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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소영 칼럼] ‘이대남’의 적자생존/논설실장

    [문소영 칼럼] ‘이대남’의 적자생존/논설실장

    ‘20대 남자의 보수화’를 비판하기 쉬운 그래프 하나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제였다. KBS는 세대인식조사를 수행해 50대 남녀와 20~34세 남녀 1200명(세대별 600명)에게 ‘기회만 있다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고 싶다’는 질문에 대한 진술을 받았다. 50대 남녀는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나누겠다”는 대답이 포물선 형태로 상승했다. 반면 20~34세 남성은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나누겠다”는 답변이 하락했다. 20~34세 남성 그래프에서 이른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이 무시된 듯했다. ‘20대 고소득층 남자는 이기적’이라고 속단할 뻔했는데, 다른 의견들이 들려왔다. ‘K를 생각한다’의 임명묵 작가는 “2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 비해 본심을 노출시켰다”고 판단했다. 한 심리학자는 “문제가 된 단일 질문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유도해 50대의 답변은 사회적 체면을 고려한, 바람직한 정답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재광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 교수는 “20대 남자 그래프가 너무 매끈한 것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혹여 청년들이 위선적인 ‘86세대’에 반발해 본인들 욕망을 솔직히 표현한들 그게 비난받을 일이냐고도 했다. 판단을 수정했다. 한국 20대 남성이 아버지 세대에 비해 더 이기적이고 보수적이며, 일탈적일 이유는 없다고. 해당 그래프를 덜 신뢰하겠다고. 20대 남성 대부분은 상식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사실 20대 남성, 통칭 ‘이대남’이 늘 보수적이지도 않았다. 4년 전만 해도 진보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 출범에 이대남이 크게 기여했음이 대선 출구조사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나. 논란 탓인지 뒤늦게 데이터가 추가 공개됐다. 최상위 고소득층 구간인 9와 10에 답변한 2034 남자는 1명도 없었다. 8구간도 13명으로 4%에 불과했다. 소득층은 주관적인 평가였고, 그래프는 로지스틱 회귀모델에 의지해 그린 것이었다. 결국 소득구간과 나눔과 나이의 관계는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이대남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은 것이 아닌가. 만약 이대남이 문제적이라면 그 원인은 이기심 등이 아니라 오히려 남녀가 평등해진 교육시장과 치열해진 취업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 여성 대졸자가 취업시장에서 약진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출생으로 80년대에 대학에 진학한 ‘86세대’들은 대기업 취업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국 경제의 확장기였고, 연간 출생자 100만명이던 또래 집단 중 20~30%만 대학을 갔으니 특히 SKY 출신 남학생들은 누워서 떡 먹기처럼 쉽게 취업했다. 또래집단의 5~10%를 차지한 여대생도 경쟁 대상은 아니었다. 교대나 사범대 출신이 아닌 여대생들은 취업보다는 결혼이 우선시되던 사회였다. 믿기 어렵겠지만, 대기업의 여대생 대규모 공채는 1985년 대우그룹이 처음이었다. ‘미혼 여직원들의 정년은 만 25세’라는 법원 판례가 나오고 “결혼하면 퇴직한다”는 각서를 여직원들이 쓰던,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21세기에 새 시대가 열렸다. 부모는 아들딸 구별 없이 낳고, 더는 딸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딸의 대학 진학이 아들과 거의 같다. 그러니 아버지 세대와 달리 20대 대졸 남자는 20대 대졸 여성과 질 좋은 직장을 두고 경쟁해야만 한다. 설상가상 한국의 대기업 대졸 공채는 줄었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 한 무한경쟁할 상황이다. 사실 86세대 남성이 20대 시절 취업시장에서 누린 특권은 지속적으로 축소돼 현재 이대남에 이르렀다. 정치권이나 언론 등이 이대남을 문제적이고 보수화했다고 어설프게 진단할 일이 아닌 이유이다. 네덜란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원시 인류의 본능을 침팬지에서 참고할 것인지, 보노보 원숭이에서 참고할 것인지 묻는다. 침팬지는 공격적이고, 보노보는 협력적이다. 인류 진화의 속성을 갈등과 투쟁으로 보느냐, 협력과 공감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 사회가 20대 남자를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세대로 볼지, 아니면 문제적이고 일탈적인 세대로 볼지에 따라 이들을 향해 정치권이 내놓을 사회적 자원의 분배방식은 달라진다. 세상은 평등과 공정, 공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흐름이 끊기거나 때론 역류도 하겠으나 그래도 평등과 공정·공감이 어우러지는 세계가 인류의 미래라고 예상한다. 한국의 이대남들도 당연히 이런 흐름에 함께 합류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 “OTT와 무한경쟁”… 플랫폼 올인 최진환 대표

    “OTT와 무한경쟁”… 플랫폼 올인 최진환 대표

    “통신·유료방송 사업자를 넘어 플랫폼 회사가 돼야 합니다.”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몇년간 급성장한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와의 ‘무한경쟁’을 선언한 것이다. 최 대표가 2019년 12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역점 사업인 월정액 드라마·영화 감삼 플랫폼인 ‘오션’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OTT 업체들과 경계를 허문 콘텐츠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 망 사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며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더욱 기세를 올리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최근 현대카드와 협업해 ‘오션 에디션’ 신용카드를 내놨다. 전월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서 오션의 월정액 이용료를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최 대표가 장기신용은행, AT커니, 베인앤컴퍼니,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생명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 출신이란 점에서 이 같은 협업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와 함께 ‘오션 에디션’ 홍보물의 모델이 돼 직접 카메라 앞에 서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오션은 유료방송 서비스를 통해 TV 모니터로도 콘텐츠를 즐기고, 외부에 있을 때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국내에 나온 OTT나 유료방송 서비스 중에 제공하는 전체 영화 수(1만 1000여편)와 1년 내 개봉한 영화 수(140여편)가 가장 많다는 점을 내세운다. 오션 출시를 앞두고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와 비교할 때 충분히 콘텐츠 우위가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출시 이후에는 월 1만 4000원가량인 월정액 가격이 부담스럽단 의견이 나오자 지난달엔 실속형 서비스인 ‘오션 셀렉트’를 내놓으며 마케팅에도 다방면으로 힘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강력한 콘텐츠를 앞세운 플랫폼 없이는 현재의 급변하는 미디어 플랫폼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OTT라는 파고를 넘는 데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플랫폼 회사 될겁니다”…OTT 침공에 무한경쟁 나선 SKB

    “플랫폼 회사 될겁니다”…OTT 침공에 무한경쟁 나선 SKB

    “통신·유료방송 사업자를 넘어 플랫폼 회사가 돼야 합니다.”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몇년간 급성장한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와의 ‘무한경쟁’을 선언한 것이다. 최 대표가 2019년 12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역점 사업인 월정액 드라마·영화 감삼 플랫폼인 ‘오션’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OTT 업체들과 경계를 허문 콘텐츠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 망 사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며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더욱 기세를 올리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최근 현대카드와 협업해 ‘오션 에디션’ 신용카드를 내놨다. 전월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서 오션의 월정액 이용료를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최 대표가 장기신용은행, AT커니, 베인앤컴퍼니, 현대캐피탈, 현대라이프생명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 출신이란 점에서 이 같은 협업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와 함께 ‘오션 에디션’ 홍보물의 모델이 돼 직접 카메라 앞에 서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지난해 7월 출시한 오션은 유료방송 서비스를 통해 TV 모니터로도 콘텐츠를 즐기고, 외부에 있을 때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국내에 나온 OTT나 유료방송 서비스 중에 제공하는 전체 영화 수(1만 1000여편)와 1년 내 개봉한 영화 수(140여편)가 가장 많다는 점을 내세운다. 오션 출시를 앞두고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와 비교할 때 충분히 콘텐츠 우위가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출시 이후에는 월 1만 4000원가량인 월정액 가격이 부담스럽단 의견이 나오자 지난달엔 실속형 서비스인 ‘오션 셀렉트’를 내놓으며 마케팅에도 다방면으로 힘을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강력한 콘텐츠를 앞세운 플랫폼 없이는 현재의 급변하는 미디어 플랫폼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OTT라는 파고를 넘는 데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PC 이어 모바일 마찰… 애플-MS 재격돌

    PC 이어 모바일 마찰… 애플-MS 재격돌

    지금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후발주자들의 위세에 다소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PC 시대 도약기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원조 공룡은 단연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이었다. 동갑내기 천재 빌 게이츠(66)와 스티브 잡스(2011년 사망)가 각각 1975년과 1976년 창업한 MS와 애플은 치열한 경쟁 속에 오늘날 PC 대중화의 기틀을 만들었고, 둘은 필생의 라이벌로 지냈다. 오랫동안 휴전 상태에 있던 MS와 애플의 전쟁이 최근 들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은 우선 애플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 장터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MS는 애플의 앱 게임서비스 결제 방식에 반발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게임업체 에픽게임스를 강력 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MS가 에픽게임스를 뒤에서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며 잇속을 챙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11’을 발표하면서 “세상은 더 개방적인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폐쇄적인 애플을 정조준했다. MS가 에픽게임스처럼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IT 기업들을 대표해 반독점의 전사처럼 행동하는 것은 이전과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애플이 전 세계 PC OS 시장을 석권한 ‘골리앗’ MS의 독점에 맞서는 ‘다윗’을 자처했기 때문이다.MS와 애플은 1980~90년대 특히 치열하게 대립했다. 애플이 1988년 MS 윈도가 자사 매킨토시 컴퓨터의 그래픽 방식을 베꼈다며 제기했던 5억 달러대의 손해배상 소송은 지금도 ‘세기의 소송’으로 불린다. 양사는 1997년 잡스의 애플 경영진 복귀와 동시에 ‘휴전’을 했고, 이는 지금까지 큰 틀에서 유지돼 왔다. 그러나 양측의 평화는 곧 막을 내리고 미래 먹거리를 향한 무한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MS와 애플이 최근 부상하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는 만큼 앞으로 양사 간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벤처캐피털 전문가 진 먼스터는 “AR은 MS가 다시 성장세를 타기 위해 필수적인 다음 관문이며, 애플은 이에 맞서 자기들 모바일 영역을 지키려 들 것”이라고 했다. 현재 애플과 MS는 전 세계적으로 시가총액 2조 달러(2260조원) 이상의 가치를 실현한 단 2곳의 기업이다. 양사 모두 국내외 14만명 이상의 직원에 연간 40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백신 보릿고개’ 반박한 文 “접종, 상반기 1300만으로 상향”

    ‘백신 보릿고개’ 반박한 文 “접종, 상반기 1300만으로 상향”

    문재인 대통령은 3일 “4월 말까지 300만명 접종 목표를 10% 이상 초과 달성하는 등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금처럼 시기별 백신 도입 물량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반기 1200만명 접종 목표를 1300만 명으로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고도 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주 만에 청와대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백신 도입과 접종은 당초의 계획 이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구 두 배분량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확보물량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어 ‘백신 보릿고개’가 우려된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불안감을 가지지 않도록 백신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고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바로잡는 노력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며 “5월에도 화이자 백신은 주 단위로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물량이 앞당겨 들어온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 국가라는 목표를 위해 민관이 협력하고 행정적·외교적 지원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는 나라로 주목받고 있다”며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가이며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코로나 백신 3개 제품이 국내에서 위탁 또는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한국이 백신 생산의 최적지로서 글로벌 허브 국가가 된다면, 국내 공급은 물론 아시아 등 전 세계 백신 공급지로서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내 백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확보를 위한 전 세계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백신 주권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며 “내년에는 우리 기업이 개발한 국산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재난 시기 해고 금지”…공공운수노조 ‘10대 요구안’ 발표

    “재난 시기 해고 금지”…공공운수노조 ‘10대 요구안’ 발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가 공공 부문에서 일하는 민간 위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시기에 노동자들의 해고를 금지하는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대책들을 제시하며 이 대책들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요구사항들이 실현될 때까지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한 오는 11월까지 집단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 일자리 확대와 재난 시기 노동자 해고 금지, 노동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권리 보장을 촉구하며 이를 위한 10가지 대책을 정부가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가 요구한 대책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든 노동자에 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확대 △임금 격차 해소 △안전운임제 확대·강화 △간호·돌봄 노동자 등 코로나19 상황 속 필수·위험업무 인력 충원 및 보호 강화 등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광화문광장 일대와 경복궁역, 안국역 앞 등 13곳에서 10대 요구사항을 적은 피켓 등으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숙영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하루에 7시간 넘게 헤드셋을 쓰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많은 업무를 안내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하여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지 않았나”라면서 “제 동료들은 10명 중 9명은 우울증 고위험군에 속할 만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게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방문하고 4년이 지난 뒤에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화물차주 및 운수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 확대 시행을 촉구한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본부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당시만 해도 전국 18만대에 불과했던 화물차가 지금은 48만대로 늘어나 화물 노동자들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상태다. 그동안 화물차 가격과 고정비는 몇 배로 늘었지만 운반비(운임료)는 오히려 하락하거나 정체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속도로 화물차 교통사고의 41.9% 정도가 졸음운전이 원인이라는 통계만 보더라도 화물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다. 현재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한시적(2020년~2022년)으로 적용되고 있는 안전운임제 일몰제의 폐지, 모든 품목으로의 확대 적용, 화물 지입차 제도 폐지 등을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규덕 항공연대협의회 의장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닫힌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공항 노동자들은 비행기가 공항에서 뜨지 않아서 최저생계비 이하의 급여를 받아도 함께 이겨내겠다는 심정으로 고통을 분담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코로나19 위기를 빙자한 항공사들의 정리해고”라며 “이스타항공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등 인위적으로 회사를 회생불가상태로 만들어 노동자들을 대거 길거리로 내몰았다. 아시아나케이오(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는 노동위원회가 두 번에 걸쳐 부당해고 판정을 했음에도 거액의 변호사비를 들여 행정소송을 제기해 노동위원회의 해고노동자 복직 판정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또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헐값에 헌납하는 특혜성 매각을 졸속으로 추진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일터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 견디고 있다”고 전했다. 라정미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은 “평소 1명 당 어르신 10명을 돌봤던 요양보호사들은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코호트 격리(동일집단격리)됐고, 평소 감염병 감염 위험 또는 감정노동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이용자들의 요구에 각자 알아서 대처해야 했던 재가 돌봄 노동자들은 대응 매뉴얼 부재 속에서 감염 위험은 물론 이용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까지 혼자서 감수해야 했다”면서 “돌봄 노동자들이 공공 돌봄 현장에서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돌봄 노동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우리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다. 정부가 제대로 된 대화에 나설 때까지 투쟁을 병행할 것”이라며 “정부는 불평등이 임계를 넘어 사회를 해체하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시대적 명령에 당장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글·사진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백신 신냉전/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백신 신냉전/황성기 논설위원

    새해 초입부터 코로나19 백신 제3라운드가 뜨겁다. 코로나 발병 직후부터 시작된 백신 개발의 1라운드, 작년 하반기의 입도선매식 백신 확보 2라운드에 이어 누가 접종을 빨리, 그리고 많이 하느냐는 새로운 경쟁에 불이 붙었다. 백신 3라운드를 선두에서 견인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율리 에델스타인 보건부 장관은 지난 1일 북부 도시에서 100만명째 접종을 자축했다. 백신 확보에도 전투를 치르듯 속전속결이었던 이스라엘은 인구 930만명에 벌써 100만명을 넘겨 인구 대비 접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인구 100명당 접종이 11.55명으로 접종 목표 550만명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 이스라엘 내 60세 이상 고령자의 40% 이상이 2회 접종분 가운데 1차를 맞았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40여개국이 백신 접종 레이스에 들어갔다. 양으로만 따지면 지난 1일 기준 중국이 450만회로 1위, 미국(317만회) 2위, 영국(94만회)이 3위를 차지했다. 백신을 개발하는 미국·영국 세와 중국·러시아 세의 각축이 두드러진다. 미영이 압도적인 백신 시장에서 중국이 뒤를 쫓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중국은 지난 연말 자국의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을 터키에 1차로 300만회분을 공급했다. 브라질 상파울루 주정부도 시노백 백신 1060만회분을 확보하는 등 중국산 백신을 계약한 국가는 파키스탄, 이집트 등 10여개국에 이른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서 “코로나 백신을 공공재로서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불신을 자초한 게 백신 시장 선점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내놓은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곧 접종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러시아는 3상 임상시험 전에 당국이 백신을 승인해 국제적인 신뢰가 떨어지는 데다 생산시설조차 모자라 해외 판로 개척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과 궤를 같이하는 백신의 신냉전은 올해 안으로 결판난다. 마지막 4라운드는 집단면역을 누가 빨리 달성하느냐의 경쟁이다. 이스라엘이 1등을 예약한 상태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미영의 백신을 인구 이상으로 챙긴 국가들이 집단면역이란 결승점에 차례로 들어올 것이다. 한국도 3라운드까진 뒤처지긴 했으나 5600만명분을 확보한 만큼 4라운드에선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극복은 최빈국이나 개발도상국도 선진국과 비슷한 시기에 집단면역을 이뤄야 의미가 있다. 자국 이기주의에 따른 무한경쟁이나 줄세우기가 아닌 국제 공조와 협력이 절실하다. marry04@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말, 사람이 먼저인 새해로/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정말, 사람이 먼저인 새해로/박상숙 국제부장

    2020년은 사람의 값을 다시 따져 보게 된 시간이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리라고 호언장담하던 때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로 지상에서 180만명가량이 스러졌다.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이라는 기록을 들이대지 않아도 실존에 대한 위기감은 뼈저렸다. 전쟁터도 아닌데 사람이 이렇게 쉽고 허무하게 죽을 수 있다니. 구랍 백신이 나왔지만 공포는 여전하다. 남은 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더 가벼워진 존재의 가치에 발버둥치고 있다. 기업, 가게, 학교 등이 문을 닫으면서 고립과 실직은 일상이 됐고, 불평등과 불안은 깊어졌다. 미래는 늘 불투명했지만 코로나가 더해진 가시거리는 측정 불가다. 새해 전망부터 암울하다. 세계은행은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제침체로 올해 1억 5000만명이 극심한 빈곤을 겪을 것으로 보며, 국제통화기금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가 될 것이라고 보탰다. 비대면 트렌드로 특수를 누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와 같은 억만장자가 아니라면 2021년을 맞는 심사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개인의 노력으로 운명을 선택할 수 없는 무력감에 찌든 지난해를 보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니 연초마다 다지는 작심삼일의 결심조차 여의치 않다. 헤매는 어린양을 헤아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 전 ‘렛 어스 드림’(Let Us Dream)이라는 책에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는 태도를 제시했다. 마태복음 13장의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는 구절을 인용해 양극화의 비정함을 환기시키면서, 전염병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훼손된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삶의 속도를 늦출 것을 권한다. 천천히 가면서 주변 사정을 눈에 담으며 다 함께 잘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병의 창궐로 거의 멈춤 상태인 일상에서 불안보다는 반전의 희망을 찾으라는 뜻일 터다. 실제로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타면 풍경의 변화에 민감해진다. 밖을 향해 눈을 돌리는 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에너지가 될 수 있다. 반(反)세계주의 활동가 나오미 클라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강제한 ‘삶의 감속’이 일으킨 긍정적 영향을 언급했다. 그녀에 따르면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 죽음으로 촉발된 인종차별반대 시위는 과거와 사뭇 달랐다. 국경을 넘어 여러 대륙으로 확산돼 규모 면에서도 유달랐지만, 인종은 물론 연령·계층도 다양했다. 식민주의 잔재를 청산하자는 움직임으로 발전할 만큼 파급력이 강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으로 삶에 제동이 걸린 개인들이 무한경쟁의 일상에서는 무관심했던 인종차별, 독재와 같은 보편적 이슈에 반응하고 공감했기 때문이란 게 그녀의 분석이다. 반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와 정치인은 어떠했나. 국민의 안전과 국가적 협력을 도모하기보다는 정략적 이익을 위해 전염병 사태를 악용한 사례가 허다하다. 마스크 착용부터 백신과 치료제 개발까지 단계마다 이념을 들이대며 분열을 조장하고 고통을 세계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우리라고 다를까. ‘검찰과의 전쟁´으로 국정이 오락가락하면서 세계적 찬사를 받았던 K방역의 민낯이 드러났다. 요양원, 구치소 등에서 무더기 감염 및 사망이 속출하고 있다. 한 국가의 품격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한다. 구의역 김군이나 태안화력 김용균씨가 겪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만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렸다. 인권 변호사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약속했다. 표심에 매달리는 구호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새해였으면 한다. okaao@seoul.co.kr
  • 마이데이터·오픈뱅킹까지…금융권 무한경쟁 돌입

    마이데이터·오픈뱅킹까지…금융권 무한경쟁 돌입

    국내 신용카드사와 증권사가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으로 진출하면서 금융사들의 ‘데이터 플랫폼’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신한·KB국민·우리·BC·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농협중앙회, 미래에셋대우 등이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았다. 아울러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네이버파이낸셜과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한국신용데이터 등 모두 21곳이 선정됐다. 금융위원회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객들이 누릴 수 있는 금융서비스의 질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각종 기관과 기업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한 플랫폼에 담아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자신의 정보를 요구하면 해당 금융기관은 마이데이터 사업자한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마이데이터가 관장하는 정보의 범위에는 은행 계좌·카드·펀드·보험·대출 등 모든 금융거래 정보들이 포함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하면 금융사 내 은행·증권·카드 등 업권의 경계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카드 앱을 활용해 거래하는 모든 은행과 카드사 그리고 보험사 등의 금융거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사용 플랫폼의 자리를 놓고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드사 관계자는 “주거래 금융기관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며 “최적의 상품을 개발해 추천하면 업권에 상관없이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고 전했다. 모바일에서 은행·핀테크의 칸막이를 없앴던 오픈뱅킹은 증권사와 상호금융권까지 영역을 넓혔다. 지난 22일 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4개 상호금융과 우체국, 교보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뱅킹은 한 금융사의 앱으로 모든 금융사의 본인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내년 초에는 신용카드사들도 서비스 대열에 합류한다. 이미 은행권과 빅테크가 오픈뱅킹 서비스를 선점하고 있지만 제2금융권의 참여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오픈뱅킹에 사실상 금융권 전체가 뛰어든 상황”이라며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한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코로나 키트 후속작은 ‘암·유전병’ 검사”

    “코로나 키트 후속작은 ‘암·유전병’ 검사”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이후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미래차와 함께 3대 차세대 산업으로 바이오를 선정하고 집중 육성하겠다며 힘을 싣고 있다. 해외 유수 제약사의 약을 위탁 생산해 주는 바이오의약품의 생산기지를 넘어 바이오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서울신문은 국내 바이오·제약을 이끌어 가는 업체들을 조명하는 ‘K바이오를 이끄는 사람들’ 시리즈를 연재한다.“코로나 키트 다음으로는 암 진단, 유전자 검사 등으로도 제품 영역을 확장하겠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 속 활약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곳이다.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진단키트를 빠르게 보급하면서 한국이 세계적인 방역국가의 위상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코로나 이전 시가총액 2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회사는 어느덧 5조~6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국내 코로나 진단키트 시장의 70%를 차지하지만 불안도 상존한다. 진단키트 시장은 이미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미국 제약사 화이자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곧 내놓는다는 소식에 씨젠 주가가 휘청이기도 했다. 씨젠은 코로나에 반짝 떠올랐다 사라지는 기업이 될까. 지난 9일 서울 방이동 본사에서 이민철(66) 씨젠 연구총괄 부사장을 만나 코로나 이후 전략을 들어 봤다.진단검사의학 전문의로 전남대 의대에서 평생 연구와 교육에 몸담은 그는 지난해 씨젠에 고문으로 합류해 지난 8월부터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유전자만 알면 실험실에서 얼마든지 진단키트를 만들 수 있다. 중국은 코로나만 해도 2000곳이 넘는 진단키트 업체가 있다. 문제는 품질이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으려면 진단의 정확성이 담보돼야 한다. 씨젠이 보유한 동시다중 유전자 증폭기술(DPO)은 한 번의 검사로 폭넓은 진단을 할 수 있어 정확하면서도 효율적이다. 미국을 비롯한 34개국에 특허로 등록돼 있다.” 씨젠은 2000년 당시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천종윤 대표가 동생 천종기 씨젠의료재단 이사장과 공동으로 창업했다. 천 대표 위로는 숙부인 천경준 씨젠 회장이 있다. 삼성전자 기술총괄 부사장을 지내며 ‘애니콜’ 개발에 기여한 그는 자금과 아이디어를 내고 회사 설립의 토대를 마련했다. 씨젠은 올 3분기 20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68억원) 대비 3000% 폭증이다.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전 분기(1690억원)보다도 늘었다. 직원 수도 많아지고 있다. 올해에만 300여명에 가까운 신규 채용으로 현재 직원은 500명을 넘었고 연말까지 680명까지 충원된다. 생명과학 전공자만 필요한 게 아니다. 디지털 등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소프트웨어, 물리, 수학, 데이터사이언스 등 다양한 전공자를 모집하고 있다. 연구소도 기존 3개에서 올해 8개까지 늘렸다. 이 부사장은 “이전과 달리 코로나19를 계기로 주목을 받으면서 세계 유명 기관의 고급 인력들이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씨젠이 이름을 알린 것은 코로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진단키트 분야에서 역량을 쌓았기에 즉각적인 제품 출시가 가능했다. 2009년 성매개 감염증과 호흡기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키트가 큰 호응을 얻으며 회사 여건이 좋아지기 시작해 투자를 이어 나갈 수 있었다. 그는 “천 대표가 오랫동안 진단키트 개발에 매진한 덕에 충분한 연구와 제작, 그리고 양산이 일사천리로 가능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씨젠은 국내 첫 환자가 보고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선 뒤 올해 2월부터 제품을 양산해 공급했다. 섣불리 개발에 나섰다가 사용승인을 못 받거나, 코로나19가 다 지나간 뒤 시판하면 재고만 떠안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 모험을 감행한 것이 성공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일반감기, 독감을 동시에 진단하는 키트를 개발해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하는 키트는 있지만 3개 질병을 동시에 진단하는 것은 씨젠이 최초다. “창립 이후 20년간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제품 개발을 자동화하는 분자진단 시스템(SGDDS)을 구축했다. 개발 알고리즘 800개를 바탕으로 숙련된 기술이 없어도 간단하게 규격화된 시약을 개발할 수 있다. 상용화된다면 감염성 질환, 약제내성, 암 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진단 시약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코로나19는 씨젠이 주목받은 계기일 뿐 안주하지 않는다. 현재 호흡기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 여성 감염증, 결핵 등을 진단하는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이후에는 호흡기 박테리아 증상 기반 검사 제품군도 강화할 예정이다. 감염병 위주 포트폴리오를 넘어서서 유전병, 암 질환 검사, 동식물 검사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내 감염자가 선진국보다도 훨씬 적은 것은 코로나19 초기 정부의 빠른 판단이 주효했다. 작은 회사가 코로나 키트를 개발할 당시 불안감이 상당했지만 정부가 미래를 예측해 통상 6개월 걸리는 사용승인을 2주 만에 해결해 줬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회사가 커지면 각종 규제로 발목이 잡히기 쉽다. 회사가 커지니 여러 규제에 부딪히고 불편함을 많이 겪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소해 주길 바란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팬케이크 아저씨’에서 ‘히틀러’까지… 두 얼굴의 스가 총리

    ‘팬케이크 아저씨’에서 ‘히틀러’까지… 두 얼굴의 스가 총리

    스가 요시히데(72·자민당 총재) 일본 총리는 다른 정치인에 비해 친근한 느낌의 별명이 많다. 지난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에 맞춰 새 연호(레이와)를 공개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얻게 된 ‘레이와 아저씨’, 술을 전혀 못 하는 그가 즐겨 먹는 달콤한 음식과 조합된 ‘팬케이크 아저씨’,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생겨난 ‘가격인하 아저씨’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지난 9월 16일 총리 자리에 오른 이후에는 ‘아저씨’의 이미지를 뒤엎는 부정적 수식어들이 부쩍 늘었다. ‘신자유주의의 화신’으로 공격받는가 하면 나치 독일의 ‘히틀러’에 비유되기도 한다. 8년 가까이 집권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로부터 일본의 조타수 자리를 물려받은 지 약 50일. ‘총리 스가’를 7개의 특징으로 알아본다. ①“열심히 해서 보여 주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 자민당은 지난달 13일 새로운 총리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 붉은색 바탕에 큼직한 스가 총리 사진을 넣어 정권의 캐치프레이즈인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강조한 이 포스터는 17만장이나 인쇄됐다. 기존 물량의 1.7배다. 스가 총리는 이 포스터를 가리키며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우리의 신념이 전국에 퍼질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일을 열심히 한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 현재 자리까지 온 그가 아베 전 총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가장 현실적인 포인트다. 외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각각 총리와 외무상을 지낸 최고의 ‘금수저’ 정치인인 아베 전 총리는 물론이고 과거 총리 시절 컵라면 가격에 대한 질문에 “400엔?”이라고 터무니없는 답변을 했던 아소 다로 부총리 등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장점이다. 진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데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가 주도한 문제투성이의 ‘고향세(稅)’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 일본 언론인은 “스가 총리는 시골(아키타현) 출신이면서 태생적 연고도 없고 부동표가 넘쳐나는 대도시(요코하마시)에서 중의원 8선을 한 사람”이라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유권자들이 박수를 치는지 선천적·후천적으로 매우 잘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②민생과 개혁… 실용주의 속도전 드라이브 스가 총리는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불임치료 건강보험 적용 등 생활체감형 민생 정책을 간판으로 내걸고 정권 출범 직후부터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디지털 후진국’ 문제를 총괄할 ‘디지털청’ 설치를 비롯해 중앙부처 간 칸막이 행정 타파, 낡은 도장 문화 혁신 등은 개혁의 핵심 과제들이다. 헌법 개정 등 아베 정권의 이념적 구호에 지쳐 있던 국민들은 이런 모습에 큰 박수를 보냈다. 첫 달 내각 지지율이 조사기관별로 60~70%대를 기록했던 데는 ‘민생’과 ‘개혁’을 앞세운 정권의 실용주의가 한몫했다. ③순풍의 돛 꺾어 버린 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 하지만 10월이 되면서 정국 분위기가 급변했다. 취임한 지 불과 2주일 만에 일본학술회의 임명 거부 파문이 터졌다. 지난달 1일 학술회의 신규 회원을 임명하면서 이 단체가 추천한 후보 105명 중 6명을 탈락시키고 99명만 임명한 게 화근이 됐다. 특히 제외된 6명은 모두 스가 총리가 관방장관을 지내던 때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했던 인물들이었다. 학계와 야권은 행정관료에 이어 학자들까지 길들이려는 정권의 폭거라고 맹비난했다. 아베 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임명에서 제외된 한 교수는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되려는 것이냐”라고 했다. ④강권적 권력 행사는 결코 아베 못지않아 이번 일은 관방장관으로서 내각인사국을 장악하며 정권에 이의를 제기하는 관료를 해임과 좌천으로 찍어 눌렀던 그의 이미지를 다시 부각시켰다. 그가 총무상 시절 NHK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담당 과장을, 관방장관 시절 ‘고향세’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담당 국장을 멀리 한직으로 쫓아내 버린 것은 유명한 일이다. 요라 마사오 마이니치신문 전문편집위원은 “전후의 역대 총리들은 ‘권력은 억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자세를 지켰지만, 아베 전 총리는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일본이 정체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만큼 이념을 앞세우는 편은 아니지만, 권력을 (강하게) 휘둘러야 한다는 생각에서는 같다”고 평가했다. 권력자로서 “어떠한 일본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평가는 그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체적인 조화와 일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개별 정책의 묶음만 갖고서 어떻게 국가를 이끌어 갈 것인가”라는 목소리는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특히 강경 우파들은 “국가관이 확고히 서 있지 않은 인물”이라고 비판한다. ⑤독단적 판단과 만기친람형 통치 지향 꼼꼼한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정권의 안살림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을 8년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역대급 ‘만기친람형’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는 초기 정책 추진 과정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총리 원맨 정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아베 전 총리는 큰 그림을 좇다 보니 세부 정책은 관방장관이나 비서관 등에게 일임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스가 총리는 반대다. 모든 걸 자기가 꼼꼼히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여기에다 수틀리면 거칠게 인사권을 행사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관저 안팎에서 “스가 총리에게 제대로 간(諫)하는 사람이 없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⑥“흙수저 출신이 더 무서워”… 신자유주의 논란 현재 진행 중인 임시국회에서 주요 논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스가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사고 방식과 정책 방향이었다. 지난 9월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자조(自助)→공조(共助)→공조(公助)’의 3단계 개념을 새 정권이 지향하는 사회상으로 강조한 게 큰 시빗거리가 된 바 있다. 개인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 개념에 대해 야권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를 더욱 확산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국회에서 “총리의 이념은 경쟁과 효율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라며 “이는 쇼와시대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시골 흙수저’ 출신인 스가 총리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사회의 생존 본능이 몸에 뱄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신자유주의적 사고로 연결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고향세’ 정책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스가 당시 총무상에 의해 밀려났던 히라시마 아키히데 전 국장은 아사히신문에 “지방을 중시한다면서 거꾸로 지방교부세 제도의 개편을 주장했던 인물”이라고 밝혔다. 지방교부세는 지자체 간 재정능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중앙정부가 주는 지원금 성격의 돈이다 보니 지자체의 살림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스가 당시 총무상은 “경쟁하고 노력해 잘살게 된 지자체가 보답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전형적 신자유주의 발상을 보였다. ⑦내년 9월에 한 번 더…3년 풀타임 총리 재도전 스가 총리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아베 전 총리의 사퇴에 따라 갑작스럽게 치러진 선거에서 뽑혔기 때문에 전임자의 잔여 임기만 적용된다. 당내 7개 파벌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그가 앞으로 10개월 남짓 동안 파벌들을 확실한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지금도 1등 개국공신에 해당하는 ‘니카이파’ 정도를 제외하고는 ‘아소파’ 등을 중심으로 경계와 불만의 시선이 가득하다. 내년 9월 풀타임 3년 임기(2024년 9월까지) 총재 당선을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국민들의 응원이다. 가시적인 정책 성과를 통해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내년 여름 이전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중의원선거에서 대승해 자신의 장기 집권으로 이끌고 가는 것. 당분간 스가표 정치·행정의 수렴점은 이것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장혜영 ‘5분 연설’ 톺아보기…86세대 비판 너머 87년생의 ‘진심’

    장혜영 ‘5분 연설’ 톺아보기…86세대 비판 너머 87년생의 ‘진심’

    대정부질문서 화제 모은 장혜영 ‘5분 연설’추미애 법무부장관 자녀 특혜 논란으로 점철된 대정부질문 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소신발언이 담긴 ‘5분 연설’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모두의 마음을 파고들며 화제가 됐다. 국회 본회의장에 선 그는 한때 뜨겁게 사회변화를 외쳤지만 어느덧 기득권이 돼 버린 기성세대에 일갈했고, 오늘날 젊은이들이 마주한 새로운 장벽을 그들에 공유했다. 장 의원의 연설 직후 ‘86세대를 향한 젊은이의 일갈’에 주목이 쏠렸다. 그러나 장 의원은 메시지는 86세대의 ‘차가워진 심장’을 냉철하게 꾸짖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뜨거웠던 마음의 불씨를 살려 오늘날의 비극과 싸우는 데도 함께 나서달라는 절절한 호소를 했다. “저는 1987년생입니다. 제가 태어난 해에 민주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장 의원은 연설을 통해 세대마다 달리 경험한 시대적 두려움에 대해 말했다. 1987년생인 장 의원은 역사책과 영상물을 통해 배웠으나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 86세대가 겪었던 두려움을 언급하며 이를 타파하고자 젊음을 불살랐던 그들의 시절에 경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86세대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세대가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두려움에 대해 역설했다. “무한한 경쟁 속에 가루가 되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나날이 변화하고 복잡해지는 세상속에 내 자리는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온갖 재난과 불평등 속에서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끝까지 지킬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누구를 타도해야 이 두려움이 사라지는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장 의원이 말하는 요즘 청년이 마주한 벽이다. 독재와 빈곤의 시대를 살아온 86세대와 풍요와 과잉의 시대를 사는 오늘날 청년의 괴리를 장 의원은 메우려 애썼다. 그는 “87년의 정의가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정의는 불평등과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성세대의 노력이 이제는 생존을 위협하는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 역설적 상황도 풀어냈다. “여러분께서 청년 시절에 젊음을 바쳐 독재에 맞섰던 때는 우리를 번영하게 했지만, 지금은 지구상 모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탄소 경제에 맞서” 장 의원은 싸우고자 한다고 말한다. 또한 “청년들에게 꿈을 빼앗고 인간성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지긋지긋한 불평등”과 “우리에게 닥쳐오는 온갖 불확실한 위기”도 지금 청년이 맞서야 할 상대임을 설명했다. 이것들이 분명 과거와는 다른 싸움이지만 이 또한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한 시대”를 위한 것임을 설명하며 “저 또한 저의 젊음을 걸고 이 자리에 서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장 의원은 86세대에 호소한다. 촛불집회로 이뤄낸 변화의 기쁨도 잠시 또다시 불공정과 싸워야 하는 현실. 코로나19 팬데믹에 온 국민이 두려움에 사로잡힌 순간조차 극단의 진영 대결로 점철된 정치권의 모습. 불확실성과 무한경쟁 속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젊은이들의 두려움과 냉소에 등 돌린 기성세대. 이런 상황에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싸우겠다던 그 뜨거운 심장”마저 이렇게 식어버리면 우리는 미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장 의원은 21대 국회에 함께한 동료에게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선배에게 “더 나은 세상을 향해서 온몸을 내던졌던 그 젊은 시절의 뜨거움을 과거의 무용담이 아니라 이 시대의 벽을 부수는 노련한 힘으로 되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부탁했다.장 의원이 정치권에 던진 돌은 분명 묵직한 파장을 일으켰다. 장 의원이 질의를 마치자 김상희(더불어민주당) 국회부의장은 “87년생 장혜영 의원님, 정말 잘하셨습니다”라고 마음의 소리를 내뱉었다. 짧았지만, 애정이 담겨 있었다. 김 부의장은 1987년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을 창립했다.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성찰의 시간을 주셔서 장 의원님께 감사드린다”며 “심상정 대표는 좋은 후배 의원을 두어 행복한 사람”이라고 응답했다. 하 의원은 “보수의 정신도 그 뿌리에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늘 약자를 생각하고 보살피는 한결같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어느새 누구를 위한다는 마음보다 누구에 반대하는 마음이 더 강해졌다”면서 “보수 혁신이란 공동체의 전진을 위해 약자와 함께 해야 한다는 보수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성찰했다. 그러나 반향이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87년생 청년 정치인이 86세대에 보낸 편지에 그들이 어떤 응답을 보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음은 장 의원의 국회 대정부질문 모두 발언문.<87년생 청년 정치인이 87년의 청년들께> 저는 초선 비례대표 국회의원입니다. 작년에 정치를 시작했고, 이번 국회는 저의 첫 정기국회입니다. 코로나19 판데믹에 기후재난이 겹치는 엄중한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과 동시에 국민을 대표하는 자긍심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대정부질문을 바라보며 제 마음에는 한 가지 의문이 떠오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말로 지금 우리가 마주한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요? 꿋꿋이 민생과 국정운영에 관해 정책질의하시는 의원님들도 계셨지만, 코로나19 민생대책을 비롯해 중요한 민생 이슈를 다뤄야 했던 소중한 시간의 대부분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휴가 문제를 둘러싼 정쟁에 허비되었습니다. 저는 1987년생입니다. 제가 태어난 해에 87년 민주화가 이루어졌습니다. 21대 국회에는 그 87년 민주화의 주역들께서 많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때 독재 타도를 외치며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여러 의원님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 덕분에 우리는 대통령 직선제라는 소중한 제도적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탄생시켰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민주화를 위해서 자신의 젊음을 내던졌던 87년의 모든 청년들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여러분께서는 그 거대하고 두려운 독재의 벽을 마주하면서도, 그에 맞서 싸우는 것이 옳기 때문에, 그것이 정의롭기 때문에 그 시대적인 도전과 사명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안아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아낌없이 불태우셨을 것입니다. 87년생인 저는 독재의 두려움을 피부로 알지 못합니다. 그 두려움은 그 시대를 온몸으로 살았던 여러분만이 아는 두려움일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책과 영상을 본다 해도, 그 두려움을 제가 감히 잘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두려움을 압니다. 무한한 경쟁 속에 가루가 되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 나날이 변화하고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 내 자리는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온갖 재난과 불평등으로부터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끝까지 지켜줄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누구를 타도해야 이 두려움이 사라지는지, 알 수 없는 두려움입니다. 87년의 정의가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정의는 불평등과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청년 시절의 젊음을 바쳐 독재에 맞섰듯, 한때 우리를 번영하게 했지만 지금은 지구상 모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탄소경제에 맞서, 청년들에게 꿈을 빼앗고 인간성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지긋지긋한 불평등에 맞서, 우리를 덮쳐오는 온갖 불확실한 위기들에 맞서 모두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지키기 위해 저 또한 저의 젊음을 걸고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지난 2017년,‘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을 때, 많은 시민들은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저 또한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민주화의 주인공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잡을 때, 그 권력이 지금껏 우리 사회의 케케묵은 과제들을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에 우리가 마주한 도전들에 용감히 부딪쳐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한때 변화의 가장 큰 동력이었던 사람들이 어느새 시대의 도전자가 아닌 기득권자로 변해 말로만 변화를 이야기할 뿐 사실은 그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존재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서라면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싸우겠다던 그 뜨거운 심장이 어째서 이렇게 차갑게 식어버린 것입니까. 더 나쁜 놈들도 있다고, 나 정도면 양반이라고, 손쉬운 자기합리화 뒤에 숨어서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는 것을 멈추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온몸을 내던졌던 그 젊은 시절의 뜨거움을 과거의 무용담이 아닌 이 시대의 벽을 부수는 노련한 힘으로 되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하며 질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87년생 청년 정치인으로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계신 87년의 청년들께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지금, 2020년에 태어난 아기들이 20년, 30년 후의 청년이 되어 우리는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정의로움을 위한 싸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먼저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에 동참해주십시오. 여러분께서 독재와 싸웠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가 아닙니까? 우리가 불평등에 저항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입니다. 우리가 기후위기에 저항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입니다. 미래를 갖고 싶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민들이 인간답게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정치,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민간에 맡기는 美, 국가가 이끄는 中…4차혁명 무한경쟁

    민간에 맡기는 美, 국가가 이끄는 中…4차혁명 무한경쟁

    [미래 보는 눈 바꿔야 경제가 산다 (3)앞으로 더 걸어가려면] ⑦美中 비전과 전략은 4차 산업혁명 이후 세계의 패권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전문가들은 새 시대를 이끌어갈 미래기술을 어디서 선점하는지에 따라서 국제질서가 크게 지각변동할 것으로 진단한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는 그 시기를 확 앞당겼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특색을 살려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민간 주도의 자유로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미국,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 20일 미래를 대비하는 두 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들여다봤다.●혁신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몰리는 까닭은 실리콘밸리는 미국 신산업 혁신의 본거지다. 서남부 캘리포니아 일대의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곳으로 전자산업이 육성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가까운 스탠퍼드대, 버클리대 등 명문대학이 포진하고 있어 인재 수급에도 어려움이 없다. 과거 실리콘밸리 조성 당시 주 정부가 강력한 세제 혜택을 준 것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미국 전체의 벤처자금의 30% 이상이 몰려 있으며, 주요 벤처캐피탈(VC) 대부분이 이곳에 포진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이만한 환경을 갖춘 곳이 지구상에 더 없다는 뜻이다. 아마존, 테슬라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활약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규제가 거의 없다.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임의고용’ 원칙에 따라서 고용주와 직원 모두 ‘언제든지 해고 가능하며, 사직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고용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그만큼 유연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의 근간이 되는 제도라고도 하겠다. 게다가 실리콘밸리에는 근무시간에 대한 규제도 없다. 캘리포니아주 노동법에서는 연장근로시간을 법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주당 최장 근로시간 제한에 대해서도 별도의 규정이 없다. 안전망 없는 해고와 과로를 종용하는 근로문화로 대립적이고 전투적인 노사관계가 형성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지점들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업들의 합종연횡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아마존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의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 ‘죽스’(Zoox)를 인수했다. 투자 금액은 당초 12억 달러(약 1조 4450억원)로 알려졌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죽스의 직원 10%가 감축될 우려가 생기자 1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키로 결정했다. 죽스의 직원들이 퇴사했을 때 기술 유출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 것이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그간 홀푸드(유기농식품 전문 슈퍼마켓), 자포스(온라인 신발 의류 업체) 등 유통업체를 주로 인수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업종과의 결합을 시도한 것이다. 애플은 2010년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을 가장 많이 인수한 기업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월 머신 러닝 스타트업 ‘인덕티브’(Inductiv)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AI 비서 ‘시리’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구글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달 캐나다의 스마트 안경 개발사인 ‘노스’(North)를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리콘밸리의 성공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정부의 어설픈 개입으로는 신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민간이 스스로 주도할 수 있게끔 해야 더욱 창의적이고 번뜩이는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용민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 관장은 “혁신적인 기술을 갖춘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몰리는 이유는 법인 설립부터 투자 유치, 투자 회수까지 가능한 기업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이지 정부의 정책이 좋아서가 아니다”라면서 “한국도 다양한 경험을 가진 우수한 인재가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이것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자부터 회수까지 기업 경영 생태계가 작동할 수 있는 법안을 구상하고 발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패스트 팔로어에서 생태계 창조자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 구성원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격려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아도 일정 기간 기다리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인내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 어느 곳보다 시장경제 원리 잘 작동하는 中 지난 5월 22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리커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중국이 앞으로 어느 분야에 방점을 찍고 국가를 운영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리커창 총리는 ‘디지털 경제’를 17번이나 언급했다. 중국의 정책적 관심사가 디지털 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하겠다.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이런 변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 4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도 리커창 총리는 온라인 근무, 원격의료 등 디지털 기술 관련 인프라 구축을 강조했다. 중국은 철저히 계획적이다. 중앙정부가 깃발을 들면 금융 등 유관기관이 따라가는 모양새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면 생태계가 형성되는 식이다. 그렇다고 중국의 시장 생태계가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한 전문가는 “세계 어느 곳보다도 시장경제 원리가 잘 작동하는 곳이 중국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중국이 앞으로 신형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규모는 40조 위안(약 6881조 2000억원)이다. 중국이 최근 ‘스마트굴기’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최근 경험한 미중 무역분쟁의 탓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화웨이, 푸젠진화 등 중국 주요 기업들을 제재하기 시작하면서다. 중국은 ‘기술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칼을 갈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적으로 ‘기술 민족주의’가 두드러지면서 첨단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중국의 열망은 더욱 강해졌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동북아산업실 연구위원은 “중국에서는 AI를 통한 원격의료, 개인정보 활용 등 새로운 먹거리가 되겠다 싶으면 정부가 진입장벽을 나서서 없애 준다. 나라가 굉장히 크지만 의사결정은 역동적으로 이뤄진다”면서 “그렇게 방향을 정한 뒤에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어마어마한 기업들이 생기고 이를 지원하는 민간기업들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엄마, 나도 분필 먹고 싶어요” 선넘는 먹방들[김채현의 EN톡]

    “엄마, 나도 분필 먹고 싶어요” 선넘는 먹방들[김채현의 EN톡]

    분필·고무장갑 등 특이음식 먹방1년 전부터 유행…도 넘는 시선 끌기“18인분 먹었어요” 폭식 조장 주의세부적이고 엄격한 가이드 라인 필요“유튜버들이 분필, 돌, 딱풀 등을 먹는데 처음엔 너무 놀랐어요. 나중에 식용이란 걸 알게 됐지만 아이가 따라 할까봐 걱정돼요” 7세 아이를 둔 김민정(가명·36)씨는 최근 아이와 함께 유튜브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분필, 철물, 고무장갑은 물론이고 돌까지 먹는 먹방에 눈을 의심했다. 진화하는 먹방(먹는 방송). 먹방에 처음 나왔을 때 만해도 삼겹살, 매운 라면 등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콘텐츠가 성행했지만 업계가 포화되자 보다 특이하고 이색적인 걸 추구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1년 전부터 코하쿠토(보석젤리), 종이, 딱풀, 식용 분필 등 특이한 음식 ASMR 먹방이 등장했다. 온라인 콘텐츠 생산, 유통과 관련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선을 끌기 위해 동원하는 수단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또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어린이들이 많은데 사용한 음식의 영양 성분 등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따라 하지 마세요…식용 음식이에요” 지난해부터 유튜버들 사이에서 식자재를 생활용품처럼 보이게 가공, 먹는 장면을 연출하는 ‘프랭크(prank)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이 유행처럼 번졌다. 분필, 철물, 딱 풀등 누가 봐도 음식이 아닌 소재가 먹방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다. 밀가루, 설탕 같은 재료에 식용 색소 등을 섞어 그럴듯하게 꾸민 것이지만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 충격을 안긴다. 영상에는 “식용 아닌 제품으로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등 안내 문구가 적혔지만, 댓글에는 “ 따라하는 애들 분명히 있다”, “진짜 돌 씹다 이빨 나갈 뻔”, “저는 진짜 딱풀 먹어 봤어요”등의 반응이 올라왔다.“라면 18인분 먹고 밥 3그릇 먹었네요” 폭식하는 ‘먹방’은 이미 먹방 유튜버 사이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20명 분량의 음식을 혼자 먹거나, 30시간 굶고 치킨 먹기, 40시간 굶고 짜장면 먹기 등은 이미 유튜브에서 1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올렸다. 괴이한 콘텐츠의 범람이 먹방이나 유튜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적절한 검증 없이도 콘텐츠를 제작, 유포하기가 쉬워진 상황에서 경제적 이득을 노릴 수 있고 관심 욕구도 해소할 수 있는 점이 자극적 콘텐츠가 쏟아지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쉽게 인정받지 못하는 개인이 온라인으로 뛰어들었다”며 현실에서 인정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개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왜곡된 욕구를 해소하는 현상을 지적했다.엄격한 가이드라인 제시해야…“표현의 자유, 쉽지 않은 문제” 보건복지부는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 강화 및 건강한 식품 소비 유도, 신체활동 활성화 및 건강 친화적 환경 조성, 고도 비만자 적극 치료 및 비만 관리 지원 강화, 대국민 인식 개선 및 과학적 기반 구축 4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폭식과 비만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먹방에 대해 2018년 보건복지부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반발에 부딪혀 아직 세부사항은 발표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네티즌은 과도하게 자극적인 유튜브 콘텐츠에 법에 따른 제재를 가해달라는 정부 차원의 대응을 바란다. 전문가들 역시 콘텐츠가 유통되는 공간에서 보다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용자 준수를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튜브가 국내 규제를 받지 않는 해외 플랫폼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내 플랫폼이더라도 온라인상 각종 콘텐츠에 대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와 맞물려 쉽지 않은 문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콘텐츠 삭제를 결정하는 기준이 우리와 다르다”며 “해외 사업체라 개별 콘텐츠를 당국이 차단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유튜브 등 플랫폼이 제작자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시행하고 가이드라인 수용 여부에 따른 상벌점제를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채현 기자의 EN톡 : 독자들이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의당 혁신위원장에 ‘SKY 자퇴생’ 장혜영 선출

    정의당 혁신위원장에 ‘SKY 자퇴생’ 장혜영 선출

    정의당은 24일 당 쇄신을 주도할 혁신위원장으로 이른바 ‘SKY 자퇴생’으로 알려진 장혜영(33) 비례대표 당선자를 선출했다. 이날 열린 혁신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 선출된 장 위원장은 장애인 인권운동가 출신이다. 2011년 연세대를 자퇴하면서 고려대·서울대 자퇴 학생들과 함께 대학의 무한경쟁 세태를 비판하며 ‘SKY 자퇴생’으로 세간에 알려졌다.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의 감독이자 정치·일상 소재인 ‘생각 많은 둘째언니’ 채널을 4년간 운영해 온 유튜버이기도 하다. 4·15 총선 청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그는 지난 3월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에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타협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한다”면서 조국 사태 당시 정의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정의당의 혁신이란 어쩌면 정의롭다는 게 무엇인지를 다시 규정하는 일”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대에 진보정당이란 무엇인지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장 위원장, 강민진 대변인 등 주요 당직자와 외부 전문가, 청년 활동가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8월 이전에 열릴 대의원대회에 혁신안을 제출하며 혁신안이 통과되면 새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조기 사퇴를 선언한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의 전망과 비전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는 “이번 총선 전략만이 아니고 생존과 도약을 위한 정치적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SKY 자퇴생·인권운동가’…정의당 혁신위원장에 30대 장혜영

    ‘SKY 자퇴생·인권운동가’…정의당 혁신위원장에 30대 장혜영

    정의당은 24일 당 쇄신을 주도할 혁신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열고 장혜영(33) 비례대표 당선인을 혁신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장애인 인권운동가 출신인 장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연세대를 자퇴하면서 고려대·서울대를 자퇴한 학생들과 함께 대학의 무한경쟁을 비판한 이른바 ‘SKY 자퇴생’으로도 알려졌다. 4·15 총선 청년선거 대책본부장이었던 그는 지난 3월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며 “타협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면서 조국 사태 당시 보인 정의당의 모호했던 노선을 비판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혁신위 회의에서 “정의당의 혁신은 정의롭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다시 규정하는 일”이라며 “진보정당이란 무엇인가, 진보정당이 가져야 하는 모습은 무엇인가 하는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장 위원장을 비롯해 강민진 대변인,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 등 주요 당직자와 외부 전문가, 청년 활동가, 사회 활동가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혁신위는 8월 이전에 열릴 대의원대회에 혁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혁신안이 통과된 뒤에는 새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앞서 심상정 대표는 총선 이후 당의 일신을 위한 조기 사퇴를 선언하고 혁신위를 구성해 늦어도 8월까지 새 지도부를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상정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가 실패로 평가했지만, 선거제도 개혁에 올인했던 것은 이번 총선 전략만이 아니고 생존과 도약을 위한 정치적 선택이었다”면서 “그런 점에서 정의당의 전망과 비전, 노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소규모 양조장도 OEM 생산 길 열렸다… 배민·교촌 ‘PB맥주’ 나오나

    소규모 양조장도 OEM 생산 길 열렸다… 배민·교촌 ‘PB맥주’ 나오나

    주류 생산 진입장벽 낮아져 규모 커질 것 거대 OEM 전문 맥주회사 탄생 가능성 요식업계 자체브랜드 맥주 생산 쉬워져 일각선 “수제맥주 정체성 흐려질 수도” 정부가 주류 위탁제조(OEM) 생산을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 맥주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류 시장에 ‘OEM 전문 생산’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생기는 셈이어서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를 지난해 세금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된 것과 맞먹는 ‘파격’으로 보고 있다. 19일 맥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30여개 소규모 양조장 가운데 40개사가 회원으로 가입한 한국수제맥주협회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번 규제 완화를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한 수제맥주 업체 관계자는 “설비를 갖춘 기존 양조장들이 OEM 생산을 이용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면서 “주류 생산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져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유럽처럼 거대 OEM 전문 맥주 회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면서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대기업에도 호재”라고 덧붙였다. OEM 생산이 합법적으로 가능해지면서 업계는 모두가 각자의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무한경쟁 시대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치킨집, 레스토랑 등이 자체브랜드(PB) 맥주를 갖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최소한의 양조 시설을 갖추고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한 후 OEM 주문을 하면 자신들의 브랜드 맥주를 유통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치킨집, 편의점들이 타 업체의 맥주를 받지 않고 OEM 맥주를 판매해 ‘브랜딩’까지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배달의민족 PB 맥주가 나올 수 있는 것처럼 각종 브랜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규모 양조장들도 설비에 큰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대규모 공장에 주문 생산을 하면 전국에 유통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이득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만 OEM 맥주 생산이 활발해지면 기존 소규모 양조장의 ‘영업’에 제한이 올 수 있다는 점, 수제맥주의 핵심 가치인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고양시의 수제맥주 업체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의 김재현 이사는 “양조장들의 주요 거래처인 레스토랑이나 치킨집에서 기존에 써 왔던 양조장들의 맥주 대신 OEM 맥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이렇게 생산된 PB 맥주를 우선적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면서 “브랜드가 남발되면서 수제맥주만이 가진 로컬(지역성)과 개성이 사라지는 등 전형적인 OEM 생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수제맥주 업계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문 대통령 “지금부터 본격 ‘경제 위기’…3차 추경 실기 안돼”

    문 대통령 “지금부터 본격 ‘경제 위기’…3차 추경 실기 안돼”

    “경제부총리 사령탑으로 전시상황 극복”“내수활력이 출발점…소비진작 앞당겨야”“한국판 뉴딜, IT프로젝트 적극 검토”문재인 대통령은 28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는 내수 반등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담길 것”이라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경제 위기 국면이다. 3차 추경도 실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대책에 시간을 끌수록 피해가 커지고 국민과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며 “전례없는 위기에 과감하게 결정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 활성화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을 극복하려면 추경안 편성과 국회 심의, 집행 등을 포함해 정책 전반에서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상황에 대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1분기보다 더 안좋은 흐름이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깊은 침체 속에서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른 시일 내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물경제의 위축과 고용 충격은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항공 해운 조선 등 기간산업도 어려움이 가중돼 긴급 자금을 지원해야만 살아날 수 있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며 “수출도 세계 경제가 멈추며 4월부터 감소폭이 크게 확대하는 등 전 분야 전 영역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그만큼 정부는 위기극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위기 국가체계를 갖춰야 한다.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경제 중대본으로 모든 부처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하며 혼연일체가 돼 위기 극복의 전면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일각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문 대통령은 위기 극복 중심축 ‘경제 중대본’의 사령탑인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부터 집행에 속도를 더해달라”며 “긴급재난지원금도 국회에서 통과되는대로 국민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지급받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 굳이 신청이 필요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신청 절차를 생략하고 신청이 필요한 경우에도 온라인신청 등 비대면 신청 방법을 적극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내수활성화 정책에 대해서도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까지 시간 걸리는 만큼 우선 내수활력을 경기 회복 출발점으로 삼지 않을 수 없다”며 “추경 통과 이전에라도 지금부터 곧바로 시행할 건 시행하고 준비할 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한 시간표를 보다 앞당길 필요가 있다”며 “빠르게 결정하고 빠르게 행동하는 정부로서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일상이 공존돼야 하는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내수 활력 대책도 준비하고 추진할 때가 됐다. 국민은 방역 지침과 수칙을 지키며 일상적 사회경제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소비쿠폰 집행을 본격화하고 선결제·선구매 활성화 등 정부가 이미 결정한 사안을 포함해 상황에 맞는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강구해달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중단된 투자 촉진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보다 공격적인 투자 활성화 방안도 모색해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전 부처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국가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의 강점을 살려 국내 기술과 인력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대형 IT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문 대통령은 “비대면 의료서비스나 온라인 교육 서비스, 등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주목받는 분야,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시티 확산, 기존 SOC 사업에 디지털을 결합하는 사업, 디지털 경제를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리하는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 발굴에 상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 대립으로 미뤄진 대규모 국책 사업도 신속한 추진으로 위기 국면에서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세계가 자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는 성공적 방역으로 문을 닫은 기업이 없어 가장 안전한 생산기지”라며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의 유턴을 포함해야 우리나라가 글로벌 첨단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되도록 적극적 투자지원 방안을 강구해달라”라고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문 대통령 “소비진작 시간표 앞당겨야, 3차 추경 실기 안돼”

    문 대통령 “소비진작 시간표 앞당겨야, 3차 추경 실기 안돼”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내수 반등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에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담길 것“이라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경제 위기 국면이다. 3차 추경안도 실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대책에 시간을 끌수록 피해가 커지고 국민과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된다. 전례없는 위기에 과감하게 결정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며 ‘빠른 정부’를 강조했다. 내수 활성화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추경안 편성은 물론 국회 처리, 집행을 포함한 전과정에서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분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1분기보다 더 안 좋은 흐름이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깊은 침체 속에서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른 시일 내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실물경제 위축, 고용 충격 우려를 언급한 문 대통령은 ”항공, 해운, 조선 등 기간산업도 어려움이 가중돼 긴급 자금을 지원해야만 살아날 수 있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면서 ”수출도 세계 경제가 멈추며 4월부터 감소폭이 크게 확대하는 등 전 분야 전 영역에서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정부는 위기극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위기 국가체계를 갖춰야 한다.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는 경제 중대본으로, 모든 부처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하며 혼연일체가 돼 위기 극복의 전면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이어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부터 집행에 속도를 더해달라“며 ”긴급재난지원금도 국회에서 통과되는대로 국민이 신속하고 편리하게 지급받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굳이 신청이 필요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신청 절차를 생략하고, 신청이 필요한 경우에도 온라인신청 등 비대면 신청 방법을 적극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일상이 공존돼야 하는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내수 활력 대책도 준비하고 추진할 때가 됐다“면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까지 시간 걸리는 만큼 우선 내수활력을 경기 회복 출발점으로 삼지 않을 수 없다“고 내수 및 투자 활성화에 대해서도 지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소비진작을 위한 시간표를 보다 앞당길 필요가 있다. 소비쿠폰 집행을 본격화하고 선결제·선구매 활성화 등 정부가 이미 결정한 사안을 포함해 상황에 맞는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강구해달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전 부처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 국가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기술·인력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 대형 IT프로젝트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비대면 의료서비스나 온라인 교육 서비스 등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주목받는 분야,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시티 확산, 기존 SOC 사업에 디지털을 결합한 사업, 디지털 경제를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리하는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 발굴에 상상력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 대립으로 미뤄진 대규모 국책 사업도 신속한 추진으로 위기 국면에서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전세계가 자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나라는 성공적 방역으로 문을 닫은 기업이 없어 가장 안전한 생산기지“라며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의 유턴을 포함해야 우리나라가 글로벌 첨단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되도록 적극적 투자지원 방안을 강구해달라“라고 지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기업이 된 대학이 놓치고 있는 것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기업이 된 대학이 놓치고 있는 것

    진격의 대학교/오찬호 지음/문학동네/264쪽/1만 4500원 코로나19 여파로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 개강이 기약 없이 길어진다. 몇몇 대학은 이미 1학기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는데, 수준 이하의 강의가 버젓이 올라오면서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3시간 전공 강의를 40분에 끝내는가 하면 몇 년 전 동영상을 짜깁기한 강의가 있는데도, 대학과 교수들은 나 몰라라 하면서 학생들에게서 신뢰를 잃고 있다. 2015년 출간된 사회학자 오찬호의 ‘진격의 대학교’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대학이 캠퍼스가 아닌 ‘컴퍼니’가 됐기 때문이라 진단한다. ‘기업화된 대학’은 이제 상아탑이라 불리던 학문 탐구의 공간이 아니며, 더더욱 지성의 요람도 아니다. 그저 대규모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또 하나의 ‘시장’일 뿐이다. 가상의 대학 ‘진격대’는 오로지 학생들의 취업이 목적이다. 그곳에 대학의 낭만 같은 건 없다. 모든 학생에게 필수과목인 ‘신입생 길잡이’는 매주 2시간, 16주간 진행된다. 강사는 취업정보센터 직원인데, 진격대 출신 학생들이 지난 10년간 취업한 곳을 주문 외듯 한다. ‘글쓰기와 말하기’ 과목은 더 가관이다. 고전을 읽고 글쓰기를 배우는 게 아닌, 기업이 원하는 틀에 맞춰 자기소개서를 쓰고 인터뷰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한국의 대학은 저자가 말한 ‘취업사관학교’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대학평가에서 영어강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현실과 그것이 배태한 대학교육의 질적 저하도 꼬집는다. 국문학과 수업도 영어로 진행하는, 말 그래도 ‘해프닝’이 벌어지는 게 우리 대학 현실이다. 그러나 대학 당국은 ‘대학평가 국제화 지표’에만 관심 있을 뿐 교육의 질적 요인 같은 것들은 안중에도 없다. 교수도 고역이긴 마찬가지다. 외국에서 살다 온 스무살 학생에게 동양철학의 대가가 ‘영어 발음이 구리다’며 욕을 먹는 비상식적인 일도 버젓이 벌어진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은 1990년 중반 이후 대학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 있다. 학생 유치를 두고 경쟁하다 보니 곧바로 ‘효율성’이라는 잣대가 등장했고, 무한경쟁에서 이기려고 ‘기업화’를 택했다. 대학 총장은 학문의 태두(泰斗)가 아니라 CEO를 자처한다. 저자가 대학 기업화를 비판하는 이유는 건전한 시민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문 탐구뿐 아니라 한 사회의 구성원이자 주축이 될 시민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온라인 강의,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다만 대학 본연의 임무, 즉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 그리고 건전한 시민 탄생의 못자리가 돼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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