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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무량보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무량보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서양 미술에는 로제트(rosette)라는 국화같이 생긴 조형이 있다. 문양집에는 ‘장미’항(項)에 로제타 조형이 들어 있다. 실제로 로제트라는 말은 장미(rose)의 축소형이지만 무늬에만 쓴다. 그런데 장미와 로제트는 조형이 전혀 다른데 왜 이런 오류로 혼란을 일으킬까. 로제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장미꽃 모양의 다이아몬드 2. 땅 위에 붙어 방사상으로 퍼져 나는 잎. 또는 잎이 그러한 모양으로 나는 식물 3.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 등의 뜻이 있지만 장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세계 학자들이 로제트라고 부르는 조형을 살펴보면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을 일컫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화나 연꽃 모양에 가깝다. 그런데 꽃의 모양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국화 모양이고 연꽃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런 조형이 세계 곳곳에 보편적으로 있을까. 그렇다면 로제트의 순수 조형은 어느 특수한 식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보편적인 상징을 띠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로제트라는 조형은 고대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인도, 한국 등에 널리 퍼져 있다. 그 가운데 고딕 성당의 거대한 투명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로제트 창’이라 부르지 않고 ‘장미 창’이라 잘못 부르고 있다. 즉 장미와 로제트는 전혀 다른데 이처럼 큰 오류는 어찌 된 것일까. 동양에 이르면 같은 조형을 보고 ‘국화’라고 부른다. 그 조형이 만일 보편적인 상징을 띤다면 특정한 장미가 아니듯 특정한 국화가 아닐 것이다. ●고대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에 널리 퍼진 ‘로제트’ 조형 어느 날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 무늬’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채색 분석을 하다가 이렇게도 시도할 수 있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용기와 결단성이 없으면 어렵다. 위아래 조형은 다르나 같은 개념이다①. 즉 로제트나 국화 모양은 중앙에 보주가 있고 주변에 보주가 둘려 있는 무량보주가 된다. 그런데 동양에서와 마찬가지로 BC 700~600년 그리스 항아리에 그려진 신화 배경에 중앙에 보주가 있고 주변에 보주가 둘려진 무량보주들을 보고 놀랐다②. 조선 불화의 검은 하늘에 있는 무량보주와 똑같았기 때문이다③. 즉 로제트의 채색 분석에서 중앙의 보주와 주변의 보주들만 남기면 무량보주가 되는데 그저 정적인 상태가 아니고 주변으로 무한히 확산하는 역동적인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 된다. ●채색 분석에서 중앙·주변 보주만 남기면 ‘무량한 확산’ 우리 교육 과정은 지식의 수집에 익숙해 인식의 문제는 등한시하는 것 같다. 인식은 끝없는 체험의 과정이다. 이 연재는 학교 교육 과정에 배우는 것처럼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고 조형의 인식 과정을 쓰지 않을 수 없으므로 간혹 중대한 것을 발견할 때마다 감성적 표현을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조형예술 분야는 요즘 에피소드 중심의 답사기가 유행하면서 인식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해 가는 것 같다. 위대한 조형예술 작품을 대하면 놀라기도 하고 감동을 느낀다. 인간은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감성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지만, 상대 개념인 이성과 균형과 조화를 지키지 않으면 미술사학은 연구할 수 없다. 감성이 결핍돼 있는 사람은 작품 앞에서 아무 느낌이 없어서 감성적 표현을 부정하기까지 한다. 놀라거나 감동을 받지 않으니 작품의 진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성과 이성의 분별이 어디 있으랴. 만물생성의 근원인 ‘무량보주’라는 용어는 필자가 만들었으나 요즈음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새로이 느낀다. 처음에 이른바 로제트의 조형언어를 채색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직감이지만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긴 잎은 잎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긴 잎 모양의 끝 부분 안에는 완벽한 원이 내재돼 있다는 확신이 들어 원을 그려 채색 분석해 보니 과연 완벽한 원이며 보주였다. 그리고 보니 중앙의 보주에서 많은 보주가 사방팔방으로 확산하는 조형이 아닌가. 그런데 과연 이렇게 해독해도 될까.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경이를 느꼈다고 해도 증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며, 분명히 증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 있었다. ●크노소스 궁전 천장에는 백제 동하총과 똑같은 연꽃 크레타의 수도 헤라클리온에서 5㎞ 남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크노소스 궁전은 BC 1700년 건축됐으며, BC 1400년까지 이용됐다. 그 스타코 천장에는 놀랍게도 백제의 수도 웅진(공주) 능산리 왕릉 군 가운데 하나인 동하총(東下塚) 천장과 똑같이 연꽃같이 보이는 무량보주가 영기문과 하나가 돼 소용돌이치고 있다④, ⑤. 그리스 것은 양식화됐고, 백제 것은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이되 영기문은 형태는 다르나 모두 제1영기싹의 변형일 뿐이다. 크노소스 궁전이나 백제의 무덤이 모두 영기문에서 무량한 보주가 확산해 소우주인 궁전에 대생명력이 가득하고, 역시 소우주인 백제 왕릉 안에서 우주의 대생명력이 보주로 형상화돼 가득 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놀랍다. 고구려 무덤벽화 천장에는 대부분 큰 연꽃이 그려져 있다. 왜 천장에 연꽃이 그려져 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으며 아무도 의문을 제시한 사람도 없었다. 일본 학자들은 천장에 그려져 있으니 하늘에 있는 연화, 즉 천연화(天蓮花)라고 불렀고 아무 설명도 하지 못했으며 우리도 그 용어를 따랐다. 그러나 그 조형들을 수없이 그려 보고 채색 분석하면서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고 해독하고 나니 이 소우주인 무덤 안에 대우주의 대생명력을 보주가 가득하도록 천장에 조형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꽃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기와를 연구한 필자는 의문점이 많았다. 조형상의 연꽃잎에서는 한 개 혹은 두 개의 타원체 혹은 구체(球體) 모양이 생겨나고 있는데, 일본학계에서는 돌기가 하나 있으면 단판(單瓣·하나의 꽃잎)이라 부르고⑥, 두 개가 있으면 복판(複辦·많은 연꽃잎)이라 부른다⑦. 그런데 그 얇은 연잎에 그런 팽만감 있는 돌기가 따로 한 개 혹은 두 개가 있을 리 없으며, 그대로 쓸 것이면 복판도 쌍판(雙瓣)이라 불러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돌기는 하나이거나 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기와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한국의 기와 전공자는 일본의 엄청난 연구 성과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기와의 조형과 상징의 본질이 새로이 밝혀진 지금 수백 년 연구 성과는 물거품이 돼 버리고 만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와당 가운데 통일신라 월지 출토 수막새 조각은 연잎이 아예 없고 중앙에 보주가 있으며, 주변이 보주들로만 이루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중국 북제의 와당을 보고는 더욱 그런 조형이 완벽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이것은 불교미술 연구의 대전환점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런 기와들로 단판이나 복판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됐다. 더 나아가 넓은 잎 전체가 풍만해지면서 보주화하는 조형도 눈에 새로이 인식하게 됐다. 연꽃의 씨앗들만 보주가 되는 것이 아니고, 뜻밖에 연잎들도 모두 보주화해 가는 과정을 찾아내면서 큰 놀라움에 흥분했다. 이것은 세계미술사학 연구사에서 중대한 발견이기 때문이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도 같은 조형 중국 수나라 석불의 연화대좌를 보면 넓은 연잎에서 각각 두 개의 보주가 생겨나는 듯하다. 이것을 복판이라 했으니 그 말 자체가 틀리다. 필자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공부하면서 높이 5m에 이르는 드높은 석등을 매일 대하면서도 하대의 연잎에서 큰 반구형 보주가 생겨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이 보주로 보인 것은 보주가 무엇인지 밝히고 난 다음이었다. 지난봄 건축학회 발표차 프랑스에 갔을 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경악했다. 1190년 완성된 초기 고딕 양식의 웅장한 대성당 천장 바로 밑 부분에 화려하고 큰 영기창의 조형은 거대한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었으며, 보주마다에서 성스런 조형들이 화생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⑧. 그 조형을 단순화해 채색 분석하여 보니 와당에서 일어나는 보주의 무량한 확산과 똑같지 않은가⑨. 그 성당의 여러 장미창(Rose Window·실은 ‘보주창’이라 불러야 한다)은 조금씩 다를 뿐 모두가 보주의 무량한 확산을 보여 주는 조형이었다. ●그리스 문명 이전의 미케네 문명 발굴품, 한국 와당과 유사 그러면 서양에서는 언제부터 무량보주 혹은 보주의 무량한 확산의 조형이 만들어졌는가. 지난해 여름 아테네 국립박물관에서 그리스 문명 이전의 미케네 문명 발굴품을 보면서 완벽한 금제 무량보주 조형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런 금제 조형이 만들어진 곳은 그리스 남부 아르골리스의 선사시대 도시 티린스다. 이 문명은 BC 1400~1200년 절정을 이루었는데 출토품에서 눈을 의심할 만큼 우리나라 와당의 무량보주와 똑같은 조형을 보았다10. 연꽃의 꽃잎이 씨앗과 더불어 보주화돼 갈 뿐만 아니라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는 개념을 얻어 가는 과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동서양의 작품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세계 조형예술의 많은 부분이 풀리는 감동적인 시간들이었다. 대우주에 가득 찬 보주를 ‘보주에서 무량하게 확산하는 조형’으로 표현한 것은 동서양이 같았으나, 수천 년 동안 이 모든 무지와 오류들이 축적돼 온 것은 지금까지 보주의 개념을 알아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용에서 알아낸 보주이기에 용의 본질을 모르면 세계 조형예술은 풀리지 않는다. 서양에는 동양에서와 같은 용은 그리 많지 않으나 용성(龍性)을 지닌 조형들은 많기 때문에 ‘세계의 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라는 연재의 표제가 가능했던 것이다. 서양에는 서양인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용성을 지닌 조형들이 너무나 많아서 필자가 하나하나 소개해 나가는 동안 여러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놀라움이란 철학의 시작이며, 인식의 극치에서 큰 놀라움을 체험한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롯데, 일자리 창출·미래성장 동력 발굴 박차

    [광복 70년-한국경제를 이끈 기업들] 롯데, 일자리 창출·미래성장 동력 발굴 박차

    롯데그룹은 내수경기 침체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투자와 채용을 늘리면서 미래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올해 롯데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인 7조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투자액 5조 7000억원보다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또 채용 인원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1만 5800명으로 정했다. 오는 2018년까지 신입사원, 인턴사원 등으로 2만 4000여명의 청년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가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적극 동참하고, 그룹의 지속적인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대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느낀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일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사장단 회의에서 “요즘처럼 모든 것이 급속히 변하는 세상에서는 무엇이 리스크(위험)인지 모르는 ‘무지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 포착 능력과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및 트렌드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늘어난 투자와 고용을 바탕으로 유통부문에서는 아웃렛과 마트 등 신규점 개점과 함께 옴니채널(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관광·식품·화학·건설 부문에서는 해외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현장을 가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삼진어묵 26억 6000만원, 장석주 명란 16억 6000만원, 대저토마토 4억 3000만원 등 ….’ 부산 지역 중소업체들은 요즘 신이 났다. 롯데그룹이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부산에 들어오면서 이들은 3개월 만에 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유통망을 갖춘 롯데그룹 덕분이다. 이를 반영하듯 부산혁신센터는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1일 해운대구 센텀시티의 그린타워에 있는 혁신센터에는 10여명의 예비 창업자들이 스튜디오 등을 둘러보며 상담을 받고 있었다. 1인 창업을 준비하는 한 예비 창업자는 “롯데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창업 제반사항을 조언들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준오 혁신센터 주무관은 “3개월 전 혁신센터가 문을 연 것을 알고, 예비 창업자, 대학생 청년창업자 등이 하루 20~30여명씩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4층 콘퍼런스홀에서는 예비 창업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기술금융제도 개선을 주제로 한 ‘창조금융 톡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귀를 쫑긋 세우며 강의에 열중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창업 열의를 감지할 수 있었다. 지난 3월 16일 7번째로 문을 연 부산혁신센터는 그린타워 3, 4층 2814㎡를 사용한다. 중점 지원분야는 유통, 영화·영상, 사물인터넷(IoT), 창업지원 등이다. 사무공간 등 시설물 설치비 60억원은 롯데가, 임대료 27억원은 정부와 부산시(국비 17억, 시비 10억원)가 부담했다. 3층에는 업무지원실인 사무공간과 창업 보육센터 등이 있으며 22명의 직원이 있다. 보육센터에는 현재 1인 창업기업 등 11곳이 입점했으며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지난 4월 입점한 종이 기타 스탠드를 만드는 라우드웍스 윤언태(34) 대표는 “무료로 사무실과 각종 사무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창업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좋다”며 만족해했다. 4층에는 혁신센터 핵심인 스마트스튜디오, 옴니미팅룸, 패션창작소, 시제품제작소, 영화·영상존, 멘토링룸, 법률·금융·특허 지원실, 콘퍼런스홀, 교류공간, 입주지원공간, 미팅룸 등이 있다. 스마트스튜디오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판매를 돕기 위해 설치됐다.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활용 가능한 콘텐츠 제작은 물론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통 전문상품 기획자(MD) 컨설팅, 판로 확대까지 도움을 준다. 지난 3월 이곳에서 장석준 명인의 명란을 소개해 방송 중 3억원어치가 팔렸다. 4월에는 대저토마토를 서울 스튜디오와 이원생방송으로 연결해 판매했다. 옴니미팅룸도 센터의 자랑거리다. 서울~부산 간 화상회의가 가능해 서울에 있는 MD와 부산업체들을 연결해 상품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업체는 서울에 가지 않아도 화상을 통해 상품 설명회를 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롯데닷컴에서 운영하는 중소기업상품전문몰인 케이숍에 지역 브랜드인 헤솔 등이 옴니미팅룸의 화상회의를 통해 입점했다. 1인 창업 청년 기업인 이즈프로브 신광일(31) 대표는 최근 옴니미팅룸에서 화상으로 서울 MD에게 자신이 개발한 스마트체온계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 대표는 “혁신센터에서 롯데닷컴과 연결해 줘서 입점했는데 매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혁신센터는 중소기업 대표, 자영업자, 예비 창업자 등이 요구하는 금융·무역 법률 등 지식 습득 등을 위한 다양한 강좌와 세미나도 개최한다. 또 창업자들이 법률, 금융, 특허 관련 자문과 지원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본 창업지원은 당연하다. 특히 멘토링 컨설팅을 통한 창업 지원, 지역기업 보육 및 신규 채용, 투자 유치를 통한 청년 기업 양성 등은 조금씩 그 성과가 나고 있다. 조홍근 혁신센터장은 “혁신상품인증제 실시 등 창조경제의 돌파구를 만드는데 부산센터가 선봉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우주를 보다] 천상의 나비…날갯짓하는 성운 포착 (허블)

    [우주를 보다] 천상의 나비…날갯짓하는 성운 포착 (허블)

    마치 우주에 존재하는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것 같은 환상적인 모습의 성운 이미지가 공개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항공우주국(ESA)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성운 'PN M2-9'의 모습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지구로부터 약 12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성운은 마치 날개를 펼친 것 같은 특이한 모습 때문에 '나비 성운' 혹은 '쌍둥이 제트 성운'(Twin Jet Nebula)으로 불린다.   지난 1997년에도 허블우주망원경에 모습이 잡힌 M2-9는 이번에는 허블에 장착된 우주망원경영상분광기(STIS)의 관측 데이터가 합쳐져 보다 확실한 자태를 드러냈다. 이 성운이 무지개같은 빛을 발하며 날갯짓하는 이유는 서로 맞돌고있는 쌍성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별들이 죽어가면서 거대한 가스와 물질들을 밖으로 방출하고, 뜨거운 별빛에 이 물질들이 이온화되면서 사진처럼 컬러풀한 성운을 만들어낸다. ESA측은 "격렬한 트윈 제트(twin jets)가 우주로 방출되는데 그 속도가 시속 100만 km에 달한다" 면서 "우리의 태양만한 작은 질량을 가진 별들이 죽어가면서 종종 이처럼 인상적인 모습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개의 별이 만들어낸 이같은 가스상 원반은 명왕성 공전 궤도의 15배 정도까지 퍼진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후 M2-9는 어떻게 될까? 최후의 예술작품을 남기며 죽어가는 M2-9는 결국 차갑게 식으며 쪼그라들면서 백색왜성(white dwarf)이 된다. 우리의 태양 역시 앞으로 70억 년 후면 수소를 다 태운 뒤 바깥 껍질이 떨어져나가 행성모양의 성운을 만들고 나머지 중심 부분은 수축한 뒤 지구만한 크기의 백색왜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ESA/Hubble & NASA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식용 곤충으로 다양한 요리를

    식용 곤충으로 다양한 요리를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본관에서 열린 ‘식용 곤충 조리적용 전문가 워크숍’에서 참가자들과 요리사가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와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를 이용해 개발한 16종의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천사의 날개처럼…희귀 대기현상 ‘파이어 레인보우’ 출현

    천사의 날개처럼…희귀 대기현상 ‘파이어 레인보우’ 출현

    최근 ‘파이어 레인보우’라고 불리는 희귀한 현상이 미국에서 목격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어 레인보우는 이름만 보면 ‘불꽃 무지개’라고 칭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불꽃과 무관하며 대기 중에 있는 구름 속 얼음결정이 태양광에 굴절해 발생하는 대기 광학현상이다. 이 현상은 공식적으로 ‘환수평호’(環水平弧·circumhorizontal arc)라고 불리며 태양광이 권운 속을 통과할 때 발생한다. 권운은 털구름이나 새털구름으로도 불리는 데 5~13km의 고도에 있는 희고 섬세한 느낌을 주는 줄무늬나 명주실 모양의 구름으로 육각기둥 모양의 얼음결정으로 이뤄져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산한 사진 속 환수평호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의 하늘에 1시간 동안 나타났다. 환수평호는 태양 고도가 58° 이상으로 매우 높을 때만 볼 수 있다. 또한 권운을 만드는 얼음결정의 육각형 바닥이 지면과 평행할 때만 형성될 수 있다. 이 얼음 결정의 측면으로 빛이 들어와 바닥으로 나오면 빛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처럼 굴절되면서 분광된다. 권운을 만드는 얼음결정이 적절한 방향으로 줄지어 있고, 그부분의 전체가 일곱 빛깔 무지개로 빛나는 것이다. 환수평호와 비슷한 현상으로는 보통 적운이라는 뭉게구름이 무지개 빛깔로 화려하게 변한 ‘채운’ 현상이 있다. 적운은 지표 부근에서 데워진 공기가 급격히 상승해 기압이 낮은 상공에서 팽창해 온도가 낮아져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해 생긴다. 이 물방울에 의해 태양광이 회절하면 구름이 아름다운 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협상 새나가면 안된다”… 靑·통일부 철통 보안

    남북이 23일에 이어 24일에도 고위급 접촉을 통해 마라톤 밤샘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과 관련한 사항이 외부로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청와대와 통일부 등은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진전이 조금 있었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대한 진전인지 등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보안 분위기는 민경욱 대변인의 브리핑에서도 그대로 묻어났다. 민 대변인은 고위급 접촉 진행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남북 고위급 대표가 엄중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 속에서 장시간 팽팽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기사 한 글자가 협상에 실시간으로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확인되지 않은 추측 보도는 삼가 달라”면서 “남북 접촉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협상 와중에도 비무장지대(DMZ)에 포병전력을 2배 이상 늘리고 잠수함 50여척을 기동시키는 등 대화와 위협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자칫 언론에 협상 내용이 유출될 경우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청와대는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핵심 참모들이 고위급 접촉이 시작된 22일과 23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 회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고위급 접촉 대표로 참가하고 있는 통일부 역시 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남북회담본부장을 비롯해 주요 간부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실시간으로 고위급 접촉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기자들의 전화는 물론 문의에도 손사래를 쳤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엄중한 분위기인데 함부로 협상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정부가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협상 상황을 여야 정치권과 국민이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미국과 회담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데 정부를 지원해야 할 정치권은 까마득하게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남북 협상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박지원 의원은 “정부도 북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보안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철통보안을 옹호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현대車의 정면승부…결과는 ‘안전성 동일’

    현대車의 정면승부…결과는 ‘안전성 동일’

    약 500m 사이에서 마주 보고 있던 두 대의 쏘나타가 카운트가 끝나자 동시에 출발했다. 시속 56㎞로 달리던 두 대의 차가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충돌하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300여명의 관객들 사이에선 “아!”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2일 저녁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서 쏘나타 고객들을 초청해 국내에서 생산된 내수용 쏘나타와 미국에서 생산된 수출용 쏘나타의 정면충돌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소가 아닌 야외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충돌 실험을 실시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실험에 쓰인 차는 자동차 전문 블로거 ‘마대빠더’로 활동 중인 이대환씨와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가 한국 아산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각각 선택해 가져온 쏘나타 2.0 터보 모델이었다. 충돌한 두 차량은 앞 바퀴 앞쪽의 형체가 완전히 사라질 만큼 반파됐지만 운전석에 앉은 더미(실험용 인체 모형)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실험을 함께 진행한 김 교수는 “사고 시 가장 중요한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 지지대)가 손상이 없었고 운전석·조수석·무릎 에어백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더미의 상태로 봤을 때 탑승자들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 후 현대차는 국토교통부 정면충돌 평가항목 중 상해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내수용과 수출용 모델 모두 ‘우수’ 등급의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쏘나타 출시 30주년 기념 고객 초청 영화시사회로 알고 현장을 찾은 고객은 현대차의 이번 ‘깜짝 이벤트’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인천에 거주하는 송용근(37)씨는 실험 결과를 지켜본 뒤 “쏘나타를 타고 있지만 수출용과 내수용 쏘나타 차별 논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인천에 거주하는 한효봉(40)씨는 내수용과 수출용 모델의 차별 논란에 대해 “강판은 같을지 몰라도 내부 부품 등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다만 현대차가 고객들을 상대로 이 같은 소통의 노력을 한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이번 행사 배경에 대해 “고객들의 오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초 신설한 커뮤니케이션 부서에서 고객들과의 소통 차원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앞으로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는 자동차 동호회 등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기회를 더 많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울광장] 서부전선의 나흘, 평화는 공포의 자식일 뿐인가/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서부전선의 나흘, 평화는 공포의 자식일 뿐인가/진경호 편집국 부국장

    ‘평화란 공포의 자식’이라는 윈스턴 처칠의 경구를 새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나흘이 흘렀다. 느닷없는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과 이에 따른 우리 군의 응전, 그리고 뒤이은 북의 ‘48시간 최후통첩’과 최후통첩 시한을 불과 2시간 앞두고 이뤄진 남북 간 고위급 대화 합의, 그리고 밤을 넘겨가며 진행된 남북 간 대화는 분단 70년간 이어져 온 한반도의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롤러코스터 위에 서 있는 것인지를 새삼 일깨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울러 전면적 무력 충돌 직전 남북 간 대화가 성사된 반전이 보여 주듯 이같이 위태로운 평화나마 지켜 내려면 앞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공을 들여 힘의 우위를 유지해 나가야 하는지 가늠케 하기에도 충분하다. 그제부터 이어진 남북 간 고위급 대화가 무엇을 합의했고, 무엇을 합의하지 못했든 간에 이번 북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사태는 일단 북의 실체와 관련해 비교적 명확한 시사점 몇 가지를 제시해 준다. 우선 북한 지도부가 안고 있는 ‘두려움’이다. 지난 4일 북측의 서부전선 지뢰 도발에 맞서 우리 군 당국이 10일부터 휴전선 확성기를 통해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자 김정은 체제는 불과 보름도 견디지 못한 채 주먹을 휘둘렀다. 기껏해야 20㎞ 남짓 떨어진 곳에서밖엔 들을 수 없는 확성기 방송이지만 북의 3대 세습 체제는 그런 제한적 심리전조차 몹시 아파했다. 체제의 취약성을 스스로 드러냈다. 한·미 연합전력과 우리 군의 단호한 응전 태세에 대한 북의 두려움도 일단을 드러냈다. 주먹을 휘둘렀지만 제대로 때리지는 못했다. 아니, 안 했다. 마땅히 타격목표가 됐어야 할 대북 확성기를 피해 엄한 야산에 포탄을 날렸다. 최후통첩 뒤로 허겁지겁 대화에 매달렸다.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퍼부어질 한·미 연합전력의 위력을 그들도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강력한 억지력만이 평화를 지켜 준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는 대목이다.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든 대화와 대립, 무력 충돌이 숨 가쁘게 한반도를 종횡으로 가르는 반전의 역사를 한동안은 더 지켜봐야 할 우리의 숙명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판문점에서 남북 간 대화가 이뤄지는 동안에도 북은 동·서해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함 50여척을 기동시키는 양동 작전을 전개했다.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12년 4월 발사한 은하3호 로켓의 사거리를 뛰어넘어 미국의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성능을 내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핵탄두 소형화 작업과 더불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실전 배치가 가능해질 3~5년 뒤면 이른바 북의 대남(對南) 비대칭 전력이 가시화하면서 한반도 안보지형 전체가 뒤흔들리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어제 그제 이어진 북의 도발과 대화 제스처에 일희일비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무력 충돌의 위기와 대화가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는 지금 정작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김정은 체제가 드러낸 두려움의 일단이나 화전 양면전술의 이중적 태도를 넘어 이런 미래 위협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일 것이다. 북의 비대칭 전력이 현실적 위협으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과연 우리가 한뜻, 한목소리로 저들에게 맞설 수 있을 것인지 자문해 봐야 한다. 광복 70년, 분단 70년의 오늘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의 영령 앞에서 둘로 갈라져 싸우는 나라다. 올해를 광복 70주년으로 볼 것인지 해방 70주년으로 볼 것인지, 건국 67주년으로 볼 것인지 정부 수립 67주년으로 볼 것인지를 놓고도 둘 셋으로 갈라져 도무지 타협할 줄을 모르는 나라다. 이 전 대통령을 한쪽에선 ‘남북 분단의 원흉’으로 몰아세우고 또 다른 쪽에선 ‘건국의 아버지’로 떠받드는 이념적·정치적·정서적 분단의 현실 속에서 과연 남북 분단이라는 민족적·역사적 비극을 끊어 낼 힘을 우리가 지니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 너머로 안보 위기 속 국론 분열을 막을 정치권의 노력이 절실하다. 북의 도발 앞에서 책임론부터 꺼내 들거나 전격적인 남북 고위급 대화 성사를 놓고 공을 다투며 정치적 득실 계산에 골몰하는 소아적 리더십부터 버리는 게 첫걸음일 것이다. jade@seoul.co.kr
  • “연평도 군인들의 원위치...빈틈없이”

    “연평도 군인들의 원위치...빈틈없이”

    북한의 서부전선 도발로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22일 오후 옹진군 연평도 군인들이 근무지로 향하고 있다. 앞서 남북 당국은 이날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회담을 갖기로 전격 합의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곤충식품 시장은 미래 농촌의 먹거리”

    “곤충식품 시장은 미래 농촌의 먹거리”

    소·돼지 고기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 철,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도 풍부한 ‘완전식품’이 있다. 장수풍뎅이 애벌레다. 아직은 낯설지만 지난 6월부터 새로운 식품 원료로 인정돼 시중에 팔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일 “농촌의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가 곤충식품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곤충식품 시장 개척은 현 정부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고령화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으로 위기를 맞은 우리 농업에 ‘블루오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농진청은 지난 6월 장수풍뎅이 애벌레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 원료로도 인정받았다. 지난해 고소애(갈색거저리),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에 이어 세 번째다. 곤충은 짧은 시간에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육류보다 영양소는 많으면서도 불포화지방산은 적어 대표적인 미래 식품으로 꼽힌다. 농진청은 소비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곤충식품 요리법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기존 농식품 자원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육질이 우수한 제주 재래 흑돼지의 핵심 유전자를 뽑아 새로운 ‘난축맛돈’ 품종을 내놨다. 난축맛돈은 고기의 지방 비율이 평균 10.5%로 일반 돼지의 세 배가 넘는다. 저지방 부위인 앞다리와 뒷다리를 포함해 모든 부위를 구이용으로 쓸 수 있다. 농진청은 고추 농가에 연간 1300억원의 피해를 주는 탄저병을 이겨 내는 고추 품종도 개발했다.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어서 소비자는 안전하고 깨끗한 농산물을 식탁에 올릴 수 있게 됐다. 최근 소비가 급감한 쌀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어 소비량을 늘리고 있다. 현미를 도정한 뒤 모두 버렸던 쌀겨에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개발 중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중앙행심위 “퇴직 공직자 직업선택 자유 지나친 제한 안 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제한 결정이 내려진 정부 외청의 퇴직 공무원이 행정심판에서 승소해 재취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업무관련성의 범위에 대한 해석 차이에 따른 것으로, 퇴직공무원의 재취업 기준을 강화한 관피아법 시행 후 첫 사례다. 1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서에 따르면 공직자윤리위는 지난해 10월 A씨가 외청의 감사실 근무시 H조합 회원사의 계약이행 등에 대한 적정성을 감사한 사실을 들어 조합 취업 시 외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취업제한 결정을 내렸다.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중앙행심위는 지난 5월 A씨의 취업제한결정 취소 청구 내용을 검토한 결과 A씨가 퇴직 전 5년간 조합 및 조합원사와 계약체결 등 주요 업무를 전혀 취급하지 않아 직접적인 업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업무특성상 별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없어 취업제한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중앙행심위는 “장기 재직을 이유로 취업제한대상을 폭넓게 해석하게 되면 기관의 업무에 따라 모든 영리사기업체 등에 취업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업과의 부정한 유착고리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의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퇴직공직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제한 결정에 따른 금전적 손실과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민사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직자윤리위 관계자는 “A씨가 취업예정인 조합이 5000만원 미만 수의계약에 대해 5개 회사를 추천할 권한을 가진 점에 비춰 전 근무지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크게 봤다”고 취업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 기준인 업무관련성에 대해 공직자윤리위는 예측가능한 ‘개연성’까지 감안해 폭넓게 적용한 반면 행심위는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업무관련성을 보다 엄격히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앙행심위의 재결 이후 공직자윤리위는 A씨와 같은 외청에서 근무하던 퇴직자 B씨의 H조합 재취업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 정부부처 과장으로 퇴직한 C씨도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제한 결정에 반발해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등 재취업 시 업무관련성에 대한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15년간 버무린 우리네 성장담 무지 재밌겄주?

    15년간 버무린 우리네 성장담 무지 재밌겄주?

    “워칙히 이르케 재밌을 수가 있대유?” 소설가 김종광(44)이 충청도 사투리로 능청스럽게 익살을 떤 작품을 내놨다. 15년간 공들인 청소년 장편 ‘별의별 나를 키운 것들’(문학과지성사)이다. 작가는 “15년 전 초고를 썼다”며 “그동안 발표한 소설들 중 가장 오랫동안 고치고 다시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1970~80년대 충남 보령군 청라면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제목 그대로 마을에서 벌어지는 ‘별의별’ 사건과 인물들을 48편의 이야기에 담았다. 주인공 소년 ‘판돈’과 그의 친구, 가족, 마을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해학 넘치는 위트로 그려냈다. “나를 성장시킨 산천과 어른들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다. 별의별 사람과 사건이 나를 키웠다. 성장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주위 어른들, 친구들 등 다양한 사람들을 비롯해 자연과 어울리며 더불어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48편의 에피소드를 씨줄과 날줄로 삼아 조금 산만할 수도 있다. 약간 산만한 이야기들을 결합시켜 주는 문장이 없을까 생각하다 ‘별의별’을 떠올렸다. ‘나를 키운 것들’은 초고를 썼을 때 생각했다.” 소설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최고의 역사 영웅으로 존경받는 고려 말 충신 김성우 장군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때로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고 때로는 순박하기 그지없는 소년 소녀들의 요절복통 성장담이 펼쳐진다. 마을 어른들의 무용담도 재미를 더한다. 취했을 때나 맨 정신일 때나 끝장 볼 때까지 떠들어대는 ‘고주망태 아저씨’, 44년 동안 쓴 일기 때문에 돌아가신 ‘범웅 할아버지’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소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어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이면엔 당시 정부 정책에 시달려야 했던 농민들의 애환과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불거진 웃지 못할 실화도 투영돼 있다. 출판사 측은 “점점 잊혀 가는 농촌 풍경과 동학농민운동, 일제강점기 등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해학과 풍자로 잘 버무려 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고향에서 자라면서 인상적으로 남아 있던 마을 사람들과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를 합쳐서 썼다. 30%는 사실이고 70%는 허구다. 요즘 청소년들에겐 낯설고 불편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60~70년대 출생한 시골 출신 어버이 세대는 이렇게 자랐구나 하고 편한 마음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생애 최초 무지개와 번개를 동시에 포착한 남성

    생애 최초 무지개와 번개를 동시에 포착한 남성

    무지개와 번개를 한 프레임에 담은 남성의 사진이 화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8일 애리조나주 마라나에서 사진작가 겸 스톰체이서인 그렉 맥코운(Greg McCown)씨가 촬영한 무지개와 번개 사진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사막 명소인 투손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로도 일하고 있는 그렉은 2004년 휴가 때 취미로 사진을 시작했으며 그 이후로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폭풍을 쫓아다녔다. 그리고 11년 후인 지난 8월 8일 마라나에 발생한 폭풍을 2시간 동안 쫓은 끝에 무지개와 번개를 동시에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한다. 그는 빠른 시간에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 많이 쓰는 장비 중 ‘라이트닝 트리거’를 사용해 무지개와 번개를 동시에 포착했다. 그렉은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너무 빨리 일어난 일이라, 정말 눈으로 흘낏 섬광을 보았다”며 “카메라의 LCD화면을 확인했고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큰 화면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촬영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처럼 환상적인 사진은 7년 넘게 저의 목표였다”면서 “내 평생 이와 비슷한 장면은 몇 번밖에 보지 못했으며 이 장면을 카메라로 찍었다는 건 경이로움 그 자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그렉 맥코운의 멋진 사진은 그의 사진 사이트 사구아로픽처스닷컴(http://saguaropictures.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Greg McCown, saguaropictures.com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2) 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독박(讀博) 육아일기](22) 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지난해 이맘 때쯤이다. 스트레스는 쌓일대로 쌓였고 외로움과 우울함이 정점을 찍었던 시기다. 잠들기 전 남편에게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얘기를 마침내 내뱉어 버렸다는 것과 그런 생각을 잠시라도 품었다는 것이 지금까지 조금 후회가 되고 부끄럽지만 그 땐 그랬다. 막상 얘기를 하고 나니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 때부터 혼자만의 해방구를 찾아 나섰다. 그냥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문화센터와 같은 놀이 프로그램에도 참가하기 시작했는데 아이의 첫 사교육이 아이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시작한 것이었다. 외출할 핑곗거리를 자꾸 만들어야 했다. ”도대체 왜 아이를 데리고 엄마들이 밖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가?” “애를 데리고 왜 이렇게 돌아다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물론 나만의 경험일 뿐이라 전혀 객관적이라 할 수 없다. 다만 아기를 데리고 누구보다 식당과 카페를 자주 드나드는 아줌마로서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아이와의 외출과 외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약간 충격을 받아서다. 급기야 ‘맘충(Mom+蟲)’, ‘커피충’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졌다. ‘노 키즈존(No kids zone)’은 이미 내 아이가 세상에 나온 뒤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문제였다. 아기를 안고 나돌아니고 밥을 먹는 것도 늘 눈치가 보였다. ■ 도대체 왜 아이와 밖에 나와 밥을 먹을까? - 외로운 아기 엄마의 항변 그럼에도 나는 나가고 싶었다. 지금도 틈만 나면 나가고 싶다. 아이가 집에서도 재밌게 놀 수 있도록 열심히 중고 장난감을 사들였지만, 사실 아이는 그렇게 진득하게 놀지 않는다. 뭐든지 엄마가 같이 해줘야 한다.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힘들다.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똑같은 책 열 번, 스무 번 읽어주다 보면 지친다. 아기만 바라보며 오롯이 집중을 하는 게 이상적인 엄마의 모습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아이하고 있다 보면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와 빨래가 걱정되고, 바닥은 또 왜 이렇게 지저분해 보이는지 아이 발바닥만 쳐다보게 된다. 바닥이라도 한 번 스윽 문지르려고 움직이면 아이는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설거지를 하면 다리를 붙잡고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 6~7개월쯤 아기가 드디어 엄마의 얼굴을 구분하고 낯을 가리기 시작했다. 반갑고 기뻤지만, 나는 꼼짝도 못하게 됐다. 마침 새 집으로 이사를 간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환경이 더욱 낯설어서 그랬던 것 같다. 울거나 안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집에서도 아기를 안고 화장실에 가야했다. 언제든 한 몸이어야 아기가 울지 않았다. 종일 울면서 매달리고 내 옷을 붙잡고 늘어질 때면 아무리 ‘내 자식’이지만 나를 숨도 못 쉬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밖에 나가면 얌전하고 잘 웃는 아기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기는 밖에 나가면 얌전해졌다. 모든 사람들이 “순하다”고 했다. 그 말이 어찌나 듣기 싫던지. 하루종일 몇 날 며칠을 엄마 얼굴만 보다가 여러 사람들을 보는 게 아기도 즐거운 것 같이 여겨졌다. 아기띠로 안고 돌아다니면 자고 싶을 때 알아서 조용히 잠들고, 사람들과 마주치면 방긋방긋 웃었다. 이유식도 더 잘 먹었다. 기저귀에 물티슈에 나중에는 이유식까지 아기를 데리고 나가려면 한 짐이었고, 몇 시간 안고 다니느라 어깨와 허리도 아팠지만 어차피 집에 있어도 그렇게 하루종일 안고 있어야 했으니 나가는 편이 좋았다. 나에게도 나가야만 하는 이유들이 있었다. 밥 한 끼 먹는 것도 엄청나게 큰 일이었다. ‘외식’에 집착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유수유를 했지만 아기와 씨름하느라 밥을 제대로 챙겨먹을 수 없었다. 누군가 챙겨준다면 좋았겠지만 그럴 처지도 아니었고 내가 챙기려니 반찬을 만들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었다. 라면이나 즉석식품으로 때우든지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 일쑤였다. 1만원 이상을 시켜야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2인분씩 사서 반 이상 남겨뒀다가 다음 끼니 때 먹든지 아니면 버렸다. 그나마 남편이 퇴근한 뒤에 저녁을 함께 먹어야 했으니 그 때 겨우 요리를 했다. ●먹는 것 외에는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었다 먹고 자고 심지어 싸는 것까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지만, 이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아기의 얼굴과 웃음이 큰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과는 별개였다. 아기와 함께해서 즐거운 만큼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지만 그걸 풀 곳이 없었다. 아기를 잠깐이라도 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한 시간 운동을 하거나 조용히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어 시간 잠이라도 푹 자봤으면 하는 게 소원이었다. 하지만 정말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 아무 데도 편히 갈 곳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먹는 걸로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다. 아니, 그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됐다. 커피는 워낙 중독 수준으로 좋아했던 데다 매일 잠을 제대로 못자 피로가 쌓여있다 보니 더 마시게 됐다. 시원한 커피 한 모금이 목구멍에 넘어가면 마치 링거 주사를 맞는 듯이, 몸에 아주 약간의 에너지라도 채워지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밖에 나가 ‘누구라도’ 만나고 싶었다 정말로 나가고 싶었던, 지금도 나가고 싶은 이유는 단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다. 친정 가족들이 사는 곳은 시차가 13시간이나 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몇 시간과 잠들기 전 몇 시간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친정엄마가 “이제 잔다”고 문자를 보내는 순간부터 “굿모닝”이라는 문자가 다시 올 때까지 아무하고도 대화를 할 수 없었다. 평일 낮에 아기 엄마를 만나줄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누구라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 단체 메시지를 보냈다. “혹시 저처럼 집에서 방바닥 긁는 분 계신가요? 저 좀 만나주세요” 딴에는 엄청난 용기였다. 5명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4명이 친정에 가 있다고 답이 왔다. 다른 곳도 아닌 하필 친정이라니. 그 말이 왜 그렇게 서럽던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어버렸다. 그렇게 몇 번을, 정신 나간 사람처럼 울고 난 뒤 거의 매일 밖으로 나갔다. 그냥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 매우 좋았다. 아기를 안고 다니니 몇몇 사람들은 궁금해서 한 번씩 더 쳐다보기도 하고 아기에게 예쁘다고 말해주었다. 그런 관심도 반가웠다. 아기가 몇 개월이나 됐느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드디어 남편이 아닌 사람과 제대로 문장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소비를 하고 먹고 마시며 살고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됐다. 커피 한 잔을 사 마시는 것에 고단했던 하루를 보상받는 것 같기도 했다. ■ 밖에서 밥 먹는 엄마와 아기들을 사람들은 왜 싫어할까? -엄마들이 지켜야할 것들 아기를 데리고 외식을 하면 요구할 것이 많아진다. 아기 의자부터 아기 식기, 그리고 휴지와 물티슈 등. 뭔가를 계속 달라고 해야 한다. 가게 주인이라면 1인분 밥 값도 안 내는 아기를 위해 그런 요구를 다 들어주기 짜증이 날 것도 같다. 그렇다고 아기가 가만히 앉아서 얌전히 먹는 것도 아니다. 울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뭘 떨어뜨리거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면 바닥에는 밥풀이 흐트러져 있다. 물론 요즘에는 알아서 아기 의자를 챙겨주고 아기가 먹기 편하게 빨대컵에 물을 담아주는 식당도 아주 많다. 하지만 ‘노 키즈존’이라는 단어를 접한 뒤부터는 그런 배려에도 왠지 눈치가 보였다. 내 아이를 데리고 나가 나의 스트레스를 풀려면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도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도 했다. ‘개념 있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까지 자리잡았다. ●‘개념 있는 엄마’ 강박… “내 아이 욕먹이기 싫어서” 식당에 가면 두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게 미안해 보통 2인분을 주문한다. 과하다 싶으면 아직 아기이지만 어린이 메뉴라도 주문한다. 아기 수저와 물통은 따로 준비해 간 것을 쓰고 물티슈는 늘 넉넉하게 가지고 다닌다. 그런데도 밥을 다 먹고나면 휴지가 수북하게 쌓이고 지저분하다. 요즘에는 아이가 직접 숟가락질을 하겠다고 우기면서 음식물을 바닥에 더 많이 흘려서, 식사를 하고 나면 바닥을 물티슈로 닦는다. 계산을 할 때면 무조건 “아기 때문에 정신 없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이고 나온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한 번은 유모차를 세울 곳이 없어서 식당 안에 끌고 갔다가 곧바로 쫓겨난 적도 있다. 나름 신경써서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쪽에 세웠다고 생각했는데 종업원 입장에서는 성가셨을 것도 같다. ●쓰레기 잔뜩 버리고 식당에서 기저귀 가는 엄마들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엄마들과 사귀고 어울리게 됐다. 그러면서 많은 상황들을 보거나 들으며 접한다. 같은 아기 엄마 처지인데도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 이런 이유에선지 아이가 있는 엄마들조차 노 키즈존에 적극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엄마들은 나에게 대놓고 “아기를 데리고 왜 이렇게 밖으로 돌아다니느냐”, “왜 아기와 외식을 하느냐”고 질책을 한 일도 있다. 아기와 식당에 가는 것이 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권리라거나 특혜를 바랄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내가 밥을 먹고 싶은데 아기를 데려가는 것 뿐이다. 요즘은 아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조금 달라졌지만. 아무튼 아기를 위한 배려를 넘어서 무리한 요구까지 너무 당당하게 하는 엄마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음식 1인분을 시켜놓고 아기도 같이 먹게 양을 더 많이 달라고 하거나 어린 아기의 이유식이 아닌 어느 정도 큰 아이가 먹을 외부 음식을 가져와 데워달라고 하는 것은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배려를 해주면 좋은 것이지, 무리한 요구가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따로 가져간 간식거리의 쓰레기를 잔뜩 쌓아놓고 오거나 음식 부스러기와 휴지 등을 온통 바닥에 다 떨어뜨려 놓고 나오는 모습은 같은 아기 엄마가 봐도 불편하다. 심지어는 아기가 구토를 했는데 나 몰라라 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닦으라고 하거나 식당에서 기저귀를 갈고, 또 그 기저귀를 식탁 위에 올려두고 나오는 게 허다하다고 하니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것은 아기 엄마라는 점을 떠나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예의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이에게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고 싶다 아이들도 바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길 권리가 있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누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권리를 빼앗기도록 하는 것, ‘노 키즈존’을 비롯해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을 결국은 엄마들이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밖에서 욕을 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진짜 이유는 나 때문에 내 아이가 욕먹는 게 싫어서다. 내 자식이 나에게 가장 중요하지만, 남들에게는 그렇지가 않다. 내 자식이 어디서든 귀한 대접을 받으려면 나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귀한 대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엄마가 해야할 일이다. 나부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모습을 자꾸 보여야 아이가 보고 배울 것이다. 식당에서 뛰지 않는 것,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는 것은 아이가 공동체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첫 걸음이다. 아이가 뛰다가 누군가와 부딪히면 엄마가 먼저 사과를 해야한다. 내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늘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함께하는 삶을 살게 하고 싶다. 그걸 가장 먼저 가르치는 건 바로 나다. ■ 애가 우는데 엄마들은 왜 가만히 있나? -아이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당부 다 안다, 엄마들도. 아이가 뛰지 말아야 하는 것, 떠들지 말아야 하는 것. 그런데 쉽지가 않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녀도 아예 모른 척 하는 엄마들도 분명히 있다. 그것은 정말 문제다. 하지만 아이와 있다보면 갑자기 당황스러운 일들이 끊임없이 찾아온다. 이도저도 못하는 순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우는데 아무리 달래줘도 안 그치고 더 큰 소리를 내거나 가만히 있다가 먹은 것을 게워내거나 하는 등의 상황들이 닥칠 수 있다. 몸과 머리가 멈추는 듯한 경험을 수시로 한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아기가 소중한 인격체로 존중을 받으며 아기와 함께하는 문화가 녹아든 사회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아기를 낳은 이 사회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아기는 울고 흘리고 가만히 있지 않는 존재라는 것이 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아기가 갑자기 울면 어디가 아픈지,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작정 시끄럽다, 애 엄마는 뭐하냐는 따가운 눈초리가 나온다. 아기를 경험할 일이 없었고 그래서 아기의 특성을 접할 일이 없었고, 굳이 아기를 이해할 필요성도 전혀 없었던 이유에서다. ●내 자식이지만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다 밖에서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은 아기가 조용하고 방긋방긋 웃을 때에는 “예쁘다, 귀엽다”고 칭찬해주었지만 아기가 빽 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인상을 쓰며 쳐다봤다. 아이들은 시끄러운 존재, 방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는 듯 하다. ‘노 키즈존’이 더욱 불거진 것은 그런 경험과 생각을 가진, 함께 식사를 하던 손님들의 공감대가 확산되면서다. 아이들은 기분이 좋아도 소리를 지르고 기분이 나쁘면 울면서 소리를 지른다. 나도 즐겨찾는 식당에서 아기가 소리를 빽빽 질러대 당황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말이 안 통한다. 내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면 그 반응이 재미있는지 더 큰 소리를 낸다. 그럴 때 무시하거나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러면 나는 “애를 방치하는” 엄마가 된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중간에 자리를 뜬 적도 많지만 음식이 나온 초반부터 그러면 난감하다. 급기야 스마트폰으로 ‘뽀로로’를 보여준다. 잠시 조용해진다.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어휴, 식당에서 왜 저렇게 애들한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걸까” 혀를 찬다. 지하철을 탔을 때 아기가 갑자기 잠에서 깨 울기 시작했는데 어느 하나 “아기가 어디 아프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 사람이 없었다. 젊은 사람들은 힐끔힐끔 흘겨봤고, 할머니들은 “엄마가 애를 힘들게 한다”고 핀잔을 줬다. 다섯 정거장만 가면 내릴 수 있는데 그 10분 남짓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순간 짜증이 나서 “제발 그만 좀 울어”라고 아기에게 말했다. “애기한테 왜 짜증을 내냐”는 말이 들렸다. 결국 도착하기도 전에 다른 역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내려버렸다. 자기 자식 하나 왜 어쩌지 못하냐는 의문이 들겠지만 진짜로 어쩌지 못하는 순간들이 많다. ●누구나 아이였고, 부모가 된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였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될 것이다. 아이는 울음으로 말을 하고 큰 소리로 표현하는 존재라는 생각만 가져줘도 감사한 일 같다. 10분, 20분 내내 우는 아이를 방치해도 좋다는 게 절대 아니다. 아이 울음에 대한 반사적인 거부감을 조금만 거둬들여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학생일 때도 지하철에서 몇 년 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 인사를 나누다가 “좀 조용히 좀 하라”는 주의를 받은 적도 있다. 밤이 되면 술에 취한 아저씨들이 노래를 부르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무조건 아이라서 안 된다는 시각이 불편하다. 결국은 엄마들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모두가 한 걸음씩만 물러서서 생각해 보면 극단적인 갈등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아기 엄마는 외로운 존재라는 점을 이해해 준다면 금상첨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21)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1회부터 14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사이언스 톡톡] 비만 잡을 꿈의 호르몬 ‘이리신’ 질량분석으로 존재 확인했다

    [사이언스 톡톡] 비만 잡을 꿈의 호르몬 ‘이리신’ 질량분석으로 존재 확인했다

    안녕? 나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Iris)야.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아들 ‘타우마스’가 아버지이고, 바다의 님프 ‘엘렉트라’가 어머니지. 난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결혼해 아들 ‘에로스’를 낳았지.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것이 내 일이야. 원래는 ‘제우스’의 사자(使者)였는데, ‘헤르메스’가 나타나면서 업무를 나눴어. 신화의 시대가 아닌 과학의 시대에 내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루스 스피겔만 교수란 사람이 쥐에게 운동을 시키니까 근육에서 새로운 호르몬이 나와 지방을 연소시킨다는 연구를 2012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더군. 새로운 호르몬이 근육 신호를 지방조직에 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내 이름을 따 ‘이리신’이라고 지었다지 뭐야. 어쨌든 이리신은 혈액을 타고 흐르면서 비만을 유발시키는 백색지방을 칼로리를 소모하는 갈색지방으로 바꿔준대. 실제로 10주 동안 운동을 한 사람 몸의 혈중 이리신 농도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결과도 있더라고. 과학에서 연구는 다른 사람이 하더라도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재현 가능성’이 보장된다고 하잖아. 그런데 다른 연구팀들이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들쭉날쭉이고, 심지어 이리신을 발견하지 못한 연구자들도 많았대. 그러다 보니 스피겔만 교수가 연구 성과를 조작했다는 소문까지 돌더군. 현대사회의 질병이라고까지 불리는 비만을 부작용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생체물질을 찾아냈다고 어린애처럼 좋아하다가 거짓말쟁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지니까 어찌나 좌절하던지. 그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얼마 전 스피겔만 교수가 질량분석이라는 정밀한 분석법으로 사람에게서 이리신을 찾아냈대. 연구팀은 이번에 운동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혈액 속 단백질 조각인 ‘펩타이드’를 대상으로 질량분석을 했는데 운동을 한 사람에게서 이리신이 발견됐대. 질량분석은 미량의 물질까지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리신의 존재를 의심했던 연구자들도 이번 연구 결과를 환영하는 분위기야.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셀’ 13일자 온라인판 논문으로 실렸지. 동양을 여행하고 온 헤르메스한테 들었는데 그쪽에는 ‘와신상담’이란 말이 있다며. 스피겔만 교수의 경우가 딱 그게 아닌가 싶어. 하늘에서 보고 있노라면 요즘은 예전 사람들보다 뭐든지 쉽게 싫증 내고 포기하는 것 같아.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스피겔만 교수처럼 끝까지 가보라고. 그럼 내가 신에게서 좋은 소식을 전해 줄지도 모르잖아. 호호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동료 짓밟고 고자질 권장… 아마존의 눈물

    동료 짓밟고 고자질 권장… 아마존의 눈물

    “회사의 인재상은 ‘아마봇’(AMABOT) 즉 아마존 로봇이다.” “동료의 아이디어를 물어뜯어 공격하는 게 미덕이다.”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기업이다.” ●美 온라인 유통업체 가혹한 기업문화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닷컴(아마존)이 고객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직원들에게 혹독한 근무환경 감수를 강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16일자(현지시간) 1면에 배치한 이 기사의 제목을 ‘가혹하고 소름끼치는 직장’으로 뽑고, 수많은 아마존 전·현직 직원 인터뷰를 전했다. 호텔 케이터링급 구내식당과 직원 맞춤용 휴식공간을 갖춘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와 다르게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은 철저하게 직원의 감정을 무시하고 비용 절감에 경영 목표를 맞춘다고 NYT는 전했다. 아마존 기업문화 안에서는 새벽에 직원에게 이메일 업무지시를 보낸 상사가 즉시 회신을 받지 못하자 재차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유를 캐묻는 일, 상사에게 동료의 근무 태만을 비밀회선으로 고지하는 일, 회의에서 다른 직원의 아이디어를 가혹하게 비판해 채택되지 못하게 하는 일이 미덕으로 여겨진다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이에 직원 대부분이 자신의 책상에서 흐느껴 운 경험을 갖고 있고, 입사자 15% 정도만 5년 이상 근무하는 풍토가 조성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유산 이튿날 출장… 5년 근속 15% 안 돼 직원들이 고발한 아마존의 문제점 중 하나는 곤경에 처한 직원을 밀어붙이는, 비 올 때 우산 뺏는 방식의 평가 시스템이다. 출산 이후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탄력근무를 하던 여직원은 그녀의 조기 출근 여부를 알지 못한 동료가 보낸 “너무 빨리 퇴근한다”는 투서에 해명해야 했다. 자녀 셋을 둔 여직원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란 질책을 받았지만, 실상 주당 85시간을 일하고 있었다. 갑상선암 수술 뒤 복직한 직원은 최하 인사평점을 받았고, 쌍둥이 유산 이튿날 출장을 가는 직원에게 상사는 “개인적인 일 때문에 업무 일정을 바꾸긴 어렵다”고 통보했다. NYT는 혹독한 인력관리의 원인으로 아마존 창업자이자 대표이며 NYT의 경쟁지인 워싱턴포스트 사주인 제프 베조스를 지목했다. 열 살 무렵 “계속 흡연하면 수명이 9년 단축될 것”이란 계산을 제시해 친할머니를 울린 사례에서 보듯 인간관계에 무심하고 숫자와 비용을 중시하는 베조스가 ‘인정없는 경영’을 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에 베조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서한에서 “NYT가 묘사하는 것은 내가 아는 아마존과 매일 함께 일하는 배려심 많은 직원들이 아니다”며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아마존 인사팀 간부도 “몇몇 돌출적 소재를 뽑아내 회사 전체를 비난하는 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다”고 트위터로 일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은행 하반기 채용 늘린다

    국민은행·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이달부터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선다. 은행들이 경영 여건 악화 속에서도 정부의 청년 취업 확대 기조에 발맞춰 채용 인원을 늘리기로 해 대학가 취업난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230명(특성화고 인원 포함)을 뽑은 데 이어 지난 7일 1차 사무지원직군(40명)을 시작으로 하반기 공채 일정에 돌입했다. 일반직 200명 선발은 이달 말 시작된다. 올해 우리은행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인원은 모두 470명으로 지난해(376명)에 비해 25% 늘었다. 국민은행도 이달 말 하반기 채용 공고를 내고 최대 3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 120명가량을 뽑은 국민은행은 당초 하반기에 300명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상반기 1121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면서 신규 채용 여력이 더 생기자 50명을 추가로 늘렸다. 올 상반기 144명을 채용한 신한은행은 오는 11월쯤 230명을 더 뽑기로 했다. 지난해 채용 인원(300명)에 비하면 24.6%가 늘어난 수준이다. 농협은행과 통합을 추진 중인 하나·외환은행은 아직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으나 채용 인원은 전년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5]‘은진미륵’이라 불리는 관음보살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5]‘은진미륵’이라 불리는 관음보살

    충남 논산의 관촉사 석조보살입상은 흔히 ‘은진미륵’이라고 불린다. 높이 18.2m의 고려시대 거대불상은 오래전부터 미륵으로 굳게 믿어졌다. 지금도 석불을 배례하는 전각에는 ‘미륵전’이라는 현판이 내걸려 있으니 장차 세상을 구원할 미륵이라는 확신은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유산에 대한 한가지 오해가 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유산이라면 오늘날 시각에서는 글자 그대로 문화적 유산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창건되거나 조성된 시기에도 문화적인 이유로 이뤄졌는지는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표적인 조선시대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경복궁과 숭례문을 비롯한 궁궐과 한양성곽의 각종 구조물은 문화적 이유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은진미륵 또한 신앙의 대상으로만 조성된 것은 아니다. 고려 같은 불교국가에서 대형 불사(佛事)는 너무나도 당연히 정치 행위였다.  은진미륵은 그동안 존호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다. ‘미륵보살이냐 관음보살이냐’ 하는 논쟁이었다. 그런데 은진미륵은 미술사학자들이 잘 쓰는 표현대로 관음보살의 도상적 특징을 너무나도 선명하게 갖추고 있다. 조성 당시 이마에 화불(化佛)이 새겨졌고, 손에는 연꽃가지를 들고 있었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학계 일부가 미륵이라는 전칭(傳稱)에 미련을 두었던 것은 정치적 역학관계를 염두에 두지 않은 때문으로 짐작한다.  은진미륵은 고려 광종 19년(968) 조성을 시작해 목종 9년(1006) 완성했다. 광종은 잘 알려진대로 과거제를 도입해 지방호족의 자제가 칼 대신 붓을 잡게 만든 인물이다. 그렇게 중앙집권국가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후백제와의 결전지였던 논산에 거대 석불을 조성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과거 적국 및 변방의 주민들에게 조정의 위세를 보여주면서 관음보살의 권능처럼 현세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일종의 약속을 담은 것이다.  그럼에도 미륵으로 믿어진 것은 왕실의 정치적 회유가 전혀 먹혀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왕실은 고통을 견디며 권력에 순응하라는 상징성을 담아 관음을 만들었지만, 역설적으로 민초는 그 관음조차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 줄 혁명의 지도자로 믿었다는 뜻이다. 그러니 은진미륵이라는 존호는 무지에 따른 오류가 아니라 관음도 미륵으로 믿으며 의지하고 싶은 민초의 적극적 해석에 따른 의도적 오류라 할 수 있다. 논산 사람들과 은진미륵 뿐이겠는가. 오늘날에도 민초는 누구나 마음속에 은진미륵 하나씩을 품고 있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얽매이지 않는 편안함… 더위를 지배한 日패션

    얽매이지 않는 편안함… 더위를 지배한 日패션

    무더위에 강한 일본 패션이 올여름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쾌적함을 유지하는 기능성과 함께 보는 사람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디자인을 갖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끈다. 온대몬순 기후에 속하는 한국과 일본의 여름은 숨이 턱턱 막히게 덥고 습한 게 특징이다. 특히 서울과 도쿄는 높은 빌딩 숲 때문에 주변보다 기온이 더 높은 열섬현상이 일어난다. 여름 평균 습도는 한국이 70%, 일본은 80% 정도로 바다를 낀 일본 열도가 더 습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땀이 잘 배출되고 쉽게 마르는 소재의 옷과 소품이 발달했다. 일본인 디자이너 이세이미야케가 만든 바오바오백은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새벽부터 현지 백화점에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여름만 되면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다. 2010년 처음 나온 바오바오는 작은 삼각형 모양의 플라스틱 조각을 그물(메시) 원단 위에 퍼즐처럼 이어붙여 만든 가방이다. 펼쳤을 때 종이처럼 납작하지만 물건을 넣으면 부피에 따라 자유자재로 접혀 입체적인 모양을 만든다. 가죽으로 된 핸드백보다 가볍고 입구가 넓어 수납이 편한 덕에 30~4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난 4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바오바오 단독매장은 월평균 1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4대 명품 브랜드가 아니면서 가방만 파는 단독매장으로 월 매출이 1억원 이상 유지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공식 수입업체인 제일모직에 따르면 바오바오는 최근 2~3년간 매년 30% 이상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세이미야케에서 나온 플리츠플리즈는 주름이란 뜻의 플리츠(pleats)를 브랜드 이름에 쓰는 만큼 원피스, 통바지 등 다양한 주름 옷과 스카프 등 소품을 판매한다. 폴리에스테르를 써서 가볍고 구김이 없다. 찬물 세탁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완성품 치수보다 2~3배 큰 원단을 잘라 접어서 만든다. 주름이 피부에 닿는 옷 면적을 줄여 줘서 고온다습한 날씨에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과감한 색감의 조화,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들도 선호한다. 일본 전통의상을 현대식으로 해석한 옷들도 국내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스테테코는 우리나라의 잠방이와 비슷한 남성용 속바지다. 하얀 무명이나 삼베로 만든 6~7부 홑바지로 원래는 양복바지 안에 입는 속옷 개념인데, 일본에서 나이든 남성들이 아무렇게나 입고 돌아다닌다고 해서 촌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유니클로, 무지(무인양품) 등 일본 캐주얼 의류 업체들이 스테테코를 패션 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체크, 하와이안 무늬처럼 화려한 디자인을 입히고 날씬해 보이는 옷 태를 살려 젊은 고객을 겨냥했다. 유니클로의 스테테코는 면의 일종이면서 감촉이 좋은 크레이프 원단을 사용해 가볍고 땀이 빨리 마른다. 릴랙스(relax)와 컴포트(comfort)의 일본식 조어인 ‘리라코’는 여성용 실내복 바지다. 유니클로 측은 리라코가 100% 레이온으로 만들어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가볍고 감촉이 매끄럽다고 설명했다. 진베이는 주로 잠옷으로 입던 일본 전통 의상이다. 기모노나 유카타보다 입고 벗기 쉽고 활동하기 좋아 여름 실내복이나 외출복으로 쓰인다. 최근에는 밝고 화려한 무늬의 진베이를 아이들에게 입히는 부모가 국내에 많아졌다. 리플 또는 지지미로 불리는 시어서커 원단을 사용해 시원함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일본 유·아동복 브랜드인 미키하우스는 매년 여름 수십 종의 진베이를 선보이고 있다. 진베이는 국내에 수입되지 않아 구매대행이나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년 전부터 원단을 직접 재단해 아기 진베이를 만들어 입히는 일도 유행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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