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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불법 무장단체원 체포… 소탕 시동

    리비아 정부가 지난해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축출 이후 정부의 공식 조직으로 편입되지 않은 불법 무장단체에 대한 통제에 나섰다. 통제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인 23일(현지시간) 리비아 정부는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장단체 소탕작전에 나서며 고삐 죄기를 본격화했다. 지난 21일에는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서 시민들로 이뤄진 시위대의 습격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2곳이 자진 철수했다. 무함마드 알마가리프 리비아 제헌의회 의장은 22일 정부 관리들과 함께 벵가지에 있는 무장 단체의 대표들과 회동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무장 단체에 정부 산하 통합보안기구에 편입할 것을 명령하고, 이를 거부하면 강제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무장단체의 주요 활동 무대인 벵가지에 군, 내무부 인력, 전직 반군들로 구성된 국방부 소속 여단들을 통합 관리하는 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리비아 군은 또 무장단체에 “현재 점유하고 있는 군 병영, 공공 건물, 카다피 정권의 일원이 소유한 부지에서 48시간 이내에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다음 날인 23일 오전 리비아 군은 트리폴리 국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자리한 군 단지에서 한 무장단체를 몰아냈다. 유세프 알만구시 군 최고사령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장대원들을 체포하고 이들의 무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 장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3주간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무장단체에 대해 이와 유사한 작전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21일에는 무장단체 아부 슬림 여단과 안사르 알샤리아가 리비아 동부 데르나에서 운영했던 병영 5곳을 해체하고 이 지역에서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안사르 알샤리아는 지난 11일 벵가지에서 발생한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를 부인해 온 안사르 알샤리아는 벵가지 구원의 날로 명명된 21일 수백 명의 시위대가 벵가지의 본부에 난입해 건물과 차량에 불을 지르자 끝내 철수 입장을 밝혔다. 시위대는 무장단체 라프알라 샤하티의 벵가지 본부도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중 일부 무장세력과 무장단체 대원들 간의 충돌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무장세력의 영향력 확대에 반대하는 3만여명의 시민들이 안사르 알샤리아 본부로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리비아에서는 카다피 정권의 몰락 이후 공권력이 느슨해진 틈을 타 벵가지 등 일부 지역에서 혁명에 가담했던 무장 단체들이 불안을 조장한다는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울산 하피냐의 한방… ‘오일머니’ 잠재우다

    [AFC 챔피언스리그] 울산 하피냐의 한방… ‘오일머니’ 잠재우다

    K리그의 마지막 자존심 울산이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힐랄의 ‘오일 머니’를 잠재웠다. 울산은 19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하피냐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 4강행 고지를 선점했다. ‘철퇴축구’의 위력에 상대는 힘을 못 썼다. 울산이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하자 경계 1호인 브라질 출신 웨슬리 로페스 다 시우바(32)와 유병수(24)는 전반전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웨슬리는 5경기에서 무려 7골을 터뜨린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했지만 그뿐이었다. 2010년 22골로 K리그 득점왕에 오른 뒤 지난해 7월 알힐랄로 이적한 유병수 역시 14개월 만에 만난 고국팬들 앞에서 의욕이 넘쳤으나 전반 공을 몇 번 못 잡을 정도로 부진했다. 유병수는 코너킥 상황에서 두 차례 날카로운 헤딩슛을 선보였으나 무득점으로 침묵하며 후반 32분 야세르 알 콰타니와 교체됐다. 결승골은 이근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김호곤 감독의 배려로 경남과의 K리그 31라운드에 출전하지 않은 그의 몸은 무척 가벼워 보였다. 이근호는 전반 10분 왼쪽 외곽에서 드리블해 문전으로 달려드는 하피냐에게 날카로운 공간 패스를 해줬고 하피냐가 이를 침착하게 왼발로 슈팅,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이근호와 에스티벤(콜롬비아), 마라냥, 하피냐(이상 브라질) 등 외국인 선수들이 위치를 바꿔 가며 알힐랄을 압박하는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은 동점골을 노린 알힐랄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9분 무함마드 살레가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김영광에게 잡힌 데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웨슬리가 낮게 올린 공에 유병수가 머리를 갖다댔지만 골대 오른쪽을 살짝 빗나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압둘아지즈 알다우스리의 강력한 슈팅을 김영광이 몸을 날려 가까스로 막아 실점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울산은 다음 달 4일(한국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8강 2차전을 치른다. 비기기만 해도 2006년 이후 6년 만에 4강 무대를 밟는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원정경기에서는 상대가 거칠고 강한 자신들의 색깔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 4강에 반드시 진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애들레이드(호주)는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홈 경기를 2-2로 비겼다. 울산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우발?계획?… 성격 논란 속 장기화 조짐

    이슬람을 모욕한 미국 영화에 반발한 이슬람권 전역의 반미 시위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슬람 금요예배를 고비로 진정되는 듯했으나 16일과 17일 파키스탄, 튀니지, 터키,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잇달아 벌어지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간 반미 시위대 수백명은 17일 카불 미군기지 근처에서 경찰에 총격을 가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 두 대가 화염에 휩싸였고 경찰관 50여명이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다쳤다. 시위대원 중 일부는 경찰을 향해 총을 쏘았지만 총격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다고 카불 치안 총책임자가 밝혔다. 시위대는 반이슬람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분노를 표출하며 “미국인에 죽음을” 등과 같은 반미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뚫고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과 정부 부처 건물로 진격할 것을 우려한 경찰은 대사관 진입로 주변 등에 경비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앞서 16일에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경찰과 충돌해 1명의 사망자와 1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와 북서부 데라 이스마일 칸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반미 구호를 외치고 성조기를 불태웠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미 대사관 앞에선 보수적 이슬람교도인 살라피스트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다 현지 살라피스트 지도자인 무함마드 엘 바크티를 포함해 7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도 이슬람교도 50여명이 반미 구호를 외치며 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성조기에 불을 붙였다.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분노의 시위’ 주간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을 향해 각지의 미 대사관에서 17일부터 23일까지 분노를 표출하는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리비아 제헌의회의 무함마드 알마가리프 의장은 이날 NBC·CBS 방송에 출연해 이슬람 모독 영화에 대한 자연발생적인 분노 표출이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수개월 전 리비아에 들어온 외국인들이 이번 사태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이번 사건이 “현재까지 수집된 정보로 판단할 때 사전 모의되지 않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7일 이란의 국영방송을 통해 “서방의 지도자들은 중대한 범죄의 공범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며 서방에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한 기자회견에서 독일 당국이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의 상영을 금지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 영화의 상영이 “독일의 공공질서를 위협하기 때문에 상영을 금지하는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슬람 反서방 시위 확산] 리비아 美공관 피습 ‘기획된 테러’였나?

    리비아 벵가지의 미 영사관 피습 사태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기획 테러’인지를 놓고 미국과 현지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기획 테러’의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벵가지 영사관 피습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전제한 뒤 “이번 사건이 사전에 계획된 공격이라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알기로는 9·11 테러나 미국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그(아랍권)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요 사태는 이슬람 신도들이 모욕적이라고 여기는 영화에 대한 반발에 따른 것이지만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해 영화에 대한 우발적 반발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카니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며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않은 상태”라고 여지를 남겼다. 전날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과 함께 기획 테러설을 제기한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도 이날 벵가지 영사관에 대한 공격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번복했다. 하지만 리비아의 무함마드 알마가리프 제헌의회 의장은 15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가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믿는다.”며 미 영사관 습격이 사전에 계획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습격에 유탄발사기(RPG) 등의 중화기류가 사용된 사실을 ‘기획 테러’의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번 미 영사관 습격은 종교와는 전혀 상관없는 비열한 복수전”이라면서 리비아인 10명도 영사관 습격 당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슬람 反서방 시위 확산] 알카에다 “리비아 美영사관 테러 우리가 했다”

    ‘9·11 테러’의 배후인 국제적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발생한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의 피습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알카에다는 또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에 대항하기 위해 이슬람 국가들에 미국 공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지시했다. 미국 정부는 테러에 대비해 일부 공관을 폐쇄하고 자국민 대피령을 내렸다. ●美피습에 외국인 가담 주장 나와 예멘에 본부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리비아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이 알카에다 제2인자인 아부 야히아 알리비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미국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단체인 ‘사이트(SITE) 정보그룹’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비는 지난 6월 파키스탄 자택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의 무인공격기 공습을 받고 숨졌으며, 미 백악관은 당시 사건을 “빈 라덴 제거 이후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한 바 있다. AQAP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알리비의 죽음은 예언자 마호메트를 공격한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한 우리의 결단력을 부추기는 신호”라면서 “전 세계 무슬림들이 힘을 합쳐 미국 외교관을 살해하고 미국 공관을 공격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사건에 외국인이 가담했다는 주장도 처음 제기됐다. 무함마드 알마가리프 리비아 제헌의회 의장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피습의 계획과 실행 과정에 외국인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의 출신 국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세부 정보를 미국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英 해리 왕세손 배속 기지 공격당해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공관 테러 위협 등 과격 반미 시위가 계속되자 미 당국도 대사관 폐쇄 등 긴급 조치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北)수단의 하르툼 주재 미 대사관이 16일부터 폐쇄될 예정”이라면서 “현지 미국인들은 당분간 대사관에 접근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수단과 튀니지에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긴급 요원을 제외한 모든 공관 직원과 자국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한편 영국의 해리 왕세손이 배속된 아프가니스탄의 남부 헬만드 지역의 국제안보지원군(ISAF) 합동기지가 14일 탈레반으로부터 공격을 당해 미 해병대 병사 2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리 유수프 아흐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성스러운 전사들이 미국인이 만든 모욕적인 영화에 복수하기 위해 자살 공격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세손은 이달 초 4개월 일정으로 아프간에 파견돼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복무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왕세자를 아프간에서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反美로 시작된 이슬람의 분노, 反서방으로 옮겨붙다

    反美로 시작된 이슬람의 분노, 反서방으로 옮겨붙다

    이슬람을 모독한 미국 영화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반미 시위가 이슬람권 안식일이자 금요 예배가 열리는 14일(현지시간) 이슬람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슬람 국가인 수단의 시위대 수천명은 이날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이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수도 하르툼 주재 영국과 독일 대사관에 난입해 건물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독일 대사관에 걸린 국기를 내리고 이슬람을 상징하는 검은색 깃발을 걸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두 대사관의 창문과 가구 등 집기류는 심각하게 파손됐고 이어 화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들 대사관 피습에 따른 사상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과 독일 대사관을 공격하고 나서 수만명으로 불어난 시위대가 미 대사관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들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대사관 진입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사상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에서도 이슬람 모욕 영화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정부군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레바논 당국은 시위대가 정부 청사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레바논에 도착한 날이다. 교황의 레바논 방문은 중동 지역에서 잇단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금요 예배가 열린 이날 반미 시위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로도 번졌다. 다만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는 중동에서와 같은 무장 공격이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전체 인구의 90%가 이슬람 신자인 방글라데시에는 금요 예배를 마친 1만여명의 시위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국기를 태우고 미 대사관 쪽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당국은 특수기동경찰대, 병력 수송용 장갑차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가 미 대사관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350여명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지지자들이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코란 구절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미 대사관 밖에서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집회가 열렸으나 폭력 사태는 없었다. 이슬람권에서 반미 시위가 격화되자 이집트 카이로 주재 캐나다 대사관은 긴급 폐쇄했다. 캐나다 외교부는 13일 카이로 미 대사관 주변에서 이어지는 시위 양상을 우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캐나다 방송 CTV가 전했다. 릭 로스 외교부 대변인은 “예방 및 직원 보호를 위해 대사관을 폐쇄했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를 동맹으로도, 적으로도 간주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발언으로 새 이집트 정권과 미묘한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이번 반미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이슬람 정파인 무슬림형제단이 전국 시위를 촉구하면서 오바마 정부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이집트 정부와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쪽으로 해석되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외교적, 법적으로 정확하게 말했다.”면서 “우리는 이집트와 동맹 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美, 리비아 근해 구축함 배치… 해병50명 도착

    ‘9·11 테러’ 11주년인 지난 11일(현지시간)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공격을 당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자국민 4명이 숨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가 13일 리비아 인근 해상에 구축함을 배치하는 등 특단의 보안 강화 조치를 발동했다. 유엔과 한국, 중국 등 국제사회도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다. AFP통신은 미 관리의 말을 인용, 순항 미사일을 탑재한 해군 구축함 ‘라분함’이 리비아 인근 해상에 배치됐으며 ‘맥폴함’은 며칠 내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미 대사관 등의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반테러 최정예 해병대 50명이 이날 리비아에 입국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도 급파됐다. 사태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마가리아프 리비아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현지 미 외교관의 안전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비아 정부는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과 관련, “내무부와 법무부가 이번 사건 수사에 착수해 증거를 수집 중이며, 일부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성명도 잇따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번 공격을 규탄한다.”며 “그 어떤 명분도 벵가지에서 발생한 잔학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성명 등을 통해 미 영사관 공격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리비아 민간인 공격주도 ‘카다피 오른팔’ 세누시, 트리폴리 구치소에 구금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처남이자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카다피의 오른팔’ 노릇을 해온 압둘라 알세누시(62)가 5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모리타니에서 리비아로 송환돼 트리폴리 구치소에 구금됐다고 AFP가 보도했다. 세누시는 지난해 리비아 반정부 시위 당시 민간인 공격을 주도하는 등 카다피 정권의 각종 범죄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88년 런던발 뉴욕행 팬암 103기를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공중 폭발시켜 미국인 탑승객 259명 전원과 현지 주민 11명이 사망한 ‘로커비 테러사건’과 1996년 아부 살림 교도소에 수용된 1200명을 몰살시킨 대학살 사건에 모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누시는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해외로 도주했으나, 지난 3월 모리타니에서 아프리카 투아렉족 추장으로 변장하고 입국하다 위조 여권이 발각돼 체포됐다. 리비아 검찰은 “세누시 송환은 모리타니 법원의 결정과 무함마드 울드 압델 아지즈 모리타니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다.”면서 “통상적인 건강진단 뒤 심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기고]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장원재 다문화 콘텐츠협회장·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

    [기고]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장원재 다문화 콘텐츠협회장·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

    올여름, 우리는 스스로 놀랐다. 올림픽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단은 사격·유도·양궁·수영·배드민턴·핸드볼·축구 등 거의 모든 종목에서 세계 정상권에 진입했다. 충분한 인구·경제력·사회적 자원 등을 고루 갖춘 소수의 선진국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경지다. 단지 성적이 좋아서 신났던 것이 아니다. 창조적 파괴가 신나는 진짜 이유다. 무함마드 알리가 위대한 것은 신개념의 복싱을 창조했던 까닭이다. 알리 이전의 헤비급 복서에겐 펀치의 파괴력이 일류의 지표였다. 알리는 스피드가 파워를 대체할 수 있고, 또 대립적 요소가 아니라 양립 가능한 기술임을 보여줬다. 아베베 비킬라는 지구력 위주의 마라톤에 스피드라는 개념을 접목시켰다. 이창호는 기다리는 바둑이 가장 공격적이라는 역설을 완성했다. 한국 펜싱은 ‘발로 하는 펜싱’이라는 신발명품으로 고정관념을 뒤집었다. 양궁과 쇼트트랙은 또 어떤가. 고정관념을 깨는 건 혁명이자 모험이다. 혁명이나 모험이 시도에 그치지 않고 성적을 내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응원문화도 한결 진화했다. 무분별한 민족주의와 성적 지상주의가 사라졌다. 광장의 열광은 줄어든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성숙한 개인들의 참여가 빈자리를 메웠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대한민국은 눈앞에서 근대화·공업화·민주화·선진화를 완성한 국가다. 최빈국에 있던 나라가 어떤 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투입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사례라는 뜻이다. 선진화의 열망을 지닌 나라가 과학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모델인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의 세계화를 꿈꾼다. SM의 이수만 대표는 “사이버 공화국을 만들어 세계인을 우리의 국민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가슴 뛰는 얘기다. 국토와 인구라는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어렵지만 신기술을 빌려 한국 문화와 한국이라는 나라에 친화적인 사람들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물리적 한계를 문화적으로 극복하자는 발상이다. 그런 만큼 광주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는 더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호남은 이미 국제사회다. 다문화 결혼, 영구 정착형 거주자 비율이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 판소리와 음식, 한국화의 뼈대를 이루는 남도의 예술은 문화적 세련미의 진수다. 도시문화와 농경문화, 전통과 현대, 한국과 아시아 각국의 문화가 미로처럼 한데 얽혀 있고 이 모든 요소가 실시간으로 용광로처럼 끓고 있는 도시다. 대한민국의 성취가 아시아인의 꿈으로 기능하려면 그 꿈이 실제로 펼쳐지는 공간도 있어야 한다. 아시아 각국의 문화가 화산처럼 분출하고 서로 섞이며 영감을 주고받는 가운데 각국 문화의 소비와 거래, 평가와 제조까지 이뤄지는 문화산업의 중심지를 가꿔야 한다. 아시아 각국의 영화·드라마·가요가 자기 나라가 아니라 이곳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더 중요한 빅 마켓이다. 각국의 전통문화가 그 자체로 사랑받으면서도, 다양한 진화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인재와 기술이 모여 있는 문화실험실이 필요한 것이다. 올림픽에서 다인종 인류가 경쟁과 화합으로 감동을 주었듯이, 아시아 문화중심 도시도 배려와 화합으로 세계인의 모범이 되길 바란다.
  • ‘기회의 땅’ 阿 공략의 교두보?

    ‘기회의 땅’ 阿 공략의 교두보?

    미국과 중국, 인도, 유럽 등 열강들이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는 아프리카에 한국의 코트라가 6일(현지시간) 의미 있는 깃발 하나를 꽂았다. 다름 아닌 탄자니아의 다레살람에 문을 연 코트라 무역관이다. 전 세계에서는 114번째, 아프리카에서는 8번째 코트라의 무역관이며 아시아 국가가 탄자니아에 세운 첫 무역관이다. 연 5%의 높은 경제 성장과 풍부한 지하자원, 값싼 노동력 등으로 ‘기회의 땅’, ‘검은 진주’로 불리는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동아프리카에 새로운 수출 거점 확보 코트라에 따르면 탄자니아는 천연자원과 관광자원,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지난해 6.4%의 경제성장을 이룬 유망한 시장이다. 특히 상업 수도라 불리는 다레살람에는 도로, 항만 물류 등 인프라뿐 아니라 아파트와 고층 빌딩 건설 등으로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장현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다레살람의 킬리만자로 호텔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이 무역관에 거는 두 나라의 기대를 반영하듯 오영호 코트라 사장과 김영훈 탄자니아 대사, 이운호 지식경제부 무역정책관 등과 무함마드 갈립 빌랄 탄자니아 부통령 등 현지 주요 관료와 기업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 사장은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아프리카에 새로운 무역 전초기지인 다레살람 무역관의 문을 열게 됐다.”면서 “동아프리카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중소기업에 다양한 현지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을 연결시켜 주는 등 아프리카의 새로운 수출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갈립 빌랄 탄자니아 부통령은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 비결과 정보기술(IT)을 배우고, 각종 인프라 건설 등을 함께 하고 싶다.”면서 “다레살람 무역관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 국가적 투자 늘려야 국제통화기금(IMF)은 2011년부터 5년간 급성장할 세계 10개국 가운데 에티오피아·탄자니아·가나·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7개국을 꼽았다. 아프리카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과 인도, 미국 등은 다양한 원조를 통한 접근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중국은 2015년까지 아프리카에 200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대규모 차관을 지원키로 했다. 지원 대부분이 ‘앙골라 방식’(자원담보 차관)이다. 대규모 차관으로 인프라를 건설해 주는 대가로 자원개발권이나 원자재를 직접 받는 방식이다. 이에 뒤질세라 인도와 미국도 아프리카 지원 강화에 나서는 등 검은 대륙의 숨겨진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포스코·LG·현대차 진출 방안 강구 포스코와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도 다양한 진출 방안을 강구 중이다. 김영훈 탄자니아 대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과 인도,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에서 새로운 무역 통로를 찾고 있다.”면서 “우리가 국가적 원조를 늘리면서 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투자와 접근을 한다면 아프리카가 우리의 새로운 성장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영규 다레살람 무역관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매년 비약적인 경제성장으로 10~20년 뒤에 전 세계 경제를 이끄는 최대 소비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우리 기업들도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잔인한 처벌이 범죄율을 실제로 낮추느냐 하는 점이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11월 유엔 회의에서 이란 사법부 산하 인권고등위원회의 무함마드 자바드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사형 집행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 공식발표된 것만 360건에 이르는 세계 2위의 사형 국가다. 그런 이란에서조차 사형의 범죄예방 효과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형을 없애는 게 국제적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폐지론자들은 말한다. 국제앰네스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일 기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96개국이고 한국을 비롯한 35개국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3분의2 이상이 사형을 형벌로 집행하고 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엔 회원국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체 193개국의 91%인 175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3개국에서만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폐지의 흐름은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옛 소련을 포함한 유럽 전체에서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벨라루스가 유일했다. 유럽연합(EU)은 사형제 폐지를 회원국 가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사형 제도가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세계적으로 인권 우선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로 가는 것이 오히려 강력범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열린세상] 알함브라의 추억/김다은 추계예대 교수·소설가

    [열린세상] 알함브라의 추억/김다은 추계예대 교수·소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성희롱, 성추행, 강간 사건들을 접해 왔다. 그런데 직장 사장의 아르바이트 여대생 성폭행과 학교 교장의 여교사 성폭행 소식을 접하고는 뜬금없이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떠올렸다. 섬세하고 정교한 아라베스크 무늬,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만들어 내던 아름다운 그늘, 시에라 네바다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뿜어져 나오던 수많은 분수 정원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세상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만큼 아름다운 궁전과 성폭력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고 여긴 것일까. 알함브라 궁전(La Alhambra)은 붉은 성이라는 뜻으로, 이슬람 왕조인 무함마드 1세가 13세기 후반에 건축하기 시작하여 여러 차례 증축과 개수를 거쳐 완성한 이슬람교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기억의 발길은 그라나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왕궁에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라이온의 정원으로 향했다. 라이온의 정원은 왕의 여자들이 살았다는 하렘이다. 무함마드 5세 시절에는 하렘에 약 100명의 후궁이 있었고, 제왕과 환관 외에는 출입이 통제되었다. 진실인지 각색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하렘에 꼭 들어가야만 하는 안마사나 악공들은 눈을 뽑아 버렸다고 한다. 예쁜 후궁들을 보려고 왕의 이복형제들이나 병사가 숨어들었다가 목이 잘려 떼죽음을 당하는 날이면, 피가 분수대 수압을 타고 공중으로 치솟았다고 들었다. 학교 교장과 직장 사장의 성폭행 기사를 접하면서 알함브라 궁전을 떠올린 것은 권력적 욕망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제왕을 둘러싼 절대적인 수직관계와 우리 사회의 갑을(甲乙) 관계에서 일어난 폭력에는 공통점이 있다. 즉, 육체적 강자가 약자에게(남성이 여성에게 혹은 어른이 아동에게) 가하는 원시적인 폭력과, 사회적인 계급을 통해 가하는 제도적인 폭력의 이중적인 성격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사회적 약자에 의해 발생한 우연적이고 상황적인 사건이 아니다. 사회적 지도자나 강자에 의해 미리 준비되고 의도된 권력적 성폭력은 왕조시대와 다름없이 현대에도 여전하다. 한데, 알함브라 궁전의 기억과 함께 은은하게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다. 스페인의 유명한 기타 연주가 프란시스코 타레가(1852~1900)가 작곡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타레가는 자신의 여제자를 짝사랑했고 알함브라 궁전을 같이 산책하면서 그 마음을 고백했으나, 당시 유부녀였던 콘차부인은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타레가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고통스러워하다가 알함브라 궁전의 분수 옆에서 사랑의 아픔을 달래는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가슴에 그리움의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져 분수를 이루는 듯한, 그 유명한 트레몰로 주법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다. 인간은 누구나 어쩔 수 없이 욕망을 지니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욕망을 채우려는 권력적 욕망도 있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감정을 승화시키는 타레가의 예술가적 사랑도 있다. 타레가는 자신보다 약자인 제자의 사랑을 강요하지 않았다. 자신의 욕망을 외부의 폭력이 아니라 내부의 영감으로 탈바꿈시켰다. 인간에게는 이처럼 추악과 숭고의 양면성이 있는 모양이다. 핏물이 넘치는 분수대도 있지만 감동과 영감을 주는 음악의 분수대도 있는 것이다. 요즘 알함브라 궁전은 하루에 786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할 만큼 세계 최대의 관광지가 되었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로, 세상에서 받은 가장 잔인한 벌이 알함브라 궁전 앞에서 눈이 멀고 마는 것이라고 한다(하렘의 눈먼 안마사나 악공들에서 연유한 듯하다). 눈이 머는 형벌 외에, 세상에서 잔인한 또 다른 형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가진 권력이나 힘을 이용하여 약자를 폭행하는 야만적이고 전근대적인 행위를 계속하면 결국 언젠가는 가장 현대적인 ‘전자발찌’를 차고 만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인간의 내면에 제왕적 욕망을 잠재울 타레가적 음악이 은은히 흐르고 있음에도, 그 음악 앞에서 귀먹은 형벌이다.
  • 이집트 “시리아 4자회담 열자”

    ‘중동판 4자회담’이 성공할까. 이집트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이란 등과 함께 중동지역 ‘4자회담’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므르 로시디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무함마드 카멜 아므르 외무장관이 4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터키, 사우디, 이란 등과 이미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로시디 대변인은 그러나 회담 개최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야세르 알리 이집트 대통령실 대변인은 4자회담을 통해 시리아 사태에 “진짜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이란을 “문제가 아닌 해법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와 이란은 이집트 정부의 4자회담 제안을 환영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4자회담 국가들 중 수니파가 우세한 이집트와 사우디, 터키 등 3개국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시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오히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등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이란 외무부는 4자회담을 비롯해 어떤 논의 석상에서든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이란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0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 대통령으로는 33년 만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집트와 이란 사이에 대화의 장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란과 이집트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발발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 관계가 단절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란핵 반대 서방 제재에 맞서야”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가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개막했다. 3년마다 열리는 이번 회의는 26~27일 전문가회의, 28~29일 외무장관회의, 30~31일 정상회의 등의 순서로 엿새간 진행된다. NAM 의장국인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30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란에 순회의장직을 넘길 예정이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정상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의장국을 맡는 3년 동안 NAM 회원국의 단합을 공고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서양 국가의 일방적인 제재에 맞서는 단결력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올해로 16회째인 이번 회의에는 50개국의 수반과 80개국의 장관급 이상 고위인사가 참석한다고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가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서방 국가들과 대립하는 이란에서 열리는 탓에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참석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됐다. 지난 22일에는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한다는 보도가 나왔다가 오보로 밝혀졌으며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 참석 여부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팔레스타인 대표로 마무드 압바스 수반만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개적으로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28~29일로 예정된 NAM 외무장관 회의를 비롯한 다자 및 양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테헤란에 도착했다. 30~31일 열리는 정상회의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북한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무르시 대통령의 방문으로 1980년 이후 단절된 이집트와 이란의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집트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이집트 현지 언론들은 “무르시 대통령이 36시간의 중국 방문을 마친 뒤 30일 테헤란을 방문해 4시간 정도 체류할 뿐”이라고 보도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Kim 첫 공식 외국방문지는 이란”이 부른 해프닝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26~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일부 외신 보도가 있었으나 이란 정부가 이를 부인했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지도자로서 첫 해외 방문지로 ‘혈맹’ 중국이 아닌 이란을 택하며 국제 무대에 파격적으로 데뷔할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는 해프닝에 그쳤다. 김 제1위원장이 NAM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는 보도는 22일 새벽 3시쯤 독일의 dpa 통신을 통해 처음 나왔다. 통신은 “이란이 화요일(21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다음 주 테헤란에서 열리는 NAM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NAM 정상회의 대변인인 무함마드 레자 포르카니는 김(제1위원장)이 첫 공식 외국 방문지로 이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dpa통신 보도에 이어 카타르 영자신문 걸프타임스와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알하야트 등 일부 아랍 언론이 이를 인용해 김 제1위원장의 NAM 정상회의 참석설을 보도했다. 그러나 AP와 AFP, 로이터, 신화, 교도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란 외교 당국이 오보로 확인했다.”며 “NAM 정상회의 측도 참석 대상자로 김정은이 아닌 ‘국가 수반’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종교, 인권을 누르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11세 파키스탄 소녀가 신성모독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사형 위기에 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키스탄의 악명 높은 ‘신성모독법’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기독교 신자인 소녀 림샤가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기독교도 밀집 주거지역인 메흐라바드에서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훼손한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 구금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현재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내무부 장관에게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메흐라바드 지역 경찰인 카심 니아지는 “림샤의 이웃 주민들이 그녀가 자기 집 앞에서 코란을 태우는 것을 목격한 뒤 그녀를 붙잡아 경찰서에 데리고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폴 바티 파키스탄 국민화합부 장관은 “(림샤가)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코란을 훼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림샤가 불을 피우기 위해 주운 쓰레기 중에 코란의 낱장들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이슬람교의 지도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모독하거나 신의 말씀이 담긴 코란을 훼손할 경우 신성모독죄로 최대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1980년대 중반 군인 출신의 무함마드 지아 울하크 전 대통령이 이슬람원리주의를 내세우며 신성모독법을 도입하자 인권단체들은 이 법이 남용될 소지가 많은 데다 기독교 등 소수 종교를 박해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며 폐기할 것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법을 개정할 계획이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2010년 11월 아시아 비비라는 여성이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았고 이듬해 1월 살만 타시르 펀자브주 주지사가 이 여성을 처벌한 신성모독법을 비난해 자신의 경호원에게 암살됐다. 또 같은 해 3월에는 샤바즈 바티 소수민족부 장관이 신성모독법 개혁을 주장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이집트-이란, 30년 만에 ‘新밀월시대’ 여나

    이집트-이란, 30년 만에 ‘新밀월시대’ 여나

    무함마드 무르시(왼쪽) 이집트 대통령이 오는 30일 이란을 방문키로 해 두 나라 사이의 단절된 외교관계가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이집트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1980년 국교 단절 이후 처음이다.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18일(현지시간) 대통령실 관리의 말을 인용해 무르시 대통령이 오는 30~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회의(NAM)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오는 27~29일 중국을 방문한 뒤 귀국 길에 NAM에 참석, 이란에 순회의장직을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에서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오른쪽)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란과 이집트는 1979년 이란에서 시아파 지도자인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슬람 혁명’을 주도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근본주의를 표방하면서 서로 등을 돌렸다. 당시 이집트가 이란에서 쫓겨난 팔레비 왕의 망명을 받아들인 것이 국교 단절의 빌미가 됐다. 또 같은 해 이집트가 이란의 적인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자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수니파 아랍국가들과 함께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을 고립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이집트와 이란의 해빙 무드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정상회의에서 이집트는 시리아 내전을 중재하기 위한 연락 그룹을 제안하면서 이란을 포함시켰다. 앞서 이집트 외무장관 출신인 나빌 엘라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지난달 “이란은 적이 아니다.”라며 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무르시 대통령의 이번 이란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가 급진전될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집트와 이란의 관계 개선 여부와는 별개로 이집트로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 등 서방에 대한 높은 의존에서 벗어나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정치적 위상을 제고하려 노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軍 수뇌부 전격 경질 ‘무르시’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61) 신임 이집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국방장관 등 군 지도부를 대폭 물갈이하면서 이집트 정국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민선 대통령이 군부와의 허니문 기간 없이 개혁에 나선 모습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 때 ‘하나회’(육사 출신 장교의 사조직)를 척결한 것과 퍽 닮았다.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며 조롱받던 무르시 대통령이 서슬 퍼런 칼날을 빼든 것이 반전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카이로의 한 대학에서 가진 라마단(이슬람교의 금식 성월) 연설을 통해 “이번 인사는 특정인이나 특정기관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자유가 위축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그는 군부 수장인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과 2인자인 사미 아난 육군 참모총장을 전격 해임했다. 또 해군과 공군·방공군 사령관까지 해임하며 군 수뇌부를 모조리 갈아 치웠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임시헌법도 폐기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지난 5일 이집트 국경 수비대원 16명이 무장세력의 기습을 받고 살해당하면서 군부를 향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 틈을 타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집트 정세 분석가들은 무르시의 ‘쇄신 승부수’에 대해 의외라면서도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무슬림형제단 측 후보로 지난 6월 대선 결선에 나선 그는 51.73%의 득표율로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48.27% 득표)를 꺾고 당선됐다. 무슬림형제단은 애초 카이라트 알 샤테르 후보를 1순위 대선주자로 밀었으나 테러 지원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 탓에 후보자격이 박탈되자 무르시를 대신 내세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를 ‘스페어 타이어’라고 부르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이번 결단으로 유약했던 자신의 이미지를 단박에 바꿔놓았고, 민간정권과 군부 간 권력균형도 정권 쪽으로 급속히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집트의 정국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에 집중된다. 관건은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와 협의를 거쳐 군 인사를 내렸는지 여부다. 만약 군부와 사전교감을 나눴다면 정세가 크게 악화되지 않겠지만, 협의 없이 군부와 정면대결을 택한 것이라면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후임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압델 파타 엘 시시가 군최고위원회(SCAF) 소속이라는 점에서 젊은 장교들과 교감 뒤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메가리프 리비아 의회 신임의장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철권통치 이후 43년 만에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룬 리비아는 9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알 메가리프 전 리비아구국민족전선(LNSF) 대표를 새로 구성된 의회의 의장으로 선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메가리프 신임 의장은 이날 200석으로 구성된 의회 투표에서 113표를 얻어 85표를 얻은 자유주의 성향의 인권변호사 출신 알리 지단 후보를 제쳤다. 메가리프 의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행복하다. 큰 책임을 맡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단 후보 역시 “이것이 우리가 꿈꿔온 민주주의”라며 메가리프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태동한 벵가지에서 1940년에 태어난 메가리프 의장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인도 주재 리비아 대사를 지냈다. 1980년 대사직에서 물러난 그는 다음 해 리비아에서 반군 단체로 잘 알려진 LNSF를 창설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시도를 꾸준히 해 왔다. 카다피 정권은 LNSF 소속 회원들을 체포해 처형하는 등 엄중 단속해 왔으며 그중 대다수는 해외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국에 쫓기던 메가리프 의장 역시 미국으로 망명해 약 20년간 정치적 망명가 신분으로 지내다 지난해 리비아에서 반정부 시위 운동이 불거지자 귀국했다. 메가리프 의장은 귀국하자마자 LNSF의 이름을 바꿔 민족전선(NF)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NF는 지난 7월 리비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민주적 의회 선거에서 3석을 차지했다. 무사타파 압둘 잘릴 전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 의장의 뒤를 잇게 된 메가리프 의장은 회기 시작 30일 이내에 총리를 선출하는 등 새로운 과도정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 의원 60명으로 구성된 헌법 제정 기구를 만들어 헌법 초안을 작성하고 내년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약 1년간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알아사드 “테러리스트 제거 중단없이 매진할 것”

    리아드 히자브 시리아 총리의 망명으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알아사드(오른쪽) 대통령이 보름여 만에 국영TV에 모습을 드러냈다. 시리아 국영TV는 7일(현지시간) 알아사드 대통령이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사이드 잘릴리(왼쪽) 이란 국가안보최고위원회 위원장을 접견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된 건 지난 7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잘릴리 위원장에게 “시리아 국민과 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하는 데 중단 없이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보도했다. 잘릴리 위원장은 “시리아 사태는 내부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적대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세력 간의 충돌”이라며 “이란은 알아사드 정권을 계속해서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수니파가 대다수인 시리아 반정부 세력이 집권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는 이란은 9일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지역국가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히자브 총리의 망명은 반군이 수개월간 공들인 결과로 알려졌다. 6일 요르단 정부가 히자브 총리의 망명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히자브 총리의 대변인인 무함마드 엘에트리는 “총리의 망명은 반군 최대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이 총리 취임 직후부터 2개월간 작업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는 반군이 알아사드 정부 내 고위직 인사들에게까지 관계를 구축,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반군 관계자는 “수시간 내 총리를 도하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밝혀 FSA가 히자브 총리의 카타르행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6월 알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총리로 지명된 히자브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장관 2명과 함께 요르단에 도착했다. 총리 일가 10명도 함께 도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자브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나는 오늘부로 테러리스트 정부에서 이탈했음을 선언한다.”면서 “군인의 한 사람으로 신성한 혁명에 몸담겠다.”고 밝혔다. 히자브는 이라크 국경지대인 다이르 알주르 출신으로 고향에서 반정부 세력이 득세하면서 정권 이탈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반군에 합류한 나와프 알파레스 전 이라크 주재 시리아 대사도 역시 이 지역 출신이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순방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7일 알아사드 대통령 축출에 대비한 계획을 긴급하게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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