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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천 오간수문지 보존 양호

    조선시대 서울 청계천에 놓여 있던 수문(水門)의 하나인 오간수문지(五間水門址)가 원형을 상당부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계천 복원공사 구간에서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청계6가 오간수문지에서 다리 양쪽의 교대와 무지개 모양의 홍예기초 등이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오간수문은 서울 도성 안 북악·인왕·목멱·매봉산에서 모인 물이 청계천을 통해 배수되는 곳에 지어진 다섯칸 수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조사 결과 30.66m 너비의 양쪽 교대와 교대 부분의 물흐름을 좋게 하는 날개,4개의 홍예기초,수문바닥돌 등이 큰 손상없이 남아 있었다.홍예기초부 앞쪽에서는 거북이 모양의 석수(石獸)도 나왔다. 서동철기자 dcsuh@˝
  • 올 봄 유행예감

    핑크,그린,옐로….여전히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지만 거리의 쇼윈도는 무지개빛 봄 옷으로 갈아입었다.‘로맨틱’을 주제어로 한 패션 트렌드가 번지면서 화사하면서 사랑스러운 핑크 계열의 색상이 유독 강세다.‘메트로섹슈얼’붐에 따라 여성의 색상으로만 느껴지는 핑크가 남성 패션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올 봄 패션 특징 중의 하나.하성동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매니저는 “지난해 가을·겨울시즌부터 해외컬렉션에서 선보였던 ‘캔디 컬러’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여성적인 색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핑크가 남성 패션에도 접목돼 더욱 화사한 패션을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봄이 오는 거리 백화점·로드숍 등은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빠르게 봄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춥지 않은 날씨가 계속된 탓이다.거리의 패션피플들의 옷도 겉옷은 두껍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밝고 경쾌한 색상으로,봄 기운이 흐른다. 수입 브랜드들은 이보다 더욱 빠르게 봄·여름 신상품을 내놓았고,시즌을 겨냥한 ‘ready to wear(기성복)’ 패션쇼를 진행했다.전체적인 테마는 빨갛고 노랗고 파란,밝은 색상의 ‘캔디 컬러’.이 가운데 ‘핑크’ 계열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지난해부터 밝은 색상을 선보이기 시작한 버버리는 더욱 화사하고 달콤해졌다.베이지색 바탕과 체크 패턴으로 대표되던 버버리 아이콘을 연한 핑크톤으로 변화시킨 ‘캔디 컬렉션’을 내놓았다. 한국에서 막강한 인기를 끌고 있는 거친 질감의 트위드 소재 재킷은 파스텔톤 핑크로 더욱 사랑스러워졌고,마틴 싯봉은 트로피컬 핑크의 의상으로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남성도 밝고 따뜻하게 남성복도 여성복과 마찬가지로 밝고 따뜻한 느낌의 색상으로 편안함을 살리고 있다.특히 잘 쓰지 않던 핑크 컬러를 접목해 더욱 화사한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제이폴락 김난이 디자인실장은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컬러로 마력을 가진 핑크가 올해는 남성패션 속으로 들어갔다.”며 “섹시한 느낌은 빨간색보다 한 톤 낮지만 관능적인 매력으로 남성의 ‘메트로섹슈얼’을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정장은 감청색과 회색을 기본 색상으로 사용하고,핑크 오렌지 등의 악센트 색상을 사용한 스트라이프(줄무늬)로 부드러운 느낌을 살린다. 남성 셔츠에는 다양한 크기의 꽃무늬가 내려앉아 성 영역의 자유로움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핑크를 주류로,그린 옐로 등을 첨가해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주고 있다. 로가디스 이은미 디자인실장은 “날씬한 3버튼 정장에 하얀색이나 연한 누드핑크 셔츠를 받쳐 입고,핑크 계열의 타이로 코디하면 산뜻한 봄 분위기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소품에도 핑크 바람 손끝,발끝도 경쾌해졌다. 샤넬,구찌,크리스챤 디올 등의 봄 컬렉션에서 핑크빛 세상을 연출하고 있다.오랜 이미지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한 펜디는 커다란 자사 로고를 박은 분홍빛 가죽 ‘셰도백’으로 여심을 유혹한다. 루이비통은 강렬한 쇼킹핑크의 핸드백과 구두를 선보였고,발렌티노는 베이지색 가죽과 핑크빛 패브릭(천 소재)을 믹스매치한 호보백을 내놓았다.시계 브랜드 지오 모나코는 누드 핑크,테크노 마린은 빈티지 핑크,포체는 파스텔 핑크의 가죽 시계줄로 손목을 즐겁게 한다. 최여경기자 kid@˝
  • [길섶에서] 꿈을 꾸어라

    꿈을 꾸어라.새 꿈을 꾸어라.푸르디푸른 하늘처럼 파란,넓디넓은 초원처럼 드넓은 꿈을 꾸어라.좁은 마음으로,거친 입으로,멀게진 눈으로,꽉 막힌 귀로,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한 걸 꾸어라.꿈이 있다면 깊은 밤 지난 새벽 더 찬란하게 밝아올 것이다. 새 날이 온다.하루 하루 또 하루 새날은 시작한다.더께로 앉은 묵은 먼지 털듯 지난해의 소란과 미움을 모두 버려라.미련은 새 날엔 어울리지 않는다.새 날에는 반짝이는 눈,온화한 마음,정중함을 동무로 삼자.현실이 먼지 뽀얀 자갈길 같아도,꿈이 있다면,험한 길 같이 갈 동무가 있다면 수고로움이 덜어질 것이다.킹 목사의 꿈처럼 웅장하지 않아도 좋다.무지개처럼 뻗지 못해도,강물처럼 흐르지 않아도 좋다.거짓이 아니면 된다. 이 길을 갈 때 입만큼은 꾹 다물고 가자.풍진(風塵)이 들어와서가 아니다.동무들 마음을 상하게 할까 보아서다.꿈은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전염시킬 수 있다.푸른 꿈으로 두 천사(2004)의 해를 살아보자. 강석진 논설위원
  • 박여숙화랑 20돌 오늘부터 특별전

    서울 청담동 박여숙 화랑이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았다.당시로서는 드물게 대표의 이름을 따 화랑 이름을 짓고 미술품 카드 할부판매를 실시해 일찍이 눈길을 끌었다.박여숙화랑은 젊고 역량있는 작가들의 발굴에 힘써 왔다.그동안 전시 횟수만 170여회.1991년부터 시카고·바젤·쾰른·FIAC 등 세계 유수 아트페어에 참여해 한국작가들을 해외에 소개해 왔다.박여숙화랑이 20주년을 기념해 16일부터 27일까지 특별전을 연다. ‘함께한 20년’이라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박여숙화랑과 함께한 한국 작가들과,화랑이 국내에 소개한 외국 작가들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권옥연 김강용 김원숙 김종학 김태순 남춘모 박서보 박용남 박은선 서세옥 서정국 윤형근 이대원 이영섭 이진용 이헌정 임만혁 정종미 정창섭 등의 회화 작품이 출품된다.또 나이젤 홀,줄리아노 반지,빌 베클리,우고 리바,프레 일겐,패트릭 휴스,크리스토와 장 클로드,해리 게리츠 등 해외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몇몇 작가들은 개관 축하 작품들도 보냈다.패트릭 휴스는푸른 바탕에 박여숙이라는 영문 알파벳과 무지개가 교차되는 원색의 그림을 보냈고,나이젤 홀은 아크릴과 목탄으로 원을 그린 드로잉 작품으로 개관 20주년을 축하했다.(02)549-7574. 김종면기자 jmkim@
  • ‘국민가수’ 조용필 무지갯빛 새 노래 선사/ 새달 6~14일 예술의전당서 공연

    지난 8월 조용필 데뷔 35주년 기념공연에 동참하지 못해 안타까웠다면 기회가 다시 왔다.‘국민가수’ 조용필이 새달 6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콘서트를 연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이번 공연은 최근 낸 18집 앨범의 새 노래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자리다.장대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잠실종합운동장의 35주년 기념무대를 가득 메워준 ‘오빠부대’에 대한 화답이기도 하다. 가요사상 보기 드문 초대형 무대로 꾸미기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순식간에 무대가 통째로 바뀌고,무지개가 펼쳐지는 등 입체무대의 감동까지 선사하겠다는 것이 콘서트의 핵심포인트다. 이 작업을 위해 대형 뮤지컬 무대를 책임져온 이종일 기술감독,무대미술의 일인자 박동우 등이 가세한다. 1,2부의 감상포인트가 다른 것도 공연의 특징이다.1부는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이야기 형식으로,2부는 관객과 한덩이가 되는 열창 콘서트로 진행할 예정이다.이야기 방식으로 전개될 1부에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은 극작가김태수가 맡기로 했다. 여기에 그와 함께 했던 세션그룹 ‘위대한 탄생’이 연주를 맡고,6인조 실내악단까지 동참해 무대음악의 격조를 높일 예정이다.(02)580-1300. 황수정기자 sjh@
  • ‘호남의 소금강’ 순창 강천산

    ●빨갛게… 노랗게… 오색향연 절정 남녘에 단풍이 절정이다.빨갛게,노랗게 물든 산엔 능선마다 인산인해.새파란 하늘을 이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산을 오르는 이들의 뺨에도 발그스름하게 단풍이 피었다. 지난 주말엔 엄청난 단풍행렬 때문에,산엔 발도 못디디고 차를 돌린 사람이 꽤 있다고 하니,이번 주 단풍나들이 계획을 잡았다면 일찌감치 서둘러 집을 나서야겠다. 또 사람에 치이기 십상인 유명 산보다 숨어 있는 단풍 명소를 찾아보면 어떨까.전북 순창의 강천산을 다녀왔다.깊은 계곡과 맑은 물,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인근 내장산의 명성에 가려 그 진면목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단풍 명산이다. 강천산(剛泉山·583.7m).이름 그대로 단단한 바위와 물이 많은 산이다.1981년 우리나라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높지 않지만 주계곡인 강천계곡 양편으로 선녀계곡,원등골,분통골 등 10여개의 청정계곡을 품고 있고 병풍바위,용바위,비룡폭포 등 구석구석 비경을 갖췄다. 산행은 주차장부터 시작된다.계곡과 봉우리가워낙 많아 등산코스가 다양한데,대략 5개 코스가 있다.이중 짧으면서도 아기자기한 강천산의 비경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병풍바위∼강천사∼구름다리∼신선봉 코스(5㎞)를 택했다.좀 더 긴 산행을 원하면 신선봉에서 하산하지 말고 선녀봉과 산성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11㎞)를 잡으면 된다. ●구석구석 비경 품은 그림같은 바위산 매표소를 지나 강천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비포장이지만 차량이 드나들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길가와 계곡은 온통 단풍 일색.불타는 듯 계곡을 물들인 애기단풍 아래로 투명한 계류가 노래하듯 정겨운 소리를 내며 흐른다. 매표소에서 10분쯤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있고,절벽 아래로 물줄기가 하얗게 부서지며 떨어진다.도저히 폭포가 있을 수 없는 곳인데….공원 관리직원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인공폭포란다.계곡물을 호스를 통해 모터로 끌어올려 암벽 꼭대기에서 물을 뿌려대는 것이라고. 폭포 아래는 자그마한 단풍나무 공원.마침 아침 햇살을 받아 일곱 색깔 무지개를 그리며 떨어지는 물줄기와 어우러진 단풍이 비단처럼 곱다. 계곡을 따라 30여분쯤 더 올라가니 강천사가 나온다.강천산이란 이름을 있게한 천년 고찰.풍수지리설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한때 12개의 암자와 500여명의 수도승을 거느린 거찰이었으나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완전소실되었다가 1961년 이후 대웅전과 관음전,선방,보광전,객사 등의 건물이 복원됐다.전란 와중에도 불타지 않은 강천사 석탑만이 고찰의 흔적을 말해준다. 강천산은 산세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해 원래 이름이 용천산(龍泉山)이었고,절 이름도 용천사였다고 한다.이후 조선 선조 때 학자 송익필이 절에 머물면서 ‘宿 剛泉寺’란 제목의 시를 지으면서 강천사로 불렸고,산 이름도 강천산이 되었다고 한다. ●길이 75m·높이 50m 구름다리 아찔 강천사를 지나 계곡 오른쪽으로 난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오르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현수교(구름다리)가 나온다.길이 75m,높이 50m의 용접 철교다.다리 밑을 내려다보니 마치 번지점프대에 선 듯 아찔하다.멀리 계곡을 따라 길게 펼쳐진 단풍숲이 붉은 카펫을 깔아놓은 것 같다. 현수교를 건너 전망대가 있는 신선봉꼭대기까지는 불과 500m 정도.하지만 온통 바위투성이라 발을 내디디기가 힘들다.노약자라면 30분 정도는 고생을 각오해아 할 것 같다. 신선봉(425m)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니 지금까지 올라온 계곡과 맞은편 봉우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산자락 아래,반쯤 물든 단풍숲 가운데 강천사가 그림같이 자리잡고 있다. ●강천 제2호수·금성산성도 볼 만 현수교 입구에서 아래 계곡으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좀 더 시간을 내 강천제2호수와 금성산성까지 가보기로 했다.현수교 아래에서 계곡을 따라 20분쯤 가니 댐이 앞을 가로막는다.강천제2호수다.강천산 입구에 있는 강천호의 담수 조절을 위해 계곡 상류에 협곡을 막아 조성한 저수지.물이 가득 차면 저수지를 둘러싼 단풍숲이 수면에 비친 풍광이 황홀할 정도라고 한다.그러나 막상 댐에 올라서니 물이 거의 바닥을 적시는 정도다.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댐 한쪽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30분쯤 가니 금성산성이 나온다.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된 이 산성은 삼한시대에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며,이후 파괴와 개축이 반복됐다.특히 갑오농민전쟁 당시 농민군과 관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이때 동헌,민가 등이 모두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순창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수도권에선 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 국도∼21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호남·영남권에선 88고속도로 순창IC~24번 국도∼793번 지방도∼강천산 주차장 코스를 따라가면 된다.주차장 이용료는 2500원(산 입장료 1000원 별도).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순창행 고속버스가 하루 6회 출발하며,광주·전주·남원에서 각각 20∼3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순창읍내에선 정읍행 군내버스(20분 소요)를 타거나,택시(8000원 정도)를 이용하면 된다.강천산군립공원 관리사무소(063-650-1533). ●숙박 강천산 인근에 강천각여관(063-652-9920),구룡파크장(063-652-6767) 등 여관이 10여 군데 있다.일행이 많으면 콘도형 객실을 갖춘 강천산 휴양농원(063-652-2552)이 편리하다.요금은 5만∼6만원.주말에 방이 없으면 순창읍내 여관을 이용하면 된다. ●순창고추장 마을 검붉은 색깔에 알싸한 감칠맛이 나는 순창고추장.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는 순창을 찾았다가 한 농가에서 낸 고추장 맛을 못잊어 조선 개국후 진상토록 해 유명해졌다고 한다. 강천산을 나와 793번 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순창읍 방향으로 가다보면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이 나온다.마을 입구엔 관광객들을 위한 널찍한 주차장이 있고,주차장 한편에 널린 메줏가루 냄새가 코를 찌른다.바둑판처럼 정리된 포장도로,지붕에 기와만 얹은 몰개성의 건물들,저마다 원조를 내세우는 간판들.서정적 전통 마을을 그렸던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상업화된 모습이 실망스럽다.고추장 마을에선 전통고추장 전시판매장(063-653-4333)을 비롯,50여개의 집에서 고추장 및 고추장을 이용해 만든 장아찌류 등을 판매한다. 식후경 강천산 주차장 아래 식당과 상가들이 늘어서 있는데,그중 충장로식당(063-652-5388)의 백반이 비교적싸면서 먹을 만하다. 취나물을 비롯한 각종 산나물 무침과 야채 겉절이,꽁치구이 등 생선구이와 조림,도토리묵 무침,각종 김치류,청국장 등 밥과 함께 나오는 반찬 가짓수만 무려 25가지.음식값은 6000원. 가짓수가 많지만 허투루 만들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산나물은 강천산 인근에서 봄에 난 것을 말린 묵나물을 쓰고 도토리묵도 마찬가지.야채 몇가지를 썰어 함께 무친 도토리묵은 새콤하면서 싱싱해 특히 젓가락이 자주 간다. 순창고추장 맛을 보고 싶으면 대접을 달라고 해 나물무침과 야채 겉절이 몇가지를 밥에 얹어 고추장으로 비벼먹으면 된다.나물과 김치,야채 겉절이 종류가 워낙 다양해 채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고기류를 먹고 싶으면 좀 멀지만 담양쪽으로 가보자.강천산 주차장에서 차로 30분 정도 가면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주변에 떡갈비 전문 음식점이 많다.
  • [길섶에서] 새벽에

    일찍 잠이 깰 때가 있다.그저께 새벽에는 번갯불이 창을 밝히고 천둥소리가 창문을 흔들어 문득 잠을 깼다.잠이 깬 새벽은 같은 새벽이라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벌써 춥다.그래도 한번 나서 봤다.새벽길 길섶은 어느덧 섬뜩한 기운으로 발목을 시리게 한다.며칠이 지나면 서릿발 같은 냉기가 어깨를 움츠리게 할 것이다. 봄날 새벽,이슬이 내린 길섶은 영롱한 무지갯빛이다.여름날 새벽은 촉촉하면서도 풋풋한 냄새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을 거다.같은 길인데도 지금 가을의 길섶은 싸늘하다.그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가슴이 시리지 않은가.이제 겨울이 온다.하얀 서리가 서걱서걱 밟히는 겨울의 새벽은 무지개도,싱그러운 냄새도,가슴 시린 유혹도 사라진 삭막한 모습일 것이다. 늦은 가을의 새벽에 이런 노래가 떠올랐다.“내곁에 걷는 이가 누굴까.둘러보니 아무도 없네.” 계절은 언제나 함께 걷고 있지만 막상 들여다보려면 보이지 않는 것.지나고 나면 “아! 그랬구나.”하는 것. 김경홍 논설위원
  • “연기는 뜨겁게 연출은 냉정하게”/‘게임의 종말’ 주연 ‘무지개‘ 연출 장두이

    “연기는 뜨겁게,연출은 냉정하게 합니다.” 배우 겸 연출가인 장두이(사진·51)는 요즘 대학로 연습장 두 군데를 오가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3일부터 극단 미학이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게임의 종말’(사뮈엘 베케트 작,정일성 연출)에선 주인공 ‘햄’역을,같은 날 극단 알과핵이 알과핵소극장에서 막올리는 ‘무지개가 뜨면 자살을 꿈꾸는 여자들’(노차크 상쥐 작)에선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을 하기도 녹록지 않을 텐데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워낙 익숙해 특별히 어려울 것은 없다.”며 너스레를 떤다.‘무지개…’은 지난해부터 계획했던 작품이고,‘게임의 종말’은 몇달 전 정일성 연출가의 제의를 받아 그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무대에 서는 것은 ‘유리동물원’이후 2년 만이다. “‘게임의 종말’은 베케트의 희곡 가운데 가장 어려운 작품입니다.베케트가 ‘고도를 기다리며’보다 더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지요.대학때 연출했던 인연 때문에 더 욕심이 났습니다.” 눈이 멀고,신체가 마비된 주인공 ‘햄’은 무대 중앙의 의자에 붙박이처럼 앉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 부조리한 인물이다. ‘무지개…’은 각기 상처를 갖고 사는 5명의 여자들이 남성중심 사회에 대항해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연극’이다.1974년 미국에서 초연돼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그의 극단 코러스플레이어스가 지난해 10월 공연한 연극 ‘모세의 마스크’로 그는 지난달 미국 5대 연극상중 하나인 ‘뉴욕드라마클럽 특별상’을 수상했다.이라크전에 참전한 젊은이의 비극을 그린 것으로,그는 지난해 3주간 현지에 체류하면서 무대에 섰다. 틈틈이 대학(대경대 연극영화과) 강단에 서면서 두 번째 희곡집을 준비하고 있다.연말에 선보일 모노 드라마 ‘춤추는 원숭이 빨간 피터’ 연습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그는 내년 초 영화감독으로 데뷔할 계획도 갖고 있다.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것 같다. 이순녀기자 coral@
  • 성동구 상징 마크 ‘무지개’ 선포

    왕십리와 뚝섬에 ‘무지개’가 뜬다. 성동구는 지역 정체성과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부각시키는 이미지 마크 ‘무지개’(사진)를 개발,11일 선포식을 갖는다.되살아나고 있는 청계천·중랑천과 한강이 어우러진 수변(水邊) 도시 성동을 형상화한 것으로,지난달 선정됐다. 성동은 북단에서 중앙을 청계천이,동에서 서쪽으로 중랑천이,남쪽은 한강이 흐르는 수변 도시다.하지만 그동안 접근이 어려워 주민들조차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구는 ‘무지개’를 통해 물과 어울리는 친환경적인 지역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로 하고,뚝섬체육공원에서 열리는 왕십리 가요제에서 마크를 선보인다.앞으로 공공시설물과 아파트 외벽,절개지,옹벽,직원 근무복,행정차량,각종 안내 표지판 등에 이미지 마크 ‘무지개’를 표기,‘성동=무지개’가 떠오르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고재득 구청장은 “무지개를 성동의 대표적 BI(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정착시키고 다양한 응용 캐릭터도 개발해 경영수익사업에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 뛰는 집값 어떻게 할건가 / 재산세 時價 부과해야

    턱없이 적고 지역간 불공평하게 부과되는 재산세제의 개선도 행동에 옮겨야 한다. 외국보다 재산세가 턱없이 낮다는 것은 정부도 잘 알고 있다.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재산세 부과 방식을 바꾸거나 개선을 위한 장기 구상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는 실정이다. 청와대나 행정자치부가 여러차례 재산세를 현실화하고 부과 체계를 고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의 반발에다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다 보니 구호만 요란할 뿐 개선책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당장 현실화하지 못하는 이유로 조세 저항이 우려된다는 점을 든다.하지만 종기는 곪았을 때 수술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빠르다. 아파트 면적과 건축 연도 등을 기준으로 과표를 정해 세금을 물리는 재산세 부과 방식은 당장 개선할 수 있다.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투기가 들끓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값이 3∼4배 비싸도 세금은 지방의 값싼 아파트보다 적다.비슷한 가격인 데도 강북 아파트는 면적이 넓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세금을 많이 낸다.단독주택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고쳐야 한다. 지난해 재산세 부과 내역을 보자.지역간 차별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한 눈에 알 수 있다.은마 아파트 34평형(당시 시세 6억 1000만원)소유자가 낸 재산세는 25만 7000원이다.분당 무지개마을 건영 아파트 33평형(2억 9000만원)에는 15만 7000원이 부과됐다.대전 서구 만년동 상아아파트 31평형(1억 3000만원) 소유자는 12만 5000원을 납부했다.시세는 5배 이상 비싸지만 재산세는 2배만 더 내면 된다. 비싼 집에 사는 사람이 재산세를 많이 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시가를 반영,재산세를 내도록 하면 강남 아파트 재산세는 60∼70% 오른다. 과표 현실화도 시급하다.정부는 앞으로 5년간 해마다 과표를 3%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2006년부터는 공시지가의 50%를 적용,부과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가능한 앞당겨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재산세를 현 시가 기준으로 부과하되 갑자기 세금이 많이 올라 조세 저항이 일어난다면 세율을 조정,형평성을 맞추면 된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지역간 조세 불공평 문제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투기를 조장하는 요인”이라며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세금을 무겁게 물리고,시가 기준으로 재산세를 매기는 정책을 가능한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류찬희기자
  • 자개 껍데기에 담은 千色매력/‘김유선 - 무지개 프로젝트’展… 26일부터 카이스 갤러리

    서른여섯 살의 여성화가 김유선은 지난 91년부터 10여년 동안 천연 자개로만 작업해온 근성 있는 작가다.붓과 안료를 사용하는 대신 자개 껍데기를 작두로 잘게 조각내 하나하나 붙여 만드는 그의 작업은 자개로 수를 놓는 듯 정치함의 극을 달린다.“아무리 영롱한 자개라도 그 물성만으론 작품이 되지 않는 만큼 정교한 손맛이 필수”라고 말하는 김유선.프랑스·일본 등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그가 26일부터 10월25일까지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김유선-무지개 프로젝트’전을 연다.구도승처럼 경건한 작업의 결실이다. 김유선 작품의 감상 포인트는 빛의 변화에 따라 수백 수천 가지의 표정을 만들어내는 자개의 은은한 광택에 있다.모든 자개는 무지개 빛이 기본이지만 원산지에 따라 다양한 광택을 보인다.뉴질랜드산은 푸른색,호주산은 노란색,일본 오키나와에서 나는 자개는 붉은 빛을 띤다.“자개의 빛은 눈에 피멍이 들게 할 만큼 강렬해요.하지만 자개라는 최상의 재료를 신이 내게 허락한 이상 고통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빛과 물이 어우러지는 설치작업도 마련돼 기대를 모은다.물이 가득한 대형 자개 연못을 설치하고 그 위에 빛을 반사시켜 잔물결이 일렁거리게 한 작품이다. 김유선은 ‘무지개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공공미술 작업도 열정적으로 벌이고 있다.최근 타슈켄트 고아원의 장애아들을 위한 벽화작업을 끝낸 데 이어 2005년 완공 예정인 한국 최초의 민영 아가페 교도소의 수감자들을 위한 그림작업도 펼칠 계획이다.“성서속의 천국의 문은 진주로 돼 있다.”고 전하는 작가는 “예술가의 삶은 돌을 진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02)511-0668. 김종면기자 jmkim@
  • 북한말 상표등록 붐/뜨더국·살결물 등 상반기에 23건

    북한 말로 된 상표등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19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등록된 상표명 가운데 북한 말이 사용된 상표는 아바이(함경도에서는 할아버지,평안도에서는 아버지를 지칭),옥쌀(옥수수쌀),날래날래(빨리빨리),뜨더국(수제비),아바지(아버지의 잘못) 등 7종 23건이었다. 지난 해에는 13건,2001년에 11건 등 해마다 10건 안팎에 불과했다.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1999년에 25건,금강산 관광사업 등으로 남북교류 분위기가 활기를 띠었던 2000년에 20건으로 많은 편이었다. 1994년부터 10년동안 가장 많이 상표로 등록된 북한말은 아바이(24건).이들 북한말 상표는 식품류와 요식업종에 집중돼 있다.99년에는 단고기(개고기)가 11건이나 등록돼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눈에 띄는 북한말 상표는 남비탕(찌개),단물(주스),가슴띠(브래지어),다리매(각선미),살결물(스킨 로션),색동다리(무지개),오목샘(보조개),촌바우(촌뜨기) 등이 있다. 북한 말이라고 해서 상표로 등록할 때 특별히 제한을 받는 경우는 없다.남한 말이나 영어식 용어와 마찬가지로특정상품에 보통명칭의 사용불가 등 상표등록 요건에 저촉되지 않으면 된다.예를 들어 ‘아바이 순대’가 등록된 뒤에 ‘아바이 의류’는 등록이 됐지만 순대 판매점에서 함께 취급할 수 있는 ‘아바이 떡볶이’는 등록되지 못했다. 특허청 이인식 사무관은 “올해엔 북핵 등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9년처럼 북한식 상표가 크게 증가한 것은 그만큼 일반인들에겐 북한식 표현이 친숙하게 된 데다 눈에 띄는 상표를 독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양재천~과천 자전거路 내년 완공

    서울 서초구 양재천에서 과천을 잇는 자전거도로가 내년까지 조성된다.이 자전거도로가 완공되면 한강변에서 탄천·양재천을 따라 과천까지 남·북을 자전거로 오갈 수 있다. 서초구는 과천시와 사업비 65억원을 분담,양재천 영동2교∼과천시 별양교 9.5㎞ 구간에 자전거도로 개설공사를 오는 10월 착공,내년 12월 완공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영동2교∼서초구 경계 무지개다리간 2.5㎞는 서초구가,과천시 경계 선암주유소∼별양교간 3.2㎞는 과천시가 각각 공사를 맡는다.무지개다리∼선암주유소간 2.3㎞는 상·하류로 나눠 서초구와 과천시가 공사를 담당한다.양재천변 선바위∼서울대공원간 1.5㎞ 구간은 기존도로를 활용한다. 황장석기자 surono@
  • “말 가르치면 따라해요”왕관앵무새 키우기

    무지개 빛깔의 우아한 왕관 모양의 머리 깃털,양 볼에 찍은 듯한 빨간 연지,꾀꼬리 같은 목소리….왕관 앵무를 애완동물로 키우는 마니아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무엇보다 외모가 아름답고 수려하기 때문이다.키우는 데도 그다지 많은 힘이 들지 않는다. “다른 어느 애완동물보다 예쁘고 귀엽게 생겼죠.꾀꼬리 같이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귀도 즐겁게 해줍니다.게다가 성질도 온화해 사람도 잘 따른답니다.이보다 더 좋은 애완동물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지난해 9월부터 왕관 앵무 2마리를 키우고 있는 진민호(오른쪽·경기 평택 신한중 2년)군은 “애완견을 키우다 죽는 바람에 왕관 앵무를 기르게 됐지만 날이 갈수록 키우는 재미가 새록새록 쌓인다.”며 “애완견보다 돈도 적게 들고 말을 가르치면 그대로 따라하니 너무너무 귀엽고 앙증맞다.”고 예찬론을 편다. 왕관 앵무를 키운지 1개월 밖에 안된 ‘왕초보’라는 김영주(왼쪽·서울 은평구 갈현초등 6년)양은 “십자매를 키우다 죽어 애완동물을 사러 서울 청계천 6,7가 동대문 애완동물 상가에 들렀다가 빼어난 ‘미모’에 반해 구입해 기르게 됐다.”며 “미모 못지 않게 말을 잘 듣고 목소리도 너무나 맑아,친구집 등 다른 곳에 놀러가서도 왕관 앵무의 귀여운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호주가 원산지인 왕관 앵무는 몸 길이 30㎝ 가운데 꽁지 길이가 16㎝나 된다.머리 꼭대기에 왕관 모양의 깃털이 나 있어 ‘왕관 앵무’라고 불린다.몸 전체의 색깔이 노란색이지만,귀 깃털에는 붉은 반점이 있어 마치 연지를 찍은 것처럼 보인다.1회에 5,6개의 알을 낳으며,수명은 8∼20년이다. 왕관 앵무 12마리를 키우는 경력 5년의 박진주(여·50)씨는 “애완견이나 애완 고양이처럼 살갑게 구는 애정 표현에서는 왕관 앵무가 뒤떨어지지만,손으로 쓰다듬는 등 스킨십을 통해 진한 사랑과 애정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33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는 다음 카페의 ‘왕관 앵무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cafe.daum.net birdworld)’ 등 30여개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구입하려면 동대문 애완동물 상가의 ‘삼성조류공판장(02-763-1103)’ 등이나 인터넷 애완용품 쇼핑몰인 ‘사이버펫(www.cyberpet.co.kr)’ 등을 찾으면 된다.가격은 10만∼30만원.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안주영기자 jya@
  • 한여름밤 숲자락 우리소리 한가락

    소나기에도 무더위는 가시지 않았다.하긴 오후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여 퍼붓던 빗줄기가 가신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일요일인 20일 저녁.공연은 아직 한 시간 남짓이나 남았지만 우면산 자락의 국립국악원 별맞이터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었다.무대 위에서는 리허설이 한창이라,흐드러진 가락이 고성능 스피커를 타고 퍼져나가고 있었고,그 틈에 음향이며 조명을 감당하는 이들도 마지막 점검에 한창이었다. 부지런한 관객들은 아이들을 걸리거나,혹은 무동을 태운 채 일찌감치 무대를 찾아 ‘명당자리’를 잡았다.사회를 맡은 젊은 소리꾼 김용우는 광장 분수대에서 소녀팬들에 둘러싸여 사진을 함께 찍으며 한동안 헤어날 줄 몰랐다. 오후 8시,아직도 조명이 필요없을 만큼 환한 야외무대에는 어느새 앙상블 ‘상상’이 자리를 잡았다.뒤늦은 관객들이 자리를 잡느라 분주하고,아이들의 발소리가 조금은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일요 열린 국악무대-휴일 오후의 소리공감’은 시작됐다. ●기침소리도, 반바지 아저씨도 OK 국립국악원과 국악방송이매달 세번째 일요일에 마련하고 있는 ‘소리공감’은 어린 아이는 집에 두어야 하고,기침도 참아야 하는 고상한 음악회 하고는 달랐다.가벼운 차림으로 마실 나온 듯한 젊은이는 물론이거니와 중년 남성의 반바지도 허물이 되지 않았다. 이날의 주제는 창작 실내악으로 꾸며진 ‘숲,저녁,꿈’.‘휴식 같은 음악’으로 한여름 밤의 열기를 식혀주겠다는 취지였다.‘상상’과 ‘정(情)가악회’‘그림’ 등 젊은 창작 실내악 그룹 세 팀이 무대에 올랐다.김용우는 “성황당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농담을 했지만,고전미가 넘치는 의상을 입고 나온 여성 트리오 ‘상상’은 정악과 시나위의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윤회’로 미처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해금의 강은일,거문고의 허윤정,철현금의 유경화 등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연주가들로 구성된 ‘상상’은 ‘윤회’에 이어 실험성과 즉흥성을 주조로 하여 이날 연주곡 가운데 가장 현대적인 ‘상상-자유’를 선보였다. 두번째로 나온 정가악회는 이름처럼 관람객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거는 앙상블은 아니었다.정가에 기반을 둔 새로운 우리 노래를 만들어내겠다는 이상을 가진 단체답게 박노해 시 ‘강철새잎’과 황지우 시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를 들려주었다.단원의 한 사람인 이태원이 편곡한 ‘풍년가’에서는 영상까지 준비하여 역설적으로 ‘풍년의 그늘’을 보여주기도 했다. ●황새란 놈은 다리가 기니…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어준 것은 김용우를 따라 민요를 배우는 순서.관람객들은 불과 서너번을 따라했을 뿐인데도 ‘황새란 놈은 다리가 기니 우편배달을 돌리고,앵무새는 말씀을 잘하니 변호사쟁이를 돌려라’는 재미있는 가사의 통영민요 ‘동그랑땡’을 거진 외우다시피 하며 즐거워했다. 반주를 마친 ‘정가악회’가 물러나고,‘그림’이 무대장치를 하는 몇분 사이 관람객들은 소리꾼 사회자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김용우는 악기의 설치가 조금 늦어지자 “소리꾼이 소리 안하고 사회만 보니 답답해서 못살겠다.”며 ‘한곡조’를 뽑았다. 자칫 분위기가 느슨해 질 수 있는 그 순간 관람객들은 “영감은 할멈 치고,할멈은 애 치고,애는 개 치고,개는 꼬리 치고,꼬리는 마당 치고,마당가에 수양버들은 바람을 휘몰아 치는데∼,우리 집에∼ 저 멍텅구리는 낮잠만 자∼네”하는 정선아라리에 손박자를 맞추며 파안대소할 수 있었다. ‘The 林’을 ‘더 림’이 아닌 ‘그림’이라고 읽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무지개색 조각보 바지를 입은 서커스단의 피에로를 연상시키는 차림에 피아노,소금 등 관악기,거문고,해금,가야금,베이스기타,어쿠스틱기타,타악기 등 동서양의 악기가 혼합된 이들의 음악에 관람객들은 환호했다. ‘그림’이 무대에 오른 것은 지난 4월 공연에서 워낙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국악’이라기보다는 ‘국악기가 포함된 뉴에이지 음악’으로 분류해야 할 이들의 음악은 무엇보다 편안했다.리더인 신창렬이 만들었다는 멜로디에서는 창작국악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영감이 느껴졌다.이들은 어느 사이 1200여명으로 늘어난 관람객들의 박수장단 속에 앙코르에 응한 뒤에야 무대를 떠날 수 있었다. ●11월까지 공연… 입장료는 무료 맨 뒷자리에서 공연을 지켜본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왜 이런 음악회가 필요한가.”라는 우문(愚問)에 “제아무리 ‘수제천’이 명곡이라 한들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는 쉽지 않을 일”이라고 했다.그는 “초보자들도 이런 쉬운 공연을 찾다보면 듣는 능력도 조금씩 생기게 될 것이고,그것이 쌓이면 ‘수제천’에 기뻐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그것이 국립국악원이 할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지난 4월 시작한 ‘휴일 오후의 소리 공감’은 오는 11월까지 계속된다.8월에는 ‘한여름밤의 타악기 이야기’를 주제로 17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입장료는 없다.(02)580-3300. 글 서동철기자 dcsuh@ 사진 도준석기자 pado@
  • 용산 구청장 구하기?

    ‘구청장실 뒷문을 알리지 말라.” 용산구가 때 아닌 구청장실 리모델링 작업에 바쁜 모습이다. 최근 청사 앞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주택 재개발·재건축 등 집단민원과 관련된 구민들의 집회와 구청장 면담 요청이 잇따르는 데다,집무실 기습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는 루머가 나도는 등 업무를 가로막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민선 단체장의 입장에서는 민원인들을 만나주는 게 최선이지만 건설교통부나 서울시 등 다른 기관에서 주로 맡는 일들이 대부분이어서 주민들의 요구대로 면담에 선뜻 응했다가는 자칫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난감한 실정이다.그렇다고 ‘우리 관할이 아니니 다른 데로 가보라.’고 답변한다는 것은 성의없다는 비난을 듣기 십상이어서 이래저래 고민거리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초에는 구청 앞 집단시위가 이어져 일주일째 집회가 끝날 때까지 퇴근도 못한 채 집무실에 갇힌 적도 있다.화근을 피하면서도 집무도 제때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짜낸 묘안이 ‘탈출구’를 만드는 것. 이에 따라 구는 청사 옆 신축건물로 연결되는 통로 공사를 열흘 안으로 마무리지을 방침이다.지난달 말 구청장실에 뒷문을 뚫는 공사에 들어가 본건물 3층과 부속건물 3층을 잇는 4m짜리 ‘무지개 다리’를 건설하기 위한 비계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강동구는 청사 3층 김충환 구청장실 입구 천장에 폐쇄회로 TV를 설치,상황실에 연결해 비상시 복도의 자동셔터문을 내리는 장치가 가동되도록 조치해 놓았다. 송한수기자 onekor@
  • [부동산거래 투명화](4)세제개혁 병행돼야

    부동산 투명거래 정책의 최종 종착지는 공평 과세와 투기 근절이다.부동산 거래의 투명성 확보와 세제 개혁은 별개의 정책이 아니다.세제 개혁이 동반되지 않고 부동산 투명거래를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일 뿐이다. ●서울·지방 재산세 모순 심각 지난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 소유자가 낸 재산세는 모두 26만 7000원에 불과하다.같은 크기의 성남 분당 무지개마을 건영아파트 33평형 집주인은 15만 7000원의 재산세를 냈다.재산세 차이는 11만원에 불과하지만,시세 차이는 무려 2배 가깝다. 지방 아파트와 비교하면 재산세 부과의 모순점이 금방 드러난다. 은마아파트와 비슷한 면적의 대전 서구 만년동 상아아파트 31평형은 지난해 12만 5000원의 재산세를 냈다.시세는 은마아파트의 5분의1∼6분의1 수준이지만 재산세는 절반 가까이나 된다.형평을 잃은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양도세제 고쳐 투기 악용 못하게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7평형을 지난해 3월 사서 올해 5월 투기지구 지정 직전에 팔았다고 가정하자.집주인은 1년여만에 2억 88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투기지역 이전에 팔았으므로 기준시가를 적용받아 양도차익은 1억 9500만원,양도세는 5730만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투기지역지정 이후 실거래가를 적용하면 양도차익은 2억 8800만원,양도세는 9030만원을 내야 한다.그동안 기준시가를 적용하는 바람에 실거래액에 비해 3300만원의 양도세를 적게 냈다는 얘기다.강남구 대치동 은마 34평형 아파트 역시 기준시가를 적용하면 실거래가를 적용했을 때보다 양도세를 3200만원 적게 낸다.투기지구로 지정되기 전 부동산 투기꾼들이 왜 강남 아파트로 몰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실거래 기준으로 양도세를 물려도 전문 투기꾼들은 눈도 꿈적하지 않는다.시세 차익만 거둘 수 있다면 세금을 내고라도 투기를 하겠다는 것이다.필요 경비를 빼고 각종 공제혜택을 받고 나면 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내고도 차익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아파트를 사들인 것이 단순 매입인지,투기성 매입인지 자금 추적이 어렵고 양도세율을 일률적으로 36% 적용하는데 따른 모순이다. ●투기성 거래 가려 중과세 바람직 ‘차익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투기성 거래 여부를 가려내 투기성 거래에 대해선 차익을 과감하게 양도세로 환수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중계약서를 작성,시가표준액 이상으로만 신고하면 검인을 받아주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나아가 실거래가를 부동산 거래시 내는 세금의 부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또 처분시 양도세 취득가액으로 삼아 가격을 낮추거나 거래를 감추는 폐단을 막아야 한다.단순히 공시지가,아파트 면적과 준공연도 등에 따라 재산세를 매기는 현행 시스템을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비싼 아파트가 재산세를 많이 내는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 류찬희 기자 chani@
  • ‘WMD 과장’ 美대선 쟁점화

    |시카고 AFP 연합|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들은 22일 미군이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을 들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쟁동기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이끄는 무지개·PUSH 연맹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은 “우리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 전쟁은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9명의 민주당 대선 출마자중 7명이 참석한 이 토론회에서 반전운동가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 지사는 미군이 50일 이상 이라크를 장악한 상태에서 핵무기나 생화학무기의 증거를 전혀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정부가 우리에게 정직하지 않았음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흑인과 라틴계가 청중의 대다수를 이뤘는데, 이 자리에서 유일한 여성이자 흑인 출마자인 캐럴 모슬리 브라운(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이라크에 대한 선제공격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선택해서” 한 일이며 “미국의 젊은이들을 합당한 이유 없이 위험으로 내 몬 처사”라고 비난했다. 브라운 의원은 부시 정부가 9·11 테러의 여파로 조성된 테러공포를 조작,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극단적인 정치 의제”를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흑인인 앨 샤프턴 목사도 “클린턴 전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처럼 국민을 전쟁으로 오도했다면 탄핵을 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우리가 이미 점령한 50개 주에 쓸돈도 없는데 어떻게 이라크 재건 비용을 마련할 것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딕 게파트(미주리) 하원의원과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조지프 리버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애국심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라크 전쟁 문제를 피하고 경제와 교육,보건,감세,소수계 우대정책 등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공격했다.
  • 동성애자 加토론토 몰린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항소법원이 동성애 남자들의 결혼을 합법화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동성애자들이 주도(州都)인 토론토로 몰려들고 있다.토론토 시청은 오는 28∼29일의 ‘게이 프라이드(Gay Pride)’ 기간이 주말임에도 불구,결혼허가신청을 받을 예정이다.캐나다 일부 여행사는 ‘캐나다 무지개 결혼’이라는 여행상품까지 내놨다. ●“결혼은 두사람의 결합” 총리도 긍정 그러나 캐나다에서의 결혼증명이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을 받느냐는 아직 미지수다.미국 내 동성애 단체들은 어떤 경우가 가장 효과적인 법적 선례가 될지를 파악하기 전에 이 문제를 미국으로 끌어들이지 말기를 동성애 부부들에게 요청했다. 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는 19일(현지시간) 정부가 온타리오 판결에 항소하지 않을 것이며,결혼은 오직 남녀간만이 아니라 두 사람간의 결합이라고 재규정하는 연방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법이 통과되면 캐나다는 네덜란드,벨기에에 이어 동성애자의 결혼을 허용하는 세번째 나라가 된다. ●700달러 결혼 패키지상품도 인기 토론토 시의회에 따르면 17일 현재 128명의 동성애 부부가 시에 결혼허가신청을 냈다.온타리오주 남부 윈저에서는 이미 13쌍의 동성애 부부가 결혼증명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에서 결혼하는 데는 결혼허가비로 82달러(10만원)를 내며 허가를 받은 뒤 90일 이내에 결혼하면 된다.이에 따라 항공료,3박 호텔비에 결혼식·사진촬영 비용까지 합해 700달러 수준인 결혼 패키지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4억매매 집’ 1억신고에 도장 “쾅”/투기 부채질 검인 계약서

    부동산투기를 막고자 도입된 ‘검인계약서’가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해치고 투기꾼을 키우는 온상으로 전락,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본지가 입수한 3월 중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등 6개 지역 12개 아파트의 검인계약서 신고가격은 시세의 20∼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일부 아파트는 시세의 20% 이하로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소유권이전등기와 취득세·등록세 부과 기준이 되는 검인계약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돼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검인계약서는 미등기전매를 막고 부동산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위해 1988년 도입된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상의 제도.부동산 소재지 시장·군수·구청장이 거래사실(거래 당사자 및 거래가격)을 확인한 뒤 도장을 찍어준(검인)계약서로,부동산중개업소에서 실거래 가격으로 작성한 계약서와는 다르다. 이 계약서는 대부분 거래 내용을 전혀 모르는 법무사가 3부를 작성,행정관청의 요식행위를 거친 뒤 국세청과 등기소로 1부씩 보내진다.1부는행정관청이 보관하고 있다.국세청은 부동산투기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자료로,등기소는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로 이용한다.기준시가가 없는 토지 등은 양도세를 매기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검인계약서,‘신고용’으로 둔갑 최근 서울 강남 아파트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대치동 은마 아파트 거래 신고가는 실거래가의 22∼24%에 불과했다.이 아파트 31평형의 시세는 4억 4000만∼4억 8000만원.하지만 거래 당사자는 1억 1800만원에 사고 팔았다고 신고했다.시세가 5억 4000만∼5억 8000만원인 34평형은 1억 3300만원으로 신고했다.기준시가(31평형 3억 1850만원,34평형 3억 8850만원)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강남구 개포동 현대1차 47평형은 1억 6000만원으로 신고,시세(6억 9000만∼7억 4000만원)의 18.2%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구청은 아무런 절차없이 검인(檢印)도장을 찍어줬고 매수인이 이를 근거로 취득세·등록세를 낸다. 분당신도시 구미동 무지개마을 주공 21평형은 신고가액이 4550만원으로 시세(1억 6000만원)의 28% 수준이다.강북 아파트도 비슷했다.광진구 구의동 현대프라임아파트 25평형의 시세는 2억 3000만∼2억 8000만원이지만 검인계약서에는 5000만원으로 신고됐다.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오른 대전 서구 상아아파트는 1억 30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데도 신고가액은 4900만원이었다. ●정부,“내 소관 아니다” 건설교통부나 행정자치부,국세청,등기소 등은 검인계약서의 신고가격이 실거래가와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내 소관이 아니다.”라며 발뺌만 하고 있다. 검인계약 업무를 담당하는 일선 시·군·구청의 토지관리·지적과 공무원들조차 “유명무실한 검인계약서를 왜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행정낭비만 가져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검인계약서의 거래가격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자칫 ‘구호’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동회 감정평가연구원 박사는 “독일은 실거래가격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면서 “우리도 실거래가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희순 강원대교수는 “실거래 신고를 의무화하면 조세 부담을 우려,당장은 거부감이 있겠지만 부동산 거래·가격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실거래가를 통한 ‘일물일가(一物一價)’원칙이 먼저 정착돼야 한다.”며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교부 관계자는 “검인계약서의 문제점 등을 포함,부동산거래의 질서확립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최근 전문 연구기관에 용역을 줬다.”고 밝혔다. 류찬희기자 c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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