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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주고 12살 여자 어린이 샀는데 무죄?…멕시코서 논란

    돈주고 12살 여자 어린이 샀는데 무죄?…멕시코서 논란

    멕시코에서 인신매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치와와주 경찰은 12살 여자 어린이를 산 남자를 긴급 체포했지만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석방했다. 남자는 최근 치와와주 게레로에서 6만5000페소(약 366만원)을 주고 여자 어린이를 샀다. 이미 부인과 자녀 셋을 둔 남자는 두 번째 부인으로 삼기 위해 여자 어린이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받고 여자 어린이를 남자에게 넘건 건 아이의 부모였다. 경찰은 "가정을 가진 남자가 여자 어린이를 산 것 같다. 이미 집에서 동거하고 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출동, 사실을 확인하고 남자를 체포했다. 남자는 여자어린이를 샀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남자의 핸드폰에선 남자가 여자어린이의 가족과 연락한 기록이 발견됐다. 거래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문자도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곧 남자를 석방했다. 인신매매범을 무죄 방면한 셈이다. 이유는 원주민 관습법이다. 멕시코 원주민사회에선 돈을 주고 여자를 사는 일이 오랜 전통이다. 실제로 남자는 경찰조사에서 "원주민 관습에 따라 돈을 주고 여자 어린이를 사온 것"이라며 "여자 어린이의 가족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 어린이 가족으로부터) 신고가 없었고, 관습에 따라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남자를 더 이상 잡아둘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단체와 여성-미성년자보호기관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치와와 여성보호소의 소장 엠마 로베라는 "그 어떤 관습도 인권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며 즉각 인신매매에 관여한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헌법이 원주민사회의 관습법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무제한적인 포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로베라는 "원주민 관습법은 원주민사회 내 분쟁 해결에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뿐"이라며 "인권은 헌법에 보장된 그대로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문이 커지자 검찰은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법률을 검토한 뒤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6·13지방선거 광명시장] 박승원 더불어민주당 후보, “자치분권시대 선도하는 광명시 만들겠다”

    [6·13지방선거 광명시장] 박승원 더불어민주당 후보, “자치분권시대 선도하는 광명시 만들겠다”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 후보는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을 맡아 민생연정을 이끌었다. 지난 2월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에 임명돼 정책통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특히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 공동대표로 자치분권 개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학창시절 특별한 인연이 있다. 박 후보가 한양대 총학생회 사회부장으로 활동할 때 후배인 임 비서실장이 차장이었다. 현재는 더 좋은 나라, 더 큰 나라를 위해 광명과 청와대에서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 후보는 “임 비서실장과의 인연을 문재인 정부와 연결하는 좋은 인연으로 이어져 광명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광명시장이 되려고 하나. —시민운동과 현실정치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광명시를 시민이 당당한 시민자치 공화국으로 만들고 싶다. 시민참여를 늘리기 위해 더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겠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들은 숙의민주주의제를 통해 결과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틀로 만들겠다. 광명동의 뉴타운 지역과 뉴타운 해제지역 등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광명시형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세워 준비하겠다. 지역활동과 정치경험, 시대정신을 꿰뚫는 판단력과 리더십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일을 잘할 자신이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보듬을 원팀방안은 . —함께 경쟁했던 김경표·문영희·김성순 후보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하겠다. 저 혼자만의 승리가 아니라 세 분 후보 몫까지 해내라는 시민들의 엄중한 명령이다. 우리는 모두 생각과 가치관이 같은 더불어민주당의 원팀이다. 이미 예비후보 등록때 모든 후보들에게 ‘아름답고 깨끗한 경선을 치른 후 결과에 승복하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모두 원팀으로 하나가 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공동정책 개발 등 경선에 참여한 모든 후보가 원팀으로 협력해 나가겠다. ⇒시장 후보로서 장점은 뭔가. —지난 20년간 광명을 떠난 적이 없다. 광명은 정치적인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이다. 광명경실련, 광명YMCA 등 시민운동과 평생학습원 사무국장, 시·도의원 등 여러 분야에서 역량과 경험을 쌓았다. 저야말로 지역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잘 해결할 수 있다. 또 시대정신인 자치분권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현재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과 전국자치분권개헌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전문성을 인정받은 자치분권 시대의 적임자다. 경기도에서 남경필 도지사와 더불어 민생연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경기 민생연정을 통해 통합과 협치를 증명했다. ⇒가장 핵심 공약은. —먼저 서울시립근로청소년복지관 부지 2만평을 광명시민 품으로 되돌려놓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하고 시민의견을 담아 광명 개발구상안을 발표하겠다. 광명동 중심의 맞춤형 도시재생으로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 또 고교무상교육을 조기에 실시하겠다. 우선 2019년도 고교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47억원을 투입하겠다. ⇒남북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 대북 관련 교류시책이 있나.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이제 미북정상회담이 다음달 열린다. 곧 역사적 ‘봄날’이 올 것이다. 아시다시피 광명시는 전임 양기대 시장이 유라시아 대륙철도 사업 당위성을 내세우며 KTX광명역을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출발역으로 육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남북철도를 연결해 유라시아 대륙철도로 이어진다면 평화와 번영의 물꼬를 트는 셈이다. 그러면 남북이 공존·공영하는 새시대에 KTX광명역은 통일철도 시대를 여는 초석이 될 것이다. 광명시가 광명~개성간 유라시아 평화철도 사업과 관련해 북한 측에 개성방문을 요청한 상태다. 시장취임 뒤 성사된다면 기꺼이 개성을 방문해 북측 관계자들과 논의해 나가겠다. ⇒도시재생사업지 곳곳에서 주민집단반발이 거세다. 어떤 대책이 있나. —지역주민과 도시재생 전문가, 행정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식 도시재생기획단을 만들겠다. 도시재생기획단을 통해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고, 기획되고 결정된 사안들의 실행력도 높이겠다. 무엇보다 개발로 인해 원주민들이 떠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개발로 주민 삶과 역사가 사장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개발하겠다.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틀을 만들겠다. 현재 광명시는 도시재생센터를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총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아파트단지에 관련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감시할 ‘아파트관리클린감사제’가 광명시엔 없다. —아파트 단지에서 관리주체가 저가로 외부감사를 발주해 부실감사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관리부실에 대해 면죄부만 주는 비판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또 인식부족이나 비용문제로 단순 회계장부에 대한 숫자검증 차원에 머물러 있다. 제대로 감사하려면 보수를 적정수준으로 올리고 재무제표 외에 계약 적정성까지 살피는 이행감사를 해야 한다. 다만 취지는 공감하지만 자칫 관리비 인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민 여론을 들어보겠다. 시가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공동주택관리규약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근거로 아파트관리클린감사제를 적극 검토하겠다. ⇒정치입문 계기는. —평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치열한 삶을 존경했다.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 덕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중시하는 정치, 행정철학은. —정치에 뛰어든 뒤 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노무현·문재인 가치를 이루려고 노력했다. 오직 시민 힘을 믿고 두려움 없이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정치를 해왔다. 정책 중심,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하며 진솔하게 시민을 만나왔다. 무엇보다 시민이 정치와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광명커뮤니티 안에 문화·예술·평생교육 커뮤니티 등을 만들겠다. 유관 단체나 관계자들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하겠다. ⇒의정기간 대표적 업적이나 성과가 있다면. —경기도의 민주당 대표로서 경기도민을 위한 민생 연정을 이끌었다.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도지사와 때로 논쟁하고 때로는 협력했다. 민생 연합정치과제 선정시 경기도 집행부와 여야 협상단에서 일주일간 마라톤 회의를 한 연정협상이 기억에 남는다. 288개 과제를 놓고 협상한 것 자제가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상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 중 청년구직지원금제가 있다. 지난해 경기도가 도민들을 대상 설문조사에서 가장 잘한 정책으로 뽑히기도 했다. ⇒광명시장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해달라 . —20년간 시민운동 현장에서, 현실 정치에서 고민했다. 전문가들과 시민이 함께 정책을 정책화하고 있다. 시민 삶과 민생에 밀접한 정책들로 시민들과 만나겠다. 전임 시장 성과는 이어받되 더 큰 광명, 시민이 행복한 광명시를 만들기 위한 광명시의 미래비전을 제시해 시민 평가를 받겠다. 새로운 광명의 변화를 위해 착실히 준비했다. ‘시민의 힘이 광명의 힘이다’라는 믿음으로 광명시민시대를 열어가고 싶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서울광장] ‘동굴의 우상’과 퍼주기론/박건승 심의실장

    [서울광장] ‘동굴의 우상’과 퍼주기론/박건승 심의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년을 회고하며 “경제만큼은 진영 논리로 대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2주 전이다. 경제정책 총괄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일각의 색안경 낀 시각이었음을 고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일자리 추경과 최저임금제 보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세금 퍼주기’ 공세에 적잖이 시달렸을 법했다. ‘재정지원=세금 퍼주기’로 인식되는 현실이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언론계의 한 선배가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온 글을 올렸다. 출처는 알 수 없으나 팩트에 입각한 풍자성이 예사롭지 않았다. 인용해 보자면 이렇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한반도 위한 대화가 결실을 맺어 화합과 평화를 증진시키기를 간절히 바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종전선언을 축하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말했다. “단결된 국제사회의 태도가 작은 희망의 빛을 만들어 냈다”고. 대부분의 우방국이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그러지 않은 곳도 있다. 한국 자유한국당이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은 위장 평화쇼다.”,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들뿐”이라고. 이 대목에서 문득 ‘동굴의 우상(偶像)’이 떠오른다. 동굴의 우상은 장자의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편견이다. 동굴 속에 얽매였던 인간은 넓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그럴 생각이 없다.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파란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끼고 보면 세상은 온통 파란색일 것이고, 붉은 렌즈를 끼고 보면 붉은색의 세상이 펼쳐진다. 일부 보수 진영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퍼주기’를 꼽는다. 지지하든 말든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선택인 만큼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세금 퍼주기’, 안보적으로는 ‘북한 퍼주기’란 딱지를 붙인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벌써부터 북한에 대한 퍼주기 목소리가 높다. 물방아 돌리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북핵 포기를 대가로 감당해야 할 비용이 2100조원에 이른다는 미국 경제지의 보도를 놓고 야권이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면서 사달이 났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주 “‘포천’이 영국 유리존 캐피탈 연구소와 함께 추산한 대로라면 북핵 포기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관련 국가들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2조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우선 따져 볼 것은 그 막대한 비용 산출 근거가 적정한지 여부다. 독일 상황에 한국의 인구, 국내총생산(GDP) 등을 단순 대입해서 나온 수치라고 하나 동독을 흡수통일한 독일의 통일과 한반도 통일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또 그것이 비핵화의 대가인지 통일 비용인지도 확실치 않다. 흥미로운 것은 블룸버그를 인용한 이 보도 내용이 ‘통일 비용’ 추정치이지 ‘북핵 포기 대가’는 아니라는 점이다. 통일 비용과 북핵 포기 대가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통일 비용은 일방으로 주거나, 쓰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투자 개념으로 보는 게 옳다. 2100조원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마치 북핵 포기 대가인 양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한 처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이 민간 투자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도 가능한 한 일찍 북한에 무역·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민간 투자를 허용한다고 했을 뿐이지 북한을 지원한다거나 퍼준다는 얘기는 없다. 민간 투자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을 때 하는 것이지 그냥 돈을 쏟아부을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북한 광물의 잠재 가치는 3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북한에 대한 투자를 공식으로 언급한 것도 투자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분명한 것은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대화 국면이 형성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에는 제재 국면이 이어졌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식으로 또다시 퍼주기 논쟁을 부추겨 무엇을 얻어 내려는 것인가. ksp@seoul.co.kr
  • [프로야구] ‘Mr.제로’ 서균

    [프로야구] ‘Mr.제로’ 서균

    투심으로 타자 몸 쪽 공략 주효 1군 데뷔 1년 만에 한화 주축에 올 시즌 개막 전 서균(26)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지난해 KBO리그 1군 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비치기는 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14경기 평균자책점 4.40이었다.서균은 21일 현재 24경기에서 15와 3분의1이닝 동안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0을 달리며 ‘미스터 제로’라 불린다. 19경기 1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 행진을 벌이던 넥센 김상수(30)는 전날 삼성전에서 3실점하며 경쟁에서 떨어졌다. 한 시즌 기준으로 역대 최다 연속 경기 ‘0’ 행진은 정대현(40·당시 SK)의 26경기(2010년 5월 7일~7월 18일)인데 이를 뛰어넘을 기세다. 시즌 무제한 땐 네 시즌(2002~2005)에 걸쳐 만든 김민범(45·당시 현대)의 36경기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런 환골탈태엔 송진우 한화 코치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송 코치는 스프링캠프 때 “몸 쪽을 공략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시즌 타자의 위아래나 바깥쪽만 승부했던 서균이 투심을 이용해 우타자를 상대로 과감하게 몸 쪽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새로 가다듬은 체인지업으로는 좌타자 바깥쪽을 공략한다. 여기에다 투구 동작 도중에 발을 멈추지 않고 바로 뻗도록 교정까지 하니 힘 분산을 막아 공 끝의 움직임이 한결 좋아졌다. 결국 승부에 주저하지 않게 됐다. 올 시즌 투구 수는 226개로 경기당 9.4개, 이닝당 14.7개다. 공격적으로 시원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 야수들에게도 긍정적 기운을 뻗친다. 아직 이르지만 신인왕 이야기까지 듣는다. 당해 연도를 빼고 5년 이내에 입단해 30이닝 이내로 던진 투수는 후보로 오를 수 있는데 자격을 갖췄다. 2014년 2차 8라운드 전체 84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일찍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군에서 14와 3분의1이닝만 뛰었다. 존재감을 맘껏 뽐내고 있는 서균이 1987년 이정훈(55), 2001년 김태균(36), 2006년 류현진(31)에 이어 한화 멤버로 12년 만에 신인왕까지 거머쥘지도 지켜볼 만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워너원 김재환, 지드래곤 성대모사 “세븐틴 승관 자리 노린다”

    워너원 김재환, 지드래곤 성대모사 “세븐틴 승관 자리 노린다”

    워너원 김재환이 빅뱅 지드래곤 성대모사에 나섰다.1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뜻밖의 Q’에서는 워너원 김재환, 모모랜드 주이, 방송인 홍석천, 장미여관 육중완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워너원 김재환은 “나오기 전부터 세븐틴 승관의 자리를 위협하겠다는 생각으로 왔다”며 남다른 포부를 드러냈다. 워너원 김재환은 이어 지드래곤의 노래 ‘무제’ 모창 개인기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최선을 다해 지드래곤 성대모사를 했지만 비슷하지 않아 출연진들을 난감하게 했다. 이에 출연진들은 어색하게 “우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MBC ‘뜻밖의 Q’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52시간+‘α시간’ 꼼수 찾는 기업들

    주52시간+‘α시간’ 꼼수 찾는 기업들

    연장 근무 사유서 쓰면 인사 불이익 직장인들 과반 주52시간 회의적 시선 “기업, 업무량·인력 효율 먼저 살펴야”300인 이상 기업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7월 1일을 앞두고 일부 기업들이 ‘주 52시간’을 지키면서도 더 일을 시키기 위한 ‘꼼수’ 개발에 나섰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은 평일 1주 40시간, 평일 연장 및 휴일 1주 12시간을 넘어선 안 된다. 한 A중견기업에 근무하는 박모(32)씨는 최근 부서장으로부터 ”7월 1일부터는 하루 8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되, 집에 노트북을 가져가 일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부서장은 또 “공식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넘길 수 있으니 휴일 근무를 해도 회사 인사 시스템에 등록하지 말고, 야근도 되도록 등록하지 말라”고도 했다. 박씨는 “야근, 휴일 근무를 등록하지 말라는 것은 결국 대체 휴무, 휴일 수당 등을 주지 않고 초과 근무를 시키려는 의도”라면서 “부서 특성상 야근과 휴일 근무가 잦아 주 52시간 제도가 지켜질 것이란 큰 기대는 없었지만, 일을 더 하고도 수당은 못 받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기업의 계열사인 B업체는 제도의 조속한 정착을 위해 사전에 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하루 8시간을 초과해 야근을 하면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야근을 하려면 ‘일과 시간에 담배를 피우려고 30분 동안 근무를 하지 못했으니 30분 더 야근하겠다’는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원 이모(32)씨는 “야근을 하지 않으면 부서장이 눈치를 주기 때문에 없는 사유를 억지로 만들어 야근을 해야 한다”면서 “일과 시간에 놀았다고 사유서를 쓰면 인사 평가 결과가 나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야근은 야근대로 하고 인사 불이익까지 받게 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로제를 ‘꼼수’를 통해 어기려고 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제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만연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전국 직장인 1만 22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4.3%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응답률 14%를 더하면 응답자의 과반이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김유경 노무사는 기업이 재택근무를 종용하며 주 52시간 근무 제도를 회피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재택근무도 당연히 근무시간에 포함된다”면서 “다만 집에서 일했을 때는 근무시간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노트북 로그인 기록, 카카오톡 지시 내용 등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구조적인 문제 탓으로 사유서를 쓰고 야근을 하더라도 주 52시간을 초과하면 위법”이라면서 “사업장은 직원의 업무량이 과도하지 않은지, 인력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지 무작정 쥐어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해군 제7기동전단과 서포터즈 협약식 진행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해군 제7기동전단과 서포터즈 협약식 진행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난 5월 17일 해군제주기지 최영함 함내에서 해군 제7기동전단과 제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사업장 이용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식을 진행했다. 본 협약식은 한화리조트 제주 송영준 총지배인과 아쿠아플라넷 제주 정용 총지배인 및 해군 제7기동전단 최성목 제독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한화리조트에서 해군 제7기동전단 장병과 가족을 대상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구성원의 복지 및 사기진작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서포터즈 협약을 통해 해군제주기지에 복무중인 해군 장병과 가족들은 한화리조트 제주의 객실, 내츄럴테라피, 사우나뿐만 아니라 플라자CC 제주와 아쿠아플라넷 제주 이용 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해군제주기지의 각종 행사 및 가족 대상 프로그램 진행 시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지원할 예정이며, 복무 중인 장병을 대상으로 리조트 직무 관련 설명회 및 취업 상담회 진행도 검토 중에 있다. 앞으로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각계 각층의 구성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및 혜택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리조트 제주는 397실 규모로 테라피센터, 사우나, 파크가든 등의 부대시설뿐만 아니라 15만평의 부지에 9Hole, Par 36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인 플라자CC 제주를 운영하고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약 500여 종 4만 8천 마리의 해양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세계 10위 안에 드는 아쿠아리움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권력의 ‘장식품’ 거부… 백성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여긴 절사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권력의 ‘장식품’ 거부… 백성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여긴 절사

    남명 조식은 조선 중기 때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사림 정치가 시작되는 명종 후대와 선조 전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평생 재야에 머물며 일생을 마쳤다. 하지만 그가 끼친 영향은 조정에 있는 여느 정치인 못잖았다. 또 정치가 반드시 지위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 1553년 현실 정치에 나오라는 이황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했고, 1555년 단성현감에 제수됐으나 역시 거절했다.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난 직후인 1566년 비로소 서울로 와서 명종을 만난다. 세상에 유주처럼 숨어 있는 현인을 등용하겠다는 요청에 부응한 것이다. 이때 조식·이항·성운 등이 천거돼 명종과 면대했다.#군신 간은 마음에 틈이 없어야 -명종: 불민한 내가 백성의 주인이 되어 정성은 부족하나 어진 이를 구하고 싶은 뜻이 어찌 없겠는가. 고금의 치란과 선정에 대해 듣고 싶다. 숨김없이 말하라. -조식: 고금의 치란은 책 속에 모두 있으니 신의 말이 아니라도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신이 아뢰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임금의 답이 있을 때까지 한참 기다렸다). -명종: 말하여 보라. -조식: 임금과 신하는 마음에 틈이 없이 서로 믿어야 합니다. 임금이 대문을 열어젖히듯 마음을 드러낸다면 신하도 진심을 다하여 능력을 펼 것입니다. 임금은 신하의 모든 것을 알아야 제대로 부릴 것이며, 신하도 임금의 의도를 알아 선한 쪽으로 넓혀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의 근본입니다. -명종: 옛날 삼고초려한 신하가 있었는데 세상이 어떠했기에 세 번 부른 다음에야 나왔는가? -조식: 제갈량은 영웅입니다. 세상을 범연히 보지 않았기에 그랬지만, 유비와 함께한 것이 30년 가까운데도 천하를 회복하지 못했으니 세상에 나온 것이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신은 헛된 이름 훔쳐 임금을 속여서는 안 되었기에 빨리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조선왕조실록) 고금의 치란에 대해 말하라는 명종의 요구에 그것은 책에 다 나와 있다고 하며, 임금과 신하의 마음이 치도의 근본이라고 주장한다. 임금은 신하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봐야 신하를 부릴 수 있고, 신하는 임금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임금을 성군으로 인도한다는 말이다. 그러자 명종은 제갈량을 물어본다. 그동안 불러도 나오지 않은 조식을 빗대 일부러 물은 것이다. 그러자 조식은 제갈량의 출처가 맞지 않다고 답한다. 그 후 상황은 아래 사관의 기록이 대변한다.# 너는 큰 도적 나는 작은 도적 “성운은 병이 심하여 다시 상소를 올린 후 바로 고향에 돌아갔다. 조식은 입대 며칠 뒤 훌쩍 산으로 돌아갔는데, 많은 선비가 고명을 흠모하여 강가까지 나가 전송하였다. 조식과 이항은 평소 서로 몰랐는데, 서울에서 만나자 이내 서로 ‘너’, ‘나’를 하였다. 조식은 언제나 이항을 조롱하여 ‘너는 큰 도적이고 나는 작은 도적이니 남의 집 담장이나 뚫는 좀도둑과 같다’ 하였다.”(조선왕조실록) 자신을 도적이라고 조롱한 대목이 흥미롭다. 너니 나니 하며 서로를 허여한 게 특별하였기에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적이라고 조롱한 대목을 보이기 위한 전채에 불과하다. 왜 도적일까. 스스로 헛된 이름을 훔쳤다고 하였으니 명성을 훔쳤다는 뜻이다. 남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들고 나아감을 뜻하는 ‘출처’다. 출처는 현실 정치의 참여 문제를 가리킨다. 그는 제자들에게 입버릇처럼 출처에 대해 말했다. 함부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이다. 단순히 기묘와 을사사화를 겪은 경험에서 말한 것으로 보기에는 정도가 깊다. 품은 뜻이 높고 재주도 대단하지만, 그것이 곧 정치 참여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군주라는 권력이 한 축으로 있는 한 그에 관한 확신이 없다면 나가서는 안 된다. 남명은 바로 이 점을 지적했다. 을묘사직소에서 명종과 문정왕후를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상의 인재를 거두어 쓸 마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명은 말한다. # 용 잡는 재주는 희생 잡는 푸줏간에 들지 않는다 선비 중에 위로는 천자의 신하가 되지 않고 아래로는 제후의 신하가 되지 않으며, 나라를 떼어 준다고 해도 하찮게 여겨 달가워하지 않은 자가 있으니 포부가 크고 능력이 대단하여 쉽사리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용 잡는 재주는 희생 잡는 푸줏간에 들지 않고 왕도를 보좌할 사람은 패자의 도읍을 밟지 않는다. (…) 광무제가 현명한 군주 이상 될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현명한 군주 정도라면 굳이 엄광이 필요치 않았다. 그런데도 나와 벼슬하며 왕도를 훼손하고 패자의 신하가 되어 부질없이 높은 지위와 무거운 녹봉만 받겠는가.(남명집 중 ‘엄광론’) 남명 조식은 같이 과거를 했던 사람이다. 애초에 과거를 버리고 세상을 떠나 수행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은 아니다. 다만 그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나가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만하면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혀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나가는 것은 오히려 권력의 장식품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쓰지도 않으면서 곁에 두고 그 명성만을 취해 장식품인 ‘브로치’로 사용하려는 권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 이는 헛된 명성으로 부귀와 영화를 훔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남명이 현실을 도외시한 것은 아니다. 그의 을묘사직소를 보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절절하다. 그만큼 현실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 # 가죽이 벗겨지면 털도 붙어 있을 곳이 없다 전하의 국사는 이미 글렀고, 나라의 근본도 이미 망했으며, 하늘의 뜻은 벌써 가 버렸고, 인심도 이미 떠났습니다. 마치 큰 나무를 벌레가 백 년 동안 갉아먹어 고액이 이미 말라 버린 채 멍하니 질풍 폭우에 쓰러질 날만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하급 관료는 희희낙락하며 주색잡기에 여념 없고 고관대작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오직 뇌물 챙겨 재산만 불리니, 뱃속이 썩는데도 약을 쓰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서울의 신하는 궁궐에 사람을 심어 놓고 마치 깊은 못 속의 용처럼 서려 있고, 지방의 신하는 백성을 가렴주구하여 그 자취가 온 들판에 낭자하니, 가죽이 벗겨지면 털도 붙을 곳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남명집 중 ‘을묘사직소’) 행정의 주체인 관료의 부패상을 말한다. 하급 관리는 주색에 빠져 있고, 고급 관료는 뇌물에 골몰한다. 병은 깊은데 고칠 생각은 없다. 더구나 중앙의 고관은 궁궐과 결탁하고 지방의 수령은 백성을 가렴주구한다. 가죽이 다 벗겨지면 털은 어디에서 나며, 백성이 피폐해지면 국가는 무엇에 의지하고, 양반은 또 어떻게 살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남명은 재야의 절사로 알려졌다. 왕인 명종과 실권을 쥔 모후 문정왕후를 향해 과부와 고아라고 한 직설은 정치 문제로 비화했지만, 결국은 기개 있는 선비가 모후를 향해 불경한 말을 거침없이 한 정도로 양해됐다. 그보다는 백성을 가렴주구하는 양반에 대한 경고가 더욱 주목받는다. 무왕이 제후로서 천자인 주를 정벌한 것을 맹자는 천명을 잃은 왕은 일개의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천명을 매개해 말했지만, 백성 없이는 왕도 없다는 남명의 말은 훨씬 직선적이고 간명하다. 왕과 백성은 공생 관계라는 뜻이다. 남명은 두 가지 점에서 기억해야 한다. 첫째는 ‘절의’다. 단순한 절의가 아니라 이상을 구현하려는 분명한 절의다. 공자가 관중을 칭송하여 구덩이에 뒹구는 필부필부의 의리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듯 남명의 절의 역시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며 강직하게 항거하는 그런 절의와 다르다. 남명의 절의는 선비로서 결코 권력의 장식품은 되지 않겠다는 굳건한 절의이며, 허명을 팔아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않겠다는 분명한 다짐이다. 둘째는 ‘백성에 대한 인식’이다. 갓난아이 돌보듯 어린 백성을 돌보아야 한다는 유교의 근본 인식에서 벗어나 백성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한 축으로 이해한 것이다. 생산의 주체로서 국가를 지탱하는 기층민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은 남명을 새롭게 보여 준다. 이런 남명을 그의 제자 정구는 ‘고풍’(高風)이라 표현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현실 정치의 도덕적 긴장을 유지해 주는 소금과도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정인홍은 ‘군자’(君子)라고 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그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 단순히 세상을 피하여 숨는 은자가 아니요, 그렇다고 독선기신해 자신의 절의만을 지키는 처사도 아니라는 뜻이다. 어쨌든 남명의 뚜렷한 삶은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영남 향촌에 깊은 인상으로 각인돼 있다. 서정문 한국고전번역원 고전연구소장 ■‘남명집’은 “성인 책 가득하니 실천하면 돼” 평소 ‘저술 필요하지 않다’ 지론 제자가 수집한 이본 17종 존재 성인의 책이 가득하니 그대로 실천하면 되며, 저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남명의 지론이었다. 따라서 남은 저술이 많지 않다. 그나마도 평소에 보관한 것이 아니고 제자들에 의해서 수집된 것이다. 남명의 수제자 정인홍에 의해 수집된 남명집은 광해군 연간에 몇 차례 간행된다. 이 책에는 퇴계의 제자 이정과 절교와 관련한 당시여서 불편한 문자들이 다수 수록됐다. 그 속에는 퇴계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인조반정으로 정인홍이 실각한 이후 이런 문자들은 삭제됐다. 또 그와 함께 남명의 분방한 학풍을 부인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그 과정에 향촌의 갈등도 있었다. 그 결과 현재 17종의 남명집 이본이 존재한다.
  • 상장사, 삼성전자 빼면 이익 줄었다

    삼성 제외하면 21조로 13%↓ 코스닥 영업이익 9.2%↓ 부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가 1분기 이익이 늘어났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되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에 실적 개선이 치우치는 양극화 현상이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 544개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63조 89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늘었다. 영업이익은 42조 8026억원으로 9.96% 올랐지만, 순이익은 32조 8337억원으로 2.63%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떼고 보면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7조 1604억원으로 6.43%가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1조 1452억원으로 13.01% 떨어졌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삼성전자를 포함하면 0.43% 포인트 상승한 9.23%로 집계됐지만, 빼면 0.67% 포인트 떨어진 6.73%이었다. 1만원 어치 상품을 팔았을 때 삼성전자를 뺀 기업들은 673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코스닥은 다소 부진했다. 코스닥 상장사 834개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03% 늘어난 41조 1955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2조 1224억원으로 9.24% 줄었다. 순이익은 35.92% 늘어났지만, 영업이 아닌 금융 등 영업 외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코스닥 전자기술(IT)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47% 뛰었다. 반면 IT 업종이 아닌 기업들은 영업이익은 20.15% 줄었고, 순이익도 0.41% 내렸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수원지법 평택지원…양심적 병역거부 4명 무죄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처벌이 정당한지가 3번째 위헌 심판대에 오른 가운데 이런 유형의 병역거부자들 4명에게 최근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4단독 이승훈 판사는 16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1)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이자 현역병 입영대상자로서 지난해 11월 평택시 자택에서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인 이유로 정해진 날짜에 입대하지 않았다. 검찰은 A 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이 판사는 A 씨를 비롯해 B(24) 씨 등 같은 혐의로 기소된 4명에게 지난 14일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모든 국민은 대한민국을 수호해야 할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다”며 “다만, 반드시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만이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아님을 우리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 이러한 사례로 이 판사는 일제 당시 민족문화수호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구성원의 외교활동과 함께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쏜 계엄군이 아니라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택시운전사가 민주공화국을 수호했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택시운전사를 들었다. 이어 “국가는 대체복무제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뿐더러 병역법에서 규정하는 입영 불응의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법치의 혜택에서 배제하고 그들에게 존엄한 삶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결과를 초래, 헌법 제1조 1항의 민주공화국 원리에 반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피고인들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해 병역법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근거가 되는 병역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4년과 2011년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2015년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3명이 헌법소원을 제기함에 따라 현재 3번째 위헌 심판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후보자 신분일 당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과 관련해 “인간의 자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처벌을 감수하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성남지역 상장사 지난해 매출액 45조 7905억 으로 전년 대비 0.76% 감소

    경기 성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135개 상장사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과 당기 순이익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상공회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19개사, 코스닥 등록 103개사, 코넥스 상장 13개사의 2017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총 매출이 45조7905억원으로 전년보다 0.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조 61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1% 감소하였고, 당기순이익은 1조 19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19% 큰 폭 감소하면서 채산성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19개사의 2017년 매출액은 36조 534억 원으로 전년대비 1.91% 감소하였고, 영업이익은 2조 559억 원으로 전년대비 11.37% 감소, 당기순이익은 1조 3061억 원으로 28.69% 감소하며 실적과 채산성이 모두 악화되었다. 코스닥시장 상장 103개사의 2017년 매출액은 9조 50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2% 감소한 5526억 원, 당기순손실 1102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코넥스시장 상장 13개사의 2017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7.71% 증가한 2311억 원을 기록하였고, 영업이익 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3% 감소한 반면, 당기순손실 13억 원이 발생했다. 조사대상인 135개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부진하였는데, 이는 업종 불황으로 인해 매출규모가 큰 유가증권 상장 기업의 실적이 저조하였고, 비용 증가로 인해 코스닥 상장사의 채산성이 악화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또한, 2017년 성남지역 상장사의 직원 및 임금현황을 살펴본 결과 직원 수는 총 6만4503명, 1인 당 연평균임금 6357만 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영업이익과 이자비용 모두 감소하며 성남지역 전체 상장사의 이자보상배율이 5.20배로 나타났다. 이는 성남지역 상장사가 2017년 한 해 영업이익 1000원 중 이자비용으로 192원을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일제가 제기한 ‘요동의 장통이 낙랑 백성 이끌고 모용씨 귀속설’ 여전히 통용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일제가 제기한 ‘요동의 장통이 낙랑 백성 이끌고 모용씨 귀속설’ 여전히 통용

    ‘낙랑군=평양설’을 신봉하는 남한 강단사학계에서 새로 내세운 마지막 방어 논리가 ‘낙랑군 이동설’이다. ‘낙랑군=요동설’을 입증하는 중국 사료가 계속 드러나자 평양에 있던 낙랑군이 요동으로 이사했다는 새로운(?) 설을 들고 나온 것이다. 군(郡)이 이동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교군’(僑郡) 또는 ‘교치’(僑置)라고 한다. 북방에 설치했던 군현들이 북방 기마민족에게 쫓겨 남방으로 도주한 것을 뜻한다. ‘낙랑군 이동설’이란 서기전 109년부터 약 422년간 평양에 있던 낙랑군이 서기 313년 고대 요동으로 이사했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런지 살펴보자.●흠앙과 사대의 과녁이 된 한사군? 먼저 평양에 낙랑군이란 식민지가 422년 동안 존속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자. 낙랑군을 포함한 한사군의 의의에 대해서 남한 국사학계의 태두(泰斗) 이병도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한(漢)의 동방 군현(한사군)이 설치된 이후 산만적이고 후진적인 동방 민족사회는…당시 중국의 발달된 고급의 제도와 문화-특히 그 우세한 철기문화-는 이들 주변 사회로 하여금 흠앙(欽仰:우러러보고 사모함)의 과녁이 되고, 따라서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의 싹을 트게 한 것도 속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이병도, ‘한국고대사연구’) 이병도는 우리 동방 민족사회는 ‘산만하고 후진적인’ 사회라고 깎아내리는 동시에 한사군은 ‘고급의 제도와 문화’였다고 높였다. 철기문화가 서기전 1세기쯤 한사군 때 시작된 것처럼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서기전 4~5세기쯤에 이미 고조선에 철제농기구가 보편화돼 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정도로 넘어가자. 이병도의 논리대로 평양을 비롯한 한반도 북부에 자리잡은 한사군을 우리 동방 민족사회가 실제로 ‘흠앙’하고 ‘사대’했다면 420년 이상 존속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한사군의 인구는 계속 증가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줄어들기만 하는 낙랑군 인구 낙랑군의 인구 변천을 살펴보자. 한(漢)나라는 전한(前漢:서기전 202~서기 8년)과 후한(後漢:서기 25~220년)으로 나뉜다. 전한 말 왕망(王莽)이 신(新:서기 8~23년)을 세워 15년 동안 지배했다가 후한에 무너졌다. 전한의 정사(正史)가 ‘한서’(漢書)이고, 후한의 정사가 ‘후한서’인데, ‘한서’, ‘지리지’는 낙랑군의 인구가 6만 2812호에 40만 6748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후한서’, ‘군국지’는 낙랑군이 6만 1492호에 25만 7050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호수는 큰 차이가 없지만 인구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현도군은 전한 때의 22만 1845명에서 4만 3163명으로 4분의1토막 났다. 그사이 한사군 중 진번군은 낙랑군과 합쳐졌고, 진번군은 현도군과 합쳐졌다. 주변의 군을 통합했고, 후진적인 동방 민족사회가 흠앙하고 사대했는데, 왜 낙랑·현도군의 인구는 대폭 줄어든 것일까? 후한 때는 그나마 낫다. 후한이 무너지면서 위·촉·오(魏蜀吳) 세 나라가 격돌하는 삼국시대가 전개된다. 삼국시대는 위나라 출신의 사마(司馬)씨가 세운 진(晋)나라가 통일하면서 끝난다. 진나라는 낙양(洛陽:265~312)에 도읍했던 서진(西晋:265~316)과 남경(南京)으로 천도했던 동진(東晋:317~420)으로 나뉘는데 그 정사가 ‘진서’(晋書)다. ‘진서’, ‘지리지’는 호수(戶數), 즉 가구수를 적어 놨는데, 낙랑군의 호수가 3700호다. 한 호당 6명으로 잡으면 2만 2000여명 정도로, 전한 때의 40만 6748명에 비해 20분의1로 급감했다. 낙랑군에서 위·촉·오의 운명을 건 대회전이라도 벌어졌다면 모르겠지만 낙랑군에서 그런 전투가 있었다는 기록은 일절 없다. 평양에 422년 동안 버티고 서서 후진적인 동방민족 사회의 흠앙과 사대의 과녁이 된 낙랑군의 인구는 왜 줄어들기만 했던 것일까? ●10만명으로 하북성에서 평양까지 지배? ‘진서’, ‘지리지’에 따르면 낙랑군은 평주(平州) 산하다. 평주는 다섯 개 군(郡)을 관할하는데 창려군(昌黎郡)·요동국·낙랑군·현도군·대방군이다. 그런데 이 다섯 개 군을 포괄하는 평주 전체의 호수가 1만 8100호로서 한 호당 6명씩 잡으면 모두 10만 8000여명 정도다. 중국의 ‘중국역사지도집’은 평주가 지배하는 지역을 지금의 하북성 서쪽부터 한강 이북과 강원도 북부까지로 그려 놨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대한민국 국고 47억원을 들여 만든 ‘동북아역사지도’는 조조의 위나라가 경기도까지 지배했다고 맞장구쳤다. 현재 하북성과 요령성, 북한의 인구는 1억 5000만명이 넘는다. 10만 8000여명 중 여성을 빼면 5만 4000여명 정도다. 여기에서 다시 노약자를 빼면 남성 장정들은 2만~3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2만~3만명의 장정들로 이 광대한 지역에서 농사 지어 가족들을 부양하면서 북경에서 황해도 수안까지 수천㎞에 달하는 만리장성도 지키면서 고구려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깜찍한 상상력이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학계 및 남한 학계에는 그대로 통용된다. 학문이 아니라 조선총독부와 중국 동북공정의 정치선전을 추종하기 때문에 가능한 발상이다. ●요동사람 장통이 낙랑군을 이전? 그럼 313년에 낙랑군이 평양에서 요동으로 이사했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송나라 사마광(司馬光:1019~1086)이 편찬한 ‘자치통감’(資治通鑑)의 ‘진기’(晋紀:10)에 이런 기사가 나온다. “건흥(建興) 원년(313) 4월 요동 사람 장통(張統)은 낙랑(樂浪)과 대방 두 군을 점거하고 고구려왕 을불리(미천왕)와 해를 이어 서로 공격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낙랑인 왕준(王遵)이 장통을 설득해서 그 백성 1000여 가구를 통솔해서 모용외(慕容)에게 귀부하니 모용외는 낙랑군을 설치해서 장통을 태수로 삼고 왕준을 참군사(參軍事)로 삼았다.”(‘자치통감’ 권 88 ‘진기’(晋紀)10) 서기 313년에 요동 사람 장통이 고구려 미천왕과 싸우다가 패해서 1000여 가구를 데리고 선비족 모용외에게 도주했다는 기사인데, 이것이 ‘낙랑군 이동설’의 유일한 근거다. ‘자치통감’에만 한 번 나올 뿐 당대의 정사에는 일절 기록되지 않았다. 장통이 귀부했다는 모용외는 임금이 아니었다. 그 아들 모용황(慕容) 때에야 전연(前燕)을 세운다. 따라서 중국의 역사가들은 기록할 만한 가치가 없는 사건으로 보았다. 또한 고구려 미천왕과 싸운 사람은 ‘요동 사람’ 장통이다. 요동 사람 장통이 평양에 놀러갔다가 낙랑군 사람들의 부탁을 받고 미천왕과 싸웠는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처럼 산적에게 시달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용병으로 고용됐는가? 또한 장통이 도주한 곳이 평양 남쪽이라면 모르겠다. 미천왕은 자신에게 패한 장통이 1000가구를 거느리고 수천 리 자국 영토를 지나가는 것을 눈 뜨고 구경하고 있었겠는가? 1000가구를 가구당 6호씩 잡으면 6000명인데, 그중 남성은 3000여명이고, 노약자를 빼면 장정은 1500여명을 넘지 못할 것이다. 1500여명의 패잔병이 남은 민간인 4500여명을 보호하면서 고구려 영토 수천 리를 지나 모용씨에게 간다는 것이 가능한가? 장통은 처음부터 요동에 있던 낙랑군 잔존세력을 가지고 고구려와 싸웠다가 패해서 더 서쪽 모용외에게 도주한 것이다. ‘신의 손’ 세키노 다다시가 북경 유리창가에서 낙랑 유물을 사들인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낙랑군 이동설’은 최근에 나온 듯하지만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조선반도사’에서 이마니시 류가 이미 제기한 것이다. 이마니시 류가 ‘요동의 장통(張統)이란 자가 313년 낙랑 땅을 버리고 그 백성 천여 가(家)를 이끌고 모용씨에게 귀속해서 요동으로 이주했다’고 쓴 것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던 손오공처럼 남한 강단사학계가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 세계 사학사의 수수께끼다.■‘북경서 낙랑군 사람 묘 발견’엔 침묵하는 남한 사학계 ‘위서’(魏書), ‘태무제(太武帝) 본기’에 “연화(延和) 원년(432) 9월 북위의 태무제가 서쪽으로 귀환하면서 ‘영주(營丘)·성주(成周)·요동(遼東)·낙랑(樂浪)·대방(帶方)·현토(玄)의 6군 사람 3만 가(家)를 유주(幽州:북경)로 이주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태무제는 평양은커녕 한반도 근처에도 와 보지 못했으니 이 역시 고대 요동에 있던 낙랑군 등을 서쪽 북경으로 이주시켰다는 기록이다. 2014년 3월 16일 북경시 대흥(大興)구 황춘진(黃村鎭) 삼합장촌(三合莊村)에서 발굴된 고대 고분군에서 낙랑군 조선현 한현도(韓顯度)의 무덤이라고 쓰인 벽돌이 나왔다. “원상(元象) 2년(539) 4월 17일 사망한 낙랑군 조선현 사람 한현도 명기(元象 2年4月17日 樂浪郡朝鮮縣人韓顯度銘記)”라는 내용이다. 평양이 아닌 북경에서 낙랑군 조선현 사람의 묘가 나왔으니 남한 사학계가 흥분해야 하지만 한국에 유리한 사료가 나오면 일제히 침묵하는 법칙에 따라서 이 역시 묵언 수행 중이다.
  • [단독] 230만 특수고용 상당수 자영업자 아닌 ‘노동자’

    [단독] 230만 특수고용 상당수 자영업자 아닌 ‘노동자’

    4대 보험 가입도 극히 드물어정부, 사회보험·노동삼권 추진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대리운전기사, 보험설계사 등 현재 특수고용노동자(특고노동자)는 위장자영업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0만명으로 추산되는 특고노동자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이 아닌 용역·도급·위탁계약 등을 맺기 때문에 노동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왔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노동시간 규제, 휴가·휴게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으며, 4대 보험 가운데 산재보험만 일부 직종(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9개 직종)이 가입할 수 있다. 또 노조 설립이나 단체교섭 요구, 쟁의행위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조법)상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특수형태 근로종사자 근로 실태 파악 및 법적 보호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택배기사·퀵서비스기사·화물기사·레미콘기사·덤프트럭기사·대리운전기사·보험설계사 등 7개 직종의 특고노동자는 91만 3435명으로 추산된다. 직종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특고노동자들은 계약을 맺은 업체에 종속돼 있는 경우가 많았고, 경제적인 부분도 노동자성이 인정될 정도로 높은 종속성을 보였다. 직종별 노동자성을 판단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 조사(1000명 대상)를 살펴보면, 1개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하는 노동자가 10명 중 7명(66.3%)으로 나타났다. 임금을 협의해 결정하는 경우는 14.8%에 그쳤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경우가 75.6%였다. 또 사측이 제시하는 업무를 자유롭게 거절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66.7%는 ‘거절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대법원 판례는 사용자가 업무의 내용, 근무 장소와 시간 등을 결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개별적으로 지휘·감독을 하는지,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는지,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유무와 정도 등을 노동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근무 장소와 시간을 사측이 결정한다’는 응답이 62.4%에 달했고, ‘업무 과정에서 본사·지점장 등의 지시 및 감독이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20.0%에 그쳤다. 반면 고용보험(3.4%), 국민연금(직장가입·6.6%), 건강보험(직장가입·7.7%)에 가입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보고서는 “특고노동자들은 자발적 보호 수단이 미약한 상태에서 계약관계에서 다양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위장자영업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며 “노동자 성격이 강해 자영업자로만 볼 수 없는 중간 영역의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는 유사노동자 개념을 도입해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등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특고노동자를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해 노동 삼권을 부여하고 스스로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고용부는 이번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특고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 적용 및 노동기본권 보장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초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한만큼 앞으로 직종별로 사회보험이나 노동기본권, 근로조건 등을 면밀히 조사해 향후 특고노동자 대책 마련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종구發 은행권 구조조정 탄력받나

    최종구發 은행권 구조조정 탄력받나

    주 52시간 앞두고 감축 쉽지 않아 “청년실업대책 또 다른 문제 초래”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권 희망퇴직을 장려하겠다고 밝히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정부 후원을 등에 업은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정례화하는 추세를 굳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인력 감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 불안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임직원 수는 2008년 10만명을 돌파한 뒤 2014년 11만 8913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6년에는 11만 4775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9월 말 기준 11만 4295명으로 감소했다. 비대면 영업 확대와 점포 축소로 은행원들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없애는 현상이 은행에선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들어 ‘인력 다이어트’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00여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는데 이전보다 3배나 많은 규모다. 올해도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며 지난달 30일 1차 접수를 마쳤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지난 1월 700여명을 감원했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도 지난해 말 200여명과 500여명이 각각 희망퇴직했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자에게 26~36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따라서 1명당 평균 3억원가량 비용이 발생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희망퇴직 비용으로 3000억원을 썼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늘리는 건 실적이 좋아 충분한 ‘실탄’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비용이 들더라도 인력을 감축하면 장기적으로 실적에 도움이 된다. 또 중간관리자가 많은 ‘항아리형’ 인적 구조를 개선하고 정부가 원하는 청년 채용도 늘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 위원장이 희망퇴직을 독려하면서 은행들은 정부나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과 함께 퇴직금을 올려 주는 것도 적극 권장하겠다”며 “10명을 희망퇴직시키면 7명의 젊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의도대로 상황이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돼 은행들이 섣불리 인력을 줄이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신규채용을 하더라도 필요한 ‘전력’으로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이라며 “자녀 교육 등으로 한창 돈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회사 밖으로 몰아버리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섭 금융노조 홍보부장은 “사무금융노조와 함께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2년차 맞은 문재인 정부의 관건은 경제다

    내일로 집권 2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의 첫해 경제성적표는 겉으로 보기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올해에는 2년 연속 3%대 성장이 예상되고, 12년째 좌절됐던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기업의 ‘갑질’ 근절 노력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등 굵직한 경제정책들은 상당 부분 저소득 근로자 권리 향상을 위한 정책이어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렇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한 문 대통령은 ‘일자리 우선’과 ‘소득주도 성장’의 ‘J노믹스 기치’를 내걸었지만 결실을 거두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경제성장 부축을 위해 혁신성장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를 주도할 기업과 창업 전선에는 생각만큼 열기가 따라 주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1년 전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내걸었다. 업무지시 1호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국민의 기대치는 높았지만 실업난 해소는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3월 말 실업률은 4.5%로 17년 만에, 청년실업률은 11.6%로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새 정부는 대선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 올해 우선 16.4%를 올렸고, 오는 7월에는 대기업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는 우리가 더이상 회피할 수 없는 정책 과제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만큼 집행 이전 단계나 시행 과정에서 고용왜곡과 노노갈등 따위의 부작용을 촘촘하게 따졌어야 옳았다. 그렇지 못하다 보니 선의의 경제정책들이 오히려 고용시장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에 봉착하기도 했다. 경제는 국민의 체감도가 어느 곳보다 높은 분야다. 여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국정의 근본 추진 동력인 민심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남북 관계나 외교·정치 분야의 화려한 성과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문 정부는 무엇보다 일자리 해결 방안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집권 2년차에서는 규제 완화와 노동개혁에도 방점을 찍기 바란다. 현 정부 들어 기술탈취 금지와 순환출자 금지로 대표되는 재벌개혁 정책을 펴고 대기업의 갑질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이에 맞춰 귀족노조 처리 등 노동계 현안에 대한 개혁 의지를 적극 실천에 옮겨야 한다. 집권 2년차는 정권의 동력이 건재하고 1년간의 적응 기간을 거치며 미래비전도 갖춘 시점이다. 경제정책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출발점이란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기가 괜찮으면 향후 2, 3년이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권고한 것을 새겨들어야 한다.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과 혁신성장의 적기를 놓치는 잘못을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된다.
  •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안경 쓴 공주가 왕자를 구할 때까지

    [허백윤 기자의 남과 如] 안경 쓴 공주가 왕자를 구할 때까지

    올해 다섯 살인 딸의 엄마가 되고부터 아이가 어떤 종류든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을 최대한 늦출 수 있길 바라고 있다. 특히 자신의 능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성별이라는 벽에 잠재력을 잃지 않도록 애쓰고 싶다. 돌이켜 보면 내가 “넌 여자라서 안 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 것이 아닌데도, 기억할 수조차 없이 수많은 새김들이 내 안에 있기에 일부러라도 아이에게 유난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주는 것이었다. 여전히 아이가 접하는 많은 시선에 아빠는 나가서 돈을 벌어 오는 사람이고 엄마는 집안일하며 기다리는 사람이라,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노력도 많아 보였다. 한두 살 때,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만드는 고마운 뽀로로에서부터 은근한 불쾌함을 느꼈지만 아이가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그냥 두었다. 여성 캐릭터인 분홍색 루피는 요리를 즐겨 하며 친구들에게 상냥하게 간식을 만들어 준다. 그러면서도 자주 삐치는데, 특히 새로운 꽃 모양 머리핀을 친구들이 알아봐 주지 않자 하루 종일 잔뜩 골이 난 장면에선 아이의 울음을 각오하고도 TV를 꺼버리고 싶었다. 서너 살 때 즐겨 보던 만화에서는 엄마가 워킹맘으로 등장했지만, 프리랜서인지, 유연근무제 혜택을 받는지 주로 집에서 전화로 일을 했고 일을 하면서도 둘째를 보느라 종종거렸다. 주인공인 첫째 딸에겐 “엄마 일해야 하니까 저리 가 있어”라며 매몰찼다. 그 집 아빠는 가끔씩 큰맘 먹고 어렵게 시간을 내 놀아 주는데 그마저도 일이 생기면 다시 일터로 달려갔다. 가만히 누워 왕자님의 키스를 기다리는 수많은 공주님들의 이야기는 거의 범죄 수준이라 아직 한글을 모르는 아이에게 조금씩 각색을 해 준다. “마녀같이 낯선 사람이 주는 사과는 절대 먹으면 안 돼.” “모르는 남자가 뽀뽀를 하면 안 되는 거야.” 동화인데 뭘 그렇게까지 하냐 싶겠지만 백설공주와 신데렐라가 머릿속 한 공간을 평생 차지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슬기로운 결말을 주고 싶다. 딸이 뽀로로와 에디처럼 호기심 가득하고 모험을 즐기며 창의적이길 바라고, 어려움을 씩씩하게 이겨 내고 오히려 쓰러져 도움을 청하는 왕자를 구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본능인가 싶을 만큼 정작 딸은 공주 인형들의 아름다움이 자신의 것이길 꿈꾸며 분홍색과 레이스 치마에 사족을 못 쓰지만 그것이 꼭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면 된다. 최근 한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큰 화제를 모았다. 곧 한 항공사 승무원들도 안경을 쓰기로 했다. ‘그동안 안경을 안 썼나?’라는 새삼스러움이 많은 이들에게 일종의 충격을 준 것 같았다. 고정관념은 마주할수록 오히려 어색한 것이다. 이제서야 안경 한 짝을 허용한 뉴스도 아직 대부분은 정치, 사회 분야 톱뉴스는 중년의 남성 앵커가 먼저 보도한 뒤 후순위 뉴스들을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 앵커가 전달하고 있지 않나. 둘러보면 중요한 순서대로 남성들의 것인 게 여전히 많고, 여성들은 얼굴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공주들이 안경을 쓰고 바지를 입고 용감하게 왕자를 구해 주는 날이 오기까지 할 일이 많다. baikyoon@seoul.co.kr
  •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성장 약화·기업 부담” 비판 속 “장기적 구조조정 효과” 목소리 “남북 경협이 새 동력” 기대감도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바로 일자리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1년 동안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 2년 연속 3%대 경제성장과 12년 만의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진입 등이 점쳐지고 있지만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자리 문제에서 가장 큰 쟁점은 최저임금 인상(16.4%)이었다. 올 7월부터 대기업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것도 변수다. 일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근로시간 단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업 취업자가 지난해 12월 3만 6000명 이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거나 감소하면서 다양한 논쟁이 현재진행형이다. 한홍열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밝혔듯이 “역사가 오래된 정치적 현안이고, 어떤 분석 결과가 나와도 의견이 갈리게 돼 있다”고 꼬집을 정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부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최저임금 인상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갖는 구조조정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한홍열(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조차 줄 수 없을 정도의 한계 기업이라면 과감히 정리하고 혁신 기업 자원을 더 배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올리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장기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인 소득주도 및 혁신성장 정책도 풍향계다. ‘공정과 상생’의 신(新)경제 패러다임과 혁신 성장을 접목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진전된 경제민주화를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뛰어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상상력을 위한 기폭제가 돼야 한다는 주문과 같은 맥락이다. 조영철(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은 “가계소득이 늘어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면서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쪽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에너지산업 등을 중심으로 남북 경협이 확대될 경우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2000년간 아무도 못 본 ‘평양 신사비’…하루 만에 찾은 조선총독부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2000년간 아무도 못 본 ‘평양 신사비’…하루 만에 찾은 조선총독부

    위당 정인보는 일제강점기인 1935년 1월부터 동아일보에 ‘오천년간 조선의 얼’을 연재했다. 광복 직후인 1946년 서울신문사에서 이를 ‘조선사연구’라는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했는데, 그 서문 격인 ‘부언’(附言)에서 위당은 조선총독부에서 간행한 ‘조선고적도보’와 ‘점제현 신사비’를 보고 “일본학자들의 조선사에 대한 고증이라는 것이 저들의 총독 정책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비판했다.●조선총독부의 낙랑군 유적·유물 조작 정인보가 말한 ‘점제현 신사비’는 1914년 조선총독부의 이마니시 류(今西龍)가 평남 용강군 해운면 운평동 평야지대에서 발견했다는 비석이다. 낙랑군 산하 점제현의 현령이 만든 비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산속도 아닌 평야지대에 2000년 동안 서 있던 신사비를 아무도 못 보았는데 이마니시가 하루 만에 발견했다는 것이다. 후지타 료사쿠(藤田亮策·1892~1960)는 ‘조선고고학연구’(1948년)에서 이마니시는 면장으로부터 ‘고비(古碑)가 하나 있는데 이를 해독(解讀)할 수 있으면 비 아래에 있는 황금을 얻을 수 있다는 설이 내려오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증언을 해 준 면장의 이름도 못 대고 사진도 10살 전후의 동네 아이와 찍었다. 북한은 해방 후 이 화강암의 재질과 조성 연대를 분석한 결과 평안도가 아니라, ‘요하지방의 화강석’과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발굴 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기초에는 시멘트를 썼다”(‘물성 분석을 통하여 본 점제비와 봉니의 진면모’·1995)고 발표했다. 2000년 전에 시멘트를 사용해 세운 희한한 비석이다. 그러나 남한 학계는 이런 숱한 의문은 모른 체하고 무조건 진품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한사군 유적, 유물을 발견했던 ‘신의 손’ 세키노 다다시는 1911년에 황해도 봉산군에서 대방태수 장무이의 묘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세키노는 이왕가(李王家)박물관 소장품 중 봉산군에서 채집됐다는 문자가 새겨진 벽돌 ‘전’(塼)을 ‘우연히’ 발견하고 달려갔다가 기차 안에서 또 ‘우연히’ 철로 연변의 큰 고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①‘태세무 어양 장무이전’(太歲戊 漁陽 張撫夷塼), ②‘대세신(大歲申) 어양 장무이전’ 등의 전돌들을 발견했는데, ①전돌의 무(戊)자는 60갑자에서 무(戊)년을 뜻하고, ②전돌의 신(申)자는 신(申)년을 뜻한다면서 무신년에 만든 무덤이라고 주장했다. 서진(西晉) 무제(武帝)의 연호인 태강(太康) 9년 무신년(288년)에 만든 대방태수 장무이의 무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문성재 박사가 ‘한국고대사와 한·중·일의 역사왜곡’(2018)에서 중국의 황제나 태수는 대부분 외자 이름을 썼고, 특히 ‘오랑캐를 달랜다’는 뜻의 무이(撫夷)라는 두 글자 이름을 쓴 경우는 전무후무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60갑자 중 ‘갑·을·병·정…‘(甲乙丙丁…) 순서인 천간(天干) 10자 중에서 무(戊)자를 취하고, ‘자·축·인·묘…’(子丑寅卯…) 하는 지지(地支) 12자 중 신(申)자를 조합하는 경우도 전무하다는 것이다. 한 문서에 1자가 있고, 다른 문서에 8자가 있는데 이를 조합하니 18이라면서 2018년에 만든 것이라고 해석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일본학계에서도 이 무덤을 둘러싸고 많은 논쟁이 벌어졌지만 정작 남한 학계는 일체의 논쟁 없이 ‘대방군=황해도설’이 ‘정설’이다. 그런데 중국의 ‘후한서’(後漢書)는 주석에 “군국지(郡國志)에는 서안평현과 대방현은 모두 요동군에 속한다”(西安平, 帶方縣, 屬遼東郡)라고 써서 대방군도 고대 요동에 있었다고 말했지 황해도에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다.●답사 전에 낙랑군으로 결정된 토성 1913년 세키노 다다시 등은 평남 대동군 대동면 토성리가 낙랑군을 다스리던 낙랑군 치지(治址)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1913년 9월 이마니시 류 등은 대동강을 건너는 배 위에서 마을 사람으로부터 토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낙랑군 유적임을 직감하고 성공을 예감했다고 말하고 있다. 가 보기도 전에 ‘낙랑군 유적’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니 가는 곳마다 우연히 낙랑군 유적·유물을 발견한 ‘신의 손’을 넘어서는 ‘신통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낙랑태수장’(樂浪太守長)이 새겨진 봉니 등을 발견했다면서 낙랑군 치지라고 우겼지만 후지타 료사쿠가 ‘조선고고학연구’에서 “이 땅을 낙랑군 치지라고 보는 데는 많은 역사학자가 의문을 가졌다”고 말한 것처럼 일본인 학자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곳은 도시락 싸 들고 놀러 갈 장소지 도저히 한나라 5만 7000 대군과 1년 이상 맞서 싸운 자리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키노 다다시도 ‘조선고적도보’의 ‘낙랑군 치지(治址)’에 물음표(?)를 달아 놓았는지도 모른다.●中 요령성서 ‘임둔태수장 봉니’ 발견 일제가 ‘낙랑군=평양설’의 근거로 주장한 것 중에 봉니(封泥)도 있다. 봉니란 공문을 쓴 죽간·목간 등을 끈으로 묶은 후 점토로 봉하고 인장을 찍은 것이다. 일제강점기 갑자기 봉니가 쏟아져 위조설이 팽배했지만 조선총독부 박물관은 150원 등의 거금으로 구입했다. 그런데 북한학자 박진욱은 “해방 전에 봉니가 가장 많이 나왔다는 곳을 300㎡나 발굴하여 보았는데 단 1개의 봉니도 발견되지 않았다”(‘낙랑유적에서 드러난 글자 있는 유물에 대하여’·1995)고 말한 것을 비롯해여러 토성을 다 발굴했지만 단 한 개의 봉니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1997년 중국 요령성(遼寧省) 금서시(錦西市) 연산구(連山區) 여아가(女兒街) 옛 성터에서 ‘임둔태수장’(臨屯太守章) 봉니가 수습되었다. 조작설이 일지 않은 유일한 봉니다. 그간 남한 학계는 임둔군을 함남·강원도 등지라고 주장했는데, 요령성 서쪽에서 임둔태수장 봉니가 발견되자 일제히 침묵으로 외면하고 있다. ●남한 사학계, 北 연구결과 거꾸로 전달 조선총독부의 고고학이라는 것이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그런데 그간 북한과 관계가 단절된 것을 이용해 남한 사학계와 일부 언론이 북한의 연구결과를 180도 거꾸로 뒤집어 발표한 사례가 적지 않다. 조선일보로부터 ‘무서운 아이들’이란 칭찬을 받은 소장 사학자 중 한 명인 안정준은 “일제 시기에 발굴한 낙랑 지역 고분의 수는 70여기에 불과한 반면, 해방 이후 북한에서 발굴한 낙랑 고분의 수는 1900년대 중반까지 무려 3000기에 달한다. 현재 우리가 아는 낙랑군 관련 유적의 대다수는 일제 시기가 아닌 해방 이후에 발굴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역사비평사·2017)라고 말했다. 북한도 마치 ‘낙랑군=평양설’을 주장한다는 식이었다. ‘한겨레 21’의 전 편집장 길윤형은 ‘국뽕 3각연대’라는 칼럼에서 “지금까지 북한 지역에서 진행된 고고학 발굴 결과 평안도와 황해도 일대에 2600여기의 낙랑고분이 확인됩니다. 옛 사서의 기록과 이 성과를 근거로 한국의 고대 사학자들은 대부분 낙랑군의 위치를 평양 인근으로 비정합니다”라면서 북한에서 2600여기의 낙랑군 고분을 발굴한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북한 학자 리순진은 ‘지난 시기 일제 어용사가들과 봉건 사대주의 사가들의 역사 위조 행위로 만들어진 것이 ‘한나라 낙랑군 재평양설’이라면서 “해방 후 우리 고고학자들은 평양 일대에서 일제가 파본 것의 30배인 근 3000기에 달하는 낙랑 무덤을 발굴 정리했다”고 말했다. 리진순은 “이것들은 한식(漢式) 유적 유물이 아니라 고조선 문화의 전통을 계승한 낙랑국의 유적 유물임을 실증해 준다”(‘평양 일대 낙랑무덤에 대한 연구’)는 것이다. 북한은 한나라 행정관청인 낙랑‘군’(郡)이 아니라 ‘삼국사기’ 고구려 대무신왕 조에 나오는 낙랑‘국’(國)의 유적·유물이라고 발표했는데, ‘나라 국(國)’ 자를 ‘고을 군(郡)’ 자로 바꿔 속인 것이다. 지난 정권 시절 간첩 조작 사건이 연상되는 역사조작 사례들인데, 왜 사료 조작까지 해 가면서 조선총독부가 날조한 ‘낙랑군=평양설’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평양서 발견된 ‘中낙랑목간’…메이지 일본식 한자로 기록? 1993년 평양시 정백동에서 이른바 ‘낙랑목간’을 발견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남한 학계는 ‘낙랑=평양설’는 증거라고 환호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 학자들은 이를 낙랑군이 요동에 있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는데, 목간을 구경도 못한 남한 학자들은 평양에서 나왔다는 사실에만 주목해서 ‘낙랑=평양설’의 물증이라고 거꾸로 해석했다. 낙랑목간의 이름은 ‘낙랑군 초원(初元) 4년 현별(縣別) 호구부’로서 낙랑군 산하 각 현의 인구를 적은 것이다. 문성재 박사는 ‘한사군은 중국에 있었다’에서 중국은 산하 현을 표시할 때 속현(屬縣) 등의 용어를 쓰지 ‘현별’(縣別)이라고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별(別)자’는 메이지 시대 일본인들이 쓰던 일본식 한자라는 것이다. 일제가 파묻어 놓고 언젠가 써먹으려고 하다가 그전에 쫓겨 간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 한국 데이터요금 ‘핀란드 70배’라는데…

    한국 데이터요금 ‘핀란드 70배’라는데…

    통신사 “요금 환경 반영 못 해 알뜰폰 등 포함시켜야” 반박도 韓 30유로 이하 데이터양 1GB뿐 저가 이용자 차별 요금 개선 필요우리나라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핀란드의 70배로 세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국내 통신사들은 “무제한 요금제 등 한국의 통신요금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근본적으로는 저가 이용자를 차별하는 기형적 요금 구조를 개선하고 보편요금제 등 가계통신비 인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핀란드 경영컨설팅 업체인 리휠은 최근 유럽연합(EU) 28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41개국 스마트폰 요금제 등을 비교한 ‘2018년 상반기 4세대(4G) 가격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의 데이터 1GB당 가격이 13.9유로(약 1만 7906원)로 두 번째로 비싸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무료통화를 1000분 이상 제공하는 4G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 등이다. 가장 비싼 1위 국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캐나다가 9.6유로로 3위, 미국이 7유로로 5위였다. 핀란드는 한국의 70분의1 수준인 0.2유로(258원)로 가장 저렴했다. EU 국가 평균은 2.3유로, OECD 회원국 평균은 2.9유로였다. 한국은 30유로(3만 8646원) 이하 요금제로 쓸 수 있는 데이터 분량에서도 1GB로, 41개국 중 39위에 그쳤다. 핀란드·덴마크·네덜란드 등 10개국은 무제한, 영국·프랑스·이스라엘 등 6개국은 100GB 이상이었다. 국내 통신업체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25% 요금할인, 인터넷 결합할인 등 한국의 통신 요금 환경을 외면한 조사”라고 반박했다. 오는 11일 규제개혁위원회의 보편요금제 법안 추가 심의를 앞둔 터라 더욱 예민한 모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리휠은 1000분 이상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했지만, 국내는 음성통화가 무제한 제공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보편화돼 있어 데이터당 가격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도 “알뜰폰 요금 또한 빠졌다”면서 “CJ헬로모바일의 보편요금 10GB 요금제는 월 1만 9000원에 10GB를 준다”고 환기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리휠 주장대로 1GB당 요금 1만 7000원대,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 4.5GB로 따지면 월 7만 7000원이 나오는데 이는 국내 통신사들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6만 5000원대)를 쓰고도 남는 액수”라고 거들었다. 데이터 제공량 기준으로 해외 주요국 평균 요금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반론이다. 그러나 저가·고가 요금제 간 데이터 차이 등 이용자 차별은 한국이 사실상 가장 심하다. 통신 3사의 데이터 최저요금제는 300MB밖에 제공하지 않는 데다 주요 혜택은 고가요금제에만 집중돼 있다. 저가요금제 사용 고객이 고가요금제 고객을 떠받쳐 주는 구조인 셈이다. 예컨대 한 통신사의 54.8요금제(5만 4890원)는 1GB당 약 9000원이지만 65.8요금제(6만 5890원)는 915원으로 요금이 급격히 떨어진다. 정부는 월 2만원대에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통신요금 원가 공개가 LTE 요금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 883건···헌재 결정만 기다려

    양심적 병역거부 재판 883건···헌재 결정만 기다려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해 재판에 넘겨진 ‘양심적 병역 거부’ 사건이 883건에 이른다.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심판 판단을 미루면서 이들에 대한 재판도 늦춰지고 있다.6일 한 종교단체에 따르면 3월말 기준 병역 거부로 재판에 계류 중인 사건은 883건에 이른다. 대법원에 187건, 2심에 226건, 1심은 470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종교단체 관계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종교적 이유의 병역 거부 사건까지 합하면 900건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한국일보가 전했다. 특히 ‘하급심의 반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법원은 2004년 7월 전원합의체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를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법원 판례와 다른 1, 2심 판결이 속출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무죄 판결은 총 13건으로 1년에 한 번 꼴이었는데, 지난해만 45건, 올해는 현재까지 21건의 무죄 판결이 나온 상태다. 헌재의 결정이 임박했다는 보는 법원이 관련 재판을 미루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병역법 88조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는 경우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정당한 사유’에 헌법상 양심의 자유가 포함되느냐다.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재 결정 직후인 2011년 6월 “국회가 대체복무제도를 입법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입법부작위 위헌확인 청구를 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맡은 판사가 직접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기도 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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