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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이광재 강원지사 대법 판결전 본지 격정토로 “면직 슬픈게 아니라 현실이 눈물난다”

    <원고지 89장 분량 인터뷰 전문 수록>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대법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확정 판결로 지사직을 잃은 27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 절차와 결과에 실망스럽다.”면서 “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현실이 가슴 아프고, 도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판결 바로 전날인 26일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지사는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과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 정치 현안, 2012년 대통령 선거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이 지사는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해 왔으며, 지난해 6월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도정과 관련한 인터뷰만 해 왔다. 정치 현안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의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는 서교동에 자리잡은 강원도 서울사무소 5층 회의실에서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오전 11시부터 1시간 40분동안 이어졌다. ●대법 상고심 결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지금까지도 백척간두 위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심정으로 살아왔다. 다 잘될 거라 본다. 불교 경전에 나오듯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정치적 탄압’이라고 말하고 싶나.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 가면서 선한 생각만 가져도 세상을 구제하지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하게 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나를 보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이번 판결을 맡은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나. -없다. →박시환 대법관을 만난 적이 있나.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강원도지사 직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 사장이 당선될 것으로 보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성공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부분인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또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를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과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했다. →실패한 절반은 무엇인가.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그러다 보니 너무 큰 상처가 났다. 예를 들어 행정중심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국회로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작다. 국가의 5% 정도밖에는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아… 그런 사람이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이다. 제3의 무엇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은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참여정부의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잘못됐나.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러다 홍보수석, 인사수석, 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기존 것을 인정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내가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이해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사람이었고,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런 말도 있지 않나.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고…,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다 돌아섰다. 그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했다. 변호사로 기득권층에 진입했지만 사건을 맡기 어려워 직접 찾아가는 인권변호사가 됐고,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선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가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또다시… 정치가 좀 담백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참여했다. 그 당시 386들은 국가를 경영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나.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들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 봐야 전체 수석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둘 정도였다. 19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그렇게 따지면 김종필 총재도 30대에 정권의 2인자가 아니었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의 전환기 당시 대통령은 루스벨트, 케네디,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이었다.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다. →386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공통된 지향점이 남아 있나. -세대의 에너지라는 것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이유가 뭔가. 그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를 겪었다. 그러니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데모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 80년대에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척박한 현실에서 몸으로 앞서 나가고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하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안희정, 유시민, 김두관, 문재인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가운데 60%는 노 대통령이,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씩 갖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한 말이다. 나는 오히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참여정부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와 안 지사, 김 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중에서 노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누구였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켰지.(웃음) →문 실장이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30초 넘게 고심을 하다가)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실장이 손학규 대표와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 물론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했으면 좋겠지.(웃음)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이 없나. -그렇지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분이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아니니까. →다섯분 가운데 정치 지도자로서의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가장 낫나고 보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이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다. →안희정 지사와는 협력 관계인가, 경쟁 관계인가.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정치현안과 2012년 대선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개헌은 해야 하지만, 시점을 놓쳐 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가 아닌가. 어떤 개헌이 필요한 가는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으로 보나.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정치인,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특히 동북아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해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향후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몰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개헌 문제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웃돈다. 이 지사는 몇점을 주겠나. -이미 대통령인데,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또 서민경제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이 두 가지 문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 지사 본인에게는 몇점을 주고 싶나. -나는 지사 업무 수행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50점쯤 주겠다. 강원도에서 나의 지지율도 그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포용과 통합이다. 국민통합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무엇일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또 동북아 평화와 물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세론’이 강하다.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경선 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순간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앞으로 대통령의 비즈니스 역할이 커져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가, 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모르겠지만, 멋진 승부를 벌이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 없이 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한나라당에서는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예측가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박 전 대표와 1대1로 붙을 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누구라고 보나. -그걸 말할 수 있나. 나도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지지율 23%포인트까지 뒤졌다가 13%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결국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가진 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다. →정치권이 좌파와 우파로 나뉘었는데, 이데올로기가 없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만 봐도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정부 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어느 하나가 옳을 수 있나.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정치에서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할 때 각 부처 최고의 엘리트들과 일한 경험이 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불교신자다. 본인의 종교가 정치 활동에 영향을 미치나.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참여정부 때 실세여서 강원도에 예산을 많이 주도록 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다만 나는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때뿐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과 일관성 있게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분들이 보수적인데 왜 작년에 민주당 후보인 이 지사를 선택했다고 보나. -첫째,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 둘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안다는 점. 셋째, 그래서 도지사 시켜 일하게 한 다음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로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강원도지사 선거 때 공언한 대로 10년 후 대통령 선거에 나올 건가.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에 나와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다. 대담 이도운 정치부장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전문 (200자 원고지 89장)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격정토로 인터뷰

    이광재 강원지사가 27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지사직을 잃었다. 2년만에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의 종착역에서 끝내 내리지 못한 채 “선고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도민들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 인터뷰는 선고 전날 진행됐다. 이 지사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우여곡절 많았던 취임 이후의 소회와 정치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 2012년 대선 등 정치 전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 대담 형식으로 서울 서교동 강원도민회관 4층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강원지사 강원지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크게 주목받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당선되고 나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  -강원도는 대륙 국가로 가는 전진기지다. 올해 23개국을 다룬 ‘세계 흥망사’라는 책을 내려고 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결국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을 관통하는 철도 문제, 중국·러시아의 자원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때 신성장 동력이 나온다. 서울 중심의 서쪽으로 기울어진 배가 동쪽으로 균형을 잡는 극동아시아 시대가 온다. 지금은 강원도의 역사가 부상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국가 및 강원도의 발전 전략이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호남은 푸대접, 강원도는 무대접’이라고 한다. 현 정권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강원도 출신 없다. 도민들이 지역 차별을 느끼나.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만 해도 강원도 출신 장·차관들이 많았는데 현 정권에는 아무도 없어 안타까움이 많은 것 같다. 1년에 9000만여명이 강원도에 온다. 우리가 더 잘하면 그 분들이 강원도를 더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상고심 27일 대법원 판결이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한다고 보나.  -잘 될거라 본다. 기본적으로 불교 경전에 나오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이 상황을 더 잘 극복할 거라 생각한다. 증거가 없고 , 궁박한 처지에 있는 한 사람 말에 따라 유·무죄 결정이 났는데 이미 그중에서도 절반 정도가 무죄가 난 상황이다. 여당 의원들은 무죄가 났고, 나는 절반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났다. 더 결정적으로는 재판정에 박연차 씨가 나와 진술하겠다고 밝혔는데도 재판장이 불러주지 않은 것도 문제다. 더군다나 한 차례가 아니고, 대여섯 차례에 걸쳐 돈을 10억원 넘게 거절한 건 내가 유일한 사람이다. 잘 될 거라 본다. 어떤 판결이 나오더라도 수용할 건가.  -백척간두 위에서 항상 진일보하는 인생을 살아왔고 잘 될 거라 본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털고 지사직에 전념할 건가, 아니면 ‘정치적 탄압’이라는 부분을 짚고 넘어갈 건가.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리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를 미워하거나 원망하거나 상처내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한 세상 살다가는 건데 내가 선한 생각만 갖고 살아도 세상을 구제 못하는데 남을 해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됐을 때 수많은 제보가 쏟아졌다. 이런 저런 정보들이 많았지만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 유죄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정치인 이광재의 미래는.  -정치인 이광재까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릴 거라 본다. 항상 새로운 미래에 도전했고 항상 시련도 많았지만 좋은 일도 많았다. 내 운명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항상 웃는 그런 날 보고 근거없는 낙관주의자라고 얘기하는데, 나중엔 내 말이 맞았다. (유죄 파기환송될 경우) 시한부 임기인데 도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건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죄를 확신한다. 취임 이후 직무가 정지되는 어려운 와중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빠른 속도로 도정이 안정됐고 변화됐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도정 업무는 훨씬 더 강화되고 추진 속도가 붙을 거라고 본다. 언론에서 박시환 대법관과 이 지사의 관계를 부각시키는데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나.  -모르겠다. 박시환·신영철·안대희 대법관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 박시환 대법관과 만난 적은.  -없다. 기본적으로 의회·행정·사법 등 삼권이 분리돼 있고 내 처지로 볼 때 공정하게 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열심히 지역을 돌고 있다는데 어떤가. 엄 사장이 당선가능성 있나.  -내가 알 수가 있나. 어쨌든 엄 사장한테 내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을 가야될 것 같다. 그런데 그 분이 나에게는 정치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언론인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렇게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구제역 판결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주게 되나. 아니면 동계올림픽 유치가 판결에 영향을 줄까.  -그건 모르겠다. 오는 7월 6일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치돼야 한다. 연평도 사건도 그렇고 서민들의 생계도 어려워 국민들이 힘 빠져 있다. IMF 구제금융 당시 박세리 선수가 우승해 희망을 줬는데 이번에 평창이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이미 두 번이나 울었다. 이번에는 강원도 ‘감자바우’들이 하는 일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화를 써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 꼭 될 거라고 본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유치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나.  -IOC위원회에서 워낙 평이 좋으시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IOC내 존경받는 분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구제역 발생으로 고심이 많은데 강원도 민심은 어떤가.  -구제역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야 할 단계에 왔다는 거다. 첫째, 앞으로 질병이 위기관리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아직 구제역 연구소조차 없다. 미국은 케네디대통령이 1961년에 만들었는데 우리는 백신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영국에 연락해서 공급받고 백신 자체도 모자란다. 구제역 연구소를 국가 차원에서 만들 필요가 있고 전반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 셋째, 가축을 키울 때 근본적인 전환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오스트리아에 가보니 동물을 일정 기간 이상 가둬서 키우지 않았다. 초지에서 방목하고, 불가피하게 가둬놓고 키우면 철저히 관리한다.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구제역을 막는 것과 시장을 활성화 시켜 농민에게 도움을 주는 건 다른 문제다. 강원도는 빨리 출하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다들 재래시장에 못 나와 물건을 못 파니까 어렵다. 어차피 제수 상품을 사야 하니까 도청 공무원 월급의 일정액을 떼서 대대적인 상품권 구매운동을 벌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직 우리는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없다. 새끼가 젖을 물면 1분 이내에 쓰러지는데 오랫동안 버티다 쓰러지는 소를 보며 또 한번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할 때가 왔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 사건이었다. ●참여정부와 고 노무현 대통령 참여정부는 성공했다고 보나 실패했다고 보나.  -절반의 성공이 있었고, 절반의 실패가 있었다. 절반의 성공은.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민 대통령이었고 권위주의 타파했고, 지역균형발전도 이뤘다. 무엇보다 높이 평가하는 것은 ‘자기 지지자와 싸울 수 있는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주 높게 평가한다.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시키면서 대추리 문제를 극복하고 수십년간 적체됐던 방폐장 문제도 박수 받고 해결했다. 천성산 터널 문제도 해결됐다. 모든 것은 자기 지지자들과 했던 싸움이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지 않고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나. 진보라고 진보의 정책을 다 쓸 수 없고, 보수라고 보수의 정책을 다 쓸 수 없다. 대통령은 중간을 가게 돼 있다. 내가 청와대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방폐장 문제 다음 정권에 넘기자, 약체 정권인데 지지자들과 싸워서 별로 얻을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자 노 대통령이 ‘그럴 바에 왜 대통령을 하나. 내가 있을 때 어려운 문제를 하나씩 돌파해야 나라가 진전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것, 이것이 가장 의미있다고 본다. 절반의 실패는 무엇인가.  -우리가 갖고 있던 세력에 비해 너무 큰 어젠다를 가졌고, 또 너무 상처가 났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만 해도 세번의 선거 동안 내건 공약이었는데도 헌법재판소까지 갔다가 뒤집혀 다시 이번 국회로 오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가보다 사상가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본다. 자신의 힘에 비해 너무 거대한 어젠다를 세웠다.하지만 행복도시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화두의 일부를 내보였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 정치인은.  -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고, 또 다른 사람은 또다른 사람이다.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적통이라기 보다 제 3의 무엇이 있지 않을까. 결국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참여정부가 만들었던 청와대와 정부 조직시스템을 현 정부가 많이 바꿨다. 잘했거나, 잘못했다고 생각한 부분은.  -참여정부가 했던 시스템을 현 정부가 다 반대하다가 다시 돌아갔다. 홍보수석 폐지했다가 다시 만들고, 인사수석·위기관리 시스템도 다 복구했다. 존재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존재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없다. 노 대통령은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공직자와 수많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 그렇기에 그런 시스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현 정권 들어 항상 인사 문제가 불거지고, 위기관리 체제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 그런 문제 볼 때마다 아쉬움이 있다.  나도 전임 도지사를 절대 비판하지 않고 다 안고 있다. 차차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한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하고 일은 혁신적으로 한다. 책을 쓰면서 23개국을 연구해 보니 몇 가지 공통점은 제조업이 강하고 기술이 강해야 나라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과 정보통신부가 없어지는 걸 보며 가슴 아프게 생각했다. 결국 다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무한하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가 ‘미국 대통령 되면 미국을 얼마나 변화시킬까. 5% 정도다’라고 말했다. 실제 많은 걸 못 바꾼다. 오히려 기존 것을 인정하고 내가 아주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임기를 마치는 게 올바른 태도다.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요즘 주말이면 봉하마을에 1만명이 온다고 한다. 놀랍다.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얼굴을 한 대통령,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 서민 대통령.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 노 대통령은 어쨌든 법 테두리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법을 배워야 한다, 리걸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면서 아침 7시에 불러 헌법 공부를 시켰다. 집이 인천이라 국회 근처에 방을 잡고 밤새며 일을 했다. 청문회에서 대단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연설이나 글은 굉장히 쉽다. 어디서 이렇게 보통 사람이 살아가는 언어를 배웠냐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변호사들이 판·검사를 접대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걸 하지 말자고 했다. 그 뒤 사건이 안 들어와서 직접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상담을 하다 보니 ‘인생이 말야, 남녀가 모든 걸 버리며 사랑하다가도 막상 헤어지고 나면 1만원짜리 하나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 듣고 확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 대정부 질의 원고가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자기 원고를 스스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면서 이 사람은 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대통령을 만들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갖고 있다가 1992년 김대중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하면서 호남 사람들 이 의원회관실로 울며 전화하더니 애를 더 낳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영남 사람이지만 이렇게 나라가 분열되면 안 된다’고 했다. 내가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걸 말씀드렸고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나가자고 하니 나가도 되겠냐고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을 치르면서 최고위원 선거 준비했고 대선 나간다고 계획 세웠다. 1993년 12월 결혼하고 신혼여행 가서 완전히 생각을 굳혔다. 갔다 와서 안희정 씨를 만나 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총선에서 낙선한 처지라 현역 국회의원 대상으로 계보 만들기가 어려우니 지방자치 실무연구소를 만들고 싱크탱크를 만들자고 했다.  노 대통령에게 가장 감동을 받은 건 인간의 얼굴을 한 정치인이고 권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태도,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 그게 가장 좋았다. 노 대통령은 계속 투쟁하는 정치인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싸움은.  -아마 언론과의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참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농담이 있다. 언론과 부인과 성직자와는 싸우지 말라는. 양면성이 있다. 분노는 사랑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에 노동자와 서민을 변호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냐고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랬더니 노 대통령이 ‘나도 대한민국 사법고시에서 50명 뽑을 때 된 사람이다. 판사도 됐고 기득권 세력이다. 그러나 국회라는 게 뭐냐, 나같은 사람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줘야 균형을 잡는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뭐 쉬운 길을 가냐. 나는 뭐 좋냐. 내가 무슨 바보냐’고 했다. 항상 유대인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 공산주의자 나치가 공산주의자 선언할 때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에 가만 있었다, 그러나 나치가 나를 체포하러 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는 말을 강연에서 많이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정세분석 하지 말라고 했다. 참모들은 참아야 기회가 온다고 조언하는데 ‘내가 왜 도구가 되겠다는 생각은 안 하냐’고 따졌다. 이러면 참모들은 힘들다.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5대 총선 종로에서 떨어지고 정말 막막했다. 두 번 떨어지고 나서 내가 노 대통령에게 종로로 가자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해보니 이명박·이종찬 후보에게 다 지는 걸로 나왔다. 그러나 이기고 지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 정치 1번지에서 의미있는 전사를 해도 정치인은 살 수 있는 거 아니냐고 그랬다. 천신만고 끝에 현역이 됐다. 그 뒤에 부산에 가겠다는 거다. 왜 거기로 가느냐고 했다. 그랬더니 ‘사람은 무엇이 되는 걸 생각하는데 도구가 된다고 생각하라’고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 한 남자를 사랑했고 그 분이 계속 어려우니까 떠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좋을 때 떠나지, 어려울 때 못 떠난다. 계속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세속적인 출세를 한 거다. 내가 큰 역량이 있어서가 아니다. 인터뷰하러 오면서 택시 기사가 하는 말이 ‘노 대통령이 어려워지니 사람들이 다 돌아서더라.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때 심정이 어땠나.  -노 대통령은 스스로 ‘경계인’이라고 했다. 변호사로서 대한민국 기득권에 진입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고, 경상도 사람으로 민주당에 소속돼 호남 가면 영남 사람, 영남 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이런 얘기할 때 가슴 아팠다. 항상 빈 들에 서 있는 노무현을 봤다. 제일 중요한 게 의리라고 생각한다. (믿었던 사람들이 돌아서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다. 그렇게 노 대통령을 비판하다 서거하고 나서 국민적인 열기가 있으니까. 좀 정치가 담백했으면 좋겠다. ●386과 486 참여정부에 많은 386세대들이 정권에 참여했다. 국가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나.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 정부가 아마추어 정권이라 폄하하기 위해 그런 말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다. 노 대통령도 50대 중반이었고 386이라 해봐야 전체 비서관 중에 나와 천호선 비서관 둘 빼면 58년 개띠가 12명이나 됐다. 이 사람들이 주력 부대였다. 수석이 대체로 50대 중반, 노 대통령과 같거나 조금 많거나 적었다.  또 김종필 총재가 30대에 공화당 의장하지 않았나. 미국 대통령 나이가 평균 53.1세다. 미국 역사에서 큰 전환점이 세 번 오는데 공황기, 동서 냉전기, 신자유주의 물결이 들어서기 직전이다. 한번은 루즈벨트, 한번은 케네디, 한번은 클린턴이 있었는데 모두 40대 초반의 대통령이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준비가 돼 있느냐, 내적 역량이 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너무 과하게 폄하하려 하는 의도 속에서 본질에 맞지 않는 비난이 있었고, 나이만으로 모든 걸 얘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빨라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 당시 나쁜 배합 아니었다. 386 정치인들은 현재 공통된 지향점이 있나.  -세대 에너지가 있다고 본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주창한 40대 기수론이 먹혔던 것은 그 당시 세대들은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 때 8·15와 6·25 전쟁을 치렀다. 석회석과 다이아몬드는 성분이 똑같다. 그런데 어떤 압축과 고열과정 겪느냐에 따라 석회석이 되기도 하고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6·25 전쟁과 8·15 해방을 겪으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하겠나. 그 에너지가 있었기에 40대 기수론이 가능했고 살아가는 힘이 있었기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보자는 열망이 가능했다. 박정희라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때문에 경제 발전도 가능했다.  데모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 80년대 광주가 얼마나 가슴 아팠나. 데모를 하든 안 하든 척박한 현실에 몸으로 앞서 나간 사람, 마음으로 동조한 세대가 386이다. 수백만이다. 학생운동 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386으로 폄하될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한 시대를 타개해 나가려 했던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중에 학생 운동 한 사람들은 소수였다. 당시 70만명씩 대학갈 때다. 80년대 학번부터 87년까지 보면 490만명의 대졸자를 갖고 있다. 취직을 많이 못해서 문화운동을 이끈 사람들도 이 주류들이다. 강한 386에너지가 있다. 운동만 한 386이 아니고, 80년대라는 군사독재 시절을 살아간 강력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이제 486이라고 하는데 용어는 어떤가. 386 상징성 때문에 쓰는 게 낫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본다. 세대 에너지를 좀더 얘기하자면 68년도에 유럽의 학생운동을 이끈 6·8세대들이 다 유럽의 대통령이 됐다. 그만큼 세대 에너지가 강하다고 본다. 존중될 필요가 있다. 다만 나처럼 못난 사람이 정치하게 되면서 정치권에 대해 조금 안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부채 의식을 느낀다. 그러나 386 세대는 충분히 의미있는 세대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주류 아닌가. 회사의 과장, 부장으로 일하면서 사회와 경제를 끌고 가는 강력한 세대다. 내가 그 세대가 갖고 있는 에너지 만큼 못한 게 미안하다. 올해 70세 넘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영화제위원장을 강원도 문화예술제전 이사장으로 모셨다. 김 위원장은 1년 반을 해외에 있었다. 20대 청년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세대간 벽을 두기보다 신구 조화를 강력히 꾀해야 할 때다. 중국이란 나라의 역동적 힘은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 권력자들은 전 정권 권력자들과 협력하고 타협하는 데서 나온다. 난 이것이 오늘날 중국의 강력한 동력이라 본다. ●친노세력 김두관 경남지사가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참여정부의 지분 60%은 노 대통령에게, 나머지 40%는 안희정·이광재 지사가 반반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나.  -과분하다. 내가 노 대통령과 가장 오래 있었고, 노 대통령의 가족과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게 내 숙제다. 참여정부에 빚을 많이 지고 있다. 빚을 많이 갚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지분이 어디 있겠나. 부채를 떠맡기 싫어서 지분을 안 가지려는 건 아닌가.  -사람이 사는데 의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사랑했기에 대통령을 만들어겠다고 생각했고 또 그건 변함없다. 386세대에 미안한 것은 나를 많이 사랑했던 분들에게 내가 모자란 점이 많다는 것이다. 갚아야 한다. 이 지사, 안희정 지사, 김두관 지사,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비서실장 중에서노 대통령은 누구를 인간적으로 제일 좋아했나.  -문재인 실장이다. 그러니까 민정수석도 시키고, 비서실장도 시키지(웃음) 문 실장은 언젠가 정치를 할 거라고 보나.  -(한참을 생각하다)잘 모르겠지만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변호사가 잘 경선했으면 좋겠다.(웃음) 정세균·정동영 최고위원도 함께 경선했으면 좋겠다. 김두관 지사 말을 들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은 참여정부의 지분 없나.  -그렇지는 않다. 노 대통령이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특별한 애정 가졌던 분이다. 지금 민주당은 아니니까. 지사 제외하고 나머지 분 중 정치적인 지도자로서 재능이나 역량은 누가 낫나.  -여태까지는 노 대통령의 그늘 속에 있었고 이제 처음으로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시험대 위에 오른 거다. 중요한 건 본인의 비전과 경영능력에서 시작되는 거다. 지금은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5명 가운데 누가 대표 주자로 출마하면 좋을까. 문재인 실장인가.  -손 대표, 문 실장, 정동영 최고위원도 하겠지. 안희정 지사와는 경쟁 관계인가.  -둘다 의미있는 결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자리, 교육, 복지 세 가지 영역에 지사직을 걸었다. 안 지사나 김 지사나 나나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내야 한다. 정치가는 희망을 파는 상인인데 국민들은 너무 위대하고 똑똑하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모든 걸 다 걸고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 아닌가. 그래야 정치를 얘기할 수 있다. 난 분명히 그렇게 할 거다. ●정치 현안 개헌 얘기가 계속 나온다. 이 지사의 생각은.  -도 지사가 그런 얘기도 해야 하나(웃음). 개헌은 해야 하지만 노 대통령이 개헌하자고 했을 때 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노 대통령이 하자고 했던 시기에 했으면 전체 대통령의 임기나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텐데 시점을 놓쳐버렸다. 이미 권력 후반기다. 국회의원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 어떤 개헌 방향이 필요한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를 놓쳐버렸다. 그런데도 여당에서 개헌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고개를 저으며) 모르겠다. 개헌 이슈가 한동안 갈 것 같나.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전 보면서 거대한 힘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한나라당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 60년대생 시도 지사들과 여야를 떠나 진짜 대한민국 문제에 천착하는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내년은 세계사적으로 명운을 가르는 해다. 북한은 권력 교체기고 우리는 대통령 선거다. 중국 지도자가 바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있다. 아시아 전반에도 남북 문제를 둘러싼 큰 틀의 변화가 오는 시기다. 남북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대한민국 명운을 끌고 갈 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장길도 계획이라는게, 나진선봉으로 바다로 나오는 것이다. 내년 10월되면 푸틴 대통령이 만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다. 얼마 전에는 몽골의 석탄을 한·중·러가 철도를 놔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몽골 자원이 동해안으로 나오게 된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캄차카 반도 위로 북극 항로가 100~120일 열린다. 남북 정세 변화와 에너지 자원 문제를 둘러싼 극동의 관리를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한국 10~20년을 좌우할 것이다. 이 문제에 정치권 전체가 천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력 투구하고 여야를 떠나 내년 10월 APEC 의제는 단연코 남북의 정세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관리할 거냐, 북한을 경유하는 철도는 어떻게 될 거냐, 몽골·북한의 엄청난 광물 자원 어떻게 가져갈 거냐, 북한 물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낼 거냐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극동아시아의 변화에 여야를 떠나 모든 정파가 외교에 진력해야 한다. 130년 전 구한말 상황이 온 것이다. 강원도가 여기에 한 축이 있다. 지사직을 걸었다.  무상복지 논란을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복지 하면 무상이다. 그런데 성장 없는 복지가 어디 있고, 복지를 생각하지 않는 성장이 어디 있나. 지금처럼 주택 문제, 사교육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0년 저출산 고령화 상황에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 동안 성장동력 만들어야 한다. 어려운 서민들을 어떻게 할 건가를 놓고 머리 맞댈 일이지 지금 개헌으로 지지고 볶아서야 되겠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50%를 웃돈다. 100점 만점에 몇점 정도 주겠나.  -글쎄. 난 통일보단 평화를 원한다.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서민경제 부분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지금 서민들이 살기 너무 어렵다. 고용없는 성장과 거대한 눈부신 지표는 존재하는데 서민 삶은 거기에 없다. 임기 마지막에 두 가지를 집중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70%면 어떻고 30%면 어떤가. 어차피 대통령인데. 물론 국민 원성 사면 안 되지만 너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가 잘할 수 있는 한두 가지를 역사와 승부하면서 자기 지지자와 싸우는 게 중요하다.. 평화보다 통일 원하는 거 맞나.  -그럼, 당장의 통일보다는 평화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지지율 조사하면 어느 정도.  -한 50% 나올 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 중에 가장 잘못하는 것 하나를 꼽는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이야기에 로마의 번성 요인에 관한 글이 있는데 하나는 포용이다. 로마가 일어났던 건 이민족에 대한 포용, 로마인이 아닌데도 시민권을 주고 외부 사람도 황제가 될 수 있게 했다. 두번째 통합이다. 국민통합이란 건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고 생존의 전략이다. 그래야 이 나라가 잘 되고 서민경제가 잘 된다. 내년 10월 APEC 정상회담을 반드시 국가의 전 역량을 모아야 한다. 틀의 변화는 임기 후반기에 있다. ●민주당 전적으로 공감한다. 민주당의 3대 무상 정책에 찬성하나.  -일자리, 교육 문제를 통해 건강한 중산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게 국가 전체적으로 복지다. 이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의 문제와 또 하나는 진짜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의 문제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렇게 정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투자, 들어오는 기업에 특혜를 확실히 주겠다는 게 내 주장이다. 상장 회사 3개를 유치했다. 일자리 만드는 부분을 해 나가는 거다. 교육 분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강릉 영동지역은 영어와 러시아를 시범학교를 정해 집중할 생각이다. 연세대학교 초·중·고를 원주에 만든다든지 해서 교육 부분을 굉장히 강화하려 한다.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많은 걸 못한다. 시범사업을 해보는 거다. 시범사업을 해서 내 가설이 맞으면 확대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확대할 수 있다. 2018년 돼야 연금시대 열린다. 2018년에 연금 받을 정도로 연세드신 분은 노후 준비가 안돼 있다. 경로당에 집중하자. 복지의 인프라라고 생각하면 경로당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소 한마리에 200만원, 키우면 한 달에 1만 5000원을 준다. 100마리를 키우면 150만원인데 이걸 경로당 짓는데 쓰자. 소가 새끼 낳으면 소 한마리 800만~1000만원 하는데 그 돈으로 경로당을 도와줄 수 있다. 3년 지나면 소를 팔고 송아지 한 마리가 생긴다. 증식의 모델을 만드는 거다. 농촌형 복지다. 이걸 시범사업으로 해서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부모가 있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그러지 말고 효도통장을 만들어 부모님에게 일정액을 자식 월급에서 10만원 떼 주자.  노인들 쓰레기 줍는거 말고 유럽처럼 꽃을 가꾸게 하고, 도시형 같은 경우 할아버지들이 도시의 쓰레기, 명함 등을 수거해오면 계산해서 주고 경로당 운영비를 주고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논쟁할 때 서로 존중할 필요있다. 인간이 제도로 만들어낸 게 투표(정치)와 화폐(경제)다. 성장과 불평등은 쌍둥이 자식이다. 경제에서 성장은 미덕이다. 그러나 결과는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걸 해소하려는 게 평등이고, 그게 정치다. 인간이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 닮으려고 한다. 이기적, 이타적 유전자가 큰 논란을 일으키는데 성장과 복지라는게 그런 측면이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철학적인 답변이다.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리더십에 만족하나.  -내가 그것까지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웃음) 가급적 일에 몰두하는 편이고 강원도 일에 성과를 내는 게 도리인 것 같다. 여의도와 정치판을 기웃거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정보도 없다. ●2012년 대선 2012년 대선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도정의 목표이기도 하지만 일자리, 교육, 복지라고 본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동북아의 평화 정세와 물류 문제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극동아시아가 천연가스 50%를 갖고 있다. 북한도 그렇다. 철길, 뱃길로 어떻게 연결해서 해나갈 건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신성장 동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후보 선호도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세론이 강한데 야당이 박 전 대표를 넘기 어렵다고 보나.  -박 전 대표는 좋은 분이다. 지난 번 경선에서 졌을 때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할 때 이미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고 본다. 국민 마음 속에 섰다. 앞으로 점점 더 비즈니스 대통령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 국민들은 예측가능한 미래와 예측가능한 대통령을 원하고 세계 속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대통령을 원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손학규 대표는 영국에서 공부도 했고 도지사도 했고, 장관도 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고 예측가능한 미래의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문재인 실장도 경선에 나설지 안 나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의 멋진 승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 전 대표는 무리없이한나라당 후보가 될 거라 보나.  -박 전 대표가 되는 게 순리가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표와 일 대 일로 붙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는.  -그걸 말할 수 있나. 하지만 이런 것 같다. 내가 지지도 마이너스 23%였다가 플러스 13%로 이겼다. 박연차 게이트로 찜찜한 게 있으면 국회의원 안 나갔다. 내가 감옥갔을 때 강원도민들이 사랑으로 모든 걸 거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은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애정을 갖고 있는사람이 승리자가 된다고 본다. 거기서 에너지가 나온다. 선거를 예단할 수 없다. 내가 이길 거라고 누가 봤겠나. 노 대통령을 찍었던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공통된 표심을 가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누가 됐든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사람은 이젠 예측가능한 미래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 이광재 이념적으로 진보인가, 보수인가.  -나는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고 진화를 선택했다. 난 항상 오류가 있다. 오류를 빨리 극복할 수있는 시스템을 갖는 게 진정한 진화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치판이 온통 좌파 우파니 하는데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으면 정치 기반을 무시하는 것 아닌가.  -경제 발전만 봐도 갈라놓고 싸우는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1950년대 소위 소련 체제가 경제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뤘다. 미국이 과학자 양성을 위해 수월성 학교교육으로 완전히 바꿨다. 70년대 들어 유럽형 복지모델이 얼마나 강력한 성장모델 됐나. 제 3세계 아시아의 용들은 독재국가라는 비판받으면서도 얼마나 성장했나. 미국 경제도 신자유주의가 얼마나 융성했나.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어려움을 겪지 않나. 경제 발전만 봐도 이렇듯 신자유주의부터 소련체제, 복지국가 모델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왔는데 어떻게 이것이 옳다고 하나. 역사가 말하지만 진보 보수 관점이 중요한 게 아니고 공존하려는 통합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경제사 이론을 보더라도 국가의 시장 개입이 진보였는데 한때는 개입하지 않는 게 진보였다가 지금은 또 개입하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상가들은 모르겠지만 정치로 얘기하면 진보 보수, 좌파 우파는 황당한 얘기다. 개인적으로 아주 공감한다. 언론관은 노 대통령과 같나.  -극도로 언론 노출을 피해왔다. 내가 노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었는데 모시는 사람은 자기 일이 없는 거다. 노 대통령 모실 때 문고리 잡고 인의 장막을 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을 소개했지만 내 스스로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청와대에서도 근무했는데 공무원과 사이는 어땠나.  -잘 지내는 편이다. 국정상황실장 할 때 부처 고시 성적 최고였던 분들과 일했다. 공무원들은 유능하고 문제해결 능력이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처음에 무슨 얘기하면 안 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취지를 잘 설명하면 반드시 답을 찾아온다. 유능하다. 인사는 보수적으로, 일은 혁신적으로 하는데 사람을 너무 자주 바꾸는 건 옳지 않다. 에너지를 어떻게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아침 운동을 과장이랑 걷고, 국장이랑 밥을 먹고, 한 사람씩 알아가고 있다. 조직은 마음으로 일하는 거지 명령으로 일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나한테 충성하지 말고 강원도민에게 충성하라고 한다. 종교가 불교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나.  -잘 모르겠다. 로마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종교 탄압이다. 인도와 무굴제국이 가장 왕성한 때는 다른 종교를 모두 허용했을 때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 프란체스카 수도사가 한 말이 너무 와닿는다. 5세기 때 쓴 책인가. ‘수도원의 역사’란 책에서 넌 왜 풀이나 바위와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느냐, 왜 인간만 영혼이 있다고 보냐. 나무에도 산에도 생명이 있다는 말이 있다. 칭기스칸 아들은 신이 10가지 손가락을 준 이유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종교를 핍박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실세라 강원도 예산이 많이 늘었다고 하는데 동의하나.  -그렇다. 많이 따려고 노력했다. 국회 와서 처음한 게 내가 담당하는 산하기관을 전부 돈 것이다. 예산 딸 때 사무관, 과장부터 일일이 다 설득한다. 그래서 예산을 따는 거다. 물론 힘이 든다. 담당 사무관이 제일 중요하다. 수백대 일의 경쟁력을 뚫은 공직자를 설득해야 생명력을 갖고 일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정권이 바뀌면 가위표가 된다. 생명력 있게 일관성 갖고 정책을 유지하려면 주무 사무관과 과장의 확신을 얻어내야 한다. 강원도가 보수적인데 왜 이 지사를 유권자들이 선택했다고 보나.  -강원도를 위해 일을 잘할 것 같다는 것과 또 하나는 청와대의 국정상황실장을 해봐서 국가도 좀 알고 국회의원도 두번 해서 국회도 알고 그래서 도지사 시켜 강원도를 위해 일 시킨 다음에 강원도를 대표하는 인물을 키워야겠다는 거 아니겠나. 내가 선거 때 마지막 연설에서 ‘청와대 국정경험, 국회의원 경험 살려서 10년이 지나면 대통령에 나가겠다’고 한 연설이 시청률 20%까지 올라갔다. 10분짜리 연설인데 나도 놀랐다. 인구는 적은데 적이 없는 데가 강원도다. 이광재를 키워 대통령까지 가보자는 열망이 컸던 거 같다. 10년 후 대통령 나올 건가.  -도 지사를 잘해야 한다. 난 정말 강원도민에게 큰 신세를 졌다. 강원도지사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고 싶다. 그것 외에는 뭐. 대통령을 옆에서 많이 봤고 그 자리가 얼마나 외로운 자리인지 안다. 자리를 탐할 일은 아니다. 지금은 강원도 일에 욕심을 내겠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도지사 선거 때 이광재 지사가 정말 연설을 잘하더라고 하더라. 얼마 전에도 차기 대선에서 이광재는 왜 안 되고 김두관은 왜 안되겠느냐고 하더라. 10년 약속이 5년으로 당겨질 수도 있나.  -나는 산에서 잘 잔다. 산에서 자면 바람소리가 들린다. 바람도 다 자기 가는 길이 있다. 큰 배가 가는 바다에도 길이 있다. 넓은 창공 같지만 두루미도 가는 길이 있다. 너무 삶에 애달복달 말고 주어진 일에 하루하루 살면서 그 길을 가는 거다. 내가 너무 노 대통령과 어렸을 적부터 큰 일을 하다보니 세상 사는 게 담담해졌다고나 할까. 만약 이 지사가 대통령이 되면 노 대통령 같은 사람 될까.  -왜 그러나. 강원도를 위해 일해야 한다. 안희정·김두관 지사도 성공해서 나중에 대통령 선거 나와서 멋있게 경쟁하고, 멋있게 후보 단일화하고, 그것도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사 일을 잘해야 한다.  정리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측두엽뇌전증과 범죄/이상건 서울의대 교수

    [열린세상] 측두엽뇌전증과 범죄/이상건 서울의대 교수

    김길태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 사형제도를 비롯하여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 3차 전문가 감정에 의하여 피의자에게는 범죄와 관련된 정신 및 신경질환은 없다는 게 밝혀졌으나 재판부는 확신하지 못한 듯하다. 사회의 책임을 강조한 부분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고아로 버려졌지만 양부모가 키워 주지 않았는가. 어쨌든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에게는 억장이 무너지는 판결이다. 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억울한 사람들이 또 있다. 측두엽뇌전증을 앓는 환자들이다. 안 그래도 사회적인 스티그마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잠재적 범죄자처럼 보도됐으니 말이다. 생소하게 들릴지 모를 뇌전증(腦電症)은 간질의 새 이름이다. 정신을 잃거나 쓰러져 경련을 한다는 특징적 증상 때문에 간질에는 잘못된 사회인식이 굳어져 있다. 난치병이라거나 대부분이 유전질환이라는 틀린 지식도 퍼져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자 만든 이름이 뇌전증이다. 우리 뇌에는 항상 아주 미세한 전기가 흐르고 있다. 뇌의 모든 기능이 이 전기적 현상으로 이루어진다. 뇌전증은 이러한 전기 흐름의 일시적 착오로 인해 잘못된 전기신호가 발생해 오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는 간혹 그리고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전기현상의 오류 외에는 평상시는 정상인과 똑같다. 특히 대부분의 경우 약물로 조절이 잘되어 증상 없이 일상 및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길태가 주장한 측두엽뇌전증은 무슨 병인가. 측두엽뇌전증은 잘못된 전기신호가 뇌의 옆부분에서 시작되는 질환이다. 전형적인 증상으로 수십초 또는 수분 동안 의식손상이 오면서 무의식적으로 단순한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가장 흔한 경우 멍한 상태로 입맛을 다시거나 손으로 물건을 만지작거린다. 증상이 끝난 후 역시 수분간 기억이 나지 않는 기간이 뒤따르는 게 보통이다. 이 기간 동안 간혹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증상 때문에 드물지만 우연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이 제지하는 경우에 의식 없이 이를 뿌리치다가 상처를 입힐 수가 있다. 또 정신이 혼란된 상황에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주변에 있는 물건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가져가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세계적인 희소 사례로 대뇌 속의 분노조절과 관련 있는 편도체라는 곳에서 발작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난폭한 행동을 한 예도 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김길태처럼 복합적인 행동을 동반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즉 측두엽뇌전증의 증상과 이 범죄는 전혀 관련이 없다. 모 언론에서는 ‘프라이멀 피어’라는 영화를 예로 들면서 이 영화에 나오는 범죄인이 측두엽뇌전증인 것처럼 묘사해 놓았다. 주인공이 범죄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변론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다루는 질환은 측두엽뇌전증이 아니고 다중인격장애이다. 다중인격장애에서는 한 사람에게 여러 개의 인격이 있고 한 인격이 한 일을 다른 인격은 모르게 된다. 역시 측두엽뇌전증과 영화 속의 범죄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럼 재판에서 다양한 변명을 만들어 내는 미국 같은 나라에선 측두엽뇌전증을 범죄의 구실로 주장한 예가 없었을까. 물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전문가들의 결론도 측두엽뇌전증의 증상과 그 범죄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도 수천건의 측두엽뇌전증 동영상 검사를 진행해 왔으나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물론 측두엽뇌전증 환자도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간혹 동반된 다른 정신질환으로 인해 난폭한 면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측두엽뇌전증 증상으로 사람을 납치하고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 있지도 않은 병을 핑계로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는 게 맞다. 병 특성에도 맞지 않는 해괴한 변명으로 뇌전증 환자들에게 끼친 폐도 그 죄가 무겁다. 짧은 내용이나마 이 글이 뇌전증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환자와 가족들의 심란한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 [18일 TV 하이라이트]

    ●책 읽는 밤(KBS1 오후 11시 40분) 힙합 음악, 마라톤 등의 매개로 젊음의 발산을 보여줌과 동시에, 면밀히 들여다보면,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모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담긴 소설이 있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 여전히 불완전한 모습의 한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은희경식 성장소설 ‘소년을 위로해줘’를 소설가 김인숙의 추천으로 함께한다. ●뛰뛰빵빵 구조대(KBS2 오후 4시 30분) 써치가 두고 간 편지에 파스칼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보고, 파스칼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는 구조대. 편지를 파스칼에게 전해주기로 한다. 그런데 왕자나 괴물, 외계인일 것이라고 생각한 구조대의 상상을 깨고, 키 작고 힘없어 보이는 파스칼이 등장해 실망을 한다. 하지만, 알고보니 파스칼의 정체는 따로 있었다. ●아침드라마 주홍글씨(MBC 오전 7시 50분) 인서는 용진을 통해 성조의 이혼사유에 대해 알게 된다. 인서의 연락에 성조는 갈등한다. 한편, 혜란의 부주의로 발목에 화상을 입은 하니. 경서는 서둘러 하니를 병원에 데려가고, 자신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게 한다. 하니가 경서의 집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 재용은 경서의 집을 찾아가 하니를 데려가려고 한다. ●괜찮아, 아빠딸(SBS 오후 8시 50분) 2차 공판이 시작되고 병천과 필석이 증인으로 나선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언에도 불구하고 물증이 없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 결국, 덕기에 대한 과실 치사 사건에 대해 기환은 정당방위가 인정돼 무죄판결을 받는다. 종석도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고, 대신 공문서 위조 및 뺑소니건으로 1년형만 받게 되는데…. ●다큐10+(EBS 밤 12시 5분) 인간이 전염병을 정복해 가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동안,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들이 현대 사회를 위협한다. 최근 한국의 구제역이나, 지난해 신종플루의 세계적인 대유행 역시 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대사회의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버린 해외 여행 등이 왜, 어떻게 현대인을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시키는지 알아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5분) 우리 사회 숨겨진 아름다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게 사는 사람들. 우리 사회를 빛나게 하는 가족의 가슴 뭉클한 리얼다큐멘터리 ‘가족’은 사회 곳곳에서 조용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렇게, 나눔의 소중함과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전하는 가족들을 만나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누드모델 나선 中여대생 찬양 노래도 등장

    학비 마련을 위해 누드모델을 자청한 것도 모자라 사진전까지 열어 화제가 된 중국 명문대 여학생이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민대학교에 다니는 19세의 수즈즈(苏紫紫)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학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한번에 비교적 큰 돈을 벌 수 있는 누드모델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누드예술에 푹 빠진 그녀는 학업에 열중하는 동시에 인민대학교 예술관에서 자신의 누드사진을 전시하기에 이르렀고, 교내외에서 큰 이슈가 됐다. 수즈즈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녀의 인지도와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미모와 몸매를 뽐내는 일상생활 속 사진이 네티즌들에 의해 공개됐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그녀를 옹호하는 ‘누드찬양송’까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한 남성이 수즈즈 양을 지지한다며 인터넷에 올린 이 곡의 제목은 ‘누드가 무슨 죄’(赤裸无罪). 올해 40세인 그는 허난성 소재 언론사 기자인 왕융. 그는 어린나이에 누드모델을 자청하고 이를 즐긴다는 수즈즈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겨냥해 곡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래에서 “인체는 매우 아름답기에 누드는 절대 무죄다. 사회에, 그리고 대중에게 이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예술적인 감각으로 그녀의 누드를 대하면 그녀가 얼마나 아름답고 진솔한지 알게 될 것”이라고 찬양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과 성공을 쟁취할 권리가 있다. 그녀의 행동은 비난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기자 생활을 하기 이전부터 작곡을 즐겨왔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그녀를 지지하고 싶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은 “학업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니 학교와 정부차원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 “지나치게 선정적이어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했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는 가운데, 그녀는 다양한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병석 C&회장 vs 유상봉씨 너무 다른 ‘입’

    결국 ‘입’이었다. 지난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임병석(49·구속기소) C&그룹 회장의 자물통 입으로 애를 먹은 반면 서울동부지검의 ‘함바 비리사건’은 열쇠를 쥐고 있는 브로커 유상봉(64·구속기소)씨의 ‘협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씨의 입에서 정·관계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술술 나오고 있는 것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10월 21일 검찰에 의해 체포된 뒤 기소될 때까지 20여일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법조계는 거물 정치인이나 금융권에 로비를 벌였다는 임 회장의 진술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지만, 임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끝내 불지 않았다. 임 회장은 구속 기소된 뒤에는 조사를 거부해 검찰은 구치소에 있는 임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소환하기도 했다. 검찰은 임 회장을 두 차례 더 추가 기소했지만, 그의 로비 정황 등은 포착하지 못했다. 임 회장은 법정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대검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 것은 결국 임씨가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 회장이 자물통 입은 사업 재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동부지검의 수사는 유씨의 적극적인 진술로 탄력을 받고 있다. 유씨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게 취임 축하금 명목으로 3500만원을 전하고, 경찰관 4~5명의 인사청탁을 하면서 1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검사는 이 같은 진술을 반신반의하다 구체적인 정황까지 드러나자 유씨의 입을 믿고 있다. 전·현직 경찰 간부뿐 아니라 L 전 장관, C 공기업 사장, J 전 공기업 사장, J 국회의원 등 지금까지 수사선상에 놓인 인물이 모두 유씨의 진술에 의해 부각됐다. 법조 브로커 윤상림 사건을 능가하는 초특급 ‘함바 게이트’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도 유씨의 열린 입 때문이란 해석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경찰 수뇌부 ‘함바 비리’] “수사권 조정 또 물건너가나” 당혹·충격

    조현오 경찰청장이 6일 오전 주재한 실국장 회의는 초상집처럼 비통한 분위기였다. 조 청장은 수사선상에 오른 지방경찰청장들에게 “본인이 떳떳하면 당당히 소명을 하고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 있으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조직이 크게 동요했다. 겉으로는 잠잠하지만 물밑으론 발버둥을 치는 양상이다. 하지만 수사선상에 오른 경찰 고위간부들이 석연찮은 이유로 퇴직한 것은 경찰이 이미 이들의 비리를 파악, ‘경찰 조직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보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있다. 최근 마약장사를 한 경찰관과 사채업자와 결탁한 경찰관에 이어 전직 경찰총수까지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경찰의 이미지는 땅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경찰의 최대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수사권 조정문제가 또 다시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심각하다. 이는 최근 잇따른 검찰수사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에서 경찰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전·현직 경찰 수뇌부가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경찰 전체가 ‘비리 조직’으로 매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의 연장선에서 검찰 수사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찰이 지난해 스폰서 및 그랜저 검사 추문 등 자신들의 치부를 가라앉히기 위해 경찰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경찰관은 “혐의가 있어 출국금지 조치를 했겠지만 벌써 모든 게 확정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면서 “이미 이번 수사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검찰이 터트릴 타이밍을 저울질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집권 후반기 권력 누수를 막고 사정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전직 경찰총수를 제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아울러 인사청탁과 관련된 비리도 검찰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고위 간부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불만들도 터져나왔다. 한 경찰관은 “유·무죄를 떠나서 이권이 걸린 업자와 접촉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조 청장이 인사개혁을 강조했을 때 일부의 볼멘소리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찰관이 찬성했던 게 바로 이런 인사비리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일부에서는 조 청장의 인사개혁이 이번 수사를 계기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정사회, 실천·합리적 제도로/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공정사회, 실천·합리적 제도로/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공정사회가 화두였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국무위원 내정자들의 도덕성 시비에다 유명환 전 외교장관 딸 특혜 채용 의혹 등이 잇따르면서 공정사회 바람이 사회를 휩쓸었다. 새해는 공정사회 화두가 구체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의 2011년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공정사회는 법과 원칙에 의해서만 하는 게 아니고 법과 규정 이상의 문화와 윤리 같은 것들이 다 들어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한 단계 뛰어넘으려면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은 내년 초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실천과제를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는 다름 아닌 실천하는 생활양식이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착한 일을 하는 게 좋은 일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얼마 전 중학생이 일가족 4명을 죽인 끔찍한 방화사건이 있었다. 청소년에 대한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국감 무렵에 나왔다. 하지만 교과위 국감장에서 이를 문제삼는 질의가 있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를 조성하려면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우리 주변에 자신은 지키지 않으면서 남에게는 지키기를 강요하는 모순된 행동양식이 얼마나 많은가. 지도층의 실천 못지않게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운용도 중요하다. 얼마 전 김황식 총리가 지하철 무임승차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노인회 등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지만 중요한 제도 개선의 단초를 엿볼 수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들은 현재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정부에서 만든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노인이 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인프라의 하나인 지하철이 서울, 부산 등 전국 6대 도시에만 있어서다. 나머지 지역에 사는 노인들은 이 6개 지역으로 와서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한 같은 연령대의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말하자면 노인복지법은 국민차별보장법이나 다름없다. 도시에 거주하든 시골에 살든 같은 연령대, 같은 소득수준이라면 같은 수준의 복지혜택을 볼 수 있어야 공정한 사회에 산다고 느끼지 않을까. 돈 많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서 자기 지역 주민들의 복지혜택을 늘리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중앙정부가 법령에 근거해 지원하는 차별적인 현행 복지정책은 뜯어 고쳐야 한다. 입법부 행태에도 아쉬움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국정감사철만 되면 입이 튀어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감사준비 때문이다. 행정안전위와 국토해양위는 해마다, 환노위는 이슈가 있을 때 서울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한다. 시는 여기에다 감사원 감사, 행정안전부 감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까지 받는다. 연말이면 감사 받다가 시간 다 보낸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릴 정도다. 국회는 중앙정부를, 시·도의회는 시·도 지방정부를 상대로 감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지자체 도입의 취지 아닌가.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감안해서 서울시 국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국정감사 관련 법에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국회가 서울시 국감장을 민원해소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는 필요하다. 법과 제도 운용이 누구나 수긍할 만큼 합리적일 때,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공정사회 구현에 앞장설 때, 공정사회는 실현될 수 있다. 새해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같은 불공정 행위를 연상시키는 음울한 단어들이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agleduo@seoul.co.kr
  • ‘美부동산 구입’ 조현준 효성사장 집유

    회사돈으로 미국 부동산을 구입하다가 적발된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조한창)는 24일 회사 자금을 빼돌려 미국에서 개인용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된 조현준 효성 사장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억 77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사장이 효성아메리카(효암)의 자금 100만 달러를 인출해 개인적으로 부동산 구입에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조 사장은 자금을 대여했다고 주장하지만 변제 약정서를 작성하지 않은 점, 효암의 자금 사정이 열악했던 점, 그의 직급 등에 비춰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사장이 미국에서 85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취득하고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공소사실 중 효암 자금 450만 달러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다른 고급 주택을 구입한 혐의에는 면소를 선고했다. 검찰은 조 사장이 구입한 건물 여러 채가 자신의 소유로 돼 있거나 임대료를 받는 점을 고려해 모두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 횡령액 50억원이 넘을 때 적용하는 특경법(공소시효 15년)을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그러나 각 건물 매입을 구분해 유무죄를 따진 뒤 90달러로 사무실 등을 산 혐의는 ‘불법 영득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360만 달러 부분은 면소 판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판결문을 검토해 보고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무용담 남기고 싶었다” 막가는 10대 ‘범죄일기’

    “무용담 남기고 싶었다” 막가는 10대 ‘범죄일기’

    2010년 12월 1일 오늘도 돈을 마련하기로 한 우리 삼인방! 첫번째 털기로 한 집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 그 집에서 15만원이 나왔다…나의 인생은 참 파란만장한 것 같다. 꽃다운 나이 이러고 살고 있다. 2010년 12월 2일 오늘 내가 찜질방에서 라커를 털었다. 털었는데 8만원 정도 나왔다. 흐뭇했다. 10대 가출 청소년 3명이 함께 절도 등 범행을 저지르면서 훔친 노트북에 범행일기를 작성하고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소설까지 쓰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잡힌 이들은 “도둑질이 잘돼 무용담을 남기고 싶었다.”고 진술해 한번 더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의 ‘소영웅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다른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학습효과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기 의정부와 서울 광진구 일대 PC방과 주택, 주차장을 돌며 노트북과 현금 등을 훔친 김모(16)군과 윤모(14)군을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하고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 조모(13)군을 서울서부지법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기 남양주 출신으로 한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가출 뒤 서울에서 만나 공동범죄의 길로 들어섰다. 이들은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의 문을 열어 노트북을 훔치고 주택의 창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 70만원을 훔치는 등 모두 268만원 상당의 현금과 물품을 훔쳤다. 김군이 작성한 이틀치의 ‘범죄일기’에는 찜질방에서 라커털이를 한 사실, 훔친 돈으로 치킨과 대패삼겹살을 사먹은 이야기, 늦은 밤 주택에 침입해 돈을 훔치다 들켜 도망간 이야기 등이 자세히 묘사돼 있었다. 김군의 ‘범죄일기’를 따라하고 싶어 ‘범죄소설’을 썼다고 진술한 윤군의 소설은 자신과 친구들이 절도와 살인을 저지르고 경찰에 잡히지만 결국 무죄로 풀려났다는 내용이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범죄는 부끄럽고 숨겨야 할 일인데 이들의 경우 자신들을 대단하다고 여기게 하려는 ‘소영웅심리’가 발동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훔친 노트북을 중고컴퓨터매장에 처분하는 과정에서 매도자인 김군의 이름과 하드디스크 폴더 이름이 다른 점을 수상하게 여긴 매장 주인의 신고로 드러났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대법 “강제연행된 음주측정 거부자 무죄”

    대법 “강제연행된 음주측정 거부자 무죄”

    최모(37·여)씨는 지난해 6월 경기 부천시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안전유도등을 들이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최씨에게서 술냄새가 나자 “음주운전을 했느냐.”고 물었지만, 최씨는 완강히 부인했다. 경찰은 음주측정을 하자며 최씨를 지구대로 강제연행했고, 최씨는 끝내 측정에 응하지 않아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유죄일까. 무죄일까.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한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이 같은 상태에서 이뤄진 음주측정 요구 역시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경찰이 변호인 선임권 등 미란다 원칙을 알리지 않는 등 형소법 절차에 어긋나게 최씨를 강제연행한 만큼,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형소법은 이런 경우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잦아지고 경찰도 대대적인 음주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법원은 음주측정 거부자를 강제연행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대법원은 1994년 이미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운전자를 지구대로 끌고 가는 행위는 적법한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를 세웠다. 2006년에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볼 만한 이유가 있더라도 형소법 절차를 무시한 채 이뤄진 강제연행은 위법한 체포”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경찰 일각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내 한 경찰서의 교통과장은 “술에 취해 경찰관하고 시비가 붙어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변호사 선임권 등을 얘기해줘도 못 들었다고 행패를 부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관도 “기계적으로 불법체포다 불법연행이다라고 한다면 임의동행으로 경찰서에 오고도 자신이 불리하면 불법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면서 “형사소송법으로 체포 절차를 정한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경찰 자체적으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경찰이 강제연행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울의 한 판사는 “음주운전 의심자가 지구대로 굳이 가지 않으려 한다면 측정기를 현장으로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을 때는 현행범체포나 긴급체포 같은 합법적 절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16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시내 전역에서 대대적으로 음주단속을 벌인다. 경찰은 기동대와 순찰대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서울 도심 번화가와 자동차전용도로 진입로 등 93곳에서 음주운전자를 적발할 계획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올 들어 11월 말까지 서울에서 3494건의 음주 교통사고가 발생해 48명이 숨지고 6300여명이 다쳤다. 음주운전은 명백한 범죄인 만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김효섭·정현용·임주형기자 newworld@seoul.co.kr
  • 사형수들이 주문한 ‘마지막 식사’ 메뉴는…

    미국의 사형수들은 전통적으로 사형 집행 전 마지막 식사를 통해 요청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금까지 사형수들이 교도소에 제출한 이상하고 특이한 요청 중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85세의 할머니를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줄로 목 졸라 살해한 토마스 J 그라쏘는 지난 1995년에 처형됐다. 그의 마지막 식사 요청은 무려 8개가 넘는 음식 종류였다. 스무 개 이상의 찐 홍합과 대합, 버거킹 더블 치즈버거, 바비큐 돼지 갈비 6조각, 밀크셰이크 라지 2컵, 미트볼 파스타인 ‘스파게티오스’ 통조림 한 캔, 호박파이 반 조각, 크림 올린 딸기까지 그의 주문은 길고 복잡했다. 이에 주방직원은 중요한 실수를 하나 저질렀다. 그는 집행 중 마지막 말로 “스파게티오스 대신 스파게티를 먹었다. 언론이 이 사실을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 1982년 처형된 로버트 뷰엘은 11살짜리 소녀 크리스타 해리슨을 성폭행하고 살해했으며 다른 강간 혐의로 121년 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계속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마지막 요청은 씨를 뺀 검은색 올리브 한 조각 뿐이었다. 제럴드 리 미첼은 자신이 원하던 목걸이를 넘기지 않은 남성을 죽이고 마약거래에서 두 남성을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녀의 마지막 식사는 영양이 풍부하지 않지만 여러가지 맛과 향이 나는 ‘졸리 런처’ 캔디 한 봉지였다. 1990년 6월 휴스턴에서 살인 강도 혐의로 처형된 제임스 에드워드 스미스는 부두교 의식 수행을 위해 흙 덩어리를 요청했다. 하지만 교도소 규칙 상 흙은 식품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그의 요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그는 요거트로 만족해야 했다. 최후의 만찬 중 가장 어려웠던 요청은 1989년 자신의 집에서 여자를 흉기로 찌르고 금품을 훔친 오델 반즈 주니어라는 사람이 했다. 그는 전 세계의 정의와 평등 그리고 평화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했지만 세계를 위해 그의 요청은 거절될 수 밖에 없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알몸으로 女동료방 갔다 150억 받은男… 뭔일?

    알몸으로 자다가 동료 여성의 침실에 들어갔던 한 남성이 150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는 “알몸 소동을 언론에 알린 전 직장을 고소한 한 남성이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에서 배심원으로 활동 중인 도널 킨셀라는 최근 몽유병 때문에 동료 여성의 침실에 벌거벗고 들어가는 해프닝을 일으켰었다. 아프리카로 회사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킨셀라는 자신의 전 직장인 켄메어 리소스에서 한 언론사에 ‘이번 해프닝은 몽유병의 결과가 아닌 성적인 이유 때문’임을 시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알게 됐고,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드 발레라 판사는 판결 동안 킨셀라에게 “내가 실수했다면 말해라. 하지만, 당신은 900만 파운드의 손해배상금과 100만 파운드의 가중 보상금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고 이 남성의 손을 들어줬다. 킨셀라는 “이번 사건의 결과에 만족한다. 나는 무죄를 입증했으며 내 이름은 결백하다.”고 전했다. 한편 광산회사 켄메어 리소스 측은 변호인을 통해 즉시 보상금 지급 연기를 신청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각나눔 NEWS]우울증 환자 ‘묻지마 총기난사’ 살인미수죄 성립할까

    우울증을 앓고 있는 30대가 술에 취해 자신의 집 베란다 밖으로 공기총을 난사했다. 그가 쏜 수십발 중 한 발이 놀이터에서 놀던 학생에게 맞았다. 이 경우 살인미수죄가 성립할까. 법원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39)씨는 술을 마신 후 장롱에 있던 구경 5㎜ 공기총을 꺼냈다. 납탄을 장전한 이씨는 베란다로 나가 인근 놀이터와 주택가 골목길을 향해 수십발을 난사했다. 공교롭게도 놀이터에서 놀던 유모(16)군이 왼쪽 무릎에 총알을 맞아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당시 이씨는 우울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상태였다. 평소 신변을 비관해 온 데다 최근 아버지마저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자 상태가 더 나빠졌다. 이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얼마 전에도 아파트 지하 주차장 벽을 향해 공기총을 10발이나 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였다. 평소 총기를 좋아한 듯 2005~2008년 세 차례에 걸쳐 150만원을 주고 모의총을 구입하기도 했다. 검찰이 이씨를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살인미수와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이었다. 하지만 1, 2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과 서울고법 재판부는 모두 살인미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린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대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1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리고 총기를 압수했다. 검찰은 “사람이 납탄에 맞으면 사망할 수 있는 만큼 이씨에게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자신의 행위에 의해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유군을 조준해 쏘았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공기총의 유효 사거리가 30m인 반면 유군이 총에 맞은 장소는 80m나 떨어져 있었으며 ▲사건 시간(오후 7시 5분)이 야간이어서 이씨가 유씨를 잘 볼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이씨가 전과가 없고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판부가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는 의견이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건 기록을 봐야겠지만, 검찰이 재판부가 합리적 의심을 갖지 않을 만큼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소심 담당 검찰인 서울고검은 내부 검토를 거쳐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임실 군수 또 검찰에…

    전북 임실군과 검찰의 질긴 악연이 계속되고 있다. 민선 이후 3명의 역대 군수가 검찰에 구속된 임실군에서 또 다시 현직 군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전주지검은 지난 3일 강완묵 군수의 자택과 군청 집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4일 강 군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귀가시켰다. 검찰은 강 군수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군수는 6·2 지방선거 당시 당내 후보 경선과정에서 임실군 A면 주민생계조합장 최모(52)씨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1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강 군수는 최씨가 임실군 소유 토지 점유 허가를 자신으로부터 받아 이 땅에서 찻집을 운영하게 된 것을 빌미로 사채업자로부터 2억원을 빌려 선거자금으로 활용하게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임실군과 검찰의 악연은 민선 1기 때부터 이어졌다. 민선 1기 이형로 군수는 재선 뒤 2000년 12월 쓰레기 매립장 부지 조성 업체 선정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그는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보궐 선거와 민선 3기 단체장 선거에서 잇따라 당선된 이철규 전 군수도 인사비리와 연루돼 구속됐다. 이철규 전 군수는 2001년 10월 군수 관사에서 사무관 승진후보자 3명으로부터 승진 청탁과 함께 모두 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9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군수의 중도하차 후 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된 김진억 군수 역시 공사 수주 대가로 건설업자에게서 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 5년 3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한편 전주지검은 5일 청탁을 받고 강 군수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로 방모(38)씨를 구속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잠결에도 성폭행 하는 희귀 ‘수면장애男’

    잠결에도 성폭행 하는 희귀 ‘수면장애男’

    수면 상태에서 성행위를 하는 희귀 수면장애를 앓던 영국의 30대 남성이 잠결에 20대 여성을 성폭행 했으나 무죄로 풀려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 사는 주택 수리공 대런 그린우드는(33)는 지난해 2월 자신의 방에서 잠을 자는 21세 여성을 성폭행 한 현의로 챔스포드 법정에 섰다. 사건 당시 그는 전날 술을 마신 탓에 거실 소파에서 잠에 곯아떨어져 있다가 여성이 자고 있던 방으로 들어가 성폭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과거 수면장애 병력이 있던 그린우드는 “성폭행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왔다. 매튜 워커 교수 등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 사건을 잠결에 의식 없이 성관계를 맺는(sexsomnia) 탓에 벌어진 전형적 사례”라고 설명하고 그린우드가 범행에 고의성이 없다고 소견을 내놨다.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주 그는 무죄로 풀려 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면장애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으며 또 다른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을 우려했다. 법정에서 나온 그린우드는 “나는 피해 여성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이해가 되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내 증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섹스솜니아는 1990년 중반에 의학계에서 알려지기 시작한 몽유병보다 한 단계 심화한 수면장애로, 현재까지는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은 가운데 유발 요인은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섬뜩한 몽유병…자다가 자기몸에 총쏜 男

    섬뜩한 몽유병…자다가 자기몸에 총쏜 男

    미국의 60대 남성이 자다가 자신의 다리에 총을 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콜로라도에 홀로 사는 샌드포드 로스맨(63)은 지난 26일 새벽 2시(현지시간)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 쾅하는 굉음을 듣고 놀라서 눈을 떴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방에는 누구도 없었다. 대신 무릎에서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건 자신의 손 옆에 권총이 놓여 있었다. 로스맨은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 근처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무릎뼈가 부러지고 출혈이 적지 않았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콜로라도 경찰은 로스맨이 잠을 자다가 자신의 몸에 총을 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부침입 흔적이 전혀 없는데다가 평소 이 남성이 몽유병을 앓아 이런저런 이상행동을 보였던 것. 발사된 총 역시 그가 침대 맡에 두었던 9mm 권총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로스맨이 평소 진통제를 간간히 복용하긴 했으나 술이나 다른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 몽유병 외에 권총사고를 일으킬 만한 다른 이유나 정황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몽유병은 수면시 이상행동에 속하는 각성장애를 지칭한다. 수면 중 보행을 비롯한 각종 신체활동을 하거나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연구소 슬립 메디신 아카데미에 따르면 성인의 4%, 어린이 17%가 몽유병을 앓는다. 지난해 7월 루마니아 아라드주에 사는 30대 남성이 잠을 자다가 4층 아파트에서 추락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진 일이 있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몽유병을 앓는 50대 남성이 악몽을 꾸다가 옆에서 자는 부인을 목 졸라 살해했으나 무죄가 선고된 사건도 있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소녀에게 그들은 ‘짐승’이었다

    소녀에게 그들은 ‘짐승’이었다

    아버지, 할아버지, 고모부, 작은아버지, 고종사촌. 함께 피를 나눈, 생각만 해도 ‘정겨운’ 사람들이다. 하지만 한 소녀는 이들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인욱)는 손녀이자 조카인 A(17)양을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로 기소된 B(59)씨 등 4명에게 각각 징역 1~6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양 아버지(41)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으며, 이들의 신상정보를 5년간 열람할 수 있도록 명령했다. A양에게 악몽이 시작된 것은 11살 때인 2004년부터였다. A양은 함께 사는 할아버지에게 “배가 아프다.”며 응석을 부렸고, 할아버지는 “예전에 배운 한의학으로 치료를 해주겠다.”며 배를 쓰다듬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배만 쓰다듬는 데 그치지 않고, 갑자기 A양의 은밀한 부위를 강제로 만졌다. 천인공노(天人共怒)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할아버지의 범행은 2008년까지 계속됐다. A양에게 악몽을 안긴 사람은 할아버지만이 아니었다. 명절이 되면 친척들이 찾아오는데, 그때도 성폭행을 당했다. 고모부와 작은아버지, 고종사촌 오빠가 A양이 잠든 틈을 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아버지도 A양을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재판부에 제출된 증거기록에는 A양이 끔찍했던 현실을 세상에 알리게 된 과정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 “가족이 그러는 것은 성폭행인 줄 몰랐는데, 중학교 2학년 때 성교육을 받으면서 제가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할머니와 새엄마에게 사실을 얘기했지만, ‘절대로 신고하면 안 된다. 참아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빠로부터도 이런 일을 당하고 나서는 신고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할아버지 등은 ‘뻔뻔하게도’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A양 친구가 최근 성폭행을 당했다가 합의금을 받았는데, A양도 합의금을 노리고 거짓으로 자신들을 고소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재판부는 “A양이 믿고 의지해야 할 가족들로부터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받았음에도,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등 어떠한 반성의 빛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중형을 선고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작은아버지의 경우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은 6년으로 형량을 높였다. 1심에서 A양의 유일한 보호자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은 아버지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고를 하기 전 “가족들의 처벌을 원하느냐.”고 증인으로 나온 A양에게 물었다. “말도 안 되는 증거를 가져오고 사과하지 않는 것을 보면 생각이 바뀌기도 하지만,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가족이라 미워할 수도 없고 같이 살고 싶지만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오늘의 눈] 성폭력 저항 안하면 무죄? /강주리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성폭력 저항 안하면 무죄? /강주리 정치부 기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대전의 한 지적장애 여중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 여중생은 25일 사이 무려 13일에 걸쳐, 이 중 9일은 거의 매일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적극적인 반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죄를 저지른 고교생 16명을 전원 불구속했다. 피해 여중생만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비슷한 시기 서울 관악구의 한 여중생은 또래 남학생들에게 유인돼 아파트 23층에서 1시간가량 성추행을 당했다. 여중생은 가해자들이 내려가려던 찰나에 창문으로 투신 자살했다. 지난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죽은 여중생의 몸에 상처가 없는 등 강한 반항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강간 미수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2년짜리 징역, 그나마도 1년 6개월 뒤에는 조기 출소할 수 있는 벌이었다. 처벌의 공통점이 있다. ‘피해자들의 강한 저항이 없었다.’는 이유다. 피해자가 극렬하게 저항해서 긁히고 피가 나거나 옷이 찢기는 등 눈에 보이는 상처가 있어야 현행 법상 처벌이 가능하다는 건가. 한 의료계 지인은 말한다. “지적장애의 경우 성폭력 등 자신이 위험에 처해진 상황에 대한 인지·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보통 사람의 경우도 반항했을 경우 발생할 추가의 생명 위협을 막기 위해 순응하는 척 행동하는 것이라고. 이것을 경찰과 판사들은 곧이곧대로 ‘좋아서 했다.’라고 판단했다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21일 국회에서는 야당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가해자 구속수사와 법무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성폭행을 거부하지 못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항거불능’ 요건을 삭제하는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전날 국회에 제출했다. 유사 법안들이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관련 당국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여야 의원들도 관심을 가지고 조속히 법안을 처리하기 바란다. jurik@seoul.co.kr
  • 3명의 소년들과 성관계 가진 ‘짐승男’

    호주의 한 성인남성이 열네 살밖에 안 된 소년들과 성관계를 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호주 매체 헤럴드선은 “현지 멜버른 나레워런 남부에 사는 라이언 버즈아이가 미성년자 세 명과 성관계를 가져 5년형에 처해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피고인은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만난 세 명의 소년들과 성적인 관계를 가졌다. 그는 자신의 나이를 열아홉 살로 속이고 자신의 집으로 이 소년들을 초대했다고. 지난달 재판전 조사에서 변호사 피터 채드윅은 “버즈아이가 실제나이보다 정신연령이 낮기 때문에 무죄를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판사 제인 캠프턴은 “아이들과 성관계를 알선한 채팅 사이트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무죄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고, 버즈아이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편 버즈아이는 실형 5년과 사회봉사 6개월을 부여받았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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