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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 스타 강수진 마지막 ‘줄리엣’ 무대

    발레 스타 강수진 마지막 ‘줄리엣’ 무대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소속돼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강수진이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으로 고국 팬들과 만난다. 다음달 17·18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그녀의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명의 발레리나 강수진을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케 한 결정적인 레퍼토리. 강수진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동양인 최초, 최연소 단원으로 들어간 지 7년만인 1993년 주역 무용수로 데뷔한 바로 그 작품이다. 당시 데부 무대에서 ‘줄리엣’ 강수진은 20여 차례의 커튼콜을 받아 주목받았다. 주역 데뷔 이듬해 이 작품을 갖고 내한공연을 가져 국내에서 그야말로 ‘강수진 돌풍’을 일으킨 대표작. 국립발레단 최태지 예술감독은 당시 ‘로미오와 줄리엣’ 내한 공연에서 강수진을 눈여겨본 뒤 97년 국립발레단의 ‘노트르담의 꼽추’ 에스메랄다 역으로 점찍었다고 전한다. 강수진은 이후 파죽지세의 명성을 얻으며 세계 무대에 잇따라 서 지난 99년 동양인 최초로 무용계의 오스카상이라는 ‘브누아 드 라 당스’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동양인 최초로 독일의 ‘카머탠처린(궁중무용가)’ 칭호를 받기도 했다. 이번 존 크랑코 안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국에선 지난 94년 첫 공연 이후 14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셈. 등장 인물의 성격, 감정을 발레 특유의 언어로 생생하게 표현해내는 대표적인 ‘드라마틱 발레’ 작품으로 이름 높으며 화려한 군무와 난이도 높은 몸짓들이 압권이다. 무엇보다 강수진이 나이와 개인 사정상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줄리엣 공연이란 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1577-526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공연 리뷰] -태양의 서커스 두번째 ‘알레그리아’

    [공연 리뷰] -태양의 서커스 두번째 ‘알레그리아’

    무대가 현실에선 불가능한 꿈과 환상의 세계를 가능케 하는 마법의 공간이라면 태양의서커스(Cirque du Soleil)는 최고의 마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의 육체적 한계를 최고점까지 끌어올려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들의 무대는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 지난해 ‘퀴담’에 이어 두번째 내한 작품인 ‘알레그리아’(스페인어로 환희, 기쁨)는 다시 한번 그 명성을 입증했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거대한 천막극장은 적어도 공연이 진행되는 2시간30분 동안 관객의 몸과 마음을 꼼짝없이 옭아매는 행복한 감옥이었다. 광대가 이끄는 악단이 등장해 서커스 특유의 기분 좋은 시끌벅적함으로 문을 연 공연은 이내 숨을 멎게 하는 아찔한 묘기 릴레이로 이어졌다.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듯 줄 하나에 의지해 공중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여성 무용수의 몸짓은 우아했고,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며 일사불란한 체조와 텀블링 묘기를 선보이는 남성 출연자들은 매혹적이었다. 손바닥만 한 지팡이 하나에 온몸의 체중을 실어 완벽한 균형을 선보인 핸드 밸런싱은 경이로웠고, 번지 줄에 매달려 마치 한 마리 새처럼 추락과 비상을 거듭하는 플라잉 맨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장난기 가득한 플러, 괴상망측한 차림의 늙고 추악한 다섯 노인 올드 버드, 귀여운 요정 타미르, 그리고 코믹 막간극으로 관객의 긴장을 수시로 이완시켜 준 두 명의 광대 등 독특한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 역시 놓칠 수 없다. 광대들은 관객에게 장난을 걸며 “내꺼야”“사랑해” 등 한국어 대사를 구사해 웃음을 유도했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특별함은 무대와 조명, 음악이다. 이번 작품에선 1막 끝부분에 대형 환풍기로 거대한 눈보라를 만들어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역대 태양의서커스 작품 중 최고라는 음악도 인상적이다.55주간 빌보드 월드뮤직 차트에 올랐고,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알레그리아’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한국, 타이완, 두바이를 잇는 아시아 투어를 끝으로 15년간의 공연은 막을 내린다.‘알레그리아’는 1994년작이고,‘퀴담’은 1996년 작이니 국내에선 아우가 형보다 먼저 선보인 셈이다.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가을바람 춤바람 신바람

    가을바람 춤바람 신바람

    제29회 서울무용제가 13일 오후 6시30분 신라호텔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2일까지 20여일간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서울무용제는 한국의 창작무용을 한자리에서 비교감상할 수 있는 경연행사이자 춤 축제. 현대무용부터 발레까지 모든 장르의 무용이 소개되며 특히 각 단체(개인)가 한해 동안 쌓아온 기량을 과시하는 신작들이 대거 출품되는, 국내 최대의 무용 행사이다. 올해 무용제에 참가하는 단체(개인 포함)는 사전행사와 본 행사를 포함해 총 60여개. 이 가운데 본선에 오른 20개 단체가 자유참가·경연대상·경연안무상 부문을 놓고 겨룬다. 우선 14·15일 오후 7시30분 무용제의 막을 여는 ‘OLD & NEW Ⅱ’는 20∼60대에 걸친 신ㆍ구세대 스타급 무용수들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공연. 제97호 살풀이춤 전수교육 보조자인 김명자의 ‘살품이춤’부터 최데레사 충남대 교수의 ‘라 벨라(La Bella)’, 국립발레단 이원철ㆍ김리회의 ‘고집쟁이 딸’, 신세대 안무가 차진엽의 ‘飛 나비’ 등을 볼 수 있다. 17·19일 있을 자유참가작부문 공연에서는 내년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 진출권을 노리는 6개작품이 선보인다.SKJ 댄스컴퍼니의 ‘강강’, 주목댄스시어터의 ‘불편한 진실’, 황규자 컨템포러리 발레시어터 ‘Ywan’의 ‘경판 24 장본’, 상명 한오름 무용단의 ‘처용판타지’,LDP 무용단의 ‘더 스트레인저스’, 류화진 무용단의 ‘물의집’ 등이 그 작품들이다. 무용제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21∼31일의 경연대상부문 공연. 김혜림 안무의 ‘고리와 꼬리’, 김성한 안무의 ‘러브 어페어’, 김충한 안무의 ‘무고의 옥’을 비롯해 8개 팀이 대상과 연기상을 두고 경연을 벌인다. 젊은 안무가들의 소규모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경연안무상 공연은 15∼19일 영댄스프로젝트 등 6개 팀이 참가해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한편 13일 개막식은 국립발레단, 국립무용단, 테너 손기동, 소프라노 김은정, 뮤지컬 배우 김선경 등의 축하공연으로 진행될 예정. 이 자리에서는 무용예술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이에게 ‘아름다운 마음상’을 주는 시상식도 있다. 마지막날인 11월2일 있을 시상식은 KBS 1TV를 통해 녹화 중계되며 무용제 기간 중 아르코극장에서는 최고상을 받은 안무자들의 사진들이 전시된다.(02)744-806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영화ㆍ가요계 ‘복고 열풍’에 푹 빠졌네

    영화ㆍ가요계 ‘복고 열풍’에 푹 빠졌네

    올 가을 영화계와 가요계는 ‘복고 열풍’ 바람이 거세다. 그 주인공은 영화 ‘모던보이’의 주인공 김혜수와 ‘고고 70’의 신민아, 가요계에는 그룹 ‘원더걸스’와 ‘브라운아이드걸스’. 복고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이들은 각기 시대는 다르지만 ‘복고풍 스타일’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 ‘1930년대 모던걸’ 김혜수 vs ‘1970년대 고고걸’ 신민아 영화 ‘모던보이’의 김혜수는 신문물과 유행을 즐기며 살았던 30년대 청춘들의 화려한 스타일과 유행감각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풀어냈다. 가수, 디자이너, 댄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팔색조 여인으로 변신한 그는 가는 눈썹과 아이라인으로 눈매를 강조한 메이크업과 당대 무용수인 최승희를 모델로 한 보브컷으로30년대 복고스타일을 만들어갔다. 패션도 루이스 브룩스, 콜린 무어 등 외국 여배우들로부터 힌트를 얻은 원피스나 투피스에 구두, 장갑과 모자 등으로 캐릭터의 화려함을 표현했다. ‘고고 70’의 신민아는 복고풍 헤어와 나팔바지부터 반짝거리는 미니스커트, 화려하고 커다란 악세서리로 70년대 ‘고고걸’로 변신했다. 그간 청순한 이미지만 보여줬던 신민아는 70년대 트랜드 리더답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하면서도 섹시한 스타일을 강조했다. # 원더걸스vs 브아걸 ‘GIRL들의 복고 전쟁’ 가요계도 복고풍 열기는 뜨겁다. 비슷한 시기에 복고풍을 컨셉으로 새 노래를 발표한 원더걸스와 브라운아이드걸스는 복고 열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우선 원더걸스는 영화 ‘드림걸스’의 모습처럼 클래식한 올림머리에 금, 은빛 의상, 길고 진한 속눈썹으로 60~70년대 복고풍 여성을 연상하게 만든다. 또한 4번째 프로젝트 앨범의 타이틀 곡인 ‘노바디’는 ‘텔 미’에서 보여줬던 1980년대 디스코 스타일에서 더 거슬러 올라가 60~70년대 레트로(복고) 분위기를 재현했다. 브라운아이드걸스도 70~80년대 패션을 연상케 하는 의상과 소품으로 복고풍의 열풍에 가세했다.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복고풍 의상에 헤어스타일, 진한 화장과 화려한 액세서리로 복고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 브라운아이즈걸스가 선보이는 타이틀 곡 ‘어쩌다’도 복고풍 댄스곡으로 아날로그 전자 멜로디와 친숙함을 더하는 가사로 복고풍 열풍에 불을 붙였다. 이에 연예계 한 관계자는 “요즘 연예가는 복고가 대세다. 하지만 모두 같은 듯 하지만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누가 최고인지 가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도 복고 열기가 계속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각기 다른 시대 배경으로 ‘복고 열풍’을 이어나가는 스타들이 올 가을 대중 문화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모던보이’, ‘고고 70’, ‘원더걸스’ ,’브라운아이드걸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유니버설 발레단의 유쾌한 ‘모던발레’

    유니버설 발레단의 유쾌한 ‘모던발레’

    유니버설발레단이 2001년부터 관객 발굴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진행해온 올해 ‘모던발레 프로젝트’가 다음달 17일 LG아트센터에서 막이 올라 19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올해 프로젝트는 세계 모던발레계의 주목받는 작품들을 유니버설발레단원들이 직접 선보이는 형식. 유럽과 미국을 대표한다는 거장 안무가 3인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진다. 네덜란드 댄스시어터(NDT)와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상임안무가인 한스 반 마넨, 미국 출신으로 초현실주의 무용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윌리엄 포사이드, 영국 출신의 젊은 천재안무가 크리스토퍼 휠든이 그들이다. ●한스 반 마넨의 ‘블랙 케이크´ NDT창단 30주년 기념작. 상류층 와인파티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쾌한 터치로 그렸다. 검정 드레스 차림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남성과 짝을 맞춰 춤추는 과정이 작품의 큰 흐름. 춤 추는 커플들이 술에 취해가면서 남녀 사이의 감춰진 감정들을 코믹하게 풀어내는게 특징이다. 한스 반 마넨 특유의 감각에 차이콥스키며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이 겹쳐 무대의 유쾌함을 더한다. ●윌리엄 포사이드의 ‘인 더 미들, 섬왓 엘리베이티드’ 1987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 초연한 작품. 무용수들도 잔뜩 긴장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은 레퍼토리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갈라 공연을 통한 2인무 정도가 국내 무대에 소개됐지만 작품 전체를 보여주기는 처음. 건조한 조명과 단조로운 조명 아래 춤추는 무용수들이 무대의 전부. 하지만 금속성 강한 음악에 맞춰 흐르는 무용수들의 날카롭고 예리한 몸짓들이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다. ●크리스토퍼 휠든의 ‘백스테이지 스토리’ 크리스토퍼 휠든의 2001년 초연작. 작품에 삽입된 음악인 멘델스존의 ‘베리에이션 세리외즈(Variation Serieuses)’가 원제이지만 무대 뒤와 연습실 장면을 작품 속으로 옮겨와 작품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타이틀로 바꿨다. 콧대높고 자기만 아는 주역 발레리나의 사고로 대신 무대에 오른 신출나기가 화려한 주역으로 데뷔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공연 전날 연습 중 발목을 다쳐 좌절하는 이기적인 주역에, 남몰래 연습해오다 기회를 성공으로 이끈 신입 발레리나의 모습을 대비시킨 흐름이 흥미롭다.2005년 유니버설 발레단이 국내 초연했다.(02)2005-142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현대인의 야만성 빗댄 몸짓

    현대인의 야만성 빗댄 몸짓

    안애순 무용단이 28·29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선보이는 신작 ‘갈라파고스-假想樂園(가상낙원)’은 현대사회의 단면들을 무대로 옮겨놓는 작업에 치중해온 이 무용단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 전작 ‘7+1’‘백색소음’이 객관적인 표현으로 관객들과 소통한 무대였다면, 이번 ‘갈라파고스-가상낙원’은 은유적이고, 세련된 춤 어법으로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이다. ‘갈라파고스’라는 막연한 가상의 낙원을 통해 현대인들의 깊은 바탕에 살아 꿈틀거리는 낭만성과 야만성을 드러내는 작품. 가혹한 진화 법칙이 지배하는 섬, 갈라파고스의 생명체를 거대한 생존조건 아래 힘겹게 목숨을 부지해 살아가야 하는 지금 우리의 모습에 빗댄다. 즉,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지켜내야만 하는 팍팍한 생존의 룰과 그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 레퍼토리이다. 공연의 특징은 서로 얽혀 있는 여러 상황들을 춤으로 풀어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진행. 무대 위에 설정됐던 상황들이 하나 둘씩 소멸하면서 무대 위의 무용수들도 차례로 사라져가는 독특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28일 오후 6시,29일 오후 8시.(02)522-5478.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한가위 공연] 발레로 만나는 ‘한여름밤의 꿈’

    셰익스피어의 낭만 희극 ‘한여름밤의 꿈’이 컨템포러리 발레로 태어난다. 장선희 세종대 교수가 이끄는 장선희 발레단이 13∼14일 특별기획공연으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한여름밤의 꿈’. 그동안 다양한 버전의 ‘파우스트’를 비롯해 고전 비틀기 작업에 치중해온 중견 안무가 장선희가 국내 처음 시도하는 컨템포러리 발레이다. 이문재 시인이 대본을 쓰고 세종대 송현옥 교수가 연출을 맡아 발레와 현대무용, 랩, 극중극을 결합한 독특한 크로스오버로 꾸몄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사랑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안무자 장선희의 귀띔대로 작품은 아주 독특하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틀과 내용을 심하게 뒤틀 뿐 아니라 사이사이에 2008년 서울에서 사랑을 나누는 네 연인의 모습을 극중극 형식으로 삽입해 보여준다. 극중극은 요즘 남녀의 풍속도를 흥미롭게 부각시키는 볼거리. 현대무용수들이 고전발레의 자세를 우스꽝스럽게 취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좌충우돌 남녀의 사랑을 그려낸다. 현대무용과 뮤지컬, 랩, 클래식 음악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문 다양한 요소들로 채워지며 이어지는 캐릭터들의 몸짓과 말도 흥미롭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이 사랑하는 것이다.”“이 꽃 즙을 잠자는 사람의 눈가에 바르면 잠에서 깨어나 처음 보는 것을 미친 듯이 사랑하게 된다.”“그대를 위해서라면 불 속에라도 뛰어들 거야.”처럼 관객들의 귀를 자극하는 감각적인 대사도 래퍼의 랩으로 전달된다.13일 오후 6시,14일 오후 4시.(02)3408-328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장애인 예술단의 땀과 눈물

    장애인 예술단의 땀과 눈물

    베이징장애인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6일 밤, 주경기장의 무대와 관중석은 벅찬 감동에 휩싸였다. 스물 한 명의 청각 장애인 무용수들이 북소리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화려하고 웅장한 공연에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중국 장애인예술단의 ‘천수관음’ 공연이었다. 그것은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한 장애인올림픽 개막식에서 단연 돋보이는 하이라이트였다. ‘천수관음’은 2004년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폐막식을 통해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1000개의 손바닥 하나하나에 눈이 있어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살필 수 있다는 천수관음상에서 영감을 얻었다. 귀가 아닌 발의 진동으로 북소리를 느껴 한치의 오차도 없이 군무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장면에선 남보다 몇배나 더 흘렸을 그들의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천수관음, 무대 뒤의 이야기’(잔샤오난 지음, 유소영 옮김, 일빛 펴냄)는 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호흡한 장애인예술단 잔샤오난 예술감독이 들려주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다. 이들의 성공은 어느 한 사람의 업적이 아니다. 신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한 스물 한 명의 무용단원들, 이들의 입과 귀가 되어 준 네 명의 수화교사,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천개의 손이 당신의 사랑을 도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춤으로 형상화한 장지강 무용 감독 등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기적이 가능했다고 책은 말한다.“전문 무용수들은 하루에 네 시간 정도 연습한다. 우리 단원들은 열배도 넘는 연습을 강행하고 있었다.”(34쪽)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운영되는 중국 장애인예술단의 시스템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가 개인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준다.‘천수관음’ 공연팀이 전세계 60여개국에서 430여차례의 공연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천수관음’은 2006년 우리나라에서도 공연된 적이 있다. 지난해 한·중수교 15주년 기념식에서도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1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인도 문화의 속살을 파헤친다

    인도 문화의 속살을 파헤친다

    어느 나라의 인상이 이다지도 다양할 수 있을까. 인도에 대해 한마디를 들려달라치면 사람들은 제각기 대답한다.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곳,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곳…. 하지만 그곳이 신비한 마력을 지닌 곳이란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10년 동안 매년 인도를 방문해온 영화제작자 조수진씨의 발걸음을 따라가본다. 그녀의 인도 여행기인 4부작 ‘영혼의 땅, 인도’는 25∼28일 오후 8시 50분에 안방을 찾아간다. 1부 ‘마하라나 왕조의 낭만, 우다이푸르’는 문화와 낭만의 도시 우다이푸르를 조명한다. 호수 위의 호텔과 화려한 공연들이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라자스탄 전설과 마하라나 왕조의 이야기를 담은 인형극도 빼놓을 수 없다. 항아리를 잔뜩 이고 유리파편 위에서 춤추는 무용수는 그야말로 ‘몰아지경’이다. 2부 ‘마지막 샹그릴라를 찾아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고개 탕랑라를 찾아간다. 해발 5360m인 이곳은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힌다.6월에서 10월까지만 통행이 가능한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짧은 기간이 지나면 다시금 탕랑라는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버린다. 3부 ‘순수의 땅, 라다크’에서는 북인도 끝 잠무 카슈미르 주에 속한 고산지대 라다크를 찾아간다. 라다크는 티베트어로 ‘고갯길이 많은 땅’이라는 뜻. 지금은 연간 10만여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지만, 라다크인들의 삶은 여전히 욕심이 없다. 4부 ‘삶과 죽음의 용광로, 바라나시’에서는 그곳 사람들의 행복 조건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바라나시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화장 절차가 다르다. 한밤 갠지스 강가에는 빛의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길가에서는 거리의 성자가 무심히 무료 틀니 시술을 베풀고 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도문화의 속살을 확인하게 되는 시간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佛 사로잡은 무용가 김희진 댄스콘서트

    佛 사로잡은 무용가 김희진 댄스콘서트

    ‘온 몸에 날이 선 대패’‘곡예같은 테크닉으로 무대를 압도하는 댄서’…. 프랑스 그르노블 국립안무센터 주역으로 활동하는 등 유럽 무대서 이름을 떨친 현대무용가 김희진에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다음달 5일 오후 8시,6일 오후 5시 LIG아트홀에서 ‘감수성과 역동의 춤꾼’으로 널리 알려진 이 한국 무용수 김희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LIG아트홀의 ‘빨간의자’ 프로그램 중 ‘디 아티스트(the ARTIST) 2008’에 초청된 것. 김희진은 ‘김희진의 댄스콘서트’란 타이틀 아래 동료 프랑스 댄서들과 무대에 올라 ‘로항의 집’‘마지막 탱고’‘루나-그녀를 위한 시간’ 등 자신의 대표작들을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로항의 집’이 세상과 동떨어진채 혼자만의 세계속에서 살아가는 중년남자가 춤으로 펼치는 환상의 모놀로그라면 ‘마지막 탱고’는 탱고의 선율과 열정적인 춤에 실은 남녀의 사랑이야기. 마지막 ‘루나-그녀를 위한 시간’은 홀로 남겨진 공간 속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충동을 따라가는 작품이다. 이가운데 ‘마지막 탱고’에서는 탱고를 연주하는 재즈뮤지션 ‘라벤타나’의 두 멤버가 들려주는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작품 사이사이에 마련할 ‘Talk to HER!’ 코너도 흥미로운 프로그램. 공연 한 달 전부터 일반인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을 통해 수렴한 현대무용에 대한 긍금증을 뮤지컬 배우 이석준과 김희진의 일문일답으로 풀어준다.(02)6900-390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MC몽 “일당 4만원에 쿨 백댄서로 춤췄다”

    MC몽 “일당 4만원에 쿨 백댄서로 춤췄다”

    가수 MC몽(본명 신동현)이 데뷔 전 일당 4만원을 받고 쿨의 백댄서로 춤췄던 적 기억을 털어놨다. MC몽은 19일 자신이 진행하는 107.7 MHz SBS 파워 FM ‘MC몽의 동고동락’(연출 오지영)에서 “데뷔 전 업소에서 쿨의 백댄서로 춤췄던 적이 있다.”며 게스트로 출연한 쿨에게 고백했다. 쿨을 “평소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선배 그룹”이라고 소개한 MC몽은 쿨의 히트곡 퍼레이드에 연신 감탄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쿨의 대표곡 ‘운명’을 소개하던 MC몽은 “이제야 털어놓는 건데 데뷔 전인 96년 당시 쿨의 뒤에서 백댄서로 춤을 췄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MC몽은 “제주도에 갔다가 클럽에서 무용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말에 일당 4만원을 받고 일주일 동안 일했던 적이 있었다. 춤은 못 춰도 되고 안무를 외우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밤새 연습해서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쿨은 당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던 그룹이다. 제주도에 와서 공연을 함께 한 재훈 형님이 나와 친구들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주셨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유리가 “생각나는 것 같다. 그 날 우리 댄서들이 같이 안 가서 다른 사람들이 대신 춤을 췄었다.”고 밝히자 MC몽도 “그 후 나를 쿨 백댄서라고 소개하고 즉석만남도 했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발레의 모든것 한자리에

    발레의 모든것 한자리에

    한국발레협회가 주최하는 ‘2008 발레 엑스포 서울’이 16∼23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다. ‘발레엑스포 서울’은 그야말로 발레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버라이어티 행사.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어린이부터 중장년,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발레 축제이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역시 18·19일 오후 8시 차례로 극장 용 무대에 오르는 유수 해외 무용단들의 ‘컨템퍼러리 발레이브닝’. 미국 툴사발레단과 발레 엑스, 캐나다의 ‘발레 브리티시 컬럼비아’, 독일의 ‘알토 발레시어터 에센’ 등이 국내 처음으로 팬들 앞에 서 세계 무용의 흐름을 보여준다.‘유니버설발레단’의 젊은 무용수들로 구성된 ‘유니버설발레Ⅱ’도 무대에 오른다. 16일 오후 8시30분 개막식 갈라공연은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우리 발레인의 춤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서희가 ‘돈키호테’, 국내의 중견 무용수 이원국·임혜경이 ‘심청’으로 관객을 맞는다. 개막식 직전 오후 7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지젤’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발레음악을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해설하는 ‘발레음악 콘서트’도 있다. 23일 오후 7시30분 폐막식전 행사로 열리는 발레 패션쇼 ‘궁정발레’도 독특한 볼거리.1661년 프랑스 루이 14세 때 전성기를 이룬 궁정 발레부터 시작해 21세기 현대 발레에 걸친 발레 의상과 무용 형식의 변화를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 20·21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에선 어린이와 청소년, 발레 입문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청소년 발레축제’가 이어진다. 이밖에 해외 콩쿠르에서 상을 받은 신예들의 자리인 ‘영스타 갈라’를 비롯해 ‘신인 안무가전’ ‘중견작가전’ 등 공연과 함께 워크숍, 세미나, 전시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02)538-0505.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女봐라!

    여성부가 건국 6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한 달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개최하는 ‘여성 60년사, 삶의 발자취’ 특별전에서는 각 분야에서 ‘최초’를 기록한 여성 70명이 총망라돼 있다. ●법조·행정 공직 분야에서 최초 기록은 고 임영신씨가 갖고 있다.1948년 상공부 장관으로 첫 여성 장관이 됐으며, 다음해에는 보궐선거를 통해 조선여자국민당 당수로 첫 여성 제헌국회의원에 선출됐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1996년 첫 여성 대사로 핀란드대사에 부임했다.2001년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낸 한명숙씨는 2006년 37대 국무총리이자 첫 여성 총리가 됐다. 최초 사법시험 합격자는 고 이태영씨로,1952년에 합격해 1954년 최초 여성 변호사가 됐다. 첫 여성 판사는 1954년 황윤석씨, 첫 여성 검사는 1982년 조배숙·임숙경씨, 첫 여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2003년 전효숙씨다. 2000년대 들어 법조계에서 ‘최초 여성’이 줄줄이 탄생했다.2003년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인 강금실씨에 이어 2004년에는 첫 여성 대법관인 김영란씨와 첫 지방법원장(춘천지법)인 이영애씨가 각각 배출됐다. ●사회·경제·과학 언론분야에서 첫 여성 특파원은 1985년 파리 특파원에 부임한 조선일보 윤호미씨가 테이프를 끊었다. 첫 여성 편집국장은 1998년 코리아헤럴드 이경희씨, 최초 여성 앵커는 1976년 KBS ‘뉴스 9’를 진행한 박찬숙씨가 각각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정희선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첫 여성 소장에 취임했으며, 이소연씨는 국내 첫 우주인 기록을 세웠다. 남녀공학대학에서 여성 총학생회장이 탄생한 것은 2000년 연세대 정나리씨가 처음이다. 한국은행 첫 여성 공채 입사자는 1975년 김선희씨, 첫 여성 은행지점장은 1981년 조흥은행의 장도송씨가 각각 타이틀을 갖고 있다. ●문화·예술·체육 노라노씨는 1956년 국내 최초의 패션쇼를 개최했고, 최경자씨가 1964년 최초의 패션모델 양성기관을 설립했다. 김혜식씨는 1969년 캐나다 몬트리올발레단에 입단해 해외에 진출한 첫 여성 무용수가 됐으며, 강수진씨는 1986년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했다. 서향순씨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여성으로 첫 양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신자씨는 1982년 농구에서 첫 여성 감독으로 기용됐고, 박세리씨는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처음 우승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평상복 입은 토슈즈의 향연

    평상복 입은 토슈즈의 향연

    뉴욕시티발레와 함께 미국 모던발레의 흐름을 주도해온 보스턴발레단이 28일,30·31일 고양과 서울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1963년 창단한 보스턴발레단은 클래식부터 모던까지 다양한 작품을 구축하고 있는 전문 레퍼토리 발레단. 우아하고 환상적인 클래식 발레의 틀을 과감히 깬 채 역동적이고 파격적인 모던발레를 펼친다. 무용수들이 토슈즈에 흰색 튀튀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고전발레의 움직임들을 보여주기보다는 거의 평상복 차림으로 리듬에 맞춰 구르거나 밀어내는 동작들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예술감독 미코 니시넌이 이끄는 보스턴발레단이 ‘세기의 명작발레’라는 주제로 갖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선보일 레퍼토리는 조지 발란신의 ‘콘체르토 바로코’, 크리스토퍼 휠든의 ‘폴리포니아’, 트와일라 타프의 ‘다락방에서’ 등 3편. 가장 미국적인 모던발레로 평가받는 작품들로,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유명 현대 안무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에서 태어나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뉴욕시티발레단의 상임 안무가로 활동하며 400편 이상의 작품을 남겨 ‘발레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발란신의 ‘콘체르토 바로코’는 바흐의 ‘D단조의 두 개의 바이올린 콘체르토’에 맞춰 1940년 초연한 작품.‘보이는 음악’이라 불릴 만큼 음악을 시각화하는 재주가 뛰어났던 발란신의 안무 영역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백야’의 안무가로 알려진 트와일라 타프의 ‘다락방에서’는 폭발적이고 격렬한 무대. 운동화 ‘스톰퍼’를 신은 3쌍의 커플과 토슈즈를 신은 두 여성의 앙상블이 40분 동안 연출하는 역동적이고 정열적인 움직임이 관객을 압도한다. 뉴욕시티발레단의 최연소 상임 안무가인 크리스토퍼 휠든의 ‘폴리포니아’는 열 개의 전자 피아노 악곡을 사용한 작품. 발란신의 신고전주의를 몽환적인 왈츠에 과감하게 결합한 유머러스한 레퍼토리이다.28일 오후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30일 오후 3시·7시30분,31일 오후 4시 유니버설아트센터.(02)3471-895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 요모조모 미리보는 개회식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 요모조모 미리보는 개회식

    8일 오후 8시 정각, 암흑 속에 묻혀 있던 베이징올림픽의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 수천, 수만발의 폭죽이 터지면서 화려한 조명이 켜진다. 숨을 죽이고 있던 세계 100여개국 정상과 9만여 관중의 환호 속에 베일에 가려 있던 제29회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이 막을 연다. 오륜기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게양되고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진 뒤 고대 군인의 갑옷을 입은 2008명의 장정들이 나타나 거대한 북을 두드리면서 개회식 본행사가 시작된다. 잠시 뒤 국가체육장 그라운드의 중간 부분이 열리면서 땅속에서 거대한 펼침막이 솟아오른다. 펼침막 위에 레이저 조명이 쏟아지면서 찬란한 중국의 5000년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000억원,10만명이 빚어낸 ‘하나의 세계’ 1억달러(약 1000억원)가 투입돼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돈과 연인원 10만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이 투입된 개회식을 리허설 참석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해본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예술공연의 줄거리는 대략적으로 소개했다. 개·폐회식의 총연출을 맡은 세계적 영화감독 장이머우는 중국인이 상서롭게 여기는 용과 봉황을 주요 모티브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의 승천과 부활, 진시황 시대를 연상시키는 전통 복장의 군인과 무용수들을 출연시켜 과거와 현재, 동서양의 만남을 그린다는 것.3시간30분에 걸쳐 3부로 구성된 개회식의 공식 주제는 세계의 춤과 노래로 중국 고사(故事·옛 이야기)를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부는 오륜기 등장과 오성홍기 등장 및 게양, 중국 국가 연주 등 예식 행사로 시작된다.2부는 약 1만 5000명이 동원된 환상적인 무대로 1시간 동안 세계인의 영혼까지 사로잡을 태세다. 반만년을 이어온 중국의 역사와 문명, 현대 개혁·개방 이후의 발전상, 세계로 뻗어가는 미래의 모습 등을 ‘아름다운 올림픽(美麗的奧林匹克)’이라는 제목으로 상·하로 나눠 진행한다. 예술 공연의 끝 부분엔 ‘꿈(夢想)’이라는 소주제로 올림픽 주제가가 울려 퍼진다. 중국의 국민가수 류환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헤로인으로 유명한 영국의 팝페라 가수 사라 브라이트먼이 함께 부를 예정이다. ●성화, 봉황과 입 맞추며 열전 17일 시작 마지막 3부는 각국 선수단 입장과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관계자들의 인사말, 후진타오 주석의 개회 선포, 성화 점화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중국의 간체자 나라이름 획수 순서를 따라 177번째로 입장한다. 하지만 개회식의 ‘화룡점정’을 찍을 성화 점화와 최종 주자는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져 있다. 올림픽 사상 최장기간인 130일 동안 21개국 13만 7000㎞를 달려온 성화는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전 세계 시위대의 견제(?)를 뚫고 지난 5일 베이징에 입성했다. 다만 개회식 리허설을 사전 유출한 국내 방송사의 보도를 참고하면 최종주자가 날아가는 봉황 모형(?)에 불을 붙인 뒤 성화대에 점화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천웨이야 개회식 부총연출은 “점화 방법은 개회식 공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독도라이더가 간다 3

    독도라이더가 간다 3

    유럽 홍보 활동 중 만난 북한 사람들 베를린에 울려 퍼진 조선의 노래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 세계의 수많은 수도 가운데 이곳만큼 흥망성쇠, 영광과 고난을 함께한 도시도 드물 것이다. 티어가르텐의 중심부에 있는 전승기념탑은 그 영광의 나날들을 잘 보여준다. 이 탑은 1864년 덴마크, 1866년 오스트리아, 1871년 프랑스와 싸워 이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베를린은 20세기가 시작하면서 고난을 맞이하게 된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연달아 패배했고, 특히 2차 대전 말에는 연합국이 ‘악의 제국’의 심장부인 베를린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했다. 1943년 연합국의 집중포화로 무너진 카이저 빌헬름 교회는 아직도 파괴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승리의 사두마차가 위용을 뽐내는 브란덴부르크 문은 동, 서 베를린을 나누는 기점이 되어버렸다. 1990년 다시 하나가 되었지만, 아직도 곳곳에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베를린. 바로 이곳에서 오늘 이곳에서 평양예술단의 공연이 펼쳐진다. 사실 우리에게는 월드컵보다 더 의미가 큰 공연이다. 시작 시간보다 조금 일찍 극장에 도착했다. 극장 문을 살짝 열고 안을 보니 리허설 중인 모양이다. 80년대에나 유행했을 법한 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눈에 북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을 접해보았지만 이렇게 강한 동질감과 이질감을 동시에 느끼기는 처음이다. 한마디로 묘한 기분이다. “오빠, 문 닫고 나와요. 리허설 하는데 그렇게 오래 지켜보는 거 아니에요.” 민영이(유럽 홍보 활동을 위해 새로 합류한 독도라이더의 유일한 여성 멤버)의 핀잔에 화들짝 놀라 얼른 문을 닫았다. 오늘따라 잔소리도 많고 웃음도 많은 민영이. 딱 강석이 형이 무슨 유명한 건축물 앞에 섰을 때의 반응이다. 우리 모두 이제 겨우 이십대 초반이지만 그래도 전공은 속일 수 없나 보다. 국악을 전공하는 민영이는 오늘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 같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우리도 얼른 홍보물을 정리하고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무대 중앙의 ‘도이췰란드’라고 쓰인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쓴 엉성한 글씨에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까는 몰랐는데 이제 보니 무대며 조명이 너무 열악했다. 첫 곡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반갑습니다’였다. 다섯 명의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르며 하나 둘 객석으로 걸어나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다. 두 번째 곡에서는 여성 성악가가 앞줄에 앉은 외국인과 함께 춤을 춰 보였다. 숙련된 무대 매너와 시종일관 밝은 미소에 사람들 모두 환호를 보냈다. 성악가들이 하나같이 목소리가 맑았다. 특히 여성 성악가들은 고음 처리가 너무도 깨끗하여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젓대’라는 처음 보는 악기도 등장했다. 모양은 거의 대금과 흡사하다. 민영이가 계량한 대금 같다고 넌지시 알려주었다. “대금이랑 소리는 거의 비슷한데 음이 좀 더 다양한 거 같아요. 소리 내는 부분이 금속으로 되어 있어서 연주하기도 쉬울 것 같고요. 그런데 시김새(전통음악에서 선율을 이루는 골격음의 앞이나 뒤에서 그 음을 꾸며주는 장식음이나 음길이가 짧은 잔가락, 올라가는 음, 내려가는 음, 꺾어지는 음을 일컫는 말)가 좀 트로트 같네요.” 다른 얘기는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트로트 같다는 데는 공감했다. 젓대 연주뿐만이 아니라 성악가들의 노래도 전체적으로 트로트 같은 느낌을 준다. 어떻게 들으면 촌스럽고 어떻게 들으면 구수하다. 이어 무용 공연이 펼쳐졌다. 반주 음악과 함께 장구를 멘 무용수가 사뿐사뿐 걸어나오더니 이내 화려한 연주와 춤을 선보였다. 전통 무용이라면 조지훈의 ‘승무’에 나오는 정적인 동작들만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내 견문이 많이 얕았던 것 같다. 춤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현란했다. 마지막 곡 ‘다시 만납시다’가 흘러나올 무렵 우리는 먼저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모터사이클을 세워놓은 곳에 간이 부스를 만들었다. 이곳에 참석한 북한 사람들에게 우리가 하는 활동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약 서명까지 받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무엇보다 값어치 있는 보물이 될 것이다. 곧 건물에서 하나 둘 북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슴에는 김일성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를 달고 있다. 하지만 즐겁게 웃고 있는 그들의 얼굴은 바로 우리의 얼굴이고, 옆 사람과 재잘거리는 그들의 말 또한 익숙한 우리말이다. 여행 내내 백만 번은 했을 “안녕하세요. 저희는 독도라이더입니다”라는 말을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들이 다가왔다. 한 북한 청년은 우리의 모터사이클이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조금은 뿌듯한 목소리로 “국산 모터사이클이에요” 하고 말해주자 “아…!”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다들 외부 사람을 접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경계하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오히려 우리의 설명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독도 엽서와 지도를 기뻐하며 받아갔다. 그리고 몇몇은 우리의 활동을 지지한다는 서명란에 이름을 남겼다. 국적에는 ‘조선 사람’이라고 적었다. 가슴이 뭉클했다. “저기 계시는 분이 홍창일 북한 대사이니 가서 서명을 부탁드려 보십시오.” 한 사람이 나에게 넌지시 뜻밖의 정보를 알려주고 갔다. 유럽 한복판에서 이렇게 북한 대사를 만나게 될 줄이야. 좋은 기회이지만 한편 긴장이 되었다. “이러다 한국 돌아가자마자 보안법에 걸려 끌려가는 거 아냐?” “요즘도 납북되는 사람 있다던데.” 우리는 무시무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일단 부딪치고 볼 일. 씩씩하게 다가가 우리의 활동 취지를 설명해 드리면서 도움을 주실 수 있는지 정중하게 부탁드렸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혹시 말실수라도 했나 싶어 슬슬 불안해지던 찰나 대사님이 천천히 입을 여셨다. “어디서 서명하면 되나?” 그리고는 우리의 안내에 따라 간이 부스로 이동해 서명을 남기셨다. 내친김에 나는 “세계 횡단을 마치고 귀국할 때 중국이 아닌 북한을 통해 한국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대사님은 그저 “몸 건강히 여행하시오” 하는 말로 답하셨지만 그 속에 묻어 있는 한 조각의 따스함을 우리는 잘 느낄 수 있었다. 전 세계가 월드컵으로 들썩이던 2006년 독일의 여름, 그 열기와 조금은 동떨어져 조용히 베를린을 울리고 간 조선의 노래…. 그래서 더 애틋하고 인상 깊었던 공연과 북한 사람들을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아직 우리 땅에는 경계선이 그어져 있지만,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얼마든지 그 경계선이 사라질 수 있으리라. 글·사진 김영빈(독도라이더 팀장, 서울대 4학년) 2008년 7월 샘터에서 출간된 <독도라이더가 간다 - 21개국 3만4천 킬로미터, 232일간의 논스톱 모터사이클 세계 횡단기>를 통해 더욱 짜릿한 그들의 모험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08년 8월
  • 스타 무용가 김용걸·전인정 고국무대

    파리와 독일 등 유럽무대서 활약하는 한국 출신의 스타 무용가 2명이 오랜만에 나란히 고국 팬들에게 모습을 보여준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 김용걸과 재독 무용가 전인정. 김용걸은 하이서울페스티벌 여름축제 기간 중인 9∼12일 한강시민공원 여의지구 강변무대에서 자신의 안무작 ‘몬스터 발레’를 소개하며 전인정은 8·9일 오후 7시30분 마포구 시어터제로 무대에 신작 ‘솔로파티(Solo party)’를 갖고 오른다. 김용걸의 ‘몬스터 발레’는 볼보건설기계 중장비 시연팀이 조종하는 20t짜리 굴착기 4대의 작동과 국립발레단 무용수 9명의 발레, 호주 애크러배틱 무용수의 몸짓을 버무린 작품. 건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굴착기를 소품으로 써 기계에 지배되는 사회 속에서 아름다움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독특한 볼거리로 한 소녀가 추는 슬픈 춤이 기계들을 감동시킨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전인정의 ‘솔로파티’는 무대와 객석의 교감을 활용한 이색 솔로 춤. 무대 전체를 하나의 방으로 설정, 무용수와 관객이 모두 방 안의 일부로 꾸며가 결국 솔로 무용수와 관객 모두가 출연진이 되는 흐름이 독특하다. 무용수 전인정이 관객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교감을 나누고 그 소통이 이루어지는 동안 생기는 공백을 음악과 비디오 작품으로 채워내는 춤과 음악, 비디오아트의 혼합무대랄 수 있다. 공백을 채우는 시몬 룸멜의 다양한 악기 연주와 올리버 그림의 비디오아트 작품도 전인정의 새 춤 못지않게 객석의 신경을 자극하는 요소들이다. 전인정은 현재 독일 뒤셀도르프 탄츠하우스극장 공동제작자 겸 창작무용그룹 ‘블루엘레펀트 컴퍼니’ 대표로 활약중이며 지난 2005년 피나 바우시가 받았던 상인 NRW 공연예술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02)338-3513.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클래식·창작 발레에 해설까지

    클래식·창작 발레에 해설까지

    대학로 창조콘서트홀서 매주 월요일 펼쳐지는 ‘사랑의 세레나데’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무대. 우선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이원국이 상설 소극장 무대를 이어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작품의 독창성이다. 이원국은 20년간 국내 양대 직업발레단인 유니버설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활약하며 국내 발레계의 정상에 서있던 인물.“좀더 자주, 가깝게 관객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세운 뒤 자신의 발레단(이원국무용단)을 만들어 지난해 4월부터 소극장 무대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상설 소극장 발레 무대로는 국내 최초인 ‘사랑의 세레나데’는 클래식 발레와 이원국무용단의 창작 발레를 해설과 함께 선보이는 갈라콘서트. 공연 전단장인 이원국이 무대에 올라 작품 성격은 물론 발레 동작의 숨은 의미며 감상법을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준다. 작품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스파르타쿠스’‘차이콥스키’‘돈키호테’ 같은 유명 클래식 레퍼토리에 ‘조르바’‘애증’‘옹헤야’ 등 창작무를 얹은 것. 무대의 규모가 작고 무용수도 많지 않아 군무의 스펙터클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파드되(2인무)나 3인무를 통해 전하는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의 발길을 꾸준히 모으고 있다. “관객들과 더 친해지고 싶다.”는 이원국의 뜻대로 관객 반응을 면밀히 살펴 새 레퍼토리를 끼워 넣는가 하면 외부의 무용수를 초청해 무대에 세우기도 한다. 입소문이 번져 관객도 늘고 있고 공연장을 두번 세번 찾는 팬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오지의 작은 군부대 10여곳을 찾아가 군 장병들에게 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 공연장이 대부분 쉬는 월요일 열리는 틈새 무대. 공연은 12월29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1관에서 계속된다.(02)764-444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원작과 다른 로맨스 화려해진 ‘돈키호테’

    원작과 다른 로맨스 화려해진 ‘돈키호테’

    미국의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가 12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 다음달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릴 레퍼토리는 희극발레의 대표작이라는 ‘돈키호테’. 한국 팬들 앞에서 여는 두 번째 무대이다. 1940년 창단된 ABT는 영국의 로열발레단, 프랑스의 파리오페라발레단과 함께 세계 최정상 3대 발레단으로 꼽히는 단체.19세기의 전막 발레 ‘백조의 호수’‘잠자는 숲속의 공주’‘지젤’‘돈키호테’를 비롯해 ‘아폴로’‘레실피드’‘라일락 정원’‘로데오’등 주옥같은 20세기의 레퍼토리들을 잇달아 무대에 올리며 세계 발레의 정상에 올랐다. 특히 ‘Airs’‘Push Comes to Shove’는 현대발레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독특한 레퍼토리들. 영화 ‘백야’로 유명한 미하일 바리슈니코프와 조지 발란신을 비롯해 안소니 튜더, 제롬 로빈스, 아그네스 드 밀, 트와일라 타프 등 천재급 안무가들이 바통을 이어 일군 불후의 명작들이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 선보일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작품을 모티프로 삼았지만 원작과는 판이한 버전. 예쁘고 발랄한 아가씨 키트리와, 가난하지만 낙천적인 젊은 이발사 바질리오가 우여곡절 끝에 사랑을 이루어가는 러브 스토리로 꾸며졌다. 세르반테스 원작의 주인공 돈키호테는 한낱 조연에 머물 뿐. 원작과는 사뭇 다르게 돈키호테와 그의 충복 산초, 판자 두 사람은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리오가 펼쳐가는 로맨스의 들러리일 뿐이다. 정열적인 스페인 춤이 볼거리로 삽입되면서도 고전발레의 특징인 고난도 테크닉과 화려한 기교가 그대로 살아있어 현대와 고전 발레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경쾌한 레퍼토리. 무엇보다 ABT의 스타 무용수들이 매 공연마다 바꿔가며 무대에 올라 팬들이 스타 무용수들의 기량을 비교해볼 수 있다. 팔로마 헤레라·호세 마뉴엘 카레뇨(1일 오후 8시), 헤르만 코르네호·시오마라 레이즈(2일 오후 3시), 에단 스티펠·질리안 머피(2일 오후 8시), 데이비드 홀버그·미셸 와일즈(3일 오후 4시)가 그 주인공들이다. 본 공연에 앞서 31일 오후 8시 열리는 오프닝 갈라도 만만치 않은 무대. 클래식 발레의 화려함이 살아있는 헤럴드 랜더의 ‘에튜드’(Etudes)와 모던발레의 상상력을 앞세운 트와일라 타프의 ‘래빗 앤드 로그’(Rabbit and Rogue) 두 작품이 한국 초연된다. ‘에튜드’가 예술적인 성취를 위한 무용수들의 고난한 과정을 시각적으로 무대 위에 풀어낸다면 ‘래빗 앤드 로그’는 검은색 의상의 로그와 흰색의 래빗이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통해 세상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문제를 들여다본 흥미로운 작품이다. ABT의 스타 무용수들이 한 무대에 오르는 보기 드문 자리. 특히 미하일 바리슈니코프와 공동작업했고 빌리 조엘과 호흡을 맞춘 뮤지컬 ‘Movin’ Out’으로 유명한 안무가 트와일라 타프의 면모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무대이다.(02)399-1114∼6.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발레스타’ 강수진 순회공연 지방 팬들은 벌써 설렌다

    ‘발레스타’ 강수진 순회공연 지방 팬들은 벌써 설렌다

    한국이 낳은 ‘월드 발레스타’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을 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잇따라 열린다. 20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인천(22일 인천서구문화회관), 거제(24일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구(26일 대구수성아트피아), 김해(28·29일 김해문화예술의전당), 포항(30일 효자아트홀), 의정부(8월1일 의정부문화예술의전당) 등 7개 지역을 도는 순회공연 ‘강수진과 친구들’. 강수진이 바쁜 일정 탓에 지방 팬들의 거듭되는 요청에 응하지 못하다 올 여름 예정된 해외공연을 모두 물린 채 전격 마련한 무대로, 강수진 자신이 총감독을 맡았다. 공연은 매년 7월 스페인에서 열어온 발레와 뮤지컬 갈라의 레퍼토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형식. 고전 레퍼토리에서부터 컨템포러리댄스, 귀에 익은 친숙한 멜로디의 뮤지컬 음악 등 다채롭게 짜여졌다. 우선 강수진은 자신이 선정해 초청한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남성 주역 마리진 레이드 메이커, 제이슨 레일리가 그들이다. 이들은 강수진의 대표작 ‘카멜리아 레이디’(춘희)와 강수진이 가장 좋아한다는 ‘오네긴’중 하이라이트 2인무를 강수진과 함께 선사한 뒤 듀엣 ‘마이 웨이’를 별도로 선사한다. 주역 무용수 에릭 고티에는 솔로 ‘에어 기타’와 ‘레 브루조아주’로 한국 팬들을 맞는다. 뮤지컬 가수들이 선사하는 뮤지컬 작품 명곡도 짭짤한 덤. 랜디 다이아몬드와 마리셀 웰크가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게세마네 동산’,‘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지금 이순간’,‘캐츠’의 ‘메모리’ 등 주옥같은 넘버들을 부른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유서연, 캐나다 서든리댄스 시어터의 정정아, 스웨덴 왕립발레단의 남민지 등 해외 활동 중인 한국 출신들의 춤솜씨도 오랜만에 볼 수 있는 무대. 여기에 국립발레단, 영스타, 현대무용단 LDP가 찬조출연해 기량을 겨룬다.(02)3674-221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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