그러던중 그해 가을 우연히 물구나무 서기를 했는데,그때 너무너무 편안했다.이후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혈압도 고대 정상으로 돌아왔다.이때부터 물구나무 서는 동작이 쑹씨의 가장 중요한 운동으로 바뀌었다.요즘들어서는 물구나무 서기 동작을 5∼8분 정도 거뜬히 할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1회 창사 건강노인 선발대회에서 ‘물구나무 서기’ 동작으로 1등상을 받았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무협소설 ‘영웅문’ 드라마로 본다

    차량융(査良鏞)?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러나 ‘김용(金庸)’이라면,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딱 치지 않을 수 없다. 퀘퀘한 책 냄새 가득한 대본소에서 열심히 들여다보던 ‘영웅문’의 작자다. 본명의 ‘융(鏞)’자를 둘로 나눠 필명 ‘김용’을 썼다. 신문기자였지만 무협소설로 더 명성을 얻어 ‘왼손으로는 신문 사설을, 오른손으로는 무협소설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50∼60년대 전성기를 지나 70년대쯤 활동을 접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중반 해적판 번역서가 선보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 인기의 핵심에는 걸출한 대표작 ‘사조영웅전’이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영웅문’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바로 그 책이다. 이 사조영웅전을 이번에는 드라마로 만난다. 무협액션 전문 케이블채널 ABO가 25일부터 ‘사조영웅전’ 재방영에 돌입했다. 중국 최고의 문화적 우상이라는 평가가 반영돼서인지,CCTV가 직접 나서 HD화질 42부작으로 제작한 드라마다. 우직한 주인공 ‘곽정’에는 이아붕, 그의 파트너인 현명한 여자 ‘황용’에는 주신 등 중국 신세대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문화혁명기 중국에서 무협지가 아편 취급당하던 때에 비하자면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사조영웅전’은 중원을 놓고 송(宋)·금(金)·원(元)의 갈등과 대립이 교차하던 격변의 시기를 헤쳐나간 무술인들의 삶을 담고 있다. 재밌는 점은, 요즘 동북공정과의 관계다. 알려졌다시피 동북공정은 지금 중국 땅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은 중국의 역사라 본다. 그런데 김용은 소설 주인공을 대개 만리장성 이남 출신 ‘한(漢)족’으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스토리 자체도 ‘북방 이민족의 지배에 맞선 한족부흥운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역사적 패배를 무협소설로 뒤집는다는 혹평도 여기서 나온다. 김용처럼 중국도 ‘왼손으로는 동북공정을, 오른손으로는 김용 소설 드라마화를’ 하는 셈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대, 역사적 ‘판금도서’ 선정

    서울대, 역사적 ‘판금도서’ 선정

    전환시대의 논리, 타는 목마름으로, 무림파천황,…. 서울대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1946년부터 지금까지 역사적 의미가 큰 ‘판금(販禁·판매금지)’ 도서 20권을 최근 선정했다. 이 책들은 다음달 17일까지 서울대 중앙도서관 4층에 전시된다. 서울대 선정 판금도서에는 ‘전환시대의 논리’‘신동엽 전집’‘순이 삼촌’‘타는 목마름으로’ 등 출판사 창작과 비평에서 낸 책이 4권으로 가장 많았다.‘문제는 리얼리즘이다’‘빨치산의 딸’은 실천문학사에서 나왔다. 무협소설 ‘무림파천황’도 포함됐다. 1981년 발간된 이 책은 단 한 페이지에서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 구도를 변증법을 통해 설명했다는 이유로 판금조치 당했다. 이 외에도 ‘사회주의 인간론’‘한국전쟁의 기원’‘해방 전후사의 인식’ 등 지금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책들도 꼽혔다. 선정 자문을 맡았던 중문과 서경호 교수는 “지금이야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이지만, 과거에는 주위를 살펴보며 몰래 보던 책들”이라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서울대가 성장해 온 지난 60년 동안 대학이 겪어야만 했던 아픔을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이용원 칼럼] 연개소문과 고무줄놀이/수석 논설위원

    [이용원 칼럼] 연개소문과 고무줄놀이/수석 논설위원

    요즘 한창 인기몰이를 하는 SBS 드라마 ‘연개소문’을 가족과 함께 보던 지난 토요일 밤의 일이다. 아내가 느닷없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고구려에는/연개소문이/돌아가셔서/나라가 망했대.’ 어허, 이게 웬 노랜가 싶어 물어보니 어려서 고무줄놀이를 하며 부른 노래라고 했다. 언뜻 ‘구전(口傳)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무 제품이 일반화한 시기를,1919년 서울에 고무신 공장이 처음 들어선 뒤로 잡는다. 그러므로 고무줄놀이는 이후 생긴 놀이이고 ‘연개소문 노래’도 그 다음에 탄생했기 십상이다. 그때는 일제강점기라 우리 역사를 배우기 어려웠겠지만, 아이들은 이 노래를 부르고 들으며 먼 옛날 우리 조상이 세운 고구려라는 나라와 그 나라를 지킨 영웅 연개소문을 자연스레 뇌리에 각인했을 터였다. 생각은 지난 연말 105세로 타계한 최태영 박사에게로 이어졌다. 법학계의 선구자인 최 박사는 77세에 ‘식민사학을 극복하고자’ 고대사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는 저서 ‘한국 고대사를 생각한다’에서 “구한말에 자라난 나의 세대까지도 단군과 고조선을 의심한 일은 없다.”라고 단언했다. 당시에는 아이건, 못 배운 어른이건 할 것 없이 단군과 고조선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기에 그 존재가 역사의 원형질로서 의식에 자리잡은 것이다. 역시 구비(口碑:비석에 새겨놓은 듯이 오래도록 전해온 말)의 힘이다. 지금 TV에선 한국 고대의 영웅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MBC 드라마 ‘주몽’은 40% 안팎의 시청률로 고공비행 중이고,SBS의 ‘연개소문’도 시청률 20%대로 출발해 크게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남아 있는 기록이 아주 적기에 그들의 일생을 되살리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연개소문’은 ‘주몽’보다 사정이 나아 보인다. 보조 사료가 웬만큼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학자 가운데 연개소문을 가장 적극적으로 평가한 분이 단재(丹齋) 신채호 선생이다. 단재는 저작 ‘조선상고사’에서 중국 당나라의 전기(傳奇)소설 ‘규염객전’과 한글소설 ‘갓쉰동전’의 주인공이 모두 연개소문을 모델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규염객전’은, 수나라 말기 세상이 어지러울 때 규염(髥:구레나룻)이 무성한 청년 영웅이 동료 둘을 이끌고 중국 땅을 횡행하며 의로운 일을 행하다 마지막엔 부여국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이 중국 무협소설의 비조로 평가한 작품이다. ‘갓쉰동’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연씨 성의 재상이 갓 쉰살에 아들을 낳아 갓쉰동이라 이름 지었다-도사의 충고에 따라 갓쉰동이 일곱살 때 먼 지방으로 보내 머슴살이를 시킨다-소년은 그곳에서 기인을 만나 학문·무예를 익힌다-중국으로 건너가 갖은 경험을 한 뒤 귀국해 큰 벼슬을 한다는 것이다. 단재는 갓쉰동의 한자식 이름이 개소문(蓋蘇文)이라고 풀이하고, 이 이야기가 ‘연개소문이 중국 땅을 정탐하던 전설의 일단’이라고 주장했다.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이 이달 초 업무 추진 방향을 공개하면서 민족문화 원형 발굴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실로 반가운 소식이다. 고무줄놀이에, 무명의 한글소설에 연개소문의 자취가 남아 있듯 어느 전설·신화·민요에 단군이, 주몽이, 을지문덕이 살아 숨쉴지 모르는 일이다. 원형문화를 적극 캐내 콘텐츠의 양과 질을 높인다면 그에서 얻는 문화의 힘은 경제력·군사력에 못지않게 민족·국가에 기여할 것이다. 수석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무협소설 거장 김용 안방공습

    무협소설 거장 김용 안방공습

    무협소설 광(狂)이 아니라도 ‘김용’이라는 이름 두 자는 들어봤을 것이다. 단연 무협소설의 최고봉이다. 신필(神筆)로 추앙받는다.1955년 ‘서검은구록’으로 무협에 붓을 댄 이후 1972년 ‘녹정기’로 절필을 선언하기까지, 내놓는 작품마다 천하를 진동시켰다. 대륙을 넘나들며 가슴을 뛰게 하는 장대한 협객 이야기에, 송·금·원·명·청 등 실제 역사와 동양철학이 절묘하게 버무려진다. 생생한 캐릭터 묘사는 모든 무협작가 가운데 으뜸이다. 대표작은 ‘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천룡팔부’‘녹정기’‘소오강호’ 등이다. 김용은 장편 12편, 단편 3편을 썼으며, 그 판매부수가 모두 합쳐 1억 부를 넘었다. 해적판까지 포함하면 훨씬 웃돌 것이다. 중국에서는 그의 작품을 연구하는 ‘김학(金學)’이 있을 정도. 무협소설의 한계를 뛰어넘어 전통문학 위치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도 그의 작품은 대학 교재에 실리고 각종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연히 중국, 타이완, 홍콩 등에서 김용 작품을 원작으로 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기에 일일이 세기가 불가능하다. 그의 작품은 시청자들의 요구로 자주 리메이크된다는 점도 독특한 현상. 케이블 무협액션채널 ABO에서 16일부터 ‘천룡팔부’(2003·40부작),‘사조영웅전’(2004·42부작),‘신조협려’(2006·40부작)를 매일 오후 11시 릴레이 방송한다. 앞에 두 작품은 불법 복제물로 국내에 미리 상륙하기도 했으나, 공식적으로는 처음 소개된다. 반면 ‘신조협려’는 현재 중국 CCTV에서 제작하고 있는 최신판으로 중국 현지 방송과 동시방영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고화질(HD)이다.‘사조영웅전’에는 국내 배우 지진희와 영화 ‘퍼햅스 러브’에서 호흡을 맞췄던 주신이 황용으로 나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용 원작 무협 드라마는 대개 오리지널 스토리에 충실할수록 인기가 높다. 양과와 소용녀의 애틋한 사랑으로 인기가 있는 ‘신조협려’는 드라마로만 다섯 차례 이상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유덕화가 주연한 83년 버전과 고영락이 나온 95년 버전이 국내 팬들 사이에 최고로 꼽힌다. 칭기즈칸 시대에 송나라를 구하는 대협으로 커나가는 곽정과 황용의 성장기를 다루는 ‘사조영웅전’은 94년 작품이, 금나라와 송나라의 다툼을 배경으로 의형제 교봉, 단예, 허죽의 활약상을 그리는 ‘천룡팔부’는 2003년 판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다소 각색되는 측면이 많아 열혈 팬들을 실망시키기도 하지만, 소설 속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촬영되는 점이 돋보인다. 또 상상을 뛰어넘는 스케일은 시청자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동·서양 영화 결합해야 세계서 인정”

    ‘아시아의 스필버그’로 불리는 홍콩의 쉬커(徐克)감독과 배우 양차이니(楊采 ), 전쯔단(甄子丹), 쑨훙레이(孫紅雷) 등이 영화 ‘칠검’ 홍보차 13일 한국을 찾았다. 영화 ‘칠검’은 중국의 무협소설가 양우생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홍콩·중국·한국 합작으로 만들어진 작품.166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무술을 금지하는 ‘금무령’에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검객 7인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무협물이다. 올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쉬커 감독 등은 한국 배우로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소연과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보람영화사의 이주익 대표와 함께 13일 오전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주연 배우인 리밍(黎明)은 개인사정상 참석지 못했다. 쉬커 감독은 “원작 소설이 워낙 긴 내용이라 어떤 부분을 삭제하고 강조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동양 특유의 색채가 짙은 액션을 통해 무협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그는 “동양의 영화가 서구 영화와 결합해야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고 강조하면서 “한류는 한국의 좋은 작품과 배우들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생각하며, 한국 영화인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조선에서 잡혀와 초소남과 사랑에 빠지는 노예 녹주역을 맡은 김소연은 “영화를 통해 훌륭한 감독과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특히 베니스영화제에 참석해 세계적인 영화인들을 만나는 행운까지 얻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29일 국내 개봉되는 ‘칠검’은 ‘한국특별판’으로 2시간 30분에 달하던 본래 러닝타임을 2시간으로 줄이고, 전쯔단의 대사도 한국어로 더빙하는 등 한국 관객들을 배려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中 무협소설 대가 진융, 英 유학길

    |베이징 연합|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진융(金庸)이 81세의 고령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홍콩의 대공보(大公報)를 인용, 보도했다. 자신의 무협소설 천룡팔부(天龍八部)가 중국 고교 2학년 어문독본 교재에 실리기도 했던 진융은 케임브리지대학 박사과정에서 역사, 고고학, 세계사 등을 연구한 뒤 평생 염원인 중국사를 저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영국으로 가 케임브리지대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는 진융은 “아직 학문이 부족하고 공부를 더 하면 지금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겸손을 보였다. 진융의 케임브리지 유학은 그의 무협소설 녹정기(鹿鼎記)에 열광한 이 대학 총장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성사됐다.
  •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클릭 이슈] ‘태백산맥’·’최장집 교수’ 로 본 이적성 기준

    이적표현물은 ‘시대의 면류관’인가, 아니면 ‘국가 전복의 도화선’인가. 검찰은 지난달 31일 소설 ‘태백산맥’과 고려대 최장집 교수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건국회 등은 지난 28일 검찰의 태백산맥 결정에 불복, 서울고검에 항고하면서 이적표현물 판단에 대한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이적표현물이란 과연 무엇일까. 판단 기준은 시대에 따라 오락가락하고 있다. ●1990년대 이전,‘반정부=이적표현물’ 1981년 무협소설 ‘무림파천황’을 쓴 대학생 박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됐다. 정파(正派)와 사파(邪派)의 대결 구도로 변증법을 설명했다는 이유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사회주의 서적과 김지하와 리영희씨의 저서들도 대표적인 ‘불온 고전’이다. 올 광복절에 독립 유공자로 추서될 예정인 장지락(일명 김산)의 일대기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당시 대법원은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서적이라도 일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하거나 동조하는 내용이 있다면 처벌했다. ●1990년대 중반,“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체제 위협해야.” 하지만 이적표현물의 기준도 변하기 시작했다.1991년 정치권의 합의에 따라 국보법 제7조 1항에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라는 문구가 추가된 이후부터다. 대법원은 1992년 이후 판례를 통해 이적표현물은 “체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북한 관련물들은 여전히 된서리를 맞았다.1990년대 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북한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진 ‘꽃 파는 처녀’등 북한의 4대 소설과 황석영씨 등의 북한방문기도 이적표현물로 분류됐다. ●1990년대 후반, 경직된 이적성 판단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94년 사망하자 남북 관계가 급랭했다. 이적성 판단도 경직됐다. 경상대 교재 ‘한국 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도 이때 검찰의 심판대에 올랐다. 하급심의 무죄 판결들이 대법원에서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대법원은 1998년 북한 소설인 ‘용해공들’ 등에 대해 “김일성 개인에 대한 찬양과 미화가 심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여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지 않다.”는 원심의 판결을 깨고 이적표현물로 인정했다. 또 신학철 화백의 그림 ‘모내기’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었다. 당시 재판부는 “그림 내용이 민중민주주의 혁명과 연방제 통일 등 북한 공산 집단의 주장과 같다.”고 밝혔다. ●2000년대, 이적성 판단에 ‘봄바람’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 관계에도 해빙기가 찾아왔다. 대법원은 2001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레드 헌터’가 이적표현물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11일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한 지 11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송두율 교수의 저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검찰도 소설가 조정래씨와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 대해 남북 관계를 감안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식지 않는 이적성 논란 이적표현물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1992년 이적표현물에 대한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이회창, 이재성, 배만운 등 세 명의 대법관은 “판단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취지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예전의 이적표현물들을 다시 심판한다면 변경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무혐의 결정을 통해 2000년대 중반 판단 기준을 살짝 내비쳤다. 남북 관계와 대중성(태백산맥)그리고 학문과 순수 예술성(최장집)등이다. 검찰 관계자는 “시대에 따라 법적용은 변한다.”면서 “국보법이 폐지돼 내란·외환의 예비음모죄로 이적표현물을 처벌한다면 남용의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법원과 검찰의 이적성 판단은 매우 자의적”이라면서 “사회가 미숙해 국보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보법이 사회의 성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의천 도룡기(MBC 오후 11시 40분) 왕정 감독의 1993년작. 이연걸, 홍금보 주연.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 김용의 대하소설을 한편에 축약시킨 무협영화. 무림 6대 문파와 새로 등장한 명교와의 대결을 배경으로 무당파의 수제자인 장무기의 파란만장한 무용담을 그렸다. 전설에 따르면 협객 곽정과 여협 황용은 신조대협 양과의 현철보검에 천하정금을 가미해 ‘도’와 ‘검’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도룡도와 의천검이다. 또 악비의 병법과 천하제일 무공인 구음진경의 비급을 그 속에 담아 도검을 얻는 자가 천하는 제패한다 했다. 이때부터 무림인들은 정사를 불문하고 이 두 절세병기를 쟁취하기 위해 피비린내 나는 혈투를 벌이게 된다. 이 때 세력이 다른 두 개 파가 형성되는데, 그 하나가 바로 소림을 필두로 하는 중원의 6대문파인 소림·무당·아미·곤륜·공동·화산이며, 또 다른 하나는 페르시아에서 넘어온 배화교. 그들은 그 당시 집권중인 원나라와 적대관계로 광명정을 본거지로 하여 끊임없는 전쟁을 일으켰다.120분. ●퍼펙트 크라임(KBS2 오후 10시5분) 기발하고 풍성한 유머가 넘치는 블랙 코미디를 즐겨 만드는 알렉스 데 라 이글레시아 감독의 취향이 그대로 발현된 영화. 스페인의 국민 배우 길레르모 톨레토의 농익은 연기와 개성만점의 여배우 모니카 세베라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일품이다.2004년 10월 스페인에서 개봉한 ‘퍼펙트 크라임’은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토론토영화제와 AFI 영화제 등에 초청되면서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스페인의 아카데미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야상에서 2005년도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라파엘은 백화점 직원으로 타고난 세일즈맨이며 바람둥이다. 어느날 라파엘은 백화점의 ‘플로어 매니저’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안토니오와 말다툼을 하다가 사고로 안토니오를 죽이고 만다. 그리고는 그만 그 사실을 백화점에서 제일 못 생긴 여직원 루르데스에게 들키고 만다. 시체 처리를 하느라 끙끙대던 라파엘이 자리를 비운 사이 숙녀복 매장의 ‘얼꽝’ 루르데스가 돈 안토니오의 시체를 감춘 것. 라파엘을 짝사랑하던 루르데스는 이번 일을 기회삼아 라파엘을 협박, 그를 연인으로 만든다. 결국 라파엘은 루르데스의 입을 막기 위해 루르데스가 시키는 대로 하고, 결혼까지 하지만 도저히 루르데스를 좋아할 수가 없다. 어떻게든 루르데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녀를 죽이기로 결심한 라파엘. 이번엔 반드시 완전범죄를 해야 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96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소설가 김별아 ‘화랑세기’속 요부 ‘미실’ 출간

    작가 김별아(36)가 1500년 전의 여인을 불러냈다. 새 작품 ‘미실’(문이당)은 신라시대의 요부(妖婦) 미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얽은 장편소설이다. 지난해 말 국내 문학상 사상 최고상금인 1억원의 세계문학상을 따내 문단의 시샘이 쏠렸던 작품이다. 왜 ‘미실’이었을까. 소설집 ‘꿈의 부족’(2002년) 이후 3년 만에 내민 장편의 여주인공이 하필이면 왜 우리 역사 최고의 팜 파탈이었을까. 역사의 먼지를 헤집어 소환해낸 주인공에게 작가의 애정은 유별나다.“미실은 어머니로서, 한 여자로서도 어느 한쪽 꿇리지 않고 당당한 인물이었어요. 요녀와 성녀의 이미지를 한 몸에 끌어안고 살았던.‘모성’과 ‘욕망’이 충돌하지 않고 한 인물 속에서 용해된 여성 캐릭터를 구현해 보고 싶었죠.” “남성 작가들의 소설에서는 여주인공이 늘 모성과 욕망의 어느 한쪽 이미지로만 치우치는데, 그 극단적 묘사법은 옳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자기운명에 굴하지 않은 주체적 여성 미실(549∼606)은 김대문의 ‘화랑세기’에서 “백 가지 꽃의 영겁이 뭉쳐 있고 세 가지 아름다움의 정기를 모았다.”고 수식될 만큼 미색이 빼어났던 여인. 진흥·진지·진평 등 3대 신라왕을 섬긴 데다 사다함·세종·설화랑·미생랑 등 네 명의 풍월주(화랑의 우두머리), 태자 동륜(진흥왕의 아들)과도 염문을 뿌리며 왕실을 주물렀던 역사 속 인물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뛰어난 미모로 본능에 충실했으면서도 운명에 굴하지 않는 ‘현대적’ 여성상”은 소설에 제대로 녹아났다. 왕실에 색(色)을 바치는 전문여성집단 ‘대원신통’에서 태어난 미실은 어려서부터 온갖 기예와 미태술을 익힌다. 지소태후의 아들 세종의 눈에 들어 입궁한 뒤 곧 권력다툼에 휩쓸려 밖으로 내쳐진다. 화랑 사다함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지만, 왕실의 부름으로 다시 입궁한다. 이후 미실은 스스로 권력을 움켜쥐려는 욕망을 실현해 간다. 작가의 설명처럼 “권력을 키워 가는 과정에서도 아이를 8명이나 낳으며 모도(母道)를 충실히 걸었던 독특한 여성상”을 묘파하는 데 소설은 전력투구한다. ●용어 하나하나 史實에 맞춰 사용 작가는 이 소설에 3년여를 공들였다.“중국 후한의 장수 삭매의 사랑과 운명을 무협소설풍으로 그린 단편 ‘삭매와 자미’(소설집 ‘꿈의 부족’)를 쓸 무렵 역사 소재 소설을 구상했다.”며 “그러나 역사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쓰겠다는 원칙을 세웠었다.”고 말했다. 그 원칙은 철저히 지켜졌다. 소설에 등장하는 꽃 이름, 고사성어 하나까지 시대적으로 들어맞는 것인지 따졌을 정도다. 신라시대에 나올 수 없는 용어들은 추려냈다. 때로는 고어투의 문체가 적당히 끼어들어 소설에서는 고졸한 맛이 난다. 최근 여성 작가들이 황진이·나혜석 등 역사인물들을 작품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아이디어 빈곤 때문이 아닌지 짐짓 물었다. 대답은 솔직했다.“인정할 부분”이라더니 힘센 변명 한마디를 덧붙인다.“요즘처럼 빨리 돌아가는 현실에선 소설의 ‘영원성’을 포착해 내기가 힘드니까.” 받아 놓은 큰 상금은 대체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에 “열살짜리 아들과 9월쯤 캐나다로 날아가 한 2년 지내다 오겠다.”며 엉뚱한 소리다.“죽을 때까지 쓰는 게 삶의 목표”라니 작가의 좌표에서 발을 빼려는 계산은 아닐 테고. “역사소설을 좀더 써보겠다.”고 한다. 청계천 복원 기념으로 서울시에서 주문한 조선시대 배경의 소설을 준비하느라 요즘은 조선왕조실록에 푹 빠져 지낸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삼국지 번역 아닌 소설 쓴 장정일

    지난 22일 인사동에서 만난 장정일씨는 긴장해 있었다. 대구 서재에서 두문불출 절필 끝에 거둔 열매를 5년 만에 내놓는 자리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처음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권력 이야기 위주의 남성적 서사가 체질적으로 맞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생각을 바꿨어요. 무지막지한 남성적 서사에 한번 맞서보자, 여성독자들 앞에 금줄을 쳐놓고 출입을 막는 군담무협소설 삼국지를 새로 써보자 싶었죠.” 결심이 선 뒤 시중에 나온 관련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자료정리에만 2년이 걸렸다.‘장정일 버전’의 차별점을 어디다 찍을까, 고민한 과정이었다. 춘추필법으로 쓰여진 기존 삼국지가 ‘유비는 선, 조조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가치관과 한족 중심 사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서 답을 찾았다. 중화주의를 탈피하고 변방인물들을 부각시키는, 누구도 주눅들게 하지 않는 ‘우리 삼국지’를 쓰기로 방향을 잡았다. 서사의 재미를 위해 정사 삼국지를 요령껏 비틀었다.“정사에서는 장비 아들 장포가 장비보다 먼저 죽었는데, 극적 효과를 위해 장비가 먼저 죽고 아들이 복수에 나서는 식으로 바꿨다.”면서 “정사와 어떻게 타협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표지에 ‘평역’이 아닌 ‘글 장정일’이라고 굳이 표기한 이유를 물었다.“숱한 번역본이 있는데도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교과서처럼 읽히듯 600년 전의 삼국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요. 번역이 아닌, 개인적 창작물임을 밝혀두고 싶었습니다.” 원어 해독 능력이 없는 그가 국역된 작품들만 정보원으로 삼은 한계에 대해서도 트집잡는 이들이 틀림없이 있을 터. 이런 우려에 대해 작가는 “원어 능력이 없었기에 오히려 삼국시대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게 됐고, 인물과 사건에 대한 해석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삼국지 장정’에서 이제야 빠져나온 그는 “속상하고 손해보는 일을 한 것 같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삼국지가 위·촉·오의 각축 드라마만은 아니거든요. 동아시아 주변국 쪽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혀 새로운 삼국지가 탄생할 수도 있으리란 판단이 섭니다. 더욱 색다르게 변주된 삼국지가 이 책을 기점으로 앞으로 서점에서 경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따꺼’ 中서 인기… 영화화 논의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대중소설 분야에서도 한류(韓流) 바람이 일고 있다.중국의 뿌리깊은 폭력조직 내부를 해부한 한국소설 ‘따꺼(大哥·형님)’ 중국어판이 출간,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소설은 1990년대 중반 한때 국내 서점가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기도 했던 작가 홍순도(洪淳道·현 문화일보 베이징 특파원)씨의 ‘따꺼’ 제1부 타이완편으로 최근 초판 2만부가 모두 팔려 나갔다. 중국 국민당과 관련된 타이완 폭력조직의 실체를 신문기자 출신 한국인 주인공이 파헤치는,무협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어 청소년층으로부터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중국의 유명감독 천가오쥔(陳高軍)이 이 작품을 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한국과의 합작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학평론가인 런민(人民)대 마샹우(馬相武) 교수는 “통속적으로 흐를 위험이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일정한 품격을 유지하는 작품”이라고 평했다.2부 홍콩편과 3부 대륙편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oilman@seoul.co.kr
  • 강호를 건너 무협의 숲을 거닐다/량셔우쭝 지음

    무협 바람이 거세다.우리 주변엔 알게 모르게 ‘무협’ 상품이 늘어서 있다.‘말죽거리 잔혹사’처럼 무협 코드를 빌려온 영화가 만들어지고, ‘열혈강호’처럼 몇년째 인기를 끄는 만화가 있는가 하면, ‘신영웅문’ 같은 무협 전문 게임들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사람들은 왜 무협에 열광할까.세상살이가 어렵기 때문일까.아니면 순환론자들의 주장대로 무협 사이클이 다시 찾아온 것일까. ‘강호를 건너 무협의 숲을 거닐다’(량셔우쭝 지음,김영수·안동준 옮김,김영사 펴냄)는 그 해답의 실마리를 무협물에 등장하는 협객의 존재에서 찾는다.약한 자를 괴롭히는 악의 무리와 탐관오리,백성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권력자들을 통쾌하게 혼내주는 협객은 바로 보통사람들이 갈망하는 우리 시대 영웅의 다른 이름이다.사람들은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영웅의 풍모를 보며 협객의 꿈을 꾸고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다.무협이 늘 대중과 함께 있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2000년 무협의 역사 두루 살펴 책은 사마천의 ‘사기’에서부터 신파 무협소설의 선두주자인 김용,양우생,고룡의 작품까지 2000년 무협의 역사를 두루 살핀다.중국의 대표적인 무협소설 평론가인 저자는 무협소설의 역사와 중국의 역사를 굳이 구별하지 않는다.무협소설을 ‘중국문화의 교과서’로 간주한다.‘역경’‘남화경’‘도덕경’ 등을 통해 무협과 중국문화의 접점을 찾고 ‘협(俠)’과 영웅이라는 단어를 통해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분석한다.요컨대 무협소설은 단순한 대중의 오락거리가 아니라 중국문화의 전통을 반영하는 문화코드라는 것이다. 중국 역사에서 ‘협‘과 ‘검’에 관한 이야기는 ‘열자’와 ‘사기’에 처음 등장한다.‘열자’엔 스승과 제자가 활쏘기 기예를 겨루는 고사가 나오며,‘사기’의 ‘자객열전’과 ‘유협열전’편엔 여러 자객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하지만 이것들은 무협소설과 비슷해 보일 뿐,본격 소설로 보기는 어렵다. 무협소설은 당나라 때 전기(傳奇)소설에서 비롯됐다.당대 초기부터 씌어진 전기소설은 신선이나 귀신,애정문제 등을 주요 제재로 삼았다.학자들은 두광정의 ‘규염객전’을 무협소설의 원조로 본다.주인공 규염객이 훗날 당 태종이 된 이세민의 인물 됨됨이에 감복,천하를 다투는 것을 그만두고 국경을 벗어나 부여국을 열었다는 이야기다.단재 신채호는 규염객이 고구려 후기의 실권자 연개소문이라고 주장한다. ●당나라 ‘규염객전’이 원조 무협소설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시대가 명이다.소설이 본격적인 대중 오락으로 등장한 송대를 거쳐 명대엔 장·단편 백화 무협소설이 꽃을 피웠다.이때 ‘수호전’과 ‘삼국지연의’가 소개됐고 ‘삼언이박’이라 불린 단편 백화소설이 등장했다.청대에 들어선 ‘삼협오의’ 같은 본격적인 협의소설이 나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중국 대륙에서 무협소설이 사라진 시기도 있었다.1990년대 중반 무렵이다.반면 홍콩은 무협소설의 전성기를 열어갔다.특히 김용의 ‘사조영웅전’은 새로운 구상과 수법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다. 책은 한국 창작 무협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금강(와룡생)의 글을 통해 결코 짧지 않은 한국 무협소설의 역사도 살핀다.와룡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1960년대 초반부터 팬터지와 무협이 접목된 지금의 창작 무협 3세대까지 한국 무협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점검한다.우리의 무협은 언제쯤 외국처럼 변두리문학이 아닌 ‘주류문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이 책은 정통 무협의 역사를 찬찬히 되돌아봄으로써 그 가능성의 단서를 찾게 한다.1만 3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우리 고전읽기 필요”/‘청소년 위한 장길산’ 낸 황석영씨

    “외국 번역물이 범람하는 것을 보고 정서적 균형을 위해서라도 청소년용 우리 고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4년 전부터 작업했습니다.” 작가 황석영(사진·61)씨가 ‘청소년을 위한 장길산’(책이있는마을 펴냄)을 내고 13일 낮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작가는 청소년용 장길산의 의의를 “좋은 생각을 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정리한 뒤 “본격 문학이지만 무협소설 요소를 갖춰 흥미로운 데다 평범한 백성이나 가난한 사람을 구하는 의적 이야기를 담고 있어 민주시민으로 자라나는 데 좋은 토양이 될 것”이라고 풀어냈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를 신경썼다.원작을 장길산 위주로 줄이고 옛말이나 쓰지 않는 표현은 쉽게 풀어쓰거나 대폭 줄였다.황석영씨는 청소년용 장길산의 중요성을 비유적으로 들려줬다.“최근 소설과 영화로 ‘반지의 제왕’을 접하고 놀랐습니다.가상 세계를 다루는 솜씨가 세상을 잊게 하는 ‘마약’ 같은 요소가 있더라고요.팬터지라도 현실과 들락날락해야 하는데 가상 속에서만 사고하는 작품이 문화의 중심부로 자리잡으면 큰일 아닙니까?”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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