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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빈성건(우림문화사 대표)성일(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의사)성남(우림출판사 부장)씨 부친상 이정호(만민TV 사장)씨 빙부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631●김선희(화가)정은(연합뉴스 기자)씨 부친상 26일 국립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2262-4821●주석범(GM대우 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씨 모친상 26일 인천 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9시 (032)554-8451●박문옥·문수(미래산업 대표)영수(자영업)씨 부친상 민은규(광주MBC 부장)씨 빙부상 26일 광주 한국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11-603-5900 ●윤성순(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씨 별세 25일 영동세브란스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572-6499 ●정무성(숭실대 사회과학대 교수)인숙(경원대 신문방송학과 〃)무정(덕성여대 미술사학과 〃)은자(농업)무용(미국 거주)씨 부친상 정순경(방송위원회 방통구조개편기획단장)홍순길(농업)씨 빙부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9시 (02)3010-2239●신기창(성균관대 부장)씨 부친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410-6912●김순례(성남시 약사회 회장)씨 모친상 배기성(L.M Food 사장)씨 빙모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50분 (02)3410-6914●한상진(광운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상일(전 수협중앙회 기획부장)씨 모친상 최경식(한국육영학교 교장)박문희(전 전북대 교수)씨 시모상 기연수(한국외대 교수)박강홍(벧엘정보통신 대표)씨 빙모상 한신(한신내과 원장)씨 조모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10시 (02)3010-2268●김창수(보험개발원 원장)씨 모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410-6912
  • [Doctor & Disease] 서울보훈병원 박승철 원장

    [Doctor & Disease] 서울보훈병원 박승철 원장

    “흔히 조류 인플루엔자(AI)를 인간의 독감과 동일시하는데, 전혀 다릅니다.AI가 오리나 철새를 숙주로 하는 데 비해 독감은 사람이나 말, 고래 등 영장포유류에만 기생합니다. 과거의 전례에서 보듯 이 바이러스가 어떤 변이를 일으키느냐가 문제지만 미리 공포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대비는 필요하지요.” 최근들어 전 세계를 옥죄고 있는 용어가 바로 AI, 즉 조류 인플루엔자이다. 인류의 공포는 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 가설에서 시작된다. 특히 AI의 진원지 격인 중국이 우리나라와 인접해 인적·물적 교류는 물론 두 지역이 철새의 통로에 있어 우려를 더하게 한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감염질환의 개척자로 2003년 보건복지부의 ‘SARS(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대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서울보훈병원 박승철(66) 원장은 “문제는 바이러스의 변이이고, 이런 점에서 취약한 환경조건의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사실이 위협이나 그렇다고 독감을 AI와 동일시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그와 AI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AI란 어떤 질병인가. -닭, 오리, 야생조류 등의 독감을 말한다. 독감은 조류뿐 아니라 사람 등 영장포유류도 걸린다. 조류의 장 속에서 기생하는 AI는 보통 때는 별 증세를 일으키지 않지만 이게 닭에게 전파되면 1∼2일 후 감염된 닭의 80∼100%가 죽는다. ▶AI가 위협이라고 여기는 근거는 무엇인가.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사람이 같이 생활하는 게 문제다.20세기 이후 재앙 수준의 독감 대유행이 3회 있었는데, 그 원인 바이러스가 바로 ‘H5N1’으로 불리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직접 또는 변이를 일으켜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거론되는 AI는 닭의 독감이지 결코 인간의 독감은 아니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AI가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느낄 만한 사례가 있는가. -1918년 스페인독감,1957년 아시아독감,1968년 홍콩독감 등이 모두 AI바이러스에서 비롯됐으며 이것이 위협의 근거다. ▶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인가. -AI바이러스이 특성 때문이다.RNA바이러스에 속하는 이 바이러스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끊임없는 변이를 통해 새 바이러스를 만들어낸다. 바이러스가 작은 변이를 일으키면 일반 독감 정도에 그치지만 대변이를 일으키면 인간에게 면역이 돼 있지 않아 막대한 인명피해를 낸다. 사례를 통해 보면 대변이에 의한 독감이 닥칠 경우 인구의 20∼50%가 감염돼 이 가운데 10%가 입원하며 이 중 3∼4%가 사망한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생길 경우 3만∼4만명은 사망한다는 결론이다. ▶AI바이러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AI든 인간 독감이든 기본구조는 같다. 바이러스는 H와 N항원구조로 돼 있는데,H에 15개,N에 9개의 아형이 존재해 이의 조합에 따라 ‘H5N1’도 되고 ‘H3N2’도 된다. 이렇게 변이하는 종류는 셀 수가 없다. ▶바이러스의 성격상 국지적 방역이 무의미한데, 국가별 대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는가. -맞는 말이다. 독감은 공기와 접촉 2방향으로 전파되는데, 글로벌시대답게 근래에는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전파되는 데 불과 4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걸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국가 대책은 어떤가. -다행히 우리는 WHO(세계보건기구)와 연계, 지난 97년 홍콩 AI 발생 때부터 대책을 준비해 왔으며,2001년에는 보건복지부가 독감 경보 및 대책수립 시스템인 ‘KISS’를 가동해 오고 있는데, 이게 외국에서도 모범사례로 꼽힐 만큼 잘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박 박사의 설명은 구체적이었다. 그는 현재의 ‘H5N1’이 변이를 통해 신종 슈퍼독감으로 돌변할 수는 있으나 놀라운 독성과 전파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이렇게 말한다.“이게 대변이를 일으켜야 창궐이 가능합니다. 신형 슈퍼독감은 지난 68년에 유행했고,40년 주기설에 따르면 언제든 유행할 가능성은 있으나 우려할 근거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이보다는 이 바이러스는 인위적 생산이 가능해 이를 생물테러의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지요.” ▶이에 대해 세계 보건의학계에서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가. -의학계도 WHO의 독감 대유행에 대비한 정책과 호흡을 같이하고 있다.2000년 이후 제네바에서 매년 전 세계 독감 전문가들이 모여 방역대책과 예방, 항바이러스제제 비축문제를 논의하고 있고, 각국 정부 및 의료계, 제약업계에도 새 지침을 배포했다. ▶AI백신은 개발되고 있는가. 또 그 유효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두가지 방향에서 생각할 수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백신은 닭의 AI 예방용으로, 우리나라도 수의과학검역원과 중앙백신연구소에서 개발해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모델이 나타나지 않아 신형 슈퍼독감 백신은 손도 못대고 있다. 백신은 앞서 말했듯 다른 생명체로 전파하는 기능의 H항원과, 증식된 바이러스가 기존 세포에서 이탈하도록 하는 N항원의 기능을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현재 거론되는 타미플루나 릴렌자는 항바이러스제일 뿐 백신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AI가 인간에게 전이될 경우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걱정하는데, 가능성이 있는 얘긴가. -이게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다. 바이러스는 핵탄두와 미사일에 비견된다.AI바이러스가 아무리 독해도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거나 인체에서 독성을 드러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만약 기존 ‘H5N1’의 독성에 흔한 독감의 전파력을 갖춘 신형 슈퍼독감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대재앙이 올 것이다. ▶우리 진료체계에 문제는 없는가. -우리의 치료능력은 세계적 수준이다. 사스에도 잘 대처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박 박사는 “걱정없다.”고 했지만 정책 문제에 대해서는 사스,AI, 신형 슈퍼독감에 대한 연구지원이 전무하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수십년 전 의료 암흑시대에 있었던 일을 두고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바이러스 변이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 닥치기 전에 예측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적절한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 박승철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한양대의대 교수▲미국 조지타운대 교환교수▲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과장 및 내과 주임교수, 고려대 신종전염병연구소 소장▲대한감염학회장▲대한내과학회 부이사장▲대한화학요법학회장▲보건복지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대책자문위원회 위원장▲아시아·태평양 독감자문위원회 이사▲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종신회원▲WHO 독감전문위원▲지석영 의학상,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질병관리본부 독감자문위원회 위원장▲현, 서울보훈병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베이징 北식당 ‘인센티브’ 도입후

    베이징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한두 번쯤 ‘해당화’나 ‘유경식당’‘평양관’ 등의 북한 식당을 찾게 마련이다. 평양냉면·온반 등 북한 특유의 요리를 맛볼 수 있고 20대 초반의 북한 여성 종업원들의 감칠맛 나는 서비스도 일품이다. 해당화나 옥류관 등 몇몇 식당은 아예 한국 단체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포함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베이징내 일부 북한 식당에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 차원에서 요식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독려해 왔다. 지난해 초 베이징을 포함, 중국 전역에 북한 식당 수가 40개에 육박했지만 과당 경쟁으로 일부가 철수했다. 베이징 뉘런제(女人街) 부근에 위치한 유경식당의 경우 매상을 많이 올리는 여성 종업원들에게 월급보다 20∼30?나 많은 ‘격려금’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식당 여성 종업원간의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일부 종업원들은 손님들에게 한국돈으로 3만원이 넘는 ‘백두산 들쭉술’ 등 고급술을 권하고 손님들이 주는 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무용을 곁들인 공연으로 분위기를 살리는가 하면 남한 손님들이 던지는 짓궂은 농담도 감칠맛 나게 받아준다. 베이징의 한 북한 소식통은 “유경식당의 인센티브 제도가 성과가 좋으면 다른 식당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식당들의 인센티브 제도 도입은 지난 2002년 ‘7·1경제관리개선 조치’와 무관치 않다. 다른 소식통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놀고 먹는 건달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 내에서 다양한 성과급 제도가 도입되고 있으며 이런 변화가 북한 식당에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는 노동당 창건 60주년인 올해 자본주의 요소를 강화함으로써 본격적인 경제도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oilman@seoul.co.kr
  • 수능 자신없으면 학생부선발 대학 노려라

    수능 자신없으면 학생부선발 대학 노려라

    2006학년도 수능시험이 예전보다 어렵게 나왔다는 수험생들의 반응이 쏟아지면서 수능 없이 진학할 수 있는 대학에 대한 수험생들의 궁금증이 적지 않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이러한 대학은 적지 않다. 대교협이 24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수능 없이 신입생을 정시모집하는 대학은 상명대 등 전국에 18개 대학으로 집계됐다. 상명대는 국어교육 25명, 영어교육 20명, 불어교육 10명, 자유전공학부 20명, 경제통상학부 50명 등 모두 479명을 학생부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원서는 12월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접수한다. 상명대 관계자는 “예체능을 제외하고 일반전형은 학생부 성적만으로 신입생의 절반 정도를 뽑는다. 이들의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조사도 있어 올해는 모집인원 비중을 전년도보다 조금 늘렸다.”고 소개했다. 광주대도 인문사회, 공학, 예체능에서 학생부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나머지는 건양대 체능계열, 대전대 사회체육학, 스포츠경호비서학, 전주대 영상예술학부, 한성대 무용학과 등 주로 예체능 계열이 많다. 한편 전문대의 경우 158개 가운데 수능을 반영하는 9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149개 대학들이 수시2학기 전형에서 수능 없이 학생부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수시2학기 모집은 12월13일까지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문화캘린더]

    ●서울 구로구 27일(일) 오후 2시와 4시 구로구민회관에서 가족뮤지컬 ‘숲속나라 울보 공주’를 선보인다. 부모를 상징하는 임금님과 울보공주, 숲속 나라 장군을 통해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관람 희망자는 구 홈페이지(www.guro.go.kr)를 통해 예약 접수하면 된다. 관람료는 무료.(02)860-3420,3416.●서울 종로구 체육회 27일(일) 제1회 종로구 체육회장배 서울 자전거 랠리 대회가 개최된다. 청계천 복원을 기념, 청계광장을 출발해 광화문∼인왕산길∼북악스카이웨이까지 22㎞ 구간에서 열린다. 누구나 참가가능하며 인터넷(www.thebike.co.kr)이나 팩스(02-542-7315)로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 1만 5000원.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을 나눠주며 각 부문 상위 입상자에게는 상품과 상장이 증정된다.(02)731-1181.●경기도박물관 26일(토)∼27일(일) 박물관 강당에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의 무용가들이 참가하는 국제댄스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참가비는 무료.(031)288-5300.●인천청소년수련관 12월 한달간 장수동 청소년수련관 1층 공연장에서 매주 토·일 오후 2시30분 건전영화 9편을 무료 상영한다. 상영작은 다음과 같다.▲3일 칠검 ▲4일 더독 ▲10일 옹박2 ▲11일 우주전쟁 ▲17일 HAAN 한길수 ▲18일 미스터 주부 퀴즈왕 ▲24일 가문의 위기 ▲25일 폴라 익스프레스 ▲31일 강력3반.(031)465-6827.●경기 용인시 28일(월)부터 다음달 9일(금)까지 제2회 용인시 청소년 동아리 축제에 참가할 중·고등학생을 모집한다. 작품전시회·풍물·댄스노래 등의 부문으로 나눠 모집한다. 축제는 다음달 17일(토) 용인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개최된다.(031)324-2265.
  • [실전논술]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을 구분해야 하는가

    ●다음 글을 읽고 (가)와 (나)의 논점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고전 음악 과 대중 음악을 구분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가)대중 매체는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나)대중 매체 시대의 음악이 나아갈 길은 어디인가? 유의사항 (1)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내외(±200자)로 쓸 것. (2)대중 매체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을 진술할 것. (3)대중 매체 시대에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 어느 대학교 사회과학 연구소에서 설문 조사를 통해 문화 예술에 대한 수용자 집단의 태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중에서 주목할 것은, 우리 나라 문화 발전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문화 예술의 수용 형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TV) (52%),(야외무대)(23%),(실내 무대 공연)(13%),(영화)(6%) 순으로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조사 연구가 특정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님에 틀림없다면, 그 결과는 어느 정도까지는 수긍이 간다. 보통 사람들이 1년에 고작해야 음악회에 몇 번을 가겠는가? 그러니까 오히려 TV나 야외 무대 공연에 신경을 더 써 달라는 이야기다. 사실 우리는 음악회장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기회보다 다른 기회에서 무의식 중에 음악에 휩싸여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은 소위 ‘순수 음악’을 한다는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하고 불건전한 징후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의 음악’이며,‘일상 음악’이다. 일상 음악은 못쓰는 것으로 내동댕이쳐진 ‘깡통 음악’이며,‘부정적 감상’을 위한 음악, 기능 음악, 배경 음악,‘가벼운 음악’이다. 이 음악은 상품의 형태로 시장에 진열되어 있으며, 쓰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버려야 할 ‘소비재성 음악’이다. 이것은 다국적 기업 또는 그 영향권 아래에 놓여 있는 국내 음반 산업의 생산 제품이다. 자동차나 고속 버스, 엘리베이터, 쇼핑 센터, 식당, 다방, 호텔, 공항, 사무실, 공장, 비행기, 수영장, 공원, 캠퍼스, 은행, 운동장, 병원에서 틀어놓는 음악은 특별히 우리의 주의를 끌지도 않으며, 마치 벽에 걸려 있는 장식용 그림이나 인테리어 시설처럼 하나의 ‘배경’으로 존재한다. 배경 음악은 적절한 데시벨의 음향 한계라는 일정한 폭을 가진다. 이 음량 폭보다 작아도 안 되고 커도 안 된다. 즉, 듣는 사람에게 과도한 정신 집중을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음악 내용도 어려워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해서 전혀 촌스럽게 진부한 것이어서도 안 된다. 배경 음악에 가장 적격인 것은 언뜻 들어서 그 선율이 잘 생각나지 않으나 자꾸 듣다 보면 그 원래의 곡이 무엇이었나 알 수 있게 되는, 말하자면 폴 모리아나 레이몽 르페브르가 편곡하는 방식의 세미클래식 또는 흘러간 팝송이다. 아니 배경 음악의 맥에 들어오면 그것이 베토벤이든 비틀즈든 상관없다. 이런 점에서 배경 음악은 고전 음악과 대중 음악의 한계를 넘나들면서, 그 잘못된 2분법에 대해 보란 듯이 손가락질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무엇인가 듣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외로워진다. 듣지 않으면서도 라디오를 켜 놓아야 안심이 된다. 소리를 듣는 것은 자신과 외부 세계와의 대화이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외부로부터의 단절을 뜻한다. 그러나 듣지 않으면서 시끄럽게 틀어놓는 것은, 외부의 무의미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의미의 부재, 의미의 해체는 기술 지배(technocraft)의 권력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대중 매체 시대의 음악은 그 전달 경로에 있어서 악보보다는 레코딩에 의존한다. 이 레코딩의 특징은 악보가 갖는 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며, 녹음 과정에서 허용되는 이론상 무한정의 수정 가능성(더빙을 통하여), 그것을 감상하고 수용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무한정의 반복 가능성이다. 사실 TV, 라디오, 음반 등의 대중 매체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의 수용 형태는 레코딩에 기초한다고 볼 수 있다. 대중 매체에 등장으로 이제 음악을 들으려면 시간적·공간적 제약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인도 음악에서는 하루의 시간대에 따라 아침에 듣는 음악, 점심 때 듣는 음악, 저녁 때 듣는 음악이 달랐으며, 그 음악을 들으려면 그 음악에 해당하는 시간대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바흐가 살던 시절 그의 칸타타를 들으려면 주일날 성 토마스 교회에 출석하거나, 아니면 결혼식이 베풀어지는 귀족의 집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대중 매체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도의 아침 라가와 바흐의 부활절 칸타타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이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벗어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음악을 듣는 일정한 시간과 공간이 없어졌다는 것은, 안방에 드러누워 TV를 보거나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음악회장에서 상상도 못할 행동이다. 음악회의 에티켓 중에는 옆 사람과 잡담을 하거나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 않은가? 듣고 싶을 때 듣고, 듣는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끌 수 있고, 음악을 들으면서 잡지를 보거나 식사를 해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또, 듣고 싶은 음악의 일부분만을 따로 떼어서 듣고 싶을 때는 그 악장의 플레이어에 바늘을 올려놓으면 된다. 아예 레코드 회사에서도 이러한 식의 감상을 염두에 두고, 특정한 분위기의 짧은 소품들을 옴니버스로 편집하여 시장에 내놓고 있다. 심지어는 잘 알려진 음악의 주제나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만 엮어서 메들리로 녹음한 음반도 나와 있다. 음악 감상의 유형도 ‘주제적 감상’이나 ‘명곡 해설집 식의 감상’이 이루어지며,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음악 퀴즈식의 감상’이 지배적이다. ●지문의 분석 음악 생활은 음악을 행하고, 듣고, 즐기는 모든 공적이고 개인적인 형태의 음악 문화 생활을 의미한다. 음악 생활은 직업 음악가적인 활동, 음악 애호가적인 활동 또는 지역 문화에 따른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때문에 음악 생활의 개념은 시대적으로 변화되는 사회 현상에 따라서 이해되어지는 음악 문화에 좌우될 수 있다. 음악은 인간의 정서와 감성의 표현이므로 음악을 통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은 동시대 문화와 사회의 산물이므로 그 속에는 당연히 그 시대의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대중 매체 시대의 음악은 곧 민주화 시대의 음악이다. 여기서는 음악에서의 계층 간의 대립이나 구분은 그리 엄격하지 않다. 다원화된 음악 문화가 다원화된 모습으로 각계 각층의 수용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렇다고 해서 대중 매체의 등장으로 음악의 민주화가 완전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음악계를 지배하는 통념이 아직 연주회장 내에서의 음악 문화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성 음악인들이 실용 음악에 대해 무시하고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것과도 통한다. 그러나 모든 예술 음악인들이 그러한 생각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니다. 무용 음악, 체육 음악, 영화 음악 분아에 기성 음악인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사고 방식도 점점 개방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대중 매체 시대에 음악이 처해 있는 현실적 상황을 직시하여 대응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미술 대학에 회화과, 조소과, 공예과와 더불어 응용 미술학과 또는 산업 미술학과가 있듯이, 실용 음악과의 설치도 하루 빨리 시급하게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예술 대학의 실용 음악과 설치는 매우 적절한 것이며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글에서는 먼저 문화 예술의 수용 형태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기술하고 있다.TV나 야외 무대 공연에 힘써 달라는 의견이 많은데, 이것은 사람들이 기존에 향유하던 문화 예술 양상과는 다르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음악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주로 실내 음악회를 통해 문화 생활을 즐겼지만 지금은 생활의 현장에서 음악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정신을 집중할 필요가 없이 이루어지는 음악 감상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음악을 인테리어처럼 이루어지는 음악이라고 해서 배경 음악이라고 한다. 배경 음악은 적절한 데시벨의 음향 한계를 지니고 있는 음악으로, 이 영역에서는 고전 음악이든 대중 음악이든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 대중 매체 시대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음악을 틀어놓고 생활을 하게 되었고, 대중 매체 시대의 음악은 악보보다는 레코딩에 의존하기 때문에 음악가들을 직접 연주가 아닌 레코딩을 통해서 먼저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것은 음악을 감상하는 데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게 해 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적·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게 됨으로써 음악 감상 형태도 달라지게 되었고, 또 음악도 자기가 원하는 곡을 취사 선택해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대중 매체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글은 대중 매체에 의해 변화된 음악의 양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출제의도 이 문제는 대중 매체가 음악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면서 아울러 대중 음악과 고전(예술) 음악의 구분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해서 논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중 매체 시대에 음악이 나아갈 길이 제시될 수 있어야 한다. 크게 두 가지 논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대중 매체가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서 살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중 음악과 고전 음악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를 따져 보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하여 자기의 주장을 펴기 위해서는 그 나름대로의 근거를 들어야 한다. ●생각하기 먼저 대중 매체 시대가 되면서 대중 매체가 음악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논의해야 한다. 그러면 대중 매체가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가 실제 생활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할 때, 대중 매체가 음악에 영향을 미친 것은 단순히 형식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고, 내용적 측면이나 감상적 측면에서도 골고루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여 논의를 펼쳐야 한다. 이것은 감상적인 측면에서 대중 매체가 음악에 미친 영향은 매우 지대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음악이라는 것은 실내에서 음악가들의 연주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대중 매체가 발달하면서 음악가와 감상자가 분리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이 논술에 있어서 바탕이 되는 논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지어 볼 때, 대중 음악과 고전 음악이라고 지금까지 구분해 왔던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게 될 때가 온 것이다. 대중 매체 속에서 이루어지는 음악은 그것이 대중 음악이건 고전 음악이건 상관 없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구분이 필요 없다면 어떤 기준에 의해서 그렇게 볼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실용 음악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쓸까주어진 논제와 관련하여 우선 주제는 대중 매체가 음악에 미친 영향으로 잡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제문은 ‘대중 매체 개입으로 인해 대중 음악과 예술 음악의 구분이 필요 없어졌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방향과 관련해 글의 서론을 정리할 수 있는데, 최근에 나타나는 대중 매체 시대의 음악 감상 경향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예전의 놀이 마당과 달리 안방에서 혼자 음악을 듣는 일이 가능해졌고, 워크맨 등으로 듣는 문화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토대로 이것이 지닌 문제점을 제시할 수 있다. 본론 부분에서는 먼저 아직도 우리의 의식 속에서 대중 음악과 예술 음악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 방식이 존재한다는 점을 언급할 수 있다. 그런 다음 대중 매체의 개입으로 상황이 변화했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도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고 음악회 문화도 음반 산업에 종속되었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결론을 제시할 수 있다. 즉, 이제는 굳이 예술 음악이니 대중 음악이니 해서 나눌 필요가 없다는 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석록 서울 대치메가스터디 원장
  • “안전짱 될래요”

    초등학교 4학년인 나성진은 급한 성격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를 달고 살다시피한다. 집에서나 학교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여러 번 위험에 처하지만 반성보다는 자신의 모습을 무용담처럼 자랑한다. 이런 성진은 건설현장에서 아빠를 잃은 미나를 만나면서 안전의 소중함을 느끼는 안전도우미로 태어난다. 이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이사장 박길상)이 어린이들의 안전교육을 위해 제작·방영키로 한 안전 특집드라마 ‘또래끼리 안전짱’의 줄거리다. 어린이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만나게 될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드라마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래끼리 안전짱은 25일과 26일 오후 5시35분에 EBS-TV를 통해 방영된다. 한편 소방방재청도 23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재 30만부를 발간, 일선 학교에 배포했다. 소방방재청은 교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3학년은 애니메이션·플래시·게임 등의 부교재 10편을 제작했다. 또 4∼6학년을 대상으로는 교재내용을 영상화해서 ‘화재, 비상구를 찾아라’ 등 10편을 영상물로 제작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발레의 나라 벨로루시를 가다

    발레의 나라 벨로루시를 가다

    벨로루시는 구 소련 국가들 중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지정학적인 위치로 숱하게 외침에 시달렸건만 대자연의 축복을 받은 이 땅의 사람들은 여전히 온화하고 순박하다. 벨로루시는 ‘벨 러시아(Bell Russia)’, 즉 ‘하얀 러시아’라고 해서 예전에 ‘백러시아’로 불리기도 했다. 국명에서 드러나듯이 국민들은 흰 색을 좋아해 흰 옷을 즐겨 입고 가옥의 벽도 희게 칠했다. 세계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1∼1944년 수도 민스크를 점령했던 독일군은 이 도시를 돌멩이만 나뒹구는 폐허로 만들었다. 수도 이전을 고려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지만 이후 민스크는 구 소련 시절 가장 성공적인 계획 도시로 태어났다. 글 사진 민스크(벨로루시)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은 감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제정 러시아 때 지어진 이 건물은 긴 세월을 거치는 동안 ‘용도변경’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의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1945년 이후 지어졌다. 과거의 향수는 찾을 수 없지만 잘 정비된 도로망과 건물로 거리 풍경은 깔끔하고 정갈하다. 도심 한복판을 굽이쳐 흐르는 스비슬라치강과 강을 따라 형성된 숲이 우거진 공원과 산책로는 가장 큰 매력. 국토 면적이 남북한을 다 합친 것보다 조금 크고 전체 인구는 1000만명으로 서울과 같으니 ‘땅에서 나오는 여유와 힘’이 부러울 정도다. 옛 민스크를 보고 싶다면 스비슬라치강 동쪽 지구인 ‘트로이츠코예’를 돌아보면 된다.17∼18세기풍으로 재건축된 이 지역에는 아기자기한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하다. 내처 우리나라의 민속촌에 해당하는 ‘두두트키’로 방향을 잡았다. 민스크에서 40㎞ 떨어진 이 곳은 자동차로 2시간 거리다. 작은 벽돌집이 줄지어 있어 시골농장 같은 분위기다. 도공, 대장장이, 목수 등 장인들이 전통 방식으로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전통 음식도 맛볼 수 있는 곳이라 도시인들에게 인기다. 벨로루시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4곳이나 있다. 이중 민스크에서 약 100㎞ 떨어져 있는 ‘미르성’은 가장 대표적인 유적지다. 14∼16세기에 걸쳐 지어진 이 성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지만 황토색이 푸근한 인상을 준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어서 성내 곳곳을 둘러볼 수 없어 아쉬웠다. 민스크에 머무르는 또 다른 기쁨은 양질의 공연을 싼 값에 접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공연표는 시내 곳곳에 있는 티켓 박스에서 구한다. 꽤 큰 규모의 전용 극장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서커스는 일찌감치 표가 동나 있었다. 대신 오페라와 무용이 결합된 오페레타 ‘바야데라’와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창작품인 ‘천지창조’로 아쉬움을 달랬다. 로열석이 우리나라 돈으로 1만 2000원 정도. 민스크 북쪽에 위치한 비텝스키는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유명 화가 마르크 샤갈의 고향이다. 여기에는 샤갈의 갤러리가 두 곳이 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가 볼 수 없었다. 아쉬움에 민스크 시내에 있는 국립미술박물관에 들렀는데 마침 샤갈전이 열리고 있었다. 그러나 샤갈의 습작인 듯 스케치가 대부분이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산보’나 ‘탄생’과 같은 구도의 그림을 발견한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 민스크를 관광하려면 이방인으로서 약간의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시설들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2∼3배 정도 높은 입장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벨로루시 민스크까지의 항공료는 루프트한자 항공을 이용하여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면 110만원이고, 러시아 항공을 타고 모스크바를 거치면 95만원이다.(세금 및 유류 할증료 별도) 러시아를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프랑크푸르트로 방향을 잡는 편이 낫겠다. 러시아로 갈 경우 벨로루시 비자 외에 러시아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한다. 또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아 셔틀버스를 타고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다소 번거롭다. 대한항공(모스크바까지 항공료 31세 미만 75만원, 기타 성인은 120만원)을 이용한다면 민스크행 비행기와 연계되지 않으므로 모스크바에서 대륙횡단 열차를 이용해야 한다. 기차역은 모스크바 공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여기서 민스크까지 700㎞ 정도인데 꼬박 10시간이 걸린다.8인 1실,4인 1실,2인 1실의 침대칸이 있으며, 4인 1실 기준 편도 50달러다. 현지 통화는 BR, 즉 벨로루시 루블을 사용하는데 1000BR가 약 2달러 정도다. 최고급 호텔은 ‘민스크 호텔’로 4성급이다.1박에 보통 150달러다. 한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아라비따’나 ‘벨로루시’‘유빌레니’ 등은 3성급으로 60∼100달러 정도다. 호텔 체크인 때 반드시 비자를 함께 제출해 경찰기관에 등록해야 한다. 불심검문 때 등록증이 없으면 최악의 경우 추방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의 세일여행사(02)724-0664. ■ 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의 작은 거인들 아름답지만 인적이 드문 고성, 대지, 숲만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색다른 목적지를 찾고 있던 중에 ‘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Belarusian State Ballet College)’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벨로루시 국립발레대학은 1945년 설립됐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온 나라가 경황이 없던 당시에 발레대학 설립의 첫 삽을 떴다는 사실은 이 나라가 발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민스크 중심에 위치한 발레대학은 두 개의 큰 건물로 이뤄져 있다. 전액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며 정원은 280명이다. 매년 6월 입학 오디션이 열리는데 9∼10살부터 응시할 수 있다. 일반 정규교육과 더불어 국가공훈예술가로 지정된 발레 교사들의 수준 높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때문에 입학은 ‘바늘구멍’이다. 올해 3000명이 지원해 34명만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80명 정도를 수용하는 기숙사, 발레박물관,300석 규모의 극장, 식당, 도서관, 기본적인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7명의 의사가 학생들을 돌본다), 물리치료실, 체력단련실,10개의 발레연습실과 피아노 교습실 등을 갖추고 있어 시설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 조리아 두시엔카 교장은 “이런 발레학교가 있다는 자체가 자랑”이라는 짧은 말로 자부심을 한껏 드러냈다. 학교에 도착한 시각은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 2시쯤. 피아노 교습실마다 학생과 선생의 일대일 레슨이 한창이다. 발레연습실에서는 그룹 또는 개인교습이 이뤄지고 있었다. 교사들은 거의 모두 이 학교 출신들로 한때 프로 무대를 주름잡았던 베테랑들이다. 풍부한 현장경험에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이해심까지 갖췄으니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 나 다름없다. 극장 안에서는 경쾌한 음악소리에 맞춰 의상까지 제대로 갖춰 입은 학생들이 맹연습 중이다. 작품은 곧 무대에 올릴 ‘돈키호테’. 학생들은 학교 자체 공연 외에 벨로루시 국립발레단의 정기 공연에도 참여한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성장하니 그 실력은 어딜가나 국제 공인이다. 현재 이 학교를 가장 빛내고 있는 인물은 이반 바실리예프라는 남학생. 두시엔카 교장의 책상 한 쪽을 그의 사진이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의 존재감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 이른바 세계 3대 발레콩쿠르로 알려져 있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불가리아 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심사위원들은 저마다 “30년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무용수”라며 감탄을 쏟아냈다고 한다. 명성이 자자한 덕에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주로 유럽, 구소련 연방 국가의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수년 전부터는 일본에서도 매년 20∼30명 규모의 연수단이 학교를 찾는다. 학생뿐만 아니라 발레교사를 위한 연수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수준 편차가 큰 외국 학생들을 위해 학교는 ‘맞춤식 교육’까지 제공한다고 한다.
  • 여자에 미쳤나 낚시에 미쳤지

    여자에 미쳤나 낚시에 미쳤지

    남편은 무슨 일이 있어도 1주일에 두 번 이상 낚시질을 다닌다. 그러니까 결혼한지 만 18년이라지만 실상 남편과 산 것은 12년 남짓. 나머지 6년은 붕어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살아온 한 낚시 미망인이 있다. 이름은 이죽순(李竹順)(43). 낚시에 미쳐 사는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대폿집을 차렸다. 옥호는『태공(太公)집』 - 강태공을 닮은 남편을 둔 때문이란다. 선볼 때 남편의 첫마디가 “난 낚시에 미친 사람이오” 서울특별시 중구 다동(茶洞) 17 큰 길가에 자리잡은「태공집」문턱을 넘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한쪽 벽 가득히 들어찬 어탁(魚拓)(실물 크기의 붕어·잉어 모양을 뜬 것)과 한시(漢詩)들. 그 어탁과 한시들엔 모두 조태원(趙泰元)(54)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바로 이 사람이「태공집」마나님의 남편이자 조력(釣歷:낚시경력) 30년의 명조사(名釣士)다. 천안서 태어나 20세 때부터 낚시에 맛을 들이기 시작, 온양서 5, 6년간 낚시점을 경영하다 13년 전에 상경, 종로4가에서 수도(首都)낚시회를 차렸다. 그러나 반도·조선「아케이드」가 생기자 장소를 옮겨「아케이드」낚시회로 이름을 바꿨다. 조씨가 낚시점을 그만둔 건 3년 전 일. 『「플라스틱」낚시대가 나오는 바람에 집어치웠읍죠. 거 뭐 찌나 깻묵이나 팔아선 입에 풀칠도 못하겠더군요』그래서 전재산을 처분, 마나님에게「태공집」을 차려주고 자신은 아예 조태공으로 나앉았다. 낚시 안가는 날은 바둑으로 소일하는 게 낙. 『가게에 붙어있어 보았자 무용지물인 걸요 뭐. 괜히 장사하는데 걸리적 거리기만 하죠』하는 게 태공집 마나님의 말씀. 그런 남편을 둔 게 후회되지 않느냐니까, 『천만에요. 낚시에 미친 게 얼마나 좋아요? 괜히 딴 남자들처럼 여자에 미치는 것보다 골백번 낫죠』하는 게 이 마음씨 너그러운 마나님의 말씀이시다. 이죽순씨가 조태원씨와 결혼한 건 이씨 나이 25세 때. 꼭 얼굴 두 번 보고 결혼식을 올렸단다. 선볼 때 조씨의 첫 마디가『난 낚시에 미친 사람입니다』 결혼 이튿날 눈치 수상해 낚시밥 만들어 주었더니 그러더니 결혼한지 사흘 만에 일요일이 왔다. 그 전날 밤부터「우물쭈물하는 게 아무래도 수상해서」모른 체 부엌에 나가 떡밥(낚시미끼)을 만들어 주었더니 다음날 새벽 온다간다 말도 없이 낚시질 떠나고 없더란다. 이때부터 이씨의 낚시미망인 생활은 시작되었다.『여자가 귀찮아 한다고 집어치울 정도가 아니어서 18년 동안 군소리 한 번 없이』낚시질 뒷바라지를 해왔다. 낚시점을 차렸을 땐「김치 아줌마」로 낚시꾼들 세계에선 소문이 났다. 낚시대회가 있을 때마다 이씨는 큰 항아리 2개에 김치를 듬뿍 담아 보내곤 했는데 이 김치맛이 또한 신선맛. 그래서 낚시터 태공들은 이씨를 가리켜「김치 아줌마」로 불렀다고. 살다보니 떡밥이며 깻묵의 제조법 등 낚시에 필요한 지식은 모조리 갖추게 되었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밤은 꼬박 새우다시피 남편의 다음날 낚시준비를 해야 했고. 덕택에 월척(越尺)짜리 붕어나 2척이 넘는 잉어맛은 많이 보았단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 먹어서 물려 버렸다고. 오히려 많이 잡아오는 게 귀찮을 지경. 태공집을 차린 건 꼭 3년 전. 옥호는 물론 딴 내부 장식 대신 어탁과 남편이 쓴 한시로 벽 하나를 채웠다. 그리곤 남편이 잡아온 붕어들을 조려 손님들에게「서비스」술안주로 내놓았다.『붕어조릴 땐 뼈가 녹아버리게 해야 해요. 그러자면 먼저 맹물에 1시간쯤 끓인 뒤 다시 간을 맞추어 조려야지요. 보통은 식초를 쓰는데 그러면 신맛이 나서 못써요』하는 게「태공집」마나님의 붕어 조리비법. 자연히「태공집」엔 낚시를 즐기는 손님들이 단골손님이다. 어떤 이는 낚시회 가입 절차를 물어오는가 하면 심지어 어느 저수지는 어디가 제일 고기 잘 물리는 곳인지 가르쳐 달라고 물어오기도. 이럴 땐「태공집」마나님은「들은 풍월로」아는 대로 정성껏 대답해 준단다. 모르는 것은 남편에게 물어 다음날 알려주기도. 대폿집 벽엔 남편의 어탁과 한시 붙어 제일 우스운 게 낚시 간다고 몇 천원씩 들여 떠났던 손님들이 겨우 송사리 몇 마리 잡아가지고 와선 집에 들어가기 미안하니 붕어 몇 마리 팔라는 것. 이런 손님들이 대개 초심자라는 것쯤은 아는 이 마나님은 남편이 두둑히 잡아 온 붕어들을 무보수로 분양해 준단다. 집에 돌아가 한껏 체면을 세운 그 낚시꾼이 다음날부터「태공집」단골손님이 되어버리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남편을 따라 몇 번 낚시질도 갔지요. 제일 처음 예당(禮塘)저수지에 갔을 땐 하루종일 겨우 잡은 게 새끼손가락 만한 붕어 두 마리였어요』 「태공집」벽에 붙인 어탁은 모두 7점. 두 자가 넘는 잉어가 셋, 월척 붕어가 네 점이다. 잉어 중 제일 큰 놈은 66년 8월 춘천「댐」에서 잡은 2척(尺) 6촌(寸) 8분(分)짜리. 붕어는 예당서 잡은 1척 3촌짜리가 최고다. 옆에 써붙인 한시들은 모두가 조씨의 자작으로 주제는 낚시. 그 중 2수(首)만 소개하면 - 愛竿一廻投湖時(애간일회투호시) 긴 낚시 한번 휘둘러 호수에 던지니 千憂萬難寸刻消(천우만난촌각소) 온갖 근심이 촌각에 사라지더라 山水絶是迹處江(산수절시적처강) 산수경치 좋은 강가 낚시터에 앉으니 釣樂情攘勝仙境(조락정양승선경) 낚시 즐거움이 仙境(선경)보다 낫구나 낚싯대 메고 온 손님 보면 남편 보는 것 같아 반가와 조씨가 밝히는 바로는『서풍이 살살 불고 기압이 조금 높은 날』이 태공들에겐 가장 바람직한 날씨라고. 그러나 날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리. 그래서 터를 잡는 눈이 곧 조정(釣丁)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조씨는 아예 예당저수지의 소위 명당 자리에 조대(釣臺) 10여 개를 만들어 두었단다. 호심(湖心)에 나가기 위해 자그마한 배도 한 척 마련해 두고.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낚아 올리는 데만 정신이 팔려 낚시도(道)라는 걸 몰라요. 아무 데나 가서 첨벙거리는 건 옆의 사람에겐 실례가 되거든요』하는 게 명조사 조씨의 말. 『낚싯대 메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 마치 남편을 보는 것 같아 반가와요. 그래 친절히 하다 보면 손님들은 그 친절한 맛에 또 찾아오고요』이건「태공집」마나님의 말씀이다. 이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 - 호연지기(浩然之氣)의 남편과 인종지덕(忍從之德)의 아내 사이엔 건강히 자라난 2남 1녀가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4/13 특대호 제2권 15호 통권 제29호 ]
  • 대형오페라 자체제작 봇물

    대형오페라 자체제작 봇물

    최근 국내 공연예술단체들이 자체 제작한 대형 오페라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성남아트센터를 비롯해 국립오페라단이 거액의 예산을 들여 외국 전문공연기획사의 블록버스트 오페라에 버금하는 대형 오페라를 앞다투어 제작해 무대에 올리고 있는 것이다. 예산 규모가 10억원대에 가까운 거액에다 흥행의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같은 ‘도전’은 음악계 내에서도 실험적인 무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휘자를 제외하고 연출에서부터 주역 가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아티스트로 구성, 한국 오페라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파우스트 지난 10월 개관한 성남아트센터가 개관기념 페스티벌 레퍼토리로 야심차게 준비한 오페라다. 오는 24∼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극장무대에 오르는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는 전 5막짜리 그랜드 오페라. 올 상반기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로 흥행에 성공하며 고정관객을 확보한 이소영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석철, 나승서, 김성은, 김혜진, 강순원, 사무엘 윤등 주역 6명은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맹활약하는 30대 유망주들이다.8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이번 공연은 주역 솔리스트외에 100여명의 합창단과 무용단,60여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총 출동해 스펙터클한 무대로 꾸며진다. 여성 연출가 이씨는 ‘사랑을 위해 영혼을 거는’이야기인 이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여성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무대도 건축구조물 몇 개에 조명으로 단순하게 꾸미고, 의상도 현대의상으로 준비했다. ‘파우스트’는 오페라의 본고장에서조차 쉽게 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할 대작중의 대작. 스케일에 있어 지존의 자리를 지키던 바그너조차 구노의 이 작품을 보고 같은 소재의 오페라에 도전했으나 결국 단념했던 작품이기도 하다.(031)783-8022. ●호프만 이야기 국립오페라단이 22∼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호프만 이야기’는 연극 연출가 출신 이윤택씨의 첫 오페라 데뷔 무대여서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다. 약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 오페라는 출연진과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합하면 130여명에 이르는 ‘빅’공연이다. 기존의 ‘소리’중심에서 ‘액팅’까지 가미한 새로운 오페라를 시도하고 있는 이씨는 공연 무대를 연극 무대처럼 꾸며 놓는다. 무대 바닥을 방탄 유리로 만들었고, 이 유리 또한 극의 분위기에 맞추어 색이 바뀐다. 200년 전 주인공 호프만이 200년후 우주공간에서 아름다운 여인과 사랑을 펼치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이 공연은 ‘SF식 호프만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합창단원들이 우주복장을 하는 등 사이버 분위기가 물씬 풍기도록 했다.(02)586-5283.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젊은 무용가들 ‘열정의 몸짓’

    젊은 무용가들 ‘열정의 몸짓’

    국내 젊은 무용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제7회 댄스2000 페스티벌’이 23일부터 30일까지 오후 7시30분 문예진흥원 무용전용 소극장 포스트극장에서 펼쳐진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솔로 및 공동안무로 꾸며진 20개팀의 무대가 선보인다. 현대무용 12개팀, 한국무용 5개팀, 발레 3개팀이 참여해 매일 4개팀씩 공연한다. 24일에는 이주영(한국무용)과 김미영·정미진·임정미(현대무용),26일에는 최설희(한국무용)와 김윤아·이소민(현대무용)·정은진(발레),27일에는 선나영·이준민(한국무용)과 유호식(현대무용)·오은영(발레),29일에는 김경원(한국무용)과 국지인·김금화·박서영(현대무용),30일에는 김보람(현대무용)과 강정경·전수진(현대무용)· 김세용(발레) 등의 공연이 마련된다. 이 행사는 씨어터 제로가 신진 무용가들에게 창작활동의 기회를 열어주고 새로운 공연예술 형식을 개발하기 위해 1999년부터 해마다 열려 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뛰어난 기량의 작품과 안무가를 선정해 내년 한국·일본에서 교대로 열릴 한·일 댄스페스티벌에도 참가시킬 예정이다.(02)338-9240.
  • [K-1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최홍만 3S를 키워라”

    ‘테크노골리앗’ 최홍만(25·218㎝ 160㎏)의 연승행진이 ‘6’에서 멈추며 챔피언의 꿈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최홍만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1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전에서 ‘디펜딩챔프’ 레미 본야스키(29·네덜란드·192㎝ 104㎏)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통산 6승(2KO) 1패. 최홍만은 경기 뒤 “본야스키의 로킥에 데미지는 없었고 연장에 갈 줄 알았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았고, 본야스키는 “최홍만은 생각보다 강한 상대였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최홍만이 비록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데뷔 첫해 ‘파이널’에 올라 본야스키를 상대로 선전해 내년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최홍만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최강자로 등극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우선 최홍만은 이날 몇 차례 소나기 펀치로 본야스키를 몰아붙였지만, 유효타는 없었다.‘살인 니킥’은 시도조차 못했다.K-1 주류를 이루는 190㎝ 대의 톱클래스 선수들에게 그의 기술은 무용지물이었던 셈. 정상급 선수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공격을 다변화하고 정교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툭툭 끊어치면서도 체중을 실어 데미지를 안기는 펀치와 함께 연속동작으로 로킥과 니킥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스피드업도 시급한 과제. 새 챔피언에 등극한 ‘격투머신’ 세미 쉴트(32·네덜란드·211㎝ 116㎏)가 거구에 걸맞지 않은 스피드로 하이킥과 니킥을 자유자재로 구사, 상대를 압도한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더 이상 ‘신체조건’만 가지고는 정상을 넘볼 수 없다. 스태미나 보완도 요구된다. 체력소모가 큰 킥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면서도 3라운드에서 몸놀림이 무뎌져 본야스키의 발을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 아직 3분 3라운드를 거뜬히 버틸 몸상태가 아님을 드러냈다. 하지만 젊은 나이와 짧은 경력의 최홍만이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실전경험을 더 쌓는다면 정상에서 ‘테크노춤’을 출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이야기](28) 문화공간 분화

    [서울이야기](28) 문화공간 분화

    강북의 세종문화회관과 강남의 예술의 전당. 서울의 문화공간을 대표하는 두 공연장은 강북과 강남에 각기 자리 잡고 있으면서 시민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대학로의 많은 공연장들이 위기를 겪으면서도 위태한 듯 자리를 지키고 있고, 홍대 앞에 클럽 문화 또한 건강한 문화소비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청담동의 클럽문화, 신사동과 청담동의 화랑가와 공연장 역시 강남의 수많은 화려한 음식점 속에서도 건재하다. 문화시설은 한 사회의 기반시설이다. 시민들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 중 문화소비의 권리도 포함되어야 한다.‘삶의 질’은 물질적인 것의 소비에만 제한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서울을 5개 대생활권으로 나누어 문화시설 분포를 보면 도심권에 가장 많은 문화시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의 경우 2003년에 비해 2004년 문화시설수가 오히려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문화시설이 음식점 등의 서비스시설에 밀려나는 현상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문화소비의 권역별 현황 그렇다면 문화소비의 공간적 분화는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 시민들의 소비생활 구성의 일반적 경향은 문화소비와 소득, 학력간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의 경우 대생활권별로 이미 학력분포와 소득분포에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서울시의 가구주 학력 평균을 조사한 자료(서울서베이 2004)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의 4년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가구주의 비율이 31.4%로 나타나고 있다. 권역별로는 강남, 서초가 포함된 동남권이 4년제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가구주의 비율이 47.3%로 가장 높고, 서남권 29.6%, 도심권 29.4%, 서북권 27.7%, 동북권 25.5%의 순으로 나타나 권역별 학력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가구주의 권역별 학력 격차는 소득격차로 이어지고 있는데, 월평균 가구 소득이 400만원 이상의 가구 구성비를 권역별로 파악하면 동남권의 경우 18.7%를 차지하는 반면 동북권은 6.6%, 서북권은 7.1%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적자본의 공간적 분화는 문화자본의 차이로 드러난다. 서울시민의 문화소비 권역별 현황을 살펴보면, 동남권 주민과 도심권 주민들은 순수예술 소비나 영화관람 등에서 여타 지역 주민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관람 횟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스포츠레저활동 비용의 경우 동남권 시민들의 지출비용(9만 1570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동북권의 경우 문화생활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낮은 경험률을 보이고 있으며, 서남권의 경우 스포츠레저활동 비용이 가장 낮은 것(6만 7410원)으로 나타나 권역간 문화소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좀더 세분화해 구청별 문화소비 현황을 보면 지난 6개월간 음악, 연극, 오페라, 뮤지컬, 미술관, 무용 등 순수공연예술 관람 횟수는 서울시 평균이 0.7회로 나타났다. 구별로는 종로 1.6회, 강남 1.3회, 서초 1.3회 순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구로는 0.37회, 노원과 강북은 0.51회로 낮게 나타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화소비의 공간적 해소 방안 문화소비의 공간적 격차 해소를 위해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은 공간의 분화에 따른 다양한 격차와 차이를 낳게 된다. 이때 공공에서는 이러한 격차를 진단하고, 공간분화의 차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 세계 대도시로서의 서울 역시 ‘1970년대 강남 개발 이후 이른바 풍요를 상징하는 강남권과 정체된 공간으로서의 강북권으로의 공간적 분화를 겪었으며 문화소비에서도 이러한 일면이 읽혀진다. 다양한 공간적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은 청계천복원, 뉴타운 조성 등으로 이어지면서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문화소비의 공간적 차이 역시 정책적 지원으로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북권, 서남권, 서북권의 경우에는 공연장, 도서관 등 지역문화시설을 복합화한 시설을 적절히 공급해 지역문화교류의 거점을 형성한다면 문화소비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변미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 北도 ‘미녀마케팅’

    北도 ‘미녀마케팅’

    북한의 기업들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홍보에 이용하는 ‘미녀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부강무역회사는 이효리와 함께 광고촬영을 해 남한에서도 인기 있는 북한 최고 무용수 조명애를 인터넷 홈페이지(www.pugangtrade.com)에 등장시켰다. 홈페이지에는 투피스를 차려입은 조명애씨가 이 회사의 제품과 함께 등장한다. 또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황치령 샘물’을 홍보하는 화면에도 미모의 여성 얼굴을 등장시켰다. 부강무역회사의 계열회사인 조선부강제약회사도 이 회사의 제품 사진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의 사진을 함께 배열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1979년 7월3일 창립된 부강회사는 자본금이 북한 돈으로 30억원(미화 2000만달러), 연평균 거래액이 225억원(1억5000만달러)으로 북한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상당한 대기업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최진철 선제골·이동국 쐐기골…세르비아 완파

    최진철 선제골·이동국 쐐기골…세르비아 완파

    “독기가 오를 대로 올랐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이하 세르비아)전을 지켜본 한 축구전문가의 말은 한 치의 과장도 없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부지런한 움직임, 끊임없는 압박과 재빠른 공수 전환. 그러나 영하에 가까운 상암벌을 녹이며 4만여 관중을 더욱 달뜨게 한 것은 경기의 결과보다 한·일월드컵 당시로 되돌려 놓은 듯한 선수들의 불타는 의지와 넘쳐나는 땀방울이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최진철(전북)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이동국(포항)의 추가골을 묶어 통쾌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구 유고슬라비아 시절인 지난 1961년 베오그라드에서의 칠레월드컵 예선전 패배(1-5) 이후 2000년 친선경기까지 3무3패의 절대 열세를 깨뜨린 것은 물론, 유럽의 벽을 뛰어넘는 탁월한 경기력으로 7개월 남짓 남은 독일월드컵의 희망까지 한껏 부풀렸다. 부임 47일째를 맞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란전 승리와 유럽의 강호 스웨덴전 무승부에 이어 이날까지 2승1무의 무패행진을 계속, 승부사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한국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연착륙’에 성공했다. PSV 에인트호벤 시절 108골을 넣은 마테야 케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신들린 발’과 올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단 1골만을 허용한 세르비아의 짠물수비도 한국의 벌떼작전에는 무용지물이었다. 전반 휘슬이 울리자마자 강한 압박으로 미드필드를 장악한 한국은 이영표-박지성으로 이어지는 왼쪽 공격루트를 최대한 활용,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두 차례의 프리킥이 무위로 돌아간 뒤인 전반 4분. 왼쪽을 파고들던 박지성이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의 달인’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골문을 향해 감아올렸고, 골마우스 왼쪽에 버티고 있던 최진철이 머리로 받아넣어 세르비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중반부터 몸이 풀리기 시작한 세르비아의 공격이 간간이 이어졌지만 거푸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에 무위로 돌아갔다. 대세는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관중들의 함성이 극에 달한 건 후반 21분 이동국의 두번째 골. 이동국은 세르비아의 코너킥이 수비에 맞고 흘러나오자 이를 한복판에서 날렵하게 낚아챈 뒤 무려 60여m를 혼자 치고 들어가 아크 정면에서 강하게 오른발슛, 거짓말 같은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세르비아는 후반 7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승리에 대한 독기’를 가득 품은 태극전사들의 단단한 벽을 뚫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최병규 이재훈기자 cbk91065@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 그녀의 이름은 바람꽃

    바람꽃, 우리가 붙여준 그녀의 별명이다. 방년(芳年) 36살에 명문여대 무용전공 유부녀인 그녀 때문에 초등학교 반창회가 한때 쑥대밭이 되었다. 지난 여름에 우리는 반창회를 처음 가졌었다. 그날 그녀는 늦게 나타나 남자동창들의 시선을 쏠리게 하였는데…. 하늘거리는 분홍색 시폰 원피스에 하얀색 하이힐을 신은 그녀의 모습을 본 남자들은 단체로 눈을 반짝이며 그녀의 주변으로 몰려갔다. 이혼녀인 친구가 그녀의 처지를 상기시켜주려는 듯 “얘! 네 신랑 잘 생겼지, 돈 빵빵 잘 벌지, 게다가 변강쇠라면서….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해줘!”라고 얘기하자 주위에 있던 남자들의 표정이 한순간에 어두워지면서 어깨들이 축 늘어지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본 그녀는 재빨리 수습작전에 들어갔다. 먼저 좀 전까지도 생글거리던 버전에서 우울하고 고독한 분위기로 바꾸어 목소리마저 낮게 깔았다.“사실은 요즘 그이와 별거 중이야. 하던 사업도 잘 안되고…. 그래서 나도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경험이 없어서 힘이 많이 드네.” 그녀의 얘기를 들은 남자들은 그 자리에서 보험을 하나씩 가입하였고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 한 달 사이에 이런저런 소문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누구한테 메시지를 보내 따로 만났다더라 누구한테 전화해서 골프여행 가자고 꼬셨다더라, 아니 얼마 전에는 유명한 헬스클럽에서 아무개와 정답게 포옹하는 걸 보았다더라 등등. 그리고 얼마 후 우리는 반창회 단합대회를 가기로 했다. 동강으로 래프팅을 가기로 약속한 날, 그녀의 패션은 한마디로 죽여줬다. 상의는 탱크 톱에 망사로 된 티를 걸치고 짧은 핫팬츠를 입은 폼이 홈쇼핑 모델 같았다. 게다가 입술라인은 굵게 그리고 붉은 장밋빛 루즈를 바른 입으로 코맹맹이 소리까지 내었다. 그녀를 본 여자들은 심사가 복잡해보였다. 부럽기도 하고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그녀의 탱탱한 몸매와 당당한 태도는 좋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버스가 출발하면서 그녀는 천부적인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와 대각선의 위치에 있었다. 그녀는 남자와 나란히 앉은 게 아니고 옆에 비스듬히 눕다시피 하여 맨살의 다리를 길게 남자 무릎 위에 올려놓고는, 남자의 귀를 붙잡고 속삭이는 것이었다. 그러다 그녀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커졌다.“얘! 내가 너 옛날에 엄청 좋아했던 것 모르지? 근데 너는 하나도 안 변했다. 호호호!” 그녀는 하루종일 여러 남자들에게 골고루 친밀감을 표시하고 돌아 다녔다. 그런데 그 날 이후 사건이 벌어졌다. 남자들끼리 싸움이 일어났던 것이다. 독신인 동창이 그녀에게 받은 메시지를 자랑하였는데 알고 보니 몇 사람에게 동시에 똑같은 내용을 보낸 것이었다. 그녀는 언젠가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남자와도 `썸씽´이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런데 그녀가 남자동창들에게 공통적으로 한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자신은 불감이기 때문에 ‘남자’를 찾아서 병을 고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동창들은 그녀가 가엾게 느껴져서 잘해주었던 것이라고 실토하였다. 그러자 독신녀인 친구가 “하이고, 아저씨들 집에 있는 불우이웃이나 잘 보살피셔요!”라고 타박을 주었다. 그녀가 반창회에 나오지 않자 한동안 소문이 무성했다. 그녀의 남편이 성불능자였다는 둥 카사노바라는 둥 했지만 소문은 이내 잠잠해졌다. 나는 아주 가끔씩 그녀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그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사설] 정쟁에 세금만 날린 유전의혹 특검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사건을 수사한 정대훈 특별검사팀이 어제 추가 사법처리 대상자와 혐의를 확보하지 못한 채 3개월에 걸친 수사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7월 러시아 유전업체 페트로사흐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철도공사의 투자까지 유치하게 된 이면에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특검팀은 여러 가지 석연찮은 정황을 발견했으나 구체적인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 때처럼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석유전문가 허문석씨가 해외로 달아나 진위를 가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과부터 따지자면 유전특검은 지난해의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소득 없이 혈세 17억원을 날렸다. 정치권의 의혹 부풀리기에 국민들만 주머니를 털린 꼴이다. 물론 유전특검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특검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은 성급하다. 정치권에서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 주체로 여권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한나라당의 상설 특검이 맞서고 있다. 검찰 수사의 불신이 낳은 결과다. 따라서 우리는 유전특검을 계기로 ‘특검 만능주의’에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정치권은 ‘아니면 말고’식의 특검 남발을 자제해야 한다. 특검은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검찰은 정치권의 특검 도입 주장을 탓하기에 앞서 한점 의혹 없는 수사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이나 유전의혹 사건처럼 검찰이 명운을 걸고 수사에 나선다면 특검의 유용성은 절로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 값비싼 비용이 헛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 ‘베니스의 상인’ 마당놀이서 환생

    24년 전통을 자랑하는 마당놀이의 명가, 극단 미추가 올해도 어김없이 흥겨운 판을 벌인다.18일부터 12월18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막올리는 ‘마포 황부자’. 빌려준 돈을 못 갚을 경우 몸의 살을 대신 내놓으라는 고약한 계약을 요구하는 마포 고리대금업자 황부자의 이야기. 어디서 본 듯한 줄거리다 했더니 다름아닌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을 각색한 것이다. 춘향전, 심청전 등 우리 고전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한 작품을 무대에 올려왔던 극단 미추로서는 파격적인 시도. 마당놀이 주 관객층인 40∼50대 외에 20∼30대 젊은 관객들을 끌어안으려는 복안이다. 의원을 부를 돈이 없어 아내와 사별한 황득업(윤문식)은 돈을 빌려 달라는 자신의 청을 거절한 김부자(정태화)에 대한 원한으로 악착같이 돈을 모아 갑부가 된다. 청나라와 무역을 하던 김부자의 아들 무숙(이기봉)은 자금이 딸리자 황부자를 찾아오고,‘약속한 날까지 돈을 못 갚으면 살코기 한 근을 떼어준다.’는 계약을 맺는다. 이 와중에 황부자의 무남독녀 만금(김성녀)은 무숙에게 첫눈에 반하는데…. 전작 ‘허삼관 매혈기’‘벽속의 요정’을 통해 원작에 버금가는 탁월한 각색 능력을 선보인 극작가 배삼식이 이번에도 예의 그 맛깔스런 솜씨를 발휘했다. 땅 투기, 주식투자 등의 현실 풍자가 혀끝에 톡 쏘는 겨자처럼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손진책 대표가 연출을 맡은 이번 공연에는 작곡가 박범훈, 한국무용가 국수호, 무대미술가 박동우 등 내로라하는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02)368-1515.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때아닌 ‘봄꽃’의 몸짓

    때아닌 ‘봄꽃’의 몸짓

    국립극장에 때아닌 봄꽃이 핀다.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김현자)은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컨템포러리 댄스 ‘매창(梅窓)-매화, 창에 어리다’를 무대에 올린다. 국립무용단의 89회 정기공연으로 ‘바다’‘비어있는 들’에 이어 야심차게 선보이는 대형 창작 프로그램이다. 제목에서 엿보이듯 이번 역시 ‘한국적 현대무용’을 지향하는 공연이다.“모질고 힘든 세월을 이겨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높고 깊은 아름다움의 세계. 매화 한 송이에 세상사의 모든 이치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 국립무용단이 밝히는 기획 취지이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토속적 감수성으로 펼쳐보이는 품격높은 이미지 댄스를 기대할 만하다. 네 개의 이야기로 짜여진 이번 작품은 형식상으로는 퍼포먼스에 가깝다. 첫번째 테마 ‘삭풍은 가지 끝에’의 경우 남녀 무용수 30여명이 등장해 표정연기와 절제된 몸짓을 통해 민초들의 삶을 역설한다. 이어지는 무대들은 제각각 다른 맛을 선사한다. 두번째 테마 ‘설중한월(雪中寒月)’에서는 무용수들의 테크닉이 돋보인다면, 매화의 강건한 이미지가 드러나는 세번째 테마 ‘새순 돋다’에서는 한국춤과 발레가 어우러진 춤사위를 만날 수 있다. 네번째 무대 ‘초춘지의(初春之義)’에는 춤사위에 영상이 곁들여져 생명의 아름다움을 절로 경탄하게 이끈다. 다양한 감상포인트들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듯. 시조창 국악기 바이올린 등이 무대에 섞인다. 이지영 조은하 여미도 문창숙 김남용 윤성철 백형민 등 국립무용단원 30여명이 출연한다.(02)2280-4115∼6.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수능 부정방지, 감독교사 역할 크다

    대입 수능시험을 아흐레 앞둔 어제 서울시교육청이 수험생 부정방지 대책을 종합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교실당 수험생 수를 줄이는 대신 감독교사 숫자는 늘렸으며, 특히 복도 감독관 모두에게는 금속탐지기를 지급키로 했다. 또 시험장에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물품을 확정, 이를 소지하고 시험을 칠 때는 부정행위로 처리키로 했다. 이밖에 본인 확인 시간을 시간표에 두차례 넣었다든지, 화장실에 갈 때 감독교사가 동행하도록 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부정행위자 처벌 등 법규로 정할 부분을 제외하고는 시험장에서의 부정방지 대책이 확정된 것이다. 지난 수능시험에서 대규모 시험부정 행위가 적발된 뒤 교육당국은 강도 높은 방지책을 여러차례 내놓았다. 그 가운데 전파탐지기 설치 같은 일부 방안이 채택되지 않기는 했지만, 어제 발표한 정도면 시험장에서 부정 행위를 막는 데 부족함이 없으리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문제는 감독교사들이 규정을 얼마나 이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제도와 기기에 허점이 없더라도 담당자가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휴대전화로 부정을 저질러 수능 무효 처분을 받은 수험생은 365명이지만 현장에서 적발된 학생은 2명뿐이었다. 그리고 대규모 부정이 밝혀져 사회가 발칵 뒤집히자 많은 교사들이 학생을 잘못 가르치고, 부정행위를 현장에서 방지하지 못한 데 대해 참회하는 글을 인터넷 등에 다수 올렸다. 이번에는 일이 터지고 나서 후회하는 감독교사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수능시험 부정을 막는 일은 결국 감독교사들이 책임지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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