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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절규보다 반향 큰 매향리 평화시위

    “오늘보다 내일의 만남이 더 발전될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7일 오전 11시30분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매향1리 마을회관.미공군 쿠니사격장의 포격 및 사격훈련으로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국방부의 지원방안을 설명하는 공청회가 열렸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분위기가 험악해지지 않을까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주민들은 국방부 관계자가 설명하는 그동안의 추진상황과 앞으로의 이주대책 등에 대해 차분하게 경청했다.지난달 8일의 오폭사고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면서도 공병대를 투입,가옥 수리 등 대민지원을 하겠다는 모순된 발언에 대해 주먹을 불끈 쥐며 참았다. 고성이 나올 때면 뜻있는 주민들이 나서서 “끝까지 경청하자.성숙한 모습을 우리 군과 미군측에 보여주자”며 진정시켰다. 과거 50여년간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이번만은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분명했다. 주민들의 이런 다짐은 6일 오후 사격장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도 나타났다. 당초 경찰은 대규모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사격장 주변에 26개 중대를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집회는 시종 평화적으로 진행됐다.집회에 앞서 사격장 인근 마을 이장들은 주민피해 대책위 사무실에 모여 시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평화적 시위를 벌일 것을 결의했다.폭력과 무질서가정당한 요구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초 계획했던 사격장 철책 철거와 사격장 점거농성도 하지 않았다.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사격장 철책을 훼손할 때 주민들은이들을 만류하며 평화적인 시위 약속을 지켰다. 매향 5리 백성현(白成鉉·46)씨는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주민과 이를 외면하는 당국의 반목이 계속돼서는 안된다.오늘의 만남보다 내일의 만남이 더발전될 수 있도록 주민과 당국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향리 주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성숙한 모습은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주민들의 절규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깊은 강은 소리없이 흐른다는 말처럼. 김병철 전국팀기자 kbchul@
  • 도로변 간판·물건 집중단속

    서울시내 각 도로변에 물건을 함부로 쌓아놓거나 입간판을 무질서하게 설치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이 실시된다.또 생계형 노점상이라도 지나치게 통행을 방해하거나 도시미관을 해칠 경우 단속대상에 포함된다. 서울시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도로 불법점용행위 정비방안’을 마련,이달말까지의 홍보계도기간을 거쳐 다음달부터 단속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종로2가,청계천3∼8가,동대문운동장 주변,퇴계로4가,이태원길,경동시장,신촌로터리,건대역·영등포역·강남역·구로공단역 주변 등 노상적치물과입간판이 많은 지역을 단계적으로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단속에서 적발될 경우 물품을 강제수거하는 것은 물론,과태료 부과 및 고발등 행정처분도 함께 내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열리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를 앞두고 강남구삼성동 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노선별 정비계획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시청∼남대문∼소월길∼하얏트호텔▲하얏트호텔∼한남로∼강남대로∼리츠칼튼호텔▲리츠칼튼호텔∼봉은사∼ASEM회의장▲ASEM회의장주변▲ASEM회의장∼영동대로∼도산대로∼동호대교 남단▲동호대교∼옥수터널∼금호터널∼신라호텔등 6개 노선을 지정했다. 서울시는 현재 이 노선 안에서 영업중인 307개 노점상·노상적치물·가로판매점·버스카드판매소·구두수선대 가운데 불필요하거나 도시미관을 해치는곳은 폐쇄하고 나머지는 보수·도색작업 등을 통해 새로 단장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IMF사태 이후 완화해온 노점상에 대한 단속도 다시 강화하기로 했다.특히 생계형 노점상일지라도 지나치게 보행을 방해하거나 거리질서및 미관을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을지로 불법 화물차량 ‘몸살’

    중구 을지로 일대가 불법 화물조업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청계천 3∼5가 일대에 화물조업주차 개선사업을 시행하면서 불법 화물조업차량에 대한 강력한 단속활동을펴자 이 여파로 을지로 등 주변도로의 불법 주·정차는 오히려 크게 늘어나고 있다. 화물조업주차 개선사업은 청계천 일대의 무질서한 화물조업을 없애기 위해청계천로에 주차구획선을 긋고 주차비를 받는 대신 화물차대기주차장을 만들어 청계천 일대의 교통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6개월 동안 46명의 시·구 합동단속반을 동원,청계천 3∼5가에 대한 불법 주정차 단속을 벌여 4만여건을 단속했다. 단속내용별로는 과태료 부과가 8,570건,고발 172건,계도 3만1,26건 등이다. 이에 힘입어 외곽방향의 경우 차량속도가 10.6%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3.6%의 교통소통 개선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청계천 일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피해 불법 조업차량이 주변도로로 몰리는 바람에 을지로 등지는 하루 종일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앓고 있다. 을지로의 경우 2∼6가 일대 도로 양쪽으로 불법 화물조업차량과 불법 주·정차 차량이 몰려 편도 3개 차로중 1∼2개 차로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처럼 을지로 일대에 불법조업 차량이 늘어나자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던 을지로와 청계천 5∼8가에 대한 2단계 화물조업주차 개선사업을최대한 앞당겨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자치구와 함께 합동단속반을 편성,강력한 단속활동도 펴나갈 계획이다. 박진창(朴鎭昌) 서울시 운수물류과장은 “화물조업차량들의 불법 주·정차로 서울 중심가의 중요한 동서 교통축인 을지로의 교통체증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이곳의 교통상황은 서울시 전체의 교통소통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대한광장] ‘로비’뜻 오해되고 있다

    ‘몸로비’로 화제를 모은 ‘린다 김’ 로비 스캔들,1,000만달러에 달하는커미션의 수령자가 밝혀지면 문민정권의 고위직이 많이 다칠지 모른다는 추측 때문에 정가를 긴장시킨 최만석 로비 의혹으로 이제 ‘로비’라는 외국어가 IMF라는 말 만큼이나 사람들의 귀에 친근해졌다.로비를 양성화하자는 신문 사설이 실리고 새로 개원될 16대 국회에서는 로비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이미 법안을 마련해둔 의원도 있다.로비가 한때의 스캔들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우리의 정치·경제생활 속에서 계속 그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이다.지금도 로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이것을 법으로 허용하게 되면 규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고 다양한 로비활동 중에서 어떤 로비를 양성화한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아 더욱 우려스럽다. 미국은 수도 워싱턴DC에만 2만여명의 로비스트들이 등록돼 있을 정도로 로비의 나라이다.그래서 흔히 로비가 미국에서 출발한 제도로 생각한다.그러나로비는 원래 1830년 영국에서 출발했다.옥스포드 사전에 의하면 로비는 ‘국회의원과 다른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공중에 개방된 커다란 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로비는 의사당 안의 회의실 밖 복도를 의미하는 말로,무대 뒤에서 의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들이 상하 양원 의원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장소였다.미국은 영국보다 조금 늦게 영국의 로비제도를도입해서 미국의 정치현실에 맞게 적응·발전시켰다.연방 헌법도 로비의 합헌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무질서한 로비활동을 규제할 필요가 생겨 1946년 연방로비규제법을 제정했다.하지만 1954년의 미 대법원 판시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연방로비법은 불완전한 점이 많고,특히 로비활동의 정의가 모호해 그 집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미국과는 달리 유럽대륙에서는 로비를 법으로 규제하고 있지 않은 나라들이 많다.프랑스에서도 로비활동이 매년늘고 있어 규제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로비규제법은 없다.아직도 로비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한국과 비슷하다.긍정적으로 보아 로비를정치권력을 상대로 한 이익단체의 이익보호활동으로 보고 있지만,로비스트를 ‘영향력을 파는 상인’으로 경멸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로비는 정당이나 노조 같은 전통적 민주적 대표조직들이 다양한 집단의 이익을 만족시켜줄 수 없게 되자,여기에 특정집단이 자기들의 이익을 보호하기위해 자기 집단과 정치권력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고 압력을 행사해주는 로비의 필요성을 발견하면서 그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경제·사회적 사안이 점점 복잡해지고 정치적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신뢰할 만한 정보가 필요한 정치권력에게 로비스트들의 역할은 유익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로비에서 다루는 문제들이 복잡해서 미국에서는 그 방면의 전문가인 변호사들이 주로 로비를 맡고 있다.다른 한편으로 로비는 사회 전체의 이익보다 일부 특정집단의 이익을 우선하여 다른 집단의 반발을 자극하고 사회의 조화를깨뜨린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로비활동은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이나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입법 또는 정책과 관련된 것이 주종을 이룬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신문에서 떠들고 있는 로비와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스캔들의 대상이 된 로비는 입법활동이나 정책결정과는 관계가 없는 정직하지 못한 뒷거래에 지나지 않는다.이같은 부정 상거래를 근절하겠다는 것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부패방지조약을 체결한 목적이었고 한국도 그조약에 가입했다.이같은 로비는 부패방지조약의 정신에 따라 철저히 단속할대상이지 양성화할 대상이 아니다.그러므로 우리가 양성화를 논하는 로비는민주정치 실현에 도움이 되는 로비이지 무기판매나 고속전철 차량구매 등과관련된 그런 로비가 아니다.그런데 지금 신문에서 거론하는 양성화는 마치거액의 커미션이 걸린 로비를 양성화하자는 것처럼 들려 혼란스럽다.먼저 로비의 정의(定義)를 분명히 한 다음 그 양성화를 논해야할 것이다. 장행훈 한양대 교수.
  • 양천구,현수막 표준모델 보급

    서울 양천구(구청장 許完)는 최근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밝은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현수막 표준모델을 개발,보급에 착수했다. 그동안 미적 감각을 전혀 살리지 못한채 무질서하게 현수막을 걸어 또다른환경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 이번에 개발된 모델은 행정홍보용 36종,문화체육행사용 24종,모집안내용 12종,실내게시용 10종 등 모두 4개 유형 82종이다. 행정홍보용은 시선을 자극하는 노란색과 성실·활기·청결을 상징하는 푸른색,안정·평화·순수를 뜻하는 초록색을 사용해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주도록 제작했다.문화체육행사용은 활력과 역동성을 강조한 형태와 색상을사용하고 그래픽 요소를 과감하게 도입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유형별로 개발된 모델의 획일성을 피하기 위해 홍보내용 및 계절 등분위기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재순기자
  • 金대통령 기념식 연설문 요지

    내가 광주의 비극을 처음 알게 된 것은 5·18 항쟁이 일어난지 40여일이 지나서였다.5·18 하루 전 군사정권에 연행되어 40여일 동안 모진 박해를받던중 당시 군부의 실력자 한사람이 전해준 묵은 신문을 보고서야 비로소 광주에서 있었던 천인공로할 참상을 알게 되었다.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후 나는 아무것도할수 없다는 무력감 속에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나는 그 때 결심했다. 가신임들을 위해서,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분들의 뒤를 따라 정의롭게 죽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후 20년이 지났다.줄기찬 민주화의 불길은 87년 6월 전국적인 시민항쟁으로 번져나갔고,마침내 97년 12월 헌정사상 최초의 여야간 정권교체를 이루는민주주의의 커다란 성취로 이어졌던 것이다.위대한 광주의 정신이 살아서 승리한 것이다. ‘폭도’로 몰렸던 그날의 광주시민은 이제 민주주의의 위대한 수호자로서전 세계인의 추앙을 받고 있다.또한 무도한 총칼 아래 짓밟혔던 광주는 이제민주주의의 성지로서 역사 속에 우뚝 솟아 있다. 5·18에서 우리가 보았던 첫번째 정신은 인권정신이었다.불의한 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서서 광주는 인간의 소중한 권리를 지키고자 싸웠다. 둘째는 비폭력의 정신이었다.광주시민은 맨손으로 잔혹한 총칼에 맞섰다.자유와 정의와 민주주의의 깃발 아래 온몸을 던져 자신을 희생했던 것이다.무기를 손에 넣고도 결코 이를 사용해서 누구에게도 살상을 가하지 않았다.철저한 비폭력의 정신이었던 것이다. 셋째는 성숙한 시민정신이었다.공권력의 공백 속에서도 광주에는 단 한건의약탈이나 방화도 없었다.그 어떤 혼란이나 무질서도 없었다. 시민 모두가 동지애와 높은 질서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보살피고 치안을 지켰다.이것은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일이다. 넷째는 평화의 정신이었다.시민자치가 이루어진 열흘동안 어떠한 보복도 없었으며,광주시민들은 진압군 측과 대화를 시도하는 등 항쟁의 평화적 해결을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 [발언대] 경찰력 의존한 질서확립 보다 스스로 지키길

    경찰은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모범적인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한 질서확립의 기반조성과 질서문화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이와 더불어 기초·환경·행락질서 등 모든 분야에서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일본보다 우위에 서기위해 경찰상 정립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질서란 전 국민이 스스로 지킬 수록 편한 것이다’는 의식이 없이경찰에 의한 타율적 교정만으로는 확립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국민들의 자율적 의식전환과 준법정신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혁에 앞장 서겠다는 각오다.이와 더불어 상춘기를 맞아 기초(환경·행락)질서지키기 생활화 운동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공동체 의식 결여,윤리의식 희박,무질서 심리와 적당주의 팽배 등 질서경시 풍조를 뿌리뽑고 경찰과 국민 모두가 하나되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서울역과 고속터미널,지하철역 등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길 거리에서 침을뱉고,오물을 마구 버리는 사람을 볼 수 있다.또 우리가 걷는 보도는 늘 버려진 껌이 더덕더덕 붙어 있다.철새가 둥지를 만들어 찾아드는 한강의 지류인주요 개천은 남몰래 흘려 보낸 폐수와 이물질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이는 결국 우리의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앞으로 기초질서지키기 시민봉사단체들이 경찰의 기초질서지키기 생활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를 바란다. 경찰과 시민봉사단체들이 시범거리를 지정해 담배꽁초줍기, 껌떼기 등을 실천하는 등 행동으로 의지를 보여 주면 국민 모두가 기초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인드가 형성될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으로 깨끗한 나라로 인식받고 있는 싱가포르가 꼭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그들이 지금의 그것을 이루어 내기 위해 쏟은 땀을 우리라고 못할 것이 없다. 정부도 싱가포르 못지 않은 강력한 법을 만들어 기초질서 위반 사범에게경종을 울려야 한다. 2002년 월드컵 대회!우리나라를 기쁨과 설레임으로 찾은 외국관광객들에게깨끗하고 투명한 거리,보다 성숙한 질서문화로 동방예의지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각인시켜 주자,김길태[서울 노원구 상계6동]
  • [이상일 칼럼] 맑은 물, 흐린 사회

    솔직히 유리처럼 투명한 사회와 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는 체념론을 먼저 받아들이자.아주 깨끗하다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우에도 뇌물,부정부패와 탈세 등의 지하경제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선에 달한다니말이다. 말 그대로의 ‘투명한 사회’는 유토피아의 모습일 뿐 흙탕물이 될상황을 면하고 선진국 수준의 ‘회색지대’만 돼도 다행 아닌가,그렇게 생각하는 게 일단 속 편하다. 다만 의아한 것은 환란 이후 정보통신혁명을 타고 사회가 더 깨끗해지고 투명해졌을 법한데 우리 사회의 부패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점이다.이달 초 국정홍보처가 외국인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2.8%가 한국에 부정부패가있다고 대답했다. 작년 말 홍콩의 한 기관은 국제무역에서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뇌물을 많이 주는 나라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사회의 회색지대를 보자.풍경 1.얼마전 같이 자리한 컨설팅 회사 대표가 토로했다.“이름을 대면 알 만한 기업의 자산매각을 주선해주다 막판에깨졌다.공식 매각가격 말고 사장이 거액의 뒷돈을현금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정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큰 기업에 납품하는 벤처기업 사장이 말을받았다. “구매업체의 담당 부장이 부비(部費)로 500만원을 달라고 요구해 골치를 앓았다.” 풍경 2.샐러리맨 K.“회사 법인카드 사용 영수증을 구하느라 월말이면 애를먹는다. 아는 룸살롱 사장에게 부탁하니 원하는 금액대로 다 끊어주더라” 풍경 3.외국 기업의 국내 현지법인 부장.“어느 외국 정보기기업체는 국내판매시스템을 종전 직판체제에서 대리점을 낀 총판체제로 전환했다.외국에서들여온 제품을 수요자에게 직접 팔면 싸지만 구매업체의 리베이트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그래서 대리점이 구매업체에게 리베이트를 줄 수 있도록 한것이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외국기업이 경리업무를 떼어내 인도나 호주로 외주를준다.이런 국제분업체제에서 뇌물이나 리베이트 처리는 아주 어렵다.한국의정보통신혁명 바람은 아주 강하지만 아날로그식의 부패가 건재(?),일부 거래관행을 전근대적으로 후퇴시키고 있다. 물론 희망적으로 볼 만한 신호도 있다.벤처기업 ‘한글과 컴퓨터’사장은판공비를 사내 전산망에 공개하고 나눔기술의 대표이사는 “경영의 투명성이벤처기업의 성패를 판가름한다”고 강조한다.기업인들의 의식이 다 선진화된다면 바람직하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인들을 ‘솔직하지 않을수 없게 만들’ 각종 장치들이다.은행창구의 무질서가 번호표 발급으로 사라졌다는 사례는 시스템 사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런 점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의 급증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자 시스템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지난 3월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4분기 대비 작년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던 카드사용액을 소비증가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하며 영수증복권화와 카드사용액의 소득공제가 주효한 결과이다.샐러리맨들이카드를 긁어대는 바람에 자영업자들은 더이상 소득을 감추지 못하고 세금을더 내야 할 것이다. 부동산실명제와 공직자재산공개가 시중 부동산 가수요와 변칙적인 부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발휘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국민 의식의 후진성을탓하고 의식개혁을 주장해야 효과는 ‘별로’이다. 오히려 조그만 시스템의도입이 사회관행에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점에 착안해야 한다. 여야 모두 총선공약사항으로 내건 부정부패 추방과 최근 착수한 검찰의 공직자 부패 사정활동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두고 볼 일이다.다만 세무조사로 탈세범을 적발해도 추징금만 물릴 뿐 적당히 넘어가는 관행의 개선,돈이움직이는 과정을 정밀 체크할 전산망 확충과 조그만 행정조치가 법 제정과사정활동 못지 않게 중요하다. 논설위원 bruce@
  • [사설] 시민운동, 사회개혁 주체로

    지난 총선이 그래도 우리 사회 앞날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준 면이있다면 시민단체의 활동상이었다.헌정사상 처음으로 총선연대가 중심이 된낙선운동과 선거감시활동은 조직적인 ‘시민의 힘’을 보여준 좋은 경험이었으며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이제 총선연대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은 20일 평가회와 해단식을 잇따라 갖고 본연의 활동에 전념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는 정치개혁 못지 않게 의식개혁을 통한 총체적 변혁이 시대적 요구임을 인식하며 시민단체들이 사회발전을 위해 조직된 힘을 지속적으로 발휘해주길 바란다.총선기간 중 시민단체 낙천운동은 비록 법적 장치 미비로 활동의 제한을 받았음에도 ‘70%의 성공’을 거뒀고 선거법 개정을 통한 후보자병역·세무·전과기록 공개로 밀실공천에 제동을 걸었다.또 후보들의 신상과경력에 관한 정보를 알림으로써 유권자들의 주권행사에 절대 필요한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성과를 보았다. 망국적 지역주의와 선거운동의 혼탁상은 여전해 이제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우리사회에 뿌리 깊은 비리와부조리,무질서,권위주의·지역주의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21세기 선진 시민사회가 될 수 없다.시민단체역할이 끝나지 않고 계속적인 활동이 요구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이 앞으로는 총체적 개혁운동으로 승계,발전되어 꽃을 피울 때까지 힘을 모아야 하겠다.우리 사회가 명실상부한 민주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공동체 주인인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야 하고 사회개혁을 위한 참여의식과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정부는 그동안 각 분야별로 지난날의 타성에서벗어나 새로운 선진질서를 이루려는 개혁정책을 벌이고 있다.‘제2건국위원회’까지 구성해 제도를 정비하고 시책을 추진중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며성공을 거두려면 시민단체들의 적극 참여가 필수적인 것이 우리 현실이다. 국가적 과제를 실천하는 데 시민단체와 정부는 동반자 관계이며 경쟁 관계가 될 수 없다.그동안 우리사회의 개혁이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이루기에는 역부족이었기에 성공을 거둘 수가 없었다.이번 시민연대가 보여준 선거개혁운동은 총체적개혁에 불을 당기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 있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이제부터 시민단체가 적극 나서 우리사회 각분야별로 제도·의식개혁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길 기대한다.
  • 안양천변 45㎞에 벚꽃길 조성

    과거 비만 오면 범람,인적·물적 피해를 가져올 뿐아니라 하천오염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이 자연이 살아숨쉬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들어 철새가 대거 도래하는 등 도시 하천으로는 보기 드물게 생명력을회복한데 이어 오는 2002년까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벚꽃길이 조성돼 지역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2일 서울 구로구에 따르면 안양천을 끼고 있는 11개 기초자치단체로 구성된안양천 수질개선대책협의회는 지난달 24일 구로구청에서 실무협의회를 갖고총연장 45㎞에 이르는 안양천변에 벚꽃길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 협의회에는 서울의 구로·금천·양천·강서·영등포·동작·관악구와 경기도 안양·의왕·군포·광명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로구가 올해 3.5㎞ 구간에 500여 그루를 심는 등 각 자치단체별로 오는 2002년까지 안양천 주천과 지천의 뚝방길에 5∼6년생 왕벚꽃을 집중적으로 심게 된다. 현재 안양천변에 무질서하게 심어져 오히려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을받는 단풍나무·은행나무·개나리·철쭉 등은 연차적으로 모두왕벚꽃으로교체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벚꽃길을 따라 자치단체별로 자연학습장을 조성하고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 방침이다. 한편 안양천 구일역∼안양교 사이에는 지난해부터 쇠오리·흰뺨검둥오리·흰죽지 등 겨울철새 3종이 날아들어 서식하고 있다. 시베리아 캄차카반도에서 중국·북한을 거쳐 도래한 이 철새들은 안양천의수초와 열매,무척추동물,곤충류 등을 먹고 사는 것으로 확인돼 안양천 물맑히기 사업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 관계자는 “벚꽃길 조성사업이 끝나면 안양천 100리는 계절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연출하는 명소로 새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천은 주천의 길이가 32.2㎞로 경기도 의왕시 고천동에서 발원,경기 남서부 및 서울 서부지역을 지나며 지류로는 왕곡·오전·당정·산본·학의·삼성·목감·개화·도림천 등이 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굄돌] 간판,마음의 벽

    주택 설계는 품이 많이 든다.크게 생색이 나는 일도 아니다.그래도 주택설계는 보람이 있다.건축주의 생활과 인품이 반영되는 집은 여러 가지 표정을 갖기 마련이다.집이 완성된 후 주인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일산 신도시 단독주택지에 자그마한 집을 하나 설계한 후 가끔 주택 설계 의뢰를 받는다.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산 단독주택지는 일종의 주택전시장 역할을 하는 듯 싶다.이곳은 담 높이를 낮게 제한하고 있어 서울의고급주택지 성북동이나 평창동처럼 담이 높거나 대문이 큰 집이 없다.담이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건축 디자인이 잘 살아나고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도 더 높다. 요즘 지방자치단체 청사 담 허물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관공서는 그 지역의 중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담을 허물고 열린 공간을 갖는 의미는 크다.지자체 청사 마당이 주민 휴식공간이나 만남의 장소로 바뀌면 고압적이고배타적인 관공서 이미지가 바뀌고 주민에게 다가서는 행정이 이루어지며 주민들 사이 마음의 벽도 사라질 것이다. 우리 거리에는 치워 버려야 할 또 하나의 담이 있다.건물마다 무질서하게 다닥다닥 붙어있는 간판들이다. 보행로에도 입간판이 즐비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불편을 안겨준다.건물 외벽을 뒤덮은 간판들은 건축 디자인을 무의미하게 만들뿐 아니라 우리사회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경쟁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서로 자기만 돋보이려는 간판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무질서한 색깔과 모양과 크기 보다 더욱 우리를 어지럽게 한다.건축가의 입장에서 보면 거리의 상가 건물 설계는정말 재미없는 작업이다. 거리의 간판은 단순히 한 업소를 알리는 명패가 아니라 그 도시의 인상을 결정짓는 문화지표이다.외국의 아름다운도시들은 우리처럼 어지러운 간판에 뒤덮여 있지 않다. 점포 임대기간이 2-3년으로 짧은데다가 제작업체가 영세한 사회 경제적 구조로 인해 황폐한 간판문화를 바꾸기 어렵다고 한다.그러나 우리 거리를 숨막히게 하는 이 철옹성의 담을 허물어야만 표정 있는 건축물과 거리가 만들어지고 건축문화 또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상연 건축가. @
  • 대변혁의 시대 멋지게 살아남는 법

    광속으로 변화하는 이 시대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구 질서의 몰락이 진행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에 빠져들고 있다.하루아침에 수백억달러의 부를 이룩하고 단 몇초만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모을 수 있으며 어느날 갑자기 평생직장에서 ┌欲屛ご? 미증유의 대변혁이 진행중인 탓이다.이는 과거의 기준으로 볼 때 전혀 ‘이성’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현상이다.과연 이런 변화는 어떤 세계를 그려낼까. 미국의 저명한 컨설턴트회사인 게이트웨이2000에서 국제마케팅을 담당하고있는 짐 테일러와 씽크탱크 SRI의 미래학자인 와츠 왝커 등 3명이 쓴 ‘변화를 주도하는 트렌드경영’(해냄 펴냄)은 현재의 변화가 지향하는 바를 평가하고,한발 나아가 향후의 세계까지 전망한다.근본적으로 정보화시대에 기업이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는가를 다룬 책이지만 단순히 경영관련 서적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광범위한 논지를 펼친다. 조직구성원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의 분석,커뮤니케이션의 요체,미래시장을움직일 원칙 등에서부터 개인과 국가,세계의 변화가능성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그림을 펼쳐보인다.이 책이 뛰어난 점은 이런 주장이 아무 근거없이 제시되는 게 아니라 포춘지에 오른 세계 100대기업의 최고경영자를 인터뷰하고 수많은 경영컨설턴트 사례를 집대성한 결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콜라회사인 코카콜라에서부터 오토바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갱조직인 블러드즈의 사례까지 수많은 조직의 생존을 연구하고 미래의 생존비법을 제시한다. 살아있는 사례와 탁월한 분석 등은 혼돈과 무질서의 시대를 꿰뚫어 볼 수있는 탁월한 통찰력을 준다.책은 이런 현재의 모습은 새로운 문화와 질서를태동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며 앞으로의 동서의 만남,남녀의 만남 등 융합을 통해,새로운 질서가 탄생할 것이라고 단언한다.값 1만2,000원. 박재범기자
  • [독자의 소리] 무질서·쓰레기 난무하는 집회문화 고쳐야

    평소 여의도 일대에서 자주 열리는 집회로 인해 불편을 겪어온 주민이다.일반적으로 집회나 시위를 하면 무질서,폭력,쓰레기 등 부정적 모습들이 떠오른다.그런데 얼마 전 여의도에서 열린 한 집회는 엄청난 인파에도 불구하고질서 유지와 평화로운 집회를 만들기 위한 주최측과 참가자들의 노력이 눈에띄었다.우선 집회 준비측이 부득이 행사를 갖게 된 취지나 불편에 따른 양해 서신을 주민에게 일일이 발송해 주민의 관심을 끌었다.집회 후 가두행진과정에서도 주최측 질서요원과 여경들이 가두행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선도하고 집회 참가자들도 질서를 지키려 노력하는 등 성숙된 모습이 느껴졌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될 것이다.이러한 과정에서 모인 사람들의 주장만이 난무하고 그들이 떠난 자리에 무질서와 쓰레기만 남는다면 아무리 올바른 주장을 한다해도 결코 호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조성룡[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 구로구, 오류역광장에 테마공원 조성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는 오류역사 주변에 테마공원이 조성된다. 구로구는 6일 지난해 6월 신축된 오류역 북쪽광장 2,515평을 교통광장·소공원·문화광장 등이 들어서는 인간중심의 종합 테마공원으로 꾸미기로 했다고 밝혔다.각종 가건물과 주차장·테니스장 등이 늘어서있는 역사 진입로변을 정비,인근 주민과 전철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중앙차선 및 보·차도 구분이 없어 보행인과 차량이 무질서하게 뒤섞이는 등의 교통혼잡을 개선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5월 5일 어린이날 완공을 목표로 2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횡단보도 4곳과 도로안내표지판 1곳,차도표지 4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 청소년평가단, 작년 생활불편사항 692건 적발

    서울 송파구가 운영중인 ‘청소년 구정 평가단’이 신세대답게 ‘톡톡 튀는’ 활약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바른 구정’의 길라잡이 역할을톡톡히 해내고 있다. 6일 송파구에 따르면 신세대와 교감을 통해 구정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 97년 각급 학교의 추천을 받아 관내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등 100여명으로 구성한 청소년 구정평가단은 자율적으로 교통 등 5개 분과위를 설치,구가 추진하는 시책사업에 참여하는가 하면 각종 생활 불편사항을 찾아내개선을 건의하는 등 어른 못지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교통 207건,환경 189건,문화·복지 173건 등 모두 692건의 생활 불편사항을 적발,개선을 건의했다.지난해에만 202건의 개선을 건의,구정에 반영시켰다. ‘어느날 버스정류장이 택시 승강장으로 둔갑했어요.단속해 주세요’라며 교통 무질서를 꼬집는가 하면 ‘보도 턱이 높아 롤러스케이트를 타기 어렵다’며 개선을 건의해 횡단보도 인도턱을 모두 낮추게 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들은 구정에 관한 의견을 거침없이PC통신 토론방에 올리는가 하면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구청장과 대화도 나눠 자칫 소홀하기 쉬운 구정 공백을 훌륭하게 메워주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쉽게 읽기] 신화와 의미

    20년동안 새벽에 일어나 질리도록 신화만을 생각한 끝에 신화학의 전 체계를 완성한 사람이 있다.그는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현상 이면에 무의식으로가라앉아 있는 ‘보편 정신’과 ‘보편 구조’가 있음을 집요하게 추구했다. 예컨대 인종과 민족을 초월하여 언어와 음악과 신화는 서로 닮은 구조로 짜여져 있고 이러한 구조의 바탕 위에서 인류문화의 보편성을 찾아낼 수 있다고 그는 역설했다.말하자면 그는 세계를 ‘구조’로 설명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방식대로라면 ‘콩쥐팥쥐’나 ‘신데렐라’는 같은 구조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모든 인류가 저마다 특수한 문화를 생성시키면서도 그 안에 보편적성질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인류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보편성의 근원을 그는 신화에서 찾고자 했다.20세기의 가장 저명한 문화인류학자이자 신화학자인 이 사람의 이름은 레비스트로스이다. 레비스트로스가 일흔살이 되던 1978년에 발표한 논문이 최근에 번역되었다. ‘신화와 의미’가 그것. 이 책은 신화가 과학,역사,인류학,철학,음악 등과 접목되는 과정을 개설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본격적인 학술저작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신화 연구에몰두했던 거장의 지적 통찰을 엿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책의 형식이다.‘신화와 의미’는 원래 대중을 위한 라디오 강연용 논문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1977년 CBS 캐나다 라디오 방송의 ‘마세이 강연 Massey Lecture’에서 레비스트로스는 다섯 번의 강연을 영어로 진행했다.강연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만 신화의 본질과 특성에 대한 고급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그 구어체의 문체를 그대로 볼 수 있는 게 ‘신화와 의미’다. 그는 여기에서 인류의 신화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들을 이야기한다. 주로 서구세계에 한정해서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이 한계지만,그의 말대로 보편적 원리와 질서와 규칙이 모든 인류에게 적용된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다.특히 인간의 정신은 문화적인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든지 하나이며 모두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그는 문화에우열의 개념을 인정하지않는다.‘원시적인’ 사고와 ‘문명화된’ 사고에서조차 그것은 적용된다.궁극적으로 그는 신화시대로부터 문명사회로의 진입이 진보일 수 있는가의 문제를 묻는다. 그는 정신없이 빠른 속도 문명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대낮에도 별을 바라볼 수 있었던 ‘원시적인’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고,그것이 미개문화로 치부되는 현실을 부드럽게 타이른다.지극히 풍요로운 문화의 차이,차이를 통해서만 문명이 진보될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이끌리오 펴냄.값 7,000원. 윤재웅 동국대강사 문학평론가
  • 현대 도시인의 고독한 내면 풍경 황주리 개인展

    도시적 상상력이 빚어낸 천태만상의 인간풍경.서양화가 황주리(43)의 그림을보면 마치 인생 만화경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원색의 ‘칸막이 그림’안에는 별별 것들이 다 둥지를 틀고 있다.작가의 말마따나 “화려한 축제처럼 술렁이는 혼돈과 무질서”의 세계다.컴퓨터 노래방 휴대폰 우산 술잔 선인장….작가는 이런 것들을 소도구 삼아 현대 도시인의 고독한 내면풍경을 그린다.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황주리 전’은 문명비판성격이 강하다.작가로선 4년만에 여는 23번째 개인전이자 제14회 선미술상수상작가 기념전을 겸한 자리여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황주리의 그림에는 유난히 외눈 눈동자가 많이 등장한다.그림은 보는 사람의눈에 따라 달리 해석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나 자신의 눈에서 판단을 보류중인 관찰자의 눈,감시자의 눈,따스하게 지켜보는 눈,두 눈을꼭감은 눈까지 ‘눈’의 이미지는 확대됩니다.”작가는 그 다층적인 눈을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작가의 안경 오브제 작품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1991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태인들의 안경을 잔뜩 쌓아놓은 안경무덤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그것은 잔인한 의미에서 20세기 최고의 설치작품이었어요.그 기억이 오늘의 안경 오브제 작품이 있게 한 동인입니다.” 황주리 그림의 도회적 이미지,그 뿌리는 그가 서울 광화문통에서 태어나 자란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좁다란 골목을 조금만 돌면 전형적인 도시 풍경이 펼쳐졌다.그 바깥세상의 모습을 그는 원고지에 그림으로 새겨넣곤 했다.출판사(신태양사)를 경영하는 아버지 덕에 원고지는 늘 곁에 있었다. “70년대 말 그 원고지들은 내게 하나의 오브제로 다가왔습니다.그때부터 하루에 한 장씩 원고지에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황주리는 일기를 쓰듯 날마다 한 점씩 그림을 그렸다.그 결실이 바로 흑백 아크릴화 ‘맨해튼 블루스’연작이다.그가 12호 정도 크기로 매일 그린 그림일기는 이제 2,500점에 이른다.이것들을 초대형 캔버스 하나에 각각 15개씩 넣어 거대한 칸막이 그림을 만들어간다.그작업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이다.“‘맨해튼 블루스’작업은 죽는 날까지 계속할 것입니다.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이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같은 방대한 서사시를 그림으로 써보고 싶은 것이지요.” 작가는 맨해튼이라는 도시를 고유명사가 아니라 가장 고독한 도시문명의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밝힌다.‘맨해튼 블루스’연작을 제외한 작품은 모두 화려한 원색의 물결을 이룬다. 황주리는 설치작업도 병행한다.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맨해튼 블루스’‘삶은 어딘가 다른 곳에’‘자화상’‘두 사람’‘식물학’등 순수회화만 20여점 내건다.주제는 모두 ‘인간’.그의 작품에서 인간의 표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80년작 ‘성난 군중’에서부터다.형형색색의 인간풍경을 때로는일그러진 모습으로 때로는 해학적인 모습으로 그리는 작가의 열린 상상력은관람객들을 때묻지 않은 유년의 뜰로 인도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공직탐험] 검찰지청장(4)

    지청장들은 자신들의 관사를 ‘창살없는 감옥’이라고 부른다. 대부분 지방 지청장의 생활공간은 사무실과 관사 두 군데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지청장들은 지역민들 사이에 “지청장이 누구와 친하다”는 말이 떠도는 것을 가장 꺼린다.지역의 특정인과 가깝다는 소문이 돌면 그만큼 ‘사정’(司正)에 신뢰도를 잃기 때문이다. 충남지역 A지청장은 “지청장은 지역내 최고 기관장이어서 화려한 생활을할 것 같지만 지청장의 일거수 일투족에 지역민들의 눈길이 쏠려 있어 의외로 단순하다”고 말한다.최근 서울로 돌아온 B검사도 “지청장으로 재직한 1년 남짓 항상 보이지 않는 감시속에 생활한 것 같다”며 현지 주민의 눈길을의식해야 하는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부임지에서 혼자 생활하는 지청장들은 퇴근후 소일거리에 대해서도 고민이많다.지청장을 지낸 C검사는 “하루 일과를 끝내면 지역민들의 눈에 띄지 않는 외곽으로 나가 조깅을 한 뒤 관사로 돌아와 직접 요리를 하며 보냈다”고 말했다. 지청장은 ‘고독과의 싸움’ 이외에도 지역민들과의 유대관계를 설정하는데도 애를 먹는다. 지청장이 지역민들을 멀리한 채 강도높은 단속을 벌이기만 하면 지역사회의 분위기가 얼어붙게 되고 반면 지역민들에게 타협 일변도로 검찰권을 행사하면 비리와 무질서가 만연하게 되기 때문이다. 강원지역 지청장을 지낸 D검사는 “기관장 모임에 자주 나가 지역사정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지만 공·사 구분을 확실히 하는 중용(中庸)의 자세가 요구되는구나라고 늘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지청장 출신 E검사도 “재임기간 1년 동안 전반부 6개월은 단속을 철저히 벌여 지역사회의 질서와 기강을 바로 세운 뒤 후반 6개월간은 어느 정도 단속을 완화시켜 지역내의 화합과 안정을 기했다”고 말했다.관리자 경험이 전혀 없이 기관장으로 부임하는 소규모 지청장은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호남지역 F지청장은 “선배검사의 지도와 결재 아래 사건을 처리하다가 내책임하에 후배검사를 지도하면서 일반 업무를 처리해야 되는 압박감이 부임초기에 무척 컸다”고 털어놓았다. 지원장과의 관계설정도 중요하다.법원은 검찰에 비해상위기관이면서도 현실적으로 검찰에 힘이 쏠리기 때문에 때때로 지청장과 긴장관계가 조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G지청장은 “명백한 구속사안인데도 영장을 기각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지원장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정진섭 컴퓨터수사부장 “해커 잘못된 윤리의식에 철퇴”

    “해킹을 일삼는 네티즌들의 저급한 의식을 끌어올리고 디지털 범죄에 대한법의 잣대를 세우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지난 21일 발족한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 정진섭(鄭陳燮·44) 부장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컴퓨터 수사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부장은 “해커들은 처음에는 개인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출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국가기관이나 기업의 컴퓨터 망을 파괴하는 등 윤리의식이 결여된다”며 “해커들의 무질서한 의식에 철퇴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컴퓨터 수사부의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그는 8명의 검사를 포함한 31명의 수사팀과 컴퓨터 수사기법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해킹과바이러스 등을 이용한 사이버 테러,인터넷 사기, 인터넷 음란·도박,소프트웨어 절도 등 유형별로 컴퓨터 범죄를 분류한 뒤 이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 94년 대검찰청 전산 담당관으로 재직하면서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정부장은 부장검사 서열에선 단연 ‘컴퓨터 박사’로 통한다.사무실이나 집에서 항상 컴퓨터와 씨름하며 ‘사이버 수사’에 대한 연구와 기획에 몰두하고있다. 그는 “컴퓨터 범죄가 전파의 신속성과 국경을 넘나드는 광역성 때문에 어떤 범죄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면서 “범죄자들에 대한 처리방향과 기준마련에 힘써 사이버 시대에 부응하는 사정기관의 면모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6대 도시 지방검찰청에 컴퓨터 범죄수사반이 구성되어 있지만 부단위의 규모로 출범하기는 서울지검이 처음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윤이상 통영음악제’화려한 날갯짓

    음악제가 열린 통영 시민문화회관에 가려면 남망산공원에 올라야 한다.가파른 진입로가 힘겹지만,항구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거칠어진 숨소리는 탄성으로 바뀐다.크고 작은 어선들이 무질서속의 질서를 연출하고,멀리 서호만 너머엔 짙은 풀빛 조명을 받은 통영대교가 상쾌하다.음악제를 위해 먼길을 왔다지만,어느새 통영항의 야경이라는 ‘잿밥’에만 마음을 빼앗긴다. 통영 현대음악제가 20일 끝났다.지난 18일 개막해 남해안의 작은 도시를 들썩이게 한 음악축제가 막을 내린 것이다.그 사흘동안 중심가엔 태극기와 음악제 깃발이 날렸고,길목마다 축하 플래카드가 걸렸다. 전국의 음악인과 음악도가 통영을 찾았고,경남지사와 통영시장은 음악제의후원자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지역신문은 개막공연을 머릿기사로다루었고,TV의 지역뉴스 시간도 ‘톱’으로 장식했다.20일에는 문화비전 2000 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새로운 예술’모색 워크숍이 열려 음악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이 음악제는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이 주인공이었다.행사를 주관한 국제윤이상협회 한국사무국이 공언하듯 2002년 ‘윤이상 현대음악제’로의 발전적 해체를 위한 리허설의 성격이 짙었다.‘윤이상을 기리며’라는부제가 일러주듯 윤이상의 관현악곡·독주곡·실내악과,그에게 헌정된 작품까지를 망라했다.여기에 다큐멘터리 필름 상영과 세미나,학생워크숍 등으로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했다. 18일 플루트 협주곡을 연주한 마톤 베그나,19·20일 각각 나선 피아니스트최희연과 금호현악4중주단 모두 공인된 실력만큼 좋은 연주를 했다.개막연주회에 나선 김도기 지휘 창원시향이 지방악단의 한계를 맹연습으로 극복하고기대이상의 연주를 들려주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통영 현대음악제’는 성공한 것인가.다른 지역에서 통영을 찾은순수 음악팬들은 대부분 “음악은 어려웠지만,음악제는 충분히 즐겼다.꼭 다시 참여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음악제 개최지로서 통영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확인한 셈이다. 음악인들 사이에는 “아직은 미지수”라는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반드시성공해야 할 음악제”라는 데는 의견일치가 이루어졌다.조선우 동아대교수는 “음악제가 독일의 도나우 에싱겐 음악제를 모델로 했다지만,국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세계 음악의 홍보장이 되고 있는 다른 음악제와 의식적인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금까지 우리의 윤이상에 대한 평가가 해외의 연구결과를 맹목적으로 추종한 데 불과했던 만큼,이를 우리 시각으로 비판하고 세상에 수용시키는 것을 음악제의 가장 큰 목표로 삼아야설득력을 갖는다는 조언이었다. 음악제의 또다른 주인공이어야 할 통영사람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한 고교교사는 “고향사람이라는 친근감 속에 연주회장을 찾은 상당수 주민들은 처음 듣는 현대음악에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이를테면 주민과‘보통 관광객’도 즐길 수 있는 큰 테두리의 ‘통영 음악제’속에 보다 전문적인 ‘윤이상 현대 음악제’를 포함시키면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 세계적인 음악제가 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지역 ‘여론’이라는 전언이었다. 통영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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