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개인기 지고 솔직함 뜨고
최근 방송트렌드가 달라지면서 TV속 ‘엔터테이너’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도 변하고 있다. 개인기보다는 솔직함과 능동성 등이 가장 큰 덕목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여기에는 인터넷 등을 통한 참여가 확대되는 등 시청자들의 참여와 수용자들의 달라진 패턴도 한몫했다.
요즘 방송가의 오락프로그램은 가수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KBS ‘해피선데이-1박 2일’에는 가수 은지원, 김C, 이승기,MC몽 등이 출연하며,SBS ‘일요일이 좋다-김서방을 찾아라’에도 문희준, 알렉스, 김성수 등이 나온다.17일 첫방송한 ‘일요일이 좋다’의 새코너 ‘체인지’에도 이효리를 비롯해 god 출신의 손호영,‘슈퍼주니어’의 강인 등이 고정 출연한다.
이처럼 가수들이 대거 오락프로그램으로 진출한 것은 인지도 상승 효과 외에도 달라진 방송 경향과 무관치 않다. 최근엔 정통 코미디 프로는 줄고, 체험을 강조한 리얼버라이어티쇼가 각광받고 있다. 특출난 개그실력보다는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순발력과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끼와 솔직함이 더 큰 미덕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영역간의 넘나듦도 많이 늘었고, 데뷔 때부터 가수, 연기자,MC 등 자신의 분야를 한 가지로 규정짓지 않는 만능 엔터테이너들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1박2일’의 이명한 PD는 “2∼3년전만 해도 개인기를 지닌 연예인들이 각광받았지만, 요즘은 본인들의 인성과 성품이 프로그램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 캐릭터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무리 유명연예인이라도 자신을 진솔하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나 프로그램에 능동적으로 임하는 성실성이 없으면 오락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요즘 엔터테이너들에게 더욱 중요해진 것이 바로 제작진과 시청자들과의 ‘소통 능력’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인터넷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해 참여하고, 방송 이외에도 각종 매체를 통해 연예인의 모습을 흔히 접한다.
최근 인기있는 오락프로그램들은 대본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캐릭터들도 제작진, 시청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만들어진다. 그만큼 출연자가 얼마나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느냐가 중요하다.‘무한도전’이 현재 같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멤버들간의 팀워크와 성실성, 인터넷 투표 등을 통한 시청자들과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일이 좋다’의 이지원 PD는 “요즘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방송전후의 대기실 풍경 등 과거에는 보지 못한 연예인의 사적인 모습들을 이미 많이 접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 포장된 모습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예인들의 과대포장된 부분은 제작진이 판단하기 전에 시청자들이 더 빨리 판단하는 만큼 연예인들도 자신의 본모습이 아닌 특정 이미지만을 고수할 경우 생각보다 빨리 식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