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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보다 적은 軍급여 위헌” 병역 거부 20대 실형

    군대의 급여가 최저임금보다 적다는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조휴옥)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지방병무청에서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에서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강제징집제도는 위헌이기 때문에 입영 거부는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최저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헌법 제32조 ‘근로의 권리’에 의해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군인의 보수를 정하는 관계 법령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정부는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는데도 채택하지 않고 강제징집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항소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의 병역법 제88조가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과 사상 및 양심의 자유,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항소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종교·양심의 자유가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방·병역의 의무보다 더 우월한 가치라고 할 수 없다”면서 “국내 특유의 안보 상황과 대체복무제 도입 때 발생할 병력자원 손실 문제, 심사의 곤란성, 사회통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고 양심적 거부자 처벌 규정만 두고 있더라도 기본권 최소 침해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文대통령·트럼프 “김정은, 몰락의 길”

    文대통령·트럼프 “김정은, 몰락의 길”

    文, 유엔총회 첫 참석차 오늘 출국 21일 한·미·일 오찬 정상회담 김정은 “핵무력 종착점 다다라”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수록 더욱 강화된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을 받게 돼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임을 깨닫도록 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와 압박을 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한·미 정상은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2375호) 채택 등 단합되고 확고한 입장을 보였음에도 다시 미사일 도발을 한 데 대해 엄중히 규탄하며 이렇게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르기 전날 이뤄진 통화는 오전 11시부터 25분간 진행됐다. 두 정상의 통화는 다섯 번째다. 문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면 우리 자체적인 억지·방위 능력과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지속해서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뉴욕 유엔총회 기간 다시 만나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응하고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별도의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1일 오찬을 겸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데 이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함께 북한 문제 등을 주제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무제한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 핵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 주어야 한다”며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도 유엔의 제재 따위에 매달려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집념하는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면서 “미국이 감당하지 못할 핵 반격을 가할 수 있는 군사적 공격 능력을 계속 질적으로 다지며 곧바로 질주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전했다. 지난 15일 발사한 미사일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임도 확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군대 급여, 최저임금도 안돼” 입영 거부한 20대 남성, 실형 선고받아

    “군대 급여, 최저임금도 안돼” 입영 거부한 20대 남성, 실형 선고받아

    최저임금보다 낮은 군대의 급여와 강제 징집제도가 위헌이라면서 군 입대를 거부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조휴옥)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1)씨의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가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지방병무청에서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지급하는 강제징집제도는 위헌”이라면서 “입영 거부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군인의 보수를 정하는 관계 법령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강제징집제도는 모병제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채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징역 3년 이하에 처한다’는 병역법 제88조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행복추구권, 사상 및 양심의 자유, 근로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이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도 신청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와 위헌법률심판제청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의 특유한 안보 상황과 대체복무제 도입 때 발생할 병력자원 손실문제, 심사의 곤란성, 사회통합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제를 도입하지 않고 양심적 거부자 처벌 규정만 두고 있더라도 (기본권) 최소 침해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북한 ‘화성-12’ 전력화 선언…김정은 “핵무력 완성 종착점, 끝장 봐야”

    북한 ‘화성-12’ 전력화 선언…김정은 “핵무력 완성 종착점, 끝장 봐야”

    북한이 지난 15일 새벽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으로 쏜 미사일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임을 확인했다. 북한은 화성-12형이 실전배치 단계의 전력화가 이뤄졌다고 선언했다.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화성-12형 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지도했다면서 이와 같은 내용을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훈련을 지켜보고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의 전투적 성능과 신뢰성이 철저히 검증되고 운영성원들의 실전 능력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면서 “화성-12형의 전력화가 실현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발사 사진에는 그동안 거치대에서 발사되던 화성-12형 미사일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로써 미사일을 차량으로 이동시킨 후 곧바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 기동성과 은밀성을 확보했음을 시위했다. 이에 따라 화성-12형 미사일은 개발과 시험 단계를 거쳐 본격적으로 실전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무제한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핵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제는 그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우리 국가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요 뭐요 하는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미국을 겨냥해 이뤄졌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감당하지 못할 핵반격을 가할 수 있는 군사적 공격능력을 계속 질적으로 다지며 곧바로 질주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우리는 수 십년간 지속된 유엔의 제재 속에서 지금의 모든 것을 이루었지 결코 유엔의 그 어떤 혜택 속에 얻어 가진 것이 아니다”라며 “아직도 유엔의 제재 따위에 매달려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집념하는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고 말해 이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에 찬성한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불만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훈련이 이번과 같이 핵무력 전력화를 위한 의미 있는 실용적인 훈련으로 되도록 하고 각종 핵탄두들을 실전 배비(배치)하는데 맞게 그 취급질서를 엄격히 세워야 한다”고 밝혀 앞으로도 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로켓연구부문 과학자, 기술자들과 화성포병들이 긴밀한 연계를 가지고 로켓의 현대화, 첨단화와 운영수준을 보다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통신은 이번에 발사된 화성-12형 미사일이 일본의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 해상의 목표수역에 정확히 낙탄돼 이번 시험발사가 성공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의 고도나 사거리, 탄두의 재진입 여부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통신은 “이번 로켓 발사훈련은 최근 우리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떠들어대고 있는 미국의 호전성을 제압하고 신속하고 강력한 군사적 대응으로 맞받아치기 위한 공격과 반공격 작전수행 능력을 더욱 강화하며 핵탄두 취급질서를 점검하고 실전적인 행동절차를 확정할 목적 밑에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험발사에는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유진 당 부부장·김락겸 전력군 사령관·장창하 국방과학원장·전일호 당 중앙위원 등이 함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재형 환경체육청소년연맹장, 데일리안과 교류협력 MOU

    송재형 환경체육청소년연맹장, 데일리안과 교류협력 MOU

    ‘(사)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과 인터넷 신문사 ‘데일리안’이 15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상호협력을 통한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업무제휴(MOU)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연맹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송재형 부위원장 (자유한국당, 강동2)과 연맹 임원단, 데일리안 이익수 사장이 참석하여 업무협약서에 나란히 서명했다. 양측은 협약에 따라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미래방향성을 함께 제시한다는 목표로 체육발전 활성화와 환경 보호를 통한 ▲교류협력 ▲분쟁해결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송 연맹장은 “연맹은 청소년들이 인성을 제대로 키워나가면서 대한민국의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데일리안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모쪼록 자라나는 미래 꿈나무인 우리 청소년들이 성장하고 배우며 느낀 많은 경험들이 데일리안을 통해 자주 소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번째 영장도 기각… 法·檢 법리논쟁으로 비화

    3번째 영장도 기각… 法·檢 법리논쟁으로 비화

    법원과 검찰의 구속영장 갈등이 ‘법리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8일 새벽 민간인 댓글부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3건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되면서 시작된 법원·검찰 간 갈등이 확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14일 서울중앙지검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청구한 KAI 박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에 대해 한동훈 3차장 명의의 입장 자료를 내고 “형사소송법의 취지를 감안할 때 영장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법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지검장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영장 기각 유감 표명에) 숨은 뜻이 없다”며 갈등 진화에 나선 지 하루 만에 또 법원과 충돌한 것이다. ●檢 “잇따라 영장기각 수사 발목 잡아”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3일 밤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 박 상무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지시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박 상무에게 증거인멸 교사죄가 적용되려면 부하 직원의 증거인멸죄가 우선 입증돼야 하는데, 이런 전제가 성립하지 않아 검찰의 영장청구를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법원의 법리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증거인멸죄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 성립되지만, 증거인멸 교사죄는 인멸 대상인 증거가 자신이 처벌받을 형사사건에 대한 경우에도 성립된다”면서 “박 상무는 재무제표 작성을 담당하는 회계부서와 직접 관련이 없어 분식회계로 형사처벌 받을 가능성이 없는 개발부서 실무직원들에게 직무상 상하관계를 악용해 증거인멸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법원이 잇따라 구속영장을 기각해 수사에 발목을 잡는다고 비판한다. KAI 관련 수사도 구속영장 5건 중 3건이 기각되면서 답보 상태다. ‘구속영장 기각 폭탄’을 맞은 지난 8일에는 올해 2월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교체 이후 영장 기각이 늘고 있다며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法 “여론 빌려 법원을 압박하려 하나” 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란 점에서 사안별로 신중히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결정된 일”이라면서 “검찰의 반발에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 내에는 “검찰이 여론의 힘을 빌려 법원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판사들도 적지 않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한 걸음도 못 뗀 방산적폐 수사… 檢 무리수냐, KAI 철벽방어냐

    한 걸음도 못 뗀 방산적폐 수사… 檢 무리수냐, KAI 철벽방어냐

    국내 최대 항공 분야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상대로 한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는 지난 7월 14일 경남 사천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화려하게 출발했다. 당시 검찰은 KAI가 중형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개발 원가를 부풀려 개발비를 편취한 혐의를 규명하겠다고 천명했다.압수수색 일주일 뒤 장명진 전 방위사업청장의 사표가 수리됐고 하성용 전 KAI 대표가 사임했다. 국민적 지지를 받는 수사였고, 문재인 대통령도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라며 우회적으로 독려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가 쥔 중간 성적표는 초라하다. 협력업체에 지급할 용역비를 착복해 수사 초반 비자금 수사의 ‘키맨’으로 지목된 손승범 전 KAI 차장의 행방은 15개월째 오리무중이다. 당초 수사 종착지로 지목됐던 하 전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도 미뤄지고 있다. 두 달 새 검찰은 총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단 2명이 구속됐다. 기각 건수가 많다는 ‘양적 지표’보다 더 큰 의구심은 ‘질적 지표’에서 비롯된다. 5건의 구속영장 청구 혐의가 제각각이어서다. 첫 번째 영장(기각)은 협력업체와 공모한 원가 부풀리기, 두 번째 영장(발부)은 협력업체의 불법 대출, 세 번째 영장(기각)은 KAI 채용비리, 네 번째 영장(발부)은 부품비를 부풀려 개발비를 편취한 혐의, 다섯 번째 영장(기각)은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다. 네 번째를 제외하면 ‘방위사업수사부’라는 전담 수사팀의 격에 맞지 않는 수사가 장황하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 전 대표의 연임 성공 배경에 전 정권과의 유착이 있었는지 단서를 포착하기 위해 검찰이 ‘먼지떨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공전하는 수사를 보는 검찰 주변의 해석은 다양하다. 감사원 수사의뢰 뒤 2년 가까이 수사를 미룬 탓에 초반 수사 동력을 잃었다는 설명, ‘방산비리’에 공분하는 여론이 커지면서 분석이 면밀하지 않은 단계에서 분식회계 혐의와 같은 ‘거포’를 터뜨려야 한다는 수사팀의 조급함, 내부자만 알 수 있는 하 전 대표의 비위를 파헤치기 위해 주변을 폭넓게 압박하는 고질적인 수사관행 등이 지적된다. 검찰이 방산업체 특유의 자료관리법, 수주산업 특유의 회계작성 관행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수사 초반 검찰은 “KAI가 방대한 자료를 PC에서 지우며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고 지적했지만 KAI는 “방산업체 자료 관리법에 관한 국방부 훈령에 따른 정상적인 자료 삭제”라고 맞섰고, 검찰이 분식회계 혐의를 수사하는 도중에 이례적으로 삼일회계법인이 KAI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감사의견을 내는 ‘기관 간 충돌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적에 관계없이 검찰 수사는 KAI의 경영 및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KAI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KAI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분식회계 수사에 대한 검찰의 결론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 전 대표가 물러난 뒤 KAI 새 대표 선임은 미뤄진 상태에서 하 전 대표 측근 그룹으로 회사에 잔류한 현직 임원들은 경영보다 검찰 조사를 받는 데 업무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증거인멸 지시’ KAI 임원 또 구속영장 기각…강부영 판사는 누구?

    ‘증거인멸 지시’ KAI 임원 또 구속영장 기각…강부영 판사는 누구?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직원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임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13일 법원에서 기각됐다.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KAI 박모 고정익 개발사업 관리실장(상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강 판사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려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해야 한다”면서 “이 사건에서 증거인멸 지시를 받은 사람이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의 증거인멸 우려를 구속의 주된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취지를 감안할 때 영장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증거인멸죄는 자기가 아닌 타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에 성립되는 반면 증거인멸교사죄는 인멸 대상인 증거가 자기가 처벌받을 형사사건에 대한 경우에도 성립된다”고 맞섰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보면 피의자로부터 교사받은 실무자도 분식회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자들이므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이나 이 사건에서 인멸된 증거는 경영진과 회계담당자들의 분식회계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재무제표 작성을 담당하는 회계부서와 직접 관련이 없어 분식회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없는 개발부서 직원들에게 직무상 상하관계를 악용해 혐의와 직결되는 중요 서류를 세절기에 세절하도록 교사한 것이므로 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KAI의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11일 수사에 필요한 핵심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일부 다른 임원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실장은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이 분식회계 의혹을 조사하자 회계 분식과 관련한 중요 증거를 골라내 부하 직원들에게 이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이날 박씨의 영장을 기각한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 3월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구속영장을 발부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인물 플러스] 사업도 봉사도 ‘나이스 샷’…“희망·사랑의 골프장 건설할 것”

    [인물 플러스] 사업도 봉사도 ‘나이스 샷’…“희망·사랑의 골프장 건설할 것”

    골프는 많은 스포츠 중에서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동시에 도모하는 매너 스포츠다. 또 품위 있는 인간관계를 유지시켜 줄 뿐만 아니라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고르게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종목이다. 과거에는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대중화되지 못했지만 최근 스크린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많은 사람이 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본지는 국내에서 골프사업을 한 데 이어 태국 골프업계를 손금 보듯 하는 이윤식 위너골프 대표를 만나 이 대표가 그리는 골프의 세계화에 대한 비전을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태국은 한국 골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골프여행지 중 하나다. 특히 추운 겨울에 무제한의 라운딩, 그리고 비교적 저렴한 물가가 그 이유일 것이다. 이윤식 대표는 “태국은 연중 온화한 날씨와 천혜의 자연경관, 다양한 볼거리와 풍부한 먹을거리 등 다양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국내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한 물가가 골퍼들을 즐겁게 한다며 운동 후 피로를 풀 수 있는 스파, 마사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골퍼들의 천국이라 불린다”고 말하며 태국 자랑이다. 파주에서 골프사업을 크게 하면서 실패의 경험도 있기도 한 이 대표는 태국에 7년전 건너가 골프사업을 시작, 성공의 길을 걷고 있다. 태국은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해외 여행지 상위에 들어가기도 한다. 지난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처음 시행됐을 때 많은 한국인이 첫 해외 여행지로 선택한 나라가 태국이었다. 한국인 해외 여행객 숫자가 2000만명을 돌파한 2016년 한 해 동안에도 태국을 방문한 여행객 숫자는 150만명이 넘었다.국가별로 보면 일본, 미국, 중국의 뒤를 잇는다. 미국, 일본, 중국은 근대 이후 한국인의 운명을 좌우했던 나라들. 이런 나라들에 관한 정보는 지금도 미디어나 서적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또 직간접적으로 이 3개국과 어떻게든 연관을 맺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태국은 그 많은 여행객 숫자에 비하면 그리 가깝게 느껴지지는 않는 듯하다. 여행자유화 시절부터 20년간 태국 골프업계를 잘 아는 이윤식 대표는 “한국인의 여행 행태나 여행 장소 등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패키지도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큰 호텔을 좋아하고, 악어농장이나 트랜스젠더 쇼를 보고, 쇼핑센터에 들르는 것도 거의 그대로라는 것. 나아가 최근 겨울철에 많은 골프 관광객들은 공항에서 골프텔로 직행하거나 골프장들만 전전하다가 귀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 사람들의 관심 사항은 크게 변한 게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분석이다. 사실 태국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과 매우 가까운 나라다. 6·25전쟁 때 태국군이 1만 2000명이나 참전했다. 터키 수준이다. 현재는 한국이 태국보다 잘살기 때문에 태국인들이 한국을 부러워하지만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사정은 많이 달랐다. 지금은 한국에서 중동 지역을 왕래할 때 두바이를 통해서 거의 직항이 운항되지만 1970년대에는 대부분 방콕에서 비행기를 갈아탔다. 중동 지역으로 일하러 나가거나 일을 마치고 귀국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방콕이었다. 당시에는 한국인 건설근로자들이 방콕에서 내려 태국의 부유함과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기도 하였다. 지금은 태국 사람들에게 한국산 공산품, 게임, K팝, 한국 화장품 등이 큰 인기다. 한국 아이돌 연예인들의 얼굴 모습을 넣은 봉지에 담긴 과자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태국은 또 한국을 찾는 탈북민들이 자주 경유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태국 정부는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 한국을 적극 지원한다. 최근에는 한국대사관의 노력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해외 골프 여행의 메카는 태국이다. 골퍼들에게는 태국에서의 골프 라운드를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 방콕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세계적인 휴양지 빳따야(파타야)와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청정 지역 짠타부리가 있다. 그리고 카오야, 빳따야에 가면 명문 골프장 라운드와 함께 태국의 문화를 만끽할 수 있고, 짠타부리에 가면 진정한 휴식과 흥미로운 골프코스가 기다리는 숨은 진주를 만날 수 있다. 많은 이들은 우리나라의 가장 더운 시기인 7~8월이 태국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라고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그 시기 태국은 우기를 거치고 있어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우천 빈도도 야외 활동에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뜸하다. 지난 7월 말 찾은 태국은 한낮에는 꽤 더웠지만 열대야가 없어 해가 진 이후에는 우리나라보다 더 선선했다. 쑤완나품 국제공항에서 스쿰빗 로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태국에서의 일정이 시작됐다. 방콕에서 동쪽으로 뻗은 스쿰빗 로드를 이용하면 태국 동부로 이동할 수 있다. 이윤식 대표는 태국 골프 코스가 전체적으로 조경이 아름답고 전통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태국의 고급스럽고 깔끔한 인테리어의 클럽하우스를 지나 코스에 나가다 보면 울창한 나무숲과 나무꽃, 중간중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큰 바위가 멋진 조화를 이뤄 라운드 전부터 골퍼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고 한다. 토너먼트 코스답게 난이도도 꽤 높아 상급자들도 흥미로운 라운드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적인 동남아 골프장과 달리 워터해저드가 많지 않고 페어웨이의 적절한 언듈레이션과 고저의 차가 있어 마치 한국 골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코스 컨디션도 우리네 회원제 골프장 못지않게 매우 준수하다. 페어웨이 지대보다 그린이 높이 솟아 있는 포대 그린이 꽤 많고 그린 주변과 페어웨이 곳곳에 넓은 벙커가 있는 것도 람차방 컨트리클럽의 특징이다. 좋은 스코어를 위해서는 샷 거리보다 정확성을 갖춘 샷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골프스쿨’도 만들고 싶다고 한다. 골프 초보에서 싱글되는 법, 선택과 집중으로 실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윤식 대표는 “골퍼분들의 아픈 곳을 치유해 줄 수 있는 그런 프로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남녀노소 누구나 골프를 즐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골프를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골프연습장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한다. 체계적인 골프 프로그램 통해 화상의 서비스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윤식 대표는 서울 판교 일대에서 도시가스 사업을 하고 파주에서 큰 규모의 골프사업을 하다가 큰 손해를 보았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고 지금으로부터 7년전에 태국에 건너가 강한 추진력을 발휘, 골프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방콕 부근 골프장과 카오야 지역에 5~6개의 골프장을 운영하며 골프 인구 저변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학원 운영을 하고 있다. ‘홈스테이 교육’을 통해 외국으로 진출시키는 그는 현재 골프투어 사업도 왕성하게 경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현재 태국에서 골프사업에 성공했다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듣는다. 이러한 가운데 태국지역 불우이웃돕기 운동에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태국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주변 사람들에게 개방, 골프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래서 현지 태국 당국으로부터 신임을 얻는 등 일취월장하고 있다.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이윤식 대표는 “향후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골프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한다. 골프 사랑은 지금 태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 깨끗한나라 “릴리안 관련 125억원 2차 손해배상 청구 피소”

    깨끗한나라 “릴리안 관련 125억원 2차 손해배상 청구 피소”

    깨끗한나라는 유해성분 검출 논란에 휩싸인 자사 생리대 릴리안과 관련해 총 12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고 13일 공시했다.깨끗한나라는 “릴리안 관련 1차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총 6개 사건으로 접수됐으며 원고 3323명에 청구금액은 88억 5500만원”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또한 “강다현 외 1286명이 지난 8일 자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사실을 12일에 추가로 확인했다”면서 “이 2차 손배소 청구금액은 36억5천600만원이며 이는 작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의 1.7%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주 장관은 왜 서울역에 갔을까

    김영주 장관은 왜 서울역에 갔을까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 3명과 직접 상담을 했다. 시민들은 이날 서울역에 문을 연 고용부 현장노동청을 찾은 첫 민원인이다.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일·가정 양립을 위한 유연근무제 활성화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고용부는 이들이 접수한 제안과 민원을 검토한 뒤 그 결과를 알려줄 예정이다. 고용부는 임금체불, 근로감독행정 등 노동행정과 관련된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 9개 주요도시에서 현장노동청을 운영한다.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주말을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시민들은 현장노동청에서 근로감독행정, 임금체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부당노동행위 근절 등과 관련된 정책제안을 할 수 있다. 정책제안은 47개 고용노동청지청 고객지원실이나 고용부 홈페이지(www.moel.go.kr) ‘현장노동청 온라인 창구’에도 접수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산업재해 예방 등 국민들께서 바라는 노동행정 개선사항을 듣기 위해 현장노동청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국민들께서 주신 제안을 정책에 반영해 근로감독행정을 혁신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부는 접수된 제안과 민원을 검토한 결과를 제안자와 민원인에게 통보하고, 제안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다음달 중 ‘성과보고 대회’를 연다. 최우수 제안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삶과 자연의 결정적 순간, 짧은 언어 긴 여백에 담아

    삶과 자연의 결정적 순간, 짧은 언어 긴 여백에 담아

    “시란 행간과 여백을 통해 더 많은 것을 표현하며, 이 표현되지 않은 침묵과 함축이 내부로부터 어쩔 수 없이 리듬을 생성시킨다.”이시영(68) 시인이 지난해 펴낸 산문집 ‘시 읽기의 즐거움’에 쓴 말이다. 최소한의 언어가 거느린 여백. 그 침묵과 함축의 공간에서 스며 오르는 시적 감흥와 리듬은 그의 열네 번째 시집 ‘하동’(창비)을 미리 내다본 듯하다. 올해 시력 48년을 맞는 시인이 ‘호야네 집’ 이후 3년 만에 펴낸 새 시집에는 “인생과 자연의 결정적 순간”을 그대로 결빙한 2~4줄의 단시들이 자연이 생래부터 터득한 이치와 범속한 세상사의 속살을 꿰뚫는다. ‘대추나무에 대추들이 알알이 달려 있다/스치면서 바람만이 그 노고를 알 것이다’(노고) ‘형의 어깨 뒤에 기대어 저무는 아우 능선의 모습은 아름답다/어느 저녁이 와서 저들의 아슬한 평화를 깰 것인가’(능선)1990년대부터 단시 실험에 골몰해 온 시인의 새 시편들에는 순수한 감정이 생동한다. 특히 시 ‘무제’(‘겨울 속의 목련나무에 꽃망울이 맺혔다/세상엔 이런 작은 기쁨도 있는가’)를 두고 시인의 오랜 지기인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시를 잊고 삶을 얻은 것”이라며 “큰 이야기에 묻힌 작은 이야기들의 귀환을 정성스레 갈무리하려는 시인의 뜻, 바로 그 근처가 산화(이시영 시인의 호) 단시의 둥지”라고 짚었다. 시인의 시선은 일상의 찰나에만 머물지 않는다. 1948년 여순사건으로 즉결처분된 매형의 죽음을 돌아보며 국가의 폭력을 건조한 어투로 상기시키는가 하면, 1970년대 고은 시인과 그를 감시하던 형사까지 함께 둘러앉아 먹던 아우죽(시 ‘아욱죽’)을 그리워해도 본다.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에서 ‘하얀 헬멧’의 품에 구조된 생후 3주 된 아기의 숨결(인샬라!)까지 굽어살피면서, 관심글로 지정한 세월호 유족 어머니의 트윗을 그대로 시(2014년 9월 19일)로 들여보내는 등 시대와 장소를 아우르며 통증을 공유한다. 동화작가 권정생, 김남주 시인 등 동료 문인들의 죽음 앞에서 삶의 자세를 다시 곧추세우는 시편들은 문학과 시대 앞에 염결한 시인의 태도를 엿보게 한다. ‘임종이 임박했다는 새벽 전화를 받고 고려병원에 달려갔을 때의 일이다. 황달이 퍼져 샛노란 눈빛의 김남주가 주변을 돌아보며 외쳤다. “개 같은 세상에 태어나 개처럼 살다가 개처럼 죽는다. 부탁한다. 남은 너희들은 절대로 이렇게 살지 마라!” 그의 숨이 끊어지고 난 뒤 병실 복도에 나와 나는 나에게 다짐했다. 빗방울 하나에도 절대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다고!’(베르톨트 브레히트를 생각함)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 아이 키운 ‘대표 공무원 워킹맘’… 박미자 원주지방환경청장

    세 아이 키운 ‘대표 공무원 워킹맘’… 박미자 원주지방환경청장

    박미자(48·행정고시 35회)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장은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산부들 화장실서 쪽잠 자야 했던 그 시절 시부모를 모시고 세 아이를 키우며 고위직까지 오른 대표적 ‘공무원 워킹맘’인 박 청장은 “육아에 지쳐 우수한 여성 공무원이 공직을 그만두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청사 어린이집이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자리가 부족해 대기해야 하는 엄마 공무원이 적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시간선택제나 유연근무제를 좀더 확대해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여성 공무원의 경우 지방근무지 배치 등에서 배려를 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청장은 부부 공무원이다. 복지부 사무관으로 같이 공직 생활을 시작한 양성일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이 남편이다.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군에 입대하고 그해 첫아이까지 낳는 와중에 주 6일 근무를 했다. 둘째를 낳았던 무렵은 환경부로 자리를 옮긴 데다 큰애를 키워 주시던 시어머니까지 큰 수술을 받게 되면서 특히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여직원 휴게실도 없어서 임산부들이 화장실에서 잠깐잠깐 쉬곤 했다”면서 “결혼하고 10년 동안은 말 그대로 전쟁하듯이 보냈다”고 회상했다. 최근 세 아이를 키우던 복지부 여성 공무원이 과로사했다는 소식에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짠했다”고도 했다. 직장 보육시설도 변변히 없던 시절이었지만 박 청장은 “나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한다. 결혼할 때 시부모님이 아이를 맡아 주신 덕분에 어린이집과 직장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됐다. 시어머니가 아팠을 때는 친정 언니나 고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 1인 3역에도 민폐 끼치지 않으려 더 일해 그럼에도 몇 차례 퇴직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박 청장은 “주말에 근무해야 할 때 아이들을 억지로 뿌리치고 출근하면 마음이 너무 아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럴 때는 집에 들어가면 뭐랄까 죄의식이 들 때가 있다”면서 “내가 직접 아이들을 키운다면 자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박 청장은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후배 여성 공무원들을 위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 때문에 일찍 퇴근하기라도 하면 엄마 공무원이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여기거나 함께 일하기를 기피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더 속이 상한다”면서 “엄마 공무원들은 1인3역을 해내면서도 주변에 ‘민폐 끼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남성 공무원들에게도 “일하는 중간에 담배를 피우러 자리를 뜨는 걸 보고 ‘남자라서 어떻다느니’ 하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면서 “아이는 부모가 같이 키운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조언했다. # 육아는 부모가 함께… 남성도 달라져야 그는 “2013년부터 3년 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환경관으로 근무할 당시 중국에서는 남자들이 먼저 퇴근해 장도 보고 요리도 하길래 그 이유를 물어보니 ‘체력 약한 여자들이 하루 종일 직장에서 더 힘들지 않겠느냐’는 대답을 듣고 느낀 게 많았다”면서 “우리도 그런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In&Out]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P2P 금융/이효진 8퍼센트 대표

    [In&Out]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P2P 금융/이효진 8퍼센트 대표

    19대 대선 기간 선거자금을 마련하고자 출시됐던 ‘문재인펀드’가 지난 7월 상환이 완료됐다. 연 3.6% 수익률의 문재인펀드는 매회 ‘완판‘을 기록했다. 100억원을 모집했는데 1만명이 넘는 투자자가 신청해 무려 330억원이 몰렸다.이 펀드는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득표율 15% 이상을 기록할 경우 국고보조금으로 100%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며, 이자는 당비로 제공하는 것으로 기획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여론 조사기관에 따라 30~40%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유력 후보였고 결국 당선됐다. 선거 펀드는 과거에도 종종 등장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도지사 출마를 위해 ‘유시민펀드’로 41억원을 모았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원순펀드’를 통해 39억원을 마련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는 ‘약속펀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50억원, 문 대통령은 ‘담쟁이펀드’로 300억원의 선거 자금을 확보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당시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단일화 이전에 136억원의 선거 자금을 모았다. 이처럼 당시 투자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선거 펀드에 투자하고 연 2∼3%대의 수익을 지급받았다. 해외에서도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을 위협했던 돌풍의 주인공 버니 샌더스는 ‘풀뿌리 선거자금 모금’에 힘입어 유력 인사들에 의해 좌우되는 슈퍼팩 후원 관례를 거부했다. 슈퍼팩은 기업 등이 주는 돈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는 선거 자금 법인이다. 샌더스는 ‘슈퍼팩 정치자금 때문에 정치가 상위 1% 부유층을 위해 움직이고 99%의 시민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판하며, 기득권의 도움 없이도 대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당시 샌더스는 우리 돈 3만원에 해당하는 27달러를 740만명으로부터 후원받았고, 2450억원 이상(약 2억 1200만달러)을 선거 자금으로 모아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었다. 샌더스의 자금 모집은 상환을 약정하지 않는 후원 형식으로 진행된 반면 국내 정치인들이 진행한 선거 자금 모집 방법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P2P(개인 대 개인) 대출 서비스 방식이다. 일반인들도 P2P 금융 플랫폼을 이용해 자금을 빌리고 투자에 나서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시골에서 농사 짓는 부모님의 일손을 덜어 드리기 위해 농기구 구매 목적으로 대출을 받았던 공무원, 처남의 결혼 자금을 지원하려는 회사원 등 일반인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P2P 금융 플랫폼 8퍼센트를 통해 대출을 신청했다. 걸그룹 멤버부터 국회의원까지 이색 직업군 대출자들도 P2P 금융 플랫폼을 찾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P2P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이들에게 이뤄진 투자 또한 빠른 시간 안에 마감되고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바야흐로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금융’에 대한 시대적 수요가 날로 높아지며 새로운 금융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P2P 금융은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를 하는 사람 모두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 효과적인 투자는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또한 적절한 투자의 결과로 얻게 되는 합당한 수익은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합리적인 가치에 대한 대출·투자가 더욱 활발히 진행되길 기대한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규제 따돌린 2577조원 ‘한탕 금융’… 중국發 금융위기 ‘조마조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규제 따돌린 2577조원 ‘한탕 금융’… 중국發 금융위기 ‘조마조마’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중국 그림자 금융이 ‘빙산의 일각’을 드러냈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2조 3000억 달러(약 2577조 1500억원)에 이르며, 전년보다 15% 증가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스위스 투자은행 UBS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규모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9%에 해당하는 만큼 중국 금융기관의 부실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UBS 보고서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 은행은 물론 지방의 비상장 소형 은행까지 포함한 중국 전역 237개 은행의 대출 규모와 현황, 부실대출 규모 등을 종합 분석했다며 중국 은행들의 상당수가 재무제표에 ‘대출’로 기재해야 할 항목을 ‘투자 미수금’으로 기재했다고 밝혔다. 대출이 아닌 만큼 금융 당국의 건전성 규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고 부실 대출 규모를 보고할 필요도 없다는 얘기다. 이런 그림자 금융을 고려한다면 중국의 금융기관 부실대출 비율은 공식 통계보다 3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보고서를 주도한 제이슨 베드퍼드 UBS그룹 애널리스트는 “그림자 금융을 활용한 이러한 대출이 부실화하면 그 타격은 다른 은행들로 순식간에 번지게 된다”며 “중국 당국은 금융규제 강화와 국유기업 개혁, 부채 감축 등의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탕산은행 그림자 대출, 서류상 대출의 308% 특히 중국 ‘러스트 벨트’ 지역의 은행 부실이 심각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러스트 벨트는 원래 제조업의 사양화로 불황을 맞은 미 북부와 중서부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요즘은 철강과 조선, 석탄 산업 등의 퇴조로 침체를 겪는 중국 동북부 지역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중국 철강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허베이(河北)성의 탕산(唐山)은행은 지난해 그림자 금융 대출이 86%나 급증해 재무제표상 대출의 308%에 이른다. 하지만 이 은행이 보고한 부실 대출은 0.05%에 불과해 중국 내 은행 중 가장 낮았다.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은행의 그림자 대출은 223.6%,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성징(盛京)은행은 96.3%,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은행은 71.5%에 이른다. 중국 내 은행은 단일 기업에 대한 대출이 전체 대출의 10%를 넘지 못하며, 소속 계열사를 모두 포함한 단일 그룹에 대한 대출도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 경제로 인해 강화된 대출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들 지역의 금융기관은 그림자 금융을 ‘활용’하고 있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의 바오상(包商)은행은 그림자 금융을 활용해 순자산의 126%,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저상(浙商)은행은 113.2%에 이르는 돈을 단일 기업에 대출했다. 베드퍼드 애널리스트는 “러스트 벨트 지역 은행들의 그림자 금융 집중도가 놀랄 만하다”며 “그림자 금융 자금이 기존 대출을 롤오버(만기 연장)하거나 분명한 위험 전염을 모른 채 은행 간 스와프(교환)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하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분석기관 오토노머스 리서치 등에 따르면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 하나는 일반 은행에서 정상적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이용하는 경우다. 다른 형태는 일반 은행들이 대차대조표의 신용을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중 후자가 대부분이다. 은행들이 그림자 금융의 대표 상품인 자산관리상품(WMP) 발행을 통해 자산을 그림자 금융으로 이전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통도(通道) 업무’라고 부른다. 통도 업무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그 하나는 은행들이 자산을 WMP로 이전한 뒤 이를 은행들이 예금자나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경우다. 이를 통해 당국의 자산 건전성 평가 때 부실을 숨길 수 있다. 다른 방식은 은행들이 비은행권 기관에 대출을 매각하고 해당 대출을 다시 패키지화한 뒤 WMP와 비슷한 자산관리계획(AMP)으로 만들고 이를 은행들에 되파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 대출을 은행의 투자 상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 ●WMP·AMP로 둔갑한 실제 부채 ‘시한폭탄’ 이런 만큼 중국은 그림자 금융을 통해 부채를 과도하게 쌓고 있으며 이러한 부채의 상당 부문이 WMP나 AMP로 재포장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오토노머스 리서치는 “WMP와 중국 은행들의 규모가 너무 크고 구조는 너무 복잡해 2008년 글로벌 경제를 불안하게 한 요인과 같은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MP는 자산을 숨겨진 통로로 이전해 은행의 건전성 지표를 왜곡한다며 “특히 WMP는 만기가 짧아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일 수 있다”고 오토노머스 리서치는 경고했다. 이에 중국 금융 당국은 그림자 금융의 위험을 막기 위해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는 지난달 29일 시장 질서를 규제하고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에 모든 투자상품 판매 때 이를 녹음하거나 녹화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상품 산업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고, 투자상품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런 까닭에 일부는 판매를 오도하고 일부에서는 무허가 금융상품을 팔기도 한다”고 했다. 인민은행도 앞서 25일 올해부터 은행 거시 건전성 평가를 할 때 건전성 판단지표인 넓은 의미의 신용대출에 WMP를 추가하고 WMP를 위험자산으로 간주해 충당금을 일정 비율 쌓도록 의무화했다.●‘글로벌 포식자’ 하이항도 그림자 금융 활용 이런 가운데 글로벌 포식자로 등장한 하이항(海航·HNA)그룹이 그림자 금융을 통해 막대한 ‘인수합병(M&A) 실탄’을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는 100여개 투자 문서와 기업 서류를 조사한 결과 HNA 그룹의 12개 비상장 계열사들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적어도 60억 달러의 주식을 신탁회사와 비은행 금융기관에 저당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계열사들이 담보로 맡긴 주식 규모는 무려 200억 달러에 이른다. 일부 HNA 계열사는 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금리보다 상당히 높은 고금리를 지급하고 그림자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초 이후 출시된 HNA 연계 신탁상품은 투자자들에게 7%의 평균 수익률을 약속해 중국 비금융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의 가중평균 금리 5.7%보다 크게 높았다. khkim@seoul.co.kr [용어 클릭]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2007년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PIMCO)의 폴 매컬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처음으로 개념을 정립했다. 사모 형식으로 자금을 모아 이를 통해 각종 결합상품을 만든 뒤 리스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이다.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하지만 은행과 달리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사 간 거래를 통칭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회계상 잘 드러나지 않고 자금세탁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비제도권 금융을 지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확산시킨 요인으로도 지목됐다.
  • ‘경·알·못’님들, 카뱅·케뱅 아직도 모르세요

    ‘경·알·못’님들, 카뱅·케뱅 아직도 모르세요

    요즘 금융권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카뱅’(카카오뱅크), ‘케뱅’(케이뱅크)의 성장세다. 카뱅은 출범 한 달 만인 지난달 27일 계좌 300만개를 돌파했다. 낮은 대출금리, 저렴한 수수료, 편한 접근성을 무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은 그렇게 20~40대 젊은층을 공략했다. 일부 먹통 서비스, 은산분리 규제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지만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태풍급’이다. 하지만 아직도 카뱅, 케뱅이란 말이 낯선 ‘경·알·못’(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금융 신(新)문물’을 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용설명서’를 소개한다.직장인 이지영(44·여)씨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아들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내려고 3년간 시중은행 영업점을 방문했다. 한 번 송금에 수수료만 5만원 안팎. 지난 7월 카뱅이 시중은행 ‘10분의1 수준’의 수수료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씨는 바로 카뱅으로 갈아탔다. ●은행 방문 안하고 공인인증서 없어도 ‘뚝딱’ “은행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공인인증서도 챙기지 않아도 돼 편하다”며 “수수료도 5000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생일,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용돈을 보내고 싶었는데 수수료 때문에 쉽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특별한 날도 챙길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현재 5000달러(약 560만원) 기준 평균 5만원의 해외송금 수수료를 받는다. 이씨처럼 매달 해외로 송금해야 하는 고객들에겐 부담이다. 거기다 전신료, 중개·수취 수수료까지 있다. 카뱅은 이런 소비자 불만에 착안해 해외송금 수수료 비용을 파격적으로 줄였다. 5000달러까지는 수수료가 5000원이다. 그 이상은 1만원을 내면 된다. 전신료, 중개·수취 수수료도 없앴다. 단 일본, 태국, 필리핀으로 송금할 때에는 금액에 상관없이 8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되고 현지 은행 상황에 따라 중개·수취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편의점 등 ATM 11만 4000곳서 무료 입출금 카뱅의 경쟁력 있는 신용대출 금리도 강점이다. 신용등급 1등급인 직장인 김동훈(50)씨는 최근 이사 비용으로 5000만원을 급히 빌리려고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 갔다. 은행이 제시한 대출 금리는 연 3.8%.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뱅 신용대출을 알아 보니 연 2.9%였다. 카뱅 신용대출은 고(高)신용자의 경우 1억 5000만원 한도에서 최저 연 2.88% 금리(9월 7일 기준)를 적용한다. 전체 금융권 최저 수준이다. 김씨는 “20년 동안 이용한 주거래은행인데도 별다른 금리 혜택이 없으니 변심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공인인증서를 없애 카뱅은 가입 절차도 편리하다. 이미 다른 은행에 계좌가 있다면 타행 인증 방식을 통해 10분 안에 가입할 수 있다. 국내 송금 때도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카카오톡 주소록에서 이름만 찾으면 계좌번호 없이 카톡 메시지를 보내듯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또 전국 은행, 편의점, 지하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1만 4000여대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예금 금리 면에서는 케뱅이 카뱅보다 유리하다. 케뱅 예·적금 상품은 우대금리 적용 시 금리가 연 2.1~2.5%로 연 2.0~2.2% 수준인 카뱅보다 높다. 케뱅 ‘플러스K 정기예금’은 50만원 이상 급여이체 등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기본금리(연 1.6%)에 우대금리를 얹어 최고 연 2.2% 금리를 제공한다. 이자를 현금 대신 음악감상 애플리케이션(앱)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는 ‘뮤직K 정기예금’도 있다. 네 살 된 아들을 키우는 30대 주부 김성은씨는 이 예금 덕에 지니뮤직 마니아가 됐다. 김씨는 집에서 항상 아이에게 지니뮤직 영어 동요를 들려주고, 재울 땐 지니뮤직의 ‘모차르트 물소리 자장가’를 틀어준다. 그간 8000원 상당의 이용권이 아깝다고 생각해 왔는데 고민이 해결됐다. 뮤직K 예금에 300만원을 예치하고 이자 대신 지니뮤직의 월정액 ‘무제한 음악감상’(스마트 다운로드+음악감상)을 받은 것. 그는 “‘무제한 음악감상’의 월정액이 매달 현금 이자로 받을 수 있는 금액 4200원보다 약 두 배 수준인 만큼 ‘꿀 이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여윳돈을 계좌에 넣어 두는 것만으로 아이에게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서 좋다”고 웃었다.●신용 떨어져도 연 5.5% 금리 마이너스대출 동대문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20대 최서연씨도 케뱅족(族)이 됐다. 직장을 다니는 또래 친구들보다 소득은 많지만 벌이가 불규칙해 돈 관리가 안 되던 그였다. 가게 운영을 위한 사업 자산과 가계 자산이 한 통장에 뒤섞여 있어 얼마를 쓰고, 얼마를 벌었는지도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카드론을 이용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나가는 이자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최씨는 노후관리에도 신경이 쓰이던 중에 은행에 가지 않고도 편하게 예금 업무 등을 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알게 됐다. 케뱅을 이용하면서 한결 돈 관리가 편해졌다. 계좌를 만들어 그날그날 번 돈과 쓴 돈을 매일 스마트폰으로 체크하니 한눈에 돈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장사가 잘돼 여윳돈이 생기면 듀얼K 계좌에서 슬라이드 터치 한 번으로 ‘남길 금액’을 설정해 입출금 통장에서도 1.2%의 금리를 챙길 수 있게 됐다. 그는 “급하게 사업 자금으로 돈이 필요할 때 그간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10% 중반의 고금리 카드론을 썼는데 이제는 5.50%의 확정금리인 케뱅의 미니K 마이너스 통장으로 500만원까지 안심하고 돈을 빌린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팩트 체크] 탄두 중량 무제한 사실상 불가능…2t 이상 ‘가분수 미사일’ 성능 뚝

    사거리 800㎞ 제한은 그대로 탄두중량·미사일 파괴력 비례 ‘무기 판매’ 美의 계산 깔린 듯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합의로 38년간 국산 탄도미사일 개량에 ‘족쇄’로 작용해온 한·미 미사일지침의 탄두 중량 제한이 풀리게 됐다. 당장 우리 군이 거대한 괴물급 탄도탄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거리 제한까지 풀릴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도 나온다. 탄두 중량 제한 해제와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Q&A 형식으로 정리해본다. Q. 제한 없이 탄도미사일 탄두 무게를 늘릴 수 있나.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탄도미사일의 성격상 무제한적으로 탄두 중량을 늘릴 수는 없다. 탄도미사일은 탄두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멀리 보내는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탄두가 너무 무거우면 속도와 거리면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은 로켓 엔진을 이용하는데 추력(톤포스·tf·1t 중량을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 클수록 빠르게 멀리 나간다. 북한 화성 12형과 화성 14형에 탑재된 백두산엔진의 추력은 80tf 정도로 추정된다. 두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1t에 못 미친다. 이마저도 더 줄여야 한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스커드는 탄두 중량이 1t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또한 엔진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독자적인 현무2 미사일에 2t 이상의 탄두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백두산엔진급 추력을 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가분수’ 미사일이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t 이상의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은 사실상 비효율적이라는 얘기다. Q. 사거리 제한도 풀렸나. A. 아니다. 한·미 미사일 지침에서 사거리 800㎞ 제한은 그대로 유지된다. 일부에서는 현재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인 현무2C의 탄두 중량을 2t으로 늘려 사거리 800㎞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한 뒤 중량을 줄여 이 엔진을 장착하면 사거리가 2~4배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 또한 부정확하다. 탄두 2t짜리에 최적화된 엔진이어서 다시 탄두를 줄여 장착하려면 완전히 새롭게 미사일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거리 800㎞ 제한이 다시 적용된다고 한다. Q. 탄두 중량과 미사일 파괴력 비례하나. A. 그렇다. 탄두가 무거울수록 파괴력은 커진다. 탄두 중량을 두배로 늘리면 파괴력은 배가된다. 특히 탄도미사일은 수십~수백㎞ 상공까지 솟구쳤다가 타깃을 향해 떨어지기 때문에 가속도가 음속의 10배 이상이어서 충격파는 더 커지게 된다. Q. 왜 미국은 중량 제한을 해제해줬나. A. 그동안 트레이드오프(사거리와 중량 반비례) 형식으로 한국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제한해왔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로 한국의 독자적인 응징 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탄도 중량 제한을 해제하더라도 무제한적으로 늘릴 수는 없다는 계산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Q. 무기 판매와 관계있나. A.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원래 미사일 지침은 1979년 10월 미국이 미사일 관련 기술 이전을 보장하는 대신 한국은 사거리 180㎞를 초과하지 않기로 약속하면서 비롯됐다. 이제 미국 측은 ‘중량 제한을 해제해 줬으니 우리 기술과 무기를 사가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Q. 미사일 지침은 반드시 지켜야 하나. A. 한·미 미사일 지침은 우리가 미사일 능력을 자율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정책적 선언이자 자율규제 형식을 띤다. 지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한·미 동맹 훼손 등을 감수해야만 한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UFO는 어디로 갔을까/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UFO는 어디로 갔을까/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몇 년 전만 해도 잡지나 신문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이야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로스웰 공군기지의 우주선 추락 사건을 비롯해 우주인을 만나거나 생체실험에 이용됐다는 체험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모든 사람들이 손에 고성능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면서 정작 UFO 이야기는 거의 사라졌다. UFO가 지나갔다면 수많은 사진으로 남고 SNS으로 퍼질 텐데, 정작 제대로 된 UFO나 우주인의 발견 사례는 거의 없다. 도대체 그 많던 UFO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돌이켜 보면 UFO는 2차 대전 직후로 냉전과 핵폭탄의 공포가 엄습하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정치적으로는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핵폭탄으로 세계가 멸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었다. 여기에 미?소 간의 극단적인 우주 경쟁이 더해지며 UFO 현상을 부추겼다. 1959년에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우주로 날아가자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여기에 맞서서 엄청난 인력과 자본을 투자한 미국도 그로부터 10년 뒤인 1969년에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켰다. 세계 인류의 대부분이 가난과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 양국은 자존심을 걸고 우주에 천문학적 자본을 투자하며 무한경쟁을 했다. UFO 현상은 이러한 돈을 우주 공간에 퍼붓는 정책에 대한 국민적인 반발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했다. UFO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냉전이 끝나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정보가 대폭 개방됐기 때문이다. 약간의 클릭으로 비행기나 인공위성의 궤도가 제공되는 등 새로운 기술과 정보에 대한 지식이 무제한 제공되면서 비밀스러운 UFO가 설 땅이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UFO 현상과 같이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고대의 신비스러운 문명에 대한 음모론이다. 즉 고대 문명은 외계 어디에선가 날아온 우주인이 창조했다는 식이다. 그런 주장의 대부분은 극히 일부의 증거를 확대해 해석하고 오해해서 나온 것이다. 예컨대 대서양에 가라앉았다고 하는 아틀란티스 대륙의 이야기는 플라톤이 이집트의 신관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들어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한 것에 불과하다. 탐사 기술이 발달한 요즘에도 여전히 아틀란티스의 증거는 거의 없다. 또한 마야문명의 팔렌케 유적에서 발견된 석판의 인물상도 우주인의 증거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습은 저승으로 나아가는 관 속의 사람을 묘사한 것일 뿐 우주선과는 관계가 없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고고학적 유물이 발견되며 문명에 대한 우리의 상식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토기는 신석기시대에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런데 일본과 연해주 지역에서 1만년 전 토기들이 나오더니, 최근 중국 양쯔강 남쪽 센런둥 유적에서 2만년 전의 토기가 미국과 공동 연구로 밝혀졌다. 이제 한국을 중심으로 극동아시아 일대에서는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토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또한 터키에서 발견된 괴베클리 유적에서 발견된 거대하고 찬란한 신전도 구석기 시대에 해당하는 약 1만 2000년 전에 만들어졌음이 이미 학계에서 널리 공인됐다. 바야흐로 우리가 생각하는 고대 문명에 대한 통설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하지만 이 전환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으며, 수십 년간의 꾸준한 연구와 교차 검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구석기시대의 토기는 이미 1960년대 이후 50여년간의 국제적인 논쟁과 연구가 이어졌고, 괴베클리 유적의 발견을 위해서는 지난 30년간의 연구가 필요했다. 이런 신중함이 없이 1~2개의 증거를 들어 전혀 새로운 고대사를 주장하고 기존 학계를 불신한다면 마치 1알만 먹으면 불치병을 고친다는 사이비 약 광고와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UFO와 고대 문명은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우리에겐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인식은 단순한 호기심 거리를 넘어서 역사 인식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그 진실을 얻는 과정은 최대한 그 상상력을 억제해야 한다.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는 UFO 현상과 달리 고대 문명은 바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 이유정式 대박 좇는 개미 ‘블랙홀’ 장외주식 주의보

    이유정式 대박 좇는 개미 ‘블랙홀’ 장외주식 주의보

    “이유정 변호사 사례에서 보듯 정확한 정보만 가지고 있다면 장외주식에서 수익을 낼 확률은 장내보다 안정적이고 높을 수 있습니다. 장내는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장외에선 오직 회사의 가치와 전망, 기존 재무제표만으로 판단하기 때문이죠. 장외주식 관련 정보가 궁금하면 문의 주십시오.”(한 기업공개 투자담당자 블로그)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자진해서 사퇴한 이 변호사가 네츄럴엔도텍 비상장주식에 투자해 거액의 매도 차익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인 장외주식은 상장 시 투자자들에게 ‘대박’을 안긴다. 하지만 장외주식은 투자정보가 부족하고 상장주식과 달리 거래가 자유롭지 못해 무턱대고 투자했다간 ‘쪽박’을 차기 십상이다. 장외주식을 악용한 사기나 불공정거래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가 운영하는 공식 장외시장인 K-OTC에선 지난달 259억원이 거래되는 등 올 들어 8월까지 1237억원어치의 장외주식이 매매됐다. 장외시장 투자자 보호를 위해 2014년 8월 개설된 K-OTC는 하루 평균 6억~10억원가량 거래가 꾸준히 이뤄진다. K-OTC는 금투협이 등록 기업의 재무제표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증권사를 통해 계약체결 및 결제가 이뤄지는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시장이다. 하지만 공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외주식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금투협은 개인 간 거래나 사설 시장에서 거래되는 장외주식 규모가 연간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음성적인 사설 시장에선 양도소득세(대기업 20%·중소기업 10%)를 피할 수 있다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재영 금투협 K-OTC 부장은 “사설 시장 호가는 브로커가 임의적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고 사기 피해가 빈번히 발생한다”며 “공식 시장에 대한 양도세 면제 혜택을 부여하면 지금보다 3~4배 많은 규모의 거래가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달 초 장외주식도 양도세를 내지 않게 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장외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린 사례는 투자자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된다. 1990년대 말 장외시장에서 SK텔레콤 주식을 주당 1만원대에 매입해 상장 후 520만원에 판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로또 1등 당첨과 비슷한 확률인 만큼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장외주식 중 상장에 성공한 기업이 분명히 나오지만 이런 기업을 사전에 찾아내는 분석 능력을 갖추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사실상 개인투자자는 불가능한 일인 만큼 풍문에 휩쓸려 섣불리 투자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건·맥을 위하여… 중구 신중부시장 건어물 축제

    건·맥을 위하여… 중구 신중부시장 건어물 축제

    서울 중구는 국내 최대 건어물 전통시장인 신중부시장에서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건어물 안주와 함께 맥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건맥 축제’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축제는 건어물 안주와 어울리는 호프타운을 조성해 신중부시장을 관광객과 젊은 고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를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서울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중구가 공동 주최하고, 신중부시장·중부시장 상인연합회와 신중부시장 문화관광형사업단에서 주관한다. 축제는 ‘만원으로 즐기는 행복한 맥주파티’라는 주제처럼 맥주와 다양한 먹거리는 물론 풍성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제공한다. 우선 만원 한 장으로 쿠폰을 구입하면 시장 중앙통로에 마련된 맥주존에서 시원한 맥주를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오징어입 버터구이, 코다리 순살 강정, 진미채 전, 북어채 튀김, 멸치 주먹밥 등 전문 셰프들이 개발한 건어물 안주가 맥주의 풍미를 돋울 예정이다. 안주 쿠폰은 3000원, 5000원, 1만원 등 다양하다. 축제 첫날인 14일 저녁 7시에는 1000명이 동시에 맥주를 마시는 장관을 연출하는 ‘도전! 1000명 맥주 마시기’와 건어물을 주재료로 15분 안에 요리를 만드는 ‘건어물을 부탁해’ 경연대회가 진행된다. ‘스트레스 해우소 씹을거리’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어른 놀이터 공간에서 상담소와 펀치기계를 운영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는 자리를 제공한다.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아트 프리마켓, 건어물 조각전, 중부시장 역사전시, 대한민국 건어물 상품대전 등이 상설 운영돼 방문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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