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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 곳 잃은 카다피軍 시르테로…반군 진격 맞춰 시민 깨어날 것”

    “갈 곳 잃은 카다피軍 시르테로…반군 진격 맞춰 시민 깨어날 것”

    “시르테는 이미 유령도시가 됐다. 반군이 진격하면 시민들이 반길 것이고 (카다피가 속한) 카다파 부족만 결사항전할 것이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마지막 요새이자 고향인 시르테는 시간이 멈춘 지 오래다. 지난 2월 첫 반정부 시위 이후 인터넷은 차단됐고 갈 곳 잃은 카다피 세력이 이 도시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시르테 출신의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 하나 살레(28·여·아이디 hanayat82)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시르테 역시 혁명의 무풍지대일 수 없다.”고 전했다. 영국 웨스트요크셔에서 유학 중인 그는 고향 친구들과 위성전화로 통화하며 시르테 소식을 가장 빨리 트위터로 퍼뜨리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 등 세계 유명 언론의 정보원인 그에게 반군의 진격을 눈앞에 둔 시르테 상황에 대해 물었다. →시르테의 현 상황은. -지난 2월 이후 리비아 전역에서 쫓겨난 카다피 정부 관료와 상류층 인사들이 시르테로 피신했다. 때문에 보안이 무척 살벌하다. 시민들도 무차별적으로 탄압당한다. 카다피의 용병들이 중무장한 채 거리를 배회해 시민들이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분노하고 있다. →전기나 식량, 물 등은 충분한가. -트리폴리가 해방된 뒤 전기가 완전히 끊겼다. 식량 공급이 원활한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고립 상황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식량난 등)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시르테 시민들은 카다피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데. -시르테가 카다피 근거지 중 한 곳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반카다피 성향의 지역민도 존재한다. 물론 수는 많지 않다. 반군이 시르테에 진입하면 숨죽이던 많은 시민이 그들을 도울 것이다. 또 많은 카다피 추종자들이 코너에 몰리면 항복할 것으로 추측된다. →카다피가 시르테에 숨어 있다는 소문도 돈다. -카다피나 그의 가족이 시르테에 머문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 하지만 그의 넷째 아들 무아타심이 시르테에 있다는 소문은 마을에 계속 퍼지고 있다. →카다파 부족의 움직임은. -카다파족은 (유목 민족) 베두인 사람들로 구성돼 소떼나 양떼를 몰며 살았다. 그러다가 1969년 (카다피의) 혁명 이후 정권 덕에 부유해졌고 호화 주택에 살게 됐다. 충성심이 강할 수밖에 없다. 카다피의 귀환을 위해 어떤 무자비한 일도 할 태세다. →지역 방송들은 어떤 소식을 전하고 있나. -국영 TV는 방송을 중단했지만 지역 라디오는 계속 방송 중이다. 또 카다피 측은 시르테 중심부에 있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카다피의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다. 반군에 대한 증오를 표하면서 최후의 순간까지 시르테를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대기업의 공생발전 약속 꼭 지켜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고 8·15 경축사에서 국정과제로 제시한 ‘공생발전’의 의미와 배경을 설명하고 대기업의 협조를 요청했다. “공생발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경제를 지킬 수 있고 우리 사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며 양적·질적 팽창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협력을 하되 시혜적 협력이 아니라 서로 윈윈하고 함께 발전하는 생계태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기업의 저력이 지금의 재정위기에서도 다시 발휘되기를 기대했다. 특히 최근 범현대가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사회공헌 약속을 염두에 둔 듯 상당한 변화의 조짐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계 총수들은 글로벌 경제 불안에도 하반기 신규 채용을 늘리는 등 공생발전에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올 들어 양극화 심화 해소를 위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정부와 재계, 정치권이 마찰음을 적잖게 빚었던 것이 사실이다. 유류값 등 시장가격 통제, 소모성 자재 구매사업(MRO) 철수 종용, 복지 포퓰리즘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반(反)기업-반자본의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경제의 모델”을 요구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기업친화 정책에 편승해 승자독식의 정글법칙이 횡행하면서 우리 사회의 지속성에 경종을 울릴 정도로 계층 간, 기업 규모 간 빈부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기업 총수들이 간담회에서 공언한 상생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기를 기대한다. 대기업들이 무차별적인 확장 경영으로 생태계를 파괴하면 스스로의 존립기반도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타율로 강요됐을지라도 대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상생발전은 거부할 수 없는 과제다. 정부는 국정 과제 달성을 위해 대기업의 협조가 아무리 긴요하더라도 대기업 총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토끼몰이식으로 내모는 후진적인 간담회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의 역할은 세제와 산업정책 등으로 큰 물꼬를 터주는 것이다. 언제까지 손목 비틀기식의 전근대적인 방식에 의존할 것인가.
  •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내년 총선·대선 여야 무차별적 ‘복지 포퓰리즘’ 우려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내년 총선·대선 여야 무차별적 ‘복지 포퓰리즘’ 우려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결과를 보지 못한 채 끝남에 따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야 간 무차별적 복지 경쟁이 펼쳐질 공산이 한층 커졌다. ‘보편적 복지’를 앞세운 민주당의 복지 공세에 한나라당이 맞불을 놓을 경우 복지 이슈는 향후 각종 선거전의 뜨거운 화두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자칫 ‘복지 포퓰리즘’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부산저축은행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됐지만 표심을 얻을 수 있다면 영혼까지 팔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복지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실제로도 민주당은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복지 인프라 확대 기반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무상급식·보육·의료와 반값등록금, 주거복지, 비정규직 대책 등을 포괄하는 ‘3+3’ 보편적 복지정책을 내년 총선과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 박선숙 홍보전략본부장은 “민생의 요구로서 복지를 확대하고 확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서울 시민의 뜻을 받들어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편적 복지’를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복지 공세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복지 경쟁에서 밀리면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참패를 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 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당내에서 복지 정책의 방향과 폭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복지 추구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복지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준표 대표는 주민투표 종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서민 대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친서민 정책기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앞서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학등록금 인하에 이어 무상보육론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방침을 뒷바침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공생 발전’도 복지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의 관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주민투표가 거부와 참여로 나뉨으로써 공개 투표화됐는데 이는 총선이나 대선과는 성격이 다른 주민투표의 자체적인 한계를 보인 것”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주제로, 어느 진영에서 주민투표를 제기해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진보적 유권자들이 애초에 투표를 거부한 상황에서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건 것이 보수적인 유권자를 결집하는 데는 효과가 있었겠지만 중도 부동층에게는 그다지 호소력이 없었다.”면서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에서 이번 투표 결과는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 주는 함의가 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오세훈 서울시장 연설 전문

    시민 여러분께 충심(衷心)으로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시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송구스러운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8월 24일 치러질 이번 주민투표 결과에 제 ‘시장직’을 걸어 그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씀입니다. 정치인은 장구한 역사로 봤을 때,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늘의 제 결정이 이 나라에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데 한 알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면, 저 오세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고 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습니다. 사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제 몸과 마음은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천만 시민 여러분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리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묻고 또 물어봐야만 했습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의 4분의 3, 구청장의 5분의 4를 민주당에 주시고도 서울시장직만은 제게 유임해주심으로써 제 정책의 연속성을 믿고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을, 저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가 스스로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복지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를 ‘정치적 합의’로 봉합하지 못한, 제 부족한 리더십을 통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또 그것이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라면, 그 짐을 저라도 마땅히 짊어져야만 한다는 양심의 목소리를 끝끝내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의 복지 정책을 이끌어온 시장으로서, 이번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220억 원이면 ‘희망플러스통장’으로 저소득층 3만 가구의 인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지켜보고 실감해온 서울시장이, 매년 몇 천 억을 필요하지도 않는 넉넉한 분들에게까지 항구적으로 나눠주어 어려운 분들의 희망을 꺾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형편이 비교적 넉넉한 분들은 오히려 나눔의 정신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분들까지 복지의 수혜자가 되기에는 아직까지 시기상조입니다. 더욱이 저는 그동안, 어려운 분들에게조차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고통을 감수하고 노력하셔야 더 많은 혜택을 받으실 수 있도록 ‘자립?자활의 복지’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왔습니다. 봇물 터지듯 지금 쏟아져 나오고 있는 ‘무조건적 퍼주기식 복지’는 지금껏 애써 지켜온 서울시의 복지 원칙과 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허물어뜨리는, 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는 점에 제 고뇌가 깊어졌습니다. 사회양극화로 인해 복지의 필요성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맞습니다. 복지, 늘려가는 게 마땅합니다. 서울시도 지난 5년 동안 복지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고, 앞으로도 더 늘려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복지는 부자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돕는 복지, 꼭 필요한 데 꼭 필요한 만큼 드리는 맞춤형 복지로 나아가야 다음세대에게 부담과 빚을 떠넘기지 않는 ‘지속가능한 착한 복지’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7년 전, 저는 잘못된 정치 현실을 바꿔보고자 ‘국회의원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정치를 바꿔보겠다고 덤벼든 초선 의원의 무모함과 그 잘못을 바꿔내지 못한 무력함, 저도 모르게 어느 새 그 정치풍토에 동화돼간 무감각이 부끄러워 산화하는 심정으로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저는 오늘, 7년 전 그 때 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시민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오늘 이 결정이 예측불허의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번민 속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나라가 인기영합주의의 ‘빠른 복지’가 아닌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까지 배려하는 ‘바른 복지’의 시대로 나아갔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 그 한 가지 때문입니다.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용감하고 단호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무려 80만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해 대한민국 최초의 주민 발의 ‘주민투표’ 라는 새 역사를 쓰셨습니다. 이것은 실로 우리 민주주의 역사의 ‘작지만 의미 있는 기적’입니다. 저는 그러한 위대한 서울시민들을 지켜보면서 시장으로서, 그리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자부심과 감동을 느꼈습니다. 한 사회가 ‘참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독재와의 싸움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잘 보이지 않아 그 위험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복지포퓰리즘과의 싸움’이 더 중요하고 또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는, 부자나 빈자나 똑같이 나눠주는 무차별적인 현금 나눠주기식 복지가 과연 최선인지 당당하게 토론하고, 사회의 합의를 도출해내야 합니다. 지난 선거에 이겼다고 해서 그것이 민의라고 강변하며 투표불참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역사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얼마 전 어느 시민께서 저에게 하신 당부 말씀이 떠오릅니다. “정치는 여의도에 맡겨두고 시장은 살림을 챙겨야 한다. 그것이 본연의 역할이다”라는 진심어린 충고였습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에 미쳐있다’고 할 만큼 제 모든 열정과 혼신을 쏟아 부어 서울이 뉴욕이나 파리, 도쿄와 같은 세계 5대 도시 반열에 오르는 것이 목전에 있는 이 시점에 제가 과연 짊어져야할 일인가 돌아보게도 됐습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시장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 생활 시정에 전념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민 여러분. 아무리 험난해도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대한민국 복지방향을 정립하지 않으면 우리 서울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대로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복지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 앞에 흔들리는 여?야 정치인들이 아니라, 오직 유권자 여러분입니다. 반드시 33.3% 투표율을 넘겨 시민 여러분의 엄중한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계기가 돼야합니다. 저는 나라를 걱정하는 서울시민 여러분의 진심을 믿습니다. 주민투표가 임박해올수록, 선거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전방위 공격이 거세지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으로 운영되는 국가와 지자체가 과연 어떻게 복지를 펼치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시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오는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지지정당, 이데올로기를 모두 떠나 서울의 유권자라면 누구나 소중한 한 표로써 자신의 소신을 당당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시민들이 함께해주신다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그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저를 믿고 두 번이나 서울시장직을 맡겨주신 시민 여러분께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 만큼 죄송스럽고 송구합니다. 어렵게 내린 이 결정에 대한민국의 미래에 보탬이 되길 바라는 충심(衷心) 하나 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2011. 8. 21 서울특별시장 오 세 훈
  • [사설] 동반성장 위해 정·재계 힘 합쳐야 할 때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어제 개최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대한 공청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납품단가 후려치기, 중소기업 업종 침해 등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사업 확장과 불공정한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대기업이 시장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골목상권까지 파고들면서 중소 영세상인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며 ‘동반성장’ ‘공생발전’과는 동떨어진 탐욕의 형태를 질타했다. 허창수 전경련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은 지나친 ‘대기업 때리기’를 경계하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기틀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권과 재계가 포퓰리즘 설전 등으로 공청회가 한 차례 연기되는 등 갈등을 겪은 끝에 얼굴을 마주 대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함께 고민하며 이해의 폭을 넓힌 것은 잘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는 등 친기업 정책에 편승해 15대 그룹의 경우 4년 동안 계열사가 306개나 늘었다. 제조업 매출에서는 10대 그룹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고, 상장사 시가총액은 전체 주식시장의 절반을 웃돌고 있다. 대기업의 ‘승자 독식’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중산층이 위축되고 비정규직의 비중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자본의 자유에서 소외된 대다수의 계층은 상대적 박탈감에 직면해 있다. 실질소득 감소가 이를 방증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대기업에 화살을 겨냥하며 복지포퓰리즘 경쟁에 몰입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대기업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요구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역설한 ‘공생발전’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무엇보다 계층과 기업 규모, 고용 형태 등에 따라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는 격차는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 그 책임은 1차적으로 대기업에 있다. 소모성 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이나 골목상권 침탈, 대기업 총수 자제에게 일감 몰아주기 등과 같은 무리수를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통해 반(反)대기업 정서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정치권도 대기업 때리기로 반사이익을 얻으려고만 할 게 아니라 대기업이 동반성장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
  • [시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시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대응/강동수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8월 들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경기 둔화와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전세계의 주가가 추락하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더 큰 위험은 유럽의 재정위기다. 그리스,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 영국 등 핵심국가로 향하면서 상업은행 발 금융위기설이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도산사태와 비교할 때 현 상황은 얼마나 위험한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실물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해법 찾기가 훨씬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위험요인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2008년에 비하여, 지금은 위험요인을 알고 있지만 대응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008년 위기 당시 부실의 주체는 민간이었다. 과도한 차입으로 투기성 거래를 시도했던 헤지펀드가 부도나면서 순식간에 투자은행, 상업은행 등이 도산 위험에 빠졌다. 신용경색이 실물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차단하고자 전세계가 정책공조를 실시한 결과 대공황과 같은 재앙을 막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민간 부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정부로 이전되면서 정부가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공공부문의 부실에 대한 구조조정은 매우 어렵다. 부실의 주체가 민간이라면 결자해지 차원의 시장규율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되, 손실 규모가 이해당사자의 감당 범위를 초과하면 정부가 인수하면 된다. 그런데, 부실의 주체가 정부인 경우에는 이해당사자가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정부 이외에 손실을 분담할 주체가 불명확하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전세계적인 문제다. 예를 들어서, 그리스의 국채에 투자한 프랑스계 은행이 손실을 인식할 경우 자산건전성이 하락한다. 이에 프랑스계 은행에 자금을 공급하던 미국과 일본의 투자자는 거래를 축소할 것이다. 프랑스계 은행은 생존을 위하여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자금을 무차별적으로 회수하게 된다. 그 결과, 통화·금융자산·상품자산의 가격이 급변동한다. 즉, 나비효과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재현될 수 있다. 따라서 국제공조가 필요하지만 2008년과는 달리 지금은 국가 간 이해관계가 상이하여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에는 전세계 공히 전대미문의 불확실성을 겪었기 때문에 동원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의 사용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선진국의 정책수단 소진이 문제의 본질인 데다가 이를 바라보는 선진국과 신흥국의 입장차가 분명하여 정책공조가 어렵다. 또한 다수의 국가에서 내년은 국가의 통치권이 이전되는 시기이다. 위기 극복의 핵심요소인 정치적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사태를 장기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외부충격은 우리의 취약부분부터 공격하기 마련이다. 금융회사의 단기외화차입, 외국인의 증권투자, 가계부채 등이 현재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약점이다. 특히 대외금융거래는 금융위기 때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우리경제의 특성상 해법을 찾기 어렵다.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제도적 미비에 따른 재정거래의 기회를 축소시키고 이상(異常) 거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대책일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하여 대내적인 취약성에 관해서는 사전적으로 대비할 여지가 남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가계부채는 규모, 속도, 그리고 구성의 측면에서 우리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이다. 가계부채의 총량 축소는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저신용자의 비은행금융회사로부터의 차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의 부실은 그 자체로 시스템 위기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 특히 저축은행, 신협, 여신전문회사 등의 부실은 정책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영역이다. 이들 금융권역에 대한 획기적인 구조개혁과 가계대출의 위험성 축소를 위한 정책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산사태가 되어 우리경제를 덮치기 전에 취약한 부분에 사방댐을 쌓아야 한다.
  • 中공안 ‘즉결처형’ 적법성 논란

    중국 공안이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시 연쇄 흉기 난자 사건의 용의자들인 멤티에리 티리왈디(29)와 투르손 하산(35)을 1일 오후 시 외곽 옥수수밭에서 발견해 사살했다. 공안은 10만 위안(약 1650만원)씩의 현상금을 내걸고 지명수배한 뒤 이들을 뒤쫓고 있었다. ●“재판없이 현장 총살 월권” 지적 이들이 현장에서 총기류 등으로 무장한 채 완강히 저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카스시 정부는 2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안기관이 체포 과정 중 현장에서 총살했다.”고만 밝혔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즉결 처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무차별적이고 잔인한 범죄자들인 만큼 적법한 판단이라는 지지 의견과 함께 “재판 절차 없이 현장에서 총살할 수는 없다.”며 공안의 월권 행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앞서 중국의 중앙아시아 쪽 관문인 카스에서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연쇄 흉기 난자 사건이 발생해 19명이 숨지고 42명이 부상당했다. 신장자치구 공안 당국은 이번 사건을 파키스탄 내의 과격 위구르 이슬람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조직적 테러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잔인한 범죄자 처분 적절” 지지 하지만 세계위구르대회 등 해외 위구르인 단체들은 “위구르인에 대한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차별이 이런 사건을 불러오고 있다.”며 “위구르인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구르족 용의자들에 대한 현장 즉결 사살이라는 중국 공안의 인명 경시 행위가 더 극단적인 위구르족 저항을 부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카스 시내에 계엄이 선포돼 무장 병력이 대거 배치된 가운데 많은 주민들이 추가 테러 발생 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몽둥이 등을 들고 다니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2009년 우루무치 유혈 시위 사태 때도 몽둥이, 쇠파이프, 칼 등을 들고 다니는 주민들이 많이 목격된 바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신장위구르 연쇄 테러… 45명 사상

    중국 북서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카스(喀什·카슈가르)에서 주말 연쇄 테러 공격으로 모두 15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31일 카스 시내에서 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을 포함해 3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부상했다. 통신은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 폭발이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5시 30분)쯤 일어났으며 폭발 직후 당국이 용의자 4명을 사살하고 다른 4명을 붙잡았으며 또 다른 4명을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지 소식통들은 희생자 3명 모두 경찰관이라고 밝혔으나 목격자들은 이들 경찰이 전날 흉기난동 때 숨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또다시 유혈 참극이 벌어졌다. 지난 30일 오후 11시 45분쯤 신장위구르자치구 서남부 핵심 도시 카스의 번화가에서 군중을 상대로 한 무차별 흉기 난자 사건이 발생해 범인 1명을 포함해 7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당했다고 자치구 정부 직영 인터넷 매체인 천산망(天山網)이 31일 보도했다. 천산망에 따르면 범인 두 명은 신호대기 중이던 트럭에 올라 타 운전사를 흉기로 살해한 뒤 군중들이 몰려 있던 카스 시내 식당가로 돌진한 뒤 트럭에서 내려 행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범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군중들과의 격투 과정에서 숨졌고, 한 명은 붙잡혀 공안(경찰)에 넘겨졌다. 관영 신화통신은 영문판에서 “범행이 발생하기 전 부근에서 두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한 시간 전 미니밴이 폭발했고, 식당가에서도 한 차례 폭발이 있었다는 것이다. AFP통신은 신장자치구 신문판공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범인 두 명이 모두 위구르인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공안은 허톈 공안파출소 습격 사건 직후라는 점에서 이 사건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아시아 쪽 관문인 카스 지역은 주민 400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위구르인이다. 시내 인구는 40여만명으로 중국의 통치와 한족의 지역경제 독점에 불만을 품은 위구르인들의 저항운동이 빈발해 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비열한 일본…女격투기 임수정 선수 日 방송서 전치 8주 부상

    비열한 일본…女격투기 임수정 선수 日 방송서 전치 8주 부상

    한국의 ‘얼짱’ 여자 이종격투기 선수 임수정(26·용인대 격기지도학과)씨가 일본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불공정한 격투를 벌이다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쇼’인 줄 알고 보호장구도 갖추지 않은 임씨를 일본 남자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장면을 뒤늦게 본 국내 이종격투기 팬들과 네티즌들은 일본 방송사가 한국 여자 격투기 선수를 농락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종격투기 K-1에 한국 여성 최초로 도전하며 이름을 얻은 임씨는 지난 3일 녹화 방송된 지상파 방송인 TBS 예능프로그램 ‘불꽃체육회 TV 2001’에 출연해 일본 남자 코미디언 3명과 총 3라운드의 대결을 벌였다. 이 프로그램은 여자 스포츠 스타와 남자 코미디언들이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결을 벌이는 쇼다. 첫 번째 상대는 대학 때 럭비 선수로 활동했고 2007년에는 이종격투기 대회인 ‘K1’ 출전 경력이 있는 가스카 도시아키(32)가 나왔다. 임씨는 경기 시작 8초 만에 자신보다 30㎏이나 더 나가는 가스카에게 무릎 공격과 로킥을 연달아 맞고 쓰러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방송국 관계자들은 1라운드 도중 촬영을 중단했다. 임씨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화가 나서 촬영을 그만둘까 고민했다.”면서 “중간에 경기를 그만두면 더욱 큰 상처를 입을 거라 생각해 이를 악물고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출전자인 시나가와 히로시(39)와 이마다 고지(45)도 임씨를 구타에 가까울 정도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임씨는 당시 남자 선수들과 달리 보호장구인 헤드기어를 갖추지 않았고 글러브도 상대적으로 큰 것을 착용하는 등 불리한 입장에 있었다. 이에 대해 임씨 소속사 관계자는 “방송사와 처음에 회의했을 때는 그냥 쇼일 뿐이라며 안면 타격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약속과 달리 1라운드부터 경기가 실전처럼 전개되는 바람에 깜짝 놀라 촬영을 중단시키고 방송사 측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씨가 “방송사 측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프로선수로서 경기를 그만둘 수는 없다.”고 말해 경기를 계속했다. 결국 섭외 요청 당시부터 다리 부상이 있었던 임씨는 왼쪽 정강이 안쪽 부분 근육이 파열되는 등 부상이 악화돼 두 달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의 동영상을 본 국내 네티즌들은 일제히 TB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 사용자 @Runner_****는 “참기 힘든 분노를 느꼈다. 너무 치졸한 것 아니냐.”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VSK****는 “임수정 선수의 마음의 상처가 더 걱정”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도 일본 여자 격투기 선수를 불러서 국내 개그맨 3명과 격투기 대결을 해 보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도 ‘TBS방송사에서 임수정씨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요청합니다’라는 이슈 청원이 올라왔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1400여명의 네티즌들이 서명과 함께 TBS에 대한 비판글을 올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신진호기자 jrlee@seoul.co.kr
  • 天災 반 人災 반… 폭우·난개발이 우면산 피해 키웠다

    天災 반 人災 반… 폭우·난개발이 우면산 피해 키웠다

    17명의 사망자를 낸 우면산 산사태는 지난달 하순 장마철이 시작된 이후 36일 가운데 무려 29일이나 비가 내리면서 지반이 물러진 데다 무차별적인 주변 난개발로 인한 지층 지지구조 약화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서초 지역에는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계속된 비로 지반이 물러진 것이 산사태의 1차적인 원인이라고 꼽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 서울 지역에 29일간 비가 내렸다.”면서 “끊임없이 내린 비가 지층 내부에 고이면서 지반을 약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면산은 지반이 암반으로 구성된 관악산 등 인근 산에 비해 흙이 많은 육산이라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면산에서는 지난해 9월 말 200㎜에 가까운 폭우가 내렸을 때도 토사와 돌덩이가 도로로 쏟아진 적이 있다.”면서 “육산은 호우 때 산사태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태풍 콘파스가 우면산을 강타하면서 많은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면서 “이때 불안정해진 지반이 안정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집중호우를 만나 곳곳에서 산사태가 났다.”고 진단했다. 또 “우면산은 다른 산에 비해 뿌리가 얕게 퍼지는 아카시아 나무가 많아 흙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생태환경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터널과 주택단지, 터널을 건설하는 등 계속된 난개발이 지층 지지구조를 훼손시켜 산사태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지질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계속된 강수가 원인”이라면서 “그러나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보면 주택공사와 터널공사 등이 우면산의 지반과 지층 구조를 약화시켰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산사태는 난개발이 엮어낸 ‘천재 반, 인재 반’의 재난이라는 것이다. 실제 우면산 일대에는 보금자리주택 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고, 사고를 당한 전원주택단지도 산지를 개발해 조성했다. 장진성 서울대 산림학과 교수는 “수목별로 물을 흡수하는 양과 흙을 잡아주는 양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보다 주변 지역 개발이나 절개지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공포영화가 무서워?/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흔히 공포 영화를 볼 때 소름이 끼치거나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이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하는데, 아드레날린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흥분하거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땀이 나고 식으면서 실제로 한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무래도 공포 영화는 여름이 제격이다. 올여름에도 역시 극장가에는 이미 개봉한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 외에도 ‘기생령’, ‘돈 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 같은 영화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보통 공포 영화 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은 귀신이나 유령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황당함이나 두려움을 느끼며, 사이코 살인마가 무차별적으로 살상하고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데 불쾌감과 역겨움을 호소한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시각적, 청각적, 상상적 공포를 정말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나는 공포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일단 등골이 서늘하고 긴장감으로 심장이 조여 올 때의 그 느낌이 재미있고 짜릿하다. 게다가 공포 영화 속에서 발견하는 공포의 대상과 그 의미를 따져 보는 것도 내게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진보적 영화학자 로빈 우드는 공포 영화를 가리켜 ‘억압된 것의 귀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인간이 의식의 영역에서는 드러내지 않거나 억압했던 것들이 공포 영화라는 틀을 빌려 해방되거나 금기 및 금지의 위반을 통해 분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원귀들은 원(寃)과 한(恨)을 풀기 위해서 돌아오는 것이고, 괴물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과 오만을 부각시키기 위해 귀환한다. 그러므로 공포 영화에서 ‘억압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당대 혹은 그 사회 및 공동체의 두려움이나 죄의식이 엿보인다. 한국 공포 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 감독·1967)는 가부장제와 처첩제도 등 한국 가족제도의 모순과 핍박받는 여성을 연결시키며, ‘여고괴담’(박기형 감독·1998)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 경쟁 원리가 친구나 사제 관계마저 붕괴시킨 학교의 현실과 당대의 교육제도를 비판한다. ‘4인용 식탁’(이수연 감독·2003)은 모성 신화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가족 연대감의 파괴 등을 서늘하게 조명하며, ‘장화, 홍련’(김지운 감독·2003)은 죄의식의 공포를, ‘고양이’(변승욱 감독·2011)는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현실과 인간의 이기심을 공포의 지형으로 삼고 있다. 공포 영화는 폭력성과 잔혹성을 수단으로 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필귀정의 메시지를 담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원귀가 등장하는 공포 영화들은 원의 근원이 되는 죄악의 존재를 드러내고, 죄의식을 자극하며, 죄지은 자에 대한 처벌을 통해 해원하는 형태를 띤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은 한 공포란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이다. 공포에 반응하는 양상과 지점은 다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미지의 것, 인간의 지식과 경험으로 알 수 없는 것,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해 느끼는 낯섦, 그것이 바로 공포가 아닐까. 귀신이나 유령, 좀비나 흡혈귀 같은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출발한다. 그에 비해 사이코패스나 살인마 등이 유발하는 공포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대한 불가해성과 인간이 ‘괴물’이 돼 나타나는 그 비(非)인간성을 목격하는 데서 오는 충격과 전율이 공포의 실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종종 괴물을 만나게 된다. 나치의 홀로코스트(대학살)는 물론이고 보스니아 내전에서 인종 청소를 한다면서 세르비아계가 저지른 집단 살육과 강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후투족이 자행한 학살, 그리고 최근 인종에 대한 혐오 때문에 폭탄 테러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노르웨이 테러범 브레이비크, 그리고 연쇄 살인범들. 세상은 날이 갈수록 두렵고 충격적인 소식들로 채워진다. 공포 영화가 무섭다고? 노(No). 나는 현실이 더 무섭고 끔찍하다.
  • [이슈 인터뷰] ‘기름값 종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듣는다

    [이슈 인터뷰] ‘기름값 종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듣는다

    “우리는 문화·민족·역사를 공유하는 공동체여서 승자독식의 시장원리를 앞세우는 것이 때로는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무분별한 시장골목 진출에 반대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명동 포스트타워 21층 집무실에서 가진 박건승 서울신문 산업부장(부국장급)과의 대담에서 “정부가 시장 곳곳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려 한다.”는 지적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기름값을 뒤집어보겠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름값을 내렸듯이 같은 마음으로 연착륙해 달라.”며 정유업계를 압박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에 내려보내는 예산을 앞세워 SSM의 출점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예를 들어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라면, 보호할 의무를 가진 곳이 정부이니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차별적 SSM 진출을) 제재하자는 것”이라며 “모두가 팔짱을 끼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정부가 나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기름값 결정 구조는 사실상 독과점 상태여서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고, 이럴 때는 어느 정도 시장 가격에 개입할 수 있다. 이것은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찜통 더위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마주한 최 장관은 고민이 깊은 표정이었다. MB정부의 실세 장관으로 불리는 만큼 기름값은 물론 전기요금, 물가, 환율, 동반성장 등 굵직한 현안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드물 정도다. 그는 “현장에 자주 다녀야 하는데 (부처 내) 의사결정할 일은 쌓여 있고 굉장히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기름값을 둘러싼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의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겠나. -가려지리라 본다. 분명히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서울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장부를) 들춰 볼 계획이다. 전국 평균 휘발유값은 1800원대인데 수도권은 2000원대 아닌가. 전국의 주유소가 1만 2000여개인데 500개만 하면 거의 수도권으로 제한된다. ‘500+α’가 될 것이다. α의 크기는 추후 협의할 것이다. →기름값과 관련한 추후 구체적 일정은. -국제 유가가 떨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유통시장이 투명해지고 공정해져야 한다. 앞서 정부의 유가 태스크포스(TF)에선 무폴 주유소를 확대하고 오피넷 등 가격 공시시스템을 강화한다는 안을 내놨다. →적정 휘발유 가격은. -그야말로 비가 와야 물을 대는 천수답과 같은 형국이다. 유가가 떨어져야 하고,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높여야 한다. 현 정부 출범 때 4%선이던 자주개발률은 올해 말 14%선에 이를 전망이다. 에너지 자주국이 되는 것은 서두를수록 좋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 모두 부러워하는 (벤치마킹) 모델이다. 이런 이점이 없었다면 굉장히 답답했을 것이다. 이들에게 진심으로 가르쳐주고 그곳의 자원을 우리가 활용한다면 윈윈 모델이 된다.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에 산업자원협력실도 출범시켰다. 실장 아래 90여명의 직원이 개별 국가의 현황을 챙기고 있다.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유류세 인하는 아직 검토 단계다. 정량세로 돼 있지 않으냐.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 되어야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 할당관세를 낮추는 것은 기획재정부 등 다른 부처와 협의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지 않나. -그렇다. 재정수입 등 다른 것과의 형평성을 생각하지 않고 유가만 생각하면 국민 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유가가 오르면서 관련 세금인 특소세, 부가세, 관세 등은 그만큼 더 걷혔다. 물가 상황이나 유가 등을 지켜보면서 기획재정부가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 →유가가 이렇게 오르면 생계형 자영업자가 피해를 본다. -택시기사나 농사 짓는 분들에게 유류 보조금과 면세 혜택을 주고 있다. 취약계층을 다 커버했다고 할 수는 없으나 지난번 가스 요금도 연동제로 돼 있는 것을 눌러서 못 오르게 했다. 연구해 보완하겠다.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동반성장지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적합업종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과거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를 강제로 시행하다 2006년에 폐지한 적이 있다. 확연하게 빨간줄을 긋지 않더라도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대·중소기업 간 의견이 너무 엇갈린다. -같은 제품이라도 기술적 측면에서 차등화할 수 있지 않겠나. 예컨대 두부 가운데 기능성 두부 같은 것은 상당히 가격도 높을 것이고 연구개발도 해야 하고 설비도 필요하다. 이런 것들은 작은 기업들이 하기 힘들다. 두부를 좀 더 세계화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반면 일반 순두부집의 손두부까지 대기업이 해야 하느냐, 이것은 얘기가 다르다. 골목상권에 맡겨 놓는 대신 반쯤 발효시킨 특수 두부나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대기업도 가능하다고 본다. 김치도 특수 가공한 김치,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올리브유에 볶아 캔에 넣어 대량 생산해 파는 김치 등은 중소기업으로선 한계가 있다. →적정 환율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곧 조사결과가 나온다. 균형 잡힌 사고가 필요하다. 한 측면만 보면 안 된다. 일부 학자들은 금리는 올리고 환율을 내리면 물가가 잡힌다고 하는데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대담 박건승 산업부장 정리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사설] ‘고장철’ KTX 제작·정비시스템 새로 짜라

    KTX가 또 섰다. 이번엔 사흘 동안 세 차례나 섰다. KTX는 ‘고장철(鐵)’이란 불명예 기록을 올해만 해도 36차례로 늘렸다. 새 열차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또 다른 KTX 2대는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춰 서고, 냉방장치가 고장났다. 승객들은 9.975㎞나 되는 터널 안에 갇히는 등 한 시간 넘게 찜통열차에서 생고생을 했다. 일부 승객은 실신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런 고장들이 왜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정비 과정은 물론 부품 공급, 조립 체계 등 제작 과정까지 빠짐없이 들여다보고 빈틈을 찾아야 한다. KTX는 지난 2004년부터 본격 운행된 프랑스제 KTX와 지난해 3월 개통된 국산 KTX 산천 등 두 가지가 있다. 프랑스제 KTX의 경우 시험운행 기간을 포함하면 10년이 지나 노후화의 길을 걷고 있다. 코레일은 항공기 수준으로 정비하겠다며 올들어 정비 매뉴얼을 강화했다. 그 매뉴얼에 따라 예방정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면 사고가 이 정도로 빈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매뉴얼이 적정한지, 그 매뉴얼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주요 부품 교체는 물론이고 나사 하나 조이는 과정에서도 허술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KTX 산천의 경우 탈선에 기관 고장, 통신장애, 배터리 고장, 동력장치 이상, 난방기 가동 중단 등 고장사고가 무차별적이다. KTX는 시속 300㎞에 육박하는 속도로 질주하는 만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겨우 1년 남짓 지난 새 열차가 이토록 고장들이 잦다면 정비 이상은 물론이고 제대로 만든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제작회사는 물론이고 협력업체들이 공급하는 부품에 대해서도 점검하는 시스템이 완비돼야 한다. 오는 2015년 세계 철도시장 규모는 1600억 유로(약 250조원)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섯 번째로 고속철 생산국이 되면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 꿈을 이루려면 고장철을 안전철로 바꾸는 게 우선이다. 코레일의 안전의식은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와 있다. 양건 감사원장이 어제 간부회의에서 코레일을 대상으로 전면 감사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각 실행에 옮겨야 한다.
  • 한진重 ‘희망버스’ 50명 경찰 연행

    부산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조치 철회를 촉구하며 9~10일 부산에서 열린 2차 ‘희망의 버스’ 집회 참가자와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루액을 쏘는 등의 물리적 충돌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집회 참가자와 경찰 등 수십명이 다쳤고, 경찰은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집회 참가자 50명을 연행했다. 이에 민주당 등 야권은 10일 경찰이 시민은 물론 국회의원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최루액까지 쏜 것은 만행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부산지방경찰청은 10일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 집회 참가자 50명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연행, 부산 시내 경찰서 몇 곳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도조선소 진입 시도 과정에서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에겐 폭력 행위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 9일 오후 7시부터 버스 170여대를 타고 전국에서 참여한 ‘희망의 버스’ 집회 참가자 1만여명은 부산역 광장에서 문화제를 가진 뒤 3㎞ 떨어진 한진중공업을 향해 도로 행진을 하다가 경찰의 봉래로터리 저지선에서 충돌했다. 이에 시위대는 ‘조남호를 구속하라.’ ‘김진숙을 지켜내자.’ ‘정리해고 분쇄하자.’라고 구호를 외치며 밤샘 집회를 이어갔고 다음 날인 10일 오후 3시 자진 해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오일머니 늘어나… 한국제품 일본산보다 인기”

    “오일머니 늘어나… 한국제품 일본산보다 인기”

    “지금 카자흐스탄 현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으면 미래 대한민국 산업 진출의 유용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김상욱(45) 한인일보 대표는 한국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투자를 권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1995년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로 파견을 갔다가 정착, 17년째 알마티에 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기업의 카자흐스탄 진출 장단점은. -카자흐스탄은 우리 국익을 위한다면 매우 중요한 나라일 수 있다. 자원이 풍부하고 엄청난 오일 달러로 구매력이 커져 신흥시장으로 매력이 큰 나라다. 갈수록 사람들의 소비 수준이 올라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한다면 큰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풍부한 자원에 비해 제조업이 없어 좋은 수출시장이자 자원 확보의 장이 될 수 있다. 고려인도 많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대중문화 및 우리의 앞선 시스템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 나라다. 하지만 관료들의 부정부패가 심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뇌물로 분류되는 것들이 여기서는 일상적인 행위로 인식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 정책의 특징이 있다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내외국인 간에 대한 차별 없는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 개방화 전략인 셈이다. 또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 10만명이 넘는 고려인 동포들이 살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사회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소련 붕괴 후 카자흐스탄에 우리 기업들이 처음 진출할 당시 일본 기업보다 유리하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고려인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 놓은 근면성실한 이미지 때문이다. 우리 민족을 여기서는 러시아어로 ‘투르다 류비므이 나롯’이라고 부른다. 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일을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삼성, LG로 대표되는 우리 제품이 소니 등의 일본 제품보다 시장 점유율이 훨씬 높다. →카자흐스탄과 알마티를 한국 국민들에게 소개한다면.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 있고,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를 보인다. 강수량이 연평균 300㎜ 정도다. 알마티는 과거 실크로드의 톈산북로가 지나가던 도시여서, 만년설이 녹아내리면서 만드는 강이 시내를 흐르기 때문에 물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도시다.하지만 2000년 이후 오일 달러의 유입으로 연 평균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을 하면서 도시 재개발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됐다. 때문에 시내 곳곳이 건설 현장이 되다시피 해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알마티(카자흐스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트랜스포머 3 UP & DOWN

    트랜스포머 3 UP & DOWN

    2007년 영화 ‘트랜스포머’의 출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변신·합체 로봇만으로 입이 떡 벌어질 노릇인데 풍부한 표정과 돌려차기까지 해댔으니 말이다. 국내에서 743만여명(역대 외화 3위)을 모았고, 전 세계에서 7억 970만 달러를 벌었다. 2009년 2편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산만한 이야기 탓에 혹평이 쏟아졌다. 그래도 추종자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국내 관객 수 744만여명(역대 2위), 전 세계 흥행 수익은 8억 3629만 달러에 이르렀다. 시리즈 완결편 ‘트랜스포머 3’이 지난 29일 개봉했다. 700만명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간다는 이 영화의 표적은 입체영상(3D)의 새 장을 연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2009)다. 1357만여명을 불러모아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아바타’를 뛰어넘을지가 관건이다. 명성답게 예매 점유율이 95%를 넘나든다. 주말 극장가를 싹쓸이할 태세다. ‘트랜스포머 3’의 장단점을 업(UP), 다운(DOWN)으로 짚어 봤다. ■ <UP> 화려해진 로봇-3D 날개 단 완결편 로봇의 격투장면 Yes! 불과 2년 전 마이클 베이 감독은 “3D는 관객을 끌기 위한 상술”이라고 냉소했다. 그런데 스스로 “올드스쿨 필름메이커(구식 감독)”라 부르던 그가 완결편을 3D로 찍었다.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서 캐머런 감독과 3D 기술간담회를 개최한 베이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촬영 당시, 제작사의 권유에 못 이겨 ‘아바타’ 촬영장을 방문했다. 캐머런이 ‘아바타’ 클립 영상들을 보여줬는데 솔직히 재밌어 보였다.”고 ‘변심’ 계기를 고백했다. “3D 촬영은 재미있는 새 장난감처럼 흥분되는 작업”이라는 베이의 말처럼 영화의 최대 강점은 3D 날개를 단 현란한 로봇 액션이다. 베이의 영화에 탄탄한 서사까지 요구하는 건 과욕이다. 메시지까지 전달하려는 캐머런과 베이는 다르다. ‘더 록’과 ‘아마겟돈’ 등 베이의 히트작들은 완벽하지 않은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세상을 구하고 8등신 여자 친구와 키스하는 결말 등 단순한 구조를 되풀이했다. ‘트랜스포머 3’에 대한 평가 역시 서사보다는 시각적 쾌감의 구현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오락 영화 장인을 만난 3D 기술은 진가를 발휘한다. 디셉티콘의 습격에서 주인공 샘 윗위키(샤이아 러버프)를 구하려고 범블비가 스포츠카에서 로봇으로, 다시 스포츠카로 순식간에 3단 변신을 하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대미를 장식하는 메가트론과 옵티머스 프라임, 센티넬 프라임의 육중한 격투 장면도 혼을 빼놓는다. 특수 효과로 뒤범벅한 듯한 장면도 실제 배우와 스턴트맨을 혹사(?)시켜 찍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입이 벌어진다. 디셉티콘에 맞서려고 레녹스 중령(조시 더하멜)의 부대원이 ‘윙수트’로 불리는 날다람쥐 모양의 특수 복장을 하고 헬기에서 몸을 던지는 장면은 중력을 거스르는 놀이기구처럼 아찔하다. 베이는 시속 240㎞의 속도감을 살리려고 스카이다이버의 헬멧과 몸에 3D 카메라를 부착했다. 배경을 합성하지도 않았다. 시카고 거리를 봉쇄한 채 현존하는 미국 최고층 건물인 윌리스 타워 상공에서 촬영했다. 거대한 촉수를 지닌 쇼크웨이브의 공격으로 반토막 난 빌딩 표면에서 샘과 여자 친구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미끄러지는 장면은 40도로 기울어진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배우들은 가느다란 줄에 의지한 채 몇 시간씩 세트에 매달려 있었다.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고집쟁이 감독이기에 가능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DOWN> 허술한 스토리-겉도는 여주인공·기승전결 없는 152분 No! 과유불급.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 하다는 뜻의 이 고사성어는 어쩌면 ‘트랜스포머 3’에 적합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 완결편이라는 강박 때문에 거대한 물량 공세를 펼쳤지만, 오히려 시리즈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애초에 감동적인 드라마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화려한 모습이라도 허술한 서사를 참고 앉아서 보기에 152분이라는 상영 시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2편에서 한 차례 빈약한 이야기 내용에 대한 지적을 받은 감독은 인류의 달 착륙을 놓고 벌어진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이 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의 존재 때문이었다는 상상력을 내용에 접목시키는 등 줄거리 선을 보강하려고 노력했지만, 짜임새 있는 영화를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랜스포머들의 전쟁은 전편보다 다양해진 로봇들의 화려한 전시전을 보는 듯했지만 왠지 모를 헛헛함이 느껴지는 것은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들의 싸움이 동어 반복적이기 때문이다. 설득력도 부족해 감정이입이 힘들다. 세상을 두 번이나 구해도 여전히 실업자 신세인 샘의 이야기도 겉돌아 연결점을 찾기 어렵다. 기승전결조차 뚜렷하지 않은 이야기를 2시간 가까이 참고 견뎌 마침내 도달한 클라이맥스. 감독은 영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30분의 액션 장면에 작정한 듯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완급 조절도 없이 펼쳐지는 로봇들의 무차별적인 액션은 쾌감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보는 이의 눈과 감정을 무디게 한다. 멋진 차에 변신 로봇, 금발의 여자 친구 등 남성들의 로망을 한자리에 모은 영화인 만큼 남성 관객들의 ‘보는 재미’는 충족시킬지 모르겠다. 하지만 로봇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이나 서사 없이 볼거리만 강조된 영화에 지친 관객이라면 분위기에 휩쓸려 영화관을 찾았다가 소외감만 느끼고 나올 수도 있다. 소외된 것은 샘의 새 여자 친구 칼리 역의 로지 헌팅턴 휘틀리도 마찬가지다. 감독을 비난했다가 하차한 것으로 알려진 메건 폭스 대신 새로 기용된 그녀는 속옷 모델 출신답게 극 초반에 섹시미를 강조한 것을 빼고는 영화 내내 주변부를 맴돌 뿐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고성능 엔진을 장착했지만 불편한 승차감을 안겨 주는 ‘트랜스포머 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동양적 여백의 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숨 쉴 수 있는 약간의 쉼표를 기대한 것은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경제단체장 결국 불출석… 여야 “국민과 대화 거부” 총공세

    경제단체장 결국 불출석… 여야 “국민과 대화 거부” 총공세

    정치권이 29일 대기업을 향해 총공세를 퍼부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를 개최했다. 여야 의원들은 공청회 진술인으로 선정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불출석하자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세 분의 경제단체 대표들이 국회에 포퓰리스트라는 낙인을 붙였다.”면서 “국회가 나라도, 기업도 안중에 없이 표만 생각하는 무책임한 정치집단으로 내몰렸다. 공청회는 빛을 잃었고, 국민의 조롱이 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침투가 도를 넘었다는 것이 국민의 정서인데, 선거를 앞두고 대기업 때리기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단체장들의 불출석은 국민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 회장은 특정 대기업 회장 신분이라기보다는 경제단체 회장이다. 소신발언을 했으면 국회에 와서 본인의 소신을 말하는 게 도리에 맞다.”면서 “경제단체가 왜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불출석이 잦아 지난 4월 단독으로 본회의장에 불려 나와 업무보고를 했던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이 시상식 참석을 이유로 끝내 공청회에 나타나지 않자 의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국회에서는 윤상직 차관이 장관 역할을 하라.”면서 “최 장관의 지경위 출입을 금지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여야 간사는 대기업 단체장들을 불러 따로 청문회를 개최할지 여부를 협의키로 했다. 공청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식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대기업은 두부·떡볶이·순대와 같은 서민형 생계업종은 물론 문구·장갑·철물 등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면서 “한방화장품·스팀청소기·내비게이션 등 중소기업이 어렵게 가꾼 시장에 무임승차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동반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중소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불공정거래는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간 문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들이 좀더 겸손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 대기업과 부자들도 미국의 부자들처럼 돈을 벌게해 준 제도가 안정돼야 돈을 더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노동위원회가 열기로 했던 ‘한진중공업 사태’ 청문회는 증인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불참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회의장에서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 의원은 “한진중공업이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하고 있는 크레인에 전기를 끊었다. 최소한 먹을거리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말하자, 이 사장은 “내려오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맞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공직사회는 지금] 인사철마다 급증하는 음해성 투서

    [공직사회는 지금] 인사철마다 급증하는 음해성 투서

    투서(投書)는 남을 헐뜯거나 직위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익명으로 잘못이나 약점을 고발하는 글을 말한다. 현 정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공직사회에 줄서기와 함께 갖가지 투서가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중앙부처와 대전청사·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부처나 기관에 한달 평균 20~30건의 투서가 접수된다. 투서를 조직을 와해시키는 행위로 비난하면서도 사정반이나 정보부서에서는 이를 적절히 활용하기도 한다. 공직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투서의 유형과 근절되지 않는 이유, 대안 등을 알아본다. 최근 잇따른 중앙부처의 연찬회 향응제공 비리가 밝혀진 것은, 일부 투서 내용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교 공관장의 비리가 드러난 ‘상하이 스캔들’도 현지 교민의 투서에서 비롯됐다. 투서는 인사철이면 극성을 부린다. 경쟁자를 떨어뜨리고 본인이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평소 잘 따르는 부하 직원을 시키기도 하고, 외부 사람을 이용하기도 한다. 투서는 대부분 음해성으로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감사팀 “무기명 투서도 검토할 수밖에…” 청와대 민정라인의 핵심 관계자는 “투서가 거의 매일 들어오지만 인사철이 되면 건수도 많아진다.”면서 “익명 투서는 무시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경우는 참고 자료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처나 기관의 감사 담당자들은 ‘투서’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음해성의 악의적 내용으로 확인도 어려운 데다 자칫 본인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관에서는 익명 투서는 참고용으로, 실명은 조사 후 회신하는 방식으로 내부 방침이 정해져 있다. 내부적으로 무기명 투서에 대해서는 답변해 줄 필요도, 전달할 방법도 없지만 업무상 읽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구체적으로 심증이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은밀히 감사를 벌이기도 한다. 투서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거나, 공직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노름과 관련된 투서는 지금도 흔하다.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 A씨. 퇴근 후 별 부담 없이 음식점에서 밥값 내기 고스톱을 쳤는데 느닷없이 조사를 받았다. 근무 시간이 아니고 밥값 내기로 판돈이 크지 않았다는 점 등이 고려돼 징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노름꾼이라는 소문이 퍼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전청사 내 어느 청에서는 고위 간부인 B씨가 노래방에 자주 다닌다는 투서가 있었다. 승진 인사를 앞두고 B씨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었다. 신빙성이 없어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지만 당사자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한동안 고생을 했다. 투서로 인해 공직을 그만둔 기관장도 있다. 올해 4월 김구섭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은 임기를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됐다. 김 원장은 2009년 10월 직원인 조모 육군 대령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해임을 요구하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당시 김 원장은 “감사원 조사 내용이 표절한 연구 결과물을 제출해 면직처분을 받은 전직 KIDA 연구원 2명이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제출한 투서에서 모함한 내용과 동일하다.”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 주위 사람들은 “직원의 투서가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말한다. 투서는 각종 선거에서 무차별적으로 양산된다. 지난해 지방선거 후 한 자치단체 군수 부인이 기능직 공무원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1000만원을 받았다는 투서가 수사기관에 접수됐다. 내용에는 돈을 건넨 사람의 이름과 돈을 받은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투서는 선거과정에서 대립했던 상대 후보의 측근이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특수수사대는 내용과 정황이 그럴듯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에 착수, 최근까지 수사를 벌였지만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다. 문제는 해당 군이 주관하는 각종 공사입찰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군청 직원들은 “행정업무에 차질은 물론이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최근엔 강원도 강릉시의 간부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잇따라 구속되는 상황에서 해당 시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투서가 잇따라 검찰과 언론사에 접수돼 망신을 샀다.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인사 청탁 대가로 부하 직원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뇌물로 받은 김모(59) 전 행정지원국장을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했다. 또 부하 직원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엔 시장과 국장급 간부의 비리를 고발하는 A4용지 3장 분량의 투서가 우편으로 배달됐다. 투서는 ‘강릉시 공무원 노동조합’ 명의로 돼 있지만 해당 노동조합에서는 투서를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혀, 누가 단체 이름까지 도용해 보낸 것인지를 두고 추측만이 난무한다. 조달청이나 한국철도시설공단처럼 계약이 많은 기관에는 ‘…카더라, …한다더라’와 같이 팩트가 분명하지 않은 의혹 제기가 많다. 담당 부서는 조사나 입증이 힘든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라져야 할 관행 vs 비리색출 필요악 투서는 행정력 낭비뿐 아니라 불신을 조장하는 근원이라는 점에서 사라져야 할 관행이고, 잘못된 행위로 치부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필요 악’이란 주장도 나온다. 총리실이나 감사원 등에서 공직 비리 행위를 적발할 수 있는 것도 투서나 제보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리지식연구소 조은경 소장은 “최근 음해성 투서는 전문 브로커들까지 개입해 치밀하게 작성되기 때문에 사정반이나 수사기관이 나설 수밖에 없게 만든다.”면서 “결국 이런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나오고,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행정력이 낭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마다 무기명 투서에 대해 참고만 하거나 아예 무시한다고 말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확인에 들어가기 때문에 근절되지 않는다.”며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법 등에 따라 제보·고발자의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처종합·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수사권 조정 합의] 검찰, 속으로는 웃고…

    [수사권 조정 합의] 검찰, 속으로는 웃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검찰 수뇌부와 일선 검사들의 의견 차이가 크다. 수뇌부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과 달리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포괄적으로 명문화한 데 이어 ‘법무부령’도 수사 현실에 맞게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관을 접하는 형사부에 주로 많은 평검사들은 “내사부터 수사개시까지 경찰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20일 오후 2시 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간부회의를 주재, 조정안의 장단점과 문제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가 주축인 법무부도 조정안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대체로 만족스럽지 않느냐며 조정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법무부령’도 현실을 반영해 변경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반면 일선 검사들은 수뇌부와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중앙지검 소속 한 검사는 “검찰로서는 좋을 게 전혀 없다.”며 “국민이 불편한 게 없었는데도 경찰에게 뭔가를 주려고 만든 법 개정”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특히 형사소송법 196조 2항에 경찰 수사 개시권을 명시한 데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논의 당시부터 경찰에 수사 개시권을 줄 경우 무분별한 내사 등의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해온 검찰은 보완 제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내사를 수사와 분리해 다루는 데 수뇌부가 합의했다는 데 대해 격분했다. 대검 관계자는 “내사는 개시부터 종결까지 경찰이 맡는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이는 입건 여부를 경찰이 마음대로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부당한 내사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사 안에 내사가 포함돼 있다는 게 대법원의 판례”라며 “수뇌부가 대법원 판례까지 뒤집으며 경찰 손을 들어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 “합의안 도출 못해 유감 국회 논의에 충실할 것”

    19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열린 데다 대검 실무진까지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력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검찰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입장 차만 노출한 총리실 조정안보다는 국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여정부 사법개혁 이후 6년 만에 열린 중앙지검 평검사회의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검찰 조직 중 최대 규모인 중앙지검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 때문에 검찰 내부는 물론 경찰과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 탓이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는 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중 파견 인력을 제외한 127명이 출석, 최근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관심을 반영했다. 회의는 극비였다. 애초 오후 2시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수석검사 회의에서 진행 순서, 의견 개진 방식 등을 두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1시간 20분가량 지연된 3시 20분쯤 시작됐다. 검찰은 회의실뿐 아니라 회의실이 있는 15층 전체에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 시작 전 입장했던 일부 평검사들이 취재진을 보고 다시 퇴장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회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무려 7시간 이상 계속됐다. 검사들은 김밥 등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한 채 1명씩 돌아가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검사들은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의 폐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 지휘를 거부하는 경찰의 행태를 두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검사들은 회의가 끝난 후 ‘수사권 논의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경찰이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을 갖게 된다면 10만명이 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 경찰 조직이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무차별적 입건, 마구잡이식 수사 등의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김준규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검찰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해 다른 일선 지검 평검사들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서울남부지검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창원·수원·인천지검 등도 평검사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준규 검찰총장과 대검 간부들도 지난 17일 개최한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검찰청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이 직접 나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의 입장을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대검 실무진이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구 과장은 “수사 현실을 반영한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줄 경우 별도의 ‘통제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데,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임주형·김양진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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