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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장철’ KTX 제작·정비시스템 새로 짜라

    KTX가 또 섰다. 이번엔 사흘 동안 세 차례나 섰다. KTX는 ‘고장철(鐵)’이란 불명예 기록을 올해만 해도 36차례로 늘렸다. 새 열차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또 다른 KTX 2대는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춰 서고, 냉방장치가 고장났다. 승객들은 9.975㎞나 되는 터널 안에 갇히는 등 한 시간 넘게 찜통열차에서 생고생을 했다. 일부 승객은 실신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런 고장들이 왜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비 과정은 물론 부품 공급, 조립 체계 등 제작 과정까지 빠짐없이 들여다보고 빈틈을 찾아야 한다. KTX는 지난 2004년부터 본격 운행된 프랑스제 KTX와 지난해 3월 개통된 국산 KTX 산천 등 두 가지가 있다. 프랑스제 KTX의 경우 시험운행 기간을 포함하면 10년이 지나 노후화의 길을 걷고 있다. 코레일은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하겠다며 올들어 정비 매뉴얼을 강화했다. 그 매뉴얼에 따라 예방정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면 사고가 이 정도로 빈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매뉴얼이 적정한지, 그 매뉴얼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주요 부품 교체는 물론이고 나사 하나 조이는 과정에서도 허술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KTX 산천의 경우 탈선에 기관 고장, 통신장애, 배터리 고장, 동력장치 이상, 난방기 가동 중단 등 고장사고가 무차별적이다. KTX는 시속 300㎞에 육박하는 속도로 질주하는 만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겨우 1년 남짓 지난 새 열차가 이토록 고장들이 잦다면 정비 이상은 물론이고 제대로 만든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제작회사는 물론이고 협력업체들이 공급하는 부품에 대해서도 점검하는 시스템이 완비돼야 한다. 오는 2015년 세계 철도시장 규모는 1600억 유로(약 250조원)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섯 번째로 고속철 생산국이 되면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 꿈을 이루려면 고장철을 안전철로 바꾸는 게 우선이다. 코레일의 안전의식은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와 있다. 양건 감사원장이 어제 간부회의에서 코레일을 대상으로 전면 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한다.
  • 국민63% “재정 뒷받 침땐 포퓰리즘 수용”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는 용어의 뜻을 알고 있는 국민 5명 가운데 3명은 ‘재정이 뒷받침된다면 포퓰리즘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포퓰리즘은 나쁘다.’는 얘기일 수 있다. 포퓰리즘에 대한 인지도 조사결과 응답자의 59.2%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62.7%는 포퓰리즘이라 할지라도 재정이 뒷받침되면 수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택했다. ‘좋은 포퓰리즘이든 나쁜 포퓰리즘이든 포퓰리즘은 나쁜 것이다’라는 응답(30.1%)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런 결과는 대체로 응답자의 성별, 연령별, 소득별, 지역별, 이념적 성향과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저소득층 68.5%, 화이트칼라 74%, 보수 71.6%, 진보 55.9%, 출신지역별로는 영남 76.1%, 호남·제주 72.6% 등이다. 여기에는 “투표행위의 무게중심이 과거의 ‘정치 주도형’에서 경제적 이해에 따라 좌우되는 ‘경제 주도형’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경제 이슈 비중이 커졌으며 2007년 4대강 개발, 747 공약 등 갈수록 경제 이슈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민 10명 중 4명(38.6%)은 포퓰리즘의 의미를 ‘모른다’고 응답, 정치권이 선거만을 의식해 무차별 포퓰리즘 논쟁을 벌이는 건 무의미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저축銀 국조 ‘묻지마 증인 요구’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정치 공방전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여야는 전·현 정권 실세들은 물론 상대 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무차별 증인 채택을 요구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쪽에서 제시한 증인만도 200명을 훌쩍 넘겼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12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증인 채택을 위한 협상을 시도했지만, 여야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양측은 우선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인 박연호(구속) 회장과 김양(구속) 부회장 등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관계자 50여명을 증인으로 세우는 데만 합의했으며 13일 재논의를 거쳐 14일 확정할 예정이다. 민주당 측은 회의에서 부산저축은행 사전 인출 사태와 관련, 민주당 조경태 의원을 제외한 부산 지역 국회의원 17명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문희상·박병석·우제창·강기정·박선숙 의원과 서갑원·임종석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10여명을 증인에 포함시키려 하자 맞불 작전에 나선 셈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도 증인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대신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집어넣었다. 또 조진형·박준선 의원, 공성진 전 의원, 자유총연맹 회장인 박창달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과 김황식 국무총리,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추경호 경제금융비서관, 정진석 전 정무수석, 이동관 언론특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정선태 법제처장,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을 증인 명단에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씨 부부, 이웅열 코오롱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법무법인 김앤장 김영무 대표 등도 포함됐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한명숙 전 총리와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이헌재·진념 전 경제부총리,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 지난 정권 인사들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한진重 ‘희망버스’ 50명 경찰 연행

    부산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조치 철회를 촉구하며 9~10일 부산에서 열린 2차 ‘희망의 버스’ 집회 참가자와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루액을 쏘는 등의 물리적 충돌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집회 참가자와 경찰 등 수십명이 다쳤고, 경찰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집회 참가자 50명을 연행했다. 이에 민주당 등 야권은 10일 경찰이 시민은 물론 국회의원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액까지 쏜 것은 만행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0일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집회 참가자 50명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연행, 부산 시내 경찰서 몇 곳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도조선소 진입 시도 과정에서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에겐 폭력 행위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버스 170여대를 타고 전국에서 참여한 ‘희망의 버스’ 집회 참가자 1만여명은 부산역 광장에서 문화제를 가진 뒤 3㎞ 떨어진 한진중공업을 향해 도로 행진을 하다가 경찰의 봉래로터리 저지선에서 충돌했다. 이에 시위대는 ‘조남호를 구속하라.’ ‘김진숙을 지켜내자.’ ‘정리해고 분쇄하자.’라고 구호를 외치며 밤샘 집회를 이어갔고 다음 날인 10일 오후 3시 자진 해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오일머니 늘어나… 한국제품 일본산보다 인기”

    “오일머니 늘어나… 한국제품 일본산보다 인기”

    “지금 카자흐스탄 현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으면 미래 대한민국 산업 진출의 유용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김상욱(45) 한인일보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투자를 권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1995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로 파견을 갔다가 정착, 17년째 알마티에 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기업의 카자흐스탄 진출 장단점은. -카자흐스탄은 우리 국익을 위한다면 매우 중요한 나라일 수 있다. 자원이 풍부하고 엄청난 오일 달러로 구매력이 커져 신흥시장으로 매력이 큰 나라다. 갈수록 사람들의 소비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한다면 큰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풍부한 자원에 비해 제조업이 없어 좋은 수출시장이자 자원 확보의 장이 될 수 있다. 고려인도 많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및 우리의 앞선 시스템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나라다. 하지만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심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뇌물로 분류되는 것들이 여기서는 일상적인 행위로 인식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 정책의 특징이 있다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내외국인 간에 대한 차별 없는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 개방화 전략인 셈이다. 또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 10만명이 넘는 고려인 동포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회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소련 붕괴 후 카자흐스탄에 우리 기업들이 처음 진출할 당시 일본 기업보다 유리하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고려인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 놓은 근면성실한 이미지 때문이다. 우리 민족을 여기서는 러시아어로 ‘투르다 류비므이 나롯’이라고 부른다. 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일을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삼성, LG로 대표되는 우리 제품이 소니 등의 일본 제품보다 시장 점유율이 훨씬 높다. →카자흐스탄과 알마티를 한국 국민들에게 소개한다면.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 있고,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를 보인다. 강수량이 연평균 300㎜ 정도다. 알마티는 과거 실크로드의 톈산북로가 지나가던 도시여서,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만드는 강이 시내를 흐르기 때문에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도시다.하지만 2000년 이후 오일 달러의 유입으로 연 평균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을 하면서 도시 재개발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시내 곳곳이 건설 현장이 되다시피 해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알마티(카자흐스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수영하는 사람들 공격하는 ‘괴물 백조’ 공포

    매년 여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수영을 즐기는 루체른 인근 호수가 최근 때 아닌 공포에 휩싸였다. 수컷 야생백조 한 마리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잇따라 공격해 부상을 입힌 것. 이에 지방정부 당국이 급기야 백조를 사살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최근 스위스 호어의 한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던 한 남성이 백조에 공격을 받아 쇄골이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이 남성 뿐 아니었다. 백조는 몇 분 뒤 또 다른 사람들에 접근해 수영을 방해하며 한명의 어깨를 눌러 물밑으로 가라앉도록 하기도 했다. 루체른 당국에 따르면 백조가 휴가객들을 무차별로 공격한 건 6주나 계속됐다. 생물학자들은 “백조가 사람을 공격하는 건 자연에서 흔한 일이 아니지만 이 백조가 새끼들을 보호하려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불편과 두려움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지방정부 당국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급기야 이 백조를 총으로 쏴 사살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당국은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조치는 스위스에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서식지와 새끼를 지키려는 백조를 죽이는 건 지나치게 인간중심적인 발상이라는 것. 한 시민은 “자라고 있는 새끼백조들을 고려해서라도 지나친 행동이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루체른 당국은 “백조 둥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수영을 하는 시민들까지 공격해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2008년에도 이 백조가 사람들을 공격했던 전례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 사살이 불가피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사설] 軍부적응 병사 체계적 관리 적극 나서라

    그제 인천 강화도 해병대에서 김모 상병이 전우를 향해 총격을 가해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학업과 생업을 중단하고 나라를 지키고자 군에 입대한 젊은이들이 동료가 무차별 가한 총격에 숨지고 다쳤다니 안타까운 심정 금할 길이 없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문제 사병 한명이 저지른 돌발행동으로 치부하고, 가볍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징병단계부터 정확한 인성검사를 실시하고 부적응자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김 상병은 이미 입대 전 인성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거나 군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일컫는 ‘관심사병’으로 분류됐다. 이런 요주의 인물은 적절한 보살핌과 관리를 받았어야 했다. 몇년 전 국방부의 조사결과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가 10%가 넘는다고 한다. 결코 적은 비율이 아니다. 군내 자살사고나 총기사고가 대부분 이런 군 복무 부적응 병사들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부적응 병사들의 경우 군 입대 전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입대 후 선임병들의 끊임없는 구타와 가혹행위 등 폭력적인 문화로 인한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부적응 병사들이 어디 가서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제대로 털어놓고 상담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군 장병 60만명 가운데 심리상담사는 고작 95명에 불과하다. 이제 예산상의 이유로 심리상담사 확충을 더 이상 미룰 상황이 아니다. 연대 단위로 1명 정도의 전문가가 배치되려면 심리상담사를 적어도 300~400명으로 늘리고, 이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군만 하더라도 사고와 관련한 특수한 상황, 업무수행 능력 문제, 제대 후 직업 선택 등으로 나눠 체계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군에서 심리적 위기를 겪는 ‘관심사병’에 대한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관리 구축이 가장 긴요한 과제다. 이번 기회에 군 부적응 병사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군당국은 전투력과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무고한 젊은이들의 희생을 가져오는 군 부적응 병사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마라.
  • 트랜스포머 3 UP & DOWN

    트랜스포머 3 UP & DOWN

    2007년 영화 ‘트랜스포머’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변신·합체 로봇만으로 입이 떡 벌어질 노릇인데 풍부한 표정과 돌려차기까지 해댔으니 말이다. 국내에서 743만여명(역대 외화 3위)을 모았고, 전 세계에서 7억 970만 달러를 벌었다. 2009년 2편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산만한 이야기 탓에 혹평이 쏟아졌다. 그래도 추종자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국내 관객 수 744만여명(역대 2위), 전 세계 흥행 수익은 8억 3629만 달러에 이르렀다. 시리즈 완결편 ‘트랜스포머 3’이 지난 29일 개봉했다. 700만명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간다는 이 영화의 표적은 입체영상(3D)의 새 장을 연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2009)다. 1357만여명을 불러모아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아바타’를 뛰어넘을지가 관건이다. 명성답게 예매 점유율이 95%를 넘나든다. 주말 극장가를 싹쓸이할 태세다. ‘트랜스포머 3’의 장단점을 업(UP), 다운(DOWN)으로 짚어 봤다. ■ <UP> 화려해진 로봇-3D 날개 단 완결편 로봇의 격투장면 Yes! 불과 2년 전 마이클 베이 감독은 “3D는 관객을 끌기 위한 상술”이라고 냉소했다. 그런데 스스로 “올드스쿨 필름메이커(구식 감독)”라 부르던 그가 완결편을 3D로 찍었다.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캐머런 감독과 3D 기술간담회를 개최한 베이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촬영 당시, 제작사의 권유에 못 이겨 ‘아바타’ 촬영장을 방문했다. 캐머런이 ‘아바타’ 클립 영상들을 보여줬는데 솔직히 재밌어 보였다.”고 ‘변심’ 계기를 고백했다. “3D 촬영은 재미있는 새 장난감처럼 흥분되는 작업”이라는 베이의 말처럼 영화의 최대 강점은 3D 날개를 단 현란한 로봇 액션이다. 베이의 영화에 탄탄한 서사까지 요구하는 건 과욕이다. 메시지까지 전달하려는 캐머런과 베이는 다르다. ‘더 록’과 ‘아마겟돈’ 등 베이의 히트작들은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세상을 구하고 8등신 여자 친구와 키스하는 결말 등 단순한 구조를 되풀이했다. ‘트랜스포머 3’에 대한 평가 역시 서사보다는 시각적 쾌감의 구현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오락 영화 장인을 만난 3D 기술은 진가를 발휘한다. 디셉티콘의 습격에서 주인공 샘 윗위키(샤이아 러버프)를 구하려고 범블비가 스포츠카에서 로봇으로, 다시 스포츠카로 순식간에 3단 변신을 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메가트론과 옵티머스 프라임, 센티넬 프라임의 육중한 격투 장면도 혼을 빼놓는다. 특수 효과로 뒤범벅한 듯한 장면도 실제 배우와 스턴트맨을 혹사(?)시켜 찍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입이 벌어진다. 디셉티콘에 맞서려고 레녹스 중령(조시 더하멜)의 부대원이 ‘윙수트’로 불리는 날다람쥐 모양의 특수 복장을 하고 헬기에서 몸을 던지는 장면은 중력을 거스르는 놀이기구처럼 아찔하다. 베이는 시속 240㎞의 속도감을 살리려고 스카이다이버의 헬멧과 몸에 3D 카메라를 부착했다. 배경을 합성하지도 않았다. 시카고 거리를 봉쇄한 채 현존하는 미국 최고층 건물인 윌리스 타워 상공에서 촬영했다. 거대한 촉수를 지닌 쇼크웨이브의 공격으로 반토막 난 빌딩 표면에서 샘과 여자 친구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미끄러지는 장면은 40도로 기울어진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배우들은 가느다란 줄에 의지한 채 몇 시간씩 세트에 매달려 있었다.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고집쟁이 감독이기에 가능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DOWN> 허술한 스토리-겉도는 여주인공·기승전결 없는 152분 No! 과유불급.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 하다는 뜻의 이 고사성어는 어쩌면 ‘트랜스포머 3’에 적합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 완결편이라는 강박 때문에 거대한 물량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시리즈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애초에 감동적인 드라마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모습이라도 허술한 서사를 참고 앉아서 보기에 152분이라는 상영 시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2편에서 한 차례 빈약한 이야기 내용에 대한 지적을 받은 감독은 인류의 달 착륙을 놓고 벌어진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의 존재 때문이었다는 상상력을 내용에 접목시키는 등 줄거리 선을 보강하려고 노력했지만, 짜임새 있는 영화를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랜스포머들의 전쟁은 전편보다 다양해진 로봇들의 화려한 전시전을 보는 듯했지만 왠지 모를 헛헛함이 느껴지는 것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들의 싸움이 동어 반복적이기 때문이다. 설득력도 부족해 감정이입이 힘들다. 세상을 두 번이나 구해도 여전히 실업자 신세인 샘의 이야기도 겉돌아 연결점을 찾기 어렵다. 기승전결조차 뚜렷하지 않은 이야기를 2시간 가까이 참고 견뎌 마침내 도달한 클라이맥스. 감독은 영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30분의 액션 장면에 작정한 듯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완급 조절도 없이 펼쳐지는 로봇들의 무차별적인 액션은 쾌감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보는 이의 눈과 감정을 무디게 한다. 멋진 차에 변신 로봇, 금발의 여자 친구 등 남성들의 로망을 한자리에 모은 영화인 만큼 남성 관객들의 ‘보는 재미’는 충족시킬지 모르겠다. 하지만 로봇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이나 서사 없이 볼거리만 강조된 영화에 지친 관객이라면 분위기에 휩쓸려 영화관을 찾았다가 소외감만 느끼고 나올 수도 있다. 소외된 것은 샘의 새 여자 친구 칼리 역의 로지 헌팅턴 휘틀리도 마찬가지다. 감독을 비난했다가 하차한 것으로 알려진 메건 폭스 대신 새로 기용된 그녀는 속옷 모델 출신답게 극 초반에 섹시미를 강조한 것을 빼고는 영화 내내 주변부를 맴돌 뿐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성능 엔진을 장착했지만 불편한 승차감을 안겨 주는 ‘트랜스포머 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동양적 여백의 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숨 쉴 수 있는 약간의 쉼표를 기대한 것은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경제단체장 결국 불출석… 여야 “국민과 대화 거부” 총공세

    경제단체장 결국 불출석… 여야 “국민과 대화 거부” 총공세

    정치권이 29일 대기업을 향해 총공세를 퍼부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를 개최했다. 여야 의원들은 공청회 진술인으로 선정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불출석하자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세 분의 경제단체 대표들이 국회에 포퓰리스트라는 낙인을 붙였다.”면서 “국회가 나라도, 기업도 안중에 없이 표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정치집단으로 내몰렸다. 공청회는 빛을 잃었고, 국민의 조롱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침투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 국민의 정서인데, 선거를 앞두고 대기업 때리기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단체장들의 불출석은 국민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 회장은 특정 대기업 회장 신분이라기보다는 경제단체 회장이다. 소신발언을 했으면 국회에 와서 본인의 소신을 말하는 게 도리에 맞다.”면서 “경제단체가 왜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불출석이 잦아 지난 4월 단독으로 본회의장에 불려 나와 업무보고를 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끝내 공청회에 나타나지 않자 의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국회에서는 윤상직 차관이 장관 역할을 하라.”면서 “최 장관의 지경위 출입을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여야 간사는 대기업 단체장들을 불러 따로 청문회를 개최할지 여부를 협의키로 했다. 공청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식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기업은 두부·떡볶이·순대와 같은 서민형 생계업종은 물론 문구·장갑·철물 등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면서 “한방화장품·스팀청소기·내비게이션 등 중소기업이 어렵게 가꾼 시장에 무임승차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동반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중소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불공정거래는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좀더 겸손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대기업과 부자들도 미국의 부자들처럼 돈을 벌게해 준 제도가 안정돼야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노동위원회가 열기로 했던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는 증인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불참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회의장에서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크레인에 전기를 끊었다. 최소한 먹을거리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말하자, 이 사장은 “내려오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맞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공직사회는 지금] 인사철마다 급증하는 음해성 투서

    [공직사회는 지금] 인사철마다 급증하는 음해성 투서

    투서(投書)는 남을 헐뜯거나 직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익명으로 잘못이나 약점을 고발하는 글을 말한다. 현 정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공직사회에 줄서기와 함께 갖가지 투서가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중앙부처와 대전청사·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부처나 기관에 한달 평균 20~30건의 투서가 접수된다. 투서를 조직을 와해시키는 행위로 비난하면서도 사정반이나 정보부서에서는 이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한다. 공직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투서의 유형과 근절되지 않는 이유, 대안 등을 알아본다. 최근 잇따른 중앙부처의 연찬회 향응제공 비리가 밝혀진 것은, 일부 투서 내용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교 공관장의 비리가 드러난 ‘상하이 스캔들’도 현지 교민의 투서에서 비롯됐다. 투서는 인사철이면 극성을 부린다. 경쟁자를 떨어뜨리고 본인이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평소 잘 따르는 부하 직원을 시키기도 하고, 외부 사람을 이용하기도 한다. 투서는 대부분 음해성으로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감사팀 “무기명 투서도 검토할 수밖에…” 청와대 민정라인의 핵심 관계자는 “투서가 거의 매일 들어오지만 인사철이 되면 건수도 많아진다.”면서 “익명 투서는 무시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경우는 참고 자료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나 기관의 감사 담당자들은 ‘투서’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음해성의 악의적 내용으로 확인도 어려운 데다 자칫 본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익명 투서는 참고용으로, 실명은 조사 후 회신하는 방식으로 내부 방침이 정해져 있다. 내부적으로 무기명 투서에 대해서는 답변해 줄 필요도, 전달할 방법도 없지만 업무상 읽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구체적으로 심증이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은밀히 감사를 벌이기도 한다. 투서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거나, 공직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노름과 관련된 투서는 지금도 흔하다.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 퇴근 후 별 부담 없이 음식점에서 밥값 내기 고스톱을 쳤는데 느닷없이 조사를 받았다. 근무 시간이 아니고 밥값 내기로 판돈이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이 고려돼 징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노름꾼이라는 소문이 퍼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전청사 내 어느 청에서는 고위 간부인 B씨가 노래방에 자주 다닌다는 투서가 있었다. 승진 인사를 앞두고 B씨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었다. 신빙성이 없어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사자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한동안 고생을 했다. 투서로 인해 공직을 그만둔 기관장도 있다. 올해 4월 김구섭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은 임기를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됐다. 김 원장은 2009년 10월 직원인 조모 육군 대령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해임을 요구하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당시 김 원장은 “감사원 조사 내용이 표절한 연구 결과물을 제출해 면직처분을 받은 전직 KIDA 연구원 2명이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제출한 투서에서 모함한 내용과 동일하다.”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 주위 사람들은 “직원의 투서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말한다. 투서는 각종 선거에서 무차별적으로 양산된다. 지난해 지방선거 후 한 자치단체 군수 부인이 기능직 공무원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1000만원을 받았다는 투서가 수사기관에 접수됐다. 내용에는 돈을 건넨 사람의 이름과 돈을 받은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투서는 선거과정에서 대립했던 상대 후보의 측근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특수수사대는 내용과 정황이 그럴듯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에 착수, 최근까지 수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 문제는 해당 군이 주관하는 각종 공사입찰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군청 직원들은 “행정업무에 차질은 물론이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최근엔 강원도 강릉시의 간부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는 상황에서 해당 시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투서가 잇따라 검찰과 언론사에 접수돼 망신을 샀다.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인사 청탁 대가로 부하 직원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뇌물로 받은 김모(59) 전 행정지원국장을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했다. 또 부하 직원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엔 시장과 국장급 간부의 비리를 고발하는 A4용지 3장 분량의 투서가 우편으로 배달됐다. 투서는 ‘강릉시 공무원 노동조합’ 명의로 돼 있지만 해당 노동조합에서는 투서를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혀, 누가 단체 이름까지 도용해 보낸 것인지를 두고 추측만이 난무한다. 조달청이나 한국철도시설공단처럼 계약이 많은 기관에는 ‘…카더라, …한다더라’와 같이 팩트가 분명하지 않은 의혹 제기가 많다. 담당 부서는 조사나 입증이 힘든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라져야 할 관행 vs 비리색출 필요악 투서는 행정력 낭비뿐 아니라 불신을 조장하는 근원이라는 점에서 사라져야 할 관행이고, 잘못된 행위로 치부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필요 악’이란 주장도 나온다. 총리실이나 감사원 등에서 공직 비리 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것도 투서나 제보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리지식연구소 조은경 소장은 “최근 음해성 투서는 전문 브로커들까지 개입해 치밀하게 작성되기 때문에 사정반이나 수사기관이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든다.”면서 “결국 이런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나오고,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행정력이 낭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마다 무기명 투서에 대해 참고만 하거나 아예 무시한다고 말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확인에 들어가기 때문에 근절되지 않는다.”며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법 등에 따라 제보·고발자의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처종합·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단독] 대한민국 개인정보 다 털렸다…약 2000만건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단독] 대한민국 개인정보 다 털렸다…약 2000만건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대한민국의 개인정보가 죄다 털렸다. A, B은행 등 제1금융권부터 저축은행, 대부업체와 같은 제2·3금융권, 통신사, 카드사, 정부부처까지 1900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던 시중은행의 고객 이름과 인터넷 뱅킹 아이디·비밀번호, 대출일자·금액 등 1급 정보까지 노출됐다. 더욱이 전·현직 공무원들의 소속 기관,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 개인신상까지 유통된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 엄청난 ‘대국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실체는 이동식 저장장치(USB) 하나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부천 오정경찰서가 개인정보 불법 유통 혐의로 구속한 김모(26)씨 등 일당 3명으로부터 압수한 USB를 분석하면서 시작됐다. 김씨 일당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여간 120여 차례에 걸쳐 개인정보를 판매하고, 5400여만원을 대포통장으로 입금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USB안에는 금융권, 카드사, 통신사, 공무원 등 집단별로 데이터베이스가 분류된 상태였다. 금융권 폴더는 아예 A은행, B캐피탈 등 상호명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경찰이 이 가운데 제1금융권의 개인정보를 우선 확인한 결과 일부가 시중은행 고객의 개인정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사는 대부분의 정보가 일치했다. 공무원 명단 역시 대체로 정확했다. 이충섭(40) 부천 오정서 수사과장은 “은행 자료는 맞지 않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은행 자체가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정보를 빼갔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스스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농협 해킹사건과 달리 대다수 기관, 특히 1금융권이 보유하던 개인정보가 시중에 유통되다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통상 개인정보가 정확성과 구체성에 따라 수십~수만원까지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범죄자들에게 이 USB는 엄청난 ‘보물창고’나 마찬가지다. 반대로 이 자료가 유출될 경우 대부업체 불법 영업행위를 비롯해 아이디 도용을 통한 스팸·광고메일 발송 등 각종 범죄행위에 무차별로 악용당할 가능성이 높아 개인·사회적으로는 ‘판도라의 상자’가 된다. 더욱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개인 신상이 타 국가나 범죄집단에 노출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대부업체뿐 아니라 문자메시지(SMS)콜센터, 채팅사이트 등에서도 1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새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중국 해커에 해킹을 의뢰해 국내 102곳 업체로부터 1000만여건의 개인정보를 입수, 판매한 정모(26)씨 등 2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정보가 유출된 업체는 대부업계 1위인 R사를 비롯해 유명 채팅사이트인 J사 등이며, 해킹 방지를 위한 ‘방화벽’도 해커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오정서 역시 해킹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 만일 이 정보들이 모두 해커에 의한 침입으로 정보가 새 나간 것으로 확인되면, 그 파장은 현대캐피탈과 농협을 능가하는 초특급 정보유출 태풍으로 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백민경·이영준기자 white@seoul.co.kr
  • [수사권 조정 합의] 검찰, 속으로는 웃고…

    [수사권 조정 합의] 검찰, 속으로는 웃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검찰 수뇌부와 일선 검사들의 의견 차이가 크다. 수뇌부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과 달리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포괄적으로 명문화한 데 이어 ‘법무부령’도 수사 현실에 맞게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관을 접하는 형사부에 주로 많은 평검사들은 “내사부터 수사개시까지 경찰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2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간부회의를 주재, 조정안의 장단점과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가 주축인 법무부도 조정안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느냐며 조정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법무부령’도 현실을 반영해 변경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반면 일선 검사들은 수뇌부와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중앙지검 소속 한 검사는 “검찰로서는 좋을 게 전혀 없다.”며 “국민이 불편한 게 없었는데도 경찰에게 뭔가를 주려고 만든 법 개정”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특히 형사소송법 196조 2항에 경찰 수사 개시권을 명시한 데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논의 당시부터 경찰에 수사 개시권을 줄 경우 무분별한 내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온 검찰은 보완 제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내사를 수사와 분리해 다루는 데 수뇌부가 합의했다는 데 대해 격분했다. 대검 관계자는 “내사는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이 맡는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이는 입건 여부를 경찰이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부당한 내사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사 안에 내사가 포함돼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라며 “수뇌부가 대법원 판례까지 뒤집으며 경찰 손을 들어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 “합의안 도출 못해 유감 국회 논의에 충실할 것”

    19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열린 데다 대검 실무진까지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력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검찰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입장 차만 노출한 총리실 조정안보다는 국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여정부 사법개혁 이후 6년 만에 열린 중앙지검 평검사회의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검찰 조직 중 최대 규모인 중앙지검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 때문에 검찰 내부는 물론 경찰과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 탓이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는 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중 파견 인력을 제외한 127명이 출석, 최근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관심을 반영했다. 회의는 극비였다. 애초 오후 2시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수석검사 회의에서 진행 순서, 의견 개진 방식 등을 두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1시간 20분가량 지연된 3시 20분쯤 시작됐다. 검찰은 회의실뿐 아니라 회의실이 있는 15층 전체에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 시작 전 입장했던 일부 평검사들이 취재진을 보고 다시 퇴장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회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무려 7시간 이상 계속됐다. 검사들은 김밥 등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한 채 1명씩 돌아가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검사들은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의 폐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 지휘를 거부하는 경찰의 행태를 두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검사들은 회의가 끝난 후 ‘수사권 논의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경찰이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을 갖게 된다면 10만명이 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 경찰 조직이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무차별적 입건, 마구잡이식 수사 등의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김준규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검찰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해 다른 일선 지검 평검사들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서울남부지검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창원·수원·인천지검 등도 평검사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준규 검찰총장과 대검 간부들도 지난 17일 개최한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검찰청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이 직접 나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의 입장을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대검 실무진이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구 과장은 “수사 현실을 반영한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줄 경우 별도의 ‘통제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데,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임주형·김양진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江의 교훈/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열린세상]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江의 교훈/문명재 연세대 언더우드 행정학 특훈교수

    모든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나 누구나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혼신을 바쳐 국정에 임하고 박수를 받으며 퇴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퇴임하는 순간까지 부패 문제로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정치권의 표(票)퓰리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사를 앞둔 집안처럼 어수선하다면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안해지기 십상이다. 또한 청와대의 정치적 구심력이 점차 저하되는 상황에서 친인척·측근 비리가 불거지거나 공직자 비리가 누룩같이 번진다면 정치적 소용돌이가 일파만파로 거세질 게 뻔하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오듯이 세상의 모든 일은 징후가 있다는 것이다. 미 해군장교 출신의 하인리히가 보험감독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5만여건의 산업재해 관련 통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법칙이다. 그는 사망사고 한 건이 발생하기 전에 평균 29건의 부상사고가 생기고 300건 정도의 경미한 사고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2008년도 중국 쓰촨성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감지한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한꺼번에 이동했던 현상도 하인리히 법칙의 예시로 제시되곤 한다. 대형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반드시 조짐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반대로 사고의 조짐을 미리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큰 사고를 막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한 달 전에 불거진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사태는 부실금융이라는 경제문제를 넘어서 정치적 폭발력을 지닌 정·관계 로비가 얽힌 금융비리 문제로 증폭되었다. 처음엔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독 소홀과 전관예우 관행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다가 점차 로비의혹과 관련하여 전·현 정권의 몇몇 인물이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는 현직 감사위원이 구속되었고 전 청와대 비서관이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등 정치권으로 비리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책임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만만찮다. 연이어 터지는 비리문제를 보면서 하인리히 법칙을 떠올리게 되는 것은 과민반응일까. 하인리히 법칙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나씩 터져 나오는 비리의 원인과 연결고리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예방적 기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직자가 꽃과 열매를 한손에 쥐려고 할 때 사회적 질타가 따른다. 권력과 이익을 나누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치권의 자성도 전제되어야 한다. 비리 문제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청와대의 중심잡기도 중요한 숙제이다. 정치권이 복지나 교육과 관련된 이슈를 선점하기 위하여 ‘표퓰리즘’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청와대는 국익에 닻을 내리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최근 반값 등록금 논쟁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정치권은 현실보다는 표심에 고민하며 무차별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언론의 포퓰리즘적 보도가 기름을 부어댔다. 그 와중에 대학은 탐욕스러우면서도 무책임한 공공의 적으로 내몰렸다. 대학들은 연구 활성화와 국제화를 통하여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라는 사회적 요구를 힘겹게 따라가다 반값 등록금 문제로 자괴감에 빠져 있다. 한동안 정치투쟁과 거리를 두고 있었던 대학생이 자신들의 이해와 관련된 등록금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자 촛불집회로 모였다. 민주화 이후 잠잠해졌던 대학의 정치투쟁적 유전자를 자극하는 조짐이다. 시간에 내몰려 성급한 정책결정을 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청와대가 정책의 키를 잘 잡아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플로리다 중부에는 꾸불꾸불 남북으로 흐르는 키시미 강이 있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정부는 166㎞에 달하는 강을 90㎞의 반듯한 모양으로 바꾸는 10년간의 대규모 채널화 공사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홍수예방을 위한 해결책이 습지와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자 결국 1992년부터 지금까지 본래 강의 모습으로 바꾸는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어제의 성급한 해결책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하인리히 법칙과 키시미 강의 교훈을 맘에 새겨 성공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 이통사, 또 보조금 ‘출혈 경쟁’

    이통사, 또 보조금 ‘출혈 경쟁’

    이동통신사 간의 보조금 논란이 상호 비방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례적으로 후발 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 행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고발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T의 위법 행위를 조사해 맞고발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SKT는 15일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엄중 제재 조치를 요청하는 금지행위 신고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통위는 이날 “시장 분란을 일으킬 수 있고 언론에 먼저 고발 내용이 공개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신고서 접수를 반려했다. 이통 3사 간 날선 공방은 2008년 3월 보조금이 전면 허용되면서 물고 물리는 고발 퍼레이드가 벌어진 후 3년 만에 처음이다. SKT는 KT와 LG유플러스가 최고 70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판매 마진) 정책을 펴며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던 KT와 LG유플러스가 SKT의 요금 인하 발표 후 보조금을 무차별 살포하며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SKT에 따르면 KT는 옵티머스원, 테이크2, 미라크A폰에 각각 59만원, 60만원, 74만원 등 전례가 없는 리베이트를 유통대리점에 지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홈쇼핑 등을 통해 수십만원의 상품권이나 넷북을 지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대리점 사이에서는 한 대만 팔아도 퇴근한다는 일명 ‘퇴근폰’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고발장에서 지적했다. SKT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가 요금 인하는 뒷전으로 미룬 채 상도의마저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국내 번호이동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3만 1000명, 2월 2만 8000명, 4월 2만 5000명에서 5월 들어 3만 2000명으로 늘었다. 5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SKT는 2만 3809명의 가입자를 잃었고 같은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6077명, 1만 7732명이 순증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SKT가 자금력을 앞세워 통신 시장의 혼탁을 주도해 온 당사자라고 거세게 반박했다. KT 관계자는 “KT는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인 27만원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해 왔고 지난 3월 이후 SKT에 8302명, LG유플러스에 2만 1093명의 가입자를 빼앗기는 등 경쟁을 수용하고 있다.”며 “SKT가 오히려 스마트폰 번호이동에 대해 지급하는 보조금을 6만~8만원으로 강화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아이폰에 대응하느라 막대한 보조금으로 시장을 교란했던 SKT가 후발사업자의 마케팅을 위축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고 있다.”며 “올해 스마트폰 라인업이 구축된 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번호이동 현상을 보조금 논란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대학 등록금과 반성문/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학 등록금과 반성문/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상아탑(象牙塔)이라고 하던 대학이 소를 팔아야 감당이 된다고 우골탑(牛骨塔)으로 불리더니 이제는 아예 무시무시하게도 인골탑(人骨塔)으로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대학까지 졸업시킨다는 것이 부모들의 뼈마디가 부서질 정도로 살인적이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등록금 등 경제적 고민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유가 있겠지만 매년 평균 230명의 대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면 정말 암울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대학생 아들 둘의 학비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50대 가장이 스스로 몸을 던진 안타까운 사건과 대학 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해도 1500만원 정도의 빚을 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어느 청년 인터뷰 기사를 보면, 대학 등록금으로 인하여 가족까지 해체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과장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발 ‘반값 등록금’ 논쟁은 그 진정성과 포퓰리즘적 속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우리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대학 등록금이 이 정도로 오른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등록금자율화 등 무분별한 대학자율화가 현재의 등록금 사태를 키웠다.” “무차별적으로 대학 설립을 허용하는 바람에 부실한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렸고, 여기에 유명 사립대들까지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사립대의 적립금 축적과 국공립대의 기성회비 의존이 등록금 인상의 주범이다.”는 등 다양하다. 그런데,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에 대한 원인 분석에는 당연히 대학 교수 및 직원에 대한 질타도 등장한다. ‘2010년 대학교원 급여현황’에 따르면 4년제 200여 일반대학의 정교수 연봉은 평균 8596만원이고, 정교수 연봉이 1억원을 넘는 대학도 46곳(22%)에 달하는데 사실상의 철밥통 고용 등 교수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도 등록금 사태에 일조한다는 것, 일부 사립대학은 직원 연봉도 억대에 이른다는 사실과 대학노조의 보호를 받아 인력 구조조정도 받지 않는 대학 직원들은 ‘신이 내린 최고의 직장’이라는 비아냥이 대세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학 교수들이나 직원들은 일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마디로 등록금 문제는 마치 남의 나라 이야기이거나 정부나 법인 및 대학본부의 문제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물론 적립금 조성 및 사용 문제나 법인 전입금 규정 등은 관계 당국이 그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니 논외로 하더라도 “교수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는 지적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자구 노력은 필수적이다. 필자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 전체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우선 학생들이 지불하는 등록금에 대한 대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나의 강의는 과연 시장가치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다. 내 강의 수강생들이 낸 등록금과 그 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때문에 일을 못해 발생한 기회비용까지 환산하면 내 강의 한 시간의 비용은 엄청나다. 내 강의는 그 정도의 값어치를 수강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또, 강의노트를 준비하고 학생들을 면담하며 그들의 고민에 동참하기보다는 연구비를 지급받는 논문 작성이나 정부 용역에 더 정성을 기울이고, 보직교수라는 명분으로 강의에 소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 중요한 것은 근 8년 전에 정년보장 교수가 되는 바람에 이제는 나도 모르게 철밥통(?) 교수처럼 교수 자리나 즐기고 있지는 않은지, 이 모든 것을 반성해 본다. 나아가 교수 연봉이 높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유학까지 가서 쓴 비용과 그것의 기회비용까지 따지면 내 연봉이 절대 높은 게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지, ‘반값 등록금’ 논쟁의 핵심은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요구이지 나의 일은 아니라고 치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좀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면, 소심하게도 ‘반값 등록금’ 논쟁의 불똥이 교직원 연봉 삭감이나 동결로 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 본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작년과 재작년에 교직원 임금을 동결했지만 말이다.
  •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G2 등 ‘제5 전장’ 규정… 사이버부대 경쟁적 창설

    [지구촌은 사이버 전쟁중] G2 등 ‘제5 전장’ 규정… 사이버부대 경쟁적 창설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 상업은행인 씨티그룹, 공영방송 PBS, 일본 전자업체 소니, 한국과 미국 관료들의 구글 지메일과 야후 메일…. 지난 3~4주 사이 잇따라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곳이다. 급기야 국제금융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 전산망까지 뚫렸다. 각국의 주요 시설과 정부 요인들을 대상으로 한 해킹 사례가 부쩍 늘어나면서 지구촌이 온라인을 전장으로 한 사이버 세계대전에 빠져들고 있다. 기존의 전쟁과 달리 사이버전에서는 ‘적’의 정체를 파악하기 어렵고 소수정예 요원의 활동만으로도 강대국의 전산망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때문에 전통적 군사강국인 ‘G2’(미국과 중국)를 비롯해 러시아, 이스라엘, 영국 등은 경쟁적으로 사이버부대를 창설하는 등 ‘제5 전장’(육·해·공·우주에 이은 새로운 전장)을 지배하기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응법을 마련하고 있다. 미 의회는 보고서에서 “통신망 및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외부 공격이 현저히 높아졌다.”며 금융시설과 대중교통, 제조업, 의료, 교육, 정부기관 등의 네트워크가 무차별 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 의회와 연방정부기관 전산망이 매월 받는 사이버공격은 18억회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 의회는 비상상황 때 국가가 인터넷을 강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사이버보안과 인터넷 자유법’을 발의했고 국방부는 적성국이 기간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면 이를 ‘전쟁 행위’로 간주해 미사일 등 무력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5월에는 미 국방부가 4만명 규모의 사이버 사령부를 설립했다. 현재 미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을 사이버공간의 ‘주적’으로 삼고 있다. 미 의회 고문단은 중국을 “미국 기술의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은 지난달 25일 광저우에 30명 규모의 사이버전 부대를 창설하고 1000만 위안(약 1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자국 사이버 부대의 존재를 처음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미 수천~수만명의 사이버 전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자국 정부 관리의 구글 메일을 해킹한 해커가 중국 청두의 인민해방군 기술정찰국에 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자신도 사이버전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해킹에 의한 기밀 유출만큼이나 ‘인터넷 심리전’을 우려한다. ‘온라인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중국 인터넷 방화벽 설립을 주도한 팡빙신 중국공정원 원사는 “미국이 인터넷(심리전)을 통해 타국에 내정간섭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연방보안국(FSB)의 지원을 받는 해커를 육성하며 타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흑색선전, 사이버 반정부 인사에 대한 해킹을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는 에스토니아와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등 이웃 국가의 금융·언론 전산망을 대상으로 2007~2008년 ‘분산 서비스 거부’(DDoS·특정서버에 처리할 수 없을 양의 접속 신호를 한 번에 보내 해당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기법) 공격을 벌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경찰도 공격하는 ‘뿔 난’ 까마귀떼…왜?

    미국 워싱턴 주 서부에 있는 에버렛 경찰은 화가 난 까마귀떼의 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지역 일간 헤럴드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들 까마귀떼는 에버렛 북부 담당 경찰서 야외 주차장에 나타나는 사람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이들 까마귀떼는 차에서 내린 경찰관들은 물론 일반 직원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는데 갑자기 급하강하며 날아와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쪼거나 할퀸다. 마치 “작지만 사나운 공룡인 벨로시랩터가 덤비는 것 같다.”고 일부 피해자들은 전했다. 이에 한 경찰은 까마귀떼를 쫓아내려 경찰차에 달린 사이렌을 사용해봤지만 오히려 까마귀들은 배설물 ‘폭탄’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동물협회 전문가인 루스 밀너 박사는 “그 까마귀들은 단순히 나는 법을 배우려는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둥지 근처에서 나타난 외부인을 쫓아내는 것”이라면서 “어미 까마귀들은 강한 모성애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까마귀의 무차별 공격을 받은 이들은 까마귀들의 공격적인 성향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괴한에 얼굴 난도질당한 중국 女기자 충격

    중국 국영 중앙방송(CCTV)의 한 여기자가 괴한의 습격으로 얼굴을 난도질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중궈왕(中國網)은 지난 9일 오후 1시께 CCTV 신청사 동문 앞에서 해당 방송사 여기자가 정체불명의 괴한으로부터 코를 베이는 습격을 당했다고 10일 보도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CCTV 인터넷부서 소속 기자 샤오린은 이날 방송국을 나오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CCTV 소속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가 무차별한 공격을 받았다. 무방비 상태였던 해당 여기자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코 일부가 잘리는 등 얼굴 부위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를 목격한 방송사 경비원이 즉각 경찰에 신고하고 추격했지만, 괴한은 몇 차례 흉기를 휘두른 뒤, 차량을 타고 급히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당시 목격자가 현장사진과 함께 이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리면서 삽시간에 알려졌으며, 경찰은 샤오린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괴한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용의자는 랴오닝 출신의 남성으로 사건 당일 오전 자신의 어려운 문제를 호소해 해결하고자 방송국을 찾았지만 보안요원에 의해 제지당해 앙심을 품고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무분별한 대학자율화가 등록금사태 키웠다

    최근 불붙은 등록금 논란이 정부의 무분별한 대학자율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재정적 여력도 살피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대학 설립을 허용하는 바람에 부실한 대학들이 경쟁하듯 등록금을 올려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한 요인이 된 것이다. 9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2011학년도 전국 대학 모집단위별 입학정원 현황’에 따르면 2003년 36만 7748명, 2005년 32만 1807명, 2007년 31만 9842명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던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이 2008년 32만 1752명을 기점으로 2010년 32만 7623명, 2011년 32만 9421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2008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정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대학 설립과 정원을 자율에 맡긴 지난 정부의 대학자율화 정책이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1995년 당시 문민정부는 이주호 현 교과부 장관을 비롯한 교육전문가들로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를 구성, 대학의 설립·정원·학사운영 등 3대 규제를 완화하는 대학설립자율화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일정 수준의 학생 정원, 교사(校舍), 교지(校地) 확보 비용 등의 기준만 갖추면 조건 없이 대학 설립을 허용했다. 이 바람에 ‘자고 나면 대학이 생긴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았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에는 국·공립대와 수도권 사립대 및 사범계 정원만 정부가 관리하고, 나머지는 모두 대학 자율에 맡겼다. 현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는 대학자율화 3단계 조치를 통해 대입 정원을 조정할 때 참고 기준을 교원·교사·교지·수익용 기본재산 등 4가지에서 교원 한 가지로 축소해 대학 설립을 제한하는 규제를 모두 풀어 주고 말았다. 이에 따라 최근 10년간 33개 대학이 신설 또는 전문대에서 4년제로 개편했다. 문제는 이후 불거졌다. 부실 대학들이 오로지 등록금에만 의지해 학교를 운영하려고 들었고, 재정이 탄탄한 유명 사립대들까지 등록금 인상 대열에 합세하면서 ‘등록금 못 올리면 손해’라는 인식이 대학가를 휩쓸었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교과부는 지난해 대구외대·성민대·건동대·한려대 등 최근 신설된 4곳을 포함, 총 30개 대학에 대해 사실상 퇴출 조치에 해당하는 ‘학자금 대출 제한’ 조치를 취했지만 그것으로 위기를 수습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방의 A대학 총장은 “2002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보다 많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등 대학 교육환경 급변기를 맞았지만 이후에도 ‘대학자율화’ 정책 때문에 전국 각지에 군소 대학들이 난립했다.”면서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최근에야 대학 통폐합과 국립대 법인화 같은 구조 개혁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선희 참여연대 간사는 “지금이라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부실 대학을 통폐합하는 등 대학 수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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