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비업무용땅 650만평 구제/정부/매각판정기준 보완방안 마련
◎48대기업 소유의 10%/재심절차 거쳐 이달중 최종확정
비업무용 부동산의 판정기준이 일부 수정,완화된다.
정부는 48개 재벌그룹의 부동산에 대한 국세청의 실태조사결과 현행 법인세법시행규칙과 여신관리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다고 보고 이를 보완키로 했다.
정부는 31일 이진설 경제기획원차관 주재로 부동산 실무대책위원회를 열고 「비업무용 부동산 판정기준 보완방안」을 마련,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비업무용 판정을 내린 48개 계열기업의 부동산중 여신관리대상기업소유 6천2백58만1천평 가운데 10.4%인 약 6백50만평이 매각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매각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던 대성탄좌의 임야 2천3백92만5천평과 제동흥산의 목장용지 4백61만4천평은 매각대상에 포함됐다.
이 보완방안에 따르면 일률적으로 정해진 건축물 부속토지의 기준면적을 주유소ㆍ가스탱크 등 위험물 저장시설의 경우 소방법등 관계법령의 시설기준에 적합한 면적까지를 업무용으로 인정해 주고 무허가 가건물창고와 부속토지는 야적장으로 간주,실제 물품보관 등에 필요한 면적만 업무용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또 기업본사 등 사무직 근로자가 쓰는 체육시설은 소재지 인근 시ㆍ도에 있는 것도 업무용으로 인정하고 프로구단이 갖고 있는 체육시설에 대해서도 업무용 인정기준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스키장에 대해서도 경리를 구분할 경우 주업으로 인정,업무용으로 분류키로 했으며 지난 4월4일 이전 산림법에 의해 조림명령을 받은 임야도 업무용으로 인정키로 했다.
임대용부동산은 임대수입이 부동산가격의 7%이상일 때만 업무용으로 인정됐으나 임대용주택은 수입기준을 없애고 건축물부속토지의 기준면적 이내에서 일반임대부동산은 지역별로 수입금액을 차등화해 적용키로 했다.
공장 사업장등의 진입로는 법령에 업무용임을 명백히 규정하는 녹지 등 법령상 사용이 제한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사용제한후 3년안에 성업공사에 매각의뢰,2회이상 유찰될 경우 5년간 비업무용에서 제외시켜주기로 했다.
이밖에 법인세법상 비업무용으로 판정되더라도 매각이 어려운 땅들에 대해서는 여신관리 규정에서 업무용으로 간주,매각대상에서 제외시켜 주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국세청에서 판정한 비업무용부동산 내역을 이달초 주거래은행을 통해 해당기업에 통보하고 재심절차를 거쳐 개정 법안세법시행규칙을 적용해 이달중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최종판정을 내릴 방침이다.
비업무용으로 최종판정을 받은 부동산은 늦어도 내년 2월말까지 자체매각토록 하고 매각이 안된 부동산에 대해서는 토지개발공사와 성업공사에 매수ㆍ매각의뢰키로 했다.
◎“현실무시한 미봉책” 일부서 반발/“무리한 시책” 법정분쟁 가능성도(해설)
명분과 취지가 아무리 그럴듯 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종전과 판이한 제도를 도입한다면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31일 내놓은 「비업무용 부동산의 판정기준 보완방안」도 대표적인 시행착오의 사례에 해당된다.
이같은 시행착오 때문에 국민들로서는 도대체 대기업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헷갈리게 됐다.
은행감독원은 지난88년말 기준으로 30대 재벌기업의 부동산 보유실태를 조사,비업무용이 1백44만평으로,전체의 1.2%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국세청은 지난 8월 5ㆍ8대책에 따라 48대 계열기업군의 부동산 보유실태를 조사,비업무용이 7천2백96만평으로,그 비율은 전체의 35.4%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국세청 조사의 잣대가 된 비업무용 판정기준이 일부 현실과 맞지 않기 때문에 「생산활동에 관련이 되고 사실상 처분이 어려운」 부동산은 비업무용에서 제외해 주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대재벌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줄어들게 됐다.
은행감독원의 1.2%가 국세청 조사에서는 35%까지 높아지더니 이번에 다시 이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국민들이 헷갈리게 된 것은 정부가 부동산투기억제라는 명분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채 부동산의 용도가 업무용인지 비업무용인지를 가리는 법인세법시행규칙(90년 4월4일 개정)을 대폭 강화한데서 비롯됐다. 5ㆍ8대책에 따른 국세청의 조사에서 비업무용 비율이 88년말의 은행감독원 조사때보다 30배가량 높아진 것도 2년반쯤 되는 기간 중 기업들이 비업무용 땅을 그만큼 더 사들였다기보다 사후에 엄격하게 바뀐 판정기준으로 과거에 매입한 땅의 용도를 심사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기업들의 건의를 일부 수용,이번의 보완조치를 내놓았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미봉책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매각처분이 내려질 경우 소송등 법정으로까지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이번의 보완조치로 비업무용 여부를 가리는 두개의 기준인 법인세법시행규칙과 여신관리시행세칙이 각각 별도로 운용되는 것도 새로운 말썽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다같이 정부와 정부기관이 운용하는 규정의 결과가 다를 경우 또다른 혼란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그들의 건의를 상당폭 받아들인 이번 보완조치에 대해서도 정부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반기업적인 무리한 시책을 고집하고 있다고 혹평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의 조직적인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