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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7) 정관수술한 연쇄성폭행범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7) 정관수술한 연쇄성폭행범

    성폭행범이 피해자나 현장에 남기는 ‘씨앗’(정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파괴하는 ‘죄악의 흔적’이기도 하지만, 범인을 붙잡아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수사의 열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증거물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수사당국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순간이다. 지난해 말 경북 구미경찰서 강력팀에 비상이 걸렸다. 관내에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주로 원룸과 아파트 1, 2층에 혼자 사는 부녀자들을 상대로 한 범행들이었다. 범인은 동일인으로 추정됐다. 피해자들이 전하는 인상착의나 범행수법이 그랬고, 일부 확보된 폐쇄회로(CC)TV 화면도 이를 뒷받침했다. 이 30대 ‘발바리’(연쇄 성폭행범)는 초기에는 주로 새벽 3~4시대에 활동하더니 범행시간을 아침으로 옮기는 등 갈수록 대담해졌다. 그중에서 경찰을 가장 당혹스럽게 한 것은 범인의 정액에서 도통 DNA를 확인해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증거물에서 매번 남성의 정액은 확인됐지만 정작 그 안에서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정자가 없기 때문이었다. ●어렵게 확보한 범인의 흔적 ‘무용지물’ 범행 증거물을 아무리 서둘러 채취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보통 남성의 정자 속 DNA는 여성의 몸속에서 72시간이 지나면 증거능력을 상실한다. 여성 몸 안에 있는 효소가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정자의 DNA를 분해하기 때문이다. 성폭력 사건은 이런 이유에서 빠른 증거 채취가 중요하다. 통상 남성의 정액은 물에 400배까지 희석해도 증거물로서 유효하다. 미량으로도 DNA를 규명해 범인을 밝혀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 결정적인 단서는 정액에 다량으로 들어 있는 산성 인산화효소(PAcP·Prostatic acid phosphatase)다. 현대과학은 이 효소를 정밀분석해 범인을 쫓는다. 특히 사람의 몸 밖으로 나와 바닥이나 벽, 의류 등에 묻은 정액의 증거 능력은 몇 년을 간다. 말라붙은 상태로 고유의 특성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를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인턴사원 모니카 르윈스키가 클린턴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말하면서 증거로 제시한 것이 그녀의 드레스였다. 두 사람의 신체접촉은 이미 2년이나 흐른 상태였지만 그녀의 드레스에 말라붙은 클린턴의 정액은 주인의 DNA를 온전히 품고 있었다. 지난 15일 성폭행 미수 혐의로 미국 뉴욕에서 체포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전 총재도 호텔 여직원의 셔츠에 튄 정액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다시 국내로 돌아와서, 구미경찰서 강력팀은 증거물 속에서 정자가 확보되지 않자 “범인이 무정자증 환자이거나 정관수술을 받은 남자일 것”이라는 쪽으로 수사방향을 잡았다. ●“정관수술한 30대를 잡아라” 정액은 크게 정자와 이를 감싸는 액체 성분으로 구성된다. 보통 DNA는 액체가 아니라 정자의 머리에 위치한다. 수술을 통해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막아버린 사람의 정액에서 DNA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완전범죄는 없는 법.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남성의 유전자형만 선택해 증폭할 수 있는 장치를 이용, 극미량의 요도 상피세포를 바탕으로 범인의 DNA를 검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DNA의 주인을 찾는 일. 경찰은 관내 병원들을 상대로 과거 정관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용의자들이 하나둘 압축됐고 수사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허무하게 마무리된 과학수사의 개가 하지만 과학수사의 개가는 허탈하게 결론났다. 지난해 12월 22일 밤 구미경찰서에 30대 여성의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전화기 속 여성은 숨죽인 목소리로 “나를 성폭행한 남자가 지금 집에 있다.”고 했다. 경찰이 신고자의 2층 빌라를 급습한 순간, 범인 유모(당시 30세)씨는 피해자의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날 오후 6시 40분쯤 술에 취해 여성의 집 안으로 들어온 그는 성폭행을 한 뒤 취기가 올라 잠에 빠져들었다. 유씨는 구미의 한 기업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두 아이의 아버지였다. 예상대로 그는 피임을 위해 몇 년 전 정관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성폭행범들은 피해자들에게 자기는 정관수술을 받았으니 신고해도 소용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등 뻔뻔함을 보이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정자가 없어도 범인의 DNA를 쉽게 뽑아 낼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한 데다 오히려 유씨 같은 무정자 성폭행범은 정관수술을 한 사람 등으로 범위를 좁힐 수 있어 검거하기가 더 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日기업 데이터센터 한국에 구축한다

    “자국 기업의 데이터를 외국에 보관한다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다. 편견과 터부(금기)를 깨면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한국은 아시아의 데이터센터 허브가 될 것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30일 일본 통신기업 소프트뱅크와 공동으로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자국 데이터는 자국에 저장·관리한다는 정보기술(IT)의 오랜 관행이 깨지는 순간이다. KT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1%, 49%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인 ‘KT·SB 데이터서비시스’를 오는 9월까지 설립하고, 경남 김해에 일본 기업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일본 기업들의 데이터를 유치한다. 또 소프트뱅크를 통해 KT의 데스크톱 가상화(VDI)와 개인용 유클라우드 등 데이터 상품을 일본 현지에 판매한다. 소프트뱅크 직원 2만 1000명도 KT의 VDI 서비스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 직원은 앞으로 업무용 PC 프로그램을 KT의 공동 서버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KT는 중국, 타이완 기업들에 대한 데이터센터 유치도 추진 중이다. KT는 2015년까지 서버관리 부분에서 약 1000억원, VDI 등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일본통신] ‘공 몰리고 밋밋하고’ 박찬호 패전

    [일본통신] ‘공 몰리고 밋밋하고’ 박찬호 패전

    모든게 힘겨워 보였다. 포심 패스트볼은 140km 초반에 머물렀고 제구력도 엉망이었다. 오릭스의 박찬호(38)가 홈구장인 쿄세라돔 열린(29일)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인터리그에 선발로 등판해 조기 강판됐다. 박찬호는 3.1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팀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 이날 박찬호의 패전은 아쉬움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컸다. 속구 위주의 투구패턴을 가져갔지만 대부분의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공의 위력이 없다보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시작은 상큼했다. 1회초 박찬호는 비록 볼넷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나머지 타자를 무안타로 돌려세우며 깔끔한 출발을 보였던 것. 하지만 박찬호는 투수에게 가장 좋지 않은 시점에서 대량실점을 허용, 한순간에 무너졌다. 1회말 4번타자 T-오카다의 선제 투런홈런으로 2점의 리드를 안고 2회초를 시작한 박찬호는 그러나 2회에만 집중 6안타를 얻어 맞으며 주니치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블랑코의 2루타, 이어 사에키와 도노우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한점을 빼앗겼다. 이후 1사 2, 3루 위기상황에서 박찬호는 후지이에게 적시타를 맞고 2-2 동점을 만들어줬다. 한번 불이 붙기 시작한 주니치의 공격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곧바로 주니치의 테이블 세터진인 아라키와 이바타에게 연속안타, 3번 모리노의 빗맞은 땅볼로 두점을 더 헌납해 2-4 상황을 자초했다. 이후 박찬호는 3회를 잘 넘겼지만 4회초 1사 후 후지이에게 2루타 그리고 아라키에게 또다시 적시타를 허용하며 스코어가 2-5까지 벌어졌다. 이후 이바타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온 박찬호는 바뀐 투수 후루카와가 실책으로 한점을 내주며 6실점(5자책점)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박찬호의 총 투구수는 68개 이중 스트라이크는 45개였다. 이날 경기에서 오릭스는 주니치에게 4-7로 패하며 여전히 퍼시픽리그 꼴찌를 유지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 4월 23일 세이부전에서 첫승을 올린 후 5경기(4패)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팀의 연패와 함께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의 성적은 1승 5패, 평균자책점은 4.29 박찬호의 주니치전 패배는 볼배합의 문제라기 보다는 박찬호 본인의 잘못이 큰 경기였다. 지난번 요미우리전에서는 6이닝 동안 12개의 땅볼타구를 유도했지만 이번 주니치전에는 대부분의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특히 2-0, 2-1 과 같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놓고도 섣부르게 승부해 들어가 안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일각에서는 오릭스 포수 이토와 스즈키의 볼배합을 질책하지만 박찬호 스스로 자초한 면이 더 크다. 공 자체가 위력이 없었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 역시 밋밋하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박찬호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성급하게 승부해 들어간 것은 투구수 관리라는 스스로의 계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비슷한 볼로 타자의 방망이를 유도해 내지 못한 것은 엄연히 박찬호의 잘못이다. 속구가 동반되지 않은 변화구는 무용지물이라는 야구의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준 일전이기도 했다. 올 시즌 일본야구, 그중에서도 박찬호가 뛰고 있는 퍼시픽리그는 근래 보기드문 지독한 투고타저다. 현재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만 해도 무려 11명이나 된다. 박찬호는 4.29로 이 부문 리그 21위다. 올 시즌 박찬호가 최소 일본에서 실패했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2점대 중반대까지는 평균자책점을 끌어 내려야 한다. 한편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승엽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로 나와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150에서 .160로 조금 높아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사설] 대기업들 MRO에서 완전히 손떼라

    재벌그룹의 포식성은 일찍이 증명됐었다. 하지만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들이 핀셋·클립과 쓰레기통 등 소소한 사무비품을 비롯해 100원짜리 나사·면장갑까지 기업의 소모성 자재, 즉 MRO(유지·보수·운영:maintenance, repair, operation)를 싹쓸이 판매해 온 것은 듣는 귀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그나마 그제 삼성과 LG그룹이 MRO 구매대행 사업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다행이다. 매출 2조 2000억원으로 1위인 LG서브원은 계열사와 1차 협력사, 기존의 중소기업 구매대행은 하되 신규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2위인 삼성그룹은 그외 공공기관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생색내기에 불과해 보인다. 삼성그룹 계열인 아이마켓코리아(IMK)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500억원이었는데, 이번 발표로 포기하는 매출액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친다. 그래서 공공 및 일반시장까지 잠식당한 5만여 중소 공구·문구 유통 도매상들은 대기업이 자신의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구매대행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결코 억지가 아니다. 2000년부터 대기업들은 계열사의 구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무용품과 청소용품, 공구 등을 일괄담당하는 계열사를 설립했다. 그러므로 계열사가 구매할 물건만을 맡는다는 당초의 계획대로 계열사 영업에만 집중해야 한다. 물론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다. 돈이 눈앞에 보이는데 잡지 말라니 불만이 터져 나옴 직도 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돈이라고 모두 쓸어담다가 큰 화를 당하는 사람을 우리는 매일 보고 있지 않은가. 단지 몸집이 크고, 힘이 세다고 약한 사람의 것을 마구 가로채는 사람은 누구인가, 생각하길 바란다. 위상에 걸맞은 품위를 지키는 것은 사람뿐 아니라 기업에도 필요한 가치이다.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을 해야 할 때라면 대기업이 MRO에서 손 떼는 것은 지혜로운 선택임에 분명하다.
  • 공직사회 ‘복지포인트 건강보험료 포함’ 한목소리 반대

    건강보험이의신청위원회가 최근 공무원 맞춤형 복지비(복지포인트) 등에 대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신청을 기각한 것과 관련, 일선 공무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복지포인트나 월정직책급, 특정업무비 모두 보수가 아니라 실제 공무수행에 필요한 경비를 보전하는 성격이므로 건보료 산정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항변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건강보험관리공단이 재정 고갈을 앞둔 건강보험기금을 손쉽게 충당하려고 공무원을 겨냥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제처 유권해석 무시 못할 것”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6일 “국세청과 법제처, 기획재정부 모두 실비변상적 경비는 보수에서 제외토록 하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건강보험공단 측에서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무시하고 보험료 부과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무원 복지비 등을 건보료 부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건보료 부과를 골자로 하는 정부안을 내놓더라도 유권해석을 반대로 내놓은 법제처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들 경비를 건보료 기준에 포함시키면 자연히 소득세 부과 기준이 되는 보수도 달라지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들은 월정직책급이나 특정업무비에 대해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소득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업무용 경비를 더 쓸 경우가 많다.”고 보험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월정직책급은 직원 경조사 등 업무 추진을 위한 소소한 경비로 쓰되 개인 용도로 쓸 수 없도록 돼 있다. 업무추진비와 성격은 비슷하지만 증빙서류를 생략하는 점이 다르다. 보직이 있는 과장급부터 지급되는데 최하 30만원 선에서 1급 실장급의 경우 최고 80만원 선까지다. 특정업무비는 부처별로 수사, 감사, 구조, 홍보, 기타 특수업무 등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경비를 보전해 주는 차원에서 지급된다. 때문에 방호활동비, 예산 편성자료 수집활동비 등 종류만도 100여 가지에 이르고 지자체 예산상황에 따라 같은 항목도 액수가 다르다. ●“수당조차 보험료 내라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위 안모(46)씨는 “외부 수사를 나가면 밥 사 먹고 며칠씩 외박하기 일쑤라 특정업무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사정이 이런데 조금이나마 보태라고 받는 수당을 보험료로 내라고 하면 누가 반기겠느냐.”고 반문했다. 건보공단이 고갈된 기금을 채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징수가 쉬운 공무원들을 겨냥했다는 불만도 나온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정모(31) 소방사는 “건강보험공단이 민간기업의 건보료 산정 실태조사부터 먼저 하는 게 맞다. 적어도 보험료 장기 고액체납자 정리부터 나서는 정성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먼저 고액 체납자부터 징수를” 하지만 공무원들의 이 같은 반응은 복지포인트 등은 당연히 보수로 봐야 한다는 일반 직장인들의 시각과 배치된다. 법제처가 내린 유권해석은 월정직책급 등을 보수로 규정해 보험료를 부과해 왔던 일반사업장과의 형평성을 파괴하고, 힘 있는 정부 부처의 대표적 제 식구 감싸기 행태로 국민의 법 감정을 철저하게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다. 게다가 올 1월 서울 자치구들이 복지포인트를 지난해 대비 13.3% 올리면서 ‘눈 가리고 보수를 올리려 한다.’는 일반 직장인들의 비판이 거센 터다. 이에 따라 문제가 되는 항목들의 실제 용도를 조사해 민간기업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도 “월정직책금 등이 보수적 성격과 경비적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차제에 복지포인트 등의 성격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연기자·부처종합 oscal@seoul.co.kr
  • 사개특위, 소리만 요란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검토했던 대법관 증원안과 대검 특별수사청 설치안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개특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25일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주도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두 개혁안과 관련,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과 마지막 합의를 시도한 뒤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더 이상 논의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또 오는 6월 30일까지로 예정된 사개특위 활동 시한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 모두 사법개혁의 핵심 쟁점으로 꼽았던 두 개혁안을 폐기 처분함에 따라 ‘용두사미 개혁’에 그쳤다는 비판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두 개혁안을 폐기하는 대신 대법원에 상고심 심사를 담당하는 별도의 대법원 판사를 두는 방안과 특임검사제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법원과 검찰 쪽에 최종 협상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원·검찰 모두 부정적 입장이 강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대법관 증원안과 특별수사청 설치는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크고 여론의 호응도 적어 원래 구상대로 관철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현재까지 여야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진 쟁점들만 처리하는 수준에서 사개특위 활동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다만 지금까지 여야 간 의견 접근을 이룬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기능 폐지안은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개시권 인정, 복종의무 삭제도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6월 국회에서 통과가 예상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삼성·LG “MRO 中企영역 진출 않겠다”

    삼성·LG “MRO 中企영역 진출 않겠다”

    대기업들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해친다는 지적과 관련, 삼성과 LG가 25일 “계열사와 1차 협력사 물량 외에는 신규 영업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MRO 부문에서 더이상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사무용품과 간식용 식음료와 같은 삼성 계열사들의 소모성 자재를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IMK)는 앞으로 계열사 및 1차 협력업체 이외의 신규 거래처는 확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 및 공공기관 관련 거래에서도 더 이상 신규 입찰에 나서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LG그룹도 보도자료를 통해 “LG의 MRO 업체인 ‘서브원’이 최근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열린 공구유통도매상협회와의 사업조정회의에서 공구 도매상들이 요구한 4가지 사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브원은 공구상협회가 원하는 대로 ▲공구유통상에게 불합리하게 거래하지 않고 ▲매년 초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적정 이윤 보장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며 ▲공급회사 변경 때는 협회에 통보하고 ▲2차 협력업체 이하 및 중소기업 진출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동안 서브원은 전국 주요 지역 공구상가 입점을 놓고 도매상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기업을 대신해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이나 소모성 자재들을 대신 구매하고 관리해 주는 업무. 복사지와 프린터 토너, 필기구, 간식용 식음료 등 다양한 종류와 제품을 포함한다. 전문 업체에 업무를 맡길 경우 기업이 직접 물품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 경제총조사 시작부터 쉽지않네

    경제총조사 시작부터 쉽지않네

    통계청에서 올해 처음 실시한 ‘2011 경제총조사’가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경제총조사는 영리와 비영리를 불문하고 재화의 생산과 판매, 서비스 제공 등 산업활동을 하는 국내의 모든 업체(330만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23일 시작됐고, 다음 달 24일까지 실시된다. 하지만 통계청이 업체들에 정확한 조사목적과 내용을 홍보하지 않은 탓에 초반부터 조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인실 통계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영업자나 영세업체들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매출 같은 민감한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그는 “인터넷 조사도 가능하지만 매출 항목에 ‘0’을 기입하는 등 엉터리 조사가 많아 재조사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거짓자료를 제출한 경우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 통계법은 무용지물이다. 이번 경제총조사는 5년에 한번씩 실시하던 기존의 산업총조사와 서비스총조사를 통합해서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의 산업정책 수립,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정책을 마련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는 방문요원 2만 2000여명이 투입됐지만 중도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만큼 방문조사가 어렵다는 얘기다. 경제총조사가 삐걱대는 것은 홍보 부족으로 지적된다. 통계청은 이번 경제총조사를 위해 총 526억원을 투입했다. 이 중 홍보비는 40억~50억원 정도다. 통계청은 일찌감치 가수 김장훈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TV와 라디오 CF, 인터넷 등을 활용한 홍보에 나섰다. 이달 31일에는 김장훈과 통계청장이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영세업체 2곳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업체들은 이번 조사를 국세청 세무조사와 유사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이 가수 김장훈을 내세운 이미지 광고 등에만 신경쓰고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찌감치 인터뷰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이번 경제총조사의 의미와 내용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어야 하지만 홍보예산 부족으로 미흡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조사내용은 국세청 자료를 보조자료로 활용할 뿐, 조사 결과는 국세청과 공유하지 않으므로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번 경제총조사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서비스 조사가 핵심”이라면서 경제총조사에 사업주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3)첫 합숙훈련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3)첫 합숙훈련

    반짝거리던 액세서리와 시계는 없다. 긴 머리는 하나로 질끈 묶었다. 여자는 잠시 내려놨다. 한창 꾸미기 좋아할 나이의 여자들은 축구화로 갈아신는 순간 한명의 럭비선수로 변신한다. ‘신데렐라’가 따로 없다.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 격렬한 스포츠가 럭비다. 하지만 이번 여자국가대표상비군에 뽑힌 선수들은 외형상 럭비라는 운동과 안 어울린다. 야리야리하고 예쁘다(!). 독하거나 새침한 얼굴은 별로 없다. 헤퍼 보일 만큼 잘 웃고, 만만해 보일 만큼 순하게 생겼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되면 돌변한다. ‘뽕’이 박힌 축구화를 신는 순간부터 다시 버스에 오를 때까지 쉬는 순간은 없다. 개개인이 모두 전사(戰士)가 된다. 내리쬐는 태양에 두껍게 바른 선블록도 무용지물.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햇빛 아래서도 잰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한동호 감독, 강동호 코치는 초짜 러거(럭비 선수)들이 지치지 않게 ‘재미’있는 커리큘럼을 짰다. 스트레칭 때도 시끌벅적 수다를 떨게 한다. 이어달리기를 가장해(?) 인터벌트레이닝을 하고, 내기를 걸어 서킷트레이닝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한데 몸은 웃을 여유가 없다. 훈련은 ‘집중, 또 집중’이다. 23일 오전, 말 만한 처녀들이 커다란 트렁크 가방을 들고 집 떠나와 모였다.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28일 오전까지 합숙한다. 지난 닷새간 태릉선수촌에서 패스 기본기를 배웠다면, 이제는 드넓은 그라운드를 달리며 공을 주고받는다. 푸른 잔디의 송도 LNG구장이 무대. 하루 6시간씩 몸을 혹사하면서 오롯이 럭비를 생각한다. 점점 실전으로 향해 가는 셈이다. 저녁에는 ‘2라운드’가 펼쳐진다. 이번엔 입이 바쁠 시간. 럭비 국가대표가 아니라 입담 국가대표들이 모였다. ‘여자럭비의 미래’ 같은 거창한 얘기부터 가족, 학교, 직업, 남자친구 얘기까지 소소한 수다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나뭇잎만 떨어져도 깔깔거리던 사춘기 소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큰 방에서 다 같이 잤으면 좋겠다.”고 할 만큼 멤버들끼리 가까워지고 편해졌다. 각 방에는 향긋한 아가씨들 냄새가 진동한다. 자, 이제 축구화를 벗고 여자로 돌아갈 시간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김정일 訪中] 金과 동승 여인은 김옥?

    [김정일 訪中] 金과 동승 여인은 김옥?

    24일 오전 장쑤성 난징(南京)의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판다전자 현관 앞. 검은색 고급 승용차의 오른쪽 뒷좌석에서 내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바로 그 순간 김 위원장이 타고 온 차량의 뒷좌석 왼쪽에서 밝은 연두색 상의에 검은색 치마를 입은 중년 여성 한 명이 수행원이 문을 열어주자 따라 내렸다. 김 위원장 전용 승용차에 나란히 앉아 시찰길에 나선 이 여성은 누구일까.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7)으로 추정된다. 김옥은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뒤 1980년대 초부터 김 위원장의 서기실 과장 직함을 갖고 특별보좌해 온 인물로 2004년 셋째 부인 고영희의 사망을 전후해 김 위원장과 동거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1월 방중 때 국방위 과장 자격으로 공식수행, 당시 연회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 등과 직접 인사를 하며 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 공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방중 때도 김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등장했다. 당시 한 여성이 김 위원장이 원자바오 총리와 회동할 때 배석하고,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생명과학원을 시찰할 때 동행, 김옥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춘천은 지금 아시아 마임축제 중

    세계 3대 마임축제로 자리매김한 ‘2011 춘천마임축제’가 오는 29일까지 축제극장 몸짓 등 시내 곳곳에서 다채롭게 열리고 있다.공연을 즐기려는 시민, 관광객 등 1800여명이 어우러진 개막 난장 ‘아!水라장’은 지난 22일 우비와 물총으로 무장한 관람객들의 함성과 열기로 축제의 힘찬 개막을 알렸다.축제는 춘천문화예술회관과 축제극장 몸짓, 수변공원 등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난장 형식으로 펼쳐진다. 국내 90개 마임극단과 공연단체, 해외 11개국 13개 극단이 참가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일본, 태국 등의 공연팀으로 이뤄진 ‘좌절금지희망유발단’은 축제에 찾아오지 못하는 관객들에게 직접 찾아가 공연을 배달하는 특급서비스도 선보인다.축제 마니아들을 위해 금요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우다마리에서 열리는 ‘미친금요일’은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열정의 공간 속으로 빠져들어 젊음의 자유를 맘껏 발산하게 한다. 이곳에서는 즉흥적인 영상, 퍼포먼스, 무용 등이 밤새 펼쳐진다. 축제의 폐막 난장인 ‘아!우다마리’는 1만여명의 시민이 만든 공지어(춘천 공지천에서 산다는 전설적인 고기) 9999마리를 태우며 함께 소원을 비는 대동난장으로 끝을 맺는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정일 訪中] 김정은 어디서 뭘 할까

    [김정일 訪中] 김정은 어디서 뭘 할까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나흘째 강행군을 하고 있는 가운데 후계자 김정은(얼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70여명 규모의 방중단 공식 명단에 이름이 없는 데다 관련된 의전이나 움직임도 드러나지 않는 등 김정은의 동행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는 일단 북한 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은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만큼 가명을 사용하거나 비공식 수행원으로서 김 위원장을 수행할 가능성도 낮다. 김정은의 최근 동향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 공식매체들이 지난 4일 김 위원장과 함께 조선인민군종합체육관 개관식에 참여했다고 보도한 것이 마지막이다. 김정은이 북한에 있다면 권력 2인자로서 김 위원장의 부재 상황을 커버하면서 내부적으로 충성심을 고취하는 데 주력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버지 김 위원장이 없는 동안 컨트롤타워로서의 능력을 시험하는 기간인 셈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1인자와 2인자가 동시에 자리를 비우지는 않는다.”면서 “3000㎞에 달하는 중국 대륙 종단에 나선 것도 북한을 오래 비워도 괜찮을 만큼 후계체제가 공고하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중국으로 간 이후인 지난 21일 왕재산예술단의 음악무용종합공연의 녹화실황을 방영하면서 김정은의 찬양가로 알려진 ‘발걸음’의 바이올린 연주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 도중에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 TBS 방송은 중국 난징(南京)공항에 북한의 고려항공 항공기 한 대가 계류 중이며,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주요 인사가 김 위원장 일행과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서울광장] 금융 감독 사후감시가 대안이다/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융 감독 사후감시가 대안이다/주병철 논설위원

    #1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지을 때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2주 간격으로 사람을 몰래 보내 공사 중인 KDI 건물을 찍어오게 한 뒤 집무실 벽에 붙여 놓고 공사 진척도를 챙겼다. KDI는 차질없이 이듬해 3월 출범했다. 이후 KDI 설립 30주년 때 리모델링을 위해 천장을 뜯었는데, 내부가 너무 잘 보존돼 있어 놀랐다고 한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지은 KDI 별관은 다시 지어야 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챙기느냐, 그냥 맡겨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얘기다. KDI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일을 할 때 기획은 자기능력의 5%만 하고 95%는 사후 감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2 몇년 전 퇴직한 경제 관료 A씨는 그만두기 전 직무와 관련된 곳에 2년간 취업을 못하도록 돼 있는 공직자 윤리 규정에 묶여 고민하다 모 대기업에서 경제연구소로 와 달라는 제의를 받고 응했다. 그런데 소속만 경제연구소일 뿐 2년간 파견 형태로 다른 계열사에 가서 근무했다. 경제관료 B씨는 퇴직하기 몇년 전부터 본인의 전공 분야와 관련 없는 곳으로 옮겨 ‘보직 세탁’을 거쳤다. 취업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법과 규정이 있어도 제대로 감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사례다. #3 올 초에는 서초동 법조계에 때아닌 지방 전출을 희망하는 판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공무원이 퇴직 전 1년간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퇴직 후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도록 한 개정 변호사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방근무를 자원하겠다는 것이다. 법을 집행하는 이들의 행태가 씁쓸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라서 비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는 감독 소홀, 유착, 도덕적 해이 등이 얽혀 일어났다. 시스템 문제보다는 인재(人災)에 가깝다. 민·관 중심의 ‘금감원 혁신 태스크포스(TF)’가 지난 9일 발족돼 금감원의 개혁방안을 마련해 새달 발표하기로 하고 작업 중이다. 하지만 예금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감독권의 분리·통합에 관한 해법을 성급하게 내놓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현행 통합감독기구는 1997년 한국은행법 개정의 산물이다. 당시 정부는 금융통화위원장직을 한은 총재에 주고 한은 산하 은행감독원을 넘겨받아 금융감독원을 만들었다. “감독권을 아무에게나 줄 수 없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전 세계 중앙은행 중 감독기능이 없는 나라는 한국·일본·캐나다뿐”이라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말이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속내는 밥그릇싸움이다.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 조직체계가 또 뒤바뀔 것이다. 그때 논의해도 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감독권의 분리·통합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 보다는 막강한 감독권을 행사하는 금융당국 직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주요 현안에 대해 교차 검사 또는 재검사 등을 통해 숨겨진 잘못을 밝혀내는 ‘사후 감시 시스템’을 상시화하는 게 더 시급하다.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점검해야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일선 현장에 투입된 직원이 계장, 과장, 국장 등에게 따로 보고하고 계장도 과장과 국장 등에게 다시 브리핑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 보고 시스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전의 암행어사 등과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신상필벌 규정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현장조사 등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사고를 미연에 막는 단초를 제공했거나 정책에 반영했다면 보상과 승진 등 인센티브를 확실히 줘야 한다. 뒤늦게 엉터리 조사로 밝혀지면 금융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엄한 문책을 해야 한다. 늘 그래왔듯이 사고를 막지 못하는 게 법과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다. 법과 제도를 지키고 법망을 피해가는 이들을 감시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을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람을 감시하는 사후관리시스템을 작동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 bcjoo@seoul.co.kr
  • [대한민국 고문(顧問)의 세계] 그들은 얼마나 받나

    김앤장, 태평양, 세종 등 국내 대표적인 로펌 고문들에 대한 대우는 사실 ‘극비’에 부쳐져 있다. “사건 수임료는 가족에게도 안 가르쳐 준다.”는 법조계 속언처럼, 사적 계약 사항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동료들도 자세히 알기 힘들다. 다만 이들이 공직에 진출할 때 인사청문회 등을 통해 ‘빙산의 일각’처럼 일부만 알려지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관 출신 로펌 고문들은 대체로 2억원에서 5억원 선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봉은 직전 직급에 따라 나뉘는데 차관급 출신은 2억원 이상, ‘잘나가는’ 장관급은 5억원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관 중에도 경제 부처 출신은 다른 부처 출신보다 대우가 좋고, 이 중에도 감독 기능이 있는 금융감독원·국세청 출신은 한 단계 더 높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봉은 개인 차가 크다. 특히 고위 판검사 출신들은 정책 자문 외에도 개인적 사건 수임이 가능해 연봉 수준은 일반 공직 출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외 고문들은 업무용 차량이나 사무실, 비서, 운전기사, 법인카드 등을 ‘기본 옵션’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쉽고 친근한 모던 발레에 빠져 볼까요

    쉽고 친근한 모던 발레에 빠져 볼까요

    국내 대표적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모던 발레 무대를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창작 발레라는 점을, 유니버설발레단은 네덜란드 발레의 대표주자 이리 킬리안과 해외파 허용순의 안무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을 내세운다. 성격은 조금 다른데 공통점은 있다. 고전 발레에만 익숙한 관객들을 위해 되도록이면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다. 국립발레단은 20~21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컨버댄스’(Converdance)를 선보인다. 컨버전스(Convergence·융합)와 댄스를 합친 말로 다른 장르와 융합된 모던 발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세 편. 지난해 김동현의 연출로 호평받았던 연극 ‘33개의 변주곡’을 보고 느낀 감정을 표현한 ‘J씨의 사랑이야기’(안무 정현옥), 피겨 선수 김연아가 나온 에어컨 광고로 친숙해진 노래 ‘싱싱싱’에서 모티프를 얻은 ‘스윙타임’(안무 안성수), 디지털을 상징하는 0·1 두 숫자로 음양의 조화를 풀어내는 ‘0 1’(안무 박화경)이다. 세 작품 모두 공연 시간은 20분 안팎이다. ‘J씨의’는 대사를 그대로 녹여 내면서 쉬운 동작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스윙타임’도 친숙한 재즈 음악을 기반으로 해서 흥겹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0 1’은 약간 철학적인 내용을 품고는 있지만, 포크송 가수 루빈이 등장해 즉석 연주를 선보이는 등 관객들이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중극장 규모의 두산아트센터를 공연장으로 잡은 것도 관객들이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국립발레단은 내년에도 이런 컨셉트의 공연을 계속 이어 나갈 생각이다. 내년에는 국악인 황병기와 함께 하기로 이미 ‘예약’해 놓은 상태다. 형식도 공모전 형태를 취할 방침이다. 황병기가 선곡한 3개의 곡을 두고 그 곡에 맞는 안무 후보작을 받은 뒤 선출된 안무가에게 공연을 맡길 예정이다. 2만~5만원. (02)587-6181.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 달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디스 이즈 모던 2’를 무대에 올린다. 네덜란드댄스시어터 예술감독인 이리 킬리안의 작품 ‘프티 모르’(Petite Mort·어떤 죽음), ‘제크스 탄츠’(Sechs Tanze·여섯 가지 춤)와 독일 뒤셀도르프발레단 지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허용순의 ‘디즈 이즈 유어 라이프’(This is your life)를 선보인다. 이리 킬리안의 두 작품은 모두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과 무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프티 모르’는 2002년 한국에 한 차례 소개됐고, 1986년 초연된 ‘제크스 탄츠’는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디즈 이즈 유어 라이프’는 1950년대 TV쇼처럼 만들어진 작품으로, 무대 위에서 무용수들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대사를 한다. 6월 4일 오후 4시에는 일반인에게 연습장을 공개한다. 공연 하이라이트를 보여준 뒤 문훈숙 단장이 직접 나서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본 공연 때도 공연 직전 문 단장이 10분 정도 모던 발레 감상법에 대해 설명한다. 1만~7만원. 070-7124-173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장관 후보자 모의청문회 하기는 한 건가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실시되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걱정스럽다. 5·6 개각 때 기용된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게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문회가 후보자들의 국정 수행 능력을 정밀 검증하는 생산적인 논의보다는 소모적인 의혹 공방 위주로 진행될 공산이 커졌다. 청와대가 모의 청문회에서 이런 의혹들을 제대로 걸렀는지 궁금하다. 청와대는 국회 청문회에 앞서 인사검증 과정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 내용에 따라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완하는 해법이 달라진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제대로 농사를 짓고 직불금을 타갔는지, 현행 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꼼수를 부린 것인지 의심받고 있다. 유영숙 환경노동부장관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에 다닌 시점과 거액의 교회 기부금과 관련해서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나머지 세 후보도 이런저런 의혹에 휩싸였다. 모의 청문회에서 뭘 걸렀는지, 어떤 판단을 했는지, 국민에게 어떤 이해를 구하는지 소상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국회 청문회로 넘어가면 모든 의혹들이 한 덩어리로 묶이기 십상이다. 결국 의심과 불신은 더 커지고 ‘오기 인사’ 논란만 재연될 게 뻔하다. 청와대 참모들이 의혹들을 파악하고도 문제 없다고 결론내렸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당히 그 내용을 밝히고 국민의 판단을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의혹만을 놓고 볼 때도 그런 결론을 내린 자체가 하자다. 만일 문제 있다는 생각을 하고도 이 대통령에게 직언하지 못했다면 소임을 방기한 셈이 된다. 또 청문회 자리에서 의혹들이 거론되지 않았다면 인사검증 시스템에 또다시 구멍이 뚫린 것이다. 세 가지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하든지 간에 모의 청문회가 제대로 한 게 별로 없다. 이쯤 되면 모의 청문회를 재검토해 봐야 한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9번째 낙마자를 찾으려고 잔뜩 벼르고 있다. 야당에 정권 발목잡기에만 열 올리지 말라고 제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공세의 빌미를 준 건 청와대다. 모의 청문회가 의혹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면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는 폐지하는 게 낫다. 모의 청문회를 살려 나가려면 실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개각 당일 어설프게 치르는 통과 의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음악, 무성영화와 교감 나누다

    음악, 무성영화와 교감 나누다

    공존과 소통, 호흡을 주제로 한 독특한 음악실험이 펼쳐진다. 관객들은 무성영화와 퍼포먼스, 현대 및 전통무용이 즉흥연주와 어울려 빚어내는 교감을 즐기게 된다. 4회째를 맞는 서울 프리뮤직 페스티벌이 19일부터 21일까지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 2002년부터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박창수의 연희동 자택에서 연주자(혹은 작곡가)와 관객이 뒤섞여 진행하는 새로운 형식의 음악회 ‘하우스콘서트’가 진행 중이다. 이 하우스콘서트의 실험정신과 파격을 시공간적으로 확장한 것이 서울 프리뮤직 페스티벌이다. 프리뮤직은 즉흥연주를 뜻한다. 악보에 적힌 곡을 연주하는 게 아니라 곡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순발력과 집중력, 컨디션, 관객들의 호응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테지만 무엇보다 연주자의 내공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독일 무성영화와 실험음악의 만남을 주제로 한 ‘공존’의 무대는 이화여대 안에 있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사흘간 오전 11시에 열린다. 19일에는 로버트 시오드맥 감독의 ‘일요일의 사람들’(1929)에 청춘예보 영화음악단의 일렉트로니카 연주가 덧입혀져 영화를 ‘듣는’ 실험을 한다. 20일에는 에른스트 루비치 감독의 ‘남자가 되기 싫어요’(1918)에 맞춰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록그룹 ‘곱창전골’의 사토 유키에와 유스이 야스히로의 무대가 함께한다. 21일에는 프랑크 보르자게 감독의 ‘강’(1921)과 피아니스트 계수정, 베이시스트 최창우, 드러머 손경호, 영화음악 감독 방준석의 협연으로 막을 내린다. ‘소통’의 무대는 오후 8시 서초동 삼성타운 내 삼성디라이트 전시장에서, ‘호흡’은 19·20일 오후 11시 59분 도곡동 율하우스에서 진행된다. 서울프리뮤직페스티벌의 가장 비싼 프로그램은 5000원. 프로그램과 연주자 명단은 홈페이지(www.freepiano.net)를 참조하면 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을 흉물이었는데… 이젠 아이들 꿈 키워요”

    “마을 흉물이었는데… 이젠 아이들 꿈 키워요”

    폐교였던 금곡초등학교가 되살아났다. 1998년 문을 닫은 이래 12년간 창고로, 공장으로 쓰이던 ‘마을 흉물’에서 다시금 아이들이 소리 내 공부하고, 마음껏 뛰어노는 ‘배움터’로 변했다. 지난해 12월 이곳에 ‘금곡작은도서관’이 문을 열고 올 2월부터는 ‘공부방’이 생겼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금곡리 학생’ 15명이 방과 후에 이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4시,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2리 샛골마을의 ‘금곡작은도서관’에서 장근창(46) 도서관 대표를 만났다. 장 대표는 금곡초등학교 23회 졸업생(1979년 졸업)이기도 하다. 이날 그는 시끄럽게 뛰노는 아이들을 야단치면서도 그런 모습이 싫지 않은 듯 연방 웃음을 머금었다. 그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고향을 떠났다가 건강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은 2008년. 철문은 굳게 닫혔고, 쓰레기만 수북하게 쌓인 모교를 보면서 지나칠 때마다 마음이 아파 교육청에 민원을 넣기 시작했다. 그의 뜻이 알려지자 주민들도 뜻을 모아 ‘모교 살리기 운동’에 동참했다.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꿈을 키우던 곳이 요란한 굉음이 진동하는 공장지대로 변해 있더라고요. 교문은 녹슨 자물쇠로 잠겨 있고, 쓰레기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삭막하기도 하고…. 학교 앞을 지날 때마다 정말 서글펐어요.”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뿐이 아니었어요. 밤에는 마을 아이들의 비행장소로 돌변하는 걸 보고 ‘이대로 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장 대표와 주민들이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학교는 1998년부터 창고 용도로 대여된 상태였고, 임차인은 10년 가까이 이곳을 사무용품을 만드는 공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교육청은 임대만 해줬을 뿐 그동안 전혀 관리를 하지 않아 말이 공장이지 폐허 같은 황무지였다. 주민들은 “10년 가까이 교육청에서 감독 한 번 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말했다. 관리가 어려웠는지 교육청은 2008년 11월 이 폐교를 매각하려고까지 했었다. 결국 장 대표와 주민들이 교육청에 탄원서를 제출해 매각을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장 대표와 주민들은 협의 끝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파주시청에 도서관·공부방으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 각각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금곡작은도서관·공부방’이 만들어지게 됐다. “이름은 ‘작은’ 도서관이지만 프로그램은 도시의 학원보다 낫다.”고 장 대표는 말했다.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인 및 주변 군부대 장병·주민 12명이 공부방 교사로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로 서양화가인 임명숙(63·여)씨가 도서관장 및 미술교육을 맡고 있으며, 서예가 황숙자(65·여)씨가 서예를, 부산 동아대 강사인 강인구(38)씨가 설치미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또 1포병여단 소속으로 멘사 회원인 임찬(22) 상병 등이 수학을 맡고 있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호성중(22·뉴욕시립대) 병장 등이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임 상병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군생활의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인생에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 이주여성도 강사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200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주해영(33·한족)씨도 학생들에게 중국어 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도서관 개관이 주민 화합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장 대표는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군부대가 있어 마을이 번화해 전파사만 다섯 곳이나 됐고, 방앗간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미군이 철수하면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 마을이 비면서 사람들이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처음에 학교를 되찾자고 했을 때도 다들 ‘그런 일을 왜 해. 누가 우리 말을 들어준다고’라며 비관적이었다. 그때는 마을의 장래라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랬던 마을이 바뀌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모이든지 마을 발전에 대해 의견도 내고, 적극적으로 얘기들을 한다. 많이 바뀌고 있다. 죽어 있던 동네가 이제야 움직인다.”며 웃었다. 금곡작은도서관은 앞으로 사회적 기업으로의 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장 대표는 “봉사·관광·학습, 이 세 가지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촌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도 제공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족들이 텃밭을 가꾸는 들에서 농촌체험도 하고, 예술인들이 공방을 만들어 자기계발도 하며, 주변 장애인학교인 새얼학교에서 봉사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얻는 보람이 무엇인지 묻자 장 대표는 아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들이 정말 달라졌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되살아난 풍류의 길/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되살아난 풍류의 길/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지난달 전통문화계에 참신한 ‘풍류의 물결’이 일었다. 진원지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에서 진행된 춤강좌 ‘풍류와 화류 사이의 인문학’과 문화답사 ‘풍류로드’였다. 이 둘은 ‘따로 또 같이’ 이뤄졌다. ‘풍류와 화류 사이의 인문학’은 4월 ‘공연 같은 강좌, 강좌 같은 공연’이란 부제를 달고 한국문화의집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풍류와 화류 사이의 인문학’이란 이름에 끌려서인지, 자칭 ‘난장 최고의 입담’이라는 진옥섭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이 직접 쓴 ‘전날의 전설을 접고 깊이 숨은 초야의 명인들, 그 혁혁한 무공(舞功)을 찾아 나선 최고의 무용담’ ‘춤의 뼈 새겨내는 가공할 언어의 액션’이란 카피에 혹해서인지 수강생이 몰렸다. 전주와 강릉 등 각 지역 춤꾼들이 찾아들었다. 출판인도, 고음반 수집가도 발품을 팔았다. 교수도, 시인도, 금융인도 경청하며 ‘눈춤’을 췄다.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도 몇 좌석을 메웠다. 강좌는 지난달 매주 월요일 4회에 걸쳐 이어졌다. 춤의 노름마치를 찾아서-춤판·탈판·굿판·소리판을 전전하며 기생·광대·한량을 만나 고수 중의 고수를 찾는 자전적 춤 이야기. 풍류 사내들의 춤 이력과 이면사 등 우리 춤꾼에 대한 이야기가 좌중을 휘어잡았다. 추임새가 여기저기에서 피어났다. 어깨가 들썩거렸고 무릎장단이 즉흥으로 나왔다. 흥이 절로 났고 흥은 결이 되어 풍류가 일었다. 이 분위기는 제2탄 ‘풍류로드’로 이어졌다. 강연장(공연장)에서 보고 들었던 예인들의 자취와 흔적을 만나러 가는 나들이 길이었다. 4월 16~17일 1박2일 일정에 60명이 나섰다. 우리 문화계에서 처음 시도된, 전통예인의 자취를 찾아가는 무형문화유산 답사였다. 답사 길의 징검돌은 예인의 자취와 흔적만이 아니었다. 예인들이 풀어 놓은 즉석의 소리, 춤사위, 장구 장단이 징검돌로 얹어지며 감동을 더했다. 행선지는 ‘바람 같고 구름 같은 풍류객의 모임 터’였던 충남 내포 땅과 전북 군산 소화권번(예기 관리사무소), 조선시대부터 시인 묵객과 소리꾼들이 넘나들었던 전남 담양 지실초당이었다. 내포 땅 서산에선 풍류음악과 가야금 병창의 명인 심정순(1873~1937) 일가의 예술혼에 젖어 심화영의 중고제 판소리 ‘쑥대머리’를 축음기로 듣고 그의 승무를 외손녀 이애리의 춤사위로 현장에서 맛봤다. 심정순 일가는 가야금 명인 명창인 아들 심재덕(1899~1967), 충남도 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이자 명창인 딸 심화영(1923~2009)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가수 심수봉은 심재덕의 딸이다. 한국 춤의 전설 한성준의 생가 터가 있는 홍성에선 이 지역 결성농요 보유자(충남무형문화재 보유자 20호)들이 농요를 직접 부르며 답사객 60명을 ‘풍류객’으로 맞아 잔치를 벌였다. 답사 길은 일제 강점기 소화권번이 있던 군산으로 이어져 예기들의 무대였던 요릿집 명월관·은정 터, 일본인 히로스가 살았던 가옥으로 옮겼다. 그 사이 젊은 소리꾼이 고수도 없이 부채 하나로 장단을 잡으며 즉석 무대를 꾸몄다. ‘풍류와 화류’ 사이를 오갔던 소화권번에서 소리와 춤을 익힌 민살풀이춤 명인 장금도(83) 선생도 젊은 풍류객들의 장구와 가야금·해금·대금 장단에 맞춰 민살풀이춤과 육자배기 한 자락을 풀어냈다. 조선 후기 호남지방 시인 묵객 송강 정철, 하서 김인후, 소쇄공 양산보와 근·현대 소리꾼 명창 박동실·김소희·임춘앵·한승호 등이 머물던 한국 최고의 정원 담양 소쇄원과 지실초당, 호남우도농악의 산실 담양 봉산에서 4월의 ‘풍류의 물결’은 갈무리되었다. 한 시대 예술의 양식을 열고 전승했던 풍류객과 후손은 세월의 무게에 시나브로 휩쓸려 간데없고 그 삶의 길목엔 외로운 혼만 떠돌지만 그날 답사 길은 지친 일상의 생채기를 치유하는 ‘꿈길’이었다. 각색된 공연이 아니라 즉흥의 난장 예술이 펼쳐진 길, 출연자의 겉모습이 아니라 평생 숨어 살던 예인의 가슴이 아련해지는 길, 예인의 숨결을 껍데기만 둘러보는 게 아니라 속살을 만져 본 풍류의 길이었다. 이처럼 우리 전통예술(인)의 속살을 살려내고 드러내 보이며 바쁜 일상을 어루만지는 예술의 방식이 우리의 구체적 삶 속으로 찾아든다면 그게 바로 이 시대의 풍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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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국장급 전보 △재정정책국 성과관리심의관 이태성△공공정책국 공공혁신기획관 노형욱 ■경찰청 ◇총경급 전보 △광주청 정보과장 양성진△광주 동부서장 전준호△전남청 청문감사담당관 한재숙△전남 화순서장 윤명성 ■소방방재청 ◇일반직 고위공무원 승진 △방재관리국장 김계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연구개발조정국장 유용섭△성과관리〃 박구선△홍보협력담당관 제해치<과장>△과학기술전략 임영모△미래성장조정 박현민△생명복지조정 이용석△성과관리 손석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본부장 정준기△미래정책부장 박홍석 ■LIG투자증권 ◇신규선임 △채권영업팀장 유태규 ■DGB금융지주·대구은행 ◇DGB금융지주 <부사장>△대은경제연구소장(은행 수석부행장 겸임) 진병용△경영기획본부장(은행 부행장 겸임) 서정원△리스크관리본부장(〃) 신덕열◇부서장△준법지원부장 손기일△비서실장(은행 비서실장 겸임) 정찬우△전략기획부장 성무용△홍보부장(은행 홍보부장 겸임) 박명흠△검사팀장 윤영호△경영관리부장 이근호△리스크관리부장(은행 리스크관리부장 겸임) 김원태◇대구은행 <부점장>△대곡지점장 김종식△인사부장 오동수△구미영업부장 김경환△팔달영업부 개인지점장 박주엽△시지〃 김윤국△구미영업부 기업〃 정석호 ■전원산업 ◇승진 △호텔리츠칼튼서울 전무 전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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