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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지구최강 생명체 ‘곰벌레’ 생존 비결은?…DNA에 전기 실드 친다

    [핵잼 사이언스] 지구최강 생명체 ‘곰벌레’ 생존 비결은?…DNA에 전기 실드 친다

    곰벌레는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내성을 지닌 생명체로 유명하다. 절대영도에 가까운 영하 272℃부터 물 끓는 점을 웃도는 150℃까지 극한의 온도에서 살아남고 극도의 탈수 상태에서도 세포질을 유리화해 세포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 또 고선량의 방사선을 견딜 수 있어 우주 공간에서 열흘 넘게 살아남은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알려진 어떤 다세포 생명체도 물곰으로도 불리는 이들 완보동물에 맞먹는 내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들 생명체의 극강 내성에 숨겨진 비밀에 근접한 연구가 진행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곰벌레의 DNA는 특수 단백질로 보호돼극단적인 온도와 방사선은 생물의 DNA를 파괴한다. 하지만 몸길이 50㎛(1㎛는 1m의 100만분의 1)~1.7㎜로 현미경으로 봐야 보이는 다리 8개의 무척추동물인 이들 곰벌레는 수분이 없는 곳에서 탈수 상태가 돼도 ‘툰’(tun)이라는 가사 상태가 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 툰 상태에서는 세포질이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유리화돼 건조 상태에 강해지고 DNA는 손상 억제(damage-suppressor·이하 Dsup) 단백질이라고 부르는 특수 단백질로 감싸여 높은 내성을 갖는다. 2016년 연구자들이 곰벌레의 이런 내성 유전자(Dsup)를 인간 세포에 이식함으로써 세포의 방사선 내성을 극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Dsup이 어떤 구조로 DNA를 보호하는지 그 상세한 분자 메커니즘은 풀리지 않았다. 특수 단백질이 DNA에 ‘전기 실드’ 제공그래서 스페인의 연구자들은 Dsup과 DNA의 상호작용을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했다. 그런데 의외의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곰벌레의 특수 단백질(Dsup)이 DNA에 ‘정전 차폐’(electrostatic shielding·전기 실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전 차폐는 어떤 공간을 외부 힘의 장으로부터 차단하거나 내부 힘의 장을 외부와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 연구자는 며칠에 걸친 슈퍼컴퓨터의 연산 끝에 Dsup가 ‘기본적으로 무질서’하며, ‘높은 유연성’을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무질서함과 높은 유연성 덕분에 Dsup은 위 이미지와 같이 DNA 형태에 딱 맞게 결합할 수 있었다. 중간의 붉은 선이 DNA로 그 주위에 Dsup 2개가 둘러싸고 있다. 또 Dsup의 결합에 의해 DNA의 주위에는 특수한 전기력선들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기력선들이 정전 차폐가 돼 방사선이나 자유라디칼(활성산소)로부터 DNA를 전기적으로 차폐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왜 이렇게 강한 내성을 지닌 것일까? 이번 연구를 통해 Dsup이 DNA와 비특이적으로 결합해 DNA를 방사선과 활성산소의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구조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전기적 차폐를 제공했음을 시사했다. Dsup은 자외선 차단제처럼 DNA를 보호해 곰벌레의 불멸성을 높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곰벌레의 생존 능력은 지구에서 생활하는 데 있어 ‘오버 스펙’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지구상의 다세포 생물에 우주 공간에서 열흘 이상 살아남을 능력은 필요 없다. 마찬가지로 우주 방사선에 대한 내성과 절대 영도에서 150℃를 넘는 폭넓은 온도에서 살아남는 능력도 잉여일 것이다. 이런 능력이 탈수 상태에 대한 내성을 높여간 결과로 얻어진 부산물인지 아니면 과거 곰벌레는 이런 스펙을 요구하는 환경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런 환경은 진공이고 강렬한 방사선이 날아오며 절대 영도와 물 끓는 점을 넘는 온도였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이런 환경은 안정된 대기가 존재하는 지구가 아니라 우주에 존재한다. 곰벌레가 우주에서 진화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남아도는 스펙의 출처는 앞으로도 탐구 대상이 될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8월 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해? 전투력 강화” 북한, 당 전원회의 내일 소집…8개월 만(종합)

    “수해? 전투력 강화” 북한, 당 전원회의 내일 소집…8개월 만(종합)

    북한이 8개월 만인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전투력 강화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장기화 속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수해까지 겹치면서 식량난과 경제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악화된 사상이완 현상과 무질서를 바로잡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수해 악화에 사상 이완 다잡고내부 결속 강화 위한 조치 내놓을 듯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우리 혁명발전과 당의 전투력 강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문제를 토의결정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19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서가 17일에 발표됐다”면서도 전투력 강화 안건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연말 이후 약 8개월만에 열리는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는 올들어 열린 당 정치국 회의와 정무국회의에서 논의된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국회의에서 수해와 코로나19 대응 문제가 집중 논위된 만큼 민생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위 신설부서, 정치 안정과 질서 유지” 북한은 앞서 지난 5일 당 정무국 회의에서 중앙위원회에 새 부서를 설치하는 문제와 인사사업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문제를 연구협의했다. 이어 13일에는 정치국회의를 열고 중앙위 안에 신설 부서를 설치하는데 대해 심의 결정하고 그 직능과 역할을 제시했다. 특히 회의에서는 신설 부서가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이익을 수호하고 사회의 정치적 안정과 질서를 유지담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중앙위 조직 개편과 역할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중구 돌출간판 10월까지 전수조사… 전담원 공채, 불법은 자진정비 유도

    서울 중구가 오는 10월 31일까지 중구 지역의 돌출간판을 전수조사한다고 10일 밝혔다. 돌출간판이란 점포 위 또는 건물 모서리에 세로로 길게 매달아 튀어나오게 설치한 간판을 말한다. 중구에 6000여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출간판을 포함해 고정간판, 디지털광고물, 입간판, 현수막, 벽보, 전단 등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허가 없이 돌출간판 등을 설치해 무질서한 노출로 거리 미관을 해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는 매년 돌출간판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조사한 돌출간판은 모두 5180개였고, 이 중 3476개가 불법이었다. 구는 올해 조사에 앞서 돌출간판 전수조사 전담 기간제 근로자 5명을 공개채용했다. 불법광고물로 파악되면 자진정비를 유도하고, 합법적 허가 방법도 안내한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번 조사로 올바른 광고문화 정착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쾌적한 도시미관 유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광명시, 재개발 구역 조합과 협력 “이주현장 무단투기, 붉은색 글씨 없앤다”

    광명시, 재개발 구역 조합과 협력 “이주현장 무단투기, 붉은색 글씨 없앤다”

    경기 광명시가 시민 주거 환경을 보호하고자 이주가 한창 진행 중인 재개발 지역 조합과 힘을 합쳤다. 광명시는 6개 재개발 구역 조합과 ‘깨끗한 이주환경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승원 광명시장과 1구역, 4구역, 5구역, 9구역, 11구역, 12구역 조합장이 참석해 업무 협약을 맺고, 이주가 마무리될 때까지 쓰레기 무단투기를 없애고 깨끗한 도시미관 유지에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최근 재개발 지역에 함부로 버려지는 가전과 가구·생활쓰레기와 빈 건물에 무질서하게 써진 붉은색 스프레이 글씨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고 도시 미관을 보호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시가 시민 불편사항 개선을 위해 실시하는 ‘광명시 시정발전 아이디어 대회’에서 공무원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라 의미가 남다르다. 시는 쓰레기 배출 방법 안내문을 제작해 구역별로 이주센터에 배부해 무단투기를 방지하고 배출된 쓰레기는 빠른 시일 내 처리할 계획이다. 이주가 끝난 건축물에는 시에서 디자인한 ‘공가 안내문’을 일괄 부착해 도시 미관을 보호한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재개발 이주 현장의 붉은 색 글씨와 쓰레기 무단 투기를 방지해 도시 미관 개선뿐 아니라 시민 안전 지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시민 안전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공사 현장에 안전보안관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재개발 이주현장 야간순찰로 범죄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이종실의 베트남 표류기] 오토바이 없는 베트남, 상상이 가니?

    [이종실의 베트남 표류기] 오토바이 없는 베트남, 상상이 가니?

    도로를 빼곡히 메운 오토바이의 행렬이 더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 비로소 베트남 땅에 적응했음을 체감했다. 꼬박 6개월이 걸린 듯하다.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치민의 첫인상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수선한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의 행렬, 이 난데없는 ‘오토바이 대홍수’는 세상 어디서도 마주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난 분명 ‘이방인’이었다. 세계 대도시에서 그 흔한 지하철이 아직 베트남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수도 하노이는 지난 2011년 10월 착공해 2013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공사 자금 문제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아직도 개통이 연기되고 있다. 오는 10월 첫 지하철 개통을 다짐하지만, 누가 장담하랴. 호치민 또한 투자금 확보 지연과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해외의 기술 인력 부족으로 지하철 1호선 개통이 계속 연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버스는 어떤가? 지난해 버스 탑승객 수는 1억5900만 명으로 매년 꾸준히 줄면서 전체 통근 교통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3%에 불과하다는 통계다. 노후화된 버스에 몸을 싣고 교통 체증까지 겪느니, 차라리 오토바이에 올라 신속하게 목적지에 닿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매년 정부 보조금을 쏟아부어도 시민들이 외면하는 이유다. 이로 인해 택시보다 저렴하고, 기동성이 강한 오토바이는 베트남 땅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랩 바이크'(Grab Bike)로 대표되는 공유 오토바이 서비스도 크게 활성화돼 있다. 한마디로 ‘오토바이 택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택시보다 2~3배 가량 저렴하므로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는 모습을 보면, 오토바이가 얼마나 편한 일상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알 만하다.오토바이를 대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자세에 또 한 번 탄복한 것은 그들의 복장이다. 그랩 바이크에 올라타는 여성들은 배낭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낸다. 꽃무늬 긴 치마를 아래 두르고, 긴 팔 윗도리를 걸친 뒤 커다란 마스크로 얼굴의 2/3를 뒤덮는다. 대낮의 기온이 35도를 훌쩍 웃도는 무더위에도 온몸을 꽁꽁 감싸는 이유는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서다. 눈동자를 태울 정도로 강렬한 자외선이라니, 맨살을 드러내고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드물다. 또한 오토바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을 막기 위해 커다란 마스크를 착용하는데, 베트남이 신속하게 코로나바이러스의 뿌리를 뽑는데 한몫을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지만. 한국인을 비롯한 많은 외국인도 오토바이를 애용하는데, 오토바이의 위험성은 그 편리성과 보편성에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바이커들은 상호 무언의 신호를 보내며, 무질서 속의 질서를 잡고 있는 모양이 신기할 정도다. 하지만 빈번히 발생하는 오토바이 충돌사고는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가벼운 접촉 사고는 다반사,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대형 사고도 시시각각 발생한다. 외국인 사고도 나날이 증가하는데, 호치민시 인민경찰 소장은 “호치민에서 매년 500명 가량의 외국인이 사고를 일으키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과 중국인”이라고 밝혔다. 현지 교통 법규를 잘 알지 못해서 일으키는 사고가 다반사라며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인 중에도 오토바이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교통법규를 숙지, 안전 운행해야 한다. 하지만 가벼운 접촉 사고는 그냥 얼굴 한번 쓱 쳐다보고 ‘패스’! 차량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오토바이가 차량에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한지라, 경미한 접촉 사고는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것 같다. 매시간 한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니, 교통사고가 얼마나 빈번히 발생하는지 알만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발생한 교통사고는 9000건, 이 중 4100명이 사망, 7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교통사고 중 대다수가 오토바이와 차량 충돌 사고다.한편 거대 오토바이 행렬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과 소음도 커다란 골칫거리다. 오전 출근 시간이면 출근 차량과 오토바이 행렬에 도시는 온통 희뿌연 매연에 휩싸여 출퇴근 시간대에 창문을 열 수가 없다. 공기 중에는 배기가스의 메케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오토바이 소음도 골칫거리다. 베트남에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당부하는 말이 있다. “절대 도로변의 집을 구하지 말라”는 것. 차량과 오토바이의 굉음에도 단잠을 잘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이 같은 부작용으로 인해 베트남 대도시에서는 출퇴근 시간대에 오토바이의 시내 진입을 막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호치민 인민협의회는 2021년~2025년 도심 진입 개인 차량에 요금을 징수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심한 결단으로 내비친다. 하지만 과연 이 거대 오토바이 군단을 제지할 방안이 이른 시일 내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도로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오토바이의 거대한 물결, 골목 사이사이까지 흘러넘치는 오토바이의 행렬을 아직은 잠재울 방도가 없어 보인다. 어쩌면 ‘젊은 베트남’의 미래를 짊어진 청년들의 거침없는 질주와 닮은 꼴이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가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보인 가운데 베트남은 올해 2.5~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베트남 평균 연령 31.8세, 중위연령(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해당 연령) 29세. 전 세계 가장 역동적인 경제 성장을 일구는 주역인 베트남 청년들의 모습은 오늘도 도로를 질주한다. 거침없이 울려대는 오토바이 굉음은 마치 전 세계에 ‘베트남의 도전’을 알리는 경고음처럼 들린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 통신원 jongsil74@naver.com 
  • 경기지역 재개발구역에 무질서한 ‘빨간 글씨’ 사라진다

    경기지역 재개발구역에 무질서한 ‘빨간 글씨’ 사라진다

    경기도가 재개발 등 정비사업으로 주민들이 이주한 후 방치된 건물의 미관 개선에 나선다. 경기도는 정비구역 내 방치 건물에 스프레이 표시를 금지하고 현수막과 디자인 스티커를 활용해 미관을 개선하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주가 완료된 빈 건물 외벽이나 담에 빨간색 스프레이나 스티커, 비닐 테이프 등으로 ‘철거 예정지’ 또는 ‘공가’라고 적힌 글씨들이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 관계자는 “수원·안양지역 7개 정비구역의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주완료 건물에 ‘철거’, ‘공가’ 등을 적색스프레이나 스티커, 비닐테이프 등으로 무질서하게 표시해 도시미관을 악화시키고 있었다. 또 대문이 훼손되거나 출입구 폐쇄조치가 미흡해 슬럼화를 가속화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는 정비사업 인가기관인 시군에 이런 내용의 정비구역 미관 훼손방지 대책을 사업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 인가조건으로 부여할 것을 요청했다. 또 빈 건물임을 표시하는 스티커나 현수막의 디자인을 개선해 시군에 배포하기로 했다. 이런 인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처분 취소, 공사 중지 등 조치할 방침이다. 이미 이주가 진행된 지역은 시군을 통해 사업시행자에게 빈 건물의 미관이 훼손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훼손된 곳은 대로변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도비를 지원해 현수막으로 건물 외관을 가리는 등 조치할 계획이다.아울러 ‘경기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에 규정된 기존건축물 철거계획서에 이주 완료 건물의 철거 전 관리계획을 포함하도록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지선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재개발 등 정비구역에 남아있는 주민, 특히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삭막하고 을씨년스러운 동네분위기가 안타까워 개선대책을 수립했다”며 “이번 대책으로 도내 이주 진행 중인 정비구역의 미관을 개선하고 나아가 치안의 사각지대가 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도내에는 관리처분인가 후 미착공 정비구역이 수원, 안산, 남양주 등 14개 시군에 총 40곳 있으며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착공까지 이주기간은 평균 2년이 소요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곤충계의 명배우…죽은 척 연기의 달인 개미귀신

    [핵잼 사이언스] 곤충계의 명배우…죽은 척 연기의 달인 개미귀신

    먹고 먹히는 생존 경쟁은 모든 생물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주로 먹히는 입장인 작은 동물들은 먹히지 않기 위해 천적의 눈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는 위장을 개발했다. 돌이나 모래, 나뭇잎 등 다양한 사물로 위장하는 것은 매우 흔한 방법이다. 그러나 포식자 역시 숨어 있는 먹이를 찾기 위해 뛰어난 감각 기관과 다양한 사냥 전략을 개발하기 때문에 먹는 자와 먹히는 자 사이에 끊임없는 진화적 군비 경쟁이 일어난다.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언뜻 이해되지 않는 생존 전략이 바로 ‘죽은 척’ 하는 연기다. 주머니쥐 같은 일부 동물들은 극도로 위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도망치는 대신 죽은 척하는 전략을 선택한다. 무방비 상태로 가만히 있는 것이기 때문에 포식자에게는 이보다 쉬운 먹잇감이 없어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 전략은 때때로 효과를 발휘한다. 이유는 확실치 않지만, 굶주린 상태가 아니라면 굳이 부패했거나 병들었을지도 모르는 먹이를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의 나이젤 프랭크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죽은 척 연기의 달인 중 하나인 명주잠자리 애벌레를 연구했다. 함정을 파고 개미나 다른 작은 절지동물을 잡아먹는 특징 때문에 개미귀신(개미지옥)이라고 불리는 명주잠자리 애벌레도 새로운 사냥터를 찾기 위해 굴 밖으로 나오면 천적에 매우 취약하다. 굴을 파고 숨는 데 최적화된 몸이라 방어도 어렵고 도망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굴 밖에서 공격을 받은 개미귀신은 운에 모든 것을 맡기고 최후의 수단으로 죽은 척 연기를 한다. 그것도 단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배를 뒤집고 진짜 죽은 것처럼 혼신의 연기를 한다.(사진) 연구팀은 이 연기가 몇 분 정도 지속되는지 조사했다. 너무 금방 일어나면 포식자가 알아챌 것이고 너무 오래 죽은 척 연기를 하면 죽은 동물도 마다하지 않는 다른 포식자의 이목을 끌 수 있다. 따라서 목숨을 건 연기에도 적당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연구팀은 개미귀신(유럽에 서식하는 Euroleon nostras의 애벌레)이 죽은 척 연기를 끝내는 최적의 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죽은 척 연기를 하는 시간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심지어 같은 개체도 첫 번째와 두 번째 연기 시간이 전혀 달랐다. 연구팀은 이것이 오히려 유용한 생존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정해진 시간이 없기 때문에 포식자 입장에서는 5분 정도 기다려보는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천적 입장에서는 무방비 상태인 애벌레를 당장 잡아먹든지 아니면 미련 없이 새로운 먹이를 찾아 떠나는 것이 타당한 전략인 셈이다. 후자의 경우를 노리는 입장에선 상대방이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주면 안 된다. 개미귀신의 생존 전략은 무질서해 보이는 자연 현상도 사실은 매우 합리적인 접근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풍수해 대비 ‘착착’… 노원, 방치된 노후 간판 무상 철거

    풍수해 대비 ‘착착’… 노원, 방치된 노후 간판 무상 철거

    서울 노원구가 다가오는 여름철 장마 등 풍수해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간 방치돼 위험한 노후 간판을 철거한다고 9일 밝혔다. 구가 이 사업을 하게 된 데는 이전이나 폐업으로 인한 간판 제거는 광고주가 철거하는 게 원칙이나 최근 코로나19와 경기 침체로 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낡고 훼손된 간판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여름철 강풍으로 인한 낙하 등 안전사고를 유발해 구민들의 보행안전을 크게 위협한다. 주인 없이 방치된 노후 간판 처리 절차는 우선 오는 31일까지 무상 철거 신청을 받는다. 건물주나 관리인이 구청 도시경관과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폐업이나 소유자 사실 확인 후 현장 방문해 노후 상태 등을 점검하고 대상을 선정한 뒤 철거한다. 구는 지난 한 해만 90개의 간판을 철거했다. 구는 지난해부터 노후하고 위험한 불법 간판 정비에 소극적인 영세업자를 대상으로 간판 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자체 정비하는 개별업소에 8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만 17개 업소가 간판을 개선했다. 또한 무질서하게 난립한 간판을 에너지 절약형 발광다이오드(LED) 간판으로 교체해 주는 사업도 펼쳐 지난해 3개 건물 79곳의 간판을 친환경 간판으로 개선하는 등 옥외광고물 정비에 힘쓰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후·방치된 간판은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구민들의 보행안전을 위협한다”며 “꾸준한 광고물 정비 사업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 조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교육칼럼] 정서적 안정감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유성언 마마몽떼 몬테소리 대표

    [교육칼럼] 정서적 안정감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유성언 마마몽떼 몬테소리 대표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성장을 하고 발달을 한다. 세상에 태어난 이후에도 지속적인 발달을 이어가게 되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체적인 발달이다. 눈을 뜨고 목을 가누며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팔을 휘저으면서 아이는 신체적 발달을 이어간다. 이러한 신체적인 발달은 0세~4세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급격한 변화를 진행하는데 건강한 신체적 발달을 위한 중요한 전제조건을 어른들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부모나 양육자들은 이 전제조건을 매일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체적 발달에 대한 전제조건은 바로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감이다. 다양한 신체 활동을 통해 발달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아이가 교실에서 자기 발달에 맞는 교구 작업을 하고 다음 발달을 진행하며 그에 맞는 확장 활동과 심화 활동을 이어간다. 이러한 발달 단계를 민감기라고 하는데 아이는 각각의 주어진 민감기를 통과하면서 성장한다. 민감기와 민감기가 적기에 잘 맞물려 발달이 이루어지는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이다. 그러나 간혹 민감기와 민감기가 바로 이어지지 않거나 심지어 지나가야 할 민감기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발달 단계를 충분히 이어가지 못하게 된다면 다음에 찾아오는 발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거나 신체적인 문제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데 이러한 경우 대부분의 원인은 위에서 언급한 전제조건인 정서적 안정감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 정서적인 안정감은 아이가 발달을 주도적이고 안정적으로 이어가는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정서가 안정되어 있는 아이는 본인에게 주어진 발달 과업을 문제없이 수행해 나아간다. 이에 반해 정서적 불안이 많은 아이는 활동을 하면서 산만함, 부정확, 무질서를 지속적으로 보이게 되는데 결국 발달이 완벽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활동의 반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해당 발달 과업에 대한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찾아오는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발달과 정서적 안정감의 관계는 아이의 성장에 선순환을 만들어 낼 수도 악순환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교사와 양육자는 영유아 시기, 특히 정서적 안정감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간혹 아이의 심리 상황에 모든 것을 맞춰야 한다거나 하고 싶은 행동만 하게 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의 정서적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흡수정신의 특징 중 보편성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해당 시기마다 보편적인 정서발달 단계를 거친다. 우리는 바로 이 보편적 정서발달 단계를 알고 아이에게 접근해야 한다. 1차 및 2차 애착형성기는 언제 일어나는지, 독립성은 언제 시작되는지, 언제부터 본인과 타인의 관계에 대한 인지가 시작되는지 등 다양한 정서발달 이슈들을 알고 관찰 및 제시해야 한다. 양육자 스스로가 공부하고 배우는 것이 가장 좋지만 준비된 환경과 전문지식을 습득한 교사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안정적인 발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은 발달을 이루어나가는데 기본적인 요소다. 교실 안에서도 교실 밖에서도 정서적 안정감을 가진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킨다. 교사와 양육자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정서적인 안정감이다.
  • 뉴딜 챙기러 국회 찾은 반기문 “대통령 위원회가 대체 몇 개인지…”

    뉴딜 챙기러 국회 찾은 반기문 “대통령 위원회가 대체 몇 개인지…”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지금 대통령 위원회가 몇 개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관련 초청 간담회에서 반 위원장은 “녹생성장위원회나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등은 거의 활동도 안하는데 관련 위원회를 전부 통폐합했으면 좋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어 반 위원장은 “무질서하게 여러 산재한 위원회들도 정비를 해달라.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생기고 또 그만둔다. 위원회가 지금 몇개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 없어지는 것이 국민에게도 좋다”고 했다. 반 위원장은 “그린뉴딜이라는 가보지 않은, 하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을 모색할지 갈림길”이라면서 “21대 국회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 해결책을 모색하고 그린뉴딜도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지적에 여당도 호응했다. 이 의원은 이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 위원장의 특위 통폐합 요청에 대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정부 측에 의견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지원을 수출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가 ‘기후 악당’이라고 지목받는 이유 중 하나”라며 “어떻게 할 것인가가 만만치 않다. 정책적 큰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이날 반 위원장 초청 간담회는 ‘국회 기후위기 그린뉴딜 연구회’, ‘경제를 공부하는 의원들의 모임(경국지모)’, ‘국가전략포럼 우후죽순’ 등 3개 국회의원 연구모임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의원과 홍영표·우원식 의원 등 당권주자들이 총출동했다. 또한 행사를 공동주최한 이광재 의원뿐 아니라 미래통합당에서 최형두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그린뉴딜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반기문 “미세먼지 중국 영향은 30%…우리 책임이 더 커”

    반기문 “미세먼지 중국 영향은 30%…우리 책임이 더 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29일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서 중국의 영향은 과학적으로 30% 정도”라고 밝혔다. 반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후 악당에서 기후 선도국가로, 그린뉴딜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 강화’ 간담회에서 “몽골, 북한 등에서도 미세먼지가 날아오지만, 우리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반 위원장은 한국이 국제사회 일각에서 ‘기후 악당’(climate villain)이라고 비판받는다고 전했다. 기후 악당이란 석탄 소비가 좀처럼 줄지 않는 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를 비판하는 말이다. 그는 “기후 악당이라는 말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가 제일 먼저 보고드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들어간 나라가 ‘악당’ 소리를 듣는 것은 불명예스럽다”면서 “한국이 미세먼지, 대기 질과 관련해 OECD 국가 36개 회원국 가운데 35위, 36위에 들어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이미 G7(주요 7개국)에 해당한다. 이런 오명은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위원장은 “정부가 석탄 에너지 비중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2034년의 목표치가 1990년 당시 수치보다 10%포인트 이상 더 높다. 갈수록 잘해야 하는데 갈수록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캐치프레이즈를 내고 대통령 위원회가 생긴다. 무질서하게 산재해 있는 각종 위원회를 정비해 대통령 직속 환경 관련 위원회들을 통폐합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한 국가, 재난 ‘백신’ 될까

    강한 국가, 재난 ‘백신’ 될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투명해진 미래에 관해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금방 종식하고 모두가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허언부터 인류 종말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다만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하는 건 불가능하며, 인류는 이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른바 ‘뉴 노멀’ 시대를 맞았다는 점에서는 전문가들 견해가 거의 일치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 하나. “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온건 좌파를 공격하는 급진 좌파, 그래서 항상 논쟁을 부르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류블라냐대 교수가 ‘팬데믹 패닉’에서 꺼내 든 것은 ‘강력한 국가’와 ‘공산주의’다. 질병을 막기 위해 국가가 힘을 발휘하지만 완전한 공산주의는 아닌, 일종의 ‘변종 공산주의’다.저자는 “지금은 어느 정도 강력한 국가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가 “국가가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한 진보 학자들에게 비이성적이라는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예상보다 거세자 전세가 역전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보란 듯이 “위기 상황에서의 통제를 미셸 푸코가 이야기한 대로 ‘감시’와 ‘처벌’로 쉽게 환원해선 안 된다”고 반박한다.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내적인 한계와 자기 규제를 주장한 한병철의 저서 ‘피로사회’에 대해서는 사회문제를 내적인 문제로 속 편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지적한다. 불평등을 양산하는 계급차별 시스템이 그대로 존속하는 한 사회문제는 그저 자신과의 투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코로나19 때문에 경제가 죽어간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비판의 대상이다. 저자는 빈부 격차와 노동 착취로 연명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세계 경제를 이른바 ‘인간의 탈을 쓴 야만’으로 규정한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약자와 노인처럼 비경제 계층은 죽어도 된다는 논리, 그리고 이런 때에 바깥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은 희생해도 된다는 논리가 깔렸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대중적 무질서를 동반한 거친 생존주의의 폭력, 공포에 찬 린치 같은 ‘공공연한 야만’보다 경제적 야만의 형태가 더 두렵다고 말한다. 이런 경제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채 기회비용만 따져 한시적 위기를 넘기려는 조치들은 결국 우리 모두의 생명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에게 코로나 사태는 인류가 만들고 영위해 온 시스템의 자기모순이 확연하게 드러난 정치적 사건이다. 사회문제를 철학 이론으로 도출하는 데에 탁월한 그의 장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대안으로 꺼내 든 공산주의는 유토피아적인 공산주의가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실행하는 공산주의다. 예컨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철도의 일시적인 국유화를 주장했던 것처럼 재난에 맞서는 이른바 ‘재난 공산주의’인 셈이다. 그가 여태껏 주장해 온 대로, 사유의 중요성에 관한 강조도 잊지 않는다. ‘위기를 맞아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할 기회를 얻은 것은 코로나19가 준 선물’이라는 농담과 함께, 항상 깨어 있으라는 충고를 덧붙인다. 경제 우선을 외치는 야만, 좌파인 척만 하는 얼치기 좌파들에게 속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리라면서, 저자는 뉴 노멀의 시대를 맞은 우리의 자세를 칸트의 입을 빌려 이야기한다. “복종하되 사유하고, 생각의 자유를 지키라.”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안전하고 깔끔하게… 확 바뀐 영등포 전통시장

    안전하고 깔끔하게… 확 바뀐 영등포 전통시장

    서울 영등포구는 영등포전통시장 중앙 노점을 60여년 만에 일제 정비했다고 24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영등포전통시장 노점은 전통시장 개설 시기인 60여년 전부터 생겨나 시장의 전성기를 함께했다. 그러나 420여대에 이르는 과밀 매대 수와 무질서한 운영 등은 낙후된 시장 이미지를 강화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정비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 왔다. 구는 그간 채현일 영등포구청장과 함께하는 ‘타운홀 미팅’, 상생발전협의회 회의 등을 통해 영등포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심을 거듭했다. 노점 상인의 생존권을 지키면서 점포 상인과 상생하는 가운데 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노점 환경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구는 노점 상인과 상인회, 지역 주민과 꾸준히 대화한 결과 지난해 10월 시장 입구인 남문의 중앙 노점상을 시장 통로 가장자리로 이동시키고 개방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수개월간 협의해 지난 5월에는 시장 중앙 통로 약 110m에 이르는 2열 노점상들의 숫자와 규격을 질서 있게 정비해 1열로 축소 배치하는 성과를 이뤘다. 구 관계자는 “이를 통해 시장 내부의 보행 편의성이 높아지고 소방차 진입 등이 원활해져 안전성이 한층 강화됐다”면서 “시장 이미지 또한 개선되는 효과를 얻어 시장 방문객들로부터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다음달에는 기존의 오래된 노점 매대를 신규 디자인 매대로 교체할 계획이다. 구는 하반기에 시작되는 아케이드 조성사업 등 대대적인 시설 현대화와 함께 상인의식 개혁 등 경영 개선 노력에도 힘쓴다는 복안이다. 채 구청장은 “오랜 기간 대화와 소통으로 영등포전통시장이 상생할 방안을 이끌어 냈다”면서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3개월간 전통시장 주변도로 주차 가능해진다

    3개월간 전통시장 주변도로 주차 가능해진다

    오는 26일부터 약 3개월간 전국 490개 전통시장 주변도로에 주차가 허용된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6월26일~7월 12일) 등 정부의 소비촉진 운동을 지원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주차 허용기한은 추석명절 마지막 날인 10월 4일까지다. 서울 경동시장, 부산 서원시장, 대구 수성시장 등 전국 490개 전통시장 주변도로에서 최대 2시간까지 주차가 허용된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 교통여건, 자치단체 의견 등을 반영하여 실시 기간 및 구간 등은 조정될 수 있다. 주차허용 전통시장 현황은 행안부(www.mois.go.kr), 경찰청(www.police.go.kr), 각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한편 정부는 주차허용으로 인한 무질서·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경찰 순찰 인력을 강화하고, 지자체 주차요원을 현장에 배치하여 주차를 관리한다. 또한 허용구간 외 주·정차, 소화전으로부터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소 10m 이내, 횡단보도 등 불법 주정차에 대해서 단속을 강화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美 넘어 유럽까지 “인종차별 끝내자”… 역사속 인물들 ‘수난’

    美 넘어 유럽까지 “인종차별 끝내자”… 역사속 인물들 ‘수난’

    강물에 투척… 사후 300년 만에 인민재판 “오래전 없어졌어야” “무질서 대변” 논쟁 벨기에 레오폴드 2세 흉상엔 붉은 페인트 철거 청원 3만명… 콩고 지배 논란 재점화 美 곳곳 남부군 사령관 동상 등 없애기로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세계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되는 가운데 과거 흑인인권을 탄압했던 인물들의 상징물이 잇따라 수난을 당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들 상징물에 대한 철거 여론이 있었지만,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서구 열강의 부끄러운 식민역사를 지워버리자는 여론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런던과 맨체스터 등 영국 주요 도시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진 7일(현지시간) 브리스톨에서는 시위대가 17세기 악명 높은 노예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려 인근 에이본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다. 일부 성난 군중은 동상을 던지기 전 바닥에 내팽개친 뒤 짓밟고, 목 부분을 무릎으로 누른 채 올라타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노예무역회사 ‘로열 아프리칸 컴퍼니’를 운영한 콜스턴은 흑인 8만여명을 팔아 번 돈을 자선사업에 썼고, 이런 공로로 브리스톨은 그의 이름을 딴 도로와 학교, 극장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서양을 건너온 흑인시위로 여론이 환기되며 콜스턴은 사후 300년 만에 ‘인민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동상 철거를 둘러싸고 영국 내에서는 과거사 논란도 촉발되는 모습이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올루소가는 BBC에 콜스턴 동상 철거를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동상 철거에 비유하며 “오래전에 없어져야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지만,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은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질서를 대변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최근 시위가 “폭력에 전복됐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벨기에에서는 1800년대 후반 아프리카 콩고를 침략해 원주민 학살 등의 범죄를 저지른 레오폴드 2세 국왕의 동상이 최근 훼손됐다. 지난 2일 겐트의 레오폴드 2세 흉상에는 붉은 페인트가 칠해졌고, 얼굴에는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던 “숨 쉴 수 없다”고 쓴 천이 덮여 있었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를 상대로 저지른 악행 가운데 가장 악독했던 것으로 꼽히는 레오폴드 2세의 과오에 대해 벨기에 정부는 그동안 과거는 과거일 뿐 배상 등의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번진 인종차별 반대 여론에 참회와 사과를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리며 벨기에의 콩고 지배에 대한 비판이 수면으로 올라오고, 레오폴드 2세 관련 역사교과서 내용 수정 등 변화가 감지됐다. 수도 브뤼셀에 있는 레오폴드 2세 동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에도 3만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 격화 이후 미국에서는 관련 상징물 철거가 이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주도 리치먼드 시내에 우뚝 선 남부연합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의 동상을 없애기로 했다. 대학 학장을 지내기도 한 로버트 리는 위대한 명장이자 교육자로 평가되지만, 남북전쟁 때 노예제 찬성 편에 선 그의 생애는 늘 논란거리였다. 최근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그의 동상 앞에서 집중적으로 열리며 또다시 철거 여론의 표적이 됐다. 이에 민주당 소속 랠프 노섬 버지니아주지사는 직접 동상 철거 계획을 밝히며 성난 민심을 다독이기에 나섰다. 로버트 리의 후예인 작가 로버트 리 4세는 워싱턴포스트에 쓴 기고에서 “조상을 비판하고, 그의 동상 철거를 지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자문하며 밤잠을 설치곤 했다”면서 “이제 과거를 속죄하고 새로운 아침을 열어야 할 때”라고 썼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英 브리스틀 시장 “노예상 동상 우리 市 모욕, 상실감 안 느껴”

    英 브리스틀 시장 “노예상 동상 우리 市 모욕, 상실감 안 느껴”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영국 남서부 브리스틀 집회 도중 시위대가 17세기 노역무역상 동상을 바닥에 끌어내려 짓밟은 뒤 강물에 던져버렸는데 시장은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즉각 트위터에 시위가 “악행으로 전복됐다”고 개탄한 것과 완전 다른 반응이다.  흑인인 마빈 리스 브리스틀 시장은 지난 7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던 1만여명의 시위대 일부가 에드워드 콜스턴의 이름을 딴 콜스턴 가(街)로 몰려가 동상에 밧줄을 걸고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린 뒤 에이번 강물에 던져버린 사건에 대해 동상 자체가 모욕이었다며 그것이 사라졌다고 해서 상실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젠가 동상을 강에서 인양할 것이지만 동상이 서 있던 자리가 아니라 시 박물관에 보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리스 시장은 “난 노예무역상의 동상이 내가 태어나 자란 도시에 있는데 나와 나같은 사람에게 모욕적이지 않은 척할 수도, 할 생각도 없다. 이 동상이 도시 한복판에 있지 않길 원하는 브리스틀 사람들이 함께 뭉쳤고, 내 할 일은 단결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동상이 개인적 모욕이라고 느끼는 사람들끼리 진실을 함께 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BBC가 보도한 동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바닥에 내팽개쳐진 동상 위로 올라가 짓밟았고, 일부 시민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진압으로 숨졌을 때처럼 동상의 목 부분을 한쪽 무릎으로 누르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 동상을 끌고 브리스틀 시내를 돌아다니다 항구 쪽으로 가져가 에이본 강물에 던져 버렸다. 브리스틀은 과거 영국 노예무역의 중심지였으며, 콜스턴은 17세기 노예무역상이었다.  1895년 세워진 콜스턴의 동상은 그동안 브리스틀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에서 존치 여부를 두고 계속 논란이 됐다. 17세기 브리스틀의 ‘로열 아프리칸 컴퍼니’라는 무역회사의 임원이었던 콜스턴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흑인 남녀와 아동 등 총 8만여명을 노예로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콜스턴은 1721년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자선단체들에 기부했고, 브리스틀의 거리와 건물에는 그의 이름이 붙은 곳이 많다.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올루소가 교수는 BBC 인터뷰를 통해 브리스틀 시가 진작에 콜스턴의 동상을 치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상이라는 것은 ‘훌륭한 사람이고 위대한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데, 콜스턴은 노예무역상이었고 살인자였다”고 말했다.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은 동상을 끌어내린 것은 “완전 수치”라며 “무질서한 행동이며 사람들이 항의하던 대의로부터 주의를 딴 곳으로 흐트러뜨리는 일이다. 경찰이 뒤를 쫓는 것은 올바른 일이며 이렇게 무질서하게 법을 무시하는 행동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정의가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사건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가 리스 시장이 시위대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에이번과 서머싯 경찰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경찰은 17명 정도가 동상을 끌어내리는 과정에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섣불리 행동에 나섰다가 더 큰 반발을 사 시위 규모가 커질까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미 경찰 또 ‘목 누르기’…20대 흑인女 “짐승 취급 당하는 기분”

    미 경찰 또 ‘목 누르기’…20대 흑인女 “짐승 취급 당하는 기분”

    미국 시카고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한 항의 시위 현장 통제 과정에서 20대 흑인 여성에게 ‘목 누르기’ 가혹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카고 주민 미아 라이트(25)와 그의 가족은 4일(현지시간) 도심 서부의 브릭야드몰(Brickyard Mall)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가혹행위로 인한 피해 사실을 공개한 뒤 관할 사법당국에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지역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이트는 플로이드 사망과 관련한 항의 시위가 격화된 지난 31일 어머니·사촌 등 가족 3명과 함께 차를 타고 브릭야드몰의 할인매장을 찾았다. 당시 브릭야드몰 인근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평화 시위가 열렸고 동시에 폭동과 약탈 행위도 있었다. 라이트는 “쇼핑몰이 폐쇄 조처된 지 모르고 쇼핑을 위해 현장에 갔다”며 “경찰관들이 갑자기 우리 차를 둘러싸더니 곤봉으로 차창을 깨고 내 머리카락을 잡아 끌어내려 바닥에 패대기쳤다. 그리고는 무릎으로 목을 눌러 제압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플로이드처럼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짐승 취급 당하는 기분이었다. 바닥에 흩어진 깨진 유리 조각에 눈을 다쳐 결국 응급실 신세를 졌고, 불안과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당시 현장 동영상도 공개됐다. 목격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경찰 10여 명이 차를 둘러싸고 곤봉으로 차창을 깨며 라이트 일행을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 라이트는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었으며, 무질서한 행동 혐의로 체포됐다. 라이트의 변호인은 “현장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 라이트는 달아나려 하지도 않았다. 두려움과 혼란을 불러올 목적이 아니라면 왜 ‘목 누르기’라는 강압적 수단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검찰이 즉각 사건 조사에 착수하고, 라이트가 쓴 혐의를 벗겨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트 가족은 시카고 경찰을 상대로 인권 침해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라이트가 일행과 함께 평화를 깨고 폭력을 일으키려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라이트의 변호인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당시 라이트 일행은 차 안에 있는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민주주의는 나아가지 못했다

    민주주의는 나아가지 못했다

    톈안먼 탱크, 정치 민주주의 죽음 상징 ‘민주주의 첨병’ 美서 최루탄·블랙호크“1960년대나 일어날 법한 일이 벌어져” WP “트럼프, 美민주주의 한계로 몰아”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한창인 1989년 6월 4일 톈안먼광장 한가운데를 장악한 인민해방군 탱크는 정치 민주주의에 영원한 죽음을 안겼다.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은 올해 자유민주주의 첨병인 미국에선 인종차별에 항거해 수도 워싱턴DC에서부터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시위대가 주방위군의 장갑차와 마주했다. 최강 공산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싹을 틔우지 못한 지 한 세대가 흐른 뒤 자유수호의 대표주자 미국에서마저 공권력이 무고한 시민을 억압하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민주주의의 종말에 대한 경고음은 미국에서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더뉴요커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민주주의 역사상 어느 때보다 큰 위협을 보여 준다”고 했고,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미 민주주의를 한계로 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주의를 오래 떠받쳐 온 모든 지지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이틀 전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킨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앞 교회에서 유유히 성경책을 들어 올리는 장면은 ‘트럼프 시대’를 기억하게 해줄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자국민을 ‘테러리스트’로 부르고 장갑차와 전투용 헬기로 위협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폭동진압법(시위 진압을 위한 군 투입) 사용을 거두지 않으며 ‘독재적 행태’를 고수하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문제를 제쳐 두고 극좌는 무질서하고 자신의 지지자는 질서를 수호한다는 프레임을 짰다”며 “타협 없는 진영 싸움”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외연이 어느 정도 확장됐지만 트럼프의 미국이 흔들리면서 진보를 멈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0년 ‘아랍의 봄’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끌어내렸지만 민주화는 여전히 멀다. 홍콩은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다시 격랑 속으로 진입했고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은 중국은 당국의 강력한 통제로 침묵했다.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태에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이 발표한 ‘민주주의와 생명 수호 선언’에 이날 130개 시민단체가 서명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시위 장소에 군인이 등장한 건 1960년대나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며 “다만 중국과 다르게 갈등을 있는 그대로 내놓고 많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을 위한 민주주의적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국 폭동 시위에 극좌·극우 폭력 세력 개입했나

    미국 폭동 시위에 극좌·극우 폭력 세력 개입했나

    미국 전역을 휩쓰는 최근 시위와 관련해 사법 당국이 극좌와 극우 세력이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극좌와 안티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연방 정부와 지방 정부는 이런 외부 세력의 개입과 관련한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재산을 파괴하고 경찰을 공격하는 등의 폭동에 가담한 극단주의자 조직을 파악하고자 애쓰고 있다. 민주당 소속이 팀 왈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따른 항의시위를 폭력적으로 부추기는 외부 세력을 찾기 위해 체포자들의 자료와 인적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이드의 사망은 “우리 문제”라면서도 “외부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부 세력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관심 돌리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다른 정부 기관들은 CNN에 미니애폴리스와 다른 곳에서 합법적인 시위 아래에서 폭력과 재산을 파괴하는 조직화된 단체를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약탈자들이 조직화돼 있었으며 도시 외부에서 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는 체포된 57명 가운데 주민은 13명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미시간·조지아·뉴욕·미네소타 출신이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극단주의 프로그램 연구자 J.J.맥냅은 주말 시위 현장을 담은 사진들을 조사한 결과 군중 속에서 소총과 군사 장비로 무장한 ‘부걸루’ 회원을 발견했다고 밝힌 것으로 AP통신 등이 전했다. 부걸루는 느슨한 형태의 극우 극단주의 조직으로, 우파와 좌파 간 이념 대립으로 ‘2차 내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다. 맥냅은 “그들은 자신들의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 (시위에) 동참하길 원한다”며 “그들은 시위가 무질서를 유발하는 데 유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론대학 컴퓨터공학과 메건 스콰이어 교수도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시위 현장 주변에서 최소한 4명의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회원이 나오는 사진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견해에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안티파: 반파시스트 핸드북’의 저자인 럿거스대학 교수 마크 브레이는 1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안티파 그룹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원들은 자신의 정치적 활동을 숨긴다는 점, 첩자의 침투에 대한 우려와 고도의 헌신을 요구하는 점 때문에 소규모로 유지한다며 시위현장에서 공개적인 활동 모습이 포착됐다는 주장에 회의적이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체포된 59명 가운데 47명은 미네소타주 주민이었다. 백악관 주변에서 시위를 하다 체포된 17명 중 대다수도 워싱턴DC 주민이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경마감독위 신설 감독 강화…불법 경마 신고포상금도

    경마감독위 신설 감독 강화…불법 경마 신고포상금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자문기구로 경마감독위원회가 신설된다. 경마 감독에 대한 전문성 보완 차원으로 이를 통해 마사회와 경마 지도·감독에 대한 실효성이 높아지고 인허가의 투명성과 합리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법 경마 시스템을 만들거나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 신고포상금 제도가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한국마사회법 개정법률안’을 26일 개정·공포한다고 25일 밝혔다. 경마감독위에는 사행산업이나 말산업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해 경마장 설치 등 정부의 인허가 사항과 경마 시행 관련 주요 정책 결정 사항 등의 자문에 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개정법은 또 전국 30개소의 마사회 장외발매소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명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포함했다. 장외발매소 주변 지역은 교통혼잡, 무질서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청소년 학습권 등이 침해를 받는다는 우려와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농식품부 장관이 장외발매소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평가 결과 개선 조치가 필요할 경우 개선 명령을 할 근거를 마련해 장외발매소 설치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장외발매소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경주 취소 등의 사유로 무효로 된 마권에 대한 경마 고객의 구매급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기존 90일에서 1년으로 확대했다. 현행 마사회법에서는 경마 유사 행위, 불법 사설 경마, 경마 비위 행위에 대해서만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개정법은 불법 경마를 조장하는 불법 사설 경마 시스템 설계·제작·유통이나 불법 경마 홍보 행위도 그 대상에 포함했다. 농식품부는 개정 한국마사회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게 관계기관 등 의견수렴을 거쳐 한국마사회법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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