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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부터 집단대출 DTI 60% 적용

    오는 7월부터 수도권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도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된다. 현재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집단대출에 대해서만 DTI 40%가 적용됐다. 집단대출이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 은행이 입주민들에게 중도금을 일괄적으로 대출해주는 것으로, 입주민의 재정 상태나 신용도를 평가하지 않아 위험성이 높은 대출 관행으로 지적돼 왔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가계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체계 선진화 방안’ 세부 시행안에서 7월부터 투기지역 및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6억원 이하 아파트 중도금 집단대출에도 DTI 60%를 적용키로 했다.당초 은행들은 “중도금 대출은 분양가 범위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부동산값 거품 논란과는 관련이 없는 데다, 분양에 당첨됐는데 대출을 받지 못하면 계약을 포기해야 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DTI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3월부터 당장 DTI 40∼50%를 적용받는 개인 대출자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집단대출에도 DTI를 적용키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동산 시장상황에 따라 시행 시기와 지역은 단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달았다. 6억원 이하의 분양아파트에 DTI가 적용되면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환능력이 없을 경우 청약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득이 없는 가정주부나 부모 등의 이름으로 청약통장을 준비한 수요자들은 소득 증빙을 하지 못할 경우 청약통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면서 “전체 건설경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3월2일부터 투기지역과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아파트에 대해 대출금액이 1억원을 초과할 때 DTI 비율을 40% 적용하고, 대출금 5000만원부터 1억원까지는 50%를 적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골프 초보자에 권하는 클럽선택 노하우

    올 겨울은 100년 만에 찾아온 포근한 날씨 때문에 골프장이 때아닌 성시를 이루고 있다. 회원들을 위해 조기 개장한 수도권 골프장들은 벌써 예약이 3∼4일 전에 마감될 정도다. 한낮 기온이 10도를 웃돌다보니 벌써 골프장은 시즌에 돌입한 듯하다. 골프를 배우려는 초보자들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필자에게도 “어떤 클럽이 좋으냐.”는 질문을 메일이나 전화로 문의하는 건수가 부쩍 늘었다. 그러나 골프에 입문하는 초보자에게 좋은 클럽을 권하기란 쉽지 않다. 한두 해 골프를 친 경우 자신의 스윙폼과 헤드 스피드 등을 점검하면 클럽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만 초보자는 다르다. 필자에게는 초보자에게 클럽을 선택케 할 몇 가지 룰이 있다. 첫 번째, 얼마짜리 클럽을 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클럽을 원해도 자신이 생각한 가격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두 번째, 자신의 기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풀세트를 구입하지 말고 기본 세트를 구입해야 한다.5,7,9번 아이언과 3,5번 우드 정도를 구입해 먼저 연습을 한다. 아니면 연습장에 비치된 클럽을 한 달 정도 사용해 본 뒤 클럽을 구입해도 무난하다. 세 번째,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치는 습관과 헤드 스피드가 다르다. 신체조건과 악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데이터를 찾아내려면 가까운 피팅클럽을 찾아서 정확한 자신의 스피드와 근력, 스윙 습관 등을 자문받아 샤프트 강도와 헤드의 로프트, 길이 등을 꼼꼼히 체크한 뒤 클럽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 번째,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구입하기 위해선 완성된 자신의 스윙이 필요하다. 골프 교습에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클럽이라도 연습을 하지 않으면 녹슬기 마련이다. 연습장에서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다소 어색했던 클럽도 몸과 맞춰진다. “어느 브랜드가 좋으냐.”는 질문은 사실 우문이다. 골프채는 자신의 실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다. 비싼 클럽을 찾기보다는 먼저 완전한 스윙을 만들어야 한다. 꼭 비싼 브랜드가 좋은 클럽은 아니다. 중고지만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훌륭한 클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단, 최근 인터넷과 일부 유통점에서 터무니없이 싸게 파는 클럽은 유의해야 한다. 반드시 원산지 표기 확인과 인쇄 상태가 조악한지를 파악한 후에 사야 하며, 모르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사설] 靑·한나라, ‘민생 합의’ 실천 지켜보겠다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어제 청와대에서 회동한 뒤 민생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민생경제 과제로 분양원가 공개 확대 및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 등 부동산대책과 국민연금 개혁, 대학 등록금 인하방안 마련, 지방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 등에 적극 협력키로 다짐했다. 또 협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체결 필요성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열린우리당의 탈당사태로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으로 부상한 직후 노 대통령과 강 대표가 민생경제의 주요 과제에 상호 협력키로 합의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우리는 올 들어 청와대 주도로 개헌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열린우리당이 탈당사태에 휩싸이면서 민생 현안이 표류하게 된 점을 크게 우려한 바 있다. 정치권이 개헌과 이합집산의 게임에 골몰하느라 애써 마련한 민생관련 입법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노 대통령과 제1 야당의 대표가 1년5개월만에 무릎을 맞대고 민생문제 해법을 모색했다는 것은 시의적으로도 적절했다고 본다. 공동발표문에서 열거한 과제들은 모두 입법으로 뒷받침돼야 할 민생의 핵심사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합의내용이 조속히 입법으로 마무리되길 당부한다. 분당 회오리에 휩싸여 있는 열린우리당도 법안 처리에 적극 협력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지금 국민들이 정치권에 바라는 으뜸 과제다. 특히 부동산 관련 입법과 일자리 창출, 투자 활성화 대책은 한시가 시급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기를 놓친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대화정치의 새 장을 펼쳐주기 바란다. 임기말 레임덕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한나라당도 제1당에 걸맞은 책임정치의 자세를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 [맑은 공기 꿈꾸는 서울, ‘자전거 천국’] (2) 두바퀴 정책, 이것이 문제다

    [맑은 공기 꿈꾸는 서울, ‘자전거 천국’] (2) 두바퀴 정책, 이것이 문제다

    ‘자전거도로 648㎞, 자전거 보관대 2540곳(7만 3273대), 한강교량 연결로 12곳. 자전거 대여소 25곳’ 서울의 자전거 시설을 숫자로만 나타내면 ‘자전거 천국’이 가까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외형을 넓히는 데 만족하고 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엉터리가 많다. #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서 사고땐 무조건 자전거 잘못 10년 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한 임형태씨는 서울시의 보행자·자전거 전용도로 확장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임씨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자전거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자전거 잘못이다. 도로교통법상 차가 사람을 다치게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20일 여의도 둔치 자전거전용도로에서 자전거로 시속 10㎞로 달리다 산책 중이던 B(60·여)씨와 부딪혔다.B씨는 넘어져 무릎 등을 다쳤고 8주 진단을 받았다. 법원은 좌우를 살펴 사고를 예방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약식명령했다. # 장애물투성이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보행자가 무섭다고 차도로 내려와도 안된다. 자전거전용도로가 있기 때문에 차도로 달리면 불법이다. 이때 자동차와 추돌하면 자전거 과실이 10% 늘어난다. 임씨는 “손해만 보는데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 확장에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자전거도로 648㎞ 가운데 자전거 전용도로는 22㎞뿐이다. 나머지 626㎞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다. 게다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장애물투성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겸용도로에는 지하철 환기구가 즐비하다. 청계천5가∼을지로5가 자전거도로는 상점이 장악했다. 물건을 내놓아 보행자도 다니기 힘들다. 서울 자전거도로는 언제 끊길지도 모른다. 골목길이든, 교차로든 교통안내가 꼭 필요한 지점에 이르면 변심한 연인처럼 자전거를 내팽개친다. 교차로에서 자전거가 좌회전을 하려면 육교나 지하도를 오르락내리락하거나 자동차 사이를 비집고 달려야 한다. # 비좁은 터널·한강다리 자전거를 타고 터널과 다리를 지나는 것은 고행길이다. 대부분 자전거도로가 없어 위험하다. 있어도 너무 좁고 보행자 겸용이다. 옥수터널과 동호터널에는 보도에 두 개의 봉이 세워져 있다. 자전거의 통행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사고위험이 높지만 자전거도로도 없는 어두컴컴한 터널을 자동차와 나란히 달려야 한다. 잠수교는 보도가 보행자·자전거 겸용이지만, 보행자와 자전거가 동행할 수 없다. 도로가 좁아 부딪히기 일쑤고, 오른쪽·왼쪽에 난간이 세워져 넘어지면 크게 다친다. 김상일(24)씨는 “잠수교를 지날 때마다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에 잠수교를 차량이 다니지 않는 보행자도로로 바꿀 계획이다. 교통국관계자는 “비좁은 자전거도로를 확장해 도로를 다시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 공공기관도 애물단지 취급 박모씨는 지난해 10월 자전거를 타고 마포구청에 방문했다. 자동차주차장은 넓은데 자전거 보관대는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현관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갔다. 그때 수위가 박씨를 불러세웠다.“자전거를 건물로 갖고 들어오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하찮은 자전거를 아무데나 세우면 되지.”라며 소리질렀다. 박씨는 “공공기관이 자전거를 이렇게 천대하는데 누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겠냐.”고 반문했다. 자출족 이모(37)씨는 지난해 12월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에 자전거를 찾으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몇 주 전에 주차한 자전거는 물론 보관대까지 감쪽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기장 주변을 몇바퀴 돌고나서야 구석에서 ‘자전거 무덤’을 발견했다. 다른 자전거 10여대를 옆으로 옮겨놓자 자신의 자전거가 보였다. 자물쇠는 잘려나가고 자전거도 여기저기 상처를 입었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항의하자 “홈에버가 할인점 오픈행사를 열어 보관대를 일시적으로 치운 것”이라면서 “안내문을 통해 충분히 공지했다.”고 해명했다. 공단은 현재까지 자전거 보관대를 다시 설치하지 않고 있다. # 자전거도로 점유땐 벌금 20~50유로 내야 암스테르담 자전거도로는 자동차·보행자 도로처럼 끊김이 없다. 얼렁뚱땅 사라지는 사례를 찾을 수 없다. 공사 중이라도 자전거가 어떻게 우회해야 하는지 표지판으로 명확히 안내한다. 교차로에서는 좌회전하는 자전거를 위해 1차선 앞쪽에 자전거 자리를 마련해 놓고 있다. 자전거도로를 무단 점유하면 벌금 20∼50유로(2만 4000∼6만원)를 내야 한다. 자전거도로 800㎞가 모두 보행자·자동차와 완전 분리된 전용도로다. 각 도로의 높이가 다르고, 그리고 구간이 명확하다. 따라서 자동차·자전거·보행자가 제 길만 가면 된다. 도심을 관통하는 운하의 경우 자동차와 자전거가 나란히 건너지만 자전거도로는 붉은색으로 표시돼 있다. 자전거 보관대는 공공기관, 자동차주차장, 지하철, 버스정류장, 백화점, 상점 등 어디에나 있다. 가로수에 나선형 모양의 철막대를 설치해 자전거를 보관하기도 한다. 특히 지하철에는 밀폐된 장소에 자전거를 집어넣어 보관하는 무인주차장도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자전거도둑 어떻게 막나 #1 자출족 한모(32)씨는 지난 23일 자전거를 도둑맞았다.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구입한 지 일주일만이다. 회사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경비아저씨에게 부탁도 했지만, 자전거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2 자전거동호회 회원 김모(54)씨는 눈앞에서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자전거를 타다 한강변에서 쉬고 있는데 중년 남성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최신형이죠? 저도 자전거를 하나 구입하려고 하는데…. 시험운전 좀 해봐도 될까요?” 김씨는 의심 없이 자전거를 넘겨줬다. 그리고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주택가에서도 자전거 도둑이 날뛰고 있다. 회사원 강모(47)씨는 “아이들이 최근 2년 동안 새 자전거를 학원앞과 친구집에 세워뒀다가 모두 4대를 잃어버렸다.”면서 “자전거를 훔치는 것에 대해 죄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무리 비싼 자물쇠를 채워도 도둑을 당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자전거 보관대 역시 도난방지책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더 위험하다. 이상훈(34)씨는 “낡은 자전거만 즐비한 보관소에 새 자전거를 주차하면 금세 눈에 띈다. 그래서 보관대에 주차하면 자전거 도둑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보관대가 ‘바퀴 고정식’이라 바퀴가 분리되는 자전거에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자출족은 자전거 보관대를 ‘자전거 도난대’라고 부른다. 도난방지책은 관리인이나 폐쇄회로(CCTV)가 있는 자전거 주차장을 시내 곳곳에 설치하는 것이다. 다행히 내년 12월 전국 최초의 자전거 토털 센터가 4호선 수유역에 세워진다. 서울시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첨단 도난방지 장치의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전거에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갖춘 전자칩을 부착해 도난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 암스테르담에서는 암스테르담 역시 도난이 골칫거리다. 전체 자전거의 10%인 6만여대가 매년 도둑맞는다. 암스테르담은 이를 첨단시설을 갖춘 실내주차시설(25곳)과 분실·도난보험, 자전거등록제로 해결한다. 주차장은 오전 6시∼오후 11시30분 운영하며 보관료는 하루 1유로(1200원), 일주일(4유로·4800원), 한 달(11유로·1만 3200원),1년(90유로·10만 8000원) 단위로 나뉘며 주차장 이용 계약기간이 길수록 요금이 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의뭉스런 철도公

    의뭉스런 철도公

    ‘예약하고 10분 이내에 요금을 결제하라니….’ 한국철도공사가 고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예약 후 결제까지의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바람에 이용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철도공사는 지난 10일부터 승차권 예약 부도율을 줄인다는 이유로 ‘여객운송약관’을 개정, 출발 7일 전에서 당일까지 인터넷이나 전화로 승차권을 예약했을 때 예약 후 10분 안에 결제하지 않으면 예약이 자동 파기되도록 했다. 종전에는 당일 예약한 승차권도 출발 10분 전까지만 결제하면 됐다. ●예약취소 속출… 수수료만 챙겨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현재 철도카드 회원 140만명, 철도 관련 신용카드 사용자 50만∼60만명, 철도공사 인터넷 회원 200만명 등 400만명에 이르는 철도승차권 예약결제시스템 이용자들이 공사측의 졸속 개정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회사원 김모(32)씨는 지난 13일 급한 일로 부산에 내려가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오전 11시30분쯤 철도공사 예약시스템전화로 오후 1시 차표를 끊으려던 김씨에게 공사 측이 “10분 내에 요금을 결제해야 한다.”고 통보한 것. 신용카드가 없었던 김씨는 급히 택시를 타고 서울역에 갔지만 이미 예약은 취소돼 있었다. 다음 열차는 오후 3시. 결국 부랴부랴 고속버스를 이용한 김씨는 “자기 회사 직원에게는 수백만원씩 경조사비를 지급하는 철도공사가 이용자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3년 전 철도회원에 가입한 취업준비생 이모(24)씨 역시 지난 11일 충남 논산에서 서울 용산으로 올라오려다 10분내 결제를 못해 예약이 취소됐다. 이씨는 “나와 같이 신용카드나 인터넷뱅킹을 하지 않는 사람에게 인터넷 예약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며 씁쓸해했다. 한편 대한항공 국내선의 경우 당일 예약이라도 출발 60분 전까지만 결제하면 되고, 아시아나항공 국내선도 출발 5일 전 예매표에 대해 예매날로부터 이틀간의 결제기간을 주고 있다. ●국내선 항공기 출발 60분전 결제 가능 철도공사는 당초 KTX에서 ‘역방향’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운임 5%를 할인해주던 제도도 인터넷 예약에서 슬쩍 제외시켰다. 대전에 있는 국책연구소 연구원인 김모(37)씨는 부산에 있는 아내(32)와 주말부부로 지낼 수밖에 없어 평소 1주일에 한번씩 철도를 이용해 왔다. 이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5% 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역방향 할인이 주는 영향이 김씨에겐 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아무리 철도공사가 적자라고 해도 이렇게 슬쩍 제도를 변경해 취소 수수료를 챙기고 별다른 이유 없이 역방향 할인까지 못하게 만들다 보니 이제 철도를 이용할 마음이 싹 가셨다.”고 말했다. 철도공사측은 예약 후 ‘10분내 결제’에 대해 하루 평균 30%를 웃도는 예약 부도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약관을 바꾸기 전인 지난 5일 철도 공석률이 3%였는데 변경 후인 12일엔 공석률이 0.01%로 줄었다.”면서 “결제에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전화로 실시간 현금계좌이체를 할 수 있게 했고 앞으로 우체국에서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업무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역방향 할인은 KTX 개통 초반 역방향 좌석에 불편함을 느꼈던 승객들을 위해 실시했던 것으로 이제는 적응 기간이 지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치매 어르신 길 잃을 염려 없어요”

    치매를 5년째 앓고 있는 박모(75·서울 종암동) 할머니는 밤이면 집 밖으로 몰래 나간다. 신설동이나 북악산 입구까지 배회하다가 경찰에 발견돼 돌아오기 일쑤다. 지난해 4월에는 밑반찬과 과일을 한아름 들고 딸네 간다고 나갔다가 돌부리에 넘어졌다. 갈비뼈와 이가 부러져 1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 할아버지 등 가족들이 할머니를 돌보지만 24시간 쫓아다니기는 역부족이다. 연락처를 적은 팔찌를 착용했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 가면 무용지물이었다. 할아버지는 “밤마다 가족들이 할머니를 찾아 골목을 뒤지는 데 지쳤다.”고 한숨지었다. 오는 3월부터 박 할머니 가족도 한시름 놓게 됐다.16일 성북보건소와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활용한 ‘치매환자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자 쓰러지면 ‘응급상황´ 통보 추적시스템은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비슷한 원리다. 다만 치매 환자가 휴대전화 대신 위치추적 단말기를 착용한다. 보호자가 지정한 장소를 벗어나면 단말기가 작동하면서 경보음이 울린다. 그리고 환자의 정확한 위치가 보호자에게 전달된다. 필요하면 환자 사진과 인적·병력사항이 경찰서와 보건소에 전달된다. 경찰은 휴대용단말기(PDA)를 통해 환자의 인적사항과 위치를 확인, 쉽게 찾을 수 있다. 위치추적 단말기는 지금은 손바닥(5×10㎝)만 하지만,3월까지 손가락 2마디 크기로 축소할 계획이다. 경보음이 울리는 기준점은 집밖·경비실밖·아파트 단지밖 등 보호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 단말기에 가속도 센서도 부착했다. 이 센서는 환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가 넘어지거나 쓰러지면 맥박 등 건강상태를 측정해 보호자와 의료기관에 응급 상황이라고 알려준다. ●중풍환자까지 점진 확대 위치시스템 대상자는 성북구 65세 이상 노인 3만 6056명 가운데 보건소가 관리하는 치매 환자 166명이다. 우선 박 할머니 등 치매환자 2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황원숙 성북보건소장은 “집을 잃고 헤매는 치매 어르신이 매년 3000명을 웃돈다.”면서 “추적시스템을 통해 어르신도, 가족도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적시스템을 개발한 고려대 의과대학 박길홍 교수는 “심장마비, 뇌졸중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가속도 센서는 심혈관 질환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빛바랜 ‘클린카드’

    빛바랜 ‘클린카드’

    #1 정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김모(45) 부장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으로부터 일반 신용카드가 아닌, 법인 명의 ‘클린 카드’로도 술값을 낼 수 있다는 솔깃한 제의를 받았다. 알고 보니 카운터에 일반 음식점 명의의 카드 단말기를 따로 비치해 편법으로 결제를 해 준다는 것이었다. #2 모 기업체 홍보실 정모(42) 차장은 지난 연말 서울 강북의 한 유흥업소에서 클린 카드로 결제를 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명세서에는 다른 구에 있는 ‘○○사무기기점’으로 찍혔다. 이 업소에서는 그에게 50만원이 넘으면 할부로 나눠 전표를 발급해 주겠다고 제의했다. 법인카드 사용의 투명성 강화와 무분별한 접대문화 개선 등을 위해 2004년 도입된 클린 카드제가 업주들의 불법적인 가맹점 운영으로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특히 카드 이용자들 스스로 업소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 주거나 오히려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려 들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 7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단란주점과 룸살롱, 나이트클럽, 안마시술소 등 유흥·향락업소들은 ‘거래제한 업종’으로 분류돼 클린 카드로 결제할 수 없지만 상당수 유흥업소들이 위장 가맹점을 이용하거나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해 버젓이 클린 카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클린 카드는 2004년부터 정부기관과 공기업, 일부 민간기업으로 확산됐으며 지난해에는 행정자치부가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한국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적으로 295곳이 국세청에 의해 위장가맹점으로 적발됐다. 대부분 카드거래 제한 업종으로 분류된 유흥업소에서 위장가맹점을 차려 불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것이다. 여신금융협회 백승범 조사역은 “신고포상금(10만원) 제도가 있지만 불법행위 신고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흥주점 허가가 나지 않는 주거지역에 고급 가라오케 등을 차린 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는 편법도 동원되고 있다. 국가청렴위원회 관계자는 “공직행동강령 확립 차원에서 암행감찰을 하거나 제보가 들어오면 조사도 하지만 현장을 덮치지 않는 한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프로배구] 세터로 비교해본 남자팀 전력분석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말이 있다. 아무리 거포라도 세터의 토스가 들쭉날쭉하면 무용지물이 될 뿐더러 팀의 조직력마저 기우뚱거리기 때문이다. 프로배구 세번째 시즌 1라운드를 치른 프로 4개팀 세터들의 손놀림은 어떠할까. 이번 시즌에는 장신 용병들이 대거 가세해 뜨거운 공중전이 될 전망. 그러나 ‘용병 전쟁’이라기보다 배달부인 세터들의 전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높이가 대세다” 현대 배구는 잔기술보다는 높이가 대세다. 세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 4개팀 가운데 권영민(190㎝), 송병일(196㎝) 등 가장 높은 세터를 보유한 현대캐피탈이 2연패를 벼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권영민은 김호철 감독이 4년째 조련하고 있는 팀의 기둥 세터다. 멤버 중 가장 혹독한 훈련을 받았고, 결국 지난해 삼성화재의 10연패를 좌절시킨 주역으로 세터상까지 받았다. 큰 키에서 터져나오는 C-퀵 등의 속공은 물론, 백토스가 일품. 현재 세트 부문 5위(경기당 10.20개)이지만 초반 성적일 뿐이다. 대표팀에서 경험도 녹록지 않게 쌓았다. 다만, 들쭉날쭉한 플레이와 대담성이 아직 부족하다. 후배 송병일은 이런 점에서 권영민보다 한 수 위다. 역시 대표팀을 경험하면서 배짱좋은 토스워크로 차기 주전을 예약했다. 팀 훈련 뒤 별도로 ‘과외수업’에 열중한 만큼 중반 이후의 활약을 눈여겨 볼 만하다. 대한항공의 4년차 김영래(192㎝) 역시 높이를 갖추고 있지만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이다. 김경훈이 은퇴하면서 주전을 꿰찬 뒤 세트 부문 3위(11.57개)로 일단 출발은 좋다. 그러나 용병 보비와의 호흡은 2% 부족하다. 문용관 감독의 말대로라면 2라운드 이후 대한항공의 순항을 책임질 ‘무게중심’이다. ●“테크닉이 먼저다” 세터의 높이를 중요시하는 건 상대 블로킹을 흔드는 높은 타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정교함도 빠뜨릴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최고의 테크니션은 삼성화재 최태웅이다. 겨울리그 9연패의 노장이자 대표팀 ‘단골’이다. 따라서 경험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우려도 있지만 정작 자신은 “문제없다.”고 장담한다.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보여준 화려한 ‘팔색 토스’는 그가 아직도 건재하고, 삼성의 정상 탈환에도 한 몫 단단히 할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LIG 이동엽 역시 ‘잔재주’라면 으뜸이다. 경험 또한 최태웅 못지 않다. 상무 1년 후배 원영철과 ‘더블 세터’로 번갈아 나설 예정이지만 만년 3위 탈출을 벼르는 신영철 감독이 믿는 건 역시 노장 이동엽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Book Review] 히틀러·스탈린 광기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는 독일 태생의 유대인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1906∼1975)가 태어난 지 100년째 되는 해이다. 지난 10월 국내에서는 아렌트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리는 등 아렌트 사상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다. 홀로코스트 등 ‘이해할 수 없는 절대 악(惡)’을 경험한 유대인 사상가로서 아렌트는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 평생을 전체주의 해부에 보냈다. 위르겐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패러다임은 아렌트의 정치행위 모델에서 시작된다. 하버마스가 아렌트의 지적 계보를 잇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아렌트는 수십년간 ‘국외자’였다. 아렌트 사상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말∼90년대초의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한다. 사회주의 국가통제 체제가 하루아침에 시민들이 세운 민선체제로 바뀜에 따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요구됐다. 그런 상황에서 정치이론가로서 아렌트의 존재가 부각된 것이다. 아렌트는 이미 전체주의 정권의 만행을 가져온 ‘옛 정치’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로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제시했던 터였다. 아렌트 사상은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이데거의 연인’으로 더 잘 알려진 아렌트의 첫 저서로서 아렌트를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전체주의의 기원’(한길사 펴냄, 이진우·박미애 옮김)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51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하노버에서 태어난 아렌트는 동프로이센의 수도이자 ‘칸트의 고장’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성장했다.1929년 하이데거의 친구인 실존철학자 야스퍼스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아렌트는 히틀러 정권의 등장과 함께 유대인 탄압이 시작되자 33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자 41년 다시 미국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다. 미국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아렌트는 그의 주저라고 할 수 있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 책이 1부 반유대주의,2부 제국주의,3부 전체주의로 구성돼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반유대주의, 제국주의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에서 찾고 있다. 마지막 부분인 전체주의에서 그는 전체주의를 다른 독재정치와 구분,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만이 전체주의적 성격을 온전히 드러낸 정치체제라고 역설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 체제가 언제든 재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렌트는 또 계급사회의 붕괴로 인한 대중의 등장을 전체주의의 실질적 배경으로 파악했다. 전체주의 정권은 인간 개개인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각각의 개성을 말살한다는 것이다. 아렌트에 따르면 이때 국민은 하나의 집단에 불과해진다. 나치즘의 광기도 여기서 시작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아렌트는 홀로코스트의 실행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한 뒤 “아이히만은 나치즘의 명령을 수행한 소시민에 불과하다.”며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 개념을 설파한다. 전체주의의 위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재등장을 막기 위해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자유’를 수호해야 하며, 이는 다원주의와 민주주의의 덕목을 주지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결론을 맺는다.1권 2만 5000원,2권 2만 2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부천, 쓰레기 감시카메라 무용지물

    부천시가 쓰레기 불법투기를 감시하기 위해 시내 곳곳에 설치한 감시카메라가 판독기능이 부족,‘무용지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천시에 따르면 2001년부터 쓰레기 불법투기를 감시할 수 있는 고정식 감시카메라 9대(원미구 4대, 소사구 3대, 오정구 2대)와 불법투기 예방을 위한 모형 54대(원미구 29대, 오정구 25대)를 각각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정식 감시카메라는 3개월마다 단속지역을 옮겨가며 쓰레기 불법 투기현장을 촬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카메라는 불법투기와 재활용품 가능여부의 판독은 가능하지만 불법 투기자의 신원 및 야간 투기행위에 대한 판독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2001년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적발한 129건의 무단투기 가운데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2004년 1건(10만원)에 불과하다. 과태료를 부과한 1건도 인근 주민들의 확인절차와 투기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시인에 따라 이뤄졌다. 이에 따라 각 구는 야간에도 불법 투기자의 식별이 가능한 적외선 감시카메라 설치를 위한 예산을 요구했으나 예산심의 과정에서 “자율성을 존중한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로 반영이 안 됐다.부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안되면 말고式 국가 R&D사업

    안되면 말고式 국가 R&D사업

    1조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국가연구개발(R&D)사업들이 사전 타당성 조사 없이 졸속 추진돼 중단 또는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정부의 각종 연구개발 책임자가 사업비를 생활비나 해외여행 경비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관리마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최근 과학기술부 등 4개 중앙부처와 한국과학재단, 서울대 등 19개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국가연구개발(R&D)사업 지원·관리체계’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6개 사업비 1조 3088억원 감사원 관계자는 4일 “대규모 예산을 투입, 연구개발 이후 실용화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아래 추진해온 R&D사업이 투자 효율성 등에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감사 대상에는 과기부가 지난해 R&D사업을 통한 기술 실용화로 국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며 선정한 6개 대형 R&D사업들이 포함돼 있다.6개 사업의 소요 예산은 1조 3088억원 규모다. ●민간 추진 중인 사업 별도 추진…중단 한국형 고속열차 실용화사업의 경우 이미 민간기업에서 추진 중임에도 건교부가 별도로 추진하겠다며 사업계획서를 올렸다가 제동이 걸렸다.80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가 결국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사전 기획의 부실은 물론 일단 예산부터 확보하자는 탁상 행정의 전형을 보여준 케이스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4388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용 원자로사업이나 4500억원 규모의 자기부상열차사업,1700억원 규모의 대형 위그선사업 등은 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추진했다가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6개 사업 가운데 2개는 아예 중단됐고,3개는 타당성 재조사나 연구기관 공모에 다시 들어가는 등 추진 일정에 차질을 빚은 뒤 사업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뇌질환 치매 치료약물 실용화’사업이 그나마 7개월 늦게라도 추진되고 있는 유일한 부문이다. 이들 대형 사업 외에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사업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과기부가 지난해 1억 1100만원을 들여 개발한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표’의 경우 관련 부처간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추진하면서 각 부처의 시스템과 상호 변환이 되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과기부 등 3개 부처의 연구종료과제 가운데 지난해 결과활용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과제가 34%(1627건중 550건)에 이르는 등 연구성과 관리도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등 4개 대학의 연구책임자 10명은 연구보조원 인건비 29억원을 연구실 운영경비 등으로 사용했다. 이들 중 4명은 연구보조원 인건비 9000만원을 자신의 생활비, 해외여행 경비 등 사적으로 사용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드러머 강수호, 그의 스틱은 쉼이 없다

    1990년 중반 이후 나온 대중음악계의 음반을 무작위로 뽑아 표지를 펼쳐 보자. 여기서 이 사람 이름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공연장을 찾아도 마찬가지다. 육중한 북소리, 예리한 심벌소리가 인상적이라면 이 사람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가수 이승철의 공연무대 제일 뒤쪽을 지키고 서있던 이는 이승환·이문세·심수봉 같은 톱 뮤지션의 공연장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강수호다. 우리 대중음악계의 독보적인 드러머다. 이 사람이 혜성처럼 나타난 것은 1995년. 도미 6년 만의 귀국 직후다. 그룹 ‘평균율’에서 출발한 그는 1989년 가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 LA 뮤지션스 인스티튜트에서 드럼을 공부했다. 손톱이 부서지고 물집이 잡혀 드럼스틱에 피가 묻는 일이 다반사였다. 부러뜨린 드럼스틱만 해도 수십개다. 성공한 사람의 후일담이 늘 그렇듯 그에게도 드라마틱한 얘기들이 따라다니지만, 그가 겪은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다. 미국 생활 6년 동안 돈 한푼 없이 오직 연습에만 매달렸다. 원래 유학기간은 2년이었다. 그러나 강수호는 귀국을 잠시 미뤄야 했다. 드럼과 함께 레코딩 엔지니어도 공부했던 그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흐름도 파악하고 있었다.90년대 초반 대중음악계는 미디 음악 일색이었다. 연주자가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알고 다시 연습에만 몰두했다. 그런 그였기에 귀국하자마자, 그의 정확한 터치와 맛깔스러운 연주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얘기는 국내에서도 늘 한결 같았다. 무대 뒤 대기실 한구석은 언제나 그의 자리다. 거기서 언제나 드럼 스틱을 놀리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그 이듬해 강수호는 그룹 ‘패닉’의 이적과 ‘전람회’의 김동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의 2집 음반에 드럼 세션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 최고의 드러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97년 필자가 음반 기획에 참여했던 ‘쿠바 1집’ 음반의 객원 드러머이기도 했던 강수호를 최근 심수봉의 공연장에서 만났다. 여전히 대기실 한구석에서 드럼스틱을 쥔 채 부지런히 손을 놀리고 있었다. “천부적 자질? 연습 없이는 그것도 다 무용지물이라니깐. 하하하…….” 그의 경상도 사투리가 더욱 정겨운 까닭이다.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수원시 “농진청 전북이전 No”

    “농촌진흥청은 농업의 ‘메카’인 수원을 상징하는 공공기관으로,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전라북도로 옮기도록 한 농촌진흥청과 산하 기관을 현재 위치에 붙잡아 둬야 한다는 여론이 수원 지역에서 일고 있다.●근대농업 출발지로 역사적 상징성 지녀 근대 농업의 출발지로서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수원과 100여년 동안 축적된 각종 농업정보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농진청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14일 경기도와 농촌진흥청, 수원시에 따르면 농진청 자리의 역사는 조선시대 정조 대왕이 사도세자 묘를 화성시 태안읍으로 이전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실의 물품 조달과 융건릉 관리를 위해 둔전(屯田)과 농업용 인공저수지인 서호(西湖)를 만들어 현재의 자리에 국영시범농장을 설치한 게 농업 연구의 효시로 꼽힌다.또 1906년 이곳에 농진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농작물 생산업무를 맡은 관청)이 설치됐으며 그동안 축적된 토양·기후·작물 등의 생리적 적응특성 등 농업관련 정보를 차곡차곡 확보해 놓았다. 이 때문에 농진청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수원을 중심으로 100여년 동안 진행된 귀중한 농업연구 자료가 쓸모없게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진청 자리에서 벼의 수확량 등 연구가 진행됐기 때문에 중간에 토양과 기후 등 조건이 달라지면 이전 데이터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통일 대비한 농업연구 최적지 지리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한반도의 가운데에 위치한 수원은 연평균 기온(11.6℃)과 강수량(1268㎜)이 남북한 전체의 평균 기온(11.8℃) 및 강수량(1119㎜)과 비슷하다. 수원이 한반도의 농업 기후를 대표하는 지역인 셈이다. 더불어 연구결과를 북한 농업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어 통일을 대비한 농업 연구에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수원은 또 태풍, 우박, 수해 등 자연재해가 다른 지역보다 적고 토양도 국내에 흔한 화강암의 사질양토를 갖추고 있어 농업 연구에 적당하다.●옮기면 서수원 지역경제 타격 이종필 수원시 의원(서둔·구운·입북동)은 “농진청과 산하 기관들이 이전하면 낙후된 서수원 지역의 경제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면서 “수원을 농업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삼성의 정보기술(IT)산업이 공존하는 테마도시로 가꾸기 위해선 농진청을 그대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도 “농진청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4조 2000억원의 막대한 이전 비용이 필요한 데다 시험·연구시설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농업 연구에 공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끝) 특별 좌담회

    [세이프 코리아] (끝) 특별 좌담회

    “내년은 재해·재난 발생의 최대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서울신문과 소방방재청이 최근 공동으로 주최한 ‘세이프 코리아-안전한 나라를 만듭시다’ 특별좌담회에서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부 교수, 김찬오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이재복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조덕현 차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소방방재청 개청의 성과와 문제점, 자연재해 및 인위재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망과 과제 등에 대해 열띤 토론도 벌였다. 이로써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연재한 연중기획 시리즈는 특별좌담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신문과 소방방재청은 앞으로도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 전망 - 기상이변 날로 심해져 발생빈도·강도 증가세 ●문 청장 올해는 장마가 길었고, 장마 기간에 태풍도 왔다. 하지만 피해규모는 줄었다. 하늘이 도운 것이 아니고, 노력한 성과다. 재해·재난관리는 리스크를 줄이는 게임이다. 다만 한 해 결과만으로 평가하기는 무리다. ●조 교수 동의한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자연재해는 4.5년을 주기로 반복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가 재해·재난 발생이 가장 적었으며, 올해는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가 늘어나는 주기의 첫 해였다. 내년은 피크가 될 것이다. ●김 교수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기존 피해패턴을 따라가지 않고, 빈도와 강도 모두 상승하고 있다. 피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재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최소화할 수는 있다. 방재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교수 응급대처 능력과 체계는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이제는 방재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조 교수 재해·재난 현장에 가면 모두가 전문가다. 보편화되지 않은, 정리되지 않은 전문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현장에 대한 통제·관리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언론의 지적대로라면 재해·재난 복구 과정에서 제대로 하면 ‘늑장 행정’, 빨리 하면 ‘날림 공사’다. 응급복구 상태에서는 재해·재난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고, 개량복구(항구복구)를 위해서는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 교수 올해 강원도는 강한 바람과 너울성 파도로 해안 피해가 컸다. 예전에는 소규모 항구가 많이 필요했을지 모르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항구가 생기면 물길이 달라져 해안 침식을 유발한다. 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연안류의 속도를 증가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강릉 경포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소나무숲이 피해를 걸러준 양양의 경우 백사장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항구를 집중화해 해안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피해 최소화에 식물을 활용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 과제 - 항구의 집중화등 통해 해안 피해 최소화 절실 ●김 교수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조차 없는 ‘조기 망각’ 현상이 나타난다. 국민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안전문화가 형성되려면 교육이 뒷받침돼야 하나,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이 없는 실정이다. ●조 교수 우리나라의 케치프레이즈는 ‘다이내믹 코리아’이다. 국민들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도 한다. 이같은 역동성의 그림자는 불안정성이며, 불안정성은 안전불감증을 낳는다. 교육대학 교과과정에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군대에서도 안전문화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안전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교수 안전불감증을 우리 국민들의 특성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경제성장 과정에서 안전문제를 소외시켜오면서 누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문 청장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 수백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안전문제를 자율적으로 맡길 수도 있지만, 교육이나 인센티브·페널티제도를 통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확생들의 사회봉사활동에 안전체험도 포함시켜야 한다. ●사회 곳곳에 위험물이 방치돼 있다. 우리나라 안전지수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조 교수 보행권 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입간판과 간이매점, 노상변압기 등은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다. 불법시설물이 많은 상태에서 안전확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안전에 대한 희망은 4점, 실천은 2점 정도다. ●김 교수 1.5점이다. ●이 교수 2.5점이다. ●문 청장 시설만으로 안전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실공사나 대형사고는 대폭 줄었다. 적어도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제는 체계적으로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김 교수 인위재난은 다양한 보험과 연계된 반면, 자연재해에 대비한 풍수해보험은 도입 단계다. 풍수해보험을 활성화하려면 정부 주관으로 보험을 운영한 뒤 안정되면 민영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해보상 차원을 넘어 국민들의 생존권 보장 취지에서 특별재난지역은 의미가 있다. ●조 교수 특별재난지역의 ‘특별’은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이 달라진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피해다. 특별재난지역을 사후에 지정하는 것보다, 예상지역을 대상으로 사전에 선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예방 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문 청장 올해 풍수해보험 가입자가 9800원만 내고 1500만원의 보상을 받기도 했다. 민간보험회사는 수익성이 떨어져 풍수해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만큼 행정에서 보완할 것이다. 현재 재해·재난 발생 이전에는 재난사태 선포제도를, 이후에는 (특별)재난지역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교수 재난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대학에 관련 교육과정이 우후죽순처럼 늘었지만, 맞춤형 인재양성은 미흡하다. 소방산업은 중소기업 위주여서 기술개발이나 국제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다. 방재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IT 기술과 접목하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조 교수 소방관련법만 무려 122개다. 아무리 우수한 방재·소방장비도 법령에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방재안전 분야는 통합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법령 정비도 시급하다. 방재·안전관리는 국민 복지, 국가 안보의 초석인 만큼 위상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문 청장 우리가 장점을 지닌 IT분야와 방재분야를 접목시켜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킬 경우 안전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변화에 대응하려면 과학방재가 필요하다. ■ 성과 - 소방방재청 개청 2돌 피해줄어 ‘절반의 성공’ ●문 청장 지난 7월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로 6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1987년 태풍 ‘셀마’와 2002년 태풍 ‘루사’의 인명피해 178명,246명에 비해 대폭 줄었다. 재산피해도 감소하고 있다.2004년 6월 소방방재청 개청의 성과다.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독립된 재해·재난관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난관리 통합행정시스템에는 미흡한 점이 있고, 사후복구가 아닌 사전예방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지진해일 등 비정형적 재해·재난 대응체계를 갖추고, 안전의식도 높여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조 교수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국방·외교가 저만치 있다면, 방재·안전은 국민들 코앞에 있는 문제다.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소방방재청을 설립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기능적으로 통합행정을 실현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방재업무는 복구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옮겨가야 하며, 이는 경제성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예컨대 1000억원을 들여 7000억원의 피해를 4000억원으로 줄였다면 2000억원 이익이 났다는 식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김 교수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재난관리조직 확충 등 많은 일을 했다. 재해·재난관리업무가 범국가적 사무로 인식되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후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사전관리는 개별·산발적으로 이뤄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사전대비가 부족할 경우 같은 유형의 재난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소방방재청이 사전·사후관리를 총괄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이 교수 소방방재청 개청으로 국가재난관리업무가 체계화됐지만, 아직 지방자치단체 등 하부 조직의 경우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수원시 “농진청 전북이전 No”

    수원시 “농진청 전북이전 No”

    “농촌진흥청은 농업의 ‘메카’인 수원을 상징하는 공공기관으로, 이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전라북도로 옮기도록 한 농촌진흥청과 산하 기관을 현재 위치에 붙잡아 둬야 한다는 여론이 수원 지역에서 일고 있다. ●근대농업 출발지로 역사적 상징성 지녀 근대 농업의 출발지로서 역사적 상징성을 갖고 있는 수원과 100여년 동안 축적된 각종 농업정보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농진청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기도와 농촌진흥청, 수원시에 따르면 농진청 자리의 역사는 조선시대 정조 대왕이 사도세자 묘를 화성시 태안읍으로 이전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실의 물품 조달과 융건릉 관리를 위해 둔전(屯田)과 농업용 인공저수지인 서호(西湖)를 만들어 현재의 자리에 국영시범농장을 설치한 게 농업 연구의 효시로 꼽힌다. 또 1906년 이곳에 농진청의 전신인 권업모범장(농작물 생산업무를 맡은 관청)이 설치됐으며 그동안 축적된 토양·기후·작물 등의 생리적 적응특성 등 농업관련 정보를 차곡차곡 확보해 놓았다. 이 때문에 농진청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수원을 중심으로 100여년 동안 진행된 귀중한 농업연구 자료가 쓸모없게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진청 자리에서 벼의 수확량 등 연구가 진행됐기 때문에 중간에 토양과 기후 등 조건이 달라지면 이전 데이터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일 대비한 농업연구 최적지 지리적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한반도의 가운데에 위치한 수원은 연평균 기온(11.6℃)과 강수량(1268㎜)이 남북한 전체의 평균 기온(11.8℃) 및 강수량(1119㎜)과 비슷하다. 수원이 한반도의 농업 기후를 대표하는 지역인 셈이다. 더불어 연구결과를 북한 농업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어 통일을 대비한 농업 연구에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수원은 또 태풍, 우박, 수해 등 자연재해가 다른 지역보다 적고 토양도 국내에 흔한 화강암의 사질양토를 갖추고 있어 농업 연구에 적당하다. ●옮기면 서수원 지역경제 타격 이종필 수원시 의원(서둔·구운·입북동)은 “농진청과 산하 기관들이 이전하면 낙후된 서수원 지역의 경제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면서 “수원을 농업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삼성의 정보기술(IT)산업이 공존하는 테마도시로 가꾸기 위해선 농진청을 그대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도 “농진청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4조 2000억원의 막대한 이전 비용이 필요한 데다 시험·연구시설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농업 연구에 공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염주영 칼럼] 집값 폭등 동력이 문제다

    장마철만 되면 물이 넘쳐 홍수가 나는 저수지가 있다. 홍수를 막으려면 먼저 둑을 보강해야 한다. 둑을 더 높게, 더 두껍게 쌓아 두면 웬만한 장마는 견뎌낼 수가 있다. 그러나 집중폭우가 쏟아진다면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때에 대비하려면 수문을 충분히 크게 해서 물이 잘 빠지도록 해야 한다. 물꼬를 터주는 것이다. 그런데 수문이 고장나 물꼬가 막혀 있다면 아무리 둑을 손질해도 헛수고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수문이 막혀 비가 올 때마다 홍수가 나는데 정부는 둑만 열심히 쌓고 있다. 고장난 수문을 수리해 가득 찬 물을 밖으로 빼내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 결과 범람과 둑 고치기의 악순환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의 시중 자금시장은 비유를 든다면 ‘수문이 막힌 저수지’라고 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장마철 비오듯 돈을 쏟아붓고, 그 돈이 시중에 가득 고여 넘치고 있으며, 수문은 막혀 있다. 넘쳐 흐르는 돈이 부동산 시장에 유입돼 끊임없이 집값대란을 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세금과 각종 규제를 동원해 부동산시장 주위에다 이미 여덟번째 둑을 쌓아 두었지만 밀려드는 돈의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급기야 어제는 ‘11·15 대책’이란 이름으로 아홉 번째 둑을 다시 쌓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고장난 수문은 그대로이고 여전히 물꼬는 막혀 있다.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은 지난 9월말 현재 530조원에 육박했다. 이 돈이 수시로 부동산시장을 들락거리며 집값폭등의 동력원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집값 잡기의 근원처방은 그 동력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금시장의 막힌 수문을 수리해 돈이 산업자금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곳은 금융기관들이다. 그들은 그러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에 혈안이 돼있다. 그 결과 가계의 소득은 연간 5%의 속도로 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 빌리는 돈은 그 두배인 10%의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가계대출의 대종은 집을 담보로 한 대출이고, 그 대부분이 주택구입 자금으로 쓰임으로써 집값폭등의 동력원이 되고 있음은 명백하다. 그 동력이 유지되는 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그 효과는 일시적인 것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집값폭등의 동력원을 끊는 일은 정부와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기업과 가계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정부는 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도록 정책적인 유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우리는 지난 8년간 무역에서 1500억달러의 흑자를 올려 큰 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산업자금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것이 단기 부동자금화해 부동산시장 교란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86∼1988년의 3년간 350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내고 이로 인한 통화증발로 극심한 부동산투기를 유발했던 1990년대 초반 상황과 흡사하다. 게다가 이념편향적 정책은 기업들에는 투자할 의욕을 잃게 했고, 근로자들에게는 근로의욕을 감퇴시켰다. 금리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든 한국은행도 선제적 대응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들의 영업행태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불가피하지만 그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그 행위의 유인, 즉 통화증발과 단기 부동자금 양산이 있는 한 아무리 규제해본들 탈법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시장의 속성이다.yeomjs@seoul.co.kr
  • [사설] 집값잡기 수순은 실패 인정과 문책부터

    치솟는 집값에 온 나라가 아우성이건만 유독 꿈쩍 않는 곳이 있다. 청와대다. 집값 폭등의 거센 광풍 속에서도 이곳 사람들만은 너무나도 태연하다. 실정의 책임은 남의 탓으로 돌리고, 들끓는 민심에는 고개를 돌리고 있다. 어제도 청와대는 부동산 실정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질타에 “문책보다 대책이 먼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편법대출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백만 홍보수석에 대해서도 “문책할 사유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강남 아줌마’들이 경질될까봐 걱정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신뢰를 상실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아무런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지금의 집값 사태는 공황을 방불케 한다. 강남 등 ‘버블세븐’을 넘어 전국이 집값 폭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일주일새 1억∼2억원씩 값이 뛰는 아파트가 한두 곳이 아니다. 미쳐 날뛰는 집값 앞에 10·29,8·31 등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8차례의 대책은 무용지물이 됐다. 참여정부 들어 지난 44개월간 수도권 아파트값은 55%가 올랐다. 서울 강남과 경기도 용인, 파주 등은 2배 안팎으로 치솟았다.“집값을 때려잡겠다.”던 참여정부의 호언을 믿고 기다려 온 무주택 서민들만 때려잡힌 꼴이 됐다. 이르면 내일 정부가 집값 안정대책을 내놓는다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부터 젓는다. 수요억제와 공급 확대, 금융규제, 분양가 인하 등 대책이라는 대책을 다 쏟아내고도 시장의 신뢰를 잃어 버린 정부 정책에 더이상 무슨 ‘약발’을 기대하겠느냐는 판단인 것이다. 정부는 지금의 불안심리만 잠재우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그러나 추가 대책의 성패와 관계없이 이제까지의 혼란만으로도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 향후 대책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정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하고 관련 당국자를 문책해야 한다. 그것이 시장의 신뢰를 되살리고 집값도 잡을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 하남시, 가로수로 재활용

    하남시, 가로수로 재활용

    고아로 전락한 나무들이 새로운 자립의 길을 찾고 있어 화제다. 지난 1999년 한강 미사리 조정경기장과 선사유적지 인근 망월동 10만 8940평에 조성된 하남시의 ‘나무고아원’ 나무들이 오랜 슬픔을 딛고 새 삶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은 나무들이 다시 사람 곁을 찾아가는 셈이다. ●우선 한강변 산책로 6㎞에 이식 고아나무들의 첫 자립 시험무대는 한강변 산책로이다. 하남시는 이달 중순까지 9000여만원을 들여 느티나무 750그루를 한강변 산책로 6㎞ 구간에 이식하기로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중이다. 대부분 20∼40년생 나무들로 나이가 많아 이식이 쉽지 않지만 시는 이들 나무를 이식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적응훈련에 들어가 생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건축공사장등서 뽑혀 무용지물 전락 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식대상 나무 가운데 도로개설과 건축공사 등에서 마구 내버려져 발육상태가 좋지 못했던 230그루의 느티나무다. 그동안 꾸준히 치료를 받아 건강한 모습을 되찾아 이번 이식사업에서도 신경을 쓰이게 하고 있다. 시는 이번에 활기를 되찾아 가로수로 재활용되는 나무들의 경제적 가치가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나무는 갖가지 사연을 갖고 있어 조만간 관광명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무고아원에서 자라고 있는 6767그루의 나무들은 나름대로 아픈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 ●나무마다 사연 소개… 관광명소 ‘예약´ 지난 2000년부터 시 공무원들이 고아나무들마다 사연을 적은 팻말을 제작해서 일일이 붙여 놓았다. 지난 2000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 방공포부대가 헐리고 신축되는 과정에서 사라질 운명에 놓였던 100년생 무궁화와 감나무, 자귀나무 등 13그루. 당시 용산구청 소속 모 동장이 하남시에 이전을 건의해 목숨을 겨우 건졌다. 그러나 이 동장은 당시 나무를 빼돌렸다는 소문에 군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이같은 사연은 팻말에 담겨 있다. 인근 소나무 군락에는 팔당대교∼팔당댐간 176번 강변도로 연장개설 구간에서 원활한 시공을 이유로 베어질 운명에 놓였다가 시가 구사일생으로 옮겨온 사연이 빼곡히 적혀 있다. 나무가 있던 곳은 20∼30년 전 초·중·고교생이 소풍 가던 곳이라고 한다. 청와대의 경복궁 복원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아름드리 나무 50여그루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같은 사연을 지닌 이 나무들은 ‘사연을 담은 나무’로 재탄생해 또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경제적 가치 커 벤치마킹 앞다퉈 하남시가 전국 처음 조성한 나무고아원은 그 의미가 남달라 지금은 자치단체마다 나무은행이나 수목원을 조성해 버려진 나무들을 보듬는 계기를 제공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주몽 질주는 시작됐다

    주몽 질주는 시작됐다

    주몽의 질주는 이제부터인가? MBC 월화사극 ‘주몽’은 그간 최고시청률을 올렸던 만큼 많은 비난도 받았다. 지나치게 늘어진 극 전개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뒤집힐 징후가 보인다. 드라마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극 흐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제 주몽은 부여를 벗어나 졸본에 고구려를 세우고 대소(김승수)와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기대에 화답이라도 하듯 주몽이 부여탈출을 준비하는 23일에는 시청률이 44.5%(TNS미디어, 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시청률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 “이제 주몽이 마구 내달릴 겁니다” 지난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영산강변에 위치한 MBC월화드라마 ‘주몽’ 야외세트장. 송일국은 기자간담회장으로 말을 타고 질주해 들어왔다. 이전 드라마 ‘해신’ 촬영 때 “원없이 말 타봐서 좋다.”더니 이젠 승마가 꽤 수준급이다.“말 타고 활 쏘고 그런 것들 모두 제가 직접 해요. 처음에는 대역을 불러주시더니 제가 그냥 다 해버리니까 이제는 아예 부르지도 않더라고요. 제가 대역전문이라고 놀림받기도 합니다.” 늘어진 전개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그간에는 제 입장에서도 조금 힘이 안 나는 면이 있었어요. 주몽이 시련을 겪는 때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눈치보고 도망다니고…. 그렇지만 이제부터는 주몽의 진면목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진면목을 보여주려니 중압감은 더 불어났다. 주말 실내세트장 촬영 때를 제외하고는 아예 나주에 산다. 그것도 새벽 2∼3시까지 촬영한 뒤 잠깐 눈 붙이고 아침 6∼7시부터 다시 촬영에 나서는 강행군이다. # 연장방송 때문에 느리게 진행? 40%대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에 고무된 MBC측은 ‘연장방송’에 대한 욕심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다만 내부적으로 결정됐다거나 제작사에 공식 제안을 한 적은 없다는 정도다. 그러나 연장방송 때문에 극 진행이 느려졌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주몽’ 같은 대형 사극 드라마는 초반에 화끈한 전투신이 나오지만 중·후반부에는 드라마적인 요소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제작팀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 여건상 중·후반부로 넘어가면 촬영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 야외세트장 활용은 어떻게?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사극 세트장이 무용지물 된다는 지적이 많다. 나주 세트장은 현재까지 유료입장객이 28만명 수준이라지만, 이것도 드라마가 끝나면 썰렁해지기 일쑤다. 혈세 80억원이 투입됐다는 이 세트장은 어떻게 될까. 나주시는 세트장 일대에 유스호스텔 등을 지어 청소년 수련시설로 개발하겠다는 방안을 밝히고 있다. 처음으로 세트장이 수익모델로 연결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장애인 전동휠체어 보급 ‘탁상행정’

    장애인 전동휠체어 보급 ‘탁상행정’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인천시가 지원한 전동휠체어가 일부 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지난 6월까지 6억 9105만원을 들여 전동휠체어 253대를 지체장애인들에게 보급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00여대를 지원했다. 그러나 일부 장애인들은 전동휠체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살고 있는 집 문턱이 높거나 계단이 있을 경우 장비 사용이 어렵지만 해당기관이 현장확인 없이 전동휠체어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5동 신모(52·여·지체장애1급)씨의 경우 지난해 전동휠체어를 지원받았지만 1년이 되도록 한번도 사용하지 못했다. 계단으로 된 단독주택 지하방에 혼자 사는 그에게는 휠체어가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돼 값비싼 전동휠체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김모(41·지체장애1급)씨는 건전지 수명이 다 돼 전동휠체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매달 지원받는 30여만원으로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건전지를 구입할 여력이 없다. 이처럼 전동휠체어를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 많아지면서 다른 장애인에게 휠체어를 파는 경우도 늘고 있다. 모 장애인단체가 운영하는 보장구업체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중고 전동휠체어를 판매한다는 글이 수백개 올라 있을 정도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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