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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뒤 사람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씨

    “대사로 보여줄 수 없는 걸 노래가 할 수 있고,노래가 막히면 춤으로 뚫을수 있습니다”.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37)는 시쳇말로 ‘잘 나가는’사람이다.‘모스키토’‘페임’‘오,마이 갓스!’등 지금 공연 중인 세 작품의 춤이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뮤지컬이 ‘전성기’를 맞았다지만 아직 스태프 분야,특히 안무는 넘어야 할산이 많다. 본격적인 안무 개념이 도입된 것은 10년도 안된다. 그저 율동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관행에 충격을 준 게 93년 ‘동숭동 연가’(이종훈 연출)다. “당시 창작 뮤지컬은 배우에게 안무훈련을 시키지 않았고 배우들 기량도 낮았습니다.‘동숭동 연가’에 참여하면서 연출자와 상의해 춤이 되는 사람을뽑았죠.”이 작품은 안무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함께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뮤지컬 몇 작품에 배우·안무자로 참가했지만 어디까지 주요 관심은 ‘순수 무용’이었다.안무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확인한 뒤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공동작업이라 아이디어도 얻고 극적 구조도 배울 수 있습니다.이미지나 메시지 전달로만 전개되는 무용과는 다른 맛이죠.”종합예술의 매력에 젖어 9년동안 30여편의 뮤지컬에 참가했다.아이디어가 돋보였는지 호평이 잇따랐다.“독특한 동작선”(고래사냥)“마술같은 안무”(명성황후)“한국적 춤사위의 현대적 재현,세련된 표현,오리엔탈 분위기”(〃)등등…. 이런 찬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100% 맘에 든 작품은 없었다”고 말한다. “배우들이 손 동작이나 표정 하나 틀려도 밤에 잠을 못 이룬다”는 그의‘일 욕심’은 이론작업에서도 드러난다.‘안무 체계’를 다룬 책이 하나도없어 자신의 현장경험을 토대로 ‘뮤지컬에서의 무용 기능과 형성과정’이란석사논문을 냈다. “그저 춤만 만든다고 생각하고 대충 덤비다간 큰코 다칩니다.작품을 철저히분석해야죠. 그렇다고 너무 몰입하면 상상력이 죽습니다.‘분석과 창조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뮤지컬의 오락적 기능만 강조하기 보다는 한 차원 높은 예술로 승화시키고싶어 내년에 미국에 유학할 계획이다.이미 경희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브로드웨이 재즈센터(2년),런던 컨템퍼러리 댄스스쿨(1년)등에서 수학한 바 있다. 이종수기자
  • [대한매일 창간95]’문화게릴라’ 4인 특별대담/프로필

    ‘문화의 세기가 다가온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당연하게 여겨지는 구호다.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이 화두를 보면서 휘황찬란한 ‘극장 간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이는 ‘과연 오기는 올까’‘온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하는 우려에서비롯된다.대책없는 치장,실속없는 입선전에 쓴 웃음만 지은 게 한 두 번이아니기에 그 알맹이를 보고 싶다. 하지만 한 세기의 문화현상을 내다보기란 쉽지 않다.본질을 꿰뚫지 못할때는 에두르는게 좋다. 현장에서 다양한 ‘문화 모험’을 감행하고 있는 4명(김재인 성기완 이명석 장진)이 최근 만났다.이들은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전방위로 활동하는 이른바 ‘문화 게릴라’들(프로필 참조). 장르 사이를 ‘폭주’하는 배경과 ‘꿈’을 털어 놓으며 다가오는 세기의 모습과 밑그림을 그려 봤다.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토론은 3시간 정도 이어졌다. 겉으로 볼 때 튀어보이기만 하는 이들.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속은 깊고 넓어,그들의 ‘삐딱한 대들기’에 담긴 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그것은 ‘문화의 세기’라는거창한 구호가 아닌 ‘현장의 힘’이었다. 21세기 문화를 이끌 이들의 공통점은 ‘낙관’이다.하지만 신중하고 단호했다. ■김재인 우리 네명의 공통점이 있다.맨발에 슬리퍼 그리고 여러 분야를 오가는 움직임.이전에는 볼 수 없던 ‘크로스 오버’나 ‘문화 퓨전’에서 물꼬를 터보자.이 현상은 87년부터 나타났는데 왜 ‘여러 우물’을 파기 시작했을까. ■성기완 지식인·글 중심의 사회 시스템이 한계에 이른 것이다.지금은 과도기이지만 21세기엔 개별매체를 파괴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다.일전에 프랑스 드 쿠플레 무용단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무용·연극·영상 등의 장르 통합이 너무 자연스러워 부러웠다. ■장진 앓고 있던 ‘시대의 고름’이 터진 것이다.연극·영화계는 아직 매체를 오락가락하는 사람에 대한 도마질이 심하다.이렇게 해선 좋은 작품 나오기 어렵다. ■이명석 개별 장르가 고여있기 때문에 한 곳을 벗어나려는 현상이나 모임이활발하다.홍대 앞 언더만화그룹이 펑크 그룹을 만든 것도 좋은 예다. ■김 크로스오버의 배경은 무엇일까. ■장 대중문화가 급변하고 다양해졌다.민주화와 더불어 ‘확실한 적’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길을 찾은 결과다.또 기라성같은 비주류들이 당당하게 나섰다.이들이 21세기에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쿠데타로 주류에 편입하기 보다는 주류에게 한방 먹이고 빠지는 지구전이 늘어날거다.하지만 이 역시 불안하다.이들이 주류가 된 뒤 어떨지…■이 한 군데만 때려서는 성과를 거둘 수 없기에 크로스 오버가 나온게 아닐까.아마추어이면서 ‘언더’로 위장하는 것도 문제다.‘언더’를 마치 상업적 브랜드로 이용하는 거품이 빠져야 한다.진정한 언더는 못해서가 아니라안하는 거다.음악쪽은 어떤가. ■성 비슷하다.80년대 움튼 반문화는 게릴라전이었다.네가 하니까 나는 안한다는 ‘태도’를 중시했다.이런 ‘자기 파괴’ 혹은 세련되지 못한 형식만으론 안된다.비주류 나름의 ‘미학과 방법’을 찾아야한다. ■김 우리가 ‘문화 오지랖’이 넓어진 이유는 뭘까. ■이 섞고 패러디하거나 ‘혼성모방’ 같은걸 좋아한다.이는 개별 장르에서이미 많은 것이만들어져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론 새로운 걸 엮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일종의 ‘실존적 도망’이다.기존 제도가 주는 숨막힘과 갇혀있는 느낌에서 탈출해보자는 거였다. ■성 ‘나는 세포’‘너는 원형질’ 식으로 일상적 실용세계가 갈수록 전문·세분화 되고 있다.이런게 답답했고 전문적이지 못한 나의 무능력(웃음)에대한 반감도 있었다.배운건 ‘글’밖에 없는데 좋아한 건 음악이었다.이 간격을 메우려는 작업이 정체성 찾기이자 장르 넘나들기였다.어쩌면 우리 모두가 ‘과도기적 인물’일지 모른다. ■장 연극과 영화 다 하고 싶어 하는거다.그리고 둘 다 내게는 보완적이다.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아이디어를 준다.재미없으면 하라고 해도 못한다. ■이 밥만 먹고 못사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장 연극·영화판에서 과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경제적 의미만이 아니라)이다.전천후 예술장르를 지향하는 문화창작집단 ‘수다’를 만들었다.개별 매체안의 안주를 부수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다.쉽게 말해 한명이 이런 작품을 만들려고 할 때 필요한 모든 인력을 연계시켜주는 일이다.내년쯤 수면위로 오른다.‘한 방’치고 싶다. ■성 독립 레이블 회사 ‘강아지 문화·예술’를 5년 정도 ‘버텨’가고 싶다.이는 H.O.T감각으로 획일화되는 대중가요판에 대한 거부다. ■이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자리(이를테면 만화잡지 같은 것)를 만들고 싶다.주류의 삭막함도 안아 주고 비주류도 고립되지 않게 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만화는 돈 덜 들이고 인생을 즐기는데 유용하다. ■김 기성세대나 동시대 사람들보다는 다가올 세대에게 관심이 많다.그들이자유롭게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는 판이 필요하다.굳이 대학내부일 필요가없다고 생각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잘 가꿔서 누구나 ‘철학 혹은 문화의잔디밭’에서 뛰놀게 하고 싶다. ■김 자본 혹은 시장의 유혹은 어떻게 하나. ■성 80년대엔 시장 고민할 필요 없었다.운동권서적을 오토바이 타고 운동권서점에 뿌리면 되었다.그러나 이젠 움막치고 살 수 없는 시대다.어떻게 ‘인디 정신’을 유지하면서 시장 속에서 버틸까고민이다.‘공룡 틈에서 노는쥐’의 운명이랄까. ■이 쥐끼리 잡아먹는게 더 무섭지 않느냐. ■성 요즘은 덜 하다.궁지에 몰리니까 연합전선 펴고 있다. ■장 인디를 살리는 시장구조는 또 다른 ‘발명’이다.개인적으론 낙관한다. ■이 만화는 약간 다르다.기존의 만화시장을 앗아 먹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시장다툼이 아닌 확장도 가능하고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장치도 발견할수 있다. ■김 시장논리를 따르다 ‘인문학의 위기’를 부른게 아닌가.대학의 결과물이 돈이 되어야한다는 ‘신지식인’발상은 위험하다.스피노자는 렌즈를 깎으며 철학을 연구했다. ■김 마지막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논의해보자.저기 장진이 ‘스크린 쿼터 땜에 삭발도 했지만 미국 위주의 흐름을 경계할 방법은 없을까. ■성 돈 된다고 할리우드의 스토리라인을 따르면 안된다.우리 것으로 우리스타일 만들자.인도 파키스탄이 ‘자기들만의 록’을 만든 지혜를 배우자.우리같은 젊은 세대의 무거운 짐이다. ■장 록이 없는 나라에서 로커의 고민을 찍은 영화 ‘정글스토리’는 깨질수밖에 없었다.‘스크린 쿼터’로 머리 깎았다.대놓고 박치기 못하고 이렇게싸우는게 창피스러웠지만 일단 힘을 갖자고 생각했다. ■김 문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할리우드식 시선을 벗어나는 것은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장르가 안고 있는 문제다. ■김 얘기가 끝이 없는데 이 정도에서 맺자.엄숙주의가 아니고 벽을 허물고싶어하는 등 이전 세대와는 확실히 다른 고민임을 확인했다.앞으로도 이런모임을 자주 갖자. ■성·이·장 좋다. 정리 이종수기자 vielee@ - '삐딱이' 4인 프로필 ■김재인 69년생.88년 서울대 동물자원과 들어갔다 ‘알레르기’느껴 89년미학과 재입학.대학원은 철학과로 바꿈.문화 무크지 ‘이다’(문학과 지성사)편집동인이며 질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를 비롯 번역서 다수.홈페이지(http:///sh.hanarotel.co.kr/∼armdown)만들어 철학·문화론 대중화 ‘전쟁’에 몰입. ■성기완 67년 서울 변두리서 태어난 ‘변두리 정서’의 소유자.서울대서 불문학(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지만 본업이 뭔지 아리송.시집 ‘쇼핑갔다 오십니까?’(문학과 지성사)를 낸 시인,밴드 ‘99’멤버로 뛰는 뮤지션,대중음악평론가,케이블TV 비디오자키로도 맹활약.그의 말.“시는 내 뿌리,음악가는 끊임없이 되고 싶어하고 그래서 시도하고 있는 중,평론가는 배운게 글이어서 봉사한다는 기분으로 씀”. ■이명석 70년 출생.서울대 철학과 88학번.그의 키워드는 어릴때 미친 ‘만화’와 커서 만난 컴퓨터.지적 호기심 왕성해 출판사 문학담당 편집자,문화월간지 기자,만화 스토리작가,웹진 ‘스폰지’편집장을 거쳐 만화 문화사이트‘마나마나’운영중.그의 말.“만화를 안주삼아 사람들이 함께 뛰놀 마당을 만들어 주고 싶다”.‘그로테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문화의 백과사전’(가지 않은 길)과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홍 디자인)를 펴냄. ■장진 71년 출생.서울예술대 졸업. 명함이 모자랄 경력.희곡·방송·시나리오 작가,연기자,TV프로그램 사회자,연극·영화 연출자.한마디로 공연문화를‘갖고 노는’ 능력있는 젊은이.고교때 대학로에 살다시피 하면서 연극 100편 ‘때린 바’있어무대 형상화는 식은 죽먹기.‘택시 드리벌’ 등 연극계의 ‘대박’몰고 다니는 문제적 연출가.최근 영화 ‘간첩 리철진’ 쓰고 감독.
  • [대한매일 창간95] 21세기 문화기상도

    “정체나 후퇴는 없다.통합과 분화,첨단 하이테크와의 결합과정 등을 거쳐발전만 있을 뿐이다”문화예술계 인사들은 21세기에는 연극 등 전통예술에서 영상 등 첨단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한마디로 말해 21세기의 문화 날씨는 ‘아주 맑음’또는 ‘맑음’이라는 것이다.이는 문화적 창의성이 사회 및 경제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고 개인의 삶의 질을 고양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통일시대를 맞아 민족 및 사회통합이 요구되는우리들에겐 문화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21세기 문화예술의 변화·발전 기상도(氣象圖)를 그려본다. ■총론 장르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통합되는 문화의 ‘M&A 현상’이 강하게나타난다.컴퓨터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이다.최근 복합문화공간인 ‘아트센터’가 등장하고 있는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전시공간과소규모 야외극장을 갖춘 이 곳에서는 미술과 음악,마임,퍼포먼스 등 장르간의 통합예술,장르 간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연극 등 고전적인 문화예술도 나름대로의 영역을 지키며 변함없이 지구인들의 사랑을 받을것으로 보인다.19세기말 영화가 처음으로 등장,대중문화의 꽃을 피운 것처럼신매체 출현에 따른 새로운 문화현상의 출현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음악 오케스트라와 같은 대규모 공연보다는 3∼15명 단위의 실내악단이활성화되고 레퍼토리의 전문화가 이뤄질 것이다.60년대 이후 시작된 원전연주(곡이 만들어질 당시의 주법과 작곡가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또는 정격연주(원전연주+작곡 당시에 만들어진 악기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연주하는 전문 단체들도 생겨난다.기존 작품의 재조명과 뒤집어보기 등도 보편화될 전망이다. 컴퓨터의 발달로 문화 향유자인 관객과 생산자인 연주자나 작곡가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마니아들의 생산활동 참여가 쉬워진다.이들의 참여욕구는 미국에서 한차례 시도됐던 ‘두뇌오페라’처럼 사이버공간에서 전문가와 마니아가 함께 곡을 만들고 이를 공연장으로전송,바로 들려주고 평가받는 과학과음악의 벽허물기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연극·무용 전반적으로 사이버 문화가 득세하겠지만 전통적인 공연예술도 독자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점쳐진다.사이버 문화는 자칫 소외,탈인간화 등 인간적 요소의 상실을 가져오는 ‘어두운 측면’을 안고 있어,인생의깊이와 감동 등 인간의 체취를 다루는 연극 등 공연의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정보통신 및 매체의 발달에 따른 문화적 획일화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각 나라들이 자신들의 정체성 유지에 나서게 된다.이는 공연예술,축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형태로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개인들도 자신의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연극은 대사가적어지고 춤이나 영상으로 대신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무용은 테크놀로지와의결합이 두드러진다. ■미술 컴퓨터 그래픽 등 첨단 하이테크와의 결합을 통해 분야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된다.21세기는 ‘순간적인 것’,‘사건’,‘이미지’ 등을 의미하는 ‘시뮬라르크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 원본과 모사품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뿐아니라 모사품이 원본이 되고 인공의 상황이 현실이 되는 ‘시뮬라르크’의개념이 대두된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가상공간에서만 가능한 시각예술을 창조하거나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시각물이라 해도 그것을 웹의 환경과 특성에맞게 재가공한 미술사이트가 각광을 받게 된다. 눈을 국내로 돌리면 한국미술계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될 것이다.언더그라운드,키치,미디어,퍼포먼스,비디오,멀티미디어,페미니즘 미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영상 21세기 문화를 선도,‘상한가’를 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감성적인 매체로서 뉴밀레니엄의 인간형과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문화예술분야가 영화로 통합되어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전통과 영상의 결합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양산될 것이다. 한국영화에 대해서는 우려와 낙관이 교차한다.일부는 미국시장에 잠식당할것이라며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소자본 아트필름이 대안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다른 일부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식상한 사람들이 늘고있어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영화를 만들면 그 어느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의견을 내놓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 한양대 정용탁교수,영화평론가 전찬일씨,문호근 예술의 전당 총감독,이승정 서울 YMCA 청소년 사업부장,장일범 공연기획 및 음악 컬럼니스트,최효민 국립국악원 전문위원,오지철 문화부 문화정책국장,장은수 문화비평가,한국예술종합학교 최준호교수 정리 임태순기자 stslim@
  • 음악과 함께 하는 여름방학

    여름방학을 맞아 여러 형태의 청소년 음악회가 열린다. 공연 현장을 찾아가는 ‘문화체험’숙제가 아니더라도 이번 방학에는 ‘음악과 친해지기’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공연장을 찾아다니는 것은 어떨까. 16일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협주곡의 밤’을 시작으로 8월27일까지 이어지는 청소년 음악회를 특징별로 살펴보자. 악기특성에 따라 편성한 음악회 ‘99 실내악 축제-윈드,윈드!’(8월 8∼12일)‘플루트 앙상블의 밤’(8월16일)‘타악기 앙상블’(8월21일)‘하프의 아름다움-나현선과 앙상블’(8월21일)은 특정 악기로만 편성,각 악기의 특징과 음색을 구분해서 감상할 수 있다.‘…윈드,윈드!’는 8일 서울 목관 5중주단이,9일 코리안 색소폰 앙상블,10일 한음 트럼본 앙상블,11일 서울 금관 5중주,12일 피리 목관 5중주단이 출연,친숙한 곡들을 들려준다. ‘플루트…’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20여명의 국내외 유명 플루티스트들이 나와 모차르트·멘델스존 등 유명작곡가들의 플루트 곡을 들려준다. 강동석은 라벨·드뷔시·크라이슬러의 소품들을연주한다. ‘타악기 앙상블’에는 서울타악기 앙상블과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이 출연한다. ‘하프…’는 하프와 현악기가 만나는 무대.하피스트 나현선과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협연,헨델의 ‘하프협주곡 작품 4-6’을 연주한다.해설자가 나와연주곡과 하프의 특성을 설명해 준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 ‘청소년음악회’(23일)‘서울바로크합주단 음악회’(8월 21∼22일)와 ‘99 여름가족 음악회’(8월24일)가 그것. ‘청소년 음악회’는 클래식 구성작가 김강하의 해설로 진행된다.피아노·플루트 독주,한 대의 피아노에 2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포핸즈’(4hands)등 다양한 연주형태로 아리아,외국가곡,한국가곡,생상의 ‘백조’등을 들려준다. ‘서울바로크…’의 두차례 음악회는 연주곡목이 각기 다르지만 바흐·모차르트·헨델 등 여러 작곡가 곡을 해설을 들으며 비교,감상할 수 있다. ‘99여름…’은 지휘자 금난새가 유라시안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해설한다.바이올리니스트 여은정이 비발디의 ‘사계’중 ‘봄’과 ‘여름’을,오보이스트 이윤정이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나단조’를 독주로 들려준다.레스피기의 ‘루트를 위한 옛무곡과 아리아’도 감상할 수 있다. 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의 ‘협주곡의 밤’(16일)은 한양대 박은성 교수가지휘를 맡았다.모차르트 ‘돈 죠반니’서곡,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의한 변주곡’,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을 미 커티스 음악원에 재학중인 첼리스트 주연선과 피아니스트 홍기정이 협연한다. 서울시교향악단(8월15일)의 ‘광복절 기념음악회’에서는 장윤성 지휘로 펜데르츠키의 ‘한국교향곡’등을 들을수 있다.‘오케스트라의 밤’(8월19일)에서는 강남교향악단과 협연자들이 들려주는 오페라 아리아,피아노협주곡,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등을 감상할 수 있다. 국악 정동극장에서는 문화다원주의를 표방한 청소년음악회 ‘문화충돌’(8월 11∼19일)을 준비한다.남미의 라틴 민속음악단 ‘시사이밴드’와 극장 전속 풍물팀의 창작 레퍼토리 ‘항아리’와 ‘통타’로 프로그램을 짰다. 국립국악원에서도 국악원 정악·민속·무용단 등이 총출연하는 여름방학 특별공연 프로그램(8월 9∼13일)을 마련했다. 강선임기자sunnyk@
  • 지하철 장애인리프트 ‘겉만 번듯’ 사고 위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에 설치한 ‘장애인 전용리프트’가 외면당하고 있다. 리프트의 크기가 작고 안전장치도 부실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 장애인에겐무용지물이다.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이용할 때마다 목숨을 건 곡예를 해야만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저녁 8시3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모씨(31)가 리프트를 이용하다 계단으로 굴러 떨어져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씨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리프트에 올라 스위치를 조작하다 앞쪽에 설치된안전판이 젖혀지면서 앞으로 떨어졌다.이씨는 “리프트의 길이가 전동스쿠터보다 2㎝정도 짧아 항상 불안하게 리프트를 이용했다”면서 “바퀴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판이 갑자기 앞으로 젖혀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도 장애인 안모씨(32·여)가이용하던 리프트가 ‘덜컹’ 소리를 내며 갑자기 멈춰섰다.얼마후 리프트는다시 움직였지만 한동안 공중에서 공포에 떨었던 안씨는 그 뒤로 다시는 리프트를 타지 않았다. 사고가 빈발하자 서울장애인연맹과 장애인편의시설증진 시민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장애인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지하철 이용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그러나 지하철공사측은 “리프트는 법적 규격에 맞게 설치돼 있다”면서 “지난달 이씨의 사고도 개인적인 실수일 뿐 리프트 고장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서울시내 지하철 역에 설치된 장애인용 리프트는 폭 0.76m,길이 1.05m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시설 증진법’이 규정한 최소한의 크기다.따라서 이보다 큰 전동스쿠터나 특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제대로 쓸 수 없다. 게다가 리프트가 설치된 역도 20여곳에 불과해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지하철 구간은 극히 제한적이다.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은 5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 계단에 리프트가 없어 장애인들이 낭패를 보기 일쑤다. 안전장치도 크게 부실하다.외국에는 가슴높이에 가로막대를 달거나 휠체어바퀴를 고정시키는 장치가 달린 리프트가 보편화 돼 있지만 국내 리프트의안전장치는 앞뒤에 설치된 18㎝ 높이의 안전판이 전부다. 리프트를 타는데 걸리는 시간도 큰 문제다.장애인 구모씨(28·구로구 구로동)는 “리프트 한번 타는데 1시간”이라면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데 2번,올라오는데 2번의 리프트를 타려면 4시간이 걸린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리프트를 타려고 역무원을 호출해도 30분이상 기다려야 하거나 아예 나오지않는 경우도 많다. 이상록기자 myzodan@
  • 학계·재야 고대사연구 활발

    최근 민족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상고사 복원운동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고대사 연구서 출간이 붐을 이루고 있다.작년말 윤내현 단국대 사학과 교수의‘한국열국사연구’(지식산업사)에 이어 금년 상반기까지 간행된 고대사 관련 연구서는 줄잡아 6∼7권.이 책들의 공통점은 학계 내부의 비주류와 재야사학자들의 연구성과가 대종을 이루고 있는데 분야는 단군과 고조선·삼국시대·고대문화사 등 고대사 전반에 걸쳐 있다. 고대사학계에서 ‘이단자’로 통하는 윤내현 교수가 펴낸 ‘한국열국사연구’는 흔히 고대사를 고조선과 삼국시대로 나누던 기존 학계의 시대구분 방식에서 보면 낯선 주장이다.윤교수는 “고구려·백제·신라를 일컫는 ‘삼국시대’식 역사관으로 보면 가야는 한민족 국가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는 일본학자들의 주장을 따른 것”이라며 “고조선과 한(韓)의 분열로 생겨난 여러 나라들이 존속했던 시대는 ‘열국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옥 프랑스 파리7대학 명예교수 등이 펴낸 ‘고구려연구’(주류성)는동명왕 2년(BC36년)부터 시작된 영토확장에 대해 상세한 검토와 함께 최강성기 시절 압록강 이남 고구려의 가구수가 21만500호였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신빙성있는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특히 이 책은 종래의 통치사 중심의서술방식에서 탈피,고구려에서는 이혼제도가 없었다는 사실 등 생활·문화사 측면으로까지 연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형구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가 엮은 ‘단군과 고조선’(살림터)은 지난 93년 북한이 단군릉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이래 시작된 남북한 학자들의 단군·고조선에 대한 학술발표 논문을 한군데 모은 것으로 최근 활발해진 북한학계의 단군·고조선 연구의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 특징이다.북한의 단군릉 발굴은 그동안 신화로만 여겨왔던 단군조선에 대한 관련학계의 본격적인 연구를자극했다는 평가와 함께 남북한내 상고사 복원운동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대사 중에서도 문화사 분야에 초점을 맞춘 임효재 서울대 고고학과 교수의 ‘한국고대문화의 흐름’(집문당)은 평소 유적발굴을 통한 실증사학을 강조해온 임교수의고대문화사 입문서다. 재야사학자 김득황(전 내무부차관·84)·김도경(동이상사 대표) 부자(父子)가 펴낸 ‘우리민족 우리역사’(삶과꿈)는 한민족의 역사무대가 한반도를 포함,동북아 대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 책은 우리민족이 잦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정통성을 계승해 온 것은 강한 무용(武勇)정신,높은 문화수준,깊은뿌리의식이 모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역사학도 출신으로 통계전문가인 곽창권씨가 펴낸 ‘한국고대사의 구성’(범한)은 역사연구에 통계분석적 접근을 통하여 민족사의 시원에서부터 ‘삼국시대’ 이전까지의 전반에 걸친 쟁점들을 검증하고 있다.한 예로 곽씨는“중국 명·청대 이전 사료에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며 우리 사학계에 뿌리깊은 식민사관의 폐해를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南北차관급회담 재개 氣싸움

    중단된 남북 차관급회담이 언제쯤 재개될까.그 해답을 알 수 있는 시한이가까워지고 있다. 그 시한은 북한의 비료 시비기(대체로 8월 말)로부터 역산이 가능하다. 북한이 비료 지원을 절실히 원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비료의 증산효과를 기대한다는 뜻이다.금창리 지하시설 카드로 미국으로부터 얻은 식량으로 금년은 그럭저럭 버티지만 내년이 문제인 탓이다. 하지만 비료는 물에 약해 시비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다.북한엔 변변한 보관시설조차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달 말까지는 대북 추가 비료 인도가 이뤄져야 한다.제때에 시비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북한의 수송·배급망까지 감안했을 때다. 최소한 이번주말까지는 회담 재개 여부가 판가름나야 할 까닭도 여기에 있다.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측도 회담 재개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대북 포용정책의 대내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피차 개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선(先)제의는 자제하고 있다.회담 재개를 놓고 ‘기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 차관급회담은 지난 3일 수석대표 접촉을 끝으로 휴지기에 들어갔다. 다만 양쪽 모두 회담의 공식 결렬 선언을 하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회담이 완전히 깨질 때는 명확한 선언이나 성명으로 양측 모두 입장을 밝히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비공개접촉 합의에서 남측은 비료 20만t을 지원키로 합의했다.하지만 우리측은 회담 전에 10만t을 주고 나머진 이산가족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으면 제공한다는 입장이다.북측은 지난 8일 중앙통신을 통해 회담 결렬의 책임을 우리측에 떠넘겼다.그러면서도 “회담의 걸림돌을 제거하라”는 등 미련을버리지 않는 인상이었다. 우리측으로선 조만간 북측이 비공개 채널을 통해 ‘신호’를 보내 올 것으로 기대한다.조금만 더 버티면 북측 스스로 몸이 달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주말까지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면 남북간 냉각기는 길어질 수밖에없을 것 같다. 구본영기자 kby7@
  • 고속도로 건설 위법·부당 ‘투성이’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감사한 결과 통신망 관로공사 이중 시행 등 모두 10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공측은 지난 92년 6월 서해안·중앙 고속도로 건설에 들어간 뒤 한국통신측으로부터 기간통신망 관로공사를 도공의 자가통신망 관로공사와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통신은 지난해 말까지 국도변을 따라 122㎞의 기간통신망을별도로 설치하는 바람에 49억원의 도로복구비를 지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앞으로 중부내륙 등 9개 신설 고속도로의 통신망 공동건설사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316억원이 추가로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측에 기간통신사업자와 통신망 관로공사를 공동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통보했다. 또 도공은 중앙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죽령터널 완공예정 시한인 2002년 10월보다 2년이나 앞선 2000년 12월까지 죽령터널 남북의 11.7㎞ 구간(죽령터널∼풍기인터체인지,죽령터널∼단양인터체인지)의 도로를 먼저 건설키로 계획을 세워 이 구간이 2년간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건설교통부가 오는 2020년까지 완료키로 한 남북 7개축,동서 9개축의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분산투자로 지연되고 있으며 ▲2002년 말까지 건설예정인 11개 신설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재원 조달계획도 타당성이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창극 상업적 성공 가능성 보였다

    심청이 국악인들의 눈을 뜨게 했다. 지난 4일 막을 내린 국립창극단의 ‘심청전’은 창극도 상업적으로 성공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달 25일부터 국립중앙극장에서 열흘간 계속된 심청전은 국립창극단이 지난해 ‘춘향전’에 이어 두번째로 무대에 올린 완판 창극.공연시간만 4시간에 국립창극단을 포함해 국립극단,국립무용단,국립관현악단의 단원 150여명이 출연한 대작이다. 2억여원을 들인 이번 공연에서 극단은 7,000여만원의 입장수입과 3,000여만원의 협찬비 등을 거둬 투자비의 절반 정도를 건졌다.제작비 3억원이 들어간 춘향전의 수입이 4,000여만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티켓값을 대폭 올렸는데도 유료관객이 몰렸다는 사실이다. 극장측은 먼저 ‘창극=무료,싸구려’라는 등식을 불식하고자 이번에는 노인정,경로당에 보내는 초대권을 가급적 줄였다. 또 지난해 S석 1만5,000원,A석 1만원,학생 3,000원이던 입장료를 S석 4만원,A석 3만원,B석 2만원,C석 1만2,000원으로 인상했다.이처럼 가격을 2∼3배 올렸는데도 유료표가 4,000장 가까이 팔려 총 관객 가운데 3분의1가량을 채웠다. 이는 대극장 공연의 유료관객이 보통 10%안팎에 머무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늘어난 것. 관객층이 젊어진 것도 반가운 현상이다.60대 이상이 주로 찾던 국립극장에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모습을 보이면서 창극 관객이 다양해졌다. 국립극장측은 심청전 관객이 10대·20대가 각각 10%,30대·40대·50대,60대가 각각 20%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공연이 성공을 거둔 것은 심청이 인당수에 빠져죽는 장면을 현실감있게 그리는 등 무대장치를 탄탄하게 한데다,후반에 뺑덕어멈의 넉살과 황궁 봉사잔치에 모인 봉사들의 노래 등 눈요기가 가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그결과 ‘창극은 고리타분하다’는 이미지가 불식되고 재미있다는 인식을 주었다는 것. 최진용 국립극장장은 “창극은 그동안 부모에게 선물하는 효도상품용으로 이용됐다”면서 “그러나 이번 공연을 계기로 가족단위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심청전을 다음달 20일부터 23일까지 앙코르 공연할 예정이다. 임태순기자 stslim@
  • 괴테 ‘파우스트’ 발레로 본다

    문호 괴테의 탄생 250돌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올들어 연극·음악·영화·시 낭송회 등의 형태로 봇물처럼 터져나왔다.이 열기가 모던 발레로이어진다. 오는 8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를 ‘파우스트 2000’은 괴테의역작을 몸짓으로 그려보려는 자리다. 구성과 안무를 맡은 장선희 세종대교수는 “방대한 스토리보다는 춤으로 풀수 있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전개할 것”이라며 “대신에 4명의 주인공을 주축으로 작품을 이끌어 가면서 남녀 무용수들로 이뤄진 코러스와 리드댄서를활용하여 장면을 매끄럽게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어 이번 무대는 발레의 딱딱한 룰에 얽매이지 않고 컨템퍼러리 댄스 개념을 도입하여 움직임을 자유롭게 했는데 특히 화려한 색상과 과감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상봉의 무대의상(이상봉)이 압권일 것이라고 덧붙인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역 무용수 이준규가 파우스트,장선희교수가 그레첸·헬레네의 1인2역을 맡았으며 국립발레단의 최세영이 메피스토펠레스로 나온다. 국립발레단의 ‘스타 댄서’김창기와세종대의 황순영은 코러스를 이끄는 리드댄서로 가세한다. 장교수는 주로 문학작품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데 창작발레 ‘황진이’를비롯하여 ‘신라의 사랑’‘외디푸스의 변명’‘나비꿈 혹은 나비의 꿈’등의 작품을 안무한 바 있다.오후7시30분(02)3408-3280이종수기자
  • ‘인터넷가이’ 조지 첸 인기

    인터넷 사업체와 상품을 선전하는 모델인 ‘인터넷 가이(TIG, The InternetGuy)’로 실리콘 밸리의 웹 디자이너인 조지 첸(26)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스를 발라 빳빳이 세운 머리털에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첸의 얼굴사진은현재 사무용가구 회사인 ‘허먼 밀러’와 인터넷 음반판매회사인 ‘에버리CD’ 등 1,000개 기업의 웹사이트에 등장,회사와 상품이미지 제고에 공을 세우고 있다. 첸의 사진이 인터넷 업체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출판회사와 웹 소프트웨어 회사를 거느린 클레멘트 목이 97년 가을 고객회사에 공급할 회사의사진 시리즈들을 대표하는 특징있는 인물로 찍은게 계기. 그의 사진을 담은CD롬이 불티나듯 팔리면서 그의 인기도 덩달아 오른것. 게다가 동양인하면 첨단기술을 잘 다룰 수 있는 똘똘이를 떠올리는 미국문화도 그가 확고부동의 TIG가 되는 데 기여했다. 첸은 인터넷에 인물평을 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개발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회사인 ‘써드 보이스 소프트웨어’의 웹 디자이너로서 활동하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 [무대뒤 사람들] ‘보이스 워커’ 서상권씨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배우들도 흉곽과 몸통이 메말라 획일적인 소리를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 유일의 ‘보이스 워커’인 서상권씨(43).그의 일은 배우들의 발성과 발음을 지도하는 것이다.외국에선 ‘보이스 디렉터’라고도 불리면서 전문적인 스태프로 인정받지만 우리에겐 아직 낯선 직업이다. 추상적·미학적 개념만으로 ‘발성이 안좋다’고 가르쳐왔죠.저는 학생들에게 ‘네 몸의 어느 부문을 쓰지 않아서 목소리가 뜬다’고 지적합니다”. 하는 일만큼이나 경력도 특이하다.서울대 성악과 졸업연주회는 그의 삶을 뒤바꾼 ‘사건’이었다.7곡을 불러야 하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아” 한곡도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 심한 자괴감에 빠져 들면서 성악가의 길은 멀어졌다.합창단원,오케스트라 기획업무,오페라 조연출,중학교 음악교사 등 다양한 직장을 전전했지만 ‘소리가 망가진’이유에 대한 궁금함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밑바닥으로만 떨어진다고 생각하던 때에 잡은 끈이 뮤지컬.93년 뮤지컬전문기획사 에이콤의 창단멤버로 들어갔다.발레·한국무용·연기로 구슬땀을 흘리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몸이 무감각해지고 늘어져 있기 때문에 소리가 막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발견은 수렁 탈출을 안내하는 ‘빛’이었다.이후 몸의 골격과 근육 등이소리에 미치는 영향을 파고들었다.배우훈련서는 물론이고 발음·화법책,국어책들을 샅샅이 뒤졌다. ‘겨울나그네’‘명성황후’등의 작품에서 실전연습도 겸했다.‘이거다’싶어 배우들을 가르치다 보면 어느새 미궁을 헤매는 과정을 수십차례 반복하다 연극판을 찾았다.말을 전달하고 뽑아내는 발성을 중시하는 바닥에서 더 쌓아야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윤택의 우리극연구소를 거쳐 국립극단의 연수단원으로 1년을 보냈다.확신이 깊어지면서 배우들의 반응도 좋았다.‘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2학기부터 용인대에서 강의도 맡았다.‘사천일의 밤’(박상현 연출)에선 처음으로음악지도가 아닌 ‘보이스 워커’라는 본래 이름도 찾았다. “대사의 문제점을 ‘몸의 활용’을 통해 고쳐주니 교수들과 학생들이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그때까지 이런 작업이 거의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소리 클리닉 국내 1호’인 서상권씨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밀려 있다.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정교하고 체계적인 살을 붙여야 합니다.연극협회나 국립극장 등에서 연구기관을 세우는 식의 제도적 지원을 해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습니다”이종수기자
  • 삼성車카드회원 적립금 어찌되나

    삼성자동차의 법인청산 방침에 따라 100여만명의 삼성자동차카드 소지자들이 쌓아둔 120여억원의 적립금이 무용지물이 될 지경에 빠졌다. 삼성자동차카드는 회원이 카드로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이용액의 3∼8%를적립,삼성차인 SM5를 살 때 적립금만큼 차값을 대신 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매년 20만원을 한도로 5년간 최고 100만원을 적립할 수 있는데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3년동안 모두 120여억원이 쌓여 있다. 그러나 삼성차가 앞으로 계속 생산될 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 카드 이용자들이 자칫 손해를 볼 지경에 처한 것. 카드발급 주체인 삼성카드는 이에 따라 차량의 대상을 삼성차에서 다른 차종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한 관계자는 “삼성차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비,다른 회사 차량을 구입할 때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우자동차 등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원들의 차값 구입비의 일부를 카드사가 부담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셀러론과 펜티엄II 무엇이 다른가

    셀러론과 펜티엄Ⅱ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가 PC선풍을 이끌고 있는 ‘셀러론’ CPU는 기본 내부처리 속도는 펜티엄Ⅱ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서울 용산상가의 시세는 ‘셀러론400A’ 13만원,‘펜티엄Ⅱ 400’ 24만원 선이다. 두 CPU의 가장 큰 차이는 ‘캐시(Cache) 메모리’에 있다.캐시 메모리는 평소 많이 쓰이는 정보를 임시로 저장해 뒀다 필요할 때 가져와 처리속도를 높이는 장치.펜티엄Ⅱ에는 512KB가 장착돼 있으나 셀러론에는 없다.제조사인인텔이 AMD 등 경쟁사의 저가 CPU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했다. 그러나 인텔은 곧 성능 향상을 위해 128KB의 캐시 메모리를 추가했다.현재는 ‘셀러론 400A’처럼 속도(㎒)를 나타내는 숫자 뒤에 ‘A’가 붙은 ‘2세대 셀러론’이 주종을 이룬다. 셀러론은 저가이긴 해도 엄연히 ‘고속 CPU’다.워드프로세서,스프레드시트,데이터베이스 등 사무용 소프트웨어나 인터넷·PC통신 등을 쓰는데는 아무지장이 없다.그래픽 전용프로그램이나 게임 등 시스템에 부하를 많이 주는것도 어지간하면 큰 문제가없다.셀러론에 앞서 주력을 이뤘던 펜티엄 166㎒ PC가 아직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윈도98 등에서 동시에 여러개의 프로그램을 띄워놓거나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전자출판 시스템,홈페이지 저작도구 등 순간 고속처리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쓸 때는 이용자가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그래픽이 화려한게임에서도 화면 움직임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또 인텔의 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 ‘웹 아웃피터’처럼 특정 고속 CPU(펜티엄Ⅲ)에서만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있다.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10월 출시될 새 운영체계 ‘윈도2000’ 등 자사 소프트웨어가 펜티엄Ⅲ에서 가장 잘 돌아가게 만들겠다고 지난 2월 발표했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소프트웨어 및 주변기기의 발전 속도로 볼 때,현재 나와있는 셀러론급 PC는 앞으로 3년 정도가 지나면 사용하기 힘들어질것”이라면서 “지난 2월 출시된 펜티엄Ⅲ의 응용소프트웨어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면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말했다.인텔은 그러나 제품 다양화를 위해 당분간은 셀러론CPU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다. 김태균기자
  • KOTRA ‘비지니스 테크닉’ 발간

    ‘이슬람국가의 바이어에겐 발바닥을 보이지 말 것’‘스페인에 가면 13일의 화요일엔 수출상담을 하지 말 것’‘러시아 바이어를 만나면 무역실무용어를 제대로 이해하는지부터 확인할 것’.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을 상대하는 데 필요한 상담요령을 담은 ‘지구촌 비즈니스 실전테크닉’이라는 책자를 발간했다.KOTRA 각국 무역관이 현장체험을 통해 파악한 해외 각국의 다양한 문화적특성과 이를 몰라 저지르기 쉬운 실수,무역상담을 성공적으로 이끌 방안 등을 담았다. KOTRA는 책자에서 일본 바이어는 속마음과 겉행동이 다르다는 점을, 인도에 가면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할 것과 직접 거절하는 일이 드문 점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또 독일서는 약속시간 엄수를 이탈리아에선 팩스·서신보다 직접 만날 것을 이집트에 가면 적당한 선물을 준비할 것 등을 충고했다. 진경호기자 kyoungho@
  • 전경련 삼성車 부도처리說 파문

    재계 일각에서 제기된 ‘삼성자동차 부도처리설’의 배경은 무엇일까. 삼성차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나 당사자인 삼성은 한마디로‘뜬소문’이라고 일축한다.다만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사재(私財)출연 요구건에서도 그랬듯이 협상에 차질을 주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는 정도다. 삼성 관계자는 25일 “삼성차를 부도처리할 것이라면 왜 지금까지 어렵사리 빅딜 논의를 해왔겠느냐”고 반문했다.그는 “부도처리할 때 그룹이 입게될 이미지 타격 등을 감안하면 삼성차 부도는 고려대상도 아니다”며 “전경련이 부도내라 말라고 할 사안이냐”고 전경련을 곱지 않게 바라봤다. 금감위도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펄쩍 뛰었다.빅딜은 재계의 자율적인 합의사항이며 정부와 수차례 약속했는데 갑자기 부도를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삼성이 이번주까지 삼성차 부채처리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기로 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음주부터 대우에게 처리방안을 중재할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그러나손병두(孫炳斗)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부도처리설을 말한것을 감안,채권단과 대우를 압박하기 위한 삼성의 의도적 전략일 수도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우가 삼성차 빅딜에 소극적인데다 채권단도 삼성차 부채의 출자전환을 최소화하려고 해 삼성이 ‘배수의 진’을 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삼성차를 부도처리하면 채권단은 부실채권을 새로 떠안게 돼 경영정상화에큰 부담이 되고 대우도 삼성차 빅딜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발행,자금난을 덜려던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그러나 삼성차 부도처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물론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원장은 최근 전경련 세미나에서 삼성차 빅딜 무용론을 거론했지만 사견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좌 원장은 “삼성차를 굳이 대우에 넘기려는 것은 다분히 정치논리에 따른것”이라며 “정부가 시장경제 원리를 존중하겠다면 삼성차를 부도처리하는게 마땅하다”고 말했었다. 전후사정으로 미뤄볼 때 삼성차 부도처리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되다소 빅딜을 압박하는 계기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문일 김환용기자 mip@
  • [굿모닝 새천년 패러다임을 바꾸자](7)대립을 넘어 相生시대로

    IBM과 애플은 미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회사이다.그러나 두 회사의 경영전략은 판이하게 다르다.애플은 매킨토시라는 PC를 생산하면서 순혈주의를 고집했다.컴퓨터의 부품생산에서 완제품 조립까지 모든 과정을 독점했고,심지어모니터까지 자사가 공급하는 것만 쓰도록 했다.반면 IBM은 문호를 개방했다. 모니터와 본체 등 모든 부품을 교환해 쓸 수 있도록 호환성을 높였다. 이에따라 이용자들은 호환성을 이용,PC를 업그레이드하는 등 성능을 향상시킬 수있었으며 부품업체끼리의 경쟁으로 부품의 질도 높아졌다. 후발주자이던 IBM이 애플을 앞서 나간 것은 물론이다.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이후 애플도 IBM PC용으로 개발된 일부 프로그램을 매킨토시에서 쓸수 있게하는 등 호환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근대 이후 지구역사는 투쟁과 갈등으로 점철됐다.정(正)과 반(反)이 투쟁과정을 거쳐 합(合)이 된다는 헤겔의 변증법,환경에 적합한 적자(適者)만 생존한다는 다윈주의가 지배한 사회였다.이러한 약육강식의 논리를바탕으로 세계 열강은 다투어 영토를 확장하기에 바빴고 급기야는 두차례의 세계 전쟁으로 비화됐다.세계 대전이 끝난 뒤에도 투쟁과 갈등,대립,혁명의 원리는 여전히 지구를 지배했다.그 결과 한쪽에서는 풍요를 구가하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식량이 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또 탐욕스러운 개발욕구는 숲과 산,강을 마구 파헤쳐 놓았다.훼손된 환경은 우리들이 먹고 마시는 물과공기를 오염시키며 부메랑처럼 그 대가를 고스란히 되돌려주고 있다.문명과자연이 상생(相生·Both All)의 길을 찾지 못하고 대립적인 존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사회의 이같은 ‘정글의 법칙’은 21세기의 정보통신사회,지식사회에선 더이상 통용될 수 없다.컴퓨터와 인터넷,디지털 등 정보화 시대의총아들은 폐쇄성을 거부하고 개방,열린 사회를 지향한다.거미줄처럼 뻗어있는 정보통신망은 세계 각국의 안방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국경의 장벽을 제거한다. 새천년준비위원회 이어령위원장은 “다가올 새 천년은 너죽고 나살고 식의파괴의 패러다임이 아니라너살고 나살고의 상생체제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문턱을 높이는 ‘애플’이 아니라 ‘IBM사회’여야 한다는 것이다. 상생체제는 이미 여러곳에서 감지된다.유럽연합(EU)으로 정치적 결속력을다진 유럽은 올 초 유로통화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경제적 통합을 가속화시켰다.뒤늦은 깨달음이지만 도로로 잘리워진 산허리에 다시 동물들의 이동통로가 만들어지고 강가에는 물고기의 생존과 산란을 위해 콘크리트 벽 대신 수초가 심어진다.통합전산망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은 승객의 주문을 대지 못할경우에는 경쟁 항공사로 안내해주는 것에 익숙해졌다.고양이와 개처럼 으르렁 거렸던 현대·대우·기아 등 자동차 3사도 자재와 부품,고객서비스 등을통합 관리하는 ‘초고속 전자상거래(CALS)프로젝트’를 구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배타적인 경쟁이 공멸을 가져올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면 새천년의 전환점에 왜 상생이 화두로 등장하는 것일까. 상생은 말 그대로 함께 사는 것이다.대립과 갈등,투쟁과 전쟁이 아니라 융합하고 화합하고 관용하고 용서하는 것이다.화해와 용서의 정신은 바로 휴머니즘으로 가는 밑거름이다.인간이 기본인 인본주의는 새천년의 화두가 아니라 인류가 생존하는 한 영원한 키워드일 것이다. 임태순기자 stslim@- 밀레니엄 탐방-‘相生’테마 무대공연 활발 문화예술계에서 ‘상생’은 굵직한 테마로 자리잡고 있다.다양한 장르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미술·문학 작가나 무대예술 연출가들은 이미 ‘상생’을주제로 다양한 실험작들을 발표했거나 시도하고 있으며 문화 소비자들도 작품속에 드러난 ‘상생’의 의미를 시대의 당연한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는분위기다. ‘상생’의 의미가 문화예술계에서 이처럼 폭넓게 수용되는 것은 테마 자체가 문화예술의 영역 안에 담겨지기에 훌륭할 뿐만 아니라 보는 이들의 공감대 형성에도 손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상생’의 메시지 전달은 특히 무대예술에서 두드러지는데 민족춤위원회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렸던 ‘민족춤제전’과 서울예술단이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매주 금요일 상설공연하고있는 가무악‘상생-비나리99’ 공연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이 가운데 민족춤위원회의‘민족춤제전’ 공연은 인류가 생긴 뒤 동서양을 이어온 정보의 역사를 나흘간에 걸친 춤으로 꾸민 옴니버스 무대.정보문명과 새 밀레니엄을 무용언어로풀어낸 것으로 관객들은 출연진의 춤과 몸짓 자체가 정보전달에 빼놓을 수없는 수단이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마지막날 공연은 사이버 공간에 서있는 인간이 상생 존중의 길을 찾아 순례에 나서는,‘상생’의 의미를강조한 독특한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이 작품은 지난 15일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에 이어 오는 9월17∼18일 청주 예술의전당 무대에 다시 오른다. 또 서울예술단의 가무악 ‘상생-비나리99’는 철저하게 상생의 의미를 강조한 공연.근현대사에서 당면했던 어려움을 영상과 마임,춤으로 해석하면서 이념의 갈등,지역간 감정을 상생의 개념으로 해결하자는 내용을 담았다.구체적으로는 액막이를 바라는 서민의 마음을 비나리굿으로 풀어냈다.서울예술단이아픔으로 점철된 20세기를 극복하고 21세기의비전을 제시한다는 뜻에서 기획한 장기공연으로 지난 4월부터 시작해 10월15일까지 예정돼 있다. 아울러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이 나있는 사물놀이단인 사물놀이 한울림도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 단체.이들이 세계인의 몸과 마음을 하나로 아우르기 위해 벌이고 있는 공연예술·연구교육·음반기획사업에 상생의 정신이 들어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김성호기자kimus@- 밀레니엄 포인트-한국인은 지나치게 흑백사고에 젖어있나 상생(相生)의 시대를 열어 가자는 주장에는 늘 ‘한국인이 지나치게 흑백사고에 젖어 있다’는 지적이 따르곤 한다. 한국인은 정말로 흑백사고에 깊이 물들어 있을까. 대답은 제각각이다.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이들도많다. 한국인들이 극단적인 사고로 흐른다는 지적은 외국인들로부터도 심심찮게 듣는 소리다. 왜 그렇게 됐을까. 문화계의 팔방미인으로 불리워지는 이어령(李御寧)교수는 그 시초를 조선조의 유교 사상에서 찾는다.조선조의 유교사상이 극단화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최근 베스트 셀러에 오르 내리고 있는 ‘공자가 죽어야나라가 산다’는 꽤 ‘극단적’인 제목의 책에서도 주장되고 있다. 유교 특히 주자학은 아주 좁은 범위 안에서의 서로 다른 주장 말고는 거의모든 사고,사상,해석을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아 부쳤다.권력 다툼은 곧잘 교리 싸움으로 포장됐다.중재자나 중간자가 설 땅은 매우 좁았다. 이런 극단적인 사고가 국가를 쇠잔하게 만들고 말았지만 조선 왕조가 무너진 뒤에도 우리에게는 다양한 사고를 키울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일제 시대는 지식인들에게 친일이냐 저항이냐의 선택을 강요했고 해방후에는 사회주의냐 반공이냐를 선택해야 했다.백범 김구(金九)를 비롯한 민족 지도자들의 죽음은 중간자가 우리나라의 정치와 사상 공간에서 차지할 땅이 거의 없음을 보여 주었다. 이어지는 남북분단과 독재는 남이냐 북이냐,민주 투쟁이냐 아니면 독재에붙어 영달을 꾀하느냐의 선택만을 남겨 놓았다.민주화의 주장 속에서는 개발의 공이 안 보였고 개발의 논리에서는 민주화는 잠꼬대 취급을 받기일쑤였다. 이와 관련 이교수는 신한국인이라는 저서에서 “심지어 종교까지도 한국에들어오면 엄숙해지고 엄격해진다”면서 “이념이 착색되면 아주 극단화된다”고 말한다. 서동철기자 dcsuh@
  • 국립발레단 ‘춤의 대중화’ 동참

    클래식을 주로 다뤄온 국립발레단이 현대무용과 모던 발레 안무가에게 문을활짝 연다. 국립발레단의 탄탄한 기술에 새 장르를 접목시킬 주역은 남정호교수(한국종합예술학교·현대무용)와 제임스 전(서울발레시어터 단장·모던 발레).이들은 ‘춤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춤의 전도사’들이다. 남교수는 24∼25일 낭만발레 ‘파 드 카트르’를 패러디한 ‘99 패러디 파드 카트르’를,제임스 전은 오는 7월 29∼30일 창작 모던발레 작품인 ‘위험한 균형’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그동안 ‘해설이 있는 발레’나 ‘토요 광장’ 등을 기획하는등 대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공연의 주요 레퍼토리는 어디까지나 클래식 발레였다.이번엔 그 틀마저 깨뜨리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국립극장 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남교수는 “발레는 서양귀족사회나 궁중에서 유래돼 현대인의 정서와 거리가 먼 점이 있지만 재미있는 무대로 공감을 얻어낼 것”이라고 말하고 “현대물이 이번을 계기로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기를 바란다”며기대에 부푼 모습을 보였다.그는 1부에서 원작 ‘파 드 카트르’를,2부에서 이를 패러디한 창작 현대무용 작품을 보여준다.여기서 남녀 무용수 4쌍을 등장시켜 사랑에 대한 4가지 해석을시도한다. “학교 다닐 때 흥미있게 본 원작의 느낌을 되살리려 애썼습니다.청순한 사랑을 비롯해 에로스와 관능을 포함한 정열적 사랑,남녀 평등시대의 동등하고이기적인 사랑,결혼으로 상징되는 공인된 사랑의 허구성등을 담았습니다”. 제임스 전의 이번 춤은 다소 어려운 작품으로 보인다.워낙 음악적인 영감에무게를 많이 두는 스타일인 데다 작곡자 존 아담스의 곡은 멜로디와 베이스의 변화를 많이 담고 있기 때문.그럼에도 제임스 전의 이번 춤은 에너지가넘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는 ‘현존 ⅠⅡⅢ’ 등에서 간단명료하면서도 힘이 솟구치는 표현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작품은 클래식과 전혀 다른 성격이어서 국립발레단으로서는 새로운경험이 될 것입니다.제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기보다 현대적인 가능성을 찾으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는1부에서 고전발레 ‘레이몬다 결혼식 파 드 되’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뒤 2부에서 본격적으로 창작품을 올린다.비딱하게 기울어진 3각형세트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현대사회의 위기와 아슬아슬한 지구의 운명을 상징한다.작품이 진행되면서 차츰 안정감을 되찾는 데 제임스 전은 이 동력을 ‘도덕적질서회복’에서 찾겠다고 설명한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드라마가 있는 남정호씨의 현대무용과 음악이 있는 제임스 전의 안무를 만나는 것은 우리 발레단과 관객에게 신선한 자극이될 것”이라고 말했다.(02)2274-3507이종수기자 vielee@
  • [무대뒤 사람들]문예회관 조명팀장 최형오씨

    빛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무대 역시 빛이 있어야 생명을 얻는다.하지만너무 가까이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듯,정작 무대에 호흡을 불어넣는 조명디자이너도 ‘조명’받지 못하는 분야다. 한국의 대표적 ‘빛장이’인 최형오(40)문예회관 조명팀장.그는 29일까지공연하는 ‘그,불’(손진책 연출)을 비롯해 지난 20년 동안 연극 150편 뮤지컬 40편 무용 300여편에서 ‘남들만 비추며’ 무대를 지켜왔다. “조명은 기술과 예술의 만남입니다.단순한 빛이 아니라 ‘살아 있는 광선’을 만듭니다.그러나 출발은 몸으로 때우는 단순·막노동이죠.환상을 갖고뛰어드는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대학(서울예술대)새내기 때 맛본 매력은 나이의 절반인 20여년동안 빛만 먹고 살도록 그를 이끌었다.그는 이른바 ‘국내파’지만 감각은 동물적이다.그의 말대로 “밑바닥에서부터 잡초처럼 길러온” 안목은 웬만한 유학파나 이론전문가들도 따라잡기 힘들다.명성황후로 미국 링컨센터에 갔을 때 뉴욕타임스가 “천상에서 내려온 황금빛 조명”“도발적인 에너지”라고 그의 빛에 감탄했을 정도다. “처음엔 그쪽 스태프들이 깔보는 기색을 보이더군요.그러나 제 방식대로수정작업을 하고 도면을 들이미니까 꼼짝 못하더라고요”. 5년전부터 텅 빈 연습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그 감각은그저 얻은 게 아니다.몽둥이가 오갔던 도제 시스템에서,‘빛의 세계’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실신한 일이 있을 만큼 ‘몸으로’ 쌓아온 것이다.아들 둘이 태어날 때 병원에도 못갔다.당연히 자기 고집도 강해 색깔 강한 연출자를 만나면 대판 싸우곤 한다.L씨와 일할 때는 최종 도면을 찢기까지 했다. “대본을 받고 개념을 잡은 뒤 연출자나 다른 스태프의 구상을 참고하고 연습장면을 보면서 기초작업을 마칩니다.우리 현실상 최종 셋업을 하루에 끝내야 하는데 보통 200번의 조명전환이 머리 속에서 왔다갔다 하죠.이때는 누가 뭐라면 욕은 보통이고 재털이도 날아갑니다”. 공연이 시작하면 이틀 동안 물만 마셔 살이 찌지 않는다는 최팀장.하지만그는 “늘 새로운 일을 하니 늙지 않아서 좋고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니 스스로도 흐뭇하죠”라며 웃는다. “무대·조명·음향파트를 단순기능으로만 인식하는 관행이 빨리 깨져야 합니다.행정이나 스타급 배우·연출자만 중요시하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공연예술의 발전은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현실적으로 제일 아쉬운 것은 극장스태프를 외국에 보내 재교육하는 프로그램 마저 없다는 겁니다”. 이종수기자
  • [오늘의 눈] 新북풍과 舊북풍

    역사적 전환기엔 늘 ‘파열음’이 들리기 마련이다.새로운 시작이 주는 ‘두려움’과 과거 타성에서 비롯된 ‘불안감’,그리고 기득권 세력들의 반발이 어우러진 결과일 것이다. 50년간의 냉전구도를 청산하고 평화공존과 남북통일로 나아간다는 ‘햇볕정책’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서해안에서 포성이 울린 직후부터 일부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햇볕정책의 ‘무용론’을 앞세워 맹공을 퍼붓고 야당도 정치적 음모론 시각에서 ‘신북풍(新北風)론’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야당의 신북풍론을 살펴보면 논리적 비약성이 곳곳에서 드러난다.옷로비 사건과 파업유도설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정치공작’이란 주장이지만 현정권이 북풍의 효과를 만끽하려했다면 오히려 북한을 부추기면서 사건의 장기화를 도모했어야 논리에 맞다. 또 북한의 선제발포에 현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었다면 야당은 어떤 대응을했을 것인가.그들의 초기 대응에 비춰 신북풍과 180도 다른,정부의 ‘유약한 대처’를 집중 부각했을 가능성이 크다.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한건주의식’ 정치공세라는 의심도 이런 맥락이다. 국민들도 이번 사태를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50년간 얼어붙은 냉전체제가 1년 반의 햇볕으로 녹아내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리 특유의 ‘냄비기질’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정책의 성공 여부는 일관성 있는 ‘추진력’에 있다.독일 통일의 기폭제가됐던 서독의 ‘동방정책’이 실현되기 까지 20여년의 세월이 필요했다.토인비가 갈파했듯 ‘도전과 응전’의 역사적 법칙을 증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닌 까닭이다.일관성 없는 ‘냉·온탕식 대북정책’으로 남북관계를후퇴시킨 ‘YS정권’의 실책을 곰곰이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태로 국민들은 햇볕정책의 추진력을 확인하는 성과도 거뒀다.군의일사불란한 대응으로 햇볕정책의 한 축인 ‘튼튼한 안보’를 확인했다.무엇보다 과거 ‘사재기 파동’과는 다른 국민들의 차분한 대응은 향후 햇볕정책의 원동력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우리 사회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 지도부에 확실히 각인시켰기 때문이다.자동차가 전속력으로 질주할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정상가동할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오일만 정치팀기자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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