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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경산수화 품은 선유정에 서니, 절두산 순교의 아픔 아스라이

    진경산수화 품은 선유정에 서니, 절두산 순교의 아픔 아스라이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 양화진과 선유도’ 편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여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화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네 번째 순서였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절두산 가톨릭 순교성지와 양화진 역사공원을 거쳐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원을 둘러봤다. 이동시간을 단축하려고 시내버스를 이용, 양화대교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내렸다. 수질정화원-선유정-녹색기둥의 정원-수생식물원-시간의 정원-전망대 순서로 어둠이 내려앉은 한강 한가운데 섬을 걸었다. 이번 코스의 서울미래유산은 양화대교와 선유도공원 2곳이다. 가까이 있지만 먼 양화진과 선유도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석자들의 기대와 호응이 높았다. 선유정과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은 18세기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의 야간 버전인 듯했다. 선유도라는 거대한 배를 타고 양화대교~서강대교~성산대교 사이에 펼쳐진 서울의 서쪽을 맘껏 조망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새 답사코스를 개발한 덕분이다.양화진은 기독교를 양분하고 있는 가톨릭과 개신교 양대 종파의 공동 성지다. 우리나라 가톨릭교회의 박해와 수난을 상징하는 절두산 순교자기념관과 개신교 개척 선교사들의 요람인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있다. 양화진 역사공원은 두 성역의 중심부에서 절묘한 균형추를 잡고 있다. 양화진 역사공원은 양화나루터를 지키던 옛 군사기지 터에 조성됐다. 본래 양화진은 서울~인천, 서울~강화도 두 바닷길을 잇는 길목이었다. 또 세금으로 바친 곡식을 실은 세곡선의 검문소이자 선유봉과 잠두봉이 연출하는 절정의 뱃놀이 명소이기도 했다. 새남터(이촌동)와 함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였기에 죄인을 처형하거나 죄인의 시신을 전시했다. 1884년 갑신정변 ‘삼일천하’의 주인공 김옥균이 능지처참을 당한 바로 그곳이다.1866년(고종 3) 제1차 병인양요 때 서울을 침범한 프랑스 함대가 정박한 양화진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이 이뤄졌다. 이때부터 잠두봉은 ‘머리를 자른 산’이라는 뜻에서 절두산이라는 섬뜩한 이름이 붙었다. 무려 2000여명이 이때 순교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톨릭교회에서는 1966년 병인 순교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매입한 뒤 잠두봉을 중심으로 성당과 순교기념관을 건립, 사적지로 조성했다. 1976년 이래로 한국 성인들의 유해를 옮겨 와 안치했다. 절두산성지 내에는 관련 사료와 유물, 유품전시관, 28위의 성인 유해를 모신 유해실, 순례성당, 순교자 교육관, 김대건 신부 동상을 비롯해 야외 전시관이 있다. 절두산 성당은 혜화동 성당, 아현동 성당 및 국립극장, 경주박물관 등 종교건축과 문화시설을 주로 지은 건축가 이희태의 작품이다. 기념관은 우뚝 솟은 절벽 위에 세워졌는데 원반 모양의 지붕은 선비의 갓을, 6m 높이의 종탑으로 구멍이 뚫린 벽은 순교자들의 목에 채워졌던 목 칼을, 그리고 지붕 위에 늘어뜨린 사슬은 족쇄를 상징한다. 성당은 부대시설과 장식을 일절 배제했다. 언덕 위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은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턴 등 3인이 묻힌 한국 개신교의 성소다. 서울시내에 유일한 이국적 풍경의 외국인 묘역이다. 1885년 4월 5일 개신교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를 태운 배가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이틀 전 일본 나가사키를 출항, 부산에 도착한 뒤 남해안과 서해안을 돌고 돌아 제물포에 도착한 것이다. 이날은 한국 개신교의 공식 선교일이다. 갑신정변 직후여서 파란 눈을 가진 목사의 서울 입성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결국 아펜젤러 부부는 일본으로 되돌아갔고, 독신 언더우드는 서울에 들어온 첫 목사로 기록됐다.언더우드는 제물포선착장(올림푸스호텔)-인천도호부(문학초등학교)-성현(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앞)-성곡(부천시 여월동)-고음월리(신월IC)-양화진(인공폭포)-애오개(아현감리교회)-돈의문(강북삼성병원 앞)-제중원(을지로입구)을 거쳐 사대문 입성에 성공했다. 직선거리 45㎞에 이르는 이동경로는 오늘의 경인로라고 보면 된다. 최초의 여선교사 메리 스크랜턴은 6월, 아펜젤러는 7월 뒤이어 입경했다. 언더우드는 새문안교회와 경신학교,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세웠다. 아펜젤러는 배제학당과 정동교회, 스크랜턴은 이화학당을 각각 설립했다. 이들 외에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호머 헐버트, 대한매일신보 설립자 어니스트 베델,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서양인으로 결핵요양원을 세우고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셔우드 홀, 삼일만세 사건을 처음 보도했고 행촌동에 딜쿠샤를 남긴 앨버트 테일러 등 모두 14개국에서 온 415명의 선교사와 가족이 잠든 곳이다. 양화대교 중간에 배 모양으로 길게 누워 있는 선유도는 원래 40m 높이의 선유봉이었고 주변은 더 넓은 모래벌판이었다. 선유봉의 운명은 기구했다. 네 번의 윤회를 통해 변신을 거듭했다.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채석장으로 변했고, 다시 정수장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생태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첫 변화는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 한강변에 둑을 쌓으면서 골재 채취용으로 크게 훼손당됐다. 두 번째는 여의도비행장 건설 때 모래와 자갈을 내어 주는 골재 공급처로 쓰여 망가졌다. 1945년 해방 이전에 봉우리의 절반 이상이 희생됐다. 해방 이후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또 선유봉 암반을 깎았는데 이때 선유봉은 평지로 변했고, 1965년 이 자리에 제2한강교(양화대교)가 놓였다. 1968년 시작된 제1차 한강개발사업은 선유봉을 섬으로 만들었다. 주변에 7m의 옹벽을 치고, 섬과 한강 남단 사이에 있던 모래를 모두 퍼내 강변북로를 만들었다. 결국 1978년 영등포 공단지대의 식수공급용 정수장으로 둔갑했다. 2002년 4월 정수장을 재활용한 한강 최초의 섬 공원이자 국내 최초의 산업시설 재활용 생태 공원이 돼 시민 곁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지 당인리발전소와 함께 개발시대 한강의 대표적인 산업시설로 존재했다. 조선시대 뱃놀이 명소, 일제강점기의 골재 채취장, 1970~90년대 정수장이라는 변신을 겪은 공간은 생태공원으로 네 번째 삶을 맞았다. 선유도 전망대에 올라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강을 가로지르는 붉은 아치의 성산대교가 나타난다. 다리 너머엔 난지 하늘공원, 남쪽에는 목동, 북쪽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펼쳐져 있다. 오른쪽에는 양화대교와 합정동의 마천루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한강공원에서 선유교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선유도공원으로 들어올 수 있고, 선유정 정자 맞은편은 누에머리 모양의 옛 잠두봉 절두산 성지다. 조명을 받은 망원정도 눈에 들어온다.자갈과 모래로 채워졌던 제2여과지는 상판을 들어내고 주차장으로, 약품침전지는 부레옥잠이나 연꽃 같은 수생식물을 키우는 식물원이 됐다. 제1여과지는 선유도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하천이나 늪지에서 자라는 습지식물이 콘크리트 그릇에 담겨 있다. 시간의 정원은 제1침전지였고, 침전지의 상부 수로는 수생식물 정원으로 물을 실어 나르는 물길로 꾸며졌다. 취수펌프장은 한강을 조망하는 카페테리아 나루가 됐고, 전망대를 뚫고 나온 미루나무는 생명과 바람의 존재를 실감 나게 한다. 선유도공원은 물과 회색 콘크리트와 녹색식물의 합작품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선유봉의 네 번째 환생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8차 서울의 영화3(이만희 감독의 귀로) ■일시 및 집결 장소:8월 24일(토) 오후 5시 시청역 2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인형의 세계를 여행해 보세요.”…칠곡서 22∼25일 ‘세계인형음악극’

    “인형의 세계를 여행해 보세요.”…칠곡서 22∼25일 ‘세계인형음악극’

    “인형의 세계를 여행해 보세요.” 경북 칠곡군은 22∼25일 칠곡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 등에서 ‘제8회 세계인형음악극 축제’를 연다고 21일 밝혔다. ‘인형의 꿈, 환상 속 여행’이란 주제로 8개국 15개팀이 참가해 다양한 인형극을 선보인다. 초청작품으로 ▲아르헨티나 오마르 알바레즈 극단의 ‘환상의 인형극’ ▲벨기에 작은행복극단의 ‘바닷가에서’ ▲독일 핍스힐 인형극단의 ‘황야의 인형극’ ▲영국 맨인코트극단의 ‘맨 인 코트 등이 무대에 오른다. 러시아 프리벳 인형극단의 ‘아기공룡 이구’, 터키 우카넬레 인형극단의 ‘미운 오리 새끼’, 스페인 조르디 베르트란 극단의 ‘아름다운 추억’도 공연한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극단 정담의 ‘쿵쿵쿵 대소동’, 극단 단무지의 ‘알라딘과 요술램프’, 할매할배인형극단의 ‘흥부와 놀부’가 관객을 찾아간다. 공연 정보는 세계인형음악극 홈페이지(www.chilgokmpf.com)에서 볼 수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올해 처음으로 왜관소공원, 석적섬내공원, 약목면사무소 강당, 북삼인평체육관 등 읍·면을 찾아가 공연을 펼쳐 주민이 집 부근에서 인형극을 볼 수 있도록 했다”면서 “세계인형음악극은 어린이들이 수준 높은 인형극을 접할 수 있는 대표 문화행사인 만큼 가족이 함께 와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소수라 더 특별하다… 학예연구사, 경력은 ‘필수’ 차별성은 ‘선택’

    소수라 더 특별하다… 학예연구사, 경력은 ‘필수’ 차별성은 ‘선택’

    학사·3년 경력·석사 학위 있으면 유리 면접서 경험 중요… 관련 경력 쌓아야 국가직, 상황 따라 근무지 옮길 가능성 “연구직 1% 이하… 인력·시설 확대해야”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보전하는 것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한적한 고궁을 산책하는 것도, 박물관에 정갈하게 전시된 유물을 보는 것도 문화재를 제대로 가꾼 뒤에 비로소 누릴 수 있는 권리다. 첨단 기술과 고도의 전문성으로 문화재를 발굴·보존하며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공무원들이 있다. 바로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들이다. 문화재청은 해마다 고고학·보존과학·미술사 등 문화재 관련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이들을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총 8명을 채용하는 올해 채용 필기시험이 다음달 8일 치러진다. 채용 규모는 적지만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쉽게 통과할 수 없는 시험이다. 20일 현직에서 활동하는 학예연구사들을 만나 채용제도 전반과 이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들여다봤다.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본관 뒤편에 마련된 고고연구실. 남상원(34) 학예연구사가 유물 한 점을 쥐고 골몰하고 있다. 그는 울주 반구대 인근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시대 유물 ‘연화문수막새’를 한참 실측하고 있었다. 연화문수막새는 연꽃무늬 모양의 유물로 기와지붕의 처마를 장식하는 용도. 유물을 찰흙으로 고정하고 실측도구로 크기를 잰 뒤 종이에 기록한다. 현장에서 발굴한 유물들을 하나하나 실측하는 일은 손이 굉장히 많이 가는 작업이다. 그러나 학술보고서를 작성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소홀히 할 수 없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 소속인 남 연구사는 고고학 직렬로 2017년 공직에 입문했다. 대학원에서 역사고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요건에 현장실습이 있기에 서울 송파구에 있는 백제 유적지 ‘풍납토성’ 조사에 참여했다가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학예사를 시작했다. 처음부터 공직자가 되고자 고고학을 공부한 것은 아니다. 연구원으로 활약하다가 문화재청에서 학예연구사를 채용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준비를 이어 갔다. 현재 그는 울주 반구대 암각화와 관련된 종합적인 학술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외 연구과제로 1년에 한 번씩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면서 한반도 기마문화의 전파 경로를 탐색하는 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석사 이상 추천… 자신의 전공 갖는 게 도움 남 연구사는 “학예연구사를 노리고 있다면 석사학위가 없어도 관련 학사학위와 3년 경력만 있어도 되지만 그래도 대학원에 빨리 진학해 석사학위를 따는 것이 좋다”면서 “학예연구사를 하면서 자신의 전공을 가지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연구소 본관 왼쪽에 있는 보존과학센터에서 만난 송정일(34) 학예연구사는 컴퓨터 화면에 그래픽으로 구현된 도자기를 띄워 놓고 한참을 바라봤다. 보존과학 직렬로 2017년 학예연구사가 된 그는 이곳에서 문화재 비파괴 진단 업무를 하고 있다. 유물을 최대한 보존한 상태에서 방사선 등을 이용해 유물 내부 구조와 형태를 조사하는 일이다. 유물의 모양을 3차원으로 복원하고 디지털로 기록하는 작업까지 그의 몫이다. 국내에서 문화재 보존과학을 전공한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관련 학과를 설치하고 있는 곳이 몇 안 될뿐더러 대학원 이상 교육과정을 두는 곳은 거의 찾기 어렵다. 문화재청 소속 특수 목적 대학인 한국전통문화재대학교에서 보존과학을 전공한 송 연구사는 다른 대학원에서 금속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마찬가지로 문화재청에서 비정규직 연구원 생활을 이어 가던 그는 방사성 동위원소 취급자 면허를 취득하고 비파괴 진단 관련 민간 회사에 취직하기도 했다. 그러다 본인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학예연구사 채용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 회사 생활과 채용 준비를 병행했다. 비파괴 진단 분야 전문성을 가진 그였지만 학예연구사 채용이 만만하지 않았다. 워낙 채용 규모가 작을뿐더러 이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고 학예연구사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이도 많기 때문이다. 송 연구사는 “필기시험이나 면접을 하루아침에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화재와 관련된 경력을 꾸준히 쌓아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면접에서는 자기가 해 온 경험이나 학술활동에 대해 많이 질문한다.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지점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만의 장기를 서술형 시험이나 면접에서 잘 녹여낼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일반직 공무원 6~7급 상당… 시험은 ‘논술형’ 학예연구사는 국가직 공무원 공개채용과 달리 인사혁신처가 아닌 문화재청에서 직접 채용한다. 일반 공무원과는 직급 체계가 다르지만 학예연구사는 보통 일반직 공무원 6~7급에 상당한다. 예전에는 석사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만 채용했지만 최근에는 관련 학과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중에서 경력이 3년 이상 있으면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예연구사 지원자들이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학술활동이나 자신의 전공 영역에 대한 질문을 면접에서 많이 하기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합격자들의 전언이다. 단순히 석사학위뿐만 아니라 전공 분야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는 등 학술활동 실적도 중요하다. 필기시험은 1·2차를 한꺼번에 치른다. 1차는 문화사 일반이고 2차는 한국문화사와 전공과목이다. 1차 문화사와 2차 한국문화사는 5문항 100점 만점이며 70분 동안 치른다. 전공과목은 3문항 100점 만점에 80분이 주어진다. 모든 시험은 논술형이다. 짧은 시간에 답안을 써내야 하기 때문에 문제와 관련된 키워드를 최대한 많이 녹여내야 한다는 게 합격자들의 조언이다. 면접은 수험생의 경력과 전공 분야, 직무기술서 등을 바탕으로 학예연구사가 돼서 어떤 연구를 수행하고 싶은지 등을 질문한다. 학예연구사들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은 다양하다. 먼저 대전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중심으로 전국 7곳에 있는 지방 연구소(경주·부여·가야·나주·중원·강화·완주)에서 일할 수 있다. 이외에도 국립고궁박물관과 각 유적 관리소를 비롯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도 있다. 기본적으로 채용할 때 근무지가 정해지지만, 국가직 공무원이기에 한곳에서 영원히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른 근무지로 얼마든지 옮겨갈 수 있다. 올해 채용 예정 직렬은 고고학(3명), 보존과학(3명) 외에도 물리탐사(1명)와 미술사(1명)가 있다. 물리탐사 직렬은 지질학 관련 학위나 경력을 가진 사람이 지원할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지하에 매장된 문화재를 지표면을 훼손하지 않고 깊이나 규모 등을 추정하는 일이다. 문화유적을 3차원(D)으로 기록하는 업무와 함께 3D프린트,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문화유산 보존·복원 업무를 한다. 미술사 전공자는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할 예정이다. 조선(1392~1897) 왕실과 대한제국(1897~1910) 황실 관련 유물을 보존·전시하는 곳이다. 미술사 학예연구사는 고궁박물관이 소장하는 작품을 조사하고 보존·활용을 위한 학예 업무를 한다. 문화재 학술조사뿐만 아니라 관련 학술지, 도서 발간 업무도 하게 될 예정이다. ●연구직, 특정분야 집중할 수 있는 환경 필요 문화재 관련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학예연구사지만 마냥 화려한 것만은 아니다. 공직에 입문한 지 3년이 되지 않은 새내기들은 문화재 행정의 발전을 위해 몇 가지를 제언했다. 남 연구사는 “지난해 12월 기준 연구직 공무원은 전체 0.75%밖에 되지 않는 아주 소수로 국정과제에 매달리는 연구자들이 1~3명 정도 적은 인력이 매달리고 있어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면서 “국가직 공무원 특성상 보직을 주기적으로 순환하는데 연구직은 특정 주제를 선정하면 그것에 관심과 소질을 가진 자리여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 연구사는 “많은 관심이 있으면 예산은 따라오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시설이나 장비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김포시, 내부정보 잇단 유출 수사의뢰 “공직기강 다잡기”

    김포시, 내부정보 잇단 유출 수사의뢰 “공직기강 다잡기”

    최근 업무사항과 개인정보 등 내부정보가 잇따라 유출되자 경기 김포시가 공직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김포시는 20일 개인정보 누출을 포함해 잇단 시정 관련 내부정보 유출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자문관과 관련한 지적에 대해 김포시 관계자는 “초과근무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적법한 절차를 통해 초과근무가 이뤄졌고 초과근무 당시 직무수행도 확인됐다”고 말하고, “근무시간 중 근무지 이탈은 일부 사실로 밝혀져 문책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정책자문관의 출퇴근 정맥인식 시간과 월별 초과근무 내역은 내부 유출자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실”이라며 “개인정보 누출은 공직자의 기강해이 중 대표적인 범법행위이므로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수사기관에 누출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개인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개인의 존엄과 가치구현을 목적으로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업무내용이나 공직자 개인정보의 유출에 대해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 김포 일부 언론이 김포시의 개인정보 유출자 수사 의뢰에 대해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등 자극적인 제하 기사를 게재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나서자 공직자 기강 해이를 바로잡겠다는 시의 강력한 의지다. 일부 언론들은 김포시의 개인정보 유출자 수사의뢰와 관련해 “시는 사실상 내부유출자로 시의회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거나 “정책자문관 근무상황 자료를 집행부에 요청한 시의원은 서너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보도하며 시와 시의회 간 정쟁으로 비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자 수사의뢰가 시의회를 겨냥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하고, “이전부터 개인 이력서 등 김포시 공직자들만이 알 수 있는 내부 정보의 유출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사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개인정보 유출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게 되는 등 심각한 일로 공직기강을 바로세우기 위해 유출자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수사의뢰는 공직자에게는 내부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시 집행부에는 유출방지 등 보안강화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아내의 맛’ 함소원♥진화, 오은영 박사 만난다 ‘본격 솔루션’

    ‘아내의 맛’ 함소원♥진화, 오은영 박사 만난다 ‘본격 솔루션’

    ‘아내의 맛’ 함소원, 진화 부부가 대한민국 대표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를 만나, 초보 엄빠의 육아 비법을 전수받는다. 지난 13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59회에서는 일을 나간 함소원을 대신해 혜정이를 돌보고 있던 진화와 장모님의 한국어 과외 현장이 담겼다. 장모님과 용돈 인상을 건 한국어 과외에 돌입했던 진화가 자신과 혜정이를 돌보느라 고생한 장모님에게 특급 요리 실력을 발휘, 함께 오붓한 식사를 하는 등 훈훈한 장서지간의 모습을 선보였다. 이와 관련 20일(오늘) 방송되는 ‘아내의 맛’ 60회에서는 함진 부부가 오은영 박사에게 ‘초보 엄빠의 꿀팁’을 얻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진화는 딸 혜정이와 멋있게 차려입고 백화점에 들어섰던 상태. 또 한 번 폭풍 소비로 부부싸움이 일어나는 건 아닌지 진화가 내딛는 걸음마다 불안감이 형성됐지만, 진화는 이내 문화센터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첫 문화센터 나들이에 부녀가 들뜬 것도 잠시, 방실방실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사이에서 혜정이는 울음을 터트렸고, 수업 중에도 도무지 울음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진화를 난감하게 했다. 이후 진화는 큰 결단을 내리고 함소원과 육아의 神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를 만나게 됐다. 그리고 오은영 박사는 함진 부부와 만나는 순간부터 특유의 남다른 첫 대면법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며, 함진 부부를 기대감으로 들뜨게 만들었다. 이어 함진 부부는 오은영 박사에게 초보 부모라면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쉴 새 없이 쏟아내며 육아 비법을 받기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던 중 갑자기 사소한 것에서 함진 부부의 말다툼이 시작됐고,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육아 비법을 잠시 접어 두고 본격 ‘부부 솔루션’을 제시했다. 육아 상담 도중 함진 부부를 들끓게 만든 사연은 무엇일지, 오은영 박사가 제시하는 ‘아.부(육아, 부부) 비법’은 무엇일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진정된 기미를 보였던 진화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만나 또 한 번 충돌하게 되면서, 육아 상담에서 부부 상담까지 이어지는 일사천리 솔루션을 만나게 된다”며 “초보 부모뿐만 아니라 모든 부모라면 꼭 봐야할, 명쾌한 꿀팁이 쏟아질 함진 부부와 오은영 박사와의 만남을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아내의 맛’은 20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그린란드/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그린란드/이지운 논설위원

    그린란드는 1933년 4월 상설국제사법재판소(PCIJ)의 판결을 통해 덴마크 땅으로 명실상부 국제적으로 인정됐다. 유럽인에게 발견된 것이 9세기 말이고, 그린란드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은 10세기 말이라고 한다. 노르웨이 출신으로 아이슬란드에 거주하던 에리크라는 사람이 3년간 이곳에 유배돼 생활한 뒤 되돌아가 섬에 관한 환상적인 얘기들을 주변에 전하면서 ‘그린란드’라 불렀다 한다. 이 입담으로 그는 사람들을 모아 그린란드에 정착촌도 건설했고, 노르웨이와 무역을 하게 됐으며, 1261년 노르웨이 조공 국가가 되기까지는 정치적 독립도 유지했다. 1380년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연합 왕국을 구성한 이래 긴 시간이 흐르고 나폴레옹 전쟁 이후 이 땅은 주요한 사건을 맞는다. 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국들은 1814년 덴마크로부터 노르웨이를 떼어내 스웨덴에 병합시켰는데, 이 땅은 덴마크에 남았다. 킬조약 제4조에서 “덴마크왕은 노르웨이 왕국에 대한 모든 권리와 주장을 포기한다”고 했음에도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등이 예외였던 것은 “노르웨이 역사에 해박했던 덴마크 협상대표 덕분이며, 다른 강대국 협상대표들의 무지에 힘입은 것이었다”고 미 플로리다대 오스카 스발리엔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평했다. 1900년경 미국 사람 피어리가 그린란드가 섬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등 땅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가 진행됐고, 19세기 들어 덴마크도 땅에 대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강화했다. 노르웨이 역시 1889년 이후 정기적으로 원정대를 보내고, 무선송신소를 건설하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덴마크가 영유권 소유를 작심한 것은 1차 세계대전 중이다. 미국이 1916년 덴마크령 서인도를 매입할 때 덴마크의 그린란드 영유권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해 받아 냈다. 이후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에 접근해 같은 성과를 거두었고, 이것은 1931년 일어날 일에 큰 대비가 됐다. 그해 7월 노르웨이가 동부 그린란드의 일부를 점유하고 소유권을 주장하자 덴마크는 상설국제사법재판소에 이 문제를 제소했다. 그리하여 그 유명한 ‘그린란드의 소속을 둘러싼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분쟁 판결’이 내려져 ‘실효적 점유’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일깨워 주었다. 중국이 최근 그린란드에서 새 공항 건설 수주를 시도하고, 석유 채굴권을 따내려 분주해지자 “그린란드가 ‘제2의 남중국해’가 될 수 있다”는 외신까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설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모양이다. ‘기후변화’란 단어 없이도 ‘그린란드’ 지명을 자주 듣게 될지 모르겠다. 지정학적 가치는 변한다.
  • [법인의 활발발] 단군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일

    [법인의 활발발] 단군 할아버지가 좋아하실 일

    최근 수행처를 땅끝마을 대흥사 일지암에서 지리산 실상사로 옮겼다. 이 절과 인연이 깊다. 청년 시절 조계종 승가결사체 선우도량을 실상사에서 만났다. 이후 화엄학림이라는 공부 모임에서 화엄경을 공부하면서 존재들이 그물망으로 연결된 생명의 기적과 신비에 눈을 떴다. 실상사는 대안공동체 삶을 지향하고 있다. 이 절에서 소박하고 따뜻한 추억이 하나 있다. 일요일 아침 한 끼는 공양을 하지 않는 날로 정했다. 그런 결정을 내린 계기는 이렇다. 절 앞의 마을에 거처를 둔 공양주 보살님이 계셨다. 노보살님의 기쁨은 주말이면 찾아오는 손주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일이었다. 그런데 일요일 대중들의 식사 준비를 위해 새벽부터 일해야 하는 처지였다. 이를 알게 된 절 식구들이 모여 궁리 끝에 일요일 아침 공양을 생략했다. 덕분에 노보살님은 토요일 늦은 밤까지 손주들과 오순도순 지내고 다음날 아침 늦잠까지 주무시게 됐다. 생각해 보면 그 노보살님에 대한 ‘배려’라는 말은 사실 염치없고 무지한 발상이었다. 타인의 고된 잠과 시간을 담보로 우리는 넙죽넙죽 밥을 얻어먹은 셈이다. 이와는 다른 씁쓸한 절집 공양의 기억도 있다. 어느 해 봄날이었던가. 오후 두 시쯤 가족으로 보이는 대여섯 명이 공양간에서 밥을 먹을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절집 점심은 대개 11시에 시작해 오후 1시면 끝난다. 이런 사정을 말씀드리고 절 아래 식당을 찾으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대뜸 가족 일행 중 할아버님이 버럭 화를 냈다. “내가 돈이 없어서 여기서 밥을 달라고 하는 것인 줄 아시오. 절밥 좀 먹으려고 한 것인데, 언제부터 절집 인심이 이리 야박해졌소.” 아하! 이분은 절밥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말씀드렸다. “선생님, 여기는 큰 절인지라 매번 많은 사람이 밥을 먹습니다. 작은 절과 달라 공양 시간이 지나면 밥을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공양을 담당하는 분들이 새벽 4시부터 음식을 준비하면서 하루 종일 노동의 강도가 벅차니 점심 이후 두 시간 정도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이런 설명에 다들 수긍을 하는데 할아버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절집 사람들은 자비심이 있어야 하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절집 인심도 이제는 옛날 말이네” 하며 혀을 차면서 발길을 돌렸다. 그때 새삼 ‘자비심’에 대해 생각했다. 자비심이 뭐지? 한자로 의미를 풀어 보면 사랑과 연민이다. 그런데 경전에서는 연민에 더 무게를 둔다. 먼저 이웃의 아픔에 공감이 있어야 사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동체대비(同體大悲)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맹자의 그냥 보기에는 차마 견딜 수 없는 마음, 불인지심(不忍之心)과 결이 같다. 이 때문에 연민은 당연히 내 이웃의 처지에서 시작하는 것이지 나의 상황에서 비롯하지 않는다. 절집의 자비심을 운운했던 분은 자비심을 말하기 전에 음식을 준비하는 분들의 노동에서 오는 ‘피로’를 먼저 헤아려야 했다. “한참 잠을 자야 할 새벽에 일어나 일하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헤아림과 공감이 앞서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가 대비(大悲)에 해당한다. 그다음 대자(大慈)는 어떻게 행해야 할까. 추억의 절집 밥을 먹고는 싶지만,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동과 시간을 배려해 기꺼이 발길을 돌리는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리고 작은 마음을 보태는 일, 이렇게 대자대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겠는가.요즘 우리나라를 ‘배달의 민족’이라고 부른단다. 전국 곳곳에 걸쳐 촘촘하고 빠르게 물건을 배달해 주고, 먹고 싶은 음식도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신속하게 배달해 준다. 그런데 택배 기사들이 ‘택배 없는 날’을 요구한단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우리는 이웃의 위험과 과도한 노동을 담보로 편리함을 누리고 있지 않나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시간, 공간, 사람은 삼위일체다. 쉴 시간이 주어져야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좋은 감정을 누린다. 불교 경전에는 돈 없이 보시하는 법이 있다. 조금의 불편에 자발적으로 동참한다면 이 또한 대자대비의 보시다. 배달의 민족은 홍익인간의 이념과 가치를 추구해 왔다. 사회적 합의로 ‘택배 없는 날’을 정해 ‘시간’을 보시한다면 단군 할아버지가 ‘개천절’보다 더 좋아하실 것이다.
  • 손석구 “공연 관람 비매너 논란 사과 NO..김주헌에 죄송”[전문]

    손석구 “공연 관람 비매너 논란 사과 NO..김주헌에 죄송”[전문]

    배우 강한나, 손석구, 오혜원이 연극 관람 태도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손석구가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16일 손석구는 자신의 SNS에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피해보시는 주변 분들 없도록 글 올린다”며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며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 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른세수, 트름, 기지개, 잡담한 적 없다. 어떤 장면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비매너 논란’이 허위 사실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15일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들로 인해 강한나, 손석구, 오혜원의 연극 ‘프라이드’ 민폐 관람 논란이 제기됐다. 동료배우 김주헌을 응원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세 사람이 엉뚱한 곳에서 웃고, 객석을 향한 사진기 앞에서 브이 포즈를 취하는 등 연극 몰입을 방해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 이후 강한나와 오혜원은 16일 각각 본인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관객분들께서 공연을 보시기 불편하게 만들어드린 것에 대해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저의 경솔하고, 올바르지 못한 관람 태도가 좋은 작품과 관객들에게 누를 끼친 점 반성하고 있다. 저의 무지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을 피해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연극 ‘프라이드’는 1958년과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극으로 두 시대를 살아가는 필립(김주헌, 김경수), 올리버(이정혁, 이현욱), 실비아(손지윤, 신정원) 세 사람을 통해 성소수자들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는다. 지난 5월부터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이하 손석구가 SNS에 올린 글 전문>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 같아 더 이상 피해보시는 주변 분들 없도록 글 올립니다.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난처하게 해드린 것 같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염치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공연 빛나게 마무리 지으시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간만에 본 너무나도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가야할지 상상하고 나눌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드릴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직 안 보셨다면 ‘프라이드’ 관람 추천 드려요. 마지막으로 본론을 말씀 드리자면요.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으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인해 기사까지 났는데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고 다들 즐거워할때 누군가는 기억에 따라 눈물이 날수도 있겠죠. 흐린날 내리는 비를 보고 들뜨는 사람도 물론 있을거구요. 다만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울고 조용히 울었습니다. 몇몇 관객분들의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까지 만드는 과정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습니다. 자잘하고 소모적이 될수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입니다.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분들께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단, 위와 같은 선택을 한 만큼 후에 벌어질 일방적인 여론의 결과 역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일 마음준비하였으니 가감없는 의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는 함께 웃으며 돌아볼수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마른세수, 트림, 기지개, 잡담(막이 바뀔 때 ‘재밌다’ 한 마디 했습니다) 한 적 없어요. 관람하며 가장 감명 깊게 눈물 흘린 사람이 한나였습니다. ** 장면(스포금지)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손석구-강한나-오혜원, 연극 관람 태도 어땠길래?

    손석구-강한나-오혜원, 연극 관람 태도 어땠길래?

    배우 강한나, 손석구, 오혜원이 연극 관람에 방해가 되는 행위로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후기들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에 출연 중인 배우 강한나, 손석구, 오혜원이 연극 ‘프라이드’ 관람을 왔다가 주변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일명 ‘관크(관객 크리티컬)’를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동료배우 김주헌을 응원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세 사람은 극중 웃을 장면이 아닌데도 웃고 관람 중 기지개를 켜는 등 몰입을 방해했다는 것. 이에 강한나는 SNS를 통해 “극 중에서 웃음이 날 만한 장면이 아니었지만 웃었던 부분, 극 중 사진기가 객석 쪽 좌석을 향했을 때 브이를 한 부분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셨던 관객분들께 공연 관람에 지장을 드리고 불편을 드린 것 같다”며 “관객분들께서 공연을 보시기 불편하게 만들어드린 것에 대해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즉각 사과했다. 오혜원 역시 SNS에 “어제 연극 ‘프라이드’를 관람하며 저의 경솔하고, 올바르지 못한 관람 태도가 좋은 작품과 관객들에게 누를 끼친 점 반성하고 있다. 저의 무지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을 피해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한편 연극 ‘프라이드’는 1958년과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 극으로 두 시대를 살아가는 필립(김주헌, 김경수), 올리버(이정혁, 이현욱), 실비아(손지윤, 신정원) 세 사람을 통해 성소수자들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담는다. 지난 5월부터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갈등 만져보기… 이렇게도 살고 저렇게도 살지

    갈등 만져보기… 이렇게도 살고 저렇게도 살지

    작은마음동호회/윤이형 지음/문학동네/356쪽/1만 4500원 윤이형(43) 작가는 올 초 중편소설 ‘그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고양이’로 제43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혼한 부부가 함께 기르던 고양이의 죽음을 기리는 내용이었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소설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강점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제게 굉장히 강렬했던 감정에 대해서 끝까지 가 보고 싶었다”고 했다. “무슨 문제가 있으면 단순하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굉장히 복합적인 이유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사회의 남녀 갈등 양상은 피해 갈 수 없고 어떤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쉽게 ‘옳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 또한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소설집 ‘작은마음동호회’에는 남녀 갈등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갈등 상황에 처한 인물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 사람들, 이를테면 우리의 ‘스테레오 타입’을 비껴 간다. 퀴어,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가둘 수 없는 누군가, 세상 속 일종의 여집합 같은 사람들이다. 집회에 참여하고 싶은 엄마, 아이를 갖고 싶은 레즈비언, 여성성을 버리고자 평생을 투쟁해 온 딸과 딸이 버리고 싶은 바로 그 자궁에 암이 생겨 세상을 떠난 엄마 등이다.일찍이 SF문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의 연작 ‘의심하는 용- 하줄라프1’, ‘용기사의 자격- 하줄라프2’에 등장하는 용조차도 이를테면 경계에 서 있다. 싸우는 용과 번식하는 용이라는 두 세계에서 비껴난, 번식을 하고 싶지 않은 암컷을 사랑하는 암컷 용. 최근 페미니즘 진영에서 뜨거운 기혼·비혼 여성 간 갈등을 그린 표제작 ‘작은마음동호회’는 남녀 갈등으로 국한되는 기존의 논의에서 한 발짝 더 들어간 작품이다. 정치적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나가기로 한 일련의 기혼 여성들은 ‘작은마음동호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그 결심을 책으로 묶는다. 편집장을 맡은 ‘경희’가 옛 친구 ‘서빈’에게 일러스트를 의뢰하면서 둘의 묵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서빈은 결혼 후 소식이 뜸해진 경희를 ‘남자 없이는 살지 못하는 친구’로 오해하고 배신감을 느꼈지만, 경희는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서빈의 오해를 풀어 줄 여력이 없었다. 서로를 잘 알아서 더욱 물러섬이 없는 여여(女女) 갈등의 끝에서, 친구라는 이름의 이들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 작가의 소설에서 눈에 띄는 것 하나는 3인칭 서사다. 책에 실린 소설 중 ‘승혜와 미오’, ‘피클’, 하줄라프 연작을 3인칭으로 썼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갖는 일에 대해 서로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레즈비언 커플 ‘승혜와 미오’, 편집장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은 선배가 등장하는 ‘피클’ 등에서 3인칭 서사는 너와 나의 구분을 넘어 모두를 공평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준다. 승혜를 베이비시터로 고용한 이호 엄마는 “왜 승혜 누나는 여자를 사랑해?”라는 아들의 말에 이렇게 답한다. “엄마도 모르겠어, 엄마가 좋은 엄만지 나쁜 엄만지. 엄마는 그냥 엄마지. 회사에서 늦게 오지만 그래도 엄마지. 마찬가지야. 세상에는 다른 누나랑 사랑해서 같이 사는 누나도 있는 거야. 그냥 원래 그런거야.(중략) 모르는 건 그냥 모른다고 하면 되는거야.”(56~57쪽) 이호 엄마의 입을 빌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집약된 문장 같다. ‘말을 할 때마다 상처가 생기지만 그래도 말을 건넨다. 화해나 행복이나 위로를 위해서는 아니다. 나는 우리가 왜 함께할 수 없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 우리가 서로의 어떤 부분에 무지했고 어떤 실수들을 했는지, 어떻게 해야 같은 오해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자세히 이야기 나누고 부끄럽게 적어 두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 함께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은 우리가 마지막이 아닐 테니까.’(353~354쪽). 책 말미에 남긴 진짜 ‘작가의 말’이다. 첨언하기보다 ‘그냥’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박성민의 게임체인저] ‘을질’ 방지법은 없나요

    이른바 갑질금지법으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됐다. 직원 5명 이상인 76만여개 업체에서 시행해야 한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나 모욕 등 ‘갑질’을 회사에 신고하면 회사는 피해자가 요구하는 근무지 변경, 유급휴가 등을 허용해야 하고 가해자는 징계해야 한다. 회사가 신고자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어느 선부터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가장 큰 쟁점이다. ‘괴롭힘’의 개념이 모호한 데다 구체적 물증이 없는 경우엔 판정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말처럼 판정 기준이 애매하다. 도대체 ‘갑질’이란 무엇일까. 이 어려운 문제에도 역시 위키백과는 답을 제시한다. ‘갑질(甲-)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뜻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란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 어감을 강조한 2013년 이후 대한민국 인터넷에 등장한 신조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말한다. 갑질의 범위에는 육체적 폭력, 정신적 폭력, 언어 폭력,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이 해당된다.’ 없는 설명이 없는 위키백과이지만, ‘을질’(乙-)이란 항목은 없다. 업무 지시가 이행되지 않음에도 책임은 업무를 지시했던 관리자가 지어야 하거나 투서나 사내 소문 등으로 곤경에 처한 관리자들의 한탄 때문에 현실에선 여러 차례 들어본 말인데도 말이다. 권리관계에선 약자이지만 갑에게 횡포를 부리는 을질이 실제 발생하는 직장과 일터도 존재한다. 어디일까. 2014년 이후 근로자의 스트레스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교도관, 부사관, 항공서비스 관련 승무원, 비서, 리셉션 업무 등이 꼽혔다. 교도관의 경우 직장 상사의 ‘갑질’과 재소자의 ‘을질’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 부사관은 장교의 ‘갑질’과 더불어 사병의 ‘을질’, 양쪽에 모두 제 할 말을 못할 수 있다. 소수의 상사 외 동일한 계급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업무 환경에 처한 승무원, 비서, 리셉션 업무 역시 ‘을질’에 노출돼 있다. 갑질을 근절하자고 법을 만들고, 한편에선 을질로 시름하는 한국 조직은 보다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조직 내 부서별 칸막이 문화가 강한 ‘사일로 효과’와 각종 결정 과정과 책임 소재가 투명하지 않은 낮은 신뢰도의 문제다. 다른 부서와 교류하지 않고 자기 부서와 내부 이익만 추구하는 부서 간 이기주의 현상인 사일로 효과의 문제는 특히 조직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일단 금지법은 만들었는데, 조직구성원이 서로 밀고 당기며 조화점을 찾는 방법은 어디에 가서 배워야 할까. 배화여대 교수
  • 마포구청장 옆엔 언제나 ‘IT비서관’

    서울 마포구가 서울시 최초로 구청장 업무 지원을 위한 ‘IT(정보기술)비서관’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지난 13일부터 운영에 나섰다고 15일 밝혔다. IT비서관은 구정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실시간 디지털 화면으로 제공함으로써 구청장의 선제적 의사결정과 주요 정책사항의 점검을 지원하기 위한 스마트 행정지원 시스템이다. IT비서관이 제공하는 내용은 ▲구민 정책소통플랫폼인 ‘마포1번가’ 제안현황 ▲매니페스토(공약) 추진현황 ▲지도서비스가 연계된 일일상황보고(사건·사고, 주요동향, 재난정보 등) ▲정책 관련 뉴스 ▲조직 현황 및 주요 일정 등이다. 구청장이 공약 추진상황이나 주민제안 아이디어, 각종 사건·사고 현황 등이 궁금할 경우 해당 자료를 비서실에 요구하지 않고도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기존의 산재되고 개별적으로 관리되던 구정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통합 제공하는 기능을 갖췄다”면서 “이를 활용해 구청장으로서 종합적 사고와 정책결정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청사 1층 로비 등에 구정 참여가 가능한 ‘디지털 구민구청장실’ 서비스를 마련해 제공할 방침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에 납북시인 김기림 등장한 까닭은?

    광복절 경축사에 납북시인 김기림 등장한 까닭은?

    “용광로에 불을 켜라 새나라의 심장에/철선을 뽑고 철근을 늘리고 철판을 펴자/시멘트와 철과 희망 위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세워가자”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키워드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극일과 자강 의지를 함축적으로 담은 구절로, 모더니즘 시인 김기림(1908년 출생, 1958년 사망 추정)이 해방 직후인 발표한 시 ‘새나라 訟(송)’에서 발췌한 것이다. 경축사의 얼개를 매만지는 단계에서 문 대통령은 ‘광복 직후 문학 작품 등에서 경제건설의 의지를 담은 희망적 메시지를 찾아보라’고 당부했고, 눈이 밝은 참모진에 의해 김기림의 시가 소환된 셈이다. 김기림은 한국 근현대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하며 이상·정지용 등과 함께 ‘모더니즘의 기수’로 이름을 알렸고, 후기에는 현실 참여문학에 몰두했다. 평론가로서 모더니즘을 비롯한 서양 문학사조를 소개하고 지평을 넓히는 데도 앞장섰다. 모더니즘의 기수였지만, 중반기 이후에는 사회 참여적 견해를 강하게 드러냈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도 보인다. 광복 후 좌파 계열인 ‘조선문학가동맹’에서 주도적 활동을 하면서도 월북 대신 서울에서 대학 강의를 계속했지만, 6·25 전쟁때 납북된 이후 정확한 소식이 끊겼다. 때문에 1988년 해금 전까지 김기림과 그의 작품은 언급되지 않았다. 김기림은 1936년부터 3년간 일본 센다이의 도호쿠 대학에서 유학했다. 이런 인연으로 한일관계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던 지난해 11월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학자·시민 등의 정성이 모여 도호쿠 대학내 기념비가 세워졌다. 기념비는 식민지 시대 극복의 염원을 담은 김기림의 대표시 ‘바다와 나비(아무도 그에게 수심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청(靑) 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를 구현했다. 경축사 도입부에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심훈(1901~1936)의 ‘그날이 오면’ 중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을 갈망하며/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들의 뜨거운 정신은/이 순간에도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대목도 인용됐다. 이 시는 광복을 염원하는 작품 중 문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시라고 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국방예산 290조원 투입, 軍 신뢰 회복이 더 시급하다

    국방부가 어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5년 동안 총 290조 5000억원이 투입된다. 방위력 개선비 103조 8000억원에 전력운용비 186조 7000억원이다. 국방부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을 7.1%로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한 배경은 오는 2022년쯤으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대비하고 앞으로 5년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민의 안보불안감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내년부터 5년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방어 지역을 확대하고 미사일 요격 능력을 더욱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2대(탐지거리 800㎞ 이상) 및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SPY1D)를 추가해 전 방향에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 탐지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패트리엇과 철매Ⅱ를 성능 개량 배치하고,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개발을 완료해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등 전략 표적 타격을 위해 지상·함정·잠수함·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정밀 유도탄을 확충한다. 유사시 북한 전력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정전탄(탄도섬유탄)과 전자기펄스탄(EMP) 등 비살상무기체계의 국내 개발도 눈에 띈다. EMP는 강력한 전자기파를 방출해 반경 1㎞ 내 적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첨단무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사전에 감지해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핵 EMP 개발 및 배치 계획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028년까지 건조할 신형 이지스 구축함 3척에는 고고도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급(요격고도 500㎞ 이상)의 함대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이 탑재된다. 이렇게 천문학적인 돈을 국방예산에 쏟아부으려면 군은 먼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방산부패가 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현재 군 기강은 나사가 풀릴 대로 풀렸다. 지난 5월 14일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의 탄약고 초소에서 야간 경계근무 중인 병사들이 휴대전화로 치킨과 맥주·소주를 배달시켜 술판을 벌인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지난달에는 해군 2함대에서 근무지를 무단 이탈한 초병 사건을 무마하려고 허위 자백하게 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지난 6월 삼척항 북한 어선 입항 사건 과정에서 군의 잇단 진실 은폐 등 군 기강 해이 사건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수백조원을 투입한 군 첨단화보다 군기강을 바로잡는 게 더 시급하다는 사실을 군은 명심해야 한다.
  • 국세청, 작년 과세 불복소송 패소액 1조 6024억

    납세자가 과세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국세청이 패소한 금액이 2년 연속 1조원을 넘었다. 특히 100억원 이상의 고액사건 패소율은 40%를 웃돌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기획재정위원회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에서 “고액 소송에 대한 패소율이 높아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14일 예정처에 따르면 납세자가 과세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 중 지난해 확정된 사건은 1469건이며, 이 중 국가가 전부 또는 일부 패소한 사건은 170건(11.5%)이었다. 전체 선고된 판결가액은 4조 11억원인데, 국세청이 패소한 가액은 1조 6024억원(26.6%)이었다. 국세청 패소 가액은 2015년 6266억원에서 2016년 5458억원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2017년 1조 9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고액사건 패소율이 소액사건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 2000만원 미만의 소액사건 패소율은 건수 기준으로 4.7%에 불과했지만 100억원이 넘는 고액사건 패소율은 40.5%나 됐다. 국세청은 소송에서 졌을 때 걷은 세금을 돌려주는 것뿐 아니라 지연 이자와 상대방 소송 비용까지 물어야 하는데, 이를 대비해 ‘확정채무지급 사업’ 예산을 편성한다. 지난해 국세청은 이 사업 예산으로 29억 2800만원을 편성했다가 돈이 부족해 10억 9800만원을 인건비에서 돌려 총 40억 2600만원을 집행했다. 국세청은 올 상반기 패소율이 지난해와 비슷한 11.5%이며, 패소 가액은 171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104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까다로운 사전심의 피하려… 수출 의료기기 소개는 사진·영어로만

    까다로운 사전심의 피하려… 수출 의료기기 소개는 사진·영어로만

    수출용 기기 외국어 광고는 사전심의 제외 심의 기간 1~2주… 신제품 출시 덩달아 지연 심의 한 건당 11만원 수수료도 기업엔 부담 업체 대부분 한글 홈피에 제품 설명 ‘불친절’ 업계 “검증받은 제품인데 심의 너무 엄격해”소화기 내시경 관련 기기를 만드는 A 의료기기 업체 홈페이지를 14일 둘러봤다. 회사 소개, 협력사 정보가 단출하게 잘 구성됐다. 물론 모두 한글. 그런데 핵심 콘텐츠인 제품 설명은 영어다. 의학용어를 영어로 보려니 머리가 아파 왔다. 창을 닫고 1980년대 서울에서 창업했다는 수술용품 B 회사 홈페이지로 갔다. 국내 대형병원과 협업이 활발해 꽤 알려진 회사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제품 설명은 전부 영어다. 각종 진단시약 개발사로 수출도 많이 하는 C 상장사 홈페이지 사정은 어떨까. 재무·투자정보, 연구개발(R&D) 현황까지 친절하고 상세하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섬네일 아래 제품명만 덜렁 써 놓은 제품 설명 페이지만은 불친절했다. 도무지 무슨 시약인지 알 수가 없다….한글 홈페이지에 제품 설명만 영어. 의료기기 기업 홈페이지가 이렇게 기형적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사전검열이기 때문에 위헌이란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의료기기 광고사전심의제, 그리고 심의 한 건당 내야 하는 11만원의 수수료가 주요한 원인이다. 의료기기법에 따라 신문, 잡지, 인터넷, TV, 라디오 등에 의료기기 광고를 하려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 건당 11만원을 내고 광고사전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수출용으로 허가·신고한 기기의 외국어 광고는 사전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래서 수출기업들이 홈페이지 중 제품 소개를 사진이나 영어로만 해 사전심의 대상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다 기묘한 홈페이지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신문·잡지 광고비 수준에 비해 11만원은 큰 액수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온라인·모바일 홍보를 시도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제품별로, 즉 페이지별로 심의를 받아야 하고 문구 하나만 수정해도 다시 새롭게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지불할 수수료는 11만원의 몇 배로 는다. 미용까지 고려해야 하는 착용 의료기기처럼 유행에 민감한 품목의 경우 매달 100만원 안팎씩을 수수료로 지불하는 기업도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측은 “의료기기 광고사전심의는 2007년 도입 뒤 매년 증가 추세”라면서 “최근에는 연간 약 4500여건의 심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매년 약 4억 9500만원(11만원×4500건) 안팎을 의료기기 기업들이 부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사전심의를 통과 못하거나 문구 수정을 전제로 조건부 통과할 경우 기업 부담은 더 커진다. 심의에 1~2주가 걸려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면 기업은 손해다. 나아가 심의위원 정보를 비공개하는 불투명한 심의 체계 속에서 결과마저 들쑥날쑥해 결과를 종잡을 수 없다고 기업들은 호소했다. 착용 의료기기를 만들어 수출도 하는 한 기업은 트렌디, 시크, 섹시, 큐티 같은 단어 사용을 전부 포기해야 했고, 사용자 체험담을 쓸 수 없다는 사전심의 방침 때문에 실제 사용했지만 광고 모델 계약은 체결 안 한 연예인 이름을 빼야 하는 사례도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해설서의 예시에 따르면 보청기 제품에 대해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초소형·초경량’처럼 소비자 소구를 반영한 쉬운 표현은 모두 사용할 수 없는 표현으로 분류됐다. 대신 ‘인위적·자연적 음을 감지하지 못하는 청각보조기구’, ‘하이 파워형 보청기의 성능을 출력’처럼 어렵고 건조한 표현들이 권고됐다. 의료기기 업계에선 이 같은 사전검열이 불공정 경쟁을 부른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 6조원 규모인 의료기기 시장의 규제 혁신과 산업육성 지원을 약속하면서 부각됐듯이 의료기기는 일반 공산품에 비해 까다로운 허가 과정을 거치며 검증받은 제품인데 공산품보다 더 무미건조한 광고밖에 못 한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허가를 받지 않은 안마의자는 ‘집중력 및 뇌의 휴식에 도움을 주는 브레인 마사지’, ‘마음을 위로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마사지’, ‘성장판 주위 자극에 도움이 되는 안마’ 등의 광고문구를 제약 없이 쓰는데 몇 년씩 까다로운 허가·평가·임상을 거친 의료기기들은 사용 전후 비교 사진도 심의에 걸려 못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휠체어 타고 즐길 수 있는 꿈틀놀이터…모두를 위한 배려심 깊은 쉼터 인상적

    [흥미진진 견문기] 휠체어 타고 즐길 수 있는 꿈틀놀이터…모두를 위한 배려심 깊은 쉼터 인상적

    어린이대공원 후문 무지개분수대에서 시간상 분수는 볼 수 없었지만 무지개의 발견과 무지개색에 대한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의 설명에 모두 놀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대표적 놀이기구인 청룡열차의 초기 모습을 마주한 뒤 옛 시절 공원의 만남 장소로 큰 역할을 한 팔각당으로 향했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에 반가웠지만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한 시야에 주변 풍광을 다 담을 수 있던 곳이 보존이라는 이유로 막혀 있어 직접 올라가 보지 못하는 게 다소 아쉬웠다. 다만 어린이들을 재앙으로부터 지켜 준다는 해치상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코스는 동물원과 식물원이었다. 지금의 동물원은 일방적으로 인간만을 위한 시설로 끝나지 않고 동물들의 생태, 행동학적 측면을 많이 고려하고 존중하는 구조로 변화돼 간다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식물원도 지열냉난방시스템으로 친환경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2016년에 마련된 전국 최초의 무장애 통합놀이터인 꿈틀놀이터에서 휠체어를 타고 바로 오를 수 있는 뺑뺑이 회전무대나 낮은 경사로를 가진 미끄럼틀, 안전을 위한 벨트그네 등을 보았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약자도 품는 시설로,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쉼터로 거듭난 것 같았다. 능동 숲속의 무대에 들어서니 탁 트인 무대 공간이 바람과 함께 시원한 느낌을 줘 무거웠던 발걸음을 쉴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발트뷔네 야외음악당보다 나은 평가를 받는 곳이라는 설명에 아이들은 무대 쪽으로 내려가 소리를 높여 봤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방정환 선생의 동상에 다가가 선생의 교육관을 되새겼다. 음악분수에 이르러서는 조명을 받으며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모두 더위를 말끔히 씻어 내는 듯했고, 황혼 무렵 분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했다. 잠시 더위를 잊었다가 발걸음을 옮겨 마주한 것은 박연 동상이었다. 표류하다 한국에 귀화한 네덜란드인 벨테브레이의 모습은 동서고금의 만남, 표류인으로서의 특징을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었다. 여느 동상과는 다른 융합적 요소들을 표현한 모습이었다. 어둑해진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투어를 마쳤다. 김윤정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서울광장] 남·북·미·중·일, ‘위기의 사다리 게임’/장세훈 논설위원

    [서울광장] 남·북·미·중·일, ‘위기의 사다리 게임’/장세훈 논설위원

    ‘남한과 북한, 미국, 중국, 일본 사이에 얽히고설킨 난맥상을 누가 언제 어떻게 풀 것인가.’ 한반도 주변 정세가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으로 바뀌고 있다. 실마리부터 찾자. ‘낙엽이 지기 전에’라는 제목의 책은 1차 세계대전 발발 과정을 조명하고 시사점을 얻으려 했다. 저자인 김정섭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이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1차 대전은 왜 일어났을까”다. 이를 위해 저자는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의 사라예보 암살 사건이 터진 1914년 6월 28일부터 영국이 독일에 전쟁을 선포한 8월 4일까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흔히 연합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과 동맹국(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간 대결이었던 1차 대전의 원인을 독일의 팽창주의 정책에서 찾는다. 하지만 책을 보면 독일은 전쟁을 막으려 부단히 노력했고, 심지어 전쟁이 터진 뒤에도 ‘방어 전쟁’으로 간주한다. 공교롭게도 이는 주요 참전국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각국의 왕실은 혼인·혈연 관계로 얽혀 있고 상호의존적인 국제무역 체계를 갖췄음에도 어느 나라가 일으켰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불분명한 전쟁이 결국 터져 버렸다는 것이다. 저자가 1차 대전을 ‘침략자 없는 전쟁’으로 규정한 이유다. 각국의 수많은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억제 노력이 가져올 위기 증폭의 효과에는 정작 무지했기 때문이다. 8월에 전쟁을 시작하면서 “낙엽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 독일 빌헬름 황제의 판단이 대표적이다. 프랑스를 제압한 후 러시아를 공격하는 속도전을 자신했으나 현실은 지루한 참호전 양상으로 전개되며 1000만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계산되지 않은 위험,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이 가져온 결과다. 여기에는 평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으로 모든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다는 집단적 오류와 잘못된 믿음도 깔려 있었다. 결국 1차 대전은 누군가 의도하고 준비한 전쟁이 아닌 위기관리 실패로 인한 전쟁인 것이다. 현 우리나라 주변 정세가 물리적·군사적 충돌을 우려해야 할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적어도 1차 대전 당시의 전개 과정과 역학 관계를 보면 경제적 갈등을 촉매로 다양한 대립 구도를 낳고 있는 현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심지어 북한까지 모두 ‘피해자 코스프레’ 중이다. ‘누가 먼저 칼을 뽑았나’의 문제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갈등을 유발하는 대책, 갈등에 대비하는 대책 간 차이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자국의 자위적 조치가 상대국에는 위협적 행위로 인식되는 억제 전략의 딜레마, 억제 전략의 실패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 관세전쟁으로 표면화한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 5일 중국에 대한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계기로 환율전쟁으로 번졌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중거리 미사일에 대한 아시아 배치를 추진하는 이유로 중국을 콕 집으면서 미중 갈등은 군사 분야로도 확대됐다. 두 차례 휴전을 거쳤음에도 치고받기식 난타전으로 상대국은 물론 스스로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비대칭적으로 기운 대미, 대중 관계는 우리의 생존 공간을 옥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이어졌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안보 우방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지웠다. 이에 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비핵화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5일 이후 다섯 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이 와중에 미국은 우리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호르무즈해협 파병, 중거리 미사일 배치 등을 요구한다. 남·북·미·중·일 각국이 상대국을 의식해 ‘위기의 사다리’를 한 발씩 오르는 형국이다. 경제적, 외교적, 전략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한다. 원하지 않는 분쟁, 의도하지 않은 갈등이 속출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희생이나 불이익은 감내의 대상으로 간주된다.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멈출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답을 내놓기 어렵다. 위기관리의 실패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숙제다. 단호한 대응과 상응적 조치가 해결책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럼 위기의 사다리에서 먼저 내려올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NO라고 말하지 않는 도시/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NO라고 말하지 않는 도시/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런던은 관광도시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금융 및 상업도시다. 혼란하고 도무지 예측 가능하지 않아 불안하기 짝이 없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와중에서도 영국인들은 유럽의 다른 도시가 런던을 쉽사리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여전히 자신하는 듯한데, 이는 런던이 가진 장점 때문이다. 도시 규모나 인프라 면에서 런던에 비길 도시는 많지 않고, 영어가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언어라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이런 뚜렷한 것 말고도 다른 도시에 비해 런던이 가진 큰 장점은 개방성이다. 즉 런던은 이방인을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드러내 놓고 배척하지 않는다. 사실 영국에서 이방인으로 생활하는 경우 비자나 취업 자격 등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요건들을 충족한다면 외국인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받는 차별은 없다. 세금도 영국인들과 똑같이 내고, 회사 설립 역시 영국인들과 같은 조건으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주거용 및 사업용 부동산 거래를 하는 데서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받는 법적인 제약은 없다. 이런 점은 영국에 투자를 하거나 영국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중요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법적’이라고 계속 단서를 다는 것은 드러나 있진 않지만 결과적으로 외국인이기 때문에 받는 실질적인 차별이나 제약까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국인과 외국인을 정말 아무런 차별 없이 똑같이 동등하게 대하는 사회라는 것이 과연 있는가 말이다. 아예 외국인에게는 별도의 신고나 허가 등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자국인을 대표자로 세우게 하는 등의 차별적 대우를 법제화해 두는 경우가 많으니, 법적 차별이 없다는 것은 높이 살 수 있는 장점이겠다. 게다가 대개의 양식 있는 영국인은 차별적 발언을 금기시하고 이곳은 ‘우리나라’고 당신은 이방인이라는 식의 티도 내지 않는다. 이런 영국인들에게 약간 놀라고 마음이 서늘해졌던 순간이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의 일이다. 동네 여러 집에서 ‘잉글랜드 깃발’을 게양하기 시작했다. 차들도 온통 잉글랜드 깃발을 꽂거나 붙이고 다녔다. 잉글랜드 깃발이란 영국, 즉 유나이티드 킹덤(The United Kingdom)의 국기인 ‘유니언잭’이 아니라 영국을 구성하는 네 나라(country), 즉 잉글랜드ㆍ스코틀랜드ㆍ웨일스ㆍ북아일랜드 중 잉글랜드의 깃발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잉글랜드 사람들이 런던올림픽을 맞이해 모처럼 소위 ‘국뽕’에 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거야 사실 한국인 입장에서 매우 익숙한 광경이기는 하다. ‘국뽕’에서는 한국인들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그런데도 막상 이방인으로서 이런 열렬한 애국주의적 태도를 보는 것은 그리 마음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동안 서로 어울려 사는 것에 큰 불만 없이 보이던 영국(잉글랜드) 사람들이 ‘우리가 주인이다’라고 매우 강력히 주장하는 것같이 느껴졌고, ‘아니 누가 뭐라 하나, 하지만 굳이 저럴 것까지는 뭐가 있담’ 이런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게다가 ‘잉글랜드 사람’만 잉글랜드 국기를 거는 분위기였다. 자기 나라 국기를 거는 집도 몇 보였으나 많지는 않았고, 나란히 있는 집들 중 잉글랜드 깃발을 건 집과 아닌 집이 뚜렷이 구별됐다. 난데없이 출신국을 인증하게 돼 버린 셈이다. 만약 잉글랜드 팀이 지기라도 하면 누군가 불행한 타깃이 되거나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생겼다. 자기 나라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권리임에도 그 방식 및 정도에 따라 때로 이방인들에게는 배제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그 방식이 다른 나라를 향해 싫다(NO)고 하는 것이라면, 심지어 공적인 기관들이 나서서 외친다면 그 사회를 개방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노 재팬’(NO Japan)이라고 써 있다고 해서 꼭 일본인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혐오와 배제는 쉽사리 깊어지고 넓어지기 마련이니, 이런 모습을 보는 이방인이라면 남의 일이라고만 여기긴 어렵다. 그 이방인이 쉽사리 돌아갈 수 없는 입장이라면 더하다. 관광객으로만 외국에 머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울 중구청이 내걸었던 ‘NO Japan’ 배너를 시민들이 나서서 떼도록 만든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 시드니 도심서 흉기 난동

    시드니 도심서 흉기 난동

    13일 오후 호주 시드니 업무지구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피해 여성을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BBC 등은 이날 20~30대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자동차 위로 올라가 날카로운 흉기를 휘두르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 날 쏴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사건 당시 현장을 지나던 시민에게 제압당한 뒤 경찰에 연행됐으나 구체적 신원과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드니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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