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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교육/3당 대선후보 초청강연회:Ⅲ

    ◎교육개방과 한국의 대학­박영식 광운대 총장·전 교육부 장관/대학이 국가경쟁력 좌우/양보다 질위주교육 필요 세계화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드는 경쟁의 시대에서 대학도 예외일 수 없다.민주화에만 매달려 오랫동안 경쟁없이 무풍지대를 거쳐온 우리 대학들은 오늘날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대학사회에서 국내대학 출신 박사들은 외국출신에 밀려 점차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우수한 인재들이 외국대학으로만 나가려 할뿐 국내 대학은 철저히 외면해 최종 학위 생산을 중단할 위기마저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화와 정보화로 특징되는 오늘날 국가 경쟁력은 대학에서 나온다.현재 흔들리고 있는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도 대학의 역할이 한차원 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로 ‘양의 교육’에서 ‘질의 교육’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해방 전후 10여개였던 우리의 대학은 3백20여개로,대학별 학생수도 2천∼3천명에서 2만∼3만명 수준으로 거대하게 변모했다.재단의 재정지원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재정규모를 늘리자니 양적 팽창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던 탓이다.자연히 학문의 우수성이나 교육 내실화는 부차적 일로 치부될 수 밖에 없었다. ○양적 팽창 중지해야 미국 대학들은 학생수를 늘리면 재단의 부담이 늘어나고 교육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학생수를 거의 늘리지 않는다.이제 우리 대학들도 양적 팽창을 중지해야 한다. 둘째,경쟁관계에 있는 대학을 10개 가량 만들어야 한다.경쟁이 있는 곳에서만 경쟁력이 나온다.미국의 대학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것은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좋은 교수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총장 중심의 중앙집권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S대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대학이 상위 1%의 우수학생을 모두 휩쓸어간다.많은 지방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데서도 나타나듯 대학입시와 과외의 과열도 결코 대학의 문이 좁아서가 아니라S대에 입학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또 입시 과열을 막고 과외수업 부담으로 휘어진 서민들의 허리를 펴기 위해서도 서로 경쟁할 수 있는 대학을 10개 가량으로 늘려야 한다. ○과감한 재정 지원을 세번째는 국가의 과감한 교육투자와 적극적 재정지원이다.국가가 모든 교육을 맡는다고 생각해야 한다.선진국은 대부분이 공립인데 비해 우리는 교육을 사학에 맡겨왔다.이런 잘못된 구조를 하루속히 바꿔야 하지만 당장은 사립대학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교수 1인당 학생수가 미국의 2배,일본의 1.5배에 이르고 서울대 학생 1인당 도서수가 미국 하버드대의 13분의 1,일본 도쿄대의 6분의 1에 불과한 현실이 무엇을 뜻하겠는가. 개방되는 교육시장에서 난파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제도개선과 획기적인 투자를 통한 대변혁이 있어야 한다. ◎한국대학의 역할과 과제­윤형원 충남대 총장·전 교총회장/사회변화 중심역할 강화/첨단학문 대책 서둘러야 한국 대학은 정말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가.해답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관점이 있을수 있다. 대학은 연구와 사회봉사,이상적 민주공동체 창조 등의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그렇다면 한국 대학발전의 조건과 과제는 무엇인가. ○교육행정 전문화 숙제 첫째 고등교육행정의 전문화와 책무성의 강화이다.교육부는 대학 정원을 책정할 때 국가발전에 필요한 요청을 예견해야 한다.그 구조 속에서 대학 전공과 교육내용을 접합시키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도로 정밀한 인력의 수요를 전망·기획하는 새 행정기법이 요구된다.사회발전의 요구와 대학의 교육내용 간의 편차를 조정,교육의 질을 높힐 수 있는 다양한 행정 전략도 필요하다.특히 계량적 대학 평가는 질적 평가로 전환돼야 한다. 둘째 대학 조직의 합법성에 대한 제도적 장치이다.한국 대학도 통치조직과 행정실무간의 기능 분화를 명시하는 대학설치법(유럽형)이나 대학헌장(영미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교육부는 국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과 행정서비스를 주도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사학에는 법정 수익용 재산을 확보토록 촉진하는 기폭제로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국립대의 경우 국립대 설치법을,사립대는 사립대 설치법을 따로 만들어 통치기구와 행정조직의 권한 관계를포괄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째 대학 구성원의 자기혁신을 위한 노력 강화다.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한과에 수백명씩 되는 학생을 해마다 뽑는다.학부에서는 학문 계통상으로 분류할 필요 조차 없는 유사학과를 세분화했다.이제 대학은 건학이념이나 설치목적,존재 이유에 대한 자성론을 내놓아야 한다.또 대학 문화를 창조하고 자율적으로 첨단 학문에 접근할 수 있는 대책도 만들어야 한다. ○대학자율성 보장돼야 넷째 사회변화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사회변화와 요구조건을 수용하는데 혼신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교육 내용에서는 원리적 소양을 응축시켜 첨단의 지식문화 가치로 재창조해야 한다.교수방법에서는 첨단멀티미디어를 다양하게 활용,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익혀야 한다. 다섯째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맹목적 교육열을 해소해야 한다.교육은 국가의 것이지 정당이나 집권 행정부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정부는 대학교육의 질과 사회발전에 필요한 인력 사이의 관련성을 심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대학 스스로도사는 지혜를 깨우치는 인격도야의 장으로 만들고,교육을 민족정신의 우생학적 유전인자를 창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학의 통치체제는 새롭게 다듬어져야 하고 대학 구성원은 자기 혁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이같은 바탕위에 우리의 대학은 민족의 생존과 번영의 좌표를 튼튼하게 설정할 수 있는 모범적인 사회조직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다. ◎한국교육과 지도자 역할­홍일식 고려대 총장/21세기는 문화대국 시대/전통바탕 비전 제시 시급 정보화 시대는 많은 정보와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집단이 지도계층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역사 단계라고 할 수 있다.인간의 정신노동 능력과 지적 창조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은 아직도 산업사회의 후발주자로서 가졌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교육 또한 경쟁과 대결을 위주로 한 구시대의 궤도를 달리고 있다. ○물질보다 정신역량 중요 유엔은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로 규정했다.문화의 세기란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역량이 중요한 시대이며,정신능력중에서도 종래에 강조돼 온 IQ(지능)보다는 EQ(감성적 능력)이 중요한 시대다.나아가 21세기는 분명 MQ(도덕지수)시대를 지향하고 있다. 사물과 자연을 정복과 이용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함께 살아가야 할 유기적 질서의 일부분으로 이해하고,인간 존재를 욕망의 대상 또는 경쟁자로 인식하기보다는 공감의 동반자로 볼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이같은 자세와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그 누구도 새로운 세기를 이끌어갈 지도적 계층으로 떠오를 수 없으며,그 국가 또한 미래 세계의 중심이 되지 못한다. 문화란 숭고한 인간정신의 표현이다.따라서 민족문화란 바로 민족정신의 구체적 실체인 것이다.한 민족의 존재 가치는 그 독특한 문화로써 확인받고 인정받는 법이다.따라서 민족문화의 상실은 곧 민족 자체의 소멸을 의미한다.이는 나라를 잃는 것보다 더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21세기 국가경영과 교육의 과제는 문화대국의 건설이다.과학 기술 경제 군사 등 모든 부문의 발전도 결국은 문화대국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요 수단이다. ○물신주의 극복 절실 오늘의 시대상황을 볼 때 고도 산업사회가 빚어내는 물신주의를 극복하고 인간 회복,인간 부활의 새로운 사회적 조화를 찾아야 할 필요가 참으로 절실하다.그리고 이것은 서구문명에서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현대사회의 경험으로 증명됐다.따라서 우리가 지녀온 민족문화 전통의 바탕으로부터 찾지 않으면 안된다.서구사회는 근대의 물질 기술문명에 힘입어 오늘의 풍요를 얻는데 성공했지만 인간 사회 자연,그리고 우주를 연결하는 조화로운 유대를 상실하는 비싼 대가를 치렀다. 이런 혼미를 극복하고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도 민족문화 유산과 전통에 대한 탐구는 거듭 강조돼야 마땅하다.민족문화의 유구한 전통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이를 구심점으로 해 현재와 미래를 창조할 때 우리는 오늘의 서구문명이 봉착한 난관을 넘어서는 동시에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로 열어가는 과업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이를 위한 일대 각성과 전환이 오늘날우리 교육에 주어진 과제인 동시에 21세기를 설계하는 지도자의 역할이다.
  • 대학 취업박람회 성황… 구직난 실감/서울대·연대 개교후 처음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예상되는 올해 취업의 무풍지대였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7개 대학이 취업박람회를 잇따라 개최,학생들의 취업알선에 발벗고 나섰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개별적인 기업설명회는 있어 왔지만 취업박람회를 개최한 것은 개교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서울대 문화관에는 행사가 시작된 상오부터 졸업을 앞둔 학생과 졸업생 등 2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연세대도 이날 교내 대강당과 학생회관에서 현대 삼성 등 36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취업박람회를 개최했으며 상오 한때 3천여명의 학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달 29일∼30일 1차 채용박람회를 개최한 고려대도 이날 현대 동아 등 19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2차 채용박람회를 개최,4천여명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높은 취업열기를 실감케 했다.
  • 대선필승론 이슈 지지 호소/여 제주 합동연설회

    신한국당 경선후보 7명은 12일 하오 제주 오리엔탈호텔에서 대의원 및 당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연설회를 갖고 대선필승론을 이유로 지지를 호소했다.〈관련기사 5면〉 후보들은 이날 유세에서는 지역개발 공약에 치중,전날과 달리 특별한 쟁점을 만들지 않았다. 첫 연사인 이회창 후보는 “단순히 나이가 젊다고 새로운 지도자가 되는게 아니다”며 “단신으로 여당에 들어왔고,계파를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찬종 후보는 최근 당내 불공정 경선사례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조사지시를 공개 촉구했고,이인제후보는 “누가 TV토론에서 야당과 정권교체 주장을 잠재우고 우리당에 승리를 안겨줄수 있느냐”고 필승론을 내세웠다. 이한동 후보는 “나야말로 보수안정세력을 결집할 수 있고 경선후유증을 치유하고 당의 화합을 이룰수 있다”고 「신보수주의」를 역설했으며 최병렬 후보는 “일에 대해서는 프로인 저를 선택해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덕룡 후보는 “나라가 어려울때 몸바쳐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과 무풍지대에 안주한 사람이 누구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수성 후보도 “돈으로 대의원들의 신성한 표를 사려는 추잡한 정치와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신한국당은 14일 전주에서 합동연설회를 계속한다.
  • “번개 잦으면 벼락느ㅊ이라” 했는데(박갑천 칼럼)

    “번개가 잦으면 벼락느ㅊ이라”라는 속담이있다.“초시가 잦으면 급제난다”느니 “방귀가 잦으면 똥싸기 쉽다”는 속담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이 속담들마따나 무슨 일이고 자주 일어나면 그 마지막 결과에 이르고만다. 요근년들어 자주 일어나는 지진을 보면서 떠올린 속담이다.지난달말께도 영남쪽에서 4.3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는데 이는 올들어 12번째의것.92년 15회,93년 23회,94년 25회,95년 29회,96년 39회로 (96년 양산 단층대에서만 55회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음) 계속 많아져온 흐름으로보아 앞으로 얼마가 더 일어날지 모른다.더구나 88∼91년사이에는 한번도 없었던 4∼5규모의 지진이 92년이후 지난해까지 11회나 일어나고 있다.지난달의 것도 부산해운대 고층아파트가 10여초동안 흔들릴 정도였는데 언제 “똥싸는” 피해로 이어지는 강진을 만날 것인지 알 수 없다. 중종13년의 지진을 소개한 당대의 석학 이수광은 그걸 「용싸움」이라면서 선거워하고 있다(〈지봉유설〉재리부).하지만 그말을 웃을일은 아니다.용싸움이 아닌 것만은 알게된 오늘날에도 언제 얼마만한 위력으로 일어날지는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60년대까지만 해도 예고를 장담했던 세계의 지진학자들.그러나 이제는 동곳뺀듯 지진후의 사고피해 줄이는 방법이나 찾고 있다.그런 가운데서도 지진의 무풍지대인양 여겨온 우리의경우는 20년전장비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잦아지고 강해지고 있는 지진.이젠 우리도 강건너 불길보듯 할일이 아니라 대비책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다.유비무환은 언제 어느때고 세상살이의 진리.이 말은 「서경」(열명)에 부열이라는 사람이 한말로서 나온다.하나 그말대로 대비한다고 해도 하늘이 마련한 지변으로서의 재난이고 보면 온전하게 막아낼수는 없을 것이다.다만 「무환」은 못된다 할지 몰라도 재난을 최대한 줄이는 「축환」으로 이끌수는 있는일.그 「유비축환」으로 마음들 써나가게 돼야겠다. 지금은 장마철.벌써 폭우피해가 적지 않다.해마다 겪는 장마건만 어름어름 대비에 넉장뽑으면서 피해도 해마다 내온다.그 「연중행사」 대비도 모자란터에 지진대비라니… 하는 말도 나올 법은 하다.역시지진은 한다리 떨어진 것으로만 느껴지는 재난.그래도 관심밖으로 돌릴수 없는 상황엔 이르러 있다.〈칼럼니스트〉
  • 설치미술가 전수천(이세기의 인물탐구:130)

    ◎자연을 캔버스로 상상을 형상화 한다/평면·입체·설치 등 장르파괴 끝없는 모색/시·공문 넘나들며 삶의 문제 근원적 접근 강물을 캔버스로 하여 그 위에 뗏목을 띄우고 흐르는 물줄기에 따라 뗏목이 교차되는 수상드로잉.88올림픽 1주년 기념으로 한강에서 펼쳐진 전수천의 행위미술은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 강렬한 이벤트였다.잠실 메인올림픽 스타디움과 여의도 63빌딩에 이르는 12㎞구간에서 그는 자연과 인간대응의 장려한 퍼포먼스로 화단에 충격을 던졌다. 이에 앞서 지난 84년에는 뉴욕 103번가와 73번가 사이,배터리 파크에서도 신문잡지를 가루처럼 잘게 오려서 바람에 날려 뿌리는 「시간의 추적」을 시도하여 일상적인 것을 외면하는 뉴욕시민의 시선을 집중시켰다.1천여명의 관람객이 운집한 이 행사에서 「아트 인 아메리카」의 부편집인이자 미술평론가인 재닛 코플러스는 「그의 예술은 인간론적이고 철학적」임을 전제,『수많은 다른 아시아 예술가들이 그런 것처럼 하나의 포맷이나 양식에 안주하지 않고 전생애에 걸쳐 눈부신 변형으로 그는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설립하고 있다』고 논평한 바 있다. ○한강서 충격적 퍼포먼스 세계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95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 역시 현대의 무질서와 방약무인에 대한 섬뜩한 경고였다.이른바 흙으로 빚은 1천300여개의 토우들은 TV모니터와 네온 등 산업폐기물 위에 꼿꼿이 도열하여 옛한국인의 엄숙함과 도도한 기상을 유감없이 도출해내었다. 그해 봄 「올해의 작가­전수천전」을 주관했던 국립현대미술관장 임영방씨는 『전수천은 재료의 가소성·일회성을 대담하게 체험하여 신화와 역사,우주의 운행에 얽힌 질서(logos)와 혼돈(chaos)을 초월하는 장대한 스케일과 독창적 상상력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쓰고 있다.그는 왕성한 창작의지로 평면 입체 설치등의 장르를 붕괴하면서 인간의 역사와 삶의 문제에 근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작가다. 호암갤러리의 김용대씨는 『전수천은 전수천이라는 화면의 대지위에서 태어나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고 표현한다.따라서그의 회화와 회화에서 출발된 인스털레이션(설치)과 퍼포먼스는 자연이라는 공간에 격랑을 일으키기도 하고 혹은 분출하는 용암같은 위협적인 피안의 세계를 형성하기도 하면서 「정신적 무풍지대를 방황하고 있는 인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작은 체구에 비해 한번 작업에 들어가면 두들기고 달구고 칠하고 매달고 설치하는 모든 과정에서 그는 끈질긴 극기를 감내하고 있다.실제로 이 작가는 작은 혹성처럼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고 행성주위를 방황하다 충돌로써 존재를 마감하는 수많은 별똥별(혹성)의 운행과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빗댄 동기를 작업에 부여해왔다.뉴욕의 평론가 루시 리파드가 「이세상을 변형시키기 위해 산책나온 신의 사절」이라는 말은 그를 두고 과장이 없어 보인다. 주로 일본과 뉴욕을 무대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도쿄·교토 국립근대미술관과 오사카 국립국제미술관이 동시에 기획한 「형상의 사이에서」초대전에서는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이 이례적으로 그의 대작 「대지의 저편에서」를 구입하여 미술관에설치하고 있다.이와 관련하여 한국 화가로서는 다루어지기 힘든 뉴욕타임스의 존 러셀,빌리지보이스의 킴 레빈 등 권위있는 평론가들로부터 「오리지널리티와 풍부하고 강렬한 상상력」에 대한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다.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일본과 뉴욕에서 고학으로 그림을 공부한 그의 삶 자체가 치열한 인간승리의 드라마틱한 내력이 아닐수 없다. 전북 정읍에서 농사를 짓던 집안에 태어났으나 중학졸업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학비를 벌기위해 베트남 백마사단의 통신병으로 근무하다가 서양미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 건너갔다.일본에서도 도로공사와 페인트공 등 허드렛일로 무사시노(무장야대)미대를 졸업,그림에 대한 야심찬 계획으로 일본활동 7년만인 83년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에 정착했다.그의 작업장이 있는 맨해튼 하층부는 소호미술구역과 중국인촌,리틀 이탈리안이 밀집한 예술의 온상으로 그는 수시로 예술가들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행위예술을 펼칠수 있었다.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한 유행적 사조인 신표현주의 회화에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결국 뉴욕이라는 독특한 사회적 상황은 그의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시간과 공간을 해체하면서 의식의 심층을 온통 뒤흔들어 놨다고 할수 있다. 그의 작품은 때때로 시퍼렇게 노한 파도가 지구를 집어삼킬듯 공포적 장관을 연출하는가 하면 대지위에 부유하는 인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힘에 유도되는 신비한 기운을 내뿜기도 한다.과거와 현재,동서양을 넘나드는 역사적 상상력에 기초한 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착취가 몰고올 자원고갈의 무질서와 엔트로피에 대한 경종이 되기도 한다.도쿄에 있을때는 베트남에서 제대날짜를 기다리던 군인들의 「기다림」에 지친 인간의 갈등이 작품에 반영되었고 뉴욕에서는 표현주의적인 색채와 매재로 현대인의 허망한 환상을 불식시키고 있다. 정체됨을 거부하는 그의 미술은 간혹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다」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미술과 일상,미술과 사회,미술과 문명」의 접점을 찾아 변신과 모색을 멈추지 않는 처절한 아픔이 배어나온다. ○일·뉴욕서 고학으로 우뚝 국내에서보다 일본과뉴욕에서 먼저 성공하고 역으로 국내에 들어온 그는 지금도 남들앞에 나서기를 꺼릴만큼 내성적이고 나약해 보이지만 아무리 중병에 걸려도 진통제 한알 먹은 적이 없는 강단이다.이상시대의 마지막 시인같은 인상이지만 그의 작업스케일은 남성적으로 광활하고 무변하다.결혼이나 가족은 일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독신주의.오로지 화가로만 살면서 요즘은 일산 구산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오는 7월 노르웨이 콩스버그미술관 초대 신작전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뉴욕에서나 도쿄,서울에서나 빈에서 그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종횡무진의 코스모폴리탄이다.가장 첨단적인 세계를 구축하지만 체삽이 없고 오히려 볼때마다 청렬한 경이로움을 발산한다. 이세상을 변모시키기 위해 산책나온 예술의 신사,불꽃같은 정열을 자연에 사르면서 그는 언제까지나 높고 넓게 그리고 자유자재롭게 우주를 넘나드는 광채일 것이다. □연보 ▲1947년 전북 정읍 출생 ▲74년 대입검정시험 합격 ▲76년 서울 개인전,도일 ▲76∼83년 일본 무사시노(무장야)미술대 및 와코(화광)대 졸업 ▲79∼81년 도쿄개인전 ▲83년 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갤러리 큐·갤러리 제로 개인전),도미,뉴욕개인전 ▲84년 뉴욕 플랫인스티튜트석사과정 수료,뉴욕개인전 「시간의 추적전」(뉴욕 바테리파크 및 맨해튼문화센터) ▲85년 플랫인스티튜트초대 개인전,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후쿠오카 애리아­듀화랑) ▲86년 뉴욕개인전(히긴스홀) ▲87∼88년 개인전(뉴욕 22우스터갤러 및 도쿄 화이트아트갤러리) ▲89년 88서울올림픽 1주년기념 한강수상드로잉전 및 개인전(과천국립현대미술관·가나화랑),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뉴욕개인전(수연 이갤러리) ▲90년 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 ▲91년 LA개인전(앤드류사이어화랑),도쿄개인전(화이트아트갤러리),서울 「움직이는 문화열차」기획 ▲92년 서울개인전(가나화랑),도쿄개인전(무라마스화랑 및 화이트아트갤러리) ▲93년 대전 엑스포상징조형물「비상의 공간」제작,도쿄개인전 ▲94년 서울개인전(가나화랑) ▲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대표,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선정,「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전」 ▲96년 미국 힐우드미술관 초대전 〈현재〉국립예술종합학교 교수 〈수상〉국민문화훈장 은관·일신문화상(95년)
  • 「경제 살리기」 정치권이 앞장을(최택만 경제평론)

    한국경제는 지금 「총체적 위기」에 놓여 있다.경제계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자 『경제는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노동관련법 개정문제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어떻게 결말이 날지 모르는 상태이다.노동제도 개혁과 관련,여·야간에 현격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고 사용자 단체인 경총과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총간에 쟁점사항을 둘러싸고 공방전이 치열하다.재야 노동계는 노동제도개혁을 백지화하라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한보철강 부도사태에 대한 처리문제도 마찬가지다.정부와 여당은 한보철강을 살린다는 원칙을 정했으나 야당은 부도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한보사태가 오래 끌면 끌수록 한국의 대외신용도가 떨어지고 시중자금난이 가중,기업도산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관심이 거의 없어 보인다. 노동제도 개혁과 한보사태 등 현안문제해결이 불확실한 상황을 보이자 경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노동제도 개혁과 관련된 파업은 국민총생산(GNP)에 대한 기여도가 47%에 달하는 수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또 한보부도사태는 시중의 자금난을 가중시켜 1월중 부도율을 지난 82년 장령자사건이후 최고치로 끌어 올렸다. 지난해 237억달러를 기록한 경상수지적자 해소를 위해 원화환율이 적정선으로 조정되자 외환투기가 발생했고 환투기를 막기위한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이 통화긴축설로 번져 가뜩이나 어려운 시중자금난을 한층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자금난은 시중금리를 추켜 올렸고 금리가 오르면서 힘겹게 700선 위로 올라갔던 주가지수가 다시 600대로 주저 앉았다. 경기가 하강하면서 실업률도 계속 높아져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다.지난 12월중 실업률은 2.3%로 지난 94년 8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여기다 부동산가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주택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에서 뛰기 시작,서울 강남지역으로 확대되었다가 연초부터는 그동안 「무풍지대」로 남아 있던 서울 북부지역 아파트가격까지 흔들리고 있다. 환율과 부동산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경제가 경기침체속의 인플레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하지 않을까 걱정이다.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면 최소한 2­3년동안 초긴축을 해도 수렁에 빠진 경제를 건져 내기가 어렵다.올해는 대선이 있어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지배할 개연성이 많기에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성이 한층더 높아가고 있다. 경기가 둔화된 상태에서 정치상황과 사회분위기가 몹시 불안정해 경제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경제가 이처럼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자 경제 살리기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그러나 경제는 정치와 사회현상을 포함한 유기체이지 그것만이 따로 움직이는 독립된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다.정치·사회·안보 등의 안정이 없이 경제가 혼자서 살아날 수가 없다.경제를 살리려면 먼저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함수들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정치권이 먼저 경제를 살리는데앞장서야 할 것이다.정치권은 한보철강부도라는 「경제의 나무」만을 보지말고 경제위기라는 「경제의 숲」을 보는 사고의 일대전환이 있어야 한다.한보철강과 같은 굽은 나무를 탓하는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노동제도 때문에 숲이 불타들어 가고 있음을 직시하고 조속한 시일내에 제도개혁을 마무리지을 것을 촉구한다.정치권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시중자금난과 기업도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조,대책을 찾아 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제계와 노동계도 지금 노동법문제를 놓고 공방전을 벌일 만큼 한가한 상황에 있지 않다.경제성장의 실질적인 주체인 사용자와 근로자가 머리를 맞대고 경쟁력제고를 위해 임금비용과 금리비용을 줄이는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그것이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최근 일부 대기업의 임금동결은 임금비용을 축소하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정부는 일부 대기업의 임금동결 등 자구적 노력과 시민들의 소비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실행예산 편성을 통해 올해 예산(74조원)의 5­10% 정도의 경비를 절감할 필요가 있다.정부는 또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를 제거하여 기업이 확실성을 갖고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 국민들도 현재의 경제위기를 남의 나라 일처럼 방관해서는 안된다.경제가 추락하면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간다.국민들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경제를 살리는 일에 최대한 동참해야 할 것이다.이번 경제위기는 정치·경제·사회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된 「총체적 위기」이므로 정치권이 주도하여 풀어나가기를 거듭 당부한다.〈논설위원〉
  • 줄줄이 소환에 “당혹” “초조”/한보 태풍­정치권 표정

    ◎여­“내일은 또 누가” 위기감에 휩싸여/야­김상현 의장 연루설 돌자 바짝 긴장 현직 내무장관과 국회 재경위원장이 12일 검찰의 한보수사에 걸려들자 정치권은 아연실색하고 있다.그 와중에서도 「폭로」와 「경고」로 치닫는 여야 공방전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신한국당 여의도 당사는 하루종일 당혹감과 긴장감에서 헤어나지 못했다.당직자들은 『도대체 내일은 또 누구냐』『한보태풍의 끝은 어디냐』라는 초조감과 위기감에 휩싸였다.지도부는 당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엄두도 내지 못한채 검찰의 칼끝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민회의측의 청와대 최고위층 연루의혹 주장에 대해서는 『김대중 총재를 방어하기 위한 막가파식 정치공세』라는 요지의 대변인 논평과 성명을 통해 정면 반박했다.김철 대변인은 『국민회의 지도부는 완전히 이성을 잃고 있다』면서 『오로지 김총재를 보호하기 위해 매일같이 검찰수사의 공신력을 훼손하면서 악의적 루머를 소위 정보라는 미명하에 대통령의 가족에 이어 대통령까지 음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김대변인은 이어 『만약 검찰의 수사의지를 훼손하면서 인민재판식의 가설무대 설치를 획책하는 세력에게는 종국적으로 국민적 심판이 따를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김대변인은 또 『국민회의는 한보수사를 정치적으로 오염시키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그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권노갑 의원의 검찰출두와 김상현 지도위의장의 연루설까지 겹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국민회의측은 권의원이 받은 돈이 국회상임위에서 「한보관련 질의 무마용」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까지 검찰의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특히 신한국당 황병태 의원(경북문경·예천)이 위원장으로 있는 재경위 소속의원들은 잔뜩 긴장한 상태다.아직까지 소환의원이 없는 자민련은 『언제까지 무풍지대로 남지는 않을 것』이라며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연루설이 나도는 국민회의 K·L·J의원이나 자민련 K의원 등은 한결같이 『우리와 무관하며 야당 흠집내기의 일환』이라고 펄쩍 뛰었다. 검찰의 칼날을 무력화하기 위한듯 야권은 검찰수사의 「부당성」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박지원 기조실장은 『김의장에 대한 소환설을 흘리는 것은 야당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는,전형적인 정치검찰의 각본수사』라고 반격했다. 한편 국민회의는 이날 한보비자금 관리팀 4명이 007가방 4개분량의 비자금 서류를 갖고 왔다고 연락,접선을 시도했으나 불발로 그쳤다고 주장.
  • 외국계 광고사/불경기 「무풍지대」

    ◎방송광고공사연,7월이후 현황 분석/해외브랜드 유치 늘어 매출 5%P 증가 지난해 7월부터 불어닥친 경기하락에 따른 방송광고산업의 불경기 여파로 국내 광고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진출 외국광고회사는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방송광고공사 산하 광고연구소 민경숙 연구위원이 최근 내놓은 「외국광고회사·외국광고주 현황 분석연구」에서 드러났다. 연구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이후 국내 상위랭킹(1∼6위) 광고회사들의 방송광고 매출액이 7월 39%에서 11월 3%로 하락해 성장률의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현재 국내에 진출해있는 외국광고회사(1백% 외국자본 1개사,합작 9개사,지사 1개사 등 11개사)들은 7월 16%에서 11월 21%로 성장률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국광고회사들이 국내 불경기 여파를 타지않은 것은 불경기속에서도 짭짤하게 이익을 챙기는 외국 브랜드의 외국광고주 차지비율(82.5%)이 국내 광고회사에 비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연구서는 밝혔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국내 방송광고시장에 진출한 1백%투자 외국광고주 수는 92년 48개사에서 84개사로 거의 2배나 증가했으며,순수 한국기업이면서도 외국 브랜드를 상표명으로 광고한 광고주 수도 91개에 달했다.이를 국적별로는 외국광고주 가운데 미국 국적이 41.9%로 가장 많으며,일본 광고주도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것은 결국 외국광고주의 한국방송광고시장 참여가 활성화하고 있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연구서는 풀이했다.
  • 부동산투기 초기에 잡아라(최택만 경제평론)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가격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지난 20일 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놓았다.그 대책은 주택물량 공급의 확대, 토지초과이득세(토초세)부과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가 4년만에 토초세를 부활한 것은 최근 부동산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현재 수도권지역 주택은 물론 그린벨트 및 고속철도 건설지역 주변 등의 부동산가격이 크게 상승하거나 상승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가격은 신도시에서 뛰기 시작,서울 강남지역으로 확대되었다가 연초 부터는 그동안 「무풍지대」로 남아 있던 서울 북부지역 일부 아파트와 수도권의 광명·수원·성남·의정부 등의 부동산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린벨트 규제완화이후 대기업들이 대규모 유통시설을 한다는 명목으로 토지를 매입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 지역 땅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고속철도 주변 지역은 개발 붐에 편승,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또 「부동산가격 10년 주기설」이 나돌고 있고 올해는 대선이 있어 값이 오를 것이라는 막연한 인플레기대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부동산시장의 불안정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연초부터 부동산가격이 들먹이자 정부가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은 것은 올봄 이사철때 까지 부동산가격이 상승,지난 80년대말과 같은 투기가 재연되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투기재연 미리 차단해야 물론 현재 경제는 그 당시와는 아주 다르기 때문에 투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는 어렵다.80년대 말에는 사상 처음으로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시현한 반면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불과 10%선에 불과해 아파트투기가 성행될 수 밖에 없었다.경제성장률도 10%선의 고도성장을 보임에 따라 여유자금이 부동산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성장률도 6%선대로 내려가 있다.또 정부가 부동산실명제와 부동산 전산화 및 토초세 등 부동산투기를 잡을 수 있는 장치를 강구해 놓고 있어 과거와 같은 투기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도권의 주택과 그린벨트 및일부 개발지역 등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상당히 있다.정부가 강도 높은 안정대책을 내놓은 연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부동산투기를 조기에 진압되지 않으면 산불처럼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정부대책은 이같은 투기억제를 위한 단기대책의 성격이 짙다.토초세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세정과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주택가격 상승은 결국 공급이 수요를 따라 가지 못함으르써 발생한다.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최선의 길은 물량공급의 확대이다. 정부도 이 점을 감안하여 올해 기존도시에 신시가지를 건설하는 이른바 「미니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점을 비춰 볼때 「미니도시」 개발방식 도입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다. 정부는 이러한 「미니도시」 건설과 함께 직장과 주택이 같이 있는 자족도시 건설을 포함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의한다.정보화시대의 진전에 맞춰 「정보화도시」를 건설한다면 신도시의 베드타운화를 막으면서 정보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장기적 관점에서 이 도시건설을 추진할 것을 제의한다. ○자족 신도시 건설 바람직 또 주택정책이 주거개념에 입각해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지금까지 주택개념은 주거(생활공간)보다는 소유(가치증식수단)쪽에 치우쳐 온 것이 사실이다.인플레시대를 살아온 구세대들에게는 소유개념이 강하나 신세대는 그렇지가 않다.그들은 주택을 생활공간으로 여기는 성향이 높다. 그러므로 주택공급이 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그러려면 임대주택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책이 다각도로 강구되어야 하겠다.정보와시대와 신세대에 적합한 주택정책이 개발되기 바란다.〈논설위원〉
  • 공부 안하는 교수들(사설)

    안하는 대학교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교수 1인당 연간 논문발표 편수가 1편도 안되는 대학이 전체의 22%에 이르며 교수 1인당 연간 해외학술논문 발표건수는 평균 0.27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우리를 착잡하게 한다.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교수 1인당 연간 논문발표 편수 1편 미만인 대학이 14.9%였는데 올해는 더 늘어난 것이다. 이 수치는 대학교수가 교육개혁의 무풍지대에 안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대학사회는 경쟁이 없는 사회이자 어느 누구도 책임과 의무를 따지지 않는 사회,대학교수는 놀고도 존경받는 직업』이라는 대학교수의 자아비판이 나온 것이 벌써 몇년전이지만 대학사회가 아직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학교수의 기본책무는 공부(연구)하고 가르치는 것(강의)이다.교수가 공부를 게을리 한다면 대학에 몸담을 이유가 없다.물론 우리 대학교수들은 강의에 많은 시간을 빼앗겨 연구할 시간이 모자란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그러나 많은 교수들이 학교밖에서 무슨 무슨 위원등의 이름으로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있는것은 무슨 이유인가. 여기서 우리가 또 생각해 보아야 할것은 대학교수가 발표하는 논문의 편수보다 그 수준을 따져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해외에서의 논문발표가 극도로 빈약한 것이 바로 이를 반증한다. 교수들이 연구를 등한히 하는것은 승진이 쉽고 웬만하면 정년이 보장되며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대학사회에 경쟁이 없기 때문이다.교수재임용제가 다시 실시되고 대학평가제가 최근 도입되긴 했으나 아직 시작에 불과하고 그 평가가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교수재임용과 승급이 연구업적에 따라 철저하고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보따리장사 하는 젊은 박사들이 지천으로 널려 우수두뇌가 썩고 있는 터에 공부하지 않는 교수들이 보호받을 수는 없다.
  • 자동차 「빅3」/해외 생산기지 확보 러시

    ◎2∼3년전부터 조직 경량화… “불황 무풍지대”/브라질·러·인니 등에 대규모 공장 설립 추진 자동차는 무풍지대인가.최근 불황의 회오리속에서도 자동차업체들은 감량없이 국내외 생산기지 확보에 더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이는 현대 대우 기아 현대정공 쌍용 등 자동차업체들이 그동안 설비투자와 체질개선에 주력,내성을 갖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태구 대우자동차 회장은 13일 『어렵기는 하지만 인위적으로 인원을 감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박병재 현대자동차 사장도 『인력의 감축이 필요한 측면도 없지 않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인위적인 감축보다는 효율적인 인력 재배치에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했다. 기아자동차도 2∼3년전부터 관리직 인원을 동결하고 영업직으로 전환하는 등 조직 재구축을 해와 인원감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정공과 쌍용도 마찬가지다. 현대 대우 기아 등 빅3는 2∼3년전부터 조직경량화에 주력해왔다.현대는 올초 팀제를 도입했고 내년부터 본부단위로 업적평가제를 실시한다.기아는 몇년간 관리직인원을 동결하고 영업직으로 많이 전환시켰다.대우도 해외공장의 확장과 내달 본격 가동하는 군산공장의 설립 등으로 다른 업체보다 쉽게 조직슬림화를 이룬 상태다. 자동차사업은 중후장대한 장치산업인데다 고용근로자들 거의 모두가 가장 근로자라는 점도 대량감원의 우려를 불식시켜주는 요인이다.대우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근로자들이 섬유나 반도체와 달리 가장근로자로 구성되어 있어 사회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커 함부로 인원감축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서도 대우는 물론이고 현대도 브라질과 러시아,인도에 대규모 공장설립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기아도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 등 사업을 벌여놓고 있다.
  • 테러 무풍지대는 없다(해외사설)

    테러리즘이 공포를 던져주고 있다.테러리즘은 우리에게 위협을 느끼게 하면서 공포를 확산시키는데 성공했다.따라서 테러리즘이 이겼다.2백29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보잉 747 TWA기의 공중폭발은 테러로 인해 일어났을 것이라는 가정이 우세하다. 달리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폭탄은 극단주의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무기이다.회교 근본주의자들은 이 분야에서 전공이다.프랑스도 수차례 그들의 표적이 돼왔다.하지만 광신자들은 그들 뿐이 아니라 유럽에서는 아일랜드의 IRA와 바스크분리주의자들도 있다.사람들은 이제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무차별 살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미국은 지난 93년 세계무역센터에서 테러가 발생하기 전만 해도 테러의 무풍지대라고 믿어왔다. 미국인들은 테러 용의가 있는 국가들과 실용적인 통상정책을 펴왔다.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반미 폭탄테러사건은 서방사회에 대항하는 교조주의자들이 벌인 전쟁이다.이번 보잉747기 폭발사건은 끔찍한 사건이다.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용의자에대한 윤곽도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하지만 익명의 살인마들에게 운명을 맏긴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국제사회는 테러에서 몇가지 시사하는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보잉747기 폭발이라는 심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냉전시대 공산주의에 의한 희생자들은 제한적이고 분명했다.그때는 안전했다고도 할 수 있다.오늘날 다양한 국제 테러주의자들은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더이상 적을 구분하지도 않으며 이것이 우리의 고민이다.서구사회가 깨어나는 것이 시급하다.테러리즘의 국제화는 공갈이 아니라 현실이다.자유민주국가들의 연대행동을 촉구한다. 공포란 살인자들이 있을 때에 나타난다.이같은 도전에 민주사회는 강박관념에 빠지지 않으면서 경계해야 한다.우리는 테러 광신자들을 고발하는 측이 이기기를 바란다.
  • 기업공개 둘러싼 「검은거래」 확인/검찰,증감원비리 수사 결과

    ◎임직원 대부분 연루… 「부패정도」 심각/「불공정거래」 새 기준마련 “전기” 돼야 증권가를 비롯한 금융권을 강타한 증권감독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검찰청 안강민 중앙수사부장은 18일 『구속된 박근우 증권감독원 부원장보와 남순도 부국장을 기소할 때까지 수사는 계속하겠지만 추가 구속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금융권에 대한 검찰의 사정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지속적으로 사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안중수 부장은 수사 과정에서 관련부처 등에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호소해 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했다.언제든지 비리만 적발되면 단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이번 증권감독원에 대한 수사는 금융권이 얼마나 부패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증권감독원장은 물론 부원장·부원장보 등 임직원과 간부들이 줄줄이 기업공개를 도와준다는 명목 등으로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귀국하지 않고 있는 이근수 부원장도 뇌물 수수 혐의가 상당 부분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또 사법처리는 면했지만 임·직원 6명도 자체 징계하도록 통보됐다.한마디로 증권감독원은 「복마전」이었음을 보여준 것이다.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상 드러난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단발에 그치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사정의 무풍지대였던 재경원의 한택수 국고국장을 구속한 것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이제 물꼬를 텄으니 재경원에도 언제든지 사정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다는 것을 천명한 것으로도 해석된다.재경원이 증권업무를 사실상 「수렴청정」하는 것도 검찰 수사에 당위성을 부여해 주는 대목이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기업공개 등을 부탁하면서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에 또다시 먹칠을 했다.미원그룹과 한솔제지,효성그룹 등은 기업공개 등을 부탁하면서 1천만∼2천만원씩을 건넸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증권감독원의 기업공개 관련 업무는 물론 조직 자체도 대대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주요 임직원 대부분이 모두 비리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증권감독원의 주요 업무인 내부자거래와 시세조작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조사 기준도 새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지금까지는 기업공개의 순서를 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었다.증권감독원과 재경원이 자의적으로 결정했다.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검찰 관계자들은 강조했다.〈황진선 기자〉
  • 오늘 휴회기간 마감… 3당총무의 고민(정가초점)

    ◎여야 벼랑끝 협상… 접점찾기 속탄다/“파행국회 막자” 공감속 없어 수묘고심/검·경 정치적 중립싸고 평행대치 여전/원구성 기준의석 등 일부쟁점은 진전 지난 14일 국회 휴회결의후 자민련 이정무 총무는 『4일의 휴회기간동안 개원국회의 대치정국을 타결하지 못하면 우리(3당 원내총무) 모두는 끝장』이라며 무거운 심경을 토로한 적이 있다.자민련 이총무처럼 직설적으로 털어놓진 않았지만 신한국당 서청원총무나 국민회의 박상천총무의 심경도 마찬가지인듯 싶다.『파행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 『최악의 상황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이들의 다짐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읽게 해준다. 그러나 이들은 16일 상오까지 그동안 세차례의 비공식접촉을 갖고 선거관련제도 개선 등 5개 쟁점에 대한 절충을 시도했으나 여지껏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산회기간이 하루 밖에 남지 않아 벼랑끝에 몰린 셈이다.좀 더 시간을 갖고 미타결쟁점의 조율에 나설 수도 있으나 그렇게 되면 선도는 크게 떨어질뿐더러 정치적으로 입게될 타격도 만만치않다. 신한국당 서총무는 지난 5일 야권의 산회선포전략때 이미 한차례 당내 비판을 거친 뒤끝이지만 야당총무들도 무풍지대에 서있는 것은 아니다.양당 합동연석회의 때면 으레 한 두의원이 나서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한번은 『두명의 총무가 한명의 총무에게 질질 끌려다닌다』며 「사과」까지 요구할 정도로 험악한 수위에 이른 적도 있었다.이는 3당총무들이 개원국회의 주역으로 급부상할 기회를 가진 반면 아울러 멍에만 뒤집어 쓴채 정치적으로 급전직하할 위험도 안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물론 총무들은 아직까지는 전자쪽에 희망을 거는 눈치다.이날 상오 조선호텔에서의 비공식접촉후 이들은 표현상에 차이는 있었지만 결과에 대해 공히 「진전」이라고 털어놓아 공생을 위한 출구가 완전 봉쇄된 형국은 아님을 내비쳤다.정치적 위기극복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그렇다고 이틀 뒤에 펼쳐질 이들의 「미래」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5개 쟁점가운데 경색정국에 대한 사과와 원구성 기준의석,추가영입 포기등에 대해서는 진전을 이룬 것같다.경색정국에 대한 유감표명과 추가영입은 포기하되 대신 현의석비율로 원구성을 한다는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관련 제도개선특위,특히 검찰·경찰의 정치적 중립보장과 부정선거진상조사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야권이 「여당의 부정선거진상…」이라는 명칭 고수에서 「여야 공정선거 정착…」으로 한발짝 물러서긴 했지만 그외엔 첨예한 대치상태인 것으로 알려진다.국민회의 박총무도 『검·경의 정치적 중립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문제는 이들 쟁점에 대한 철회나 수정권한이 야권총무들에겐 없다는 점이다.신한국당 서총무가 야당의 요구에 대해 협상이 아니라 설득에 가까운 논조를 펴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이들의 속앓이를 배가시키는 부분이기도 하다.목표는 각기 다르지만 같은 배에 타고 있는 이들이 첨예한 쟁점에 놓고 막판 조율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양승현·진경호 기자〉
  • 명예실추 재경원 조정기능에 타격/「현직국장 첫 구속」의 파장

    ◎“사정무풍” 안이함 벗고 조직개편 계속돼야/증감원도 사태 수습뒤 본격 내부개혁 예상 재정경제원의 한택수 국고국장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사건은 재경원의 위상과 이미지에 깊은 상처를 안겨주었다.재경원 관리들은 백원구 증권감독원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이 재경원까지 메스를 가할 것이라는 소문에 『재경원은 기업공개 및 증자물량만 정하므로 아무 상관이 없다』며 자위했다.재경원을 사정의 무풍지대로 인식하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재경원은 문민정부 출범 이후 한 번도 사정당국의 수사를 받지않아 사정의 안전지대로 인식돼 왔다.더욱이 지난 94년 12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통합된 이후 경제정책은 물론 예산과 세제 및 금융 등의 집행기능까지 거머쥐면서 무소불위의 조직으로 「힘」을 발휘해 왔다. 재경원으로 통합되기 이전에도 경제기획원이나 재무부 관리가 업무비리와 관련해 사법처리된 적은 드물었다. 지난 70년대 말 당시 이모 증권·보험국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됐었으나 재판과정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또 74년과 80년대초에도 재무부 국·과장이 금융비리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으나 사표를 내는 선에서 마무리됐었다. 그만큼 이번에 재경원의 현직 국장이 사법처리된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다. 재경원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명예 실추로 경제부처를 통솔하는 데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 않아도 재경원 출범 이후 재경원에 대한 경제부처의 시각은 곱지 않은 편이다.경제부처들은 재경원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재경원에서 『노』하면 아무일도 못한다고 여전히 푸념하고 있다. 재경원은 그동안 이런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 변신의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자칫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있다.또 최근에는 정책조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경제정책국의 덩치를 크게 하는 조직개편을 추진 중에 있으나 이번 사건이 악영향을 끼칠 여지도 있다.재경원 조직을 대수술해야 할 필요성이 다시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경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증권관련 정책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백원구 원장이 구속된 증권감독원도새로운 좌표설정을 요구받고 있다.박청부 전 보사부차관이 후임 원장에 임명됨으로써 사태를 조기에 수습한 뒤 곧바로 강도높은 내부 개혁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증감원 관계자들은 백일하에 드러난 증권 관련 부조리를 도려내고 일대 쇄신을 위해서도 이번 사건으로 거명된 임원들을 포함,고위간부들에 대한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편 증권업계에는 「TK 원장」을 밀어내고 대신 경남고 출신의 「PK 원장」이 들어섰다며 백 전임원장의 구속 배후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오승호·김균미 기자〉
  • 충격·허탈감속 수사향방 주시/재경원 표정

    ◎증권업무 담당 간부에 수시 전화 등 “안절부절” 백원구 증권감독원장에 이어 재정경제원의 한택수 국고국장이 알선수재혐의로 구속되는 등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재경원과 금융권 및 재계는 충격속에 검찰수사 진전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 ○…경제정책의 주요수단을 한손에 거머쥔 무소불위의 조직으로 그동안 사정무풍지대로 남아 있던 재정경제원은 4일 한국장이 구속되면서 재경원이 도마에 오르자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듯 허탈해 하는 분위기. 재경원 국장급 간부의 수뢰사실이 확인됐다는 설이 아침부터 나돌자 직원들은 일손을 잡지못한 채 케이블 TV 뉴스를 주시하는가 하면 간부들은 외부 파견자를 포함,증권업무를 담당했던 국장급 간부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소재를 파악하는 등 기민한 반응을 보였으나 결국 증권업무와 전혀 관계없는 한국장 구속으로 확인되자 의외라는 반응들. 검찰 고위관계자가 수뢰사실이 확인된 재경원 간부에 대해 『증권국장을 지내고 현재 연수중인 사람』이란 말을 함에 따라 엉뚱한사람의 이름이 TV뉴스에 거명되는 등 한바탕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이환균 재경원 차관은 이날 상오 10시50분쯤 기자실에 들러 『없는줄 알았는데 우리 간부가 한사람 관련돼 죄송스럽다』면서 『증권업무 담당자가 부탁해도 안먹히는데 업무와도 관련없고 해보지도 않은 사람의 부탁이 어떻게 먹히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 이차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한 뒤 『검찰로부터 상오 9시30분쯤 연락을 받았고 진짜 더이상은 없다고 하더라』면서 『직원들이 불안감없이 일을 잘 할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국장(46)은 서울고와 서울상대를 졸업한 행시 11회 출신으로 재무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신한국당 정재철 의원의 사위이며 이달중 1급으로 승진해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 정보통신담당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던 「잘 나가던 사람」중의 한명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좌초하게 된 셈.한국장은 백원장이 이재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중소금융과장으로 모셨던 인연을 갖고 있다고.
  • 「돌발사태」없는한 수사확대 않을듯/검찰 「재경원 수사」 어디까지

    ◎증감원 간부 등 비리 보강조사는 계속/뇌물준 기업 불구속 입건으로 끝낼듯 검찰의 사정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까. 백원구 증권감독원장에 이어 4일 재경원에서는 처음으로 한택수 국고국장이 구속됐다.검찰의 빠른 사법처리 속도 만큼이나 수사의지가 확고하다. 하지만 두사람의 구속으로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인상이다. 『백원장의 기소전까지 추가 사법처리는 없을 것』이라는 고위관계자의 말에서 검찰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 감독기관의 최고책임자와 사정의 무풍지대이던 재경원에 첫 메스를 댄 것으로 수사효과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깔려있다.백원장이 갖는 「상징성」(장관급인 증권감독원장으로는 첫 구속)과 한국장의 「상품성」(여권고위층의 사위)에다,두 사람이 정통 재무관료 출신이란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검찰이 재경원과 다른 감독기관으로 수사를 확대하는데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수출·성장·물가 등 하반기 경제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주가마저 널뛰고 있다.관련 기업과 혐의자를 샅샅이 찾아내 모두 처벌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이번 수사가 노리는 성과를 상당 부분 얻었다는 점도 검찰의 수사 고삐를 늦추게 한다.이완된 공직 분위기를 일신하고 공무원의 「뇌물 불감증」에 어느 정도 충격을 가했다는 평가다. 검찰로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와 재경원·증권감독원 등 유독 경제부처에 집중된 사정작업을 보는 못마땅한 시각이 부담스럽다.선거사범 처리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여론의 부담을 덜 필요도 있고,「파리 목숨」이라며 불만을 삭이는 대다수 깨끗한 공무원들의 사기를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외견상 검찰의 수사의지는 변함 없다.강도와 처벌수위가 다소 누그러졌을 뿐이다. 검찰은 증감원 임원·국장 등 간부들의 비리 수사와 기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보강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미 증감원 간부 2명의 수뢰혐의는 확인한 상태다. 백원장 등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파악된 10여개 기업체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비밀리에 소환,조사중이다. 기업체 관계자는 모두 불구속 입건한다는 내부방침도 세웠다. 검찰의 수사관행을 감안할 때 김기수 검찰총장이 이날부터 외국 출장중인 점도 「수사 확대론」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검찰은 「돌발 변수」,즉 구체적인 제보나 정보에 따른 추가 사법처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박선화 기자〉
  • “바람이 없네…”­영동 표밭(4·11총선 테마르포:5)

    ◎“정당보다 인물보고 찍으렵니다”/정치이슈 외면… 지역개발 등 지역개발 등 경제 관심/「공천=당선」 옛말… 얼굴알리기 경쟁 치열 강원 강릉갑에 출마한 신한국당 최돈웅 후보는 지난 주 하루에 10차례 이상 계속되는 연설회장으로 가는 도중 이렇게 말했다.『여당이고 야당이고 없어.처음부터 인물위주야.「강원 무대접론」에 몰표가 나온다는 것 옛말이지』『어떡해서든지 유권자에게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해』라고 인물본위로 치러지는 선거전을 전했다. 연설내용에도 「개혁」이니 「역사바로 세우기」니 하는 중앙무대식 「표현」은 없다.대신 「30대 토박이」임을 강조하거나 「옥천교 건설」등 현안 사업을 내세워 지역에 꼭 필요한 「일꾼」임을 강조한다. 비슷한 시각,강릉을 민주당 최욱철 의원은 한 조직원의 연락을 받고 급히 차에 올랐다.차는 좁은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 포남동의 외진 식당으로 치달았다.몇몇 부녀자들이 모임을 갖고 있었다. 최의원은 일일이 악수를 하며 『행정가나 기업 출신도 아닌 전문 정치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사해도 1년은 지나야 적응이 가듯이 국회의원도 2∼3번은 해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역시 「3김청산」등 거창한 구호대신 「얼굴알리기」가 먼저였다. 유권자들도 정당보다 인물을 먼저 찾았다.이날 아침 속초 동명항에서 열린 자민련 정당연설회.60대 후반의 한 촌로가 『한병기가 자민련 후보였구만』이라고 하자 옆에 있던 일행이 『당이 무슨 소용이야.사람이 괜찮으면 찍고,그렇지 않으면 관두지』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강원을 지지기반으로 한 정당이 없어서인지,태백산맥이 영동지방을 가로막고 있어서인지 중앙정치나 정당에 대한 거부감은 이곳에서 훨씬 강했다.「반YS정서」나 「바람」,「지역갈등」하는 분위기도 느낄 수 없었다. 속초·고성·인제·양양의 신한국당 송훈석 후보는 『관광산업 위주인 지역적 특성때문에 도로확장이나 관광특구지정등 경제문제가 정치이슈에 앞서는 것 같다』며 『비단 속초뿐 아니라 영동권 전반에 걸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30일 강릉갑 합동연설회에서 자민련 후보가 최각규 도지사를 연호하자 청중가운데서는 『최지사가 자민련 간판때문에 당선됐나.무소속으로 나왔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어』라고 「바람」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다만 묵호와 북평으로 나뉜 동해시는 소규모 지역대결이,경북에 가까운 삼척군과 최지사의 고향인 강릉 일부에서 자민련 바람이 다소 예상되지만 그렇더라도 「인물 7,정당 3」의 보이지 않는 원칙은 작용한다. 물론 여당의 프리미엄과 야당의 정치공세가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다만 과거처럼 여당 옷만 입으면 당선된다든가 호남이나 충청권에서처럼 「공천=당선」이라는 해괴한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이 곳에는 「무풍지대」를 주제로 한 「관동별곡」이 흐르고 있다.〈강릉=백문일 기자〉
  • 서울 관악을·무주­진안­장수(표밭 현장을 가다:21)

    ◎서울 관악을/이해찬 아성서 여 박홍석 돌풍/대학촌서 운동권 선후배 맞대결 서울대 부근의 12개 신림동으로 이뤄져 있는 관악을은 서울대 교직원·재학생·고시생들이 대거 거주하는 대학촌이다.특히 운동권이 지역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등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곳이다. 이같은 특성에다 35∼40%에 달하는 호남표의 지원을 발판으로 재야에서 제도권에 들어온 국민회의 이해찬 전 의원(44)이 철옹성을 구축,야권으로선 무풍지대에 가까운 선거구였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갑자기 태풍주의보가 내렸다.우선 신한국당에서 「눈에는 눈,이에는 이」식으로 같은 운동권 명망가 출신의 박홍석씨(45·미디어리서치 상무)를 투입한 탓이다.여기에다 민주당이 전교조 교사출신의 이상호씨(44),자민련이 청주대 교수 출신의 김재호씨를 각각 출장시켜 40대 젊은 후보들의 각축전이 볼만해지고 있다. 서울대 국사학과 69학번인 박위원장과 사회학과 72학번의 이전의원은 유신체제에 정면으로 맞선 운동권 선후배로 서로 잘아는 사이다.이들은 지난 6·27 지방선거에서 정원식 후보와 조순 후보진영에서 각각 막후 참모장과 선대본부장을 맡아 한차례 스파링게임을 벌였었다. 70년대 명동 YWCA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했던 박위원장은 여당후보의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의 인생역정에서 우러나오는 「개혁」이미지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서울부시장 자리를 내놓고 자신의 텃밭에서 「의정활동의 우등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3선고지 등정을 노리는 이전의원은 국민회의 총선기획단장이라는 중책까지 맡는 등 여유를 보이고 있다. 자민련의 김위원장(세무사)은 새로 들어선 아파트단지의 중산층과 20%를 넘는 충청표를 겨냥,향우회 등 지역행사를 누비고 있다.전교조 쟁의국장 출신의 이상호씨도 민주당 간판으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어 3김청산과 세대교체를 무기로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무주·진안·장수/정장현·정세균·전병우 3파전/무주공산… 군별로 지지성향 판이 전북 무주·진안·장수는 현역의원이 없는 무주공산지역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격돌이 예상되는 관심지구다. 황인성전 총리(70)가 이번에는 불출마를 선언해 각 후보들 마다 당선을 확신하며 물러설수 없는 임전태세를 다지고 있다. 특히 3개군이 한 선거구로 묶인 이 지역은 무주는 여당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반면 진안은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고 장수는 야세가 강해 결과를 점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농민·시장상인 할 것 없이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당의원을 뽑아야 하지만 DJ바람을 무시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선거에서는 신한국당 정장현 전국구의원(57)과 국민희의 정세균 위원장(46) 무소속의 전병우 전 의원(64)이 대결을 벌이게 됐다. 장수 출신의 정의원은 경제부총리를 지낸 정재석씨의 친동생. 서울대법대를 졸업하고 현대건설 전무와 현대백화점사장을 거쳐 92년 대선에서 정주영씨가 이끈 국민당의 사무부총장을 맡았으며 14대때 국민당 전국구로 정계에 입문했다. 93년 민자당에 입당해 황전총리의 불출마로 지구당을 물려받았다. 이에 맞서는 국민회의 정위원장은 진안태생으로 고대 법대를 나와 쌍용그룹에서 근무하다 상무이사를 끝으로 퇴직하고 지난해 5월 지구당을 맡았다. 지난 6·27선거에서 같은 당 후보들이 3개군 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에 모두 당선돼 이번 선거 역시 지방선거의 재판이 될 것이라며 압승을 자신하고 있다. 고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참신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차세대 정치인」임을 내세우며 농민층과 서민층을 파고들고 있다. 최근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전병우 전 의원은 진안출신으로 서울대법대를 나와 무주·진안군수와 전주시장·전북 부지사 등을 역임하고 11대 전국구를 거쳐 12대에 이곳에서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20여년간 관리해온 사조직이 강점으로 노년층에 두터운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 교수 연구 길 넓혀야 한다(G7으로 가는 길:3)

    ◎연구실적 우대받는 대학풍토 조성을/묵히는 「박사군단」… 1만5천명 강의에 쫓겨/학문간 공동연구 외면… 기금 25억원 “낮잠” 『한국의 대학교수들은 너무 바쁘다.강의하랴 회의하랴,또 서류만들고 학생지도하랴….도대체 눈코 뜰새가 없는 것 같다.그토록 업무가 많아서야 어디 「생각」할 겨를이나 있는지 모르겠다』 중국의 MIT로 불리는 칭화(청화)대학의 한 연구전문교수가 한국의 교수사회를 두고 한 말이다. 칭화대학의 연구분위기는 우리와 크게 다르다.약 4천명의 교수 가운데 2천5백명은 연구활동에만 정진하고 나머지 1천5백명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맡고 있다.그러니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온통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에 매달려 사는 연구교수인 그로선 온갖 잡다한 일에 정신이 팔려 있는 한국 교수들이 이상하게 보일게 뻔한 일이다. 우리 교수들의 한주 평균 강의시간은 30시간으로 선진국의 3∼6시간에 비해 5∼10배나 많다.한사람앞 담당 학생수도 30명으로 선진국의 3배이상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교수들은 직업·전공·신분보장등의 측면에서 세계 최고의 만족도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교수직은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어서 박사급이상 국가 고급인력 2만여명 가운데 75%가 대학에 몰려 있으며 18%가 출연연구기관에,7%는 기업체에 몸담고 있다.박사급인력 4명 가운데 3명이 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고급두뇌의 보고인 대학의 연구실적과 이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는 과연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과학기술논문색인(SCI)에 수록된 과학기술분야 논문 7만5천여편 가운데 한국은 3천9백10편을 발표,세계 24위를 차지했다.이는 미국의 64분의 1,영국의 17분의 1,일본의 14분의 1 수준이다.인구 1만명앞 논문발표수에서도 영국 11.4편,미국 10.6편,일본 4.4편,대만 2.7편에 비해 한국은 0.9편으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미국 카네기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동안 한국교수의 72%는 한권의 학술서적도 저술하지 않았고 14%는 한편의 논문도 내지 않았다.저서나 논문 어느 하나도 발표하지 않은 교수도 9%나 됐다. 연구성과의 질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다른 사람의 논문에 얼마나 인용되고 있느냐 하는 점을 살펴보면 지난 6년동안 우리 논문의 인용횟수는 30위권에 머물러 있다. 경제력·기술력이 강한 G7국이 논문발표수에서도 세계 7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종합기술력은 세계 14위고 논문발표수는 24위,질적 수준에서는 30위로 평가되고 있다.우리 기초과학의 저변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 날 대학교수들에 대한 논의는 과다한 강의부담,보잘것 없는 첨단장비,부족한 기술적 자원과 함께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의 질적수준 저하와 안일함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대학에서는 일단 전임강사만 되면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연구결과에 상관없이 「한번 교수는 영원한 교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미국에서는 계약제가 원칙이어서 대개 조교수 3년,부교수 4년을 합쳐 7년동안의 계약이 끝나면 종신교수(테뉴어)가 될 자격을 얻는다.MIT를 보면 8년이상 근무한 교수중 심사를 거쳐 종신교수로 선정되는 것은 5명 가운데 1명꼴이다.종신교수에 이르는 과정은 말 그대로 지옥의 길인 것이다. 광운공대 조광섭교수(물리학)는 지난 94년 「대학과 교수사회,이대로는 안된다」는 저서에서 『한건 평균 연구비가 5백만원인데 비해 한달 1백만원인 초과강의수당이 수입면에서는 더 짭짤하기 때문에 일부 교수는 연구보다 강의를 더 맡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고발했다.우리나라에서 연구실적과 교수의 지위는 전혀 함수관계가 없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이같은 풍토는 많은 교수를 학자 본연의 창의적인 연구활동보다는 외부강연,교제활동등 보다 쉬운 매명활동으로 내몰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포항공대 같은 특별한 대학들은 사정이 다르다.이 대학 박찬모교수(전산학)는 『교수에게 배치된 5∼7명의 연구전담조교인 대학원생들에게 한학기에 한사람앞 5백만원씩의 수당 전액을 교수가 지급해야 하므로 프로젝트를 따지 못하는 교수는 살아남지 못한다』고 말한다.박교수는 『수당을 줄 수 없는 교수들은 자연히 학생들의 기피대상이 되니 교수들이 연구활동에 전념하지 않을 수없다』면서 이를 견디지 못한 교수들이 최근 다른 대학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임지순교수(물리학)는 『우수한 두뇌가 썩고 있는 현실에서 이제는 외국처럼 일단 임용된 교수도 실력이 없으면 대학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교수사회에도 업적에 따른 봉급차등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런 맥락에서 지난 94년 서울대·경희대등이 도입한 계약교수제가 「개혁무풍지대」인 교수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리고 우리 대학도 이제 연구­교육특성을 구별하는 구조조정을 통해 창의적인 연구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학교수사회의 창의적 연구를 가로막는 또 다른 장애는 학문간에 공동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교수들은 저마다 학문적 편협성에 빠진 나머지 인접학문과의 연계노력을 기피하고 있다.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이공계교수들의 공동연구를 부축하기 위해 25억원의 「공동연구센터설립기금」을 책정했음에도 이 기금은 교수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고스란히 잠자고 있는 형편이다. 과학기술원 경종민교수(전자공학)는 이에 대해『물고기도 난류와 한류가 부딪히는 곳에 풍부하듯 전자공학과 생화학이 접목되는 길목에서 새로운 그 무엇이 나올 수도 있는 법』이라고 인접학문간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교수사회의 연구 질 저하는 곧바로 학생들의 창의력 결핍으로 이어져 국가전체가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전자공학의 기초인 트랜지스터라디오의 회로조차 분석할 줄 모른다는 기업들의 하소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희대 진용옥교수(전파공학)는 『학부 수강생들에게 2년째 「원격제어 거북선」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내주지만 아직 이를 제대로 수행한 학생을 본 적이 없다』고 한탄했다.과학기술원 양동렬교수(생산공학)도 『대학원생들에게 입체도와 측면도를 주고 평면도를 그려보라고 했을 때 이를 정확히 그린 학생은 5%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것들 모두가 문제해결을 위한 응용력과 창의력에 중점을 둔 교육이 아닌 칠판위주의 일방통행식 이론교육이 빚어낸 산물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21세기 국부의 원천은 창의력이라는게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교수사회가 잠에서 깨어나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창의적 에너지를 생성,학생들의 잠재력과 기업의 새 상품 개발능력을 일깨워 줄 수 있을 때 국가의 총체적인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미래사회의 요구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기업에서 15년이상 일한 전문가만 엄선,교수로 초빙하는 독일 아헨공대의 교훈을 되새겨 봄직 하다. ◎기고/이상희과기자문회의위원장/멀티미디어 강의체제로 빨리 전환해야/정보화시대 「고교7학년」 교육은 넌센스 『정보화사회로의 필연적인 시대진행을 볼 때 이에 걸맞는 나의 능력과 창의성을 더이상 대학에서 발전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른살의 나이에 이미 세계적인 소프트웨어의 황제가 된 빌 게이츠가 하버드 법대를 중퇴했던 이유다.그는 미래사회가 많은 양의 지식을「아는」사람보다 기존지식으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응용하는」사람을 요구하는 사회임을 간파했던 것이다. 어느 개발도상국가에서 싼 임금과 많은 인구로 「신발」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더라도 과연 스필버그의 「쥐라기공원」이나 빌 게이츠의 「윈도 95」까지 쉽게 흉내낼 수 있을까. 표준화된 지식은 컴퓨터가 맡게되고,앞으로 인간에게 지식을 저장하는 일보다는 다양한 지식을 창조하고 응용함으로써 「흉내낼 수 없는」 창조적 사고가 중시되는 사회가 지금 역사의 큰 물줄기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계화·정보화시대에 국가경쟁력의 핵심인재를 배출해야할 책무를 띠고 있는 우리 대학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그것은 시대변화에 걸맞게 획일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 중심의 창의성 교육으로 그 틀을 바꾸는 일이다. 우선 탄탄한 기초과학의 바탕이 있을때 급변하는 첨단과학의 응용·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기초과학 관련과목의 비중을 저학년에 집중적으로 할애해야 한다.이와 함께 각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외국어를 필수기초과목으로 설정,「창조하고 응용하는」교육의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교수의 지식을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현재의 대학강의실은 고등학교교실과 크게 다를 바 없다.다른 분야,다른 생각들이 모여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사회가 멀티미디어사회이기 때문에 이제 교수 1인에 의한 강의형태를 과감히 지양하고 학생들이 서로 팀워크를 이뤄 「브레인 스토밍」하는 멀티미디어 연구형태로 거듭나야 한다. 나아가 국경없는 정보경쟁시대에는 대학과 정부·사회의 기능역시 따로일 수는 없다.더구나 「학문은 대학에서,정책은 정부에서,돈벌이는 기업에서」라는 인식의 경계는 이제 과감히 깨뜨려야 한다.그래서 산학협동도 그저 기업에서 「준조세 형태」로 대학건물이나 지어주는 차원이 아니라,학생들이 부족한 실험·실습을 현장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학습의 장을 마련해주는 보다 적극적이고 시스템화된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대학의 현실이 경직된 학사운영,빈약한 정보화교육으로 수많은 「고등학교 7학년」에게학사모를 씌워주고 있다면 과연 지나친 표현일까.지금의 대학형태를 고수한다면,우리나라에서 빌 게이츠와 같은 창의적 인재는 영원히 나오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많다.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 역시 시장원리에 따라 개방되어야 하고 스스로의 경쟁력 제고가 어느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그런 만큼 대학도 무수한 한국의 빌 게이츠들이 바로 자신이 펼쳐갈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탈바꿈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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