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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모은 동전으로 아픈 친구 도울래요

    내가 모은 동전으로 아픈 친구 도울래요

    어린이집 원아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 아픈 친구들을 돕는 데 쓰여진다. 서울 강서구는 22일 오후 4시 30분 구청 지하상황실에서 지역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185곳의 원아 6000여명이 모은 6000여개의 사랑의 저금통을 전달 받는다고 21일 밝혔다. 이 저금통은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어린이집 원아들이 모은 동전으로 어린이집 원장과 원아, 학부모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봉된다. 또 행사에서는 ‘나눔 사랑’ 발레, 위기탈출 무용 공연과 어려운 친구들에게 전하는 희망메시지 등 부대 행사도 열린다. 저금통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구에 지정 기탁된다. 구는 어린이집 원장들과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와 저소득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지난해에도 사랑의 저금통 모으기 사업을 통해 조성된 2600만원을 소아당뇨 판정을 받은 아이들과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전달했다”면서 “어린이들에게 저축하는 습관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 주는 뜻깊은 행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탈린에서 생긴 일/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탈린에서 생긴 일/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말에 에스토니아 탈린을 다녀왔다. 헬싱키에서 지척인 에스토니아는 1991년 구 러시아에서 독립한 후 2004년 유럽연합에, 2011년 유로존에 가입하였으니 구 러시아 국가 중 가장 안정을 이루었다는 평가이다. 북유럽의 긴긴 겨울밤에 할 일을 찾아 영화산업을 키우고 영화제를 열게 되었다는데, 오후 4시면 삽시간에 어둠이 덮쳤다. 그래서 탈린영화제의 별칭은 ‘칠흑영화제’(Black Nights Film Festival)이고 참석자는 그 명칭에 단박 공감한다. 인구 40만인 수도 탈린에는 널린 게 공연장이다. 구 러시아 시절인 1988년, 체제에 대항하고자 30만명이 함께 어울려 민족가요 ‘해방의 노래’를 합창하였다는 언덕에서는 감전된 듯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유네스코는 탈린시가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독립운동 수단이었던 합창(choir singing)을 따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고 한다. 이 나라 저 나라 영화전문가들과 어울려 라운드테이블을 마치니, 영화제 디렉터가 따로 저녁 약속을 잡자고 졸랐다. 프랑스대사관이 주최한 파티 도중에 혼자 인근 레스토랑으로 이끌렸다. 40대 초반의 깔끔한 양반이 내민 명함에는 ‘문화부 차관’이라 찍혔고, 함께 온 할머니는 국립영화학교장이었다. 문화부차관은 이미 한국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서 2주간 머물렀다며, 지독한 교육열과 새벽까지 이어지는 교통 혼잡을 신기해하였다. 일본은 정체되었고, 중국은 공산당이 움직이므로(이 사람들, 공산당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하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파트너로 찍었고,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와 교류하고자 정부 예산으로 당신을 초청하였노라고 설명하였다. 약간 으스대고 싶어 2012년에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우리 영화가 두 편이라고 자랑하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를 인근 국가 라트비아에서 촬영한 점을 아쉬워하기에, 발틱국가에 첫발을 디딘 우리 영화가 ‘마이웨이’이고, 아마도 곧 다른 우리 제작진이 에스토니아에서도 촬영을 하지 않겠느냐고 달랬다. 국립영화학교장이 새 건물로 이사한 영화학교를 자랑하고 싶어 하는 눈치라 다음 날은 예정에 없이 영화학교를 방문하였다. 국내 영화계에서 동네북인 ‘영화진흥위원회’의 보잘것없는 위원이 해외에서 환대받는다는 느낌은 묘했다. 하기야 지원기관은 항상 비난받기 마련이다. 지원금을 주지 않으면 안 주었다고, 조금 주면 조금 주었다고, 많이 주면 왜 더 많이 주지 않느냐고-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않는다-따진다. 그래서 영화진흥위원회 직원들에게는 그것이 지원기관의 운명이니, ‘이것밖에 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고개를 조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순수예술에서건 대중예술에서건 바깥 세계가 보는 우리나라의 위상은 이제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 유명 음악제는 한국 학생들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고, 신체 조건으로 넘보지 못하던 공연예술에서도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다. 남미·유럽 공연을 다녀온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공연이 끝나도 떠나지 않으려는 관객들 때문에 힘들었노라고 뿌듯해하였다. 얼마 전 인하대학교가 주최한 지적재산권 국제회의에서 저녁 식사 테이블의 주제는 단연 싸이의 말춤이었다.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날아온 변호사 부부는 손자가 사 오라고 한 ‘싸이 양말’을 찾아야 한다고 조바심하였다. 미국 영화시장의 장삿속이 작용했다 하더라도 배두나, 이병헌에 대한 할리우드의 러브콜은 그 자체로 우리 영화산업의 성장을 말해준다. 탈린영화제에서 만난 외국 영화인들은 어렵게 ‘김기덕’, ‘임권택’을 발음하며 우리 감독들의 작품을 조목조목 짚었다. 우리 영화아카데미와 학생 교류를 희망하고, 우리 영화진흥 제도를 수입하겠다고 덤볐다. 국회의원이 떼거리로 세제 연구를 위해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탈린에서 겪었던 일이 아련히 떠올랐다. 지구촌에서 한국의 책임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는데, 우리 사회 일부 구성원의 행태는 새털처럼 경망스럽고 ‘70년대 스타일’로 촌티 넘친다.
  • 문화 공연이 어렵다? 해설 곁들이니 쉽다!

    문화 공연이 어렵다? 해설 곁들이니 쉽다!

    음악이나 무용이 어렵게 느껴질 때 ‘해설이 있는’ 공연을 선택해 보면 어떨까. 국립단체나 각 지역 공연장에서는 ‘해설이 있는 공연’을 다양하게 준비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4월까지 매월 세 번째 화요일에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왼쪽)를 연다. 1997년 국립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국립발레단의 ‘해설 발레’는 그동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려졌다가 다시 국립극장으로 돌아왔다. 1월 ‘낭만발레’를 시작으로 ‘클래식 발레’(2, 3월), 발레 스타들이 꾸미는 ‘올스타 갈라’(4월), 현대발레를 보여주는 ‘20세기 발레’(5월), 한국 발레의 오늘을 느낄 수 있는 ‘창작발레’(6월)를 주제로 잡았다. 4월까지는 달오름극장에서, 5월과 6월은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2만원. (02)587-6181.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는 ‘겨울방학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가 준비돼 있다. 20일에는 이니스 앙상블이 ‘마음을 울리는 앙상블 이야기’라는 주제로 모차르트 피아노4중주 1번, 베토벤 현악4중주 11번, 슈베르트 현악4중주 14번을 연주했다. 오는 27일에는 코리아솔로이츠 오케스트라가 박인욱의 지휘로 모차르트, 쇼팽, 차이콥스키 등의 피아노협주곡으로 구성한 ‘다양한 선율의 콘체르토 여행’을 떠난다. 1만~2만원. (02)586-0945. 용인문화재단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에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 여성회관 작은어울마당에서 ‘화요음악살롱’을 진행한다. 음악 이야기를 하고 연주 영상을 감상하는 화요음악살롱에서는 류태형(클래식), 황덕호(재즈), 임진모(대중음악), 박제성(오페라) 등 각 장르에서 활약하는 칼럼니스트가 흥미진진하고 명쾌한 해설을 덧댄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재단 홈페이지(www.yi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5000원. (031)260-3355.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는 ‘해설이 어우러진 청소년 음악회’가 열린다. 파곳(바순처럼 생긴 독일식 악기)을 위한 협주곡을 다양하게 만든 비발디의 음악을 조명하는 ‘파곳을 사랑한 비발디’(오른쪽) 네 번째 시간이다. 비발디가 쓴 400여개 협주곡 중 파곳 협주곡이 37곡에 이른다. 이 시간에는 이 중 5개 협주곡을 들려주고 파곳과 다양한 현악기, 악기 편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1만~2만원. (02)581-5404.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명문대생 1000여명 휴대전화 판매보조금 가로챈 30대 자살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4일 낮 12시 20분쯤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 권모(35)씨가 연탄불을 피워 놓고 숨져 있다는 신고를 주민으로부터 접수했다고 18일 밝혔다. 권씨는 학습상담 업체에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명문대 학생들을 학습 멘토를 하는 아르바이트생으로 모집, 스마트폰을 개통하게 한 뒤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판매 보조금(리베이트)을 챙겨 달아난 혐의를 받아 왔다. 권씨는 “전화상담을 하려면 업무용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며 “본인 명의로 개통하되 휴대전화 요금과 기기값은 모두 입금해 주겠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은 휴대전화 구입비 80만~90만원뿐만 아니라 월 12만원의 월급까지 들어오지 않아 100여만원의 손해를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차 안에서는 권씨가 작성한 A4 용지 한 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여기에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버텨 보려고 했는데 힘들어서 그만둬야겠다”라고 적혀 있었다. 앞서 피해 학생들은 지난 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권씨 등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으며 피해자가 1000여명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청정자연·문화의 만남… 강릉 ‘힐링관광 1번지’ 부상

    숲·바다·호수를 간직한 강원 강릉이 청정자연과 문화를 접목한 ‘힐링(치유)관광 1번지’로 자리잡고있다. 16일 강릉시에 따르면 지난해 발족한 강릉문화재단 강원마음치유의료관광사업단을 중심으로 음악과 미술, 문학, 영상, 허브아로마, 식이요법 등의 프로그램과 지역 문화를 접목한 마음치유형 의료관광 사업을 전개하면서 국내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힐링관광이 급부상하고 있다. 강릉문화재단은 지식경제부와 강원도 광역경제권선도사업단의 강원도형 의료관광 건강상품개발 공모과제에 선정돼 지난해 6월 강원마음치유의료관광사업단을 발족했다. 최근에는 ‘영화 내가 고백을 하면과 함께 하는 강릉 커피 아로마 힐링 캠프’가 열려 참석자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참석자들은 솔밭길 걸으며 명상하기, 한옥에서 자연음악테라피, 커피농장 커피콩볶기, 전통밥상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 또 그동안 중국과 몽골, 일본, 러시아 등 300여명의 외국 의료관광객들이 강릉을 찾아 국악과 무용, 춤, 테라피, 한옥체험 등의 힐링 의료관광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OTB방송국은 지난해 연말 강릉의 설원과 바다, 자연풍경 등을 촬영해 현지에서 다큐멘터리 형태로 방영될 예정이어서 러시아 관광객들이 더 몰려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강릉이 힐링 관광지로 인기를 끄는 것은 산과 바다, 호수, 소나무 등 천혜 자연환경과 문화재, 커피 등의 다양한 관광컨텐츠들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덕 강릉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지역의 문화·예술이 접목된 치유프로그램이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대안프로그램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러시아, 몽골, 하와이 등과 의료관광교류협력을 진행하고 소리명상투어, 미술·음악치유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실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기고] 미래창조과학부, 5년간 무슨 일 해야하나/이종열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

    [기고] 미래창조과학부, 5년간 무슨 일 해야하나/이종열 인천대 행정학과 교수

    대선이 끝난 지 2개월째다. 가장 큰 이슈는 조직개편이다. 대통령 당선인이 5년간 국민과 약속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첫 그림이 정부조직이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는 15일 정부조직안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조직은 미래창조과학부인 듯싶다. 미래·창조·과학이라는 핵심 단어가 모두 들어가 있는 부처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무엇을 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해야 하는가. 답은 당초 새누리당에서 발표한 대선 공약자료에 있다. 공약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부처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행복기술과 정보통신의 혁신을 통해 이루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 부처인지는 명확하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국민행복기술을 집중 육성하고 정보통신기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키는 업무를 맡는 것이다. 물론 국민행복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행복기술 분야는 의외로 우리가 잘 아는 6T(바이오(BT), 환경(ET), 나노(NT), 우주(ST), 정보통신(IT), 콘텐츠(CT))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신약 등과 유관한 바이오기술, 에너지·기후변화·환경오염 등에 대비하는 환경기술, 생활 속 신소재와 관련된 나노기술, 인공위성을 통한 정보 제공 등의 우주기술, 인터넷·스마트폰 등의 정보통신기술, 영상·게임 등의 콘텐츠기술이야말로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핵심기술이 발전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국민행복기술을 모든 국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기제도 필요하다. 대중화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탓이다. 모든 국민에게 확산시킬 수 있는 기술분야가 바로 정보통신이다. 정보통신기술을 모든 기술 분야의 인프라라고 일컫는 이유다. 나아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과학과 산업 간의 연계가 중요하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사업화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런 업무를 한다면 다른 부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지식경제부는 에너지업무와 통상업무를 강화하고,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교육을 포함한 학교교육과 함께 기초연구를 담당하고, 중소기업청은 창업을 담당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실현을 지원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실패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 부처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명확한 조직목표와 적절한 업무의 성격 및 양이 부여돼야 한다. 창조경제 실현이 미래창조과학부의 목표라면 국민행복기술을 집중 육성하는 일과 개발된 성과를 정보통신의 혁신적인 발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대중화시키는 일, 이 두 가지 일을 핵심기능으로 경계를 지을 필요가 있다. 미래를 위해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할 부처에 일상적인 집행업무까지 이관시켜 몸집을 키워서는 제 갈 길을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 “月지급 ELS 추천…금융소득 집중 피하라”

    “세금 회피용 차명계좌는 이제 무용지물입니다. 올해부터 상속증여세 관련 법규도 강화돼 과거 자녀 명의 차명계좌에 대해 증여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내 계좌라고 입증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걸리게 됩니다.”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고액 자산가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실제로 연봉 1억원에 금융 소득이 4000만원인 고액자산가는 올해 400여만원의 세금을 더 낼 전망이다. 저금리 시대에 ‘세금폭탄’까지 맞게 된 셈이다. 이 같은 까닭에 10일 IBK투자증권 경기 성남시 분당지점에서 열린 ‘2013년 달라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처법’ 세미나엔 고액 자산가들로 북적였다. 증여세에 대한 관심이 유독 많았다. 증여세 포괄주의가 강화돼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 목적으로 만든 자식 명의 차명계좌에 증여세 적용이 엄격해졌다. 차명계좌에 넣은 원금에다 불어난 이자에 대해 증여세로 내야하고 내 계좌임을 입증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황철중 IBK투자증권 세무사는 “앞으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만들어도 소용없다”고 강조했다. 설명은 합법적으로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방법으로 이어졌다. 우선 금융 소득의 지급 시기를 조절해 금융 소득이 한 해에 몰리는 것을 피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월 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했다. 황 세무사는 “월 지급식 ELS 상품 자체는 절세 혜택이 없지만 매달 배당금이 지급돼 금융 소득이 한 해에 집중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생한 소득에 부과된다.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우자 6억원, 성인 자녀 3000만원, 미성년 자녀 1500만원까지 증여재산에 대한 세금이 면제된다. 단 10년 합산금액이다. 황 세무사는 “ELS는 가입 및 보유기간에 관계 없이 수익을 얻는 보유자에게 세금이 부과된다”며 “배우자나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해 두면 금융 소득이 2000만원 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절세 상품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가연동국채가 대표적이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 상승에 따른 원금 상승분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내년 말까지 받을 수 있다. 황 세무사는 “강화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는 고객은 기존 금융상품에서 물가연동국채로 갈아타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것도 좋은 절세법”이라고 제언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덕수궁 앞 해고 노동자 “국정조사·정리해고 문제 회피용 꼼수”

    덕수궁 앞 해고 노동자 “국정조사·정리해고 문제 회피용 꼼수”

    쌍용차 노사가 455명의 무급휴직자를 3월 1일부터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복직 조건과 절차, 생산라인 운영방안 및 라인배치 근무인원 등에 대해선 2월 초까지 노사 실무협의를 걸쳐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리해고자 복직문제 등 서울 덕수궁 앞에서 시위 중인, 해고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와의 견해 차이를 해소하지 않는 한 쌍용차 사태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복직 조치에 대해 일반 노조원들이 주축인 쌍용차 노조는 환영하고 있다. 이규백 쌍용차노조 교육선전실장은 10일 “사회적인 문제로 부상한 쌍용차 문제에 대해 사측이 도의적 책임감을 갖고 순차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서 “단순히 생산량 차원이 아니라 이제는 무급휴직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회사 내에서 조성됐기 때문에 이 같은 결론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시장의 4% 정도 밖에 점유하지 못하고 있는 쌍용차를 곱지 않은 시선이 아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휴직자와 퇴직자 복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경영정상화를 통해 퇴직자 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체력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현재 진행 중인 신차 프로젝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 퇴직자 등에 대한 복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면서 “생산량이 지금보다 2배만 늘어나도 고용창출 효과가 엄청난 만큼, 경영정상화에 주력한 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의) 차이와 갈등을 좁혀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울 덕수궁 앞에서 시위 중인, 해고 노동자들이 주축인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기획실장은 “늦었지만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는 일단 환영한다”면서도 “국정 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무직휴급자 복직 합의를 이뤘다는 건 국정조사 무용론을 주장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서의 활용이 아닌가 싶다. 이는 쌍용차 문제 해결에 있어 큰 오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실장은 “쌍용차 문제의 핵심은 부당한 정리해고”라면서 “(이번 노사합의는)부당한 정리해고 문제를 무급휴직자 문제로 비켜가려는 꼼수 의도가 엿보인다. ‘무급휴직자 복직 합의’라는 성과에 대한 평가는 평가대로 하되 국정조사 준비,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 등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노사가 희망퇴직(1904명), 무급휴직(455명), 분사(83명) 등에 합의할 때 이를 거부해 정리 및 징계해고 당한 203명으로 구성됐다. 30여명이 활동 중이다. 정치권도 쌍용차 사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일치된 해법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줄기차게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실시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455명 복직은) 이미 노사 간에 합의돼 있던 내용을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부당한 정리해고를 당한 159명, 회계조작, 기획부도, 무리한 공권력 투입에 의한 노조 탄압 문제 등은 여전히 (국정조사 대상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무급 휴직자 455명에 대한 복직을 환영한다”면서 “쌍용차 이유일 대표이사는 국정조사를 즉각 중단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서울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서울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北 김책공대 교수 “인터넷 확산 시간문제”

    북한의 정보기술(IT) 전문가인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가 북한 내 인터넷 사용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인사가 공개적으로 인터넷 개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북한이 극도로 제한해온 주민들의 인터넷 접속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8일 김책공대 교수인 류순렬 전자도서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류 관장은 “우리는 곧 인터넷에 접속하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북한은 모든 교실과 직장에서 컴퓨터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 관장은 북한에서 사무용 컴퓨터를 처음 개발한 인물로 알려졌다. 김책공대 정보과학기술대학 학장, 정보과학기술대학 프로그램센터 소장, 컴퓨터과학대학 학장 등을 역임한 뒤 이 대학 전자도서관 관장을 맡고 있다. 한편 AP통신은 현재 김책공대를 비롯해 평양과기대, 인민대학습당 등에서 학생들이 엄격한 감시 아래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의 주민은 ‘웹서핑’을 경험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산업인력공단 ‘종이 없는 사무실’ 시스템 구축하기로

    산업인력공단 ‘종이 없는 사무실’ 시스템 구축하기로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은 업무 효율성과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단 본부에서 처음 시도한 ‘종이 없는 회의’ 모습. 업무용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각 부서별로 올해 업무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제공
  • 할인 가능한데 굳이 정가구입 ‘수상한 포돌이’

    통합 112신고 시스템 표준화 개선 사업의 하나로 순찰차에 태블릿PC 보급을 계획 중인 경찰이 일반적인 할인가를 포기하고 굳이 제값을 주겠다고 나섰다. 지난 1일 통과된 예산안대로 사업비가 집행되면 세금 6억 4000만원이 낭비된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모바일 신고 시스템 구축 사업에 24억 4700만원을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대당 75만원짜리 삼성전자의 태블릿PC 2448대를 구입하는 비용(18억 3600만원)과 기타 부대비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모바일 신고 시스템이란 순찰차와 112 신고 센터가 태블릿PC를 통해 현장 사진과 신고 음성 녹취 파일 등을 신속히 주고 받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오원춘 사건’ 등 범죄 신고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이 추진됐다. 경찰은 이렇게 구입한 태블릿PC를 운영 중인 순찰차 3644대 중 2448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예산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행정안전위로부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태블릿PC 구입 시 약정할인을 받을 수 있음에도 모두 제값을 주기로 한 계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예산안은 그대로 통과됐다. 경찰이 구입하기로 한 삼성 갤럭시탭은 대당 가격이 75만원이지만 현재 2년 약정 할인을 받으면 48만 7400원에 살 수 있다. 경찰 계획대로 2448대를 살 경우 6억 4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 할인 가격을 적용하면 통신 요금 3만 1000원을 감안해도 계획보다 1107대 더 많은 3555대까지 구입할 수 있다. 치안 수요에 따라 1급지 순찰차 2458대에만 일부 보급 예정이었던 것을 2급지(538대)와 3급지(648대)로도 확대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사의 계약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아 출고가를 기준으로 예산을 책정할 수밖에 없었고 국회에서도 이를 인정해 예산을 다 통과시켜준 것”이라면서 “가격의 유동성을 감안해 갤럭시 노트나 옵티머스 패드 같은 다른 기종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 추가적인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그동안 경찰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해왔던 관행과도 맞지 않는다. 경찰은 80만원대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구입하면서 2년 약정 계약을 통해 따로 기기값을 내지 않고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MB정부 대북 지원금 16억 8000만달러

    이명박 정부 들어 5년간 대북 지원 및 경협 규모가 노무현 정부에 비해 38%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특히 ‘퍼주기’로 무마했던 과거 정권과 달리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욕적 평화’에서 한반도 평화 결정권과 남북관계 주도권을 회복하며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했다고 자평했다. 청와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명박 정부 국정성과’를 7개 분야에서 40대 과제로 선정, 발표했다. 청와대는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성과로 꼽으며 참여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데 안보정책의 역점을 두고 현금 15억 7000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44억 7000만 달러 상당의 대북지원을 제공했지만, 북한은 1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40차례나 침범해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무용함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현금 9억 7000만 달러를 포함해 5년간 참여정부의 38%에 불과한 16억 800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현 정권에서 벌어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단돈 만원의 신년음악회

    새해 문화나들이를 활기찬 신년음악회로 시작해보자. 지역 공연장에서 준비한 공연은 저렴하기까지 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은 9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에서 전통음악으로 장식한 신년음악회 ‘기운생동(氣運生動)’을 마련했다. 연출을 맡은 윤중강 국악평론가는 서울의 사계절을 전통예술의 歌(가), 舞(무), 樂(악), 戱(희)로 표현해 새해의 희망찬 기운을 전달한다.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 다섯마당 하이라이트, 조창훈 명인의 대금 독주, 남사당줄꾼 권원태 명인의 줄타기, 이애주 명무의 태평춤까지 전통예술의 진수를 한 자리에서 만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대취타’와 ‘아리랑 환상곡’(최성환 작곡), 서울시무용단의 ‘태평성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동요 등도 준비했다. 1만~5만원. (02)399-1114. 서울 강북구 번동 꿈의숲아트센터에서는 12~13일에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12일 오후 6시에는 지휘자 김남윤이 이끄는 W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 서활란, 테너 류정필, 바리톤 김진추가 무대에 오른다.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등 친숙한 오페라 음악을 들려준다. 13일 오후 4시에는 강북구립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 브람스 ‘헝가리안 댄스 5번’, 하이든 플루트 협주곡 등 정통 클래식곡을 연주한다. 2000원~1만원. (02)2289-5401. 대구시향은 11일 오후 7시 30분 달서구 성당동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왈츠와 폴카로 장식한 신년음악회를 연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 ‘안넨 폴카’와 ‘트리치-트라치’, 차이콥스키 ‘호두까기인형’ 모음곡 중 ‘꽃의 왈츠’ 등을 준비했다. 상임지휘자 곽승, 소프라노 이윤경과 테너 강현수가 참여한다. 1만원. (053)606-6313~4.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은 대전시향과 11일 오후 7시 30분에 아트홀에서 신년음악회를 꾸민다. 레하르의 ‘유쾌한 미망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박쥐’ 서곡 등 힘이 넘치는 음악을 선사한다. 1만~5만원. (042)610-2222.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은 12일 오후 5시 크로스오버 음악가 양방언의 신년음악회 ‘더 퍼스트 에볼루션 2013’을 연다. 양방언은 이날 음악회에서 그가 작곡한 게임 주제곡을 처음 선보이고, 2002 부산아시안게임 주제곡 ‘프론티어’, 1997년에 발표한 ‘윙스 오브 미라지’ 등을 선사한다. 5만~8만원. (031)260-3355.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부츠·스키니진… 바흐에 맞춰 춤춘다고 피아니스트의 열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부츠·스키니진… 바흐에 맞춰 춤춘다고 피아니스트의 열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다섯 살 때쯤이었다. 꼬마는 교회에서 듣고 온 찬송가 멜로디를 집에 있던 피아노로 고스란히 재현했다. 음악학원을 운영하던 엄마는 아들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봤다. 4년 뒤, 꼬마를 뒷바라지하고자 온 가족이 미국 이민을 떠났다. 엄마의 선택이 옳았음은 곧 증명됐다. 뉴욕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영아티스트콩쿠르에서 최연소(만 10세)로 우승했다. 매니지먼트회사 IMG는 소년이 러시아의 천재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처럼 될 걸 기대하고 냉큼 계약했다. IMG 역사상 최연소 아티스트가 됐다. 여기까지가 ‘클래식 아이돌’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지용(22)의 1막이다. 마냥 행복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이것저것 경험하고, 적성을 탐색한 끝에 들어선 길이 아니었다. “미국에선 엄마랑 늘 싸웠어요. 예컨대 농구도 잘할 수 있는데 엄마는 손 다친다고 못하게 했죠. 반항한다고 농구팀 들어갔다가 손가락을 접질린 채 리사이틀을 하기도 했어요. 어렸을 땐 팝 음악가처럼 화려한 삶도 꿈꿨던 것 같아요. 한때는 나쁜 길(?)로 접어든 적도 있고…. 흐흐흐.” 어린 나이에 거대 매니지먼트 회사의 소속원이 된 것도 양날의 칼이었다. “회사에서는 유명 피아니스트들이 가는 길을 그대로 걷길 원했어요. 콩쿠르도 적당히 나가고, 원하지 않는 지휘자(혹은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하면서 커리어를 쌓기를 바랐죠. 2009년 IMG에서 잘릴(계약해지를 ‘잘렸다’라고 표현했다) 때쯤 연주는 물론 클래식에 대한 흥미를 잃었답니다.” 한 달쯤 피아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2009년 미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했지만 1년간 휴학했다. 뭐가 그토록 혹독한 통과의례에 들게 한 걸까. “알면 그 지경까지 안 갔겠죠”라며 웃었다. 이어 “IMG에 있을 때도, 나오고 나서도 힘들었다. 돌이켜 보면 그때가 가장 좋았다. 나에 대해 많이 배우고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방황은 끝났지만, 자신을 돌이켜 보는 ‘솔 서칭’(soul searching)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정신력이 강해야, 나만의 목소리가 있어야 살아남고, 다른 사람도 날 존중하고 건드리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래 연주자들과 ‘앙상블 디토’ 활동, 발레나 현대무용과의 협업, 비주얼프로젝트 등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면서 잃었던 열정을 되찾았다. 본인 의지로 피아니스트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지난해 초였다고 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3~4년간 날 괴롭히던 회의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자신을 위해 이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기가 생기면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 같다. 결혼을 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아기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지용에 대한 편견(혹은 선입관)은 남아 있지 않았다. 무대에서 턱시도 대신 부츠에 스키니진을 입고, 패션잡지 화보 촬영을 한 것은 물론 자신이 연주한 바흐의 샤콘에 맞춰 웃옷을 벗은 채 격렬한 춤사위를 선보인 뮤직비디오를 발표하는 등 파격 행보를 벌인 ‘클래식의 아이돌’이라고 평가절하했던 게 미안했다. 지용은 “세상이 날 어떻게 보고 평가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매번 증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겉모습이나 퍼포먼스 때문에 낮춰 본다면 어쩔 수 없다. 나에겐 음악이 최우선이고 다른 일들은 재미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재밌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음악을 사랑했던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미니 앨범 ‘바흐 엑시비션’을 내놓은 지용은 이번에 리사이틀을 연다. 동자승처럼 파르라니 깎은 헤어스타일을 보는 건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다. 12일 고양 아람누리에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바흐의 샤콘과 파르티타,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브람스의 ‘인터메조’ 등을 들려준다. 1577-5266.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파나소닉 “脫 TV”…샤프 “1조 2000억 증자”

    파나소닉 “脫 TV”…샤프 “1조 2000억 증자”

    기로에 놓인 일본 전자산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구조조정 등을 통한 대대적인 활로 찾기에 나섰다.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인 셈이다. 세계적인 TV업체 파나소닉은 ‘탈(脫)텔레비전’을 선언한다. 쓰가 가즈히로 사장이 오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인터내셔널 CES’에 참석해 업무용 대형 디스플레이 등 기업 대상 사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발표키로 했다. 거액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는 슬림형 TV에서 손을 뗀다는 뜻이다. 파나소닉은 5년 전인 2008년 CES에 참석해 플라스마(PDP) 텔레비전의 장래성을 강조했지만 플라스마가 액정디스플레이(LCD)와의 싸움에서 패하며 경쟁력을 잃었다. 실적 악화로 위기에 처한 샤프는 주 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 등과 1000억엔(약 1조 2000억원) 이상의 증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조 2000억엔에 이르는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샤프는 조달한 자금으로 자기자본비율을 최소한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차세대 액정사업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이르면 오는 4월부터 현행 상품 분야별 16개 사업본부를 없애는 대신 3∼4개 사내 벤처를 만들기로 했다. 사내 벤처에 독자적인 인사권과 상품개발권을 줘 의사결정 시간을 줄이고 독립채산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샤프는 이미 TV 사업 부문을 포기하고 중소형 액정 패널을 특화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차원에서 타이완의 훙하이(鴻海)정밀공업과 멕시코 및 중국 난징(南京), 말레이시아의 TV 조립 공장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이탈리아에서 태양전지를 생산하고 있는 합병 회사의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등 태양전지 사업에서도 철수키로 했다. 샤프는 TV 사업 실패 등으로 실적이 악화돼 2012 회계연도에 역대 최대 규모인 4500억엔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600억엔의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일본 전자산업 추락의 상징이 됐던 소니는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이어 새해에도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디지털 이미징, 게임, 모바일 3가지 중점 분야에 내시경 등 의료 분야를 추가해 4대 분야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도시바는 TV 사업 부문 합리화와 신사업 강화라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내 TV 생산을 중단하고 해외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액정TV 모델 수를 60% 축소하고 조달 대상 패널을 54%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긴급점검 무상보육시대] (상) 웃기는커녕 뿔난 부모들

    [긴급점검 무상보육시대] (상) 웃기는커녕 뿔난 부모들

    지난해 2월 쌍둥이 딸을 낳은 권정민(29)씨는 다음 달 회사 복귀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큰딸은 서울 마포구 S구립 어린이집 입학이 확정됐지만, 함께 신청한 둘째 딸은 대기번호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권씨는 2일 “0~1세 통합반의 경우 구립어린이집 정원이 8명이라 대기번호를 받아도 무용지물”이라면서 “할 수 없이 둘째 딸은 도우미를 고용해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3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정부의 보편 무상보육 정책에 따라 만 1세인 권씨의 큰딸은 가정바우처 34만 7000원을 지원받게 된다. 둘째 딸은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20만원의 양육보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하지만 권씨는 둘째 딸 가정 보육 도우미 고용비로 한 달에 200만원 안팎을 써야 한다. 권씨는 “무상보육이라는 말 자체가 웃긴다”면서 “진정한 무상보육을 실현하고 싶다면 국민 세금으로 확보한 세수로 몇 십만원 선심성 정책을 펼칠 게 아니라 그 돈으로 영·유아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등 시설을 더 많이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무상교육을 전면 확대하는 2013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보육가정의 불만을 모두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무상보육을 위해 올해 4조 1778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지만, 육아 부담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선심성 정책만을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씨의 경우처럼 이번 무상보육 확대로 어린이집 수요가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가정 양육수당 지원 대상에 3~5세를 추가하는 등 지원 대상을 늘림으로써 어린이집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상보육 지원 대상과 금액도 늘어난 데다 10만~20만원인 양육수당에 비해 보육비는 이보다 많은 22만~39만 4000원 선이어서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상보육 정책이 어린이집의 배만 불리는 정책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경기 파주에 거주하는 김정숙(42·여)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0만원을 들여 30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 특별 활동에 참여시키고 있다. 가계 부담을 줄이고자 어린이집 기본 수업 외에 진행되는 특별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자 어린이집 원장이 “반 아이들이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혼자만 뒤처지게 된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어린이집 보육비와 바우처는 어린이집 기본 수업료에만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각 어린이집은 기본 수업료를 통해 정부의 보조금을 챙기는 동시에 영어, 국어, 체육 활동 등을 담은 특별 활동을 개설해 뒷돈을 두둑이 챙기고 있다. 김씨는 “어린이집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별활동을 만들어 배를 불리고 있다”면서 “수업료 부담은 줄었지만, 20만원에 달하는 특별활동비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의 보육 지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방안이 약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복지예산 100조 시대가 지속 가능하려면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복지예산은 당초 정부 제출 예산안에는 97조 1000억원 규모였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102조 81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복지비 비중도 작년 28.5%였으나 올해는 전체 예산 342조원 가운데 30.1%를 차지해 30%대를 넘어섰다.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의지와 복지에 대한 사회 인식이 그만큼 무르익었다는 방증으로 평가된다. 물론 복지 예산이 늘었지만 그 혜택에서 벗어난 계층도 있을 수 있고, 경제규모에 비해 복지비 비중이 적다는 지적도 나올 법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 지출 비중이 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 예산을 무작정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경쟁력 없는 대학에도 2조 7500억원의 반값 등록금을 쏟아부을 게 아니라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정부의 반값 등록금 지원을 바라보면서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어찌할 건가. 만 0~5세 유아를 대상으로 보육시설에 보육비를 지원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 논란의 소지를 여전히 안고 있다. 아무리 복지 예산을 늘려도 빈곤층이나 소외계층에 그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복지예산 증액과 함께 복지비 전달 체계를 촘촘히 짜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과제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에 균형재정과 재원 확보 방안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복지예산이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증세 없는 복지 증대는 재정적자로 이어지고 균형재정 원칙은 한번 깨지면 복원이 어렵다. 나랏빚이 쌓이자 전문직인 약사마저 먹고살려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유럽 국가의 사례를 목도하지 않았나. 복지 재원 충당을 위해 과세 대상을 넓히거나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는 ‘간접 증세’ 방식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공산이 높다. 소득세·법인세 인상은 엄청난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은 부자 증세를 주장하고, 여당은 불황기에 증세는 기업활동 위축과 일자리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들어 부정적이다. 부가가치세 인상은 저소득층에 부담을 주는 게 문제다. 증세는 조세저항이 수반되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은 국민대타협위원회 같은 기구를 설치해 증세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모양이다. 대선이라는 특수 상황이 빚어낸 100조원 복지시대가 지속 가능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복지비는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게 거의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복지 확대가 곧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현실을 어느 선에서 수용할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 절차를 서둘러야 할 때다.
  • [정보마당] 구청소식·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중구 3~7일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에서 원어민 영어캠프를 운영한다. 대상은 중구에 주민등록을 둔 중학생 100명으로 저소득가정 학생과 선행·봉사 모범 학생들이다. 교육지원과 3396-4663. 7~11일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게 저리(연 2.8%)의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2013년 1분기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신청’을 받는다. 지역경제과 3396-5055. ●성동구 2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2시 30분까지 도선동주민센터 2층에서 ‘교과서가 보이는 시사 이슈’를 주제로 무료 논술특강을 한다. 대상은 초등학생 15명이다. 도선동 주민센터 2286-7203. 성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9일까지 다문화가족 상담과 취업 상담을 하는 상담종사자 1명과 한국어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교육지도사 2명을 채용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3395-9445. ●양천구 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양궁교실’ 수강생을 모집한다. 양궁교실은 안양천 궁도장(영학정)에서 5일부터 다음 달 24일 수·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문화체육과 2620-3418. 15일까지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해 활동할 ‘2013년 거리 모니터 요원’을 모집한다. 활동 우수자에게는 상·하반기 시장 표창을 수여한다. 도로과 2620-3643. ●강서구 동 주민센터와 구민회관 등 공공시설 유휴공간 39곳을 2일부터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 개방한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yeyak.seoul.go.kr)에서 예약하면 된다. 주민자치과 2600-6158. 늘푸른나무복지관은 강서구의 위탁을 받아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위해 3일까지 도서관사서보조원과 환경미화 등에서 근무할 ‘장애인복지일자리 참여자’를 모집한다. 늘푸른나무복지관 3661-3401. ●강남구 2일 본관 1층 전문가상담실에 ‘노무상담’ 코너를 개설한다. 상담은 매주 목요일 오전 10~12시다. 공인노무사로부터 임금 체불과 부당 해고 등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민원여권과 3423-5363. 2일부터 체성분과 콜레스테롤 측정 및 상담을 하는 ‘양재천 유 헬스파크’ 운영 요일을 매주 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변경한다. 양재천 유 헬스파크 센터 459-2477. ●은평구 10일까지 ‘입학사정관제’와 ‘신문활용교육(NIE)을 통한 논술 및 면접’ 무료 방학특강 수강생 20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특강은 19일 오전 10시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은평구시설관리공단 1644-0172. ●종로구 15일까지 시민이 걷기 편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거리 모니터링단’을 모집한다. 보도 환경 개선 활동에 의견을 내고 싶은 시민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12월 31일까지 활동한다. 도로과 2148-3166. 다음 달 중순까지 구기동 이북5도청 앞 구기천에서 무료 썰매장을 운영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며 이용자가 많으면 시간을 조정할 계획이다. 치수방재과 2148-3221~4. ●구로구 7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구로중학교 국제관 1층 구로월드카페에서 주민 68명을 대상으로 기초영어특강을 진행한다. 홈페이지(http://lll.guro.go.kr)에서 선착순 모집한다. 평생교육팀 860-2660. 7일 오후 2시 신도림테크노마트 11층 그랜드볼룸에서 신년 인사회를 갖는다. 서울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구의원, 유관기관장 등이 참여하며 신년사 낭독 및 축하공연이 열린다. 총무과 860-3306. ●영등포구 18일까지 소득 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인 저소득 주민을 위한 ‘희망플러스·꿈나래 통장’ 신청자를 접수받는다.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되고, 우편접수는 받지 않는다. 복지정책과 2670-3981. 2일 케어존 등 3개 업체와 장애인 휠체어 수리센터 지정업체 약정을 체결한다. 우수 업체를 수리업체로 지정해 신속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사회복지과 2670-3396. ●서대문구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에서 다음 달 28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보물찾아 떠나는 땅속 여행 한국의 광물자원’ 전시행사를 갖는다. 희토류 등 희귀 자원과 한국의 주요 광물 자원을 관람할 수 있다.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330-8899. 4일 오전 11시 남가좌동 삼성래미안아파트 관리동 지하에 ‘마을 북카페’를 개관한다. 입주민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를 상호 교환할 수 있고 세대별 개인 책꽂이를 분양한다. 교육지원과 330-8191. ●금천구 4일 오후 2시 구청 대강당에서 서울시장, 지역 국회의원, 구의원, 유관기관장, 통·반장 등 5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신년인사회를 한다. 금천 옛 사진전도 관람할 수 있다. 행정지원과 2627-1002. ●동작구 다음 달 28일까지 ‘희망 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 모금 운동을 벌인다. 구청 1층 지적과 내 접수창구나 각 동 주민센터를 통해 성금 및 물품을 기탁할 수 있다. 주민생활지원과 820-9547. 3일 오후 2시 구청 3층 기획상황실에서 2013년도 민방위 강사 위촉식을 한다. 이들은 가스 안전, 화재, 안전사고 등 각종 생활 안전 분야에서 주민 대상 교육을 진행한다. 주민생활지원과 820-1226. 다음 달 13일까지 ‘교복 내리사랑 나눔장터’ 판매용 교복과 참고서 등 학생용품을 수집한다. 동작자원봉사센터나 동 주민센터로 제출하면 된다. 장터 수익금은 전액 저소득 가정 장학금으로 사용한다. 주민생활지원과 820-1673. ●강북구 겨울방학 독서지도를 위해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겨울독서교실을 8일부터 11일까지 운영한다. 선착순 26명으로 강북문화정보센터를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 강북문화정보센터 944-3122. ●노원구 7일부터 9일까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겨울방학 봉사학교를 운영한다. 참여 학생에게는 하루 최대 8시간의 자원봉사시간을 인정한다. 자원봉사센터 2116-3120~3123. ●도봉구 겨울방학 동안 중·고등학생들에게 금연, 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켜주기 위한 청소년 건강교실을 8일부터 매주 화·목요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씩 무료로 운영한다. 보건정책과 2289-8485, 8373. ●성북구 성북정보화센터에서 구민정보화교육을 3일부터 운영한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접수한 구민 가운데 조건부 선착순으로 288명을 선발한다. 수강료는 1만원이며 한 강좌만 신청할 수 있다. 디지털정보과 1600-1902. ●광진구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 동안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40명을 대상으로 스키캠프를 연다. 강원도 보광휘닉스파크에서 진행되며 참가비는 27만 5000원이다. 청소년활동팀 2204-3133. ●동대문구 구청 9층 전산교육장에서 카메라 사용법 강좌를 마련한다. 매주 수·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열리며 현장실습을 병행한다. 카메라는 각자 준비해야 한다. 교육진흥과 2127-4980. ●마포구 마포구립서강도서관은 5일부터 ‘도서관과 함께 책 속에서 따뜻한 겨울나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비중학교 자아 발견 프로젝트, 독서교실, 가족 독서놀이 등이 준비돼 있다. 구립서강도서관 3141-7053. ●강동구 3일 강동구민회관 3층 대강당에서 ‘신년음악회 2013 꿈의 향연’을 개최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음악회로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구립청소년오케스트라, 강동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이 흥미롭게 해석한다. 문화체육과 3425-5240. ●서초구 4일 서초구민회관에서 ‘2013 신년 사랑나눔 음악회’를 개최한다. SBS오케스트라, 가수 김종환, 소프라노 김형애, JW중외그룹 사내합창단 등이 다양한 무대를 준비했다. 문화행정과 2155-6225. ●관악구 구청 2층 갤러리관악에서 서양화가 특별초대전 ‘행복한 동행’을 개최한다. 화가 박정희의 유화 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문화체육과 880-3503. ●송파구 2일까지 예산업무 및 예산편성을 보조할 기간제 근로자를 모집한다. 만 20세~40세 대상이며 주 40시간 근무, 일급 4만 4500원을 받게 된다. 기획예산과 2147-2438. ●용산구 2일부터 청파동주민센터 4층에서 청소년 한문교실을 연다. 주 3일 ‘사자소학’을 비롯해 인성·예절 등을 교육한다. 지역 내 초·중학생, 한문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 대상이다. 선착순 40명. 청파동주민센터 2199-8479. 4일까지 겨울방학 창의과학캠프 수강생을 모집한다. 초등학교 4~5학년 학생 25명이 대상이며 인원 초과 시 추첨한다. 토론, 발표 위주의 실험·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육지원과 2199-6480. ●중랑구 4일 신내동 자원봉사센터에서 저소득 노인 무료한방진료 STAFF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2월 15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진행된다. 자원봉사센터 2094-1615. ●인천시 인천시립박물관은 우리 역사와 문화에 관한 시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5일부터 ‘박물관 시민강좌’를 운영한다. 박물관 1층 석남홀에서 오후 2~5시 운영한다. 인천시립박물관 (032)440-6734. ●동두천시 동두천시는 12일과 19일 시립도서관 1층 문화누리실에서 예비 고1~3학년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대학입시와 도서 관련 특강을 한다. 강사는 ‘논물마법사’ 저자인 김규철 전 중앙일보 논술전문지 집필위원.(031)860-3262 [공연] ●최백호 콘서트-다시 길 위에서 19~20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12년 만에 새 앨범 ‘다시 길 위에서’를 발표한 최백호의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 재즈 스타 말로와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게스트로 출연하며 최백호는 앨범 수록곡과 히트곡을 비롯해 유명 팝 넘버들을 새로운 편곡으로 들려준다. 8만~10만원. (02)3143-5480. ●JYJ 김재중-유어, 마이 앤드 마인 26~27일 경기 일산 킨텍스. JYJ의 김재중이 첫 솔로 미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마련한 공연으로 미니 콘서트와 팬미팅을 결합한 색다른 이벤트가 열린다. 26일 생일을 맞는 김재중이 자신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무대에서 진솔하게 풀어낸다. 티켓가 미정. 1544-1555. ●연극 ‘논두렁연가’ 4일~2월 3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알과핵 소극장. 고촌리에 사는 할배, 할매, 외할배, 외할매가 손자 성배와 간호사 은정을 엮어주기 위해 펼치는 대작전. 핵가족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세대의 따뜻한 정과 감동을 만날 수 있다. 정범철 대본, 이인성 연출. 성환, 류리라, 백선우 등 출연. 3만원. (02)764-7462. ●연극 ‘극적인 하룻밤’ 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바탕골소극장. 옛 애인의 결혼식에서 만난 정훈과 시후의 황당한 하룻밤. 상황은 그다지 정상적이지 않지만 대사는 공감할 만하고 연기도 뛰어나다는 평. 3만원. (02)762-0010. ●뮤지컬 ‘그리스’ 20일까지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은 뮤지컬의 베스트셀러. 대본, 무대 디자인, 의상 등을 재정비해 돌아왔다. 개그맨 노우진, 이동윤, 유민상이 라디오 디제이 빈스 폰테인 역으로 출연해 감초 역할을 한다. 4만 4000~7만 7000원. 1588-5212. ●뮤지컬 ‘호비쇼’ 4~2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아트홀. 어린이 율동뮤지컬을 내세우며 2011년 첫선을 보인 작품. 챌린지 바닷가를 배경으로 호비와 친구들이 모험을 펼친다. ‘떼쟁이’ 친구와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호비와 친구들에게 사랑과 용기, 우정을 알려준다. 3만원. (02)2157-8780. ●금호영재 오프닝콘서트 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예술 영재를 발굴하고 무대를 제공하는 금호영재시리즈가 2013년을 정규빈(예원학교 3학년)과 연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7번 D장조, 멘델스존의 엄격변주곡 d단조, 쇼팽의 녹턴 13번 등으로 꾸민다. 8000원. (02)6303-1977 ●해설이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 6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광고와 영화에서 들었던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음악 등을 피아노 2대와 함께하는 오케스트라곡, 왈츠곡으로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송윤정·양진희 협연. 1만~3만원. (02)332-5545. ●무용 ‘다이얼로그 & 사운드’ 8~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대화와 소리의 공통점은 두 가지 이상이 만나야 의미를 갖는다는 것. 이것을 현대무용 안무가 정지윤과 JDT 정지윤 댄스 씨어터 무용수들이 몸짓으로 이야기한다. 사람이 만나고 부딪치고 마찰하면서 내는 다양한 소리로 인간관계를 표현했다. 1만~3만원. (02)6405-5700. ●무용 ‘신년맞이 명무 초청 전통춤의 향연’ 9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서구 만년동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대전시립무용단 기획공연. 국수호의 ‘남무’와 채향순의 ‘살풀이춤’을 비롯해 청천, 바라춤, 본향, 가사호접, 화관무 등을 선사한다. 8000원. (042)610-2282~5. [전시] ●‘송은미술대상 수상작가’전 2월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 백정기, 윤보현, 최선, 하태범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해 신작과 대표작을 선보인다. (02)3448-0100. ●박종필의 ‘비트윈’(Between)전 2일부터 8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나아트스페이스. 시각적 이중성을 부정하는, 다시 말해 달콤한 것과 기괴한 것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을 선보이는 박종필 작가의 그림들이다. (02)734-1333. ●나인주의 ‘뜻 밖의 통로, 길’전 21일까지 부산 우동 갤러리폼. 감천마을, 광안리 해변가 등 부산의 현재 표정을 있는 그대로 되살려 놓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도심의 자그마한 골목길들이 이어지고 끊어지는 광경을 통해 부산의 속살을 그대로 내보인다. (051)747-5301. [영화]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 감독 수잔 비에르. 출연 피어스 브로스넌·트린 디어홈 등. 암투병과 남편의 바람으로 충격을 받은 평범한 여성 이다(트린 디어홈)가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떠난 이탈리아에서 기적처럼 찾아온 사랑으로 자신의 행복을 찾게 되는 이야기. 116분. 3일 개봉. 15세 관람가. ●누나 감독 이원식 출연 성유리·이주승 등. 동생을 잃고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는 누나 윤희(성유리)가 동생의 유일한 사진이 들어있는 지갑을 빼앗아 간 고등학생 진호(이주승)를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103분. 3일 개봉. 15세 관람가. ●컨빅션 감독 토니 골드윈. 출연 힐러리 스웽크·샘 록웰·미니 드라이버 등. 누명을 쓴 오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가 되어 18년이란 기나긴 시간 동안 위해 홀로 세상의 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운 베티 앤(힐러리 스웽크)의 이야기를 다룬 감동 실화. 107분. 3일 개봉. 15세 관람가. ●마진 콜:24시간, 조작된 진실 감독 JC 챈더. 출연 케빈 스페이시·제러미 아이언스·데미 무어·사이먼 베이커·재커리 퀸토 등.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2008년 미국 발 세계 금융 위기 하루 전, 위기를 감지한 8명의 증권맨이 직면한 일촉즉발의 24시간을 담아낸 실화 금융 스릴러 영화. 107분. 3일 개봉. 15세 관람가. ●클라우드 아틀라스 감독 라나·앤디 워쇼스키 남매, 톰 티크베어. 출연 톰 행크스·휴 그랜트·핼리 베리· 배두나.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1849년, 1936년, 1973년, 2012년, 2144년, 2321년까지 6개의 각각 다른 시대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해서 보여주는 블록버스터 SF 영화. 172분. 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 [새해 이렇게 달라집니다] 성년 만 19세로… 한글날 공휴일… 최저임금 시간당 4860원

    [새해 이렇게 달라집니다] 성년 만 19세로… 한글날 공휴일… 최저임금 시간당 4860원

    최저임금(시간급 기준)이 1월부터 고용 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지난해 4580원에서 4860원으로 인상된다. 3월부터 스토킹을 하면 범칙금 8만원이 부과되는 등 경범죄 처벌 항목이 28개 더 늘어난다. 오는 7월부터는 민법상 성년의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아진다. 청소년들이 과거보다 조숙해지면서 성년 연령을 낮추는 세계적 추세와 공직선거 등 사회·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렇게 올해부터 새로 시행되거나 바뀌는 제도와 법규 등을 소개한다. 편집국 종합 [법무·경찰] 재범우려 성범죄자 화학적 거세… 4등급 軍보충역 의경 지원 못해 ■아동·청소년 성범죄 처벌 강화 6월 19일부터 친고죄 조항이 전면 폐지되고 강간죄의 형량이 5년 이상에서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으로 강화된다.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제작·배포·소지에 대한 형량도 강화된다.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통해 성범죄자의 상세주소와 전과 횟수 등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혼인빙자간음죄도 6월 19일부터 없어진다. ■성충동 약물치료 전체 성도착자 확대 3월부터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자 중 재범의 위험이 있는 범죄자에 대해 성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를 적용한다. ■흉악·강력범 형집행 후 보호관찰 6월부터 성폭행범, 유괴범, 살인범, 강도범 중 재범 위험이 큰 사람은 형 집행 후 보호관찰을 받아야 한다. 법원은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청구된 4개 유형 범죄자 중 보호관찰을 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검사에게 명령 청구를 요청할 수 있다. ■경범죄 범칙금 신설 3월부터 범칙금을 부과하는 경범죄 처벌 항목이 28개 더 늘어난다. 스토킹(8만원) 등이 범칙금 부과 항목에 새로 편입됐고 허위광고, 암표매매 등 경제범죄에도 16만원의 범칙금이 책정됐다. ■보충역, 의경 지원 불가 징병 신체검사에서 4등급을 받아 보충역으로 편입된 18세 이상 남성은 의경에 지원할 수 없게 된다. ■여권발급 수수료 인하 5만 5000원(국제교류기금 1만 5000원 포함)에서 5만 3000원으로 내린다. ■상근예비역 편입 범위 확대 자녀를 출산, 양육하는 현역병 입영대상자 중 이혼자나 미혼자도 상근 예비역 편입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기혼자만 신청할 수 있었다. ■병사 월급 인상 이병 8만 1500원→9만 3700원, 일병 8만 8200원→10만 1400원, 상병 9만 7500원→11만 2100원, 병장 10만 8000원→12만 4200원 등 계급별로 15%씩 오른다. ■현역병 복무기간 건강검진 확대 전방 9개 사단에서만 실시되던 상병 진급자 대상 건강검진이 전 부대로 확대된다. [교육] 만 3~4세도 누리과정 확대 시행… 교육전문직 지방공무원으로 전환 ■만 3∼4세도 누리과정 시행 3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만 3∼5세 유아에게 누리과정이 확대 시행된다. 2012년에는 5세만 적용됐다. 유치원 학비와 어린이집 보육료도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모든 만 3∼5세 유아를 둔 가정에 지원된다. 지원금액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기준 월 22만원이다. 국공립 유치원은 입학금과 수업료를 면제하고 월 6만원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 주민센터 접수 2월부터 저소득층 초중고생의 교육비 지원 신청 장소가 학교에서 읍면동 주민센터로 변경된다. 학부모가 한번만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교육비 지원대상 자격을 유지하는 한 매년 계속해서 지원받는다. 교육비를 지원받는 학생이라는 것이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지원 절차의 편리성도 높이려는 조치다. 교육비 지원 대상자 선정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활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신청 가구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한다.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확대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차상위계층 100%까지 대상이 늘어난다. 1인당 지원 규모도 연간 60만원(월 5만원)으로 확대된다. ■교육전문직 지방공무원으로 전환 교육 전문직이 지방공무원으로 바뀐다. 교육감이 총액 인건비 범위에서 일반직·기능직 공무원은 물론 교육전문직 정원책정·운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시도교육청에 조직과 인력운영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부여하는 총액인건비제도 전면 시행된다. [복지]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자격 2급 장애인도 가능 ■장애인 활동지원 대상·급여 증액 장애인 활동지원 신청 자격이 1급 장애인에서 2급 장애인으로 확대된다. 또 18세 미만 장애아동 및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장애인 활동지원 기본급여가 성인 수준(등급별 월 42∼103시간, 36만 1000∼88만 6000원)으로 늘어난다. 가족이 1∼2급 장애인이고 6세 이하 또는 75세 이상으로만 구성된 경우 장애인 활동지원 추가급여(최대 월 80시간, 66만 4000원)를 받을 수 있다. ■노령연금 수령 나이 늦춰진다 노령연금을 받는 나이가 현행 만 60세에서 단계적으로 늦춰진다. 1998년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노령연금 수령 개시 연령이 1953∼1956년생은 61세,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로 조정된다. 조기 퇴직 등으로 소득이 없을 경우 55세부터 신청할 수 있었던 조기노령연금도 올해부터 출생시기별로 56∼60세가 돼야 받을 수 있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인상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12세 미만 아동에 대한 양육비가 월 5만원에서 월 7만원으로 오른다. ■기초수급자 이동전화 요금 2000원 추가 감면 기초생활수급자의 이동전화 요금 감면액이 기존 월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오른다.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운영 정서·행동장애 청소년에게 종합 지원 서비스가 제공된다. 인터넷 게임 중독, 학교폭력 피해, 학교 부적응 등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겪는 9~18세 청소년이 대상이다. ■성폭행 퇴치 SOS 서비스 전국 확대 SOS 서비스가 현재 7곳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초등학생뿐 아니라 여성의 가입도 받는다.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미리 등록한 단축번호를 누르면 경찰에 신고자 위치정보가 알려지는 서비스다. ■3명 이상 다자녀 가정 지원 확대 도시가스요금이 5% 감면되고 2015년 말까지 6인승 이하 승용차는 140만원까지, 7~9인승 승용차 이상은 전액 자동차 취득세가 면제된다. ■사회복지급여 신청절차 간소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장애인, 영유아가 있는 부모 등이 지방자치단체에 사회복지급여를 신청할 때 소득금액증명서를 안 내도 된다. [고용·노동] 1년이상 근속 퇴직자 법정퇴직금 100% 수령 ■최저임금 4580원→4860원 인상 고용 형태나 국적에 관계없이 1월부터 적용된다. 단 근무 기간 3개월 미만의 수습근로자와 아파트 경비원 등 일부 근로 종사자는 10% 감액할 수 있다. ■예술인도 산재보험 적용 연극·무용·뮤지컬 배우와 무술 연기자, 촬영·조명·음향 등 기술 스태프 등 예술인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법정퇴직금 사업장 규모 제한 폐지 사업장 규모에 관계없이 1년 이상 근속한 퇴직자는 법정퇴직금(1년에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100%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4인 이하 사업장 퇴직자에게는 법정퇴직금의 50% 이상을 지급하도록 돼 있었다. ■산재보험 유족연금 수급자격 확대 산재로 숨진 근로자의 자녀·손자녀·형제·자매에게 18세 미만까지 지급되던 유족연금이 19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고용촉진지원금 지원 확대 장애인·여성가장 등 취업 취약계층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고용촉진지원금이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된다. 신성장동력산업 17개 업종 및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해 실업자 고용 시 1인당 연 720만원의 고용창출지원금을 지원한다. ■장애 대학생 기업연수제 시행 장애 대학생이 방학 등을 이용해 1~2개월간 기업·정부·공공기관에서 연수받을 기회를 준다. 연수생에게는 월 40만원, 참여 기업에는 1인당 월 5만원을 지급한다. [부동산] 9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 1%→2%로 원상복귀 ■9억원 이하 주택 취득세 2% 원상복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의 취득세가 현행 1%에서 다시 2%로 복귀된다. 정부는 9억원 이하 1주택(일시적 2주택자 포함)에 대한 취득세를 4%에서 2%로 절반 감면해 주는 조치를 올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2012년 말까지 취득세가 1%로 추가 감면된 상태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2배로 오르는 셈이 된다. 9억원 이상 주택이나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취득세율도 기존에는 9억~12억원 2%, 12억원 초과 3%였지만 올해부터 일괄적으로 4%가 된다.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 인하 근로자서민 전세자금은 연리 4.0%에서 3.7%로, 구입 자금은 5.2%에서 4.2%로 내린다. 청약저축(주택청약종합저축 포함)의 금리도 0.5% 포인트 낮아진다. 그러나 부부합산 소득이 상여금 포함해 연 4000만원(신혼부부 4500만원) 이하인 근로자만 전세자금을 빌릴 수 있다. ■민영주택 청약가점제 무주택 인정기준 완화 집이 있어도 무주택자로 인정하는 공시가격 기준이 현행 5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완화된다.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에 대한 10년 이상 보유 요건도 폐지된다. [산업·금융] 보험료 1만~2만원대 실손보험… 이·미용실 이용금액 내부 고시 ■최고속도 제한장치 의무화 대상 확대 4.5t 이상 승합자동차와 3.5t 이상 화물자동차에 의무화됐던 최고속도 제한장치가 8월 16일부터 모든 승합자동차로 확대된다. ■음식점 원산지 표시 확대 6월부터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이 양·염소고기, 고등어, 명태, 갈치, 살아있는 수산물, 족발·보쌈 등 배달용 돼지고기, 배추김치 중 고춧가루 등으로 확대된다. ■부가세 포함가격 표시 의무화 1월 1일부터 식당·카페 등은 손님에게 사전에 부가세 등이 모두 포함된 가격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부가가치세 10% 별도’와 같은 방식으로 부가세나 봉사료 등을 따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또 음식점 고기가격 표시는 반드시 100g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미용실 이용가격 고시해야 1월 31일부터 재료비, 봉사료,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손님이 내야하는 요금 총액을 업소 내부에 게시해야 한다. 영업장 신고면적 66㎡(20평) 초과 업소는 출입문 등 외부에도 가격표를 붙여야 한다. ■반려견 등록제 전국으로 확대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관할 시·군·구에서 지정한 동물병원, 동물보호단체, 동물판매업체 등에 등록해야 한다. 어기면 최고 4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농지은행 지원 대상 연령제한 완화 농지를 매매하거나 임대차해 농업인의 경영면적 확대를 지원하는 ‘농지규모화 사업’의 연령 상한이 60세에서 64세로 완화된다. 자연재해나 부채 등으로 일시적 위기에 처한 농업인의 경영 회생을 지원하는 ‘경영회생 농지매입지원사업’은 70세에서 75세로 확대된다. ■보험료 내린 ‘단독 실손보험상품’ 출시 치료비와 입원비 등을 지급하는 실손의료보험만 따로 뗀 단독 상품이 나온다. 자기부담금 10%와 20% 중 소비자가 고를 수 있다. 자기부담금 20%인 표준형 단독 실손보험을 고르면 10%인 상품보다 보험료를 10%가량 덜 낸다. 보험료는 월 1만~2만원대다. ■단기 자동차보험 가입자 무사고 할인 ‘자동차보험 참조요율서’ 개정 등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지 1년이 안 되는 사람도 사고를 내지 않을 경우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무사고인 운전자가 6개월 이상 자동차보험에 가입했으면 새로 드는 자동차보험에 대해 1년 만기 보험 할인 폭의 2분의1을 적용받을 수 있다. [행정·사법] 가족관계증명서 인터넷 발급… 지방세 부정신고 가산세 40% ■한글날 공휴일 지정 10월 9일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다. 1991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3년 만이다. ■지방세 부정신고자 가산세 40% 거짓 기장, 장부·기록 파기, 거래 조작 등을 저질렀을 때 부과되는 지방세 부정신고 가산세가 현행 최고 20%에서 최고 40%로 인상된다. 명단 공개 대상이 되는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의 범위도 2년 이상 체납에서 1년 이상 체납으로 확대된다. ■원룸이나 다가구주택도 동·호수 부여 원룸이나 다가구주택도 아파트처럼 동·호수가 생겨 우편물 수령 등이 편리해진다. 원룸이나 다가구주택 소유자가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하면 된다. ■성년 연령 하향 7월 1일부터 민법상 성년의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변경된다. ■‘최진실법’ 시행 7월 1일부터 친권 자동부활 금지제가 시행된다. 기존에는 이혼 후 단독 친권자로 정해진 부모의 한쪽이 사망하면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다른 한쪽이 자동으로 친권자가 됐으나 가정법원 심리를 거쳐 후견인을 정할 수 있게 된다. 미성년자 입양 때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는 제도도 시행된다. ■가족관계증명서 인터넷 발급 3월 4일부터 가족관계증명서 등 10종의 가족관계 등록사항별 증명서와 제적 등·초본의 온라인 발급 서비스가 시행된다.
  •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1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 이집트의 영조(靈鳥) 피닉스는 수명이 다하면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태양의 신전으로 날아가 스스로 불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피닉스는, 이윽고 새로운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났다. 그래서 이 영조는 불사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보르헤스는 불 속에서 파괴되며 재생하는 이 영원한 순환을 묘사한 적이 있다. ‘원형의 폐허들’의 주인공은 ‘불의 신전’에서 한 소년을 만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소년의 폐동맥과 심장, 뼈대, 눈꺼풀, 셀 수 없이 많은 머리카락 등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생생하게 떠올렸다. 정교한 상상 속에서, 소년은 마침내 실체가 되어 현신했다. 그런데 이 창조자는 소년이 언젠가 자신이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라 걱정했다. 불의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결국 불이 될 것이다. 환영은 불에 탈 리가 없으므로, 언젠가 소년은 불에 닿았을 때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고민으로 천일 하고도 하루 동안 노심초사하다가 불타는 신전으로 뛰어들었다. 이 기나긴 고민을 끝내줄 죽음을 기다리면서. 그러나 불타는 폐허 안에서, 그는 자신이 불에 타지 않음을, 그러니까 자신도 누군가의 환영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소년 또한 먼 훗날 환영을 만들 것이다. 이 과정은 영원히 반복 되리라…. 피닉스와 보르헤스의 환영은 모두 반복을 통해 영원을 성취한다. 그것은 끝없이 뻗어나가는 직선이 아니라, 영구히 되돌아오는 원환이다. 그러니까 끝이 무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 펼쳐진다는 뜻이 아니다. 이 이야기의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반복이다. 끝에 도달했을 때, 모든 것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끝과 무한(無限). 최근 소설쓰기 자체를 주제로 삼은 일련의 메타픽션 속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참으로 이렇다. 한유주는 “내가 쓰고 싶었던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 나는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베끼고 또 베낀다”(한유주, ‘농담’,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30쪽)고 말한다. 이때 새로운 글쓰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된다. 대홍수가 인간의 문명을 송두리째 박살낸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창작의 가능성은 이 세상과 함께 종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한유주는 끈질기게 자신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한유주는 자기 글쓰기의 한 조건으로 ‘이야기의 끝’을 상정하고 있다. 이미 “이야기는 오래전에 모두 매진되” (한유주, ‘죽음의 푸가’, “달로”, 문학과지성사, 2006, 48쪽)어서 그 어떤 처녀작도 새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최제훈은 끝없는 이야기의 모델을 보여준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충만한 자유를 제공한다. ‘괴물을 위한 변명’에서 “프랑켄슈타인”을, ‘퀴르발 남작의 성’에서는 흡혈귀 전설을, ‘셜록 홈스의 숨겨진 사건’에서는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솜씨 있게 패러디했던 그는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에도가와 란포, 오스카 와일드, 스티븐 킹, 로베르트 비네 등을 종횡무진 누빈다. 기성의 작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최제훈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한유주에게 제약이었던 것이 그에게는 기회요, 즐거움이 되는 것이다. 최제훈은 바로 이러한 조건 아래서 “완성되는 순간 사라지고, 사라지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영원한 이야기” (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82쪽)를 상상했다. 2 플롯 없는 소설들 왜 차라리 ‘소설의 끝’이 아니라 ‘이야기의 끝’인가.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에서 진실로 끝나버린 것은 바로 플롯이다. 바꿔 말해 시작과 끝을 유기적으로 형성하는 서사가 부재하고 있다. 한유주의 소설에서 내용이 짐작 가능한 이야기는 드물게 출현한다. 한유주의 소설은 대부분 그녀의 의식을 (불)투명하게 묘사하는 데 진력할 뿐이다. 무엇인가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그 진위는 참으로 모호하다. ‘흑백사진사’에서 ‘아이’는 유괴당한 지 일주일 만에 목이 졸려 살해됐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소설의 화자는 납치된 지 나흘 째 되는 날 풀려났고 중학생이 되어 사건을 회상하고 있다. 이 의도적인 교란은 화자의 모든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때 이야기는 진술들의 나열일 뿐이지 통일되고 연속적인 흐름을 형성하지 못한다. 심지어 한유주의 소설에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위로서의 사건(event)도 없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한유주는 어떤 행위를 묘사하거나 진술한 다음, 곧바로 그것을 부정한다. 누군가 담배를 피웠는데 “연기는 나지” 않고 “재는 떨어지지”(한유주, ‘재의 수요일’,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208쪽) 않는다는 식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소설 속의 내용이 사실 허구(虛構)라는 점을 계속해서 인식시킨다. 이것은 부정문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허구0’에서 한유주 본인으로 짐작되는 화자는 현재진행형 시제의 문장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 행동, 계획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허구0’이라는 제목은 이 모든 진술들이, 그러니까 가장 투명하게 작가의 머릿속을 베껴낸 이 문장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암시한다. ‘불가능한 동화’ 역시 같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부정문, 혹은 명명(命名)을 통해 이루어졌던 일들이 이제 소설의 형식 자체를 통해 실천된다. 이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앞에서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소녀의 테러리즘을 다룬다. 이 소녀는 반 급우들의 일기에 “나도 죽여보고 싶다”, “바늘 끝은 뾰족하다”, “불은 뜨겁다” 따위의 문장들을 몰래 적어 넣었다. 선생님은 이 테러의 진의를 알 수 없다. 그는 아이들에게 성을 내지만, 이것이 왜 나쁜 행동인지는 좀처럼 설명할 수 없다. 이 교실에는 “없어진 것도, 사라진 것도 없”으므로. 그저 “의미도 불분명하고 출처도 없는 문장들이 있을 뿐”이므로(한유주, ‘불가능한 동화’, “문학과 사회” 2011년 겨울호, 165쪽) 이것은 타인의 문장에 가해진 목적이 불분명한 테러인 것이다. ‘불가능한 동화’는 이렇듯 모호한 폭력을 가한 소녀를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발아시킨다. 이름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소녀의 정체는 미스터리이다. 그녀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도 알 수 없다. 한편 소녀는 미아라는 급우가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소녀는 미아를 살해하고 도망친다. 이제 우리는 미스터리의 해결(소녀는 누구인가)과 서스펜스의 지속(소녀는 잡힐 것인가)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한유주는 어느 대학의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한 여성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수업 도중 강의실 뒤편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크게 놀란다. 그 아이는 바로 ‘소녀’. 자기 소설의 주인공이었다. 아이는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처럼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왜 자신을 끔찍한 모습으로 창조했는지 따져 묻는다. 이제 한유주는 앞선 이야기가 모두 허구였음을 고백하고, 허구란 대체 무엇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한유주 소설의 시그니처와 같은 부정문은 형식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그녀는 말한 다음, 바로 부정한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제시한 다음 그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노라고 고백한다. 이것은 마치 만다라와 같은 작업이다. 형형색색의 모래를 뿌려 만들어지는 이 신성한 그림은, 완성과 동시에 물에 씻겨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유주가 가지고 있는 언어에 대한 회의 때문에 생겨났다. 그녀는 언어가 현실을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좀처럼 갖지 못한다. 이는 사전에 대한 불신 속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K에게’에서 사전은 “모두 다섯 권이었지만, 첫 번째 사전부터 마지막 사전까지 합친 두께가 손바닥 한 뼘을 넘지 않”는 “무성의한 생일 선물”에 불과하다. 그것은 “조야한 방식으로 선별된 하나의 작은 세계”를 펼쳐 놓고, “수수께끼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낼 뿐 아무런 해답도 내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한유주는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은 틀린 것”이라고 진술한다(한유주, ‘K에게’,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72~73쪽). 사전이 결코 세계를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언어는 현실을 투명하게 재현할 수 없다. 플라톤이 말한 바와 같이 문학은 세계를 열등하게 모사한 것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문학에서 삶과 현실을 찾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유주는 자신의 글이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을 것이”(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19쪽)라고 선언한다. 언어는 그런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어는,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유주의 해답은 바로 메타픽션이다.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다. 언어는 결코 현실을 적절히 재현할 수 없으므로 차라리 언어 자체를 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에게 ‘이야기의 끝’이란 단순히 모든 이야기가 이미 쓰였다는 인식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가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때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도대체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 의심하는 행위가 된다. 이러한 한유주 소설의 특징은 좀처럼 요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오이디푸스왕’을 오이디푸스에게 일어난 몇몇 사건들을 중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라이오스왕의 죽음, 이오카스테와의 결혼, 모호하면서도 분명한 신탁…. 하지만 한유주의 소설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수고롭게 그러한 작업을 한다고 해도 그녀 소설의 특징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요약할 수 없다는 것은, 최제훈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최제훈이 한유주처럼 사건을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최제훈의 소설에서 사건은 너무 많이 일어난다. 다만 그것들은 좀처럼 결말을 향해 회수되지 않는다.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장편소설’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은 ‘여섯번째 꿈’, ‘복수의 공식’, ‘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네 편의 소설이 느슨하게 연결된 연작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 나오는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의 인물들은 뒤의 세 작품 안에서 조금씩 설정과 역할을 달리하여 변주된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의 연우와 ‘π’의 M은 동일인물로 보인다. 연우와 M은 모두 번역가인데, 자기가 번역을 맡은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운명을 바꾼 일이 있다. 비중이 거의 없는 인물을 슬그머니 죽은 것으로 오역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우가 스페인어 번역가인 데 반하여 M은 일본어 소설을 번역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죽음을 맞는다. 연우가 눈이 오는 산장에 고립되어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살해당했다면, M은 소설을 쓰다가 탈진해 쓰러졌다.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는 탐욕스러운 셰헤라자드에게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58쪽). 한 편의 장편소설에서 인물이 복수(複數)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사실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소설은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고 어떠한 인간도 두 번 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죽음은 삶의 의미를 확정하는 사건이다. 발터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는데, “소설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삶의 의미는 오로지 그들의 죽음에 의해서만 비로소 해명될 수 있다.”(발터 벤야민, 반성완 편역, ‘얘기꾼과 소설가’,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1983, 185쪽). 많은 소설들이 등장인물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적과 흑”은 줄리앙 소렐의 죽음으로 끝나며, “레미제라블”은 장 발장의 죽음으로 끝나고, “보바리 부인”은 엠마 보바리의 죽음으로 끝난다. 그들의 죽음이 삶과 소설의 의미를 확정짓는 것이다. 하지만 최제훈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가고, 복수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은 삶이 아니라 차라리 연극이다. 예컨대 햄릿의 죽음은 연출가의 각색에 따라 매번 달라지지 않는가. 이러한 최제훈 소설의 특징은 그가 중심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에 의해 촉발되었다. 바로 패스티시다. 한유주 소설이 부정문의 특징을 형식적 차원에까지 확장한 결과라면, 최제훈은 패스티시의 가능성을 극단까지 활용하여 “일곱개의 고양이 눈”을 쓴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쥐덫’,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을 인용하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서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은 연쇄 살인범의 세계를 탐구하는 ‘실버 해머’라는 인터넷 동호회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어느 겨울 ‘악마’라는 별명을 가진 회장의 초대장을 받고 산장에 모였다. 그런데 정작 ‘악마’는 나타나지 않고, 회원들은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하나씩 하나씩 살해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 안에 ‘악마’가 숨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판사, 사업가,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열 명의 사람이 외딴섬에 모인다. 그들은 어느 사업가에게 초대 받았다. 그런데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초대장의 주인은 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의 노랫말에 맞추어 한 명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한편 ‘쥐덫’에서도 사람들은 밀실에 갇혀 있다. 이들은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폭설이 내리는 산장에 고립된 것이다.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에서 ‘붉은 방 클럽’은 ‘실버 해머’처럼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취미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때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을 인용하고, 수정하는 가운데 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여섯번째 꿈’은,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다른 소설을 재현하는 글쓰기이다. 소설의 인물이 두 개의 죽음을 경험하는 이유는, 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제훈의 소설에는 이야기만 있을 뿐 그 이야기가 재현하는 인간의 삶이 없다. 그런 것은 도무지 중요하지가 않다. 이야기가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인물들이 선택되는 것이다. 이때 소설에서 인간적 삶의 내용은 사라지고 주인공은 그저 한 기능으로 퇴락한다. 그러니까 “돈키호테”에서 이 우스꽝스러운 기사는 다만 “무관한 일화와 에피소드의 모음으로 떨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것에 통일을 주기 위해”(프레드릭 제임슨, 윤지관 옮김, “언어의 감옥”, 까치, 1977, 61쪽) 고안되었다는 식이 된다. 소설은 한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 재료들의 짜깁기가 되는 것이다. 3 전문가로서의 작가 그래서 패스티시의 소설은 반인간적이다. 소설 속의 인간에게 고유한 삶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스티시는 소설 바깥의 인간에게서도 존엄성을 빼앗는다. 그러니까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에게서 창조주의 권위를 앗아간다. ‘π’에서 M은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소설가가 아니라 번역가이다. 즉, 그는 타인의 언어를 거쳐야 비로소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M이 결코 글쓰기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M은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밤마다 M에게 으스스한 이야기를 속삭인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M이 쓰고 있는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이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M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셰헤라자드이자, M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뮤즈이기도 하다. 그런데 셰헤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소설이 되기 위해서, M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이는 맵시벌의 다큐멘터리에서 우의적인 방식으로 설명된다. 맵시벌은 거미의 몸에 알을 깐다. 세월이 흘러 다 자란 “유충은 쓸모없어진 거미의 몸을 뚫고 밖으로” 나간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 숙주의 목숨이 희생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M은 “맵시벌 다큐멘터리를 전에도 본 것 같았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44쪽). 채널을 돌려도 화면에는 계속 맵시벌만 나타났다. 여기서 M은 사실 환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그의 배역은 다름 아닌 거미인데, 이야기가 완성되자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M의 운명은 롤랑 바르트가 ‘저자의 죽음’이라고 지칭했던 현상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바르트가 주장한 바, 근대적 글쓰기는 “수많은 문화의 온상에서 온 인용들의 짜임”(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32쪽)이다. 이때 작가는 작품의 유일하고도 온전한 ‘아버지’가 아니다. 그는 마치 신이 인간을 창조하듯이 소설을 쓰지 않는다. 그는 다만 다른 소설을 베끼는 필경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죽음은 단지 M의 운명을 통해 우의적으로 표현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문학론은 실제 ‘π’의,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작법(作法)을 통해 실현된다. ‘π’는 그 자체로 “인용들의 짜임”이다. 우선 우리는 “천일야화‘의 이야기꾼인 셰헤라자드의 흔적을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의 영향을 감지하게 된다. ‘π’의 액자 속 주인공 하루는 어느 터널에 49일이나 갇혀 있었고, 결국 미쳐버렸다. 그는 이제 정신병원에 있다. 그리고 정신병원의 의사, 간호사, 동료 환자들을 상상 속에서 변형시키며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로베르토 비네가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한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프란시스는 박람회에서 칼리가리 박사의 상자를 보게 된다. 그 상자에는 체사레라는 몽유병 환자가 누워 있다. 체사레는 프란시스의 약혼녀인 제인의 죽음을 예언하는데, 칼리가리 박사는 이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인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상의 이야기는 매우 기이하다. 비현실적이며 악몽을 닮아 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프란시스가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칼리가리 박사는 정신병원의 원장이며, 체사레는 병원의 직원이다. 제인은 프란시스와 마찬가지로 정신병을 앓는 환자였다. 프란시스는 자신의 망상 속에서 이들 인물을 변주하여 이야기를 자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이미 대중문화 안에서 여러 번 변주된 바 있다. 최근에는 리들리 스콧의 ‘토탈 리콜’(1990)이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1997),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마틴 스코세이지의 ‘셔터 아일랜드’(2010)에서 활용되었다. 요컨대 이미 널리 알려진 수법이라는 뜻이다. 그런 만큼 최제훈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을 넌지시 인정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 작가의 역할은 사실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작가는 이제 독창적인 트릭을 고안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트릭에 의존한다. 다만 그 트릭을 끊임없이 변주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붉은 방’을…. 이때 최제훈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창조자라 할 수는 없다. 그는 저자가 아니다. 자기 작품의 “유일하고 동일한 목소리”(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28쪽)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언어와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자기 작품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돈키호테가 서로 다른 우스꽝스러운 사건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인 것처럼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의 묶음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이제 소설의 인물과 작가는 모두 하나의 기능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최제훈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마 창조는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조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노동일까? 그는 문화산업의 많은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하고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니까 ‘불가사리’(1962)가 ‘고질라’(1956)를 참조하고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지상 최후의 사나이’(1964)를 차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다만 진귀한 구경거리(spectacle)를 생산하고 있는 것인가? 반쯤은 옳다. 그는 창조하기보다 생산한다. 그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할만한 것이다. 아마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아버린 M의 모습은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어느 현대 노동자의 비유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는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하지 않는가. 하지만 최제훈은 뒤샹이 예술가인 만큼은 예술가이다. 레디메이드를 활용하더라도 그것을 조합하는 방식은 자유에 맡겨진다. 아무리 풍부한 재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그것에 형식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뉴욕의 어느 배관공이 ‘샘’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정말이지 없다. 뒤샹 스스로 인정했듯이, “당신의 가능성은 나의 가능성과 같지 않은 것이다”(“Your chance is not the same as my chance.” (Calvin Tomkins, The Bride and the Bachelors: Five Masters of the Avant-Garde, Penguin, 1968, p.33)). 여기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전문가(specialist)로서의 작가이다. 무엇인가 짜깁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 재료를 많이 구비해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짜깁기의 예술은 풍성해질 수 있다. 이것은 규칙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최제훈은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완전히 소외된 노동자로 볼 수 없다. 자기가 조작하는 이야기의 관습을 썩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점을 좀처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 한유주는 ‘저자의 죽음’을 자신에게 주어진 문학적 조건으로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이미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심지어 미리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적을 때도 그것은 베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한유주는 “모든 사물들은, 혹은 모든 사물화 된 문장들은, 일종의 자연사 박물관에 귀속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식에 따르면 도서관의 어느 서가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일종의 “전시된 죽음들”이며, “검은 플라스틱판에, 흰 글씨로 이름을” 새겨 넣은 명패가 달린 박제이다(한유주, ‘자연사 박물관’,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87쪽). 한유주는 이러한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녀가 누구를 참조하고 있는지, 도대체 누구를 ‘베끼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허구0’이라는 제목은 “픽션들”이라고 하는 보르헤스의 단편집 표제를, 그리고 “얼음의 책”이라고 하는 표제는 ‘모래의 책’이라고 하는 보르헤스 단편의 제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허구의 영점(零點)과 허구의 복수형은 분명한 대비를 형성한다. 거기에 만들어지자마자 모두 녹아 사라지는 얼음의 책과, 영원히 모래처럼 변화하며 두 번 다시 같은 페이지를 펼칠 수 없는 모래의 책은 모두 의미가 고정되지 않거나, 아예 사라지는 책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추측에 지나지 않으며, 그녀는 주의 깊게도 단서를 남겨놓지 않았다. 이것은 한유주 스스로 어떤 작품을 베끼고 있다고 주장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인력이거나, 척력이거나’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상의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것은 오히려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와 달라지려 하는 한유주의 부단한 노력이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는 연극에 대해 논문을 쓰려는 한 사내가 어느 광인을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이 광인은 자신이 22년 전에 살해한 여성의 옷과 구두를 몸에 걸치고 있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 짤막한 이야기의 틈을 헤집고 억지로 자신의 언어를 밀어 넣는다. 한유주는 이 사내와 광인을 각각 트리스탄과 햄릿이라 명명하고, 그들의 조우에 복잡한 운명을 부여한다. 그런데 아마 한유주가 토마스 베른하르트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면,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의 흔적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 두 소설의 공통점이란 시간을 물어보는 행위, 다리 위에서의 대화 등 몇몇 지점에서 눈치채기 어려운 방식으로만 나타난다. 아무리 주의 깊은 독자라도 이 정도의 단서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그림자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흔적을 알아채는 것은 훨씬 어려워진다. 주인공 하령은 대재앙이 닥쳐 대륙의 절반이 물에 잠기고, 인구의 절반이 죽어버린 세계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 그녀는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껴서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를 쓰려 한다. 하지만 그녀가 베끼려고 하는 소설은 책장에 없거나, 아니면 물에 젖어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다. 무엇인가 베끼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189쪽). 하령은 무엇인가 참조할 때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결말과는 다른” 페이지들을 마주하게 된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3쪽). 그래서 하령의 베끼기는 계속해서 원작과 달라진다. 이것은 굉장히 수고로운 작업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야기와 언어의 관습들을 익혀야 한다. 이미 모든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에 의해 기록되었으므로, 잠깐의 방심은 ‘베끼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모든 멜로디를 검토하는 작곡가나, 신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기존의 특허를 검토하는 기술자의 태도에 비견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자신의 노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한유주는 담담하게 토로하고 있는데, “언어는 진화하지 않고, 문학은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베끼는 와중에 조금씩 변화할 뿐이다. 그것은 진화의 개념이 사라진 돌연변이와 같다. 대재앙 이후의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가미를 발달시켰다. 물에 잠긴 세계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것이 “진화인가 퇴화인가” 말할 수 없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1쪽). 한유주의 소설 역시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된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제시된다. 그녀의 ‘베끼기’가 박제를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문학을 ‘진보’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력이 다만 돌연변이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그친다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끝’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은 인류와 함께 절멸했다. 이 ‘끝’에서 문학은, 그리고 글쓰기는 과거의 박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창조의 엿새는 오래전에 지나가 버렸으므로. 4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이야기의 끝’이거나 ‘끝없는 이야기’이거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새로움’의 쇠퇴이다. 이제 작가는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만든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으며, 다만 기왕의 설계도를 다소 변형시키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한유주와 최제훈의 작품이 새롭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이 타자의 언어를 베끼고 있음을 드러내지만, 그들의 작품은 전에 없이 독특하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펼친 페이지에서도 한유주의 문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부정문을 사용하는 방식은 참으로 고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제훈은 기성의 관습들을 짜깁기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마치 괴물처럼 낯설다. 이것은 개인의 창조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가들이 역설적인 방식으로 창조적이라는 아이러니와 무관하지 않다. 존 케이지는 문자 그대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음으로써 ‘4분33초’를 만들었으며,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 속의 이미지를 조합해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다. 여기서 예술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새로운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파천황의 것이며 예술의 경계를 도전적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움은 공허한 것이다. 마치 ‘4분33초’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하지만 그 다음은? ‘4분33초’는 결코 녹음되거나 재연(再演)될 수 없다.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의미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앤디 워홀의 작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워홀의 유명한 병뚜껑, 혹은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바라보며 이것이 어째서 예술인지 질문하고, 대체 예술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이 새로움은 우리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는다. 프레드릭 제임슨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공허함을 다음과 같이 간파했다. “앤디 워홀의 ‘다이아몬드 가루 신발’은 반 고흐의 신발이 가진 직접성을 전적으로 결여한 채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정말이지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말도 걸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프레드릭 제임슨, 강내희 옮김, ‘포스트모더니즘 ― 후기자본주의 문화논리’, 정정호·강내희 편, “포스트모더니즘론”, 문화과학사, 1989, 150쪽)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분명 새롭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설이란 무엇인지, 소설쓰기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설은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19쪽)기 때문이다. 이때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모든 책무로부터 자유롭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용한 형식이 된다. 즉, 자족적인 동시에 자기폐쇄적인 형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와 최제훈 소설의 공간들이 감옥을 닮았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자연사 박물관은 모든 생명들이 박제되어 진열된 공간이며,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사람들은 온통 물에 잠겨버린 건물에서 고립되어 살아간다. ‘불가능한 동화’에서 선생님은 마치 취조실의 형사처럼 아이들을 겁주고 추궁한다. 최제훈을 살펴보면, M은 맵시벌의 둥지에 갇혔고, 하루는 동굴 속에 갇혔으며, 영수는 산장 안에 갇혔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액자 속의 미미는 스토커에게 납치당해 갇혔고, 액자 바깥의 ‘나’는 망막박리에 걸려 눈이 먼 채 병실에 갇혔다. 모두가 갇혀 있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메타픽션이며, 이들은 모두 알레고리 속의 인물이다. 이들을 가두고 있는 감옥은 사실 상징적인 방식으로 글쓰기 자체를 가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이것은 바로 언어의 감옥이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글쓰기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타인의 언어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마치 모든 발화가 랑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소설 역시 글쓰기의 관습이나 전통 바깥으로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타인을 흉내 내며 말을 배운다. 소설이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어디에 있는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은, 소설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폐쇄적인 형식이 된다는 뜻이다. 이때 언어는 자기를 가리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동어반복과 다름없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말을 사용하는 것이며, 작가란 발언을 하는 사람(parleur)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요구하기 위해, 혹은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심지어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글을 쓴다(장 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음사, 1998, 27쪽).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말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책무가 다만 다른 소설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 되었을 때, 글쓰기는 베끼기가 된다. 이때 독서란 소설 안에 존재하는 다른 소설의 흔적을 찾는 놀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라는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78쪽). 오직 언어로 이루어진 곳을 헤매는 것이 독서라면, 그것은 언어로 이루어진 테마파크를 유람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언어의 감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 지나야 그곳이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까. 그러니까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 얼마나 헤매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까?”(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179쪽).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파우스트는 평생에 걸쳐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신학까지 열성을 다하여 연구”한 끝에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탄식했다. 그가 마술의 세계에 몸을 맡기기로 결심했던 것은, 정통한 지식들이 세계에 대해 조금도 알려주지 않는 “부질없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31~33쪽). 그가 악마와 계약하여 처녀를 희롱하고, 신화 속의 전쟁에 뛰어들고, 바다를 메우는 개간사업을 시작했던 것은 ‘태초에 말이 있었다’는 세계관을 거부하고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고 선언한 후였다. 가장 열심히 말의 세계를 믿었던 자가, 행동의 세계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아마 파우스트와 같은 모험이 필요할 것이다. 파우스트가 자신의 서재를 벗어나 시공을 뒤집는 모험에 나섰던 것처럼, 한유주와 최제훈도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라는 감옥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때 소설 역시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 ■당선소감 책은 끝없는 미로… 내 모든 단어 빚지고 있어 아직 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은데 덜컥 당선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더듬더듬 잘 모르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문득 어지럽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길은 앞이 명확했던 적이 없었다. 책을 한 권 읽으면, 세상은 그만큼 분명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두 권의 책을 숙제로 남겼다. 그러니까 이 길은 목적지가 분명한 대로가 아니라,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미로이다. 이 미로를 열심히 헤매고 싶다.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다. 사실 나는 그들이 전해준 것을 비로소 적었을 뿐이다. 나는 모든 단어들을 빚지고 있다. 그래서 당선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수사가 아니다. 우선 나는 박광현 선생님에게 글쓰기의 모든 것을 배웠다. 내가 지키고 있는 규칙들은 전부 선생님에게 받은 것이다. 황종연 선생님은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보여주셨다. 한만수 선생님은 어떻게 학문이 정의로워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그리고 김춘식 선생님께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배웠다. 더불어 오랫동안 함께 공부한 ‘책읽기의 즐거움’의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허병식 선생님, 복도훈 선생님, 서희원 선생님, 조형래 선배, 김민선, 박진솔, 임세화, 전호성, 한정현, 홍덕구 등 모두들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이들에게 동의하거나, 혹은 반박하면서 비로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내 글을 가장 먼저, 그리고 아마도 가장 즐겁게 읽어준 경연에게 감사한다. 너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뿐이다. 고집 센 아들의 선택을 지금까지 지지해주신 부모님께는 가장 큰 감사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많이 부족한 글에서 가능성을 보아주신 두 심사위원 선생님께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약력 ▲1983년생 ▲ 2002년 동국대 국문과 입학 ▲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심사평 균형적 함의 도출 … 평론가로서의 앞날 기대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17편이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이들 작품을 통독하고 그 가운데 최종 논의 대상으로 4편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를 정독한 후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당선작을 확정하였다. 심사기준으로는 응모 평론이 기본적으로 작품의 가치를 잘 부각시키고 이를 논리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에 두었으며, 글의 전체적인 통일성과 비평적 견식을 담보할 수 있는 문장력도 면밀히 살펴보았다. 대체로 올해의 평론 응모작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성향에 있어서도 여전히 세부적 탐색과 분석에 치중하고 동시대 사회 속에서 해당 작품이 가진 의미를 구명하는 데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평론이 단순하게 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배태하고 산출한 환경과 문학사적 친연성 등을 두루 고찰하고 있을 때 객관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터이다.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4편의 평론 가운데 이은이의 ‘희미해져가는 인간다움에 대하여’는 유연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이 뛰어났다. 하지만 보다 정치한 시각과 정론적 방식으로 대상 작품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정영의 ‘비린내, 혼종의 정체성에 저항하는 존재성’은 후각적 관점을 중심으로 작품을 규정하는 독창성이 참신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독창적 사유가 총괄적 해석력을 확보하는 데 미흡했고 비린내와 혼종성의 상관관계도, 좀 더 명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만영의 ‘유령의 서사, 열림의 정치’는 시종일관 무난하고 균형성 있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분석 대상이 된 두 작품의 저변을 보다 치열하게 드러내고 그 상관성에 대해서도 입체적 조명이 있었으면 하는 후감이 있었다. 당선작이 된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는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이 가진 문학적 함의를 비교적 정확하고 균형성 있게 도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에 있어서도 폭넓은 공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는 또한 평론가로서의 앞날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낙선한 분들께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다음 기회의 분발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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