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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교회, 돈으로부터 복음 오염 막을까

    개신교계가 ‘교회 회계처리 기준(안)’을 만들기로 결의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재정 투명성과 관련한 공청회가 처음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4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에이레네홀에서 개최하는 ‘한국교회와 재정 투명성’ 주제의 공청회. 한국교회의 위기와 침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불투명한 재정으로 보고 이와 관련한 일선 교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인 만큼 교계 안팎의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4월 18일 NCCK 제61회기 제2회 정기실행위원회의 결정이 발단. 실행위는 이날 회의에서 ‘교회 재정 투명성 제고위원회’(투명성 위원회)를 조직, 핵심과제로 교회의 재무제표 작성과 회계처리 기준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NCCK는 (사)한국회계기준원이 마련 중인 비영리조직회계기준초안 작업에 투명성 위원회 부위원장을 파송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 달쯤 기준원의 초안을 토대로 한국교회의 회계상황을 반영한 ‘교회회계기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NCCK가 교회 재무제표 작성 및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 발표할 경우 회원 교단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NCCK 회원 교단들은 납세를 비롯한 교회 재정 측면에서 비교적 일치된 입장을 보여 개신교계에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NCCK는 이와 관련, “재정(돈)과 영혼은 완전히 다른 실체지만, 이 둘은 분명 상호관계가 있다는 인식 아래, 한국교회가 재정(돈)으로 인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재정과 선교사명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정 사용의 공공성”이라며 “이제 기독교인들이 형편과 관계없이 자신의 신앙고백으로 십일조 헌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규모나 형편을 떠나 재정의 일정 부분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도록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도 “교회 재정의 투명성은 공동체의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적 지표가 되어야 한다”면서 “목회자를 포함해 모든 신도들이 언제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겸허함을 바탕에 깔면 상호 견제 시스템은 불신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와 신앙을 도모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관악구청 50인의 함성… 관악산 놀라고 구민 설레고

    관악구청 50인의 함성… 관악산 놀라고 구민 설레고

    “더 낮게, 더 가까이, 주민 속으로!” 지난 1일 오후 6시쯤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국장, 과장 등 50여명이 입을 모아 지른 함성이 관악산을 쩌렁쩌렁 울렸다. 관악구 국장단 회의가 청사 회의실에서 벗어나 관악산 정상 연주대에서 열린 것. 책상 위에 펼쳐진 지도를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관악 전역을 두 눈으로 직접 내려다보며 미래를 꿈꿔 보자는 유 구청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회의에 앞서 자료를 챙기는 대신 등산화 끈을 단단히 조여 맸다. 한 시간 30분가량 굵은 땀방울을 흘린 뒤 연주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10년 뒤 관악의 모습’이라는 가상 현실을 주제로 자유 토론을 벌였다. 행정재정국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한 원격근무제, 홀로그램 입체 영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행정 서비스를 한다고 보고했다. 지식문화국에서는 2030년 스카이로드가 건설되는 등 서울대에서 낙성대, 연주대를 잇는 자연 경관 조망 관광 벨트를 조성해 관악구가 국제 관광도시 서울의 간판으로 거듭났다고 발표했다. 보건소는 2023년 관악구가 전국 최고 장수 마을이 됐다는 사실을 언론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구청장은 “구청장으로 일한 지난 3년도 도전의 연속이었으며 앞으로도 주민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열린정부가 바꾸는 국민의 삶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열린정부가 바꾸는 국민의 삶

    “일종의 화이트보드와 비슷하다. 새 개정안에 대해 할 말이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해미시 매카들 뉴질랜드 경찰청 심의관)뉴질랜드 경찰청은 2007년 경찰법을 개정하며 이른바 ‘위키피디아’ 방안을 차용했다. 제정 50년여 만에 개정하는 새 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누구나 온라인 방에 올릴 수 있게 한 것이다. 뉴질랜드 경찰청은 화이트보드 위에 글을 쓰듯이 의견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심지어 낙서 같은 글도 허용했다. 이렇게 모인 의견을 이듬해 국회에 모두 제출했다. 뉴질랜드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추세가 된 이른바 ‘열린 정부’의 한 단면이다. ‘맞춤형’을 강조하는 ‘정부3.0’의 또 다른 지향점은 개방 및 공개다. 쏟아지는 공공 정보의 개방과 활용이 어떻게 국민의 삶을 바꿀지, 정부가 생산할 수 있는 공공 정보의 양은 과연 얼마나 거대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안전행정부는 최근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공공 데이터 개방이 가져올 갖가지 미래 변화상을 소개했다. 기상 정보를 민간에 제공하면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고, 교통 정보를 알려주면서 유통·물류산업의 발전을 이끈다는 등의 청사진이었다. 이러한 미래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규모와 범위의 데이터만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많은 양(크기·Volume)과 정형·비정형 등의 다양한 형태(다양성·Variety), 빠른 처리 시간(속도·Velocity) 등 ‘3V’를 특징으로 하는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에 정부3.0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정부3.0 비전 선포식에서 소개한 다양한 사례도 이러한 빅데이터가 어떻게 민원·행정 서비스에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즉 계층이나 연령, 지역 등에 따라 ‘평균’적인 정책 대상자를 가정해 적절한 정책을 생산했던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요구에 대응하는 맞춤형 정책을 만드는 데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지도자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결정한다는 견해에 동의한다면 지난 미국 대선은 빅데이터가 한 국가의 명운을 결정한 가장 극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선에 성공한 지난 대선은 이른바 ‘데이터 선거’로 불릴 만큼 빅데이터가 선거 캠페인에 활용된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선거운동본부장 짐 메시나가 이끈 오바마 캠프는 정보기술(IT) 전문가 300명을 영입해 2억명에 달하는 미국 국민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유권자 한명 한명에게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 IT업계에서 ‘모셔 가기’ 바쁘다는 오바마 캠프 기술팀들과 함께 정권을 재창출한 오바마 행정부가 IT 기반의 열린 정부를 표방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미 정부는 대선 공약의 진행 상황, 예산 집행 과정과 현황, 경기 부양 관련 현황을 모두 세부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또 171개 기관의 정보와 37만여개 원본 및 지리 정보 데이터, 137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현 정부도 오바마 행정부처럼 공공정책 문건의 원문 공개 등을 준비하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정보 공개 패러다임이 수용자 중심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면 연간 1억건의 문서가 생산되는 즉시 공개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20배 이상이 공개되는 것이다. 또 부처별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제들을 준비하고 있다. 범죄 기록과 인구 통계 등 정형화된 데이터와 주민 신고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연계하려는 경찰청의 범죄 대책과 일자리 현황 및 경제·산업 동향을 분석한 고용노동부의 고용정책, 업종별·지역별·연령별 상권 정보와 대출, 임차료, 권리금 등의 정보를 연계한 중소기업청의 자영업자 대책 등이 그 사례다. 채승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치안과 복지 분야 등의 공공정책에서 빅데이터 활용이 기대된다”면서 “공공의 행정력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없다면 빅데이터 활용으로 효율적인 행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정책의 개방, 공개와 정책 수립 단계의 소통, 협력을 연계하는 것은 정부3.0의 또 다른 목표다. 정부3.0 계획의 하나로 추진하는 대형 국책사업의 온라인 토론 의무화도 ‘열린 정부’로 가야 한다는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오는 10월 행정절차법 개정안을 제출할 때 입법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국정 과제에서 온라인 토론과 전자공청회, 전자설문조사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안행부 관계자는 “입법 과정에서 온라인을 통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한 뉴질랜드의 경찰법 개정 사례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러한 방향에 대해 기술적 요소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의 활성화와 함께 새로운 정보 격차가 부각되고 있는 문제는 온라인 직접민주주의가 직면할 수 있는 한계”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 데이터의 공개도 일종의 영리화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가 자본에 의해 영리화될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수요자인 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3.0의 밑바탕에 시장 논리가 깔렸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KT, 서비스 전분야 곱빼기 물량공세

    KT, 서비스 전분야 곱빼기 물량공세

    KT가 10월 말까지 일부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과 각종 콘텐츠, 가맹점 할인율을 2배로 늘려주는 파격적인 고객 만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SK텔레콤이 기존 롱텀 에볼루션(LTE)보다 2배 빠른 LTE-어드밴스트(A)를 먼저 상용화하자 속도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고객을 잡아두겠다는 ‘물량 공세’로 풀이된다. KT는 1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발표회를 열고 고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데이터, 멤버십, 콘텐츠, 미디어, 고객만족 등 전 분야에서 2배 혜택을 제공하는 ‘2배가 돼! 페스티벌’을 10월 말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표현명 KT T&C부문장은 “통신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혜택”이라며 “1000만명 이상 고객이 총 1769억원, 고객 1인당 월 3만 5500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역별로 보면 이달부터 음성 무제한 요금제인 ‘유선무선 완전무한 요금제’, ‘모두다올레 요금제(3G, LTE)’ 이용 고객의 데이터 용량이 2배로 는다. 또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인 ‘별’도 가입 기간에 따라 최대 2배 제공한다. 매주 수요일을 ‘올레클럽 2배! 데이’로 정해 별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할인받는 일부 가맹점의 할인율도 2배로 늘렸다. 음원 서비스인 ‘지니팩’, 모바일 인터넷TV 서비스인 올레TV 나우팩 가입자는 50% 할인 혜택을 받고, 주문형 비디오도 2배로 제공한다. 특히 KT는 문자메시지로 고객 상담을 진행하는 ‘올레 문자고객센터’ 서비스도 오픈했다. 이를 이용하면 상담 시간이 기존의 6분의1로 줄어든다고 KT는 설명했다. KT의 이 같은 파격적인 고객 혜택은 SKT의 LTE-A 상용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T가 지난달 26일 해당 서비스를 먼저 내놓으면서 속도 경쟁에서 뒤처지자 풍부한 데이터 용량과 콘텐츠 등으로 고객을 잡아두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KT는 현재 1.8㎓ 대역 할당을 앞두고 LTE-A와 속도가 같은 광대역 LTE 상용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 KT가 가진 900㎒ 대역의 주파수 간섭 문제가 해결되면 LTE-A 서비스도 곧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페스티벌이 끝나는 10월쯤이면 KT도 LTE-A나 광대역 LTE를 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표 사장은 “고객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고객들의 변화하는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10월까지로 기간을 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 자리에서 표 사장은 타사의 LTE-A 서비스를 두고 “아직 전국망 서비스가 아니고 KT도 900㎒ 간섭이 정리되는 대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인 만큼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동백동산습지 서식 생물종 보호지역 지정후 1075종 급증

    국립환경과학원은 낙동강하구, 대암산용늪, 무제치늪, 동백동산습지 등 4곳을 지난해 조사한 결과 생물종이 크게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동백동산습지는 2005년에 비해 1075종(372%)이 증가한 136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사람의 출입이 잦고 가축들이 다녀 육지화 현상이 일어나 2010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대암산용늪은 이전 조사인 2007년 555종보다 625종(112.6%)이 늘었고, 무제치늪과 낙동강하구는 각각 256종(66.1%), 176종(42.3%)이 증가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원세훈 로비의혹’ 황보건설 前대표 구속기소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의 건설업자 유착 및 황보건설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24일 황보연(62) 전 황보건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황씨는 황보건설이 2009~2010년 적자였는데도 흑자인 것처럼 허위 재무제표를 만들어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금융기관으로부터 43억 7200만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009년엔 32억 3000만원의 적자를 15억 1000만원의 당기순이익으로, 2010년엔 12억 6000만원의 적자를 18억 5000만원의 당기순이익으로 과다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황씨가 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 홈플러스의 인천 연수원 설립 기초공사 등 여러 공사를 수주하는 데 원 전 원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황씨 로비 의혹과 원 전 원장 개입 의혹은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도서전에 간 박 대통령/이순녀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도서전에 간 박 대통령/이순녀 문화부 차장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전시장에서 손수 책을 구입하자 출판계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올해 19회를 맞은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전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1947년 경기도 학무국이 주최한 교육전람회가 시초다. 1954년 도서전으로 이름을 바꿔 2회 행사를 치른 뒤 매년 전국도서전을 열어오다 1995년 국제도서전으로 외연을 넓혔다. 현직 대통령이 서울국제도서전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1999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4년 만이니 출판계가 흥분할 만하다. 박 대통령도 1978년 청와대 시절 도서전을 찾은 이후 35년 만의 방문이니 감회가 남달랐을 듯싶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책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구현하는 인프라”라면서 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정부가 출판산업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기는커녕 갈수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출판업계로선 가뭄 끝에 단비나 다름없다. 책에 대한 애정과 지원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 못지않게 박 대통령은 이날 중요한 메시지 두 가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하나는 인문서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전시장에서 인문서 출판사 ‘책세상’ 부스에 들러 ‘정조와 홍대용, 생각을 겨루다’, ‘답성호원’, ‘철학과 마음의 치유’, ‘유럽의 교육’,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일러스트판 등 다섯 권의 책을 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문서적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에 출판계가 고무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86년 설립된 ‘책세상’은 사장까지 포함해 총 직원이 11명에 불과한 작은 출판사이지만 인문·사회과학, 문학, 예술 분야에서 양질의 책을 내는 것으로 평판이 높다. 벌써 ‘대통령이 산 책’이라는 후광 효과로 주문이 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른 하나는 정가로 책을 산 것이다. ‘책세상’의 이영희 부장은 “도서전 기간에는 할인 행사를 하지만 대통령께는 정가로 드려야겠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요즘 정가제가 문제 아니냐’고 관심을 보이면서 정가로 구입하셨다”고 전했다. 도서정가제는 출판계의 해묵은 현안이다. 현행 도서정가제는 출간 18개월 미만 도서만 최대 19%까지로 할인율을 제한하고, 그 이후의 책값 할인은 무제한이다. 하지만 갓 나온 신간마저도 온라인 서점의 온갖 편법과 마케팅 술책에 할인 규정이 유명무실해지면서 경영난을 못 견딘 출판사와 중소서점이 줄도산하는 등 출판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업계는 하소연한다. 이에 따라 기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할인율을 10%로 제한하는 개정안이 입법 추진되고 있지만 온라인 서점의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정가로 책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도서정가제 개정에 힘을 실어준 격이 됐다. 대통령이 도서전에서 이벤트성으로 ‘인문서’를, 그것도 ‘정가’로 구입한 것에 대해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한다고 지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인문서에 등 돌린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도서정가제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의 계기를 제공한다면 얼마든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까. coral@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태산의 옥황상제와 풍진세상

    [최동호 새벽을 열며] 태산의 옥황상제와 풍진세상

    세상이 답답하다. 쉽게 풀리는 일은 거의 없고 일마다 첩첩산중이다. 경제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다 앞길이 난망하다. 남북문제만 하더라도 잘 풀릴 것 같더니 다시 자물쇠가 잠겨 있다. 지난 5월 하순 중국 산둥성 태산에 올랐다. 공자의 고향 곡부에 들렀다가 태산을 오르기로 했다. 오전에는 비가 조금 내리고 하늘은 음울했다. 운무가 휘도는 하늘 거리를 걸어 정상으로 향했다. 대개 6000계단을 올라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한 곳을 향해 있었다. 청제궁(靑帝宮) 문을 넘어서니 태산의 진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과연 태산의 정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중국 진시황을 필두로 역대의 황제들이 봉선 의식을 했다는 현장에 서게 된 것이다. 우선 한 무제가 세웠다는 무자비가 눈에 들어왔다. 대략 2m 높이의 무자비는 천하를 평정하고 태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한 글자도 새기지 않았다는 무언의 전언이 수천의 글자보다 더 많은 의미를 느끼게 했다. 한 무제는 다섯 번이나 태산에 올라 제사를 지냈고, 청나라 건륭제 또한 열 번이나 태산에 올랐다고 한다. 모두 자신의 공적을 하늘에 고했다고 했으나 아마도 자신의 공적을 헤아려 보고 잘못을 돌아보면서 백성에게 하늘의 명을 받아 자신이 천하를 다스리고 있음을 알리는 정치적인 의미가 들어 있었을 것이다. 왜 이렇게 황제들이 태산에 올라 하늘에 제를 지내려고 했을까. 태산은 도교의 중심이며 민간 신앙의 정점에 자리 잡고 있는 상징적인 오악지존의 산이라고 한다. 수많은 중국인이 지금도 태산에 오르는 것은 소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일 것이다. 태산의 정점에는 중심에 옥황상제를 모시는 옥황정이 있고 좌우에 이를 보좌하는 전각이 있었는데 동쪽은 관일정, 서쪽은 망하정이라 한다. 동쪽은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고 서쪽은 황하를 바라볼 수 있다고 하니 이 같은 명당이 더 있을 수 있겠는가. 옥황정 앞마당에는 태산극정(泰山極頂)이라는 표지석 중심으로 동심건(同心鍵)이라는 열쇠가 석책에 무수히 쌓여 있었다. 이 열쇠는 언제 어디서나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다는 약속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떻든 태산의 중심에 옥황상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의 이야기나 교과서에 수록된 시조에서 익숙하게 들어온 태산의 정점에 옥황상제가 있다는 것은 동양인 상상력의 중심에 민간 신앙의 최고 신격으로 그가 존재한다는 것이었고 하나의 충격이었다. 역대 중국의 황제들이 봉선 의식을 행한 것도 바로 민중의 마음속에 있는 하늘의 신에게 제사를 드린 것일 터이다. 동악 태산 옥황정의 기둥에 새겨진 편액의 글씨가 건륭제의 필체임을 확인했을 때 건륭제의 소망 또한 얼마나 간절한 것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공자 또한 태산에 올라 ‘등태산이소천하’(登泰山而小天下)란 말을 남겼다고 맹자가 전하는 글귀를 새긴 바위가 있었다. 태산을 등정하고 돌아 내려 오는 길에 산하를 굽어보니 천하의 절경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전에 비가 내린 탓인지 하늘은 맑고 가끔 일어나는 운무가 선선한 바람을 몰아와 더욱 풍치를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 절경이 절경뿐이겠는가. 한국에 돌아와 보니 지금의 답답한 국내외 정세를 풀기 위해 다시 한 번 태산에 올라 그 답답함을 옥황상제나 하늘의 신에게 고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으로 방문한다고 한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물론 하늘의 신에게라도 새로운 대화의 문을 열어달라고 기원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제 정세는 숨 가쁘게 돌아가는데 남북의 문은 굳게 닫혀 있으니 진퇴양난의 길에 가로막혀 일찍 다가온 여름이 더욱 답답하다. 동북아의 질서 개편이 시동되어 새 역사의 시대가 한층 임박한 상황에서 ‘태산이 높다 하되 못 오를 리 없다’는 옛 시조를 다시 한 번 읊조리며 풍진 세상의 여름을 맞는다.
  • SKT, 추가 요금 없는 ‘그룹 통화’ 출시

    SKT, 추가 요금 없는 ‘그룹 통화’ 출시

    별도의 부가서비스 신청이나 추가 요금 없이 3명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통화할 수 있는 다자 간 음성통화 서비스가 출시됐다. 모바일 메신저의 강점인 ‘단체 채팅’ 기능을 음성 통화로 실현한 형태라 최근 떨어진 음성통화 활용도를 얼마나 높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은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다자 간 통화서비스 ‘티그룹온’(T그룹on)을 18일 출시한다. 통화를 주관하는 ‘방장’만 티그룹온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일반 휴대전화·유선 전화·인터넷 전화·로밍 이용자 등 누구나 함께 통화에 참여할 수 있다. 방장이 전화번호부에서 원하는 사람들을 선택해 한번에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 대화방으로 초대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버 총 접속자 기준 최대 1만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SKT는 수용 용량을 차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티그룹온은 통화료 외 별도 요금이나 가입 절차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에도 ‘콘퍼런스 콜’이라는 다자 간 통화서비스가 있었지만 이는 통화료 말고도 개인당 분당 150원가량의 부가 이용료를 내야 해 활용도가 떨어졌다. 티그룹온은 일반 음성 통화와 마찬가지로 전화를 건 사람이 자신의 요금제에 따라 요금을 내는 구조로, 통화료가 콘퍼런스 콜의 절반 이하라는 게 SKT의 설명이다. 특히 티그룹온은 최근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한 음성 통화 무제한 서비스와 맞물려 상승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무제한 가입 고객이 티그룹온을 이용할 경우 음성 무제한 혜택이 그대로 적용된다. 또 티그룹온은 모바일 메신저의 단체 채팅과 마찬가지로 통화 참여자가 수시로 입장·퇴장할 수 있고, 다자 간 통화 외에 통화 중 개별 쪽지 보내기, 배경음악 틀기, 방장 외 음소거 등 다양한 기능도 제공한다. SKT는 티그룹온이 단체 채팅이 가진 불편함을 해소하는 새로운 단체 커뮤니티 방식의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콘퍼런스 콜이 사무 용도로만 쓰였다면 티그룹온은 모임 소집, 단체 수다 등 개인 용도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어 최근 떨어진 음성 통화 활용도도 어느 정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T 관계자는 “여럿이 약속을 잡을 때 단체 문자는 실시간 응답이 안 돼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다자 간 통화를 하면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며 “음성 통화에 새 가치를 부여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된다. iOS 버전은 추후 업그레이드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신세계원격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설계 서비스 운영

    신세계원격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 설계 서비스 운영

    2004년 이후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직장인들이 점점 증가함에 따라 야간대학에서 학점은행제로 이동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은 보통 평일 업무 이후 시간이나 주말에 이루어지는데, 자격증이나 독서 외에도 요즘엔 온라인으로 학력을 취득하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야간대학이나 방송통신대학 등을 이용했다면 현재는 사이버대학이나 학점은행제를 이용하여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언제든 맘을 먹으면 학사학위나 타 전공의 복수전공 학사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 정식 평가인정기관인 신세계원격평생교육원 관계자는 “사이버대학보다 기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는 학점은행제로 그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최근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의 목적으로 전문학사 및 학사를 취득하기 위해 문의가 오는 경우가 해마다 10% 이상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원격평생교육원은 신세계그룹의 임직원들을 대상으로도 학점은행제 교육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파악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학점은행제에 문의하는 목적은 경영학사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대학원진학이나 학사편입, 그리고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심리학사의 청소년상담사나 회계학사의 CPA(공인회계사)를 취득하기 위해서다. 고졸자나 2년제 졸업자, 대학중퇴자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자들이 손쉽게 학사를 딸 수 있지만, 아직도 시행한 지 10년이 넘은 학점은행제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신세계원격평생교육원은 현재 학위취득과 학점계산에 필요한 학습설계와 학습 시작 이후의 관리를 무료로 진행해주는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부담 없이 누구나 문의를 통해 원하는 부분을 전달받을 수 있다. 또 신세계 장학재단에서는 금천구, 가산구 지역장학금이나 성적 우수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제도를 통해 비용을 더 아낄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편 수강신청과 학점은행제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신세계원격평생교육원(www.sedubank.com) 홈페이지를 통해서 문의하면 자세한 무료학습설계를 받을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향토기업 특선] (20) 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향토기업 특선] (20) 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대구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이 섬유라는 데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구 섬유는 한때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전국 직물 거래량의 절반 이상(52%)을 차지했을 정도였다. 서대구공단 등 도심 공단 곳곳에는 대부분 섬유공장이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섬유가 사양산업이 되면서 이제 대구는 더 이상 섬유로 먹고살 수도 없게 됐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대구의 중심에 경창산업이 있다. 경창산업은 연륜이 상당하다. 지천명을 넘어 이순을 향해 달려간다. 1961년 중구 동인동의 한 작은 창고에서 자전거 공장으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경창공업이었고 종업원은 7명이 전부였다. 모든 공정은 손으로 이뤄졌고 밤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등불과 촛불을 켜고 작업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회사로 발돋움하는 지금과 비교하면 출발은 초라했다. 경창산업은 “등불과 촛불을 켜고 직원들이 수동으로 부품을 생산했다”며 “당시 사용했던 기계는 경창의 역사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의 역사”라고 밝혔다. 경창산업은 부피가 크고 만들기도 어려워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던 자전거 체인을 덮는 케이스 생산에 돌입했고 이내 생산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66년 북구 침산동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수동 작업에서 벗어나 전기 모터로 기계화 작업이 가능해졌다. 경창산업이 자동차 부품 회사로 전환한 것은 1972년. 손으로 자전거 부품을 만들던 시절에서 10년 만에 첨단 자동차 부품 생산에 도전할 정도로 기술력을 키웠다. 1975년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했고 이 같은 변신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한 계기가 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 부품 협력업체 중 가장 먼저 작업환경 개선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996년 외환위기가 오기 전 경창산업은 150억원을 들여 자동차 자동변속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자동변속기는 주물로 만든 까닭에 무거웠고 연비도 좋지 않았다. 이를 개선한 신세대 자동변속기 생산에 도전했다. 이 때문에 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면서 되레 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손일호 회장은 “신규 투자했는데 외환위기를 맞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부도를 걱정했다”며 “이때 어려움을 잘 극복한 게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결국 경창산업은 비절삭 점진성형공법을 개발, 무게는 가벼우면서 내구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은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현대·기아차 6단 변속기 부품의 90% 가까이 납품한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1987년 경창정공을, 1988년에는 KCW를 설립해 3사 체제를 갖췄다. KCW는 와이퍼, 워셔히터(차량 앞유리 세정액 가열장치) 등을, 경창정공은 프레스와 휠을 생산한다. 이들 3사는 2006년 이후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 갔다. 14개 사업부와 8개 공장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 4개의 현지 생산·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종업원도 2000여명에 이른다. 경창산업은 지난 50여년간 단 한 번의 노사분규도 없었다. 2001년 신노사문화 대상을 받기도 했다. 투명 경영이 그 원인이다. 생산직과 사무직의 상호교환 근무제 등으로 사내 화합 문화도 만들어 냈다. 꾸준한 기술 개발로 섀시 등 4개 분야에 219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등록도 85건에 이른다. 또 실용신안과 디자인, 상표 등의 지적재산권만 410건을 보유했고 각종 품질인증도 획득했다. 최근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선정한 국내 중소·중견기업 30개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수출입은행은 선정 기업에 해외진출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창산업은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6700억원으로 예상한다. 또 2017년까지 매출액 1조원 달성이란 야심 찬 목표도 세웠다. 일본의 세계적 와이퍼 생산업체인 NWB도 뛰어넘는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출시한 워셔히터의 러시아 등지 수출을 추진한다. 올해 7만대, 내년에 10만대 계약이 목표다. 경창산업은 현재 대구테크노폴리스에 9번째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6만 6000㎡ 부지에 건평 2만 7000㎡ 규모다. 오는 12월 준공되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제발 군대 한 번만 가게 해주세요”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한인 영주권자들이 ‘이중병역 의무’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나섰다. 싱가포르 정부가 국적은 외국인이면서 싱가포르 영주권만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하기 때문에 한국 국적의 한인들이 싱가포르와 한국 두 나라에서 이중 병역의무를 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며 최근 우리 정부에 병역 개선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현재 싱가포르 정부는 시민권자뿐 아니라 영주권자에도 24개월 병역의무를 부과한다. 의무를 다하지 않고 영주권을 포기하면 취업,학업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한인들은 한국 군대에 입대하면 영주권이 자동 취소돼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 문제는 이를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친 뒤 만 37세 이전에 귀국하거나 한국에 취업하면 우리 법령상 한국에서 다시 입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영주권자로서 싱가포르에 생활하면서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려면 군대를 두 번 가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싱가포르 한인회는 지난 3월 국회에 병역 개선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달 초부터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청원서에 서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싱가포르 영주권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한채 싱가포르 병역 의무 24개월을 마치면 병역을 필한 것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싱가포르는 제대 후 연 40일간 예비군 훈련을 의무적으로 받아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위급 상황 발생 시 예비군 동원령에 따를 것에 서명해 끝까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인회 측은 “현실적으로 두번의 병역을 모두 이행할 수 없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재외동포에 대한 병무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파산 지경에 성과급 주겠다는 용인도시공사

    또다시 지방공기업 성과급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는 5000억원대 빚더미에 오른 경기 용인도시공사가 임직원에게 적지 않은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전철 사업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용인시는 시립 공동묘지 땅까지 팔아 부채를 상환하겠다고 나선 마당이다. 경전철 건설에 1조원 이상을 들인 용인시는 현재 6300억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그 산하기관인 도시공사 또한 휘청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498%로 스스로를 지탱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그런 와중에 성과급으로 5억원 가까운 돈을 편성했다니 후안무치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도시공사는 부실경영으로 파산 직전 상태다. 오죽하면 안전행정부로부터 청산 주문까지 받았겠는가. 공사 입장에서는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온 게 어디 우리뿐이냐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지방공기업법에는 안행부 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주도록 명시돼 있고, 통상적으로 사전에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기업법상 명시돼 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의 해명은 국민의 분노에 불을 붙일 뿐이다.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는 지방공기업의 성과급 잔치를 곱게 볼 사람은 없다. 도시공사는 역북지구 개발사업 등 지금 진행 중인 사업들이 열악한 시 재정에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경영 사각지대에서 허우적거리는 것도 모자라 도덕적 해이까지 서슴지 않는다면 미래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안행부는 최근 도시공사에 대한 경영평가를 통해 각종 개발사업을 조속히 정리하고 시설관리공단화할 것을 촉구하는 개선명령을 내린 바 있다. 말이 개선명령이지 사실상 파산선고나 다름없다.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 난파선의 보잘 것 없는 짐승처럼 혼자만 살겠다는 심사가 아니라면 당장 성과급 요구를 철회하고 시의 재정난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나아가 대대적 개혁을 통해 고비용 저효율의 고질적 운영체질을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지방공기업의 방만경영은 결국 국민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 지방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공공복리 증진을 통한 사회적 기여에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삼화고속 1000·1400·1500·9501·9802번 노선 우선 정상화

    인천과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버스 업체인 삼화고속 5개 노선이 10일 정상화됐다. 정상화된 노선은 1000번, 1400번, 1500번, 9501번, 9802번 등이다. 삼화고속 노사는 전날 오후 인천시의 중재로 파업 이후 4번째 실무교섭을 갖고 일부 내용에 합의했다. 사측은 매각계획 중인 3개 노선 근로자의 전환배치를, 노조는 노선 정상화에 합의점을 찾았다. 11일부터는 전체 노선이 정상화된다. 파업의 원인이 된 인천~천안, 인천~아산, 부천~공주 등 3개 시외버스 노선 근로자 25명은 고속버스 노선으로 전환 배치된다. 또 사측은 광역근무제와 휴일수당, 정년연장 등 현안에 대해 노조와 이달 말까지 교섭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 신경영 20년] 미래의 삼성은

    [삼성 신경영 20년] 미래의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 영생불사는 없다.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졸면 죽는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노키아도, 소니도 과거의 명성이 날아가는 건 한순간이었다. “아이폰은 시장에서 먹히지 않을 조크(joke) 같은 제품이다. 우리가 정한 것이 표준이다.” 노키아 최고경영자(CEO)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는 2007년 처음 등장한 애플 아이폰을 비웃었다. 방심과 자만의 대가는 참담했다. 6년 후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시장에서 노키아란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사이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10분의1로 쪼그라들었다. 사실 당시만 해도 노키아는 큰소리칠 만했다.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반 이상을 장악했고, 그 덕에 2006년 매출은 핀란드 정부 예산보다도 많았다. 잘나가는 삼성이 내일을 위해 긴장의 고삐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미래를 위해 삼성이 풀어야 하는 과제는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에 편중된 이익 구조를 벗어나야 하고, 동시에 새 먹거리를 선점해야 20년 후를 약속받을 수 있다.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란 이미지를 넘어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삼성의 재무제표는 쏠림현상이 심해졌다. 지난해 기준 삼성그룹의 매출은 380조원. 이 중 삼성전자의 매출이 201조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53%를 차지한다. 특히 삼성전자 안에서도 휴대전화사업이 주를 이루는 IM(IT·모바일)사업부의 매출은 108조 5000억원이다. 삼성전자 매출의 53.9%, 그룹 전체 매출의 28.5%에 달한다. 영업이익만 보면 편중은 더 심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중 IM사업부의 비중은 2011년에 51.9%로 절반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66.9%로 올라갔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중 3분의2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어느샌가 알토란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고 있는 셈이다. 이런 편중된 이익구조에서 탈피해야 삼성그룹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삼성그룹이 2010년 5대 신수종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이다. 당시 삼성은 2020년까지 바이오·의료기기·2차전지·태양광·LED(발광다이오드) 분야에 무려 23조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 상황도 급변했다. 전 세계적으로 그린카 보급이 지지부진하면서 자동차용 전지부문에서 보조를 맞추던 독일의 보쉬는 삼성과 합작관계를 끊었다. 또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던 국내 업체들은 시장 침체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잇따라 사업을 접고 있다. ‘낮은 전력 소모’와 ‘긴 수명’이라는 장점으로 고속성장을 예상한 LED는 2010년 중국이 끼어들면서 벌써 공급과잉에 빠졌다. 바이오제약과 의료기기는 아직 다국적기업과 맞서기엔 경쟁력이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매달 연구개발(R&D) 비용만 1조원 이상을 쓴다. 올해 삼성그룹의 전체 시설투자는 31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1% 늘어날 예정이다. 또한 연구개발 투자는 13조 6000억원, 자본투자는 3조 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경영권 승계 문제도 늘 변수다. 경영권은 자식에게 승계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비판적인 시선을 의식해 승계 운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재계는 이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기 회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화답도 삼성이 고민해야 한다. 저성장 사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국민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실업률이 올라가고 시장에 돈도 안 돈다는 푸념이 나올 때마다 국민은 현금을 쌓아둔 재벌에게 눈을 돌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어록을 모은 ‘지행 33훈’이란 책이 있다. 삼성 임직원들에겐 일종의 교과서다. 지행 33훈의 마지막 부분은 ‘삼성이 존경받은 국민기업이 돼야 한다’로 끝맺는다. 삼성이 존경받는 기업이 될지 아니면 돈만 많이 번 재벌기업으로만 남을지는 앞으로 20년에 달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북죽곡 한라비발디,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최고 8.2:1

    북죽곡 한라비발디,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최고 8.2:1

    세천지구의 라이프스타일 주도할 대단지 랜드마크, 여심(女心) 잡는 아파트로 인기몰이 지난 5월 31일 오픈한 북죽곡 한라비발디의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견본주택 공개 당일부터 주말까지 3일간 총 3만 5천여 명의 방문객이 몰려 어느 정도의 인기몰이가 예견되었지만 지난 4일 시행된 특별공급 접수결과 총 329세대가 접수하여 자격 미달 등을 제외 후 무려 210세대가 확정되는 이례적인 결과로 기염을 토했다. 이어 5일 진행된 1, 2순위 청약접수 결과 최고 경쟁률 8.2대1(328세대 모집에 2,689명 청약, 84A 타입)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청약을 모두 1순위로 마감했다. 2, 3순위를 기다리며 사전예약을 해뒀던 많은 수요자도 돌아올 계약결과를 기다리며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북죽곡 한라비발디의 전 세대 1순위 마감이라는 결과는 합리적인 분양가격과 다양한 단지 내 특화설계, 그리고 무엇보다 인테리어에서 평면구성, 그리고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까지 여성들을 우선으로 배려한 설계가 실수요자들에게 큰 관심을 이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죽곡 한라비발디의 당첨자 발표는 오는 13일이며 정당계약 기간은 18~20일까지다. 북죽곡 한라비발디는 지하 3층, 지상 33층 9개 동 총 1,204세대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으로 62㎡형 207세대, 74㎡형 234세대, 84㎡ A, B, C, D형 763세대로 구성됐다.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638만 원대로 공급되며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 발코니 무상확장, 무제한 전매 가능, 양도세 5년간 면제 등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단지 내에는 약 600㎡ 넓이의 비발디 플라자와 700㎡의 넓이의 힐링포레스트가 조성되며 산책로와 연계하여 약 800m의 힐링로드가 조성된다. 아이들을 위한 커뮤니티시설로는 다목적구장, 키즈카페, 키즈스테이션 등이 있으며 조명, 벽지, 바닥재를 선택할 수 있는 키즈 맞춤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이 밖에도 부재중에 비밀번호를 통해 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는 무인택배시스템, 다용도실 입식빨래대 등도 적용됐다. 견본주택은 이마트 성서점 인근(달서구 이곡동 1258)에 위치하고 있다. 분양문의: 1588-3170 인터넷뉴스팀
  • [삼성 신경영 20년] 현재의 삼성은

    [삼성 신경영 20년] 현재의 삼성은

    20여년 전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2류 회사였다. 단적인 예로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삼성 로고가 달린 제품보다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휴렛팩커드(HP), IBM 등을 선호했다. 삼성이 만든 제품은 동남아 등 일부 시장에서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싸구려 물건 취급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정작 본인은 2류인지를 모른다는 점이었다. ‘국내 1등’이라는 외형적 타이틀이 눈도, 귀도 가렸다. 그러던 1993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가전매장인 베스트바이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류 기업의 현실을 목격했다. 삼성 로고를 단 물건들은 예외 없이 미국 가전매장의 천덕꾸러기였다. 안 팔리니 대부분 매장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놓여 있었다. 참담한 심정에서 이 회장은 사장단을 현지로 호출했다. 세계 최대 시장에서 삼성이란 상표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라는 취지였다. 이건희 회장이 완전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고민을 시작한 것이 그때다. 변화의 방향을 찾고자 소통과 대화가 필요했다. 그는 일본, 독일, 미국 등을 넘나들며 무려 68일간 1800명과 350시간을 대화했고, 사장단과 800시간에 걸친 격정적인 토론도 이어갔다. 대화를 풀어쓰면 A4 용지 8500매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회장이 강변한 변화의 핵심은 양(量)이 아닌 질(質)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이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밝힌 ‘신(新)경영’ 선언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 후 20년 동안 삼성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다. 그 결과 삼성은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Interbrand)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가운데 9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약 36조원에 달한다. 오랜 경쟁자이던 소니도, 파나소닉도 멀찌감치 제쳤다. 연 매출은 1993년 29조원에서 2012년 380조원으로 13배 증가했다. 직수출 규모도 107억 달러에서 1572억 달러로 15배 늘어났다. 무엇보다 시가총액의 상승이 눈에 띈다. 1993년 7조 6000억원에서 338조원으로 44배가 불었다. 시장이 삼성의 미래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는 방증이다. 너무 높아지는 바람에 논란이 있지만 삼성전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20%까지 높아졌다. 이 회장 취임 이후 1991년부터 1997년까지 한솔그룹과 새한그룹, CJ그룹(구 제일제당), 신세계 그룹, 보광그룹이 잇따라 계열분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놀라운 성적이다. 누가 봐도 이제 삼성은 글로벌 기업이다.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에서 고용한 직원 수도 현재 42만명에 달한다. 사실 이 회장이 위기를 외치던 93년은 재무제표상으로만 보면 그리 나쁠 것이 없는 시기였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삼성은 반도체 시장의 강자가 됐다. 그후 21년간 메모리 반도체 세계 시장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쳐본 적이 없으니 적어도 먹을거리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휴대전화 시장 개척에 나섰다. 처음부터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1994년 삼성은 야심 차게 첫 휴대전화를 출시했지만, 불량률이 11.8%에 달했다. 이듬해인 1995년 이 회장은 극약처방을 내렸다. 시중에 풀린 불량 휴대전화 15만대를 모두 수거해 임직원이 보는 앞에서 소각했다. 150억원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자기 손으로 힘들게 만든 제품이 불타는 것을 보면서, 임직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150억원을 태운 화형식은 기존의 삼성의 문화를 뿌리째 바꿨다. 그해 8월 삼성의 휴대전화 애니콜은 당시 세계시장 1위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시장에서 정상에 올랐다. 17년 뒤인 2012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위에 올랐다. 신경영은 기업 문화에도 일대 변혁을 줬다. 신경영 선언 직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 바로 오전 7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7·4제’였다. 일찍 퇴근해 자기개발에 시간을 쏟으라는 취지였다. 3년 뒤 폐지됐지만, 당시의 시도는 획기적이었다는 평이다. 삼성은 또 1995년부터 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학력 제한을 없앴다. 대학 졸업장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실력이라는 이 회장의 지론 때문이었다. 30대 부장, 여성, 고졸, 장애인 등을 과감히 임원으로 발탁하는 ‘열린 인사’도 단행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한 삼성의 질적 변화는 덤으로 양적 팽창을 가져왔다. 이제 삼성을 2류제품이나 만드는 회사라고 칭하는 사람은 없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대기업 자동육아휴직제 확산되나

    롯데와 SK그룹 등 대기업들이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하는 ‘자동육아휴직제’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육아휴직한 워킹맘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정부가 찾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SK그룹은 여직원들이 출산휴가가 끝나면 별도 신청절차 없이 1년간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줄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SK 측은 “별도 신청을 하면 원하는 시기나 기간을 스스로 정할 수도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이 그룹 전체에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것은 지난해 9월 롯데그룹에 이어 SK가 두번째다. 지금은 아이를 낳은 여성이 3개월간 출산휴가를 쓰면 일단 직장에 복귀한 뒤 별도로 육아휴직을 신청해야 한다. 문제는 회사 눈치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점이다. 신청 후 복귀한다고 해도 원래 업무로 돌아가지 못하는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하는 일도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성(2011년 휴직 종료자 기준) 중 6개월 후에도 계속 회사에 다닌 여성은 78%, 1년 후까지 고용을 유지한 여성은 70%에 불과했다. 이처럼 출산 후 일자리를 잃다 보니 20대 후반에서 68%인 여성 고용률은 30대에는 54%대로 떨어진다. 이미 계열사별로는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한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출산휴가(100일)에 이어 추가로 최장 1년까지 자동 휴직이 가능하다. 별도신청이 없어도 휴직이 시작되며 기간이 끝나면 직전 근무부서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최장 3년까지 육아 휴직을 할 수 있는 희망육아휴직제와 단축·탄력근무제 등을 도입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 될지는 미지수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등을 강화하는 최근 추세가 솔직히 반갑지 않은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대·중소기업 308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7곳(73.1%)은 “육아휴직을 시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여성인력 활용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인 것은 분명하지만 당장 인력 부족이 생기거나 대체인력이 필요해 인건비가 증가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법으로 정하지 않으면 스스로 자동육아휴직제 도입을 선언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노사관계 우수기관에 지적公·한국폴리텍·수자원公

    대한지적공사와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의 노사관계 우수 공공기관으로 뽑혔다. 고용노동부는 31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공공기관 노사관계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열어 본선에 오른 기관의 사례 설명을 듣고 3개 기관을 우수 기관으로 선정했다.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 형성 및 우수 노사문화 확산을 목표로 열린 이번 경진대회에는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기관 등 모두 42개 공공기관이 참여해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7개 기관이 본선에 올랐다. 7개 기관은 교통안전공단(상급 노조 한국노총), 대한지적공사(민주노총), 축산물품질평가원(민주노총), 학교법인 한국폴리텍(한국노총), 한국서부발전(민주노총), 한국수자원공사(한국노총), 한국전력공사(한국노총) 등이다. 대한지적공사는 노사 간 단계적 소통채널 구축, 신(新)노사선진화 전략 수립 등을 통해 25년간 노사 무분규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62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일과 가정생활 양립 문화 조성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 129명이 활용하고 있다. 한국폴리텍은 사무직 노조와 교사 노조, 교수협의회 등 3개 단체의 통합협의체를 구성해 노사공동 경영참여 기반을 구축했다. 이런 노력으로 입학경쟁률이 2009년 2.7대1에서 올해 5.2대1로 올랐고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2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이 밖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월 노조 출범 직후 노사 상생의 대선언을 실시하고 노사공동 순회설명회·정책토론회 등을 실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MB정부 5년 나랏빚 年8.1%씩 증가

    MB정부 5년 나랏빚 年8.1%씩 증가

    이명박 정부 5년간 나랏빚이 평균 8.1%씩 늘었다. 지난해 국가 채무는 425조 1000억원으로 전년도(402조 8000조원)에 비해 5.5% 많아졌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전년 대비 0.8% 포인트 증가한 33.4%였다. 감사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2 회계연도 국가기관에 대한 결산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명박 정부 첫해 국가 채무는 전년보다 8조 8000억원(3%) 늘어난 297조 9000억원이었다. 2009년은 346조 1000억원(16.1%, 48조 2000억원↑), 2010년은 373조 8000억원(8%, 27조 7000억원↑), 2011년 402조 8000억원(7.8%, 29조원↑), 2012년은 425조 1000억원(5.5%, 22조 3000억원↑)에 달했다. 국가 채무 증가율은 평균 8.1%로 같은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2.9%)의 3배에 이른다. 지난 5년간 국가 채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국가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중은 2007년 29.7%에서 2008년 29.0%로 조금 하락했다. 그러나 2009년 32.5%로 크게 늘었다가 2010년에는 31.9%로 낮아지는 듯하더니 다시 2011년 32.6%, 2012년 33.4%로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가 당초 목표치로 잡은 GDP 대비 35.1%보다는 다소 개선된 수치다. 국가 채무 중 47.5%는 국민 세금으로 상환해야 하는 적자성 채무로, 일반회계의 적자 보전(148조 6000억원)과 공적자금의 국채 전환(45조 7000억원)으로 소요됐다. 나머지 금융성 채무는 주로 외환시장 안정(153조원)과 서민 주거 안정(49조 6000억원)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2 회계연도 재무제표상 자산은 1580조 4518억원이며 부채는 902조 1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678조 3283억원으로 조사됐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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