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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 우주서 살아남거나 AI에 맞서 싸우거나

    ‘SF’ 우주서 살아남거나 AI에 맞서 싸우거나

    ●복제인간이 된 박보검이 궁금하다면… 개봉 첫 주말 정상 오른 ‘서복’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국내 SF 영화 ‘서복’(이용주 감독)이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복’은 지난 주말 사흘(16~18일)간 관객 16만 3523명을 모았다. 누적 관객은 지난 15일 개봉 이후 21만 233명이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과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의 동행을 그린 이 영화의 흥행은 SF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반영한다. 마니아들을 설레게 할 또 다른 SF 영화 세 편이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한 사투나 인공지능(AI) 로봇과의 대결, 지구 밖으로의 이주 등 다양한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그래비티’ ‘마션’ 좋아했다면… 우주에 버려진 인간의 사투 ‘듄: 드리프터’ 오는 28일 개봉하는 마크 프라이스 감독의 영국 영화 ‘듄: 드리프터’(2020)는 아무도 없는 광활한 우주 행성에 버려져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의 생존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우주를 수호하는 제미니 부대가 전투에서 전멸하자 아들러(포이베 스패로우 분)의 함선은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한다. 함선은 무용지물이 됐고, 산소도 희박한 상황에서 아들러는 자신을 추격하는 어둠의 그림자와 맞서 싸워야 한다. 우주 한가운데 홀로 남겨지는 샌드라 불럭의 분투기를 그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2013)나, 맷 데이먼이 화성에서 생존하는 이야기를 그려 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2015)과 비슷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AI의 진화에 관심이 많다면… 살인 로봇과 인간의 대결 ‘몬스터 오브 맨’ 29일 개봉하는 호주 영화 ‘몬스터 오브 맨’(2020)에선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발명된 로봇과 인간들의 목숨을 걸고 대결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무기 회사 직원들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 지대에 살상용 인공지능(AI) 로봇을 실험하려고 비밀스럽게 잠입하고, 로봇들은 마을 주민들을 위험 요소로 인식해 살해한다. 마을에 정착해 사는 전직 네이비실 요원 메이슨(브렛 투터 분)과 우연히 마을에 들른 의료봉사대가 살인 로봇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영화는 로봇이 자체 진화해 감성을 보이는 과정도 펼쳤다. 마크 토이아 감독은 이를 통해 AI 기술의 발전이 남용되면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경고하고자 했다.●‘SF는 상상력이지’ 믿는 당신이라면… 제2의 지구 찾아 떠난 ‘보이저스’ 다음달 26일 개봉하는 미국 영화 ‘보이저스’(2021)는 전멸할 위기에 처한 인류를 위해 ‘제2의 지구’를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2063년 지구온난화로 지구에서 더는 살 수 없게 되자, 인류는 미래 세대가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한 ‘인류 이주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탐사대장 ‘리처드’(콜린 파렐 분)와 대원들은 ‘휴매니타스호’에 탑승해 우주로 향한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협이 시작되며 스릴이 증폭된다. ‘리미트리스’(2012), ‘다이버전트’(2014)를 연출한 닐 버거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과 화려한 볼거리에 관심이 집중되는 작품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우주에서 생존? 로봇과 사투?…‘서복’外 마니아 설레게 할 SF 영화

    우주에서 생존? 로봇과 사투?…‘서복’外 마니아 설레게 할 SF 영화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국내 SF 영화 ‘서복’(이용주 감독)이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복’은 지난 주말 사흘(16~18일)간 관객 16만 3523명을 모았다. 누적 관객은 지난 15일 개봉 이후 21만 233명이다.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과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 분)의 동행을 그린 이 영화의 흥행은 SF 장르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을 반영한다. 마니아들을 설레게 할 또 다른 SF 영화 세 편이 나란히 개봉을 앞두고 있다. 우주에서 생존하기 위한 사투나 인공지능(AI) 로봇과의 대결, 지구 밖으로의 이주 등 다양한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오는 28일 개봉하는 마크 프라이스 감독의 영국 영화 ‘듄: 드리프터’(2020)는 아무도 없는 광활한 우주 행성에 버려져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의 생존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 우주를 수호하는 제미니 부대가 전투에서 전멸하자 아들러(포이베 스패로우 분)의 함선은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한다. 함선은 무용지물이 됐고, 산소도 희박한 상황에서 아들러는 자신을 추격하는 어둠의 그림자와 맞서 싸워야 한다. 우주 한가운데 홀로 남겨지는 샌드라 불럭의 분투기를 그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2013)나, 맷 데이먼이 화성에서 생존하는 이야기를 그려 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2015)과 비슷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29일 개봉하는 호주 영화 ‘몬스터 오브 맨’(2020)에선 인명 살상을 목적으로 발명된 로봇과 인간들의 목숨을 걸고 대결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무기 회사 직원들이 캄보디아와 베트남 국경 지대에 살상용 인공지능(AI) 로봇을 실험하려고 비밀스럽게 잠입하고, 로봇들은 마을 주민들을 위험 요소로 인식해 살해한다. 마을에 정착해 사는 전직 네이비실 요원 메이슨(브렛 투터 분)과 우연히 마을에 들른 의료봉사대가 살인 로봇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영화는 로봇이 자체 진화해 감성을 보이는 과정도 펼쳤다. 마크 토이아 감독은 이를 통해 AI 기술의 발전이 남용되면 발생할 수 있는 폐해를 경고하고자 했다.다음달 26일 개봉하는 미국 영화 ‘보이저스’(2021)는 전멸할 위기에 처한 인류를 위해 ‘제2의 지구’를 찾는 이야기를 담았다. 2063년 지구온난화로 지구에서 더는 살 수 없게 되자, 인류는 미래 세대가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기 위한 ‘인류 이주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탐사대장 ‘리처드’(콜린 파렐 분)와 대원들은 ‘휴매니타스호’에 탑승해 우주로 향한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협이 시작되며 스릴이 증폭된다. ‘리미트리스’(2012), ‘다이버전트’(2014)를 연출한 닐 버거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과 화려한 볼거리에 관심이 집중되는 작품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상 최대. 폰지사기. 메이도프 죽었지만, 여전한 ‘월가의 탐욕’

    사상 최대. 폰지사기. 메이도프 죽었지만, 여전한 ‘월가의 탐욕’

    고수익 투자 제안으로 19조 5000억 유치58조원 허위 수익으로 38년간 폰지 사기 피해자 3만 8000여명 여전히 고통 받아나스닥 회장 지낸 거물에 금융당국 무용지물“새 규제 보다 있는 규제의 엄정한 집행을”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비상임 회장이 감옥에서 사망했다. 2008년 드러난 650억 달러(약 72조 5000억원) 상당의 사기에 피해자들은 13년이 지난 지금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월가의 거물이었던 메이도프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는 ‘월가의 탐욕’이 만든 아픈 사건으로 평가된다. 미 언론들이 메이도프의 죽음을 통해 ‘지금의 월가는 무엇이 달라졌냐’고 다시 묻는 이유다. CNN 등은 14일(현지시간) 150년형을 받았던 메이도프가 수감 중이던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 의료시설에서 자연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신장병 등 만성 질환으로 법원에 석방을 요구했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은 이 신청을 기각했다. 메이도프가 폰지사기를 시작한 시점은 대략 1960년 버나드 메이도프 증권투자가 설립된 뒤 약 10년 뒤로 본다. 그는 이후 약 38년간 136개국 3만 70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의 주식·채권 투자를 권해 175억 달러(약 19조 5000억원)를 유치했으며, 500억 달러의 수익을 얻은 것처럼 허위로 꾸몄다.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배우 케빈 베이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 등 수많은 명사들이 그에게 돈을 맡겼다.수법은 단순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경제가 어려울 때도 10% 이상의 고수익을 지급했는데, 이 돈은 새로 유입된 사람의 투자금이었다. 주식이나 채권은 산 적이 없었고, 투자 서류는 가짜였다. 2008년 금융위기로 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을 돌려달라고 하기 전까지 그의 사기를 원활하게 돌아갔다. 그는 자수성가한 유대계 금융 전문가로서 얻은 명망을 이용했다. 1990년부터 나스닥 비상임 회장을 3년간 역임하면서 돈을 맡기는 사람을 더욱 늘었고, 그는 월가의 거물이 됐다. 메이도프는 그저 투자자들의 돈을 은행에 예치해 두고 자신의 사치를 위해 썼다. 뉴욕의 최고급 아파트, 프랑스 저택, 요트, 개인 전용기, 진귀한 보석 등이 그와 가족들의 손에 들어왔다. 메이도프의 범죄가 드러난 건 금융당국의 조사가 아닌 두 아들의 고백 때문이었다. 메이도프가 투자자들의 원금 상환 요구에 범죄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았고, 두 아들은 이를 당국에 알렸다. 이후 장남 마크는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남 앤드루도 림프종으로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이후 피해자들의 투자금 반환 작업이 시작됐지만 재판 후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배상 금액의 70% 정도만 피해자들에게 돌아갔다. 한 피해자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그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고통은 여전한 상황이다.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2008년 12월 당시 ‘메도프식 경제’란 제목의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폰지 사기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사회에 ‘부패한 영향’을 끼친 사건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월가는 얼마나 다르냐고 질타했었다. 대출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서프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부른 것 역시 폰지 사기와 본질적으로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기 때도 SEC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2011년 반월가 시위 등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지금도 월가의 탐욕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NBC방송은 이날 “금융당국은 메이도프 사건에서 교훈을 얻었을까”라고 물은 뒤 중요한 건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있는 규제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기마다 규제를 늘리며 금융기관과 숨바꼭질을 할 것이 아니라, 엄정한 규제 집행을 통해 ‘월가의 탐욕’을 막으라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부동산·불공정·내로남불에… 與 네거티브 안 먹혔다

    부동산·불공정·내로남불에… 與 네거티브 안 먹혔다

    조국發 입시의혹 정권심판론 키우고집값 폭등·LH 투기·세폭탄 ‘줄악재’박원순·오거돈 성추행 2차 가해까지선거용 땜질식 부동산 대책 무용지물7일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는 단순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파문의 결과물로 보기 어렵다. 2019년 8월 ‘조국 사태’와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으로 집권세력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문재인 정부는 공정할 것이란 믿음에 대한 배신감이 싹텄고, 계층·세대·젠더 갈등이 임계점을 향해 쌓여 갔다. 아파트값과 전셋값을 잡지 못한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치명적인 상황에서 지루하게 이어진 ‘추·윤 갈등’으로 피로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총선 압승의 견인차가 됐던 ‘K방역’이 더는 감흥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LH 사태는 2016년 탄핵국면에서 촛불을 함께 들었던 중도층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트리거’가 됐다. 민주당은 뒤늦게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개 사과를 비롯한 정책기조 수정과 함께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겨냥한 ‘부동산 네거티브’로 돌파하려 했으나 ‘정권심판론’으로 요약되는 성난 민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이슈를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정권심판론과 연결시켰다. 이에 정부는 공급 기조로 전환하면서 2·4 부동산 대책 승부수를 띄웠지만, 그 주역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핵심 역할을 하는 LH가 투기 파문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신뢰가 흔들린 게 뼈아팠다. 당청 주요 인사들의 ‘부동산 내로남불’도 적지 않은 타격이었다. 선거운동 중반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전세금·월세 인상 논란은 흉흉한 부동산 민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오세훈 내곡동, 박형준 엘시티가 거악’이라는 식의 여당 대응은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실제로 공시가격 현실화로 세금 부담이 늘어난 강남 3구와 노원·양천·마포 등에서 투표율이 유독 높았던 점이 눈에 띈다. ‘진격의 강남 3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초·강남·송파구의 투표율은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결국 부동산으로 졌다”며 “LH와 ‘전세금·월세 인상 내로남불’ 논란까지 겹치면서 힘들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은 선거 막바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카드까지 꺼냈다. ‘주거 사다리’를 뺏긴 2030세대의 분노를 달랜다는 전략이었으나, 선거 한복판에 나온 땜질식 정책 수정은 민심을 되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아울러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발생한 보궐선거임에도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2차 가해’가 이어진 점도 독이 됐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나홀로 청년 가구, 기초수급 인정해야”

    복지부에 사회보장 제도 개선 권고 3년 전 독립해 원룸에 혼자 사는 조승현(26)씨는 중소기업 5곳을 전전하다 지난 2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퇴사했다. 만 18~34세 취업준비생에게 6개월 동안 월 50만원을 주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신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라는 지원 기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혼한 부모 양측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한 푼도 못 받는데도 정부는 양육권을 가진 아버지와 그를 소득과 재산을 합산하는 한 가구로 보고 있다. 조씨는 “자립하려고 발버둥쳐봐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일자리와 가난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누구나 최저한의 생활은 할 수 있게 한 사회 안전망이다. 생계와 주거, 의료, 교육 급여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제도가 가구 전체의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수급자를 선정하도록 설계돼 있는 탓이다. 부모와 따로 사는 독립 가구라 해도 ‘미혼 자녀 중 30세 미만인 사람’은 부모의 소득과 재산에 합산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1인 청년 가구는 수급자 선정 기준에서 탈락한다. 19세 이상 청년은 모두 민법상 성인으로 부모의 친권과 보호의무에서 벗어나 있지만 국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령’에서 20대 청년을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간주해 사실상 성인으로 취급하지 않는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현행 복지제도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5일 부모와 주거를 달리하는 19세 이상 30세 미만 미혼 자녀를 원칙적으로 부모와 별도가구로 인정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20대 청년의 빈곤을 완화하고 사회보장권을 증진하자는 취지다. 인권위는 “국가 책임을 축소할 목적으로 가족주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20대 청년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인정하는 제도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청년 1인 가구 수는 2000년 50만 7000가구(6.4%)에서 2010년 76만 3000가구(11.6%), 2018년 102만 가구(14.6%)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부모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은 가난에 시달린다. 인권위가 지난 2019년 빈곤 청년 인권상황을 조사한 결과, 가처분소득 기준 청년 1인 가구 빈곤율은 19.8%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8.6%)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인권위는 “20대 청년의 어려움을 일시적인 상황으로 치부하지 않고, 현재의 불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대한민국에서 부모 도움 없는 자립은 불가능한가요

    대한민국에서 부모 도움 없는 자립은 불가능한가요

    3년 전 독립해 원룸에 혼자 사는 조승현(26)씨는 중소기업 5곳을 전전하다 지난 2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퇴사했다. 만 18~34세 취업준비생에게 6개월 동안 월 50만원을 주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신청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라는 지원 기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혼한 부모 양측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한 푼도 못 받는데도 정부는 양육권을 가진 아버지와 그를 소득과 재산을 합산하는 한 가구로 보고 있다. 조씨는 “자립하려고 발버둥쳐봐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일자리와 가난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누구나 최저한의 생활은 할 수 있게 한 사회 안전망이다. 생계와 주거, 의료, 교육 급여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제도가 가구 전체의 소득과 재산을 고려해 수급자를 선정하도록 설계돼 있는 탓이다. 부모와 따로 사는 독립 가구라 해도 ‘미혼 자녀 중 30세 미만인 사람’은 부모의 소득과 재산에 합산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1인 청년 가구는 수급자 선정 기준에서 탈락한다. 19세 이상 청년은 모두 민법상 성인으로 부모의 친권과 보호의무에서 벗어나 있지만 국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령’에서 20대 청년을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간주해 사실상 성인으로 취급하지 않는 셈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현행 복지제도 기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5일 부모와 주거를 달리하는 19세 이상 30세 미만 미혼 자녀를 원칙적으로 부모와 별도가구로 인정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20대 청년의 빈곤을 완화하고 사회보장권을 증진하자는 취지다. 인권위는 “국가 책임을 축소할 목적으로 가족주의 문화를 강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20대 청년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성인으로 인정하는 제도 개선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청년 1인 가구 수는 2000년 50만 7000가구(6.4%)에서 2010년 76만 3000가구(11.6%), 2018년 102만 가구(14.6%)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부모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년은 가난에 시달린다. 인권위가 지난 2019년 빈곤 청년 인권상황을 조사한 결과, 가처분소득 기준 청년 1인 가구 빈곤율은 19.8%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8.6%)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인권위는 “20대 청년의 어려움을 일시적인 상황으로 치부하지 않고, 현재의 불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넓은 의미에서 부양 의무자 제도를 해소하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청년 세대를 포용하면 나중에 부모 세대가 소득이 없을 때 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인권위 권고를 평가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현 백신 1년 내 무용지물 가능성”

    “코로나19 변이 확산에 현 백신 1년 내 무용지물 가능성”

    28개국 과학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이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1년 안에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3분의 1은 “현 백신 9개월도 못 가”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제엠네스티 등 국제 단체들의 연합체 ‘피플스백신’이 최근 28개국 과학자 7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1년 안에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면역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응답자 3분의 1은 현재까지 나온 백신이 9개월 안에 효력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 간 백신 격차가 변이 발생 위험 높여미국 존스홉킨스대, 예일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등 저명한 기관에 속한 응답자들은 변이 발생 위험이 높은 이유로 국가 간 백신 ‘빈부 격차’를 꼽았다. 현재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최소 1차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이 25%가 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 등에선 1% 미만 수준이다. 국민 중 단 한 사람도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 나라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가 제작한 ‘코로나19 세계 백신 접종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아프리카 내륙 국가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시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나라에 북한도 포함됐다. “백신 접종과 변이 전파 사이의 속도전” 조사 응답자 88%는 많은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이처럼 계속 낮을 경우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통상 병원체의 내성은 세균이나 박테리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바이러스의 경우 세포에 침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에 변이가 나타나면서 백신의 효과가 무력화되는 것을 뜻한다. 내성을 지닌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선진국에서 백신을 아무리 적극적으로 접종해도 다른 나라의 접종률이 낮다면 언제든 변이가 출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연구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의대의 아담 고트치크 생의학 교수 연구팀은 네이처 논문에서 현재의 코로나19 국면을 ‘효과적인 백신 접종과 변이 바이러스 전파 사이의 속도전’에 비유한 바 있다.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히 접종하지 않으면, 변이 코로나의 지배력이 점점 강해져 모든 백신을 무력화할 거라는 의미다. “전 세계 균등한 접종 못 하면 더 많은 변이 출몰”피플스백신 설문조사에 참여한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역학 부교수는 “매일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는데 가끔 이전 유형보다 더 효율적으로 전파되고, 원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변이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를 (균등하게) 접종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많은 변이가 출몰할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고 현재 백신은 통하지 않는 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그런 변이에 대응하려면 기존 백신을 보강하는 이른바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스 로슨 피플스백신 의장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저소득국가의 인구 27%까지 백신을 맞히겠다고 목표하는데, 이는 충분치 않다”면서 “백신 접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은 꽤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멧돼지 번식기 코앞… 영월까지 내려온 ASF “남하 막아라”

    멧돼지 번식기 코앞… 영월까지 내려온 ASF “남하 막아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4~5월 야생 멧돼지 번식기를 앞두고 방역 저지선인 강원, 경기 지역의 광역 울타리와 1, 2차 울타리 밖에서 감염된 야생 멧돼지 사체 발견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강원 춘천 기점 울타리에서 82㎞ 떨어진 강원 최남단 영월 지역에서까지 감염 멧돼지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을 더 긴장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를 통해 험준한 설악산국립공원지대와 백두대간이 뚫리고, 전국 확산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걱정한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멧돼지 번식철이 지나면 개체수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 확산 방지책은 모두 속수무책이 될 공산이 크다. 자칫 국내 최대 1차산업인 양돈산업의 붕괴 우려까지 낳고 있다. ASF의 국내 확산은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를 원인으로 꼽는다. 광역울타리 조성에 치중하며 야생 멧돼지 보호정책을 주장해 온 환경부와 멧돼지 포획 등 동물방역을 우선 주장한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이견 등이 초기 방역 실패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11일 동물방역 전문가들을 만나 빠르게 번지는 ASF의 실태와 국내 양돈 농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 봤다.●4월 이후는 숲 우거져 사체 발견 어려워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ASF의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치자.’ 강원·경기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번지던 ASF가 울창한 삼림지역인 백두대간을 타고 빠르게 남하하면서 동물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물론 지자체들까지 나서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쏟지만 역부족이다. 2019년 9월 경기 파주에서 ASF 감염 야생 멧돼지 사체가 처음 발견된 이후 1년여 만인 지난해 말에는 강원 고성과 강릉을 거쳐 영월 지역까지 전파됐다. 그동안 경기 파주·연천을 지나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까지 접경지를 따라 동진하다 양양과 강릉을 지나 영월까지 번진 것이다. 영월 지역에는 최근까지 10건의 야생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이는 그동안 환경부가 중심이 돼 설치한 광역 울타리와 지자체가 나선 1, 2차 울타리 등의 저지선을 뚫고 춘천 울타리 기점에서 82㎞ 이상 떨어진 먼 곳까지 바이러스가 남하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방역 당국을 당혹스럽게 한다. 최원종 강원도 동물방역과 가축질병 담당은 “영월 지역 ASF 발생은 백두대간을 따라 멧돼지가 이동하며 옮긴 것인지, 다른 이동수단이나 엽사들에 의해 바이러스가 옮겨져 번진 것인지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더이상의 남하를 막기 위해 영월 발생 지역 주변에 울타리로 저지선을 만들어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접 충북과 경북 지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월 저지선이 뚫리면 충북과 경북으로 번지며 백두대간 남단과 지리산을 거쳐 남부 지역까지 확산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더구나 다음달 이후에는 숲이 우거지면서 멧돼지 사체 찾기가 어려워지고, 번식기를 맞아 멧돼지 개체가 늘면서 이동도 빨라져 ASF 저지 대책이 아무런 소용이 없어질 것을 우려한다. ●환경부 광역 울타리 사실상 무용지물 경기 남부지역 확산도 문제다. 강원 서부지역 울타리가 뚫려 가평·양평 방면으로 확산되고 경기 북부 저지선이 무너져 중·남부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이렇게 되면 자칫 국내 최대 양돈단지가 있는 경기 중·남부와 충남 홍성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홍성 지역은 강원도 전체 양돈 규모와 맞먹는 5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한다. 야생 멧돼지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ASF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국내 양돈산업의 기반을 위협하는 것이다. ASF가 발병하면 바이러스에 강한 일부 소수의 야생 멧돼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폐사한다. 사육 돼지는 발병하면 100% 죽는다. 사람에게는 전염이 안 되지만 돼지의 경우 고열과 혈관 파열로 인해 빠른 시간 내 죽는 무서운 병이다. 1921년 아프리카 케냐 야생 아프리카멧돼지에서 사육 돼지로 전파되면서 퍼지기 시작한 ASF는 유럽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 동남아, 북한, 한국까지 왔다. 워낙 바이러스 구조가 복잡하고 숙주의 면역체계를 효과적으로 이용, ASF에 대응하는 백신과 치료약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ASF가 국내에 확산되면 당장 양돈산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국내 양돈산업은 2년 전부터 쌀을 넘어서 1차산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양돈산업에 적신호가 켜지면 사료와 곡물시장 교란은 물론 육류 수급과 가공산업, 요식업계 등 식생활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을 겪게 된다. 앞서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ASF 확산으로 양돈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곤욕을 치렀다. 이에 따라 ASF 국내 확산에 따른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초기 대응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보호를 우선해 야생 멧돼지 포획에 반대하고 광역 울타리 건설에만 나섰던 환경부와 멧돼지 포획과 제거작업을 주장했던 농식품부 간의 이견이 초기 방역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방역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중국을 거쳐 휴전선과 인접한 북한으로부터 유입된 ASF 바이러스는 초기 대응을 잘했으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확산을 저지할 수 있었다”며 “환경부와 농식품부의 손발이 맞지 않는 정책과 탁상행정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바이러스 확산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한다.●엽사·사냥개·야생 조류 전파도 속수무책 다른 한편에서는 울타리 조성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걱정한다. 산림 전문가들은 “야생 멧돼지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국토를 가로질러 막대한 예산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는 다른 야생 동물들의 생태통로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홍수기 나뭇가지 등이 울타리에 막혀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사전에 관련 부처 간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면 부작용을 줄이는 대책이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환경전문가들은 “그나마 울타리를 치면서 확산 속도를 상당히 늦추는 효과를 봤다”고 반박,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야생 멧돼지 포획에 나선 엽사와 사냥개들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도 간과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야생 멧돼지들을 잡는 과정에서 엽사들과 사냥개 혹은 이동차량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었지만 꼼꼼하게 단속하지 못해 국지 오염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보상금을 받기 위해 바이러스에 오염된 멧돼지 사체를 차량에 싣고 옮겨 다니기도 했다. ●확산 땐 사료·육류가공·요식업까지 대혼란 독수리, 까마귀 등 야생 조류에 의한 전파도 우려되지만 어쩔 방법이 없다. 멧돼지 사체를 먹는 일부 조류들이 이곳저곳으로 날아다니며 ASF를 확산시키는 숙주 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책이 없다. 양돈 농가의 오염을 막기 위해 사육장 주변에 그물을 쳐 조류 접근을 막으라고 당부하고 있을 뿐이다. 방역요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당장 현장에 투입돼 시료를 채취하고 임상예찰을 해야 할 전문 수의사 인력이 부족하다. 야생 멧돼지 포획과 사체 발견이 폭증한 데다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급증하기 때문이다. 서종억 도 동물방역과장은 “업무량이 폭증하고 갈수록 어려워지는 방역업무에 전문 수의직 공무원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경수 강원도 동물방역정책관은 “양돈산업은 6개월 주기로 다시 살릴 수 있지만 바이러스가 번져 살처분된 곳은 1년 이상 새로운 돼지 입식이 안 되고 있어 어려움이 크다”며 “봄철 멧돼지 번식기를 앞두고 ASF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박기재 서울시의원 “서울시, 보조금만 지원해 놓고 관리·감독 의무 소홀”

    박기재 서울시의원 “서울시, 보조금만 지원해 놓고 관리·감독 의무 소홀”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박기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중구2)은 제299회 임시회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부서 업무보고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책임감 있는 직무 수행과 시급성 및 중요도에 따른 ‘우선순위’를 고려한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복지정책실 업무보고 2월 26일 <복지정책실> 업무보고에서는 불법 마스크 생산ㆍ판매로 물의를 일으킨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정립전자’에 대하여 △지방계약법상 절차 위반, △장애인 노동자 해고, △졸속인사 의혹 등에 대한 날선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보조금 지원시설인 정립전자에 대한 관리ㆍ감독 의무가 있음에도 문제해결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서울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기재 의원은 “시민의 세금인 보조금이 지원되는 시설에 법령위반 사실과 졸속경영 논란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서울시가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그 의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현 상황에서 위법행위 등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향후 어떤 대책을 세워도 일이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법과 원칙에 근거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하루 속히 운영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여성가족정책실 업무보고 3월 2일 여성가족정책실 업무보고에서 쟁점이 된 ‘서초구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예산 편법집행 및 회계부정’ 논란에 대하여, 박 의원은 「지방재정법」상 지방보조사업 실적 및 정산에 대한 심사 의무와 시정조치 권한이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서울시를 강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예산 집행상 부정과 편법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행하지 않으면 그 법과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령에 따른 관리·감독 의무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시민건강국 업무보고 3월 3일 시민건강국 업무보고에서 박 의원은 서울시 시립병원별 조직 및 인력 현황을 짚어가며, 의사 결원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언급했다. 박기재 의원은 “시립병원의 의료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서울시는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의사 등 의료인력 부족은 결국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시민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다른 정책보다 우선순위로 두어 조속히 개선방안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톡, 간편한데 오, 고급지네…너 달달 ‘믹스’ 맞니

    톡, 간편한데 오, 고급지네…너 달달 ‘믹스’ 맞니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붓고 내용물을 휘휘 저으면 완성. 언제, 어디서든 쉽게 타 먹는 ‘커피믹스’는 세계가 극찬하는 한국의 발명품이다. 코로나에 지친 이들이 저마다 ‘홈카페’를 꾸미는 가운데 커피믹스에도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도 예쁘게 꾸민 카페가 어디 가진 않을 터. 올해도 홈카페와 커피믹스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동서식품은 1976년 ‘맥스웰하우스’이라는 이름으로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수십년간 80% 이상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에선 “적수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1등이라고 마냥 안주하진 않는다. 고급화 바람에 따라 동서식품은 최근 ‘맥심 카누 시그니처’를 내놨다. 커피 전문점에 뒤지지 않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회사는 자부한다. 맛은 ‘다크 로스트’와 ‘미디엄 로스트’ 두 가지다. 다크 로스트가 깊은 산미와 초콜릿처럼 짙은 향이 강점이라면, 미디엄 로스트는 부드러우면서도 에티오피아 원두 특유의 은은한 꽃향기가 특징이다. 커피 추출액을 얼려 수분을 제거해 원두의 맛을 보존하는 ‘아이스버그’(향보존동결공법) 등 커피믹스 절대강자로서의 노하우를 십분 살렸다. 이 외에도 신제품 ‘돌체라떼’(연유), ‘민트초코라떼’ 등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1등의 벽이 높지만, 그래도 참신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2, 3위가 바로 남양유업과 롯데네슬레코리아다. ‘프렌치카페’로 유명한 남양유업이 내세우는 제품은 ‘루카스나인 리저브 드립 인 스틱’이다. 스틱커피임에도 핸드드립 커피의 맛과 향을 재현했다고 강조한다. 비결은 ‘크라프트지 스틱’이다. 물 양으로 맛을 조절하는 다른 인스턴트커피와 달리 크라프트지로 된 스틱을 물에 담가 놓아 커피의 맛과 향을 조절한다. 추출하는 시간에 따라 산뜻한 맛부터 묵직한 맛까지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다. ‘네스카페’로 알려진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최근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통합했다. 고급화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서다. 제품군을 ‘로스터스 초이스’라는 이름으로 통합하고 제품 패키지도 고급스럽게 바꿨다. 최근 블루투스 스피커 굿즈 기획팩, 라이브커머스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커피 전문점들은 지난해 화들짝 놀랐다. 코로나 속 카페가 더이상 고객들이 커피를 마음 놓고 즐길 만한 공간이 아니어서다. 1000만원을 넘나드는 고급 커피머신도 무용지물이다. 이전에는 은근히 인스턴트커피를 아래로 보는 경향도 있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홈카페 트렌드에 너나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를 내놓고 나섰다.파스쿠찌, 커피앳웍스, 던킨 등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SPC그룹은 홈카페 수요를 잡기 위해 전 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통 커피 전문점을 표방하는 파스쿠찌는 지난달부터 스틱 형태로 된 이탈리아 직수입 커피 ‘볼로스틱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페셜티’(지리, 기후 등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 커피) 커피 전문점 커피앳웍스는 ‘집에서 즐기는 스페셜티 커피’라는 콘셉트의 캡슐과 드립백을 내놨다. 던킨도 드립백으로 ‘브라질의 열정’과 ‘에티오피아의 축복’ 2종을 선보이고 있다. ‘폴바셋’을 운영하는 매일유업도 최근 ‘시그니처 블렌드 스틱커피’를 출시다. 스페셜티 등급의 원두로 만든 분말 커피로 향 손실을 최소화하는 공법으로 가공해 실제 매장에서 먹는 커피의 맛을 최대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 초미세 분쇄기술을 이용해 찬물, 우유에도 잘 녹는 미세한 분말 타입으로 아메리카노, 라테 등 다양한 메뉴로도 즐길 수 있다. 일찍이 스틱 커피 시장에 진출한 스타벅스는 다양한 맛의 라인업을 자랑한다. 스타벅스의 스틱 커피 브랜드명은 ‘비아’(VIA)로 현재 ‘비아 콜롬비아’, ‘비아 하우스 블렌드’, ‘비아 파이크 플레이스 로스트’, ‘비아 이탈리아 로스트’, ‘비아 디카페인 하우스 블렌드’, ‘비아 바닐라 라떼’, ‘비아 카페모카 라떼’ 등 7종을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지난해 비아 판매량은 1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스커피도 자사 브랜드 중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바닐라 딜라이트’와 ‘리얼벨지안 초코라떼’를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콜드브루’(찬물로 장시간 우려낸 커피)를 스틱 형태로 구현한 제품도 출시했다. 커피를 저온에서 추출하고 농축하지 않아 콜드브루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홈카페 전문 브랜드 ‘에이리스트’를 론칭하고 ‘에이리스트 초콜릿 라떼’, ‘에이리스트 바닐라 라떼’ 등을 스틱 형태로 출시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생명 지키기’ 아무리 과해도 부족… 관악의 소신

    ‘생명 지키기’ 아무리 과해도 부족… 관악의 소신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2일 관악구 행운동을 찾았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지반 약화 등으로 사고 위험이 커진 안전취약시설물을 둘러보고 위험 사항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에 도착한 박 구청장은 우선 봉천동과 행운동 경계에 있는 옹벽부터 살폈다. 30m 길이의 옹벽이 서 있는 곳은 등산로와 연결돼 있어 많은 주민이 오가는 길이다. 박 구청장은 오래된 옹벽에 부식 등으로 철근이 노출된 곳이 있는지, 석재 표면이 들떴는지, 지반 침하가 발생했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후 헬스장, 실내골프연습장 등이 있는 까치산 체육센터로 이동했다. 박 구청장은 센터의 옥상 방수, 마감 등 안전상태 여부를 점검하고 환기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소화기 등의 약제가 변질됐는지 등을 살폈다. 이후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던 행운동 고지대 경사로로 이동했다. 과거 이곳은 겨울철 눈이 내리면 높은 언덕 때문에 차량은 물론 주민 통행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관악구는 2019년 11월에 고정식 자동 액상 살포 장치를 설치했다. 박 구청장은 “배관 길이 200m, 용량 5t 규모의 장치를 설치해 눈이 와도 주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했다”며 “아무리 좋은 장비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구청장이 둘러본 곳 외에도 관악구는 안전등급 D·E급 5곳, 급경사지 103곳, 도로시설물 27곳, 건설현장 41곳 등 모두 204곳을 점검대상으로 선정했다. 시설물 관리부서 자체점검과 외부전문가와 합동점검을 한다. 박 구청장은 이중 위험시설 41곳과 동별 주민건의사항 처리현장 21곳을 돌아볼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직접 순찰하고 점검함으로써 해빙기 안전 취약시설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안전점검에 참여하게 됐다”며 “해빙기 붕괴·낙석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재난취약지역 및 시설에 대한 사전 점검으로 구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재산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악구는 건설현장 해빙기 특별 안전교육을 통해 해빙기 주요 재해사례, 안전관리 대책 등을 알리고 있다. 또 자율방재단, 안전보안관 등 주민의 안전지킴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골든타임 놓쳤다” 쏘카 초등생 성폭행범 수사 비협조 논란(종합)

    “골든타임 놓쳤다” 쏘카 초등생 성폭행범 수사 비협조 논란(종합)

    30대 남성이 차량공유업체인 ‘쏘카’의 차량을 이용해 초등학교 학생을 납치한 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쏘카는 이 과정에서 경찰이 요청한 용의자 정보제공을 거부했고 성폭행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10일 사과문을 통해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를 위해 쏘카 이용자 정보를 요청할 경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내부 매뉴얼에 따라 협조해야 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신속하게 수사에 협조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차량을 이용한 범죄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 범인 검거와 피해 예방을 위해 수사기관에 최대한 협력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보호와 현장범죄 상황의 수사협조에 대한 대응매뉴얼을 책임 있는 전문가와 협의해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쏘카는 과거 차량호출서비스 ‘타다’의 기사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여성승객들을 몰래 촬영하고 성희롱한 사건이 발생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쏘카 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불과 2년만에 강력범죄가 발생했다.용의자 잡혔지만… 아동은 성폭행 피해 같은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30대 후반 남성이 미성년자를 성폭행했다는 호소글을 올린 사람이다. 방금 지인으로부터 (용의자가)잡혀 고맙다고 연락왔다”면서 “진작에 (쏘카가) 규정을 잘 숙지했더라면 이런 말을 들을 일도 없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사건은 지난 6일 발생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용의자 A씨는 6일 오전 온라인에서 알게 된 초등학생 B양을 충남의 한 지역에서 만나 수도권에 있는 자신의 집까지 데려갔다. 그 시각 B양의 부모는 “딸아이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이날 오후 5시쯤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A씨가 쏘카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오후 6시30분쯤 쏘카 측에 용의자 인적사항 정보제공을 요청했지만 쏘카는 이용자 개인정보제공을 위해 영장을 요구했다. 쏘카 내부 규정에는 영장이 없더라도 범죄 등 위급 상황의 경우 공문을 받으면 경찰에 개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지만 미흡한 대처로 매뉴얼은 무용지물이 됐다. 그러는 사이 피해 아동은 이미 성폭행을 당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는 경찰이 용의자 인적사항 제공 요청을 위해 쏘카 측에 연락한 시간으로부터 1시간30분 뒤인 오후 8시쯤 발생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7일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쏘카에 제시했지만 쏘카 측은 “담당자가 부재 중”이라며 또다시 정보 제공을 미뤘다. 경찰이 쏘카로부터 용의자 정보를 얻고 있지 못하는 사이 A씨는 7일 오후 2시40분쯤 경기도 모처에 B양을 내려주고 “집 주소를 알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협박했다. 결국 용의자 정보는 피해 아동이 이미 집에 돌아온 이후인 지난 8일 경찰에 넘어왔다.“한 사회의 구성원임을 포기했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리의식 없이 돈만 밝히는 반 인권 기업”이라며 쏘카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들의 차량이 미성년자의 유인과 성폭행에 쓰였다는 경찰의 제보를 받고도 협조를 거부하고, 수사에 차질을 빚게 한 것은 기업이기 이전에 한 사회의 구성원임을 포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의원은 “쏘카는 이전에도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드라이버들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를 하지 않아 승객들에 대한 성희롱 사태가 벌어졌다”며 “지난해에는 1만2000여명에 달하는 수많은 드라이버들을 문자로 해고해 아직까지도 소송 중에 있는 등 비윤리적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상생과 공존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정작 현실을 살펴보면 쏘카와 같이 사업성을 이유로 기본적 인권조차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술력만 앞세우고 정작 윤리의식이 결여된 기업들에게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주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명문대·화웨이 출신도 짐 싼다… 中, 코로나發 ‘35세 정년’

    명문대·화웨이 출신도 짐 싼다… 中, 코로나發 ‘35세 정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사는 36세 여성 탕잉은 요즘 불면증이 심해졌다. 조만간 회사가 자신을 쫓아낼 것으로 생각해서다. 정보기술(IT) 업체에서 고객 서비스 담당으로 일한 탕은 지난해 이혼하고 폐결핵까지 앓았다. 병가를 마치고 복귀한 그에게 회사는 전에 시키지 않던 허드렛일을 맡겼다. 탕은 ‘35세 정년’에 걸렸음을 직감했다. 그는 “조직이 나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나이가 많아 이직도 불가능하다”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회사의 모욕에도) 이 일을 참고 계속하는 것뿐”이라고 울먹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좋은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중국에서 ‘35번째 생일’이 축복이 아닌 저주로 여겨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35세 이상 인력을 뽑지 않거나 퇴사시키는 관행이 심해져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를 ‘35세 현상’ 혹은 ‘35세 위기’로 부른다. 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발간된 중국 국무원 보고서를 인용해 “바이러스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3월에 해고된 35세 이상 노동자 가운데 3분의2가 9월까지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학계에서는 6개월 이상 재취업을 하지 못하면 영구적 실업에 가까워진 ‘장기실업 상태’로 분류한다. 중국에서 35~40세면 대부분 주택담보 대출을 갚고 자녀 교육비로 큰돈을 쓴다. 이 때문에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중국에서 35세 정도에 퇴사하면 절반 넘게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어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SCMP는 지적했다. 한국의 조기 퇴직 현상을 자조하는 ‘사오정·오륙도’(45세가 정년, 56세까지 직장에 다니면 ‘도둑놈’) 문화는 중국에 비하면 양반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연령 차별은 불법이지만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정부가 뽑는 공무원 응시 연령은 35세가 상한이다. 민간기업도 이를 준용해 암묵적 규칙으로 따른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해마다 1000만명 가까운 대졸자가 쏟아진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여서 정부가 ‘35세 현상’을 묵인하는 측면도 있다. 이 문화는 과로를 당연시하는 IT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35세 이상 개발자를 ‘996’(중국의 과로 문화)에 부적합한 ‘노인’으로 간주한다. IT 거인 화웨이에서 일하던 짐 양(38)은 3년 전 ‘35세 정년’에 걸려 회사를 나온 뒤 어렵사리 중소 로봇업체에 재취업했다. 양은 “대학원 학위나 좋은 직장에서의 업무 경험도 ‘35세 위기’를 막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화웨이에서 나온 35세 이상 친구들 가운데 40%는 다시 직장을 구해 낮은 급여에도 그럭저럭 괜찮게 지낸다. 하지만 나머지 60%는 일자리가 없어 주식 투자로 전전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혼을 하는 등 운명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방문 다 열어볼 수도 없고” …호텔·리조트·펜션 설 연휴 방역 어쩌나

    “방문 다 열어볼 수도 없고” …호텔·리조트·펜션 설 연휴 방역 어쩌나

    설 연휴 동안 강원지역 대형 숙박업소들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방역지침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휴 기간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지만 투숙객들의 주소지를 일일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 방역당국은 설 연휴를 앞두고 강원지역 대형 숙박업소에 대해 객실 예약률을 조사한 결과 11일~ 13일까지 가용 가능한 객실 예약률은 11일 65%, 12일 65%, 13일 66%로이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지침에 따라 전체 객실의 3분의 2(66.7%)까지만 예약이 가능한 상황임을 고려할 때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이다. 숙박업소들은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주민등록상 동거인 제외) 지침은 투숙객 전원의 주소지를 확인할 수 없어 지키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해안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2인으로 예약을 하고 투숙 당일 현장에서 가족이라며 투숙 인원을 추가결제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족이라고 하면 믿을 수밖에 없는데 손님이 거짓말을 한 경우에도 업소에 방역 위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숙박업소에서 손님들에게 거주지를 묻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숙박업소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미리 투숙객 정보를 파악해서 지침 위반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며 “가족이 아닌 손님이 가족이라고 속이고 5인 이상 투숙하는 경우에도 적발되면 업소에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설 연휴를 앞두고 주요 숙박시설 예약 현황을 점검했지만 5인 이상 예약 손님들이 동거 가족인지는 사전에 확인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연휴 동안 비상 근무를 하면서 신고가 접수되는 대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63년간 떨어진 적 없는 美 노부부 코로나 입원해 닷새 못 보자

    63년간 떨어진 적 없는 美 노부부 코로나 입원해 닷새 못 보자

    “남편이랑 63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우. 제발 만나게 좀 해주오.” 미국 일리노이주에 사는 마사코 마르티네스(86) 할머니는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세인트 엘리자베스 병원에 입원했다. 할머니는 종종 남편은 어떻게 됐느냐고 간호사 킴 프레손에게 물었다. 프랭크 마르티네스(93) 할아버지는 같은 병으로 사흘 뒤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두 사람은 치료 과정이 사뭇 달라 다른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두 사람 슬하에는 자녀가 없었다. 상대의 뜻을 중간에서 전달할 메신저 노릇을 할 사람이 없었다. 병원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없는 환자에게 아이패드를 제공했지만 연배가 지긋한 이 분들에겐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돌보는 간호사 한나 슐레머를 만날 때마다 할머니 안부를 물었다. 슐레머는 프레손에게 안부를 묻고 전하는 식으로 대화를 연결했다. 그렇게 이틀이 흘렀다. 두 분의 간절한 뜻에 감복한 두 간호사는 지난달 27일 할아버지를 할머니 병실로 옮겨 데이트를 즐길 수 있게 해드렸다. 미리 의료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운 일이었다. 침대끼리 이어 붙인 뒤 등받이를 받쳐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내내 손을 꼭 잡은 채로 뉴스를 시청하고 게임 쇼를 함께 지켜봤다. 저녁 만찬은 “작은 추수감사절 만찬”으로 차려져 칠면조 고기와 완두콩 스프, 으깬 토마토 등이 나왔다. 병원 형편도 좋지 않았지만 디저트까지 만찬의 구색은 갖췄다. 할아버지는 초콜릿 푸딩을 할머니에게 떠먹이기도 하고, 할머니는 바닐라 밀크셰이크까지 즐겼다. 두 간호사는 비디오로 담아 유일한 혈육인 조카 에다이 바이스만에게 전화로 보여줬고 사진도 몇 장 찍어 보냈다. 바이스만이 나중에 친인척들에게 돌렸음은 물론이다. 바이스만은 간호사들의 친절이야 말로 “(삼촌 부부에게) 온세상을 다 준 것 같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프레손은 “우리는 지금 당장의 보건 요건으로는 긍정적이고 기쁨을 나눌 기회가 매우 제한돼 있다”면서 “우리 인생 최고의 날임이 분명하다. 아직도 이런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여전히 행복은 우리 곁에 있으며 우리가 이것을 가지게 될 것이란 점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두 분이 여전히 입원 중이지만 나란히 좋아지고 있다고 지난 5일 일간 USA 투데이에 전했다. “그분들은 절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스만은 두 분이 집에 돌아오면 온 가족이 안전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환영하고 축하하길 갈망하고 있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세르비아의 ‘쓰레기 강’ 상상초월…수거해도 효과 미미

    세르비아의 ‘쓰레기 강’ 상상초월…수거해도 효과 미미

      유럽 세르비아의 강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양의 쓰레기가 수거됐지만 여전히 '쓰레기 강'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세르비아 남서부의 한 수력발전소와 맞닿은 림 강(Lim River)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쌓여 수력 발전소의 운영까지 위협하는 수준이다. 수력발전소 측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5개 지역과 세르비아 3개 지역 등지에서 흘러들어오는 폐기물의 양은 연간 4만 5000t에 달한다. 이중 일부가 림 강으로 유입되면서 인근 저수지와 림 강은 그야말로 ‘쓰레기 강’이 되어 버렸다. 림 강은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3개국을 관통해 흐르는데, 이 국가들이 체계적인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탓에 끔찍한 결과가 초래됐다. 대부분의 국가가 내전으로 폐허가 된 경제를 회복하는데에만 집중할 뿐 환경은 뒷전이었기 때문이다.  강으로 몰려든 쓰레기가 방치되면서 과거의 아름다운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가 됐다. 이에 보다 못한 당국이 쓰레기 수거에 나서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쌓인 쓰레기는 2000만ℓ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플라스틱 쓰레기였으며, 수거 작헙 후에도 여전히 셀 수 없이 많은 폐기물이 강물을 뒤덮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9일 수거된 쓰레기들은 약 80㎞ 떨어진 매립지로 옮겨졌다. 현지의 한 주민은 “수년 동안 변한 것이 없다. 지방 정부가 수습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탓에 모두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가들은 림 강이 관통하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등이 미래 세대를 위해 체계적인 쓰레기 관리에 힘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학습 격차 해소 ‘발등의 불’?… 제도·돈보다 기다림이 먼저입니다

    학습 격차 해소 ‘발등의 불’?… 제도·돈보다 기다림이 먼저입니다

    기초학습·돌봄·사회성 부족 등 이유 다양교사의 꾸준한 관심·부모의 믿음이 도움 기초학력 진단 평가, 학습 장애 파악 한계연구·프로그램·인력 등 종합적 노력 필요“‘수포자’ 10% 돌파.” “코로나19로 학습 격차 커졌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족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관련 대책을 쏟아내고 손질한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기초학력 보장에 대한 법안이 발의됐고, 장기화된 원격수업으로 학습 격차 우려가 커지자 교육 당국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그러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성장하도록 돕는 데에는 장기간에 걸친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파편화된 단기 처방’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야 관련 대책이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돌봄·심리·정서적 지원 … ‘다층적 처방’ 필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그 원인이 복합적이고 그에 따른 다층적인 처방이 요구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는 2017년 당시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중학교 1학년이었던 학습부진학생 44명의 4년간의 성장 과정을 관찰한 종단 연구다. 연구진은 이들 학생의 학습 부진 원인을 ▲기초 학습량 부족(20명) ▲가정 돌봄 부족(18명) ▲느린 이해 속도(12명) ▲분노·불안(12명) ▲사회성 부족(11명) ▲학습 동기 부족(10명) ▲이른 시기의 학습 상처(6명) ▲학습 전략 부족(6명) 등으로 구분했다. 학생들에게서는 이 중 많게는 4개까지 복합적인 원인이 나타났다. 연구진이 이들 학생을 4년간 관찰한 결과 27명은 학습 능력과 동기 등의 측면에서 꾸준히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담임교사와의 유대관계 및 개별적 관심 ▲학습 습관 형성을 위한 지속적인 프로그램 ▲작은 성공 경험의 누적 등을 꼽았다. 영어 단어를 읽을 줄 몰랐던 초등학교 3학년 A군은 영어 기초 학습반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영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됐다. 자녀를 믿고 학습을 관리해 주는 가정의 역할도 중요했다. 긍정적인 학급 분위기와 심리·정서적 지원도 무력감을 극복하는 열쇠로 작용했다. 불안과 분노를 다스리기 어려워했던 중학교 1학년 C군은 미술 치료를 받는 동시에 친구들이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배려해 준 덕에 학습 의지를 높일 수 있었다. 반면 8명은 일시적인 변화를 보인 데 그쳤고 9명은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학습부진과 무기력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극복할 계기조차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학생은 자존감마저 낮아 학교의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이나 주변의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가정에서도 자녀의 학습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기초학력보장법’ 기대감·회의론 엇갈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정책은 매년 쏟아지고 강화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강득구 의원이 지난해 6월 나란히 발의한 ‘기초학력 보장법안’은 교육부 소속으로 ‘기초학력 보장위원회’를 두고 5년마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학교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해 학습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선정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교육부는 올해 국고 10억원과 지방비 10억원을 투입해 ‘국가 기초학력 지원센터’를 설립한다. 학생 한 명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두드림학교’와 강사나 예비교사 등이 정규 수업에 투입돼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협력수업’도 확대된다. 기초학력 보장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지지부진한 논의 끝에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서 폐기됐다. 법안에 찬성하는 측에서는 법안이 기초학력 지원 정책을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운영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면 교사들 사이에서는 공문과 서류에 매달리느라 학생들을 지도할 시간을 빼앗기고, 현장과 동떨어진 하향식 정책이 학교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회의론도 퍼져 있다. 기초학력 진단의 방식을 둘러싸고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교육 당국은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 등 객관적인 도구를 활용한 지필 평가를 강조하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필 평가는 학습장애와 정서 등 다양한 원인을 진단하지 못하고 학생에게 ‘부진아’라는 낙인만 찍는 방법”이라면서 반대한다. ●현장에선 “진단을 해도 처방이 어렵다” 교사들은 “진단을 해도 처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 기초학력 지원 정책의 결정적인 한계라고 지적한다. 학교가 손을 내밀어도 학생과 학부모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초·중학교 학습부진학생의 성장 과정에 대한 연구’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학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겪는 어려움으로 초등학교 교사의 65.2%와 중학교 교사의 31.7%가 “학생·학부모가 낙인이라고 생각해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기초학력 지도에 걸맞은 인력조차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협력수업이나 방과후 프로그램, 학습 멘토링 등 각종 사업에는 외부 강사나 대기 발령 교사, 교·사대 학생 등이 투입된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기초학력 지도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검증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높은 강도와 빈도로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면서 “강사 등은 단기간 투입되는 데 그쳐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초학력 문제를 ‘투입과 산출’이라는 공식으로 치환해 섣불리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간의 대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도 단기 처방에 그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태은 평가원 교수학습연구실장은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단기간의 지도로 향상될 수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기다림과 지속성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사업이 단기성인 특별교부금에 의존하고 담당자의 의지에 따라 기조가 변화하는 등으로 인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들여다보기보다 전체 학생의 학력 수준을 수치화하며 ‘기초학력’이 아닌 ‘학력’으로 초점이 흘러가는 오류도 빈번하다. 매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 따라 정책이 뒤바뀌고 흔들리기를 반복한다. 김 실장은 “국가의 기초학력 보장은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전문성 있는 컨트롤타워가 교육청과 학교, 교사를 돕고 성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성장 바라보는 성숙한 사회적 인식 필요 전문가들은 기초학력에 대한 연구와 프로그램, 담당 교사 등 전반에 걸쳐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는 “학습부진 학생을 가장 잘 지도할 수 있는 건 교사”라면서 “전문성을 갖춘 전담 교사가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여 학생들에 대한 섬세한 지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초학력 지도에 대한 학부모의 거부감도 극복해야 한다. 학교가 일정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가정에 대한 복지 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학습부진 학생들의 더딘 성장을 이해하는 성숙한 사회 인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 실장은 “느려도 제대로 배우면 잘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 우리 사회에 어느 정도 확고한지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자신이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학생에게 강력한 성장 요인”이라면서 “사회가 학생들의 성장을 격려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된 배송도 웃게 하는 ‘명예 택배기사’ 경태 [김유민의 노견일기]

    고된 배송도 웃게 하는 ‘명예 택배기사’ 경태 [김유민의 노견일기]

    주인의 고된 택배배송에 함께하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반려견 ‘경태’의 근황이 전해졌다.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생명이 위태로웠던 경태를 살리고 함께한 택배기사는 최근 본사로부터 선물을 받은 경태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속 경태는 아빠와 같은 옷차림을 하고 인형에 둘러싸여 활짝 웃고 있다. 강아지용 케이크에는 ‘명예 택배기사 경태’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택배기사는 18일 “혼자 보기에는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 경태 모습을 공유하고 싶었다. 우리 경태 표정에서 아부지가 왜저럴까 하는 듯 하였으나 간식을 열심히 흔들어 경태의 억지웃음이 완성됐다. 모든 부모님들 존경한다. 흔한 경태 아부지의 완벽한 주접이었다”라고 말했다. 경태는 늦은 밤 택배 물건들 사이에 홀로 남아 학대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처음 경태의 모습을 제보했던 네티즌은 “너무 위험해 보이고 춥고 누가 해코지할까 봐 걱정된다. 진짜 꼬질꼬질하게 벌벌 떨면서 있다. 점심 시간대에 항상 혼자 있고 저녁 퇴근길에도 늘 짐칸에 있다. 바쁜 건 이해하지만 택배 물건들이 넘어질 수도 강아지를 누가 데려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느냐”고 걱정했다.택배기사는 열 살 말티즈 경태와 가족이 된 사연을 밝혔다. 2013년 주차장 화단에 온몸이 골절된 채 쓰러져있던 경태. 심장사상충 말기로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던 상태였지만 경태는 택배기사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반려동물에 관심이 없었던 택배기사는 이제 자신을 ‘경태 아부지’라고 소개한다. 경태는 아픈 과거 때문인지 조금도 떨어져있지 않으려한다. 택배 업무 특성상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경태를 돌볼 시간이 없어 배송할 때만 짐칸에 두기로 한 것이다. 택배기사는 “조수석이나 운전석 뒷공간에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줘도 경태에게는 무용지물이라 그냥 저와 경태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태 사연이 알려지자 이제는 짐칸에 홀로 있는 경태를 지켜봐주는 사람들도 생겼다. 택배기사는 “걱정하고 염려하는 부분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이해한다. 조금만 지켜봐달라.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동물의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진심으로 쓰겠습니다.
  • 이제야 숨통 트인다는 손님… 여전히 숨통 막힌다는 사장님

    이제야 숨통 트인다는 손님… 여전히 숨통 막힌다는 사장님

    카페, 아침부터 독서·업무 고객 몰리고필라테스 이용객 “코로나 블루 날아가” 2인 이상 1시간 이내 권고는 무용지물PC방, 오후 9시 영업 제한에 점등시위 신규 확진 389명… 54일 만에 300명대1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필라테스 센터를 찾은 오모(40)씨는 한 달 만에 누운 리포머(필라테스 기구) 위에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가며 진땀을 흘렸다. 오씨는 “한 달 동안 집에서 먹기만 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아 몸무게가 3㎏ 늘고 ‘코로나 블루’에 시달렸는데 다시 운동을 할 수 있게 돼 숨통이 트인 기분”이라고 말했다. 카페와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조치가 완화된 첫날 모처럼 외출에 나선 시민들로 도심 곳곳이 북적였다.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오전 8시 문을 열자마자 10여명의 손님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펴고 할 일에 집중했다. 운영이 재개된 실내체육시설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필라테스 센터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2m 이상 거리두기가 이뤄진 채 3~4명 단위의 단체, 개인 수업이 진행됐다. 서울 강남구 한 헬스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4명이 덤벨을 들고 구슬땀을 흘렸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카페에서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지인과 얘기를 나누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정부의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어기고 5명이 한 테이블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목격됐다. 2명 이상 손님이 커피, 음료, 간단한 디저트류만 주문하면 매장에 1시간 이내만 머물도록 한 방역 당국의 ‘강력한 권고’도 무용지물이었다. 직원들은 주문 응대와 음료 제조에 바빠 손님들이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는지 세세히 신경쓰지 못했다. 방역 조치 일부 완화에도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실내체육시설은 퇴근 시간대 이후 찾아온 직장인들이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기 때문에 낮에 열어 봤자 별 도움이 안 된다”며 “1시간 30분만이라도 야간 영업시간을 연장해 주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제한이 2주 연장된 PC방 업계는 방역 방침에 불복하는 취지로 ‘점등시위’에 나섰다. 전국 4000여개 PC방 업주가 가입한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수도권, 부산 등 1500여개 점포가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손님을 받지 않고 자정까지 가게 문을 열어 두는 집단행동을 한다고 밝혔다. 21일 이후에도 PC방 실정에 맞는 방역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각오하고라도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상태 조합 이사는 “PC방 매출은 주로 밤에 발생하는데 오후 9시에 문을 닫으면 오후 7시부터 손님이 끊긴다”며 업종 특성에 맞는 방역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9명으로 전날(520명)보다 131명 감소했다. 300명대 확진자 수는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54일 만이다. 방역 당국은 휴일인 전날 검사 건수가 평일 대비 3000여건 줄어든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정의당 “국민의힘 중대재해법 ‘개악약속’ 적반하장”

    정의당 “국민의힘 중대재해법 ‘개악약속’ 적반하장”

    정의당이 국민의힘이 약속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에 대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은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오늘 국민의힘이 6개 경제단체를 초청해 8일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개악 개정’을 약속했다”며 “불과 사흘 전, 후퇴를 거듭한 끝에 통과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아예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윤 전문건설협회장 등은 이날 국민의힘이 마련한 간담회에서 주 원내대표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재계에서 현장의 문제를 알려주면 살펴보겠다”고 답했는데 이를 비판한 것이다. 정 수석대변인은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원인 제공자는 일터의 안전과 죽음을 방조한 재계”라며 “일터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경영책임자와 기업 등의 책임을 묻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법 제정 과정에서 재계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이기지 못해 곳곳이 부러진 채 통과됐다”며 “그런데도 개악을 멈추지 않겠다니 재계의 머릿속은 온통 이윤만 있을 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들어갈 틈이 없다. 이런 재계의 태도는 인면수심 그 자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문제는 재계만이 아니다.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거대양당이 합의 처리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통과됐다”며 “국민이 지켜봤고 국회 기록도 분명하다. 그런데 난데없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합의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계의 호통이 무서워 거짓말까지 하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국민 두려운 줄 모르고 재계의 호통에 움츠리는 제1야당은 재계를 위한 힘이 될지언정 결코 국민을 위한 힘이 될 수 없다”며 “진정으로 국민의 힘이 되는 정당이 되고자 한다면, 중대재해기업처법법 개악 시도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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