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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공에 흩어져있는 희귀 ‘파이어 무지개’ 포착

    상공에 흩어져있는 희귀 ‘파이어 무지개’ 포착

    미국 애리조나에서 희귀한 무지개가 포착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정식 명칭은 ‘circumhorizontal arc’, 우리말로 수평호(水平弧) 또는 천정호(天頂弧)라 부르는 이 현상은 아치형의 일반 무지개와 달리 대기 중 무지개가 마구 흩어져 있는 듯한 형태를 띤다. 애리조나 더글라스에서 이를 포착한 브랜던 리오스는 “우연히 아빠와 함께 희귀한 현상을 목격했다. 무지개가 마치 하늘에서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천정호는 상공 5000m 이상의 구름 속 얼음 결정에 태양빛이 반사돼 나타나는 현상이며, 기상학적으로 무지개라고 칭하긴 다소 어렵지만 다양한 빛깔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상 ‘무지개’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무지개는 대기 중 물방울이 태양빛을 반사하면서 형성되지만, 천정호는 태양빛이 육면체의 얇고 평평한 작은 얼음결정체를 통과하면서 만들어진다. 때문에 일반 무지개와 달리 붉은빛이 아래쪽에 있는 ‘거꾸로 무지개’ 또는 구름에 흩어져 있는 듯한 수평 무지개가 형성된다. 이 형태가 마치 불꽃이 일렁이는 모습과 닮았다 해서 ‘파이어 무지개’(Fire rainbows)라 부르기도 한다. 전문가는 ‘파이어 무지개’가 전 세계를 통틀어 보기 드문 기상현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외국인 어르신들 위한 구로구 다문화 경로당

    서울 구로구는 다문화 가정의 복지 향상을 위해 구로2동 466-262번지 일대에 외국 동포 및 다문화 노인 경로당인 ‘구립 무지개 경로당’을 건립했다고 27일 밝혔다. 무지개 경로당은 토지 145㎡, 건물 면적 83㎡ 규모에 방 2개, 화장실 2개, 주방, 거실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이번 경로당 건립은 행정안전부가 지난 2월 외국인 주민 지역사회 적응 지원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됐다. 구는 행안부의 계획에 따라 다문화 경로당 오픈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공모를 통해 2억 5000만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구비 1억 8000만원을 더해 4억 3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경로당 이용 정원은 50명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평택대·목포해양대 운영 비리

    전임교원 채용과정에서 적절한 심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학사관리를 부실하게 해온 대학들이 당국의 감사에 적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년제 사립대인 평택대(학교법인 피어선기념학원)와 국립대인 목포해양대에 대해 지난 8월 종합감사를 한 결과, 교원선발과 학생 성적 및 학적관리 등에서 다수의 부당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26일 밝혔다. 평택대는 전임교원 33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전공심사와 면접 등 정해진 심사절차를 생략하고 교원인사위원회 심의만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교원 신규채용 과정에서도 전공 적합도와 면접 심사까지 마치고도 특별한 이유없이 채용절차를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2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임용 6개월 만에 전임강사 2명을 조교수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평택대는 또 대학 자체조사에서 경리과 직원이 학교 법인카드로 백화점 등에서 1억 1500만원을 개인적으로 쓴 사실을 밝혀내고도 징계 및 수사기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5000만원이 넘는 상품권을 법인카드로 구입해 총장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게 한 사실도 적발됐다. 목포해양대는 항해·기관분야의 전임교원을 새로 뽑는 과정에서 해당 학문을 전공하지 않은 부적격자 4명을 선발하고, 학교가 보유한 실습선을 활용해 지역 중학생들에게 체험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선상무지개학교’를 운영하면서 사업비 29억원을 학교회계에 편성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는 등 사업을 부당하게 운영한 사실이 적발됐다. 교과부는 두 대학의 총장 등 관계자에 대한 경징계 및 경고를 학교측에 요구하고 부당지급액을 회수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하늘로 가는 문? 희귀 ‘안개무지개’ 포착

    하늘로 가는 문? 희귀 ‘안개무지개’ 포착

    하늘로 가는 문? 또 다른 세상과 연결된 신비의 문을 연상케 하는 자연현상이 포착됐다. 일명 ‘안개무지개’(Fogbow)라 불리는 이 현상은 우크라이나의 한 산악지역서 포착한 것으로, 아치형의 둥근 안개가 마치 무지개처럼 이어져 있다. 안개무지개는 일반 무지개처럼 대기중 물방울과 태양빛이 만나 생성되지만, 다른 점은 빛과 반응하는 물방울이 일반 무지개보다 입자가 더 작은 안개 알갱이라는 사실이다. 태양빛은 매우 작은 안개 알갱이와 만났을 때 굴절되지 못한 채 그대로 투과되고, 때문에 빛이 반사돼 여러 빛깔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안개처럼 불투명한 흰색을 띤다. 안개무지개는 일반적으로 북극 지방에서 주로 관찰되며 산 위에서 관찰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러시아의 한 남성은 우크라이나 남쪽 차티르-다그산(Chatyr-Dag mountain)을 트래킹 하던 도중 이와 같은 희귀한 현상을 발견하고는 곧장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마치 저 너머에 다른 세상이 있을 듯한 신비한 느낌이었다.”면서 “높은 산에서 보통 무지개가 아닌 희귀한 안개무지개를 만나게 돼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SURFING HAWAII 인간의 온도 하와이

    SURFING HAWAII 인간의 온도 하와이

    그 섬에서는 중력을 느낄 수 없었다. 편서풍에 실려 어디든 날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 위를 걷는 것쯤은 손쉬워 보였다. 그것이 하와이 서핑에 도전한 변이다. 그 바람을 살 수 있다면 애스톤 와이키키 리조트 23층 21호. 19시간의 시차는 하와이의 밤에서 한국의 늦은 오후 사이를 운항하는 모호한 타임머신에서 몇 번 멀미를 하고 나서야 적응한 것이었다. 습관처럼 발코니로 향했다. 거기 놓인 1인용 플라스틱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서 하는 일은 항상 뻔했다. 한 5분 동안 별이 총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감탄하다가 조금 지겨워지면 저 멀리 활처럼 휘어 있는 와이키키 해변으로 시선을 옮기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어둠 속을 달려오는 거품만 보이지만 일단 눈이 적응하고 나면 아직도 바다를 애무하는 섹시한 실루엣을 발견하게 되기도 했다. 그러다 지루해지면 이번에는 청각이 슬슬 깨어나서 해변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소음을 감지하고, 후각은 비린내 없는 바다냄새를 분석하기도 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은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은 촉각이다. 이 섬의 공기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쾌적하지 않느냐 볼멘소리. 이것이 하루도 빠짐없이 하와이에서 치렀던 밤의 의식이었다. 바람. 이 모든 것은 순전히 바람 때문인 것 같았다. 파도가 높은 것도, 하늘이 맑은 것도, 별이 빛나는 것도, 무지개가 뜨는 것도, 내가 이곳에 다시 온 것도. 밤마다 와이키키를 내려다보며 내가 생각한 부질없는 소망은 ‘이 바람을 살 수 있다면’이었다. 그 바람으로 나는 매일 매일 서울의 매연을 날려 보내고, 예쁜 구름들을 뭉치고, 그 사이에 무지개를 띄우고 있는 나를 상상했다. 바람을 타고 훨훨 날아가는 상상을 했었다. 1 해안 가까이 방파제를 쌓아서 천연의 수영장을 만든 와이키키 해변 2 서퍼들에게는 밀려오는 파도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 있다 3 스탠드 업 패들링을 하는 청년의 등에는 작은 봇짐과 운동화가 매달려 있었다. 항상 붐비는 와이키키 해변에서 바다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그 바다를 걷지 않는다면 낮이 되어 관광객으로 붐비는 와이키키 해안 도로를 걷다 보면 라스베이거스가 생각나곤 했다. 바닷가에 늘어선 대형 호텔이 커다란 장막을 치고 있고, 그 사이사이에는 크고 작은 쇼핑점들이 자리잡고 있는 풍경 때문인 것 같았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또다시 수많은 삼정들이 블록마다 꽉꽉 들어차 있다. 단, 카지노의 바다 대신 진짜 바다가 있다는 것만 다를 뿐. 라스베이거스를 여행하는 방법이 다양하듯, 와이키키 지역을 여행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여행자들이 처음 하는 일은 대부분 짐을 풀자마자 와이키키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칼라카우아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일이다. 양복 입은 사람들과 비키니 입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흘러가는 그 길의 양쪽에는 호텔과 쇼핑센터, 레스토랑들이 가득하다. 유명한 오믈렛 레스토랑 ‘에그 포 낫싱’과 ‘치즈케이크 팩토리’도 그 대로변에 있다. 소란을 조금 벗어나고 싶다면 두 번째 방법, 모래사장을 걷는 방법이 있다. 누워 있는 사람들을 밟고 지나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와이키키의 바다 위에는 교통정리가 필요할 만큼 많은 서퍼들이 하루 종일 정체를 이루고 모래사장도 붐비기는 마찬가지다. 처음 시도해 본 세 번째 방법은 물속으로 산책하는 일이었다. 바닷물에 몸을 반쯤 담그고 바라본 세상의 풍경과 감각은 낯설다고 느껴질 만큼 새로웠다. 허리춤을 간질이는 파도, 발을 부드럽게 핥아 주는 고운 모래, 멀리서 들려오는 ‘쏴아’ 물거품 소리와 별안간 나타나 떼를 지어 지나가는 물고기떼들. 그런 감각들로 충만한 채 수킬로미터씩 이어졌던 와이키키의 바다속길 산책은 내게 신항로 개척보다 의미 있는 루트 개척이었다. 그리고 급기야 지금까지 고수하던 ‘구경꾼’의 자세를 버리고 파도와 맞서 보기로, 서핑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interview KITV 뉴스앵커 케니 최 Kenny Choi “서핑은 조깅이다” 낯선 사람들이 함께 둘러앉은 원탁. 어색하게 밥먹기에만 열중하게 되기가 쉬운 그 테이블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중계하기 시작한 것은 케니였다. 질문을 던지고 주제를 이어가면서도 좌중을 고루 배려하는 세련된 매너는 ‘앵커’라는 그의 직업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하와이 지역방송사의 메인 뉴스 앵커이자 한인 2세라는 사실에 어디를 가도 집중을 받는 케니를 다시 바라보게 된 순간은 그의 입에서 ‘매일 아침마다 서핑을 한다’라는 말이 나왔을 때였다. 누군가가 매일 조깅처럼 즐기는 서핑이 내게는 태어나서 한번도 접해 보지 못한 스포츠였다는 사실이 갑자기 머리를 강타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를 다시 만난 것은 토요일 아침, 듀크 카하나모크Duke Kahanamoku동상 앞에서였다. 며칠 전 보았던 정장의 앵커맨은 온데간데없고 맨발에 검은 티셔츠와 헐렁한 반바지, 서핑 보드를 옆구리에 낀 청년은 검게 그을린 얼굴로 하얗게 웃고 있었다. 뉴욕에서 왔다고 들었다. 서핑 때문에 하와이로 온 것인가? 하하. 그렇지는 않다. 2년 전에 메인 뉴스 앵커로 발탁되면서 이주했으니 직장 때문이다. 코네티컷 출신이지만 대학을 UCLA로 가면서 서핑을 종종 즐겼다가 하와이에 오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 원래 나는 스포츠 리포터로 시작해서 스포츠 앵커로 일했을 만큼 스포츠라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좋아했었다. 지금은 9시 뉴스의 앵커라서 매일 2시부터 11시까지 일하니까 오전에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서핑이 가장 좋다. 와이프도 지금 저 앞바다에서 서핑을 하고 있다. 하와이에서 일상인으로 산다는 것은 좀 다를 것도 같은데. 하와이에 와서 놀란 점은 사람들이 일을 매우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보통 하와이 사람들은 유유자적 즐기며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뉴욕에서 스포츠나이트 쇼, 스포츠 네트워크 뉴욕, 폭스 등의 스포츠 뉴스 앵커를 하면서 치열하게 살다가 하와이에 와서 ‘릴렉스’하는 법을 좀 배운 것 같다. 유전적으로 ‘알로하 정신’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할 만큼 친절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서핑의 매력은 무엇인가? 뭐랄까…, 말로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공기 속을 나는 느낌, 바다와 연결된 느낌이 든다.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처음 서핑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면 한번 해보고 나서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최소한 2~3번은 계속 도전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그래야만 서핑의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남성 서퍼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서핑은 남성적인 스포츠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자들이 많기는 한데 그렇다고 남자의 스포츠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도 이제 서핑을 좀 해보려고 하는데 좋은 장소를 추천해 달라. 이런. 서퍼들 사이에서 불문율은 장소를 누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게 있는 줄 몰랐다. 여러 해변을 찾아가서 서핑을 해 보면서 나만의 비밀장소를 찾는 것도 서핑의 재미이기 때문이다. 여기 와이키키는 항상 사람들이 많아서 나는 좀더 동쪽의 한적한 해변을 찾는 편인데 며칠 전에 그곳에서 좋은 파도를 만나서 아주 기뻤다. 어딘지는 말할 수 없지만. ▶197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한국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케니 최는 하와이 KITV의 밤 10시 뉴스 앵커를 맡고 있다. 내년이면 한인 이민 110주년을 맞이하는 하와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뉴스를 보고 싶다면 미국 예일대와 한국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의 부모님들처럼 KITV 사이트(www.kitv.com)를 열면 된다. ■Chun’s Reef 서핑 체험기 바람 반, 물 반의 자유 이틀 후 이른 아침, 눈을 뜨자 팔이 잘 올라가지 않을 정도로 온몸이 뻐근했다. 어제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커튼을 젖히고 발코니로 나가서 점점 밝아지는 바다를 향해 심호흡을 했다. 새벽 6시에도 이미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로 어제와 다름없는 풍경들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전까지 보이지 않던 전혀 새로운 것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저 ‘파도들’이라고 불렀던 그 물결들이 하나하나 달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다음번에 나도 타 볼 수 있을 것 같은 파도, 그렇지 않은 파도, 너무 낮아서 그냥 흘려 보내야 하는 파도, 무섭지만 황홀하게 힘이 넘치는 파도 등등. 나는 각각의 파도를 구분해 내고 있었다. 그저 하나의 레포츠 경험으로 생각했던 서핑이 앞으로의 내 삶에서 파도를 향한 태도 전체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은 소름끼치는 기쁨이었다. 하지만 시계를 돌려 전날 오전, 오아후 섬의 북쪽으로 올라가는 서핑 버스 안의 나는 심각하게 망설이고 있었다.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취소해도 된다는 여행사의 안내가 있기도 했고, 15여 명 정도의 여행자 중에서도 서핑 레슨을 받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서핑을 배우게 될 장소의 이름이 Chun’s Reef가 아니었다면, 내 이름의 영문 스펠링이 Chun이 아니었다면 예약을 취소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름이 같다는 우연의 일치에 운명이라는 망상을 덧댄 끝에 나는 일행의 응원을 받으며 홀로 버스에서 내렸다. 올 겨울 서핑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이곳에 와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캘리포니아 출신 프로 서퍼 제이크가 나의 선생님이었다. 피부와 보드의 마찰을 줄여 준다는 서핑티셔츠를 입고 나니 준비는 끝이라고 했다. 낡은 트럭에서 보드를 하나 꺼낸 그는 말했다. “단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나무’요. 나무만 바라보면 됩니다.” 물론 그때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지 못했다. 다른 수강생이 없어서 개인 교습이 되어 버린 레슨은 빠르게 진행됐다. 보드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 있다가 파도가 오는 타이밍에 맞춰 제이크가 보드를 빠르게 밀어 주면 그 순간 재빠른 동작으로 일어서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절대로 손으로 보드를 붙잡지 말아야 한다거나(그러면 보드의 균형이 깨진다),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스키나 보드를 타는 요령과 비슷하다) 것보다 가장 중요한 요령은 아래를 쳐다보지 않는 것, 즉 해안의 ‘나무’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내가 한 일은 수없이 물속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순간이나마 완벽한 자세를 유지했다는 제이크의 과장된 칭찬을 듣기도 했지만 그런 순간은 두 시간 동안 다 합쳐 30초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하나의 파도를 넘으면 다음 파도가 넘어오듯이 서핑은 그런 것이었다. 파도가 좋다 싶어도 너무 늦게 일어서면 꽝이고, 제때 일어났다 싶으면 다리 위치가 틀렸고, 다리 위치가 맞았다 싶으면 상체가 기울고….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트리는 내게 제이크가 말했다. “서핑의 재미는 수없이 작은, 그리고 수없이 많은 장애물들을 하나씩 극복해 나가는 것이랍니다.” 서핑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웠다. 제이크는 수영을 못해도 서핑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발이 닿지 않는 물이 두려운 사람이라면 감히 엄두를 내지 말아야 할 일이었다. 큰 파도야 타 본 적이 없지만 서핑의 리스크는 파도에 휩쓸려 바위나 산호에 부딪치게 되는 일이다. 발밑이 온통 날카로운 산호라서 그 위에 발을 딛었다가는 ‘나처럼’ 살을 베이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체력고갈로 지쳐 버린 나는 제이크의 사진 한 장을 찍을 생각조차 못했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발뒤꿈치의 상처가 다 아문 지금까지도 서핑의 여운은 길게 남아 있다. 그것은 내가 극복하지 못한 채 남기고 돌아온 ‘수없이 많고, 작은 장애물’들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했고 물속으로 계속 곤두박질치게 했던 바다에 대한 앙심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리움이었다. 하와이의 바람을 내 소유로 만든 것 같았던 그 30초. 바람 반, 물 반으로 만들어진 파도를 밟고 섰던 그 기적적인 순간으로 자꾸만, 자꾸만 다시 돌아가고 싶다. 1 11월이면 큰 바람이 불어오는 오아후 북쪽 해안가. 반자이 파이프라인의 굵고 튼튼한 파도는 도전의 대상이다 2 환경단체 NGO들의 보살핌으로 자연 생태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하와이안 그린 터틀.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만날 확률이 높은 편이다 3 해변의 명예의 전당이라고 할 만큼 유명한 비치들이 이웃하고 있는 노스 쇼어에서 자전거는 가장 유용한 이동 수단이었다 4 울창한 원시림이 가득한 와이메아 계곡은 해변 못지않은 비경이다 Oahu North Shore ‘첫 서핑’을 위한 그곳 해변에도 셀러브리티가 있다면 오아후 노스 쇼어는 명예의 전당이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서핑과 스노클링 명소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는 뜻이다. 와이메아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이 바다와 만나는 와이메아 베이Waimea Bay, 파도가 높기로 유명한 반자이 파이프라인, 최고의 해안 다이빙 장소이자 천연 수족관으로 꼽히는 더 코브The Cove, 하와이 그린 바다거북이 살고 있는 터틀 비치, 눈부신 모래사장이 펼쳐진 선셋 비치Sunset Beach까지,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렸다. 하지만 노스 쇼어의 자전거 대여점에 도착했을 때 살짝 당황했던 이유는 고물상에 온 것이 아닌가 싶은 낡은 자전거들이 때문이었다. 다 고만고만한 녀석들 중에서 크기가 작은 것을 잡아타고 도로를 50m쯤 달렸을 때 두 번째 당황의 순간이 찾아왔다. 기어가 없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브레이크가 없다니! 혹시나 하고 페달에 힘을 줘 보니 페달 브레이크 방식이었다. 익숙지 않은 자전거에 잔뜩 겁을 먹고 돌아가서 핸드 브레이크 자전거를 찾았지만 주인은 태연한 표정으로 없다고 대답하며 한마디를 보탰다. ‘우린 어려서부터 그런 자전거를 타고 자랐는 걸. 브레이크 잡을 때 발의 위치를 주의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 다리가 일직선이 되면 버티기가 어려우니까.’ 그리하여 노스 쇼어 여행은 시속 10km 이하였다. 브레이크 때문만은 아니고 1~2km 간격으로 이웃하고 있는 해변들이 하나같이 절경이라 자주 멈춰 서야만 했기 때문이다. 노스 쇼어 파도의 명성은 이미 버스가 반자이 파이프라인Banzai Pipeline에 잠시 멈춰 섰을 때 확인한 터였다. 오죽 파도가 높고 단단하게 휘어지면 이름부터 파이프라인이겠는가. 게다가 그 파도가 가장 높아지기 시작하는 시즌은 큰 바람이 찾아오는 11월부터다. 두 시간은 이 매혹적인 해변에 들러 사진만 찍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막상 하와이 그린 거북이를 만났을 때는 아주 빠른 속도로 사진만 찍고 돌아서야 했는데, 그때의 심정은 경주에서 지고 있는 토끼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해변을 독서실 삼아 일광욕과 독서를 겸하는 사람들을 발견했을 때도 ‘루저’의 심정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할레이바 타운Haleiwa Town의 그 유명한 빙수를 버스가 떠나기 전에 가까스로 구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탕수수 농장이 흥했던 시절의 가옥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할레이바는 이제 서퍼들이 주둔하는 마을이다. 더위와 갈증을 한번에 날려 버리는 빙수가 유명해진 것도,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면서도 단백질을 공급하는 새우라이스 트럭이 유명해진 것도 서퍼들과 관련이 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트래블프레스 02-2264-8494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노스 쇼어 서핑 버스 해변과 서핑으로 유명한 오아후 북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원데이 투어 프로그램이다. 오전 오후의 자유 시간 동안 해변을 옮겨가면서 폭포 수영, 스노클링, 자전거 타기, 서핑, 바디보드, 카약, 스탠드 업 패들링, 서핑 등 1~2가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필요한 장비와 왕복 교통편을 제공하며 식사는 포함되지 않는다. 해변뿐 아니라 할레이바 마을, 와이메아 폭포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바다거북이도 구경할 수 있다. 와이키키에서 노스 쇼어까지는 전용차량으로 50분 정도 소요되며 서핑, 카약 등의 레슨에는 추가 요금이 붙는다. 투어시간 오전 8시~오후 5시 비용 76달러(액티비티 1가지 기준), 89달러(액티비티 2가지 기준), 2시간 서핑 교습 145달러(호텔 픽업 및 왕복 교통, 장비 대여 포함, 세금 별도) 문의 (808)226-7299 www.northshoresurfbus.com ▶Travel to Hawaii Hawaii 사랑을 부르는 섬, 하와이 하와이는 1778년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1959년 알래스카에 이어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다. 하와이 제도는 오아후, 마우이, 하와이(빅 아일랜드), 카우아이, 몰로카이, 라나이, 니하우, 카홀라웨 등 8개의 큰 섬과 13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개인 소유와 군항기지로 이용되는 니하우와 카홀라웨를 제외한 6개의 큰 섬에 관광객이 들어간다. 이중 하와이의 주도인 오아후섬이 정치, 경제, 문화, 교육,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8개 섬 중 규모로는 3번째 해당하지만 전체 주민의 78% 정도가 이 오아후섬에 거주하고 있다. 항공 찬스는 하루 4번! 최근 2년 사이에 인천-호놀룰루 사이에 신규 취항과 증편 등이 활발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오후 8시 인천 출발)과 하와이안항공(오후 10시 인천 출발)이 매일 취항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매일 2편(오후 7시, 오후 9시10분 인천 출발)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하와이로 갈 때 8시간 40분이 소요되며 인천으로 돌아 올 때는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비자 허가를 받으시오! 까다로웠던 미국 비자발급이 2008년 11월17일부터 전자여행허가제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로 변경됐다. 여행 전에 미리 ESTA 사이트(www.estausa.co.kr)를 통해 입국 허가를 신청한 뒤 서류를 프린트해 미국 입국시 제출하면 된다. 일주일 정도 여유를 두고 신청하는 것이 좋다. 수수료는 4만4,000원. 날씨 이토록 쾌적한 맑음 아열대에 속하는 하와이는 평균기온은 23.8도로 아주 쾌적하다. 하와이가 북위 19~22도의 열대권에 들면서도 이런 날씨를 유지하는 것은 여름에 동북무역풍이 불고 한류인 캘리포니아 해류가 섬을 지나기 때문. 겨울에는 무역풍 대신 남풍이 비를 몰고 오지만 한바탕 내리고 나면 금방 맑아져 다시 상쾌하다. surfing season 지금 하와이는 서핑 중 서핑이야 일년 내내 즐기는 스포츠지만 한겨울에 파도가 가장 높아지는 오아후의 북쪽, 노스 쇼어에는 전세계 최정상급의 서퍼들이 모여든다. 매년 11월12일부터 12월20일까지 펼쳐지는 밴스 트리플 크라운 서핑 대회는 리프 하와이안 프로, 밴스 월드컵 오브 서핑, 빌라봉 파이프 마스터스로 이어지는데, 이들 대회에 걸린 상금만 총 80여만 달러다. 하와이관광청 홈페이지 www.gohawaii.com 음료 얼음빙수 한 방! 달궈진 몸, 아직 식지 않은 열정을 살짝 식히기로는 얼음빙수shave ice만한 것이 없다. 단팥도, 떡도, 우유도 없이 그냥 얼음을 갈아 수북이 담고 그 위에 커피맛, 레몬맛, 메론맛 등등의 다양한 액체를 부었을 뿐인 심심한 빙수지만 할레이바타운에서는 최고의 간식이다. 언제 가도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팥빙수처럼 단팥을 넣은 메뉴도 있다. 재료와 크기에 따라 빙수 가격은 2.5~3.5달러 사이. 마츠모토 빙수집이 가장 유명하지만 90년 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이 멋진 아오키스Aokis도 용호상박이다. resort 애스톤 와이키키 비치 호텔 방문을 열면 커다란 통창으로 바다가 쏟아진다. 25개 층에 있는 644개 객실 중 열에 여덟은 환상적인 오션뷰를 누릴 수 있는 애스톤 와이키키 비치 호텔Aston Waikiki Beach Hotel. 호텔 로비에서 몇 발자국만 걸어나가면 펄떡거리며 살아 숨쉬는 와이키키를 만나게 된다. 하와이의 5개 섬 중에 호놀룰루가 위치한 오아후에는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가 있지만 코앞에서 와이키키 해변을 즐길 수 있는 애스톤 와이키키 비치 호텔이 특별한 이유다. 1948년 태평양에서 난파된 프랑스인이 하와이 원주민과 결혼해 조그만 숙박업소로 출발한 애스톤은 현재 오아후에 9개, 마우이 9개, 카우아이 5개, 빅아일랜드 3개의 숙박시설을 보유한 하와이 최대 규모의 호텔 그룹으로 발전했다. 일반 호텔 스타일부터 부티크 스타일, 콘도미니엄, 빌라형까지 다양한 객실 타입을 갖췄다. 특유의 환대정신인 ‘알로하 스피릿Aloha Spirit’으로 무장해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호텔로 선정되기도 했다. 애스톤 와이키키 비치 호텔 역시 2010년 개보수를 마치고 재개장을 하면서 하와이를 찾는 많은 신혼부부를 위한 호텔로 손님에게 차별화된 허니문을 제공하고자 고심했다. 일례로 아기자기한 허니문을 위해 호텔은 작은 장치를 이용했다. 그중 하나가 소꿉놀이 같은 애스톤 라이프를 상징하는 물건인 ‘쿨러백’. 객실에 비치된 쿨러백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차곡차곡 담아 바닷가로, 야자수 밑으로, 해변의 벤치로 자리를 옮겨 야외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허니문에서 점잖게 멋을 부린 저녁식사는 필수! 호텔 내에는 하와이안 퀴진을 맛볼 수 있는 ‘틱스 그릴 앤 바Tik’s Grill and Bar’가 있어 멀리 가지 않아도 파인 다이닝이 가능하다. 식사를 하면서 즐기는 훌라쇼도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다. 호텔에 묵는 손님 모두에게 제공되는 ‘알로하북Aloha book’도 애스톤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잔재미 중 하나! 알로하북에는 쇼핑, 레스토랑, 투어어트랙션 등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 모두 들어 있다. 수영장과 로비에서는 무료로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주소 2570 Kalakaua Avenue, Honolulu, HI 96815 문의 866-77-774-2924 www.astonhotels.co.kr(한국어) place 폴리네시안 문화센터 수천년 전 머나먼 섬에 사는 폴리네시안Polynesian들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들은 수개월에 걸쳐 해와 달 그리고 별의 길을 읽으며 바다를 항해했다. 파도의 방향을 읽고, 새들의 비행을 관찰하며 망망대해를 건너온 그들이 바로 하와이안들의 조상들이다. 자고 나면 땅의 모양이 바뀌어 있는 화산섬에 정착해 ‘알로하 정신’을 가꾸어 왔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폴리네시안문화센터PCC, Polynesian Cultural Center에서는 7개의 폴리네시안 부족을 만날 수 있다. 피지, 타히티, 사모아, 하와이, 뉴질랜드(마오리), 파파누이(이스터섬), 통가의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보여 준다. 방문객들이 잘 신경 쓰지 않는 사실 하나는 PCC가 몰몬교단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라는 것. 수익의 대부분을 장학금 등 교육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입장료 외에 기부금도 받고 있다. ‘민속촌’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주민들의 실제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에 PCC는 지금까지 3,300만명 이상이 방문한 하와이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와이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루아우’ 뷔페식을 마치고 나면 느린 카누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가이드의 재담에 웃다 보면 어느덧 반대편 종착지에 도착하게 되고, 그때부터 각 부족 마을의 방문이 시작된다. 부족마다 매일 3~5회씩 공연이 반복되므로 시간표를 잘 짜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후 2시30분에 진행되는 카누 선상 쇼 관람을 위해 응달에 자리를 잡는 민첩함도 필요하다. 저녁에 펼쳐지는 쇼 <HA: Breath of Life>까지 관람할 예정이라면 입장료(49.95달러), 저녁 식사(35달러), 쇼(49.95달러)를 포함하는 패키지 티켓(성인 91.95달러부터, 소인 67.95달러)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폴리네시안문화센터┃주소 55-370 Kamehameha Highway in Laie, Hawaii 96762 운영시간 매일 낮 12시~오후 6시(매주 일요일 휴무) 문의 800-367-7060 www.polynesia.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서 찍힌 ‘브로켄의 요괴’

    ▶사진 보러가기 우크라이나에서 ‘브로켄의 요괴’로 알려진 희귀한 무지개가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신비한 무지개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리미아에 있는 차트르와 다그 지역을 잇는 산악 지역에서 우연히 포착됐다. ‘브로켄의 요괴’는 독일 브로켄 산에서 많은 등산가가 이 기상 현상을 보고 요괴(유령)로 착각했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국내에서는 브로켄현상으로도 알려졌다. 즉 안개가 낀 날, 산꼭대기에 오른 등산객 주위로 한쪽에서 태양 광선이 비쳤을 때 그림자가 그 안개 위에 더 크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기 중의 물방울 때문에 태양 광선이 회절해 생성된다. 사진을 찍은 미하일 바에브스키(61)는 “그날 날씨가 매우 흐렸기 때문에 해발 900m 부근에서 하산할 생각도 했지만,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면서 “약 1200m 부근에서 그런 광경을 볼 수 있어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이순신 같은 우리 영웅도 세계에 알리고파”

    “이순신 같은 우리 영웅도 세계에 알리고파”

    지식경제부 직원이 구글에 영문 장편 소설을 연재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황규호(57) 지경부 정책연구실 서기관이다. 황 서기관은 지난 10월부터 세계적인 인터넷 포털인 구글에 자신의 영문 소설인 ‘솔롱구스’(Solongus)를 연재하고 있다. 솔롱구스는 몽골어로 ‘무지개가 뜨는 땅’이란 뜻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벌이고 있는 치열한 경쟁을 그린 소설이다. 유명 완성차 업체들인 BMW, GM, 포드, 벤츠, 폭스바겐 등의 시장 경쟁을 중국 고전인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관우, 조조 등에 비유해 묘사하고 있다. 황 서기관의 소설은 현재 구글뿐만 아니라 인도 최대 인터넷 매체인 ‘리얼타임 닷 레디프’(Real time. Rediff)에도 연재 중이다. 또한 미국, 영국의 인터넷 매체들은 물론 일부 국내 매체도 황 서기관의 소설을 게재하고 있다. 황 서기관은 “이순신 장군 등 우리 영웅들을 소재로 한 영문 소설도 구상하고 있다.”면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조그만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한편 황 서기관은 아주협력과, 불공정수출입과, 정보화과장을 역임했으며 ‘아시안 드림’, ‘블루, 레드, 사프론’ 등 한국 문화와 사상을 외국과 비교한 2편의 영문 소설을 집필한 바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무지개빛 나는 희귀 ‘레인보우 UFO 구름’ 포착

    무지개빛 나는 희귀 ‘레인보우 UFO 구름’ 포착

    영국 스코틀랜드 북해 연안의 애버딘에서 형태 뿐 아니라 빛깔까지 독특한 일명 ‘레인보우 UFO구름’이 포착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소개된 이 구름은 마치 구름이 무지개에 흠뻑 적셔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다채로운 색을 자랑한다. 진주 표면처럼 희미한 무지개 빛을 발해 일명 진주운(nacreous cloud)이라 부르는 이 구름은 일출 전, 일몰 후에 지상 약 24㎞ 높이에 드물게 나타나며, 견운(絹雲)이나 고적운(高積雲)과 유사한 형태를 띤다. 이러한 특별한 형태는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구름이 무지개 빛을 띠는 이유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버딘 기상청의 데이브 클라크는 “진주운은 대류권에서 형성되기까지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보기 드물다.”라면서 “이 구름은 대기 중 메탄과 오존이 결합해 생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극지방에서 주로 관찰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도 관찰됐다는 사실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양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지구온난화와 연관이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데일리메일은 “일부 사람들은 이 구름의 특별한 외관 때문에 외계생명체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 최고층 빌딩에 정확히 내리친 ‘번개’ 순간포착

    세계 최고층 빌딩에 정확히 내리친 ‘번개’ 순간포착

    세계 최고층 빌딩에 번개가 내리 꽂히는 아찔한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의 뾰족한 꼭대기에 정확히 내리치는 보기 드문 장면을 담고 있다. 이번 번개는 비가 내린 뒤 무지개가 뜨기 직전 ‘번쩍’ 했으며, 다행히 이번 번개로 건물 내부와 주변에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번개가 내리친 후에는 건물 뒤편으로 아치형의 아름답고 큰 무지개가 떠 좀 전에 발생한 아찔한 번개의 모습과는 대조되는 풍경이 연출됐다. 한편 부르즈 할리파는 전체 높이 828m의 세계 최고층 건물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공 구조물이다. 최고층 건물인 만큼 무게를 견디기 위한 특수 콘크리트가 사용됐으며, 두바이의 환경에 맞춰 콘크리트에 열 방지제를 섞는 등 고온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총 공사비 15억 달러가 소요됐으며 상업시설과 주거시설, 오락시설 등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시설로 활용된다. 사진=멀티비츠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밤에도 무지개가…희귀 현상 ‘문보우’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일반적으로 무지개는 낮에만 뜬다고 알고 있지만 밤에도 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단 일부 조건만 갖춰지면 말이다. 세계적인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6일(현지시간) 온라인판에 한 예술 블로그에 공개된 ‘문보우’(Moonbow) 사진을 대거 소개했다. 문보우는 달과 무지개를 합성한 말로 야간에 수증기가 달빛에 반사돼 생성되는 무지개를 의미한다. 달 무지개(Lunar rainbow)나 우주 무지개(Space rainbow)로도 불리는 이 현상은 달이 거의 가득 찬 보름달일 때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밖에도 여러 조건이 필요하므로 희귀 현상이라고 한다. 문보우는 일반 무지개가 태양 반대편 하늘에 생기는 것처럼 달의 반대편 하늘에 나타난다. 하지만 달의 고도가 약 42도 이하로 낮아야 하며 하늘이 어두워야 한다. 또한 문보우는 폭포수 주변이나 달의 반대편에 비가 내리고 있어 수증기가 많은 곳이어야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문보우는 달빛 자체가 약하므로 일반 무지개와 비교하면 매우 희미해 맨눈으로 그 빛을 인식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실제로는 뿌연 모습밖에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카메라를 이용해 장시간 노출을 준다면 달무지개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한편 문보우를 달무리(Moon halo)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경북 방언으로 달무지개라고도 불리는 달무리는 달 주위에 나타나는 동그란 빛의 띠를 뜻한다. 이는 대기 중의 빙정에 의해 빛이 굴절, 반사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제주 설화와 김만덕

    거상 김만덕과 얽힌 이야기는 넘쳐난다. 천한 관기의 신분에서 벗어나 객사를 열고 무역으로 큰 돈을 벌고, 흉년으로 굶주린 주민을 위해 식량을 내놓아 생명을 구한 파란만장한 삶은 어떤 얘기로 풀어도 매력적이다. 국내의 한 도서사이트에서 ‘김만덕’을 검색하면 모두 26건의 소설과 아동도서, 시, 에세이가 떠오를 정도다. 제주 토박이인 현길언(72) 평화의문화연구소장이 쓴 장편소설 ‘꿈은 누가 꾸는가?!’(물레 펴냄)’는 닫힌 섬의 전설을 오롯이 작품에 녹여 냈다. 작가가 그동안 제주 설화에 관심을 갖고 많은 논문과 작품을 발표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소설 속 설화는 다름 아닌 ‘날개 달린 아기장수’.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고 태어난 아기는 훗날 역적이 될 것이란 권력자의 믿음 때문에 날개가 꺾여 버리고 만다. 설화의 배경에는 ‘큰 나라의 풍수사인 고종달이 제주의 지맥을 끊어 버려 제주에서는 뛰어난 인물이 날 수 없다.’는 제주 사람들의 비통함이 담겨 있다. 설화의 결말은 비극이지만, 소설은 제주의 패배 의식을 되돌려 놓는다. 작가는 김만덕의 옛 연인인 가공 인물 정득영을 내세운다. 정득영은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고 태어난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이지만 토착 세력에 항거하다가 역적의 누명을 쓰고 수장당한다. 그가 죽는 날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무지개 사다리가 놓인다. 그 자리에는 암초인 ‘여’(嶼)가 생긴다. 제주 사람들은 이를 ‘장수 여’라 부르며 그들의 꿈을 키운다. 죽은 정득영은 옛 연인 김만덕 주변에 머물며 못다한 꿈을 이뤄간다. 장수 여 이야기는 제주 민중이 품고 살던 염원의 산물이다. 백성을 괴롭히던 중간 관리들의 횡포와 합법을 가장한 각종 수탈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이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부조리와 짝지으며 진정한 꿈을 꿀 수 없는 상황을 개탄한다. 김만덕이 새로운 섬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독자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는 이유다. 작가는 “작품을 쓰면서 제주의 설화에 왜 그리 꿈과 억압, 폭력이 복잡하게 얽혔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미얀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어

    미얀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어

    인레호수는 소수민족의 젖줄이다 Myanmar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 되어 미얀마라 쓰고 ‘버마’라 읽었다. 민주화가 움트지 못한 서슬 퍼런 나라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황금빛 자유를 만끽했다. 타나카를 바른 수줍은 미소 1962년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봄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미얀마 양곤 공항에서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의 사진이 새겨진 기념품을 발견했을 땐 불필요하게 심장이 뛰었다. 독재를 글로 배운 나에게 미얀마는 쉬운 나라가 아니었다. 미얀마인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둡고 일그러져 있겠거니. 마음이 불편한 여행을 마치고 무기력하게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여행 전부터 엄습해 왔다. 그때까지 나는 미얀마를 몰랐다. 아뿔싸, 그들은 너무 쉽게 웃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엷은 미소를 던지거나 “안녕하세요, 니하오, 곤니찌와.” 3개 국어를 동시에 구사하며 까르르 자지러졌다. 수십년간 군부의 그늘에서 살아 온 사람의 표정이 아니었다. 영국이 통치한 시간까지 합하면 억압당한 세월은 더 길고 길 터인데, 어찌 저리도 해맑을 수 있나. 마음이 짠해지는 분노가 일렁였다. 그들이 방긋방긋 웃을 때마다 분을 바른 듯 뽀얗게 물든 두 볼이 도드라졌다. 얼굴을 도배한 희뿌연 것의 정체는 타나카였다. ‘타나카’는 나무를 갈아 만든 미얀마표 ‘천연 화장품’으로 자외선을 차단해 준다고 했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멋’을 내는 데도 한몫했다. 광대 주변에 살짝 바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얼굴 전체에 골고루 펴 바른 사람도 있었다. 바간의 쉐지곤 파고다Shwezigone Pagoda에서 한 번, 양곤의 보족 아웅산 시장Bogyoke Aung San Market에서 또 한 번 타나카를 바르고 있는 어린 소녀를 만났다. 엄마의 화장품을 훔쳐 바르는 사춘기 소녀의 표정이 저러할까. 거울 속에 비친 소녀의 손동작은 어설프면서도 진지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2 그들이 웃을 때마다 두 빰을 물들인 타나카가 도드라졌다 3, 4 타나카를 바르던 소녀 롱지를 두르고 신발을 던지다 미얀마에서 파고다는 기도하는 ‘카페’다. 무섭게 세포분열 중인 도시의 카페와 미얀마의 파고다는 데칼코마니로 찍어낸 것마냥 닮았다. 일단 둘 다 명당을 꿰차고 앉은지라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파고다에서 미얀마인은 친구를 만났고, 주전부리를 먹었으며, 잠을 자기도 했다. 한쪽에선 엉덩이를 드러낸 갓난아이가 바닥을 기어 다녔지만 다른 한쪽에선 언제 신의 부름을 받을지 모르는 나이 지긋한 노인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그곳은 사는 것과 죽는 것의 경계가 묘연한 중간지대였다. 4박 5일간 10여 개가 넘는 파고다를 찾을 예정이었다. 미얀마의 파고다가 조건을 제시했다. “긴 하의를 입으시오, 신발과 양말은 벗으시오.” 그동안 내가 알던 ‘입기’와 ‘벗기’라는 행위는 이글거리는 욕망의 징표였다. ‘무엇을 걸치느냐’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 사회에서 매일매일 옷 입기를 고민했고, 타인의 맨몸을 보고 싶은 원초적인 자아를 발견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미얀마의 파고다에선 입는 것도 벗는 것도 욕망을 지우는 과정이다. 끝까지 반바지와 신발을 고수한다면, 여행은 뒤틀리고 말 터. 급한 대로 바간의 냥우 시장NyaungU Market에서 산 ‘롱지Longyi’를 반바지 위에 둘렀다. 미얀마의 전통의상인 롱지는 사실 옷이라기보다 그저 길고 넓은 천 조각에 가까웠다. 천을 허리에 대고 몇 번을 칭칭 감은 후, 천 끝에 매달린 긴 끈으로 고정하자, 비로소 롱지가 제 모습을 갖췄다. 남자든 여자든 성별을 불문하고 롱지를 착용했다. 고작 천 하나 둘렀을 뿐인데 ‘먼 나라 이방인’이라는 흔적이 지워졌다. 신발과 양말까지 벗자 파고다의 신성한 기운이 맨 발을 에워쌌다. 풀 한 포기며 개미 한 마리며 아랑곳하지 않고 쿵쾅쿵쾅 밟았을 두 짝의 무기는 미얀마의 사원에선 온순해졌다. 까끌까끌한 모래가 발바닥을 간질였고, 자글자글한 나뭇잎까지 말을 걸어 왔다. 1, 4 미얀마의 파고다에선 신발과 양말을 신을 수 없다. 일정 내내 맨발로 돌아다녔건만 오히려 평소보다 몸과 마음이 더 편해졌다 2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쉐산도 파고다에 앉아 미얀마를 내려다보면 인간세계가 한눈에 들어온다 3 양곤의 ‘보족 아웅산 시장’에서 만난 승려 인형 5 해질녘의 파고다가 마음을 어루만졌다 작은 수레바퀴 아래서 괴로움을 끊다 자꾸만 나풀거리는 롱지를 잡고, 두 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미얀마의 파고다Pagoda로구나. 미얀마 인구의 약 89%가 불교 신자라 했다.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바닥에 몸을 바짝 붙였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가…. 같은 동작을 쉼 없이 되풀이하는 저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 한때 가톨릭 신자였던 적도, ‘종교는 아편’이라는 말에 감동하며 <만들어진 신>과 같은 책을 뒤적인 적도 있다. 결론은 원점. 결국 종교에 속하지도 벗어나지도 못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삶이 곧 종교인 미얀마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사원을 돌고 또 돌며 미얀마를 관통하는 ‘불교’를 이해하려 애썼다. 소승불교상좌부불교를 믿는 미얀마인은 ‘작은 수레바퀴 아래서’ 살고 있다. 파고다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그들 하나하나가 모두 내 눈에는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로 보였다. ‘큰 수레 안에 중생을 싣고 극락으로 간다’는 대승불교이건 개인의 해탈을 중시하는 소승불교이건간에 ‘열반’을 꿈꾸는 마음만은 같았다. 열반은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편안함을 깨우친 경지, 불이 꺼진 상태를 일컫는다. 무작정 미얀마 신도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눈을 감았다. 세상이 일순간 캄캄하게 방전됐다. 안간힘을 쓰며 붙잡고 있었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미얀마어로 내 옆에서 기도하던 이의 목소리가 마음을 어루만지는 주술이 되어 돌아왔다. 불심은 삶의 ‘괴로움苦’에서 출발한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미얀마인은 더 으리으리하고 더 화려하게 사원을 짓고 꾸몄다. 현세에서 불심을 증명해야 지금의 고통을 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중얼중얼 기도하면서도 얇은 금박지를 덕지덕지 불상에 발랐다. 사람들의 금박지 세례 때문에 불상의 몸집은 날로 거대해졌다. 1, 3 미얀마 인구의 89%가 불교 신자다. 기도하는 그들은 열반을 꿈꾼다 2 쉐지곤 파고다 귀퉁이에 ‘황금 꽃’이 피었다 4 괴로우니까 사람이다. 미얀마인이 불교를 믿는 이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미얀마의 갠지스강, 인레 호수 미얀마 고원지대인 헤호에 다다르자, 끝없이 펼쳐지던 파고다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대신 헤호에는 신비로운 인레 호수Inle Lake가 흘렀다. 호수의 크기는 여의도의 10배가 넘는 수준. 그곳엔 갠지스 강의 신성함과 메콩 강의 건강함이 동시에 요동쳤다. 여기가 ‘극락’이로구나. 인레 호수는 온몸으로 자비를 베풀었다. 특히 호수 한가운데 떠 있던 파고다는 육지의 파고다보다 몇 배는 더 강렬한 기운을 뿜어냈다. 파고다를 에워싼 강물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레테의 강에서 흘러든 것인지도 모른다. 인레 호수는 삶의 현장이었다. 샨족, 인타족 등 미얀마의 소수민족이 호수를 끌어안고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 물은 집이고 밭이고 학교다. 그들은 물 위에서 무수히 많은 것들을 건져 올렸다. 물풀, 갈대, 흙 등을 뒤섞어 근사한 밭을 일구었다. 여기서 생산된 토마토, 양파 등은 만달레이, 양곤 등 미얀마 전역으로 유통되고 있다. 한쪽 발로 노를 젓고 통발을 내려 물고기를 잡는 인타족의 몸짓도 아름다웠다. 장대를 수없이 툭툭 내리쳐야 물고기를 낚아 올릴 수 있다. 또 다른 소수민족은 직접 손으로 한 땀 한 땀 실과 면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그들의 손이 닿으면 연꽃의 뿌리조차 가느다란 실이 됐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곳을 4~5인승 보트에 앉아 1시간 가까이 유람했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다 보니, 하늘과 강물이 하나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시골 아궁이에서 연기가 솟아오르는 것처럼 희뿌연 물안개가 조용히 피어올랐고, 소나기가 그친 후 무지개도 반원을 그렸다. 그곳에서 나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었다. 1 인레 호수에서 탈 수 있는 4인승 보트 2 누군가에게 호수는 집이고 밭이고 학교였다 3 미얀마에서 극락을 만났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베트남항공 www.vietnamairlines.com PAGODA ▶Bagan바간 정신을 잃게 만드는 황금 언덕이여 쉐지곤 파고다Shwezigone Pagoda 그늘진 사원의 복도를 관통하면, 일순간 시력을 잃을 것만 같은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쉐지곤 파고다는 농후하게 익은 샛노란 과일처럼 불탑 전체가 황금빛으로 타오른다. 부처의 치아 사리를 등에 업은 코끼리가 멈춰선 명당이기도 하다. 파고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그마한 물 웅덩이 하나가 있는데 웅덩이 앞에 앉으면 파고다 꼭대기가 물속에 비쳐 들어온다. 미얀마의 ‘마추픽추’라 부르겠소 쉐산도 파고다Shwesandaw Pagoda 일행 중 한 명은 ‘페루의 마추픽추보다 쉐산도 파고다가 아름답다’고 탄식했다. 쉐산도 파고다에 오르면 바간을 수놓은 파고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5층짜리 건물과 맞먹는 높이를 자랑하지만, 여행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맨발로 파고다의 계단을 오른다. 후들후들 흔들리는 다리를 다독이며 파고다에 오르면 붉은 토양을 뚫고 불룩불룩한 솟아오른 수천개의 파고다가 걸어온다. ▶Yangon 양곤 최고 중의 최고, 파고다 대표선수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 미얀마를 소개하는 사진에는 응당 쉐다곤 파고다가 주인공을 차지한다. 세계 불자의 성지순례지인 이곳은 규모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으뜸이다. 높이가 100m, 둘레가 426m에 달해 도는 데 족히 30분은 걸린다. 이 파고다는 낮에 가도 좋지만 해질 무렵, 혹은 해가 진 이후 방문하길 추천한다. 맨발로 조용히 걷다가, 기도하는 미얀마인 옆에서 함께 명상을 해보자. 거대한 쉐다곤 파고다의 신성한 기운을 온몸이 흡수하는 것만 같다. 영롱한 촛불이 켜져 있어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는다. ▶Heho 헤호 사원을 점령한 고양이 군단 점프하는 고양이 사원Jumping Cat Monastery 사원의 이름만 들어도 귀가 솔깃해진다. 고양이가 점프를 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사원 입구부터 고양이가 여행객을 반긴다. 사원에서 사는 지체 높은 고양이신지라 사람이 다가가도 전혀 겁내지 않는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길 한가운데 벌러덩 드러눕는 건 기본이다. 이 사원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고양이의 묘기를 볼 수 있는 ‘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스님이 굴렁쇠를 높이 들면 그 안으로 ‘폴짝’ 뛴다. 그러나 현재는 정부에서 쇼를 금지한 상태라 쉽게 쇼를 볼 수는 없다. 여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파웅도우 파고다Phaungdawoo Pagoda 인레 호수에 떠 있는 파웅도우 파고다에는 눈길을 사로잡은 경고문이 하나 있다. “Ladies are prohibited.” 아니 시대가 어느 때인데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는가! ‘남자’만 접근할 수 있는 ‘그것’은 축구공을 닮은 불상 5개. 불상을 둘러싼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1965년 마을 축제 기간에 복을 빌기 위해 불상을 배에 싣고 떠났는데 그만 물속에 불상이 빠져 버렸다. 4개의 불상을 찾고 1개의 불상은 포기했는데…. 사원에 돌아오고 나니 불상이 떡 하니 기다리고 있었다고. 5개의 불상을 여자 여행객은 만질 수 없지만, 멀리서나마 볼 수 있다. ▶Travel to Myanmar 항공 인도차이나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 베트남항공은 인천과 부산에서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으로 직항편을 운영 중이다. 12월1일부터 오후 6시5분 인천에서 출발하는 하노이행 비행기가 기존 주 4회에서 주 7회로 증편된다. 동계 스케줄을 기준으로 하노이에서 양곤으로, 호치민에서 양곤으로 각각 주 7회(오후 4시35분 출발→오후 6시10분 도착), 주 4회(11시40분 출발→오후 1시25분 도착)운항한다. 스케줄 인천-하노이 VN417편(오전 10시35분 출발→오후 1시45분 도착), VN415편(오후 6시5분 출발→오후 9시10분 도착), 인천-호치민 VN409편(오전 10시15분 출발→오후 1시45분), 부산-하노이 VN427편(오전 10시30분 출발→오후 12시45분 도착), 부산-호치민 VN421편(오전 10시 출발→오후 1시 도착) 문의 02-757-8920 www.vietnam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인타족은 한 발로 노를 젓고 통발을 내려 물고기를 잡는다 2 알려주기 싫은 비밀의 공간, 인레 리조트 숙소 바간 트리파이차야 생추어리 리조트Bargan Thiripyitsaya Sanctuary Resort 이 리조트는 미얀마 스타일을 자랑한다. 멀리서 보면 ‘리조트가 아니라 파고다 아냐?’ 하고 착각할 정도로 고풍스럽다. 키 큰 나무가 쭉쭉 뻗어 있는 정원의 사이사이로 독립된 객실이 마련돼 있다. 객실의 수는 총 76개. 객실 입구에는 몸을 누이기 좋은 넓은 의자가 있다. 이 의자에서 낮잠을 청해도 좋고 책을 한 권 읽어도 좋다. 리조트의 압권은 야외 수영장. 수영할 때마다 이라와디 강이 보이기 때문에 마치 강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만 같다. 로비에서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터진다. 문의 +95-61-60048 www.thiripyitsaya-resort.com 주소 Bagan Archeological Zone, Old Bagan, Mandalay Division, Union of Myanmar 인레 리조트Inle Resort 남들에게 알려주기 싫은 ‘아지트’ 같은 곳이다. 인레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면 리조트가 나온다. 인레 호수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리조트에까지 스며들어 있다. 저녁 무렵, 야외 테라스에서는 앉아 있으면 호수 속으로 고개 숙이는 해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인레 리조트는 자연 친화적이다. 수풀이 우거진 리조트를 걷다 보면 피곤함이 순식간에 달아난다. 문의 +95-9-521-4655 www.inleresort.com 주소 Inlay Lake, Nyaung Shwe Township Southern Shan State, Myanmar 수도 미얀마의 수도를 ‘양곤Yangon’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의 수도는 네피도Naypyidaw다. 2005년 말 미얀마 군사정부가 수도를 양곤에서 핀마나Pyinmana로 이전했으며 1년 뒤 핀마나라는 도시명을 네피도Naypyidaw로 변경했다. 통화 & 시차 미얀마의 공식 화폐 단위는 차트Kyat. 달러를 받는 가게가 있긴 하지만 극히 드물다. 달러는 공항이나 호텔 등지에서 환전할 수 있다.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30분 늦다. 날씨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므로 우산이나 우의 준비는 필수다. 12월은 미얀마 여행의 적기다. 비가 적게 내릴 뿐더러 기온도 20~30도 선을 유지한다. 사전준비 미리 해외로밍을 하지 않으면 미얀마에선 원시인이 될지도 모른다. 자동 해외로밍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문자, 전화 모두 쓸 수 없다. 출국 전 미리 로밍을 신청하라. 또한 파고다에선 짧은 반바지나 치마를 입을 수 없으니 미리 긴 옷을 준비하자. 현지에서 미얀마 전통의상인 롱지를 사 입어도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서울 아파트값 0.01%↓… 송파 대형 하락폭 커

    서울 아파트값 0.01%↓… 송파 대형 하락폭 커

    11월도 끝으로 달려가면서 9·10 대책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시간도 불과 한달 조금 넘게 남았다.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을 노린 매수자들이 중개업소에 전화를 넣고 있지만 사겠다고 나서지는 않고 있다. 향후 아파트 가격 하락 추세와 세제 혜택을 두고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관심의 대상도 급매를 넘어서 ‘급급매’라고 게시된 아파트에 한정됐다.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01% 하락한 것 이외에 다른 지표상의 변화는 없었다. 송파구는 대형 하락폭이 크다. 송파동 삼성래미안 161㎡가 2000만원 떨어져 8억~8억 6000만원,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105A㎡도 1000만원이 떨어져 급매가 6억 5000만원부터 나와 있다. 노원구는 중계동 일대가 내렸다. 중계동 중계무지개 72㎡가 750만원 하락해 1억 9500만~2억 1000만원, 중앙하이츠아쿠아 115A㎡가 1000만원 떨어져 4억 3000만~4억 7000만원에 물건을 구할 수 있다. 분당 수내동 파크타운서안 228㎡는 4000만원이나 떨어져 급매가 10억원부터 가격이 형성됐다. 전셋값은 강남의 상승세가 여전하지만 다른 지역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과 일부 학군 지역이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서초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e편한세상 155㎡는 5000만원 올라 7억~8억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서초동 더샵 122㎡도 2000만원 올라 4억 9000만원에 물건이 나와 있다. 분당은 중소형의 전셋값 상승이 매섭다. 수내동 파크타운대림 109㎡는 3억~3억 3000만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문혜자展 ‘그림은 리듬을 타고’

    문혜자展 ‘그림은 리듬을 타고’

    캔버스 위에 ‘스토리텔링’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 서양화가 문혜자 화백의 개인전이 11월 14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 문혜자 화백의 작품에서는 마치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캔버스 위에 기하학적인 도형의 색 면과 필선의 드로잉적인 그림을 잘 조화 되도록 틈새기법, 무지개패턴, 그리고 스크레치 기법 등을 사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1956년 신인 예술상전 입선을 하며 여러 미술대전의 입선 및 특선을 하였고 서울신문사 주관 한국 경영혁신 예술부분 대상을 수상한 문혜자 화백은 홍익대학교 조각과, 성신여대 조각과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을 역임하였으며 서울시 예술장식품 심의위원과 화성시 예술장식품 심의위원을 지냈다. 전시는 11월 19일까지 이어진다. 02-736-1020 인터넷 뉴스팀
  • [9일 TV 하이라이트]

    ●그레이티스트(KBS1 밤 12시 20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들 베넷을 잃은 그레이스와 앨런 부부는 깊은 절망에 빠져 삶의 중심을 잃고 방황한다.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 아내를 지키기 위해 슬픈 내색도 드러내지 못하는 앨런은 속으로 상처가 곪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의 장례식에서 만났던 로즈라는 아가씨가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찾아온다. ●VJ 특공대(KBS2 밤 10시) 보르네오 섬의 작은 정원이라 불리는 말레이시아 쿠칭은 사방이 온통 밀림으로 둘러싸여 정글과 도시 두 얼굴이 공존하는 곳이다. 바다와 강이 함께하다 보니 항구 곳곳에는 180원 수상 택시 기사들이 연일 손님 몰이에 바쁘다. 게다가 강가의 특산품 ‘라피스’는 무지개떡을 빼닮아 달달한 맛으로 손님들 입맛을 사로잡는데…. ●스포츠 매거진(MBC 밤 12시 55분) 야구선수 박병호부터 신인왕 서건창까지 프로야구 각 부문 최고의 스타들이 참가한 시상식 현장을 함께한다. 또한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강팀들의 대격돌을 담은 ‘2012 아시아시리즈’를 한눈에 보여 줄 예정이다. 이 밖에도 프로농구 SK나이츠의 문경은 감독과 주전 선수들이 총출동한 특별한 인터뷰를 공개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10분) 지금까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거쳐간 많은 아이들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면서 지내고 있을까. 시청자도 제작진도 궁금한 아이들의 방송 출연 이후 모습을 찾아가 본다.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부터 무턱대고 떼부터 부리는 아이까지. 프로그램을 통해 확 달라진 아이들의 최근 근황을 엿본다. ●금요극장-별이 빛나는 밤(EBS 밤 12시) 삭막한 도시에 사는 열세 살 소녀 샤오메이는 부모의 불화로 불안하고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겨울 밤 창밖에서 들려온 피리 소리에 소녀는 작은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얼마 후 그 피리 소리의 주인공인 위지에가 샤오메이의 반으로 전학을 온다. 피리 소리에 반한 샤오메이는 위지에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콘서트 고백-내 젊음의 낮은 음자리(OBS 밤 11시 5분)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 ‘금지된 사랑‘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한민국의 록을 대표하는 가수 김경호. 성형 의혹과 후배 박완규와의 진실 공방, 그리고 MC와의 옥타브 대결 등 유쾌한 이야기를 이어 간다. 또한 모든 아버지께 바치는 노래 ‘아버지’를 MC들의 통기타 연주를 배경으로 즉석에서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3) 대전 부용로·사득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3) 대전 부용로·사득로

    대전 중구 부사동(芙沙同)에는 지명과 관련한 두 가지 설이 전해내려온다. 보문산 동편 자락에 산비탈을 깎아 형성된 마을 형태가 연꽃이 물에 떠있는 명당을 일컫는 ‘연화부수형’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백제시대 부용과 사득의 설화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그것이다. 일제시대까지 부사리와 보문정 등으로 불리다 1946년 보문정에서 부사동으로 이름이 바뀐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중구가 오랫동안 대전의 중심지였지만 부사동은 화려했던 과거를 찾아볼 수 없는 낙후 동네여서 격세감이 든다. 부용로와 사득로는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간선도로가 아니라 부용과 사득이 살던 윗말(상부사리)과 아랫말(하부사리)를 잇는 작은 길이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보문산 동편 자락 깎아 만든 마을 ‘부사동’ 부용로는 보운초등학교 앞에서 청란여고 후문까지 1.09㎞, 사득로는 부사네거리에서 남대전등기소를 잇는 길로 전체 길이가 876m다. 백제시대 윗말에는 부용 처녀가, 아랫말에는 사득이라는 총각이 살았는데 두 마을은 공동으로 우물(바가지샘)을 사용했다. 고전평(지형이 높은 땅)에 위치, 가뭄이 들면 샘물이 부족해져 주민들은 1㎞나 떨어진 황새샘(현 한밭운동장)까지 내려와 물을 길어다 먹을 수밖에 없었다. 물을 먼저 사용하기 위한 주민들의 경쟁이 벌어지면서 사이는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물을 길러 다니면서 사득과 부용은 정이 들었고 결혼까지 약속했다. 그러나 사득이 신라와 전쟁에 나가 전사하고, 사득을 잊지못한 부용마저 매일 마을 뒷산 선바위에 올라 치성을 드리다 실족해 죽었다. 그 후 마을에 극심한 가뭄이 들어 샘이 말라버렸다. 마을 주민들은 기우제를 지내며 정성을 다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다. 어느 날 아랫마을의 가장 나이가 많은 좌상(座上) 노인의 꿈에 부용이가 나타나 ‘칠석날’ 영혼 결혼식을 올려주고 합궁을 시켜달라고 말했다. 윗마을 노인에게도 사득이가 꿈 속에서 똑같은 부탁을 했다. 두 마을에서는 칠월칠석날 영혼혼례를 치르기로 의견을 모아 샘을 깨끗이 치우고 백설기와 음식을 차려 고사를 지냈다. 또 짚으로 부용이와 사득이 모습을 만들어 영혼 결혼식 올린 뒤 합궁을 시키자 샘물이 펑펑 쏟아졌다. 이후 두 마을은 화합했고 주민들은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마을샘을 부사샘, 동네이름을 부사리로 정했다. 배성희 대전 중구 새주소담당은 “부용로와 사득로는 지역의 설화를 새 주소로 활용했지만 선바위를 제외하고 관련 유물이나 유적이 없어 아쉽다.”면서도 “지역 주민들이 잘 아는 내용이다보니 새 주소에 대한 애정이나 인식은 훨씬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사동은 6·25 전쟁 당시 내려온 피란민들이 보문산 자락에 정착하고, 금산에서 인삼 농사를 통해 돈을 번 이들이 대전으로 이사한 곳이다. 동민 7500명 가운데 토박이는 20%에 불과하다. 부사동에 직행버스 터미널이 생기고, 인삼 구매지가 조성된 것에는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이 있다. 2010년 주거환경개선사업(무지개프로젝트)이 마무리돼 도로가 정비되고 주택 개량이 이뤄져 옛 모습이 사라졌지만 2000년대 초기만 해도 차 한 대가 겨우 통행할 수 있는, 판자촌이 남아 있던 대전의 대표적 낙후지역 중 한 곳이다. 지금도 겨울철 눈이 내리면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다. 달동네인 부용로는 시작부터 오르막길이라 굳이 생활해보지 않았더라도 팍팍한 정주 환경이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좋은 기운이 서린 지역’이어서 그런지 주변에 7개 학교가 들어섰고, 사찰과 점집이 몰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 부용이 살았다는 집은 현재의 청란여중·고 부근, 사득이가 살았다는 하부사리는 청란여고 정문 앞과 남대전고등학교 정문 앞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하부사리는 ‘차라리’(뗏집거리)라고도 불렸는데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떼로 집을 지어 살았다고 전한다. 두 길의 중간지점에 대전보문종합사회복지관(부용로 41번길 55)이 조성됐다. 복지관에서 선바위로 올라가는 길에는 지자체가 조성한 부사샘과 부용·사득이 탑이 만들어졌다. 부용이 떨어져 죽었다는 선바위는 부용바우, 아들바우로도 불린다. 선바위는 사람이 선 모습과 비슷하다고 붙여졌고, 아들바우는 아들을 못 낳는 사람이 칠월칠석날 아들 낳기를 기원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에서 기인한다. 사득로에서 부용로로 가는 길에는 장애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쉴만한 물가’(부용로 72)가 있다. 최근 기업들의 지원이 줄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장애우들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 부용로를 따라 가면 대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한솔아파트(부용로 55)가 있다. 고층 아파트가 아니지만 위용만큼은 어느 아파트에 뒤지지 않는다. 박종철 부사동장은 “좁은 길과 판자촌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무지개프로젝트를 통해 길이 넓어지고 공원 및 벽화 조성 등을 통해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칼국수·자동차특화거리 조성 부사동 일대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담고 있다. 중구는 160개의 칼국수집이 있을 정도로 칼국수가 대표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대전중학교 정문 앞은 대전을 대표하는 칼국수거리로, 매운 칼국수의 ‘메카’와 같은 곳이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돼 유명 칼국수집 일부가 인근으로 옮겨갔지만 옛 추억을 잊지 못하는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시간을 내 일부러 찾아가는 명소다. 한밭운동장 주변은 전국 최초의 자동차 특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차량등록사업소가 한밭운동장으로 이전하면서 자동차 관련 업소가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80여곳이 포진했다. 자동차 정비에서 오디오와 시트커버, 폐차대행 등 자동차에 관한 모든 업종이 들어서 자동차에 관련된 민원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자동차 전공 학생들에게 실습과 견문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취업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4회는 경북 고령의 우륵로와 정정골길을 소개합니다.
  • 베트남 출신 레티 훵씨 성동구청장 되다

    베트남 출신 레티 훵씨 성동구청장 되다

    성동구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이 ‘1일 명예구청장’에 선정됐다. 성동구는 베트남에서 온 레티 훵(왼쪽·29·여)씨가 1일 명예구청장에 선정돼 22일 다문화 분야에 관한 구정 업무를 체험했다고 밝혔다. 공개 모집과 부서 추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레티 훵씨는 오전 9시 구청 7층 전략회의실에서 위촉장을 받고 간부회의를 시작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구청 내 통합관제센터와 무지개도서관을 둘러본 뒤 다문화 분야에 관한 업무 보고를 받았다. 또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다문화분야와 관련된 현장을 방문해 다문화 분야에 대한 구정을 둘러봤다. 200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온 레티 훵씨는 성수2가1동 주민센터에서 도서관리 보조업무를 하며 한국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 명예구청장 체험을 마친 레티 훵씨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 서비스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나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 방문교육과 자녀지도 서비스 등을 받았는데 서비스 기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한편 구에서 올해 초부터 매달 운영하고 있는 ‘테마가 있는 1일 명예구청장’은 복지, 교육, 경제, 공원녹지, 보건의료 등 각 분야 명예구청장이 테마별 체험을 통해 구정을 제시하게 된다. 다음 달에는 주택분야 1일 명예구청장이 실시될 예정이다. 고재득 구청장은“구정 체험을 통해 주민과 양방향 소통하는 신뢰행정을 구현하고 구정에 대한 이해를 증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 집값 0.01%↓… 신도시엔 매수세 꿈틀

    서울 집값 0.01%↓… 신도시엔 매수세 꿈틀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됐다. 9·10대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집값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는 속도는 분명 이전과 다르다. 급매물로 집을 정리해야 하는 이들이 줄었고 오른 전셋값에 집을 사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도 늘었다. 아직 거래는 없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부동산중개소를 찾는 발길은 늘었다. 지난주 서울의 집값은 0.01% 하락했고 전셋값은 제자리를 지켰다. 반면 신도시 아파트값은 0.02%가 올랐고 전셋값도 0.01%가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효과 때문인지 서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신도시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집을 사겠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천구는 소형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흥동 무지개 75㎡는 500만원 하락해 2억 7500만~2억 8500만원이고 60㎡는 1000만원 내려 1억 9000만~2억 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노원구도 매수세가 뜸했다. 월계동 그랑빌 98㎡는 1000만원 떨어져 3억 4000만~3억 6000만원에 물건이 나와 있다.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신일해피트리 76㎡는 1000만원 올라 1억 4000만~1억 5000만원이고 벽산라이브파크 76㎡는 1억 5750만~1억 6500만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강남구는 신규 수요보다는 재계약이 많다. 분당은 물건이 귀해 비싼 전셋집도 나오는 즉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 금곡동 아데나렉스 218㎡는 2000만원 올라 4억~4억 5000만원에, 금곡동 청솔마을계룡 72㎡는 1000만원이 뛴 2억~2억 1000만원에 전셋집이 나와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색깔 없는 희귀 ‘안개 무지개’ 英서 포착

    희귀한 기상현상 중 하나인 안개무지개가 영국서 포착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일반적인 무지개(Rainbow)와 차별해 ‘포그보우’(Fogbow)라 부르는 이 안개무지개는 가는 안개 알갱이에 의해 생기는 무지개를 뜻한다. 무지개가 공기 중 물방울에 의해 태양빛이 반사·굴절돼 나타나는 현상인 반면, 안개무지개는 빗방울보다 작은 안개 알갱이가 역시 태양빛의 반사와 굴절되지만 파장에 따른 차이가 적어져 흰 색깔을 띤다. 때문에 ‘흰무지개’라고도 하며, 둥근 아치형의 형태는 일반 무지개와 다르지 않지만 색깔이 전혀 없이 뿌옇기 때문에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이 현상은 잉글랜드 컴브리아주 스테인모어 지역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동이 틀 무렵 관찰됐다. 현지 언론은 전날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으로 심한 안개가 발생한 탓에, 안개무지개 뿐 아니라 호수와 숲 전체가 안개로 옅게 뒤덮이는 등 희귀하고 아름다운 자연현상을 목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FESTIVAL] 오라, 가을 독서가로

    그저 그런 공연과 판매 부스만 가득한 먹고 마시는 축제가 아니라 가을과 어울리는 책을 주제로 한 축제는 어떨까. 관악구는 오는 8~13일 구청 광장, 청룡초등학교 등 지역 전역에서 ‘2012관악 책잔치’를 개최한다. ‘무지개 다리를 함께 타고 가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대거 준비됐다. 10일에는 2030 남녀가 책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특별한 만남 프로그램 북콘서트 ‘청춘북미팅’이, 12일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를 감상하는 ‘청소년 영화제’가 열린다. 본 행사 날인 13일에는 책잔치의 하이라이트인 ‘책읽기 플래시몹’이 펼쳐진다. 오전 10시 관악구 전역에서 주민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지참하거나, 만화 속 캐릭터로 분장을 하고 나와 책읽기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날 개막식에는 시인 김용택의 시낭송, 지역 주민 발표마당 등이 예정돼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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