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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르고 새로운 무용이 온다…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13일 개막

    색다르고 새로운 무용이 온다…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 13일 개막

    주목받는 안무가들의 실험적인 신작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제27회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이 13~25일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 찾아온다. 춤 전문지 댄스포럼이 1998년 창설한 ‘크리틱스초이스 댄스페스티벌’은 ‘범 내려온다’를 안무한 김보람 등 170여 명의 안무가를 배출한 국내 최대 무용 축제다. 평론가가 떠오르는 안무가를 엄선해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올해 행사에는 8명의 안무가가 참여해 4편의 한국무용과 4편의 현대무용을 선보인다. 두 작품이 같은 날 무대에 오른다. 13~14일은 ‘어른아이’와 ‘음어아’, 17~18일은 ‘연지’와 ‘먹이’, 20~21일은 ‘이브’와 ‘강강’, 24~25일은 ‘팔자’와 ‘고립주의자 II’가 관객들과 만난다. ‘어른아이’는 초경을 소재로 어른으로 변모하는 소녀의 성장통을 12명의 여성 무용수의 춤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안무가 조혜정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다 보면 그때 되게 자유로웠던 것 같다. 어른이기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의 저항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음어아’를 만든 손정현은 “모바일 생활에 능숙하고 익숙한 아이를 보면서 미래 인간은 어떻게 진화하게 될까. 진화일까, 퇴화일까 의문을 가지고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언어가 퇴화한 미래 신인류에 대한 상상을 다룬다.‘연지’는 사랑에 반응하는 인간의 몸을 춤으로, ‘먹이’는 먹고 먹히는 생명의 순환을 춤으로 표현했다. ‘연지’ 안무가 정희은은 “인간에게 기계 같은 모습을, 기계에게 인간 같은 모습 요구하는 시대”라며 “사랑을 주제로 두고 관계를 믿는 행위들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먹이’ 안무가 권미정은 “살아가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부분에서 조명해 보면 흥미로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브’는 여성 할례라는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 ‘강강’은 강강술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이브’를 만든 유민경은 “여성 할례를 의외로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더라”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여성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강’의 강요찬은 “요즘 ‘시대성’과 ‘한국 전통의 세계화’란 두 단어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두 단어의 공통점을 찾다 보니 강강술래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의 대미는 장경민의 ‘팔자’, 이루마의 ‘고립주의자 II’가 장식한다. 장경민은 “팔자는 내 팔자야 뜻도 있고 뫼비우스 띠처럼 돌고 도는 삶에 대한 느낌도 있다. 또한 작품을 잘 만들어 팔아보자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우수 안무가로 선정됐던 이루마는 “공간적 고립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을 깊이 다룬다. 무너지는 개인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무게를 담아내고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의 굴레 속에 고독이라는 감정과 내적 갈등을 조명했다”고 말했다.
  • 전쟁 속 비참했던 여인들…절망에서 희망 피워낸 몸짓

    전쟁 속 비참했던 여인들…절망에서 희망 피워낸 몸짓

    말을 할 수 없기에 더더욱 간절히 외치는 듯하다. 다양한 몸짓에는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해 보였고 간절한 움직임들이 이들의 사연을 더 들여다보게 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 속 개개인의 내면에 맺힌 응어리는 그렇게 아름답고 처연하게 피어났다. 지난 4일 개막해 9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을 마친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는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 영감을 받아 창작된 무용극이다. 국립정동극장의 2024년 ‘창작ing’ 다섯 번째 작품이다.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독소전쟁에 소녀병사로 참전했던 이들의 구술 녹취록을 그대로 글로 옮겼다. 전쟁이 개인의 삶을 비극으로 몰아넣기는 지금이나 당시나 마찬가지여서 소녀병사들의 삶은 한없이 비참하기만 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전쟁 후 이들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차갑고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억울한 일이 한가득이다.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는 1막 ‘감정들의 사원’, 2막 ‘웅장한 합창’, 3막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로 이어지는 3막 구조로 구성됐다. 무용수들은 책에 나오는 사연에 내재한 감정들을 몸짓으로 다양하게 풀어냈고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 속 생생한 감정과 눈물을 따로 또 같이 표현해내며 언젠가 찾아올 희망을 그렸다. 전쟁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기에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어요’는 전쟁이 현재의 누군가의 모습일 수 있으며 가슴의 응어리를 밖으로 내뱉을 수 없어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뭉클한 메시지도 전했다.박지혜 안무가가 “누구나 말할 수 없는 응어리를 안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그날을 간절히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을 작품 안에 투영하고 싶었다”고 말한 대로 작품은 말미에 희망적인 분위기로 바뀌며 따뜻한 기운을 전했다. 춤과 별개로 음악도 공연을 풍성하게 하는 요소였다. ‘궁’, ‘아일랜드’,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드라마 OST 작곡가이자 크로스오버 퓨전밴드 ‘두번째달’의 리더로 잘 알려진 김현보가 작곡 및 음향디자인을 맡았다. 가야금, 바이올린, 장고의 라이브 연주가 양악과 국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작품의 신비로움을 더했다. 헨델의 ‘울게 하소서’와 같은 클래식부터 정열의 탱고까지 장르의 변용으로 전쟁이라는 비극 속 일어나는 감정의 파동이 세밀하게 표현됐다. 창작ing의 다음 작품 역시 무용 장르다. 오는 18~23일 ‘차 한 잔 하실래요?’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 “무용할래” 눈물 쏟던 초등생…7년 뒤 세계 톱 발레단서 ‘파격 대우’

    “무용할래” 눈물 쏟던 초등생…7년 뒤 세계 톱 발레단서 ‘파격 대우’

    7년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무용을 하고 싶다”며 눈물을 뚝뚝 흘렸던 초등학생이 세계 정상급 발레단인 ‘러시아 마린스키’에 합격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3학년에 재학중인 발레리노 전민철(20)이다. 지난 7일 중앙선데이에 따르면 전민천은 지난 2일 러시아로 출국해 오디션을 마쳤고, 내년 2월부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하게 됐다. 세계적인 명문 발레단인 이곳에 한국인이 발레리노로 입단하는 건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다. 통상 군무 무용수로 입단하는 관례상 솔리스트 입단은 파격적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단원의 등급을 코르드발레(군무)-코리페(군무 리더)-세컨드 솔로이스트-퍼스트 솔로이스트-프린시펄(수석무용수)의 5단계로 나눈다. 김기민은 2011년 연수단원으로 입단해 이듬해 정단원과 동시에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승급했으며, 2015년 수석무용수가 됐었다. 전민철의 경우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부터 파격적인 출발을 하게 됐다. 전민철은 “솔리스트 입단으로 결정해주신 단장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그동안 저의 스승님들과 값진 발레 연습 시간들을 가졌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여태 보내왔던 시간처럼 노력의 시간을 더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전민철의 근황이 알려진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민철이 2017년에 출연했던 SBS ‘영재발굴단’ 캡처본이 올라왔다. 캡처본에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용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초등학생 전민철의 모습이 담겼다. 아버지 전재용씨는 아들 전민철에게 “무용 계속 할 거야? 중학생 돼도 무용 계속 할 거냐고”라고 물었고, 전민철은 주저없이 “응”이라고 답했다. 아버지가 “공부 열심히 하니까, 잘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자, 전민철은 울먹이며 “그냥 내가 무용하는 게 좋다”라고 꿋꿋하게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무용을 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다”라는 아버지의 설득에 전민철은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내가 빌리(빌리 엘리엇) 오디션도 보고. 아빠 눈엔 내가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라며 눈물을 흘렸다.눈물까지 보이며 ‘무용 사랑’을 외쳤던 초등학생은 어엿한 발레리노로 성장했다. 선화예중·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에 입학했다. 202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최근 2024 대한민국 발레축제에서 ‘발레 레이어’‘라이프 오브 발레리노’ 등 여러 무대에 출연해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았다. 전민철은 오는 1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2024발레스타즈 ‘호두까기 인형’ 그랑파드되(김용걸 재안무)와 Bach Suite 무대에 출연하고, 8월 28일 마포아트센터의 M발레시리즈에 출연 예정이다.
  • 영원한 천상의 목소리…홍혜경이 선물한 음악의 감동

    영원한 천상의 목소리…홍혜경이 선물한 음악의 감동

    소프라노 홍혜경(65)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천상의 목소리로 한여름 밤 관객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흠뻑 적셨다. 홍혜경은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보컬 마스터 시리즈’의 첫 주자로 무대에 섰다. 예술의전당 기획 공연인 ‘보컬 마스터 시리즈’는 세 차례에 걸쳐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노래를 선보이는 자리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40년간 활동하며 늘 세계 최정상을 지켰던 홍혜경이 한국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연 것은 10년 만이다. 어지간한 성악가라면 채우기 어려운 큰 공연장이었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성악의 대가를 기다렸다. 공연 시작 시간이 되자 이날 1부에서 결혼하는 신부처럼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홍혜경의 모습이 얼핏 비췄고 객석이 술렁이기도 했다. 홍혜경은 첫 곡으로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이여’를 불렀다. 침략자인 로마 총독 폴리네오를 사랑하게 된 주인공 노르마가 사랑과 동족애 사이에서 갈등하며 여신에게 세상과 내면의 평화를 간구하는 곡이다.이병욱이 지휘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춰 홍혜경이 노래를 시작하자 관객들이 완전히 빠져들었다. 첫 곡을 불렀을 뿐이지만 객석 반응은 마치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감탄과 박수가 쏟아져나왔다. 1부에서 홍혜경은 오페라 ‘안나 볼레나’ 중 ‘울고 있나요?…고향의 성으로 데려다주세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중 ‘고요한 밤은 평온하고’를 불렀다. 홍혜경의 노래가 끝나면 국립심포니의 연주곡이 이어지는 식이었다. 노래를 이어가던 홍혜경은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로 원래 부르기로 했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를 생략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관객들의 걱정이 컸지만 기우였다. 2부에서 정열적인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홍혜경은 오페라타 ‘유쾌한 미망인’ 중 ‘빌야의 노래’를 완벽하게 불러내며 대가의 실력을 뽐냈다. 이어 부른 오페라타 ‘주디타’ 중 ‘내 입술, 그 입맞춤은 뜨겁고’는 마치 이 곡을 위해 홍혜경이 빨간 드레스를 입은 듯한 무대였다. 무용수 이준구, 김영민과 함께 춤을 춰가며 무대를 휘어잡은 홍혜경은 작품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한 모습으로 나이를 잠시 잊게 했다.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열광도 점점 커졌고 홍혜경이 세계에서 가장 잘 부른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투란도트’ 중 류의 노래 ‘주인님, 들어주세요!’를 부를 때는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홍혜경은 마지막 곡으로 오페라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부르며 음악으로 충만하게 아름다워졌던 시간을 황홀하게 마무리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감동이 넘쳤지만 홍혜경은 ‘라 보엠’ 중 ‘내가 길을 나설 때면’,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앙코르로 선물했다. 작품마다 색깔이 변하던 무대는 홍혜경의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주는 듯하며 감동을 더했다. 이름을 내걸고 하는 공연의 의미가 무엇인지 홍혜경은 마지막까지 제대로 증명해 보였고 관객들은 모든 곡이 끝나자 자리에 일어서 뜨거운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홍혜경이 문을 연 ‘보컬 마스터 시리즈’는 베이스 연광철(59)이 26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52)이 11월 16일 무대로 찾아올 예정이다.
  • 발레 ☆들의 ‘별 같은 무대’

    발레 ☆들의 ‘별 같은 무대’

    국내외 스타 무용수들이 다양한 발레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이는 갈라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발레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로 발레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 파리오페라 발레단 최고 무용수(에투알) 박세은이 출연하는 ‘파리오페라발레 에투알 갈라 2024’가 오는 20~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1671년 설립된 파리오페라발레단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박세은은 2011년 한국 발레리나로는 처음으로 준단원으로 입단해 10년 만인 2021년 아시아 무용수 최초의 에투알이 됐다. 박세은이 국내 갈라 무대에 서는 건 2022년에 이어 2년 만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공식 레퍼토리 가운데 18개를 선별해 A, B 프로그램으로 나눠 이틀씩 공연한다. 박세은이 프로그램 구성은 물론 무대에 함께 오를 발레단 동료 무용수들의 캐스팅을 직접 맡았다. 에투알 6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무대에 선다. ‘카르멘’, ‘신데렐라’, ‘돈키호테’ 등 친숙한 명작의 2인무(파드되)가 다수이지만 윌리엄 포사이스가 안무한 ‘정교함의 짜릿한 전율’, 호세 마트리네스의 ‘내가 좋아하는’ 등 국내 갈라 무대에선 보기 드물었던 15분 안팎의 중편 작품 5~6인무도 선보인다. 박세은은 솔로 무대 ‘빈사의 백조’ 등 여섯 작품에 출연한다. 올해로 5회째인 성남문화재단의 ‘발레 스타즈’는 오는 1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영국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상은, 핀란드 국립발레단 종신 단원 강혜지와 마틴 누도, 폴란드 국립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정재은과 료타 키타이 등 유럽 최정상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발레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K-Arts 발레단’과 김용걸댄스시어터 단원 등 국내 발레계에서 주목받는 신예 무용수들도 함께한다. 이번 공연에선 클래식 발레 명작인 ‘호두까기 인형’, ‘해적’,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해 낭만 발레를 대표하는 ‘라 실피드’와 ‘지젤’, 현대 발레 ‘발레102’, 그리고 창작발레 ‘바람’까지 다양한 발레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한민국 1세대 스타 발레리노 김용걸이 예술감독을 맡아 공연을 총괄한다. 디토오케스트라(지휘 김종욱)의 연주가 무대를 한층 풍성하게 이끌 예정이다.
  • 현대무용 ‘날개옷’ 입고 날아오른 국립무용단

    현대무용 ‘날개옷’ 입고 날아오른 국립무용단

    국립무용단이 현대무용의 옷을 입고 색다른 변신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전통의 뼈대는 지키되 유연하게 확장하고 변신하면서 전통무용의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국립무용단은 지난 27~3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선’(27·29일)과 ‘몽유도원무’(28·30일)를 교차 공연했다. 2년여 전 함께 올랐던 작품인데 각각의 분량을 늘려 독립된 작품으로 선보였다. ‘신선’은 창작 집단 고블린파티의 지경민과 임진호가 안무를 맡은 작품으로 현세의 걱정을 잊고 오로지 춤에 심취한 여덟 신선의 놀음을 재치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인이 지닌 신명의 정서 중 술에 담긴 풍류를 한국무용 특유의 움직임에 접목해 기발하게 그려냈다.취한 듯 비틀대면서도 어느새 균형을 찾아가는 신선들의 몸짓은 ‘어르고’ ‘푸는’ 한국무용 움직임과 맞닿아 있었다. 술을 주제로 하다 보니 때론 클럽에 온 것 같은 흥겹고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도 무용수들은 전통무용의 본분을 잊지 않고 멋들어진 춤을 선보였다. ‘신선’은 술에 취했다가 깨는 동안의 시간을 그린 작품인데 무용수들은 흥건히 취했을 때의 정신상태, 몸상태를 춤과 표정으로 한껏 드러내며 전통무용도 이렇게나 유쾌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퍼커셔니스트 김현빈과 가야금 연주자 김민정 역시 전통과 현대가 뒤섞인 작품에 잘 어우러지는 소리로 작품의 풍성함을 더했다. 몸으로 표현되기에 추상적이고 어려울 수 있지만 ‘신선’은 제목과는 달리 현실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한바탕 술자리가 끝난 후 마지막에 보여준 반전 엔딩에서는 웃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차진엽 안무·연출의 ‘몽유도원무’는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산수화 ‘몽유도원도’를 모티브로 고단한 현실을 지나 이상 세계에 이르는 여정을 입체적이고 서사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신선’이 유쾌한 분위기 속에 전통무용과 현대무용을 엮어 진행됐다면 ‘몽유도원무’는 보다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 두 장르를 엮어 펼쳐냈다. 1447년에 그려진 오래된 그림이 현재의 무대에서 무용으로 재탄생하면서 당대 선비들이 꿈꾸었던 이상세계가 몽환적으로 표현됐다. 무대 위 화폭처럼 드리운 막 위로 그림자 된 무용수들의 몸짓이 첩첩이 쌓여 굽이진 산세를 만들었고 춤과 미디어아트·음악·무대·의상 등 무대 위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현실과 이상세계를 넘나드는 듯한 장면을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냈다.끊임없는 움직임을 통해 이상세계로 향하는 여정을 함께하면서 관객들도 각자 꿈꾸는 이상향을 그리며 함께 환상에 빠져들 수 있었다. 춤도 춤이었지만 음악, 의상, 무대, 영상, 조명 등 무대 위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점은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담겨 하나의 절경을 이루는 그림처럼 다가와 작품의 신비로움을 더했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연출은 전통무용이 얼마나 이 시대의 방식, 이 시대의 장르들과 잘 조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지난해 9월 ‘온춤’을 시작으로 2023~24시즌을 시작한 국립무용단은 ‘신선’과 ‘몽유도원무’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국립무용단은 조만간 새 시즌 작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 모든 몸은 평등하다, 그 자체로 아름답게

    모든 몸은 평등하다, 그 자체로 아름답게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저자변호사 겸 무용수로 활동외면받던 몸이 직업으로무대 오르기까지의 경험춤의 역사와 엮어 돌아봐‘실격시킨’ 몸에 대한 사유편견의 뿌리부터 흔들어 등을 꼽추처럼 말고 눈을 사팔뜨기처럼 하고 추는 이른바 ‘병신춤’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장애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위선에서 벗어나 장애를 춤으로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비장애인인 당신이 놓친 게 하나 있다. 바로 춤추는 이들 모두가 비장애인이라는 점. 앞선 저작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통해 소수자들도 그 자체로 존엄하고 매력 있는 존재라고 주장했던 저자가 이번엔 장애인의 몸에 대해 이야기한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던 저자는 특수학교 중학부에 입학해 장애인 친구들을 만났고, 고등학교 때는 일반학교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 변호사가 됐지만 지금은 불거진 가슴과 가느다란 다리를 내보이는 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감으로 삼고 춤의 역사를 끌어와 이를 엮어 사유한다. 무용사에 기이한 신체가 등장하는 사건을 조망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 무용가 최승희, 맨발의 이사도라 덩컨, 중력을 거부한 니진스키 등 동서양 무용인을 호출한다. 또 독자적 흐름을 창조하는 20세기 후반 국내외 장애인 극단과 무용팀의 목소리도 고루 들었다. 비장애인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지점까지 깊이 사유한다는 게 책의 장점이다. 예컨대 병신춤에 대해 저자는 춤을 추는 주체가 비장애인임을 꼬집고, 장애인에 대한 ‘효과적인 모방’에 그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19~20세기 초 근대 박람회에서 유행한 ‘프릭쇼’에 대해서도 시선을 달리해 본다. 프릭은 주로 장애인, 난쟁이, 온몸이 털로 뒤덮인 비유럽계 이민자 기인들을 통칭한다. 이들을 보여 주고 돈을 받는 프릭쇼가 차별적 역사를 가진 폭력과 착취의 현장이긴 하나 사회에서 배제된 몸이 직업으로 인정받은 점에서 긍정하기도 한다. 사회에 나서지 못한 채 방에서, 시설에서 갇혀 지내는 지금의 장애인들과 대비한다.책은 이런 사유의 과정 내내 우리 모두 하지 못했던 혹은 일부러 외면했던 질문을 여러 차례 던진다. ‘법과 도덕, 교양, 인권 의식에 의존하지 않고도 장애인의 육체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존재일 수 있는가’다. 저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어린 시절, 학창 시절, 사회에서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장애인 차별을 비판하고 이들의 평등을 때론 정치적으로 주장했지만 자기 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긍정할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학교 다닐 적 아파서 꿈쩍도 하지 못했을 때 자신을 업고 병원까지 뛰어가 준 후배의 몸은 그저 부러울 수밖에 없었단다. 내심 ‘장애 없는 신체의 효율성’에 감탄했으며 비장애인들의 ‘효율적이고 빠르고 균형 잡힌 몸’은 그저 아름다웠다고. 그래서 저자가 10여년 전 무대에 오르는 이야기에 전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저자는 당시를 “가장 생생한 내가 되는 경험”과 “나로서 존재한다”는 감각에 눈뜨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밝힌다. 몸에 깃든 힘을 인식한 뒤로 그는 더이상 몸을 비장애인처럼 위장하지 않게 됐다. 휠체어에서 솟구치듯 오르고, 팔로 체중을 지탱해 짐승처럼 걷고, 때론 무대 바닥을 뒹굴고 혹은 비장애인 무용수와 함께 무대를 누빈다. 자신의 이야기와 춤의 역사를 연결하고 깊은 사유로 단단하게 빚어낸 책은 우리가 ‘실격시킨’ 몸에 대한 관점을 바로잡는다. 장애와 비장애라는 서로 다른 몸, 지극히 차별적인 몸이어도 각자의 방식으로 온전히 평등하게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장애인에 대한 얄팍한 편견을 뿌리부터 흔들기에 가히 부족함이 없다.
  • 별난 발레의 다채로운 매력…국립발레단의 색다른 변신

    별난 발레의 다채로운 매력…국립발레단의 색다른 변신

    EDM 음악과 발레는 어울릴 수 있을까. 전통 풍습은 발레로 탄생할 수 있을까.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이지만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이 가능했다. 국립발레단이 22~23일 ‘KNB Movement Series 9’으로 다채로운 발레의 매력을 선보였다. 평소 보여주는 클래식 발레에서 벗어나 춤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해 보이면서 색다른 변신을 보여줬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준경의 ‘intersection’, 김재민의 ‘눈썹 세는 날(섣달그믐)’, 선호현의 ‘아름다움 Me’, 김나연의 ‘Right’, 이영철의 ‘공명’, 박슬기의 ‘OS’가 관객들과 만났다. 클래식 발레부터 현대무용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무대였다.‘intersection’은 125비트의 EDM 음악에 클래식한 발레의 움직임을 더한 작품이다. 총 16명의 무용수가 비트를 쪼개는 탁월한 박자 감각으로 이질적인 조합을 환상의 조합으로 만들어냈다. 발레에 힙함을 더하면서 발레가 이토록 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눈썹 세는 날(섣달그뭄)’은 섣달그믐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았던 전통 풍습을 작품화했다. 한복 같은 발레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선녀처럼 나타나 잠들면 안 되는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표현해냈다. 전통을 소재로 하면서도 음악은 러시아 출신의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사용해 색다른 매력을 빚어냈다. ‘아름다움 Me’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의 선율 위에 움직임을 얹었다. 베토벤이 청력을 잃었을 때의 두려움과 그것을 극복해내려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조명함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Right’ 역시 내면을 소재로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본능을 따르려는 감정과 직감적 판단 사이의 긴장감을 무대 위에서 구현했다. 두 작품 모두 다른 작품보다 적은 4명의 무용수가 나와 발레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공명’은 전통악기 징을 소재로 감정의 울림과 에너지를 징의 울림에 빗대어 표현했다. 동양의 신비로운 기운을 작품에 담아내면서 전통 의식무 같기도 하고 현대무용 혹은 스트리트댄스 같기도 한 다채로움을 드러냈다. 음악에 따라 발레가 얼마나 색다를 수 있는지 보여준 작품이다. ‘OS’는 인공지능(AI)이 대세인 요즘 시대의 풍경을 그려냈다. AI시대의 공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완성했는데 무용수들이 AI를 연상하는 복장을 갖춰 입음으로써 의도하는 바가 더 확 와닿을 수 있었다. 한 남자를 두고 여러 여자가 등장하는 남다른 인기를 자랑하면서 남성 관객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이번 공연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렸다. 판소리 공연장으로 주로 쓰이는 곳으로 사방이 관객과 맞닿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발레 공연이 객석에서 앞쪽의 무대를 바라보는 구조인 것과 다른 구조라 관객들도 다양한 각도에서 더 가까이 무용수들을 접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상반기 공연을 마친 국립발레단은 다음 달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스페셜 갈라’ 공연을 연다. 파리올림픽을 기념해 여는 행사로 파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 힙합 댄스로 완성한 힙한 감성…춤이 건넨 위로 ‘블랙독’

    힙합 댄스로 완성한 힙한 감성…춤이 건넨 위로 ‘블랙독’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안무가 보티스 세바(33)가 세계 3대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 수상작을 국내에서 초연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젊은 예술가의 반항은 시간을 순삭(순간 삭제)하는 마법을 부렸고 힙합 댄스가 얼마나 힙한 예술로 탄생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성남문화재단은 22~23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세바가 이끄는 힙합무용단 ‘파 프롬 더 놈’(Far From The Norm·FFTN)의 작품 ‘블랙독’(BLKDOG)을 선보였다. 힙합을 중심으로 극적인 전개를 펼치는 예술 작품인 ‘힙합 댄스 시어터’인 ‘블랙독’은 세바가 어린 시절 흑인으로서 겪은 차별과 억압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청년들이 절망과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을 담은 작품이다. ‘블랙독’은 어려서부터 음악과 춤을 좋아했던 세바의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었다. 힙합을 기반으로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형식과 익살스러움이 결합한 새로운 구성, 작곡가 톨벤 실베스트의 독창적인 음악과 기발한 조명, 의상 등이 어우러진 실험적인 무대가 돋보였다. 비트를 나노 단위로 쪼개는 탁월한 박자 감각과 일상적인 동작에도 창의적인 움직임을 부여한 센스가 거리 예술인 힙합을 세련된 무대 예술로 승화시켰다. 젊은 예술가의 에너지와 탁월한 역량을 곳곳에서 번뜩이는 작품이었다.무대 연출 또한 감각적이었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는 국내에서도 수준급 규모를 자랑하는데 별다른 장치 없이 움직임이 극대화되도록 어두운 무대에 조명을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엄청난 몰입감을 끌어냈다. 무용수가 많지 않았지만 탁월한 연출 덕분에 넓은 무대가 공허해 보이지 않게 꽉 채웠고, 무용수들은 작은 몸짓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재미를 주면서 창의적이고 폭넓은 움직임으로 관객들을 홀렸다. 흑인으로서 차별을 겪은 그는 “어린 시절 제 경험을 작품에 활용하기로 했고, 작품을 통해 그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블랙독’은 우울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작품은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인간의 마음이 오늘날 이 세상에 존재하는 트라우마와 슬픔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보는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작품에서는 고독하고 외로운 한 인간이 언뜻언뜻 스쳐 지나가며 서사를 완성해나갔다. 한사람이 성장 과정에서 겪어봤을 경험들이 춤으로 표현된 이야기의 끝에 마지막 대사로 “괜찮아요. 당신도 나와 같아요”라고 위로를 건네면서 ‘블랙독’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 유인촌 장관 여자 배구 대표팀 은퇴 김연경 만나 격려

    유인촌 장관 여자 배구 대표팀 은퇴 김연경 만나 격려

    김연경, 이숙자, 한유미, 한송이 등 한국 여자배구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현직 선수들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나 배구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문체부는 2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한배구협회·여자배구 국가대표 은퇴선수 간담회’를 열었다. 김연경, 이숙자, 한유미, 한송이는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에서 4강 주역으로 활동했다. 유 장관은 김연경, 이숙자, 한유미, 한송이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며 “(국가대표) 은퇴를 축하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동안 너무 수고했고 감사하다”며 마음을 전했다. 이날 자리에선 배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안도 나왔다. 김연경은 “유소년부터 국가대표까지 연결되는 유기적인 육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배구 선수들에게 취업 문이 너무 좁다”며 “V리그에 2군 제도가 빨리 도입돼 배구 선수들이 설 자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구선수를 은퇴한 뒤 KBS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중인 한유미는 ‘은퇴 이후의 삶’을 화두로 던졌다. 한 위원은 “많은 선수가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고민한다.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도 많지 않다”며 “선수들이 현역일 때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에 유인촌 장관은 “전문 무용수 지원센터가 있다. 발레 등을 했던 분들의 은퇴 이후 삶을 도와주는 곳”이라며 “체육인을 위한 지원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구기 종목이 여자 핸드볼뿐”이라며 “학생 선수 감소, 엘리트 체육의 국제경쟁력 저하 등 기존 시스템의 한계가 근본 원인이다. 올림픽 이후에 학교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 체육 정책 전반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계획이다. 7월 2일에 더 자세한 설명을 할 것이다. 그 전후로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전했다.
  • 오페라의 유쾌함 그대로…재밌는 발레 매력 뽐낸 ‘세비야의 이발사’

    오페라의 유쾌함 그대로…재밌는 발레 매력 뽐낸 ‘세비야의 이발사’

    발레지만 마치 코미디 연극 같기도, 슬랩스틱 코미디 같기도 하다. 춘천발레단이 ‘희극 발레’의 매력을 제대로 뽐내며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했다. 춘천발레단이 15~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공연을 선보였다. 2024 대한민국발레축제 지역초청공연작으로 동명의 희극 오페라를 발레화한 작품이다. 세계적인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의 작품을 원작으로 백영태가 개정안무한 버전이다. 적극적이고 당찬 여주인공 로지나 역에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가 나섰고 알마비바 역에 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김희현이 출연했다. 로지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 알마비바 백작과 로지나를 신부로 삼고 싶어하는 바르톨로의 대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졌다. 오페라의 유쾌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발레 역시 지루할 틈 없이 즐거운 분위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무용수들은 마치 코미디언처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관객들을 웃겼고 그러면서도 화려한 발레가 이어지면서 재미와 아름다움을 모두 잡았다. 홍향기는 로지나의 사랑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매력 넘치는 여주인공을 제대로 선보였다.특히 내용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그러면서도 풍성하게 꾸민 무대 연출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오페라의 내용을 잘 모를 수 있는 관객들도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70분으로 압축해 발레 입문자도 부담스럽지 않게 볼 수 있었으면서도 많지 않은 인원에도 발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려한 군무까지 놓치지 않으면서 알찬 공연이 완성될 수 있었다. 서울 행사의 막바지를 향해가는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18~19일, 22~2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으로 이어진다. 18~19일에는 ‘국화꽃향기’와 ‘Metro, Boulot, Dodo’, 22~23일에는 ‘올리브’와 ‘황폐한 땅’을 볼 수 있다.
  •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아이돌 콘서트 같은 열광…발레 ‘돈키호테’에서 무슨 일이

    뛰고 도는 수준이 역시나 남다르다. 일반인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 마치 무용수들만 무중력 상태에 있는 듯하다. 연인끼리 사랑을 나누는 게 아니라 ‘누가 이기나 보자’하고 대결하듯 고난도 점프와 회전 동작이 이어지는데 혹시 무너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관객들의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용수들은 도무지 지칠 줄을 모른다. 숨 막히는 장면들이 지나가자 객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어지간한 아이돌 콘서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박수와 함성이 뜨겁게 쏟아진다. 원작의 클래식한 매력과 국립발레단만의 색깔이 어우러진 ‘돈키호테’가 올해도 명품 발레의 품격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개막해 진행 중인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손색없는 공연을 선보이며 국립발레단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버전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로 만들어 1869년 초연한 이후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대표 안무가인 송정빈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제목 낚시질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데 이름은 ‘돈키호테’면서 정작 주인공은 키트리와 바질이기 때문이다. 소설의 일부분을 작품으로 만들면서 발레가 됐지만 정작 돈키호테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송정빈은 ‘돈키호테’를 진정한 ‘돈키호테’가 될 수 있도록 돈키호테와 그의 꿈속의 여인인 둘시네아의 서사를 보완해 개연성을 높였다. 짧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상에 맞게 이야기도 더 알차게 압축해내면서 공연 시간도 예쁘게 줄였다.송정빈의 ‘돈키호테’는 원작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키트리 캐스터네츠 솔로’, ‘결혼식 그랑 파드되’ 같이 관객들이 ‘돈키호테’ 하면 떠올리는 원작의 여러 장면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사 돈키호테의 사랑과 모험에 초점을 맞춘 각색으로 작품의 신선함을 높이고 더욱 강렬하고 역동적인 안무 구성으로 작품을 채웠다. 또한 지난해 초연의 부족함을 채우고 무대의 풍성함을 살리기 위해 2막 1장 ‘돈키호테 꿈’에서 ‘숲의 요정’ 군무진을 기존 16명에서 24명으로 확대해 무대를 꽉 채웠다. 익히 아는 서사와는 조금 달라졌어도 ‘돈키호테’가 가진 매력은 고스란히 살리면서 관객들의 감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페인의 정열을 고스란히 담은 의상과 무대 연출은 눈을 즐겁게 했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탁월한 실력이 작품을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처럼 눈부시게 빛나게 했다. 작품의 후반부에 특히 집중된 고난도의 화려한 춤은 마치 교향곡이 끝날 때와 같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공연장을 아이돌 콘서트장처럼 만들었다. 특별히 이번 ‘돈키호테’에서는 지난 3월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로 데뷔해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린 안수연이 키트리로도 데뷔해 통통 튀는 매력을 뽐내며 앞날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9일 ‘돈키호테’ 공연을 마치는 국립발레단은 안무가 송정빈을 탄생시킨 ‘KNB Movement Series’로 22~23일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 천재 예술가들이 일으킨 혁명…그날 파리에서는 무슨 일이

    천재 예술가들이 일으킨 혁명…그날 파리에서는 무슨 일이

    1913년 5월 29일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극장. 명품 발레 공연을 잔뜩 기대하고 온 관객들은 난데없는 불협화음에 당황하게 된다. 여기에 발레라고 하기 어려운 춤까지 계속 이어지자 불만은 극에 달하고 곳곳에서 고함과 욕설이 나오는 것은 물론 관객들끼리 싸우는 일까지 벌어진다. 세계 공연 역사에 길이 남을 이 장면은 ‘봄의 제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봄의 제전’이 탄생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던 것일까. 뮤지컬 ‘디아길레프’는 여기에 얽힌 천재 예술가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당대 최고의 발레단이었던 ‘발레 뤼스’를 창립한 예술가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의 삶을 중심으로 그와 함께했던 수석 디자이너 알렉상드르 브누아, ‘봄의 제전’의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무용수 바슬라프 니진스키가 등장해 100년 전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 발레 뤼스는 당시 여흥거리로 전락했던 발레를 다른 장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예술계에서 혁명을 일으킨 단체다. 기존의 고전 발레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모던 발레를 통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레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 20세기 이후 현대 발레의 출발점으로도 평가받는다.이처럼 대단한 일을 한 인물이 바로 디아길레프다. 발레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조합을 통해 ‘디아길레프’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들의 일대기를 알차게 그려낸다. 원대한 꿈을 꾸던 청년 시절의 디아길레프와 브누아의 만남부터 공연계 거물이 된 후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페트로슈카’의 성공을 바탕으로 자신감 넘치던 디아길레프가 ‘봄의 제전’을 올리기까지 무대 뒤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드라마틱한 순간들을 집중 조명해 4명의 인물만으로도 사건들을 밀도 있게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다.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사에 필요한 요소를 영리하게 살린 덕에 관객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발레를 사랑한 디아길레프가 있어 잊을 수 없는 삶을 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은 천재 예술가들의 예술혼을 깊이 느끼게 된다. 발레라는 장르를 다룬 만큼 니진스키가 춤을 추는 장면을 비롯해 곳곳에 아름답고 황홀한 순간이 번뜩인다. 배우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조명과 중독성 있는 넘버 등이 작품의 품은 아름다움을 더한다.이 작품은 ‘니진스키’에 이어 쇼플레이의 인물 뮤지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같은 소재를 다뤘지만 인물의 중심축을 옮김으로써 같은 이야기여도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 매력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다. 덕분에 스트라빈스키를 주인공으로 한 세 번째 작품도 한껏 기대하게 만든다. 디아길레프로 김종구·조성윤·안재영, 브누아로 강정우·김이담·박상준, 니진스키로 한선천·이윤영·윤철주, 스트라빈스키로 크리스 영·김도후·김재한이 나섰다. 8~9일이 마지막 공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아트원에서.
  • 화려한 발레의 성찬…축제의 진수 보여준 ‘발레 레이어’

    화려한 발레의 성찬…축제의 진수 보여준 ‘발레 레이어’

    말하자면 없는 게 없는 무대였다. ‘2024 제14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기획공연으로 준비한 ‘발레 레이어’가 화려한 발레의 성찬을 선사하며 춤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발레 레이어’는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아온 클래식 명작을 비롯하여 동시대성을 포용하는 컨템포러리 발레까지 다양하게 펼쳐진 무대였다. 팬들로서는 익히 접하는 클래식 발레뿐만 아니라 현대무용처럼 느껴지는 발레까지 경험하며 발레라는 장르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작품이다. 1부는 차이코프스키 파드되를 시작으로 헝가리안 랩소디, 고팍, 라스트라바간자가 준비됐다. 차이코프스키 파드되는 1960년 뉴욕시티 발레단에 의해 초연된 작품으로 음악성과 그에 따른 동작의 흐름을 중시하는 작품이다. 경쾌하고 세련된 음악에 맞춰 남녀무용수가 다양한 조형미를 빚어내며 아름다운 팀워크를 자랑했다. 프란츠 리스트의 곡에서 따온 헝가리안 랩소디는 집시의 느낌과 자유롭고 익살스러운 음악의 표현이 안무로 잘 표현돼 생동감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마치 탱고나 살사를 출 때처럼 강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해 움직임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하며 관객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강렬한 점프 동작이 인상적이었던 고팍에 이어 비발디가 남긴 곡에 무용을 얹은 라 스트라바간자가 이어졌다. 여러 작품이 연달아 오르는 특성상 특별한 무대연출을 할 수 없었음에도 라 스트라바간자는 조명과 무용수의 움직임만으로도 얼마나 세련된 연출이 가능한지를 보여줬다.2부는 이날 공연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파 드 카트르가 문을 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전 수석무용수 4명이 모여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황홀한 시간을 선물했다. 파 드 카트르는 1845년 당대 최고의 발레리나였던 4명의 무용수가 한 무대에 서면서 각자의 테크닉과 특징을 잘 표현한 안무로 흥행해도 성공한 작품이다. 발레리나 김지영, 황혜민, 김세연, 신승원은 현역이라 해도 믿을 만큼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절도와 우아함이 공존하는 황홀한 무대로 관객들의 열띤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두 수석무용수 이현준과 강미선이 선보인 산책은 최고의 무용수 두 사람이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다. 피아노 라이브 연주에 맞춰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애절함을 표현해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마지막에 귀여운 반전까지 선사하며 객석을 제대로 홀린 작품이다. 다음으로 ‘돈키호테’의 두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의 결혼식 장면을 표현한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를 윤별과 손민지가 선보이며 낭만 발레의 매력을 뽐냈다. 마지막으로는 총연출인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작품인 볼레로가 이어졌다. 라벨의 곡을 바탕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압도적인 군무의 힘을 보여주며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발레 본연의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발레 레이어’는 7일 공연이 끝나지만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계속된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가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하고 CJ토월극장에서는 공모작인 ‘화양연화’와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가 11~12일, 춘천발레단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15~16일 찾아온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Foggy 하지마’와 ‘Emotion in Motion’이 13~14일, ‘국화꽃 향기’와 ‘Metro, Boulot, Dodo’가 18~19일, ‘올리브’와 ‘황폐한 땅’이 22~23일 이어진다.
  • [길섶에서] 소설을 읽으며

    [길섶에서] 소설을 읽으며

    오래 전 제법 유명세를 떨치는 작가가 일종의 판타지 소설을 펴냈는데 읽다 보니 필자를 연상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등장하는 것이었다. 작가와 러시아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작품을 쓰며 생각이 났던 모양이다.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 “작중 러시아어에 능통하고 키로프발레단 여성 무용수를 친구로 둔 능력 있는 인물로 격상시켰으니 고맙다”는 농반진반 인사를 건넸던 기억이 난다. 학교를 같이 다녔지만 나이는 많아 형님으로 모시는 소설가도 있다. 대학교수를 하다 은퇴한 이후 창작에 몰두한다더니 며칠 전 가야 역사를 다룬 연작소설집을 보내왔다. 역사학자가 되고 싶었던 주인공은 광고회사를 거쳐 역사 관련 잡지사에서 일하고 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직장생활을 광고회사에서 시작해 역사·문화유산 담당 기자로 오래 일한 내 개인적 감회가 더해져 재미나게 읽었다. 갈수록 여기저기서 닮은꼴이 늘어난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그만큼 이런저런 경험도 많아졌기 때문일까.
  • 아시아 무용의 현재…다름 속에 연결된 하나의 몸짓

    아시아 무용의 현재…다름 속에 연결된 하나의 몸짓

    국립현대무용단이 아시아 무용수들이 한자리에 어우러진 ‘인잇’을 오는 6월 7~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무용 교류 확대를 위해 기획한 국립현대무용단의 ‘DMAU’(Dance Makes Asia become the Universe’ 프로젝트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오디션을 통해 다양한 국가에서 총 11명의 아시아 무용수가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됐다.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아시아 무용의 현재를 보여줄 예정이다. 김성용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작품의 제작 과정에 대해 “각자의 문화적 차이 안에서도 굉장히 닮아 있는 몸성과 춤성을 만나는 신기한 경험이었다”면서 “다름 속에 서로 연결된 아시아적 공동체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인잇’은 무용수의 개성적인 움직임이 돋보일 수 있도록 집중했다. 무용수들은 창작 과정에서 ‘프로세서’라는 타이틀로 함께했다. 프로세서란 일반적으로 컴퓨터에서 명령을 해독하고 실행하기 위해 번역, 해석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인잇’에서는 11명의 무용수가 각자의 역사를 담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과 해석을 표출하며 자신의 움직임에 적극적인 책임을 갖는 크리에이터로서 작품에 함께했다. 동시대 아시아 무용의 현재를 반영하기 위해 안무가와 무용수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무대디자인과 음악도 마찬가지로 무용수의 움직임을 돋보이도록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및 주제공연의 아트디렉터를 담당한 유재헌이 만든 간결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무대디자인, ‘악어들’ 밴드의 유지완이 꺼낸 색다른 음악의 조화는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인잇’의 드라마터그인 사코 카나코는 “무용이 인간의 신체를 거처로 삼아 또 다른 생명의 핵심을 품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면서 “창작 후반에는 조금씩 명확해지는 감각을 모두가 공유하게 됐고 작품에 통일감이 생기면서 신기하게도 개인의 성질이 춤 속에 농밀하게 두드러졌다. 함께 시행착오를 거듭한 시간이 흑도 백도 아닌 모호한 회색의 위치에서 움직임 속에 각각 자신이 해석하는 메소드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특별히 31일 하루에 한해 40% 타임세일을 진행한다. 공연을 관람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다.
  •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하고픈 일에 ‘이유’ 없다”[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하고픈 일에 ‘이유’ 없다”[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입니다. 무용수의 표현도, 관객의 해석도 서로 무궁무진하니까요.”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소녀에게 ‘다한증’은 치명적이었다. 손에 땀이 줄줄 흐르는데 건반을 제대로 칠 수 있을 리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발레 공연 ‘백조의 호수’가 흘러나왔다. 아름다운 발레복과 토슈즈에 어린 소녀는 단숨에 매혹됐다. 초등학교 6학년, 예중 입시를 준비하기엔 다소 늦었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세간의 기준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국립발레단·광주시립발레단에 이은 세 번째 공공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지난 2월 출범했다. 공공발레단 창설은 무려 48년 만이다. 서울시발레단의 첫 시즌 무용수로 발탁된 발레리나 원진호(33)를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만났다. 지난달 창단 첫 공연인 ‘봄의 제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8월 무대에 오르는 ‘한여름 밤의 꿈’ 연습에 막 돌입한 참이었다. “어렸을 땐 체형상 이점이 컸어요. 팔다리가 길고 발등도 잘 굽었으니까.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기회가 주어졌죠. 몸에서 정신으로 중심이 옮겨간 것은 30대부터입니다.” 발레는 철저한 몸의 예술이다. 그러나 정신적인 성숙 없이는 그저 따분한 몸짓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선화예중·고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영재 입학. “중학교 땐 반에서 꼴찌를 했었다”고는 하지만 명실공히 예술가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건 부정할 수 없다. 2012년 남아프리카 국제발레콩쿠르 2관왕까지 승승장구의 나날이 이어졌지만 이내 시련이 찾아왔다. “2017년 미국 활동 당시 연습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어요. 수술하고 무려 1년 6개월이나 재활에 매달렸죠.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냐고요? 저는 오히려 조금 잘됐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커리어를 통째로 날릴 뻔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건 무용수의 마음가짐이었다. 이리된 김에 그간 해 보지 못한 걸 다 해 보자고 마음먹었단다. 미국 한식당 주방에서 요리도 해 보고, 술집에서 바텐더로도 일했다. ‘세상 사람 다 비슷해 보여도 나름의 고충이 있구나’, 오로지 발레만 하던 시절엔 도저히 할 수 없던 생각이다. “틀에 갇힌 걸 좋아하지 않아요. 클래식보단 컨템퍼러리 발레가 제게 더 맞는 옷처럼 여겨지죠. 아직 우리나라에선 컨템퍼러리 인지도가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이런 춤도 있구나’ 하고 봐 주시면 어떨까요.”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과 동시에 컨템퍼러리를 지향하는 발레단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고전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선 동시대 예술로서의 발레를 관객에게 보여 주겠다는 계획이다. 발레 자체의 저변이 그리 넓지 않은 한국에서 상당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원진호가 ‘보깅’ 등 현대의 다양한 춤을 공부하고 이를 발레에 접목하는 개인적인 실험을 하는 이유다. 발레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은퇴 후 발레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의 길도 고민하고 있다. “언젠가 제게 레슨을 받는 제자에게 해 줬던 말이에요. 하고 싶은 일에 ‘이유’를 만들지 말라고. 이유가 있으면 그게 무너지는 순간 포기하게 되잖아요. 이유를 댈 수 없이 그냥, 마냥 좋은 일일 때 끝까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하고픈 일에 이유는 없는 것”[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하고픈 일에 이유는 없는 것”[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발레는 마르지 않는 샘물입니다. 무용수의 표현도, 관객의 해석도 서로 무궁무진하니까요.” 피아니스트를 꿈꾸던 소녀에게 ‘다한증’은 치명적이었다. 손에 땀이 줄줄 흐르는데, 건반을 제대로 칠 수 있을 리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 발레공연 ‘백조의 호수’가 흘러나왔다. 아름다운 발레복과 토슈즈에 어린 소녀는 단숨에 매혹됐다. 초등학교 6학년, 예중 입시를 준비하기엔 다소 늦었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세간의 기준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국립발레단·광주시립발레단에 이은 세 번째 공공발레단인 서울시발레단이 지난 2월 출범했다. 공공발레단 창설은 무려 48년 만이라고 한다. 서울시발레단의 첫 시즌 무용수로 발탁된 발레리나 원진호(33)를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 있는 연습실에서 만났다. 지난달 창단 첫 공연인 ‘봄의 제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는 8월 ‘한여름 밤의 꿈’ 연습에 막 돌입한 참이었다. “어렸을 땐 체형상 이점이 컸어요. 팔다리도 길고 발등도 잘 굽었으니까.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기회가 주어졌죠. 몸에서 정신으로 중심이 옮겨간 것은 30대부터입니다. 주변의 자극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흡수력이 생겼달까요.” 발레는 철저히 몸의 예술이다. 그러나 정신적인 성숙 없이는 그저 따분한 몸짓을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선화예중·고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 영재 입학. “중학교 땐 반에서 꼴찌를 했었다”고는 하지만 명실공히 예술가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건 부정할 수 없다. 2012년 남아프리카 국제 발레 콩쿠르 2관왕까지 승승장구의 나날이 이어졌지만 이내 시련이 찾아온다.“2017년 미국 활동 당시 연습 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어요. 수술하고 무려 1년 6개월이나 재활에 매달렸죠.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냐고요? 저는 오히려 조금 잘됐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커리어를 통째로 날릴 뻔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건 무용수의 마음가짐이었다. 이리된 김에 그간 해보지 못한 건 다 해보자 마음먹었단다. 미국 한식당 주방에서 요리도 해보고, 술집에서 바텐더로도 일했다. 세상 사람 다 비슷해 보여도 나름의 고충이 있구나. 오로지 발레만 하던 시절엔 도저히 할 수 없던 생각이다. 그는 “타인을 이해하는 계기였고, 작품에서 인물을 더욱 풍성하게 해석할 힘을 얻었다”고 했다. “틀에 갇힌 걸 좋아하지 않아요. 클래식보단 컨템포러리 발레가 제게 더 맞는 옷처럼 여겨지죠. 아직 우리나라에서 컨템포러리의 인지도는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이런 춤도 있구나’ 하고 봐주시면 어떨까요.” 서울시발레단은 창단과 동시에 컨템포러리를 지향하는 발레단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고전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선 동시대 예술로서의 발레를 관객에게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발레 자체의 저변이 그리 넓지 않은 한국에서 상당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원진호가 ‘보깅’ 등 현대의 다양한 춤을 공부하고 이를 발레에 접목하는 개인적인 실험을 하는 이유다. 발레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2019년부터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은퇴 후 발레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의 길도 고민하고 있다. “언젠가 제게 레슨을 받는 제자에게 해줬던 말이에요. 하고 싶은 일에 ‘이유’를 만들지 말라고. 이유가 있으면, 그게 무너지는 순간 포기하게 되잖아요. 이유를 댈 수 없이 그냥, 마냥 좋은 일일 때 끝까지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주까지 왔다고? 공연 하나를 보러.” 지난 24~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로비는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온 공연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중에는 서울에서 온 공연 관계자, 무용인들이 꽤 많았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올린 ‘디바인’(DIVINE)을 보기 위해서였다.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면 해외 원정 관람도 불사하는 전문가들이지만, 행사성 축제도 아닌 발레 작품 한 편을 보러 그 많은 사람이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디바인’은 지난해 초연작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기리기 위해 재미 안무가 주재만을 초대해 제작했다. ‘거룩한, 성스러운’이라는 뜻의 작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통과 희생의 아픈 역사를 정제된 몸짓으로 승화시켜 많은 찬사를 받은 덕에 올해 재연 무대를 올리게 됐다. ‘자유’, ‘어둠을 벗어나’, ‘신성한 사람들’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줄거리 나열이 아니라 쇼팽, 말러, 드뷔시 등의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채우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1, 2장의 배경은 암막벽과 검은 벽체가 어두운 공간을 만들고 검은 재가 바닥을 가득 덮어 슬픔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이를 배경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 흰 구름이나 무대 정면을 메꾼 거대한 치마가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검은 물결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보는 듯하다. 반면에 흰색 배경의 마지막 3장에선 하늘에 떠 있는 흰 종이배가 펼쳐져 창문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희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놀라운 이미지들을 관통하는 장관은 50여명의 무용수가 보여 준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표현력 때문에 가능했다. 안무가 주재만은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5·18의 비극을 현장에서 체감했기에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주제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27년간 미국 컨템퍼러리발레단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동시대적 글로벌 감각의 안무를 완성했다. ‘디바인’의 성공 덕에 오는 8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의 안무까지 맡게 됐으니 초연을 놓친 공연 관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광주까지 대거 출동한 것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76년 창단 이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안무가 선정부터 총연출을 맡아 제작을 지휘한 박경숙 예술감독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박경숙의 고향도 광주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2대 감독에 이어 2022년 7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발레단에 길이 남을 광주를 소재로 한 명작을 만들 것을 결심했다. 결심이 흐트러질까 봐 14년 동안 몸담았던 대학에 사직서도 냈다. 직접 안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최고의 안무가를 수소문해 골랐다. 그리고 국립발레단에 비하면 10분의1에 불과한 소박한 1년 예산 중 3분의1을 과감하게 투자해 무대와 의상 제작에 최선을 다했다. 광주의 아픔을 인류의 보편적 의식으로 표현한 시대의 명작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역에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문화 강국의 모습이 드러난 점도 의미가 크다. 남은 숙제는 어떻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것인가다. 지금 열정 그대로,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존재의 근원 파고든 ‘자화상’ 혁신가적 면모 ‘절규’… 놓치지 마세요 [뭉크展 하이라이트 작품]

    존재의 근원 파고든 ‘자화상’ 혁신가적 면모 ‘절규’… 놓치지 마세요 [뭉크展 하이라이트 작품]

    노르웨이 국민화가이자 표현주의의 선구자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개인의 내면을 보편의 감정으로 승화시키는 데 탁월한 감각을 지녔던 화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 중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되는 주제가 바로 ‘자화상’이다. 자신을 열심히 그린 건 뭉크도 여느 화가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불안, 고독 등 인간 존재의 근원까지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포착한 화가는 뭉크만 한 사람이 없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해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소장처에서 작품 140점을 공수하며 이번 전시를 기획한 디터 부흐하르트(53) 큐레이터가 직접 꼽은 중요한 그림 15점을 소개한다.오스트리아 빈 쿤스트할레 크렘스미술관 디렉터 등을 역임한 부흐하르트는 뭉크를 비롯해 장미셸 바스키아, 파블로 피카소, 에곤 실레 등 19~20세기에 활동했던 세계적인 화가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술사학자다. 140점의 방대한 작품 중에서도 이 그림들만큼은 꼭 오랜 시간을 들여 꼼꼼히 감상하시길. 자신에게 몰두한 화가전시의 처음과 끝 장식한 ‘자화상’젊은 시절 초기 작품 중에 손꼽혀 노인이 된 모습, 절대적 고독 표상조각으로 표현한 신체는 죽음 은유 부흐하르트가 “뭉크만큼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화가는 찾기 어렵다”고 했을 만큼 뭉크는 다양한 ‘자화상’을 남겼다. 유화 70점, 판화 20점, 드로잉·수채화 100점 이상으로 확인되는 뭉크의 자화상은 그가 얼마나 자신을 이해하고 규정하는 일에 몰입했는지 알려 주고 있다. 이번 전시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것도 그래서 ‘자화상’이다. 뭉크의 젊은 시절을 화폭에 담은 ‘자화상’ (1882~1883·섹션1)은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뭉크의 초기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는 게 미술사가들의 평가다. 젊은 뭉크와 마주했던 관람객은 그의 예술세계를 탐미하다가 전시 마지막에 노인이 된 뭉크를 만난다. 뭉크가 생의 끝자락에서 그린 ‘자화상’(1940~1943·섹션14)은 늙어감과 거기에서 오는 인간의 절대적인 고독을 표상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뭉크는 신체를 여러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라는 한 존재가 작은 원자로 해체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죽음을 은유한 것이다. 절망을 넘어선 관능강렬한 여성 이미지 앞세운 작품기존 이미지에 새 이미지 덧입힌‘목욕하는 여인들’ 실험정신 빛나‘키스’ 1892년과 1921년작을 추천 불안과 고독의 화가로만 알려진 뭉크에게 중요했던 주제 중 하나가 ‘관능’이었다는 점은 새롭게 다가온다. 강렬한 여성 이미지를 앞세운 ‘목욕하는 여인들’(1917·섹션3), ‘재’(1896·섹션5)나 사랑의 환희와 고통을 한 그림 안에서 포착한 ‘뱀파이어’(1895·섹션5)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특히 ‘목욕하는 여인들’의 경우 뭉크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게 부흐하르트의 평가다. 이미 존재하는 이미지 위에 독립적인 이미지를 투명하게 덧입히면서 마치 이중으로 노출된 사진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입맞춤으로 하나가 된 남녀를 표현한 ‘키스’는 뭉크가 죽기 전까지 반복적으로 그렸던 그림이다. 뭉크가 그린 ‘키스’는 판화로는 10점, 회화로는 12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키스’가 소개되고 있는데 부흐하르트는 1892년작(섹션2)과 1921년작(섹션12)을 추천했다. 1892년작은 뭉크의 연작 기획인 ‘생의 프리즈’에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사랑에 빠진 커플을 마치 하나의 몸처럼 그리고 있으며 창문을 통해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 작품과 비교했을 때 1921년작은 더욱 과감해진 붓질과 두꺼운 선을 통해 키스하는 커플과 배경을 분리하고 있다고 부흐하르트는 짚었다. 그는 “창문 대신 달빛이 반짝이는 밤바다 부근 숲속에 커플을 배치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우리의 감정으로 승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독창적인 매체 미학‘절규’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판화에 회화적 요소 적극 도입‘카바레’ 무용수의 현란한 다리동작 분해해 보여준 방식 시초 부흐하르트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절규’(1895·섹션4) 채색판화와 ‘카를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섹션4)을 통해 “판화에 회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뭉크의 혁신가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무성영화에 심취했던 뭉크가 그림에 영화적인 기법을 도입한 것처럼 보이는 ‘벌목지’(1912·섹션6)와 빛 반사 등 사진의 요소를 그림에 활용한 ‘화분이 놓인 창가의 남녀’(1911·섹션12), 서로 다른 그림이지만 종이 양면에 그려져 한 작품으로 치는 섹션3의 ‘난간 옆의 여인’(1891)과 ‘목소리’(1891)에서 그의 독창적인 매체 미학이 엿보이기도 한다.이와 함께 ‘카바레’(1895·섹션1)는 무용수의 현란한 다리 움직임을 조합해서 하나의 화면 속에 포착하고 있다. 이것은 당대 굉장히 혁신적인 기법으로 현대 미술에서 동작을 분해해 보여 주는 표현 방식의 시초가 됐다고 한다. 한 인물을 여러 기법으로 그리면서 그의 다양한 성격을 나타내고자 했던 기획의 일환인 초상화 ‘잉에르 바르트’(1921·섹션11)도 눈여겨볼 만하다. 뭉크를 상징하는 감정인 절망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생클루의 밤’(1893·섹션2)도 걸작이다. 전시는 오는 9월 1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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