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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에 띄네] MBC드라마 ‘환상의’출연 한예슬

    [눈에 띄네] MBC드라마 ‘환상의’출연 한예슬

    “꼬라지 하곤…. 맘에 안들어.” 주위에 보이는 것마다 무시하며 독설을 퍼붓는 오만방자한 귀부인이 등장했다.MBC 주말드라마 ‘환상의 커플’(연출 김상호, 극본 홍정은·홍미란, 제작 그룹에이트)의 주인공 ‘안나 조’역의 한예슬은 한눈에도 때려주고 싶을 만큼 얄미운 뻔뻔녀다. 평소 도시적인 이미지로 주가를 올렸던 그가 시놉시스를 보고 제작진에 적극 요청해 배역을 따냈단다. 그래서인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럭셔리한 명품으로 휘감고, 반말을 툭툭 던지는 안하무인 재미교포 재벌딸 캐릭터가 제법 어울린다. 유학파답게 영어도 유창하다. 남편 빌리박(김성민 분)이 있는 한국으로 날아온 그는 첫날부터 차사고를 내면서 절대로 만날 것 같지 않은 무대포 수리공 장철수(오지호 분)를 만난다. 이들의 악연은 각각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는 고양이와 개처럼 으르렁거리다가 결국 안나 조가 초호화 요트를 타던 중 물에 빠져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엉뚱하게 꼬인다. 한예슬은 “절대 귀엽고 사랑스러운 ‘안나 조’가 아닌, 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소리가 하이톤이라서 쉬는 동안 ‘창’까지 배웠다는 그의 연기가 기대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60~70년대 ‘국민가수’로 명성 오기택 씨

    아빠가 있다. 늘 곁에서 든든하게 지켜준다. 하지만 어느새 멀어지기 시작했다.1997년 외환위기(IMF)때였다. 고개 숙인 아빠들이 늘어났다. 며칠동안 방황하다 힘없이 돌아오는 아빠들이 많았다. 이무렵 생겨난 동요가 새삼 생각난다. ‘딩동댕 초인종 소리에 얼른 문을 열었더니/그토록 기다리던 아빠가 문 앞에 서 계셨죠/너무나 반가워 웃으며 아빠 하고 불렀는데∼/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시계바늘을 40년 전으로 돌린다.6·25전쟁의 후유증, 배고픔과 가난으로 아빠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자식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무지를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꾹꾹 참고 견뎠다. 한(恨)도 그리 많아 두다리 쭉 펴고 잠을 제대로 자본 날이 얼마였을까. 그런 1966년에, 노래 하나가 툭 튀어 나왔다. ‘이 세상의 부모마음 다같은 마음/아들 딸이 잘 되라고 행복 하라고/마음으로 빌어주는 박영감인데/노랭이라 비웃으며 욕하지 마라/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인생’ 이 노래는 당시 아빠의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전국적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른바 국민가요로 애창됐다. 이심전심, 세월이 지난 IMF때에도 자주 불렸다. 지금도 회갑잔치나 40대 이상의 남성들이 거나하게 술한잔 마시면 단골로 나오는 노래 메뉴 중 하나다. ●해남서 내년부터 ‘오기택 가요제´ 개최 특유의 저음 가수 오기택(64). 분명 한 시대를 풍미했다. 지난 63년이었다. 밤깊은 서울 마포에서 바라본 영등포는 불빛만 아련했다. 은방울자매가 부른 ‘마포종점’의 가사 중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처럼 영등포는 먼 곳이었다. 또 있다. 오죽하면 ‘진등포’였을까. 사람마다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늘 땅이 젖어 있었다. 이럴 때 스무살의 젊은 청년 오씨가 불현듯 나타나 ‘영등포의 밤’을 구성지게 불렀다.‘궂은 비 하염없이 쏟아지는 영등포의 밤/내가슴에 안겨오는 사랑의 물결∼/아 영원히 잊지 못할 영등포의 밤이여’ 한자락 쫙 깔린 바리톤 목소리로 가슴을 후벼 팠다. 당시 영등포 사람들은 거의 ‘애국가’처럼 불렀다. 고단한 민초의 삶을 토해냈고 미래의 꿈과 사랑을 위한 이중주였으니….3년 뒤에는 남궁원·엄앵란 주연으로 같은 제목의 영화가 나왔고 노래를 부른 오씨까지 출연하면서 ‘영등포의 밤’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뿐만 아니다. 오씨는 66년도에만 ‘아빠의 청춘’에 이어 ‘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마도로스 박’을 연이어 불러 히트치면서 단숨에 국민가수로 떠올랐다.‘구름도 울고 넘는 저 산아래∼’로 시작되는 ‘고향무정’은 타향살이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진한 향수의 리얼리즘으로 다가갔다. 지금도 명절때 가족끼리 만나면 즐겨 부른다. 또 명사들을 만나 18번이 뭐냐고 물으면 ‘고향무정’을 꼽는 사람이 많다. ‘충청도 아줌마’ 역시 지금의 40대 이상에겐 한두 소절의 가사를 중얼거릴 정도로 친숙해져 있다.‘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두번에 걸쳐 10대가수상을 받은 오씨는 그렇게 60∼70년대를 풍미했다. 일본까지 원정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가 녹음한 노래만 무려 1000곡이 넘는다. 지금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모든 부와 영예, 인기를 뒤로 하고 외롭게 혼자 재활치료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노래말처럼 ‘아련한 불빛’과 ‘쓸쓸한 여의도 비행장’을 생각하며 회한에 빠져 있다. 이런 그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 두가지가 날아들었다. 첫번째는 전남 해남군에서 내년 10월부터 ‘오기택 가요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충청도 아줌마’의 노래비가 곧 세워진다는 것. ●바다낚시 갔다 뇌출혈로 죽을 고비 오씨를 만나기 위해 아파트 문을 노크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한손으로 벽을 기대며 애써 맞이한다. 오씨는 10년전 6시간의 뇌수술을 받고 깨어나 언어장애와 왼쪽 팔·다리 마비증상이라는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러니까 1996년 12월30일이었다. 낚시광인 그는 제주 추자도로 혼자 낚시를 떠났다.10일간 낚시할 수 있는 야영 준비물을 챙기고 도착한 곳은 상(上)추자의 ‘염섬’이라는 무인도. 이날 오후 50㎝ 크기의 감성돔 3마리를 기분좋게 낚고 상추자 주민들과 새해 첫날을 맞이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내일은 폭풍주의보라는 라디오 뉴스가 흘러나왔다.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오기로 돼 있던 배는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그 이튿날에도 배는 오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없어 연락할 방법조차 없었다. 1월2일 아침. 폭풍주의보가 해제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배가 곧 오겠지 하며 다시 짐을 꾸렸다. 이때였다. 갑자기 어지러움 증세와 함께 왼쪽 팔·다리의 힘이 쭉 빠지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운이 없게도 바다쪽으로 경사진 낭떠러지 바로 앞이었다. 게다가 솔잎이 바닥에 널려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미끄러져 바다에 떨어질 판이었다. 겨우 오른손을 뻗어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를 잡았다. 설상가상, 팔에 힘이 점점 빠졌다. 바지의 허리띠를 겨우 풀어 오른손을 소나무에다 칭칭 감았다. 캄캄한 밤이 됐다. 배가 고프면 솔잎으로 허기를 채웠다. 입술이 덜덜 떨릴 정도로 진눈깨비의 추위까지 엄습했다. 아무 노래나 마구 불러댔다. 부처님과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몸 전체가 꽁꽁 얼었다. 낚싯배가 온 것은 1월3일 오전 10시였다.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극적으로 구출된 오씨는 제주경찰청 헬기로 긴급 후송돼 제주 한라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4일 오후에는 대한항공편으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다. “뇌출혈이지요. 평소 혈압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했습니다. 해병대에서 고된 훈련을 받았기에 24시간을 버텼다고 생각합니다.” 오씨는 손목의 흉터를 보여준다. 당시 소나무에 감겨진 자국이다. 침이란 침은 다 맞아보고 약이란 약은 다 써봤다고 했다. 독자로 태어나 세살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마저 일찍 작고해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동안 재활치료하느라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혼을 안 한 후회도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향인 해남에서 먹을 것을 조금씩 보내주는 훈훈한 인정이있었다. 치료비는 잘나가던 시절 벌어놓은 것으로 충당했다. ●날마다 헬스클럽서 걷는 연습 평소 운동으로 단련된 체력과 강한 의지로 언어장애는 약간 극복했지만 노래 부를 정도는 아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하루에 한번 동네 헬스클럽에 가서 힘겹게 걷는 연습을 하며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 매년 그랬듯이 올겨울에도 쑤셔오는 몸 때문에 태국에 가서 요양할 예정이다. “그때 ‘영등포의 밤’을 불러 영등포 지역의 땅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노래요? 어릴 때부터 잘한다고 했지요. 고복수 선생님이 운영하는 동아예술학원에 들어가면서 가수가 됐습니다.” 오씨에겐 두가지 이력서가 있다. 가수와 골프.80년부터 시작한 골프실력은 88년 제5회 광주CC 챔피언 등 각종 아마추어대회에서 10여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다.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특유의 성미 덕분이다. 나이가 비록 60대 중반이지만 가수로서의 재기의욕도 그만큼 강하다. 노래가 좋아 결혼도 못했다는 그는 잠시 창너머 한강쪽을 바라본다.“정말 아까운 노래들이 많아요. 생전에 팬들에게 보답하는 기회가 꼭 한번 왔으면 좋겠네요.” ■ 오기택이 걸어 온 길 ▲1943년 해남 출생 ▲59년 서울 성동공고 졸업 ▲62년 동아예술학원 2년 수료 ▲61년 제 1회 KBS 주최 직장인 콩쿠르대회 1등입상 ▲63년 ‘영등포의 밤’‘가버린 영아’로 데뷔 ▲65년 해병대 만기제대 ▲67년 제2회 부산문화방송 10대 가수상 수상 ▲75년 한국연예인협회 이사 ▲79년 동협회 가수분과위원장 ▲86∼91년 일간스포츠 초청 연예인 자선골프대회 연속 우승 ▲90년 싱가포르 렉스오픈 아마추어 1위 ▲97년 1월 추자도 인근 무인도에서 낚시 도중 뇌출혈로 쓰러짐 ▲2006년 반야월 가수예술공로상 수상 # 주요 히트곡 ‘아빠의 청춘’‘영등포의 밤’‘고향무정’‘충청도 아줌마’‘찾아온 고향’‘비내리는 판문점’ 등. 현재까지 1000여곡 발표 km@seoul.co.kr
  • 핵실험 여전히 ‘미궁’

    핵실험 여전히 ‘미궁’

    논란에 휩싸인 북한 핵실험 실시 여부의 확실한 증거가 될 방사능 물질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출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방사능을 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지게 돼 북한 핵실험 진위 판단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부는 12일 현재까지 북한 핵실험 발표 이후 핵폭발 과정에서 누출되는 방사성 오염 물질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문기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은 “전국 26곳에 있는 무인방사선 자동감시망의 감시 주기를 15분에서 2분 단위로 줄이는 등 비상 감시체제로 대기 중 방사능 검출 작업을 벌였지만, 우리나라 전역에서 방사능 오염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핵실험 이후 주로 나타나는 방사성 물질인 지르코늄과 루테늄, 세슘, 세리윰 등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이 국장은 설명했다. 과기부는 또 방사능 물질이 동해 해류를 타고 흘러올 가능성과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춘천 지역에 내린 빗물에 섞일 가능성에 대비해 정밀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검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또 지하수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과 관련, 지하수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백두대간을 따라 남한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과기부는 현재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제로 실시했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핵분열때 발생하는 제논(Xenon:크세논)을 검출하는 것이 핵실험 여부 판단에 보다 확실할 것으로 보고 탐지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지난 11일 오후 스웨덴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긴급 공수된 ‘제논 탐지기’를 강원도 최북단 지역에 설치해 방사능 탐지 작업을 극비리에 벌이고 있지만, 아직 관측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논 기체는 통상 대기 중에 존재하는 기간이 수일 정도로 짧아 빠른 시간 내에 채집하지 못하면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북한의 지하 핵실험 어떻게 한 걸까?

    북한의 지하 핵실험 어떻게 한 걸까?

    북한 핵실험 충격이 한반도를 포함한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일부에서는 지진파의 강도와 방사능 유무 등을 이유로 ‘핵실험을 하긴 한거야?’,‘제대로 하긴 했나?’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위장 실험극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핵실험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특히 북한이 실시한 땅속 핵실험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걸까. # 핵실험의 종류 핵실험은 핵무기의 위력을 알아 보기 위해 소량의 핵분열 물질을 미리 터뜨려 보는 것이다. 땅위, 땅속, 물속, 공중에서의 핵실험, 컴퓨터를 이용한 모의실험 등이 있다. 땅위에서 진행되는 핵실험은 냉전시기에 미국과 옛 소련이 많이 이용했던 방법이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대기권을 오염시키는 등 부작용 때문에 1960년대 이후 중단됐다. 물속 핵실험은 주로 공해(公海) 상에서 이뤄지는데 해양 생태계를 심하게 망가뜨리게 된다. 반면 땅속 핵실험은 인접한 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고 은밀히 실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도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심이 얕아 해일 발생으로 인한 외교적 마찰 등의 우려 때문에 물속 핵실험 대신 땅속 핵실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땅속 핵실험은 인공지진을 일으켜 인근 지층의 변화와 지반 균열, 함몰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1970년 미국 네바다주에서 실시된 1메가t급 수소폭탄 실험때 인근 라스베이거스에 지진이 발생해 건물에 금이 가고 창문이 깨졌다. 때문에 지금까지 핵 보유국들의 핵실험은 주로 사막에서 진행됐다. # 땅속 핵실험은 어떻게 땅속 핵실험은 마치 석유를 시추하듯 진행된다. 땅 속 깊숙이 지름 1∼3m의 갱도를 판 뒤 맨 밑바닥에 핵폭탄을 넣는다. 이후 폭발하면 갱도가 붕괴되면서 자연스레 입구를 막게 된다. 방사성 물질은 땅 속에 묻힌다. 통상 수직 갱도는 200m에서 최대 1㎞ 이상 판다. 갱도 내부는 시멘트와 석고, 철판으로 둘러치고, 핵실험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200m 외곽에 관측소를 설치한다. 통상 핵폭탄은 직경 1m 안팎, 길이 20m 정도의 크기로 만든다. 핵폭탄 주위에는 방사능 측정 기구 등 각종 장비가 설치돼 있다. 폭발 순간을 촬영하기 위해 100만분의 1초까지 찍을 수 있는 X선 고속촬영기도 설치된다. 고속촬영기는 핵폭발 직후 찰나의 순간을 찍고 바로 파괴된다. 폭발 영상은 수백m 이상 떨어진 무인관측소를 거쳐 지진계, 방사선 측정기 등 다른 계측 장비가 보내온 정보와 함께 연구소로 전해진다. 실험 직후에는 지진이 발생한다. 이 지진파는 자연적인 지진과 구별되기 때문에 전문장비를 동원하면 수백㎞ 밖에서도 핵실험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 새로운 방식의 핵실험 최근엔 한층 업그레이드된 핵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핵실험 자료들이 축적되고 고성능 컴퓨터가 나오면서 실제 폭발 없이 시뮬레이션만으로 핵실험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미국과 프랑스 등은 기폭장치의 활성화에서 핵분열 연쇄반응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도와 압력의 변화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최근 핵 보유국들이 매진하고 있는 실험은 보유 핵무기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계전핵실험’이다. 만든지 오래된 핵탄두에 실린 기폭장치와 핵 물질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핵폭발 직전 단계까지 충격을 줘 플루토늄과 폭약의 성능과 신뢰도, 안전성 등을 확인한다. # 핵실험 탐지 방법 사전에 핵실험 징후를 탐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실험이 끝난 뒤에는 포착하기 쉽다. 탐지 방법은 크게 지진파, 위성, 정찰기 등으로 나뉜다. 이번 북한 핵실험 사태에서 보듯 지진파 탐지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다. 지하 1㎞에서 핵실험이 이뤄질 경우 리히터규모 3.8∼4.5 정도의 지진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핵실험 장소가 관측소에서 수백㎞ 이상 떨어져도 1∼2시간 정도면 핵실험 여부가 확인된다. 이밖에 군사 위성이나 정찰기 등을 이용해 지하 핵실험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가스 성분을 탐지해 핵실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 핵실험 파장] 북핵 충격이 낳은 궁금증 Q&A

    “우리는 이제 어떤 세상에 살게 되는 건지….” 북한의 핵실험 사태가 가져올 군사적 파장이 관심사로 대두했다.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문답형식으로 알아본다. Q 핵 앞에서 재래식 무기는 무용지물인가? A “적이 핵을 보유할 경우 아군 재래식무기의 위력은 ‘0’으로 전락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핵의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말이다. 하지만 수준이 급성장한 첨단무기로 핵무기 시스템을 사전 제압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정부 군사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재래식’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무기 수준이 첨단화됐다는 것이다. 각종 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E-X), 고고도 및 중고도 무인정찰기(UAV) 등으로 북한군의 동향을 사전 포착한 뒤 F15전투기, 스텔스기 같은 가공할 무기로 적의 핵기지와 지휘부를 사전에 괴멸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하 핵실험과 달리 미사일 발사나 항공기를 통한 핵공격 징후는 바로 포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아무리 첨단무기라도 핵기지를 100% 제압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상존하다. 특히 북이 만일 폭발 규모 1kt(TNT 1000t급 폭발력) 이하의 소형 핵탄두를 개발해 휴전선에 산재한 야포 등에 배치한다면 선제 제압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수천개의 대포 중 단 몇 발만 발사에 성공해도 수도권은 쑥대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개발할 기술이 안 된다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미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티타늄과 같은 가벼운 신소재 개발로 과거에 비해 소형화가 쉬워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Q 북한은 남한에 핵을 쏠까? A 만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보다는 남한이 우선적인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국과는 직접 맞붙을 기술이 안 되고 거리도 먼 반면, 인접한 남한에 대해서는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핵배낭이나 방사능물질 살포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핵은 ‘너 죽고 나 죽고’식의 마지막 자위수단이라는 점에서 북의 선제 핵 도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이후 수많은 격랑을 거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한번도 핵무기 사용이 없었다는 점이 예시된다. 미국으로부터 직접 공격을 받아 생존이 경각에 달린 경우가 아니라면 자멸을 수반하는 핵도발을 감행할 리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자체 정변으로 핵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을 때가 사실은 더 위험하다. 옛 소련 붕괴시 서방 국가들이 우발적인 핵 사용을 가장 우려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Q 남한도 핵을 가질 수 있을까? A 북 핵실험 사태 후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반대할 게 뻔하고, 우리한테도 득이 될 게 없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한한테마저 핵을 허용할 경우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핵 확산을 통제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에 결코 허용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남한으로서도 미국의 첨단 핵우산 아래에 있는 게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지적이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깔깔깔]

    ●입이 무거운 사람들 어느날 입이 무거운 사나이 세 명이 유람선을 타고 가다가 폭풍을 만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었다.“참 조용한 섬이군요.”그렇게 1년이 지나 다른 한 사나이가 입을 열었다 “당신 말처럼 이 섬은 참 조용하군요.” 그리고 또 1년이 지나 마지막 한 사나이가 말했다. “당신들! 정말 그렇게 떠들면 나 혼자 이 섬에서 떠나겠어!”●삽입과 수정사이 막 사춘기를 맞이한 맹구가 컴퓨터학원에서 키보드에 대해 배우고 있었다.“자! 여러분 삽입키를 한번 더 누르면 수정이 됩니다.” 딴 짓을 하던 맹구가 갑자기 손을 번쩍 들었다.“선생님! 설명이 좀 부족한 것 같은데요.” “뭐가 부족하지요?” 그랬더니 맹구의 말,“삽입 다음에 사정을 해야만 수정이 되는 거 아닌가요?”
  • 공무원 ‘국감자료 버티기’ 논란

    공무원 ‘국감자료 버티기’ 논란

    해마다 국회의 국정감사 기간이 다가오면 의원회관 주변에선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진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정부의 정책 실패, 예산 낭비 사례를 캐내 ‘한건’ 터트리려는 반면, 해당 부처 공무원들은 머리를 짜내 자료를 빼돌리고 숨기는 숨바꼭질이 비일비재해서다.17대 국회의 3번째 국정감사를 앞두고선 그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아우성이다. 국무조정실이 올 3월에 작성해 전 부처에 배포한 ‘국정감사 수감 매뉴얼’의 ‘위력’ 덕에 공무원의 ‘버티기’가 한계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정부가 식물국회 만드냐”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8일 휴일도 반납하고 11일부터 시작될 국감 준비에 여념이 없는 10년차의 한 보좌관은 “정부가 식물국회를 만들려고 작정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무엇보다 올해는 ‘부처 먼저 발표’가 새로운 국감 유형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인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지하철 노선별 범죄 건수 등의 자료를 요청했더니 해당 부처가 먼저 보도자료로 내버리더라.”고 허탈해했다. 재정경제위원회의 한 보좌관도 “선수를 쳐서 윗선의 질책을 면해 보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약점 잡힐 것 같은 쟁점에 대한 질의서를 보내주는 기현상도 있다고 한다. 복지위 소속의 한 보좌관은 “그만 괴롭히라는 과잉 친절 아니겠느냐.”며 힘없이 반문했다. ●고의 누락, 무성의, 피해가기 행정자치부나 교육부처럼 지역별로 산하 피감기관이 있는 상임위의 공무원은 버티기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교육위원회 소속인 한 여당 의원의 보좌관은 “전국적인 자료를 요구하면 일부러 특정 시·도의 자료는 빼고 답변서를 보내더라.”면서 “전체적인 통계를 못내 신뢰도가 떨어지도록 하는 것이 자명한 일 아니냐.”고 푸념했다. 독립적인 산하기관이 많은 문화관광위 의원들은 더욱 골머리를 앓는다. 한 보좌관은 “방송위원회나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 같은 독립기관 실무자들은 ‘우리는 공무원이 아니다.’며 되레 고압적”이라고 이중고를 털어놨다. 행자위원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 보좌관은 “행자부에 ‘50㏄ 이하 오토바이 사고통계’를 요구했더니 기존에 작성된 자료 형태가 아니라며 제출을 거부했다.”면서 “국감 자료도 공무원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걸핏하면 ‘검찰 수사 중’을 들먹이는 태도도 문제다. 정무위원회 소속의 한나라당 의원은 국무조정실에 ‘사행성게임장 간담회 회의록 사본’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는데 그의 보좌관은 “사무관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윗선 결재과정에서 누락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공포의 ‘이해찬 매뉴얼’ 공무원의 버티기가 강화된 이유는 ‘국감수감 매뉴얼’ 때문이라고 의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매뉴얼은 ‘고압적인’ 답변 태도로 물의를 빚었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 시절에 작성된 정부 내부 지침을 토대로 한다.50쪽 분량으로 ▲국감 개요 ▲사전 준비 ▲수감 ▲후속관리 등 네 단계로 치밀하게 분류돼 있다. 매뉴얼에는 국감기관이 차관 주재로 수시로 실·국장 회의를 개최해 자료 제출 여부와 수위를 점검토록 하고, 국회 요구 자료는 ▲단순제출 ▲협의필요 ▲설명필요 등 3가지로 구분했다. 한 보좌관은 “국회가 행정부를 상대로 하는 유일한 무기는 자료 요구권인데 이 매뉴얼은 조직적인 국감 무력화 행위”라면서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2항의 검증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회에 설명이 필요한 자료의 경우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이후 바로 언론 브리핑을 실시한다.”는 규정에 대해서는 “민감한 자료는 언론에 미리 발표해 김을 빼겠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전광삼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seoul.co.kr ■ “의원님들 참 너무하십니다” 행정자치부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5년치의 ‘감사원 및 국정감사, 자체감사 지적사항 및 처리사항’자료는 언제든 요구만 있으면 내밀 수 있도록 갖추어 둔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원에 따라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기도교육청에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건강 문제로 휴학하거나 자퇴한 학생을 병명까지 명기해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은 한 줄에 불과했지만, 도내 모든 중·고교가 이 자료를 만드느라 벌집을 쑤신 듯했다. 중앙인사위원회에는 ‘3급 이상 소속 공무원의 이메일 주소’,‘중앙인사위 실국별 업무분장’ 등의 자료 요구도 있었다. 인사위 홈페이지만 열어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중앙인사위에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국회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도 적지 않았다. 노동부 업무인 비정규직 현황자료나 기획예산처가 담당하는 정부산하기관장 현황자료 등이 그것이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을 가리지 않고 지나친 국감자료 요구에 “의원님들, 정말 너무 합니다!”라는 하소연이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국회가 행자부에 요청한 국감자료는 추석 연휴 이전인 지난 4일까지 모두 1550여건에 이른다. 국감이 시작되는 11일까지는 16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300여건보다 20% 가량 증가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민단체 등이 의원들 개개인에 대한 국정감사 활동을 평가하기 시작하면서 의원별로 정보공유나 업무협력이 더 안되는 것 같다.”면서 “각 의원실이 같은 사안을 중복요청하는 문제점만 보완해도 국감자료 요청건수를 400∼500건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상임위 차원에서 의원들의 주요 질의사안이나 관심분야를 나누면 중복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실에 대한 자료 요구도 지난해 1500건에서 2200건으로 크게 늘었다. 용산공원을 놓고 서울시와의 시각차가 적지 않고, 방송통신융합문제 등 고유 현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에 대한 자료요구가 많아 총리실이 거꾸로 소관부처인 문화관광부에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비슷한 자료를 중복 요청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특정 의원실 내에서도 업무담당자가 바뀌면 이미 요구했던 자료를 재차 요구하거나, 요구자료의 내용이 바뀌기도 한다.”면서 “자료를 요청받거나 제출할 때마다 결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행정력 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국감자료가 충실하지 못하다고 불만이 많다. 한나라당 등 야4당은 지난달 말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특별한 이유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며 자료제출을 거부한 부처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감자료 거부는 솜방망이 처벌탓?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정부의 ‘국감 견제’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자료 요구를 거부해도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주무 장관이 국가 기밀 등을 이유로 소명하면 해당 공무원은 국회 증언이나 자료 제출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명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지만,‘국회 본회의나 위원회가 고발해야’ 처벌이 가능해 실효성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같은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등은 “국회가 국감을 기피한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해도, 관대한 처분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국감 직후 국회는 24명의 증인을 검찰에 고발했으나,12명이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듬해 17대 국회 첫 국감에서도 출석 거부나 대리 출석 사례는 60건이었으나, 검찰 고발은 10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벌금형은 3건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한 야당 의원의 보좌관은 “현재로선 공무원이 자료 제출을 지연·거부하면 상임위 차원에서 해당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거나, 보좌관들이 해당 부처에 몰려가 시위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털어놨다. 국회 통일외무통상위 소속 한나라당 보좌관들은 ‘국감 공동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집단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재정경제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은 “정부가 각종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상시적으로 국회와 공유하는 게 최선”이라면서 “대외비 자료는 등급을 정해 목록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이천경찰서에 무인경비시스템

    경찰서에 처음으로 무인경비시스템이 설치됐다. 이에 따라 청사를 지키던 근무자도 불필요하게 됐다. 경기도 이천경찰서는 현관 등 청사 출입문 4곳에 보안카드를 설치하고 무인경비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이천경찰서는 업무시간외인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무인경비시스템을 가동 중이며, 현관에는 민원인을 위한 안내 도어폰을 설치해 밤시간대에 형사과나 수사과 당직자와 통화하면 당직자가 현관문을 개폐토록 했다. 경찰서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은 이번이 처음으로 근무인력 절감은 물론 야간 경비에 더욱 철저를 기하게 됐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길섶에서] 실미도/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영종도에서 서남쪽으로 1㎞가량 떨어진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는 애절한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룬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장이 있다. 이곳에서 바다 쪽으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의미에서 애절한 사연을 지닌 실미도가 코앞에 보인다. 무인도인 이 섬은 하루에 두번 바다가 길을 열어주어야만 걸어서 갈 수 있다. 누군가가 이곳에 돌 징검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수월하게 건널 수 있도록 했다. 영화 ‘실미도’가 뜬 뒤 작고 볼품없는 이 섬을 찾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많은 얘기가 시나리오처럼 오갔다. 죽은 특수대원들은 죄수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었다라는 등등. 영화 내용을 둘러싼 진위 공방은 30여년이 지난 세월만큼이나 덧없는 듯하다. 단지 분명한 것은 특수대원, 기간병 모두 음산한 국가권력의 희생자였다는 점이다. 최근 실미도를 찾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한다. 이게 정상이다. 영화 한편 찍었다고 해서 관광지로 발전되어서는 안 된다. 실미도는 ‘슬픈’ 섬이다. 지난날과 같이 파도와 갈매기를 벗하는 것이 실미도답다. 김학준 지방자치부 차장 kimhj@seoul.co.kr
  • [데스크시각] “선생님,구속할까요.”/손성진 사회부장

    “선생님, 정 그러시면 구속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지방의 한 검찰청. 무고 혐의로 조사를 받던 어떤 사람에게 검사가 이렇게 윽박질렀다.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고 말았다. 검찰 요구대로 진술해서 일단 구속은 면한 다음에 법원에서 따져보자고 이 겁많은 사람은 생각했다. 평소 법을 어긴 일이 없었던 이 사람은 2심에 가서야 결백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 명예 회복의 대가로 그에게 돌아온 것은 2000만원이 넘는 소송 비용과 그보다 더한 정신적 피해였다. 시대가 변했듯, 검찰의 수사방식도 지난 20여년 동안 구태를 많이 벗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구시대적 관행은 여전하다. 고문과 가혹행위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억압적인 분위기와 안하무인격 태도, 강압적 조사 방식은 독재권위시대의 유물처럼 남아 있다. 가장 만연해 있는 게 ‘구속시켜버리겠다.’는 언어폭력적 조사 수단이다. 의도적이든 무심코 한 말이든 구속이라는 한마디에 소시민들은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신체 고문만이 고문이 아니다. 고압적인 태도에 정신적인 고문을 당한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다시는 가지 말아야 할 검찰청’이다. 왜 구속을 그토록 두려워할까. 일제와 장기독재시대를 경험한 우리들은 구속을 곧 자유를 박탈당한 것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속이라는 단어에서 고문이나 비인간적인 대우 같은 말들을 떠올린다. 개선됐다지만 실제로 구속된 다음부터 인권을 무시당하는 여러가지가 기다리고 있다. 교도관에게서 험악한 말을 듣는 것은 다반사고 포승줄과 수갑이 채워진 채 몇시간 동안 조사를 받거나 조사를 받으려고 대기해야 한다. 구속되는 순간 인권은 파묻힌다. 이런 구속의 의미를 아는 우리는 어떻게 해서라도 자유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말 그대로 구속은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재앙’이다. 최근 한 부장판사도 검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영장 청구를 위협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검사나 수사관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구속시키겠다.’라는 말이 주는 공포심이다. 그말을 듣고 검사의 요구에 순순히 따르지 않을 강심장은 드물다. 언어적 가혹행위인 것이다. 구속은 남발돼 왔다. 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게 구속이었다. 법원은 기계적으로 영장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정 억울하다면 보석이나 적부심이나 집행유예로 풀어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왔다. 돈을 얼마를 들여서라도 구속을 면하려 하기에 영장의 남발은 변호사들을 살찌웠다. 이런 이유에서 영장 발부를 신중히 하고 불구속 재판을 강조하는 법원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법조비리로 법정에 섰던 검사 출신 피고인들에게 쓴웃음을 짓게 한 일이 있었다. 검사에게 강압과 회유를 당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인 변호사는 검사가 구속영장을 다 작성해놓았다고 말해 어쩔 수 없이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검사 시절 그런 식으로 수사를 했을 개연성이 있는 그들 스스로 검사의 수사 태도를 비난한 것은 우스꽝스럽다. 검사들은 구속시키겠다는 식의 수사방법을 쓰지 않고는 피의자들을 다룰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무조건 잡아떼는 것은 보통이고 검사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간 큰 피의자들도 심심찮게 있다.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검사의 권위는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강압적인 수단으로 지키는 권위는 독재시대에 총칼로 지킨 권위와 다를 게 없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수단으로 지키는 검사의 권위가 진정한 권위다. 그런 점에서 공판중심주의는 우리 사법 체계의 희망이다.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가 기대되는 이유는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동등한 입장이 되는 민주성 때문이다. 선진 기준에 맞는 수사와 재판 방식이 우리 가까이 온다면 구속시키겠다는 말을 검사실에서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듯하다. 손성진 사회부장 sonsj@seoul.co.kr
  • [2007년 예산안] 소외아동 월6만원 자립비 적립

    [2007년 예산안] 소외아동 월6만원 자립비 적립

    27일 확정된 내년 예산안 가운데 이색사업들을 간추린다. ●소외아동 자립자금 지원 시설보호아동과 가정위탁아동·소년소녀가장 등 국가 보호가 필요한 아동 3만 7000명에게 계좌를 개설, 매월 6만원씩 적립해 만 18세 이후 자립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3만원은 국가에서, 나머지 3만원은 아동이 보호자나 민간후원금을 활용해 적립토록 한다. 내년 하반기 금융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며 33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비정규직 근로자능력개발카드 능력개발카드를 받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노동부장관이 인정한 훈련기관에서 수강하면 비용을 정부가 지불한다. 비정규직 근로자 107만명 가운데 참여의사를 밝힌 4만 3000명에게 1인당 평균 50만원,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된다. ●역모기지론 특별한 소득원 없이 주택만 소유한 고령자에게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대출금을 지급,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대상은 부부가 모두 만 65세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6억원 이하인 주택에 대해 3억원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저소득층 에너지시설 효율개선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노인, 모자,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가구 등의 보일러 설비를 가스보일러로 교체하고, 단열시설을 보완해주는 사업이다.9000가구에 100억원이 지원된다. ●u-디펜스 협력사업 1개 군부대를 u-시범부대로 선정해 무인경계시스템·텔레매틱스 기반 물류시스템, 원격 의료시스템, 생체인식 기반 출입관리시스템 등 군·민간에서 미래 수요가 높은 과제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u-시범부대는 병력·장비가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가 수집·분석·전파되므로 전투수행 및 군수지원 능력이 극대화된 최첨단 IT 부대다.50억원이 지원된다. ●e부동산 큰 장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의 시행으로 실거래가와 거래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이를 DB로 구축하는 사업. 부동산시장의 투명화를 유도하기 위해 12억원이 투입된다. ●u-119 신고시스템 119응급출동시 환자의 병력을 미리 알고 출동하는 ‘맞춤형 119서비스’다. 신고자들이 미리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예방 병명·건강상태 등을 등록하면 보호자에게도 자동 통보된다. 차량 내비게이션과 119신고시스템을 연계, 낯선 곳에서 신고해도 신고자 위치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30억원이 투입된다. ●소득인프라 구축 국세청은 효율적인 세원 확보와 근로장려세제(EITC)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개인별 소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내년 164억원을 이 부문에 투자한다.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사업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2009) 및 순국 100주년(2010) 기념사업으로 남북이 함께 중국 다롄시 뤼순에서 발굴 작업을 한다.1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정보교류·공동조사·발굴·봉환 등 4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석유公 구리지사 ‘복마전’

    한국석유공사 구리지사의 일부 직원들이 지난 4년 동안 17억원어치의 비축유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자원위 소속 열린우리당 조정식 의원은 26일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구리지사 직원들이 지난 2002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경유와 등유 등 비축유 152만 6000ℓ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구리지사 직원 1명과 유조차 기사 2명이 짜고 비축유 8000여ℓ를 훔친 뒤 인근 주유소에 팔려던 사실을 석유공사가 적발해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결론났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이에 따라 파면 1명 등 직원 14명을 중징계하고 13명에게는 경고, 주의 등 경징계를 내렸다. 이중 4명은 검찰에 고발했다. 조 의원은 “당시 구리지사 평균 근무인력이 30명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직원이 징계를 받은 셈”이라며 “정부와 석유공사는 허술한 비축유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추가 문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중앙공무원 5년간 5만명 증원”

    사회복지와 노동·문화 등 국민의 ‘삶의 질’과 관련된 분야에 공무원이 집중 증원된다. 치안과 교육 분야도 여건에 따라 일정 수준 보강된다. 하지만 경제산업과 일반행정 분야는 현 수준을 유지한다. 내년도에는 중앙부처에서 3230명이 늘어난다. 행정자치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중기 인력운영전략’을 발표했다.●우선 보강 필요분야 정부는 교육 분야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3만 3931명이 늘어났지만 앞으로도 인력 증원을 집중키로 했다. 학생수가 감소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명 정도 많다. 보건·복지·노동 분야에서는 국립병원 진료인력과 전염병 등 질병 관리 인력이 늘어난다. 식·의약품 단속·관리와 일자리 창출 등에도 집중된다. 환경 분야는 수질 및 대기환경 개선, 유해화학물질 관리 등에 증원이 이뤄진다. 국립생물자원관과 문화재종합병원 등 환경·문화시설 확충을 위한 전문인력과 박물관·도서관·공연시설 등 문화시설 인력도 확대된다. 경찰은 경찰관서 신설 등 시설·장비도입에 따른 필수인력 중심으로 증원토록 관리한다. 보호관찰·불법체류자 등으로 교정·출입국·법무 분야도 보강한다. 통합지휘무선통신망센터 등 재난관리체계 과학화 및 재난 축소를 위한 재난 및 기상분야도 충원한다.●운영효율화로 일부 감축도 인력운영의 효율화가 이루어지는 부문에서는 인력 감축도 이뤄진다. 교정시설 외곽경비와 접견 관리는 무인시스템을 도입하고, 선박 출·입항 절차는 업무처리 자동화 및 프로세스 개선으로 간소화한다. 민원업무를 전산화하고, 행정기관 사이의 정보공유로 업무 생산성을 높여 인력을 줄이는 계획도 있다. 우정사업 소포물류센터 관리업무와 지방통계청 통제조사업무, 지방보훈청 대부기능 등을 중심으로 집행기능의 민간위탁도 확대한다. 한시적인 기능의 축소와 국가주도 개발로 비대해진 분야의 감축도 추진하기로 했다.●2007년 각 부처 3만2820명 요구 행자부는 각 부처의 증원요청은 모두 12만 9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중기재정계획에 따른 인건비 증액을 매년 7%로 책정한 만큼 각 부처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5년동안 최대 4만 3000∼5만명을 증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는 각 부처가 모두 3만 2820명의 증원을 요청했지만 14%인 3230명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분야는 사회복지 989명 ▲민생치안 1085명 ▲안전관리 및 생활서비스 458명 ▲행정시스템 구축 234명 등이다.3230명은 교원 증원분은 제외되어 있는 수치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美, 한국에 글로벌호크 안파는 진짜 이유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한국에 ‘글로벌호크’를 판매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한국군의 전력이 한반도 밖으로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국제정보 분석 기업인 스트래트포는 24일 발표한 ‘한국군의 미래에 대한 재고’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미 양국이 한국군의 전략적 지향점을 둘러싸고 근본적인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군사전략가들이 이미 북한을 넘어서 통일이후의 지역 안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은 물론 중국, 일본의 독자적인 위협에도 대처하고 중동에서 말라카 해협을 통해 한국으로 이르는 해상 수송로의 안전까지 계획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 정부는 한국군의 능력이 북한을 방어하는 것에만 국한되기를 희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한국군이 동북아 지역 등으로까지 시각을 넓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작전 반경이 5500㎞에 이르는 고(高)고도 무인정찰기(UAV)인 글로벌 호크를 구입하게 되면 한국군이 북한을 넘어 일본 전역과 중국 대부분의 지역까지 정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봉쇄하기 위한 전장에서만 전술적으로 한국군을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글로벌 호크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국방부측은 그동안 글로벌 호크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협정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판매할 수 없다는 식으로 우리측에 설명해 왔다. 보고서는 또 목표상공에 진입하지 않고 멀리서 공격할 수 있는 AGM-84-H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한 F-15K 전투기도 북한에 대한 타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이 구입했지만 일본 대부분 지역과 베이징, 상하이까지 재급유없이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와 함께 한진중공업이 건조중인 수륙양용 대형 수송함인 ‘독도’도 해병대 대대 병력을 상륙시킬 수 있고 수직이륙 비행기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으로서는 이같은 능력을 한국군이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으로서는 최소한의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국방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무모하게 중국, 일본과 군비 경쟁을 할 것이라는 식의 시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25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연례 ‘방위산업 및 기술 협의회(DTICC)’를 열어 글로벌 호크 구매 문제 등을 협의한다. 이번 회의는 우리측에서 이선희 방위사업청장이, 미국측에서는 케네스 크리그 국방부 획득·기술 및 군수 담당 차관이 각각 위원장으로 참석한다. dawn@seoul.co.kr
  • 군산시, 직도사격장 허가

    군산시, 직도사격장 허가

    전북 군산시는 시 앞바다 직도에 공군 조종사들의 공대지 사격훈련을 위한 자동정밀채점장비(WISS) 설치를 허가키로 했다. 군산시는 24일 “문동신 시장과 각 실·국장들이 시정조정위원회를 열어 국방부가 신청한 산지 전용허가 등을 수용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다음달부터 대직도에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기량을 측정하는 채점용 카메라 4대와 안전감시용 카메라 1대 등 5대의 카메라가 장착된 40m 높이의 철탑 2개와 25m 높이의 전파 송신탑 1개를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경기도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된 이후 주한미군측이 공군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호소하자 국방부는 지난달 16일 직도에 WISS 설치를 허가해 달라고 군산시에 신청했다. 시는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허가 마감일인 지난 19일 이후 시의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여는 등 형식적 절차를 밟아왔다. 직도(대직도와 소직도 포함)는 군산에서 59㎞ 떨어진 3만 1376평 규모의 무인도로 소유권은 국방부가 갖고 있다. ●“지역 낙후성 탈피위한 결정” 군산시가 직도사격장에 WISS 설치를 전격 허가한 것은 지역 낙후성을 탈피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군산시의 재정자립도는 26%에 불과해 중앙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없이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가 WISS를 설치하면서 3000억원 규모의 지역 현안사업비를 지원키로 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결국 일부 반발에도 허가를 내줬다. 30여년간 한·미공군이 사용한 직도사격장에 WISS를 설치하는 문제가 불거졌던 올해 초만 해도 반대 여론이 거셌다. 그러나 지난해 85%의 압도적인 찬성에도 방폐장 유치에 실패하자 직도 사용에 대한 피해보상과 지역개발사업이 이뤄지면 WISS 설치를 반대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조건부 수용론’이 고개를 들었다. ●정부 11개사업에 3400억 지원 정부도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했다. 지난 12일 7개 현안 사업에 21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사흘 뒤인 15일 4개 산업에 1300억원을 추가 지원키로 결정했다. 다른 한편으론 군산시의 허가가 늦어지면 직도사격장의 관리권을 산림청으로 이전,WISS 설치를 강행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우물쭈물하다간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관리권도 뺏기는 ‘사면초가’에 빠지겠다고 판단한 군산시가 휴일인데도 이날 서둘러 허가를 결정했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 연극을 하게 됐지요. 친구들 왈, 형이 연극을 하니 이 중 네가 제일 낫다, 한 번 앞장서 봐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돌아온 탕아’를 연출했지요. 그 때 그 교회의 분위기와 정서가 아직도 내게 남아 있어요. 생각해봐요, 전구에 마분지를 말아서 조명을 대신했던 그 소박한 풍경들을. 한젬마 어떤 아이였나요, 어렸을 때에는. 유인촌 숫기 없고 얌전하고 소풍가서 나서지도 않았고.... 평범했지요. 한젬마 그 아이가 자라서 이런 멋진 배우가 되었네요. 유인촌 무언가가 잠재되어 있었겠지요. 안으로 정열을 숨겨 놓는 ‘배우’가 그래서 내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 얘기가 나온 김에 잔소리 좀 합시다. 내가 95년 이후 방송 안 하고 연극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이유가 이런 겁니다. 닫힌 화면 속과 열린 무대 위의 연기는 달라요. 앞사람은 표정으로 말하지만, 뒷사람은 온몸으로 제 속의 것을 토해내는 겁니다. TV는 현실의 자연스러움을 구하지만, 연극은 자연스러움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해요. 안으로 힘이 쌓여서 밖으로 우러나오는 또 다른 이미지를 요구하는 거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요즘 등장하는 많은 연기자들은 그저 자기가 가진 재주를 소진해버리고는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버리잖아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한젬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응어리를 토해내시는 군요. (웃음) 대표님의 현재의 꿈도 알고 싶어요. 사람은 늙을 때까지 꿈을 꾸잖아요. 유인촌 내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언제부턴가 ‘돈키호테’를 좋아하게 되었지요.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겉으로 읽어서는 이 구절을 찾을 수 없어요. 구석구석 숨어 있던 것을 내가 찾아낸 거지요. 그게 벌써 2, 30년 전의 일이고, 돈키호테가 나한테 준 이런 삶의 태도와 자세를,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무대에서라도 한번 이뤄보자 한 것이 내 평생의 숙제가 되었지요. 아, 참 현재의 꿈이 무엇이냐는 게 질문이었지. 그런데 말이에요. 꿈을 낮에 꿀 수는 없고 잠 든 밤에 꾸는 것 아닙니까. 또 꿈은 현재의 삶을 되비추는 것인데 현실이 어두울 때 내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잠 속에서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솔직히 나는 조금 두려워요.... 한젬마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흘러가네요. (웃음) 유인촌 잘 생각하면 다른 얘기가 아닐 겁니다. 꿈을 잡을 수 없는 불확실한 실체라고 할 때 우리 예술가들의 역할은 바로 이 부분,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배우가 뭐고 작가가 뭡니까. 무당 곧 영매(靈媒) 아닌가요? 결국 몸을 태워서 자신을 팔아서 중생을 살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 누가 예술가를 그렇게 보겠어요. 이건 이른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계층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말로는 예술이 사회를 정화시킨다 하지만,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예술을 너무 가볍게 봐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은 예술가들이 그들을 각성시켜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 역할을 못하고 오락을 제공하는 광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한젬마 문화의 최전방에서 몸으로 부딪쳐 일하시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유인촌 내가 돈키호테 구절을 여러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자, 이길 수 없는 대상과 싸워 이기자.... 이것, 바보 같은 짓이지요. 요즘 세태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질 게 뻔한데 누가 도망가지 않고 싸우겠어요. 간단히 정리해서, 괴롭고 마주 대하기 싫은 것들을 자꾸 얘기해서 일깨우는 게 우리 배우들의 꿈이라고 해둡시다. 한젬마 사람들을 꿈꾸게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멋진 말이네요. 그럼, 꿈꾸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싸웠을 때 그 결과는 어땠나요. 유인촌 피바다가 되지. (웃음) 그러거나 말거나, 성패에 관계없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인간이 할 일이고, 인간은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인생은 비극! 한젬마 어느 사이에 꿈을 정리해 주셨네요. 그래도 아직 대표님께서 지금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진 않으셨어요. 유인촌 야, 참 질기다. 요즘에 누가 이런 얘기해요. 누가 꿈 얘기하면서 현실을 다그쳐요? 오히려 사람들은 내게 이런 얘길 합디다. 유별나게 굴지 말고 편하게 살라고.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방송 접고 극단 만들고 극장 짓느냐고. 사서 고생하고, 돈 들어가는 일이니까 틀리지 않은 말이지요.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사는 방식을 바꿀 수 있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요? 결핍되었기 때문이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뭔가가 날 자꾸 긁는 거지요. 한젬마 그 결핍을 표현할 때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일까요. 어떤 것에 대한 결핍일까요. 유인촌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웃음)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한젬마 이런 얘기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우리에게 제일 큰 적은 역시 내면에 존재해요. 누구나 다 약점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을 텐데.... 유인촌 내 콤플렉스요? 재미없고, 개성 없고, 무미하고.... 자질이, 재료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해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지요. 너무 두드러지거나 개성이 강하면 쓰임새가 한정되니까. 문화재단 일만해도 그래요. 내가 대표직을 맡는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저 인간이 어떻게 규칙적인 일에 적응 할 수 있을까, 하고. 하긴 나도 조금 낯설기는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젬마 그렇담, 가장 두렵고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유인촌 우선 내부적으로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야겠지요. “예술가는 말이야,” 난 이런 원론적이고 재미없는 표현을 자주 써요. 되게 보수적이죠. 나는 선배들한테 조건 없는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나 역시 후배들한테 내리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구닥다리 인생을 살아왔으니 사람들에게 “왜 예술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거요?”라는 듣기 싫은 소리를 자꾸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 마음에 맞는 동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거지요. 한젬마 외로우신 거군요. 유인촌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약해요. 고집 센 것 같지만 내 생각을 끝까지 강요하지도 않아요. 완성도를 요구하는 연극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그 외의 일에는 너무 약해요. 한젬마 외부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거창하게 말해서 사회의 공공 권력에 맞섰던 고민과 갈등은 없었나요. 유인촌 사실 나는 성향으로는 시민운동을 할 사람이죠. 소외되고 핍박 받는 사람 쪽에 마음이 가 있으니 이마에 띠 두르고 목소리 높이는 일이 딱 어울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내 나름의 방법을 연극에서 찾았습니다. 그 부당성을,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고발하는 데 연극만큼 적절한 도구도 없을 겁니다.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게 ‘홀스또메르 말馬을 의인화해서 인간사의 모순을 풍자하는 내용의 작품’라는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입니다. 흥행도 안 되고 교훈적이기만 한 따분한 작품이라고, 사람들이 아무리 찧고 빻아도 난 그걸 합니다. 그 연극 본 사람들은 막이 내려오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해요. 야, 이거 어떻게 살라는 거야, 내가 영 잘못 살고 있는 거야? 마음이 무거워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극 중에서 ‘말’이 ‘인간’을 이렇게 평합니다. ... 인간은 늘 뭔가를 소유하려고 해. 하지만 인간은 자기 늘 자기 땅이라고 얘기하면서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아. 인간은 늘 “넌 내 여자야!”라고 말하면서도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살아.... 말년의 톨스토이는 동양사상에 심취했답니다. 누릴 수 있는 부귀와 명예를 다 누린 사람인데, 어느 날 문득 자다가 뛰어나와서 기차 타고 모스크바 외곽 어딘가의 외양간에서 얼어 죽었답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한젬마 아까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고통을 빼놓고 할 수 없잖아요. 가장 컸던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실 수 있나요. 연극에서는 고통을 쉽게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작은 고통이 엄청난 좌절과 상처를 주잖아요. 유인촌 어차피 내 삶이란 게 연극을 떠나서는 별 의미가 없으니 세상살이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은 논외로 합시다. 이걸 고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실 때 두 번 다 임종臨終을 못 했어요. 두 번 다 공연 중이었어요. 어머니 때는 그래도 공연을 마치고 장사라도 치를 수 있었는데, 아버지 때는 독일 본에서 공연 중이라 그조차 할 수 없었지요. 자유 극단이 유럽 현지에서 햄릿을 올렸는데, 막이 오르면 햄릿이 독살된 아버지의 유령과 만나는 첫 장면이 나옵니다. 햄릿이 계속 아버지를 부르고 쫓아다니는데, 그때 같이 출연했던 동료들이 내가 무대에서 아버지 유령을 좇는 모습을 보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한젬마 배우의 숙명처럼 들리네요. 분위기를 조금 바꿔서, 제가 오늘 대화를 갖기 전에 몇몇 분들에게 평소의 유 대표님은 어떤 사람이냐, 물어봤는데 한결같은 대답이 진솔하고 씩씩하고 남자답다는 거예요. 어떠세요, 이 사람들의 평가가 맞는 건가요?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실제 자기 모습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거예요. 남들 봐주는 모습과 다르잖아요. 그런 거 분명히 느끼시지요? 실제의 자기 자신과 남들이 보는 혹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의 적지 않은 틈을 어떻게 메우시나요. 그런 것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적은 없었나요. 유인촌 잘못하면 정신병원 가는 거지.(웃음) 역할에 빠졌다가 제 때에 나오지 못해서 망가지는(?) 연기자들 많아요. 조폭의 두목 역을 맡았던 사람은 극이 끝난 후에도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신분 높은 인물을 연기했던 사람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으로부터 늘 대접받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어떤 연기자든 현실과 극 사이의 혼란스러운 거리감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데 나도 아주 예외는 아니겠지요. 그런데 나는 어떻게 보면 무척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그 감성이 내면의 균형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비교적 잘 참고 이겨내기도 했고. 의외이겠지만, 우선 나라는 사람이 남 앞에 나서고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요. 한젬마 아니, 유인촌이라면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데도요? 유인촌 허, 참.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예를 하나 들까요. 배우들은 연극 포스터에 민감해요. 내가 누구 이름보다 앞에 있다, 뒤에 있다 이런 것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나는 늘 뒤쪽에 내 이름을 넣으라고 해요. 한젬마 그건 어떤 여유 같은 것 아닌가요. 유인촌 일일이 설명하자면 끝이 없고... 아니, 내 이름이 마지막에 들어간다고 햄릿이 단역 되겠어요? 물론 조금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게 겉으로 꾸미는 거라면 사람들이 금방 알 거 아니에요. 저 인간 ‘쇼’ 한다고.... 흔한 말로 잠깐 속일 수 있어도 끝내 속일 수는 없잖아요. 그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 안 되거든요. 균형 감각을 갖고 진정성으로 만나야지. 그리고 보세요. 실제로 내가 이것저것 안 하고 연기 하나만 하지 않았습니까. 돈 벌수 있는 데 밤무대도 안 나갔고. 가끔 광고는 찍었지만.... 한젬마 그럼 딴 일 하신 거잖아요. (웃음) 유인촌 이거 진땀나네. 변명 한 번 더 합시다. 아마 연극을 안 했으면 광고도 안 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극 하려면 돈이 들어가요. TV 출연료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런데 연극에서 적자를 내면, 이번에 2억쯤 엎어졌다(?) 하면 다행히 그 순간 광고가 들어와요. 이렇게 지난 10년을 끌고 왔다 이겁니다. 쑥스럽지만 서울시문화재단 대표직을 수행하는 기간 중에도 사실은 광고를 두어 번 찍었어요. 그 돈이 2억7천만 원쯤 되는데, 내가 안 갖고 재단에 기부했어요. ‘조건부 기부금’이라고 기부자가 쓰임새를 정해서 재단에 위임하는 제도가 있어요. 나는 예술 분야의 전문이론서를 쓰는 사람에게 주라고 한정 지어서 기증했어요. 그런 책은 내봐야 팔리지 않으니까. 그 결과물이 무대미술에 관련된 책도 있고 봉산탈춤의 악보를 정리한 것도 있어요. 얘기 하다 보니 자기자랑이 됐네, 음. 한젬마 그런 자랑은 괜찮아요. (웃음) 그런데 서울시문화재단의 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행정가는 현장예술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잖아요. 유인촌 예술을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들과 일한다는 건 사실 힘들지요. 왜 적자냐, 독립경영을 해라, 시 관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이런 거였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명쾌했어요. 예술 하는 사람이 무슨 돈을 벌어! 문화재단의 예산 3분의 1은 벌어서 쓰라는데 여기가 돈 버는 데는 아니지요. 건물 세 주고 임대료 받아서 예산 줄인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들어오면서 보셨겠지만, 이 문화재단 건물을 3층까지 비워놓았어요.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하시라는 뜻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의 본연의 업무는 서울시민들이 질 높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립, 시립 이런 이름 붙은 곳에서는 민간이 못하는 걸 해야지요. 문화적 주체성, 도덕성을 고양하는, 큰 규모의 대작을 담당해야지요. 어떻게 영세한 민간 극단이 20명, 30명 나오는 연극을 합니까. 한젬마 듣다보니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규모가 궁금하네요. 유인촌 현재 외형으로는 3천5백억 원인데 그 중 1천억 원은 오페라 극장 건립을 위해 적립 중이고, 나머지 2천5백억 원이 실제 가용금액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연간 예산은 1백5십억인데 여기에서 경상비 33억 빼면 1백2십억 원이 남지요. 이 돈 가지고 1천만 명이 넘어가는 대도시에서 ‘문화’를 한다는 건데.... 글쎄요. 많고 적음에 관한 판단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한젬마 이제 대담을 마무리하지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향후 계획은.... 유인촌 특별한 것은 없어요. 강원도의 ‘봉평예술극장’을 좀더 친환경적인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참, 강남에 있는 ‘유씨어터’는 그간 연극만을 위한 공연장이었는데 앞으로는 예술계 전반의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나가려 해요. 결국 사람이 중요한 건데, 지금은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분화되어서 발전적인 교통이 잘 안 되는 감이 있어요. 예전에는 모두가 함께 어울렸어요.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때 명동 엘리자베스 다방에 가면 문학, 영화, 미술, 사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설전을 벌였어요. 말이 되든 안 되는, 대화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았던 거지요. 문학이 미술에서 한수 배우고, 미술이 연극에서 영감을 얻는 거죠. 그렇게 내면적으로 상향조정되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람들을 모을 수 환경과 공간을 갖고 싶어요. 모여서 의논도 하고 작품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봐주기도 하고....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싶어요. 전시 한 번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간도 내주고... 그게 선배된 사람들의 의무인 동시에 내 작은 꿈이기도 하겠지요. 한젬마 대담을 마치려하니 마치 짧은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관객을 꿈꾸게 하는 진짜 배우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세요. 월간<샘터>2006.08
  • 가을을 여는 ‘환상의 커플’

    ‘환상의 커플’이 ‘환상의 변신’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MBC 주말드라마 ‘발칙한 여자들’의 후속작으로 준비되고 있는 ‘환상의 커플’에 오지호·한예슬·김성민·박한별이 캐스팅됐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역을 맡아 얼마나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동시에 이로써 연기력 논란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은 1987년 커트 러셀과 골디 혼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환상의 커플(Overboard)’에서 설정을 빌려왔다.영화는 돈 많고 부유한 여인 조안나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평소 괴롭히던 가난한 남자 딘에게 앙갚음을 당하고, 서로 티격태격하다 사랑이 싹튼다는 줄거리다.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드라마 제작을 위해 이 영화의 리메이크 판권을 사들였다. 그래서 드라마의 설정은 영화와 큰 차이는 없다.오만하고 도도한 귀부인 안나가 우연한 사고로 인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뒤 뻔뻔하기 이를데 없는 남자 장철수와 맺어지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을 다룬다. 그런데 이 뻔뻔한 남자 ‘장철수’를 배우 오지호가 맡았다. 잘 생긴 덕에 깔끔하게 이지적인 역할만 맡아온 데 비하자면 이색적이다.제작진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귀여운 면모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부드러운 신사로 나왔던 김성민은 안나의 안하무인 행동을 다 받아내는 공처가 남편 역할을 맡았다. 무엇보다 1년 이상 쉬다 브라운관에 돌아온 한예슬과 박한별이 눈길을 끈다. 재벌가 상속녀 ‘안나’는 한예슬의 이미지에서 멀지 않지만, 기억을 상실한 뒤 선보일 ‘몸뻬’ 패션은 낯설다. 박한별은 청순가련하지만 똑부러지는 성격의 ‘오유경’으로 등장한다. 외모에 비해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어온 이 두 여배우가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쾌걸 춘향’과 ‘마이 걸’ 등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강점을 드러냈던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극본을 쓰고,‘비밀남녀’ 김상호 감독이 연출을 맡은 ‘환상의 커플’은 다음달 14일부터 방영될 예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구청 야간·토요민원 서비스

    구청 야간·토요민원 서비스

    ‘구청 민원 행정에는 마감 시간이 없다.’ 오후 6시, 근무시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청사 문을 닫는 것은 옛말이다.24시간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것은 물론, 보건소 야간·토요진료까지 구청이 다채로운 야간 서비스로 주민들을 즐겁게 한다. ●야간 진료 앞다퉈 도입 지난달부터 서울시 각 구청별 보건소 야간진료와 토요진료가 잇따라 시작됐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나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진료를 받도록 배려한 것이다. 보건소 야간진료의 선구자는 영등포구.2004년 4월부터 평일 오후 10시까지 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다. 의사·임상병리사·간호사가 내과 진료를 맡는다.21일부터 매주 목요일에는 임산부로 진료 대상을 확대한다. 넷째주 토요일에도 임산부를 진료할 예정이다. 양천구도 21일부터 매주 목요일 근무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한다. 넷째주 토요일에는 임산부 초음파 검사와 영·유아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구로구·성동구·송파구도 21일부터 야간진료를 시작한다. 관악구는 이달부터 넷째주 토요일을 ‘직장인 임신여성 건강의 날’로 지정, 의사·간호사·임상병리사·구급차기사 등 7명을 진료팀으로 편성했다. 초음파·기형아·산전·풍진·혈액 등을 검사하고 철분제를 나눠준다. 응급실을 이용하기 힘든 저소득층을 위해서 목요 야간진료도 마련했다. 보건위생과 조성준씨는 “직장인들이 보건소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진료 시간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금천구·광진구는 7일, 동대문구·서대문구는 14일부터 이 같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24시간 민원발급 민원서류를 발급받기도 한결 편해졌다. 무인민원발급기 덕분이다. 광진구는 구청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24시간 운영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강변역,7호선 군자역,5호선 아차산역 등에선 평일 오후 9시, 토요일 오후 1시까지 서류를 발급한다. 주민등록등·초본, 토지대장, 자동차등록원부, 병적증명서 등 수십종이다. 동작구는 구청 상황실에서 오후 11시까지, 마포구는 구청 현관과 공덕역·합정역에서 민원발급기를 24시간 운영한다. 강북구는 구청 당직실과 수유역·미아역·미아삼거리역에서, 금천구는 독산역·가산디지털역, 송파구는 구청 민원실, 잠실역, 구민회관, 체육문화회관, 아산병원 등에 발급기를 설치했다. ●휴일에 구청 개방 구청도 개방했다. 성동구는 주민들이 휴일에 구청에서 아이와 책을 읽고, 컴퓨터를 사용하고, 체육활동을 하도록 ‘무지개자료열람실’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열람식 45석, 어린이열람실 31석, 유아 독서공간, 도서 2만여종, 컴퓨터 20대를 갖춘 작은 도서관인 셈이다. 성동구 김진철씨는 “휴일에 청사를 편안하게 이용하도록 했더니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발언대] 태평로와 을지로에 소나무 가로수를/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서울의 중심인 남산에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조성하고 태평로와 을지로, 청계천로를 따라서 소나무 거리를 조성하자.“아니, 도심 한복판에 무슨 소나무 거리? 소나무 숲?”이냐고 의아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많고 많은 가로수 가운데 왜 하필 소나무인가라고. 그러나 빼곡한 빌딩 숲과 수많은 인파 사이로 사시사철 푸른 자태를 뽐내고 서 있는 소나무 띠를 상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도심 한복판에서 아름드리 소나무가 뿜어내는 솔향기의 청신한 맛을 만끽하게 하고, 또 일상의 지친 심신도 정한케 해주니 말이다. 요즘은 일부러 도시를 벗어나 숲을 찾아 나서지 않고서는 소나무를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사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사람치고 소나무 그늘 밑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곤 하던 추억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우리 아버지 세대는 구황이 들 때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 떡도 만들고 죽도 쑤어 먹었다. 송편을 만들 때 솔잎이 필수적이듯 소나무는 대들보가 되기도 하고,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쳐서 나쁜 기운을 막았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서는 소나무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소나무에 신세를 짐으로써 우리 민족은 늘 소나무와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온갖 풍상을 이겨내며 언제나 변함없이 꿋꿋하게 서 있는 소나무의 기상(절개와 의지)을 견주어 한민족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민족의 역사 속에 함께하며 애환이 서려 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소나무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곁에서 멀어졌으니 민족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소나무 숲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으로 이어지는 애국가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서울 중심부 중구에 소나무 가로수와 숲을 조성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우리나라 삼림 면적의 40%를 차지하는 소나무에 대해 우리가 언뜻 알고 있는, 공해에 약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뛰어나다. 흙 한 줌 없는 바위 틈에서도 푸르고 울창하게 자라는 것을 보더라도 그 강인한 생명력을 알 수 있다. 이는 좋은 토양뿐 아니라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곳에서도 뿌리를 내릴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는 방증이다. ‘솔이 번성해야 나라가 잘된다.’는 혹자의 말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100년전 한반도의 70%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로 채워졌던 때처럼 이젠 민족 정기를 지켜온 소나무를 심는 운동에 적극 나서 건강한 서울,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이에 필자는 중구의 구목(區木)이요, 잎이 많고 단면적도 넓어서 수증기를 수분으로 만들어 뿜어내는 증산량이 활엽수보다도 더 큰 소나무를 서울 도심에 가로수로 심고, 숲을 조성해 민족의 정기를 되살려 서울시민들에게 소나무의 기상을 불어넣어 서울을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시켜 나가고자 한다.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 일산~서울 간선급행버스 다음달 15일부터 전면개통

    고양 일산∼서울간 간선급행버스(BRT) 시스템이 내달 15일 개통된다. 고양시는 18일 지하철 일산선 대화역∼중앙로∼덕양구 승전로∼서울 수색간 15.6㎞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갖춰 버스가 막힘 없이 달리는 BRT(Bus Rapid Transit) 시스템이 개통된다고 밝혔다. 이 구간 행신초교 등 교차로 4곳엔 버스우선신호체계가 들어서고, 버스운행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전광판 64개와 무단 주·정차 차량 단속용 무인감시카메라 54대가 설치된다. BRT가 가동하면 버스통행속도가 현재 시속 24㎞에서 33㎞로, 승용차는 33㎞에서 36㎞로 빨라져 각각 운행 소요시간이 10분,3분씩 단축될 전망이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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