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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을 고르리까, 그것이 문제로다

    무엇을 고르리까, 그것이 문제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세계 문학 사상 가장 유명한 독백이다. 숙부의 패륜, 어머니의 변절을 알게 된 덴마크 왕자 햄릿의 혼란과 분노, 갈등을 압축한 말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햄릿’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것은 단순한 복수를 넘어서 인간 심리를 깊이 통찰하고 삶과 죽음의 본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연극평론 1세대로 오랫동안 ‘햄릿’을 강의해 온 여석기 고려대 명예교수는 ‘나의 햄릿 강의’(2008)에서 “‘햄릿’은 온통 수수께끼투성이”라고 했다. 햄릿이 복수를 망설이는 것, 오필리어가 자살한 이유, 거트루드(햄릿의 어머니)가 독이 든 잔을 알고 마셨을까 하는 것 등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작품 해석의 관점에서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화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여 교수의 평가대로, 여기에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라는 계기가 얹어져 ‘햄릿’에 대한 변주가 공연계를 휘감고 있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연출 박선희)는 ‘햄릿’에 대한 기발한 접근이다. 똑같은 복장과 분장을 한 여성 소리꾼 4명이 햄릿이자 오필리어, 거트루드, 클로디어스가 돼 갈등을 빚고 이야기를 풀어 간다. 전라도 사투리로 판소리의 말맛을 살리고 칼싸움으로 긴장감을 끌어낸다. 타루의 정체성인 판소리와 우리 가락뿐만 아니라 스윙, 왈츠, 탱고 등 다양한 음악이 녹아 있다. ‘햄릿’의 역사·시대상을 재치 있게 우리 사회상과 접목해 이 시대의 자화상을 투영시킨다.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공연한다. 2만 5000원. (02)6481-1213. 연극, 무용,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활용한 ‘햄릿’이 다음 달 3~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현대적인 감각과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본 ‘햄릿, 여자의 아들’(연출 송현옥)이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라고 한탄한 햄릿의 여성관은 다소 비관적이다. 극단 물결은 이런 햄릿의 사고에서 벗어나 거트루드의 처지와 욕망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한다. 2만~5만원. (02)3668-0007. 햄릿을 사랑한 여인 오필리어에 초점을 맞춘 창작뮤지컬 ‘오필리어’가 5월 16~25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에서 오필리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아 목숨을 끊는 유약한 존재가 아니다.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은 “연극을 시작하던 스무 살 시절부터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간직해 왔다. 초심으로 돌아와 ‘햄릿’을 읽다 보니 청순가련하고 순종적인 여성의 상징 ‘오필리어’의 모습에 의문이 갔다”고 했다. 이 작품에서 오필리어를 사랑에 적극적이고 당찬 매력을 지닌 여성으로 표현한 이유다. ‘오필리어’의 음악과 안무를 각각 최우정 TIMF앙상블 예술감독과 주목받는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담당해 관심을 끈다. (02)515-040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얼마 전 부산 지하철에서 술에 취한 승객이 선로에 떨어졌다. 그때 이름 없는 시민이 선로로 뛰어들어 승객을 구해 냈다. 한 시민의 용감하고 신속한 구조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돕는 훌륭한 사람을 ‘기사’에 비유한다. “저 사람은 기사도 정신이 투철해”, “정말 정의로운 기사야” 라고 말하곤 한다. 언젠가부터 정의롭고 용감한 사람의 상징이 된 ‘기사’. 우리가 상상하는 기사는 아서 왕처럼 건장한 체격에, 화려한 갑옷을 입고, 방패와 창으로 무장한 채 말위에서 질주하는 모습이다. 군주에게 충성하고 약자를 구하는 멋진 그 이름 ‘기사’. 여기에 그러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이다. 스스로 자신을 편력기사로 부르며 정의를 위해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을 했던 돈키호테. 그는 누구인가. 그동안 ‘돈키호테’는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영화, 무용 등으로 만들어졌다. 심지어 돈키호테를 닮은 사람을 돈키호테형이라고 하거나 키호테시즘(돈키호테적인 성격이나 생활태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돈키호테’가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를 위해 먼저 작가 세르반테스가 살았던 스페인의 상황을 살펴보자. 세르반테스가 태어난 1547년은 카를 5세(1500~1558)가 지배한 시대로 ‘황금시대’라 불릴 만큼 번영을 누렸다. 신대륙에서 값싼 은이 대량 유입되었고, 식민지를 수출시장으로 한 모직물 공업이 번창했다. 카를 5세의 뒤를 이은 필리페 2세(1527~1598)가 레판토 해전(1571년 오스만튀르크와 기독교 연합 함대가 코린트 만의 레판토 앞바다에서 충돌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그 기세는 점점 높아져 갔다. 절대왕정을 확립한 필리페 2세는 무적함대를 만들어 해상권을 장악하였다. 그러나 영국 엘리자베스 1세에게 패하면서 점차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유럽에서 스페인이 최고의 강자로 이름을 날리던 16세기 초에 기사도 소설이 인기를 끌었다. 기사도 소설에서 불가능이 없을 것 같은 스페인의 자신감을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1547년 카를 5세 치하에 태어난 세르반테스는 필리페 2세 때 레판토 해전에 참전했고 이후 몰락해 가는 조국을 보았다. 레판토 해전에서 한쪽 팔을 잃은 그의 인생은 고난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 안에 자기가 겪은 스페인의 영광과 쇠퇴를 담으려 했다. 그 결과 기사도 소설에만 존재하는 영광의 세계를 현실에서 찾고 있는 돈키호테가 탄생한 것이다. 1605년 출판된 ‘돈키호테’ 주인공의 본명은 알론소 키하노다. 그는 스페인 라만차라는 작은 마을의 가난한 귀족이었다. 그는 기사와 아름다운 아가씨, 마법사, 용, 마법에 걸린 숲, 신비한 검이 등장하는 모험담에 푹 빠진 나머지 하루 종일 서재에 틀어박혀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에 빠져들곤 했다. 그리고 세상을 유랑하는 편력기사가 되어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명예를 드높여야겠다는 생각으로 산초 종자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모험을 찾아 세상을 떠돌면서 악을 바로잡고, 불행한 사람들의 친구가 되기로 다짐하였다. 자신의 이름을 ‘라만차의 돈 키호테’라고 붙인다. 그가 떠난 편력은 온통 허황되고 비현실적인 행동의 연속이었다. 풍차를 거인이 둔갑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갤리선에 노역을 하러 가는 죄수들을 풀어 주고 억울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만족한다. 지나가던 우리에 든 사자와 대결하기도 한다. 그는 시종일관 주위 사람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지만 결코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세르반테스는 기사도 소설에 사로잡힌 돈키호테를 이용하여 당시 부조리한 사회 구조와 귀족의 행태를 풍자했다. 죄수를 풀어 주는 이야기도 기존사회 질서에 대한 도전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로테아와 돈 페르난도의 사랑을 통해 신분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사랑을 말하고, 섬의 영주가 된 산초에게 충고하는 모습에서 그가 바라는 이상사회를 보여 주기도 한다. 이는 당시 중세사회를 넘어 문예부흥기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근대적 자유주의자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돈키호테’는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인물을 이해하기엔 어려울 수 있다. 그 이유는 돈키호테가 꿈꾸는 이상과 행동이 모순되기 때문이다. 돈키호테가 열망하는 이상은 이미 쇠락해 버린 스페인에 대한 정의로 볼 수 있고, 광기 어린 행동은 새로운 르네상스가 추구한 자유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돈키호테가 현실의 정체성을 깨달았을 때 죽음을 맞는 부분에서 혼란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우리는 그의 철저한 논리와 행동의 일치, 주변의 눈에 아랑곳하지 않는 정의감에 대한 열망, 불의와 부조리에 대한 저돌적인 공격, 더할 수 없는 덕행에 빠져드는 광기 어린 행동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아 방황하는 전환기 지식인의 고뇌와 실천력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돈키호테가 주는 문학적 가치이자 묘미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짚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산초에 대한 재인식이다. 우리는 항상 문학작품에서 주인공에만 주목한다. 하지만 문학작품 속에는 주인공과 대조되는 주변 인물이 존재한다. ‘돈키호테’의 산초가 그렇다. 그동안 산초는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인물로 인식되어 왔다. 단순하고 솔직해서 배고픔과 추위 등 본능에 충실한 산초.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돈키호테의 여정에 참여한다.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은 돈키호테가 언젠가 섬의 영주가 되게 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리고 허황된 행동을 하는 돈키호테를 적절히 통제하며 돕는다. 돈키호테가 물레방아를 괴물로 생각해 공격하려하자 로시탄테의 뒷다리를 묶고 마법사가 한 짓이라고 속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여인 둘시네아를 만나러 가겠다는 돈키호테를 막기 위해 지나가는 못생긴 시골 아가씨들을 마법에 걸린 둘시네아라고 둘러대기도 한다. 섬의 영주가 되어 모자에 대한 명판결을 내리고, 노인들의 분쟁을 해결하여 섬 주민들에게 현자라고 칭송받기도 한다. 자유의 소중함을 알고 스스로 영주의 자리를 내놓은 뒤 돈키호테에게 돌아가 임종을 지키며 숭배하는 현명한 휴머니스트의 모습으로 변모되어 간다. 산초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우리 자신과 많이 닮아 있다. 돈키호테의 꿈을 향한 용기와 실천은 전환기 지식인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자세이다. 많은 고뇌와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결코 현실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끝내기에는 2% 부족하다. 돈키호테가 그토록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산초를 통해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산초는 실현 가능한 꿈을 가지고 돈키호테를 돕는다. 산초와 같이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여 돈키호테처럼 끝없는 열정을 가지고 실천해 간다면 그것이 바로 21세기에 적합한 효과적인 추진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조희문 한예종 채용비리 구속…이창동 ‘시’ 시나리오 0점 구설수 등 전력

    조희문 한예종 채용비리 구속…이창동 ‘시’ 시나리오 0점 구설수 등 전력

    조희문 채용비리 구속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채용 비리에 연루된 조희문(57) 전 영화진흥위원장과 김현자(67)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17일 교수채용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들을 구속했다. 이날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승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과 김현자 전 무용원장은 한예종 교수 지원자 A씨 측으로부터 채용과정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희문 전 위원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김현자 전 원장에게는 특가법상 뇌물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한편 검찰은 이들이 수수한 금품 일부가 한예종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된 정황도 포착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또다른 교수 채용에 손을 썼거나 정관계·문화계 유력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는 한편, 이와 별도로 무용원의 신입생 선발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은 지난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 마스터영화제작 지원사업 첫 공모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시나리오가 ‘각본의 포맷이 아니라 소설 같은 형식’이라는 이유로 0점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영화 ‘시’는 이듬해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뒤이어 조희문 전 위원장은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에 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2010년 11월 해임됐다. 조희문 전 위원장은 신문기자 출신으로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창동 ‘시’ 시나리오 0점 논란’ 조희문 전 영진위원장 구속

    ‘이창동 ‘시’ 시나리오 0점 논란’ 조희문 전 영진위원장 구속

    조희문 구속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채용 비리에 연루된 조희문(57) 전 영화진흥위원장과 김현자(67)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17일 교수채용 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들을 구속했다. 이날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승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과 김현자 전 무용원장은 한예종 교수 지원자 A씨 측으로부터 채용과정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각각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희문 전 위원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김현자 전 원장에게는 특가법상 뇌물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한편 검찰은 이들이 수수한 금품 일부가 한예종 고위 관계자에게 전달된 정황도 포착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또다른 교수 채용에 손을 썼거나 정관계·문화계 유력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는 한편, 이와 별도로 무용원의 신입생 선발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은 지난 2009년 영화진흥위원회 마스터영화제작 지원사업 첫 공모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시나리오가 ‘각본의 포맷이 아니라 소설 같은 형식’이라는 이유로 0점을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영화 ‘시’는 이듬해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뒤이어 조희문 전 위원장은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에 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2010년 11월 해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교수 채용 비리’ 조희문 前영진위원장 영장

    검찰이 조희문(57) 전 영화진흥위원장과 김현자(67·여)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장이 교수 채용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지난 15일 한예종 교수 채용과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 전 위원장과 김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한예종 교수 지원자 A씨로부터 채용 과정에 힘을 써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A씨가 김 전 원장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청탁하며 뇌물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위원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김 전 원장에게는 특가법상 뇌물 혐의가 적용됐다. 조 전 위원장 등의 구속 여부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결정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다시 보자, 마키아벨리

    다시 보자, 마키아벨리

    냉혹한 통치론 혹은 무자비한 처세술 등의 비판이 뒤따르는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1469~1527)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동아시아 학술계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에 비해 그의 ‘공화주의’ 관련 연구는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3~14일 이틀간 서울 숭실대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마키아벨리의 군주 읽기’, ‘동아시아 맥락에서의 마키아벨리’ 강연·심포지엄은 이 같은 움직임의 산물이었다. 정치적 처세술로만 인식돼 온 마키아벨리 사상에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강조한 공화주의적 측면이 숨어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이 사상이 동아시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볼로냐 학파를 이끄는 마리오 안셀미 볼로냐대 교수와 국내 대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국내 마키아벨리 연구의 대표주자인 곽준혁 숭실대 교수, 일본 근대사상 연구가인 고이치로 마쓰다 릿쿄대 교수, 중국의 공화주의 연구자인 카오친 난카이대 교수 등이 참여해 색다른 시각으로 군주론에 접근했다. 지난해 군주론 탈고 50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정부가 지원하는 저술작업을 맡았던 마리오 교수는 숭실대 강연에서 “군주 또는 독재적 권력행사의 정당화가 아니라 법의 지배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현실주의의 정수로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에 내재한 권력과 힘에 대한 통찰력이 갖는 보편성을 시민적 자유와 관련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국회 심포지엄에서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에 내재된 ‘정치적 현실주의’가 현실로부터 괴리됐거나 현실과 엷게 연결된 이상주의로부터 잉태된 진보진영의 급진주의에 대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면서 “반대로 반공주의를 비롯한 이데올로기적 담론에 지배받는 보수의 단견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도덕주의 또는 이념적 도덕률을 통해 좋은 정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무용하고 위험한지를 배워야 한다. 지금은 마키아벨리 사상에서 민중의 측면도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숭실대 ‘가치와 윤리연구소’를 이끄는 곽 교수는 “마키아벨리 사상은 군주의 통치만이 아니라 시민의 자유라는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갖는 이중성을 검토했다. 내적으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대외적으론 힘의 경쟁이 갖는 제국주의적 요소를 띤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지나치게 윤색됐다는 주장이다. 최근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민음사)를 펴낸 곽 교수는 “마키아벨리는 갈등이야말로 변화의 시작이라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집단지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민주주의가 경제논리에 파묻혀 비효율성을 지적받는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의 비지배논리는 시민적 자유 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심포지엄에선 고이치로 교수가 후쿠자와 유키치를 비롯한 일본 근대 사상가들이 마키아벨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일본 헌법 논쟁과 의회 정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카오친 교수는 “청조 후기 중국에 처음 등장한 마키아벨리는 과학적 정치이론가, 애국자, 제국주의자 등 상반된 형태로 해석됐다”면서 “제국주의에 대한 반발과 묶이면서 중국 도덕주의와의 연관 가능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의 저명 출판사인 루틀리지가 ‘동아시아 맥락에서 정치이론’이란 기획의 하나로 마련했다. 이탈리아 대사관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명성황후’ 주인공 구속영장 ‘충격’…대체 왜?

    ‘명성황후’ 주인공 구속영장 ‘충격’…대체 왜?

    조희문(57) 전 영화진흥위원장과 김현자(67) 교수 채용 비리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문홍성 부장검사)는 한예종 교수 채용과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 전 위원장과 김 전 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원장은 한예종 교수 지원자 A씨로부터 채용과정에 힘을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김 전 원장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청탁하며 뇌물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고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위원장에게는 알선수재, 김 전 원장에게는 뇌물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조 전 위원장은 상명대 교수로 재직하다 2007년 인하대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09년 영화진흥위원장을 맡았지만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심사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해임되기도 했다. 국립무용단장을 지낸 김 전 원장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예종 무용원장으로 재직했다. 이화여대 무용과 출신의 김 전 원장은 한국 무용의 대가이다. 1994년 국수호 디딤무용단 공연 ‘명성황후’와 1996년 국립무용단 초청 공연 ‘오셀로’ 등에서 주연을 맡았다. 검찰은 교수채용과 별도로 무용원의 신입생 선발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수사의뢰를 받아 확인 중이다. 조 전 위원장 등의 구속 여부는 17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이후 결정된다. 검찰은 이들이 또다른 교수 채용에 손을 썼거나 정관계·문화계 유력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음악에 맞춰 ‘들썩들썩’ 춤추는 견공 포착

    음악에 맞춰 ‘들썩들썩’ 춤추는 견공 포착

    강아지 한 마리가 앞발을 치켜든 채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영상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8일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음악에 맞춰 춤추는 대머리 강아지’란 제목의 기사를 소개했다. 영상의 주인공은 털이 없어 ‘무모견’으로 불리는 소형견 차이니스 크레스티드(Chinese Crested) 종의 강아지로 ‘나탄’란 이름을 갖고 있다. 영상을 보면 나탄이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의 히트곡인 ‘해피(Happy)’ 음악이 흘러나오자 사무용 의자 위에서 앞발을 들고 춤을 춘다. 춤추는 모습이 어찌나 경쾌한지 보는 이들을 신나게 만든다. 하지만 즐거워 보이는 나탄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었다. 태어나서 4살이 될 때까지 여러 집을 전전했다. 나탄의 성격이 얌전하지 않고 새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해, 파양당하기 일수였다. 그러던 나탄은 2년 전 미국 캐롤라이나의 한 동물 긴급구호 센터에 인계되었고, 현재 주인을 만났다. 강아지 주인은 동물 보호소 자원봉사자로 그녀의 보살핌 속에 나탄은 완전히 새삶을 살게 되었다.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탄을 오랜시간 동안 지켜본 뒤 입양하기로 결심했다”며, “나탄이 생각과는 다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조회수 10만여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나탄은 나를 웃게 만든다”, “사랑스런 강아지 주인이 부럽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경제 블로그] 車보험료 인상 놓고 삼성화재 ‘우회전술’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 대신 특정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올리거나 특약에 대한 할인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손해율(보험료를 받아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비율)을 낮추려는 ‘우회전술’을 쓰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화재의 이런 행위를 단순히 상품 손질 정도로만 보고 있진 않습니다. 최근 온라인·중소형 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올리기로 하면서 필수 가입 보험인 자동차 보험료 인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신 특약 할인율을 조정하고 나중에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오는 16일부터 택시, 버스, 렌터카, 택배차량 등의 영업용 차량과 이를 제외한 법인차량(업무용)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기존 4%에서 1%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낮추려는 이유는 블랙박스를 설치해도 자동차 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삼성화재가 지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누적 집계한 수치로는 영업용 차량의 손해율은 91.8%로 블랙박스 장착 차량의 손해율(96.2%)이 미장착 차량의 손해율(91.4%)보다 4.8% 포인트 높았습니다. 업무용 차량의 손해율은 82.9%로 블랙박스 장착 차량의 손해율(86.5%)이 미장착 차량(82.5%)보다 4.0%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따라 할인율을 낮추면 결국 블랙박스 특약에 가입한 계약자들의 자동차 보험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의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합니다.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조사해 보니 사고가 더 나서 오히려 할인을 못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고객 기만행위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블랙박스는 사고 예방 등을 위해 많이 장착하는 추세인데다가 설치에 대한 특약 할인율을 유도해 놓고 이제 와서 효과가 없으니 올리겠다는 것은 기존 가입 고객을 속이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일단 업무용·영업용 차량에 한해서이지만 추후 일반용 차량에도 비슷하게 적용하게 되면 궁극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국보 1호’ 유지 혹은 포기의 함정/노주석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국보 1호’ 유지 혹은 포기의 함정/노주석 선임기자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영혼이 없다 못해 참 나쁜 문화재청이다. 국보 1호 숭례문 해제와 교체를 둘러싼 잦은 말 바꾸기 때문이다. 취임 3개월을 앞둔 나선화 문화재청장이 지난주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유지할지, 포기할지에 대해 국민의 뜻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공론화라는 절차와 연말쯤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해제 쪽으로 가닥을 잡은 듯 행간이 읽힌다. 5년여 전 숭례문 복원에 들어가면서 전통방식으로 복원해 국보 1호로 유지하겠다고 큰소리쳤고, 올 초 파행이 드러나기 전까지도 국보 1호 유지에 이상 조짐이 없던 터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짝퉁 숭례문’에 정나미가 떨어졌다. 숭례문 파행 복원에 대한 목하 국민적 염증으로 볼 때 국보 1호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다 안다. 5년 3개월 동안 277억원을 들여 새로 지은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문화재청장이 바뀌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전가의 보도처럼 국보 1호 해제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 속 터질 뿐이다. 숭례문 국보 1호 유지는 ‘죽은 자식 나이 세기’와 다름없다. 2008년 2월 숯검정으로 변했을 때 숭례문은 장렬하게 숨을 거뒀다. 숭례문 전소는 소신공양(燒身供養)이었다. 국보 1호 무용론, 국보 1호 교체론에 대한 항의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제가 임진왜란 때 왜군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가 입성한 숭례문을 국보 1호, 고니시 유키나가가 들어온 흥인지문은 보물 1호로 각각 지정했다고 주장해 상처를 입혔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숭례문이 숯덩이로 변하기 한 달 전 국보 1호 해제를 공개리에 진행했다. 그때 문화재청은 국보와 보물의 지정번호를 없애는 방향으로 문화재 등급 및 분류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전에는 또 어땠나. 1996년 교체논의가 처음 제기됐을 때 문화재위원회 심의 끝에 부결됐지만, 불씨는 살아있었다. 2005년에는 감사원까지 나서서 국보 1호와 보물 1호 교체의견을 냈다. 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은 “국보 1호를 훈민정음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문화재청장이 교체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때를 놓쳤다. 흐지부지됐다. 해제 및 교체여론은 여전했지만, 숭례문 화재로 냄비가 펄펄 끓자 꼬리를 내렸다. 쏙 들어가버렸다. 오히려 전통방식으로 복원해 국보 1호를 유지하겠다는 엉뚱한 처방전을 내놨다가 문제를 키웠다. 다시 국보 1호 해제여론에 기름을 부은 신임 문화재청장의 평소 소신이 무엇인지는 밝혀진 바 없다. 차제에 국보와 보물의 일련번호를 없애겠다는 것처럼 들리는 발언이 좀 과한 것 같아 걱정이다. 오버하지 말기 바란다. 국보 1호 교체면 충분하다. 전선을 확대하지 말고 한 가지에 집중하되, 여론에 기대 시간 보내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답은 나와 있다. 만신창이가 된 숭례문엔 정말 미안하지만 올 것이 왔다. 국보 1호 해제와 교체에 대한 공론화를 당장 본격화하라. 그것이 상처 입은 숭례문을 위하는 길이다. 누구도 입을 댈 수 없는 ‘진품’ 국보 1호를 보고 싶다. joo@seoul.co.kr
  • 강수진 국립발레단 감독 첫 공연 ‘라 바야데르’… 두 여인의 운명같은 만남

    강수진 국립발레단 감독 첫 공연 ‘라 바야데르’… 두 여인의 운명같은 만남

    발레리나 강수진(47)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취임을 2개월 앞둔 지난해 12월. 예상치 못한 복병이 등장했다. 취임 후 첫 공연인 ‘라 바야데르’의 음악을 맡기로 했던 러시아 지휘자가 갑자기 공연을 취소한 것.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강 감독에게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지휘자 제임스 터글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한 지휘자를 추천했다. 오페라, 발레, 심포니를 모두 아우르는 홍콩계 캐나다인 지휘자 주디스 얀(46·캐나다 겔프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었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얀은 흔쾌히 수락했다. 4~5년 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오네긴’ 공연에서 본 무용수 강수진에 반해서였다. “저도 오페라, 발레 음악을 지휘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봐왔지만 음악과 동작, 감성이 그렇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퍼포먼스는 본 적이 없었어요. (강 단장을 보며) 당신이 그때 나를 울게 만들었어요. 저도 지휘자로서 발레 음악과 움직임의 조화를 다시 배우는 계기가 됐죠.”(얀) 13~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 올릴 ‘라 바야데르’에서 두 사람이 뭉치게 된 이유다. 강 감독에게는 단원들과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얀에게는 국립발레단 공연의 첫 여성 지휘자로 섰다는 데서 더욱 각별한 작품이다. 지난 10일 발레단 사무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부산 공연(2월 28일, 3월 1일)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세계적으로도 발레를 잘 다루는 지휘자는 드물고 특히 ‘라 바야데르’는 무용수만 120명 가까이 되는 대작이라 연주할 줄 아는 지휘자가 더더욱 적어 걱정이었죠. 그런데 연습 시간이 이틀 밖에 없었는데도 얀은 부산 공연에서 기적을 만들어 냈어요.”(강 단장) 사실 얀은 처음 지휘 요청 이메일을 받고 무서웠다고 엄살을 피우며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 강수진은 슈퍼스타잖아요? 그녀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어요. 둘째, 아시아 톱인 국립발레단이라는 것, 셋째로는 ‘라 바야데르’ 해외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발레단이 몇 안 되는 어려운 작품이라는 점 때문이었죠.”(얀) 실제 공연에서 지휘자는 소문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했다. “단원들의 기량이 굉장했어요. 얼마나 고되게 훈련을 해왔는지 알겠더라고요. ‘(동작을) 한 번 더 해 보라’는 주문을 몇 번이고 반복해도 불평 한 번 하지 않고 연습마저 100%로 해내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음악에 대한 감각과 이해도 뛰어났고요.”(얀) “우리 무용수들의 강점이 그거예요. 잠재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배우자 하는 열정과 의욕이 커서 발레단의 발전 가능성이 더 보여요. 현역 무용수니 제가 몸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잖아요. 그런데 ‘더 이상은 시켜도 못하겠구나’ 싶은 순간에도 뛰는 아이들을 보면 보람은 물론이고 제가 에너지를 받아요. 열정이 만들어낸 변화를 이번에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강) 장르는 다르지만 예술가끼리는 통했다. 14세 때부터 극장에서 발레 리허설 반주를 아르바이트로 했다는 지휘자는 주역 무용수들마다 다른 동작의 특징과 점프의 속도 등을 다 숙지해야 좋은 연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 단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끼어들었다. “발레란 무용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의상, 무대, 분장 등 각 분야가 힘을 맞댄 결과로 이뤄지는 종합예술이에요. 고칠 수도 돌이킬 수도 없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단 한 번의 ‘라이프 쇼’죠. 그런 점에서 짧은 시간에 우리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다 가늠해 음악을 부리는 얀에게 너무 고마워요. 이제 당신을 제 지휘자 리스트에 올려놓을 거예요.(웃음)”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아프리카 예술혼 담은 이 손, 한국에선 14시간 접시만 닦았다”

    [내러티브 리포트] “아프리카 예술혼 담은 이 손, 한국에선 14시간 접시만 닦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예술흥행(E6) 비자를 발급받고 한국행을 선택한 외국인들이 인신매매, 성매매, 임금 체불, 폭력 등 인권침해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그간 E6 비자 제도의 부작용이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관계 부처가 나서서 인권침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프리카 무용 예술가에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에밀라(가명·35·여)와 가수 활동을 기대하고 입국했으나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필리핀으로 돌아간 마리아(가명·23·여)와의 심층 인터뷰를 내러티브 리포트(Narrative Report) 형태로 재구성했다. ■ 아프리카빌리지 무용수 에밀라 2002년 6월. 에밀라(당시 23·여)와 동료 무용수 10명은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코레 뒤 쉬드’(프랑스어로 남한)’. 코트디부아르에서 이틀 동안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낯선 땅 한국이었다. 그래도 에밀라는 두렵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의 ‘글라오지에티’ 전통예술극단 단원들은 이전에도 프랑스, 독일, 리비아 등으로 해외 순회공연을 하러 다녔다. 에밀라는 한국에서의 공연을 머릿속으로 그려 보며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에밀라의 기대가 깨지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이들을 초청한 경기 남양주의 아프리카 예술 체험장인 ‘아프리카빌리지’ 관리자와 함께 도착한 곳은 수도나 화장실은커녕, 주변에 인적조차 드문 폐가였다. 집 안에는 곰팡내가 진동했다. 물을 사 먹거나 씻으려면 20분이나 걸어 나와야 했다. 현실은 점점 악몽으로 다가왔다. 한국에 오기 전 공연단은 하루 8시간씩 일하고 한 달에 200달러를 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이들이 월 200달러의 급여조차 언감생심이란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이마저도 몸이 아파서 하루 쉬거나 청소를 안 하면 매번 5~15달러씩 공제됐다. 전화비로 1분에 3달러가 떼였다. 업주는 이것들을 한국어로 ‘흑인급여장부’라고 적힌 파일에 기록하고 관리했다. 무엇보다 그들을 힘들게 한 건 노예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이었다. 예술가의 자존심은 처절하게 짓밟혔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은 쉬는 날 없이 일해야 했지만 거역할 수 없었다. 하루 3~4회 공연이 끝난 뒤에도 식당 서빙과 요리, 청소, 호객, 제초작업까지 하루 14시간이 넘는 고역을 견뎌야 했다. 그들이 일한 곳은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업소 등록은 음식점으로 돼 있는 곳이었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이 항의하면 업주는 ‘그러면 나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업주는 알고 있었다. 돈도, 비행기 표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에밀라와 단원들이 목숨을 건 탈출을 하진 못할 것이란 걸. 4개월이 흐른 뒤 에밀라와 동료 무용수들은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의 도움을 받아 끔찍했던 아프리카빌리지를 탈출했다. 12년이 지난 지금 에밀라의 곁에는 동료 무용수였던 남편 바토(51)밖에 없다. 그들은 사업장을 탈출하는 동시에 E6 비자를 박탈당했고, 갈 곳을 잃었다. 단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사이 코트디부아르에는 내전이 발생했고, 에밀라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한국에 남기로 한 에밀라는 이듬해 난민 신청을 했다. 하지만 난민 신청은 11년이 지난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때 유럽 순회공연을 다니는 예술가였던 에밀라와 바토는 결국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 가는 불법 체류자로 이 땅에 남아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가수 지망했던 필리핀인 마리아 2010년 12월, 필리핀 국적의 마리아(23·여)는 부푼 꿈을 안고 한국 땅을 밟았다. 필리핀을 강타한 ‘한류’ 열풍 속에서 가수의 꿈을 키운 마리아는 한국에서 “내 꿈에 날개를 달겠다”고 다짐했다. 돈을 벌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도 있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필리핀에서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현지 기획사 직원은 “한국에 가면 가수로 일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마리아를 유혹했다. 간단한 오디션을 거친 마리아는 한국 기획사와 공연 계약을 체결한 뒤 예술흥행(E6)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왔다. 공항에서 만난 기획사 직원은 마리아를 대구의 노래방으로 데리고 갔다. 생전 처음 겪는 추위도 싫었지만, 한국 사람들의 시선은 더 견디기 어려웠다. 한 달 뒤 마리아는 부산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으로 옮겨졌다. 미국인이 좋아하는 용모에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 때문. 생활은 더 비참했다. 업주가 허락하지 않으면 근무시간인 밤에는 물론, 낮에도 클럽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루 9시간씩 손님 옆에서 술을 따르고, 노래를 불러 받는 월급은 고작 40만원. 필리핀에서 마리아만 바라보는 5명의 식구들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한 달에 2번씩 정기 휴무를 약속받았지만, 그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아파도 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파서 일을 못할 때면 사장이 “하루 수당을 못 벌었으니 벌금으로 10만원을 내라”고 윽박질렀다. 다른 클럽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손님의 술 시중을 들고 접대하기 위해 마약을 먹는다고도 했다. 오랜만에 쉬는 날, 마리아는 아파트에 혼자 있기 싫어 자신이 일하는 클럽에 갔다. 손님과 동석해 술을 마셨고, 손님의 요청으로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다. 손님들이 준 팁을 세어 보니 20만원. 이를 본 사장은 득달같이 달려와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 휴무에 번 돈이라고 사정했지만, 사장은 벌컥 화를 냈다. “누가 일하게 해 줬는데 어디서 이렇게 거만하게 나와? 당장 나가.” 그날 밤 마리아는 도망쳤다. 갈 곳을 잃은 마리아는 한국에서 알게 된 친구의 소개로 이주 여성을 위한 쉼터에 머물렀다. 마리아의 사연을 들은 쉼터의 활동가들은 계약을 위반한 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고 했다. 업주는 “한국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었고 세금도 내야 하기 때문에 월급은 그 정도밖에 줄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후 1년 2개월의 지루한 소송이 이어졌고 법원은 마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마리아는 필리핀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임시로 G1 비자(치료·소송 등을 이유로 3개월 이상 머물러야 할 때 내주는 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에 머물렀지만 소송이 종료된 만큼 더 머물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2012년 6월, 마리아는 상처만 얻은 채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정보보호직 공무원 선발에 ‘즉석 메뉴’ 직렬 신설 논란

    안전행정부는 11일 공무원 가운데 사이버안보와 정보보호 문제를 다루는 ‘정보보호직’을 신설해 당장 올 하반기부터 경력자를 뽑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신설한 ‘방재안전직’은 올해도 신규 또는 경력 채용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각종 사건·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공무원 직렬을 신설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각종 사이버테러와 날로 지능화하는 국가 사이버 안보 위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전산직렬 내 전산개발, 전산기기, 정보관리 직류에 더해 정보보호 직류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정보보호직 공무원 선발을 위해 현재 시험과목을 추리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우선 경력 채용을 한다는 게 안행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방재안전직의 경우 2013년 신설돼 5급 전형은 재난관리론, 안전관리론, 도시계획, 물리학개론 등의 시험과목을 정했으며 2014년 5, 7, 9급을 뽑는 것으로 예정됐다. 하지만 실제 올해 채용 계획은 0명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각 부처에 방재안전직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겨우 3명에 불과했고, 대학에 관련 과목이 거의 개설돼 있지 않아 시험 문제를 낼 만한 교수도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방재안전직은 직위 신설 전에 따로 수요조사가 없었으며, 급증하는 재난사고에 발빠르게 대처한다는 명목으로 급히 만들어졌다. 하지만 만들어 놓고 보니 수요가 없어 채용조차 불가능한 ‘무용지물’ 직렬이 된 셈이다. 정보보호직 역시 최근 각종 보안사고가 급증한다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지만 이미 각 행정기관에 전산직 공무원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 정보보호 전문 공무원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무현 상지대 행정학부 교수는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공무원 직렬을 새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원이 얼마나 필요한지 따져 보는 등 인력 선발 계획을 먼저 세우고 직렬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보통 새로운 공무원 자리를 만들 때 시험 과목을 선정하고 선발 정원을 결정한 뒤 공고를 내기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둔다”면서 “지난해 2월 신설한 방재안전직은 올해 선발 정원을 확보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신규 채용을 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탤런트 이하얀 모녀, 묵은 갈등 풀 수 있을까

    탤런트 이하얀 모녀, 묵은 갈등 풀 수 있을까

    11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리얼 실험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에서는 이혼 후 힘든 시간을 보냈던 탤런트 이하얀과 그의 어머니 김경자씨가 출연한다. 가족이라곤 단 둘뿐인 모녀는 모두 싱글맘으로 쉽지 않은 세월을 살아왔지만, 만나기만 하면 언성이 높아질 만큼 갈등의 골이 깊다. 1990년대 왕성하게 활동하던 탤런트 이하얀은 1997년 결혼과 함께 TV에서 사라졌다. 짧은 결혼생활을 이혼으로 마친 그녀는 반지하 월세 집에서 딸과 함께 살며 몸무게가 20kg 이상 늘었다. 하지만 이혼과 사기,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상처가 됐던 것은 자신의 편이 되어 주지 않는 가족이었다. 불화했던 부모님은 그가 어렸을 때 이혼했다.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엄마와 살겠다고 했지만 하얀은 늘 혼자였다. 안정된 가정을 갖고 싶어 일찍 결혼했지만 엄마처럼 이혼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로해 주기 보다 창피해하고 냉정하기만 하다. 이혼 후 가장이 되어야 했던 엄마 김경자씨의 삶도 만만치 않았다. 무용과 교수가 되겠다는 딸의 꿈을 이뤄 주기 위해 힘든 줄도 몰랐지만, 하얀은 무용을 포기하는 것은 물론 결혼과 이혼도 엄마와 상의 없이 결정했다. 그리고 딸은 늘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엄마를 공격한다. 경자씨는 과거에 얽매여 자신을 비난하는 딸이 섭섭하기만 하다. 어머니와 단 한 번도 여행을 가보지 못했다는 이하얀. 캄보디아의 시엠레아프에서 만난 두 모녀는 과거의 갈등과 아픔을 풀고 평범하고 화목한 모녀가 될 수 있을까.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무원 모바일 결재 연내 도입한다

    국가 행정사무를 다루는 공무원이 앞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문을 확인하고 즉시 결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의 재택근무를 위한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안전행정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이용해 이동 중에도 공문에 결재하고 전송할 수 있는 전자결재 사업을 올해 안에 추진해 ‘전자정부’ 구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예산 3억원을 들여 기존의 행정기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에 모바일 결재 기능 등을 추가해 중앙부처를 포함한 행정기관 154곳에 보급하기로 했다. 이 앱은 ‘온나라시스템’(정부 업무처리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공무원들은 현재 사무실에 있는 PC 기반의 업무처리 시스템을 통해서만 전자결재와 문서 유통을 포함한 모든 공무 수행이 가능하다. 안행부는 스마트 시대를 맞아 2012년에 모바일용 업무 포털 ‘하모니’를 구축했으나 직원 검색이나 일정 관리, 메모 보고 등 보안등급이 낮은 공무에만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하모니와 비슷한 행정기관용 업무 포털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산림청 등 행정기관 13곳에서도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전자인사관리시스템 e사람에는 결재 기능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휴가 신청이나 출장 보고 등 복무 관련 사항에만 해당한다. 안행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동 중에 공문을 확인하는 방법이란 사무실에 있는 직원이 PC에서 공문 자체를 사진으로 찍어 이동 중인 직원에게 이미지 파일을 전송하는 것뿐”이라면서 “하지만 무선통신망 해킹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는 보안 규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안행부는 이와 함께 예산 8500만원을 들여 서로 다른 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끼리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공용 메신저인 ‘공무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도 운영할 계획이다. 민간용 카카오톡과 같은 공무원 SNS는 일반 인터넷망이 아닌 정부통합전산센터 서버 통신망을 이용한다. 상반기에 안행부 내부에서 시범 운영한 뒤 하반기에 다른 중앙행정기관에도 보급할 계획이다. 다만 해킹이 가능한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국가 문서를 처리하는 만큼 전송 대상이 되는 전자문서를 ‘원문공개 대상’ 공문으로 제한하고, 해킹과 악성코드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정부3.0의 적극적 실현과 함께 세종청사에 입주한 행정기관의 간부들이 서울 출장길에서도 문서 확인이나 결재가 가능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세종청사의 한 사무관은 “중요한 안건은 결재권자가 업무 보고 자리에서 공문을 작성한 사람에게서 직접 설명을 듣고 천천히 검토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사용으로 몰입도가 떨어지고 날림 처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천송이보다 예쁘지?” 알록달록 당나귀 페스티벌

    “천송이보다 예쁘지?” 알록달록 당나귀 페스티벌

    알록달록 예쁘게 치장한 당나귀들이 모여 단합대회(?)를 열었다. 가발을 뒤집어쓴 당나귀, 잠옷을 입은 당나귀 등 다양한 패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색적인 동물잔치가 남미 콜롬비아에서 열려 화제다. 최근 콜롬비아 산안테로에서 개최된 동물잔치의 공식 명칭은 ‘전국 당나귀 페스티벌’. 행사장에는 곱게 단장한 당나귀들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렸다. 페스티벌에선 전통무용과 음악, 당나귀 모창대회(당나귀 소리내기대회) 등 흥미로운 순서가 진행됐다. 가장 남자답게 꾸민 ‘미스터 당나귀’와 예쁘게 치장한 ‘미스 당나귀’를 뽑는 미의 경연이 열리면서 페스티벌은 절정에 달했다. 콜롬비아의 당나귀 페스티벌은 과거 이 지방에서 거행됐던 종교의식에서 시작됐다. 가롯 유다를 당나귀에 태우고 동네를 돈 뒤 화형식을 거행하던 게 발전해 페스티벌로 자리를 잡았다. 페스티벌이 유명해지면서 산안테로는 매년 짭짤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사진=야로사베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 김용걸·류철균 교수 위촉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 김용걸·류철균 교수 위촉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위원장 김동호)는 김용걸(왼쪽·41)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와 류철균(필명 이인화·오른쪽·48) 이화여대 대학원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신규 민간위원으로 위촉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교수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원을 지낸 뒤 2009년부터 한예종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류 교수는 소설가, 게임문화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신규 위원 임기는 2015년 3월까지다.
  • [미술·전시]

    해운대 우동미술관에 ‘이우환 갤러리’ 조성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거장인 이우환 화백의 갤러리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시립미술관 내에 건립된다. 부산시는 12일 지하 1층, 지상 2층(1400㎡) 규모의 ‘이우환 갤러리’ 조성에 착공, 내년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갤러리에는 이 화백의 회화 8점과 조각 6점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경남 함안 출신인 이 화백은 재일 한국인 작가로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미술가로 꼽힌다. 작품 ‘점으로부터’(1977년 작)가 2012년 해외 경매에서 196만 1181달러(약 21억원)에 거래됐다. 화랑미술제 관람객 3만여명 성황속 폐막 한국화랑협회와 코엑스가 공동 주최한 ‘제32회 2014화랑미술제’가 나흘간 관람객 3만 6000여명을 모으고 지난 9일 폐막했다. 화랑미술제는 620여점의 작품을 판매해 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관람객 2만 5000여명, 작품 570여점 판매보다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보다 15곳이 늘어난 94곳의 화랑이 참가한 이번 미술제는 집중조명작가제를 시행하는 등 선택 폭을 넓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미술은행을 통해 미술작품 1억원어치를 구매했다. 재테크전문지 ‘리치’ 17일까지 ‘韓佛 미술전’ 종합금융재테크 전문지인 ‘리치’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에서 ‘한·불 특별 미술전’을 연다. 원로작가 구자승을 비롯해 박성남, 김명숙 등 다양한 세대의 국내 작가들이 참여한다. 프랑스에선 1954년 벨라스케스상을 수상한 게랄드 가랑과 무용수들을 우아하게 묘사한 폴 알렉시, 몽환적 아름다움을 표현한 클로드 아바가 동참한다. 서성록 안동대 교수는 “열린 ‘시선의 지평’이란 입장에서 일상을 바라본다면 일상과 자연이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운지 인식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클래식계의 아이돌 유엔젤보이스, 신입단원 모집

    클래식계의 아이돌 유엔젤보이스, 신입단원 모집

    대한민국 최고의 K-classic 보컬그룹 ‘IBK유엔젤보이스’가 작곡가 김형석과 함께 신곡음반을 제작할 단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IBK유엔젤보이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탄생한 클래식 아이돌그룹이다. 이들은 대한민국 클래식을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고자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국악, 팝, 발레, 한국무용 등의 예술을 접목해 노래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여온 IBK유엔젤보이스는 유럽 5개국, 미국, 일본 등을 순회하며 한국 클래식(K-classic)의 높은 수준을 알려왔다. 이런 IBK유엔젤보이스가 국내 대중음악계의 히트곡 메이커 김형석 작곡가와 새 앨범 준비에 돌입한다. ‘클래식 문화 세계화’를 위해 기획된 이번 앨범에서 작곡가 김형석은 IBK유엔젤보이스를 위해 신곡 제작은 물론 기존 클래식곡을 재편곡한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IBK유엔젤보이스는 새앨범에 함께 참여할 신입단원을 모집, 보다 완성도 높은 앨범을 발매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신입단원 모집파트는 테너 1명, 바리톤 1명으로 오는 14일까지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오디션은 17일 유엔젤보이스 아트홀에서 진행되며 오페라 아리아 1곡, 성가 1곡을 준비하면 된다. 유엔젤보이스 관계자는 “전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유엔젤보이스를 위해 김형석작곡가가 클래식으로 재편곡한 곡들과 신곡으로 새로운 음반을 제작한다”며 “능력있는 테너와 바리톤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신입단원 모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uangelvoic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충남 기초자치단체장

    [6·4 지방선거 누가 뛰나] 충남 기초자치단체장

    충남은 15명의 현직 시장·군수 가운데 3분의1인 5명이 이번 6·4 지방선거에 나오지 않는다. 성무용 천안시장, 나소열 서천군수, 진태구 태안군수는 3선을 모두 채웠다. 이준원 공주시장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석화 청양군수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청양군수는 옥중 출마할 수도 있지만 망신만 당하고 질 가능성이 높아 그럴 전망은 없어 보인다. 이른바 ‘무주공산’인 곳이 적잖아 많은 후보가 당 공천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공천 경쟁은 새누리당이 뜨겁다. 15개 시·군에서 공천을 노리는 후보가 70여명에 이른다. 반면 민주당적으로 나설 후보들은 민주당이 최근 새정치연합과 통합 신당 창당에 합의하면서 기초자치단체장 공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 기존 민주당 단체장들도 무소속으로 나와야 할 판이어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게다가 무공천으로 정리되지 않은 당원들이 너도나도 출마해 난립할 경우 공천을 받은 새누리당 후보가 대거 당선될 우려도 있다고 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충남 지역은 당 인기에서도 전국 상황과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이 강세다. 지역당이었던 자유선진당과 합당한 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청도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이 새정치연합과 합쳐지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도가 높아져 반격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충남은 그동안 자유민주연합 등 뚜렷한 지역 정당이 없으면 특정 정당에 표를 잘 몰아주지 않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장·군수 중 7명이 지역을 토대로 한 자유선진당 소속이었지만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과 민주당 후보는 각각 4명과 3명으로 엇비슷했다. 그래서 야권의 무공천 합의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천안시장 후보는 현직이 나오지 못해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최민기 시의회 의장과 경쟁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이 경력은 화려하나 조직 등은 최 의장이 탄탄하다. 민주당의 지지를 받기 위해 공을 들이던 이규희 멋진천안만들기 대표 등 4~5명은 당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자율적으로 단일화를 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공주시장 후보의 난립은 더 심하다. 15명 안팎이 거론된다. 예비 후보 중 7명이 새누리당으로 등록해 절대적이다. 고광철 시의회 의장, 오시덕 전 국회의원 등이다. 김정섭 전 청와대 부대변인 등이 민주당 성향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군 본부가 있는 군사 도시 계룡시는 이기원 현 시장과 최홍묵 전 시장이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새누리당, 최 전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보령시는 이시우 시장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뚜렷하게 우세를 보이는 정당 후보는 없다. 이준우 충남도의회 의장과 김동일 전 충남도의원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노린다. 지난 총선에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에게 진 엄승용 전 문화재청 정책국장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논산시는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고향으로 같은 당 황명선 시장이 아성을 구축한 가운데 송덕빈, 송영철 두 전현직 충남도의회 부의장과 백성현 새누리당 중앙당 수석부대변인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을 채비를 하고 있다. 신흥 철강 도시로 부상한 당진시는 이철환 시장에 맞서 이종현 충남도의원 등이 새누리당 공천 싸움에 나선다. 금산군은 새누리당 박동철 군수와 박범인 전 충남도 농정국장의 대결이 기대된다. 박 전 국장의 출마에는 안 지사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김종민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가 지난 총선에서 이인제 의원에게 패한 것은 금산 지역 열세 탓으로 다음 총선 승리를 겨냥한 포석이란 설이 나돈다. 부여군도 민주당 후보로 박정현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가 나설 예정이었고, 황 논산시장과 3선 제한에 걸린 나 서천군수 모두 민주당이어서 이번에 두 곳과 함께 금산·부여군까지 이기면서 충남 남부의 ‘민주당 벨트’를 노렸지만 ‘무공천’ 여파로 무산됐다. 예산군은 충남 자치단체장 중 최고령인 최승우 군수가 3선 도전에 나선다. 육사를 나와 육본 인사참모부장을 지냈다. 예산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선산이 있어 장기간 여당이 절대 강세를 보여 왔다. 현직 군수가 못 나오는 태안군은 가세로 전 서산경찰서장, 강철민 충남도의원, 한상기 전 충남도 자치행정국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한창 물밑 작업 중이다. 최근까지 태안부군수로 있다가 사퇴한 이수연 후보는 아직 정당을 못 정하고 있다. 청양군은 민주당 소속의 김명숙 군의원이 앞서 나가는 가운데 김의환 전 청양군 기획감사실장 등이 새누리당 공천을 노린다. 보수적인 곳이지만 전임에 이어 후임 군수까지 구속되자 “이번에는 한번 바꿔 보자”는 분위기도 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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