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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공직열전] (34) 보건복지부 (하) 주요 국장급 간부들

    [2013 공직열전] (34) 보건복지부 (하) 주요 국장급 간부들

    보건복지부는 새 장관 체제에서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하다. 진영 전 장관은 재임 기간 동안 이렇다 할 인사를 하지 않았다. 각 실장과 기획조정실 소속 국장급을 제외한다면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과 조남권 복지정책관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행시 31회 출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청와대 파견 중인 김원종 전 보건의료정책관도 여기에 해당한다. 권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과 복지 분야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독일 슈파이어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등 복지부에서 손꼽히는 복지정책 전문가다. 올해 5월까지 복지정책관으로 일하면서 이번 정부 기초생활보장 개편을 실질적으로 준비했다. 조 복지정책관은 기초생활보장과 의료급여제도 등 핵심 국정과제에 속해 있는 복지제도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보육정책관을 역임하면서 무상보육을 둘러싼 갈등을 극복하는 데 힘을 쏟았고, 특히 지난해에는 3~4세 무상보육 도입을 총괄했다.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4대 중증질환과 포괄수가제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각종 개혁과제를 책임지고 있다. 보건의료정책관 당시 리베이트 문제를 잘 해결한 것으로 평을 받고 있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며, 대변인을 두 차례 역임할 정도로 기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가장 돋보이는 이력을 갖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공사장에서 일하며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세무직 9급에 합격했지만 더 큰 꿈을 위해 이를 포기하고 대학을 마친 뒤 고시에 합격했다. 보건의료계와 가장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것으로 유명하다. 윤현덕 장애인정책국장은 여성가족부 기획예산담당관을 지냈고 복지부로 옮겨온 뒤에는 가족정책과장, 아동복지과장, 한의약정책과장, 노인정책관 등을 두루 거쳤다. 장애가 심하거나 나이가 많아 장애가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애인은 장애등급심사의 재판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장애등급판정기준 개정안’을 이끌어냈다. 국장급 가운데 최연소인 강도태 복지행정지원관은 복지전달체계 개선을 총괄하고 있다. 임채민 전 장관 시절 주요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사회정책선진화기획단을 이끌었다. 꼼꼼한 일처리가 특징이다. 양성일 연금정책국장은 연금정책과 사무관을 거쳐 연금정책과장까지 거쳤을 정도로 국민연금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의 정부안 수립에 큰 역할을 했다. 박인석 보건산업정책국장은 보건의료 업무를 주로 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국장으로 승진했다. 임종규 국장, 이동욱 국장과 함께 보건의료계 인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환자 유치와 병원 해외수출 등 보건산업 관련 현안을 이끌고 있다. 복지부에는 여성 인력이 많은 편이다. 본부 인원만 놓고 보면 45%가량이 여성이다. 최근 행시 52회부터 54회까지 연달아 여성이 절반을 차지했다. 지난해 행시 55회에서 11명 중 여성이 4명이었다는 게 오히려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보건직이 많은데다 일·가정 양립 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했고 개방적인 문화도 한몫했다. 국장 승진권에 있는 여성 과장들을 감안하면 2~3년 뒤에는 여성 국장들이 중요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유일한 여성 국장으로 여성 간부들의 대표주자인 곽숙영 한의약정책관은 존엄사 논쟁, 천연물신약 등 쟁점이 많은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연금정책을 담당하는 양성일 국장은 사무관 당시 복지부에 있던 행시 동기와 결혼했다. 부인은 결혼 뒤 환경부로 자리를 옮겼고 현재 주중대사관 참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대 일자리 8만개 줄 때 50대 일자리 20만개 늘어

    20대 일자리 8만개 줄 때 50대 일자리 20만개 늘어

    지난해 20대 청년층의 일자리는 전년 대비 8만개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대 일자리가 20만 4000개나 늘어나는 등 중·장년층 이상은 모든 연령대에서 일자리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이 한층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년 연장과 시간제 일자리의 대량 공급 등이 세대 간 고용 불균형을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임금근로일자리 행정통계’(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일자리는 1591만 3000개로 전년보다 2.6%(40만 8000개) 늘었다. 연령별로 20대(302만 5000개)만 전년보다 2.6%(8만개) 줄었고 그밖의 연령대에서는 모두 증가했다. 30대 0.4%(2만 1000개), 40대 3.0%(12만 3000개), 50대 7.9%(20만 4000개), 60세 이상 13.9%(12만 4000개)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율도 비례해 상승했다. 20대의 일자리 감소는 신규 고용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신규·대체 일자리’는 138만 2000개로 ‘지속 일자리’(164만 3000개)보다 26만개 이상 적었다. 직전 연도에는 신규·대체 일자리가 지속일자리보다 7만 4000개 더 많았다. 청년 일자리의 감소에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1차적으로 경기와 고용의 통상적인 상관관계를 들 수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젊은이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노년층 취업이 쉬운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등이 많이 양산되기 마련이다. 불투명한 미래 전망 때문에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은 신규채용을 줄이고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가기보다 대기업 등에 도전하기 위해 당장의 취업을 포기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빠르게 고령화하는 인구구조 때문에 자연스럽게 취업자의 연령대가 높아지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아직까지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청년 일자리를 잠식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앞으로는 세대 간 ‘일자리 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재호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6년 정년 60세 연장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사무직을 중심으로 기존 사원의 고령화가 일어나면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이런 현상이 심해질 것이며 이로 인해 청년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시간제 일자리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40대 여성들이 시장으로 나오면서 노년층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면서 “고용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결국 청년들도 시간제 일자리 시장에 뛰어들어 세대 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명동성당 폭발물 협박 소동… “사제단 시국선언에 화나서”

    명동성당 폭발물 협박 소동… “사제단 시국선언에 화나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 협박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군 당국이 수색에 나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협박범은 4시간 만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24일 오전 10시 30분쯤 유모(69·무직·충남 아산시)씨가 182 경찰민원콜센터로 전화해 “경남 진해의 특수폭발물 파괴 해군 예비역 출신”이라면서 “명동성당에 3㎏ 다이너마이트 2개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성당 측에 협박 사실을 알리고 군 폭발물 처리반과 함께 탐지견 등을 투입해 긴급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수색 결과 폭발물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오후 1시쯤 철수했다. 경찰은 유씨가 아산의 온양1동 옛 등기소 앞에서 공중전화를 건 사실을 파악한 뒤 추적해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아산역 앞에서 검거했다. 천주교 신자라고 밝힌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 미사에서 나온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 관련 발언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경찰는 “유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80여명은 이날 오후 명동성당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박근혜 대통령 사퇴 시국 미사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집회를 가졌다. 또 천주교 전주교구 홈페이지는 누리꾼의 글이 쏟아지면서 지난 23일부터 접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종교적 양심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종교인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심각한 문제” 등으로 시국 미사에 대한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남편이 인민대표인데…” 몰지각 ‘BMW 폭행녀’ 질타

    “남편이 인민대표인데…” 몰지각 ‘BMW 폭행녀’ 질타

    중국에서 고급 승용차를 운전하던 여성이 교통사고가 나자 안하무인격으로 상대방을 폭행하고 행인들을 모욕한 사건이 발생해 질타를 받고 있다. 중국인민망 등 현지매체들는 지난 19일 오후 5시30분쯤 중국 산시성 진청시의 한 도로에서 왕모(32·여)씨가 자신이 몰던 BMW 승용차와 접촉사고를 일으킨 생수 배달 전동자전거 운전자 리모(40·여)씨를 폭행했다고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씨는 사고 직후 시비를 가리지도 않고 욕설을 퍼부으며 리씨를 마구 때렸고 그녀가 바닥에 쓰러지자 무자비하게 발로 밟고 걷어찼다. 폭행을 당하던 리씨의 비명에 몰려든 사람들은 왕씨를 타일렀지만 왕씨는 “내 남편이 인민대표(국회의원)인데 내가 뭐가 무서워”라면서 “나는 돈이 있단 말이야, 너희는 왜 능력이 없어서 BMW를 몰지 못하냐”고 비아냥거렸다. 이 광경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한 네티즌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에서는 ‘BMW녀 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급속히 확산했다. CCTV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 언론 매체들이 이 사건을 보도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공안 당국은 왕씨를 폭력 혐의로 붙잡아 행정구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안 관계자는 “조사 결과 왕씨 본인은 무직이고 그녀의 남편은 공직자가 아닌 민영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확인됐다”면서 “왕씨 가족이 피해자 리씨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사과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농어촌까지 파고든 도박… 그 실태를 들여다보니

    농어촌까지 파고든 도박… 그 실태를 들여다보니

    요즘 농한기를 맞아 불법도박이 농어촌까지 파고들고 있다. 주부, 농어민, 자영업자 등 직업과 계층 구분 없이 도박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전문 도박단이 농어촌을 찾아 투견, 하우스 도박, 윷놀이, 화투 등 다양한 도박판을 열고 가을 수확을 끝낸 농어민들의 호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전문꾼들은 상대의 눈을 속이는 ‘사기 도박’을 연출하기 일쑤다. 이들은 보통 총책과 자금책,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전국을 무대로 옮겨 다니며 도박판을 벌인다. 조직폭력배가 낀 도박단도 잇따라 경찰에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농한기 도박사범 특별단속’을 펴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도박단이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데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선택해 판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맘때면 경찰과 도박단의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이 이어지기 일쑤다. 전남해남경찰서 수사팀은 지난 10일 오후 9시 30분쯤 영암군 삼호읍 동호리 개축사 인근 공터에서 벌어지고 있던 투견 도박장을 덮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박 참여자 등 59명을 검거하고, 투견용 도사견 22마리와 판돈 4100만원을 압수했다. 참여자들은 한 판에 한 사람당 10만~50만원씩 모두 2000만원을 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도박을 주도한 총책 등이 판돈의 20%를 떼고 나머지 80%는 싸움에 이긴 개에 돈을 건 사람들이 배팅액에 따라 나눈다. 이날 검거된 참여자들은 전남, 충청, 서울, 경기, 경남 등 전국에서 은밀한 조직을 통해 모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섭 수사과장은 “이들이 모두 도박 사실을 부인해 도박장 개장을 주도한 사람과 상습 도박자를 가려내려면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현재 휴대전화 추적 등을 통해 주범을 검거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지난 3월 나주시 문평읍 한 식당에서 판당 수십만원을 걸고 속칭 ‘도리짓고땡’ 도박을 주도한 김모(50)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가담자 이모(53)씨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문방(망보는 사람)·도박총책·부두목·자금조달·모집·수송 등으로 역할을 분담, 무전기를 이용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경찰의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대다수는 50∼60대 주부, 무직자 등으로 파악됐다. 시·군 단위 농어촌의 음식점이나 초상집, 콘도 등을 빌려 상습 도박판을 벌인 주부들도 적발됐다. 전북 임실경찰서는 지난달 15일 인적이 드문 야산에서 도박장을 열고 주부 등을 모집해 수천만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이모(45·여)씨 등 25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임실군 성수면의 한 야산에 천막을 쳐 도박장을 차리고 회당 70만∼400만원의 판돈을 걸었다. 주범들은 전주와 남원·충남·전남 등을 돌며 도박꾼을 모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무주경찰서도 지난 5월 전국에서 주부들을 모집해 도박장을 개설, 회당 200만~300만원을 걸고 속칭 ‘아도사끼’ 도박판을 벌인 오모(45)씨를 구속하고, 주부 한모(56)씨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제주지역은 요즘 경마가 열리는 토·일요일 경마장 주차장에는 농민들이 몰고 온 트럭 등이 대거 눈에 띈다. 감귤 수확 시기이지만 밭떼기 등으로 미리 감귤을 판 후 목돈을 쥔 농민들이 너도나도 경마 도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귀포 안덕면 박모(60)씨는 “처음에는 한두 번 재미 삼아 경마 도박을 하다가 한 해 수입을 다 날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전북 익산시내 한 불법도박장에서는 특수카메라와 화투를 사용해 상대방의 패를 읽어 사기도박을 벌인 황모(47)씨 등 일당 3명이 붙잡혔다. 주부 조모(40)씨와 박모(40)씨 등은 이들에게 하루 1000만원이 털리는 등 수천만원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전북 장수군 한 주택에서 판돈 512만원을 걸고 ‘훌라’ 도박을 한 지역 주민 6명이 붙잡혔다. 이처럼 각종 도박이 농어촌 구석구석까지 확산되면서 관련자가 폭력, 강절도 등 강력 범죄에 휘말리는 등 부작용이 그치지 않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한 야산의 투견장에서 자신들이 돈을 건 개가 지자 심판을 폭행하고 판돈 5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폭력 등)로 박모(41)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진주동방파 조직폭력배 박모(39)씨 등 10여명을 수배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최근 상인회 사무실에 도박판을 차리고 상대방 카드를 읽는 렌즈를 이용한 김모(62)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2010년 12월 경남 김해시의 한 중소기업 기숙사에서는 베트남인 30여명이 도박을 하다가 단속 나온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남모(37)씨 등 2명이 수심 2m 깊이의 하천에 빠져 익사하기도 했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지난 5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현금 20만원을 빼앗은 유모(33)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도박판에서 잃은 돈을 되찾기 위해 고금리 사채를 빌려 탕진한 뒤 가정이 파탄 난 경우도 흔하다. 충남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3억원의 빚을 진 채 이혼당했다. 김씨는 5~6년 전 지인의 권유로 시골마을 콘도에서 벌어진 도박판에 발을 담갔다. 김씨는 한순간 속칭 ‘섰다’ 도박을 통해 5000만원을 딴 게 화근이었다. 이후 하루 200만~300만원씩 잃으면서 가진 돈이 바닥나자 고리 사채를 빌렸다. 빚 독촉에 시달리면 지인 등에게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거듭했다. 그러다가 결국 남편 등 가족에게 들켜 최근 이혼까지 당했다. 김씨는 “처음엔 자녀들이 모두 성장해 심심풀이로 시작했으나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고 후회했다. 50대인 이모(전남)씨는 한때 잘나가던 공무원이었으나 지금은 택시운전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역시 10여년 전 성인오락실을 찾으면서 도박에 빠져들었다. 이후 경마, 카드놀이 등 각종 도박에 손을 댔고, 빚이 쌓여 가면서 직장마저 잃었다. 이씨는 “‘아버지를 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는 딸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 이후 광주의 한 ‘도박중독치유센터’에서 재정·법률상담을 받고 집단 치유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면서 도박의 덫에서 탈출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20대 주부, 생활비 벌겠다면서 음란물 유포

    부산 사하경찰서는 19일 웹하드 사이트에 음란물 수백편을 업로드해 돈을 챙긴 혐의로 주부 김모(2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파일 공유프로그램으로 아동·성인 음란물을 유포시킨 혐의로 강모(45·무직)씨 등 119명도 입건했다. 김씨는 9월부터 지난 3일까지 웹하드 사이트에 성인 동영상 256편을 올려 100만원 가량의 부당 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올린 음란물을 다른 사람이 다운로드를 받으면 100메가당 50포인트를 받았다. 이 웹하드 업체에서는 1만포인트당 7000원으로 환전해줬다. 조사결과 김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음란물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함께 입건된 강씨도 외국 파일공유 프로그램에서 아동음란물 660편(3테라바이트 상당)을 내려받아 소유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머지 118명도 강씨와 마찬가지 방법으로 음란물을 단순 소지·유포한 혐의다. 경찰은 음란물에 설정된 디지털지문을 추적해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배포는 물론 P2P프로그램에 접속해 있으면 파일 교환이 이뤄져 음란물을 컴퓨터에 보관하는 행위 자체도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소비자 리포트(KBS1 밤 7시 30분) 정규직에 주 5일 근무로 일만 잘하면 다달이 성과급까지 준다는 회사가 있다. 취업난을 겪는 수많은 구직자에게는 매력적인 조건일 수밖에 없다. 평범한 사무직을 꿈꾸며 기쁜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는 한 제보자. 그런데 이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조건이 있었다. 입사하려면 투자금을 500만원 이상 내야 한다는 것인데…. ■희망 기업 열전(KBS2 오후 5시 30분)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 있는 작은 도시 쿤산은 많은 외국 기업이 입지해 있어 중국에서 잘 사는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열린 기계전시회에 한국 기업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일림나노텍이 참가했다. 세계 공작기계의 50%를 생산하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이형석, 김광식 사원을 소개한다. ■웰컴 투 한국어학당-어서오세요(MBC 밤 10시) 태국 학생 8명의 한국어학당 합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합숙 후 치러진 첫 시험에서 ‘서경석 어학당’이 압승하며 ‘김정태 어학당’을 큰 점수 차로 따돌렸다. 이에 ‘김정태 어학당’은 남은 시험에서는 이기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며 늦은 밤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연 김정태 어학당은 높은 점수로 승리할 수 있을까. ■엄마없이 살아보기(EBS 밤 7시 30분)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억척 소녀 래은이와 남자 중의 남자 가온이, 부드러운 꽃미남 건희까지. 동갑내기 세 친구가 함께 떠난 여행지는 바로 수탉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먼저 반기는 전남 곡성의 한 시골 마을이다. 그런데 씩씩하기만 하던 세 친구는 커다란 닭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동시에 울상을 짓고 만다. ■말괄량이 길들이기(EBS 밤 11시 40분) 피사에 살던 청년 루첸티오가 하인 트라니오와 함께 파두아에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루첸티오의 아버지 빈첸티오가 대학에서 공부하도록 루첸티오를 파두아에 보내준 것이다. 루첸티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루첸티오는 파두아에 도착한 첫날, 아름다운 아가씨 비앙카를 보게 된다. ■좋지 아니한가(OBS 밤 11시 5분) 고개 숙인 아빠, 허리띠 졸라 맨 엄마, 전생에 왕이었다고 믿는 아들, 존재 자체가 미스터리한 딸 그리고 묻어가는 백수 이모까지. 한 집에 모여 살지만 공통점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공통분모 제로의 심씨네 가족. 그러던 어느 날, 무관심하고도 무책임한 이 가족에게 일생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다.
  • [‘시간제’ 新고용시대] 네덜란드 37%·英 24%… ‘파트타임 천국’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보편화됐다. 고용률이 70%를 웃도는 국가들의 지난해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스웨덴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5%)보다 높다. 이 근로 형태가 보편화된 선진국의 공통점은 다양한 직무의 시간제 일자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고위 사무직이나 전문직 분야에서도 시간제 일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인이 원해서 시간제를 택하는 근로자 비중도 높다. 13일 고용노동부와 OECD 등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고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기준 근로자의 37.2%가 시간제일 정도로 ‘파트타임의 천국’이다. 특히 비자발적으로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율은 9.1%에 불과하다. 근로 시간도 전일제(주 35시간 이상)와 시간제(주 24~35시간) 간 큰 차이가 없다. 둘 사이 임금 격차도 민간부문에서는 7%, 공공부문에서는 거의 나지 않는다. 이 나라는 청년실업률이 30%를 웃돌았던 1982년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끌어내면서 시간제 일자리 확산이 본격화됐다. 영국도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24.6%나 된다. 이 나라는 1980년대부터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20%대를 기록했다. 영국은 1989년에는 이미 고용률 70%대를 넘어섰다. 특히 영국은 2000년에 ‘시간제 근로자를 위한 규정’을 만들어 부당 차별을 방지하고 있으며 비례보호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독일도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률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2003년부터 ‘고용서비스 현대화를 위한 4단계 노동시장 개혁’을 실시해 당시 64.6% 수준이던 고용률을 지난해 76.7%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독일의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22.1%다. 독일은 주당 근로시간에 제한이 없는 월급 450유로 수준의 ‘미니잡’, 450~800유로 수준의 ‘미디잡’을 활성화시켜 특히 여성 취업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독일 정부는 더불어 미니잡, 미디잡에 대한 세금 혜택 정책 등을 병행했다. 이웃 일본은 특정 직업이 없이 단기 아르바이트로만 생활하는 사람을 뜻하는 ‘프리터’(free와 arbeiter의 합성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시간제 일자리가 익숙한 근로 형태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일반 정사원과 같은 대우를 받지만 특정 업무에만 채용되는 ‘한정 정사원’ 제도 도입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해 일본의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20.6%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시간제’ 新고용시대] 네덜란드 37%·英 24%… ‘파트타임 천국’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보편화됐다. 고용률이 70%를 웃도는 국가들의 지난해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스웨덴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5%)보다 높다. 이 근로 형태가 보편화된 선진국의 공통점은 다양한 직무의 시간제 일자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고위 사무직이나 전문직 분야에서도 시간제 일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본인이 원해서 시간제를 택하는 근로자 비중도 높다. 13일 고용노동부와 OECD 등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가장 높고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은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기준 근로자의 37.2%가 시간제일 정도로 ‘파트타임의 천국’이다. 특히 비자발적으로 시간제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율은 9.1%에 불과하다. 근로 시간도 전일제(주 35시간 이상)와 시간제(주 24~35시간) 간 큰 차이가 없다. 둘 사이 임금 격차도 민간부문에서는 7%, 공공부문에서는 거의 나지 않는다. 이 나라는 청년실업률이 30%를 웃돌았던 1982년 노·사·정이 대타협을 이끌어내면서 시간제 일자리 확산이 본격화됐다. 영국도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24.6%나 된다. 이 나라는 1980년대부터 시간제 일자리 비율이 20%대를 기록했다. 영국은 1989년에는 이미 고용률 70%대를 넘어섰다. 특히 영국은 2000년에 ‘시간제 근로자를 위한 규정’을 만들어 부당 차별을 방지하고 있으며 비례보호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독일도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률을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2003년부터 ‘고용서비스 현대화를 위한 4단계 노동시장 개혁’을 실시해 당시 64.6% 수준이던 고용률을 지난해 76.7%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독일의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22.1%다. 독일은 주당 근로시간에 제한이 없는 월급 450유로 수준의 ‘미니잡’, 450~800유로 수준의 ‘미디잡’을 활성화시켜 특히 여성 취업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독일 정부는 더불어 미니잡, 미디잡에 대한 세금 혜택 정책 등을 병행했다. 이웃 일본은 특정 직업이 없이 단기 아르바이트로만 생활하는 사람을 뜻하는 ‘프리터’(free와 arbeiter의 합성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시간제 일자리가 익숙한 근로 형태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일반 정사원과 같은 대우를 받지만 특정 업무에만 채용되는 ‘한정 정사원’ 제도 도입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해 일본의 시간제 일자리 비율은 20.6%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생각나눔] 연말 형식적인 직장인 검진

    [생각나눔] 연말 형식적인 직장인 검진

    중견기업 영업사원인 박모(31·서울 서초동)씨는 최근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혈액·소변 검사와 청력·시력 검사, 치아 검사 정도가 고작이었는데 이마저도 출장 나온 의료진이 성의 없이 진행했다. 검진을 모두 받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그는 “의사가 문진표(환자가 가족 병력과 평소 증상 등을 적은 기록지)도 제대로 보지 않고 ‘아픈 데 없죠, 운동하세요’라고 말한 뒤 빨리 나가라는 식이었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직장인 건강검진에 대한 피검자의 불만이 올해도 어김없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인과 가족(피부양자)의 검진비로 건강보험 재정에서 빠져나간 돈은 2010년 6012억원에서 지난해는 7003억원이었다. 수혜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검진으로 건보 재정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모든 직장인(올해 813만명)은 매년(사무직은 2년에 한 번)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검진 비용은 건보 재정에서 1인당 4만 1440원씩 지원되며 각 사업장이나 근로자는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의료기관에서 검진을 받으면 된다. 검진을 제때 받지 않으면 회사는 미검사자 1명당 5만원씩 과태료를 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직장인 건강검진 미시행으로 적발된 업체는 2011년 2308곳(과태료 14억 4000만원)에서 2012년 4082곳(17억 6700만원), 2013년(1~9월) 2386곳(6억 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검사받지 않은 근로자 비율은 전체 근로자의 16%였다. 직장인들은 우선 “검진 항목이 너무 제한돼 제대로 진단해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한다. 직장인의 검진 필수항목은 ▲키·몸무게 ▲시력·청력·혈압 ▲혈액 검사 ▲소변 검사 ▲흉부방사선(X선) 촬영 ▲구강검사 등이다. 40세 이상 근로자는 여기에 다섯 가지 암(위·유방·대장·간·자궁경부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본 검사가 추가된다. 병원들이 큰돈이 되지 않는 직장인 검진에 불성실하게 임해 불만스럽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의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건강한 사람도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터라 의사도 내심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부주의하게 진료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특히 대기업은 국가 지원금에 자가 비용을 더해 근로자 1인당 수십만원씩 건강 검진비를 지원하지만,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국가 건보지원금 내에서 ‘면피성’ 검진을 진행하는 일이 흔하다. 보건당국은 이런 불만에 대해 “제한된 재원으로 최대 효율을 내야 하다 보니 검사 항목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의료진의 무성의한 진료 태도 등에 대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지정 검진기관의 실태를 감독하고 있다”면서 “검진 수준이 떨어지는 의료기관은 지정 기관에서 퇴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올해 마지막 한국사능력시험 작년보다 쉬웠다

    올해 마지막 한국사능력시험 작년보다 쉬웠다

    일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한국사능력자격시험(이하 한국사능력시험) 응시가 필수가 됐다. 지난해부터 국가직 5급 행정직·외무직 공무원 시험 및 입법고등고시에 도전하는 수험생은 한국사능력시험 2급 이상(고급)을 받아야 한다. 법원행정고등고시 지원자도 올해부터 2급 이상 성적이 필요하다. 중등교원임용시험도 올해부터 3급 이상(중급) 시험에 합격해야 지원 가능하다. 앞으로 국가직 7, 9급 공무원 시험에서도 공통 필수과목인 한국사 과목이 한국사능력시험 성적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올 만큼 공시생들에게 한국사능력시험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한국사능력시험은 총 4번(제18~21회) 치러졌다. 이 중 마지막 시험인 제21회 한국사능력시험이 지난달 26일에 시행됐다. 출제된 고급 문제를 시대별로 구분한다면 조선시대 관련 문제가 13문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북국시대(통일 신라부터 발해 멸망까지의 시기)에서 8문제가 출제됐다. 일제강점기와 근대사에서는 각각 7문제가 나왔다. 중급 문제도 비슷했다. 고급 문제와 마찬가지로 조선시대 문제가 최다(14문제) 출제됐다. 일제강점기(8문제), 근대·남북국시대(각 7문제) 문제가 그 뒤를 이었다. 권용기 에듀윌 한국사 강사는 “고급과 중급 모두 전체 50문제 중 전근대 시기와 근대 이후 관련 문제가 각각 3대2의 비율을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실시한 세 차례 시험과 같은 출제 경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하지만 한국사능력시험이 여러 공무원 시험에 활용되는 만큼 지난해를 기점으로 고급, 중급을 통틀어 문제 난도가 낮아졌다는 것이 권 강사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고급 시험에서 문제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면서 “행정고시(국가직 5급 행정직 공무원 공채)와 외무고시가 2급 이상 합격자에 한해 응시 자격을 부여하다 보니, 자칫 오랫동안 공부한 수험생의 발목을 한국사능력시험이 잡는 것은 아닐까 하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권 강사는 올해 고급 문제에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 33번 문제를 꼽았다. 네덜란드 헤이그 특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의 가상 회고록을 지문으로 제시했는데, 이준 열사가 죽은 해(1907년)로부터 4년 뒤에 볼 수 없는 건축물을 파악하는 문제였다. 정답은 조선총독부(1번)였다. 총독부 건물은 1926년에 완공됐다. 건물 모양과 완공 연도를 정확하게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권 강사는 “이렇듯 고급 문제는 중급 문제와 달리 연도를 정확하게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제법 많다”면서 연도 학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급에서는 39번 문제를 꼽았다. 청일전쟁, 갑오개혁이 있었던 1894년에 동학농민운동의 전개 과정을 묻는 문제였다. 동학농민운동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험생은 문제에 주어진 두 사람의 대화에서 특정 시대를 유추해야 했다. 권 강사는 “중급 문제는 함정이 없기 때문에 기본 개념에 충실하면 거의 정답을 맞힐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국정원, 댓글女 변호사비 대납 후 직원 모금으로 뒤늦게 채워 넣어

    국가정보원이 대선 개입 의혹 댓글 사건의 핵심인물인 여직원 김모씨의 변호사 비용을 예산으로 일단 대납한 뒤 직원들이 자체 모금 운동을 벌여 이 비용을 뒤늦게 충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과정을 놓고 야당에서는 댓글사건을 ‘개인적 일탈행위’로 규정했던 국정원이 변호사 비용을 먼저 내준 것은 ‘조직적 행위’였음을 방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정원 관계자는 6일 “당시 여직원 김씨가 변호사를 선임할 때 경황도 없고 돈도 없어서 일단 우리 예산으로 변호사 비용을 댄 것”이라면서 “나중에 우리끼리 모금해 그 돈을 모두 갚았기 때문에 결국 국정원 예산은 한 푼도 안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에게 들어간 변호사 비용은 모두 3300만원이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말 김씨가 변호사를 선임할 때 위장명칭인 ‘7452부대’라는 명의로 착수금을 입금했다. 이어 지난 2월 중순 나머지 비용도 대납했다. 이후 국정원 내부에서는 검찰에 기소된 김씨와 이종명 전 3차장에 대해 모금 운동이 벌어졌고, 국정원장을 비롯해 간부들과 실무직원들이 활동비 성격의 ‘월초비’에서 각자 얼마씩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남 원장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감에서 김씨를 비롯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사이버 댓글 활동과 관련해 “대북심리전은 기본 임무이지만 지침이 없어 (선거 기간) 일탈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정원이 김씨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돌리려 했던 것이 몽땅 거짓이라는 점이 백일하에 탄로났다”면서 “국정원은 김씨의 변호사 비용 대납의 자초지종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50대 딸 집에 불지른 80대 노인의 눈물

    50대 딸 집에 불지른 80대 노인의 눈물

    ”딸에게 매달 용돈 10만원씩을 받았는데 두달 동안 돈을 주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홧김에 불을 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 1일 전남 여수경찰서. 자신의 딸 집에 불을 내 경찰에 체포된 A(83)씨는 경찰 앞에서 묵묵히 고개를 떨궜다. 고령의 A씨가 피붙이인 자신의 딸 집에 불을 낸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딸 B(53)씨가 매달 주던 용돈을 두달 동안 주지 않았다는 것. 용돈 액수는 한달에 10만원씩, A씨는 불과 20만원에 딸 집에 불을 질렀다. 딸이 살던 80㎡(약 24평) 크기의 주택이 모두 불에 타 소방서 추산 6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인근 주택 2채도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 A씨는 “딸에게 ‘왜 돈을 주지 않느냐’고 따지려고 전화를 걸었지만 딸이 전화를 받지 않아 홧김에 집에 불을 질렀다”고 토로했다. A씨의 딸은 경찰 조사에서 “2년 전 집을 사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도 생활이 넉넉지 못해 아버지 용돈을 챙기지 못했다”고 말하곤 울먹였다. B씨는 식당 일을 하느라 바쁜 상황이어서 아버지의 전화를 제대로 못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는 딸 외에도 아들이 두명이 여수에 살고 있었고 아들들에게도 일정액의 용돈을 받고 있을 것”이라면서 “현주건조물방화죄에 해당하고 피해규모가 큰 만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5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A씨는 이날 여수지검에 송치됐다. A씨와 같이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방화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장기적인 불황으로 경제적 이유가 주를 이뤘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5년 동안 총 8789건의 방화범죄가 발생했다. 방화범 연령별로는 40대가 2322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50대로 1388명이었다. 또 남성이 6152명으로 87.9%를 차지했다. 방화범의 절대 다수가 40대 이상 중·장년층 가장이라는 의미다. 직업별로는 무직자가 2519명(36%)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학생 793명(11.3%), 일용직노동자 785명(11.2%) 등의 순이었다. 사실상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 방화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범행동기도 전체의 41.5%에 해당하는 2907명이 경찰조사 과정에 우발적으로 방화를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난 8월에는 노모 부양 문제로 동생과 다투다 건물에 불을 지른 60대 방화범이 부산에서 검거됐다. B(66)씨는 부산진구 자신의 건물에서 친동생과 다투다가 1층 빈방에 희발유 2ℓ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홧김에 방화를 저지른 이유는 다름 아닌 90세 노모를 부양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2월에는 대구에서 4개월간 월세를 내지 못해 주인의 독촉을 받은 50대 남성이 자신의 방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가 경찰에 붙잡혀 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홧김에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방화범이 돼 옥살이를 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경기 불황과 가정 경제 위축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은 만큼 구조적인 방화 예방 대책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활한 ‘신의 직장’… 대졸 초임 4년간 20% 급증

    부활한 ‘신의 직장’… 대졸 초임 4년간 20% 급증

    지난 4년간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이 20.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6개였던 초임 3500만원 이상 공공기관이 올해는 44개로 늘었다. 정부는 2009년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을 대폭 삭감했지만 지금은 삭감 전인 2008년보다도 6.9%나 증가한 상태다. ‘신의 직장’이 부활한 셈이다. 3일 공공기관 알리오(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8년부터 6년간 대졸 사무직 초임을 공개한 252개 기관의 올해 대졸 초임은 3026만 9000원(예산 기준)이었다. 4년 전인 2009년(2522만 6000원)보다 20.0%(504만 3000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기업의 인상률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 연봉은 2009년 2981만원에서 올해 3352만원으로 12.4%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는 2009년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늘리고 방만한 경영을 억제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대졸 초임을 15%씩 삭감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2008년 2832만 2000원이었던 평균 임금은 2010년까지 11.4%가 줄었다. 하지만 이후 급속도로 증가해 올해는 2009년의 초임을 20%나 웃돌게 된 것이다. 초임이 3500만원 이상인 공공기관은 2008년 28곳에서 2009년 6곳, 2010년 1곳으로 줄었지만 올해 44곳으로 급증했다. 3000만원 이상 3500만원 미만인 기관은 2008년 66곳에서 2009년 21곳, 2010년 16곳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77개로 늘었다. 초임이 가장 많은 곳은 건설근로자공제회로 4540만 4000원이었다. 이어 한국세라믹기술원(4506만 1000원), 한국마사회(4407만 6000원), 한국정책금융공사(4310만 3000원), 예금보험공사(4277만 8000원) 순이었다. 2009년과 비교해 초임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법제연구원으로 73.0%였다. 한국세라믹기술원(66.1%), 한국마사회(60.3%), 한국교육개발원(59.8%), 한국개발연구원(59.1%)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몰매에도 꼼짝않는 ‘공기업 방만경영’

    몰매에도 꼼짝않는 ‘공기업 방만경영’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 각종 형태의 공공기관 가운데 지난 4년간 대졸 초임이 가장 많이 오르고 초임 수준도 가장 높은 곳은 공기업들이다. 공기업들은 고용 승계나 학자금 무한 지원 등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몰매를 맞았다. 정부도 인건비나 복리후생비를 방만하게 지출하는 곳에 대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관리 강화가 아니라 심도 있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3일 공공기관 알리오(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공기업의 대졸 사무직 평균 초임은 2009년 2588만 7000원에서 올해 3144만 1000원으로 21.5% 증가했다.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의 올해 초임은 4년 전보다 각각 19.5%와 20.1% 증가한 3043만 8000원과 2961만 1000원이었다. 올해 대졸 초임이 3000만원을 넘는 공기업의 전체 비중은 58.5%로 준정부기관(44.6%), 기타공공기관(44.9%)을 앞섰다. 공기업들이 높은 부채 비율 등 악화되는 경영지표에도 불구하고 직원에 대한 임금과 각종 혜택을 늘리고 있다. 이는 나중에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수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공기업의 각종 방만경영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한국철도공사 등 5곳은 직원 가족에게 채용 혜택을 줘 총 22명을 선발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3년간 직원 복지에 성과급을 포함해 1조 895억원을 지급했고 직원 자녀들에게 한도 없이 장학금을 펑펑 써댔다. 한국거래소는 연봉 1억 3000만원이 넘는 부부장급 이상 직원 117명 중 중간관리자나 일반 직원도 할 수 있는 일반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5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는 부채에 대한 이자가 하루 32억원에 이르지만 4년간 직원 성과급으로 2389억원을 지급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4년간 부채가 3조원에서 14조원으로 늘었지만 기관장 연봉은 2억 6000만원으로 42%나 인상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전력은 중간관리자급도 해외출장 때 항공기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정부의 예산편성 지침 위반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로 공기업에 대한 과도한 보수가 비판을 받는 만큼 향후 예산편성 및 인사 운영 지침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공기업의 막대한 부채가 4대강 사업 및 보금자리 주택 사업 등 정치적 결정에 따라 생긴 것임을 감안할 때 공기업을 경영 차원에서 독립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포스코가 성공한 것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공무원들이 손을 못 대게 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기업 스스로 시대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개척해야 한다”면서 “외환위기 때 국가 부실자산을 처분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역할이 사라지자 가계 부실과 신용불량자 관리로 설립 목적을 바꾼 것이 좋은 예”라고 전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문제는 곧 정부의 문제인데 모든 부실이 마치 공기업만의 책임인 것처럼 미루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지 못하도록 공공기관마다 정부 관할 부처를 명확히 하고 경영평가도 부처별로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단독] 좋은 일자리 사라진다

    [단독] 좋은 일자리 사라진다

    올 상반기에 경비원과 청소원이 거의 100만명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원은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반해 관리직은 40만명 선으로 1년 새 7만명 이상 줄었다. 단순 노무직 일자리는 늘어나는 반면 높은 급여나 지위가 보장되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를 임기 내 목표로 정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은 이와 반대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31일 통계청의 올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단순 노무직은 331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5.5% 증가하며 전체 취업자(2510만 3000명)의 13.2%를 차지했다. 단순 노무직은 전체 규모와 비중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단순 노무직 중 청소 및 경비 관련직이 98만 9000명으로 가장 높은 29.9%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또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가사·음식 및 판매 관련 노무직도 75만 3000명으로 2008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3.0%), 서비스 종사자(2.4%), 판매종사자(-1.0%),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2.8%) 등은 상반기 전체 취업자 평균 증가율(3.5%)을 밑돌았다. 특히 관리직(고위직 공무원·기업 임원 등)은 40만 7000명으로 지난해 1분기 48만 2000명에 비해 15.6%(7만 5000명)나 감소했다. 성별로 볼 때 관리직의 88.9%(36만 2000명)가 남성이었고 여성은 11.1%(4만 5000명)에 불과했다. 공공부문 및 기업 고위직의 경우 전체 1만 6000명 중 남성 비율은 87.5%(1만 4000명)였다. 단순 노무직의 53.2%(176만 4000명)가 여성으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으로 종사하는 여성은 50만 3000명으로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었다. 가사 및 육아 도우미는 26만 8000명 중 여성이 26만 4000명으로 비율이 98.5%에 달했다. 윤윤규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숙련 직종과 고숙련 직종은 늘어나는데 중간 직종이 사라지는 ‘일자리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전산의 발달로 은행 창구 업무의 중요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기술의 발달에 따라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13년째 전 세계 누비는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김문이 만난사람]13년째 전 세계 누비는 자전거 여행가 차백성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 인물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술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가 남긴 쪽지에는 오늘날의 낙하산, 비행기, 전차, 잠수함과 비슷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또 그의 아이디어 작품집에는 나무 자전거 형태를 구상한 실제 스케치와 설계도가 남아 있었다. 자전거의 역사를 얘기할 때 보통 200년이라고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보다 훨씬 더 일찍 자전거를 생각했던 것이다. 영국의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불후의 저서 ‘역사의 연구’를 쓰기 위해 로마 유적을 찾아 이탈리아 전역을 자전거로 답사했다. ‘역사의 연구’는 구상에서 전 12권 완결까지 40년, 집필에만 27년(1934~1961년)이 걸렸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자전거는 인간에게 어떤 ‘사유’와 ‘내면의 철학’을 끄집어내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봄과 가을은 자전거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들로, 강변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나름대로 치유와 건강, 낭만과 인고의 즐거움,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서 자전거를 탄다고 말한다. 요즘에는 자전거 전용열차가 생겨날 정도로 자전거 마니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차백성(63)씨는 13년째 자전거를 타고 세계 각국을 누비는 특별한 자전거 여행가다. 북미대륙과 하와이 7000㎞ 종주, 일본 규슈에서 홋카이도까지 5000㎞ 종주, 뉴질랜드와 중국 등 자전거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10만㎞를 넘게 달렸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 평원을 달린 그리스 병사의 심정으로 터키에서 알프스를 넘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토고와 시합을 하루 앞둔 프랑크푸르트 월드컵 경기장까지 2006㎞를 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그동안 ‘아메리카 로드’ ‘재팬 로드’ 등 두 권의 여행기를 써서 자전거 여행 작가로, 문화체육관광부 자전거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또 있다. 대기업 건설회사 공채 1기로 출발해 연봉 1억원의 임원 자리에 올랐을 때였다. 어릴 적 생각했던 자전거 여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두 바퀴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년 봄에는 세 번째 여행기 ‘유럽 로드’가 완성되는 대로 러시아로 향한 페달을 힘껏 밟을 예정이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방화대교 남단의 넓은 주차장에서 차씨를 만났다.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최근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제주와 서해안, 아라뱃길에서 탄금대 등을 다녀왔다”면서 아울러 여행기를 쓰느라 바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과 2012년 서유럽에서 동유럽까지 다녀온 얘기를 이번에 책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연 몇 개의 나라를 자전거로 여행했을까. 아프리카만 빼고 세계를 다 다녀온 셈이라며 웃는다. 만난 장소가 야외여서 그런지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억새를 배경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자 자전거 세계여행의 지존다운 철학이 줄줄이 나온다. “자전거는 인간적인 도구입니다. 교통, 환경, 에너지, 건강, 여행 등 다섯 가지를 일거에 해결하지요. 자전거는 2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파워는 두 다리에서 나오고 100% 운동에너지로 바뀌지요. 자전거는 영원한 아날로그입니다. 과학이 발전하고 로켓을 만들어 하늘로 쏘아 올리지만 자전거는 변치 않는 영원한 인간적 도구로 남을 것입니다.” 자전거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훌륭한 도구라고 거듭 역설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밀레니엄을 맞아 영국 BBC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7세기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은 자동차, 비행기, TV, 컴퓨터도 아닌 자전거였다. 또한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물건으로 자전거를 첫째로 꼽았다. 차씨는 그 이유 중 하나로 자전거는 사람의 힘으로 체인을 돌려야 바퀴가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전거와 혼연일체가 돼 국내의 산, 해변, 섬, 고개, 평야, 강변 등을 두루 다녔다. 그러다가 해외로 서둘러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토인비의 이탈리아 자전거 여행에서 힌트를 얻게 되면서였다. “카잔차키스는 조르바를 통해 ‘본능과 질서에 채워진 족쇄를 풀고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두려워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확인하기 위해 그가 잠든 지중해 크레타 섬을 자전거로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의 묘비명 역시 저에게 이렇게 속삭이더군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인이므로.’ 저의 여행은 바로 그런 자유를 향유하려는 몸짓이라고 생각하지요.” 그가 다음 여행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도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안톤 체호프 등의 문학 유적지를 만나기 위해서라고 했다. 안톤 체호프의 경우 세상을 떠난 부친이 한국외국어대 교수였을 당시 전공했던 각별한 인연도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첫 여행지를 미국의 서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넓은 땅에서 좋아하는 바다를 원 없이 바라보며 마음껏 달리고 싶었고 또 오랜 풍상의 회사생활에 시달린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인내의 한계를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일본 종주를 할 때에는 “예절과 친절 뒤에 감춰진 일본의 진짜 얼굴을 보고 싶어 행장을 꾸렸고 달리는 동안 일본만의 독특한 역사와 전통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이어 다뉴브강 등 유럽의 여러 강변에서 페달을 밟았지만 우리나라 한강의 자전거 환경보다는 훨씬 못하다면서 자전거 여행의 장점을 강조한다. “과거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을 우습게 보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천만의 말씀입니다. 자전거로 세계 여행을 하는 시대입니다. 자동차를 타게 되면 주마간산식으로 바깥을 보게 되고 그렇다고 걸어가기엔 너무 늦거든요. 특히 자전거로 여행하면 체력까지 늘잖아요.” 그는 초등학교 때 자전거를 배워 밤낮으로 동네를 휘젓고 다녀 ‘자전거 꼬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학시절에는 김찬삼씨의 세계여행기에 푹 빠진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세계여행의 꿈을 키웠다. 어느 날 자전거 한 대가 생기자 보란 듯이 자전거로 통학을 했다. 당시만 해도 자전거가 귀할 때였다. 틈만 나면 서울시내를 쏘다녔고 고교시절 여름방학 때는 서울에서 대구(태어난 곳)까지 첫 장거리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도 했다. 강원 춘천에서 장교로 군복무하던 때에도 첫 월급으로 자전거를 구입해 주말이면 강촌, 가평, 심지어는 화천까지 내달렸다. 1976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후 아프리카 파견 근무 시절에도 자전거를 탔다. 그만큼 자전거는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그는 50살이 되던 해에 다들 부러워하는 대우건설 상무직을 그만두고 마침내 오랜 꿈이었던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떠나게 된다. “인생 2모작을 자전거로 했지요. 또 자전거로 여행을 통한 열정과 꿈을 몸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 나이에도 얼마든지 모험을 할 수 있고 후배와 다음 세대들에도 도전과 꿈을 심어주자고 다짐했지요. 지금도 자전거에 여장을 꾸리노라면 마치 무병(巫病)을 앓는 것처럼 가슴이 뛰고 신열이 생겨납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선진국일수록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왕실 가족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다닐 정도라고 했다. 그는 자전거를 타면서 몇 가지 몸의 변화를 경험했다. B형간염이 있었는데 저절로 항체가 생겼고 근육과 폐활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그 나이에 있을 법한 혈압, 당뇨 또한 없이 여전히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체력 나이는 10년 정도 젊어졌다면서 “자전거는 자기 몸의 연장이다”라고 강조한다.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는 “역사나 테마여행을 하면 좋다”고 권한다. 자전거여행을 위한 간단한 팁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전거여행은 캠핑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헬멧, 패니어, 배낭, 자물쇠, 속도계, 물받이, 장갑, 램프류, 자전거 가방, 선글라스, 수리 공구 등은 기본입니다. 국내에서 가볼 만한 곳은 속초에서 7번국도를 따라 경주까지 이르는 코스, 전북 부안에서 출발해 변산반도를 돌아 순창, 남원, 구례 화엄사에 이르는 코스, 비행기로 제주공항에 내려 해안도로를 일주하는 코스 등이 좋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도전과 꿈을 물었더니 “러시아를 다녀온 뒤 아프리카를 종주하는 것이며 ‘세계 로드’의 책을 다섯 권 내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차백성은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54년 한국외국어대 개교 당시 부친이 러시아과 교수로 임명되면서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했다. 인하공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1976년 대우건설 공채 1기로 입사했다. 24년 동안 근무하면서 10년을 수단, 나이지리아 등에서 보냈다. 2000년 12월 상무이사를 끝으로 회사를 그만둔 뒤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뉴질랜드, 유럽 등을 자전거로 여행했다. 자전거 전문지 ‘자전거 생활’에서 5년 동안 여행기를 연재했으며 국내외 각종 언론매체에 여행담을 발표했다. 또 2008년 북미대륙과 하와이 여행기를 담은 책 ‘아메리카 로드’를 펴냈다. 2010년에는 80일간 일본열도를 종주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팬 로드’를 펴냈다. 현재는 유럽 여행기를 쓰고 있으며 내년 봄에는 러시아를 다녀온 뒤 카이로의 피라미드에서 케이프타운의 희망봉까지 종단할 예정이다. 한국아프리카협회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 [창의인재경영] 현대모비스, 우수직원 MBA 과정 이수시켜 ‘톱 탤런트’로

    [창의인재경영] 현대모비스, 우수직원 MBA 과정 이수시켜 ‘톱 탤런트’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지난해 ‘현대모비스 경영아카데미’(HMBA)를 출범시켰다. HMBA는 성과 지향, 현장 지향, 자기주도적 학습을 근간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인재개발 운영 체계 및 역량 강화를 골자로 한다. 직무의 전문성을 강화해 2015년까지 본사는 물론 해외법인의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체 기술·사무직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200명의 해외 주재원 인력 풀을 확보하고 거점별 현지 지역 전문가도 육성하고 있다. 특히 유능한 직원을 조기에 선발해 업무 및 외국어 능력 향상과 더불어 MBA 과정을 이수케 함으로써 핵심 인력으로 키워내는 ‘톱 탤런트(Top Talent) 육성’ 프로그램도 실시 중이다. 임원, 팀장, 팀원 등의 직책별 리더십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팀원 간 또는 팀 간 소통을 강화해 조직 전체의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는 ‘현대모비스 오픈하우스’를 진행해 다양한 인재 선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절 스펙을 배제한 채 지원자가 수행한 5분간의 열정적인 자기 PR을 기반으로 미래 사원을 뽑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아동음란물 판매한 ‘김민정’씨, 잡고 보니 고1 남학생

    아동음란물 판매한 ‘김민정’씨, 잡고 보니 고1 남학생

    경찰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아동음란물 판매범을 잡고 보니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충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3월 인터넷 음란물 근절을 위한 전담 수사팀을 발족한 이후 음란물 유포자 18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입건된 음란물 유포자 중에는 고교 1학년 남학생 A(15)군도 포함돼 있었다. 조사 결과 경기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스마트폰 모바일 메신저에 ‘김민정’이라는 가명을 사용해 남성들에게 사이버머니를 받고 음란물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의 휴대전화에는 380여편에 달하는 음란물이 저장돼 있었고 이 중 70여편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었다. 경찰은 A군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A군으로부터 음란물을 구입한 77명 중 미성년자를 제외한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수사대가 적발한 음란물 유포자 중 10대 청소년 93명은 입건하지 않고 선도 조치했다. 검거된 음란물 사범의 직업별로는 대학생이 71명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원(28명), 무직(27명),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14명)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와 30대가 각각 39명과 23명이었다. 그러나 선도 조치된 초·중·고교생 93명을 포함하면 10대가 132명으로 음란물 유통 사범 2명 가운데 1명은 청소년인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과거에는 주로 웹하드나 성인 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됐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이나 SNS 등을 통해 청소년이 스스로 촬영한 이른바 ‘몸사’ 동영상이 유포되는 등 질적·양적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판매자 및 구매자의 연령대가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체납! 우리가 지워야 할 두 글자… 떴다! 세외수입 걷는 ‘독수리 5남매’

    체납! 우리가 지워야 할 두 글자… 떴다! 세외수입 걷는 ‘독수리 5남매’

    “어려운 구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죠. 징수된 체납금은 결국 주민 복지를 위해 쓰이니까요.” 성북구가 세외수입 체납금 징수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반을 꾸렸다고 24일 밝혔다. 세외수입은 지방세 부과를 통한 세금 수입을 뺀 과태료, 임대료, 사용료, 이자 수입 등을 말한다. 지금까지 세외수입 체납금은 교통지도과, 교통행정과, 건축과 등 세외수입 발생 26개 일반 부서에서 각자 업무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관리해 왔다. 이젠 부과 첫해를 제외한 지나간 연도의 체납액에 대해서는 전담부서인 세무2과에서 통합 관리한다. 일반 부서에서는 체납액 징수가 부가 업무라 지나간 연도에 대해서는 납부 독촉이나 징수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려됐다. 구는 세무직 직원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징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상규 세무2과장의 지휘를 받는 ‘과년도 세외수입 체납징수 전담반’은 세외수입 팀장 등 베테랑 4명으로 짰다. 최근 4년간 세외수입 체납액이 78억원이나 급증한 점도 전담반을 만들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체납은 6만 5330건 358억 900만원이다. 특히 주정차 위반, 검사 미필, 보험 미필 등으로 인한 자동차 관련 과태료 체납이 4만여건, 120억원으로 가장 많다. 전담반은 이 가운데 최근 3~4년에 대한 부분만 추려 고지서 1만 2000여건을 발송했다. 전담반은 향후 체납자의 부동산 및 금융 재산 등을 추적해 납부 가능자에 대한 징수 활동을 꾸준히 강화하는 한편, 실제 재산이 없어서 납부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되는 경우 과감하게 결손 처리할 방침이다. 구가 이렇듯 강공에 나선 것은 건전 재정 확보를 위한 자구 노력이 세입 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 구의 세입 예산 1156억 9400만원 가운데 세외수입은 45%인 516억 3700만원이다. 구는 올해 4분기 동안 4억원을 더 징수해 과년도 세외수입 체납 징수액을 25억 3000만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목표액을 10억여원씩 높여 해마다 30억~40억원을 징수하는 등 안정적 세입을 뒷받침할 참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세외수입 관련 일반 부서의 업무량 감축으로 세외수입 부과 업무를 원활하게 할 것”이라며 “또 여러 부서에 얽힌 체납자의 경우 원스톱 처리가 가능해져 민원 편의는 물론, 안정적 세입 확보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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