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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 법원문턱도 높다

    장애인들에 대한 사법부의 문턱이 높다.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형식적으로 설치돼 있거나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사법적 정의는 그만두고라도 사법기관에 대한 접근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는 것이다.법원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등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말 8,500여만원을 들여 휠체어 리프트와 점자표시판,점형블록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지난 6일 오후 휠체어를 타고 법원을 찾은 권오익(權五益·42)씨는 청사 밖 계단 앞에 멈춰섰다.장애인을 위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행인들의 도움으로 겨우 계단 위로 올라왔지만 자동문과 같은 장애인을 위한 출입구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간신히 건물 안에 들어온 권씨는 4층 형사법정에 가기 위해 계단에 설치된휠체어 리프트로 다가갔다.권씨는 리프트를 조작할 수 있는 직원의 도움을요청했지만 직원은 30분이 지나서야 나타났다.그나마 리프트의 턱이 높아 혼자 올라갈 수도 없었으며 계단을 오르는 동안에는 다른 민원인들은 모두 멈춰서야 했다.리프트가 설치된 계단의 폭이 너무 좁았기 때문이다.리프트를타고 4층까지 올라가는 시간도 30분이 넘게 걸렸다. 장애인 화장실은 평소에는 창고로 쓰이는 듯 청소도구와 쓰레기통이 잔뜩쌓여 있었으며 잠금장치가 없어 문을 잠글 수도 없었다.공중전화기,음료수자판기도 권씨의 ‘눈높이’와 맞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같은 날 법원을 찾은 시각장애인 김모씨(37)도 법원 출입문 앞에서부터 헤맸다.방향을 안내해주는 ‘선형유도블록’이 갑자기 없어졌기 때문이다.청사 안에도 ‘점형블록’(계단이나 출입구,장애물 앞에 설치된 경고형 블록)만설치돼 있을 뿐 이와 연결된 선형 블록이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김씨는 또 계단손잡이에 설치된 ‘점자안내판’대로 움직이다가 계단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위·아래로 돼 있어야 할 방향표시가 좌우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건물 구조상 달리 리프트를 설치할 공간이 없었다”면서 “다른 편의시설도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이 있다면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한국맹인복지연합회 서울시맹인복지회관 박복남(朴福男·28·여) 연구원은“검찰과 법원은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장애인들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오가는 곳이 아니라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꼭 가야 하는 곳”이라면서 “안내 데스크나 민원창구 등 주요 시설물까지 장애인이 혼자 갈수 있는 편의시설 설치는 필수”라고 말했다.그는 또 “장애인이나 관련단체의 자문을 얻어 편의시설을 설치했다면 예산만 낭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전시행정이라는 비난도 듣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아동 최대의 敵 ‘에이즈·분쟁’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확산과 지역 분쟁이 21세기에도 전세계 어린이들을 위협하는 ‘괴물’로 지목됐다. 카롤 벨라미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사무총장은 12일 ‘세계 어린이 현황2000’보고서를 발표,에이즈와 지역 갈등으로 인한 어린이 희생자들이 늘면서소아마비 백신과 같은 20세기에 이룩된 놀라운 진보들을 퇴색시키고 있다고경고했다. 에이즈의 경우 15∼24세 연령층에서 1분에 5명이 감염되고 있으며 1,100만명이 현재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또 유니세프가 활동중인 세계 56개국에 분쟁이 확산되면서 백신과 면역 치료제의 공급 통로가 차단돼 20세기 과학문명의 결실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현장등 위험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는 어린이의 수는 4명 당 1명꼴인 5억4,000만명.또 전세계에서 1억3,000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어떤 종류의 학교에도 나가지 않고 있다. 벨라미 총장은 “90년대는 가난과 분쟁,만성적 사회 불안 및 에이즈 바이러스와 같은 예방 가능한 질병들로 여성과 청소년,어린이들이최대의 피해자가된 기간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의 경우한국은 98년 현재 인구 1,000명당 5명꼴로 4명꼴인 일본과 노르웨이,스웨덴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000명당 8명,영국과 캐나다,뉴질랜드 등은 6명꼴로 나타났다.북한은 30명꼴로 총189개국 가운데 104번째였다. 아동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1,000명당 316명인 시에라리온이었으며 앙골라는 292명,니제르는 280명,아프가니스탄은 257명 등이었다. 한국은 60년까지만 해도 1,000명당 127명의 아동이 5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중고차 세금할인’ 추진 배경과 전망

    중고자동차에 대한 세금 감면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정치권에서의 문제제기에 이어 정부가 구체안 마련에 나섰다.정부가 자동차세 감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 자동차 세금은 자가운전자들로부터 오랫동안 불만을 사온 대상이었다. 재산가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상식인데 이 상식이 자동차세금에서는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자동차 세금이 배기량별로 부과되기 때문이다.이러다 보니 수천만원짜리 외제차와 수백만원짜리 국산 중고차가 같은 세금을 내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세가 차령(車齡)별로 차등부과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난관이 놓여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감면에 따른 세수보전책이다.자동차세는 전체 지방세의 12. 5%를 차지하는데 감면이 논의중인 승용자동차세의 경우 자동차세의 92.8%나차지한다. 행정자치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한나라당 안을 따를 경우 감면되는 세액은 연간 2,800억.자민련 안대로라면 4,800억원이 부족하게 된다. 행자부는 세수보전책으로 주행세인상을 논의중이다.국세인 교통세의 3.2%(3,000여억원)를 지방으로 돌리고 있는 주행세를 올려야 부족액을 보전할 수있다는 것이다. 환경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산업자원부에서는 자동차산업의 다른 산업과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신규 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의 추진은 반대하는 입장이다.환경부도 오래된 차일수록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늘고 있어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성능 개선이 된 뒤라야 논의할 수 있다는 부정적 입장이다. 한편 외국의 자동차 세금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기본적으로 마력 기준으로 부과되는 프랑스는 5년까지는 통상세율을 적용하고 그 이후부터는 반액을 감면한다.차량가액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주는 3년째부터 차등과세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는 10년 이상된 차량을 해마다 10%씩 중과하고 있다.일본 대만 그리스 등에서는 우리나라처럼 배기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과세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 [독자의 소리] 장애인 보행블록 용도 감안 제대로 설치를

    최근들어 장애인 에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여러가지 장애인 편의시설이 늘고 있다.도로에 설치되어있는 점자블록도 시각장애인들의 안전보행을 위해만들어진 장애인 편의시설중 하나이다. 얼핏 비슷해보이는 이 점자블럭은 두가지다.하나는 일자형이고 또하나는 올록볼록한 물방울형이다.이 두가지 블럭은 용도가 다른데 일자형은 시각장애인이 보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유도해주는 역할을 하는 한편 물방울형은 교차로와 횡단보도,방향전환과 계단의 시작과 끝등 주의를 요하는데 설치된다. 그러나 이 블럭들은 곳곳에 잘못 설치되어 있다.예를 들면 서울 잠실 갤러리아백화점 부근 점자블럭은 횡단보도앞에 일자형을 설치,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한 보행로로 오인해 차도를 횡단하다 위험에 빠질까 염려된다. 애써 마련한 장애인 편의시설이 무용지물이 되거나,오히려 화를 부르지 않을까 걱정이다.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정동익[서울 송파구 잠실5동]
  • [대한시론] 결산이익 처분 세제혜택 줘야하나

    어떤 회사에서 회계담당 임원을 공채했다고 한다.최종 후보 세 사람을 대상으로 사장이 직접 면접을 했다.사장은 회사의 재무상황을 적은 서류를 보여주고 결산이익이 얼마나 되겠는지 물어보았다.고지식해 보이는 첫 번째 후보는 계산기를 꺼내 열심히 두드려서 몇 원이 된다고 끝 단위까지 제시했다. 두 번째 후보도 계산기를 두드려 가면서 계산해 이런 방법을 쓰면 얼마인데 다른 방법을 쓰면 얼마 된다고 복수의 안을 제시했다.세 번째 후보는 서류를 살피고 나서 오히려 사장에게 반문을 했다.얼마로 만들어 드릴까요? 회계는 온도계로 온도를 재듯,체중계로 몸무게를 재듯이 정확한 수치를 재는 것이 아니다.여러가지 회계처리 방식 중에서 선택해 결산이익을 계산하는 것이다.동일한 회사에 대해서도 회계기준이 수용하는 여러 방식을 적용하면결산이익은 크게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낡은 시설을 이용해 사양기에 접어든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곧 문을 닫게 되더라도 결산서상 이익은 생길 수도 있다. 회계상식이나 경영지식이 전혀없이 낙하산을 타고내려온 공기업 사장이 결산이익이 생겼는데도 그 돈을 어디다 두고 또 회사채를 발행하려 하느냐고소리치며 결재서류를 내던졌다는 웃지 못할 소문도 들린다.결산이익은 단지장부상 수치일 뿐 그만큼 돈이 남는 것은 아니다. 부실기업이 계속해서 생기고 공적자금에 손을 벌리는 금융기관이 수없이 남아 있는데 때아닌 결산이익 나눠갖기 논쟁이 벌어졌다.노동부가 요구한 결산이익에 대한 성과급의 손금인정을 재정경제부가 받아들여 관련 세법조항을개정하기로 했다고 한다.재정경제부 담당자는 결산이익을 나눠주는 것도 결국 인건비이므로 다른 인건비와 형평성을 고려해 손금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결산이익 처분으로 나눠준 상여금을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건국 이래 지금까지 지켜온 세법규정이었다. 그런데 하필 재정적자로 국가채무가 100조원이 넘어섰고 공적자금이 바닥난가운데 대우사태로 인해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시점에서 세제해택을 부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결산이익 처분에의한 상여금은 고용계약에 근거한 인건비와는 다른 것이다.노사간 힘 겨루기에 의해 회사내의 정치적인 과정에 의해 결정된다.물론 기업에 잔뜩 돈을 꿔주고 있는 금융기관이나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국민들과는 아무런 협의도 없이 결정된다. 절박한 경제위기 고비는 넘겼다고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워크아웃이다,해외매각이다 하여 자리 부지하기에 숨가쁜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결산이익 나눠갖기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그러나 금융위기의반사이익을 얻은 일부 증권회사나 국제경기의 반짝 흐름을 타고 있는 반도체회사 직원들의 마음은 한껏 부풀게 돼 있다. 결산이익 처분에 의한 상여금을 손익계산서에 계상하는 인건비와 동일하게취급한다면 괜히 손익계산서에 이를 적어넣어 회사재무 상태만 멍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인건비를 결산서상의 비용으로 잡지 않고 이익을 뻥튀기했다가 큰소리치며 갈라먹는 것이 외양상도 멋있고 실속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안 그래도 불신받는 결산서가 무용지물이 될것은 뻔한 일이다.결산이익을 나누는 것보다는 종업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발전성과를 나눌 수 있는 종업원 지주제나 스톡옵션을 확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당장의 돈 몇푼보다 주인의식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있는 것이다. 이자를 내야 하는 재정적자 100조원과 곧바로 정부부담으로 떠안아야 하는금융기관 부실채권 100조원은 가볍게 볼 게 아니다.지금은 새로운 세제혜택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 기존 세제혜택도 모두 철폐해야 할 절박한 시점임을명심해야 할 것이다. [李晩雨 고려대교수·경영학]
  • [시·도의원 초대석] 이규성 동대문구의원

    동대문구의회 이규성(李圭晟·55)의원은 휘경2동에서만 30년이 넘게 살아온토박이다.때문에 동네 구석구석 그의 발길과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 이의원이 가장 많은 시간과 발품을 들이는 분야는 ‘환경’.특히 휘경2동에 인접한 인접한 배봉산 일대는 그가 언제나 예의주시하는 곳이다.갈수록 심각해지는 공기오염,고층아파트를 비롯해 나날이 늘어만 가는 콘크리트빌딩들로 녹지공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그는 배봉산을 지키기로 다부지게 마음먹었다. “우리 구의 ‘허파’인 배봉산을 공원화하는 것에는 찬성입니다.그러나 주민들이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개발이 중요합니다.공원을 조성하면서 마구잡이로 나무를 잘라내거나 산책로를 만들면서수십년이나 된 관목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하는 공원을 보면 대부분 이런 식입니다” 이의원은 개발정책이 정작 주민들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결과적으로 환경만파괴한채 지역의 문제거리만 양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따라서 인근 지역주민들이 바라는 개발이 무엇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것이 이의원의 굳은신념이다.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뿐이더군요.‘주민을 위한 공원이어야지 단지 개발을 위한 공원은 안된다’는 것입니다”이의원은 집행부에 대해서도 늘 이같은 자신의 신념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있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지요.따라서 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문창동기자 moon@
  • [사설] 한진로비 철저히 밝히도록

    대기업과 정치권 및 관청의 유착비리 혐의가 또 불거졌다.한진그룹이 정·관계를 상대로 금품을 동원해 로비를 펼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한진그룹탈세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한진그룹과 국회의원 및 건설교통부 공무원들의 금전수수 의혹을 포착하고 수사중이라는 것이다.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응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검찰은 한진그룹 조양호(趙亮鎬)회장을 횡령과 세금포탈 혐의로 구속수사중이다.이 수사과정에서 한진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과 관청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왔다는 혐의가 드러났다.검찰은 한진그룹 및 대한항공임원들에 대한 조사에서 전현직 건설교통부 고위공무원 3명을 포함,10여명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고위 공무원은 대한항공으로부터 매달 300만원씩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으며 그 금액이 모두 6,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돈이 건네진 것은 공무원뿐이 아니며 국회 건교위 소속 일부 여야의원들도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두말할 나위없이 수뢰 혐의를 받고있는 인사들은 한진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거나 지휘감독할 위치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이 경우의 금품수수는 더욱 용납할 수 없다.때문에 수사가 그만큼 더철저하고 빈틈이 없어야 할 것이다. 최근 55명의 인명을 앗아간 인천호프집 화재 참사를 비롯한 각종 인재성(人災性) 사건사고 배후에는 거의 예외없이 업자와 감독관청의 유착고리가 있었다.금전수수로 안전관련 법규와 수칙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업자들의 각종 불법탈법 행위가 묵인됐던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아까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기업과 정치권 또는 관청과의 유착사건은 보다 철저히 파헤쳐져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교훈이 남겨지도록 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얼마전까지 각종 크고 작은 항공기 사고로 국민들을 불안케 해왔다.국내외에서 되풀이되는 대한항공 여객기 및 화물기 추락사고는 인명과재산피해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신인도가 급락하는 불명예를 안겨주었다.사고가 날 때마다 항상 거론돼 왔던 것이 회사의 안전불감증과 감독관청의 감독부실이었다.그같은 감독부실과 부재로 인한 안전불감증을 부른것이 다름 아닌 금전수수였다는 것은 이번 검찰수사를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회사돈 횡령과 탈세도 용납 못할 범죄지만 정치권이나 관청과의 유착 역시그러하다.더구나 대한항공의 경우 승객들의 생명과 맞바꾸는 행위가 된다는것을 알아야 한다.이번 검찰수사를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까닭이다. 다시 한번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
  • [대한시론] 정보의 권리를 행사하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있다.우리 주위에 아무리많은 유용한 정보가 있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마인드가 돼있지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 정부와 공공기관일 것이다.이처럼 방대하고 다양한 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지식정보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실례를 하나 들어보기로 하자.S정유에 근무하는 H씨는 충남 천안으로 발령을 받았다.H씨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충남도 내 석유 소매상 리스트를 구하기 위해 알아보던 중 시청에서 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시청을 방문하였으나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어 자료를 줄 수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고민하던 중 ‘정보공개청구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하여 정식으로 자료를 요청하였다.처음에는 이런 제도가 있느냐고 반문하던 공무원들도 정보를 내주었다. H씨는 이 리스트를 이용해 모든 판매상을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바탕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판매를 8배 이상 신장시킬 수 있었다.H씨 이외에도 노동부와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취업정보를 이용해 재취업에 성공한실직가장,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의 영농정보를 이용하여 소득을 증대시킨 농민 등 정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생활의 질을 높인 사례는 적지 않다. 80년대 이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를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고 그 결과 작년부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 후 지난 1년간의 운용결과를 보면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정보의 수요자인 국민들은 물론이고 이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공무원도 이런 제도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설령 알고있는 경우라 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으며 공무원의경우에는 정보공개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갖기가 쉽다. 시민단체에서 정보공개에 대한 캠페인과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나 청구되는 정보의 내용이 기관장의 판공비 공개와 같은 행정감시와 통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유용한 공공정보의 활용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 세계경제는 지식기반경제로 급속하게 이행하고 있다.이제는 단순히 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세상이 되고 있지 않은가.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정보와 지식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가 경쟁력을결정하고 있다.지식정보사회는 정부가 앞장서서 열어 나가야 한다. 지식기반국가 건설을 위해 정부는 정보 인프라의 구축,컴퓨터의 보급과 같은 정보화사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마인드이다.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자체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지식정보사회를 만들어 가자고 국민들을 설득하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정부 및 공공기관은 정보공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국민들의청구에 의해 제공하는 소극적 공개만으로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국민의 개별적인 요청이 없더라도 일상생활과 경제생활에 유용한 정보들은공공기관이 자발적으로 제공하여야 한다. 특히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적인 정보제공을 추진하여야 한다.미국의 경우를 보면 1996년 법률을 제정해 모든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 및 문서목록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공공정보는 국민의 것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정보권리를 확실하게 행사하자.‘권리는 잠자는 자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새겨보아야 할 때이다. 金 孝 錫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 [대한포럼] 음주운전 3진 아웃制 강화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갈수록 강화되지만 음주 운전자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음주운전은 과거 자살행위로 인식되었으나 이제는 살인행위로 치부돼 술취해 운전을 하다 인명피해를 낸 한 운전자가 얼마전 살인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음주운전이 범죄행위로 처벌받게 된 것은 자신의 일생을 망치는 선을 넘어 죄없는 타인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안겨다 주기 때문이다. 경찰이 내년부터 단순히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의 음주운전을 하다가 3회 이상 적발되기만 해도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3년간 면허를 다시 취득할수 없도록 ‘삼진(三振)아웃’ 벌칙을 강화키로 한 것도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현재는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사고를 냈을 경우에 한해 3년간 면허취득을 금지하고 있다.그러나 도로교통법시행령을 개정하더라도 혈중 알코올 농도 0.1% 이상이면 1년간 면허 재취득을 금지하고,혈중 알코올 농도 0.05∼0.1%일 때는 면허정지 100일을 부과하는 현행 규정은 계속 유지키로 했다. 문제는 벌칙을강화하더라도 음주운전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데 있다.최근 발표된 ‘경찰백서’에 따르면 ‘음주운전 삼진 아웃제’가 실시된 98년 전체 교통사고는 23만9,721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2,7% 줄었으나 음주운전 사고는 10,4%가 늘어난 2만5,269건이 발생,1,113명이 사망하고 4만489명이 부상했다.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사람도 전년도보다 15,3%가 늘어난 34만3,487명에 이르렀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국민활동이 위축돼 전체 사고가 줄어 들고 음주운전 벌칙이 강화되었건만 음주운전 사고는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술취한 운전자의 만용(蠻勇)을 유혹하는 심리는 무엇인가.‘교통안전에 관한 운전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음주운전시 66.6%가 적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 하면서도 47.8%가 음주운전 경험이 있다고 응답,‘나만은 괜찮겠지’하는 요행심이 음주운전을 유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음주운전의 위험을 몰라서가 아니라 요행을 기대하고 운전대를 잡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으며지속적인 단속이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음주운전 습관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운전자에게도 술을 권하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음주문화와 음주운전을 범죄시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그리고 ‘설마 내게…’하는 운전자의 기대감 때문이다.음주운전을수치스럽게 여기기는커녕 단속을 피해가는 묘기(妙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잘못된 모험심도 작용한다 하겠다. 우리나라 자동차 대수는 97년 1,000만대를 넘어섰고 현재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0만명에 이르고 있다.1가구당 1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4인 가족 중 2명 정도가 운전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이제 운전은 특정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며 대중화된 기능이다.교통안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음주운전을 범죄시하는 공감대가 이뤄질 시점에 다다랐다고 하겠다.벌칙 강화보다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운전자 모두의 의식전환 없이는 음주운전이 근절될 수 없다.음주운전자의 차량은 통제되지 않는 흉기(兇器)이다.상습음주 운전자는 면허취소는 물론 흉기화한 차량도 몰수해야 마땅하다.이와 함께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조그만 일부터 실천하는 운전풍토가 일반화되어야 한다.음주운전은 음주와 운전의 결합어이다.음주운전의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주와 운전을 격리(隔離) 시키는 일이다.우선 직장에서 회식이 있는 날은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 않아야 한다.자리를 같이한 운전자에게는 술 잔을 돌리지 말아야 한다.같이 술을 마신 동료가 운전을 하겠다고 객기(客氣)를 부리면 말려야 할 일이다.이런 운전풍토가 일반화할 때 우리 사회에서 ‘삼진 아웃제’는 무용지물로 남게 될 것이다./이기백 논설위원 kbl@
  • [대한시론] 경제학을 다시 써야 하는가

    빌게이츠는 최근 그의 저서에서 정보통신기술이 ‘생각의 속도’(speed ofthought)를 초월하여 발전하고 있다고 하였다.인간의 생각의 속도는 흔히 일컬어지는 광속의 속도보다 더욱 빠르다.이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고하는 빛의 속도를 능가하는 것이 사람의 생각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은 종래의 속도의 개념을 완전히 파괴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디지털 경제에서는 과거에 생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불과 4∼5년전에 무일푼으로 시작한 인터넷기업의 주가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다. 아메리칸 항공사보다 인터넷에서 그 항공사의 티켓을 판매하기 위해 만든 회사인 프라이스 라인(Price Line)의 시가총액이 열배 이상 높다. 대동강 물을 팔아 먹은 봉이 김선달이 가상공간에서 개념조차 잘 잡히지 않는 듯한 상품을 파는 기업의 주가가 엄청나게 비싸게 형성되는 현상을 보면무슨 생각을 할까?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 및 경제성장 과정에서 지식과 정보의 역할이 점증하는 지식기반 경제에서의 경제법칙은 기존의 그것과 판이하여,“경제학을다시 써야 한다”,“기존 경제 예측모델 무용지물 된다”등과 같은 주장이제기되고 있다. 지식이 생산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학자들에 의해 지적되었고,지식없는 노동이나 자본 등의 생산요소는 생각할 수없기 때문에,지식에 기반을 둔 경제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다만 부의 창출과정에서 지식과 정보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커졌으며,다양한경제활동에서 이용되는 지식의 범위가 확대되었고,특히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더욱 두드러진 현상이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전세계적으로 개방된 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 범위를 확장시키고 그들의 권한을 강화하며,가치창출 체계상의 모든 구성원간의 상호작용과 정보의 교류를 용이하게 하여 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제이론에 관한 논의를 촉발시킨 직접적인 계기는 수년째 안정 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경제의 예상밖의 성과 때문이다.높은 성장률을추구하면 물가가 흔들리고,물가를 잡다보면 실업이 늘어날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필립스 커브 이론에서는 미국경제가 현재 누리고 있는 ‘고성장 저물가’를 설명할 수가 없다. 정말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오늘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현상에 대한설명이 불가능한 것인가? 전통 경제학자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미국경제가 누리는 고성장 저물가 현상이 필립스 커브에 기초한 전통이론의 예측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지식정보 경제의 특징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경제호황에 따른 노동시장의 초과수요와 그 결과에 의한 임금인상이 지식정보 투입에 의한 생산성 향상으로 보완되어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낮은 인플레 하에서 고도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원리와 지식기반 경제를 지배하는 경제원리의 차이는 “새로운경제학이 필요하다”라거나 “경제학의 기본원리는 변하지 않는다”등의 차원에서 논의될 성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상이한 경제법칙이 작용하는 두 종류의 경제영역이 존재하고,두 종류의 경제영역이 지식과 정보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점에 주목해야 할 문제이다.우리가 관심을 두어야 할 일은 우리 앞에 전개되는 새로운 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위한 정책대안을 준비하는 일이다. 지식기반 경제를 앞서 가는 미국의 경우를 보자.작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디지털 경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여 새로운 환경을 준비하는 정책대안을 제시하였으며,지난 5월말에는 상무성 주관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여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미국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고,전자상거래세계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그들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지식기반경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해답을 찾아야할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지식정보의 생산성 향상효과,전자상거래의 규모 측정,지식정보산업 육성을위한 지적재산권 보호,전자상거래의 과세,네트워크 외부효과와 표준화와 같은 과제에 대해서 활발히 논의하여 이를 정부 정책에 체계적으로 반영하어야할 때이다. [金孝錫 정보통신정책 연구원장]
  • [중부 물난리] 연천군 이재민 표정

    96년과 98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 수마.차탄천 일부가 붕괴되면서 물에 잠긴 경기 연천읍 백학·군남·미산·왕징면 일대는 수돗물과 전기는 물론 외부인의 접근마저 끊겨 말 그대로 암흑과 절망의 도시였다.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대피소가 차려진 연천군청 대회의실로 피신해온연천읍 차탄리 주민 300여명은 거듭되는 악몽에 몸서리를 치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민들은 연천군청의 대피 안내방송 등을 듣고 부랴부랴 대피하느라 변변한 세간을 챙기지 못했다.연천군이 구호물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콘크리트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첫날밤을 보냈다. 계속 내리는 비로 습기가 차 눅눅해진 바닥,덤벼드는 모기떼,무더운 실내온도에다 앞으로도 수재 악몽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겹쳐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이재민들은 날이 밝으면서 대한적십자사 연천군부녀회 20여명이 준비해온 밥과 미역국으로 허기를 면했다. 날이 밝으면 집으로 돌아가 가재도구 등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이재민들은 그러나 1일에도 폭우가 계속되자 실망한 채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피워물며 앞으로의 일을 걱정했다. 이재민들은 특히 교통 두절로 외부와 고립된 가운데 구호품은 물론 생필품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지난 6월 경기도로부터 구호세트 200개를 받았지만 모두 교통이 끊긴 양주군청에 보관돼 있어 이들에게는 정작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재민들은 “96년 대홍수에 이어 지난해에도 피해를 입었고 올해도 장마가 코 앞에 다가와 있었는데 군청에 구호품 하나 비축돼있지 않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연천군 당국을 집중 성토했다. 김모씨(57·자영업·차탄2리)는 “96년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본 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데 또다시 피해를 보게 됐다”며 “연천군이 구호물자 등을 제대로 비축하지 않는 등 평상시 재난관리가 허술해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당국의 준비부족을 꼬집었다. 특별취재반
  • 기상청, 중부 강수량예측 빗나가자 시민 불신

    중부지방에 예상치의 3배가 넘는 집중호우가 퍼붓자 기상청의 예보 능력에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특히 지난해 여름 전국을 휩쓸며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냈던 게릴라성 폭우 이후 1,300만달러(약 150억원)의 거액을 들여 일본 NEC사에서 도입한 슈퍼컴퓨터가 무용지물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기상청 예보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슈퍼컴퓨터가 제 역할을 못해서인가,아니면 기상청의 조직과 인적 구조가 문제이기 때문인가. 슈퍼컴은 만능이 아니다? 지난해 7월말부터 8월초에 걸쳐 중부지방과 지리산 등지에 쏟아 퍼부은 게릴라성 폭우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때 기상청은 모든 탓을 “슈퍼컴퓨터가 없어서…”로 돌렸다.그후 정부는 기상청 연간예산의 4분의 1이 넘는 엄청난 금액의 슈퍼컴을 들여오기로 했다.하지만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오히려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1년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이번 수해는 지난 해보다도 더 많은 이재민을 양산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슈퍼컴을 이용하더라도 국지성 집중호우의 정확한 강수량이나 강우의 강도(시간당 강수량)를 예측하기는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밝힌다.다만 예보시간이 빨라져 비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지난해지리산 폭우 당시 집중호우가 시작되기 불과 2∼3시간 전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던 것이 올해는 경보가 6∼7시간 전으로 앞당겨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기상청의 이우진(李宇鎭)수치예보과장은 “슈퍼컴은 결코 만능이 아니다”면서 “현재로선 예보 시간을 단축하는 정도로도 큰 진전”이라고 해명했다. 한심한 소프트웨어 기술 슈퍼컴을 통해 유용한 예측결과를 얻으려면 우리나라의 지형 특성에 맞는 소프트웨어와 장기예보 프로그램,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아무 것도 갖추고 있지못하다. 기상청은 지금까지 10년간 축적한 고유의 기상용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슈퍼컴퓨터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 소프트웨어가 새로 도입한 슈퍼컴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기상청이 지난해의 호우 상황 10건을 슈퍼컴퓨터를 통해 수치적으로 재현,예보능력을 가상 실험한 결과 5건은 어느 정도 예측이 맞았지만 나머지는 최대 강우시간에 대한 예측도 6시간 이상 늦었으며 총강수량도 실제의절반 밖에 예측하지 못했다.많은 자료를 입력해 빠른 시간에 계산해 내는 슈퍼컴이 있지만 이런 자료를 제대로 프로그램화,입력시키는 ‘병렬 프로그램’ 기술을 지닌 전문가가 없는 것도 슈퍼컴의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주원인이다. 인력과 장비도 열악 기상청이 밝힌 우리나라의 예보정확도는 83%.선진국의 예보수준은 85% 이상이다.예보능력을 1% 높이기 위해서는 수십억∼수백억원의 예산과 막대한 노력이 필요하다.현재 기상청의 예산은 연간 560억원.이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로 지출되고 있다. 선진국에서 이미 오래 전에 시작한 수치예보가 도입된 것은 91년.재해를 가져오는 악(惡)기상을 미리 예보하는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인구 100만명당 기상인력이 미국 80명,일본 50명,영국 44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2명에 불과하다. 장비도 열악하다.현재 관측소는 지상 20㎞마다,고층에는 200㎞마다 설치돼있어 입체적인 파악이 어렵다.남서해상과 산악지역은 관측공백으로 남아있다.호우·우박·낙뢰 등 돌발적인 기상현상을 감시하는 기상레이더는 전국에다섯군데밖에 설치돼 있지 않다. 미국의 경우 2만여명의 기상전문인력이 인공위성과 기상레이더,해저관측장비 등 첨단장비를 통해 입체적인 기상예측을 하고 있다.이같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대기와 해류 등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국지적인 기상변화에 대해서도 정확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기상연구소 예보연구실 오재호(吳載鎬)실장은 “기상예보력을 향상시키려면 지표에 집중된 기상관측을 자동화·입체화·종합화하는 것을 목표로 관측자료 수집이나 자료처리 체계를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혜리 이지운기자 lotus@
  • “비교광고 대상기준 분명히 밝혀야”

    공정거래위원회 정재찬(鄭在燦) 기획과장은 “비교광고 허용기준 완화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촉진하려는 취지이며,앞으로 비교광고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광고 허용기준 완화로 종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종전에는 비교광고를 하려면 자기 회사에 유리한 점 뿐 아니라 불리한 사항까지 반드시 광고내용에 포함시켜야 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비교광고를 꺼렸다. 그래서 올 7월부터 유리한 점만 부각시켜 광고를 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야 함은 물론이다. 특히 비교 대상과 기준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예를 들어 자동차 가격 비교광고를 하면서 상대방 회사 차는 ‘디럭스형’ 기준으로,자사 제품은 ‘기본형’ 기준으로 은근슬쩍 대비하는 것은 불법이다.디럭스형인지 기본형인지를반드시 명기해야 한다. ■‘임시중지명령제’도 실시됐는데 중지를 받으면 많은 돈을 들여 찍은 TV광고 등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문제가 된 부분만 빼고 광고할 수 있다.임시중지명령은 불법광고의 혐의가 상당히 짙을 경우에만 발동할 계획이다.남발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일부에서는 비교광고가 ‘나만 잘났다’는 식이어서 오히려 국민정서상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꺼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지만 점차 활성화 될 것으로본다.한 쪽에서 비교광고를 시작하면 상대방 회사도 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자연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양측 회사가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어 제품선택에 전 보다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
  • [氣차게 삽시다](16회)-美대학 초청받고 수맥 강연

    미국의 국제대학(USIU)과 심리대학원(CSPP) 초청을 받고 어떻게 그들에게의사전달을 해야 할지를 궁리하고 있던 차에 영어방송사로부터 텔레비전 출연요청이 왔다.제목을 ‘수맥’으로 표기하는 조건을 다니 다음날 좋다는 연락이 왔다. 출연진,스탭진과 함께 수맥의 증상들을 두루 살피고 특히 퀘+ㄴ이라는 분의집을 도면 탐사하고 그 집을 가서 확인하게 되었다.수맥이 지나간 자리에 정확히 벽이 깨진 곳을 지적해주었다. 그 놀라는 표정을 클로즈업시킨 화면이나오자 수많은 학생과 교수들이 놀라와하는 표정을 보고 여유있게 강의를 시작하였다. 우리의 동양문화는 정신문화이며 망원경문화라고 필자는 정의한다.서양의문화는 물질문명이고 과학문명이어서 모든 것을 쪼개고 분석하는 현미경문화라 할 수 있다.이 서양문화,즉 물질문명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하여 동양으로모이게 되었다.그것은 다름아닌 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5-6세만 되면 어린 손자에게 천자문을 가르쳤는데 그 첫머리에 천지현황(天地玄黃)이라는 우주원리를 가르쳤다.즉 우주는 검고 땅은누렇다고 가르친 것이다.최첨단 과학은 1969년 아폴로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켜 이러한 진리를 확인하지 않았는가.우리의 조상들은 비행기를 모르던 시절이미 마음을 우주공간에 띄워서 우주의 섭리를 혜안으로 관찰하였던 것이다. 우리 동양에서는 미국이 아무리 많은 원자탄을 가지고 있어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다고 하였더니 모두 의아해한다.그래서 염력(念力)으로 물체이동과 팔랑개비 돌리기를 시범보이며 이러한 힘을 증폭시키면 미국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블랙박스의 다이얼을 바꾸거나 원자탄의 구조를 바꾸어 놓을 수있다고 하였다,즉 물체투시를 보여주면서 당신들의 이면을 볼 수도 있고,생각을 바꾸게도 할 수 있다고 하였더니 모두 숙연해 한다. 그래서 다시 명함 한장으로 나무젓가락 분지르기 스푼 구부리기 담배 니코친 빼기,그리고 기를 넣어 손가락으로 90킬로그람의 거구 들어올리기 시범을보이고 미국을 발견한 콜럼부스가 계란을 깨서 세웠는데 깨지 않고 기를 넣어 반듯이 세워놓으니까 모두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하며 환호한다.현상적인원리만을 좇는 그들은 마치 외계에서 온 사람인 양 필자를 신비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그러나 이런 동작은 새로울 것이 없으며 특별한 묘기도 아니다.기과학의 원리를 누구나 조금만 터득하면 익힐 수 있는 것이다.상호관점의 차이에서 온 신비스러움이 이처럼 많은 탄복을 가져오는 것이다. 동양문화의 무궁무진함을 알 수 있지 않는가. [李載奭 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 지하철 장애인리프트 ‘겉만 번듯’ 사고 위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에 설치한 ‘장애인 전용리프트’가 외면당하고 있다. 리프트의 크기가 작고 안전장치도 부실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 장애인에겐무용지물이다.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이용할 때마다 목숨을 건 곡예를 해야만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저녁 8시30분쯤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모씨(31)가 리프트를 이용하다 계단으로 굴러 떨어져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이씨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리프트에 올라 스위치를 조작하다 앞쪽에 설치된안전판이 젖혀지면서 앞으로 떨어졌다.이씨는 “리프트의 길이가 전동스쿠터보다 2㎝정도 짧아 항상 불안하게 리프트를 이용했다”면서 “바퀴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판이 갑자기 앞으로 젖혀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도 장애인 안모씨(32·여)가이용하던 리프트가 ‘덜컹’ 소리를 내며 갑자기 멈춰섰다.얼마후 리프트는다시 움직였지만 한동안 공중에서 공포에 떨었던 안씨는 그 뒤로 다시는 리프트를 타지 않았다. 사고가 빈발하자 서울장애인연맹과 장애인편의시설증진 시민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장애인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지하철 이용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그러나 지하철공사측은 “리프트는 법적 규격에 맞게 설치돼 있다”면서 “지난달 이씨의 사고도 개인적인 실수일 뿐 리프트 고장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서울시내 지하철 역에 설치된 장애인용 리프트는 폭 0.76m,길이 1.05m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시설 증진법’이 규정한 최소한의 크기다.따라서 이보다 큰 전동스쿠터나 특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리프트를 제대로 쓸 수 없다. 게다가 리프트가 설치된 역도 20여곳에 불과해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지하철 구간은 극히 제한적이다.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은 5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 계단에 리프트가 없어 장애인들이 낭패를 보기 일쑤다. 안전장치도 크게 부실하다.외국에는 가슴높이에 가로막대를 달거나 휠체어바퀴를 고정시키는 장치가 달린 리프트가 보편화 돼 있지만 국내 리프트의안전장치는 앞뒤에 설치된 18㎝ 높이의 안전판이 전부다. 리프트를 타는데 걸리는 시간도 큰 문제다.장애인 구모씨(28·구로구 구로동)는 “리프트 한번 타는데 1시간”이라면서 “승강장까지 내려가는데 2번,올라오는데 2번의 리프트를 타려면 4시간이 걸린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리프트를 타려고 역무원을 호출해도 30분이상 기다려야 하거나 아예 나오지않는 경우도 많다. 이상록기자 myzodan@
  • 南北차관급회담 재개 氣싸움

    중단된 남북 차관급회담이 언제쯤 재개될까.그 해답을 알 수 있는 시한이가까워지고 있다. 그 시한은 북한의 비료 시비기(대체로 8월 말)로부터 역산이 가능하다. 북한이 비료 지원을 절실히 원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비료의 증산효과를 기대한다는 뜻이다.금창리 지하시설 카드로 미국으로부터 얻은 식량으로 금년은 그럭저럭 버티지만 내년이 문제인 탓이다. 하지만 비료는 물에 약해 시비기를 놓치면 무용지물이다.북한엔 변변한 보관시설조차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달 말까지는 대북 추가 비료 인도가 이뤄져야 한다.제때에 시비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북한의 수송·배급망까지 감안했을 때다. 최소한 이번주말까지는 회담 재개 여부가 판가름나야 할 까닭도 여기에 있다.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측도 회담 재개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대북 포용정책의 대내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피차 개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선(先)제의는 자제하고 있다.회담 재개를 놓고 ‘기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 차관급회담은 지난 3일 수석대표 접촉을 끝으로 휴지기에 들어갔다. 다만 양쪽 모두 회담의 공식 결렬 선언을 하지 않았다. 한 당국자는 “회담이 완전히 깨질 때는 명확한 선언이나 성명으로 양측 모두 입장을 밝히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비공개접촉 합의에서 남측은 비료 20만t을 지원키로 합의했다.하지만 우리측은 회담 전에 10만t을 주고 나머진 이산가족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으면 제공한다는 입장이다.북측은 지난 8일 중앙통신을 통해 회담 결렬의 책임을 우리측에 떠넘겼다.그러면서도 “회담의 걸림돌을 제거하라”는 등 미련을버리지 않는 인상이었다. 우리측으로선 조만간 북측이 비공개 채널을 통해 ‘신호’를 보내 올 것으로 기대한다.조금만 더 버티면 북측 스스로 몸이 달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나 금주말까지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면 남북간 냉각기는 길어질 수밖에없을 것 같다. 구본영기자 kby7@
  • 고속도로 건설 위법·부당 ‘투성이’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감사한 결과 통신망 관로공사 이중 시행 등 모두 10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도공측은 지난 92년 6월 서해안·중앙 고속도로 건설에 들어간 뒤 한국통신측으로부터 기간통신망 관로공사를 도공의 자가통신망 관로공사와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통신은 지난해 말까지 국도변을 따라 122㎞의 기간통신망을별도로 설치하는 바람에 49억원의 도로복구비를 지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앞으로 중부내륙 등 9개 신설 고속도로의 통신망 공동건설사업이 추진되지 않을 경우 316억원이 추가로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국도로공사측에 기간통신사업자와 통신망 관로공사를 공동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통보했다. 또 도공은 중앙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죽령터널 완공예정 시한인 2002년 10월보다 2년이나 앞선 2000년 12월까지 죽령터널 남북의 11.7㎞ 구간(죽령터널∼풍기인터체인지,죽령터널∼단양인터체인지)의 도로를 먼저 건설키로 계획을 세워 이 구간이 2년간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건설교통부가 오는 2020년까지 완료키로 한 남북 7개축,동서 9개축의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분산투자로 지연되고 있으며 ▲2002년 말까지 건설예정인 11개 신설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재원 조달계획도 타당성이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삼성車카드회원 적립금 어찌되나

    삼성자동차의 법인청산 방침에 따라 100여만명의 삼성자동차카드 소지자들이 쌓아둔 120여억원의 적립금이 무용지물이 될 지경에 빠졌다. 삼성자동차카드는 회원이 카드로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이용액의 3∼8%를적립,삼성차인 SM5를 살 때 적립금만큼 차값을 대신 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매년 20만원을 한도로 5년간 최고 100만원을 적립할 수 있는데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3년동안 모두 120여억원이 쌓여 있다. 그러나 삼성차가 앞으로 계속 생산될 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 카드 이용자들이 자칫 손해를 볼 지경에 처한 것. 카드발급 주체인 삼성카드는 이에 따라 차량의 대상을 삼성차에서 다른 차종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한 관계자는 “삼성차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에 대비,다른 회사 차량을 구입할 때에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대우자동차 등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원들의 차값 구입비의 일부를 카드사가 부담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은호기자 unopark@
  • 허울뿐인 PC통신 민원처리제

    행정자치부 지침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달 26일부터 시행하고있는 ‘PC통신 재택 민원처리제’가 민원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당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팩스민원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사용료가 건당 1,000원에서 500원으로 내린데다 신청 당일 받아볼 수 있는 반면 PC통신은 민원 처리기간이 2∼3일로 긴데다 PC통신 미가입자는 수수료를 내기 위해 은행까지 가야 하는 등 절차가번거롭기 때문이다. 또한 팩스민원이 호적등·초본,대학성적증명,재직증명 등 235종의 민원을처리할 수 있는데 비해 PC통신 민원은 20종의 증명민원밖에 처리할 수 없는것도 이용률 저하의 또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어느 지역 할것없이 기본 홍보가 부족한데다 농어촌의 경우 PC 보급마저 거의 안돼있어 ‘PC통신 재택 민원처리제’는 그야말로 탁상행정이 빚어낸 빛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는 상태다. 제주도의 경우 제도 시행 한달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 시·군별 이용건수가평균 3∼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팩스민원은 제주시가 하루 평균430건,서귀포시가 300건 정도에 달하는 등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는 동구 2건,북구 4건,남구 1건,광산구 3건 등 PC통신 민원 건수가극히 저조하지만 팩스민원은 각 구청별로 하루 150∼200건에 달하고 있다. 경기 지역은 성남시 20건,하남시 3건,과천시 6건,용인시 5건을 기록했으며이같은 현상은 PC 보급이 비교적 잘 돼있는 서울의 경우도 마찬가지. 구로구의 경우 지금까지 PC통신 민원접수는 15건에 불과했고 양천구 역시 19건에 그치고 있다.두 자치구의 팩스민원이 하루 수백건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와 34%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에 비춰보면 제도의 존립 자체가 의문시될 정도다. 이같은 PC통신 재택민원처리제의 무용지물화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통신 가입자가 전체 1,400만 가구 가운데 약 32%인 450만 가구로 적은데다 가입자 대부분이 행정민원이 별도로 필요없는 학생층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해명했다. 관계자는 그러나 “통신 가입자들의 이용에 대한 문의전화는 많다”면서 “이 제도가 시행된지 얼마 안된 만큼 앞으로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전국종합]
  • [데스크시각]‘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대한 提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3일 대구에서 밝힌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 약속은 대승(大乘)적 차원의 큰 정치틀에서 나온 것이다. 전·현직 대통령의 사이가 껄끄럽고 또 역대 전직대통령들의 퇴임 후가 치욕과 불명예로 점철돼온 우리의 정치문화에서 현직대통령이 전임자의 공을인정하고 그 명예회복에 발벗고 나선다는 사실은 국민에게 우리 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대통령의 선의가 자칫 또하나의 정쟁이나 형평성 시비 등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대단히 신중하게 임해야 한다. 벌써부터 박대통령 기념관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들이 경쟁을 벌이네,선심용이네,왜 특정 대통령만 정부가 싸고도나 등 시비가 노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두 가지를 제언하고 싶다.첫째,대통령기념관 건립 자체에 정부예산을 써서는 안된다.박대통령처럼 역사적 평가가 크게엇갈리는 경우일수록 더욱 그렇다. 박대통령 기념관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을 경우 그로부터 억울하게 피해를입은 당사자나 그 가족들은 결사 반대할 일이다.예산 집행과정에서 당리에따른 논란도 예상된다.또 형평성 문제도 따른다.다른 전직대통령들의 기념관 건립 요구를 거절할 명분도 없다. 따라서 기념관의 건립은 박대통령을 흠모하고 따랐던 시민들과 그 유족들에게 맡겨야 한다.추모자들이 기금을 모으건 재산을 희사받건 적당한 곳에 건물을 짓도록 해야 한다.재직시 업적도 인기도 없어 추모자들이 없는 전직대통령은 그나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므로 전직대통령 기념관 건립은 정부가 무조건 나서지 말고 자연스러운 시민 자율기능에 맡겨야 한다.그렇게되면 정부가 지탄을 받을 일도 형평성시비도 있을 수 없다. 다만 정부는 그 다음을 맡으면 된다.일단 건물이 선 후에 그 운영과 유지를 정부가 책임지는 것이다.건물이라는 하드웨어보다는 그 소프트웨어가 훨씬중요하다.그동안 번드르르한 국가 시설물이 준공 이후 관리소홀로 무용지물이 돼온 예를 숱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제언은 기왕이면 상징적인기념관이 아니라 실용적인 대통령도서관을 만들자는 것이다.대통령 개인소장 도서나 문건,재임 당시의 각종 자료등을 소장해 대통령 재임기간의 시대적 연구의 총본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학생,시민,학자들이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때 재임중 설혹 부정적 이미지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를 해소시키는 계기도 마련될 것이다. 건립 장소는 생가도 좋고 출신 모교도 좋고 아니면 주로 성장한 도시도 좋다.무상으로 땅을 기증받을 수도 있다.문화향수 기회의 확대를 위해 가급적이면 지방 소도시가 좋다. 1939년 두번째 임기에 들어간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첫번째 임기때의 자료들을 보관키 위해 도서관 건립을 착상,뉴욕주 하이드 파크의 고향땅을 내놓고 후원회가 건립, 정부가 운영을 맡음으로써 시작된 미국의 대통령도서관 시스템은 이제 11개의 도서관군을 거느린 미 현대사 자료의 보고로 간주되고 있다. 한번 대통령은 임기에 관계없이 영원한 대통령이다.김대통령의 결단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 우리의 대통령문화가 운용상의 서투름으로퇴색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나윤도(羅潤道)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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