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지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4선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로버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474
  • [동신대와 함께하는 우먼파워] ▒ 이광은 ㈜아로마라이프 대표

    [동신대와 함께하는 우먼파워] ▒ 이광은 ㈜아로마라이프 대표

    “지역사회의 여성리더들이 만나 소통하는 자리입니다. 서로에게 유익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회사의 미래를 구상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국가와 민족이 함께 사는 길이 무엇인지 늘 생각합니다.” 이광은 ㈜아로마라이프 대표가 동신대학교 제1기 여성 리더십 최고위과정인 원우회 회장직을 맡은 소감이다. 명쾌하고 야무지다. 동신대 최고위과정은 여성 CEO경영자와 리더들에게 경제, 사회, 문화 등 국내 최고 강사진의 강의를 통해 급변하는 시대에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지식과 혜안을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신문은 동신대 제1기 리더십 최고위과정 원우회를 소개하려고 13일 이광은 대표를 만났다. ― 원우회장이 된 소감 한마디 부탁합니다. “동신대 여성 리더십 최고위과정의 새장을 열었습니다. ‘퍼스트 펭귄’처럼 새로운 도전에 용감히 뛰어드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퍼스트 펭귄은 먼저 물속으로 뛰어들어 나머지 무리에게 안전을 알리는 펭귄입니다. 원우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길을 개척하며 더 큰 가능성을 찾아 바다로 나아가는 용기 있는 선구자입니다. 앞으로 원우들과 자유롭게 만나 지식을 주고받는 유익한 자리를 자주 만들려고 합니다. 또 이 지역과 대한민국의 경제와 문화, 사회를 동반성장시키는 ‘퍼스트 펭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퍼스트 펭귄’ 리더십,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가부장적인 남성 중심 사회에서 유리천장을 깨뜨리며 리더로 성장한 여성들이야말로 퍼스트 펭귄 같은 존재입니다. 퍼스트 펭귄의 선택은 무모한 도전이 아닙니다. 위험을 감지하는 본능, 경험, 주변 환경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력, 주도적인 삶의 자세, 선택을 평등으로 옮기는 도전정신과 용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리더십의 여정은 끊임없는 배움과 성장, 때로는 새로운 물결을 마주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여러분이 더 넓은 바다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 여성 친화기업 ‘아로마라이프’, 어떤 회사입니까? “아로마라이프는 여성 친화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고 여성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아로마라이프는 2008년 창업했습니다. 몸을 세워 마음이 세워지는 기능성 속옷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기업입니다. 일본 제품이 독점하던 과거 기능성 속옷 시장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된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을 개발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아로마라이프는 190종 4,200가지 제품이 있고,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 5개국에 디자인 특허를 냈습니다. 국내에서는 수십 가지에 이르는 디자인, 상표권,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정도 경영, 기술혁신 경영, 미래 지향형 경영’을 바탕으로 화장품, 건강식품, 의료기기 제조를 포함한 종합 건강그룹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애플트리 천안공장을 지난 2월에 오픈했습니다. 천안공장을 가동하면서 기능성 속옷 생산을 더욱 안정시키고 남녀노소 모든 국민과 인류에게 최상의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단순한 속옷이 아니라 ‘특별한 속옷’이라던데…. “단순한 몸을 조이는 멋 내기 속옷 개념이 아닙니다. ‘여성의 몸을 가장 아름답고 건강하게 우아한 자세를 만들어주는 몸을 파운데이션(화장) 하는 기능성보정속옷’이에요. 의료시술로도 힘든 평상시의 자세교정을 통해 허물어진 삶의 질을 올려 마음을 세워주는 최고의 품질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아로마라이프가 생산하는 속옷은 기존의 속옷과 다릅니다. 한국인의 체형에 가장 잘 맞게 제작합니다. 또한 후가공을 통해 천연 원적외선이 방출돼 순환계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 촉진, 피로, 어깨·허리 결림 및 스트레스 감소,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줍니다. 입는 것만으로 신체 건강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보정속옷입니다. 미래학자인 엘빈토플러는 미래사회에는 옷만 입어도 질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말했습니다. 아로마라이프의 기능성보정속옷은 속옷의 역사를 바꾼 신 계념의 창조적 보정속옷입니다. 미래 산업의 새로운 길이라고 자부합니다. 아름다운 몸매는 물론이고 편안하고 답답하지 않으며 생리활동에도 편리한 건강에 도움을 주는 특허 받아 ‘제대로 만든 속옷’이기에 저희회사 기능성보정속옷 고객은 모두가 충성고객이 되고 있습니다. 전국에 전문샵을 포함 오프라인 매장 120여 곳을 오픈하고 고객들과 호흡하고 있습니다.”― 지역 상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아로마라이프는 창업과 동시에 아로마라이프장학회와 선교회를 세워 현재까지 도움이 필요한 사회 저변의 교계, 다양한 기관, 개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시각장애인복지관에 약정된 기금을 지원합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창업주 이학재 회장과 저, 아들 이승우 아로마라이프 부사장은 패밀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환원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 비전이라면.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인류의 건강과 아름다움, 그리고 향기로운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업문화로 만들어 날마다 새로운 일을 실천하는 최고의 경영자가 되려고 합니다.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언어생활을 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아로마라이프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랑’입니다. 아로마라이프는 사랑의 대상을 전 국민으로 삼고 우리 제품을 모든 국민이 애용해 ‘몸을 아름답게 파운데이션하고, 입는 의료기로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제품’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 원우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여성 리더로서의 여러분은 이미 많은 것을 이뤄냈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같은 방향을 정하고 끊임없이 나아가야 합니다. 도전과 발전과 성장을 이루어 내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곳에 목표점을 두고 누구도 도전하지 않는 높은 곳에 열매를 맺겠다는 생각과 마음과 행동으로 삶의 의지와 생동감을 서로 부여하며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각자 맡은바 자기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원우여러분과 도전하는 미래는 더욱 값진 경험이 될 것입니다. 창조적 퍼스트 팽귄 으로써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시는 동신대 제1기 여성 리더쉽 최고위과정 원우 여러분과 도전하는 미래는 더욱 값진 경험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 류수영 “박하선과 대판 싸워도… ‘밥 먹어’ 하면 풀려”

    류수영 “박하선과 대판 싸워도… ‘밥 먹어’ 하면 풀려”

    배우 류수영이 아내 박하선과의 부부싸움 이후 밥을 먹으며 화해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류수영이 출연했다. 4년 전 ‘편스토랑’에 합류하며 요리 실력을 입증한 류수영은 조회수 수백만 회를 기록한 다수의 조리법 영상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조리법 누적 조회수는 1억 뷰를 기록했다.유재석은 류수영 조리법에 대한 시청자들의 칭찬을 읊으며 그간 선보인 조리법의 개수를 물었다. 류수영은 “300개다”라며 “이미 60개에서 제 레퍼토리는 털렸다. 책 사서 보고, 새로운 거 연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장단점을 찾아서 만든다. 그렇게 모은 요리책이 300권 정도 된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류수영은 아내 박하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세호는 “요리를 개발하면 형수님이 먼저 시식하냐”고 물었고, 류수영은 “무지하게 시식하신다. 되게 힘들어한다”고 했다. 류수영은 “행복한 건 한두 번이고 그다음부터 연속해서 먹으니까 힘들 거다”며 “제가 제육볶음을 개발할 때 4주 정도 해줬는데 지금도 제육볶음을 안 먹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류수영은 밥 한 끼에 힘든 순간을 이겨냈다면서 어릴 적 가족과 함께 먹었던 식사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내가 잘 넘어갔던 배경에는 가족이 있었고 (가족과 함께) 먹었던 밥이 있던 건 분명하다”고 했다. 특히 류수영은 “지금 저도 아내랑 아무리 대판 싸워도 ‘밥 먹어’는 한다. 그럼 아내가 째려보고 와서 ‘맛있잖아’ 하면 다 풀린다. 그래서 항상 밥은 같이 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 구체적 일상을 향한 사소한 사랑…“詩에 미쳐 살았지”

    구체적 일상을 향한 사소한 사랑…“詩에 미쳐 살았지”

    사랑은 한없이 사소하고 일상은 구체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노(老)시인의 평생은 여기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황동규(86) 시인의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펼쳤다. 울다가 웃다가, 끝에서는 놀란다. 외로움을 직시하면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 늙는다는 건 인간이 본디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 하지만 시인은 외로움을 향해 ‘어디 한 번 해보자’고 맞선다. 시집을 후딱 읽어 치우고, 마음에 박힌 시편을 몇 개 접어 시인을 만나러 갔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근처 삼일공원 벤치에 그와 나란히 앉았다.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을 펴낸 게 1961년이다.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시력(詩歷)을 시인과 기자가 함께 찬찬히 톺았다. 기자의 질문은 다소 헤매었으나, 시인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82세 때부터 썼으니까 늙음을 이야기하게 돼 있죠. 물리적으로 마지막 시집이 될 게 분명해요. 물론 죽을 때까지 쓸 것이고, 최근에도 몇 개 메모했는데…. 이 시집에는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초부터 확 꺾였단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고 단언했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무슨 의미인가. 죽을 존재만이 삶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음을 시인은 모르지 않았다. “직전 시집을 마지막으로 할까도 했는데, 코로나가 나를 불러일으켰어요. ‘집콕’ 하면서 시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늙는 건 외롭고 코로나가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외로움에 패배한 시는 없을 거예요. 성공하든 못하든 일단 마주치고 봤으니까.” ‘즐거운 편지’(1956)는 한국 연애시의 신기원으로 평해도 모자람이 없는 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고3 때 짝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시의 당대 파급력은 엄청났다. 스물도 안 된 청년이 어찌 “사랑의 사소함”을 논하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 미군 부대 앞에서 동생과 엉터리 영어로 장사를 했었어요. 왕복 전차 푯값이 아까워 오가는 트럭에 몰래 매달려 다녔죠. 그러다 어느 날은 기사가 속력을 너무 내는 거라. 죽을 뻔했는데, 그 기억이 몇 년간 괴롭혔어요. 고3 때는 그걸 이겨냈다는 자존심이 생기더라고. 사랑이 사소한 건 죽음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죠.”원래 음대에 가려고 했다. 시인이 고2였을 적 서울은 똥오줌이 가득한 폐허였다. “여기서는 도저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청각적인 즐거움을 좇아 음악을 탐미했던 것. 그런데 웬걸. 머지않아 자신이 ‘음치’라는 걸 깨닫고 음악을 포기한다. “음악하고 가장 가까운 시를 택했다”는 말을 시인은 껄껄 웃으며 전했다. 걸출한 영시들을 한국어로 옮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20세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T.S. 엘리엇의 ‘황무지’가 대표적이다. 숱한 영시를 번역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쳤지만, 그는 “영문학을 쫓아가자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 시를 보면 엘리엇과 싸운 기록이 남지, 비슷하게 쓴 것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황동규는 문단에서 ‘문지시인’으로 호명된다. 올해 600호를 넘긴 문학과지성사 ‘문지시인선’ 1호 시집이 바로 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문학평론가 김병익과의 인연으로 이후에도 주로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 “처음엔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당대 이름있는 시인들이 다 이걸 노렸거든. 황동규를 1호로 하면서 이전에 나온 시인들은 (여기서) 못 낸다는 거야. 다들 내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반대편 ‘창비시인’의 거목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이다. 고인과의 인연을 물었더니 “그 사람 판과 내 판이 따로 있었지만, 만나면 세상일 많이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시를 좋아했죠. (신경림이) 민요를 해서 (시의) 리듬이 참 좋았지. ‘농무’도 괜찮았고.” 70여년간 시작(詩作)을 밀어붙인 원동력을 그는 “시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일하면서도 장(長)자리는 되도록 피하고자 애썼다. 혹여 시에 영향을 끼치는 게 싫었단 이유다.“나이가 들면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줄어요. 나는 그것과 싸우면서 왔지. 어떤 비평가가 이상한 칭찬을 하더라고. ‘아직도 사실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시인’이라고. 치열하게 싸워야 해요. 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참새, 멧새, 여우, 다람쥐….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작은 것들을 향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소한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은 아직도 ‘구체적인 것’들을 향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묘비명’이라는 제목의 시가 마음에 걸린다. 진짜 묘비명으로 염두에 둔 거냐고 물었더니 한바탕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기자가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라는 시구가 나오는 시 ‘뒤풀이 자리에서’를 들이밀었더니 시인은 “이걸로 해야겠다”며 무릎을 쳤다. 시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대답을 사양했다. “시인은 그걸 모르고 죽어야지”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물 흐르듯 이어지던 인터뷰가 마지막에 탁 멈췄다.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일면을 형상화하려고 일생을 보낸 시인. 시에 미쳐 살았으니까, 지금껏 내내. 그거죠.”
  • [포토] 바다를 삼킨 안개

    [포토] 바다를 삼킨 안개

    1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는 서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대체로 맑겠지만, 산지에선 한때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25∼26도로 분포하겠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앞바다 전역에서 0.5∼1.0m로 잔잔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상에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으니, 안전사고에 특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제주도 해안에 바다 안개가 짙게 낀 이날 오전 제주시 도두1동 무지개 해안도로를 찾은 관광객들이 정취를 즐기고 있다.
  • 통영에 대규모 복합해양관광단지 조성

    통영에 대규모 복합해양관광단지 조성

    경남 통영에 축구장 600여개 규모의 ‘복합해양관광단지’가 들어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조성·운영하는 관광단지로 2037년 개장이 목표다. 경남도는 11일 통영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통영 해양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통영 도산면 법송리·수월리 일원 약 446만㎡ 터에 친환경 지역상생지구, 문화예술지구, 신산업 업무지구 등으로 구성된 복합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각 지구는 체험·관광, 공연·예술, 업무·체류 역할을 한다. 굴·바다를 경험하는 해양체험테마파크, 굴 마켓·레스토랑, 신재생에너지 자립단지, 대중문화 특화 전문 공연장, 숙박·기업 체류시설(4400여실), 인공해변, 수중미술관, 전시관·전망대 조성 등이 세부 개발 방향이다. 경남도는 이에 맞춰 투자지역 중 223만여㎡를 전국 제1호 관광형 기회발전특구로 지정 신청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규제를 해소하는 등 개발사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남해안은 경남도의 가장 큰 자산이자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해양관광단지가 조성되면 남해안 관광 개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해 규제 완화에 적극 노력하는 등 남해안을 발굴하고 키울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구민만 보고 초심으로 뛴다… 신사업에 강한 용산으로 거듭날 것”[민선 8기 2년, 서울 단체장에게 묻다]

    “구민만 보고 초심으로 뛴다… 신사업에 강한 용산으로 거듭날 것”[민선 8기 2년, 서울 단체장에게 묻다]

    “‘너는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누가 물으면 박희영이 아닌 용산구민을 위해 산다고 단언합니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청에서 1년 만에 처음으로 언론과의 대면 인터뷰에 응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엔 조심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내 임기 동안 가시화되는 게 아니라 하더라도, ‘박희영표’가 아니라 해도 공공성의 입장에서 내 역할이 뭔지를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르신들에겐 ‘자선 산부인과 원장 딸’이며, 지역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기댈 곳’이다. ‘허그 구청장’, ‘바자회 큰손’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밖에 나가기 꺼려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가 꾸역꾸역 현장을 찾는 이유다. 다음은 일문일답.-다른 구들처럼 용산 역시 개발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용산구 80%가 개발 예정지이거나 개발을 해야 한다. 그런데 국제업무지구나 미군, 유엔사령부 부지 등도 면적을 크게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평지도 아니고 구릉지가 많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끼고 있는 교통 요충지이지만 지역 내 교통망은 굉장히 열악하다. 용산만이 가진 구도심의 매력을 잘 살려 가면서도 미래를 이끌어 갈 모습을 그려 내야 한다. 그래서 강남이나 송파 같은 계획도시, 상암 같은 신도시와 용산 개발은 다르다.” -그런 용산 개발에 구청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이 있는지.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서울시가 주도한다. 하지만 주변에 민간 재개발도 굉장히 많다. 국제업무지구 때문에 주민이 불이익을 당해선 안 된다. 우리가 주체가 돼서 하는 사업이 아니라고 손 놓고 있어선 절대로 안 된다. 개발의 밑그림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견을 넣고 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직제개편도 했다. 기획조정실 아래 미래전략담당관실을 만들었다.” -직제개편을 해서 성과를 좀 얻었나. “지난 2월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와 삼각지변전소 개발 부지를 임시 공공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주차난이 심각한 삼각지 ‘용리단길’ 인근 개발 예정 부지를 별도 부지 매입 없이 공공 주차장으로 조성할 수 있게 됐다. 200면 규모로 협약 기간은 지난 3월부터 3년인데 한전의 토지 매각이나 개발사업 착공 전까지 매년 1년씩 연장하기로 했다. 용산에서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1면에 1억 5000만~2억원가량이 든다. 그 점을 고려하면 약 4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한 셈이다. 한전은 한전대로 동양척식주식회사 때부터 있던, 묶여 있어서 건축행위도 할 수 없던 유휴부지를 이용해서 연간 9억원에 가까운 재산세를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구청장실 앞에 발달장애인 청년들의 그림이 걸려 있더라. “구의원 하면서 보니 우리 구 발달장애 아동들이 남의 구를 전전하고 삼일교회 6층에서 운동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특히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다. 구정질문을 통해 특수교사 강사료 등 지원을 받아 내고 발달장애 아동 엄마들과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 그림은 지난해 말 용산아트홀 전시실에서 개최된 제1회 발달장애 청년 미술전 출품작이다. 당시 제2의 정은혜 작가를 꿈꾸며 작가 12명이 각자의 관심과 감성을 담은 그림 94점을 선보였다. 구는 도시재생시설로 사용되던 감나무집(청파로73길 42)을 발달장애인 작가만을 위한 작업실과 미술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차별화된 용산만의 선도 사업은 어떤 게 있나. “지난해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던 이상동기 범죄를 비롯해 갑질 피해, 가정 불화, 청년 고립, 따돌림과 같은 각종 사회문제 해결의 출발은 마음 건강에 있다. 대규모 개발에 따른 이주와 생활 변화를 겪는 용산구 주민의 불안도 상당하다. 급격한 변화에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유무형의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감기가 의심되면 내과를 찾듯 마음이 힘든 용산구민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구를 찾아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이른바 마음건강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다. 상담 과정에서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통합사례관리로, 법률 대응이 필요한 어려움을 겪는다면 무료 법률상담을, 취업에 난관을 겪는다면 일자리 지원사업을 연계해 마음상담에서 실제 생활에 필요한 도움까지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유독 현장에 많이 나가는 것 같다. 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는지. “후암동에서 업무를 마치고 용문시장에 갔는데 어떤 주민이 깜짝 놀라며 ‘금방 후암동에 계셨는데 언제 여기 오셨느냐’고 하더라. 통반장 간담회 하면 내가 ‘아 거기 화분 많이 놓여 있는 그 집 때문에 그러시나 보다’고 하거나 ‘아 거기 중국집 맛있는데 순천향병원 앞으로 이사 간다더라’고 하면 통반장들이 다들 놀란다.” -남은 임기에 대한 각오나 계획이 있다면. “2년 전 그 뜨거운 여름 한 분, 한 분 주민들 눈을 맞추며 들은 말들과 내가 했던 약속들을 한번도 잊은 적 없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반기 박차를 가할 것이고 임기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남은 임기는 실제로는 반환점이지만 2022년 7월 1일 그날, 그 자세로 돌아가겠다. 오롯이 용산구민을 위해 남은 2년을 발로 뛰겠다.”
  • “환자 곁을 지켜달라”… 울산시, 의료기관에 진료명령 발령

    “환자 곁을 지켜달라”… 울산시, 의료기관에 진료명령 발령

    울산시는 대한의사협회에서 오는 18일 집단휴진을 예고함에 따라 ‘의료법 제59조’에 의한 ‘진료명령’을 10일 발령했다. 또 집단휴진 예정일인 18일에는 ‘업무개시명령’도 발령한다. 보건복지부 업무지침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집단휴진을 결정하면 울산광역시장은 의료법 제59조 제1항에 따라 모든 의원급 의료기관(632개소)에 진료명령과 휴진신고 명령을 하게 된다. 이어 구청장과 군수도 같은 법 제59조 제2항에 따라 집단 휴진 당일에 업무개시명령을 하고, 의료기관 휴진이 확인되면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내린다. 의료기관 개설자가 업무개시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업무정지 처분과 함께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동네 병의원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경증·비응급환자 진료 불편 최소화를 위한 비상 진료에도 적극 대응한다. 시는 또 평일 야간과 주말에 문을 여는 병의원,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병의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실시간 진료 정보를 응급의료포털, 해울이콜센터, 시와 구·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시는 보건소 연장 진료와 함께 약사회, 한의사회와 사전 협의해 확보한 약국(50곳), 한의원(27곳)의 평일 야간과 주말 진료도 상황에 따라 시행한다. 한편 김두겸 울산시장은 10일 지역 의료계에 의료현장을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김 시장은 서한문을 통해 “무엇보다 환자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켜주고 계시는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울산대병원 전공의 공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동네 병의원까지 집단휴진을 예고해 진료 공백 확산 우려와 시민 불안감이 고조돼 진료명령을 발령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 진료는 의사만의 고유한 권리이자 숭고한 의무이므로, 의료현장을 비우지 말고 시민 생명과 건강을 꼭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주가조작 연루 무혐의’ 임창정 “처벌 받지 않아도…”

    ‘주가조작 연루 무혐의’ 임창정 “처벌 받지 않아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로부터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받은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며 사과했다. 임창정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선 지난 일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저의 신중하지 못했던 판단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과 팬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창정은 “아티스트 임창정과 사업가 임창정이 뒤섞이고 그 혼란스러운 위치에서의 제 선택과 결정이 얼마나 이전과 다르고 위험한 일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면서 “여러분들께서 주신 그 소중한 이름과 얼굴을 너무 쉽게 쓰이게 한 지난 날이 속상하고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변명할 필요도 없는 무지한 행동과 철없는 선택들에 대해 법적 처벌은 받지 않는다 해도 어찌 저의 부끄러웠던 행동을 다 가릴 수 있을까”라면서 “이 모든 일들을 절대 잊지 않고 평생 반성 또, 반성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창정은 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 호안 대표에게 30억원을 투자하고, 시세조종 조직원들 모임인 일명 ‘조조파티’ 및 투자자 모임에 참석해 라 대표를 치켜세우는 발언 등을 하면서 시세조종 범행 조직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합수부)는 지난달 30일 임창정에 “라 대표 일당의 시세조종 범행을 알고 가담했다고 볼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 ‘절규’ 그 너머, 무지개 너머 저편… 언제든 갈 수 있는 내 곁의 낙원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절규’ 그 너머, 무지개 너머 저편… 언제든 갈 수 있는 내 곁의 낙원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편안함·새로움 함께 선물하는 곳지하철만 타면 갈 수 있는 접근성음악분수의 무지개만 봐도 편해언제 봐도 명불허전인 ‘절규’ 감동미움·분노·절망 드러낸 보물창고뭉크의 숱한 실험에 전시장 후끈발소리 죽인 ‘찬란한 집중의 시간’당신만의 행복의 나라 찾는다면머나먼 런던이나 파리 아니어도내 일상 속의 아늑한 장소 찾기를 “작가님, ‘힐링 스페이스’ 연재에는 왜 머나먼 외국의 장소들만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번개를 맞은 듯 아찔했다. 당연히 나에게도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일상의 힐링 스페이스가 외국보다는 국내에 더 많다. 다만 국내의 장소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기에 기획의 차별화를 위해 주로 이국적인 장소들을 소개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특별한 치유의 장소는 외국에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었나 보다. 그동안 힐링 스페이스 연재에서 외국의 장소를 주로 소개했던 이유는 사진과 글을 통해 ‘아주 머나먼 장소로 떠난 듯한 상상의 기쁨’을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서였다. 앉은 자리에서 세계 여행을 하는 기쁨이야말로 내가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일상의 희열이었다. 사실 치유적 영감을 줄 수 있는 곳이라면 우주 공간 그 어느 곳이라도 상관없다. 외국의 아름다운 장소는 ‘먼 곳을 향한 그리움’을 충족시켜 주어서 좋고, 국내의 아름다운 장소는 ‘언제든 내 마음속에서 나만의 작은 천국을 찾을 수 있다’는 기쁨을 주어서 좋다.그런 의미에서 나는 건축가 구마 겐고의 ‘작고, 낮고, 느린 건축’을 좋아한다. 거대한 스펙터클을 추구하는 건축이 아니라 일상 속의 작은 평화를 추구하는 건축은 파리나 런던뿐만 아니라 어디서나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마 겐고는 “쓰나미 이후 건축의 기준은 겸손함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건축가들이 느낀 심각한 혼란과 그 뒤의 겸허한 깨달음을 너무도 냉철하게 요약한 말이다. 거대하고 화려한 건축물에 집착한 나머지 마치 하늘에 닿을 듯 높디높은 마천루만을 고집한다면,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의 거대한 재난 앞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구마 겐고는 작고, 낮고, 느리게, 세상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고요히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건축, 겸허한 건축을 추구한다. 구마 겐고의 건축이 세계 각국에서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 내는 이유는 이런 ‘자연 속으로 온전히 합일되는 건축’에는 유행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 위에 군림하거나 자연을 정복하는 건축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세계에 서서히 녹아들어 가는 ‘낮은 건축’의 사상은 재난이 일상화되고 기후 이변이 속출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더욱 긴요한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 이런 나에게 편안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선물하는 장소는 바로 예술의전당이다. 편안함은 언제든 지하철만 타면 도착할 수 있다는 접근성에서 나오고, 새로움은 늘 새로운 전시와 공연으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데서 나온다. 남부터미널역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을뿐더러 굳이 공연이나 전시를 보지 않아도 그저 ‘모차르트502’라는 예술의전당 카페에 앉아서 음악에 맞춰 신명나게 춤추는 음악분수를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요즘은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라는 야심찬 전시회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이나 예술의전당을 방문했다. 한 번은 ‘전례없이 방대한 규모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새로운 뭉크전이 열린다’는 엄청난 설렘 때문에, 두 번째는 ‘뭉크전이 열리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첫 번째 방문 때는 오직 전시 관람에만 집중하여 뭉크전의 열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고, 두 번째 방문 때는 여동생과 어린 조카까지 함께하여 그야말로 가족끼리의 작은 소풍 같은 느낌이 나서 더욱 좋았다.나는 뭉크전의 테마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비욘드 더 스크림’, 그러니까 ‘절규’ 그 너머, 그 이상을 보게 하고 싶은 기획 의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뭉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절규’가 물론 언제 봐도 명불허전이긴 하지만 뭉크는 ‘절규’ 이외에도 수없이 다채로운 테마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다재다능한 아티스트다. 사랑의 수많은 스펙트럼 중에서도 질투, 미움, 분노, 착취, 버려짐, 절망이라는 온갖 어둡고 쓰라린 면모를 드러내는 뭉크의 그림은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보물 창고처럼 다가온다. ‘그렇게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처참하게 버려지다니’라는 탄식을 자아내는 어둡고 쓸쓸한 그림들이 관객의 가슴에 커다란 멍자국을 남긴다. 따스하고 화사한 그림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똑같은 주제의 석판화를 서로 다른 색상으로 알록달록하게 찍어 내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설움과 분노마저도 아름답게 채색하는 듯한 작가의 수많은 실험의 열기로 전시장은 후끈 달아오른다. 게다가 뭉크는 날이 갈수록 더 열광적인 사랑을 받는 작가이기도 한데, 그의 작품이 다른 예술 장르와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절규’는 영화나 포스터, 문구 디자인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끊임없이 오마주, 콜라주, 패러디의 대상이 되었으며 그때마다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나에게 뭉크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의 작품 세계가 깊은 우울과 절망에 닻을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 마치 천형처럼 주어진 ‘끝없는 불안’이라는 주제는 뭉크에게 필생의 주제였으며 남들이 외면하고 싶어하는 그 어둡고 쓰라린 주제를 뭉크는 결코 손쉽게 피해 가려 하지 않았다. “나에게 자식은 오로지 그림뿐이다”라는 그의 선언이 가슴 아프면서도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가 혹독한 정신적 불안과 우울 속에서도 평생 그림을 그리는 일만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그림이란 단지 화가로서의 재능을 펼치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의 평생에 드리운 우울과 불안의 그림자를 해독하는 일이었으며, 그 정신적 고통이 결코 자신만의 것이 아닌 현대인 전체의 문제임을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실천이었다. ‘비욘드 더 스크림’, 절규 그 너머에는 진정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인류의 고통과 절망이 살아 숨쉬고 있었던 것이다.그날 나는 한가람미술관에서 ‘비욘드 더 스크림’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흐르던 조용한 열광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 안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기에 셔터 소리도 꽤 났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림 감상에 집중하기 위해 최대한 말소리를 줄이고 발소리도 죽이며 그야말로 ‘찬란한 집중의 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인원이 그토록 조용한 집중의 시간을 ‘함께 만들어 내는 것’에 놀랐다. 뭉크를 함께 관람하는 우리는 마치 조용하고 열광적인 ‘합창’처럼 ‘침묵’이라는 또 하나의 절규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절규’ 한 작품뿐만 아니라 뭉크 예술세계 전체의 외침을 들으려 하고 있었다. 소리 내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이를 악물어도 솟아 나오는 고통의 외침을, 나는 반드시 듣고 싶었다. 전시장에는 그런 은밀한 열광, 믿을 수 없이 질서정연한 침묵의 집중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우리는 그렇게 조용히 ‘뭉크가 들려주려는 이야기’ 그 자체에 집중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아름다운 침묵의 합창 속에서는 장난꾸러기 우리 조카도 발소리를 살금살금 죽이며 조용히 ‘절규 그 너머’의 무지갯빛 예술의 합창을 제법 열심히 들으려 하는 듯했다. 그날 우연히 “노래는 끝났지만 멜로디는 남는다”(미국의 작곡가 어빙 벌린)는 아름다운 문장을 발견했다. 그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노래가 끝나도 멜로디는 남는 날. 하루의 일과는 끝났어도 하루의 여운은 오래오래 남는 날이었다. 예술의전당에서 저녁 6시부터 시작되는 음악분수는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흥겨운 볼거리다. 음악에 맞춰 시원하게 분수의 물줄기가 올라오면 가끔 햇살이 눈부시게 비치는 가운데 분수 물줄기에 ‘빨주노초파남보’의 색채를 확연히 드러내는 무지개가 아른거리기도 한다. 음악분수에서 흥겨운 왈츠가 흘러나오기도 하고 ‘가브리엘스 오보에’가 장엄하게 연주되기도 하며 ‘위풍당당 행진곡’이 들려오기도 했는데, 그 모든 멋진 음악들 사이에서 그날따라 유난히 찬란하게 빛을 발한 것은 ‘오버 더 레인보’였다. 누구나 다 아는 노래라도 음악분수의 시원한 물줄기가 춤을 추며 그려 내는 ‘눈에 보이는 음악’은 정말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도 낯선 감각으로 우리의 심장을 두드렸다. 정말 시각적으로 ‘무지개 너머 저 어딘가’가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음악분수의 찬란한 물줄기 사이로 일곱 색깔 무지개가 떴으며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면서 춤을 추고 어른들은 찬란한 무지개의 인증샷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그 순간 내 눈에는 그 음악분수의 무지개 너머로 까르르 미소 지으며 신명나게 막춤을 추고 있는 나의 어린 조카가 보였다. 뭉크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큰이모랑 놀러 간다’는 생각에 학교가 파하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온, 열살 소년. 그러면서도 뭉크의 ‘절규’를 따라 포즈를 취하며 인증샷 하나는 그럴듯하게 찍어 주는, 웃음이 참 많은 아이. 이 세상 어딘가 무지개 너머의 이상향이 나에게는 해맑은 조카의 미소 그 자체였던 것이다. 우리는 자꾸만 머나먼 무지개 너머 그 어딘가를 향해 그리움의 촉수를 뻗으려 하지만, 가끔은 그토록 간절히 꿈꾸던 무지개 너머의 천국이 바로 여기 있음을 깨달을 때가 있다. 나의 지칠 줄 모르는 개구쟁이 어린 왕자, 어린 조카와 함께 뭉크전을 관람하고 분수 쇼를 감상하느라 예술의전당 곳곳을 뛰어다니면서 나는 ‘무지개 너머 그 어딘가’의 아름다움이 바로 내 마음속에, 조카의 눈망울 속에, 그날 나와 함께 예술의전당 곳곳을 행복하게 걸었던 사람들의 미소 속에 있음을 깨달았다. 무지개 너머 저편 그 어딘가에서 당신만의 행복의 나라를 찾는다면, 머나먼 런던이나 파리가 아니어도 좋으니 당신의 마음을 지금 가장 편안하게 해 주는 일상 속 아늑한 장소를 찾기를. 동네의 작은 도서관도 좋고 당신이 매일 커피를 마시러 가는 익숙한 카페도 좋으며 자기 방의 키 작은 책상 위도 좋다. 마음의 긴장을 풀어 주는 곳, 그러면서도 당신이 지닌 창조성의 불꽃을 피워 올리게 만드는 곳, 그곳에서 오래오래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고 싶고 그곳에서 무언가를 간절히 창조하고 싶은 곳을 찾으라. 그곳이 바로 치유적 공간이며 동시에 우리 각자의 ‘머나먼 무지개 너머 낙원’일 테니.
  • 경북 영천시 제2의 한민고 유치 발빠르게 대응…총력 대응

    경북 영천시 제2의 한민고 유치 발빠르게 대응…총력 대응

    ‘호국·군사 도시’ 경북 영천시가 ‘제2의 한민고등학교(한민고)’ 유치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한민고는 국방부 주도로 2014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군인 자녀 대상 고등학교로 개교했다. 부모의 근무지 이동으로 전학이 잦은 군 자녀들을 위한 학교가 새로 마련된 것이다. 9일 영천시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국방부는 2026년 개교를 목표로 제2한민고 성격의 자율형 공립고 설립을 위해 지난 3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자율형 공립고 2.0’의 일환으로, 군인 가족 자녀의 교육복지를 강화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신축 없이 시도 교육청의 신청을 받아 기존 학교 중에서 선정, 내년 1년간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컨설팅 등을 실시하게 된다. 학생 모집은 학교 소재 광역지자체 거주 자녀와 함께 특례규정을 개정해 군인 자녀를 전국 단위로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육군제3사과학교, 2탄약창, 호국원을 보유한 영천시는 최근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공모 선정을 위해 지역만의 특색있는 대안으로 제2한민고 유치를 제안했다. 2011년 제2한민고 유치 도전에 이은 재도전이다. 지역 명문 공립고이자 과학중점학교인 영천고를 군인자녀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받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를 위해 학교 기숙사 건립, 학습시설 인프라 구축 등에 500억원 이상 재정 지원 방안도 준비 중이다. 시는 유치 분위기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3월부터 경북도, 경북도교육청, 영천시의회, 육군3사관학교 등 관계 기관은 물론 영천고 학교운영위원회 및 총동창회 등과 수차례 만나 적극적 협력과 지원을 약속받아 내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 지역 각급 기관단체 등이 참여한 교육발전특구 지역협력체 업무협약식을 갖고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과 역량을 결집해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제2한민고 유치 경쟁에는 영천시를 비롯 해병대 도시인 포항시, 강원 춘천시, 세종시 등 7~8개 지자체가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인구 소멸 문제 해소와 지역 활력의 새 동력을 찾기 위해 제2한민고를 유치에 총력을 쏟겠다”고 했다.
  •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뛰고 도는 수준이 역시나 남다르다. 일반인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 마치 무용수들만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하다.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는 게 아니라 ‘누가 이기나 보자’하고 대결하듯 고난도 점프와 회전 동작이 이어지는데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관객들의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용수들은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숨 막히는 장면들이 지나가자 객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어지간한 아이돌 콘서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박수와 함성이 뜨겁게 쏟아진다. 원작의 클래식한 매력과 국립발레단만의 색깔이 어우러진 ‘돈키호테’가 올해도 명품 발레의 품격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개막해 진행 중인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색없는 공연을 선보이며 국립발레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버전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로 만들어 1869년 초연한 이후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대표 안무가인 송정빈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제목 낚시질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데 이름은 ‘돈키호테’면서 정작 주인공은 키트리와 바질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일부분을 작품으로 만들면서 발레가 됐지만 정작 돈키호테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송정빈은 ‘돈키호테’를 진정한 ‘돈키호테’가 될 수 있도록 돈키호테와 그의 꿈속의 여인인 둘시네아의 서사를 보완해 개연성을 높였다. 짧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상에 맞게 이야기도 더 알차게 압축해내면서 공연 시간도 예쁘게 줄였다.송정빈의 ‘돈키호테’는 원작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키트리 캐스터네츠 솔로’, ‘결혼식 그랑 파드되’ 같이 관객들이 ‘돈키호테’ 하면 떠올리는 원작의 여러 장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사 돈키호테의 사랑과 모험에 초점을 맞춘 각색으로 작품의 신선함을 높이고 더욱 강렬하고 역동적인 안무 구성으로 작품을 채웠다. 또한 지난해 초연의 부족함을 채우고 무대의 풍성함을 살리기 위해 2막 1장 ‘돈키호테 꿈’에서 ‘숲의 요정’ 군무진을 기존 16명에서 24명으로 확대해 무대를 꽉 채웠다. 익히 아는 서사와는 조금 달라졌어도 ‘돈키호테’가 가진 매력은 고스란히 살리면서 관객들의 감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페인의 정열을 고스란히 담은 의상과 무대 연출은 눈을 즐겁게 했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탁월한 실력이 작품을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나게 했다. 작품의 후반부에 특히 집중된 고난도의 화려한 춤은 마치 교향곡이 끝날 때와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공연장을 아이돌 콘서트장처럼 만들었다. 특별히 이번 ‘돈키호테’에서는 지난 3월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로 데뷔해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린 안수연이 키트리로도 데뷔해 통통 튀는 매력을 뽐내며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9일 ‘돈키호테’ 공연을 마치는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송정빈을 탄생시킨 ‘KNB Movement Series’로 22~23일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 용산에 100층 규모 ‘국제업무지구’… 이르면 내년 첫삽 뜬다

    용산에 100층 규모 ‘국제업무지구’… 이르면 내년 첫삽 뜬다

    새달 구역 고시 후 내년 착공 목표 국제업무·복합·지원 3개 존 구분국제업무존 용적률 최대 1700%“혁신적인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성북동 179-68, 2086가구 재개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이르면 내년 첫 삽을 뜬다. 서울시는 지난 5일 8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정해 의결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5일 용산 정비창에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를 세운다는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계획위가 이 계획을 확정하면서, 국제업무지구 개발의 본격적인 추진 발판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의결된 내용을 반영해 다음 달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고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실시계획 인가를 내고 기반 시설을 착공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는 이 구역을 용도에 따라 국제업무, 업무복합, 업무지원 등 3개 존으로 구분했다. 국제업무존은 애초 계획으로는 3종 일반주거지역이었으나 이번 회의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했다. 민간 기업이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을 제안하면 도시 혁신 구역이나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 용적률을 최대 1700%까지 적용하는 등 100층 내외의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지원한다. 국제업무지구의 세부적인 구역은 총 20개다. 세계적 기업이나 외국 자본의 수요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는 등 구역 규모는 유연하게 짤 계획이다. 사업 시행으로 교통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지 주변과 외곽에 도로를 개선하고 대중교통 기능을 높이는 내용의 광역교통개선대책도 마련했다. 이 대책은 국토교통부 광역교통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한다. 아울러 교통영향 평가를 기반으로 이 구역의 교통 수요를 관리, 대중교통의 수송 분담률을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10년 이상 방치돼 온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돼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혁신적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하고 시민 누구나 이용하는 매력적인 도시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같은 날 ‘5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정비사업 등 수권분과위원회’를 열고 성북동 공공 재개발사업 정비계획을 결정했다. 성북구 성북동 179-68 일대를 총 2086가구(임대주택 418가구 포함)가 사는 주거단지로 재개발한다는 내용이다. 높이는 4층 이하부터 30층 이하까지 다양하며 정비구역 용적률 가중 평균은 204.87% 이하다.
  • “흙에서 티라노 뼈 찾았어요”…어린이 탐험대 3인방의 위대한 발견

    “흙에서 티라노 뼈 찾았어요”…어린이 탐험대 3인방의 위대한 발견

    황무지로 화석을 찾으러 떠났다가 실제 공룡 화석을 발견한 어린이 탐험대의 이야기가 화제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AP 통신 등은 2022년 7월 미국 노스다코타주 유적지로 여행을 떠났다가 공룡을 발견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당시 나이 기준 가장 맏형인 제신 피셔가 10살, 동생 리엄이 7살이었고 사촌인 케이든 메드슨은 9살이었다. 이들은 피셔 형제의 아버지인 샘 피셔와 함께 공룡 화석이 다수 나온 지역으로 유명한 유적지를 탐험하고 있었다. 그러다 리엄과 샘이 한 공룡뼈를 발굴했고 샘의 호출에 달려온 제신이 보자마자 “저건 공룡”이라고 말했다. 당시 무슨 화석인 줄 몰랐던 리엄은 이 뼈에 ‘큰 덩치 공룡’(chunk-osaurus)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샘은 사진을 찍어 콜로라도주 덴버 자연과학 박물관에서 척추 고생물학 큐레이터로 일하는 친구 타일러 리슨에게 보냈다. 리슨은 이 뼈가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는 하드로사우루스류 공룡의 뼈라고 생각했고 피셔 가족과 함께 지난해 여름부터 발굴을 시작했다. 그러나 발굴 작업이 점차 진행되면서 이들이 기대했던 하드로사우루스의 다른 부위 뼈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여러 개의 이빨이 튀어나온 공룡의 아래턱뼈 부분이 발견됐고 이 화석이 극히 드물게 발견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T.Rex)의 것이라는 것이 곧 드러났다.이 화석의 주인인 티렉스는 약 6700만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공룡이 죽었을 때 13~15세 사이였으며 무게는 약 1.5톤 이상, 길이는 다 자란 성체의 약 3분의2 정도인 7.6m 정도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태가 좋은 티렉스의 화석은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일 덴버 자연과학 박물관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한 리슨은 “그간 100개 이상의 티렉스 화석이 발견됐지만 대부분은 부분적으로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리슨은 해당 화석이 “지구의 마지막 공룡 생태계를 보존하는 헬 크릭 지층(Hell Creek Formation) 지역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공룡들은 6600만년 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후 멸종했다. 많은 뼈가 3톤의 바윗덩어리 안에 박힌 탓에 박물관 측은 티렉스 화석을 완전히 발굴하는 데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다리, 엉덩이, 골반, 꼬리뼈 두 개, 두개골 일부가 발견됐다. 오는 21일부터 관련 특별전도 열린다. 리엄은 자신이 화석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이 전혀 믿지 않았다”며 자신과 형 제신, 사촌 형 케이든이 해당 화석에 ‘브라더’(brothers)라는 애칭을 붙여줬다고 말했다. 케이든은 3인방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이 티렉스라며 자신들의 발견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을 때 “말이 안 나왔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 돌아오지 않는 게 나았다…윌 스미스 복귀작 ‘나쁜 녀석들 4’[영화리뷰]

    돌아오지 않는 게 나았다…윌 스미스 복귀작 ‘나쁜 녀석들 4’[영화리뷰]

    마이애미 강력반 최고의 형사 콤비가 4년 만에 돌아왔다. 그러나 둘의 입담은 예전만 못하고 액션은 힘에 부친다. 6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는 1995년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나쁜 녀석들’ 시리즈 네 번째 편이다. 시원시원한 액션에 중간중간 마이크·마커스 콤비의 재치 넘치는 입담을 끼워 넣어 관객을 정신없이 몰아가는 버디 액션 영화로, 마이크 역의 배우 윌 스미스(55)와 마커스 역의 마틴 로렌스(58)는 첫 편의 성공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특히 2022년 3월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기 아내를 놀린 코미디언 록을 폭행해 물의를 빚었던 스미스는 2년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가 이번 영화를 발판 삼아 복귀했다. 영화는 전편에서 사망한 하워드 반장이 생전 마약 카르텔 조직의 비리에 연루됐다는 뉴스 속보를 접하게 된 마이크와 마커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아무도 믿지 마라’는 고인의 비밀 메시지를 받고 두 형사는 진실을 밝히려고 수사를 시작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용의자로 지목돼 쫓긴다. 두 배우의 나이가 나이인 만큼, 마이크와 마커스가 늙었다는 설정을 그대로 활용한다. 미혼이었던 마이크는 뒤늦게 결혼하고, 마커스는 손자를 얻어 할아버지가 됐다. 그러나 마커스는 마이크의 결혼식 날 심장마비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마이크는 때때로 공황을 겪는다.서로 조롱하면서도 따뜻함이 한껏 묻어났던 과거와 달리, 자신들이 늙었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입담이 다소 안쓰럽다. 한껏 올라간 액션 강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둘의 움직임도 버거워 보인다. 예전과 달리 격투 대신 총격전으로 대부분을 할애하는 이유다. 드론을 활용한 액션과 대규모 폭파 장면 등으로 메우긴 했으나, 도무지 예전 작의 맛이 나질 않는다. 시리즈 시그니처이기도 한 신나는 힙합 음악도 그다지 흥이 나지 않는 이유이다. 특히 빈약한 이야기가 전편의 명성을 무너뜨린다. 감독의 비밀 메시지로 수사를 시작하거나 해킹을 통한 악당들의 방해에 용의자로 몰리는 장면 등은 스파이 장르 영화에서 많이 봤던 내용이다. 악당들이 킬러들에게 현상금을 걸고 쫓기는 부분은 ‘존 윅’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악당의 악랄함이나 치밀함이 부족해 뒤로 갈수록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편에서 하워드 반장을 살해한 마이크의 아들 아르만도(제이콥 시피오 분)가 둘과 함께 하고, 그를 증오하는 반장의 딸을 배치해 긴장감을 주는 점이 그나마 신선한 정도다. 그러나 이 빈 공간을 ‘가족애’로 억지로 메우려는 까닭에, 뒤로 갈수록 과하다 싶은 느낌만 든다. 2003년 개봉한 2편에 이어 17년 만에 개봉한 ‘나쁜 녀석들: 포에버’(2020)가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3편에서 그치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화려한 총격전과 폭파 장면을 고려하면 ‘팝콘 영화’로선 괜찮은 편이지만, 전편의 추억을 곱씹기에는 많이 모자란다.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 교감에게 침뱉고 욕설하며 뺨 때린 초등 3년생, 담임도 폭행

    교감에게 침뱉고 욕설하며 뺨 때린 초등 3년생, 담임도 폭행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무단 조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욕설을 하고 침을 뱉으며 뺨까지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지난해 4개 학교 등 최근 3년간 7개 학교를 옮겨다니며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교육당국은 전학 조치만 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심각하다. 5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과 전북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전주시 모 초등학교 복도에서 3학년 A군이 교감에게 “감옥에나 가라” 등의 폭언과 욕설을 하면서 여러 차례 뺨을 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은 교감의 얼굴에 침을 뱉고 팔을 물어뜯는가 하면 가방을 휘두르기도 했다. 담임교사도 교실 내에서 소란을 피우는 A군을 지도하다가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교감이 학생으로부터 폭행과 모욕을 당하는 장면은 동료 교사가 촬영한 영상에 담겼다. 학교 측은 A군을 도무지 제지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교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무단이탈했다. 더구나 학교측의 연락을 받고 학교를 찾아온 학생 어머니는 담임교사를 폭행하는 등 교권 침해 행위가 심각해 학교측이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 측은 학교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A군에게 10일간의 출석정지(등교) 조처를 내린 상태다. A군은 도내 다른 학교에서 여러 차례 소란을 피워 인천지역 학교로 전학했다가 지난달 14일 이 학교로 전학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한해 동안 4개 학교를 전전했다. A군은 교실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친구들을 괴롭혀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분리 조치 등을 요구해 왔다. 학교 측과 전주교육지원청은 A군 가족에게 여러차례 가정지도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부됐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학교측의 수차례 가정지도 요청에도 아이가 달라지지 않고 있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전주시교육지원청은 A군의 부모를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아동학대 고발이 받아들여질 경우 부모 동의 없이 학생을 분리 조치한 이후 치료 등 실질적인 대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역대 최대 하루 18만여명 즐겨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역대 최대 하루 18만여명 즐겨

    주말이었던 지난 2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 일대에서 열린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 역대 최대 인파인 18만 5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서울시가 4일 밝혔다. 총 200만명이 찾았던 지난해 축제 때 일일 방문객 최대 인원이었던 17만명보다 1만 5000명 가량 많은 규모다. 이날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서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반포한강공원 잠수교 달빛광장과 한강 수상에서 시민스타 탄생 오디션 프로그램인 ‘한강 라이징 스타’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상 축제 ‘보트 퍼레이드’가 열려 시민들의 발길을 한강으로 이끌었다. 서울시는 축제 특별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 이날 낮부터 시민들로 인파가 가득했고,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12개 팀이 경연을 펼친 한강 라이징 스타에서는 7명의 초·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댄스팀인 ‘엑스펄트’가 1위로 선정됐다. 주용태 미래한강본부장은 “지난 2일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 일일 방문객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며 “아직도 축제에는 많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시민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잠수교와 반포한강공원에 방문해 시원한 무지개분수와 함께 축제의 활기를 받아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강 라이징 스타 공연과 보트퍼레이드 현장 중계 라이브는 서울시 동영상 채널 ‘라이브서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 [마감 후] ‘풍선 전쟁’이 일어난다면

    [마감 후] ‘풍선 전쟁’이 일어난다면

    인적 드문 숲속 근사한 별장을 빌려 휴가를 떠난 한 가족. 한밤중 통창 뒤로 나타난 낯선 이들(집주인)을 맞으며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한다. 라디오도,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먹통. TV 채널을 아무리 돌려 봐도 파란 화면에 ‘국가 비상사태’란 문구만 흘러나온다. 이튿날 상황을 파악하고자 차를 몰고 나선 남편 클레이(에단 호크)는 스페인어를 쏟아내며 조수석 창문을 두드리는 한 여성과 조우한다. “여길 벗어나야 해요. 비행기가 빨간 가스를 뿌리고 있는 걸 봤어요.” 클레이가 곧 맞닥트린 건 시뻘건 종이를 마구 뿌려 대며 솟구치는 드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무지의 공포에 클레이는 발끝부터 몸서리친다. 2023년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사이버 테러인지, 위성 테러인지, 방사능 테러인지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 알 수 없는 공격에 인터넷도, TV도, 스마트폰도 모든 일상이 멈춘 세상을 그린다. 2020년 출간된 동명의 책이 원작인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기획을 거쳐 영화로 제작됐다고 한다. 북한의 잇따른 오물풍선 살포와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 시도에 이 영화가 오버랩됐다. 만약 풍선에 오물이 아닌 방사성물질 같은 생화학무기가 담겨 있었다면. 위성 공격과 전파 방해로 비행기가 땅을 향해 날고, 대형 유조선이 해변으로 돌진했다면. 영화 속 상상이 내 삶의 직접적인 물음으로 다가오는 순간 빈곤한 상상력에 아득함이 몰려온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를 꺼내 들더니 급기야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를 의결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일단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했다. 물론 우리 탈북단체의 삐라(전단) 살포 시 다시 살포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북한학·군사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위를 높이자마자 북한이 한발 물러난 것은 충돌 없이 남한을 대상으로 의도를 숨기는 이른바 ‘심리전’ 실험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내려보낸 오물풍선에 남한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할지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음번엔 오물이 아니라 무엇이 담길지 모를 일이다. 영화에서는 집주인 조지(마허샬라 알리)의 입을 통해 ‘가성비 최고의 군사작전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1단계는 통신과 교통을 마비시켜 표적의 눈과 귀를 고립시킨다. 2단계는 은밀한 공격과 역정보로 공포를 퍼뜨리고 동시다발적인 대혼란을 통해 내란과 쿠데타에 무방비가 되게 만든다. 3단계의 경우 2단계가 성공하면 저절로 진행된다. 결론은 ‘국가 붕괴’다. 영화에서는 전통적인 전쟁의 모습이 아니라 각종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전방위적이고 파상적인 공격이 우리의 일상을 순식간에 멈춰 세울 수 있다는 강한 위기감이 읽힌다. 북한의 오물풍선이 다시 날아온다면 우리 군과 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 시민들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애써 공포를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무방비로 노출돼서도 안 될 일이다. 모든 상상력을 총동원해 다른 한쪽의 상상에 대응해야 한다. 인간의 상상력이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을 구할 수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섬뜩한 기분을 느낀다. 명희진 정치부 기자
  • “홍남기, 국가채무 전망치 축소·왜곡”

    “홍남기, 국가채무 전망치 축소·왜곡”

    문재인 정부 시절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을 당초 153.0%에서 81.1%로 낮추도록 지시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됐다. 나랏빚 전망치를 절반 가까이 줄여 왜곡했다는 것이다. 앞서 주택·소득 관련 통계조작 논란도 있었던 문재인 정부가 미래 나랏빚마저 조작했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감사원이 4일 공개한 ‘주요 재정관리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는 2020년 6~7월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가늠하기 위해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2060년 국가채무 비율을 최소 111.6%, 최대 168.2%로 산출했다. 국가채무 비율은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장기 재정전망을 실시해야 한다. 홍 전 부총리는 2020년 7월 초 문재인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와대 정례보고에서 “2015년에는 62.4%로 전망했으나 2020년에 100%를 초과한다고 할 경우 외부의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같은 날 청와대에서 “의미는 크지 않으면서 사회적 논란만 야기할 소지(가 있음). 불필요한 논란이 커지지 않게 잘 관리하고 신경써 주기 바람”이라는 당부가 내려왔다. 다만 감사원 관계자는 “청와대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언의 진의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후 기재부는 정식 시뮬레이션을 거쳐 2060년 국가채무 비율 153.0% 안과 129.6% 신규안으로 구성된 장기 재정전망안을 홍 전 부총리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홍 전 부총리는 “129.6% 안도 국민이 불안해한다”며 ‘두 자릿수로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더 나아가 ‘총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의 100%로 적용해 전망하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국가채무 비율을 추계할 때 핵심 전제인 ‘재량지출이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에 연동돼 증가한다’는 원칙 대신 총지출(재량지출+의무지출)을 경상성장률에 연동해 국가채무 비율을 떨어뜨리라고 하며 국가채무 비율의 추계 방식을 바꾸도록 한 것이다. 총지출은 정부의 필요에 따라 줄일 수 있는 연구개발(R&D), 사회간접자본(SOC) 등의 재량지출과 법적 지급 의무가 명시된 교부금, 법정부담금 같은 의무지출로 나뉜다. 홍 전 부총리 방식대로면 재량지출 비중이 줄어 국가채무 비율이 낮아진다. 따라서 당시 재정기획심의관도 추계 방식을 변경하면 안 된다고 우려했지만 홍 전 부총리는 “왜 불가능한 일이냐. 정부가 충분히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거듭 이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 전 부총리는 그해 7월 21일 청와대 정례보고에서 “현재 국가채무 비율이 130% 정도 나오는데 두 자릿수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미 기재부에서는 국가채무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상황 인식이 어느 정도 공유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해당 팀 사무관을 비롯한 실무자들은 “변경된 전제는 합리성이 떨어지고 재정전망 원칙과 취지에 어긋난다”, “해외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결과 발표 시 설명하기 어렵다”며 수차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당시 A국장은 실무자들의 수차례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의 부당한 지시에 한 번도 반론이나 우려를 제기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당시 재정혁신국장을 맡으며 장기재정전망협의회 간사였던 A국장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협의회 심의·조정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전망 전제와 방법을 임의로 변경했다. 결국 기재부는 8월 국가채무 비율 전망치를 81.1%로 최종 보고했다. 홍 전 부총리는 “이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다”며 승인했고, 국회에 제출됐다. 곧바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와 국회 국정감사, 학계 등에서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실무자들끼리 “우리가 ‘주작’(조작)했다는 것을 에둘러 비판했다”며 “자괴감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감사원은 기재부에 홍 전 부총리가 국가공무원법을 어겼다면서도 이미 퇴직한 만큼 비위 내용을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기재부에 통보했다. 현재 다른 부처 차관보를 맡고 있는 당시 A국장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 홍 전 부총리는 입장문을 내고 “당시 재정 여건과 예산 편성, 국가 채무, 대외 관계를 모두 고려해 최선의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대외신인도 등까지 감안한 정책 판단의 영역이지 수치를 왜곡한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 복무 관리 이중 잣대 도마 위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 복무 관리 이중 잣대 도마 위

    진정·투서가 많은 기관으로 소문난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 일부 간부들의 부실한 복무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어떤 간부는 허위 출장을 냈다가 감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받은 반면 다른 간부는 아무런 조치가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는 최근 허위로 출장을 내고 자리를 비운 전북도보건환경연구원 간부 3명에 대해 경징계 결정을 내렸다. 부장 1명은 훈계, 과장 2명은 주의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유관 기관과 협의하러 간다고 출장을 낸 뒤 전북 남원시에 있는 전시회에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간부 3명의 허위 출장 사실은 곧바로 내부 직원들의 입줄에 오른데 이어 무기명 투서로 이어져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받았다. 그러나 또다른 간부 A씨는 지난 4월 2일 출장을 내고 보건환경연구원장 공모 면접을 보기 위해 자리를 비웠지만 감사나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날 전북도청과 업무협의를 한다는 이유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출장을 냈다. 개인 용무임에도 불구하고 공적인 출장을 낸 것으로 복무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관 책임자인 원장 공모 면접에 가는 간부 공무원이 허위 출장을 낸 것은 출발점부터 기관장이 될 자격이 없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반면, A씨와 함께 보건환경연구원장 공모 면접에 참여한 같은 기관 간부 B씨는 오전에는 정상 근무하고 오후에 연가를 내 대조적이다. B 과장은 “원장 공모 면접 참여는 개인적인 용무이기 때문에 당연히 연가를 내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출장을 내고 면접에 참석한게 사실이라면 같은 공직자로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처신이다”고 꼬집었다. 이날 보건환경연구원장 공모 면접에 참여했던 전북자치도 다른 간부도 연가를 냈다. 이에대해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은 “누구는 허위 출장냈다고 진정투서를 하고, 누구는 눈 감아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허위 출장 사실이 드러난 보건환경연구원 간부에 대해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될지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서울광장] 한강에 보이지 않는 수운의 역사

    [서울광장] 한강에 보이지 않는 수운의 역사

    누가 “한강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느냐”고 물으면 매우 뜬금없게 들리겠지만, 필자는 “충주 창동리마애불”이라고 할 것이다. 강원도 원주 문막에서 남한강을 따라 부론을 거쳐 충주를 잇는 길은 가끔 찾는 드라이브코스다. 원주 부론에는 흥원창 옛터와 고려시대 거찰(巨刹) 법천사 터가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목계리에서 남한강을 건너 충주시내 방향으로 들어가게 된다. 목계리라는 땅이름이 어딘지 익숙한 분들도 계시겠다. 그렇다. 지난달 작고한 충주 출신 신경림 시인이 ‘목계장터’라는 작품을 남겼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로 시작하는 그 시다. 남한강을 가로지른 목계교 어귀에서 ‘목계장터’를 새긴 신경림 시비가 길손을 맞는다. 지금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한강 수운(水運)이 활발하던 시절 목계나루는 큰 포구였다. ‘목계장터’의 화자(話者)는 한강을 따라 나루를 떠도는 방물장수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라는 시구절은 그의 발걸음이 닿는 범위의 일단을 보여 준다. 방물장수는 서울에서 생활용품을 모아 양평, 여주, 원주, 충주, 단양을 넘어 정선 아우라지를 오가며 팔았다. 하지만 1973년 팔당댐 준공으로 목계장은 사실상 파장이 됐고, 1995년 충주댐이 건설되자 남한강 수운은 기능을 완전히 잃었다. 남한강은 역사가 씌어지기 이전부터 물길로 활용됐을 것이다. 고려가 충주와 원주에 조창(漕倉)을 두었고 조선이 물려받으면서 남한강은 수운의 중심이 된다. 조창은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수도로 나르기 위한 기관이자 창고를 말한다. 원주 흥원창에는 강원도, 충주 덕흥창·가흥창에는 충청도와 경상도 세곡이 모였다. 물류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경과 충주 사이에 새로 개척한 달구지 고갯길이 새재다. 창동리마애불은 세곡선의 무사항해를 빌고자 조성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배를 타고 가며 배례할 수 있도록 조성한 마애불이다. 수도 개경이나 한양을 향해 덕흥창을 출발한 세곡선 뱃사람들은 빌고 또 빌었다. 예성강이나 한강에서 덕흥창으로 돌아온 뱃사람들은 다시 감사의 기도를 드렸을 것이다. 수운이 단절된 지금 한강이라면 유람선이나 세빛섬, 불꽃놀이나 벚꽃놀이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다. 서울시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 국제 지명설계 공모’의 당선작으로 영국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이 제안한 ‘소리풍경’을 선정했다는 소식도 며칠 전 들렸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건축 예술가의 ‘작품’으로 노들섬이 다시 태어나면 새롭게 한강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을 수도 있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두 차례 재임하면서 한강의 모습을 크게 바꿔 놓고 있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도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로 세빛섬을 만든 그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로 다시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는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적 명소를 조성하는 한강 주변 개선 사업이라고 한다. 사업이 성과를 거두면 한강은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질 높은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오늘 한강 수운의 역사를 떠올린 것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미래를 제시하는 것과 함께 한강의 유구한 역사도 부각시켰을 때 서울이 더욱 조화롭게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조운은 조선이 500년 넘게 국가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든 중요한 통치 시스템의 하나다. 조선시대 남한강은 물론 삼남 지역에서 한강 하구로 들어온 세곡선이 짐을 내리던 포구와 창고는 용산 일대에 있었다. 광흥창역도 그 흔적의 하나로 남았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역 개발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세곡선이 드나들던 한강변에 ‘한강수운박물관’ 정도는 있어야 ‘미래지향적 도시’이자 ‘품위 있는 역사도시’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서동철 논설위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