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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여사에게 물어보셔요 (1)

    사연 : 이웃 수다장이들에 골치 아이 셋의 3세의 가정 주부입니다. 결혼한 지 7년 만에 15평짜리 집 한 채를 마련하여 이사한 지 한 달쯤 됩니다. 오랜만에 이룬「마이·홈·플랜」에 부풀어 있는 저는 식모 없이 살림을 꾸려 나가느라고 여가라곤 잠시도 없는 형편이에요. 이 동네 아낙네들은 자고 새면 골목 앞에 모여 앉아 얘기에 열중합니다. 백해무익의 수다뿐인 그런 모임에는 흥미도 시간도 없어 끼지 않기로 했어요. 자기들과 한패가 되지 않은 대서인지 요즘은 혹시 골목 앞에서라도 만나면 그 쪽에서 외면들을 하고 맙니다. 적대시 당하지 않으면서 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묘안은 없을까요? <영아 엄마, 종로구 통인동> 의견 : 우월감 버리고 어울리면 생활을 알차게 꾸미려 항상 노력하시는 모범주부이신 것 알겠어요. 자고 새면 모여 앉아 수다나 떨고 살림은 식모에게만 맡겨놓는 주부들이란 당신처럼 알뜰한 모범주부의 발끝에 놓기조차 과분한 사람들이라고 확신하시는 것 같군요.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수다장이들이라고 한들 바빠서 자기들 패에 끼지 못하는 이웃을 무턱대고 적대시 하기야 할라구요. 당신은 혹시 무의식 중에 그들 앞에서 모범주부로서의 우월감을 표시했던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그들 편에서 자격지심으로 그런 오해를 했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이쪽에는 전혀 우월감도 적대감도 없음을 알게 되면 그들의 태도도 달라지겠지요. 푸새다듬이나 대청소를 하는 날 그들 중의 한두 명을 말동무로 불러 들인다든지 별식을 해서 푸짐하게 집집마다 돌린다든지 해 보면 어떨까요. 그런 노력이 아깝고 아니꼽다고 생각할 만큼 천한 이웃이란 없을 줄 압니다. <Q> [ 선데이서울 68년 9/22 제1권 제1호 ]
  • 범인 암시하는 ‘라인업’ 대법원 “신빙성 낮다”

    수사기관의 범인식별절차(라인업) 과정에서 특정 용의자를 범인으로 암시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 결과를 증거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재윤 대법관)는 6일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로부터 범인으로 지목돼 구속기소된 박모(24)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용의자 한 사람을 단독으로 목격자와 대질시키거나 용의자의 사진 한 장만을 제시하는 것은 그 인물이 범인이라는 무의식적인 암시를 줄 수 있다.”면서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그 용의자를 범인으로 의심할 부가적인 사정이 없다면 신빙성이 낮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직접 들었다는 범인의 이름도 범인이 허위로 둘러댄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라인업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범인의 인상착의에 관한 목격자의 진술을 상세히 기록한 뒤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러 사람을 동시에 제시하고 ▲용의자와 비교대상자가 목격자들과 사전에 접촉할 수 없게 하며 ▲대질과정과 결과를 문자와 사진 등으로 문서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다 피해자들이 진술한 범인의 이름과 인상착의 등을 근거로 용의자 5명을 골라 피해자 등이 범인을 지목하게 하는 라인업을 실시했다. 경찰이 제시한 용의자들 가운데 피해자가 진술한 이름과 같은 남자는 박씨를 포함해 3명이었고 그 3명의 사진 중 박씨의 사진만이 “범인의 머리가 짧았다.”는 진술과 같았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박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뒤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박씨 혼자만을 세워놓고 피해자들로 하여금 다시 확인시켰다. 결국 박씨는 1심에서 범인으로 인정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고] 섹스토리 연재를 시작하며… 마광수교수의 말

    ‘섹스토리(sextory)’란 ‘sex’와 ‘story’를 합쳐서 만든 말이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단어 ‘faction’과 비슷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신문사 주말매거진 WE의 새 연재 ‘마광수의 섹스토리’를 통해 나는 관능적 상상력을 힘껏 펼쳐 보일 생각이다. 관능적 상상력은 우리의 무의식에 갇혀 있는 리비도(libido)를 성욕으로 해방시켜 대리 배설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상상이 실제화(實際化)한 것이 우리 인류의 역사였다. 바다 속 용궁 이야기는 ‘인어 이야기’로 발전하였고, 또 그것은 다시 ‘잠수함’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달나라에서 옥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는 상상은 곧 달로켓의 발명에 이어 우리가 직접 달에 가 월석(月石)을 채집해 오는 일로 이어졌다. 또 “새처럼 날고 싶어”라는 시구는 곧바로 비행기의 발명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런데 이 상상력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 바로 ‘관능’이다. 관능적 상상은 억압된 도덕윤리 때문에 질식해버릴 것만 같은 우리의 일상에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서, 우리는 이 관능적 상상을 통한 대리만족감 때문에 그럭저럭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다 ‘창조적 인간’이 되려면 관능적 상상력을 좀 더 뻔뻔스럽고 대담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윤리적 초자아의 압박에 눌려 질식해버릴 것만 같은 우리의 자아를 살려내야 한다. 관능적 상상은 지금까지(특히 우리나라같이 촌스러운 봉건윤리의식을 가진 나라에서는) ‘외설’이냐 ‘예술’이냐 식의 이분법에 휘말려드는 경우가 많았다. 나 자신 ‘즐거운 사라’ 필화사건을 겪은 것도 오직 관능적 상상 때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관능적 상상이 해방될 날이 꼭 오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 [영화속 수능잡기]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영화속 수능잡기]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

    실험실에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최면술사, 또 한 사람은 피실험자다. 최면술사는 피실험자에게 최면을 건다. 당신은 오후 2시에 창문을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내가 그런 사항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과연 피실험자가 오후 2시에 창문을 열지 자못 흥미롭다. 최면에서 풀려난 피실험자는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왠지 불안스러운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시계가 2시를 가리키자 실험실의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열고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만약 누군가가 그에게 왜 창문을 열었느냐고 물으면 그는 십중팔구 답답해서 열었다고 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창문을 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로 하여금 창문을 열게 한 것은 최면이다. 우리의 일상행동들도 잘 따져보면 앞서 언급한 피실험자의 행동과 유사한 경우가 많다. 가령 나는 내 의지에 따라 어떤 휴대전화를 구입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구입하게 만든 진짜 원인은 다른 데 있을 수 있다. 광고의 유혹 때문에 그 휴대전화를 사면서도 우리는 내 판단력과 자유의지에 의거해 그것을 구입했노라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행동을 이끄는 동기는 이렇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깊은 곳에 있을 수 있다. 최면이나 유혹이나 무의식적 동기에 이끌려 어떤 행동을 결정하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 현명한 행동은 나의 분명한 판단력과 분별력있는 이성의 결과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가. 우리는 감정과 욕망에 이끌려 어떤 행동을 선택하게 되는 법이 비일비재하다. 뉴욕주립대 스토니 브룩 분교의 아트 아론 교수는 사랑에 홀린 남녀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MRI) 기계로 검사했다고 한다. 실험결과 남녀가 연인에게 사랑을 느낄 때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흥분제가 자연스럽게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도파민은 ‘사랑’이나 성적 욕구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라고 한다. 음악과 문학과 미술 등 예술이나 사랑이 호르몬의 영향이라니 이거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허탈해 할 수도 있다. 영화 ‘내게 너무 가벼운 그녀’의 주인공 할 라슨은 여자친구는 반드시 늘씬한 미녀여야 한다는 생활신조를 꿋꿋이 지키며 살아왔다. 그런 할은 우연히 유명한 심리 상담사 로빈스와 함께 고장난 승강기에 갇히게 된다. 로빈슨은 할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특별한 최면요법을 선사하고, 바로 그날 할 앞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로즈마리가 나타난다. 할에게 그녀는 미모에 지성까지 갖춘 최고의 존재다. 그러나 타인의 눈에는 그녀는 140㎏의 뚱뚱보에 지나지 않는다. 할의 행동을 조종하는 최면술사는 누굴까.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할의 행동을 조종한 최면술사일까. 그렇다면 그런 호르몬을 인간에게서 제거하다면 인간은 사랑을 느끼지 못할까. 사랑, 그것이 진정한 나의 요구인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다. 피터 패럴리·바비 패럴리 감독, 기네스 펠트로, 잭 블랙 주연,2001년작.
  • “생명사랑 고민하는 미술공동체 꾸밀터”

    “프랑스 파리의 그랑쇼미르와 같은 세계적인 미술학교로 키울 수 있는 국제 미술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이 제 꿈입니다.” ‘눈덮인 마을의 집’이라는 예쁜 이름의 ‘설미재’국제 미술학교 건립을 추진하는 추경옥(57) 화백. 추 화백은 미술계에 미술 대안학교라는 화두를 갑작스럽게 던진 이유를 묻자 “세계적인 미술·음악학교는 모두 대안학교에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8년전 서울을 떠나 조용히 그림을 그리려고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 작업실을 마련한 그는 그동안 그곳에 살림집도 짓고, 갤러리도 지으며 삶과 예술 세계를 함께 열어 가고 있다. “뒤에는 산, 앞에는 개울이 흐르고 겨울에는 눈이 펄펄 내리는 이곳에 살다가 이 좋은 곳을 후학을 위해 써야 겠다는 생각에 후배들과 ‘화가 공동체’를 꾸려 나가자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후배들과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나누다가 미술 대안학교 설립으로까지 확대·발전됐다는 설명이다. 그가 생각하는 대안 미술학교의 지향성은 우선 친환경 예술교육이다. “이제 예술도 환경을 생각해야 하며, 현재 문명화된 사회의 큰 이슈가 환경문제인 만큼 예술가들도 환경문제를 어떻게 예술에 접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그가 중시하는 것은 동양철학의 선사상에 기초한 무의식 세계를 개발, 예술 교육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그가 파리유학 시절 목격한 서구문명의 한계를 동양철학에서 극복, 예술적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재를 털어 추진하다 보니 국제미술 학교 건립을 혼자 하기에는 너무 벅찬 프로젝트란 생각에 그는 한 단계, 한 단계 학교를 키워 나갈 생각이다. 그래서 1단계로 오는 6월 80평 규모의 창작 스튜디오 및 교실이 완공되면 7월부터 주말미술 체험교실부터 열 계획이다. 주중에는 우승보 등 3명의 후배작가들이 이곳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주말에는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술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은퇴한 뒤 ‘방황’하는 이들이 자연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실버교육 프로그램도 구상중이다. 그는 미술 전공자를 대상으로는 1년 과정의 미술재료학, 미술심리치료학, 친환경 인테리어 등의 과목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의 풀 한 포기, 들꽃 하나라도 관찰하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순화되지요. 이런 마음으로 생명의 귀중함을 알고 작품 활동을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詩人의 꿈 이룬 ‘헌법 지킴이’

    시인의 마음으로 헌법을 다루는 헌법재판소 연구관이 있다. 황치연(44) 헌재 연구관이 그 주인공. 그가 전속 연구관으로 보좌하고 있는 송인준 헌재 재판관 역시 법조계의 유명한 등단시인이다. 황 연구관은 법학박사 출신으로 1996년부터 헌재에서 일했다. 대학시절 법학을 전공하면서도 시인의 꿈을 놓지 않았다는 그는 마침내 올 봄 종합 문예지인 ‘월간 문학세계’ 공모전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 등단의 꿈을 이뤘다. 그는 지난달 ‘소나무’ 등 수상작 5편을 포함, 대학시절부터 다듬어 온 시 57편을 모은 처녀시집을 선보였다. 시집의 제목은 ‘혁명가들에게 고(告)함’. “헌법학자로 혁명권을 부인한다.”는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타성에 젖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을 갖은 사람들”을 ‘혁명가’라 불렀다. 그가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헌법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헌법수호자는 ‘생명을 유지하는 무의식적인 호흡같은 헌법으로’눈물과 철학을 모두 형량하여 판단해야한다.”고 노래한다. 다음달 세 번째 시집을 준비중인 송인준 재판관은 그의 시에 대해 “맑고 투명한 시적 영혼을 가지고 덤불 가득한 세속에서 건져 올린 반짝이는 시”라는 축사를 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유쾌한 상상 · 기발한 일탈 씨네큐브 ‘오!컬트!영화제’로

    “그 영화가 그 영화 같아서…”라며 심드렁했던 관객에게 반갑고 별난 영화제가 찾아간다.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마련되는 ‘오!컬트!영화제’. 상식이 전복되는 낯선 감상, 판에 박힌 영화의 장르문법이 조각조각 부서지는 유쾌한 일탈을 맛보고 싶다면 꼭 챙겨볼 프로그램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일 작품은, 독특한 작품색채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골수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컬트영화의 고전 5편. 마니아팬이 아닌 일반인들에게도 대번 호기심을 자극할 작품이 ‘헤드윅’이겠다. 조승우 주연의 인기 뮤지컬 ‘헤드윅’의 동명 영화(존 캐머론 미첼 감독·미국)로, 음악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거는 여장 남자의 이야기.2002년 국내 개봉 때에도 마니아팬들 사이에서 큰 지지를 얻었다. 컬트영화의 효시로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는 짐 셔먼 감독의 ‘록키호러픽처쇼’(영국)를 비롯해 기괴한 묘사로 인간 무의식을 파헤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이레이저 헤드’(미국), 러시아 변두리 밴드의 미국 방문기를 그린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핀란드),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영국)도 모처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때론 낯선 상상력에 충격을 받는가 하면, 또 때론 엉뚱함과 기발함에 대책없이 폭소가 터지기도 하는 작품들이다. 행사기간중 날마다 5편의 영화들이 번갈아 상영된다. 한편에 7000원.www.cinecube.net (02)2002-7770.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인 최영미 가족소설 ‘흉터와 무늬’ 로 데뷔

    시인 최영미 가족소설 ‘흉터와 무늬’ 로 데뷔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그해 문단을 폭풍처럼 강타했다. 불현듯 불어닥친 바람에 사정없이 흔들린 건 50만 독자들만이 아니었다. 작가 자신도 사방에서 불어오는 역풍에 속절없이 몸을 내맡겨야 했다. 인신공격성 폭언과 험악한 글들 속에서 작가도, 작가의 가족들도 심하게 마음을 다쳤다. 십년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 작가는 그때 일을 사뭇 담담하게 회상한다.“‘잔치’가 ‘운동’의 상징으로 읽힐 줄 알았으면 그렇게 안 썼을 것”이라고.“사회화가 덜 된 탓에 의도하지 않게 오해를 많이 샀다.”고. 그리고 고백했다. 마흔 즈음에서야 지나온 인생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됐고, 혹독한 자기반성을 거쳐 비로소 자신과 화해했음을. 시인 최영미(44)의 첫 소설 ‘흉터와 무늬’(랜덤하우스중앙 펴냄)는 그렇게 작가가 삶의 한 고비를 아프게 통과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고의 결실이다.‘갑자기 왜 소설을?’이라는 궁금증에 작가는 “소설쓰기는 시인이 되기 이전부터 품어왔던 오랜 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2년 등단하기 전 300장 분량의 습작 원고를 들고 소설가 이문열을 찾아갔던 일화를 들려줬다. 당시 이문열은 “아직은 소설이 아니다. 하지만 세 번쯤 고치면 소설가가 되겠다.”는 말로 소설가 지망생을 격려했다. 그러나 첫 시집이 너무 잘 나간 탓일까. 등단 이후 소설가의 꿈은 뒤로 밀렸고, 마흔이 가까워져서야 옛 꿈이 다시 절실해졌다고 한다. 소설에 매달린 지난 4년간을 그는 “시인이었던 과거의 ‘나’와 소설가가 되려는 현재의 ‘나’가 치열하게 투쟁한 시간”이라고 규정했다.‘엄살 같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시는 정신노동이고, 소설은 정신노동에 육체노동이 더해진 노역”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글을 길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늘였다 조였다 하는 과정’을 숱하게 반복하는 수고로움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첫 작품 ‘흉터와 무늬’는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이자 끝이 없는 이야기’인 가족 소설이다. 방송작가 정하경을 작중 화자로 삼아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굴곡 많은 한국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정씨 일가의 가족사를 담고 있다. 소설은 마흔넷의 하경이 거울을 들여다보며 얼굴의 흉터를 의식하는 첫 장면에서 시작해 그녀가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기억을 말살했던 가족의 불운한 과거가 서서히 베일을 벗는 형식을 띠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미국에 입양됐다가 불치병으로 숨진 언니와 한국전쟁에 참전해 실수로 부하를 사살하고, 평생을 우익으로 살다간 아버지 정일도가 있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 틈바구니에서 고통받은 사람들, 훈장없는 상처를 짊어진 이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신념에 찬 우익 정일도의 삶을 통해 흑백논리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보여주고자 했단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가 뒤섞인 137편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돼 있다. 인생의 어느 순간, 강렬한 인상으로 각인된 사건을 서술한 글들은 저마다 완결된 형식이면서 동시에 조각보처럼 맞대어져 큰 그림을 완성하는 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불연속적인 장면들로 한 사람의 인생을 재구성하는 형식적 특징은 아쿠다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어느 바보의 일생’에서 영향받았다. 작가와 생년월일이 같은 화자, 작가가 지나온 시대적·공간적 배경이 겹치는 탓에 얼핏 자전적 소설로도 읽힌다. 하지만 작가는 “나와 하경은 전혀 다른 인물”이라면서 “그럼에도 자전적으로 읽힌다면 독자가 속아넘어갈 만큼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냈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비껴갔다. 당분간은 소설만 쓸 생각이라는 그에게 다음 작품 계획을 물었다.“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로 다른 빛깔의 연애소설 3부작을 구상중” 이라고 귀뜸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자! 아자! 시민기자] 아동극 ‘우람이와 황소개구리’

    [아자! 아자! 시민기자] 아동극 ‘우람이와 황소개구리’

    “어린이 여러분! 앞으로 피자, 치킨, 콜라 좋아할 거예요?” “아니요∼.” “그럼 밥하고 김치하고 된장찌개 많이많이 먹을 거죠?” “네∼.” 지난달 26일 성동청소년수련관 무지개 극장에서 열린 어린이 건강 뮤지컬 ‘우람이와 황소개구리’에 나오는 김치돌이, 밥풀요정과 함께한 약속이다. 이번 뮤지컬은 서울시에서 최초로 성동구가 세계보건기구(WHO) 건강도시 프로젝트 시범사업구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만든 아동극이다. 구에서 기획해 교육극단 ‘나, 너, 우리’가 제작,2개월여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라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다. 공연은 인스턴트 음식만 좋아하던 우람이가 음식나라에서 겪게 되는 모험을 통해 우리 전통 음식의 유익성과 환경보전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재미있게 엮었다. 즐거운 음악이 나올 때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손뼉을 치고 자신이 마치 주인공 우람이가 된 것처럼 슬퍼하기도 했다가 깔깔대며 즐거워하는 등 동심의 세계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등장 인물들의 화려한 의상과 재미있는 율동, 손을 이용한 블랙 라이트 쇼 등은 공연시간 내내 눈길을 붙잡았고, 뮤지컬 중간중간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라가 직접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 됐다. 우람이와 황소개구리는 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 음식들이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주는 김치와 된장찌개가 얼마나 몸에 좋은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동으로 자연이 어떻게 훼손되는지 등 아이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것들을 웃고 즐기는 공연을 통해 무의식중에 저절로 깨달을 수 있게 했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어떤 작가의 말처럼 어찌 보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기본은 어렸을 때 모두 배우는지도 모른다. 이번 공연을 통해 어린이들은 ‘얌얌송’을 부르며 피자, 통닭보다는 김치와 된장찌개를 더 좋아하는 건강한 어린이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착한 어린이로 자랄 것이라 믿게 됐다. 정진영 시민기자
  •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 표진인 M&B진클리닉 원장은 이 같은 사랑에도 법칙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 남성과 여성이 살아온 배경, 그들이 속한 세상의 사회·문화적 특징을 분석하면 바로 그 시대의 사랑 법칙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를 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표 원장의 생각이다. 표 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보편적인 사람들은 이성의 부모를 닮은 이성에게 끌리게 된다. 이성의 부모를 싫어하더라도 그렇다. 아버지를 싫어하는 딸이 결혼할 때에는 아버지와 닮은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아버지의 패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해 아버지와 비슷한 배우자를 선택하기도 한다. 아버지 때문에 고생한 어머니에 대한 무의식적인 동정으로 어머니와 비슷한 상황을 자처해 결국 아버지와 닮은 남자에게 끌리게 되는 것이다. 표 원장은 연애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간관계에 부모의 부부관계가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성 친구와 사랑을 하는 방법도 동성의 부모가 이성의 부모를 대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성장 배경 못지않게 남녀 연애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 표 원장은 포유류의 수컷은 최대한 씨를 널리 퍼뜨리려 하고 암컷은 가장 좋은 씨를 받아들이려는 본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남성은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 여성을 끊임없이 찾아 나서고 여성은 상태가 가장 좋은 남성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간은 동물과 같이 번식을 위해서만 남녀가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애에 시대와 문화에 따른 남녀 성 역할을 적절히 활용한 기술이 가미되어야 한다. 여성은 남성을 홀릴 만한 매력을 가져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 통념에 따르면 여성에게는 여전히 외모와 몸매, 상냥하고 부드러운 행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50∼60년대 어머니상은 통하지 않는다. 다소 도발적이며 발랄한 이미지도 좋다. 남성은 여성이 발산하는 매력의 신호를 잘 잡아내야 한다. 여성이 추파를 던지면 이를 잘 파악해서 데이트를 리드하라는 것이다. 표 원장은 사랑은 인간 존재 이유의 가장 근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20·30대 젊은이들이 사회생활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거나 진정한 삶의 이유를 찾기란 어렵다. 그러나 사랑에 빠지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 자체가 기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나로 인해 상대가 기뻐하는 것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사랑에 관해 아픈 기억들만 가득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표 원장의 주장이다. 여러 차례 연애를 해도 꼭 바람둥이만 만난다든지, 낭비벽이 심한 여자만 선택한다든지, 만날 때마다 차인다든지, 이처럼 연애하는 데 일정한 패턴이 있다면 이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진지하게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또는 보편적인 남녀 성 역할을 뒤틀리게 바라보고 있거나 성 역할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택해 번번이 갈등하는 것은 아닌지 정신과 상담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하품은 순간적 오르가슴”

    “하품과 섹스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피곤하거나 지루할 때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하품’. 하지만 하품을 평생의 과제로 연구해온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볼터 조인텐스 교수에게는 하품이 단순한 생리작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최근 펴낸 ‘인간의 하품 속에 숨겨진 성(性)적 의미’라는 책에서 하품과 섹스는 생물학적으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7일 보도했다. 조인텐스 교수는 이 책에서 언어학·사회학·심리학·의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하품에 대해 분석했는데, 성적 측면에 대한 관심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무의식적이든, 고의적이든 하품은 순간적으로 오르가슴을 표출한다.”면서 “논쟁이 있지만 약리학적 측면에서 볼 때 일부 우울증치료제의 부작용처럼 하품도 성적 반응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양과 고대 인도 문학에서는 하품을 하는 느낌을 오르가슴과 연결지어 묘사한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인텐스 교수는 산소 부족이 하품의 원인이라는 일반적인 가설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심리학적인 설명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주탐사선이 날아다니고 인간 게놈지도가 완성되는 시대에 하품의 원인과 목적조차 규명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38년만에 선보이는 獨오페라 ‘마탄의 사수’ 연습현장

    38년만에 선보이는 獨오페라 ‘마탄의 사수’ 연습현장

    지난 4일 늦은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4층 연습실. 오페라 ‘마탄의 사수’ 피날레 장면을 재연하는 남녀합창단의 우렁찬 합창에 마룻바닥이 진동했다. 한참동안 심각한 얼굴로 지켜만 보던 벽안의 연출가가 벌떡 일어서 박수를 터뜨린다.“아주 잘 하고들 있어요. 다음주에 한번 더 연습하기로 합시다!” ●세계적 연출가 볼프람 메링 이름만으로도 화제 22일부터 26일까지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일 ‘마탄의 사수’는 독일 낭만파 오페라의 전형을 창조한 칼 마리아 폰 베버(1786∼1826)의 대표작. 독일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볼프람 메링이 연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연계의 화제가 되고 있는 무대다. 세계 곳곳을 돌며 꾸준히 연기 및 연출 워크숍을 열어온 메링은 연극학도들에게는 ‘걸어다니는 교과서’쯤으로 통하는 인물.“오페라 무대들이 보통 음악에 치중하게 마련인데, 메링은 마치 연극처럼 배우들의 연기와 심리묘사에 큰 공을 들인다.”는 게 현장 스태프들의 얘기다. 이쯤되면 정작 목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오페라 배우들로서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피날레 장면에 이어 2막 첫 장을 연습할 때도 그랬다. 메링은 여주인공의 손 동작 하나하나, 표정 변화까지 일일이 바로잡아줄 정도였다. ●여주인공 손동작·표현변화까지 지도 “전형적인 독일 오페라”로 ‘마탄의 사수’를 압축해 표현한 메링은 “문화와 시간을 초월해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표현하는 데 연출의 역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메링은 1969년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연극 ‘보이체크’, 오페라 ‘오텔로’‘카르멘’‘예브게니 오네긴’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탄의 사수’는 독일의 옛 전설을 바탕으로 1821년 베를린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사냥대회에서 1등을 해야만 사랑하는 여인 아가테를 얻을 수 있는 남자 막스는 백발백중하는 ‘마탄(魔彈)’을 얻고자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 자신의 영혼을 되찾기 위해 막스의 영혼을 악마에게 대신 팔아넘기려는 카스파의 계략에 빠지고만 것이다. 3막의 선굵은 남성합창 ‘사냥꾼의 합창’으로 유명하면서도 정작 국내 관객들에게는 낯선 작품이기도 하다.1967년 국립오페라단이 초연한 이후 전문단체가 공연하기는 근 40년 만이다. 카스파 역의 함석헌(국립오페라단)씨는 “노래로만 채워지는 이탈리아 오페라들과는 달리 독일 오페라는 중간중간 대화가 섞인다.”면서 “독일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배우층이 약한 것도 공연이 뜸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의 배우들은 연기연습만큼이나 연출자에게서 발음교정을 받는 데 시간을 더 많이 들인다. ●아가테 역에 함부르크 오페라단의 헬렌 권 공연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대목. 현재 독일 함부르크 오페라단의 프리마 돈나인 세계적 소프라노 헬렌 권(권해선)이 여주인공 아가테를 맡는다. 함부르크 오페라단 관객들이 뽑는 최고 인기 성악가로 해마다 선정돼 온 그는 콜로라투라에서 리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역을 소화해내는 소프라노로 손꼽힌다. 귀국 이튿날인 8일부터 연습에 합류하며, 첫날 22일과 25일 두 차례 무대에 선다. 연출가의 의도대로 철학적 메시지가 깊은 무대미술을 감상하는 재미도 클 듯하다. 주요 공간인 숲을 초자연적 극의 소재, 인간내면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메링은 “나무의 단면을 잘라 벽에 깔고 뿌리는 밖으로 돌출시켰는데, 의식과 무의식 세계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장치”라고 말했다. 아가테 역에 더블캐스팅된 소프라노 이화영을 비롯해 박지현·오미선(엔헨), 테너 하석배·김경여(막스), 바리톤 함석헌·이요훈(카스파), 베이스 김인수·이재준(에레미트) 등이 출연한다. 박은성 지휘로 연주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합창은 국립오페라합창단.3만∼15만원.(02)586-5282.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부모 질문이 아이 사고력 키운다

    부모 질문이 아이 사고력 키운다

    ‘부모의 질문이 아이를 바꾼다.’ 아이를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은 많다. 독서와 토론이 대표적이다. 이와 더불어 질문을 하는 것도 자녀의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상당수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뭔가 채워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식 수십개를 일방적으로 넣어주는 것보다는 단 하나라도 제대로 된 질문을 하는 것이 아이 사고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질문을 받은 아이는 사물이나 지식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고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 사고의 폭을 스스로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말의 다리는 4개’라고 말하면 아이는 단순지식만을 얻게 된다. 대신 ‘말의 다리는 4개인데 왜 그럴까?’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이는 생각할 수 시간을 갖게 된다. 여기서 질문이란 단순히 의문형 문장 형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가령 ‘숙제 했니?’‘책 읽었니?’와 같은 말은 질문이 아닌 명령이다.‘네.’ 혹은 ‘아니요.’와 같은 대답밖에 나올 수 없는 물음 역시 사고력을 위한 질문이 될 수 없다. 사고력 신장을 위한 질문에는 ‘오늘 기분은 어떠니?’‘학교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니?’와 같은 일상적인 질문이 있다. 독서나 학습 후 내용에 대한 질문, 가령 ‘주인공은 왜 그곳에 갔을까?’‘네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와 같은 학습적 질문,‘손가락은 왜 다섯 개일까?’와 같은 철학적 질문도 있다. 모두 아이의 사고를 자극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입식 교육을 받아온 부모 입장에서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몇 가지 원칙을 갖고 질문을 한다면 아이의 생각을 키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 우선 ‘밥은 왜 세끼를 먹지?’‘왜 매일 세수를 할까?’‘사람은 왜 잠을 잘까?’ 등 당연한 것에 대해 묻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모든 것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소화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모든 질문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이 반드시 자녀들보다 나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답을 모르는 질문은 하지 않기 마련이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질문마다 답이 여러 개 있는 경우도 많을 뿐만 아니라 설사 답이 한 개더라도 아이와 함께 찾는다는 생각으로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 후에는 반드시 기다려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질문을 한 뒤 3초도 기다리지 못한다. 아이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질문을 구체적으로 다시 해준다. 아이가 대답하는 도중에 말이 막히면 ‘좋은 생각인 것 같은데?’라는 식으로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도움말 사고력교육센터 참오름 원장
  • [논술이 술술]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 베버 지음

    우리가 ‘자본주의’라는 용어에서 떠올리는 것은 보통 ‘인간의 이기적 욕구’와 ‘경쟁’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이기적 존재로 규정하는 데 익숙해져 있으며, 자신의 물질적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들을 ‘자본주의’ 질서에 훌륭하게 적응하는 ‘능력자’로서 부러움 섞인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내 돈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야.’라고 말하는 방탕한 부자의 행태에도 잠시 눈살을 찌푸릴 뿐, 소비가 자유이자 미덕이라는 그 기본 논리에 대해서는 쉽게 공감해 버린다. 법을 어기지 않는 한도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 도덕적이든 아니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모든 행위를 자본주의적 생존 법칙이자 덕목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베버에 따르면 이러한 인식과 행위들은 근대의 합리적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며,‘천민’자본주의에 불과할 뿐이다. 오히려 근대 자본주의는 종교개혁 이후 확산된 금욕적인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에 기반해 발전해 왔으며, 그러한 금욕적 생활과 직업에 대한 의무의식이야말로 합리적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는 근거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1900년대 초 그 일부가 씌어졌으며,1904년 말에 완성돼 1905년에 발표됐다. 이 책에서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의 기원을 프로테스탄티즘의 정신에서 찾고 있다. 서구 근대 자본주의 문화의 본질을 인문주의적 합리주의와 금욕적 합리주의의 결합으로 파악하고, 종교개혁 이후 나타난 금욕적 직업 윤리에 기반한 종교적 이상주의가 그것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베버의 사상은 자칫 탐욕스러운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만이 지배하기 쉬운 자본주의 경제 현실을 비판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베버가 드러낸 천민 자본주의와 합리적 자본주의의 구분은 투기와 정경유착, 탈세, 일부 계층의 비도덕적 과소비 풍조 등 여전히 비합리적인 경제 행태가 충분히 극복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개념으로 의미있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금욕적 생활방식과 노동과 직업에 대한 의무 의식의 형성이 자본주의 발전의 기반이었다는 베버의 강조는 노동의 중요성이 경시되고 있는 오늘날, 합리적인 직업 윤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최근 ‘동아시아론’ 논의와 관련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아시아적 가치’와 ‘유교 자본주의론’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이론적 모태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신흥공업국가들의 급속하고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이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검약과 절제에 기반한 유교 윤리와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유교 자본주의론’은 직접적으로 베버의 논의를 근거로 출발하고 있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 (www.unidream.co.kr) ● 생각해보기 -천민 자본주의와 합리적 자본주의의 개념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을 설명해 보자. -흔히 후기 산업사회에 들어서서 인간 노동의 중요성이 약화되고, 노동 기피 현상이 확산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노동’과 관련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써보자. -노동과 직업이 인간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유교 윤리와 문화가 동아시아의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고, 따라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라는 제도적 문화적 특징들을 계속 유지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생각해보자.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고1∼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윤리와 사상, 경제, 시민윤리, 사회문화, 경제 -함께 읽어 볼 책과 고전:청년을 위한 경제학 강의(김수행 편저·한겨레신문사), 빈곤의 세계화(미셸 초스토프스키·당대), 세계화의 덫(한스 피터 마르틴 외·영림카디널), 경제학을 위한 변명(정운영·까치), 경제학 산책(홍기현 외·김영사)국부론1·2(아담 스미스·동아출판사), 이야기 경제 원리(박상률, 곽유리·고려원) -기출논제:고려대 2002학년도 정시, 가톨릭대 2004학년도 정시, 경희대 2004학년도 정시, 동국대 2004학년도 정시, 광주교대 2003학년도 정시, 경북대 2001학년도 정시, 연세대 1998학년도 정시(인문계)
  • 韓·美외교라인 난청 딴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과 미국 정부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양국간의 의사소통 장애는 대북 정책의 근본적인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구조적인 현상이어서 단기적인 치유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 10일 북한이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중단을 선언한 직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반 장관은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및 폴 울포위츠 부장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나 6자회담을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했다. ●美언론 거듭확인에 또 부인 그러나 반 장관이 워싱턴에 머무는 기간부터 양국 사이의 이상 기류는 감지되기 시작했다.11일 체니 부통령이 “북한에 비료를 주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반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그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반 장관이 14일 귀국한 직후 다시 울포위츠 부장관이 같은 요구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외교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다시 부인하다가 마지못해 “공식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꼬리를 내렸다. 왜 이같은 상황이 벌어졌을까. ●“美우회적 요구 한국측 흘려들어” 한·미 양국의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두가지 해석을 제시했다. 첫번째는 한·미간 커뮤니케이션 자체의 문제이다. 미국측에서 우회적이고 완곡한 용어(Under-reaction)로 그같은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한국측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교에서는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고 이를 각자 편한 대로 해석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주미 대사관 관계자는 일반론을 전제로 “다른 언어,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하다보면 각자 ‘자기 인식의 포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라이스 장관이 반 장관과의 회담에서 대북정책의 세가지 원칙을 제시했으나 회담 뒤 반 장관이 브리핑한 원칙과 미국측이 추후에 밝힌 원칙에는 차이가 나타나기도 했다. ●“내정간섭등 비난우려 공개 거부” 두번째 분석은 국내정치 및 남북관계와 관련된 것이다. 미국측이 분명히 비료 지원 반대의사를 전달했고, 한국측도 이를 접수했지만 그 파장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비료 지원 반대 사실이 공개될 경우 한국내 일각에서 “내정간섭이냐?”는 비난이 제기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북핵 문제보다는 반미가 이슈화되는 엉뚱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요청에 따라 비료지원이 중단된다면 북한의 반응이 어떨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동북아정책 분석관은 “한·미간 커뮤니케이션에도 큰 문제가 있지만 이번 일은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다. 황 분석관은 “한국은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바꾸라고 요구할수록 양국간의 오해와 긴장은 커질 것”이라면서 “양측 모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강서구 100여명, ‘골목환경 수호’ 자부심

    강서구 100여명, ‘골목환경 수호’ 자부심

    주부 이은주(38)씨는 화곡동의 청결상태를 책임지는 ‘청소도우미’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그는 지난 1일부터 서울 강서구에서 운영하는 공공근로사업 청소도우미 분야에 합류했다. ●진짜 부끄러운 건 대가 없는 도움 받는 것 이씨는 “거리 청소가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아니며 진짜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동정심을 불러일으켜 남의 도움을 대가 없이 받는 것”이라면서 “아이들에게도 내가 하는 일을 거리낌없이 알려준다.”고 밝혔다. 강서구가 처음 도입한 청소도우미는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질적인 청소 취약지역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 지난해말 130명을 뽑는 데 370여명이 지원, 불황에 시달리는 밑바닥 정서를 반영했다. 일부 지역은 경쟁률이 무려 10대 1을 넘었다. 강서구 관계자는 “임시직이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지만 참여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제설작업이나 수해 등 재해발생 복구에도 청소도우미를 참여시켜 활동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 80여만원… 경쟁률 최고 10대1 이들의 연령층은 일자리가 부족한 40∼60대가 주류이며 60%가 여성. 근무기간은 최대 9개월이며 월 80만∼9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구는 올해 예산 가운데 16억원을 청소도우미사업에 배정했다. 김순례(65·여)씨는 “쓰레기 분리배출에 무의식적으로 신경을 쓴다.”면서 “청소도우미제는 어려운 주민을 돕고 환경을 지키는 ‘일석이조’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환경미화원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청소업무를 담당한다면 청소도우미의 임무는 동네 곳곳을 누비며 세세하게 청소하는 것. 환경모니터의 역할도 함께 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 운영방식도 자치구에서 관여하지 않고 동사무소의 재량에 맡겼다. 면적에 비해 인구가 많은 지역은 동사무소의 판단에 따라 청소도우미를 더 뽑을 수도 있다. 이에 앞서 강서구는 지난 2003년부터 도시 청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인력을 채용하거나 퇴역 미화원을 다시 고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2개 동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청소도우미제가 경제성과 효율성 면에서 주민과 시민단체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내자 올해부터 22개 동 전역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군 입대를 앞두고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청소도우미에 나선 성병호(20)씨는 “아르바이트마저 구하기 힘들어 학비문제로 제대후 복학여부가 불투명했다.”면서 “학비 문제를 해결한 청소도우미 자리는 나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금연하실 분 보건소로 오세요

    금연하실 분 보건소로 오세요

    직장인 이상욱(41·서울 방이동)씨는 ‘상습금연자’다. 십수년 전부터 새해 계획에 금연이 빠진 적이 거의 없다. 그러나 서너달을 못 가 ‘악마의 유혹’에 굴복하곤 했다. 금연 도구도 소용 없었다. 가족들의 따가운 눈길을 피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숨 섞인 담배 연기를 내뿜는 일상이 계속됐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오는 3월부터 구청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연다는 ‘희망의 소식’을 접했다. 이씨는 “고 1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애인’을 떠나보내는 게 조금 아쉽지만 아빠가 금연한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외동딸을 봐서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담당의사 배치… 보조제 제공·약물치료 금연클리닉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담배와의 전쟁’. 전국 246개 모든 보건소에서 시행된다. 전체 예산만 건강증진기금과 지자체 예산 등 230억여원이 소요되는 국가적 사업이다. 정부 차원의 금연클리닉을 실시하는 것은 영국에 이어 전세계적으로 두번째다. 대상 인원은 전체 흡연 인구의 1%인 10만명. 서울시내 25개 보건소는 모두 2만 3000여명을 금연클리닉에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금연클리닉에는 금연상담사 2명과 금연 담당 의사 1명이 배치된다. 이들은 6개월 동안 흡연자들을 상담하는 것은 물론 약물 공급과 금연 체크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첫 방문 때 니코틴 의존도 평가, 복부 둘레 측정 등을 받는다. 특히 니코틴, 타르와 함께 담배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인 일산화탄소가 결합된 적혈구의 비율을 측정하는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을 통해 담배로 자신의 몸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게 된다. 이후 상담사와 함께 맞춤형 금연 프로그램을 짜게 된다. 금연일을 정한 등록자는 금연클리닉을 방문할 때마다 금연 껌과 몸에 붙이는 금연보조제(금연 패치) 등을 제공받는다. ●도심에 이동클리닉도 운영돼 심각한 ‘골초’ 들에게는 금연 담당 의사가 금단 증상을 덜어주는 부프로피온 등의 약물이 처방된다. 실제로 담배를 끊었는지 알 수 있는 일산화탄소 검사도 정기적으로 실시, 어느 정도 금연의 의무감도 부여한다. 모두 6주 동안 방문 상담과 약물 치료가 병행되고, 금연에 성공하면 기념품도 나눠주기로 했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광화문이나 강남 등 도심에서 이동클리닉도 운영된다. 전화, 이메일 뿐 아니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흡연자는 2월 한달동안 해당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치료비는 물론 금연껌이나 패치 등 모든 의약품도 무료다. 소득 및 연령에 관계 없이 등록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평균 금연율 30% 넘어 금연클리닉은 몇년 전부터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흡연율이 높은 저소득층은 의료비 부담 때문에 참여를 꺼려 사회적인 효과는 미미한 편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성북구, 부산 부산진구, 전남 해남군 등 전국 10개 보건소를 대상으로 금연클리닉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모두 78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금연율은 6개월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은 흡연자의 비율을 뜻한다. 시범사업 참여자의 평균 금연율은 3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성북구 보건소 관계자는 “당초 등록한 140명 가운데 122명이 두 달 넘게 프로그램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성공적”이라고 귀띔했다. 금연 사업은 강북구보건소 등 지금까지 대부분의 보건소에서도 운영돼 왔다. 여기에 체계적인 상담과 치료가 가능한 금연클리닉은 금연 사업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복지여성국 건강도시추진반 이조영 주임은 “지속적인 금연클리닉의 운영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57.6%의 성인 남성 흡연율뿐 아니라 급증하는 청소년 흡연율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잘못된 상식·나홀로 금연법 ‘금연하면 살이 찌니까 건강에 더 해로운 게 아닐까….’ 금연을 시작하면서 흔히 하게 되는 고민이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오.’다. 이런 잘못된 상식 탓에 쉽사리 포기하기 일쑤다.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지만큼 올바른 정보를 갖고 있는 게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흡연자가 담배를 끊은 뒤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금연 이후 남자는 평균 2.8㎏, 여자는 3.8㎏ 정도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욕이 느는 게 주 원인. 그러나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체중 증가를 줄일 수 있다. 또 흡연은 복부비만을 유발, 몸매뿐 아니라 건강에도 직격탄을 날린다.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체중이 20㎏ 증가하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 또 다른 오해는 담배를 줄이거나 순한 담배를 피우면 낫다는 것. 그러나 몸에서 흡수하는 니코틴과 타르의 양은 별 차이가 없다. 신체는 물질들을 일정하게 받아들이려는 성향이 있어 무의식적으로 연기를 더 깊게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담배를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말이다. 담배를 50년 이상 피워도 건강한 사람들을 보며 위안 삼는 흡연자들도 있다. 물론 사실이다. 다만 이들은 흡연에 의한 합병증으로 조기에 사망할 확률인 3분의1에 속해 있지 않을 뿐이다. 바꿔 말하면 흡연자들은 6발이 들어가는 권총에 2발의 실탄을 넣고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금연으로 인한 과민 증세도 길어야 1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도 금연자의 화를 일시적으로나마 받아줄 아량이 필요하다. 혼자 할 수 있는 금연법도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금연 껌과 금연 패치 등을 활용하는 것. 각종 통계에 따르면 의지만 갖고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5% 미만이지만 보조제를 사용하면 35% 가까이 높아진다. 또 원래 항우울제로 쓰이는 부프로피온 등 약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단 금연을 하려면 시작 일주일 전부터 금연 이유와 흡연 습관을 분석한 뒤, 주위에 널리 알리는 게 필요하다. 시작 뒤에는 금연 이유를 적은 메모를 틈틈이 들여다보자. 식후 양치질과 흡연 장소를 피하는 것은 기본. 금단증상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때는 일주일 직전. 금연 패치를 항상 붙이고 있으면 금단증상이 덜해진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들의 조언이다. 금연 2주일에 들어서면 금단증상의 고비는 넘기게 된다. 그렇다고 술자리에 참석하는 등 일부러 자신을 지나치게 시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통 한 달을 넘기면 안정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보건소 맞춤형클리닉 덕분 53년만에 담배 끊기에 성공 “몸에 암세포가 생겨도 담배를 끊을 수 없더라고요. 우연히 금연클리닉을 접해 50여년의 ‘악연’을 끊을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죠.” 함택영(74·서울 돈암동)씨는 요즘 몸이 가뿐하다. 한동안 잃어버렸던 밥맛도 다시 돌아왔다. 가래도 더 이상 끓지 않는다.21살부터 곁에서 떼놓지 못했던 담배를 성북구 금연클리닉을 통해 53년만에야 끊은 덕분이다. 함씨는 반세기 동안 매일 한 갑 이상씩 피웠다. 술도 적잖이 마셨다. 그러자 60줄에 들어서자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간경화에 이어 5년 전에는 간암 초기 판정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의사가 ‘담배를 안 끊으면 죽는다.’고 했지요.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안전한 상태는 아닙니다. 어떻게 합니까. 담배가 없으면 못 살겠는 걸.” 함씨에게 희망의 햇살이 비친 것은 지난해 10월. 성북구 보건소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러 갔다가 혹시나 싶어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상담사들의 권유에 따라 함씨는 11월부터 담배와의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위기는 금연일 일주일 이후에 찾아왔다. 무의식 중에 담배를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하루에도 서너 차례 했다. 담배 피우는 꿈을 꾸다가 깬 뒤 입맛을 다신 적도 있었다. 사실 함씨는 그동안 금연을 10여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니코틴의 마수(魔手)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금연침 등도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클리닉의 체계적인 상담과 금연 도구가 큰 힘이 됐다. 무료로 받은 금연 껌과 패치가 신기하게도 금단 증상을 싹 없애줬다.3주째가 되자 끽연욕과 금단현상도 함께 사라졌다. 함씨는 결국 3개월 동안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 요즘은 담배 연기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다. 함씨는 “담배는 자신에게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건강도 해친다.”면서 “요즘은 아들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에게 담배 끊기를 권하는 ‘금연 전도사’가 됐다.”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쉬어가기˙˙˙

    ‘축구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86년 멕시코월드컵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핸들링 반칙 논란이 일었던 골은 무의식 중에 자신의 손으로 밀어넣은 것이라고 최근 스웨덴 TV와의 인터뷰에서 19년만에 고백.. 당시 잉글랜드를 2-1로 이긴 아르헨티나는 결국 우승컵을 품었고, 이후 필름 판독 끝에 공이 마라도나의 손에 맞은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마라도나는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 [깔깔깔]

    ●궁색한 변명 아무 곳에서나 침을 뱉는 나쁜 습관을 가진 남자가 있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길에 서있던 이 남자는 어김없이 무의식적으로 침을 ‘캭∼’ 뱉았다. 그런데 길 맞은 편을 보니 공교롭게도 경찰이 노려보고 있는게 아닌가. 그 남자는 직감적으로 걸렸구나 생각하고 어떻게 이 순간을 모면할지 고민했다. 이윽고 경찰이 다가왔다. “실례합니다. 알 만한 분이 이래도 되겠습니까?” “제, 제가 뭘요?” 그 남자는 등에서 식은 땀이 흘렀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경찰에게 되물었다. “아니, 그걸 지금 몰라서 물으십니까? 제가 지금까지 길 건너편에서 다 봤습니다. 바닥에 흥건한 당신의 흔적들이 보이지 않나요?” 경찰이 단호하게 말했다. 답변이 궁색한 이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변명했다. “그건 흐…흘린건데요.”
  • [일요영화]

    [일요영화]

    ●쥐라기 공원(SBS 오후 11시 45분) ‘ET’‘인디아나 존스’‘쉰들러 리스트’로 유명한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93년작.‘쥐라기 시대’ 화석에 갇힌 모기의 피에서 추출한 공룡의 DNA를 첨단 기술로 복원해 낸 공룡들이 일대 소동을 벌이는 내용의 SF 오락영화. 마이클 크라이튼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 거액의 제작비와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블록버스터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의 성공으로 전세계적으로 공룡 붐이 일기도 했다.1994년 아카데미 영화제 음향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코스타리카의 이슬라 누블라에 차세대 유전공학 기술로 쥐라기 공원을 세운 존 해먼드 회장(리처드 아텐보로). 그러나 공룡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전문가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공원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한다. 해먼드 회장은 제나로 변호사와 고생물학자 그랜트 박사(샘 닐), 고식물학자 새틀러 박사(로라 던), 수학자 말컴 박사(제프 골드 블럼)를 공원에 초대한다. 그는 어린 관람객들의 반응을 미리 시험할 겸 자신의 손자, 손녀도 동행한다. 금전 문제로 해먼드 회장에게 앙심을 품은 컴퓨터 전문가는 경쟁사에 공룡의 배아를 팔아 넘기기로 계약을 맺고, 그랜트 일행이 공원에 들어온 날 보안시스템 작동을 중단시키고 공원을 몰래 빠져나가려 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폭풍우까지 겹치자 해먼드 회장은 투어를 중단시키려 하지만, 전력이 끊겨 그랜트 일행은 공원 한가운데에 갇히고 마는데….125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더 셀(KBS1TV 밤 12시 20분) 타셈 싱 감독의 2000년작. 빈센트 도노프리오, 제니퍼 로페즈 주연. 연쇄살인범의 머리 속 세계를 탐험한다는 엽기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공상과학 스릴러물. 제니퍼 로페즈가 납치된 희생자를 찾기 위해 혼수상태에 빠진 연쇄 살인범의 심리 속으로 들어가는 과학자 역할을 했다. 하얗게 표백되어 버려진 일곱번째의 여자시체….FBI 특수요원 피터는 강변에서 발견된 마지막 시체를 검시한 결과, 범인이 포드 자동차를 타고, 희귀종인 알비노 셰퍼드를 데리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이 무렵, 또 다시 줄리아라는 여자가 실종된다.FBI의 총력전으로 범인 칼 스타거는 검거되지만 불행히도 놈은 혼수상태에 빠진다. 피터는 범인의 의식을 깨우기 위해 심리학자 캐서린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그가 갖고 있는 악몽의 근원을 연구해 왔는데, 이번엔 연쇄살인범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마지막 희생자의 소재를 알아내야 한다.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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