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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연금은 왜 ‘공공의 적’이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군인연금은 왜 ‘공공의 적’이 됐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군인연금 적자 보전액이 수입의 45%군인들 “정년도 없는데 개혁이라니” 반발낮은 운용 수익률, 외부 위탁…적자 근본 원인공무원연금은 지난해 운용 수익률 9.6%‘투자 조직’ 꾸리는 등 구조적 개혁해야‘공적연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그 가운데 가입자 19만명, 수급자는 9만 7000명에 이르는 ‘군인연금’을 개혁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적자 보전에 연간 1조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직업 군인들의 반발도 거셉니다. 근무지역을 옮길 일이 거의 없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군인은 수시로 근무지가 바뀌는데다 고된 훈련과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혁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는 겁니다. 정년이 보장되지 않아 상당수는 ‘명예퇴직’처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사회로 나와야 한다는 것도 큰 차이입니다. ●“정년도 없는데…연금 개혁만 얘기하나” 연금 지급액이 줄어들면 그렇지 않아도 정원 부족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해병대·육군 부사관 모집에 심각한 타격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그럼 다른 방법은 없을까. 저는 군인연금의 적자 구조가 점점 커지는 근본적인 이유를 짚어보려 합니다. 군인연금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간단히 말해 내줄 돈은 많고 수입은 적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내줄 돈’에 초점을 맞춰 비판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군인연금은 국민연금은 물론 공무원연금, 사학연금보다 ‘수익률’이 절대적으로 낮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대단한 개혁을 해도 적자 구조는 계속 될 겁니다. 왜 그럴까. 12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군인연금 적립금 운용 수익률은 2016년 1.7%, 2017년 3.0%, 2018년 2.1%, 2019년 6.1%, 지난해 3.2%입니다. 적립금 규모가 2016년 1조 1042억원, 지난해 1조 3017억원으로 2000억원이나 늘었는데 적립금 수익률은 2019년을 제외하면 형편 없는 수준입니다. ●군인연금 운용 수익률, 공무원연금 3분의1공무원연금과 비교해볼까요. 공무원연금 수익률은 2016년 4.1%, 2017년 8.5%, 2018년 2.7%, 2019년 9.3%, 지난해 9.6%에 이릅니다. 적립금 규모는 5조 2385억원에서 8조 2066억원으로 늘었습니다. 같은 공적연금인데 운용 수익률 격차가 커도 너무 큽니다. 국민연금은 2019년 수익률이 9.6%, 지난해 11.3%, 올해 상반기는 7.5%에 이릅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국민연금공단 직원 수는 5600명, 공무원연금공단은 680명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300명이 넘는 투자 전문가를 뒀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치열한 경쟁을 하는 민간 투자사에서 뽑아옵니다. 공무원연금공단에도 30명이 넘는 투자 전문가가 있습니다. 반면 군인연금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인력이 ‘0명’입니다. 아예 ‘공단’이 없습니다. 국방부에 관리 인원만 고작 3명을 두고 있으며, 모든 적립금 운용은 외부에 위탁합니다. 연금을 내줄 때는 국군재정관리단이 업무를 맡습니다. 일원화된 체계도 없고, 수익률이 낮아도 책임질 일이 없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2017년 이후부터 위험자산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고 있어 수익률을 단기간에 높일 수 없는 구조입니다. ●전액 외부 위탁 운용…이것이 문제다 직접 투자 전문가를 두지 않으니 성과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외부 전문가가 있다고 하나 ‘비상근’인 이들에게 많은 걸 바랄 수 없습니다.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변화가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적자 구조를 줄이려면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지난해 군인연금 기금 수입 3조 4850억원 중 일반 국가지원금을 제외하고 수지 적자 보전을 위한 국가 보전금만 45.3%인 1조 5779억원에 이릅니다. 군인연금법상 급여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울 때는 국가가 예산으로 지원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군인의 노고에 대한 예우 측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보전금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획재정부의 ‘2020~2060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현행 군인연금 제도가 유지될 경우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2060년 10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군 구조개편에 따라 정부는 중·소령, 중·상사 등 중간 계급의 간부 정원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군인연금 지급액은 예상보다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방부는 한국국방연구원에 의뢰한 군인연금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결과를 다음달 낼 예정입니다. “정년도 없다”는 군인에게만 희생을 강요하지 말고, 제발 하루라도 빨리 구조적 개혁에 나서길 바랍니다.
  •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9회>내 마음 들여다보기 코로나가 삼킨 일상, 우울감 호소하는 사람들다른 이와 비교하고 자책…자존감 사라져작은 것부터 해내며 성취감 느끼는 연습타인과 비교 말고, 작은 성취하면 칭찬하기#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아홉 번째 회에서는 코로나19 탓에 우울감에 빠진 건우씨 이야기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들려드립니다. 건우(가명)씨는 진료 전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답답하다며 이야기 도중 가슴을 치기도 했죠. 그를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에는 절박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건우씨는 해외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 인정받는 학생이었던 그는 오랜 타지 생활에서 느낀 외로움 탓에 국내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2020년 초,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시기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죠. 바이러스가 만들어내는 파급력, 공포와 함께 코로나 사태는 그의 삶을 뒤바꿔 놓았어요. 요즘 우리의 삶처럼 말이지요. 그에게 코로나 사태는 단순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만남을 줄여야 하는 불편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삶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지요. 성공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오랜 타지 생활에서의 힘듦을 고국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매일 TV에 나오는 확진자 수에 따라 마음도 흔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금세 끝날 거다’, ‘그러고 나면 기회가 올 거다’ 하고 스스로 다독였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긍정적인 마음은 줄어들었습니다. 건우씨는 점차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집 밖에 나서는 것이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속으로만 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돼 버렸습니다. 건우씨는 또다시 무기력에 빠져들어 자신을 자책할 뿐이었습니다. 자기 비난을 시작할 때면 내가 왜 살아야 하나,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나, 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도돌이표처럼 그의 머리에서 끊임없이 떠올랐고, 불안한 감정은 그를 종일 괴롭혔지요. 페이스북에서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의 타임라인을 발견한 순간, 건우씨는 그때의 절망스러운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 속의 친구는 직장에서 주최한 파티에서 말쑥하게 차려입고 샴페인 잔을 들며 활짝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차마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직장은 건우씨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삶을 속도를 내어 살아가는데, 내 삶은 왜 멈춰있는 걸까?’이 모든 변화가 고작 반년 만에 일어났습니다.●코로나 블루가 뭔가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우울, 무기력,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의 변화를 뜻합니다.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된 질병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일상적인 우울감, 혹은 우울증과는 그 궤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병 자체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우리 삶에 스미는 무기력이 코로나 블루의 특징이라 할 수가 있겠네요. 나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공동체, 국가, 그리고 전 세계가 이러한 무기력감과 두려움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인류에게 공포를 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규명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아직도 명확한 해결책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 자체가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 끝날지 모르니 두렵고, 항상 피부에 와닿는 모든 상황을 경계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한 시점의 사건을 뜻하는 코로나 ‘사태’라 표현하기보다 새로운 시절의 시작, 코로나 ‘시대’로 부르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삶의 현실적인 부분도 흔들립니다. 바이러스로 잔뜩 위축된 삶은 대인관계와 직업적 영역 전부를 쪼그라들게 합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는 연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줄어들기만 하는 여러 경제적 숫자들, 반대로 늘어나기만 하는 확진자 수를 이야기합니다. 정부의 대응 단계가 높아질수록 우리의 두려움은 커지고, 또 반대로 우리의 삶은 더욱 좁아지기만 하지요. 참 팍팍하고도 힘든 시절입니다. 건우씨는 코로나 블루에 빠졌습니다. 그는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거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더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존감이 무너진 삶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지는 것도 그런 탓이겠지요. ●자존감이 무너지는 시대, 우리 마음의 형태 기대했던 것, 자신 있던 것들이 모두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그의 마음에는 절대적인 절망만 가득합니다. 잔인하게도,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능이 이 상황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공동체 내에서 다른 이들과의 비교, 그리고 자책이 반복되는 거지요. 반복의 끝엔 “나는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것 밖에 안되는 존재구나” 하는 식의 회한만 남게 됩니다. 이렇듯 코로나 블루 상태의 마음 안, 우리의 자존감은 풍화돼 갑니다. 우리의 뇌는 상황을 일반화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뇌는 ‘이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설’을 ‘정설’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생존이 최우선인 뇌의 기능 탓입니다. 우리는 항상 현재에 온전히 머무르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하려 합니다. 미래는 항상 미지의 영역에 속하지만, 우리 뇌는 어떻게든 이를 추론하려 하고, 또 대비하려 분주합니다. 고대의 원시인이든, 현대인이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삶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아주 미묘한 단서만으로도 미래를 그리려 하고, 또 그에 맞추어 생존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항상 ‘정답’만을 내어 놓지는 못합니다. 때로는 정확하고 이성적인 추론에 근거하기보다 감정에 휘둘립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두려움, 무기력감 탓에 뇌는 그릇된 판단을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상황이, 이 마음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요.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드는 과정인 것이지요. ●코로나 블루,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참 어려운 시절이고, 힘든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마음의 대비책은 이 상황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먼저, 코로나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상한 비유로 들리지만 코로나는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오는 장마, 날이 추워지면 이따금 찾아오는 폭설과 같은 것으로, 즉 삶에서 가끔 맞이해야 하는 불청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니 인류가 아무리 애를 써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물러가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삶의 출발점을 코로나 시대에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상황을 인정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마음의 바닥을 다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언제 끝나나, 대체 언제 끝나나’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보다 ‘어쩔 수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자’는 생각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건 당연하겠지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반발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마음 또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또 껴안아야 하겠지요. 우리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설령 이전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작은 것일지라도요.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 나가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많은 긍정의 점수를 매겨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건우씨의 경우처럼 모든 계획이 다 어그러진 상황일지라도, 그나마 남아 있는 것들에 시선을 돌려 작은 성취를 마음 안에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이지요. 무기력이 온몸을 감싸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하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기’와 같은 양자택일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요. 그렇다면 그 둘 중 ‘무엇인가를 하기’를 좀 더 자주 선택하는 거지요. 당장 사람들을 만나거나, 거창한 일을 계획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방에 온종일 머무르기보다 집 근처를 짧게나마 산책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처음에는 세수도 하지 않고 나가보세요.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는 필수니까 아무도 모를 겁니다.그냥 편한 옷 그대로, 부담 갖지 말고 시작하는 거예요. 땅을 보고 걷지 말고, 변하는 나뭇잎의 색을 살피고, 피부에 와 닿는 계절의 온도를 느끼고, 하늘에 걸린 구름의 크기를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바라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는 잘했노라고, 오늘 집에만 있고 싶었는데 참 대견하다며 자신을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칭찬은 굉장히 대단한 것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티끌만큼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면 오늘 한 선택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날의 보람과 작은 성취는 다음 날의 또 다른 ‘무언인가를 하는’ 선택으로 이끌게 될 테고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프사(프로필 사진)에 걸린 누군가의 자랑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는 마세요. 어느 시점의 언젠가 우리 또한 분명 그런 모습일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작은 것들을 쌓아 올리면서 코로나 시대를 견디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서울광장] 큰 지도자/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큰 지도자/임병선 논설위원

    국제정치 전문가에게 차기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하느냐고 지난주에 물었다. 그는 “분단과 통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통찰하고, 평화공존이 동북아 안정을 가져온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분단의 관성이나 냉전 유지론에 짓눌린 정무적 판단으로 역사를 퇴행시키지 않고, 상상과 열망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는 19세기 유럽을 안정시킨 비스마르크나 미국을 향하던 중국의 총구를 옛소련으로 돌리게 해 아예 판도를 바꾼 키신저 같은 인물을 갈구하는 듯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그 기준에 가장 부합한다는 데 이견이 없겠다. 대검 차장을 지낸 봉욱 변호사는 지난 7월 블로그에서 40년 전 감옥에 있을 때 DJ가 4차 산업혁명을 예견할 정도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고 탄복했다. 일찍이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며 “용서와 사랑은 너그러운 강자만이 할 수 있고 평화와 화해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쓴소리하는 이들을 청와대에 불러 저녁을 들며 귀를 기울였고, 일본과 미국을 설득해 햇볕정책을 펼 기반부터 닦는 주도면밀함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3년 전 6월 판문점에서 마주했을 때 DJ가 있었더라면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공기는 많이 따뜻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DJ에 근접한 이가 적지 않은 흠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누구도 보지 못한 행정수도란 고갱이를 짚어 내 믿기 어려운 역전승을 이뤘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름답지 못한 일로 갇힌 몸이 된 것도 큰 지도자를 만들어 내지 못한 국민들의 협량함이요, 각박한 운명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큰 그릇’이 없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린 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달래려는데 경선이 달아오르며, 대선 예비후보들이 한없이 잔망스러워져 안타깝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20년 만에 미국이 두 손을 들어 종료됐고,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뻗어 내려오고자 하는 중국을 차단하겠다고 미국이 공언하고 있다. 미중은 한국에 서로 자기 편을 들라고 종주먹을 들이댈 것이다. 일본은 도무지 화해할 생각이 없어 우리 발뒤축을 걸려 들 것이다. 외교안보 지형이 이러한데 나라를 이끌겠다는 이들이 어떤 해법과 전망, 구체적 실행 방법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앞의 전문가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경선 후보끼리 싸우는 모습은 유치할 대로 유치하다. 중심을 잡아야 할 언론은 따옴표 뒤에 숨어 대선 캠프들의 감정싸움을 부추기고만 있다. 코로나 시대에 각자도생의 논리가 사회 전반에 번지는 것을 어떻게든 공동선으로 이끌어내 막아야 할 정치판이 오히려 제 살 뜯기를 강요하는 모양새다. 경선에서 이긴들, 대선에서 이긴들 천하를 다스릴 대계가 나오긴 애당초 틀린 것 같기만 하다. 후보들이 시대정신의 의미와 무게를 알고 깊이 고민하는지 정녕 궁금하다. 그 자리를 포퓰리즘이 차지했다. 저마다 세금으로 자기 표를 모으는 데 부끄러움마저 떨쳐 낸 기색이다. 여당에서 가장 앞선 후보가 그러니 할 말을 잊는다. 얼마 전 한 음식 칼럼니스트를 생뚱맞은 자리에 앉히려다 문제가 되자 버티려 한 것은 ‘내 사람은 확실히 챙긴다’는 메시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었나. 줄 세우기를 해서라도 집권하면 그만이란 것인가. 그 후보가 예상보다 많은 표를 충청에서 얻은 것은 강성 친문 세력이 가세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런 세력 연합이 반대쪽의 결집을 불러와 나라를 결딴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여당은 정권 재창출, 야당은 정권 교체 주문에 스스로를 가둬 목적과 수단을 뒤섞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정권 교체나 유지는 수단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런데 한 야당 후보는 “나 말고 정권 교체할 방법이 있느냐”고 큰소리를 쳤다. 통합의 비전을 보여 줘야 하는 시점인데, 이쪽 아니면 저쪽을 택하라고 강요한다. 유권자가 깨어 있어야 협량한 지도자를 걸러 낸다. “그동안 사회는 진실이 귀찮은 부담쯤으로 느껴질 정도로 무관심하게 됐다”는 독일의 경구는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생 과정,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신을 왜곡하는 일이 가능한 것도 모두 눈을 감은 이들 덕에 가능했다. 한 표를 행사할 때 이성보다 감성에 치우치고, 지역 구도나 인연을 좇거나, 사적 이해에 이끌리는 일이 이번 대선에서도 되풀이되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 서구식 근대화로 도시·농촌 양극화… 탈레반, 대중의 분노 부추겼다

    서구식 근대화로 도시·농촌 양극화… 탈레반, 대중의 분노 부추겼다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했을 때 서방 세계는 그 충격적인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람들은 여성에 대한 철저한 억압과 잔인한 통치가 꽤 규모 있는 나라에서 부활할 것을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이역만리 타국의 격변이 서방 세계 전체를 흔드는 이유는, 그것이 서구인들이 강고하게 갖고 있던 어떤 믿음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프간의 상실로 서구인들 신념 ‘흔들’ 그 믿음은 3세기 전 즈음에 북대서양에서 태동한 계몽주의와 진보의 신화인데, 세계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끝없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교리를 핵심으로 한다. 그 믿음은 북대서양 네트워크를 통해 탄생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꽃을 피워 세계를 제패했다. 한편 믿음의 신봉자들에게 중앙아시아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 자리한 아프가니스탄은 북대서양에서 발원한 그 신화가 아직도 도달하지 않았던 ‘암흑의 심장’이었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의 상실이 서구인들의 마음에 그토록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은, 단순히 전략적이거나 재정적인 손실의 차원이 아니라 신념이 흔들리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아프가니스탄에서 서구식 계몽주의는 패배한 것일까? 세계 최강의 군대와 가장 효율적 기업으로 무장한 미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이라는 시간을 쓰고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2021년의 아프가니스탄이 아니라 더 긴 시간축 속에서 더 넓은 공간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카불이 함락되기 100년 전, 서쪽의 터키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무슬림 세계에서 전통적 권위를 인정받던 오스만 제국이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멸망하려 하고 있었다. 연합국 주도로 이루어지는 제국의 분할에 맞서서, 청년 장교단과 민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외세에 맞서는 봉기가 일어났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반외세가 아니었다. 그들은 전통과 구습에 묶인 제국을 구하기보다는, 근대 계몽주의의 가치를 받아들인 새로운 공화국을 건설하고자 했다. 1921년은 그렇게 모인 터키 독립전쟁의 주역들이 최초로 헌법을 통과시킨 해였다. 터키의 새로운 엘리트들은 가톨릭 교회를 억누르고 세속주의를 확립시킨 프랑스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 신헌법은 여러 개정을 거쳤고, 마침내 터키의 국체는 세속주의 공화국으로 확정됐다. 그 지도자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이름을 딴 이념인 ‘케말주의’가 공식화되는 순간이었다.●이란·이라크 등 근대화 프로그램 시작 터키에서 시작된 케말주의는 이슬람 세계 전역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슬람 세계는 19세기 이래로 ‘유럽을 압도하던 우리가 왜 지금은 유럽의 지배를 받게 됐는가’라는 고통스러운 고민을 하고 있던 차였다. 케말주의가 제시한 답은 간명했다. 서구 계몽주의를 따르자. 종교와 구습에 얽매인 노인들을 몰아내고, 무지몽매한 대중을 계몽해 근대적 공화국을 건설하자. 그렇다면 민족은 얼마든지 강력하게 재탄생할 수 있으리라. 이 같은 비전은 이름을 달리한 채, 시차를 두고 여러 국가에서 시도됐다. 이란의 팔레비 왕조는 케말주의에 깊은 감명을 받아 나름의 근대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계몽주의는 이집트의 영웅 나세르, 이라크와 시리아의 바스당 당원들, 파키스탄의 국부 무함마드 알리 진나가 모두 공유하는 신념이었고, 자민족을 부강하게 만들 약속된 도구였다. 신세대 엘리트 주도하의 근대화 프로그램은 여러 성과를 내었다. 근대적 고등교육과 기술교육의 혜택을 많은 이들이 누렸고, 그중에는 교육에서 오랜 기간 배제돼 온 여성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슬람 전통법인 샤리아 대신 서구식 법체계가 자리를 잡았고 영화나 가요를 비롯한 현대적 도시 문화도 태동했다. 이 국가들의 근대화 프로그램을 지원하러 미국, 소련, 유럽에서 날아온 고문단은 이런 발전상을 보며 흡족해했다. ●‘이슬람주의’라는 이념 태동 하지만 근대적 발전상 이면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계몽주의에 기초한 서구 근대성은 많은 사람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반감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들은 서구의 힘에 굴복하고 전통과 신성을 내팽개친 새로운 엘리트를 혐오했고, 무기력하게 전통을 답습하는 전통 엘리트도 경멸했다. 이슬람 신학, 법학과 서구 학문과 공산주의 혁명론 등에 정통한 지식인과 활동가들은 근대적인 단체를 설립했고, 학술적 탐구와 정치적 구호를 담은 책들을 간행했으며, 세속주의 엘리트를 향한 저항을 선동했다. 세속주의가 이슬람 세계를 휩쓰는 것과 거의 비슷한 시간표에 따라 ‘이슬람주의’라는 이념이 태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움직임에 주목하는 이들은, 이슬람 세계의 바깥은 물론이고 안에서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들은 세속주의 엘리트가 추진하는 근대화가 충분히 진행되면 그런 ‘반동적’ 이념들은 금세 사그라들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1979년에 이란의 샤(황제)가 혁명의 물결에 밀려 퇴위하고,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주도하는 이슬람 공화국이 들어섰을 때 세계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란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근대화라는 숙제를 착실히 이행하는 우등생으로 인식되곤 했다. 어쩌다가 근대화의 결과로 사라졌어야 할 이념이 새롭게 헤게모니를 잡게 됐을까? 사실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했다. 계몽주의와 세속주의를 주창한 엘리트들의 근대화는 사회를 충분히 바꾸어 놓기는커녕 서구식 근대화에 대한 극심한 반발만을 야기했다. 근대화의 혜택이 대부분 발전한 도시 지역에 집중되는 가운데, 내륙의 농촌에는 여전히 전통적 사회 질서와 문화가 잔존했다. 근대화에서 소외된 지역의 빈곤은 뿌리 깊은 문제였으나 도시 엘리트들은 촌락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부족했다. 한편 1945년 이래로 시작된 급속한 인구증가, 그에 따른 생태적 위기는 농촌 인구의 도시 이주를 부추기며 사태를 악화시켰다. 주요 도시의 화려함과 부유함, 그리고 서구식 생활양식은 도시에 유입된 빈민들에게 분노를 일으켰다. ‘문명적’ 생활양식을 향유하는 서구적 엘리트들은 여전히 종교라는 구습에 얽매이는 도시와 농촌의 빈민들을 깔보고 무시했다. 엘리트에게 빈민들은 ‘계몽의 빛’을 거부하며 무지에 속박된 이들이었다. ●이란 혁명, 파키스탄 이슬람화 자극 이슬람주의자들은 상황을 다른 각도로 보도록 도와주었다. 서구화된 엘리트들은 문명화된 것이 아니라 ‘타락한’ 것이었다. 미국은 소비자본주의와 성적 방종으로 문화를 더럽히는 국가였고, 소련은 무신론을 내걸고 이슬람을 탄압하는 국가였다. 따라서 타락한 엘리트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외세를 몰아내는 투쟁을 시작하는 것만이 알라가 제시한 성스럽고 올바른 길이었다. 혜택이 편향됐던 서구식 근대화는 도시와 농촌, 엘리트와 대중의 분열을 부추겼다. 마침내 1970년대를 거치며 이슬람 세계 각지에서 근대화 프로그램의 초라한 성적이 드러나자, 힘의 균형은 이슬람주의 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분개한 대중이 보기에 현실을 더 잘 설명하는 언어는 계몽주의가 아니라 이슬람주의였다. 따라서 1979년 이란 혁명은 홀로 떨어져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 아랍 세계의 수니파 이슬람주의자들은 이란의 시아파 혁명을 불신했으나, 유사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에 고무됐다. 그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극단적 무장 단체가 메카의 대(大)모스크를 점거하고 타락한 사회에 대한 정화를 촉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충격을 받은 사우디 왕실은 대내적 불만을 잠재우고자 자신들 판본의 종교적 보수주의인 ‘와하비즘’을 더 강하게 선전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란 혁명은 인접한 파키스탄이 이미 1977년부터 추진하고 있던 이슬람화를 더욱 급격하게 밀어붙이도록 자극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지아 울 하크 장군은 이슬람주의 정책을 통해 대중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1979년의 마지막 나날에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진격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의 관계는 놀라운 속도로 진척됐다. 미국과 파키스탄의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파키스탄은 소련군을 막아내는 방파제 역할을 맡으며 대규모 지원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은 지정학 이상이었다. 석유 파동 덕택에 부유해진 사우디는 파키스탄에 경제적 지원을 해줌과 동시에 이념적 지원도 해주었다. 사우디가 지원한 마드라사(신학교)가 파키스탄 각지에 세워졌으며, 이곳은 급진 이슬람주의 전사들을 키우는 훈련소가 됐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국경 양편에 거주하는 파슈툰족은 이런 공통의 경험을 통해 급진화됐다. 한편 사우디는 아랍 세계 각지의 지하드 전사들이 ‘무신론 제국’인 소련을 상대하러 아프가니스탄에 집결하는 것도 지원했다. 그렇게 아프가니스탄의 계곡에 들어간 전사 중에는 토목공학을 전공한 부유한 집안의 청년인 오사마 빈라덴도 있었다. 지역에 근거한 이슬람 무장 세력과 글로벌 테러리즘을 주창하는 성전주의자들 간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이 네트워크의 영향을 받은 현지의 이슬람주의 전사들은 소련군이 물러난 뒤에도 아프가니스탄을 이슬람화하겠다는 신념으로 뭉치며 ‘탈레반’이 됐다. 탈레반은 꾸준히 시골을 공략했다. 그들은 도시의 부패와 ‘타락’을 몰아내고 마을 주민에게 질서, 안정, 이슬람의 회복이라는 언어로 호소했다. 탈레반의 힘은 무기와 아편 판매로 모은 돈만큼이나, 그들 고유의 언어와 약속에서도 나왔다.●미군이 탈레반에 패배한 이유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미군은 왜 탈레반에 패배했을까? 그 이유는 탈레반의 신념을 형성하는 긴 역사와 배경에서 설명될 수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세속주의 엘리트들은 배후지의 농촌, 혹은 도시의 빈민과는 유리된 삶을 살았으며 그들 사이의 문화적 분리는 크나큰 정치적 불만을 촉발했다. 승리와 패배를 결정한 것은 도시 바깥에 뻗어 있는 광활한 대지, 거기에 펼쳐진 수많은 마을의 동향이었다. 그 마을의 주민들은 애초에 계몽주의에 근거한 비전에 공감하지 못했으며, 천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누적돼 온 관습과 그와 유사한 깊이의 신앙에 오히려 더욱 공감했다. 카불과 헤라트에서 일어난 계몽주의의 패배는 그렇기에 일찍이 1979년의 이란과 2013년 무렵의 터키에서 벌어진 패배와도 일정하게 흡사한 점이 있다. 카불의 함락은 서구적 근대화라는 비전이 이 지역에서 국민적 발전을 가리키는 빛이 아니라 도시와 시골, 엘리트와 대중을 가르는 단층선에 불과했다는 고질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또다시, 아주 극적인 모습으로 남긴 셈이다. 임명묵 작가
  • 김용균·태완이·구하라·민식이… 법 이름이 된 ‘약자의 이름’

    김용균·태완이·구하라·민식이… 법 이름이 된 ‘약자의 이름’

    김용균, 태완이, 구하라, 민식이, 임세원, 사랑이, 김관홍. 이 익숙한 일곱 이름의 공통점은 자신의 이름을 법에 내주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의 각종 문제와 모순을 드러낸 개인들은 법의 이름이 되어 같은 희생을 반복하지 않게 돕거나 세상을 변화시켰다. ‘이름이 법이 될 때’는 법안의 이름으로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법을 하나씩 살펴본다. 기자 출신 변호사인 저자는 평일엔 법정을, 주말에는 유가족을 취재해 각 사건의 개요와 법안 논의 및 통과 과정, 법조문을 짚었다. 유족은 물론 사건을 알리고 법 통과를 위해 노력한 시민들과 관련된 사람들의 인터뷰도 실었다. 태안화력발전소 현장운전원이었던 김용균의 사망은 산업안전보건법을 30년 만에 고쳐 ‘김용균법’을 탄생시켰다. 여섯 살 태완이는 황산 테러를 당해 사망한 뒤,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어지게 했다. 교통사고로 숨진 아홉 살 민식이는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에 대한 어른들의 무지를 일깨웠다. 민법에서도 화두를 던진 경우가 많다. 가수 구하라는 자식에 대한 부양의무를 하지 않은 부모가 상속 자격이 있는가를 질문했고, 현재 관련법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미혼부 혼자 출생신고를 하지 못하는 현실은 ‘사랑이’를 통해 알려졌다. 일곱 이름은 사회의 불의를 드러냈지만, 제도화와 법 통과 과정이 늘 합리적이지는 않았다. 정치 논리로 법안이 무뎌진 결과 ‘김용균법’에는 김용균이 없었다. 입법기관의 신중하지 못한 논의도 아이러니를 낳았다. 태완이는 ‘태완이법’을 적용받지 못했고, ‘민식이법’은 졸속으로 심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저자는 사람 이름을 딴 법안이 공감대 형성에 빨라 상대적으로 쉽게 법개정이 될 수 있지만, 여론의 압박으로 국회가 심사에 소홀하거나 관련된 이들의 사생활이 지나치게 파헤쳐질 수 있는 부작용을 지적한다. 더불어 법이 된 이름들에 아이를 포함한 약자들이 유독 많다는 점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책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1977년 게이 찬가 부른 칼 빈과 2011년 레이디 가가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1977년 게이 찬가 부른 칼 빈과 2011년 레이디 가가

    1977년에 ‘아이 워즈 번 디스 웨이’란 제목의 디스코 노래를 모타운 레코드에서 발표한 칼 빈이 77세를 일기로 지난 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사망한 장소나 사인은 밝히지 않고 오랜 질환 끝에 숨졌다고만 했다. 레이디 가가의 2011년 노래 ‘번 디스 웨이’에 영감을 준 노래다. 가가는 빈의 노래가 “설교 강론처럼 들린다”고 했다. 눈치채셨겠지만 게이들에게 국가처럼 여겨지는 노래란다. 가사 후렴구를 보자.“난 행복해, 난 괜찮아, 난 이런 식으로 태어났어” 가가가 자신의 노래에 영감을 받은 노래를 발표했다는 소식에 “목숨을 살리는 일이 계속된다”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 노래는 내 인생에 은총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가가가 다시 만든 노래를 통해 다른 세대의 삶에 또다시 은총이 되고 있다”고 반겼다. 음악 경력의 최정점이었을 때 빈은 디온 워윅,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버트 바카락, 마일스 데이비스 등과 함께 작업할 정도로 상당한 입지를 갖고 있었다. 모타운 레코드 사는 그에게 상업적으로 달큰한 사랑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대신 그는 에이즈 환자 권리 운동가로 나선 뒤 나중에 성적소수자(LGBT) 교회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유니티 펠로십 교회운동연합은 성명을 내 “빈 추기경은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LGBTQ의 해방을 위해 끊임없이 일했고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영혼과 믿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게 도왔다”고 밝혔다. 1944년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머니가 낙태 도중 세상을 뜨자 이웃집에 맡겨져 자라났다. 일찍이 교회 일을 열심히 했고, 흑인 민권운동에도 어린 나이에 참여했다. “난 예수를 일을 벌이는 민중 선동가로 소개받았다. 아웃사이더로서 예수의 이미지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이어서 내게 뭐든 받아들이라는 교훈으로 다가왔다.” 10대 시절 이웃 소년들에게 끌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후견인의 형제에게 겁탈을 당했다. 위탁 가정에 솔직히 두 사실을 털어놓았더니 오히려 쫓겨났다. 극단을 택했다가 실패해 큰 병원의 정신병동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병원은 전기충격 요법으로 그를 치유했다고 주장했지만 빈은 독일인 여성 상담의와 얘기를 나누며 성적 정체성을 확인했다. “그녀는 ‘너 같은 사람 많아. 네 부모들이 원하는 것처럼 널 이성애자로 만들 수는 없어. 하지만 네가 어떤 사람이고, 네 꿈을 좇을 수 있도록 받아들이게 도울 수는 있어’라고 말하더라”면서 “그 말은 내게 빛이 됐으며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기회가 됐다. 다른 의사를 만났더라면 난 아마도 다른 짐승이 됐을지 모른다.” 퇴원한 뒤 음악이 위안이 됐다. 볼티모어 일대의 가스펠 가수로 데뷔한 뒤 열여섯 살 때 뉴욕으로 이주해 할렘 교회들 무대에 섰다. 로스앤젤레스로 옮겨와선 그룹 ‘칼 빈과 유니버설 러브’를 결성했으나 얼마 안 있어 해체됐다. 그의 말마따나 “너무 시류를 앞서 있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리듬 앤드 블루스와 가스펠의 경계를 허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밴드의 1974년 노래 ‘갓타 비 섬 체인지’가 모타운 레코드의 프로듀서들 귀에 꽂혀 버니 존스가 가사를 붙인 ‘아이 워즈 번 디스 웨이’를 레코딩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프로듀서들은 가스펠 느낌을 살리고 싶어 빈을 떠올린 것인데 빈 역시 자신에게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느꼈다. 가사는 요즘 들어도 뜨악할 수 있는데 얼마 뒤 빌리지 피플이 디스코를 동성애와 결부시키곤 했다. (그런데 동성애를 혐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빌리지 피플의 ‘YMCA’ 같은 노래에 맞춰 어색하게 몸을 흔드는 것 같은 웃기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모타운을 떠나 1982년부터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다. 모토는 “하나님은 사랑이며 사랑은 모두에게 내려온다”였다. 미국 뿐만아니라 카리브해 연안에도 비슷한 교회를 세우자는 요청이 빗발쳤다. “그들에게 ‘열 명의 흑인 게이와 레즈비언만 모이고 커밍아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서 설교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몇년 동안 많은 도시들을 돌아다니느라 LA에는 1995년에야 돌아왔다.” 에이즈란 질병에 무지했던 흑인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단체를 1985년 만들어 활동한 것도 기억해야 할 일이다.
  •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신상 SNS에 공개한 주부…징역형 집행유예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신상 SNS에 공개한 주부…징역형 집행유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손정연 판사)은 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4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최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가입자가 1300명이 넘는 네이버 밴드와 블로그에 ‘기획 미투 여비서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피해자 이름과 근무지 등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신상은 웹 검색으로 알게 됐으며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거나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개명까지 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며 최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네이버 밴드와 블로그에 피해자 실명 등을 2달 넘게 게시해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2차 가해를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은 불리하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미성년자인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을 설명했다. 피해자 측 김재련 변호사는 선고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집행유예 판결에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성폭력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하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 ‘성폭행 피소’ 앤드류 왕자 도피성 여행…여왕과 점심식사

    ‘성폭행 피소’ 앤드류 왕자 도피성 여행…여왕과 점심식사

    과거 미성년자를 성매매한 혐의로 피소당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류 왕자가 소송을 피하기 위해 500마일을 여행하고 여왕을 만났다. 9일(한국시간) 영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앤드류(61)는 성 학대 관련 민사 소송에 응답하지 않고 부인 사라 퍼거슨과 함께 스코틀랜드로 도피성 여행을 떠났다. 앞서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38)는 뉴욕연방법원에 앤드류 왕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소장은 전달되지 못했다. 앤드류는 여행에서 돌아와 외딴 숲에 있는 오두막에서 여왕과 90분간 대화를 나눴다. 여왕이 가장 좋아하는 아들로 알려진 앤드류는 뉴욕에서 열리는 법원 심리가 끝날 때까지 최소 2주 여왕 소유 낚시터에서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앤드류가 곧 공직에 복귀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과 비난도 곧 잊혀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그의 측근은 전했다. 버킹엄 궁전은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제프리 엡스타인과 절친했던 앤드류 미성년자 수십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앤드류 왕자는 밀접한 관계였다. 앤드류 왕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주프레는 BBC 파노라마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17세였을 때 엡스타인에게 인신매매되어 앤드류 왕자와 런던과 뉴욕, 카리브해의 섬에서 강제로 세 번의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주프레는 고소장을 통해 “앤드류 왕자는 미성년자였을 때 원고를 성폭행하여 의도적으로 구타를 저질렀으며, 동의 없이 여러 번 만졌다”라며 “앤드류는 엡스타인의 성매매 알선에 대해 무지한 척하고 희생자에 대한 동정심을 표하지도, 수사에 협조하지도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호주에 살며 세 아이를 키우는 주프레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앤드류 왕자가 나에게 한 일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다. 책임져야 할 시간은 이미 오래 지났지만,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으며 아무리 힘이 없고 약한 사람이라도 법의 보호를 박탈당할 수 없다”라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주프레는 “앤드류 왕자는 동화에 나오는 왕자가 아니다. 세상에서 쫓겨나야 하는 사람”이라며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프레는 “앤드류 왕자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의 나이를 맞추는 게임을 했다. 그는 자신의 딸들이 나보다 몇 살 어리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앤드류 왕자는 BBC 뉴스나이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피해 여성이 증거물로 제시한 사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했다.
  • “당은 고발 사주 의혹과 거리 둬야… 추석 지나면 尹 압도할 것”

    “당은 고발 사주 의혹과 거리 둬야… 추석 지나면 尹 압도할 것”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범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지난 7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줄곧 1위를 지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턱밑까지 쫓아갔으며, 역전까지 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골든크로스를 추석 전후로 예상했는데 조금 일찍 왔다”며 “추석을 지나면 윤 전 총장을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본선에 오른다면 맞붙을 가능성이 큰 이 지사를 두고는 “같은 인파이터”라면서 “이 지사가 올라오면 수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선 “당은 거리를 둬야 한다”며 “윤 전 총장 본인이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창구 정치부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이낙연 후보와 1대1로 붙어서 이기는 조사도 나왔으니 역선택 운운할 수가 없다. 오히려 확장성 면에서는 윤 전 총장과 비교가 안 된다.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과 60대 지지만으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20~40대와 호남에서 윤 전 총장을 압도하고 있다.” -지지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나. “추석을 지나면 윤 전 총장을 압도할 수 있다. 우선 대구·경북이 돌아오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20~30대가 나에게 몰리기 시작했으니 50~60대는 따라올 것이다. 지난 1년 우리 당이 추진했던 것이 집토끼를 잡고 나서 산토끼를 잡자는 전통적 선거 방식이었다. 나는 거꾸로 해 왔다. 집토끼는 달아날 데가 없고 달아나지도 않으니 산토끼부터 잡으면 집토끼는 따라온다.” -2030세대는 왜 홍 의원을 지지하나. “2030세대의 첫 번째 특징은 꿈과 희망을 잃은 세대다. 우리가 그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책을 개발하고 발표해 왔다. 두 번째는 말을 빙빙 돌리거나 거짓말하지 않는, 뚜렷한 자기 개성과 소신으로 사는 세대다. 그렇기에 자기 개성과 소신이 있는 정치인을 지도자로 원한다. 그 세대 눈에는 내가 지도자에 부합하는 것이다.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도 2030세대가 만든 말인데 무야홍의 뜻이 바뀌었다고 한다. 무적 야권후보 홍준표.” -여성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드루킹이 사실도 아닌 돼지발정제를 지어내고 내게 뒤집어씌운 것의 영향이다.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가부장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나는 상남자 이미지다. 가부장적이라고 얘기해도 대꾸를 안 하는 게 옳다. 대꾸하고 변명하면 그 프레임에 빠지기만 한다.” -윤 전 총장은 정권 교체의 기수로서 부족하다고 보나. “경쟁자를 그렇게 얘기하기는 어렵다. 국민과 당원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이 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짙은데 잡을 수 있겠나. 또 정권 교체하고 180석 국회 권력을 갖고 있는 민주당을 상대하려면 대통령이 정치력, 야당과의 소통력, 강력한 추진력, 배짱과 뱃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 교체를 한들 적대적인 민주당이 허수아비 대통령을 만들 것이다. 나는 정치를 오래하며 민주당과 크게 싸우기도 했지만 친한 사람, 우호적인 사람이 많다. 나는 대화와 타협을 해 왔던 의회주의자다.” -본선에서 이재명 지사를 이길 자신 있나. “이 지사는 인파이터다. 나도 인파이터다. 이 지사는 토론 능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내가 더 낫다. 도덕성에서도 난 흠잡힐 데가 없지만 이 지사는 흠투성이다. 유세차에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한 걸 사흘만 틀면 국민들이 이 지사 절대 못 찍는다. 국민들이 무지막지한 욕 들으면 어떻게 대통령을 시키겠는가. 이 지사만 본선에 올라오면 나는 수월한 선거를 하는 것이다. 나는 26년 동안 제대로 된 선거에서 같은 인파이터끼리 붙어서 져 본 일이 없다. 또 이 지사는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에 나라를 거덜 내려고 기본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의 우고 차베스(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를 이길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은 어떻게 보나. “당이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사 결과 김웅 의원이 고발장을 단순 전달했다면 당에 피해가 없지만, 단순 전달자를 넘어서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사전에 숙의하고 고발장을 주고받았다면 법률적으로 중대 문제가 된다. 당이 입을 상처 때문에 걱정스럽다.” -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엮이면 안 된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정치공작 프레임을 설명하고 대처해 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 같은데 적절하지 않다. 당내 경선 중이다. 특정 후보를 옹호한다면 불공정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그 후보가 당의 대선후보가 된 뒤에 당이 방어를 해야지 그 전에는 후보 개인이 돌파해야 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저의 국정철학은 좌우 이념을 넘어선 국익우선주의’라고 천명했다. “나라의 이익, 국민의 이익이 되면 좌파 정책도, 우파 정책도 도입할 수 있다. 내가 실제 추진한 반값아파트도 좌파 정책이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 예컨대 김부겸 총리는 당에 같이 있을 때 형님 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지금도 친하다. 나는 당을 가리며 정치하지 않는다.” -경쟁 후보 유승민 전 의원이 홍 의원의 모병제 공약에 대해 ‘드라마 D.P.를 보고 모병제를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모병제를 못할 이유가 더 많다’고 비판했다. “모병제 공약은 두 달 전에 발표했다. 현대전은 머릿수로 하는 전쟁이 아니다. 전자전이다. 현대전에는 전자 전문가, 숙련된 사병이 필요하지 몸으로 떼우는 건 필요가 별로 없다. 모병제를 하면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 가게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군대에 기간병으로 입대해 적성에 맞으면 근무하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더 공헌할 수 있다. 내가 군대 갔으니 너도 따라와라는 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 젊은이들을 징병제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도 될 나라가 됐다.” -‘집권하면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동해서라도 강성 귀족노조의 패악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노조에 강경하게 나가면 노동개혁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닌가. “경남지사를 할 때 강성노조와 대결해 본 일이 있다. 노조를 부정하지 않는다. 노조의 부당한 행동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금 강성노조 전성시대 아닌가. 노동개혁을 하려면 국회를 통해서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180석을 갖고 있기에 안 된다. 대통령이 긴급명령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강성노조 문제는 절박하다는 것이다.” -경남지사 재임 당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데 대해 공공의료를 포기했다는 비판도 나왔었다. “진주의료원 폐쇄 문제는 14년 동안 논의됐다. 의사가 16명, 간호사가 150명인데 하루 외래 환자는 200명도 안 됐다. 그러니 간호사가 환자 1명만 보고 민주노총 시위장에 따라가 데모를 한다. 공공의료를 폐쇄한 것이 아니라 기능을 상실한 의료원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본선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김 전 위원장과는 1993년 악연(김 전 위원장이 연루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당시 홍 의원이 검사로 수사 참여)이 있어서 김 전 위원장이 있을 땐 국민의힘 복당 신청을 안 했다.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야당 인사도 안 가리는데 우리 당 비대위원장을 했던 사람을 싫어할 이유가 있겠나.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모시고 올 수도 있다. 다만 판은 내가 짠다.”
  •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해명에 홍준표 “국민에 호통쳐”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해명에 홍준표 “국민에 호통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8일 가진 기자회견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화풀이”라며 맹공격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번번이 선거 때마다 이런 식의 공작과 선동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해서 되겠느냐는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오늘 여러분 앞에 섰다”고 밝혔다. 고발사주 의혹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전 총장이 측근 검사를 통해 야당인 미래통합당 측과 접촉해 여권 인사를 고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지난해 4월 3일과 8일 당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으로부터 범여권 인사 등의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윤 전 총장은 “제 처와 한동훈 검사장 사안 두 건을 묶어서 고발장을 쓴다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다. 도무지 검사가 작성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인정한 것에 대해선 “요건도 맞지 않는 사람을, 언론에 제보하고 다 공개한 사람을 느닷없이 공익 제보자로 만들어주느냐”고 비판했다.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본질을 흐리고 소리 지르고 ‘국회에서 부르라’며 정치공세와 다름없는 억지 주장만 했다”고 비판했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만과 독선의 갑옷으로 무장한 채 손가락을 휘두르는 모습에서 ‘폭정의 전조’를 느꼈다”고 했고, 김용민 최고위원도 “해명을 해야지 윽박지르면 안 된다. 기자회견을 보니 곧 검찰당의 몰락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비꼬았다.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가세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 한다고 언론과 국민 앞에 호통 치는 것은 든든한 검찰조직을 믿고 큰소리 치던 검찰총장 할때 버릇 그대로”라며 “오늘은 실언이 아니라 옛날 버릇이 나와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의 이날 기자회견을 평가했다. 이어 “여기는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국민을 받들어 모시는 정치판”이라고 일갈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서 “시작도 안 했는데 열부터 내면 되겠느냐. 석열 게이트 아직 문도 안 열렸다”고 직격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뻔뻔하고 후안무치하다”며 “수사정보정책관실을 폐지하겠다고 했더니 반대한 것도, 그 자리에 손준성 검사를 고집한 것도 윤 전 총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더킹’에 보면 캐비닛을 딱 열고서 ‘저놈을 손 좀 보자’하면서 파일을 딱 꺼내오는데, 수사정보정책관은 바로 그런 자리”라고도 했다. 이재명 캠프의 이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보도를 한 언론사는 메이저 언론이 아니라며 폄훼하고, 대검찰청에서 공익신고자로 인정받은 제보자의 신상을 공격했다”며 “메시지로 반박을 못 하니 메신저를 공격하자는 뻔한 수작”이라고 일갈했다. 여권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냈다. 김 의원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법을 잘 아는 만큼 피해갈 길을 터놓았다”며 “법꾸라지라는 단어가 생각난다”고 비판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흐리멍덩한 기자회견”이라며 “본인이 한 말을 스스로 반박하고 또 뒤집고, 정치가 김치부침개는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 [대선주자 인터뷰] 홍준표 “추석 지나면 尹 압도… 당은 ‘고발사주’와 거리둬야”

    [대선주자 인터뷰] 홍준표 “추석 지나면 尹 압도… 당은 ‘고발사주’와 거리둬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범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지난 7월 대선 출마선언 이후 줄곧 1위를 지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턱밑까지 쫓아갔으며, 역전까지 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골든크로스를 추석 전후로 예상했는데 조금 일찍 왔다”며 “추석을 지나면 윤 전 총장을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본선에 오른다면 맞붙을 가능성이 큰 이 지사를 두고는 “같은 인파이터”라면서 “이 지사가 올라오면 수월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선 “당은 거리를 둬야 한다”며 “윤 전 총장 본인이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창구 정치부장과 일문일답. -최근 여론조사 결과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이낙연 후보와 일대일로 붙어서 이기는 걸로 나오면 역선택 운운할 수가 없다. 오히려 확장성 면에서는 윤 전 총장과 비교가 안 된다. 윤 전 총장은 대구·경북과 60대 지지만으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나는 20~40대와 호남에서 윤 전 총장을 압도하고 있다.” -지지율 상승세 지속될 것으로 보나. “추석을 지나면 윤 전 총장을 압도할 수 있다. 우선 대구·경북이 돌아오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20~30대가 나에게 몰리기 시작했으니 50~60대는 따라올 것이다. 지난 1년 우리 당이 추진했던 것이 집토끼를 잡고 나서 산토끼를 잡자는 전통적 선거 방식이었다. 나는 거꾸로 해왔다. 집토끼는 달아날 데가 없고 달아나지도 않으니 산토끼부터 잡으면 집토끼는 따라온다.” -2030세대는 왜 홍 의원을 지지하나. “2030세대의 첫 번째 특징은 꿈과 희망을 잃은 세대다. 우리가 그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정책을 개발하고 발표해왔다. 두 번째는 말을 빙빙 돌리거나 거짓말하지 않는, 뚜렷한 자기 개성과 소신으로 사는 세대다. 그렇기에 자기 개성과 소신있는 정치인을 지도자로 원한다. 그 세대 눈에는 내가 지도자에 부합하는 것이다.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도 2030세대가 만든 말인데 무야홍의 뜻이 바뀌었다고 한다. 무적 야권후보 홍준표.” -여성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드루킹이 사실도 아닌 돼지발정제를 지어내고 내게 뒤집어 씌운 것의 영향이다. 시간이 가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가부장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나는 상남자 이미지다. 가부장적이라고 얘기해도 대꾸를 안하는 게 옳다. 대꾸하고 변명하면 그 프레임에 빠지기만 한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의 기수로서 부족하다고 보나. “경쟁자를 그렇게 얘기하기는 어렵다. 국민과 당원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짙은데 잡을 수 있겠나. 또 정권교체하고 180석 국회 권력을 갖고 있는 민주당을 상대하려면 대통령이 정치력, 야당과의 소통력, 강력한 추진력, 배짱과 뱃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교체를 한들 적대적인 민주당이 허수아비 대통령을 만들 것이다. 나는 정치를 오래하며 민주당과 크게 싸우기도 했지만 친한 사람, 우호적인 사람이 많다. 나는 대화와 타협을 해왔던 의회주의자다.” -본선에서 이재명 지사 이길 자신 있나. “이 지사는 인파이터다. 나도 인파이터다. 이 지사는 토론 능력 뛰어나다. 그런데 내가 더 낫다. 도덕성에서도 난 흠잡힐 데가 없지만 이 지사는 흠투성이다. 유세차에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한 걸 사흘만 틀면 국민들이 이 지사 절대 못찍는다. 국민들이 무지막지한 욕 들으면 어떻게 대통령을 시키겠는가. 이 지사만 본선에 올라오면 나는 수월한 선거를 하는 것이다. 나는 26년 동안 제대로 된 선거에서 같은 인파이터끼리 붙어서 져본 일이 없다. 또 이 지사는 국가부채 1000조원 시대에 나라를 거덜내려고 기본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의 차베스(전 베네수엘라 대통령)를 이길 사람은 홍준표 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은 어떻게 보나. “당이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사 결과 김웅 의원이 고발장을 단순 전달했다면 당에 피해가 없지만, 단순 전달자를 넘어서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사전에 숙의하고 고발장을 주고받았다면 법률적으로 중대 문제가 된다. 당이 입을 상처 때문에 걱정스럽다.” -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엮이면 안 된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정치공작 프레임을 설명하고 대처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 같은데 적절하지 않다. 당내 경선 중이다. 특정 후보를 옹호한다면 불공정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그 후보가 당의 대선후보가 된 뒤에 당이 방어를 해야지 그 전에는 후보 개인이 돌파해야 한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저의 국정철학은 좌우 이념을 넘어선 국익우선주의’라고 천명했다. “나라의 이익, 국민의 이익이 되면 좌파 정책도, 우파 정책도 도입할 수 있다. 내가 실제 추진한 반값아파트도 좌파 정책이다. 국회의원을 하면서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 예컨대 김부겸 총리는 당에 같이 있을 때 형님 동생하면서 친하게 지냈다. 지금도 친하다. 나는 당을 가리며 정치하지 않는다.” -경쟁 후보 유승민 전 의원이 홍 의원의 모병제 공약에 대해 ‘드라마 D.P를 보고 모병제를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모병제를 못할 이유가 더 많다’고 비판했다. “모병제 공약은 두 달 전에 발표했다. 현대전은 머릿수로 하는 전쟁이 아니다. 전자전이다. 현대전에는 전자 전문가, 숙련된 사병이 필요하지 몸으로 떼우는 건 필요가 별로 없다. 모병제를 하면 가난한 사람들만 군대 가게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군대에 기간병으로 입대해 적성에 맞으면 근무하는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사회에서 더 공헌할 수 있다. 내가 군대 갔으니 너도 따라와라는 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 젊은이들을 징병제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도 될 나라가 됐다.” -‘집권하면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동해서라도 강성 귀족노조의 패악을 막겠다’고 공약했다. 노조에 강경하게 나가면 노동개혁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닌가. “경남지사를 할 때 강성 노조와 대결해본 일이 있다. 노조를 부정하지 않는다. 노조의 부당한 행동을 부정하는 것이다. 지금 강성노조 전성시대 아닌가. 노동개혁을 하려면 국회를 통해서 법을 개정해야 하는 데 민주당이 180석을 갖고 있기에 안 된다. 대통령이 긴급명령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강성노조 문제는 절박하다는 것이다.” -경남지사 재임 당시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데 대해 공공의료를 포기했다는 비판도 나왔었다. “진주의료원 폐쇄 문제는 14년 동안 논의됐다. 의사가 16명, 간호사가 150명인데 하루 외래 환자는 200명도 안됐다. 그러니 간호사가 환자 1명만 보고 민주노총 시위장에 따라가 데모를 한다. 공공의료를 폐쇄한 것이 아니라 기능을 상실한 의료원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본선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김 전 위원장과는 1993년 악연(김 전 위원장이 연루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당시 홍 의원이 검사로 수사 참여)이 있어서 김 전 위원장이 있을 땐 국민의힘 복당 신청을 안했다.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야당 인사도 안가리는 데 우리 당 비대위원장을 했던 사람을 싫어할 이유가 있겠나.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모시고 올 수도 있다. 다만 판은 내가 짠다.”
  • 9·11 뉴스화면 보며 “아! 내가 놓쳤던 그녀석이” 직감은 적중했다

    9·11 뉴스화면 보며 “아! 내가 놓쳤던 그녀석이” 직감은 적중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KSM 쫓았던 FBI 요원 “카타르에서 체포했더라면 참극 막았을텐데” CIA 주도로 관타나모에서 끔찍한 고문 자행 증거 오염시켜 테러 주범들 단죄 오히려 지체 “은퇴 3년이나 미루며 단죄를 도우려 했지만 세상은 늘 이런 식, KSM의 관종 짓에 놀아나” “내가 쫓던 그놈이잖아. 세상에나,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가 틀림없어.” 20년 전 9·11 테러 날, 말레이시아의 한 호텔에서 공중납치된 여객기들이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는 것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던 프랭크 펠레그리노는 퍼뜩 그를 떠올렸다고 영국 BBC에 7일(이하 현지시간) 털어놓았다. 공격 목표가 그의 야심과 맞아 떨어졌다.마침 이날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국 군사법정에 그가 다시 섰다. 당시 ‘KSM’으로 통하던 무함마드는 여전히 재판 전 심리 과정에 있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중단됐다가 18개월 만에 재개됐는데 그는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며 법정에 들어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년이 흐르도록 테러의 모든 것을 세세히 설계한 용의자에 대한 재판은 거의 시작도 못한 셈이다. 2008년부터 모하메드를 변호한 데이비드 네빈은 방송에 말했단다. 재판 결론이 내려지려면 20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이었던 펠레그리노는 30년 가까이 무함마드를 추적해 온 인물인데 자신 때문에 9·11 참극을 막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에 내내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멀리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에 은거하며 모든 것을 지휘했지만 현장에서 테러 공격의 모든 것을 세세히 설계하고 지휘했던 인물은 무함마드였다. 쿠웨이트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소련에 맞선 아프간의 봉기에 합류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공부했다. 미국이 그를 쫓기 시작한 것은 9·11이 일어나기 8년 전 세계무역센터(WTC)가 폭탄 공격을 받은 뒤였다. 6명이 죽고 1000명 이상 다쳤다. 테러 자금을 송금하는 과정에 무함마드란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2년 뒤 FBI 요원은 그가 태평양 위에서 여러 대의 국제선 여객기를 동시에 폭발시키는 음모를 꾸몄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1990년대 중반 펠레그리노에게 그의 행적을 쫓으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카타르에서 그를 체포하는 작전을 기획했다. 오만에서 국경을 넘어 카타르로 들어가 체포할 작정이었다. 이미 비행기 한 대를 수배해 용의자를 미국에 데려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국 외교관들이 반대했고, 펠레그리노가 직접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와 관리들을 만나 무함마드가 여객기 테러를 모의했기 때문에 체포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소용 없었다. 외교관들은 말썽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했다. 대사는 카타르 관리들이 몹시 화가 나 있다며 관두라고 했다. 사실 이때만 해도 무함마드는 그렇게 꼭 잡아야 하는 타깃이 아니었다고 펠레그리노도 인정했다. 펠레그리노 역시 그의 이름을 미국이 열 손가락 안에 꼽는 현상수배 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테러리스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무함마드는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귀띔을 받고 카타르를 떠나 아프간으로 달아나버렸다. 그 뒤 몇년 동안 KSM이란 이름은 전 세계 테러 용의자들의 전화번호 수첩에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는 모든 용의자들과 잘 연결돼 있었다. 이 시기에 빈 라덴을 만나 조종사들을 훈련시켜 미국의 건물을 들이받게 한다는 발상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펠레그리노가 KSM의 짓이라고 믿은 것은 구금 중인 알카에다 주요 인물의 입을 통해 맞는 것으로 증명됐다. “프랭크가 쫓던 녀석이 그 짓을 벌였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됐다. 그가 그 놈이란 것을 알았을 때 나보다 더 비참한 사람은 없었다.” 2003년에 무함마드는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 펠레그리노는 자신이 만든 기소장에 근거해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사라졌다. 중앙정보국(CIA)은 “강화된 심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블랙 사이트(black site)”로 끌고 가 구금했다. 해군 함정이나 달리는 차 안에서 커튼을 내리고 심문하는 일도 있었다. CIA의 한 간부는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싶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라고 말했다. 무함마드는 적어도 183번 물고문을 당했는데 “거의 익사할 뻔” 했다고 묘사하곤 했다. 직장(直腸) 탈수, 스트레스를 받게 오랫동안 한 자세를 취하게 하거나,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게 해 수치심을 주는 등 가혹한 고문이 이어졌다. 자녀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위협도 했다. 그가 수많은 음모를 자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상원 보고서는 그가 건넨 많은 정보들이 스스로 지어낸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CIA는 2006년에야 무함마드처럼 “가치 있는 구금자들”은 관타나모로 옮겨졌다고 밝히고 FBI도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007년 1월에야 펠레그리노는 그렇게 오랫동안 쫓았던 무함마드와 처음 얼굴을 마주했다. “90년대 자신을 기소하는 과정에 참여한 사람이란 걸 그가 알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9·11에 관한 정보를 빼내오는 말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펠레그리노는 그 대화에 대해 많은 것을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지만 “믿거나 말거나 겠지만 그는 유머 감각도 있고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녀석이더라”고 말했다. 관타나모에서의 재판 전 심리에 “관종(grandstanding)”처럼 굴어 펠레그리노는 가장 악명 높은 테러 용의자를 “카다시안류”라고 했다. 주의를 끌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뉘우치는 빛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자백을 해서 재판에서 최고의 장면을 만들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분명 그는 해낸 일을 좋아하며 이 쇼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함마드와 엿새를 보낸 그는 충분히 알 수 있었으며 더 이상 그를 만날 필요가 없었다고 돌아봤다.한때 800명에 이르렀던 관타나모 수감자는 이제 39명만 남아 있다. 기소조차 되지 않은 이는 28명, 7일 재판 전 신문에는 무함마드 등 5명이 임했다. 네빈 변호사는 20년이 흘렀는데 용의자들에 대한 사법절차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을 보여주기 위해 열흘의 신문 일정이 나흘 전에야 부랴부랴 준비됐다고 말했다. 관타나모에서 추악한 고문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폭로된 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뉴욕으로 수감자들을 모두 이감해 재판받게 하려 했으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펠레그리노 역시 뉴요커 인터뷰를 통해 “우리집 뒷마당에 데려오지 말고 관타나모에 그냥 내버려두라고 모두 비명을 질러댔다”고 돌아봤다. 그 동안 재판장은 계속 바뀌어 이번이 여덟 번째인가 아홉 번째인가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생전 처음 보는 내용이 수두룩한 3만 5000쪽의 신문 기록, 수천가지의 움직임을 제대로 검토하기란 힘든 일이다. 더욱이 끔찍한 고문을 통해 취득한 자백과 진술의 옥석을 가려 오염된 정보를 걸러내는 일은 엄청 벅찬 일이다. 여기에 먼 거리를 날아와 참관하는 9·11 희생자 유족들의 민감한 정서를 다독이기까지 해야 한다. 너희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 거냐는 의심스러운 눈치까지 받는다. 펠레그리노는 무함마드의 법정에서 진술하려면 현역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은퇴를 3년 미뤘다고 했다. 그런데 재판은 도무지 끝낼 조짐을 보이지 않아 결국 얼마 전 정든 조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이 매일 내 머리에 떠오르는데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 치유할 일이지만 늘 이런 식이다.”
  • [서울광장]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꿈꾸는 나라/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꿈꾸는 나라/박록삼 논설위원

    권위의 해체 시대다. 그러나 높은 지위가 내뿜는 권위는 여전히 주변을 압도한다. 물론 그 권위 속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의 교양과 인품, 경륜, 지혜, 통찰력 등과는 별개의 문제다. 대중과의 소통 없이 권위를 부여받은 이들에게는 늘 독단과 독선, 탐욕이 도사릴 수밖에 없다. 검찰이 그랬다. 세상은 때에 따라 검찰을 적당히 비판하기도 했지만, 그 권력을 두려워했고, 결국 무소불위가 될 때까지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권위의 베일이 벗겨지고서야 비로소 그 위선 또는 무능, 부패함 등의 일단을 짐작할 뿐이다. 대전 고검 검사 윤석열은 2017년 5월 무려 다섯 기수를 뛰어넘어 서울지검장이 됐다. 명명조차 해괴한 ‘검사동일체’라는 상명하복 검찰 체제를 개혁하려면 인적 혁신의 파격은 불가피했을 테다. 또한 특검 수사팀장으로서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킨 결기라면 충분히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법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했다. ‘검사 윤석열’의 권위와 국민적 신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다. 그는 2019년 7월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실패이자 자가당착이었다. 이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과 장모 최은순씨 사건, 처 김건희씨 관련 의혹이 제기된 상태였다. 검찰총장이 된 그는 ‘검찰주의자’로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수사와 기소 분리 등의 검찰개혁에 거칠게 저항했다. 역대 어느 검찰총장보다 노골적으로 ‘대정부 투쟁’을 펼쳤다. 대통령의 인사권에 저항했고, 검찰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과 일가족을 수사하려고 검찰의 독점적 기소권을 무소불위로 휘둘러 댔다. 검찰의 정치 개입 논란이 살아 있는 권력까지 수사하는 뚝심으로 포장됐다. 여론조사기관에서 검찰총장인 그를 대통령 후보로 놓고 조사하자 단박에 1위로 올라섰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 자신을 여론조사에서 제외해 달라는 말조차 없이 이를 방관했다. 지난 3월 중도 사퇴하더니 세 달 뒤 대선 후보로 변신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7월 30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숨가쁜 행보다. 검찰총장 시절 현 정부와 사생결단의 자세로 맞서고,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에 대한 각종 수사에는 미적거렸던 이유를 짐작하게 했다. ‘윤석열 검찰’이 행한 각종 수사의 정치적 공정성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안타깝지만 정치인이 된 윤석열에게는 검증이라는 단어조차 사치였다. 처가 관련 각종 의혹은 선정적인 내용들이었다. 주변 의혹은 둘째 치더라도 그는 짧은 시간 자신의 민낯과 밑바닥을 스스로 쉼없이 드러냈다. 1987년 6월 항쟁 이한열 열사의 사진 앞에서 1979년 부마항쟁 사진이냐는 질문을 한다든지, 안중근 의사의 영정에 대고 윤봉길 의사를 추모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으로 역사적 무지와 몰개념을 드러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는 발언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의 인식 부재였다. 페미니즘이 악용돼 남녀 교제를 막고 출산율이 낮아졌다며 지독한 성왜곡 인식을 노골적으로 내비쳤다.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보다 못한 것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말은 빈곤과 사회 양극화의 아득한 심연으로 절망케 했다. 일주일에 120시간도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노동의 신지평선’을 열기도 했다. 최근엔 검찰총장 시절 그의 최측근이 야당에 범여권 인사를 고발해 달라는 ‘고발 청부 사건’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 고발 청부 사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검찰이 과거 안기부처럼 현실 정치에 깊숙이 들어왔음을 보여 주는 것이 된다. 국기 문란이자 헌법 유린이다. 대검의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수사 없이 의혹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총장이 사퇴한 후 대통령직에 나서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 군인이 시대착오적이듯 정치 검찰 또한 후진적이다. 정치인 윤석열 탓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원칙이 발밑에서 붕괴하고 았다. 이미 확인했듯 검사동일체에 기반해 정치 조직화한 검찰 집단에 대한 민주적 해체가 없다면 이 현상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검찰의 지방 분권화, 즉 ‘자치검찰제’ 도입도 고려해 봐야 한다. 광역자치단체장을 뽑을 때 지역 검찰청장도 시민의 손으로 뽑는 것이다. 이른바 ‘지역 검찰청장 직선제’ 도입과 같은 발상이다. 공수처ㆍ경찰ㆍ검찰 등으로 권력 기관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 좁은 신발 하이힐에 악! 내발… 쉬는 족족 스트레칭 필요해!

    좁은 신발 하이힐에 악! 내발… 쉬는 족족 스트레칭 필요해!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소홀히 넘기는 게 발이다. 하지만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은 걸을 때마다 온 체중을 견디고 심장에서 공급받은 혈액을 다시 몸 윗부분으로 올려보내는 중요한 기관이다. 온몸의 힘이 집중되는 발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의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하이힐이나 신발코가 좁은 신발을 신고 발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적신호가 생긴다. 발 통증 중 가장 많은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에 대해 알아본다.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감싸는 두꺼운 섬유조직인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가해져 발생한 염증이다. 특히 여름철 가벼운 샌들이나 슬리퍼를 많이 신으면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신발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족저근막염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발에 지속적인 피로감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게 족저근막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해 주고 체중을 실었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발바닥 아치가 정상보다 낮은 평발이나 반대로 아치가 높은 요족(발바닥의 움푹 파인 부분이 높아진 것) 변형이 있을 경우 쉽게 만성적인 손상을 입게 되어 족저근막염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의 발뒤꿈치 통증의 대표적인 질환이다. 족저근막의 발뒤꿈치뼈 부착 부위의 뼛조각이 튀어나온 사람들 중에서도 생기기도 한다. 발을 무리하게 사용했을 때도 생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무리하게 하거나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구기 운동을 한 경우도 해당된다. 또 너무 딱딱한 구두를 신거나 장시간 서 있었을 때, 하이힐로 족저근막에 많은 부하가 가해졌을 때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은 주로 발뒤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서서 발을 디딜 때 찌릿한 통증으로 발을 디디기 어려울 정도로 아프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계속 걸으면 통증이 완화되다가 과도한 활동이나 운동을 하면 다시 통증이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비오 경희의료원 교수는 “비만으로 체중이 늘면 발바닥 근막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려면 당초 염증을 일으킨 원인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잘못된 방법으로 무리한 운동을 했거나 불편한 신발을 착용했을 때 염증이 발생했다면 이들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보조기인 ‘뒤꿈치 컵’은 뒤꿈치 연부조직을 감싸 뒤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족저근막염은 초기에는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고,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쿠션이 있거나 편안하게 감싸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족저근막을 늘려 주는 스트레칭도 예방 효과가 크다. 박광환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앉은 자리에서 아픈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아픈 발과 같은 방향의 손을 이용해 엄지발가락 부위를 감아 발등 쪽으로 올리고, 반대쪽 손으로 단단하게 스트레칭된 족저근막을 마사지하는 방법으로, 10초간 열 번 이상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무지(엄지발가락)가 나머지 발가락 방향으로 휘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튀어나오는 변형질환이다.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볼이 좁은 신발을 자주 신을 때 많이 나타난다. 하이힐을 신으면 체중이 발 앞쪽으로 쏠려 엄지발가락이 심하게 휘고, 둘째·셋째 발가락에 체중이 실리면서 발가락이 변형된다. 환자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하이힐을 많이 신는 여성한테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하이힐병’이라고도 부른다. 무지외반증으로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발생하면 걷는 자세가 불편해지고 관절과 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엄지발가락이 튀어나오는 발가락 변형으로 걷는 자세가 나빠지면 발목·무릎·허리 등 척추 관절에 부담을 주어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이경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진 상태에서 장시간 서 있거나 걸어다니면 변형이 온 엄지발가락의 돌출 부위가 계속 신발과 부딪쳐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시복 한양대류마티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구두코가 뾰족하고 볼이 좁은 구두로 발이 구두 모양으로 변형될 경우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관절이 구두와 닿아 물집이 생기고 염증이 발생한다”며 “엄지발가락 변형이 심해지면 걷기 힘들게 되는데, 손으로 잡아당기지 않고 발가락 힘만으로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가 벌어지지 않으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발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문영석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가족력은 주로 모계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변형의 정도가 더 크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고 밝혔다. 무지외반증으로 염증이 생겨 신발을 못 신을 경우 스펀지를 염증 부위에 대 주면 신발을 신더라도 훨씬 덜 아프고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 또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에 두꺼운 스펀지를 끼워 주면 엄지발가락이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더 심한 경우 밴드 보조기나 플라스틱 보조기를 사용해 교정시켜 준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볼이 넓고 발가락 공간이 넉넉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대체로 발길이보다 1㎝가량 더 긴 신발이 좋다. 구두를 신고 걸어갈 때는 구두의 구부러지는 부위와 엄지발가락이 구부러지는 부위가 일치해야 한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앞부리가 크고 긴 신발이나 통굽 구두는 모두 엄지발가락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발가락 스트레칭이나 족욕은 발의 피로감를 풀어 주어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는 데 좋다.
  • “중동 현실과 삶의 비대칭… 우리는 포용할 수 있을까”

    “중동 현실과 삶의 비대칭… 우리는 포용할 수 있을까”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마찬가지로 서방이 중동 문제에 개입하면서 여전히 무력감과 슬픔을 느낀다. 9·11테러,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정말 우리 자신과 아주 달라 보이는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2018년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소설 ‘비대칭’(현대문학)의 작가 리사 할리데이(45)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에게 전쟁의 복합성과 아픔을 보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는 첫 장편소설인 이 책으로 2017년 유망한 신인 작가에게 수여되는 ‘화이팅상’(Whiting award)을 받았다. ‘비대칭’은 소설가 지망생인 20대 기독교도 백인 여성 앨리스와 이슬람교도인 이라크계 미국인 경제학자 아마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 힘의 불균형 문제를 다룬다. 아무 관련 없어 보이던 두 사람의 접점은 뜻밖에 앨리스의 연인이자 70대 유명 소설가 에즈라 블레이저를 통해 드러난다. 할리데이는 이야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심화한 미국 배타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인간은 무수한 ‘비대칭’에도 불구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문학, 예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라크 국민의 불안정한 삶을 보여 주며 중동에 대한 미국의 무지와 대외정책 실패를 꼬집는다. 앨리스와 아마르의 운명 비대칭을 그린 작가는 “자신의 외모나 말투, 종교 때문에 정체성을 의심받고 억류당한 아마르에게 내 감정과 정치적 의견이 많이 투영됐다”면서 “미국이 개입한 이라크와 아프간 등 중동의 현실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부연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할리데이의 원래 꿈은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충만한 삶의 재미를 알게 됐고,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의 일부를 남겨 놓고 싶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와 미국을 배경으로 음모론과 진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한 번도 오진 않았지만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높다. 그는 “이문열 작가의 군더더기 없고 힘이 느껴지는 문체를 존경한다”고 한 데 이어 “지휘자인 성시연과 김은선, 첼리스트 장한나 같은 한국인 음악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고 관심을 전했다.
  • 작가님은 작품만 신경 쓰세요… 계약부터 수익까지 따져줄게요

    작가님은 작품만 신경 쓰세요… 계약부터 수익까지 따져줄게요

    #1. 코미디언 A씨는 수년간의 준비 끝에 방송사 코미디언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해당 방송사와 2년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생각보다 상황이 녹록지 않아 주 1회 40만원의 출연료로 생계를 유지했다. 방송에 출연하지 않으면 이마저도 받을 수 없었으나 유명한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회의와 리허설, 촬영에 열심히 임했다. 하지만 1년 후 계약 기간을 채우지도 못한 채 A씨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결국 A씨는 택배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2. 신인 웹툰 작가 B씨는 생애 첫 작품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빼곡한 계약서 내용을 살펴보니 무엇을 검토해야 할지, 어떤 조항이 불공정한지 도무지 몰라서 막막한 기분이다. 섣불리 계약을 체결했다가 피해를 입은 사례를 주변에서 종종 들었던 터라 덜컥 겁부터 난다. 계약을 하기 전에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싶지만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따로 비용을 내자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무대에 서거나 창작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해 당장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1인 자영업자나 프리랜서가 대부분인 예술인들의 열악한 지위를 악용해 부당하게 수익을 배분하거나, 저작권을 침해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묵인하고 용인하는 관행은 여전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함께 ‘방송 연기자들의 계약·보수 거래 관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화예술인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원 4968명에 대한 출연 수입을 분석한 결과 2015년 2812만원이었던 출연료는 2016년 2623만원, 2017년 2301만원, 2018년 2094만원, 2019년 1988만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특히 10명 중 8명(79.4%)은 연소득이 1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2019년 방송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방송 연기자 560명을 따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기자 외에 다른 일자리를 병행하는 ‘투잡족’도 58.2%나 차지했다. 계약 체결 또는 제작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겪었다고 답변한 사람도 많았다. ‘촬영일 이틀 전까지 대본을 못 받았다’고 답변한 사람이 33.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차기 출연을 이유로 출연료 삭감’(27.1%), ‘야외·식대 등 추가 비용 미지급’(21.8%), ‘18시간 이상 연속 촬영’(17.9%), ‘편집 등 이유로 출연료 삭감’(12.5%), ‘계약조건과 다른 활동 강요’(10.5%) 등이 뒤를 이었다.서울시 관계자는 “문화예술업계는 분야별로 표준계약서가 존재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데다 관련 계약 경험이 없는 예술인과 작품 활동 경험이 짧은 예술인들이 업계에 새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서 매년 비슷한 피해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적인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술인들이 불공정 행위로 인한 피해를 입어도 민간 법률 서비스를 받는 것이 현실상 쉽지는 않다. 이에 서울시는 각종 불법행위의 피해 위험에 노출된 문화예술인과 프리랜서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7년 ‘문화예술 불공정피해 상담센터’의 문을 열었다. 2019년부터는 ‘문화예술 프리랜서 공정거래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변호사 15명, 세무사 5명 등 20명의 전문가가 문화예술가들을 대상으로 고충 상담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가들이 부당한 계약을 하지 않도록 계약서상에 불공정한 조항이 있는지 검토하고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또 부당한 수익 배분, 저작권 침해, 일방적인 계약 해지, 대금 지급 지연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상담해 준다. 필요하면 대금청구 내용증명서나 고소장, 합의서 등을 작성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문화예술 프리랜서 공정거래지원센터는 지난 7월 기준 미술(미술 일반·만화·일러스트 등), 음악, 방송, 영화, 연극, 출판 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총 417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유형별로는 ‘만화’ 분야가 136건, ‘일러스트’ 분야가 108건으로 상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미술(39건), 문학(31건), 방송(16건), 음악(12건), 연극(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담 내용별로 따지면 ‘계약서 검토 및 자문’이 204건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다. 대금 체불(62건), 저작권 침해(51건), 불공정 계약 강요(44건) 등에 대해 상담한 경우도 있었다. 박희원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 공정경제정책팀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만화나 웹툰 제작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신규 작업이 증가하면서 이 업계에서 처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이 유입돼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각 조항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법률뿐만 아니라 소득정산 등 세무 분야에 대한 상담과 자문을 진행해 경제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면 예술인 또는 예술인단체 등을 대상으로 저작권법 등 법령 교육과 세무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상담을 원하면 ‘눈물그만상담센터’(tearstop.seoul.go.kr)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매주 화요일마다 방문 상담을 진행해 왔지만 현재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잠시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온라인 화상 상담이나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이트를 통해 상담을 요청하면 일주일 안에 담당자를 배정한 뒤 상담이 이어진다. 센터에서 법률상담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휘 변호사는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계약서에 내가 가질 권리와 의무가 정확하게 표기되어 있는지 파악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서울시에서 전문가들이 무료로 상담하는 창구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자기가 먼저 챙겨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상담 대상을 문화예술인은 물론이고 관련 분야의 영세 사업주까지 확대한다. 저작권법 및 표준계약서를 몰라서 의도치 않게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 장치를 마련해 문화예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서울시는 앞으로 문화예술계 불공정 거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가 2019~2020년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불공정 거래’가 언급된 사례 63만건을 분석한 결과 문화예술, 온라인 플랫폼, 하도급 거래, 가맹 거래 등 ‘갑을 관계’가 고착화된 7개 분야 중 문화예술 분야가 48만 3845건(76.3%)으로 사람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았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던 이슈와 쟁점을 분석한 결과 ‘저작권 탈취’에 대한 우려가 많았던 만큼 올해 하반기 중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문화예술인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수익을 배분할 때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업종별로 ‘문화예술 공정거래지침’을 마련해 서울시와 산하기관부터 적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피해를 구제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 “내가 왜 상위 12%?”… 국민지원금 대상자 제외에 ‘분통’

    “내가 왜 상위 12%?”… 국민지원금 대상자 제외에 ‘분통’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국민지원금 신청이 6일 시작된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고소득자도 아닌데, 내가 상위 12%에 포함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국민지원금은 1인 가구의 경우 지난 6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본인부담금이 17만원 이하면 지급 대상이다. 4인 가구는 직장 가입자 기준 외벌이 31만원, 맞벌이 39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런 기준 등을 충족해도 가구원의 지난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9억원을 초과하거나 지난해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월급은 ‘박봉’이더라도 국민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 12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6일 국민신문고 누리집(www.epeople.go.kr)에 지원금과 관련한 이의신청 창구를 개설했다. 이의신청 사유는 지난 7월 1일부터 11월 12일까지의 기간 내에 출생, 해외 체류자 귀국 등으로 가족관계가 변동되거나 소득이 감소한 경우 등이다. 이의신청을 하려면 휴대전화 등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한 뒤 이의신청서를 작성한다. 이어 증빙서류를 첨부해 6월 30일 현재 주민등록 기준 소재지 지방자치단체를 처리기관으로 선택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처리 결과는 국민신문고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의신청 사유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일부 증빙서류도 제출해야 한다. 신청 사유가 혼인에 해당하면 가족관계증명서나 혼인신고서 등이 필요하다.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은 우리 국민과 민법상 가족임을 인정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내야 하고, 비동거 맞벌이 부부는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한다.
  • “임채무답게 채무가 있다”…‘빚만 150억’ 임채무, 이유있는 웃음

    “임채무답게 채무가 있다”…‘빚만 150억’ 임채무, 이유있는 웃음

    임채무 “두리랜드, 빚만 150억원”“아내와 화장실서 1년간 살았다” 경기도 양주에서 30년 넘게 놀이공원 ‘두리랜드’를 운영 중인 배우 임채무(72)에겐 아직도 빚이 150억원이나 남아있다. 빚이 너무 많아 신용카드 한도도 적고, 대출도 못 받는다. 그럼에도 놀이공원을 문 닫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다. 6일 온라인상에서 화제된 내용에 따르면 임채무는 최근 KBS 2TV ‘살림남’에 출연해 “임채무답게 채무가 있다”며 “앞으로 갚아야 할 돈이 140~150억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빚이 많아서 카드 한도도 적고 대출도 안 된다. 여의도 아파트 두 채 있었던 것도 급매로 팔았다”고 털어놨다.”아내와 화장실서 군용침대 두고 1년간 살았다“ 방송에서 임채무는 두리랜드를 리뉴얼하기 전 1년 동안 아내와 수영장에 있는 화장실에 군용침대를 두고 생활했던 일화도 전했다. 그는 “지나고 나니 낭만이 있었다”며 “저녁에 퇴근하면 아내와 둘이 의자와 테이블 놓고 캔맥주를 하나씩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임채무는 “어떤 환경이든 나에게 닥쳤을 때 ‘내가 왜 이러지’ 이런 생각 하면 못 산다”며 “소나기가 내려야 무지개가 뜨는 것”이라고 긍정적 모습을 보였다. 또 임채무는 “예전에는 직원이 15~18명이었다. 지금은 아르바이트생까지 하면 70~80명이다. 지금은 전기세만 해도 월 2000만원가량 나온다. 입장료를 안 받으면 두 달 있다가 문 닫으라는 거다”고 토로했다.”30년간 입장료 안 받았다“…손님 늘어날수록 빚 늘어나 임채무는 지난 1990년, 경기 양주시 장흥국민관광지에 130억원을 들여 두리랜드를 지었다. 약 3000평(1만㎡)에 달하는 넓은 규모에 바이킹, 회전목마, 범퍼카 등 다양한 놀이기구를 보유한 두리랜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임채무는 아이들과 온 젊은 부부가 돈이 없어 쩔쩔 매는 모습을 보고 지난 30년간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두리랜드를 찾는 손님이 늘어날수록 임채무의 빚은 늘어갔다. 이후 임채무는 2017년 10월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문제로 두리랜드를 휴장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년 6개월만인 2020년 4월 24일,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뉴얼한 뒤 다시 문을 열었다. 인건비와 전기세를 감당할 수 없어 입장료도 받기 시작했다.“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게 노인이다” 하지만 입장료를 받아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임채무는 왜 거액의 빚을 지면서까지 두리랜드를 놓지 못하는 것일까. 그는 앞서 인터뷰에서 “두리랜드에 오는 모든 사람이 그저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이걸 돈 벌려고 하겠나. 돈 벌고 싶으면 안 쓰고 갖고 있는 게 낫다. 하지만 내가 죽더라도 여기 오는 모든 분에게 오래 기억됐으면 한다. 또 이곳에 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서 내 표정도 좋아졌다”고 답한다. 임채무는 “요새는 온실 속에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두리랜드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종일 모험을 할 수 있다. 투명 유리로 만든 담력 증진 공간, 외줄과 암벽 타기 같은 것도 있다. 이런 걸 하다 보면 역경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는 잠재력이 알게 모르게 생길 것이다”며 운영철학을 말했다. 그는 일흔이 넘어서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게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두리랜드에 따르면 전에는 무료입장이었지만, 현재는 주말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인은 1만5000원, 소인은 2만5000원의 입장료를 낸다.
  • ‘비대칭’ 작가 할리데이의 질문 “시대, 인종, 지역을 초월한 포용이란”

    ‘비대칭’ 작가 할리데이의 질문 “시대, 인종, 지역을 초월한 포용이란”

    “현재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마찬가지로 서방이 중동 문제에 개입하면서 여전히 무력감과 슬픔을 느낀다. 9·11 테러,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정말 우리 자신과 아주 달라보이는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2018년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소설 ‘비대칭’(현대문학)의 작가 리사 할리데이(45)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시대를 초월해 독자들에게 전쟁의 복합성과 아픔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는 첫 장편소설인 이 책으로 2017년 유망한 신인 작가에게 주는 ‘화이팅 상’(whiting award)을 받았다. 관계 없는 듯한 두 사건의 절묘한 연결인종·성별·부·권력 등 힘의 역학 풀어내‘비대칭’은 소설가 지망생인 20대 기독교도 백인 여성 앨리스와 이슬람교도인 이라크계 미국인 경제학자 아마르의 이야기를를 통해 우리 시대 힘의 불균형 문제를 다룬다. 1장에서 앨리스는 선망의 대상이던 70대 유명 소설가 에즈라 블레이저의 연인이 되지만 그를 통해 열등감과 무력감도 함께 느낀다. 2장에서는 아마르가 가족을 만나러 이라크로 가다 경유지인 영국에서 테러범으로 몰려 억류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돌아보게 된다. 얼핏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3장에서 앨리스의 연인 블레이저의 입을 통해 연결고리가 드러난다. 할리데이는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심화한 미국의 배타주의를 비판하는 한편, 인간은 무수한 ‘비대칭’에도 불구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과 문학과 예술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미국의 이라크 전쟁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이라크 국민의 불안정한 삶을 보여주며 중동에 대한 미국의 무지와 대외정책 실패를 꼬집는다. 그는 “앨리스와 아마르의 이야기를 대조적으로 보여주며 두 사람 운명의 비대칭을 강조하고 싶었다”면서 “자신의 외모나 말투, 종교 때문에 정체성을 의심받고 억류당한 아마르의 모습을 형상화하려고 저 자신의 감정과 정치적 의견을 많이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문제는 복잡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간이 현재 평화롭고 민주적인 국가가 되지 못한 상황에 대해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할리데이의 원래 꿈은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는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다음 이야기는 음모론과 진실에 관해군더더기 없는 이문열 작가 문체 존경 하지만 글쓰기를 통해 충만한 삶의 재미를 알게 됐고, 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신의 일부를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에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는 이탈리아와 미국을 배경으로 음모론과 진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가본 적 없지만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며 “이문열 작가의 군더더기 없고 힘이 느껴지는 문체를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을 위해 자료 조사를 하다가 성시연, 장한나, 김은선 같은 한국인 음악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고 관심을 전했다.
  • 반려동물 잃은 슬픔 함께 치유하는 서초

    반려동물 잃은 슬픔 함께 치유하는 서초

    “서울 서초구가 반려동물 잃은 슬픈 주민의 마음을 치유하겠습니다.” 반려동물인구 1500만 시대, 서울 서초구가 반려견을 떠나보낸 후 지속적인 상실감과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펫로스 모임인 ‘서리풀 무지개모임’(포스터)을 운영한다고 5일 밝혔다. 구는 반려동물의 죽음 이후 ‘펫로스 증후군’(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을 위해 펫로스 극복을 위한 전문적인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접수는 6일부터 서초동물사랑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오는 28일부터 11월 16일까지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회차별로 ‘반려견이 나에게 남긴 것들’, ‘애도의 시간’ 등 다양한 주제로 총 4명씩 2개반으로 모임이 진행되며 전문 심리상담사가 함께 참여해 상담을 진행한다. 구는 서초동물사랑센터를 통해 다양한 반려동물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입양견이 새로운 가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산책교육 등 ‘1:1 입양전·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추석명절 반려견 돌봄쉼터’, 반려동물과 주민들이 함께 행동교정과 펫티켓 등을 익히는 ‘서초 반려견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서초 반려견아카데미’는 단 3분 만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펫로스모임’을 통해 반려동물과 이별로 상실감을 겪은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반려동물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지는 생애주기별 복지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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