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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시민구단, 내년 설 곳 없다

    2011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우승팀을 가리는 포스트시즌 체제에 돌입했다. 이변은 없었다. 전북(현대자동차), 포항(POSCO), 서울(GS), 수원(삼성전자), 부산(현대산업개발), 울산(현대중공업)까지 1~6위는 모두 대기업구단이 차지했다. 지난해 경남(6위), 2009년 인천(5위) 등 하위권이지만 꾸준히 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던 시·도민구단들은 이번에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만한 것은 내년 시즌부터 K리그에 도입되는 스플릿 시스템(정규리그 30라운드를 치른 뒤 1~8위, 9~16위 두 그룹으로 구분해 풀리그를 치러 우승팀과 강등팀을 가리는 방식)을 서둘러 적용했을 때 상위 리그의 마지막 한 자리를 도민구단 경남(8위)이 차지했다는 점이다. 경남 최진한 감독이 “그래도 올 시즌 성적에 대체로 만족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사정에 근거한다. 2012시즌 성적을 준거로 2013시즌부터 시행될 승강제의 전초전 성격이 짙었던 올 시즌 순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프로의 경기력은 자금력’이라는 명제가 실현됐다. 대기업구단들도 올해 승부 조작 사태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그러나 폭풍에 휩쓸려 생겨난 공백을 시민구단에 비해 빠르고 깔끔하게 메울 수 있었다. 반면 시·도민구단들은 승부 조작에 휩쓸려 치열한 순위싸움에 경영상의 어려움까지 겪어야 했다. 간판 선수와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해외 및 타 구단으로 이적시키는 그야말로 ‘속쓰린’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력은 자연히 떨어졌다. 이 같은 시·도민구단들의 경영상 난맥은 팀 순위뿐만 아니라 개인 성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 시즌 득점 상위 톱 10에 시·도민구단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도움 상위 톱 10 가운데 경남 윤일록이 10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한 시민구단 관계자는 “현재도 시민구단을 예산 낭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2부리그로 떨어지면 당장 시민구단 폐지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민구단 관계자는 “이제는 시즌 초반부터 전쟁이다.”라면서 “심판이 경기 승패와 시즌 성적에 더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2012년도 신인 드래프트 번외지명 선수의 최저 연봉은 12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6순위 최저 연봉은 20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올랐다. 또 신인 선수 선발 드래프트의 클럽 시스템 우선 지명 선수의 수 제한도 기존 4명에서 무제한으로 풀렸다. 이래저래 시·도민구단들에는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이 서둘러 온 셈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전관예우금지 30일부터 확대 시행

    공직자의 전관예우 방지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25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지난 9월 첫 입법예고에 비해 국방분야 적용 대상자는 완화됐다. 개정안 통과로 두 분야의 재산등록 대상은 금융감독원 4급 이상 직원과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2급 이상 직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의 계약·검수, 방위력 개선·군사시설, 군사법원 및 군 검찰, 수사, 감찰 업무 부서에 근무하는 5급 공무원, 중령인 군인, 3급 군무원 등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입법예고 때와 달리 국방분야 재산등록 대상자에서 소령과 6∼7급 공무원, 4∼5급 군무원, 상사, 원사, 준위 등은 제외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이후 국방부가 내부 협의를 거쳐 개정의견을 보내와 관계부처 심의를 통해 확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행안부는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당초 개정안에는 빠진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도 2급 이상은 재산등록 및 재취업 심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지난 7일 추가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금감원에 근무하는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4급이상 전문직 경력직원의 경우, 취업승인 심사 대상이지만 형식적 심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전체 직원 1600여명 중 4급 이상 전문직 경력직원 200여명에 대해서는 취업승인 심사에서 제외해 달라고 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면서 “대신 업무 관련성이 있어도 쉽게 허가해주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장·차관과 1급 이상 고위공직자, 자치단체장 등이 퇴직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의 업무 중 민간기업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주는 업무를 퇴직 후 1년간 금지하는 ‘1+1 업무제한’ 적용 시 제출하는 업무내역서 내용이 구체화됐다. 이번 개정안은 30일부터 시행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은행 ATM 송금 수수료 내린다

    은행 ATM 송금 수수료 내린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금융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확정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가 최대 50% 인하되고, 차상위계층·기초생활수급자 등 소외계층의 수수료가 면제된다. 은행 창구에서 같은 은행 계좌로 송금하는 경우도 수수료가 면제된다. 은행들은 전산시스템을 개선해 11월 초부터 단계적으로 인하한 수수료를 적용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이번 수수료 인하 방안에 그간의 불합리한 수수료 부과 관행이 모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마련하려던 ‘불합리한 은행 수수료 개선 방안’은 중단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수료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5일 은행들은 수수료 인하 방안을 확정해 금감원에 보고했다. 국민은행은 500원이었던 영업시간 이후 당행 ATM 인출 수수료를 250원으로 내린다. 타행 ATM 수수료도 100~200원 인하한다. ATM에서 당행 계좌로 이체할 때 부과했던 수수료 300원은 면제된다. 우리은행은 창구에서 당행으로 송금할 때 최고 1000원이었던 수수료를 없앤다.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이체할 때의 수수료는 500원으로 인하한다. 신한은행은 영업시간 이후 당행 ATM 인출은 250원으로 절반 인하했고, 타행 ATM 인출은 300원 내렸다. 하나은행은 차상위계층 및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전세대출자에 대해 인터넷뱅킹 및 ATM 수수료를 월 10회씩 면제하기로 했다. 외환·기업은행과 농협도 곧 수수료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금융권도 서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나서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사회공헌위원회를 통해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생명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해약금 환급률을 높이기로 했다. 저축성보험은 은행 예금처럼 불입하지만 일정 시일에 해지하면 원금 보장이 안 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손해보험사들은 200억원가량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해 교통사고 유자녀 지원, 대학생 학자금 대출, 독거노인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도 다음 달부터 두 달간 증권사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고객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대폭 인하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 여신금융협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금융투자협회 등은 27일 은행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권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금융권의 수수료 논란이 쉽게 잦아들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은행의 경우 업무시간 이후 당행 ATM에서 인출할 경우 하루 2회 이상 돈을 뺄 때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은행의 손실이 크다는 이유로 개선안에서 제외됐다. 20~30% 정도 수수료를 인하한 타행 ATM 인출 수수료 역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업무협약을 맺어 서로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사례를 볼 때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자금융의 특성상 결제 규모가 늘어날수록 비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수수료 체계를 조정할 여지가 있지만 그간 은행들은 수익 기여도가 높은 VIP 고객 위주로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해 주었다.”면서 “일부 고객에게만 줬던 혜택을 대부분의 사람들의 부담을 낮춰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수수료 0원 통장’ 당신 서랍속에 있습니다

    ‘수수료 0원 통장’ 당신 서랍속에 있습니다

    최근 금융회사의 과도한 이익 추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은행들은 건당 600~1900원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하지만 ATM에서 현금을 뽑거나 계좌 이체를 할 때 수수료를 아예 내지 않는 방법이 있다. 서랍 속에 넣어둔 통장을 꺼내 수수료 혜택을 살펴보자. 은행이 요구하는 1~2개 면제 조건만 유지하면 수수료 때문에 새는 돈을 꽤 아낄 수 있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급여 이체통장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 ‘직장인우대종합통장’은 매달 50만원 이상의 급여가 들어오거나 3개월 동안 통장 평균잔액이 100만원 이상, 또는 3개월간 KB국민(체크)카드 실적 100만원 이상일 경우 국민은행 ATM의 영업시간외 인출 수수료를 횟수에 상관없이 면제해 준다. 우리은행의 ‘우리급여통장’은 매달 50만원 이상의 급여가 들어오면 당행 ATM 인출 수수료를 매달 30회 면제해 준다. 하나은행의 ‘늘~하나급여통장’도 급여 이체 시 당행 ATM 인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만 18세 이상 30세 이하라면 젊은 고객을 위한 통장을 눈여겨볼 만하다. 20대 고객이 신한은행 ‘S20통장’을 신한(체크)카드 결제계좌로 지정하거나 휴대전화 요금을 자동이체하면 영업시간 외 당행 ATM 인출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 ‘우리신세대통장’은 신용(체크)카드 결제계좌로 지정하고 1회 이상 카드를 사용하면 당행 ATM 인출 수수료와 전자금융수수료 등을 월 10회 면제해 준다. 은퇴한 중·장년층도 통장을 활용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연금통장’을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4대연금 또는 주택연금(역모기지론) 등의 수령 계좌로 지정하면 당행 ATM 인출 및 계좌이체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된다. 신한은행 ‘평생플러스통장’도 매달 말일 기준 개인연금, 퇴직연금 또는 4대 연금 입금 실적이 있거나 노후 대비 적립식 상품을 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하면 영업시간 외 당행 ATM 인출 수수료를 받지 않고, 타행 계좌이체 수수료도 10회 면제해 준다. 신한(체크)카드 결제가 월 10만원을 넘어도 같은 혜택이 제공된다. 당행 ATM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 ATM을 이용할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통큰 통장’도 있다. 기업은행의 ‘IBK급여통장’으로 월급을 받고, 적립식 예금을 매달 10만원 이상 자동 이체하거나 기업은행 신용카드 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당·타행 ATM 이용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된다. ‘IBK핸드폰결제통장’은 휴대전화 요금을 자동이체하고 신용(체크)카드 결제계좌로 지정하면 역시 타행 ATM 이용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A+통장’은 급여를 이체하거나 전달 평균잔액이 90만원 이상이면 타행 ATM 이용 수수료를 출금 월 8회, 계좌 이체 월 5회까지 받지 않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SNS 선거운동 불법·합법 제대로 적용해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시대적 트렌드가 되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가 사생결단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중앙선관위가 SNS 선거운동 기준을 정하고 검찰이 단속에 나섰다. 우리는 자유로운 의사소통 기회의 확장이라는 SNS의 순기능은 마땅히 장려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SNS가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는 공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불법 여부를 가리는 명확한 잣대도 필요하다고 믿는다. SNS 선거운동은 우리의 정치문화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드리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보선에서 각 후보진영의 트위터를 활용한 메시지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버스로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던 과거에 비해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진일보했다. 제대로만 활용된다면 금권정치의 폐해를 줄이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거 참여를 이끄는 통로가 될 게 분명하다. 말하자면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민주적 선거운동 원칙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긍정적 측면 이상으로 역기능도 두드러지고 있다. 익명성에 기댄 근거 없는 인신비방이나 흑색선전은 오프라인의 혼탁상을 뺨칠 정도라고 한다. 선관위가 SNS 글 45건을 불법선거 행위 사례로 적발했다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무제한의 정보를 퍼나를 수 있는 SNS의 속성을 감안할 때 이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 SNS가 물리적 동원을 통한 고비용·저효율 정치를 근절하는 의사표현 통로로 자리잡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나친 단속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귀 기울일 만하다. 그런 맥락에서 정치권이 내년 총선·대선에 앞서 SNS의 순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전향적으로 손질하기를 기대한다. 다만 거듭 강조하지만, SNS 선거운동을 선악 이분법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까닭에 선거게임의 룰을 어기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므로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엄정히 가려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의정부 지방법원이 얼마 전 내년 총선 여당 참여 예상자 19명을 대상으로 한 낙선운동 행위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것도 그런 차원으로 이해한다. 트위터를 선용한 게 아니라 악용한 사례로 본다는 뜻이다.
  • 포스코 4조 2교대 전면 시행

    포스코가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운영해 온 4조 2교대 근무제의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4차로 4조 2교대 제도를 시범 운영한 16개 과·공장을 대상으로 본 시행 전환을 묻는 투표를 지난 12일 실시한 결과 94.4%가 찬성해 17일부터 전 사업장에서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포스코는 20여년간 운영해 온 4조 3교대 근무를 4조 2교대로 전면적으로 바꾸게 됐다. 4조 2교대 근무제는 작업조를 4개 조로 편성해 2개 조는 주간과 야간으로 나뉘어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형태다. 4조 3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 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지만 연간 총근로 시간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휴무 일수가 80일 이상 증가한다. 이에 따라 자투리 시간 낭비를 없애고 휴무 여건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해 ‘노사합동 연구반’을 구성해 국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노사 간 논의를 수차례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업무 부담을 줄이고 휴식 공간을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마친 곳부터 차례로 4차에 걸쳐 6개월간 제도를 시범 운영한 뒤 본 시행으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시범 운영 기간 연속 야간 근무 일수 감소, 휴식 여건 개선, 휴무일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나 본 시행 전환 찬반 투표의 찬성률이 높아지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제도 시행 이후 4일 연속 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직원들로부터 삶의 질이 향상됐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PP카드 아세요

    PP카드 아세요

    지난 8월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임모(29)씨는 인천, 싱가포르, 몰디브 말레 등 3개 국제공항 VIP라운지를 5번 이용하며 여행의 피로를 달랬다. 전달 발급받은 프라이오러티 패스(PP) 카드 덕에 무료로 라운지에 들어갈 수 있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즐기는 20~30대를 중심으로 PP카드 발급이 크게 늘고 있다. PP카드가 있으면 100여개 국가 300개 도시의 600개 공항 VIP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편안한 좌석과 다과, 음료, 인터넷 및 샤워시설 등이 무제한 제공된다. PP카드를 정식으로 발급받으려면 연회비 399달러(약 46만원)를 내야 한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를 통해 연회비 10만~20만원 대의 플래티넘급 신용카드를 만들면 PP카드가 자동 발급된다. 대부분의 플래티넘 카드는 연회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면세점 상품권과 무료 항공권 등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사실상 카드 발급 비용이 없다. PP카드를 덤으로 발급해 주는 대표적인 카드는 외환 시그니처카드 및 크로스마일카드, 현대 레드카드, 씨티 프리미어마일카드 등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간판급 대기업도 “현금 부족”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뿐 아니라 간판급 대기업들의 현금 사정도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규모를 늘리거나 단기 차입을 확대하는 등 유동성 위험관리에 돌입했다. 1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3개 대형 상장사의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망치는 7월 말 74조 4989억원에서 13일 현재 42조 9902억원으로 42.29%나 줄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에서 투자에 쓰인 현금을 뺀 돈이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8.29%가량 늘었지만, 세계 경기 악화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7.90%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적자로 바뀐 대기업도 12곳이나 됐다. LG디스플레이가 440억원 흑자에서 1472억원 적자로, 삼성물산은 3004억원 흑자에서 2042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CJ제일제당과 CJ E&M, 현대상선, 한국가스공사, 서울반도체, 한화, LS산전 등도 적자로 바뀌었다.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된 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며, 실패 시 심각한 경영난을 맞게 된다. 잉여현금흐름 전망치가 증가세를 나타낸 기업은 13곳(15.7%)에 그쳤고, 나머지 84.3%가 적자 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최대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는 7월 5조 9311억원에서 13일 현재 5조 3395억원으로 9.97% 줄었다. 현대차(-83.47%)·현대중공업(-51.55%)·하이닉스(-46.81%)·LG화학(-54.44%)·현대모비스(-43.94%)·롯데쇼핑(-66.85%)·호남석유(-43.48%)·현대건설(-80.75%) 등 대부분 간판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7월 말보다 악화했다. 대기업들은 4분기 현금 유동성도 걱정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 자금사정지수’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4분기 지수는 ‘99’로 기준치 100에 못 미쳤다. 기업 자금사정지수가 100을 넘지 않는다는 것은 해당 분기 자금 사정이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대기업들은 현금이 부족하자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차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30조 9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증가했고, 이달 들어서는 14일까지 2조 190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지난 13일 현재 CP 발행 잔액은 63조 7489억원으로 작년 말 47조843억원에 비해 35.4% 늘었다. 황인덕 한국기업평가 평가기획실장은 “기업들의 현금 창출 능력이나 재무 안정성이 과거보다 많이 약화된 상황인데,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외부 여건마저 안 좋아진 만큼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단기 차입 의존도도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만기 도래를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Weekend inside] 나는 청도 소싸움 설욕 벼르는 ‘거미’랍니다

    [Weekend inside] 나는 청도 소싸움 설욕 벼르는 ‘거미’랍니다

    저는 청도 소싸움경기장에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황소 ‘거미’입니다. 다리 8개를 가진 곤충 거미가 아니라 포유류인 싸움소죠. 저의 신상을 소개하면 나이는 여섯 살로 비록 어리지만 794㎏의 육중한 몸무게와 훈련으로 다져진 근육질을 자랑합니다. 소싸움 경기장에 등록된 300여 동료 소 가운데 근성과 기량이 돋보인다는 칭찬도 받지요. 지난해 대구와 경남 함안에서 열린 전국민속대회 소싸움 경기에서 16강에 오른 화려한 관록과 함께 실력이 급신장하기 때문이랍니다. 저의 주특기는 날카로운 뿔로 상대 선수를 일격에 제압하는 뿔치기입니다. 하지만 지난 9월 3일 소싸움장 개장 이래 저의 통산 전적은 2전2무로, 솔직히 신통치 않습니다. 개장 첫날과 다음 날에 뿔치기와 들치기가 주무기인 ‘망치’(4살·752㎏), ‘한돌이’(7살·800㎏)와 각각 혈투를 벌였으나 결국 승패를 가리지 못했죠. 실망을 안겨 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15, 16일 경기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습니다. 지난 1개월여 동안 맹훈련을 통해 뿔치기 기술을 더욱 다듬고 체력도 보강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제가 이번 경기에서도 무승부를 할지, 아니면 승패를 가릴지에 관심이 큰 걸로 압니다. 저를 믿고 많은 베팅을 해 주시면 꼭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저희 싸움소 선수들은 매주 토·일요일 하루 10차례씩 경기를 갖습니다. 경기 30일 전에 선발된 녀석이 추첨 등을 통해 정해진 맞수와 30분 이내 한판 대결을 벌이는 방식이죠. 경기에는 전국민속대회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박진감이 넘쳐요. 선수들이 화려한 기술을 선보일 때면 관중석이 들썩들썩하지요. 승패는 지름 31m의 원형 모래밭 경기장 안에서 가려진답니다. 경기장 밖으로 먼저 물러나는 녀석이 결국 지게 되죠. 물론 경기는 체급별(갑종: 801㎏~무제한, 을종: 701~800㎏, 병종: 600~700㎏)로 나뉘죠. 관객들은 경마의 마권(馬卷)처럼, 우권(牛卷)을 구입한 뒤 경기를 즐기기 때문에 그냥 볼 때보다 훨씬 더 재밌다고 해요. 이른바 갬블(도박) 경기이지요. 매 경기 걸 수 있는 베팅 금액은 100~10만원이고, 배당률은 경기별 우권 발매 현황에 따라 다르죠. 지난 9일까지 열린 120경기에 4만 1500여명의 관객이 찾아 총 5억 7400여만원을 베팅했더군요. 저희들의 경기는 사람이 경기에 참여하는 경마·경륜·경정과 달리 싸움소 간에 이뤄져 인위적인 승부 조작이 불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베팅하는 ‘팁’을 살짝 알려 드릴게요. 싸움소의 나이와 몸무게도 고려해야 하지만 전적이 중요합니다. 승률이 높을수록 이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그러나 승패는 이변과 의외성 때문에 쉽게 가늠하거나 장담할 수 없어요. 결국 선수들의 승패에는 꾸준한 훈련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봐요. 거의 모두가 매일 타이어 끌기, 산악구보 등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뿔치기, 밀치기, 목치기, 머리치기 등의 기술을 연마하죠. 매끼 볏짚, 콩, 보리, 건초 등을 섞은 영양식을 먹고, 산에서 나는 인동초와 칡, 소태나무 등도 즐겨요. 자연에서 구한 보약이어서 선수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몸값이 1억~2억원을 호가하기에 개소주 등도 먹지요. 우리라고 해서 따로 무슨 혈통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이르면 생후 7개월, 늦으면 생후 24개월의 우공(牛公) 가운데 선수로 키울 만한 녀석이 정해져요. 대승할 선수는 어릴 때부터 다른 녀석과 다르다나요. 눈이 작고 눈두덩이 두꺼우며 목이 긴 녀석이 ‘간택’됩니다. 요즘은 녀석들을 고기소로 일찍 출하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거세당하는 경우가 많아 선수를 고르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를 저도 들었어요. 우리 선수들은 항상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여러분과 가장 가까운 녀석이 우리라며 가족같이 따뜻하게 대해 주니 말입니다. 우리가 예전처럼 농사를 짓고 우리 몸값으로 자녀들을 시집·장가 보내 드릴 수는 없지만, 좋은 경기로 보답해 드릴 테니 계속 사랑해 주세요. 청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국립대발전추진위원장 조무제씨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조무제(67) 울산과학기술대 총장을 ‘국립대학발전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추진위는 국립대 구조개혁과 관련해 국립대의 재정운영과 발전방안 세부일정 등을 논의한다. 교과부는 이어 대학총장·학계·언론계 등 각계 인사 17명으로 구성된 국립대 발전추진위를 조만간 발족할 예정이다.
  • 애플 ‘아이메시지’ 출시 초비상

    애플 ‘아이메시지’ 출시 초비상

     애플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5’가 13일 배포되면서 애플 사용자끼리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아이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뿐 아니라 전화번호가 부여되지 않는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의 iOS5 사용자 간에도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메시지의 등장으로 카카오톡, 다음 마이피플이 주도하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잠식할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의 문자 매출에도 위협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메시지를 통해 아이폰3GS나 아이폰4의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와 통합된 ‘사용자 환경’(UI)을 선보였다. 아이폰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경우 상대방이 iOS5를 쓰는 사용자이면 아이메시지로, 나머지는 기존 이통사 문자메시지로 보내게 된다. 이때 주고받는 메시지가 아이메시지인지 이통사 문자인지는 색깔로 구분된다. 아이메시지가 기존 문자와 통합돼 있어 iOS5 사용자끼리는 문자메시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아이메시지 사용자가 확대될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iOS 사용자가 아닌 경우에는 건당 20원이 과금되며 iOS5로 업그레이드해도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가 아니면 기본 데이터량이 소비된다.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동일하게 사진,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고, 주소록 및 위치정보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내려받아야 한다.  국내 이통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모바일 메신저로 인한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인 애플마저 ‘무료 문자’ 서비스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마저 무료 문자 서비스인 ‘챗온’을 연내 예정대로 출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1분기 문자발송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억건이 감소했고, KT는 19억건이 줄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자메시지로 분기별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KT는 올 2분기 660억원으로 추락했다. LG유플러스도 분기별 문자 매출이 지난해 300억원대에서 올해 250억원대로, SKT도 매출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애플 ‘아이메시지’ 출시 초비상

    애플 ‘아이메시지’ 출시 초비상

     애플의 새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5’가 13일 배포되면서 애플 사용자끼리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아이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폰뿐 아니라 전화번호가 부여되지 않는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의 iOS5 사용자 간에도 무료로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아이메시지의 등장으로 카카오톡, 다음 마이피플이 주도하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잠식할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의 문자 매출에도 위협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메시지를 통해 아이폰3GS나 아이폰4의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와 통합된 ‘사용자 환경’(UI)을 선보였다. 아이폰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낼 경우 상대방이 iOS5를 쓰는 사용자이면 아이메시지로, 나머지는 기존 이통사 문자메시지로 보내게 된다. 이때 주고받는 메시지가 아이메시지인지 이통사 문자인지는 색깔로 구분된다. 아이메시지가 기존 문자와 통합돼 있어 iOS5 사용자끼리는 문자메시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 통신사 입장에서는 아이메시지 사용자가 확대될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iOS 사용자가 아닌 경우에는 건당 20원이 과금되며 iOS5로 업그레이드해도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가 아니면 기본 데이터량이 소비된다.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과 동일하게 사진,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고, 주소록 및 위치정보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내려받아야 한다.  국내 이통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모바일 메신저로 인한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단말기 제조사인 애플마저 ‘무료 문자’ 서비스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마저 무료 문자 서비스인 ‘챗온’을 연내 예정대로 출시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1분기 문자발송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억건이 감소했고, KT는 19억건이 줄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자메시지로 분기별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KT는 올 2분기 660억원으로 추락했다. LG유플러스도 분기별 문자 매출이 지난해 300억원대에서 올해 250억원대로, SKT도 매출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남해 최고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곳도 있었나 싶었습니다. 바다를 등에 지고 입에서 단내 나도록 발품을 팔아야 오를 수 있었던 그 산은 참 빼어난 풍경으로 그간의 노고에 대해 듬뿍 보상을 해줬습니다. 산정에 서서 이제야 이 같은 풍경을 찾은 과문함을 자책했던 것 또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는 최고의 남해 전망대, 경남 하동 금오산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빛깔 고운 북천역 코스모스까지 만나고 오신다면 단언컨대, 모자람 없는 초가을 여행이 되실 겁니다. ●쪽빛 바다 등지고 오르는 길 금오산은 ‘쇠 금’()에 ‘자라 오’(鰲) 자를 쓴다. 경북 구미, 전남 여수에도 같은 이름의 산이 있다. 산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명성 등에서는 구미, 여수의 금오산이 한참 앞서지만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의 깊이를 견주자면 하동의 금오산을 앞줄에 세워야 한다. 금오산 전망의 백미는 바다 쪽이다. 지리산의 연봉들이 물결치는 북쪽 사면도 좋지만 남해 쪽빛 바다를 죄다 두 눈에 담을 수 있는 남 사면이 훨씬 매혹적이다. 하동 옥산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섬진강 만덕포구로 빠져 들기 직전 한 차례 솟구친 산이 금오산이다. 고도는 해발 849m. 북쪽으로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고봉들이 즐비한 하동 땅에서 금오산의 높이야 그리 대단할 게 못 된다. 하지만 등산을 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바다를 끼고 있어 해발고도 0m부터 올라야 한다. 여느 1000m급 고봉에 견줄 만큼 힘든 것도 그런 까닭이다. 산행 들머리는 진남면 중평리의 청소년수련원 주차장이다. 수련원 오른쪽의 계곡길을 따라 5분 남짓 오르면 약사암 갈림길이다. 길 왼쪽으로 약 25분가량 올라가면 다시 석굴암 갈림길과 만난다. 어느 쪽으로 가도 정상에 오를 수 있으나 대부분 왼쪽 능선을 따라 오른 뒤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왼쪽 길을 따르면 곧 된비알이다. 경사면에 나무 계단을 깔아 뒀다. 오르기는 쉬우나 단조롭고 지루한 게 흠. 입에서 단내가 폴폴 날 때쯤이면 달바위에 닿는다. 예까지는 채 한 시간이 안 걸린다. 달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도 예사롭지는 않다. ●걸개그림 같은 남해 풍경 달바위 조금 위쪽은 임도다. 아랫마을 고룡리와 연결된 포장도로다. 임도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금오산’(鰲山)이 음각된 정상석이 나온다. 옛 이름인 ‘소오산’도 함께 새겨져 있다. 정상석 맞은편 나무 덱이 있는 곳은 해맞이 공원. 그 아래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경이 일망무제로 줄달음친다. 왼쪽으로 고전 ‘토생전’의 배경이 된 비토섬 등 사천의 섬들이 바둑알처럼 물 위에 떠 있고, 오른쪽으로는 하동 너머 광양 등 남도의 섬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물빛은 어찌나 고운지 더도 덜도 아닌 딱 옥빛이다. 눈앞에 거대한 걸개그림 하나가 떡하니 버티고 선 형국이다. 금오산 정상은 한국통신 중계탑이어서 오를 수 없다. 그 바로 아래 헬기장이 발로 오를 수 있는 사실상의 정상이다. 해맞이 공원을 돌아본 뒤 고룡리 방향 임도를 따라 KT기지국까지 내려가 보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등 내륙의 산들이 마루금을 좁힌 채 내달리는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나무 덱에서 하산길로 접어들면 왼쪽으로 너덜지대가 장관을 이룬다. 예서 15분쯤 내려가면 봉수대다. 고려 헌종(1149) 때 설치됐다고 전해진다. 과거 봉수대 파수꾼들이 사용하던 거처인 석굴암은 지금은 불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볼품없는 집이지만 전망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오른쪽 비탈길을 가는가 싶다가 왼쪽 능선을 따라 곧장 내려간다. 곳곳에 밧줄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경사가 가파르다. 계곡을 따라 왼쪽으로 누운 폭포(와폭)와 소류지 등을 줄줄이 지나면 하동청소년수련원(055-880-2771)이다. 일반인도 예약을 하면 숙박할 수 있다. 일출 산행을 목표로 삼았다면 하루를 묶는 것도 좋겠다. 수련원 왼쪽은 경충사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사당이다. 금오산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차로도 쉬 오를 수 있다는 것. 고룡에서 포장도로를 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6.3㎞를 오르면 산정에 가 닿는다. 길은 매끈한 편. 하지만 폭이 좁다. 굽어진 각도 또한 급한 편이어서 늘 마주 오는 차와 비켜 갈 장소를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는 한들한들 코스모스역입니다 이 계절 하동 여행에서 잊지 말고 찾아야 할 곳이 경전선 북천역이다. 하동과 사천의 어름에 있다.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 송정역 사이 300.6㎞ 구간을 5시간 30분 동안 달리는 ‘느림보 열차’, 경전선의 한 역이다. 하루 이용객이 평균 20명 남짓한 북천역이지만, 가을만 되면 무려 3000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몰리고 주변 도로가 정체를 빚는다. 원인은 딱 하나, 코스모스다. 하동군은 2007년 역사가 있는 직전리 일대 31㏊에 대규모 코스모스·메밀꽃밭을 조성했다. 경관직불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경관직불사업은 논에 벼 대신 경관 화초를 심고, 농민들에게 소득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 사업이 ‘대박’을 터뜨렸다. 이듬해엔 명성을 타고 역 이름도 ‘북천코스모스역’으로 바꿨다. 올해도 직전리 남바구 들녘 등 약 40㏊에 코스모스와 메밀꽃을 심었다. 하동에서 고개 넘어 사천 가는 코스모스길 너머 북천역이 보인다. 단층 슬래브 지붕을 인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이다. 핑크빛 바탕에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림으로 멋을 냈다. 스피커에서는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 나온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으로 시작되는, 저 유명한 나훈아의 ‘고향역’이다. 역 구내는 온통 코스모스 일색이다. 역사와 철길 주변, 멀리 남바구 들녘까지 형형색색의 꽃술들이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의 아름다움은 가까이 갈수록 더 명료해진다. 맑고 깨끗한 빛깔과 가녀린 선은 쉬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북천역 관계자는 10월 첫 서리가 내릴 때까지 코스모스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역 인근의 ‘이병주 문학관’과 청학동, 삼성궁 등도 둘러보는 게 좋겠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금오산은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진주 분기점→남해 고속도로→진교 나들목 우회전→2.2㎞→고룡교→금오산 순으로 간다. 북천역은 진교 나들목에서 좌회전해 청학동 이정표를 보고 계속 간다. 북천역 883-7788. ▲맛집 화개면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883-1667)은 사찰국수(7000원, 2인 이상)로 유명한 집.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다. 재첩국은 청송회식당(883-2485)과 혜성식당(883-2140), 부흥재첩식당(884-3903), 하옹촌(883-8261) 등이 알려졌다. ▲잘 곳 화개면 용강리 쉬어가는 누각(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수류화개(882-7706)는 화개천을 내려다보는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한옥 펜션. 화개장터에서 5분 거리다.
  • 종로구 ‘공정여행’ 판매 자치구서 첫 상품 개발

    서울 종로구가 사회적기업과 함께 ‘공정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자치구가 공정여행 상품을 개발하기는 처음이다. 구는 5일 공정여행 전문 사회적기업인 트래블러스맵과 업무제휴를 맺고 시범 프로그램인 ‘서울에 반하다, 종로의 어제와 오늘 걷기’를 판매하고 있다. 공정여행은 여행자의 지출이 직접 지역사회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지역기반 여행 프로그램으로 윤리적 여행, 생태여행 등 다양한 형태를 갖는다. 관광객이 환경을 생각하며 도보여행을 하고, 지역의 먹을거리를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현지인을 가이드로 써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개념이다. 이번에 판매되는 시범 프로그램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종로관광콘텐츠를 한데 모아 ▲북촌 한옥마을 및 부암동 생태문화길 탐방 ▲대학로 연극 관람 ▲서울성곽 스탬프투어 ▲전통시장 투어 ▲도심 속 게스트하우스 숙박 등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코스를 고루 체험할 수 있지만 공정여행답게 전세버스 대신 시내버스를 타고, 식사도 재래시장에서 해결하는 현지형·친환경 지향 여행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유동성 확보 비상] 중소기업들 “돈, 씨 말랐다 돌아버릴 지경”

    일본에서 세라믹을 수입·가공한 후 도료로 파는 이종원(44·경기 파주)씨는 원·엔 환율 급등으로 이윤의 20%가 감소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4월 1270원대에서 지난달 1560원대까지 300원가량 급등했다. 그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건설경기도 어려운데 엔고까지 덮쳐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상자를 만드는 김영수(50·경기 성남)씨는 저축은행의 대출상환 압력에 공장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김씨는 “재고 물량은 쌓이는데 제2금융권에서 대출금 상환 압박까지 거세져 공장을 정리하고 귀농을 할까 생각 중”이라고 토로했다. 환율 상승 및 금융기관의 대출 제한으로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도 쉽지 않다. 중견·중소기업 5곳 중 1곳꼴로 비상금에 해당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암울한 전망을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유가증권시장) 가운데 지난해 말과 비교할 수 있는 632개사(금융사제외·개별재무제표 기준)의 6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모두 48조 1330억원으로 작년 말의 52조 940억원보다 7.6%(3조 9610억원)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만기 3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예금, 적금 등 자산을 말한다. 주식 등 증권은 가격 폭락 때 현금화가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회계상 현금성 자산에서 제외된다. 632개사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0% 이상 줄어든 상장사는 34.0%(215개)에 달했다. 50% 이상 감소한 회사는 20.3%(128개), 70% 이상 줄어든 회사는 9.3%(59개)였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 이상 감소한 128곳 가운데 대기업은 10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18곳(92.2%)은 중견·중소기업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대기업들은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부품회사가 대다수인 중소기업은 원자재 수입 물가 급등과 대기업 수주 감소 등으로 경영여건이 힘들어졌다. 중소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100 이하(부정적 전망)를 기록하고 있다. 현금조달도 어렵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8월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전월보다 4490억원이 줄었고, 국민·우리·외환·하나·산업은행 및 농협도 축소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정도만 늘렸을 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8월과 9월 유상증자 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문제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유동성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에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하지만 한계기업의 경우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준규·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SKT, 4G LTE요금제 7종 통합형 출시… 무제한 데이터 폐지

    SKT, 4G LTE요금제 7종 통합형 출시… 무제한 데이터 폐지

    SK텔레콤이 국내 처음으로 내놓은 4세대(4G)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가 베일을 드러냈다. 3G망에서 제공하는 무제한 요금제가 폐지됐고,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도 일부 요금제에서 차단하는 등 ‘LTE망의 데이터 트래픽’ 과부하를 막는데 주안점을 뒀다. ●무제한 ‘LTE 안심 옵션’ 도입 SKT는 28일 총 7종의 통합형 요금제를 출시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TE’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2 LTE는 월정액 6만 2000원 요금제 기준(24개월 약정)으로 2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HTC LTE폰인 ‘레이더 4G’도 29일 선보인다. 또 다음달 1일부터 LTE 대역을 확장해 최대 속도를 2배로 높이고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 전 노선에서 LTE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SKT의 LTE 요금제는 데이터 과다 사용자인 ‘헤비 유저’(과다 사용자) 차단이 핵심이다. LTE에서는 3G 요금제의 무제한 데이터가 폐지됐다. 월 9000원을 추가 부담하면 웹서핑과 이메일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LTE 안심 옵션’을 도입했다. 이마저도 동영상은 제한되고 데이터 속도도 400KB 이하로 3G보다 느려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LTE의 ‘킬러(주력) 콘텐츠’가 고화질(HD) 동영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LTE 대중화를 이루기에는 가격 장벽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데이터 제공량도 LTE의 최대 장점인 초고속 다운로드를 체험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TE 34(월 3만 4000원)’의 경우 350MB가 제공되고 ‘LTE 52(월 5만 2000원)’가 제공하는 데이터량은 1.2GB이다. 고화질 영화 1편 분량이 1.4GB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단 1편을 내려받기도 어렵다. 음성 통화량도 30~50분이 줄어 3G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결과적으로 LTE폰 제조사가 내세우는 ‘손 안의 HD 영화관’을 구현하기에는 요금 장벽이 만만치 않다. 이는 3G망에서 발생하는 ‘네트워크 과부하’에 대한 학습효과가 컸다. SKT 관계자는 “현재 3G망의 경우 상위 10%가 전체 트래픽의 72%를 과점하면서 90%의 고객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LTE망에서는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계단식 할인제 눈길 SKT는 LTE 요금제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데이터 초과분이 일정량에 도달할 때마다 요금을 대폭 할인하는 ‘계단식 할인제’를 도입했다. 구간별로 종량제와 정액 과금을 병행해 최대 83%까지 요금 할인이 적용되도록 했다. 또 음성과 문자는 표준요금제를 쓰고 LTE 데이터만 700MB(월 1만 3000원)에서 5GB(월 3만 3000원)까지 따로 선택하는 요금제도 선보였다. SKT는 올해는 데이터 수요가 집중된 서울 가입자를 확보하고 2012년 1월 28개 도시, 2013년 초 전국 82개 시로 LTE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연내 8종 LTE라인업 구축 SKT는 올해 안에 스마트폰 7종, 태블릿PC 1종 등을 출시해 국내 최대 LTE 라인업을 구축하기로 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5.3인치 대화면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LTE 갤럭시노트’가 11월 선보인다. 콘텐츠로는 HD 영상통화가 기본 탑재되고, LTE용 멀티 네트워크 게임,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인 ‘T클라우드(10GB 무료 제공)’를 마련했다. 장동현 SKT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50만명, 내년 500만명, 2014년까지 1500만명의 LTE 스마트폰 가입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2009 매출 2위’ LG, 57위로 ↓

    ‘2009 매출 2위’ LG, 57위로 ↓

    한국 500대 기업의 매출 ‘빅3’에 삼성전자, 현대차, SK C&C가 올랐다. 포천코리아와 서울대 경영연구소는 25일 국내 기업의 지난해 매출 실적을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C&C의 순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포천코리아의 500대 기업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54조 6303억원으로 2009년에 이어 1위를 수성했다. 2위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 클럽’에 가입한 현대차가 112조 5897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순위가 한 단계 올랐다. 2009년 매출 순위 2위였던 ㈜LG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90.6% 감소한 9조 4803억원을 기록하며 57위로 밀렸다. 이는 올해부터 의무화된 IFRS 기준에 따라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 등의 매출이 연결재무제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SK그룹의 지주사 격인 SK C&C와 SK㈜가 각각 91조 2275억원, 90조 6595억원으로 나란히 3위와 4위에 올랐다. 2009년 10위였던 포스코는 매출 60조 6379억원으로 5위로 떨어졌다. 그 밖에 LG전자,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GS가 상위 10위권에 포진했다. 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451조 9699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64% 상승한 104조 8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중구 ‘무보직 6급’ 해결책 내놨다

    중구 ‘무보직 6급’ 해결책 내놨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숙제인 무보직 6급(팀장급), 이른바 ‘평주사’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서울 중구에서 내놨다. 구는 지난 4월 재선거로 취임한 최창식 구청장이 첫 정기인사에서 ‘무보직 6급 지정업무제’를 도입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최 구청장은 취임한 뒤 업무를 파악하다가 핵심 인력인 6급의 상당수가 보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무보직 6급 문제는 행정안전부가 2008년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바꾸면서 6급 정원이 전체의 19% 이내에서 22% 이내로 3%포인트 늘어났고, 팀장 보직을 맡지 못하는 사람이 대거 생겨나 불거졌다. 이 때문에 무보직 6급은 각 기초단체마다 20~30명씩이나 된다. 중구는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한 6급 25명을 이번 인사에서 주요 시책사업인 한류스타 거리 조성 등 명소 가꾸기와 교육지원사업, 안전중구 만들기 등 핵심 업무 담당자로 배치하거나 중요한 부서의 서무주임으로 발령을 냈다. 최 구청장은 “6급은 경험이 풍부한 고급 인력이자 구청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요한 인적 자원인데도 불구하고 길게는 2년 이상 무보직자로 방치돼 있었다.”면서 “이들에게 구의 주요 시책사업이나 핵심 업무를 부여해 능력을 한껏 발휘하게 하고, 업무에서 성과를 낸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팀장 보직을 맡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6급 팀장 전보 대상자 18명을 대상으로 ‘드래프트제’와 ‘직위공모제’를 시행했다. 전보 대상 팀장들에게 희망보직과 부서 지원신청을 받은 뒤 각 국·과장들이 희망하는 사람과 의견이 일치된 팀장을 우선적으로 배치했다. 7급 이하 인사 대상자 150명에게는 ‘희망부서 근무제’를 도입해 5지망 신청을 받아 직급과 승진일, 성비(性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희망부서에 갈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최 구청장이 스스로 “구청장에게 주어진 인사권을 포기했다.”고 말할 만큼 시스템에 따른 인사를 강행했다. 외부 청탁을 완전히 배제하고, 인사 투명성 강화와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최 구청장은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사실상 해당 국장과 과장들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면서 “앞으로 단행할 인사에서도 실국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구청장은 “과거 시에서 시행했던 ‘무능 공무원 3% 퇴출제’ 등은 강제 할당식으로 퍼센트(%)를 정해 놓은 게 문제였지만 업무 능력과 실적에 따른 인사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면서 “‘인사의 틀은 신뢰의 틀’로 비록 인사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더라도 학연이나 지연이 아닌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해 원칙을 지키는 인사제도를 확립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금융당국 감독 소홀·‘거수기’ 사외이사, 저축銀 부실경영 피해 더 키웠다

    지난 18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제일·제일2·토마토·대영·파랑새·에이스·프라임) 중에 지난 3년간 부실경영으로 금융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곳은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여 차례 회의에 교통비로 수천만원씩 챙긴 7개 저축은행의 사외이사는 거수기에 불과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반대한 사외이사는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저축은행 내부(사외이사)와 외부(금융당국)의 감독이 모두 소홀했기 때문에 부실경영의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실경영으로 처벌을 받은 경우는 28건이었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 중에는 파랑새와 프라임저축은행만 처벌을 받았다. 금융소비자들이 부실의 전조를 알아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셈이다. 이 두 저축은행의 제재는 거액 신용 공여한도를 초과한 경우로, 이번에 영업정지된 대다수 저축은행과 같은 사례다. 금융당국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다른 저축은행의 사례도 미리 찾아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에이스 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년 만에 59.6%나 하락했고, 업계 2위였던 토마토 저축은행도 19.9% 떨어졌다. ●영업정지 7곳중 3년간 제재 단 2곳 저축은행 내부에서는 부실경영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들이 반대의견을 낸 사례가 전혀 없었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7곳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대영, 제일, 토마토, 프라임 등 4곳의 경우 사외이사들은 최근 3개 분기(2010년 7월~2011년 3월) 동안 59차례의 이사회에 참석해 모든 안건에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이의제기 전혀 안한 사외이사들 제일저축은행 사외이사 4명은 이번 경영부실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저축은행의 PF 규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프라임저축은행의 사외이사 3명도 ‘PF 대출채권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매각 결과 보고’, ‘대출이자의 감면’, ‘리스크 관리 규정 개정’ 등의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이외 처리 안건에는 임원의 연봉 인상 건부터 우선주 배당 지급, 재무제표 승인, 유상증자 등 회사의 경영 관련 주요 정책이 포함돼 있었다.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사외이사의 경우 감사위원회 활동도 유명무실했다. 31차례의 감사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동안 감사위원을 겸직한 사외이사들은 상정 안건에 대해 이의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특히 이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있음에도 주로 대주주가 실질적으로 임명하면서 전문성을 지닌 인사보다 각계 실력자들을 영입해 ‘바람막이’로 이용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사외이사들은 10회가량의 회의에 연봉과는 별도로 연간 수천만원의 ‘거마비’를 받았다. 사외이사 1인당 보수는 대영 1500만원, 제일 2900만원, 토마토 851만원, 프라임 1800만원 등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9·15 정전대란] 부채 33조 ‘만년 적자’ 전력그룹 3년동안 판촉비 등 1300억 썼다

    [9·15 정전대란] 부채 33조 ‘만년 적자’ 전력그룹 3년동안 판촉비 등 1300억 썼다

    4년 새 빚이 13조원이나 늘어나고, 현재 부채가 33조원에 달하는 한국전력의 방만한 경영이 도마에 올랐다. 한전과 자회사들은 최근 3년 동안 광고선전비 등으로 1300억원을 사용했고 한 해에 인건비 12%, 포상금 15%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정작 필요한 조사연구비는 14억원에 그쳤다. 국내 전력을 독점 생산·판매하는 한전이 이미지 광고 등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된 한국전력 손익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지난해 광고선전비, 판매선전비, 판매촉진비는 모두 407억 7000만원으로 지지난해 373억 3000만원보다 9.2% 늘었다. 이 비용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81억 5000만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2010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3년간 모두 1262억 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광고선전비가 지난해 207억 5000만원으로 재작년의 176억 9000만원보다 17.3% 늘었다. 이 돈을 기업 이미지 광고 등에 사용했다고 한전 측은 밝혔다. 판매촉진비는 지지난해와 비슷한 182억 3000만원, 판매선전비는 15.1% 늘어난 1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 본사뿐 아니라 자회사, 해외법인 등 37개사가 모두 쓴 것”이라면서 “광고선전비는 한전 이미지 광고뿐 아니라 전기사용 자제 등을 알리는 공익광고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의 인건비는 지난해에 5977억 1000만원으로 2009년 5325억 1000만원보다 12.2% 늘었다. 인건비와 별도인 복리후생비는 779억 5000만원으로 지지난해 807억원보다 3.4% 줄었다. 하지만 포상비는 28억 7000만원에서 33억 2000만원으로 15.7%나 급증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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