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무용지물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코스피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 건설사
    2026-03-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28
  • [안동환기자의 현장+] 독도 경비대와 보낸 2박3일

    [안동환기자의 현장+] 독도 경비대와 보낸 2박3일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독도경비대 막사까지 들려온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무렵 먹구름이 몰려오고 세찬 비바람이 분다. 새벽녘에 강풍과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뱃길마저 끊겼다. 기자가 울릉군으로부터 받은 체류 허가는 24시간. 자연 앞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이곳에서 관청의 허가는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았다. 식사 대용으로 가져온 초코파이도 다 떨어졌다. 지난 19일 만 하루를 기약하고 독도에 들어간 기자는 풍랑에 묶여 21일까지 염치없게 경비대원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내무반에서 생활했다. 밤새 뒤척이다 밖으로 나가자 바닷바람이 온 몸에서 선 잠을 툭툭 털어내준다.“독도야 잘 잤니?” ●대한민국 독도 경비대. 오버! “독도는 ‘전국구’입니다.”2003년 경찰대를 졸업하고 독도에 자원한 성대규(26·경위) 경비대장과 서울 근무를 마다하고 독도에 온 석장준(35·경장) 부대장의 자부심이 배인 말이다. 대장부터 막내 대원까지 37명 모두가 섬 생활이라곤 해 본 적 없는 전국에서 모여든 뭍사람들이라는 뜻일게다. 등대원 3명과 종일 심드렁하게 누워 있는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 곰이(수컷)와 몽이(암컷)도 외지에서 왔다. 대한민국 동쪽 땅끝. 해발 98.6m 동도(東島) 정상은 사방을 둘러봐도 바다뿐이다. 대원들은 24시간 수평선을 마주한 채 경계근무를 선다. 독도는 울릉경비대 소속인 6개 소대가 2개월씩 돌아가며 근무한다. ‘우리 땅’ 독도이지만 반경 12해리를 지나는 배는 외국 상선이 10척 중 9척꼴로 훨씬 많다. 외국 상선과의 무전 교신은 우리의 독도 주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This is Korea Police Dokdo dispense station.Welcome to Korea.(여기는 대한민국 경찰 독도경비대.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상황실에서 교신을 시도하자 외국 상선은 즉각 국적과 항로를 말하며 화답한다.“Thank you.(고맙다)” 20일 새벽 2시. 온 몸을 때리는 비바람 속에서의 경계근무. 칠흑같은 어둠에 잠긴 적막한 순간이다. 이날 오전 최대 순간풍속은 22.7㎧. 몸을 가누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초소 양 옆은 천길 낭떠러지다.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은 일본 순시선도 괴선박도 아닌 험준한 지형과 외로움이다. 근무 중 추락 사고 등으로 사망한 젊은 대원만 6명에 달한다. ●“돌 하나씩만 집어가도 독도는 없어져요.” 지난 3월부터 독도 입도가 허용되면서 경비대는 바빠졌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차례 독도에 들어오는 인원은 모두 140명. 울릉도에서 출발한 삼봉호가 접안을 할 때마다 경비대의 ‘선박 경계조’가 출동한다. 주 임무는 관광객의 안전을 챙기고 통제구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감격에 겨운 관광객 1명이 해안가에서 검은 돌 하나를 집어들자 석 부대장이 제지한다.“여러분이 돌 하나씩만 가져가도 독도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된 섬 자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토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화산암으로 이뤄진 독도는 풍화작용만으로도 계속 깎여 나가고 있다. 보급선에서 물을 공급받는다는 기자의 잘못된 상식과 달리 경비대는 바닷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계로 걸러낸 식수의 최대 담수용량은 3t. 물탱크를 가득 채워도 경비대의 일주일 사용량에 불과하다. 대원들은 샤워도 순번대로 한다. 한번 사용한 물과 빗물은 그냥 버리는 법 없이 화장실과 청소에 사용한다. ●불어라 “북동풍아….” 독도에 머문 지 사흘째에 불과한 눈썰미로도 파도와 바람 방향만 보고도 배가 뜰지 안 뜰지, 접안이 가능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일반인이 독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지난 3월 2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울릉도∼독도간 유람선 삼봉호(106t·정원 210명)의 운항횟수는 40회. 이 중 23회는 독도 접안에 성공했으나,17회는 실패했다. 삼봉호 선장 송경찬(50)씨는 “북동·북서풍이면 독도가 바람을 막아 접안시설 인근에 파도나 너울(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이 거의 일지 않게 돼 접안이 가능하지만, 남동·남서풍이면 해풍을 막아 줄 아무런 시설물 등이 없어 2∼4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접안이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21일 오후 삼봉호가 독도를 향해 출발했다는 소식에 짐을 꾸렸다. 그러나, 높은 파도에다 풍향은 여전히 접안에 맞지 않는다. 삼봉호의 접안이 불투명해지자 경비대가 체류 시한을 24시간 이상 넘긴 기자를 울릉도로 보내기 위해 인근에 머물던 오징어잡이 배에 연락을 취했다.‘기자 독도 방출 작전’은 파도가 잦은 독도의 반대편에 위치한 옛 접안 시설에서 어선을 타고 바다에서 삼봉호로 옮겨 타는 것으로 계획이 잡혔다. 숨가쁘게 달려간 옛 선착장. 어선은 보이지 않고 입도에 실패한 삼봉호가 우리를 발견했다. 별안간 ‘뿌∼웅’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방향을 튼 삼봉호. 선착장 1m 앞까지 접근하자 몸을 날린 기자를 뱃머리에서 붙잡는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독도야. 인간의 욕심에 상처입지 말고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푸르게 푸르게 생명 그대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렴.”한 점으로 작아져가는 독도를 향해 기자는 두손을 모았다. ● 76년 접안시설 기념글엔 유신흔적이… 기자는 독도경비대가 주둔하는 동도(東島)의 통제구역에서 독도의 여러 모습을 찾아냈다. 접안 시설인 물량대에서 동도 정상까지 난 외길을 타고 들어가, 독립문 바위 동쪽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옛 접안시설 부근에 새겨진 한 글귀가 있다.‘총화로 단결하여 유신과업을 완수하자.’1976년 7월 18일 울릉경찰서가 접안시설을 준공한 기념으로 새긴 글이다. 뱃사람들이 오가는 이곳에 유신이라니…. 참담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게 된다. 독도는 괭이갈매기의 집단 서식지이다. 독도에 마을이 생긴다면 ‘괭이부리말’이라고 부를 성 싶다.4월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들은 이방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동쪽 계단은 그들의 둥지가 됐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기자에게 괭이갈매기는 여지없이 ‘똥벼락’을 날린다. 그들 나름의 불청객 퇴치법이다. 유난히 상징물이 많은 독도. 경비대 막사 앞에 새겨진 ‘韓國領(한국령)’이라는 글자는 예전 ‘독도의용수비대’가 새긴 것이다. 그러나, 물량대 인근에서 발견한 한 비석은 오랜 세월에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라는 글자만 보일 뿐 누가 세웠는지는 글자가 희미해 분명치 않았다. 괭이갈매기의 텃세를 피해 경비대 막사 지붕에 자리잡은 한 쌍의 비둘기. 동해 묵호항에서 울릉도까지는 161㎞, 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9.5㎞ 거리에 있다. 통신을 목적으로 훈련시킨 전서구(傳書鳩)로 추정된다. 글 독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재계 집단소송법 초비상] 집단소송제 외국사례

    전세계적으로 집단소송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우리나라뿐이다. 미국은 1938년 처음 도입했다. 당시 미국경제를 강타한 대공황의 책임을 기업에 돌리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있다. 배경이야 어찌됐든 집단소송제가 오늘날 미국 초우량기업들의 ‘투명 회계’를 이끌어내는 데 일정 몫을 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의 집단소송 발생건수는 1990년 922건에서 2002년 2916건으로 10여년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2002년 한해 동안만 집단소송 남발로 국내총생산(GDP)의 2.2%인 2334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미국 내부에서도 비판여론이 적지 않아 미국 의회는 올 2월 집단소송제 관련 법안을 고쳤다. 개정안의 핵심은 ▲원고의 피해규모가 500만달러를 넘고 원고의 3분의2가 같은 주에 있지 않으면 반드시 연방법원에만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하며 ▲피해 소비자들이 현금이 아닌 할인권 등의 방식으로 보상을 받을 경우, 법원은 변호사의 보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이 소송에 유리한 특정 주를 찾아다니거나 원고보다 더 많은 잇속을 챙기기가 어려워졌다. 집단소송제에 직접 노출돼 있는 국내 회계사들은 “우리나라도 남소 방지책과 기업의 부담 경감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피고가 자신의 무죄를 입증토록 한 우리나라의 제도 시행 규정은 기업에 너무 가혹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반론도 적지 않다.“가뜩이나 2년간의 합법적인 분식회계 묵인으로 국제적 웃음거리가 된 마당에 입증 책임마저 원고에게 돌린다면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이재식 회계감독1국장은 “공적 기관(금감원)이 기업의 회계서류를 감리토록 한 우리나라 규정은 미국보다 훨씬 엄격하다.”면서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보완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지구촌 5년간 ‘실명’ 위기

    인류가 우주를 관측하는 거의 유일무이한 수단인 천체망원경이 ‘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지구의 눈’인 허블망원경이 내년쯤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대체할 천체망원경은 빨라야 오는 2010년에나 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주 관측에는 무인 우주탐사선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태양계를 벗어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항성, 핵융합 반응을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조차 40조㎞ 가량 떨어져 있어 현재의 우주탐사선 속도(초속 40㎞)로는 수만년이 걸려야 도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허블망원경보다 40배 성능의 고성능 천체망원경 제작이 본궤도에 올라 외계생명체 확인 가능성에도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광학망원경, 크기는 곧 성능 극장처럼 어두운 곳에서 눈동자(동공)가 확대돼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 듯이 인간의 눈처럼 가시광선을 검출하는 광학망원경에서는 거울(반사경) 또는 랜즈가 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광학망원경의 성능은 거울의 직경에 제곱비례(면적에 비례)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손상모 박사는 “광학망원경은 빛을 모으는 능력, 즉 거울의 크기가 성능을 좌우한다.”면서 “거울의 직경이 2배 크면 성능은 4배로 향상되며, 이는 4분의 1로 줄어든 빛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큰 광학망원경은 하와이 마오나케아천문대에 있는 켁망원경으로 거울의 직경이 10m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최대 광학망원경인 보현산천문대(1.8m)와 비교하면 성능이 30배 이상 뛰어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주의 가장 먼 곳까지 볼 수 있는 천체망원경은 허블망원경이다. 허블망원경은 직경이 2.4m에 불과하지만 켁망원경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손 박사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는 망원경에 맺히는 상(像)의 이미지를 흐리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면서 “직경이 같다면 지상 광학망원경은 우주 광학망원경보다 10∼50배 가량 성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구의 눈’ 수리 못해 우주공간에 떠있어 대기의 간섭을 받지 않는 허블망원경은 시력이 육안의 100억배에 달한다. 이는 1만 6000㎞ 떨어진 곳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고,1.6㎞ 거리에서 머리카락 두께의 틈을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허블망원경은 1990년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상공 610㎞ 궤도에 올려진 이후 96분마다 한번씩 지구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허블망원경은 앞으로 1∼2년 이내에 폐기처분될 위기에 처해 있다. 허블망원경은 배터리 교체 등 정기적인 수리가 필요해 지금까지 유인 우주왕복선이 4차례 다녀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2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더이상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또 유인 우주선 대신 로봇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20억달러(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NASA는 당초 허블망원경을 오는 2009년까지 활용한 뒤 현재 설계작업을 하고 있는 거울 직경 6m의 ‘JWST’(James Webb Space Telescope)를 2010년쯤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즉 인류는 5년여 동안 우주공간에서 ‘눈 뜬 장님’이 될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한 인류의 호기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등을 중심으로 거울 직경이 최대 100m나 되는 극대망원경(ELT·Extremely Large Telescope) 시험설계에 돌입했다. 크기는 켁망원경의 10배, 정확도는 지상에 제작됨에도 불구하고 허블망원경의 40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외계생명체, 천체망원경에 물어봐 특히 ELT는 망원경으로 들어오는 빛을 왜곡하는 대기의 난기류를 조정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계 행성이 보내는 특정한 스펙트럼 신호를 분석, 물과 산소 등 지구와 비슷한 흔적을 탐지해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 박사는 “거울의 크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용뿐 아니라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무게가 지나치게 많이 나가면 거울이 변형을 일으켜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켁망원경의 경우 거울 무게만 13t에 달한다. 또 허블망원경 은 제작비용만 15억달러(1조 5000억원)가 들었다. 손 박사는 “90년대까지 광학망원경의 거울 크기는 10m가 한계로 여겨졌다.”면서 “기술 발달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한계가 100m까지 늘어난 만큼 천체망원경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강남 집값 백약이 무효라면

    서울 강남의 집값이 또 들썩이는 모양이다. 정부가 최근 3년 동안 20차례 이상 크고 작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쏟아냈는데도 이를 비웃듯 강남·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올 들어서만 평형에 따라 1억∼2억원 급등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아파트가 주도하는 가격급등은 경기도 분당·용인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건설교통부는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추이와 인상 요인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하나, 특정지역(강남)의 특정현상(재건축)이어서 국소(局所) 대책의 마련이 쉽지 않다니 더욱 답답한 일이다. 건교부 관계자의 분석에 따르면 특별히 오를 요인이 없는데도 가격이 치솟는 것은 이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심리 때문이라고 한다. 일부 부동산 업자와 언론 등을 통해 그럴듯하게 퍼지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 건축 가능성에 대한 소문도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2003년 ‘10·29조치’ 이후 떨어졌던 가격이 반등 사이클을 타는 등 복합요인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시장을 좀더 정밀하게 지켜보고 대응하겠다고 설명한다. 사실 강남지역의 경우 수요·공급의 적정성과 충분하고 정확한 소비자 정보에 의해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는 정상적 시장원리가 먹혀들지 않는 곳이다. 초고층 아파트로 공급을 크게 늘려 초과수요 압력을 견딜 수 있다면 정부로서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제한된 땅에 공급을 늘려도 계속 몰려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강남에서는 온갖 부동산 정책이 쉽게 무용지물이 되고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지금처럼 당장의 효과에 매달리기보다 교육·교통·주거환경이 우수한 대체 신도시 개발 등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 낙산사 잿더미 왜 못막았나

    관동팔경의 하나인 낙산사와 보물 제479호 낙산사 동종을 앗아간 화마는 막을 수 없었을까. 5일 아침 강원도 양양군에서 1차 산불이 진행될 당시 낙산사 인근에는 10여대의 헬기가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전 한 때 불이 잦아들자 낮 12시쯤 산림청 헬기 8대 가운데 3대가 불이 번지던 고성 명파리쪽으로 급파됐다. 나머지 5대의 헬기도 양양에서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잔불이 오후 2시쯤 초속 20m의 강풍을 타고 번져나갔고 결국 낙산사를 침범했다.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은 “오후들어서면서 바람이 심상치 않아 소화전을 열고 소화기 150여개를 동원해 미리 물을 뿌렸지만 강풍을 등에 입은 불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면서 “급히 소방본부에 다시 헬기를 보내 물을 한 번 뿌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헬기는 한 시간이 지나서 왔다.”고 밝혔다. 결국 화마는 낙산사 건물 20여채 가운데 주전인 원통보전과 홍예문, 요사채 등 목조건물 14동과 낙산사 동종 등을 삼키고 말았다. 낙산사 총무 대공 스님은 “중요한 문화재가 있는 만큼 잔불을 확실하게 정리한 뒤 헬기를 철수시키고 절 근처에 방화선도 구축하는 등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더라면 중요한 문화재를 잃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산림청 관계자는 “당시는 잔불이 거의 정리된 상태였고 고성 산불이 위험한 상태여서 헬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면서 “당시 양양군에 머물던 헬기 5대는 강풍으로 뜰 수가 없어서 지연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화재 감시 시스템도 무용지물이었다. 양양군은 2000년 고성 산불 이후 7억원을 들여 삼발이재, 천치산 등 주요 지점에 무인감시카메라 7대를 설치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자체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산불이 처음 발생한 지난 5일 자정 무인감시카메라는 곧바로 잡아내지 못했다. 발화지점이 카메라의 사각지대인 산밑이었기 때문이다. 화재의 기운이 잡혔을 때는 이미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번진 다음이었다. 양양군청 관계자는 “연기 단계에서 포착해 화재를 알려야 하는데 이번 산불은 바람이 워낙 강해 연기를 확인하는 순간 불이 솟아올랐다.”면서 “카메라 7대로 5만 3000㏊에 이르는 양양군 전역을 감시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양양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CEO 칼럼] 드라큘라와 청렴한 CEO/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 칼럼] 드라큘라와 청렴한 CEO/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드라큘라는 영국의 괴기소설가 B 스토커의 소설 ‘흡혈귀 드라큘라’의 주인공이다.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인물은 15세기 왈라키아 공국의 영주였던 블라드 체페슈다. 체페슈는 루마니아어로 꼬챙이를 뜻한다. 전쟁포로나 범법자를 긴 꼬챙이로 잔인하게 처형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이처럼 잔인한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루마니아 역사에서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군대를 물리친 용장으로 유명하다.‘용(Dracul)’이라는 작위를 받은 그의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생각해서 자신의 이름을 블라드 드라큘이라고도 했다 한다. 어쨌건 드라큘라는 흡혈귀로 뭇사람의 목에서 생피를 빨아 먹는 어둠의 악마였다. 그러나 매력이 넘치고 힘이 장사였다. 다만 그는 빛과 십자가, 그리고 마늘을 두려워했다. 그를 완전히 제거하려면 심장에 나무말뚝을 꽂아야 했다.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는 음습하고 무섭지만 나름의 미학을 갖고 있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어둠의 제왕은 능력이 엄청났지만 약점이 있었다. 그는 우선 빛에 약하다. 광명세계에서는 괴력도 무용지물이다. 둘째, 십자가의 뜻은 희생봉사다. 셋째, 마늘은 ‘알리신’이라는 매운 맛을 내는 특성이 있다. 이는 살균력이 대단하다. 소금과 마늘은 부패를 막는 먹을거리다.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공개가 있었다. 대부분 고위공직자 재산이 1년새 늘었다. 특히 경제수장인 이헌재 전 부총리의 재산급증이 말썽이 됐다. 청와대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끝내 자리를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제수장으로서는 탁월했는지 모르지만 재산공개 앞에는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인으로서 그의 재테크는 그리 나무랄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공직자는 희생을 요구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부인이 부동산 재테크로 재산을 불린 것은 뭇서민들을 실망시켰다. 고위공직자는 여러 사람을 거느리고 영향력이 큰 정책을 주무른다. 고위공직자가 소금이 되고 마늘이 돼야 뭇사람이 그나마 청결을 유지하기 쉽다. 모처럼 경제회복 기미가 있는 상황이라서 그의 퇴진은 그만큼 어려웠겠지만 여론은 끝내 야박했다. 1993년 조무제 전 대법관은 첫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25평 아파트와 1000만원 예금 등 6400만원을 신고해서 고위법관 103명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대법관으로 임명된 후 서울 서초동에서 보증금 2000만원짜리 원룸에 살면서 5급비서관도 ‘필요 없다.’고 거절했던 일화로 유명하다. 관례로 여겨지던 전별금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퇴직시까지 3597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빈 손’으로 떠났다. 퇴직 후에도 한 움큼 돈을 만질 수 있는 변호사를 마다하고 대학 강단에 서 학자의 길을 선택한 것도 감동스럽다. 이런 분 때문에 그래도 살맛이 나고 나라가 이만큼 견디나 보다. 조 전 대법관이나 황희 정승 같은 경륜과 청렴함을 갖춘 CEO를 국민은 모두 바랄 것이다. 물론 무리하고 소박하고 순진한 소망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백성이고 국민이고 고위 공직자다. 황정승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 그의 아들이 정승에 올라 선물을 가져왔다.“네 놈이 벌써 재물을 아느냐.”고 호통치며 임금께 파직 상소까지 올렸다. 가족을 다스린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18년간이나 영의정을 지냈지만 가난했다. 지붕에서 빗물이 새어 그릇으로 받아냈다. 오늘날 부동산 재테크도 말썽이지만 ‘주식백지신탁제’도 물 건너가는지 국민들은 궁금하다. 부동산과 함께 주식을 통한 재산증식이 고위공직자들의 양대 재테크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 중 하나만 취해야 한다. 그것도 삼권분립이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사설] 수능부정 방지, 감독교사에 달렸다

    교육부가 그제 발표한 ‘수능 부정행위 방지 종합대책’ 시안을 보면 갖가지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정을 저지른 수험생의 응시 기회를 1∼2년 박탈하고, 몸 수색·본인 확인을 거부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하며, 휴대용 금속·전파탐지기를 활용하는 등의 대책은 나름대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종합대책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빠져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시험장 감독교사의 책임에 관한 부분이다. 부정행위를 막고자 첨단기기를 동원하고 처벌을 강화하더라도, 현장에서 감독·관리 책임을 맡은 교사가 제몫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지난번 휴대전화를 이용한 조직적인 부정행위로 모두 365명이 수능 무효 처분을 받았지만 현장에서 감독교사에게 적발된 사례는 2건밖에 없었다. 당시에도 시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규정·절차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결국 시험 부정 방지는 규정과 기기의 보완에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현장에서 감독을 맡을 교사들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지난번 대규모 수능 부정이 밝혀진 뒤 교사들은 다양한 변명과 참회의 말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시험 부정을 묵인·방관한 것은 교육자로서 도리가 아니다. 많은 정직한 학생들이 도리어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할 텐가. 아울러 대규모 수능 부정이 적발된 뒤에도 감독교사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전혀 없었다. 시험 감독 결과에 대해 교사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는 제도를 마련해야만 ‘수능부정 방지 대책’은 완결될 수 있을 것이다.
  • 핵자기공명·반도체 기술 적용등 연구

    양자컴퓨터는 1982년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최초로 아이디어를 낸 이후 꾸준히 개발이 이뤄져 왔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래형 컴퓨터 중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다.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금까지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기술은 ‘핵자기공명(NMR)’방식이다. 분자의 핵을 정보처리 단위인 큐비트로 사용하고, 핵자기공명 기법을 적용해 양자의 상태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미국 IBM은 이런 방식으로 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2의 7제곱(128)개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이순칠 교수도 2001년 3큐비트 양자컴퓨터 제작에 성공했다. 그러나 큐비트간 상호작용 등에서 아직은 한계가 많은 상황이다. 복잡한 신기술을 쓰지 않고 지금의 반도체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기존 반도체를 이용할 경우 큐비트 수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1㎚=10억분의 1m) 수준으로 줄여야 하고, 절대온도 1도(영하 272.15도) 이하의 환경이 요구되는 등 걸림돌이 있다.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안도열 교수는 최근 기존 반도체 집적기술을 이용한 1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내놓았다. 양자컴퓨터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학문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검색·분석해야 하는 기상예측과 신약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가 하나로 묶이면서 암호 등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초고속 연산능력을 지난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서 기존 보안장치들이 쓸모없게 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보안시스템인 ‘공개키 암호’(RSA) 체계조차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소인수분해 관련기술을 적용한 RSA는 현재 인터넷과 신용카드, 온라인뱅킹은 물론 기업이나 국방·외교의 기밀을 보장하는 데 두루 활용되고 있지만 양자컴퓨터는 소인수분해를 쉽게 풀 수 있다. 이 경우 전세계 인터넷, 금융기관 등의 암호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퇴짜맞는 ‘士’…공기업 공채 줄줄이 낙방

    퇴짜맞는 ‘士’…공기업 공채 줄줄이 낙방

    이른바 ‘사(士)’자 전성시대가 끝났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등 전문직종의 인기가 갈수록 꺾이고 있다. 특히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상반기 공기업 신입사원 채용시험에서 서류전형도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낙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만능’으로 통했던 ‘사’자 돌림도 높은 취업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중부발전에 66명 지원 56명 고배 16일 한국중부발전(주)에 따르면, 회계사·노무사 등 전문자격자 66명이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했으나 85%에 달하는 56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날 발표된 서류전형 합격자 가운데 전문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단 10명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부발전측의 설명이다. 직렬별로 최고 30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높은 벽을 이들 전문자격자 역시 넘지 못한 것이다. 앞서 15일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 한국수자원공사에서도 고시 출신들이 맥을 못췄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변호사·회계사 등은 101명에 달했지만 24명만 서류전형을 통과했다.75%가 탈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공인회계사는 모두 42명이 지원했으나 서류 합격자는 17%인 7명에 그쳤다. 사법연수원을 갓 수료한 변호사들의 취업문은 더욱 좁다. 때문에 1년 가까이 구직(求職)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부부처, 공기업, 일반기업으로 진출하려 해도 문턱이 크게 높아져 눈물을 흘리곤 한다. 수십대1의 경쟁률은 기본이다. 최근 감사원과 기업 등이 연수원생 채용에 나선 결과 ▲삼보컴퓨터가 87대1 ▲한화그룹 76대1 ▲미래에셋자산운용 20대1 ▲감사원 15대1 ▲외교부 15대1 ▲전국금속산업노조연맹 10대1 ▲경찰청 8.7대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고시출신이 10점 이상의 가산점을 받고도 신입사원 채용시험에서 부진한 이유는 어학능력과 학점이 일반 지원자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시에만 매달리다 학점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이들의 경우 전문자격증이 있는 만큼 몇년 안에 그만둘지 모른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모 공사 인사팀 관계자는 “고시출신들은 학점과 어학성적이 너무 낮아 대부분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조모(30) 변호사는 “사법시험과 함께 학점을 관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끼리 별도로 서류전형을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말했다. ●어학능력·학점 크게 떨어져 이어 “토익·토플 등 영어성적 역시 고시생들은 기준 점수만 넘기는 식으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일반 수험생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사법연수원의 한 교수도 “변호사 업계의 불황 때문에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변호사들의 진출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로드 킬’ 야생동물이 죽어간다

    ‘로드 킬’ 야생동물이 죽어간다

    지리산 두더지에게, 고작 20㎝ 높이도 안되는 도로턱은 ‘절망의 장벽’이었다. 땅 파기에 익숙한 두 앞발도 단단한 콘크리트 장벽 앞에선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악착같이 달라붙어 활로를 찾아 보지만 기어 오르지도, 땅굴을 내듯 뚫을 수도 없다. 사투(死鬪)는 오래 가지 않았다. 눈이 어두운 두더지는 결국 기력이 다한 듯 배를 하늘로 뒤집은 채 마지막 숨을 거뒀다. 두더지는 인간이 만든 거대한 장벽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았을까. ●지리산 7개월동안 1500마리 죽어 국립공원 지리산 자락에 야생동물의 곡성(哭聲)이 진동한다. 산을 빙 둘러가며 놓인 도로는 지리산에 깃든 야생동물의 또다른 무덤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일대 도로에서 차량사고로 죽은 이른바 ‘로드킬(road-kill)’ 야생동물이 최근 7개월 동안 1500 마리를 웃돌았다. 생태통로 건설 등 지리산 야생동물 보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30일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종화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까지 88고속도로 등 지리산 일대 4개 도로(총 116㎞ 구간)에서의 로드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포유류 518 마리, 조류 324 마리, 양서·파충류 548 마리 등 1390 마리의 야생동물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달 들어서도 이미 100여 마리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는 환경부지정 1급 멸종위기종인 수달을 비롯, 멸종위기종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법정 보호동물도 14 종류,76 마리나 포함됐다. 하늘다람쥐·삵·무산쇠족제비(포유류)와 솔부엉이·수리부엉이·쇠부엉이·소쩍새·큰소쩍새·조롱이·황조롱이(조류), 자라·남생이·까치살모사(양서·파충류)가 각각 1∼27 마리씩 죽음을 당했다. 국내에서 로드킬 사례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동안 연구팀은 3개조로 나눠 매일 현장을 돌며 조사를 진행해 왔다. ●멸종위기 수달등 14종 76마리도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조사대상 구간 116㎞ 가운데 동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생태통로는 단 한 곳에 불과해 야생동물들이 상시적으로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며 “지리산 일대의 로드킬이 다른 도로에서보다 특별히 많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희생당하는 야생동물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로드킬로 인한 지리산 생태계의 종(種) 훼손이나 파괴현상은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진주∼광양간 고속도로가 새로 놓일 예정인 데다, 섬진강변을 따라 건설된 구례∼하동간 19번 강변국도와 88고속도로 등 기존 노선의 확장공사(2차로→4차로)도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최 선임연구원은 이와 관련,“다른 선진국처럼 육교형·터널형·구름다리형 등 구간별 특성을 반영한 이동통로를 만들거나 친환경적인 가드레일 설치 등 다양한 로드킬 억제방안이 도로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리산 일대의 로드킬 실태조사는 환경부가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에 발주한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 가운데 하나로, 오는 2006년 7월까지 계속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금연건물’들 화장실·비상구는 ‘흡연 해방구’

    ‘금연건물’들 화장실·비상구는 ‘흡연 해방구’

    ‘본 건물은 모든 구역이 금연지역입니다. 여러분의 건강을 위해 흡연을 절대 금해주시기 바랍니다.’ 2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 6층 복도. 금연건물이란 것을 알리는 ‘국회 의원회관 관리담당’ 명의의 금연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로 주위는 담배연기로 자욱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 흡연은 단속 대상이지만, 정작 법률을 만들어낸 국회에서는 금연지역에서도 공공연하게 흡연이 이뤄지고 있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금연지역 흡연을 한차례 집중 단속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자 올들어 다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국회 금연건물에서도 버젓이 흡연 한 의원실 여직원은 “비나 눈이 와서 창문을 닫아놓기라도 하면 복도는 온통 뿌연 연기로 가득하다.”면서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에서 현행법을 어기는 아이러니에 가끔 한심한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경찰이 국회로 들어와 흡연을 단속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의원회관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보좌관은 “지난해 국회 조사 결과 국회의원의 17%, 사무처 남성 직원의 41%가 흡연자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의사당과 의원회관 모두 금연시설임에도 건물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대형 화재 위험에도 담배꽁초 곳곳에 버려 구로구의 한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건물.‘연면적 2000㎡ 이상의 복합건물에 300석 이상 공연장을 갖춘 곳’으로 지난해 건물 전체가 금연시설로 지정됐다. 하지만 백화점이 같은 건물에 들어 있고, 지하철역과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은 탓인지 비상구 계단 등 건물 곳곳은 담배 자국으로 거뭇거뭇했다. 건물관리소측이 바닥타일도 갈고 도색도 다시 해봤지만 2∼3일만 지나면 다시 지저분해진다고 하소연했다. 화재의 위험 때문에 경비원과 관리직원 50여명이 흡연자 감시에 나서고 있지만 담뱃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호소했다. 시설관리를 맡고 있는 윤모(41)씨는 “잠시 건물 바깥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는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흡연실도 무용지물 흡연실을 따로 설치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도 사정은 비슷했다. 환경미화원 김인식(61)씨는 “멀쩡한 흡연실 놔두고 왜 엉뚱한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도통 모르겠다.”면서 “이젠 싸우기도 지쳤다.”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김씨가 들고 있는 쓰레받기에는 100개가 넘는 담배꽁초가 수북했다. 터미널측은 한쪽에 4평 남짓한 흡연실을 마련했지만, 그나마 여성흡연자는 갈 곳이 없다. 조모(25·여)씨는 “여성흡연자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화장실같이 외진 곳을 찾는다.”고 털어놓았다. 신도림역이나 영등포역·용산역 등 지상에 승강장이 있는 지하철 역사도 금연구역이지만, 흡연을 즐기는 시민은 줄지 않고 있다. ●경찰,“가장 난감한 것이 흡연신고” 경찰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거리질서 확립차원에서 금연장소의 흡연을 집중 단속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02년 당시 흡연단속은 86만 7000건이 넘었다. 하지만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2003년 15만여건,2004년 8만 5000여건으로 적발 건수가 크게 줄었다. 용산역 일대를 담당하는 한 경찰관은 “흡연 신고는 회피 대상 1호”라고 귀띔했다. 그는 “방금 피우고도 안 피웠다고 우기면 난감해진다.”면서 “노인들을 단속하다가 한바탕 호통을 듣는가 하면,‘왜 함정단속을 하느냐.’는 핀잔도 자주 듣는다.”고 전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론] 왜 다시 벤처인가/전하진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시론] 왜 다시 벤처인가/전하진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산업사회가 지식사회로 전환되면서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 기업들에는 엄청난 위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꿈의 통신망’으로 불리던 IMT2000이란 기술은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 실패했다. 시티폰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역시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일명 삐삐로 통하는 무선호출기도 휴대전화에 밀려 사라진 지 오래다. 기업이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안은 과연 무엇일까? 한마디로 시장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시장의 요구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이것저것 백화점식으로 개발할 수는 없다. 누군가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새 아이디어나 기술을 개발한다면 시장 지배적 기업들은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적기에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제품 출시의 때를 놓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시장 환경에서 벤처의 기술 개발은 대기업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벤처산업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나온 기간산업인 것이다. 이같은 벤처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대박 신화다. 대박 신화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된다. 열차를 타든지 새 길을 만들어 가든지 똑같은 돈을 내야 한다면 누가 길을 만들겠는가. 1990년대 미국의 성장동력이었던 벤처기업들은 시장지배적 기업들이 기회비용을 감안한 큰 보상을 돌려주었기에 활성화될 수 있었다. 한편 정부가 코스닥활성화,M&A활성화, 패자부활제 등을 골자로 지난해 말 내놓은 벤처활성화 대책은 눈길을 끈다. 심사를 통해 시장에서 퇴출된 벤처 기업인들의 신용회복 및 재창업을 지원한다는 패자부활 프로그램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뛰어난 벤처기술로 정직한 경영을 했지만 내부 문제보다 경제전반 등 외부문제로 부도가 나 실패를 한 경험을 자산화하겠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이제 우리나라에도 진정한 벤처정책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단 한번의 실패로 인생의 낙오자를 만드는 제도 하에서는 결코 새로운 부가가치가 나오기 어렵다. 불법은 과감하게 엄단해야 한다. 그러나 정직한 실패의 책임을 함께 나누고 재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시스템은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벤처가 부가가치 산업을 샘물처럼 용솟음치게 하고, 우리 산업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제 벤처산업은 국가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바라볼 때다. 우리의 벤처산업은 그 어떤 나라보다 앞선다. 이에 발맞춰 투자자들의 벤처투자에 대한 의식도 성숙되어야 한다. 벤처는 말 그대로 모험이다. 성공의 신화까지 가는 길은 험하지만 그 끝에는 그간의 노고를 치하해줄 풍성한 수확이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도 95%의 실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국내 벤처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건전한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국민들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아무쪼록 소중하게 일군 우리 나라의 벤처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요구하는 창조적 부가가치 공급원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또 그 와중에 대박 신화가 터져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는 벤처의 무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전하진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 [독자의 소리] ‘주취자 보호법’ 빨리 제정해야/백연희

    최근 경찰청에서 인권보호 및 사회공공의 안녕 확보를 위하여 ‘주취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주취자보호법은 경찰이나 국민이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취자 보호 및 주취 소란자에 대한 효율적 규제가 잘 이루어진다면 치안서비스 질 향상뿐 아니라 공권력의 확립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법률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제정 단계부터 보호대상 주취자의 개념 정립, 주취 소란자의 처벌 및 보호조치시설 확충, 재발방지를 위한 치료, 교육 등 여러 세부적인 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주취자 처리 문제는 자치단체, 사회복지시설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잘못된 음주문화의 개선 노력과 의식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 도움 없이는 어떠한 법 제정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백연희
  • [MD의 훈수-네비게인션]초행길도 든든한 길라잡이

    [MD의 훈수-네비게인션]초행길도 든든한 길라잡이

    몇년 전까지만 해도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도로정보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은 가격이 비싸 고급차를 구입할때 TV 등과 함께 옵션으로 장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30만∼50만원대의 대중적인 제품이 등장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보급형 네비게이션은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GPS 일체형’이다. 메모리카드 방식은 CD방식에 비해 지도정보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CD를 구입해서 교체해야 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고, 속도·용량 면에서도 더 뛰어나다. 일반 PDA처럼 게임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지만, 네비게이션용 PDA이기 때문에 다른 기능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니터 크기에 따라 3.5인치·5인치·7인치형으로 나뉜다. 메모리카드의 용량은 128MB·256MB가 대부분이다. 정확도에는 차이가 없지만, 지번·명칭검색 등 부가기능에서 차이가 나므로 256MB의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MP3플레이어 등의 부가기능을 활용하려면 512MB나 1GB의 메모리카드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네비게이션의 가장 중요한 점은 지도정보의 정기적인 업데이트다. 도로개통 등으로 지도가 매우 빠르게 변경되므로 그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네비게이션에 탑재된 지도 데이터를 제작한 회사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한 곳인지 고려해야 한다. ●지도 자동 확대·축소… Mio 138 (MITAC/중국 OEM) 일본 NEC사의 3.5인치 TFT LCD 터치스크린을 채용한 작고 깜찍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도의 축적이 자동으로 조정돼 큰 길이나 다리를 건널 때는 지도가 축소돼 넓은 지역을 보여주고, 좁은 길이나 아파트 단지를 지날 때는 저절로 지도가 확대돼 자세한 지리 정보를 보여준다. 추천경로·최단거리·고속도로 위주로 검색하는 고속우선, 일반 도로를 위주로 검색하는 일반우선 등 4가지 경로탐색이 있다.PC를 통해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고 연간 4회 정기 무료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치대에서 분리하면 등산이나 도보로 이동할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MP3·차계부·게임·윈도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MP3플레이어는 네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때는 작동할 수 없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글자가 작을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49만 9000원. ●4주마다 업데이트… 폰터스 이지 (㈜현대오토넷/한국) 3.5인치 컬러 LCD모니터·본체·GPS 안테나 일체형으로 거치대를 부착하고 전원을 꽂으면 끝나기 때문에 설치가 간편하다. 지도 정보 50만건, 안전운전 정보 2만건, 지번정보 1300만건 등을 담은 CD를 제공해 권역별로 필요한 정보를 다운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4주 간격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도 다운받을 수 있다. 리모컨을 이용해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현대오토넷 직영 대리점 및 전국 현대 지정 AS센터에서 1년간 무상 AS를 받을 수 있다. 가격은 39만 9000원이다. ●지번 정보 1700만건… 아이나비 프로(팅크웨어/한국) 네비게이션 전문 업체 제품으로 지도품질이 우수하다. 주소지번 1700만건, 안전운행 준수구간 7700건, 테마검색 3592건, 주변검색 75만건 등이 256MB CF메모리에 수록돼 있다. 여행 시에 활용할 수 있는 추천맛집, 관광명소, 드라마·영화속 그곳 등 테마별로 연락처, 주소, 주차시설 정보 등을 상세히 제공한다. 고속·추천·일반 등 4가지 검색모드가 있으며, 안전운행 구간과 고속도로 분기점·주유소 등을 음성으로 안내해 준다. 주행속도에 따라 지도가 확대 및 축소되고, 교차로를 안내할 때도 지도 레벨이 자동으로 변경돼 복잡한 교차로에서 길 찾기도 편리하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삼성 TFT LCD 채용해 화면을 바로 누르거나 원터치 단축키를 이용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자판도 커서 손가락으로도 쉽게 누를 수 있는 것이 장점. 각종 동호회와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다. 가격은 59만 4000원. CJ홈쇼핑 임태환
  • 10월 개관 준비 한창 국립중앙박물관 이건무 관장

    10월 개관 준비 한창 국립중앙박물관 이건무 관장

    2005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어서 더 없이 경사스러운 해이다. 광복 60돌이란 역사적 의미에다가 국립박물관 개관 60돌까지 겹치는 경사를 맞았고, 무엇보다 명실상부한 국립박물관의 면모를 갖춘 용산박물관 시대를 열기 때문이다. 용산 새 박물관은 오는 10월28일 개관될 예정. 광복 및 개관 60돌을 맞는 역사적 의미와 21세기 국립중앙박물관이 나가야 할 방향 등을 들어보기 위해 개관 준비로 한창 분주한 이건무(58) 관장을 만나보았다. 지난 연말 10만여점에 달하는 유물 이전작업을 무사히 마무리했다고 들었습니다. 한숨 돌리신 것 같은데 아직도 표정이 긴장돼 보입니다. -잠깐 한 눈을 파는 순간 사고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제가 긴장을 풀면 유물을 옮기고 전시하는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려 실수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2003년 정무직 차관급으로 격상된 관장직에 제가 임명된 것도 다름아닌 실무형 전문가로서 엄청난 양의 유물 이전과 용산 새 박물관의 개관을 무사히 치르라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유물 이전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10만여점에 달하는 유물을 해당 직원들이 직접 일일이 포장했습니다. 전문 용역업체에 맡길 수도 있었지만, 유물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작업을 해야 가장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테면 살짝 금이 간 유물의 경우 어떻게 다루고 포장을 해야하는지는 그 유물을 계속 다루어온 직원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래도 이전작업 중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거액의 보험도 들었고,6억원이 넘는 보험료까지 냈습니다. 결국 단 하나의 유물도 티끌만큼의 손상도 없이 이전한 데 대해 저와 직원들 모두 자부심을 느낍니다. 광복 60돌과 개관 60돌을 동시에 맞는 역사적 의미, 그리고 용산 시대 개막의 역사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1945년 12월 조선총독부 박물관을 넘겨받아 국립박물관으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순수하게 박물관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 없어 6번이나 국립박물관을 옮겨야 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창경궁, 경복궁, 덕수궁 석조전, 남산 분관, 옛 중앙청 건물 등을 개수해 국립박물관으로 썼습니다. 이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박물관을 용산에 지어 개관을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절로 뿌듯합니다. 광복 60돌을 계기로 새 박물관이 국민들에게 우리역사의 중요성, 그리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인식케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의 세계적 위상이나 박물관에 대한 국민적 인식 수준이 대체로 낮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새 박물관 규모는 세계 6대 박물관 수준으로, 규모와 시설면에서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같은 하드웨어에 걸맞는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박물관이 역사교육의 현장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하면서도 막상 박물관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저희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 기능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써 거듭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문화사업을 발굴, 시행할 예정입니다. 용산 박물관은 전시면적만 해도 경복궁 시절보다 3배 이상 늘어납니다. 그에 걸맞게 유물도 더욱 많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새 박물관 전시공간은 크게 늘어납니다. 관람 동선을 계산해 보았더니 3㎞가 넘더군요. 한 진열장 앞에서 30초씩만 머문다고 해도 상설 전시장을 모두 돌아보려면 9시간 정도 걸릴겁니다. 이처럼 넓어진 전시공간을 채울 유물 수집을 위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유물 구입 예산은 연 70억원 정도로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국보나 보물급 유물을 구입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소더비나 옥션 경매에서 수억, 수십억원짜리 문화재가 나온다면 기존의 구입예산 이외에 예비비 등 별도 예산을 책정해 적극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또 올해부터는 문화재 기증제 보상제도가 도입돼 유물 기증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금액은 1억원으로 적은 편이지만 차차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재 도난 사건이 가끔 일어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새 박물관의 보안시스템은 어떻습니까 -기계적 시스템은 완벽합니다. 건물 외곽 감시에서 부터 실내 침입, 진열장 및 수장고에 대한 센서 등이 3단계로 설치돼 있어 침입은 거의 불가능할 걸로 봅니다. 어느 곳이든지 유물이나 진열장에 손이 닿는 순간 모든 카메라가 그곳을 향하도록 자동조정됩니다. 그러나 아무리 보안시설이 완벽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모니터를 안보고 잠을 자거나 딴짓을 하면 첨단기계도 무용지물이지요. 그래서 직원들에 대한 보안교육과 기강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21세기는 흔히 다양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용산시대를 연 국립박물관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시겠습니까. -크게 두가지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하나는 국민과 친숙한 박물관으로 자리잡는 것입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전시유물에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름과 설명을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앞서 잠깐 말씀 드렸듯이 각종 공연과 영화 상영, 강의, 체험교실 등 교육·문화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다양한 국제교류전을 통한 박물관의 세계성 확보입니다. 국제교류전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면서, 국경을 넘어 아시아를 아우르는 중심국가 박물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토대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새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교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1992년 한국에서 열린 ‘스키타이 황금전’에 대한 답례로 러시아에서의 ‘한국미술 5000년전’을 열 계획입니다. 또 한국과 중국, 일본의 국보중 진수만을 한 자리에 모으는 ‘한·중·일 국보전’도 추진 중입니다. 모두 올해 안에 윤곽이 잡히고, 개최는 내년이나 후년 쯤 이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성폭력 피해자들, 변호사·검사에 손배소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다시 피해를 봤다며 변호사와 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9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상습적으로 강제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던 A양은 12일 “변호인 신문과정에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변호사를 상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A양은 소장에서 “지난해 11월 법정에서 열린 변호인 신문에서 변호사가 ‘많이 아팠느냐.’는 등 사건과 무관한 질문을 해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면서 “너무 시달려 집에 돌아가 하루 종일 앓았고 이튿날 학교까지 못 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A양은 변론을 부탁한 강지원 변호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버지가 죄인이 아니라 내가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 혼자 1시간 30분 동안 죄인 취급 받으며 신문당할 때 검사는 한번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4년 전 성폭행을 당한 B씨도 가해자와 나란히 대질 조사를 받고 보호자 입회도 거절당하는 등 수사과정에서 부당한 행위를 당했다며 당시 수사검사와 국가를 상대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B씨는 소장에서 “가해자와 대질조사는 불가피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출장 조사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한 대검찰청의 성폭력 사건 조사 지침은 무용지물이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B씨의 어머니가 2002년 부당한 수사 과정을 지적한 진정에 대해 “검찰총장은 무리한 대질조사 및 장시간 조사를 강행하는 등 부적절한 수사를 한 점에 대해 담당검사 등에게 경고할 것”을 권고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참혹한 유해… 삼풍때보다 더해”

    “헤아릴 수 없는 주검 속에서 어렵게 4구의 한국인을 확인했지만 아직 가족을 찾고 계신 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지진해일 참사의 현장인 태국 푸껫에 파견됐던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감식반이 8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지난해 12월31일 출국한 이후 밤잠도 제대로 자지못한 채 수천구의 유해 사이에서 발이 붓도록 뛰어다녔지만, 박희찬(50) 경사는 거듭 “실종자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직도 가족 찾고 계신 유족들께 죄송 태국 정부는 현재 시신의 부패를 이유로 피해국에 감식작업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박 경사를 포함한 경찰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요원 4명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박 경사는 경력 23년의 베테랑 수사관. 그동안 강력사건 현장에서 숱하게 시신을 상대했지만,“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도 이렇게 참혹하지는 않았다.”고 머리를 흔들었다. 물이 빠지지 않은 잔해 속에 숨은 시신은 대부분 3∼4일이 지나서 발견됐다.30도가 넘는 무더위로 이미 시신의 부패가 상당 수준 진행된 상황에서 몇조각의 드라이아이스는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이다. 더욱 힘들었던 것은 굼뜨기만 한 태국 정부의 일처리. 태국 정부는 ‘업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등의 논리로 일부지역에서 외국 검시관의 접근을 봉쇄했다. 이 때문에 참사 당시 한국인이 적지않게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카오락에서는 실종자 확인작업을 할 수 없었다. ●태국정부 일처리 굼떠 검사활동 차질 박 경사는 “애타는 유가족을 위해 어떻게든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현지경찰을 피해 지문과 DNA 검사를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들려주었다. 박 경사는 “11살짜리 아이의 시신 곁에 엄마의 시신을 나란히 눕혀 줄 수 있던 것이 그나마 슬프지만 가장 보람됐던 일”이라면서 “여건이 허락된다면 다시 현지로 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만리타국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한을 풀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청와대 인사라인 일괄 사의] 여야 ‘이 부총리 파문’ 반응

    청와대의 ‘이기준 파문’ 진화 노력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해찬 총리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동당은 “청와대와 정부내 김우식 실장의 인맥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며 경질인사의 폭을 넓힐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사태 책임의 초점을 이해찬 총리에게 맞췄다. 실질적인 각료 제청권을 행사한 이 총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책임 총리라면 당연히 국정 전반에 걸쳐 무한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더욱이 이 총리는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를 추천한 것을 시인했다.”고 이 총리를 압박했다. 전 대변인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도 대통령이나 총리 등의 뜻에 따르는 ‘코드 인사’에 굴복하지 말고, 공정한 추천과 검증이라는 기본적인 소임을 다했어야 했다.”며 비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인사검증실무기관인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부적격 판정을 내렸음에도 이기준 전 부총리가 임명된 것은 인사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고 인사관련자들이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서 “이는 이 총리가 인사추천위에 참석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의 중심에 이 총리가 있는데도 비서실장 등이 먼저 사의를 펴명한 것은 ‘이 총리 구하기’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청와대와 정부 내에 김 비서실장 인맥들도 모두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김 실장은 연세대 총장 재직 시절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 등 참여정부의 교육철학인 ‘3불(不) 정책’ 중 2가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책을 폈던 인사”라며 “김 실장과 그의 인맥이 청와대와 정부에서 교육행정의 핵심요직에 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은 “이번 사건이 투명한 인사, 선진인사 제도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김태홍 집행위원은 “훨씬 더 철저하고 투명하게 인사 검증이 필요하다.”면서도 “교육부총리의 사표를 수리한 이상 나머지 인사들은 강한 경고 정도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초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이해성 집행위원은 사표수리보다는 대통령이 언급한 시스템 개선 등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록삼 박지연 기자 youngtan@seoul.co.kr
  • We가 외식 할인쿠폰 쏩니다 [클릭]

    We가 외식 할인쿠폰 쏩니다 [클릭]

    한해를 새롭게 출발하는 1월. 멋진 레스토랑에서 가족끼리 맛있는 식사를 계획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여기를 보세요.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와 쿠폰 전문업체인 코코펀(www.cocofun.co.kr)이 가족끼리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식당의 할인 쿠폰을 준비했습니다. 쿠폰은 곧 현금입니다. 가족들이 분위기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한 뒤 10∼20%의 할인까지 받는다면 기쁨은 두배로 커지겠지요. 쿠폰은 인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쿠폰을 얻을 수 있는 루트는 많아졌지만 사용법을 잘 모른다면 무용지물이겠지요. 할인쿠폰을 남들보다 200%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쿠폰 지갑을 활용해보세요. 종이쿠폰, 온라인 쿠폰 등은 월초에 미리미리 오려서 쿠폰지갑에 모아두면 어디서나 간편하게 쿠폰을 쓸 수 있습니다. 둘째, 휴대전화를 활용하세요. 종이쿠폰을 휴대전화에 미리 저장해 두면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코코펀 모바일 쿠폰은 SK텔레콤 고객의 경우 ‘**333+통화’,KTF고객은 ‘**9494+통화’를 누르고 쿠폰북에서 해당업소의 가맹점 번호를 찾아 입력하면 간편하게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다운 받은 모바일 쿠폰은 계산시 보여주기만 하면 해당금액만큼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셋째, 쿠폰 사이트를 적극 활용하세요. 쿠폰을 쓰기 전에 쿠폰사이트를 방문해 이미 사용한 사람들의 쿠폰평가점수를 미리 살펴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는 쿠폰업소를 방문해야 보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쿠폰문의 080-567-4232
  • 경주박물관 야외 전시중 석인상 도난사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야외에 전시중인 석인상(石人像)이 도난당한 사건은 우리 문화재 보안시스템의 허점과 함께 소장품 점검, 박물관 구성원들의 허술한 보안의식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도난 유물이 조선후기 만들어진 민예품 수준임에도 27일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 사안의 이같은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했기 때문이다. 사실 경주박물관 야외정원엔 국보나 보물에 상응하는 전시품도 꽤 있어, 자칫 대형 문화재 도난 사건이 될 뻔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지난해 5월 국립공주박물관의 국보급 문화재 강탈 사건이 발생한 뒤 문화재 보안 시스템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장 “야외보안 강화할 것” 국립중앙박물관측은 27일 “공주박물관 사건 뒤 실내 전시품을 중심으로 지방박물관 보안시스템을 강화했다.”며 “앞으로 야외 전시품에 대한 보안시스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공주박물관 사건 뒤 실내 보안에만 신경쓰는 사이 야외에서 유물이 도난당했음을 간접 시인한 것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번 사건의 경우 유물 도난의 시기조차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2002년 5월 소장유물에 대한 실사를 한 뒤 2년 5개월만에 다시 실사를 할 때까지 유물이 사라졌는지조차 몰랐다는 것. 최정필 세종대박물관장은 “보안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실내와 달리 야외 전시품은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정도의 점검을 필요로 한다.”며 “2년 반이 넘도록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어이없어했다. 문화재 보안에 대한 박물관 구성원들의 자세도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지난해 공주박물관 사건때도 직원들의 보안의식과 근무기강 해이가 그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일자 이 관장은 “아무리 훌륭한 설비를 갖춰도 내부의 적 앞에선 무용지물”이라며 “인사개혁을 통해 근무기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었다. ●2년반만의 실사 통해 발견… 도난시기 몰라 그런데 이번에 도난된 석인상은 무게가 자그마치 70㎏에 달한다. 최소한 2명 이상이 자동차 등 운반수단을 이용해 훔쳐갔다는 추측이 가능한데, 박물관의 누구도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최정필 관장은 “박물관인들이 소장 유물을 잘 감시하고 지키는 것은 세계박물관위원회가 정한 윤리강령에도 포함돼 있다.”며 “이번 사건도 이같은 기본 자세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