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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도녀의 미술관 봄나들이

    차도녀의 미술관 봄나들이

    봄철 나들이 장소로 미술관만큼 좋은 곳도 없다. 기업들이 운영하는 미술관도 제법 괜찮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국암웨이가 경기 분당에서 운영하는 암웨이 미술관은 개관 2주년을 맞아 ‘라벨라비타’(여자의 아름다운 인생)라는 이름의 문화축제를 하고 있다. 우선 7월 3일까지 ‘프리마베라: 여성의 르네상스가 시작된다’ 전시회를 진행한다. 미의 상징인 보티첼리의 원작 프리마베라를 국내 작가 16명이 현대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을 통해 ‘모던걸’의 순수한 이미지를 표현한 사진작가 김용호, 대중문화 뮤즈에게서 받은 영감을 형상화한 홍경택, 찰나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포착한 권오상 등 국내 유수 작가들의 작품 40여점이 전시 중이다. 지난 6일 보자기 아티스트로 불리는 신효재의 첫 강연으로 시작된 ‘여성 명품 클래스’. 6월 4일로 예정된 두 번째 강연은 유명 요리사 신효섭이 맡았다. 주제는 ‘스타셰프 신군의 헬시 푸드 강좌’다. 같은 달 11일엔 ‘무지개 원리’, ‘희망의 귀환’ 등 밀리언셀러 저서로 유명한 차동엽 신부가 나와 ‘엄마를 위한 희망 멘토링’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 밖에 지난 2년간 암웨이 미술관에 관심과 사랑을 보내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나눔을 실천하는 ‘암웨이 미술관 사랑나눔 바자회’가 6월 2일에 진행된다. 문화축제 프로그램 참가는 암웨이 브랜드 체험 센터 홈페이지(www.abcenter.co.kr)에서 할 수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식탐의 대가’ 가마우지 만난 물고기, 최후의 순간

    ‘식탐의 대가’ 가마우지 만난 물고기, 최후의 순간

    식탐의 대가이자 타고난 물고기 사냥꾼인 가마우지. 그런 육식성 조류와 눈이 마주친 무지개송어의 마지막 모습이 절묘하게 포착돼 눈길을 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앤드루 리는 최근 캘리포니아주(州) 롱비치 엘도라도 공원 내 호수에서 가마우지가 무지개송어를 사냥하기 전 그 물고기와 눈이 마주친 장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 속 가마우지는 자신의 머리보다 큰 무지개송어와 눈이 마주친 모습이다. 그런 물고기의 눈은 공포에 질린 듯한 모습이다. 함께 공개된 다음 장면에서는 가마우지가 이미 송어를 거의 먹어치운 모습으로 새의 사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이 장면을 촬영한 리 박사의 설명으로는 그는 물고기를 발견한 가마우지를 보자마자 셔터를 눌렀지만, 그 물고기가 잡아먹히기 전 모습은 한 장밖에 건지지 못했다. 그는 이 같은 절묘한 장면을 얻기 위해 가마우지 무리를 따라다녔으며 바닥에 엎드린 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가마우지는 목이 매우 탄력적이라서 일반인의 생각보다 큰 먹이를 한꺼번에 삼킬 수 있으며 몸길이가 70cm 정도 되는 어류도 잡아먹은 기록도 전해지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日서 ‘원형 무지개’ 등 희귀현상 발견…대지진 전조?

    일본에서 특이한 모양을 한 무지개가 발견됐다고 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기상정보회사인 웨더뉴스에는 일반적인 아치형의 무지개와는 달리 수평으로 뻗은 무지개, 원형 모양의 무지개를 발견했다는 제보가 줄을 이었다. 웨더뉴스에 따르면 오전 간토(관동) 지방에서 시작해 정오 때에는 간사이(관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시민들로 부터 “깜짝 놀랐다.”, “넋을 잃고 봤다.”라는 말과 함께 수백 건의 사진 제보가 쇄도했다는 것. 오사카시립과학관의 발표에 따르면 이는 태양과 구름의 위치가 일정한 조건이 되어야만 일어나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태양이 높게 떠있는 여름에 잘 보이며, 일반적인 무지개와는 달리 태양 근처에서 발견된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런 특이한 무지개가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2011년 일본 동북부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도 특이한 모양의 무지개가 곳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인터넷뉴스팀
  • 지역인재 키운 장학금 기부자 성동구청 로비에 명단 게재

    성동구청 로비에 장학금 기부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예의 전당이 설치됐다. 성동구는 장학금을 기부한 사람들을 예우하고,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구청 1층 로비에 ‘성동장학회 명예의 전당’을 열었다고 29일 밝혔다. 로비에 설치된 현판에는 ‘사랑이 사람을 키운다’는 글씨 아래 장학금을 기부한 사람들의 명단이 담겨 있다. 현판은 장학금 기부액수에 따라 성동, 무지개, 미소, 개나리, 참매, 느티나무, 초록 등으로 구분했으며, 17개 동에 있는 풀뿌리 장학회의 이름도 넣었다. 지난 26일 오후 3시 30분 구청 1층 로비에서 기부자와 학부모,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예의 전당 제막식도 가졌다. 구는 제막식을 마친 뒤 3층 대강당에서 학교장과 동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 90명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특허전쟁 대응할 ‘지재권 분쟁대응 협의회’

    특허전쟁 대응할 ‘지재권 분쟁대응 협의회’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시작한 지 2년. ‘특허전쟁’이라 부를 만큼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던 그 기간 동안 한국의 특허에 대한 인식과 상황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26일 밤 7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 보호를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현장에 찾아가봤다. 지난 24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는 김영민 특허청장을 비롯한 의료·전자·기계 등 12개 분야 정부산하기관들이 모여서 ‘지재권 분쟁대응 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특허청은 협의회를 통해 산업·업종별로 차별화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기업 분쟁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지재권 보호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특허 분쟁에 우리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허청뿐만 아니라 업종별 단체의 정보공유가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협의회를 통해서 들은 현장의 생생한 특허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에 효율적인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에버랜드가 새로 개장한 사파리도 카메라에 담았다. 2년 동안의 준비 끝에 지난 20일 문을 연 ‘로스트밸리’는 20종 150여 마리의 다양한 동물들을 여러 각도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전시된 동물을 관람하는 ‘인간 중심형 동물원’이 아닌, 자연과 닮은 환경에서 여러 동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 몰입형 동물원’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동물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물들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서울의 명소를 영상으로 전하는 ‘VISIT SEOUL’에서는 신선이 노닐었다는 섬, 선유도에 다녀왔다. 선유도는 서울시 영등포구 양화동 한강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 한때 정수장으로 사용했던 이곳은 2002년도에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선유교라고 불리는 길이 700m의 무지개다리와 녹슨 송수관과 철제 등을 그대로 살려 만든 환경놀이 마당, 옛 정수장 침전지 구조물을 활용한 ‘시간의 정원’ 등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타난 목소리를 통해 한 주일 동안 뉴스의 흐름을 짚어 보는 ‘톡톡SNS’에서는 아베 일본 총리의 잇단 망언과 4·24 재·보선 결과에 따른 다양한 반응을 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헬스talk’에서는 생리통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2PM 도쿄돔 공연 11만 팬 대성황

    2PM 도쿄돔 공연 11만 팬 대성황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내에서 한류 붐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 2PM이 20일과 21일 양일간 도쿄돔에서 ‘레전드 오브 투피엠’ 콘서트를 열었다. 두 차례 공연에서 11만명의 관객이 들어찰 정도로 성황을 이룬 2PM 콘서트는 독도 영유권 분쟁과 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한국과 일본의 현주소를 무색게 할 정도로 열기를 띠었다. 21일 도쿄돔을 형상화한 초대형 풍선이 무대 전체를 꽉 채운 가운데 10m 높이의 리프트를 타고 2PM 여섯 멤버가 등장하자 일본 팬들은 일제히 객석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여섯 멤버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초록, 분홍 등 각 멤버를 상징하는 야광봉이 물결쳐 장관을 이뤘다. 공연의 끝 부분에는 객석이 6가지 색깔 무지개로 물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특히 2PM이 지난해 타워레코드 역대 판매 싱글 1위를 기록한 ‘뷰티풀’과 ‘매스커레이드’를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부르자 팬들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2PM의 멤버 택연은 이날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한류 위축에 대한 우려와 관련, “저희가 시작해 문화의 차이를 점점 허물어 가는 쪽으로 하다 보면 반한류 감정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한국의 아티스트가 해외에 나가서 ‘평화의 대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참형당한 조선의 사랑

    조선 세종 초 한 여인이 왕명으로 저잣거리에서 참형(목을 쳐 죽임)을 당한다. 조정 대신의 아내로 다른 남자와 음탕한 짓을 했다는 것이 죄목이다. 그녀와 사통한 남자는 왕명 출납을 담당한 지신사 조서로. 개국공신 조반의 장남이다. ‘조선왕조실록’에 “전 관찰사 이귀산의 아내 유씨가 조서로와 통간하였으니 이를 국문하기를 청한다”고 기록된 사건이다. 국왕의 측근과 사대부집 부녀자의 간통은 젊은 세종을 분노케 했다. 유교적 질서의 확립을 앞세운 세종은 참형을 결정했으나, 13년 뒤 과도한 징벌을 후회했다. 그 반작용으로, 이후 조선조의 간통에는 유배형이 관례가 됐다. 성종 때 교수형을 당한 어을우동은 제외된다. 왕조실록에서 작가는 원초적이고 내밀한 연인의 사랑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미실’ ‘논개’ 등으로 새로운 시각을 견지해 온 김별아(44)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불의 꽃’(해냄 펴냄) 이야기다.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마주한 작가는 “시간의 무덤을 해작거리다 그녀를 만났을 때, 어김없이 ‘목숨을 걸고 사랑할 수 있을까’란 질문부터 던졌다”고 말했다. 유배된 조서로는 20년 남짓을 더 살고 복권됐지만 이미 죽은 유씨는 살아 돌아올 수 없었다. 소설 속에서 두 연인은 어린 시절을 함께했으나 계략에 빠져 헤어진 뒤 10여년 만에 운명적으로 만나 불꽃 같은 사랑을 나눈다. 작가는 “세상은 부도덕하다고 손가락질했으나 사랑을 익힌 어린 연인들은 삶의 불꽃 같은 기억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의 사생활을 국가가 통제하려다 실패한 단적인 예가 바로 이 사건”이라고 말했다. 소설은 ‘조선 여성 3부작-사랑으로 죽다’의 두 번째 책으로, 첫 권 ‘채홍: 무지개’에선 세종 며느리의 충격적인 동성애를 다뤘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5개 도서관 체험·힐링 도서전… 성동 12~18일 독서문화축제

    ‘독서문화 축제와 함께 삶의 활력소….’ 성동구는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성동구립도서관, 금호도서관, 용답도서관, 무지개도서관, 성수도서관 등 5개 도서관에서 다양한 독서문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독서문화 축제는 도서관 체험, 전시와 특강 등 17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주민들이 즐겁게 도서관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했다.첫날인 12일에는 도서관 최다 대출자 등을 대상으로 ‘모범 독서인’을 시상하고, 13일에는 소월아트홀 앞 성동문화광장에서 ‘제4회 알뜰 도서장터’를 개최해 나눔을 주제로 한 책 벼룩시장을 연다. 또 5개 구립도서관과 알뜰 도서장터를 방문하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도서관 스탬프 투어’, 왕십리 역사에서 귀가 시간에 진행되는 ‘코레일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도서관’ 등 다양한 도서관 체험 행사도 준비돼 있다. 행사 기간 중에는 힐링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열린다. 성동구립도서관은 ‘책에서 만나는 힐링, 그곳에 가다’를 주제로 문학작품 속 장소와 기행 여행지를 전시하며, 용답도서관에서는 ‘책으로 힐링하기’라는 주제로 힐링에 대한 도서를 전시한다. 학부모와 어린이를 위한 특강도 마련됐다. 14일 성동구립도서관은 ‘일상탈출! 힐링특강’, 금호도서관은 ‘자녀를 위한 영어 독서지도 특강’, 성수도서관은 ‘학부모를 위한 내 아이 독서코칭’을 주제로 특강을 개최한다. 이 밖에 내 생애 최고의 도서관에 관한 사연을 찾는 ‘최고의 도서관을 찾아라’ 등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도 다양하게 열린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의 역할과 한계/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의 역할과 한계/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해 12월에 끝난 대통령 선거 이전에는 ‘경제민주화’를 놓고 여러 차례 공허한 논쟁이 전개되었다. 박근혜 정부의 탄생과 더불어 경제민주화는 ‘원칙이 바로 선 경제’로 대체되더니, 최근에는 창조경제를 놓고 여당 내에서조차 한바탕 대격론이 있었다. 많은 국회의원은 지역구 주민들이 ‘창조경제’가 무엇이냐고 물어온다고 전한다. 응답자의 8.9%만 그 내용을 알겠다는 언론의 조사 결과도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부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와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논쟁을 정리했다. 경제민주화의 경우도 무엇을 경제민주화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를 논의하다 보면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정책의 종류와 범위가 분명해지듯이, 창조경제도 무엇을 창조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가 정해지면 추진하려는 정책을 보다 분명히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호킨스는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란 저서에서 창조경제를 지식과 정보를 생성하거나 이를 이용하는 일단의 경제활동으로 정의했다. 그는 창조경제에는 광고, 건축, 미술품, 공예품, 디자인, 패션, 필름, 음악, 공연예술, 출판,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 장난감과 게임, TV와 라디오 및 비디오 게임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유럽연합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위에 열거한 문화와 창조부문이 유럽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비율은 독일이 3.4%, 프랑스 3.1%, 영국은 2.4%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EU 회원국은 2%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이끄는 자동차와 전자, 철강, 조선 산업은 이미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을 심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창조경제가 새로운 과제가 될 필요성은 크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창조경제란 ‘광범위한 지식기반 산업에서의 기술 융복합 과정을 통해 창조적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시스템’이라고 폭넓게 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의 산업은 대부분 추격형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선도형 기술에 진입한 일부 산업도 기초 R&D 축적의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기술 수준에 대한 자기 비하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아직 내생적 자체 기술도 확보하지 못한 많은 산업부문에서 융복합 기술이란 환상을 좇아 허황된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창조창업기금’을 낭비해서도 안 될 것이다. 창조경제는 무지개처럼 멀리 있는 경제가 아니다. 그나마 경쟁력을 가진 부문에서 제품 혁신과 공정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창조경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창조경제가 잘못 추진되면 대규모의 낭비와 위험이 수반될 수 있다. 새 정부는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녹색성장정책이 요란한 구호에도 불구하고 왜 내실 있는 실적물을 내놓지 못하고 유야무야한 결과에 도달했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창조창업기금’의 조성이 논의되고 있다. 기금의 용도는 창조산업 참가자들이 특허 등의 지적재산(IP) 취득을 목표로 삼도록 유도하고, 지적재산 금융에 정부가 간접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1년 국가 간 지식재산 거래시장 규모는 2400억 달러에 달했으며, 2년 만에 20%나 성장했다고 한다. 그 한 예로 미국의 위스콘신대학 특허관리재단(WARF)은 특허를 수익화한 자금으로 24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으며, 2012년 9월 말 기준으로 1년간 평균수익률 17.09%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부가 모든 창조기업의 프로젝트를 직접 심사평가하려는 순간 창조기업은 비창조기업이 될 것이다. 창조기업과 창조적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전문적인 특허와 지적재산 평가전문 인력을 가진 IP 금융업체에서 하고, 정부는 이러한 IP 금융기관을 간접지원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할 때에만 창조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줄고 낭비가 최소화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계획 실현계획(안)’과 ‘창조경제 실현특별법(가칭)’ 제정 과정에서 창조는 민간이 하는 것이지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님을 상기시켜 주길 바란다.
  • 수직증축 리모델링 길 열려… 분당·일산 경매 꿈틀

    수직증축 리모델링 길 열려… 분당·일산 경매 꿈틀

    4·1 부동산 대책에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이 포함되면서 경기 분당과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가 꿈틀대고 있다. 정부가 15년 이상 된 아파트에 대해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부동산 경매시장까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부동산 경매 정보업계에 따르면 대책이 발표된 지난 1일 이후 경기 성남과 고양 등 수도권 지법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당과 일산의 1분기 평균 낙찰가율 72.8%에 비해 9% 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정부의 대책 발표 직전 한 주간의 낙찰가율 76.2%와 비교해도 5% 포인트 이상 올랐다. 물건이 낙찰된 비율인 낙찰률도 39.0%로 1분기 평균 낙찰률 33.7%에 비해 5.3% 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전체의 낙찰가율도 지난달 76.97%에서 77.45%로 소폭 오른 가운데 리모델링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는 1기 신도시의 대표지역인 분당과 일산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관계자는 “리모델링이 이슈가 되면서 지어진 지 20년 안팎의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경매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소형 아파트는 수십대1의 입찰 경쟁률을 기록했다. 성남시 구미동의 무지개마을 전용 84㎡는 23명이 몰려 감정가 4억 6000만원의 89.1%인 4억 10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동네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가 지난해 7월 3억 8700만원에 낙찰됐던 것과 비교하면 2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고양시 백석동에서도 전용 84㎡에 9명이 몰려 감정가 3억 3000만원의 80.8%인 2억 6655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투자를 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조건 등 세부 사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안전성 진단 등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이 붙을 경우 수직증축이 가능한 단지가 대폭 줄어들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페노메논(KBS1 밤 12시 20분) 조지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 하몬의 주민들에게 마음씨 좋은 이웃이다. 그러던 그가 서른일곱 번째 생일을 맞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섬광을 맞고 갑자기 천재가 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단 몇 시간 만에 스페인어를 통달하는가 하며, 잠도 안 자고 전문 서적을 하루에 서너 권씩 독파하기에 이르는데….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알콩달콩 연애하며 대학생활을 즐기던 예은과 지후는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학업과 육아를 동시에 해내는 데 한계를 느낀 초보엄마 예은은 결국 친정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모든 가사와 육아에서 해방된다. 그리고 결혼 전처럼 철부지 딸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15분) 혼자 살던 나만의 공간에 무지개 회원이 찾아왔다. 완벽하게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기러기 아빠’ 김태원과 ‘골드미스터’ 김광규,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힙합 홈보이’ 데프콘과 ‘한남동 황태자’ 이성재, 그리고 ‘결벽남’ 노홍철과 ‘방치남’ 서인국 커플로 나눠 둘만의 시간을 가진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개여울’, ‘휘파람을 불어요’로 큰 사랑을 받았던 1970년대 초대형 가수 정미조.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가요계를 떠났던 그가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았다. 이날 방송에는 가수 옥희도 출연해 정미조와의 사연을 풀어놓는다. 정미조는 이어 본인이 직접 개발한 독특한 건강관리법을 소개한다. ■인류 원형 탐험(EBS 밤 8시 50분) 야성의 나라,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아프리카다운 나라 케냐의 북서부 카펜구리아 지역에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살아가는 포콧족이 있다. 아프리카의 용맹한 부족들 가운데서도 포콧족은 2000년의 역사를 써 내려오며 전투에 능한 투사로 알려져 있다. 프로그램은 살벌한 약육강식의 세계를 따라가 본다. ■OBS 금요시네마-추적(OBS 밤 11시 5분) 무명배우 틴들(주드 로)은 유명 추리 소설작가 앤드루(마이클 케인)를 찾아가 앤드루의 부인을 사랑한다며 이혼을 요구한다. 그러자 앤드루는 틴들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바로 집안 금고에 있는 자신의 거액 보석들을 훔쳐 가라는 것이다. 그렇게 틴들과 앤드루는 목숨을 건 게임이 시작된다.
  • 7층 키높이 신발 화제…어느 제품인가 보니

    7층 키높이 신발 화제…어느 제품인가 보니

    7층 키높이 신발 화제…어느 제품인가 보니 7층 키높이 신발이 화제다. 7층 키높이 신발은 현재 미국 의류업체 ‘얼반아웃피터스’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슈즈 브랜드 ‘제프리캠벨’ 제품이다. 7층 키높이 신발의 이름은 ‘무지개 하이라이트 통굽 스니커’. 화려한 7층 색상의 통굽이 특징이다. 7층 키높이 신발의 가격은 180달러(한화 약 20만원)이며 해외 네티즌 사이에서는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신발이라 특별한 운동화로 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프리캠벨은 2000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작은 편집숍에서 시작했으며 린제이 로한, 셀레나 고메즈, 바네사 허진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신어 주목을 받아왔다. 사진=7층 키높이 신발(얼반아웃피터스) 인터넷뉴스팀
  • [2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나고 자란 금발의 신사 앤드루 밀라드는 한국어 공부를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때마침 교환학생 시절 연락처를 주고 받았던 부산처녀 선경씨가 떠올랐고, 오랜만에 만난 청춘남녀는 마치 자석처럼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난 둘은 평생 함께할 것을 약속하며 결혼식을 올렸는데…. ■백세건강시대(SBS 오전 5시 10분) 가래를 방치할 경우 상당수가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의한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수명이 단축되게 된다. 폐질환 환자에게는 금연이 중요하다. 특히 가래가 진한 노란색인 것은 피검사에서 염증을 잡아내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의학적 소견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잦은 흡연으로 생기는 폐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아침드라마 사랑했나봐(MBC 오전 7시 50분) 참아 왔던 분노를 터트리며 현도(황동주)는 선정(김보경)에게 예나를 두고 집을 나가라며 화를 낸다. 위기에 처한 선정은 재헌(안재모)을 만나 딸 예나 일로 한가지 부탁을 한다. 한편 현도는 명철(김동현)과 수미(박정수)에게 자신의 딸 장미에 대한 수술과 또 다른 사실을 말하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신명나는 사물놀이 소리를 따라 찾아간 곳은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무지개 지역아동센터다. 이곳에는 4살짜리 막내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아이들 49명이 한 가족처럼 정답게 지내고 있다. 아이들은 2007년도에 포항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사물놀이와 상모돌리기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요리비전(EBS 밤 8시 20분) 본래 삼합이란 ‘성질과 맛이 각기 다른 세 가지 재료가 합쳐지며 본래의 맛과는 다른 조화롭고 새로운 맛이 창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톡 쏘는 홍어와 기름진 돼지고기, 매콤한 김치의 환상적인 궁합으로 홍어 삼합이 완성된다. 특유의 향과 맛에도 불구하고, 그 맛을 잊지 못해 홍어 삼합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지갑 속에 들어 있는 카드가 나도 모르게 사용되고 있다. 카드의 주인이 깊이 잠들었던 새벽 시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서 거액의 현금이 인출된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쌍둥이카드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손쓸 틈 없이 벌어진 사건에 황당한 피해자들. 과연 피해자의 카드는 어떻게 두 개가 됐을까.
  • 일(一)자처럼 쭉 뻗은 희귀 ‘수평 무지개’ 포착

    일(一)자처럼 쭉 뻗은 희귀 ‘수평 무지개’ 포착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뒤로 희귀한 ‘수평 무지개’가 등장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소개된 사진은 마치 한 일(一)자처럼 곧게 양 옆으로 뻗은 수평 무지개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를 포착한 파리의 한 시민은 “지난 13일 우연히 밖을 내다보다 희귀한 형태의 무지개를 발견했다.”면서 “마치 파리 시내를 감싸고 있는 오로라 같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너무나 놀라운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아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희귀한 무지개는 몇 분 뒤 시야에서 사라지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정식 명칭인 ‘circumhorizontal arc’인 수평 무지개는 일명 ‘파이어 무지개’(Fird Rainbows)라 부르기도 한다. 아치형의 일반 무지개와 달리 대기 중 무지개가 마구 흩어져 있는 듯한 형태를 띠는 이것은 상공 5000m 이상의 구름 속 얼음 결정에 태양빛이 반사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상학적으로 무지개라 칭하긴 다소 어렵지만, 다양한 빛깔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상 ‘무지개’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무지개는 대기 중 물방울이 태양빛을 반사하면서 형성되지만, 수평 무지개는 태양빛이 육면체의 얇고 평평한 작은 얼음결정체를 통과하면서 만들어진다. 사진=멀티비츠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④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④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릴레이 인터뷰 4회째다.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정연권 농촌지도관은 눈으로만 즐기는 야생화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켰고, 충남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이계영 문화재관리팀장은 국내 최고의 연꽃 단지를 만들어 냈다. 또 부산 동구 건축과 현지영 주무관과 인천 남구 최영호 팀장은 각 지역에서 낡은 도심을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만들어 낸 ‘도시 디자인의 달인’들이다. ■ 정연권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관 토종 야생화 향수·나물로 혁신 지역 성장동력으로 들판의 꽃박사 “지난해에는 탈락했는데 기어이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고를 의미하는 달인에 선정됐습니다. 그 어떤 훈장이나 상보다 훨씬 값어치 있고 큰 영광입니다.” 전남 구례군 농업기술센터 정연권(55) 농촌지도관은 ‘야생화를 실생활에 접목시킨 꽃 박사’로 불린다.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야생화를 꽃꽂이 소재, 분화용, 생태조경용, 향수, 압화, 신소재, 나물 등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연 200억원의 소득과 생산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등 구례군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시켰다.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인 압화 예술인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압화대전’도 기획, 농촌지역을 세계에 알리는 마케팅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2002년 최초로 압화 공모전을 열고 각종 문화행사를 추진, 도농문화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정 지도관은 2008년부터 일본·타이완·프랑스 등 7개국의 압화 예술인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공모전을 격상시켰다. 상도 대통령상으로 격상시켜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대회로 성장시켰다. 1986년 아시안게임 때 개량꽃 일색에 실망한 정 지도관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야생화를 선보이겠다고 결심했다. 이때부터 지리산 야생화 1526종 등 4596종에 대한 생태와 서식 조사, 재배 가능 여부와 시장성 등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지리산 자생화 분화재배 기술을 개발, 대량 증식과 판로를 개척한 그는 이후 옥잠화, 원추리 천연향을 추출해 노고단 향수를 개발한 데 이어 녹차향수 등 천연향을 상품화했다. 정 지도관은 순천대·광주교대 등 대학에 출강, 연구하고 현장에서 경험한 내용과 야생화의 중요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등 후진 양성에도 헌신하고 있다. 30여년 야생화를 연구, 야생화를 구례의 대표 산업으로 발돋움시킨 정 지도관은 농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며, 저탄소 녹색성장과 자연 생태 환경보전의 소재 산업으로 야생화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는 “야생화를 식용 소재로 활용해 지리산 10대 나물을 생산하는 등 장수힐링산업으로 육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남은 공직 기간 4년 동안 노하우를 전수해 주변이 야생화 천지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례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계영 충남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문화재관리팀장 황무지 궁남지에 1000만송이 연꽃 200만명 발길 모은 천생 연꽃애비 이계영(56·행정 7급) 충남 부여군 고도문화사업소 문화재관리팀장은 지역에서 ‘연(蓮)꽃애비’, ‘연의 남자’로 불린다. 이 팀장은 잊혀진 백제 유적인 궁남지를 전국 최고의 연꽃단지로 조성해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주역이다.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으로 경주 안압지와 일본의 인공정원 등에 영향을 준 데다 서동요의 근원지였지만 하루 방문객이 100명이 채 되지 않는 잊혀진 사적이었다. 1990년 부여군 기능직 공무원(방호원)에 합격, 사적지 관리사무소에 배치되면서 문화재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공휴일에도 출근해 일을 찾아 처리하는 성실성과 향토문화 및 문화재를 공부해 문화 해설사로 활동한 점 등을 인정받아 96년 문화재 전문요원(별정직)으로 전환했다. 문화재 전문요원이 되어서는 주경야독으로 문화재 관리자 교육을 이수하며 전문 역량을 키웠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그에게 전직의 기회가 주어졌고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2001년 행정 9급으로 새 출발했다. 이 팀장은 “임명장을 받는 날 고향이자 능력을 인정해 준 부여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회고했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궁남지였다. 궁남지는 발굴 후 복원하지 않아 10년 이상 방치되다 보니 무단 경작지로 전락해 있었다. 공공근로사업과 연계해 주변 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자연스럽게 백제와 불교를 조화시켰고 그 매개체로 ‘연’을 생각해 냈다. 초기 1만 6000여㎡로 시작한 연꽃단지는 현재 40만㎡로 확대돼 50여종, 1000만 송이가 만개하는 전국의 명소가 됐다. 연꽃축제는 사적지 관리소 주관으로 2002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자 다음 해부터 지자체 축제로 이관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서동연꽃축제로 열린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축제기간 방문객이 236만여명에 이른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만 630억원으로 평가됐다. 궁남지가 부여의 필수 방문 코스로 부상하고 2007년에는 군화(郡花)가 개나리에서 연꽃으로 바뀌게 됐다. 이 팀장은 “연못의 연도 사랑을 받은 만큼 큰다. 하루하루를 ‘농부의 심정’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여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현지영 부산 동구 건축과 주무관 이동 텃밭 된 물탱크 무지갯빛 교각 단장 돈 아닌 아이디어로 도시디자인의 여왕 부산 동구 건축과 현지영(41·시설7급) 주무관은 ‘도시디자인 달인’이란 이름에 걸맞게 그의 손길만 가면 칙칙한 건물이 어느새 화사한 새 생명으로 탄생한다. 원도심인 동구 산복도로 일대는 6·25전쟁 피란민들이 자리 잡으면서 우후죽순으로 판자촌이 들어서다 보니 도심미관 등이 다른 구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져 있었다. 자연스레 도심미관 개선 및 환경개선이 구 현안으로 떠올랐다. 동구는 도심경관개선 사업추진을 위해 2010년에 도시경관계를 만들었다. 도심환경개선 사업에는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했다. 때마침 좌천동 고지대 아파트 일대가 ‘2011년 부산시 행복마을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시로부터 예산 1억 5000만원과 자성대교차로 환경개선비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현 주무관은 우선 동구의 관문인 자성대교차로와 좌천 산복도로 고지대의 칙칙한 회색빛 아파트에 산뜻한 무지개색 옷을 입히기로 했다. 지금은 언덕마을 아파트 13개 동이 무지개 숲으로 곱게 단장돼 명물로 거듭났다. 이와 함께 자성대교차로도 무지갯빛 교각으로 탈바꿈시켜 도심 미관을 끌어올렸다.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실을 얻자 이번에는 황폐되고 방치돼 있던 동네 우물터 재복원 사업에 나섰다. 현장 조사 결과 초량동과 수정동에 각각 7개, 범일동에 6개, 좌천동에 5개 등 곳곳에 있었으며 25개 우물 중 14개의 형태가 보존돼 있었다. 이 가운데 5개는 지금도 주민들이 빨래터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처음엔 일부 주민들이 쓸데없는 데 돈을 쓴다며 못마땅해했으나 이들을 설득했다. 부산YWCA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 동네 우물 지킴이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방치된 옛 우물을 찾아내 복원해 주민 어울림터로 만들었다. 이렇게 새롭게 탄생한 우물이 무려 34곳이다. 또 수도 사정이 좋지 않던 시절 집집마다 옥상에 설치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물탱크가 이제는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변하자 이를 재활용, 옥상이동텃밭으로 변신시켰으며 산복도로 계단에는 야외 카페를 조성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최영호 인천 남구 건축과 팀장 구도심 건축민원 도면 전자화로 숨통 예산 절감도 척척 도시 재생 ‘도사’ ‘목공예, 벽화, 빈집, 나무….’ 인천 남구 건축과 최영호(49·시설 6급) 팀장이 요즘 적은 메모 내용이다. 최 팀장은 늘 이렇게 이면지와 수첩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도시재생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된 최 팀장은 모든 공을 메모로 돌렸다. 2007년 5월 당시 인천시 경제자유구역청에서 남구로 인사가 났다는 소식을 들은 최 팀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른바 구도심으로 불리는 남구는 부평구와 함께 인천시 건축직 공무원들이 가장 꺼리는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낙후된 지역이라 안전사고가 많고, 민원건수도 다른 구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새 근무지로의 첫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지만, 최 팀장은 남구에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냈다. 그의 첫 작품은 ‘건축심의 전자화 도입’이었다. “2010년 고시원과 같은 도시형 생활주택이 남구 내 대학 주변에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건축심의를 위해 종이도면을 직접 들고 다니는 등 수작업으로는 도저히 업무를 감당할 수 없었지요.” 건축심의는 인터넷으로 접수되는 건축허가와 달리 도면 제출부터 심의 준비, 재심의 등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최 팀장이 찾은 해결책은 건축도면을 전자파일로 접수하는 것이었다. 그는 전산화 작업을 오후 3시 이후 공간이 비는 전산교육장에서 했다. 노트북 등 기자재를 살 필요가 없어 비용은 줄이고 효율은 높이는 방법이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던 것이다. 회의도 대폭 줄었고 2011년 10월 이후 2년간 구 예산도 3억 5000만원을 절감했다. 시도 올해부터 건축심의를 전자화하도록 하는 등 그의 아이디어는 인천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최 팀장은 남구에 필요한 새로운 건축 제도를 더욱 적극적으로 찾았다. 해안매립지역의 건축물 기울어짐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건축사에게 지질조사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지질조사서는 건축사들이 법적으로 제출하지 않는 서류였지만, 새 지침을 마련해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실제 건물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지반이 단단한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 팀장은 “남구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 난감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치니 구도심을 바꿀 수 있는 많은 방법이 보였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현/김수복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현/김수복

    현/김수복 석양이 밀려오면 황금빛으로 물들어갑니다 마법에 걸린 몸이 되어 하늘처럼 사랑했던 사람도 껴안고 돌 수 없습니다 소리의 무지개가 되어 현(弦)을 켜며 허공에 감겨 있습니다
  •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명사가 걸어온 길] 6. 민주화의 사제(상) 함세웅

    맑은 얼굴 맑은 눈/ 비 온 뒤라면 무지개 걸려/ 그러나 독재나 어떤 잔재 따위에는/ 진흙탕 싸움을 사양할 수 없다/ 그 아들은 한국 천주교회의 앞에서/ 지(知)와 신앙으로 집을 지었다/ 그는 도시의 신부다(고은 시인의 ‘만인보’ 중 ‘함세웅’ 편의 일부) ‘민주화의 사제’ 함세웅 아우구스티노. 1970~1980년대 불끈 쥔 주먹으로 독재에 맞서면서도 늘 기품을 잃지 않았던 그를 고은은 ‘도시의 신부’라고 불렀다. 서슬 퍼런 박정희 유신 정국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1974년)을 만들어 박종철군 고문 사망(1987년), 삼성 비자금 조성(2007년) 등 묻혀 있던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며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친 그였지만 이름 앞에 ‘명사’(名士)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영 어색하다고 했다. 겸허함을 지켜야 할 사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거북하다고도 했다. 나이 일흔이 넘도록 흔한 회고록 한 권 내지 않은 이유다. 함 신부는 지난해 8월 사제 생활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인권의학연구소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주 월요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국미사에 참석하는 등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함 신부를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인권의학연구소에서 만났다. 함 신부는 광복을 3년 앞둔 1942년 6월 서울의 용산구 원효로에서 태어났다. 유교적 가풍 때문에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는 없었지만 집 근처에 천주학당(현 성심여고)이 있어 가톨릭과 서양 문화를 자연스레 접했다. 여덟 살 되던 1950년 6·25가 터졌다. 소년 함세웅은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며 어렴풋하게나마 신앙에 눈을 떴다. “어느날 집 앞에서 놀고 있는데 쾅 하는 굉음이 나는 거예요. 한낮인데 하늘이 시커매. 나중에 들었는데 B29 폭격기들이 한강 임시다리를 폭파하는 소리였대요. 너무 놀라 친구들과 어디로 우르르 몰려갔는데 거기가 성모병원이었어요.” 병원은 아비규환이었다. 피 칠갑을 한 환자들이 신음하고 있었고 수녀들이 그들을 간호하고 있었다. 인간의 탐욕이 빚은 전쟁, 그 속에서 생사의 경계에 섰던 사람들을 지켜본 경험은 그의 첫 종교적 체험이었다. 그때부터 가톨릭 신자가 됐다. “평범한 신자였던 제가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어요. 성당에서 복사(천주교 미사 때 신부를 돕는 신자)로 활동했는데 그해 11월 2일 위령의 날 신부님과 함께 서울 잠원동, 논현동 일대의 공동묘지를 찾게 됐지요. 너른 터에 빼곡히 들어선 묘지는 정말 충격이었어요. ‘아, 누구나 다 이렇게 묘소에서 끝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6·25와 공동묘지의 체험이 겹쳐 결국 사제가 돼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셈이지요.” ‘천국에 온 것 같았다’는 회고처럼 신학교 생활은 그에게 더없이 잘 맞았다. 4·19 혁명이 전국을 휩쓴 1960년 가톨릭대에 입학한 그는 2학년을 마치고 육군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훈련소에서 헌병으로 차출됐어요. 이야, 이제부터 폼나게 군대생활 좀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요. 하지만 제가 배치된 곳이 부산과 광주(경기)의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였어요. 그곳에서 군생활을 꼬박 2년간 했지요. 군대는 대한민국 남성으로서 체험한 첫번째 모순의 사회였어요. 불합리한 일상을 겪으면서도 낙오하지 않으려면 숨죽인 채 순종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박정희 독재를 겪으며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군에서 모순의 사회를 배우고 길들여졌구나’하는 생각에 마음 아팠지요.” 신학 교수의 꿈을 품은 함 신부는 1965년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이탈리아 로마로 유학길에 오른다. 당시는 4년 전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대통령으로 취임해 독재와 탄압을 본격화하던 때였다. 햇수로 9년을 로마에 머무는 동안 그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나라 밖에 있다 보니 3선 개헌, 유신체제 선포, 학생과 민주인사들에 대한 투옥과 고문 등 뉴스를 외려 국내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빨리 접할 수 있었어요. 마음 아프고 부끄러웠어요.” 1973년 귀국해 마주친 조국의 첫인상은 낯설었다. 마포대교 등에는 헌병이 총을 들고 서 있었고 서울역에서는 중·고등학생을 동원한 반공 궐기대회가 수시로 열렸다. 그야말로 병영사회였다. 서울 연희동 성당에서 보좌사제로 있던 그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결정적 사건이 1973년과 1974년 잇달아 터졌다. 김대중(1924~2009) 납치사건과 지학순(1921~1993) 주교의 구속이었다. 특히 1974년 7월 지 주교가 ‘민청학련 사건’과 ‘유신헌법 무효’ 양심선언으로 15년형을 받자 성난 사제들이 성당 밖으로 뛰쳐나왔다. 함 신부는 이 과정에서 젊은 신부들을 중심으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결성했다. 당시 사제단에 참여했던 문정현(73) 신부는 함 신부에 대해 “타고난 조율가이자 소통가”라고 평가했다. 문 신부는 “대표가 없는데도 사제단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박학하고 판단이 빠른 함 신부 덕이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지 주교의 구속에 대해 “돌이켜보니 은총의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사제들이 사회 참여를 시작하면서 유신체제의 모순에 대해 눈 떴다는 얘기다. 유신독재 타파를 외치며 정권에 맞서던 그는 1976년 3·1 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구속됐다. 첫 투옥은 시련이자 기회였다. 서대문 구치소 등에서 1년여 옥고를 치른 그는 “제2의 신학교 생활 같았다”고 했다. 차디찬 감옥에서 자신의 인간 본성을 엿본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다. “중앙정보부에 체포돼 밤늦게 구치소에 갔는데 교도관이 제 방이라며 안내했어요. 근데 완전히 쓰레기통이야. 그래도 내가 살 방이니 의지를 갖고 아침에 청소를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어요. 근데 다 치워놓으니까 교도관이 ‘방 배치를 다시 해야 하니 나오라’는 거예요. 좀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싫다. 살 준비 다했으니 내 방이다’라고 하니까 교도관이 ‘교도소에 내방 네 방이 어디 있느냐’고 해요. 근데 옮겨 보니 새 방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청소 좀 했다고 교도소 방 옮기기 싫어한 제 모습이 참…. 덧없는 소유욕이 드는구나 하는 생각에 혼자 웃었어요.” 함 신부는 교도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꼬박 1년간 재판을 받으며 기도와 독서로 마음을 달랬다. 함 신부가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했던 유신독재의 종말을 목격한 곳도 교도소였다. 1979년 미사를 집전하면서 농민 오원춘이 정보기관에 납치·감금당한 일에 대해 강론하다가 경찰에 연행돼 영등포 교도소로 끌려갔다. 두번째 옥살이가 시작됐다. 그리고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암살됐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박정희 피살 소식을 접하며 성경에 나오는 이집트 노예 해방의 기적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김재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신독재의 핵심을 제거한 일은 높이 평가해야 해요. 그는 1979년 부마항쟁을 현장에서 지켜본 뒤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수습할 정책을 써야 한다고 건의했어요. 그러나 박 대통령은 경호실장 차지철과 나눈 대화에서 ‘그까짓것 100만~200만명쯤 죽여도 문제 없어. 3·15 부정선거 때 경무대 경호책임자인 곽영주가 발포 명령을 내린 죄로 처형당했는데 내가 발포 명령을 한다면 나를 어떻게 할 거야’라고 했다지요. 김재규는 이 말을 듣고 10·26 의거를 결행했다고 재판에서 진술했죠.” 그는 1970~1980년대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기적과도 같은 민초들의 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가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조사 받을 때 피로를 못이겨 눈 감고 있었더니 혼자서 저를 감시하고 있던 중정 요원이 ‘신부님, 정신 차리세요. 소신껏 답변하셔야 해요’라며 응원하더군요. 힘이 불끈 솟았지요.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질 때 옥중에 있던 이부영 전 의원의 쪽지를 전달한 사람도 이름 없는 양심적인 교도관이었어요. 사도행전을 보면 감옥에서 천사들이 감옥 문을 열어 사도들을 내보내 줬다는 구절이 있잖아요. 그런 기적을 현실에서 체험한 거죠.” 1970년대 함 신부와 함께 군부독재 권력과 싸웠던 이들 중 지금은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다. 이를테면 김지하 시인이나 김동길 전 연세대 교수 같은 사람들이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시기별로 구별해서 봐야 해요. 인간은 원래 쉽게 변할 수 있는 존재니까요. 예컨대 김지하 시인도 1970년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던 청년 김지하와 1990년대 이후 현실과 야합한 장년 김지하로 나눠 볼 수 있겠죠. 윤리신학적으로 봐도 사실 선과 악, 천사성과 악마성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거든요. 어느 쪽이 마음속 주도권을 잡느냐의 문제죠. 일제시대 때 최남선, 이광수 같은 분도 일면으로는 얼마나 훌륭했나요. 변절한 것은 시대적 한계를 넘지 못한 그들의 한계죠.” 함 신부는 잘못된 사회·정치 제도를 바로잡는 데 교회(종교)가 앞장서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 왔다. 왜 하필 교회일까. 그는 “불의 없는 사회를 만들어 사람들이 양심껏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적 인간 구원의 핵심이기 때문에 종교가 사회 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꽤 오래 전의 일화 하나를 끄집어냈다. “1970년대 어느 부활절 때였어요. 자정 가까운 시간인데 국영기업에 다닌다는 한 40대 신도가 성당에 왔어요. 술에 취했는데 고해성사를 보겠대요. 그러면서 ‘신부님, 어차피 오늘 반성해도 내일 저는 똑같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어요. 그냥 저와 술 한잔 하시고 용서해주세요’하는 거예요. 또 ‘신부님은 세상을 모릅니다. 부정과 타협 안 하면 살 수가 없어요. 집에 노모까지 5명이 사는데 회사 월급만으로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뇌물받아 아래, 위와 나눠 가져야 해요’라고 하더군요. 양심적으로 살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하고 그러면 당장 식구들이 굶어 죽는데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군요.” 함 신부는 당시 30대의 젊은 사제였다. 그 신자에게 ‘그래도 천주교 신자로서 양심껏 사세요’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그 사람 스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자들이 양심껏 살도록 도우려면 결국 옳지 못한 사회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교(政敎) 분리는 사실 폭압자들의 논리예요. 종교의 이름으로 불의에 항거하면 ‘예배당, 불당에 가서 기도나 하세요’하는 식이죠. 성경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세상 한복판에서 세상을 껴안아야 해요.” (하편에서 계속)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70개 아동센터와 자매결연… 다문화 학교 지원도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270개 아동센터와 자매결연… 다문화 학교 지원도

    한국전력은 2004년 사회봉사단을 창단, 현재 291개 봉사단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6일 한전에 따르면 전국 270여개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하고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희망을 품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지원과 문화체험, 멘토링 등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다문화가정 대안학교(서울 구로구 지구촌 국제학교)에서 문화예술 교육 지원 사업도 펼쳐 나간다.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서울대 미술캠프 등과 북한이탈주민으로 구성된 예술단체에 대해 양재동 한전아트센터를 무료로 대관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전국의 14개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지역에 맞는 다양한 교육나눔 활동을 전개 중이다. 서울지역본부는 구로구 무료 공부방인 푸른학교 아동센터를 매주 두 차례씩 찾아 수학과 체육 활동을 돕고 있다. 또 남산원과 선덕원 등 보육원을 매월 찾아가 청소와 급식 등 봉사활동은 물론 학생들의 진로상담과 고민 등을 같이 해결해 주는 멘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부산과 전북 등 지역본부에서도 아동센터 지원뿐 아니라 심리·정서 건강검진과 상담치료, 교육 기자재 지원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저소득층에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사랑의 에너지나눔사업’과 저소득층 시각장애인 개안수술비를 지원하는 ‘아이 러브(Eye Love) 1004 프로젝트’. 아울러 공기업 최초로 전문적 재난구조단을 창단해 2010년부터 재난재해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회적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 간 합의로 직원 급여끝전을 공제해 모은 기금을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 창업을 지원하는 ‘희망무지개 프로젝트’도 2년째 시행하고 있다. 한전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비영리재단과 위탁협약을 체결, 사회적기업 한 회사당 2억원 한도에서 연 10억원 규모로 창업자금을 지원한다. 이동승 한전 홍보실장은 “공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전력공급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석진 곳을 비추는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고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영하 10℃를 밑도는 서울의 한파를 등지고 도착한 말레이시아는 그 온도차만큼이나 다른 세계였다. 어떤 끌림이 있었는지, 회중시계를 손에 든 흰 토끼를 따라 알지도 못하는 굴 속으로 졸래졸래 따라간 앨리스처럼, 낯선 듯 평화롭고, 평범한 듯 해맑은 ‘말레이시아’를 만났다. 겨울날에 도착한 여름나라 앞으로 여섯 시간 후 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는다. 여느 때와 달리 떠오르는 혹은 기대하게 되는 그림이 불분명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속으로 옹알옹알. 입에 익긴 한데 막상 고개가 갸웃한다.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을 지나쳐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날의 여행.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영하 10℃를 밑도는 겨울날과 영상 30℃를 웃도는 여름나라를 동시에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해가 떴는데도 바닥이 젖어 있다. 이 나라에서는 매일 오후 네다섯 시 즈음엔 어김없이 비가 쏟아진다고 했다. 오늘도 방금 전까지 비가 내렸다고. 공항을 나서니 바깥 공기가 그리 습하지 않았고,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까지 가는 차 안에서도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기에 아직 서울에서의 차림 그대로다. 하나둘 옷을 허물처럼 벗어낸 것은 공항과 쿠알라룸푸르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신행정도시 푸트르자야Putrajaya의 풍경이 차창에 가까워졌을 때였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형처럼 군더더기 없는 도시를 울울창창한 야자수 정글이 포위하고 있었다. 서울과 쿠알라룸푸르 사이 한 시간의 시차를 거슬러 오른 나는 그제야 여름나라에 들어온 것을 실감했다. 호텔방에 대충 짐을 밀어 넣고 낯선 거리로 나섰다. 하늘은 어둑하게 물들어 가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번화한, 서울로 치면 명동에 비견되는 부킷빈탕Bukit Bintang 거리와 그 지척에 노천 음식점이 즐비한 잘란알로Jalan Alor는 낮보다 더 환하고, 더더욱 북적였다. 여행 첫날의 긴장과 피로는 서울과 다르지 않은 도심풍경 때문에 잔잔해졌지만 그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이방인은 두 거리 사이,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이 늘어선 잘란창캇Jalan Changkat으로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펍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공기, 낯선 도시, 차가운 맥주, 관망적 자세. 취取하거나 취醉하거나. ▶travie info 잘란알로alan Alor와 잘란창캇Jalan Changkat | 잘란알로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리 사테Satay를 추천.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대나무 꼬챙이에 꽂아 구운 꼬치요리이다. 달큼하고 고소한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란창캇에서는 부러 핫한 곳을 찾기보다는 거리가 훤히 내다보이는 2층 테라스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위치 부킷빈탕 거리에서 모노레일이 가로지르는 대로 변 오른쪽 방향(도보 5~10분). 영업시간 늦은 오후부터 새벽녘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주소 Jalan Perdana, 50480 Kuala Lumpur 방문객 입장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3시~4시, 오후 5시30분~6시30분(단, 금요일은 오전 입장 불가) 입장료 무료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주소 Jalan Hang Kasturi, 50050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30분(건물 밖 노점은 오전 11시~밤 11시) 홈페이지 www.centralmarket.com.my 차이나타운China Town┃위치 Jalan Petaling,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에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점심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One for All, All for One 아무리 피곤해도 늦잠은 아까운 여행자의 아침, 좀 걷자. 걷다 멈춘 곳이 목적지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여름의 날씨인지라 자연스럽게 차도르Chador를 두른 여인들에게 눈길이 간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다.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겐 당연한 것이겠지만 “안 덥나?” 결국 입 밖으로 뱉고 만다. 모스크에 가봐야겠다.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을 피해 택시를 탔다.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에 가자고 했다. 안내에 따라 신발을 벗고 보라색 가운과 히잡Hijab을 둘렀다. 아무도 없는 기도실 앞에 서자 안내원인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대답을 듣자 지긋한 눈빛으로 <본성(피뜨라)과의 만남>이라는 한국어 책자를 건네 준다. 천장까지 닿은, 수십 개의 흰색 기둥으로 빼곡한 기도실 앞 대리석 바닥에 앉아 책자를 폈다. 맨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같은 문구로 시작해 같은 문구로 맺어지고 있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랄 수 있을 것인가?” 따라 읽는 사이 작지만 야무진 아이 모모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시간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회색 신사들에게 홀려 잿빛이 된 모습으로 내 말만 하는 어른이 돼 버린 내 앞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중략)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미하엘 엔더의 <모모> 中 지난밤 잘란창캇의 펍에서 마셔 버린 시큰둥했던 첫날밤이 뜨끔했다. 그럼에도 선뜻 털고 일어나 기도실을 나서지 않고 조금 더 게으름을 피우다 못 이기는 척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러다 뒤를 돌아봤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새하얀 모스크. 종교와 교리를 떠나 그곳에 잿빛을 걷어낸 나의 뽀얀 마음 한 조각을 묻어두었다. 그리곤 천천히 초록 잔디가 카펫처럼 펼쳐진 메르데카 광장Merdeka Square까지 걸었다. 딱히 구경거리가 없는 고가도로변인데도 길이 참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르데카는 말레이어로 독립이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8월31일 이 광장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던 영국 국기를 걷어내고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면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포했다. 광장 너머로 우뚝 솟아오른 초고층 빌딩과 함께 광장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영국 식민지 시절의 고건축물들이 독특한 도시경관을 그려낸다. 식민지 역사의 흔적을 상당수 지워낸 우리와 달리 쿠알라룸푸르는 도심 가운데 이를 그대로 남겨두고 오늘날까지 이용하고 있다. 광장 북측, 1894년에 지은 세인트메리 성당을 시작으로 유럽과 이슬람식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구 시청사, 술탄압둘사마드 빌딩, 구 중앙우체국, 국립섬유박물관, 구 차터드은행 등이 시계방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세월 다양한 인종이 각기 다른 언어와 신을 믿는 가운데 함께 어울려 살아왔기에 관용의 미덕이 배어 있다고. 다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1 Malaysia, truly Asia’라는 말레이시아의 캐치프레이즈를 형상화한 조형물 앞에 서 있자니 이번엔 달타냥과 삼총사가 떠올라 그들의 구호를 외친다. “One for All, All for One” 메르데카 광장에서 켈랑강Kelang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과 차이나타운China Town까지 다다르는데, 이곳에서 ‘1 Malaysia, truly Asia’가 허언이 아님을 체감했다. 역시나 건물 자체가 100여 년이 넘은 마켓 안에는 말레이, 차이니즈, 인디아 구역이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었고, 역사문화도시 말라카와 페낭을 모티브로 한 거리까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오밀조밀하다. 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켓 2층의 푸드코트와 마켓 바깥 골목에 위치한 예술가의 거리도 시장구경의 재미를 더해 준다. 중국계가 중심이 되어 상점가를 형성하고 있는 차이나타운China Town 언저리에서도 불교 사찰과 식민지 건축물, 힌두교 사원이 자연스레 한 컷에 담긴다.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나도 모르게 사진기를 들었다놨다 한다. 여행의 순간은 눈에만 담아두기 참 아쉬울 때가 많다. 찍고 싶은데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그렇다고 몰래 찍는 것도 내키지 않는. 옆에서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냥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하면 완전 좋아하면서 반가워할 거예요.” 새삼 놀라운 ‘참말’이다. 무표정하게 있다가도 사진기를 보이며 눈인사를 할 때마다 꽃보다 환하게 피어나는 그들의 얼굴빛.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마저 꽃 같은 포즈를 취해 주는데 그 덕에 내 잿빛 마음이 부끄럼을 타며 조금씩 희석된다. 1 메르데카 광장에서 센트럴 마켓으로 가는 길에 만난 동화 같은 거리. 초고층 빌딩숲 아래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축물이 독특한 도심경관을 만든다 2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모든 것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곳,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에 가면 말레이시아 여행이 더욱 촘촘해진다 3 강요하는 사람 없지만 열대 기후에서도 히잡을 벗지 않는 여인들. 그러나 색색 고운 히잡을 보며 여인의 마음을 짐작한다 빨간 구두 신고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 쿠알라룸푸르가 다민족이 내뿜는 전통적인 색채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질릴 틈 없이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도심의 빼곡한 쇼핑몰이야말로 쿠알라룸푸르의 현재다. 마음이 풀어지고 나니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마술을 부린 듯 새롭고 반짝이는 것들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쿠알라룸푸르 쇼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부킷빈탕 거리의 파빌리온에서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와 수리아 쇼핑몰이 위치한 KLCC까지 구름다리 형식의 통로KLCC-Bukit Bintang Pedestrian Wailkway가 연결되어 있어 주요 쇼핑 스폿을 쾌적하고도 수월하게 오갈 수 있다.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사옥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88층의 쌍둥이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에 올랐다. 쌍둥이 빌딩 한쪽 타워에서 보이는 맞은편 타워는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솟아 있었다. 멀고도 높다. 물리적인 거리와 높이만큼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갈 수 있을까. 우선 내려가자. 호텔 방에 들어와 가방에서 가장 예쁜 옷을 꺼내 갈아입고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와 파빌리온Pavilion의 명품 매장 사이를 모델처럼 걷기 시작했다. 명품 매장에서 나오는 차도르 두른 여인들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촌스럽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의 쇼퍼들은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감이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찾아 최근 말레이시아를 찾는 쇼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머니 가벼운 까막눈도 마냥 즐거운 윈도우 쇼핑. 걷다가 힘이 들면 쇼핑몰 곳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도락을 즐기기도 하고, 쇼핑몰 안팎에서 진행되는 버스킹 공연에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에 나오는 아가씨처럼 춤추듯 걷자니 지치기는 했지만 시간은 지겨울 틈 없이 흘러갔다. 램프의 요정을 따라 말레이시아의 머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반도 최남단으로, 싱가포르와 맞닿은 도시 조호바루Johor Baharu에 도착했다. 말레이어로 조호바루는 ‘새로운 보석’이라는 뜻. 그곳에 앨리스도 혹할 만한 새로운 보석이 있었다.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동화풍 색채의 레고 랜드LEGO LAND에 제대로 빨려 들어갔다. 오전 10시, 오픈시간이 가까워지면 레고 랜드 사람들이 나와 오매불망 가지런히 줄서 있는 아이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10, 9, 8……3, 2, 1”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레고 랜드 안으로 돌진. 레고 랜드를 둘러싼 자연과 그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레고 블록이 빚어낸 세상이다. 아이들의 쨍한 웃음이 화수분처럼 솟아난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어른들 역시 수북 쌓인 레고 블록 조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이 모자랐다. 조호바루에도 쿠알라룸푸르 못지않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아웃렛과 쇼핑몰이 즐비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행자의 시간은 좀더 색다르고도 익숙한 풍경을 더듬는다. KSL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난전은 우리나라의 오일장을 떠올리게 했다. 땅의 기운을 머금고 고운 색을 발하는 식재료와 튀기거나 굽거나 볶아낸 군침 도는 먹을거리에 자꾸만 손이 간다. 여기저기 “한국에서 왔어요?” 말하며 아는 체하는 현지인들이 우리네 시장 사람들의 인심과 다르지 않았다. 싱싱하고 건강한 어투. 그들 손으로 기르고 거둔 곡물로 만든 주전부리를 오물거리며 시장 한 바퀴를 어슬렁댄다. 부디 12시를 알리는 신데렐라의 종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런 걸까. 천천히 빨간 구두를 벗고, 램프의 요정과도 안녕을 고했다. 한 시간만 뒤로 돌리면 말레이시아의 앨리스는 사라지고 나는 다시 영하를 밑도는 나의 현실세계, 서울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나의 말레이시아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일 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반대편 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도심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2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주요 쇼핑 스폿 간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페데스트리안 워크웨이 3 레고 왕국에 들어서자 순식간 동화 속 인물이 되고 만다 4 최고급 명품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내세운 쇼룸에 이르기까지 쇼윈도 하나하나가 발걸음을 늦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 www.mtpb.co.kr ▶travie info 말레이시아 항공 하늘 위에서부터 말레이시아의 환대Malaysian Hospitality를 경험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국적기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하면 매일매일 인천과 쿠알라룸푸르 사이를 쾌적하게 오갈 수 있다. 특히, 오전 11시 출발이라는 스케줄은 출발과 도착에 있어 허둥대거나 허비할 수 있는 있는 여행 시작 당일의 일정을 여유롭게 해준다. 여행 후 도착 시간 역시 오전 7시 전으로 도착한 당일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최상의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30일부터 에어버스사의 신규 A333 항공기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도입되어 여유 있는 좌석 공간과 전원 공급 장치, 개인 스마트 스크린, 한국 영화와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등 한국 여행객들에게 보다 개선된 기내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항공사와 코드쉐어를 통해 다양한 노선에 공동 운항을 하고 있어 다양한 국가로 보다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2013년 2월부터는 One World Alliance 회원국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보다 다양한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02-777-7761 www.malaysiaairlines.com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스카이 브릿지 투어┃위치 Jalan Ampang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화~일,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RM80, 어린이 RM30 홈페이지 www.petronas.com.my 파빌리온Pavilion┃위치 168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파빌리온 옆 카페거리는 새벽까지 운영) 홈페이지 www.pavilion-kl.com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 ┃위치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starhillgallery.com 레고 랜드LEGO LAND┃위치 Gelang Patah, Joho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과 국경일은 밤 20시까지) 입장료 성인 RM140, 3~11세 어린이와 60세 이상 RM110 홈페이지 www.legoland.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글로벌 시대] ‘현명한 여성리더십’을 갈망하며/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글로벌 시대] ‘현명한 여성리더십’을 갈망하며/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봄날이다! 필자가 10여년간 유학했던 영국은 이맘때가 되면 공원과 길가에 노란 수선화가 피고, 들판에서는 양떼들이 온종일 고개를 숙이고 풀을 뜯는 것이 일상이다. 비가 갠 뒤에는 자주 무지개가 뜨는 나라 영국, 가끔 그 풍경과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는데, 올해 우리나라의 첫 여성대통령 취임을 보면서 당차고 강철 같았던 여성 한 명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영국을 대표하는 정치적 색깔이 분명하고 대찬 마거릿 대처 전 총리다. 아마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지향해 왔던 이상주의적인 정치체제의 로망은 ‘신분과 성별’로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하지만 불과 200여년에 달하는 현대 민주정치 역사상 ‘여성’ 리더십이 성공했던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영국 사상 최장기 집권의 총리로서 11년 반이나 영국을 이끈 대처 총리의 정치적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귀족이거나 유명한 정치가 집안의 딸은 아니었다. 평범한 중산층 출신으로 아버지는 식료품을 파는 상점을 운영했다. 그녀 특유의 남다른 열성과 노력으로 옥스퍼드대학에 합격해 화학을 전공했고, 1953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데 이어 1959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1975년 영국 보수당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유럽의 첫 여성 총리가 되면서 영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필자가 막 영국 유학을 시작했던 1989년 말 그녀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감하게 펼쳤고, 만성적이던 경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과감하게 산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심지어 일하지 않으면서 복지 혜택만 받고, 세금은 많고 일자리가 없는 이른바 ‘영국병’을 고치고 국가 경제를 회복시키면서 ‘대처리즘’(Thatcherism)을 탄생시켰다. 또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침공을 군사적으로 응징해 영토를 지켜낸 것은 힘의 정치와 국가 안보를 중요시했던 ‘철의 여인’다운 뛰어난 지략이었으며 뚝심의 소유자임을 입증하는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싶다. 그녀의 위대함은 바로 이것이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총리가 됐지만 난제를 현명하게 극복했고, 특히 대처의 ‘철의 리더십’ 이면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지혜로움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녀에 관한 평전들을 보면 주요 정책의 수립 과정에는 늘 합의가 뒤따랐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했고, 야당이었던 노동당과 지식인, 언론인, 정책 관계자들과 만나 국민이 합의할 수 있는 원칙을 찾기 위해 정력을 쏟아부었다. 포클랜드 전쟁 참전에 앞서서는 미국 펜타곤을 비롯한 세계의 지도자들을 만나 국제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지혜를 발휘했다. 그녀는 평소 “지혜가 없는 권위는 칼날을 세우지 못한 도끼와 같다”라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박근혜 호’가 국민행복시대의 출항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금 우리는 희망을 얘기한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와 경제 부흥, 복지 실현 등 여러 난제 앞에 놓여 있다. 그래서 국민의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정책 추진과 함께 ‘소통하는 화합’의 리더십 발휘가 절실한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고질적인 한국병을 끄집어내고 해결해 보겠다는 대찬 뚝심과 지혜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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