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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택 98만가구’ 처분압박

    정부와 여당이 투기 수요를 억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극약처방’을 제시했다. 세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큰 방향은 두가지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을 낮추고 가구별로 합산 과세해 종부세 부과 대상을 크게 확대하는 것과 2주택 이상 보유자에는 높은 세율의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방안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8일 밤 당정협의를 갖고 토지를 가구별로 합산 과세한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가구별 합산 과세는 위헌 논란이 있는 사안으로, 토지에 부과할 수 있다면 주택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002년 금융소득의 부부 합산 과세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사례를 들어 종부세를 가구별로 합산 과세하는 방안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소득과 달리 토지나 주택은 가구별로 주거 기능을 갖기 때문에 합산 과세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 점을 감안해 정부가 가구별 합산 과세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부과 기준도 주택의 경우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비업무용 토지와 나대지는 6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종부세 부과 대상을 토지쪽으로도 확산시킨 것은 박병원 재정경제부 1차관이 지적한 것처럼, 토지 투기가 주택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양도세를 중과하기로 한 것은 1가구 1주택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투기적 수요가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양도세율은 현재 3주택자의 경우 60%,2주택 이하는 9∼36%로,2년 미만 보유하면 50%를 적용하는데 이 정도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투기 목적으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은 현행 양도세율을 감수하고 세금을 내더라도 집값이 오를 때 차익을 더 남길 수 있다고 여긴다. 이 때문에 당정은 2주택자의 양도세율을 60%,3주택자에게는 7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경우 98만 가까이 되는 2주택자의 양도세율이 2배 가까이 오르게 돼 세제가 강화되기 이전 매물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뿐 아니라 토지에 대한 투기도 전국적으로 확산된다고 판단,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을 50∼60%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다만 전근이나 취업·이사·질병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집을 2채 갖게되는 ‘선의의 피해자’는 예외를 인정하거나 2주택자로 보지 않는 유예기간을 1년 정도 줄 방침이다. 1가구 2주택자에 양도세를 중과키로 한 것은 1가구 1주택자 가운데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보유자에는 지금도 60%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 2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 때문이다. 예컨대 5억원짜리 주택 2채를 보유, 재산이 10억인 사람은 최고 36%의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반면 7억원짜리 1채를 보유, 재산이 7억원인 사람에게도 6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부세 가구별 합산 과세나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및 예외 인정을 둘러싼 논쟁이나 위헌 시비가 당분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토지채권보상 토지 보상금을 내줄 때 땅주인에게 현금 대신 채권을 주는 제도.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풀리는 엄청난 보상금이 다시 토지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 주변 땅값 불안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 금리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3.7∼3.8%)을 기준으로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그러나 단기채권은 시장에서 당장 할인하면 채권액의 97∼98%를 받을 수 있어 큰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1억원짜리 채권을 할인하면 9700만∼9800만원을 현금화할 수 있어 부동자금을 일부 흡수하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 후배 재판지도 엄해 ‘벙커’ 별명

    ‘깐깐한 법이론가이면서 꼿꼿한 원칙론자’ 이용훈(63) 신임 대법원장 후보 지명자에게는 이런 설명이 어울린다. 의정부지원 판사로 재직하던 유신 초기인 1972년 시국사건 피고인에게 징역 2년 이상을 선고하라는 외압을 무시하고 징역 6월을 선고한 일은 그의 성향을 보여준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시국사건은 물론 형사사건을 한 건도 배당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했다.●깐깐한 원칙론자 후배 판사들이 잘못하면 엄하게 꾸짖으면서도 소장판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법관으로 같이 일했던 법관들은 이 지명자를 기억하고 있다. 판결문을 꼼꼼히 읽고 틀린 숫자를 찾아내 후배들이 쩔쩔매게 만들었고 후배 법관들에게 재판 지도를 엄하게 해 ‘벙커’(배석판사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재판장을 일컫는 은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판사에게 기록은 배우의 대본과 같다. 대본을 완전히 외우지 않고 배우가 연기할 수 없듯이 사건기록을 숙지하지 않고 재판에 임해서는 안된다.”이 지명자가 후배 법관들에게 자주 한 말이다. 대법관 때 그는 항소심의 잘못된 판결은 여지없이 깨어버렸고 소수 의견도 많이 냈다.97년 12·12,5·18사건 재판 당시 무죄를 확정받은 박준병씨에 대해 소수의견으로 유죄를 주장했고 끝까지 판결문에 ‘반란’이라는 표현을 넣어 단죄하려 했다.96년에는 삼청교육대의 민사상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는 대법원의 다수 의견에 맞서 국가의 시효소멸 주장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 권리남용에 해당된다는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이 지명자는 후배 법관들이 청하면 못이긴척 술자리를 갖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5·6공 시절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지법 서부지원장 등을 거친 그는 윤관 대법원장 시절인 1993년 사법부의 엘리트 코스인 법원행정처 차장에 선임됐다. 이 때 법관 인사기준을 사법고시 서열에서 근무평정으로 바꾸는 개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듬해부터 2000년까지 대법관을 지냈으며,1999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겸임했다. 대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지내던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일해왔다.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일고, 서울법대를 나왔다. 부인 고은숙(63)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소신과 원칙있는 판결성향 이 지명자는 소신있고 원칙있는 판결을 많이 남겼다. 하지만 소수 약자 보호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지명자는 95년 치료도중 숨진 환자의 사인에 대한 입증책임이 의사에게 있다며 기존의 판례를 뒤집는 판결을 내려 의료소송 전반에 큰 획을 그었다. 같은 해 재벌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보유실태에 관한 감사자료를 폭로한 감사원 직원에 대해 “피고인이 공개한 재벌관련 자료는 공공이익에 부합된다.”며 무죄를 확정했다.97년에는 회계법인의 부실감사로 주식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면 회계법인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98년 ‘한국판 OJ심슨사건’이라는 ‘치과의사 모녀살해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지만 2003년 새로운 대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굵직한 시국사건에서 소신을 밝혔던 이 지명자도 경색된 남북관계를 앞서가진 못했다. 그는 99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북한주민 접촉 신청을 불허한 국가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또 이적단체 구성원 사이의 내부 토론은 국가보안법의 이적단체 반국가단체 찬양·고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원심을 깨고 유죄를 인정하기도 했다.99년 당시 70대 중반의 할머니가 욕설과 폭행에 정신이상 증세까지 보인다며 80대 중반인 할아버지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등 소송에서 할머니의 상고를 기각해 여성단체로부터 “가부장제적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충·동 구·매? 그·게 뭔·데?

    충·동 구·매? 그·게 뭔·데?

    직장인 김정은(31·여)씨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을 가지 않는다. 식품은 가까운 마트에서 구입하고, 필요한 상품이 생기면 계획을 세워 전문점을 찾는다.“전문점이 다양하게 상품을 갖춘데다 대형 할인점처럼 각종 상품을 함께 판매하지 않아 충동구매할 염려가 적다.”고 말했다. 운동화를 사러 갔다가 티셔츠에 바지까지 사는 일이 덜 생긴다는 얘기다. 흔히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라 불리는 전문 할인점이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자제품 전문점 ‘하이마트’가 1989년 한국형 카테고리 킬러로 첫선을 보인 뒤 신발·문구·수입식품이 대열에 합류했다. 다양한 브랜드가 한꺼번에 모여 있어 쇼핑이 편리한데다 가격도 싸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서울인이 방문한 대표 카테고리 킬러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와인나라 아웃렛 = 와인전문점 서울 양평동 와인나라 아웃렛(www.winenara.com)은 어둠침침하다. 와인이 온도에 민감한 터라 뜨거운 조명을 비추지 않은 것이다. 품질을 중시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5개국 와인 500여종이 매장을 가득 채웠다. 가격은 8400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 와인이 나무 상자에 들어 있어 고급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가격은 평균 10∼20% 저렴한 편. 게다가 ‘이달의 와인’을 정해 1+1행사(한 병을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것)를 진행한다. 이달에는 3만 6000원짜리 750㎖ 샹송(Chanson)을 2만 7000원에 팔면서,375㎖(2만원)를 덤으로 주고 있다. 와인전문가가 상주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양평점 직원 김보희씨는 소믈리에(와인전문가)로 4년간 활동하다 이곳으로 옮겼다. 매일 바꾸는 시음 와인을 권하고, 와인 고르기를 돕는다. 제품명과 생산지, 특징을 꼼꼼히 적은 이름표가 와인마다 달려 있어 혼자 쇼핑하기도 편하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와인은 ‘매니저 추천 상품’이라 표시돼 있다. 4월과 10월에 열리는 ‘와인장터’도 인기만점. 라벨에 흠집이 난 고급 와인을 60∼70% 저렴하게 판매한다. 사흘 동안 진행되는 행사에 맞춰 지방에서도 찾아 온단다. 김보희씨는 “1년간 마실 와인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알뜰 애호가도 있다.”고 귀띔했다. 링코 = 문구·소형 가전제품 서울 코엑스몰에 자리 잡은 문구·사무용품 전문점 링코(www.linko.com)는 800평 규모에 1만 8000여가지 상품을 갖췄다. 볼펜, 노트 등 일반 문구류에서부터 유화 물감 등 전문 미술용품까지 상품군별로 진열돼 있다. 할인점답게 매달 2주일씩 100여개 상품을 20∼30% 저렴하게 판다. 대량 구매하는 법인을 위해 계산대도 따로 만들고 묶음 포장제품도 비치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지난 6월 새로 단장한 ‘디지털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사무용품에서 컴퓨터, 디지털카메라,MP3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한 것. 이창우 점장은 “사무용품이나 소형 전자제품을 각각 판매하는 매장은 있지만, 둘을 합쳐놓은 곳은 없어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폰,USB포트, 플래시 메모리, 공유기 등 소품들이 무척 다양하다. 문구용품은 브랜드와 가격별로 분류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피, 녹차, 음료 등도 보인다. 이 점장은 “회사들이 사무용품 뿐 아니라 커피 등 소모품도 한꺼번에 구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ABC마트 = 신발 멀티숍 2003년 6월 오픈한 후 하루 5000여명이 방문하는 ABC마트(www.abcmartkorea.com) 서울 명동 1호점.1990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 시작된 ABC마트는 2002년 12월 한국에 상륙했다. 올 매출목표는 500억원.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등 세계적인 신발 브랜드와 함께 자체 브랜드 반스(Vans), 호킨스(Hawkins) 등 40여개를 한자리에 모았다. 명동 1호점은 쩌렁쩌렁 울리는 음악 소리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남성 직원들은 손뼉을 치며 할인 상품을 소개, 흥을 돋운다. 이민수 지역장은 “고객들이 부담 없이 매장 안으로 들어 오도록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진열된 신발만 2000여가지. 러닝화, 스니커즈, 등산화, 농구화, 보드화 등 상품군 별로 분류돼 신상품을 찾기가 쉽다. 운동화 끈, 신발 왁스 등 관련 제품도 갖췄다. 스니커즈 관리법 등도 꼼꼼히 소개한다. 대부분 5∼10% 할인하지만,‘게릴라 타임세일’ 등 다양한 행사도 펼친다. 오후 4∼5시쯤 많이 진행하는 타임세일에선 전 제품을 5∼10% 추가 할인해 준다.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거나 몇 족만 남은 경우에도 바로 50∼80% 기획행사에 돌입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카테고리 킬러란 특정 상품계열을 특화한 전문점. 다양한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가격 경쟁력도 높다.1980년대 등장한 미국의 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 전자제품 전문점 ‘베스트 바이’가 대표적. 한국형은 인터넷쇼핑몰과 함께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 온라인 ‘woori’에 접속하면 ‘미국 네스퀵(Nesquik), 델몬트 프룬 주스(Prune Juice), 이탈리아 스틸라(Stilla) 올리비 오일, 프랑스 테세르 농축 복숭아, 일본 소바(메밀국수) 세트가 한자리에.’ 우리홈쇼핑의 인터넷쇼핑몰 우리닷컴(www.woori.com)에 국내 최대 수입식품 전문몰이 탄생했다. 식자재 전문 수입업체인 영남코퍼레이션, 메가마켓, 유원커머스과 제휴,5000여종의 수입 식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백화점, 대형 할인점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수입 상품을 망라했다. 매달 이벤트를 열어 푸짐한 경품도 나눠준다. 8월에는 오픈 기념으로 1만원 이상 구입하면 헬로키티 미니 수첩을,2만원 이상이면 영국 맥케이 잼 미니어처를,3만원 이상이면 스위스 라이볼리 통조림을 준다. 우리닷컴은 전문몰을 수입업체별로 구성했고, 몇 백원짜리 식품을 구입할 경우엔 매장별로 함께 배송받도록 배려했다. 구매상품이 3만원 미만이면 배송비 3000원을 내야 한다. 검색기능을 강화,900여개 상품을 동시에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기획팀 정재필 대리는 “수입상품을 구매하려 고객들이 발품을 팔지 않도록 모든 수입식품을 6개월 간에 걸쳐 한자리에 모았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儒林(41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8)

    儒林(41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8)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8) 또한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을 섬기는데 부끄러워하지 않았고, 작은 벼슬도 사양하지 않았다. 나아가서는 자기의 우수한 능력을 감추려 하지 않았고, 반드시 정당한 방법으로 일하였고, 버려져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곤궁에 빠졌어도 분노하지 않았다. ‘너는 너고 나는 난데, 내 곁에서 벌거벗고 있은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느냐.’하며 자기의 맡은 소임을 다했던 것이다. 이렇듯 백이와 이윤, 그리고 유하혜는 각각 성인군자였으나 그 사는 방법은 이처럼 판이하였다. 백이는 굶어죽었으므로 절(節)의 표상이요, 이윤은 얼핏 보면 변절자처럼 보였으나 충(忠)의 표상이요, 유하혜는 깨끗함과 더러움을 가리지 않은 속인이었으나 화(和)의 표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세 성인이 ‘귀결되는 것은 오직 하나였으니, 이 하나가 바로 인(仁)이라는 것’이 맹자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 순우곤이 내게 명예와 실적에 대해서 따지고 있지만 ‘나는 오직 군자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맹자의 대답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에 만만하게 물러설 순우곤이 아니었다. 순우곤은 재차 공격을 시도한다. “노나라 목(穆)왕 때 공의자(公儀子)가 정치를 담당하였고 자유(子柳)와 자사(子思)가 신하가 되었지만 노나라가 쇠퇴해진 것이 더욱 심해졌으니 현명한 자가 국가에 무익한 것이 이와 같습니까.” 순우곤의 두 번째 질문도 교묘한 올가미를 갖고 있었다. 공의자는 이름이 휴(休)로 널리 알려진 노나라의 박사였다. 뛰어난 현인으로 이는 자유와 자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들을 등용한 노나라는 쇠망기에 접어들어 전국시대에는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소국으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순우곤은 공의자의 예를 들어 널리 알려진 공의자와 같은 현명한 사람도 결국 나라에 무익한 존재가 되었으니, 그대 맹자가 아무리 현인이라고 하지만 결국 제나라에서는 무용지물이 아니었던가를 비꼬는 힐문이었던 것이다. 이에 맹자는 대답한다. “우(虞)나라는 백리해(百里奚)를 쓰지 않아서 망했고, 버려진 백리해를 진나라의 목공은 구해 써서 마침내 패자가 되었다. 현명한 자를 쓰지 않으면 망하는 것이 어찌 나라가 쇠퇴한 정도로만 그칠 수 있겠는가.” 맹자의 대답은 순우곤의 말을 전면으로 반박한다. 즉 현명한 자를 쓰지 않으면 나라가 망해버리는 것이니 나라가 쇠퇴하는 정도로 그칠 수 없음을 오히려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순우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냉소였다. 맹자의 무능함을 비웃고 있는 자신에게 오히려 자신을 백리해에 비교하고 있는 맹자가 아닌가. 그뿐인가. 맹자는 자신을 전설 속의 성인이었던 백이와 이윤과 같이 어진 길을 걷는 군자로 비유하고 있음이 아닐 것인가. “아, 그렇습니까.” 순우곤은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며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그로서는 오랫동안 준비해 두고 있었던 최후의 비수였다.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정침(頂針)이었다. “그럼 선생님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 어린이 무용 ‘산해진미’ 맛본다

    아이들 여름방학도 어느덧 막바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문화체험장을 찾고 있다면 24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사다리 아트센터 세모극장으로 향하면 되겠다. 공연기획 MCT와 사다리아트센터가 공동주최하는 어린이 무용 기획공연 ‘춤으로 클릭하는 동화’가 기다리고 있다. 이는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무용단체들의 작품들 가운데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아 한 편의 무용극처럼 화려하게 재구성한 것. 발레·현대무용 등 다양한 춤 장르를 만나볼 수 있는데다 작품해설까지 곁들여져 입체적인 감상을 할 수 있다. 무대에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5편. 발레블랑의 ‘늑대와 빨간 두건’, 댄스씨어터 까두의 ‘어린 왕자’, 밀물현대무용단의 ‘바오밥 나무가 있는 풍경’, 서울발레시어터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국민댄스씨어터의 ‘개구쟁이와 마법사’ 등이다. 작품해설은 댄스씨어터 까두의 무용수이자 연극배우 경력이 있는 서정선이 맡을 예정이다. 오후 2시,5시 하루 2회 공연(24일은 5시 1회 공연).2만원.(02)2263-4680.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408)-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4)

    儒林(408)-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4)

    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34) 맹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탕(湯)’왕이 첫 번째 정벌을 갈(葛)에서 시작하였는데, 천하가 믿었으므로 동쪽을 향하여 정벌하니 서이(西夷)가 원망하고, 남쪽을 정벌하니 북추(北秋)가 원망하며 ‘어찌 우리는 나중에 하는가.’ 하였으니, 백성들이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라는 것처럼 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장에 가는 자가 그치지 않았으며, 밭 가는 자가 멈추지 않거늘 그 임금을 죽이고 그 백성을 위로하니 단비가 내린 것 같아서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으니 ‘서경’에 이르기를 ‘우리 임금님을 기다렸는데, 이제야 임금이 오시니 만물이 소생하게 되었도다.’하였습니다.” 맹자의 이 대답은 탕임금처럼 어진 정치를 하면 사방 칠십 리의 작은 땅을 가지고 정치를 시작하더라도 천하의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몰려올 것이므로 결국 천하를 손에 얻게 될 것이다. 서경에 의하면 탕은 첫 정벌을 갈에서 시작했는데, 천하 사람들이 그 정당성을 믿고 좋아했기 때문에 동쪽을 정벌하면 서쪽 사람들이 자기들을 나중에 정벌한다고 원망하고 남쪽을 정벌하면 북쪽 사람들이 자기를 나중에 정벌한다고 원망하였다. 이는 백성들이 큰 가뭄에 구름이나 무지개를 바라듯이 탕임금이 오기를 바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인 것이다. 그러고 나서 맹자는 선왕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지금 연나라가 그 백성을 학대하거늘 왕께서 가서 정벌하시니, 연나라 백성들은 자기들을 물과 불에서 구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도시락밥과 병에 담은 간장을 가지고 왕의 군대를 맞이하였는데, 만약 그 부형을 죽이고 그 자제들을 구속하며 그 종묘(宗廟)를 부수고, 중요한 제기들을 옮겨 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천하의 모든 사람은 본래 제나라가 강한 것을 두려워하는데, 지금 또 땅을 배로 넓히고서 어진 정치를 하지 아니하면 이는 천하의 무기를 움직이도록 하는 것입니다. 왕께서 속히 명령을 내리시어 노약자들을 돌려보내고, 중요한 제기들을 가지고 오는 것을 중지시키고 연나라의 백성들과 논의하여 임금을 세운 뒤에 떠나면 그래도 중지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맹자의 충고는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다. 맹자는 왕에게 곧장 군대를 철수하고 연나라 백성들과 의논해서 새 군주를 세울 것을 권유하였으나 패왕을 꿈꾸고 있던 선왕은 맹자의 권유를 무시하고 계속 군대를 연나라에 주둔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연나라 사람들이 들고일어나 제나라 군대를 나라 밖으로 내좇아 버린다. 맹자가 걱정했던 대로 물이 더욱 깊고, 불이 더욱 뜨거워지자 연나라 백성들이 일제히 들고일어나 민심이 옮겨 간 것이었다. 이런 정황을 본 순간 맹자는 선왕이 더 이상 자신에게 배우려는 의지가 없음을 깨달았다. 그렇지 않아도 맹자를 조문객으로 보낼 때 부사 한 명을 딸려 보냈는데, 사신의 권한은 완전히 부사의 손아귀에 달려 있어 난처한 입장에 빠졌었던 맹자가 아니었던가. 선왕에게 자신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져 무용지물이 되었음을 깨달은 맹자는 마침내 제나라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맹자는 제나라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이런 맹자의 마음은 제자 공손추의 질문에 ‘제나라를 가지고 왕업을 이루는 것은 손을 뒤집는 것처럼 쉬운 일이다.’라고 대답한 맹자의 답변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음이다.
  • 문화 CEO 김용배·최태지 정동데이트

    문화 CEO 김용배·최태지 정동데이트

    “다음주 일본 또 가세요?” “네, 일본에서 무용콩쿠르가 있어 심사하러 가요. 참, 휴가는 잘 다녀 오셨어요?” 김용배(51) 예술의전당 사장과 최태지(46) 정동극장 극장장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나자 마자 근황을 묻기에 바빴다. 서로의 스케줄을 손바닥처럼 잘 알고 있는 두사람이다. ●김용배사장, 27·28일 ‘최태지의 정동데이트´ 출연 최 극장장은 오는 27,28일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기념 ‘최태지의 정동 데이트’에 김 사장을 초대,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삶과 낭만에 대한 이야기를 피아노 선율과 함께 들어 보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 사장은 서울대 미학과 출신으로 음대를 나오지 않고 피아니스트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지난해 5월 예술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예술의전당 총 사령탑으로 화려하게 등극, 문화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었다. “김 사장님은 제가 극장장이 됐을 때 전화를 걸어 축하해 주셨고, 또 밥도 사주면서 격려하셨지요.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꼭 모시고 싶었어요.” 두 사람은 예술가에서 행정가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닮은 꼴. 피아니스트 출신의 김 사장과 마찬가지로 최 극장장 역시 프리마 발레리나로 오랫동안 무대에 섰다. 최 극장장은 국립발레단장을 거쳐 김 사장보다 한달늦은 지난해 6월 정동극장장으로 취임했다. ●“몸무게와 키빼고 모든 것 진솔하게 얘기할것” 김 사장은 최 극장장으로부터 정동극장에서의 테이트 신청을 받고 하루 꼬박 고민한 끝에 수락을 했다고 한다.“어딜가도 예술의전당 사장으로 대하기 때문에 사장 직책을 갖고 연주 무대에 서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번에는 최 극장장을 믿고 무대에 서기로 했습니다. 제 몸무게와 키만 빼고는 모든 것을 진솔하게 얘기할 생각입니다” “김 사장은 전통공연 중심으로 운영되던 정동극장이 처음으로 지난해 클래식 음악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기획부터 출연자 섭외까지 모두 도와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최 극장장은 김 사장에게 몇번이나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김 사장은 “최 극장장이 워낙 활기차게 일하며 정동극장의 변화를 주도하기 때문에 도와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며 오히려 최 극장장을 추켜 세웠다. 이에 다시 최 극장장이 “어휴, 김 사장이 기획하고 직접 해설하는 ‘11시 콘서트’에 한번 가보세요. 클래식을 아주 쉽고 편안하게 이해시켜 주세요. 요즘 아줌마 팬들이 많다는데 저도 팬이에요”라며 화답을 한다. ‘11시 콘서트’는 관람 시간대를 오전으로, 공연료를 1만 5000원으로 낮춰 주부들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끌어들인, 클래식 공연으로는 드물게 ‘대박상품’이다.1년이 지났지만 2000석이 넘는 자리가 줄곧 매진이다. ●예술가서 행정가 변신 ‘닮은꼴 CEO´ 파이팅 예술적 배경이 같은데다 예술 CEO로서 말하지 않아도 서로간의 어려움을 잘 아는 처지라 두사람의 얘기가 끝 없이 이어진다.“계속 파이팅 합시다.”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문화예술위 설립위원 11명 위촉

    문화관광부는 10일 문학평론가 김병익씨 등 11명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위원으로 위촉했다. 설립위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출범을 위한 정관을 작성, 설립등기를 마친 뒤 곧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전환해 정식 출범한다. 이날 위촉된 위원들은 분야별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위원추천위원회가 공개 모집한 199명을 심사해 선정했다. 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분야별 설립위원은 다음과 같다.▲문학 김병익(문학과지성사 상임고문)▲미술 김정헌(공주대 교수)▲음악 정완규(중앙대 음대 교수)▲연극 심재찬(극단 전망 대표)▲무용 김현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전통예술 한명희(전 국립국악원장)▲문화일반 강준혁(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 김언호(한길사 대표)박종관(충북 민예총 사무처장) 신의(경희대 대학원 주임교수) 전효관(시민문화네트워크 티팟 대표)
  • 남북 ‘핫라인’ 13일 개통

    남북 ‘핫라인’ 13일 개통

    남북은 서해상 함정간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운영하기로 한 통신연락소의 정상 가동을 위한 예비조치로,10일 오전 10시 연락소간 시험통신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날 시험 통신은 북측이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전망대 인근에 임시로 마련된 남측 연락소의 ‘핫라인’에 전화를 걸어와 남측이 응신함으로써 이뤄졌다. 남북은 시험통신 1시간 전에 핫라인을 연결했다. 통신연락소의 핫라인은 남측의 경우 서해상 작전을 맡고 있는 평택 2함대사령부, 북측은 남포의 서해함대사령부를 각각 연결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통신연락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13일부터는 하루 두차례씩 정기적으로 통신을 주고 받을 계획이다. 오전 9시에는 팩시밀리를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과 관련된 정보를, 오후 4시에는 통신연락소 간 통신상태를 점검하는 전화 감도 시험 통신이 이뤄진다. 양측은 통신연락소간 모두 6개의 동축 라인을 각각 연결했다.2개 라인은 핫라인으로,2개는 경의선 통행업무용, 나머지 2개는 예비용으로 설치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Welcome Home”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 14일 만인 9일 7명의 승무원을 태운 채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의 에드워즈 공군기지로 무사히 귀환했다.2003년 2월 지구 대기권 진입 도중 공중폭발한 컬럼비아호의 악몽을 잠재우고, 이 사고로 중단됐던 우주왕복 프로그램도 활기를 찾는 순간이었다. 당초 착륙 예정지였던 플로리다주의 나쁜 날씨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늦게 착륙 장소를 바꿔 9일 오전 5시11분(한국시간 저녁 9시11분) 지구에 도착했다. “환상적인 비행을 축하한다.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 친구들.”이란 휴스턴 관제센터의 인사에 “돌아와서 기쁘고 팀 전체가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한 것을 축하한다.”고 에일린 콜린스 선장은 답했다. 디스커버리호는 선체 꼬리 부분에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낮춘 채 아직 해가 뜨지 않은 모하비 사막의 활주로에 시속 약 322㎞의 속도로 도착했다. 총 항해 거리는 933만㎞로 지구를 219바퀴 도는 거리다.●끝까지 불안했던 우주 항해 디스커버리호는 컬럼비아호 참사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 발사된 우주왕복선이다. 발사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362㎞ 상공에서 지구궤도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도킹,15t에 달하는 장비와 보급품을 전달하고 ISS의 고장난 장비를 수리하는 등 원래 계획됐던 모든 임무를 마쳤다. 그러나 귀환 순간까지 기체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우려 속에 진행된 불안한 우주 항해였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도중 외부 연료 탱크에서 0.45㎏의 단열 발포재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자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모든 우주왕복선의 발사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발사 도중 우주왕복선 단열재가 떨어져 나간 것은 컬럼비아호 폭발 사고의 원인이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NASA는 10억달러를 썼지만 결국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스커버리호는 항해 도중에 단열 타일의 틈새를 메우는 세라믹 섬유 충전재가 기체 두 군데서 튀어나와 너덜거리고 있는 것도 발견됐다. 지구 대기권 진입 도중 기체 온도 급상승을 야기할 수도 있는 문제여서 승무원들은 우주공간에서 예정에 없던 유영을 하며 충전재를 잘라내는 진기한 장면을 보여줬다. 사상 최초로 우주 유영으로 선체를 수리하는 새로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다.●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유지 기반 착륙장소가 플로리다에서 캘리포니아로 바뀜에 따라 NASA는 100만달러의 추가 비용과 일주일간의 처리 기간을 들이게 됐다. 디스커버리호는 NASA에서 개조한 보잉747기로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로 옮겨지게 된다. 승무원과 가족들은 10일에야 휴스턴에서 재회할 수 있다. 발사단계부터 여러 차례 고비를 넘기며 무사히 임무를 마친 디스커버리호 덕분에 25년째 이어져온 미국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디스커버리호의 무사 귀환은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로 중단됐던 인간을 우주에 보내는 미국의 우주사업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컬럼비아호 사고 이후 NASA 전체 예산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며 다른 우주계획의 발목을 잡아온 우주왕복 프로그램에 대해 무용론이 제기되고, 지지도가 급락했었다. 미국은 2010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을 완공하고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차세대 유인우주탐사선을 개발,2020년에는 달을 우주식민화하고 이후에는 화성을 여행할 계획이다.9월22일 발사 예정이던 애틀란티스호는 발사 도중 기체 부품이 떨어져 나가는 등의 문제가 해결된 뒤 11월초쯤 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민족사의 아픔 선율로… 몸짓으로…

    민족사의 아픔 선율로… 몸짓으로…

    광복 60주년을 맞아 음악회를 비롯해 뮤지컬, 연극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되는 의미 있는 경축 음악회가 열리는가 하면,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의 독립운동 일대기가 뮤지컬로 엮어지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각계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의욕적인 행사준비로 인해 광복절 당일인 15일 야외음악회를 둘러싼 갈등도 보인다. ●음악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15일 오후 4시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안익태, 윤이상, 진은숙의 작품세계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종전의 이벤트성 공연과 달리 일제시대부터 현재까지 이들 작곡가 3인의 작품 연주를 통해 광복 60주년의 특별한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다.(02)580-1135. 서울시는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의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서울시합창단, 김덕수 사물놀이패 등이 협연하는 음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도 이날 오후 7시 남대문광장에서 윤도현, 김수철 등 대중가요 가수와 성악가, 국악인들이 총출동하는 음악회를 갖기로 해 양측은 “서로 장소를 변경하라.”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같은 시간대에 불과 6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서울시청앞 광장과 남대문광장 사이에서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각각 뒤섞인 음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무용극 공연예술그룹 칼미아(예술감독 정선혜 상명대 교수)가 창작한 무용극 ‘코드명 19450815’가 15일 오후 7시30분 천안 독립기념관 내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서 공연된다. 이곳은 1995년 광복 50주년 당시 일제 잔재 청산을 상징하기 위해 폭파했던 옛 조선총독부(중앙청) 건물의 파편을 모아 조성한 곳으로, 공연장으로 활용되기는 처음이다. 치욕의 세월을 이겨내고 마침내 조국의 빛을 되찾은 우리 민족의 의지를 세 부분으로 나눠 보여준다.(041)550-5282. ●연극·뮤지컬 광복 60주년을 맞아 역사를 소재로 한 공연 두 편이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나란히 막을 올렸다. 지난 5일부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청년 장준하’(조한신 작·연출)는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을 통해 조국과 민족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작품. 장준하 선생이 독립군에 합류하려고 중국 중동부지역에 있던 일본군 부대를 탈출해 중경으로 가는 6000리 대장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독립유공자증을 지닌 관객은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15일까지.(02)722-1467. 지난 4일 소극장에서 막 올린 연극 ‘나비’(김정미 작·방은미 연출)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이야기다. 재미교포 희곡작가 김정미의 작품으로, 지난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뉴욕에 이민 온 김윤이 할머니와 손녀 진아, 한국에서 집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위안부 할머니들 사이의 갈등과 화합을 그렸다.15일까지.(02)741-5332. 일제 침략기부터 해방기까지의 민족사를 다룬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도 무대에 오른다. 인천시립극단은 13∼2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아리랑’(엄태경 각색·정진 연출)을 공연한다.(032)438-7775. 최광숙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올해도 찾아온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현자)이 해마다 선보이는 인기 레퍼토리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가 올해는 10일부터 20일까지 열흘동안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는 ‘촘촘하게 내딛는 잦은 발동작’이란 뜻으로, 한국춤의 우아한 몸놀림에 대한 상징이다. 이 무대는 한국 전통춤의 현대화를 목표로 지난 2001년 처음 기획된 이래 올해로 5회를 맞는 동안 마니아층을 거느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우리 전통무용을 폭넓은 실험정신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는 이번에도 계속된다. 올해 무대를 꾸밀 안무가는 국립무용단 정소연, 부산시립무용단 김미란, 대구예술대 강사 추현주, 선화예고 강사 이미희 등 4인. 이들 차세대 안무가 4명이 한국춤을 주제로 해설과 실연(實演), 이를 바탕으로 한 창작공연 등을 보여주는 일종의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소연은 이매방류 승무의 주요 춤사위(팔사위, 발디딤사위 등)를 현대적으로 응용한 창작무용 ‘어떻게든’을 선보인다. 또 김미란은 봉산탈춤 가운데 노장춤과 취발이춤을 창작무 ‘버려짐’으로 재해석하고, 추현주는 영남지역의 대표적 살풀이인 권명화류 살풀이의 춤사위를 현대감각으로 해석한 ‘열어라, 열릴 것이다…’를 무대에 올린다. 이미희는 서울 새남굿의 춤사위와 정신을 되살린 창작춤 ‘해탈문’(解脫門)을 올릴 예정. 한국무용을 지루하고 고루한 춤사위 쯤으로 밀쳐온 이들에게는 근거없는 편견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초대권을 일절 뿌리지 않고서도 해마다 120%에 육박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해온, 보기 드물게 알찬 무대로 정평나 있다.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4시.1만원(중고생 5000원).(02)2280-4115.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키하바라 가전상가 게임업체가 점령

    아키하바라 가전상가 게임업체가 점령

    |도쿄 특별취재팀|1999년 여름 일본 기타큐슈에 자리한 국제동아시아연구센터(ICSEAD)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한국은 점차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일본은 사뭇 달랐다. 당시 방문한 국제 규모의 연구센터엔 제법 빠른 속도의 인터넷망이 연결돼 있었지만 공공기관이나 가정에선 거의 대부분 전화선을 통한 ‘거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전후 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이 초고속인터넷이라는 사회기반시설을 기반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할 즈음 뒤늦게 출발한 일본 IT는 2005년 현재 한국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e재팬 전략’의 성공 한 나라의 IT 수준을 평가하는 기본 잣대로 초고속인터넷 이용 현황이 종종 거론된다. 일본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826만가구. 총무성 통계국 자료 등에 따르면, 이는 일본 전체 4937만가구의 37% 수준이다. 가입자 비율로 보면 지난 6월말 현재 전체 1533만가구 가운데 80%인 1220만가구가 가입한 한국에 뒤지고 있지만 규모로는 이미 2003년부터 한국을 추월했다.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 한국에 비해 성장 여력도 크다. IT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초고속인터넷의 이같은 ‘초고속’ 보급은 일본 정부의 ‘e재팬(Japan) 전략’이 성공을 거둔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1999년 실무진 검토를 시작으로 2001년 1월 본격 시작된 ‘e재팬 전략’을 주관하는 일본 정부의 IT전략본부 본부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장기침체에서 허우적거리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IT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2001년 당시 ‘5년 내에 일본을 세계 최고수준의 IT국가로 만든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우며 출발한 ‘e재팬 전략’에 대해 정부 담당자들은 “속도가 빠르고 값싼 인터넷을 사용토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재팬 전략’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 정보정책과 사카이 마사요시 과장보좌는 일본에서 인터넷 종량제가 사라진 상황을 예로 들었다. 종량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회사는 일본 굴지의 기업인 NTT였다고 한다. 그런데 2001년쯤 모뎀에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으로 인터넷서비스가 바뀌면서 종량제는 거의 사라지고 월 정액제가 주종을 이루게 됐는데, 이는 ‘e재팬 전략’의 성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으로 하여금 요금을 강제로 내리게 하지는 않았지만 그같은 방향으로 유도했다는 뜻이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2001년 3월 1개월에 7800엔이었던 요금은 지난해 7월 2600엔으로 급격히 인하됐다. 같은 기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19배 이상 증가했다. ●IT를 이끄는 게임산업 IT정책을 담당하는 경제산업성 정보통신기기과 히라이 아쓰오 과장보좌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IT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에 대해 묻자 경제의 ‘거점’이란 뜻의 ‘플랫폼(platform) 기업’이란 신조어를 사용해 설명했다. 그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의 기업들이 IT산업을 이끌고 있어서 분야를 구분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지 않다.”면서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을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드웨어인 게임기와 소프트웨어인 게임프로그램을 동시에 만드는 소니(Sony)를 언급했다. 그가 선뜻 대표적 게임기업인 소니를 거론한 것은 게임산업이 일본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가 발간한 ‘2004 CESA 게임백서’에 따르면,2003년말 현재 일본 게임시장은 4462억 1800만엔(약 4조원) 규모였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일본판 7월호에서 일본 억만장자들에 포함된 재일교포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통신기업 히카리쓰신 등도 IT산업의 대표기업으로 평가받지만, 전문가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인정받아온 일본의 게임기업들이 IT산업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갈수록 높아지는 게임산업의 위상은 한때 최첨단 전자제품 상가로 이름을 날리던 도쿄 아키하바라의 변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상점들이 최근 3∼4년새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한 게임 관련 점포들로 대체되고 있다.”는 아키하바라의 전자제품 상점 직원 미조베 교코의 말처럼 이미 게임이 아키하바라를 장악한 지 오래다. 그나마 남은 전자제품 상점들은 상당수가 전자제품뿐 아니라 향수와 여행 기념품까지 파는 잡화점 형태로 바뀐 상태였다. ●새로운 도전 온라인게임 정부의 ‘e재팬 전략’으로 구축된 초고속인터넷망과 게임산업이 만나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게임이다.‘게임은 게임기로 즐기는 것이며 컴퓨터는 사무용 기기다.’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힌 일본의 엄청난 변화다. 아직까지 온라인게임이 게임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세는 눈부시다.‘디지털 콘텐츠 백서’에 따르면,2000년 9억엔에 불과했던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2003년 198억엔에 이어 지난해 382억엔을 기록하는 등 불과 4년 새 42배나 성장했다. 한국의 게임기업들이 온라인게임 분야의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열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게임업체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까지 그렇게 시장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다만 온라인게임은 이용자가 서버에 접속하는 시간에 비례해 요금을 받기 때문에 복제품 범람으로 개발비도 건지기 어려운 중국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게임기업 남코(Namco)의 이시무라 시게이치 사장의 말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일본 게임업계의 평가를 대변한다. surono@seoul.co.kr ■ “게임 업계 경쟁력은 돈 작년 200억엔 R&D 투자” |도쿄 특별취재팀|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디오게임 ‘철권(鐵拳·일본명 데켄)’시리즈로 유명한 남코(Namco). 지난 5월25일 도쿄 오타구 야구치에 있는 남코 본사에서 이시무라 시게이치 사장을 만나 일본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세계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로 연구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들었다. 남코가 ‘기동전사 건담’ 등 캐릭터 장난감과 게임 ‘다마고치’로 유명한 일본 최대 완구업체 반다이(Bandai)와의 합병을 발표하고 20여일이 지난 시점이어서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합병 문제로 시작됐다. 게임업체 ‘세가(Sega)’와 슬롯머신업체 ‘사미(Sammy)’가 합병하는 등 일본 게임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짝짓기를 통한 몸집불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같은 합병 바람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게임과 장난감 업계의 경쟁 격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다이와의 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출산율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반다이의 어린이 고객과 남코의 청소년 및 성인 고객이 합쳐질 것을 기대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긴 세대가 부모가 되고,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서도 자녀는 물론 손자 손녀와 더불어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져 인생을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일본 게임 경쟁력의 원천은. -돈이다. 돈을 많이 투자한 게임은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785억엔(약 1조 6300억원)의 연간 매출 가운데 200억엔가량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마케팅의 경우 특별히 정해진 비용은 없지만 10억∼20억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남코가 최근 10년간 집중적으로 투자한 부문은.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되면서 철권 등 격투기와 총격전 등의 3차원(3D)게임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때문에 살아남지 않았나 싶다. ▶일본의 IT산업에 대한 전망과 게임업계와의 관계에 대해. -IT와 관련, 컴퓨터 운영체계(OS)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 대표되는 미국 기업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이나 주변기기 등에 있어서는 일본과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본다. IT와 게임산업의 관계를 보면, 예를 들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해상도 높은 화면을 제공하는 액정이 필요한데, 그런 액정이 개발되면 그런 화질로 즐길 수 있는 수준높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상호 보완적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을 어떻게 보나. -아직 발표는 하지 않고 있지만 우리 역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보다 게임기로 즐기는 게임 문화가 훨씬 먼저 정착된 일본은, 온라인게임 문화가 발달한 한국이나 중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도 온라인게임에 주목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즐기는 게임은. -(남코의 대표적 게임인 철권 등의) 격투기 게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웃음). 자동차 운전게임을 좋아한다. suron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씨줄날줄] 알몸 공연/이용원 논설위원

    무대 위에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행위 가운데 신체 노출은 어느정도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국내에서 노출 공연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대표적 사례는 1994년 발생한 ‘미란다’사건이다. 주연 여배우가 10여분간 전라로 출연한 연극 ‘미란다’는 항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연출자는 공연음란죄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공연예술이 사법의 잣대로 벌을 받은 첫번째 기록이었다. 이후 대학로에는 ‘벗는 연극’이 한동안 판을 쳐 중년 남성들이 공연장 입구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벗는 공연은 일상화했다.2003년에 불어닥친 누드 공연 바람이 그 전환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해 가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오페라 ‘리골레토’에서는 남녀 한쌍이 성기를 드러낸 채 열연했고, 뒤이어 공연된 무용 ‘봄의 제전’‘애프터 에로스’와 뮤지컬 ‘풀 몬티’등에서 나신은 거리낌없이 무대를 누볐다. 당시에도 이 작품들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예술·외설을 둘러싼 논란은 더이상 없었다. 공연에서 옷을 벗는 것은 표현의 한 방법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TV 생방송 쇼에 출연해 하체를 노출한 카우치의 멤버 2명이 홍대 앞 일대 공연장에서 같은 짓을 여러차례 벌였다는 뉴스를 접하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연극·춤 등은 신체를 수단으로 한 표현예술이다. 또 공연 전과정을 나체로 하건, 일정 부분만 나체로 하건 그 흐름으로서 옷을 벗은 상태가 이해된다. 반면 록 공연에서 퍼포먼스가 필수요소이기는 하지만 본질은 어디까지나 음악이다. 게다가 흐름에 상관없이 불쑥 성기를 노출한다면 이는 관객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행위로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철없는 인디밴드의 멤버들이 저지른 돌출사건을 놓고 홍대 앞으로 상징되는 언더 문화를 매도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성기 노출과 같은 공연 행태가 존재하는 것이 결국은 언더 문화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여 그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종사자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정화해야 할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구정 이삭]

    ●서울시 5일(금)까지 서울영어체험마을 8∼11월 정규반 참가자를 모집한다. 모집대상은 서울 시내 초등학교 5∼6학년생이며 컴퓨터 추첨을 통해 참가자를 선정한다. 신청은 홈페이지(www.sev.go.kr)에서 하면 된다. 참가비는 12만원.(02)480-4800. ●서울 강서청소년회관 ‘청소년 전통문화 체험캠프’를 열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참가자 8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다음달 8일(목)부터 10일(토)까지 안동 하회마을 내 전통가옥에서 한지탈만들기·천연염색·한지접시만들기·전통음식만들기·활쏘기 등을 체험하고 광산 김씨 종가인 오천문화재단지를 방문, 전통혼례에도 참여한다.(02)2600-6767. ●서울 동작구 9월부터 4개월 과정으로 진행하는 여성질환 교육 참가자 5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40대 이상 여성이 대상이며 교육은 매주 화요일 오후 2∼4시 동작구보건소 보건교육실에서 실시된다. 이대목동병원, 삼성제일병원 등에서 암검사(유방암·자궁암)를 무료로 해준다.(02)820-1424∼5,1647. ●인천시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생 10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이달 말부터 10주간 교육을 받은 뒤 암환자·시한부환자 등을 돌보게 된다.( 032)434-7007. ●경기 시흥여성회관 9일(화)∼17일(수) 제3기 사회교육 수강생을 모집한다. 일어·중국어·스포츠마사지·부동산권리분석 등을 배울 수 있다.(031)310-2865. ●경기 포천시 10일(수)까지 포천시립예술단 기악부 비상임 부장과 풍물부, 무용부 비상임 단원을 모집한다. 만 55세 이하 관련학과 전공자 또는 졸업예정자면 지원할 수 있다.(031)538-2368. ●경기 안양시 석수 청소년 문화의집 오는 10일(수)까지 ‘아빠와 함께 하는 올빼미캠프’에 참가할 초등학교 4∼6학년생을 모집한다.1박 2일간 관악산 삼막사 등에서 야간 별자리 탐사·야영활동 등을 한다.(031)471-0833. ●경기 안양시 만안·동안여성회관 9월부터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 수강생을 선착순 모집한다. 모집일은 만안여성회관은 10일(수)∼12일(금), 동안여성회관은 16일(화)∼18일(목)이다. 수강료 4만∼8만원.(031)389-5791,5780. ●서울 금천구 12일(금)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성분 분석서비스 및 운동방을 무료로 운영한다. 금천구보건소 7층 체력증진실에서 주중 오전 9시∼낮 12시까지는 체성분 분석과 운동처방을 받을 수 있다.(02)867-4634. ●경기 군포시 여성회관 12일(금)까지 컴퓨터·외국어 등을 배울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기간은 다음달 5일(월)부터 4개월 간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gender.gunpo21.net) 참조.(031)390-0586. ●경기도 문화의전당 20일(토)까지 한국무용·사물놀이·연극 등을 배울 수 있는 ‘2005년도 하반기 문화교실’ 수강생 250명을 모집한다. 문화교실은 9월 중순부터 18주 과정으로 운영되며 악기와 소품을 무상지원한다.(031)230-3276. ●서울 광진구 노인전문보호소 광진노인보호센터는 21일(일)까지 여름 휴가 때 치매노인을 돌봐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상자는 경증치매노인으로 60세 이상 여성이다. 다양한 치료프로그램을 하루 1만 4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6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는 무료다.(02)458-0350. ●서울 종로구 서울사랑 시민상 봉사부문 2005년 대상자를 찾고 있다. 추천분야는 시민화합, 지역사회발전, 사회질서확립, 미풍양속 앙양 등이다. 접수기간은 18일(목)까지다.(02)731-1632. ●경기 화성시 31일(수)까지 화성시 문화상 수상후보자 추천을 받는다. 애향봉사·효행·향토교육·지역개발·문예진흥·체육진흥 등 부문으로 나눠받는다.(031)369-2065.
  • 대기업 설비투자 기피… 내부거래 늘어

    대기업 설비투자 기피… 내부거래 늘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기업집단의 영업실적이 내실경영에 힘입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불확실해서인지, 기업들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투자는 기피하면서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의존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일 금융감독원이 자산 5조원 이상 23개 기업집단의 2004년 결합 및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46조원으로 전년 대비 42.4% 증가했다. 경상이익은 45조원으로 105.2%, 당기 순이익은 33조원으로 73.2% 늘었다. 매출액도 505조원으로 18.1%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6%에서 9.1%로 높아지는 등 수익성 지표도 좋아졌다.2003년에는 1000원어치를 팔아 76원의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92원을 남긴 셈이다. 23개 그룹은 지난해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순유입액이 19.1% 증가한 73조원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투자 활동에 따른 현금 순유출액은 60조원으로 71.7%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주로 설비투자를 가리키는 유·무형 자산에 대한 투자 금액의 비중은 2003년 83.1%에서 2004년에는 65.4%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넘치는 현금으로 설비투자보다는 유가증권과 같은 비업무용 자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했다는 뜻이다. 5대 그룹의 총매출액 가운데 내부 매출액 비중은 1년 사이 34.4%에서 37.0%로 높아졌다. 그룹별 내부 매출액 비중은 삼성의 경우 38.7%에서 41.4%, 현대차는 28.4%에서 29.8%,SK는 27.8%에서 34.7%로 높아졌다. 내부 매출액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룹 계열사의 수직 계열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은 해외 반도체 판매사의 매출이 증가하고,SK는 원유가 상승으로 해외 자회사의 원유 수입액이 늘어난 것이 내부매출액 증가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비정상적인 거래가 많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마포, 축제의 도가니에 ‘풍덩’

    “더위를 축제의 열기로 날려버리자.”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에서 규모있는 축제가 연달아 개최된다. 구는 4일 ‘제8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오는 12일부터 28일까지 홍대 주변에서 펼쳐지고,20일에는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에서 ‘한여름밤의 마포가족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프린지(fringe)는 ‘언저리’‘주변’이란 뜻으로, 올해로 여덟번째 열리는 ‘프린지 페스티벌’은 연극·무용·마임·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독립예인들이 참여하는 독립예술축제다. ‘몽유열정가’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25개의 소극장·라이브클럽·갤러리 등이 함께하며, 걷고 싶은 거리 전역에서 다양한 공연과 예술작품 전시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고성방가(음악축제)▲내부공사(미술전시축제)▲암중모색(아시아독립영화제)▲이구동성(무대예술제)▲중구난방(거리예술제) 등 특색있게 이름 붙여진 5개 프로그램도 관객들을 유혹한다. 올해는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 홍콩·타이완·싱가포르·일본·호주 등 6개국에서 302개의 단체와 예술가가 참가해 국제적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프린지네트워크(02-325-0110) 홈페이지(www.seoulfringe.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 기간 동안 ‘한여름밤의 마포가족음악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Again 2002,Run To 2006 In MAPO’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되살리고,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진출을 기념해 개최된다. 20일 오후 7시30분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탁재훈·유니·박상민·한서경·리아 등 인기가수가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또 구민노래자랑에서 대상을 차지한 수상자도 무대에서 노래실력을 뽐내게 된다. 사회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김흥국씨가 맡게 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올 여름 마지막 더위를 그보다 더 뜨거운 축제의 열기로 날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마포가 역동하는 서울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복잡한 재무·인사 시스템 “빌려쓰니 대기업 부럽잖아”

    복잡한 재무·인사 시스템 “빌려쓰니 대기업 부럽잖아”

    ‘고급 인테리어 비결요? 렌트IT 덕분이죠.’ ‘고객 발길은 정확한 데이터를 활용해 사로잡습니다.’ ‘직영점들 매출 결산을 하는 데 5분밖에 안 걸렸죠.’ ‘인터넷으로 공유하니 방문·팩스에 비해 비용이 50% 이상 싸졌고, 매출은 20% 늘어났습니다.’ 최근 소호 등 사업 시스템 정보화의 사각지대였던 중소규모 기업에서 “빌려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빌려 써본 상당수는 ‘점포와 브랜드 파워’를 중소기업 정보화, 즉 ‘렌트IT’로 높였다는 반응이다.‘렌트IT’는 대기업과는 달리 자금 규모가 영세한 중소기업의 고객·매장 관리나 쇼핑몰 운영, 음식점 고객관리 등을 대신하는 솔루션 대여 시스템이다. ●서비스 4년만에 43만 중소기업이 이용 중 유선사업자인 KT, 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등이 서비스하고 있다. 무선사업자인 SK텔레콤도 사업을 준비 중이다.KT ‘비즈메카’, 데이콤 ‘이비즈마트’, 하나로텔레콤 ‘비즈포스’가 대표적인 사업 브랜드다. 무선쪽은 휴대전화,PDA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렌트IT’ 시스템을 접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렌트IT는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산원에서 ‘중소기업 정보화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고, 중소기업의 수요도 높아가고 있어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 전망이다. 정부는 2008년까지 100만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렌트IT는 관리 시스템을 임대해 초기 사업비용을 줄이면서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이용료가 무척 싸 투자여력이 빠듯한 중소업체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서비스다. 빌려쓰는 만큼의 사용료만 내면 된다. ●외주관리 때문에 임대시스템 도입 경기도 김포에 있는 호신섬유㈜는 인조모피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한동안 자체 시스템으로 생산 공정을 관리해왔다.30여년간 해온 것이라 그리 불편함을 못느꼈다. 그러나 사업 외형이 커지면서 외주 관리가 문제로 부각됐고, 언젠가 얼핏 들었던 데이콤 ‘이비즈마트’의 ‘섬유 ERP(전사적 자원관리)’를 빌려쓰기로 했다. 영업·구매·생산·외주관리까지 하면서 대외적 신뢰가 쌓여 매출은 20% 상승했다. 관계자는 “무역 관련 서류를 수작업하면서 오류가 많이 발생했는데 ERP 도입으로 시간 단축과 오류 발생률이 제로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세금계산서도 온라인으로 한번에 인천 가좌동의 문구·사무용품업체인 화신공업㈜은 데이콤의 ‘이비즈마트(eSCM21)’를 이용해 장기불황 속에서도 수년간 20%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힘입어 올해는 50%를 목표로 시스템 향상을 꾀하고 있다. 렌트IT는 재래문구시장에 판매하다가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과 거래하면서 시작했다. 안태랑 사장은 “팩스와 현장 주문이 없어지면서 온라인 매출이 20%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거래처들은 필요한 만큼 그때그때 주문하고 있어 솔루션 임대의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사∼화성∼광주 원스톱 정보화 자동차부품 생산·조립업체인 ㈜아산은 동종 회사를 인수하면서 유지비용이 만만찮아 기존 회계·인사·급여 관리프로그램을 버리고 KT 비즈메카의 ‘NEOplus’를 도입했다. 기존 프로그램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3명의 관리자가 월 8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하고 있다.‘NEOplus’가 경영관리 토털 솔루션이어서 사내 핵심사항이 노출되지 않을까 보안이 걱정됐지만 그것도 기우였다. 입력했던 데이터는 사용자 컴퓨터에 저장돼 데이터 저장장소를 별도로 두었던 때보다 보안성이 크게 좋아졌다. 관리팀 홍영표 대리는 “예전 엑셀 파일 등을 사용하면서 일일이 수작업했던 때와 비교하면 프로그램 호환이 편리하고 데이터 전송이 쉬워 업무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고 만족해했다. ●월 3만원,19개 사업장 관리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흥원에셋도 업종 특성상 외근이 빈번해 급한 일에는 담당자와 통화를 해야만 회계내용을 인지했다.2001년 KT 비즈메카 ‘NEOplus’와 인연을 맺은 뒤 회사 근무 환경에 변화가 시작됐다. 직원들의 불만이 나오면서 눈을 뜬 것이다. 네오플러스를 사용한 뒤 달라진 것은 도표와 그래프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고, 금융기관 제출용 재무제표 및 현금 수지분석표 등이 자동작성돼 복잡한 회계관리를 간단하게 처리하게 했다. ●수요가 서비스를 만든다 서비스 콘텐츠는 많으나 업체, 업종에 맞는 서비스 양식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환경에 따라 속도가 달라진다는 점도 불편함이다. 메신저 기능이 있지만 메신저에 파일 전달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의 편리성 이면에 네트워크상 정보의 노출이 우려되는 만큼 보안시스템도 보다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더불어 렌트IT 사용자가 바로 주인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이미 만들어진 플랫폼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좀 더 나은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www.rentit.or.kr에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새 가구·가전 발암물질 ‘폴폴’

    새 가구·가전 발암물질 ‘폴폴’

    컴퓨터, 프린터, 가구 등 새로 구입한 가정·사무용품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포름알데히드(HCHO) 등 유해물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이런 물질들의 방출량이 많게는 미국 기준치의 10배를 웃돌지만 국내에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정해져 있지 않다. 특히 컴퓨터 등 기기를 동작시킬 때뿐 아니라 전원을 켜지 않았을 때에도 다량으로 방출돼 ‘새집증후군’처럼 건강에 지속적이고 직접적인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결과는 1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경원대 윤동원(건축설비학과) 교수의 ‘생활용품 오염물질 방출특성 및 관리방안’ 실험결과에서 밝혀졌다. 연구는 환경부의 ‘실내공기 질 개선 대책’ 중 하나의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외제는 끈 상태에서 기준치 밑돌아 연구에 따르면 출고된 지 5일 가량 된 국산 컴퓨터의 경우, 전원을 넣고 2시간이 지나자 1㎥당 무려 1823㎍(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1g)의 VOC가 방출됐다. 미국의 오염물질 관리 민간인증제도인 ‘그린 가드’(Green Guard)의 생활가전 VOC 방출 허용기준이 ㎥당 500㎍인 것을 감안하면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전원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도㎥당 654㎍로 기준치를 넘어섰으며 컴퓨터를 끄고 1시간이 지난 뒤에도 2배에 가까운 939㎍이 방출됐다. 프린터는 더욱 심각해 최고 12배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다. 국내기업이 만든 새 프린터는 전원만 넣은 대기상태에서 4599㎍(기준치의 9.2배), 프린트 중에는 6259㎍(12.5배), 프린트 후 1시간 뒤에는 5369㎍(10.7배)이 방출됐다. 미국 그린가드 기준이 ㎥당 50㎍인 HCHO는 대기상태에서 328㎍(기준치의 6.6배), 프린트 중 387㎍(7.7배), 프린트 후 1시간 뒤 456㎍(9.1배)이 나왔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 유해물질 기준에 대비해온 다국적 기업 프린터는 사정이 조금 나았지만 기준치에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다국적기업이 만든 새 프린터는 VOC의 경우 대기상태에서는 기준치를 조금 넘는 ㎥당 534㎍이었으며 프린트 중 2292㎍(4.6배), 프린트 후 1시간 뒤 653㎍(1.3배)이었다. 특히 HCHO는 대기 상태에서는 기준치에 못미치는 49㎍으로 6.6배를 방출한 국내기업 제품과 큰 차이를 보였다. 프린트 중과 프린트 후에는 각각 78㎍,57㎍이 방출됐다. 사무용 가구에 대한 실험에서 사무용 의자는 기준치를 밑돌아 문제가 없었으나 서류함은 VOC가 미국 그린가드 기준치(㎥당 250㎍)의 7배까지 방출됐다. ●플라스틱 열 받아 유해물질 휘발돼 이렇게 유해물질이 방출되는 것은 컴퓨터 등의 주재료가 되는 플라스틱 재질이 열을 받는 과정에서 물질이 휘발되기 때문이다. 윤동원 교수는 “새집증후군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의 실내 환경에 대한 의식은 상당히 선진화돼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가까이 두고 있는 전자제품, 가구 등 생활용품의 유해물질 방출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유럽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가전제품의 유해물질 방출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도 제품성능 외에 친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내년 1월까지 TV, 청소기 등의 가전제품, 각종 가구, 의류, 유아용 장난감 등 모두 40개 생활용품의 유해물질 방출량을 실험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민간 인증기관의 유해물질 방출 국내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VOC와 HCHO 둘 다 발암물질로 불린다.VOC는 감각능력에 영향을 주고 일시적 최면효과를 일으킨다. 중추신경과 말초신경 장애를 일으키며 체내에 들어온 독성이 유전되는 특성이 있다. HCHO는 새집증후군의 대표적인 실내 오염물질로 눈·코·목 등을 자극하고 피로와 어지럼증을 유발하며 신경계 손상을 가져온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평생학습도시’ 관악구 5개권역별 특화 육성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정한 서울 유일의 ‘평생학습도시’ 관악구가 5개 권역별로 특화·육성된다. 서울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1일 평생학습도시의 조기정착을 위해 낙성대권(남현동 등 3개동), 서울대권(신림2동 등 4개동), 난곡권(신림3동 등 7개동), 상업도심권(봉천본동 등 7개동), 뉴타운권(봉천1동 등 6개동) 등 5개 권역별로 학습도시 특화계획을 밝혔다. 낙성대권역은 안정적인 주거지역으로 역사·문화시설이 많은 점을 고려해 역사·문화교육 중심지로 육성하고,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는 평생교육 거점기관으로 육성된다. 서울대권역은 젊은층의 활동과 왕래가 많고, 고시촌과 초·중·고가 다수 위치, 청소년교육 중심지로 육성한다. 관악청소년회관이 거점 기관을 맡는다. 서민이 거주하는 인구밀집지역인 난곡권역은 신림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방과후 보육과 고용·자활교육에 힘쓰기로 했다. 남부순환로변의 상업·주택 혼합지역을 포함하는 상업도시권역은 대형 업무용빌딩에 걸맞은 창업·경영교육·지역사회나눔운동 중심 지역으로 육성한다. 중대종합사회복지관이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아파트촌이 형성되면서 외부 중산층의 유입이 활발한 뉴타운권역은 봉천종합사회복지관을 거점으로 공동체교육·자원봉사교육 등의 특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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