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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은, BOP 솔리스트로 승급

    세계 최정상의 파리오페라발레단(BOP)에서 활동 중인 발레리나 박세은(24)이 솔리스트로 승급했다. 10일 BOP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세은은 최근 승급 심사를 거쳐 ‘코리페’(군무의 선두로 무용수를 구분하는 다섯 등급 중 네 번째)에서 ‘쉬제’(솔리스트급으로 세 번째 등급)로 승급했다. 박세은은 한국인으로서는 발레리노 김용걸에 이어 두 번째, 한국 발레리나로는 최초로 지난해 6월 이 발레단의 정단원으로 발탁됐다.
  • 전통춤의 멋과 흥 창작춤과 교감하다

    전통춤의 멋과 흥 창작춤과 교감하다

    우리 춤의 전통과 현재의 진화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춤의 제전이 열린다. 오는 13~20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에서 펼쳐질 제28회 ‘한국무용제전 소극장 춤 페스티벌’이다. 사단법인 한국춤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중견 전통 춤꾼들의 견고한 기량과 젊은 춤꾼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두루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축제의 서두인 13~14일에는 전통춤 공연이, 16·18·20일에는 창작춤 공연이 차례로 열려 다채로운 몸짓을 선보인다. 13일 정진욱 경남대 교수는 여자의 전신이 예리한 눈으로 돼 있음을 뜻하는 산조춤(몸의 눈)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한 여인의 정서를 인생, 우주를 꿰뚫어보는 눈빛에 비유하며 여인의 희로애락을 산조의 가락에 실어 보낸다. 같은 날 박덕상은 구름 위를 노닐듯 가뿐한 발 디딤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는 소고춤을 무대 위에 뿌린다. 14일 최영란 목원대 교수는 흰 명주수건을 양손에 들고 추는 양손살풀이로, 우아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춤사위를 풀어낸다. 16일 박영애 안무가는 전남 신안군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장례문화이자 서남해 지역 남사당과 관련된 토착 민속 연희 ‘밤달애’를 세련된 감각으로 재탄생시킨다. 18일 윤수미 댄스 컴퍼니 단원인 서은지는 동트는 새벽, 더 나은 세상에 닿으려는 여인의 간절한 이야기와 학연화대합설무의 상징인 학을 결합한 창작 무용 ‘라의 눈’(태양의 눈)을 펼친다. 20일 젊은 무용수들의 모임인 ‘움직임 연구회 수(秀)’에서 활동하는 안덕기 안무가는 강강술래의 집단 형태와 주술적, 유희적 의미를 모티프로 따온 창작춤 ‘하쿠나마타타’로 관객과 교감한다. 백현순 한국춤협회 회장(한국체육대 교수)은 “40~50대 전통 춤꾼들이 우리 춤 고유의 멋과 흥을 느끼게 한다면 젊은 안무가들은 각자 개성 있는 빛깔로 엮은 창작춤의 재미를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2만원. (02)410-6888.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커버스토리] 간헐적 단식 No! 유산소 운동 No! 근력 운동은 Yes!

    [커버스토리] 간헐적 단식 No! 유산소 운동 No! 근력 운동은 Yes!

    “1㎏의 무게도 안 되는 물병을 들고 팔을 앞뒤로 흔들면 과연 팔뚝 살이 빠질까.” 대답은 ‘아니오’다. 호주 모던 필라테스 협회의 한국 지부 수석강사이자 지난 10년간 연예인과 일반인 수백명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해 온 고병준(37)씨. 그는 “예쁜 몸은 결코 예쁘게 운동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살빼기에 관한 한 전문가인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이어트에 대한 몇 가지 오해들을 털어놨다. 그는 가장 먼저 “다이어트에는 왕도가 없는데, 사람들은 자꾸만 왕도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덴마크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핫요가, 필라테스 등 특정 식이요법이나 운동이 반짝 인기몰이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살을 빼고 유지하려면 고강도의 운동, 식이요법, 생활패턴 조절 등 3박자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고씨는 “전교 1등을 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노하우가 있는 것처럼 다이어트도 노하우가 있는 것이지 노력 없이 하는 경우는 없다”며 “힘든 노력을 들이지 않고 살과의 전쟁을 벌이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최근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운동을 안 하고 12~24시간 굶기만 해도 살이 빠진다는 간헐적 단식은 최근 몇몇 방송 매체에 소개되면서 서점에는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복을 유지하는 상태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그만큼 위의 크기가 줄어들고 자연스레 음식물에서 나오는 독소도 적어져 다이어트 및 건강 개선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씨는 “간헐적 단식의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장시간 공복을 유지한 후 어떤 음식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지 소개된 적이 없다”며 “이는 오히려 심각한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체질적으로 위가 약한 사람들의 경우 위산이 분비될 확률이 높아 건강에도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살을 빼는 데 효과적인 운동으로 손꼽히는 유산소 운동에 대해서도 그의 생각은 달랐다. 고씨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저강도 유산소 운동인 파워워킹이 퍼진 지 꽤 오래됐지만 단순히 걷는 것만으로는 심박수가 빨라지지 않는다”며 “심폐기능 개선 효과도 미미하고, 체지방 연소율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활 속에서 이미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별도의 운동 시간에는 차라리 뛰거나 근육량을 늘릴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최근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데 주력을 하고 있다는 그는 “필라테스를 요가의 한 종목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몇몇 스트레칭 동작이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운동”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호흡법에 따라 매트 위에서 동작을 하는 요가와 달리 필라테스의 경우 요가, 웨이트트레이닝, 발레 등의 원리가 합쳐진 운동이다. 필라테스는 1900년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한 포로 수용소 병원에서 근무하던 독일인 요제프 필라테스가 당시 수용소 안에 있던 침대와 매트리스를 이용해 고안한 근육 강화 운동이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으로 건너간 필라테스가 무용수들의 재활 치료에 이 운동을 보급했다. 1980년대부터 마돈나, 제니퍼 로페즈, 줄리아 로버츠 등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필라테스로 몸매를 가꿔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다이어터’들에게 “2주 동안 자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상세히 수첩에 기록하고, 무엇이 살을 찌게 하는 요인인지 자각하는 게 가장 첫 번째 할 일”이라며 “근력 운동에 초점을 두되 운동의 강도를 서서히 높여 가야 흥미를 잃지 않고 다이어트 과정을 즐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다시 보여주려 한다, 삶의 변주곡

    다시 보여주려 한다, 삶의 변주곡

    ‘스페인의 열정으로 피워 올린 두엔데(황홀경)를 만난다.’ 2011년 내한 이후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쇄도했던 스페인 국립플라멩코발레단(BNE)이 관능 넘치는 플라멩코로 다시 한국 관객을 유혹한다. 오는 6~10일 LG아트센터에서 다채로운 리듬, 감정의 스펙트럼으로 요동치는 스페인 춤의 세계로 안내한다. 35년의 역사를 지닌 BNE는 플라멩코, 볼레로, 판당고 등 모든 종류의 스페인 춤을 구사하며 스페인국립무용단(CND)과 더불어 스페인을 대표하는 무용단이다. 2011년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에 예술감독으로 발탁되며 화제를 모은 세계적인 안무가 안토니오 나하로(38)는 전통과 혁신 사이를 영민하게 조율하며 BNE를 이끌고 있다. 지난 30일 중국 공연 중이던 나하로 감독을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마드리드 출신으로 7세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해 15세 때부터 전 세계를 돌며 스페인 춤의 매력을 알려온 그는 “스페인인들에게 플라멩코는 춤의 한 종류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플라멩코를 출 때는 몸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면에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도 함께 끄집어내 무대에 구현합니다. 때문에 플라멩코를 추고 감상한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기회입니다.” 15세기에 태어난 플라멩코가 지금까지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그는 “플라멩코 자체가 인간의 희로애락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춤이기 때문”이라며 “더구나 우리 무용수들이 지닌 고도의 댄스 테크닉에 섬세하고 세련된 표현력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민족·나라의 경계와 상관없이 세계인들이 순수한 예술로서 플라멩코가 지닌 아름다움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BNE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스위트 세비야’와 ‘그리토’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스위트 세비야’는 ‘시대를 초월해 모든 스페인 춤을 소화할 수 있다’는 BNE의 자신감과 목표를 보여 주는 공연이라면, ‘그리토’는 ‘플라멩코의 맨얼굴을 보여 주는 완벽한 쇼’다. 나하로 감독은 피겨 스케이트계에서도 알아주는 안무가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그는 자신이 안무를 짠 ‘플라멩코’로 프랑스 아이스댄싱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겼다. 빙판 위에서도 명성을 떨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을 진정한 플라멩코 댄서로 완벽히 단련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수들이 모든 움직임뿐 아니라 눈빛에서조차도 플라멩코의 정서를 담을 수 있게끔 오랜 시간 맹연습하고 그 결과를 얼음 위로 옮깁니다. 플로어에서 추는 플라멩코가 불처럼 강렬하고 묵직하다면, 얼음과 공기를 능란하게 다뤄야 하는 아이스링크에서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가 쓰이죠. 하지만 아이스링크든, 극장에서든 플라멩코만이 지닌 에너지와 정신을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게 제 목표예요.” 4만~12만원. (02)2005-0114.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파격·비극의 몸짓

    현대무용의 성지 벨기에에서도 혁신적인 안무로 정평이 난 피핑 톰 무용단이 내한한다. 무용·음악에 극적 요소를 더하는 형식의 파격미와 현대인의 삶에 깃든 비극성을 절묘하게 조합해 내는 그들의 작품을 다음 달 2~3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유럽, 미국 전역을 돌며 150회 이상 공연해 갈채를 받은 ‘반덴브란덴가 32번지’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1982)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산 중턱의 누추한 트레일러에서 하루하루를 나는 사람들은 자신의 뿌리, 가족의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친다. 초현실적인 영화를 보는 듯한 과감한 몸짓들이 스트라빈스키, 바흐,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에 힘입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국인 무용수 김설진·정훈목의 활약상도 확인할 수 있다. 3만~7만원. 학생·청년(만 25세까지) 20% 할인. (02)2005-0114.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옷벗는 교화 공연’ 물의 원주교도소장 직위해제… “교화공연이 아니라 스트립쇼”

    ‘옷벗는 교화 공연’ 물의 원주교도소장 직위해제… “교화공연이 아니라 스트립쇼”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화 공연 중 여성이 옷을 벗는 공연으로 물의를 빚은 강원 원주교도소장이 직위 해제됐다. 법무부는 22일 이른바 ‘옷 벗는 교화 공연’과 관련해 원주교도소장을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원주교도소는 지난달 26일 교도소 운동장에서 수용자 수백명을 대상으로 열린 교화 공연에서 공연자로 참석한 여성 한명이 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옷을 벗는 ‘스트립쇼’ 분위기의 공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단체 등이 후원한 이 공연에는 수용자들과 교정위원, 교도관 등 총 550여명이 참석했다. 당일 오전 체육행사에 이어 오후에는 가수와 무용수 등이 출연해 노래와 춤 등으로 2시간 30분 남짓 공연을 이어갔다. 법무부 관계자는 “옷 벗는 교화 공연 논란과 관련해 감찰관실에서 현재 진상 조사 중”이라면서 “이에 대한 관리 책임으로 해당 교도소장을 직위 해제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륙의 남녀 한국 발레 중심에 서다

    대륙의 남녀 한국 발레 중심에 서다

    중국, 러시아, 호주, 이탈리아, 일본 등 다국적 군단으로 이뤄진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한국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나라는 중국이다. 단원 60명 가운데 10명이 중국 출신이다. 이 가운데 주역으로 활동하는 무용수는 단 두 명, 수석 무용수인 황전(黃震·29)과 솔리스트 팡멍잉(方?穎·23)이다. 오는 24~2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오를 ‘디스 이즈 모던’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두 사람을 지난 17일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첫번째 작품 ‘블랙케이크’에서 연인 역할로 첫 파드되(2인무)를 선보일 이들의 몸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잘 벼려져 있었다. 중국 상하이 출신인 황과 허난성 출신인 팡은 모두 엉뚱한 이유로 발레를 시작했다. “어릴 때 몸이 워낙 약해 운동을 하면 나아질까 싶어서 무용을 시작했어요.”(팡) “저는 아무것도 모르던 9살에 발레를 좋아하던 엄마에게 이끌려 상하이희극학원에 들어가면서 발레 인생을 시작했어요.”(황) 하지만 각각 184㎝, 171㎝의 큰 키에 긴 팔다리 등 무용수로서의 신체조건을 타고난 두 사람에게 발레는 곧 ‘삶’ 자체가 됐다. “정신없이 공연을 마치고 나서 커튼콜 때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쏟아지면 내가 살아 갈 가치가 여기에 있구나 느끼곤 해요.”(황) “입단 5년 만인 지난해 처음 ‘호두까기 인형’으로 주역으로 데뷔했을 때 가슴이 벅차 공연이 끝나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요. 부모님은 고향에서 제 공연 DVD를 보고 펑펑 우셨죠.”(팡) 유니버설발레단에서도 손꼽히는 ‘조각미남’인 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홍콩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하며 유럽 발레단에서 입질을 받았다. 팡은 중국의 유일한 고등무용교육기관인 베이징무도학원에 3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뒤 2006년 베이징국제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한 발레 인재였다. 그런 이들이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뭘까.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잇따라 우승하는 등 한국 발레의 성장세가 놀라웠어요. 당시 베이징무도학원 선생이었던 유병헌(현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 감독님이 저를 눈여겨 보시고 이끈 영향도 크지만요(웃음).”(팡) 팡은 차근차근 제 몫 이상을 해내며 코르드발레(군무 무용수)로 입단한 지 6년 만인 올해 솔리스트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호두까기 인형’, 지난 3월 ‘백조의 호수’ 주역을 거쳐 5월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이 1986년 초연한 창작발레극 ‘심청’에서 27년 만에 첫 외국인 심청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반대로 황은 초고속으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7월 솔리스트로 입단한 지 8개월 만인 지난 3월 ‘백조의 호수’ 주역 데뷔와 함께 수석무용수로 뛰어올랐다. 유병헌 감독에게 “깊이 있는 표현력과 성숙한 연기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매 공연마다 배역 연구에 몰두하는 그이지만 다른 수석 무용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아직은 부담이 더 크다. “9년간 홍콩발레단에서 수많은 작품을 소화했지만 한국에 와서는 무용수들과 비교하는 시선들이 더 의식돼서 두려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주역끼리 선의의 경쟁은 늘 있으니까 크게 좌절하지는 않죠. 지방 공연을 가면 단원들과 노래방에 몰려가 각자 한국, 중국 노래를 부르고 놀며 스트레스를 풀곤 해요(웃음).”(황)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등으로 줄곧 2인무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현대발레라는 새로운 도전을 함께 앞두고 있다. 상류층의 와인파티에 초대받은 커플들이 취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몸짓으로 엮은 ‘블랙케이크’다. “인간관계의 여러 단면과 그 속에 깃든 갖가지 감정을 완성도 높은 춤으로 보여드릴게요.”(팡) 1만~8만원. (070)7124-17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비보잉·애크러배틱… 우린 ‘춤 연기’ 하는 배우”

    “비보잉·애크러배틱… 우린 ‘춤 연기’ 하는 배우”

    종지기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그리워하며 ‘성당의 종들’을 부르자 무대 천장에서 대형 종 3개가 내려왔다. 이어 앙상블 배우들이 다리의 힘에 의지해 종에 거꾸로 매달린 채 춤을 추는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다른 대형 뮤지컬과 달리 화려한 무대세트가 없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를 채우는 건 앙상블 배우들의 환상적인 춤이다. 이들은 주·조연들의 뜨거운 감정을 격렬한 몸동작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비보잉 댄스와 애크러배틱, 벽을 오르내리는 ‘묘기’까지 선보인다. 곡예에 가까운 춤으로 무대를 수놓는 앙상블 배우들은 사실 전원이 전문 무용수다. 1회 공연에 ‘댄서’ 12명과 ‘애크러배트’ 5명이 무대에 오른다. 대형 뮤지컬들이 갈수록 화려한 퍼포먼스를 강조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뮤지컬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댄서’. 고난이도의 춤은 물론 연기와 노래까지 소화하며 뮤지컬의 숨은 조역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댄서로 활약하고 있는 이종혁(왼쪽·29)씨와 이유청(오른쪽·27)씨는 대학에서 각각 현대무용과 발레를 전공했다. 종혁씨는 ‘영웅’(2009), ‘피맛골 연가’(2011), ‘파리의 연인’(2012) 등을 거쳤으며 ‘라카지’(2012)에서는 여장을 한 채 춤을 추는 ‘라카지 걸’을 맡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댄서 팀장 격인 ‘댄스 캡틴’을 맡고 있는 베테랑. 유청씨는 ‘노트르담 드 파리’(2009)로 데뷔해 ‘엘리자벳’(2012)에서는 ‘죽음의 천사’를, ‘영웅’(2012)에서는 독립군을 연기했다. 수려한 외모로 적잖은 여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우리나라에서 공연된 뮤지컬 중 춤이 가장 화려하고 어려운 작품으로 꼽힌다. “춤의 예술성이 워낙 뛰어나 뮤지컬계에서 활동하는 댄서들에게는 한번쯤 해보고 싶은 작품입니다.”(유청) 하지만 이들이 춤만 추는 것은 아니다. 집시와 근위대 등의 역할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앙상블 배우나 댄서 모두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댄서들이 춤이라는 도구로 연기를 할 뿐이죠. 다른 작품들에서는 댄서들도 마찬가지로 노래와 대사를 다 합니다.”(종혁) 전문 무용수라 해도 고된 연습과 공연을 거뜬히 해내기는 힘든 일. 종혁씨는 목 근육을 다쳐 한동안 목이 돌아가지 않았고 유청씨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피멍이 들었다. 다른 공연도 마찬가지다. ‘엘리자벳’의 ‘죽음의 천사’를 맡았던 댄서들은 무거운 날개를 다는 한쪽 팔만 퉁퉁 부어올랐고, ‘라카지’는 10㎝가 넘는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느라 발목이 성한 날이 없었다. “몸이 아파도 다른 배우들에게는 비밀로 할 때가 많아요. 서로 피해를 주기 싫은 마음 때문이죠.”(종혁) 뮤지컬 무대에서 댄서들은 없어서는 안 될 버팀목이 되고 있다. 화려한 탭댄스가 주를 이루는 ‘브로드웨이 42번가’, ‘라카지’, 12월 막을 올리는 ‘카르멘’ 등은 오디션에서 무용 전공자를 우대하거나 춤 실력을 중요하게 평가했다. 일사불란한 군무가 돋보이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은 아예 댄서를 따로 선발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뮤지컬에서 활동하는 댄서는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지금은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가 30~40명 되는 것 같습니다.”(종혁) 하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이란다.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섭외 요청이 와도 다른 작품과 겹칠 때는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유청) 춤에 관한 한 최고의 기량으로 뮤지컬 무대의 한 축을 이루건만 이들은 오히려 함께 호흡 맞춰 춤을 추는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저희 댄서들에게도 어려운 안무를 배우들은 짧은 기간에 다 소화해내요. 연습할 때 그들은 눈빛부터 달라요.”(종혁) 그런 배우들과 함께 근사한 무대를 빚어낸다는 건 말할 수 없이 큰 자부심이다. “댄서와 배우, 스태프가 만나 노래와 춤, 연기로 하나가 된다는 건 환상적인 경험입니다. 서로 힘을 합하는 순간 에너지가 터져나와요. 마치 기름에 불이 붙듯 말예요.” 11월 17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3만원. (02)541-318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댄싱9 최종 우승팀은 ‘레드윙즈’… “점수차는 겨우”

    댄싱9 최종 우승팀은 ‘레드윙즈’… “점수차는 겨우”

    ’댄싱9’의 최종우승팀은 레드윙즈로 결정됐다. 5일 방송된 Mnet ‘댄싱9’에서는 5차 생방송 후반전이 펼쳐져 레드윙즈와 블루아이의 마지막 단체전 대결이 진행됐다. 이날 레드윙즈는 ‘To Glory’에 맞춰 고대 문명의 신비를 파워풀하게 표현했다. 비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레드윙즈에 이어 블루아이는 ‘Revival(Dj Skee&THX Remix)’에 맞춰 춤의 전쟁을 주재로 무대를 꾸몄다. 심사위원 김주원은 “모든 참가자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것 같다. 어떤 심사평을 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 모두 좋은 프로 무용수들이다”라고 말했다. 점수도 100점 만점을 부여했다. 두 팀의 단체무대 대결 결과 레드윙즈는 평균 96.6점을, 블루아이는 97.9점을 받았다. 최종 점수 합산 결과 레드윙즈는 750.1점, 블루아이는 749.5점으로 0.6점 차이로 레드윙즈가 우승을 거뒀다. 우승팀인 레드윙즈는 다음달 1일과 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달 동안의 짧은 만남… 조선왕실의 기품에 빠지다

    두달 동안의 짧은 만남… 조선왕실의 기품에 빠지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원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전통 무용복 차림의 여성 무용수가 전통악기의 정갈한 음률을 타고 고아한 ‘춘앵전’의 춤사위를 펼쳐 보였다. 무용수의 얼굴에는 120년만에 돌아온 귀한 손님을 맞는 반가움이 서렸다. 이날 행사는 이튿날 개막하는 ‘미국으로 간 조선 악기-120년 만의 귀환’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 춘앵전이 무엇인가. 정조의 손자이자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가 어머니인 순원왕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춤으로, 최초의 향악정재(鄕樂呈才·궁중행사에 쓰이는 전통 음악과 무용) 독무로 꼽힌다. 이른 봄날 아침에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무용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이 춘앵전은 조선 최초의 해외공연으로, 1893년 미국 시카고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였던 것으로 기록된다. 이를 지켜본 당시의 클리블랜드 미 대통령은 “신비롭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대조선’이란 국호와 태극기를 앞세우고 참가한 10명의 조선 악공들이 품은 긍지도 대단했다. 그해 3월 고종황제의 명을 받아 정경원 출품사무대원의 인솔로 제물포에서 출항한 사절단은 일본 요코하마를 거쳐 한 달여 만인 4월 말 시카고에 도착했다. 유럽 열강에 자극받은 미국은 철학·경제·과학은 물론 음악·연극 등 예술 공연을 더해 성대한 박람회를 열었다. 매뉴팩처스 빌딩 구석에 전시관을 차린 조선은 여덟 칸의 기와집을 짓고 대포 등 무기류와 복식류, 가구, 방석 등을 전시했다. 조선 악공들은 전시관 내에서 전통음악을 연주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들이 갖고 간 악기 10점은 돌아오지 못했다. 조선의 문물을 널리 알리려던 고종의 뜻에 따라 악기들은 보스턴 인근 피바디에섹스박물관에 기증됐다. 주재근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은 “청나라의 내정간섭이 심한 상황에서 고종은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길 원했고 이를 위해 기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악기들은 국립국악원이 수년에 걸쳐 피바디에섹스박물관에 대여를 요청해 지난 1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두 달간 전시일정으로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를 찾았다. 국립국악원은 해외 국악 유물을 소개하는 행사를 이어왔고, 지난해에는 파리만국박람회에 출품된 국악기 11점을 프랑스음악박물관으로부터 가져와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는 본래 미국으로 건너갔던 10점 가운데 해금·용고 등 상태가 좋지 않은 2점을 제외하고 장구·당비파·양금·거문고·생황·대금·피리(2점) 등 8점이 돌아와 공개됐다. 파손 방지를 위해 특별 포장된 악기들은 애초 화물기편으로 운송될 예정이었지만 중앙박물관 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여객기편으로 들어왔다. 지난달 24일 뉴욕 외곽의 케네디국제공항에선 철저한 보안 속에 악기들이 실렸고, 피바디에섹스박물관 관계자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밤을 꼬박 새우며 악기를 지키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국악기들은 줄 이음새 하나까지도 왕실의 기품을 내뿜는다. 장구의 가죽과 울림통을 고정시키는 가막쇠에는 왕실 상징인 용 문양이 새겨졌다. 가죽으로 만든 장구의 줄조이개에는 섬세한 수가 놓였고, 당비파 뒤쪽에 달린 줄은 군주를 뜻하는 화려한 붉은색으로 치장됐다.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4줄씩 총 56개의 철사 줄로 이뤄진 양금은 120년 전에 만든 것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멀쩡하다. 모두 3부로 꾸민 이번 전시는 ‘시카고 만국박람회와 조선 전시실’(1부), ‘시카고 만국박람회와 조선 음악’(2부), ‘국악 유물’(3부)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에선 120년 전 문화를 통해 자주국가를 염원했던 고종의 노력과 함께 조선시대 기록으로 남은 다른 국악 관련 중요 유물들도 만날 수 있다. 관람은 무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메가박스, 새달 16일까지 세계 유명 고전 발레 실황 상영

    세계의 유명 고전 발레 실황을 국내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메가박스는 영국로열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고집쟁이 딸’의 공연실황을 국내 최초로 개봉한다고 26일 밝혔다. 로열발레단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아메리칸발레시어터와 함께 세계 3대 발레단으로 꼽힌다. 이날부터 10월 16일까지 상영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케네스 맥밀란의 안무를 바탕으로 로열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로런 커스버슨이 줄리엣을, 페데리코 보넬리가 로미오를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원작 삼은 고전 발레다. 10월 17일 개봉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와 함께 3대 고전 발레로 불리는 작품으로 러시아 고전 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연출한 안무를 토대로 했다. 11월 7일에는 ‘고집쟁이 딸’이 개봉한다. 부잣집 아들과 억지 결혼을 해야 하는 리즈와 그의 연인 콜라스의 사랑을 희극적으로 담은 코믹 발레 장르다. 공연 실황은 메가박스 코엑스를 비롯해 전국 13개 지점에서 상영되며 티켓 가격은 2만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메가박스 홈페이지(www.megabox.c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원초적 몸짓 속 초현실주의 세계…한껏 벼려진 몸 그 충만한 에너지

    원초적 몸짓 속 초현실주의 세계…한껏 벼려진 몸 그 충만한 에너지

    세계 공연예술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는 해외 수작들이 새달 서울을 뒤덮는다. 오는 10월 2~26일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는 전 세계 7개국 19개 작품을, 10월 7~27일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16개국 51개 작품을 골라 관객들에게 ‘진상’한다. 중산층의 위선을 9살 소년의 눈으로 까발리는 프랑스 잔혹극부터 미국 대표 현대발레단의 세계 초연작까지 두 축제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소개한다. [공연] SPAF 새달 2일 개막…佛잔혹극 ‘빅토르… ‘ 주목 올해로 13회를 맞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는 초현실주의적 경향의 해외 작품들과 작가주의의 길을 걷는 국내 예술가들의 작품을 조명한다. 지금까지 사실주의 연극을 중심으로 소개해 왔지만 올해는 초현실주의 연극과 표현주의 퍼포먼스 등이 국내 공연계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개막작인 ‘빅토르 혹은 권좌의 아이들’(10월 2~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프랑스 문화계의 거장 에마뉘엘 드마르시 모타가 연출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9살 소년 빅토르가 자신의 생일에 6살 소녀 에스테르를 초대해 자기 아버지의 불륜을 연극놀이를 통해 폭로한다. 20세기 초반 프랑스 부르주아 사회의 위선과 탐욕, 허위를 풍자하며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는 이 작품은 1929년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미국의 1인극 ‘손택: 다시 태어나다’(10월 3~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미국 현대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미국 지성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문화평론가 수전 손택의 동명 자서전을 그의 아들인 데이비드 리프가 각색한 작품으로, 자신의 학문적·성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젊은 시절 손택의 고통과 방황을 촘촘히 그렸다. 시적인 비디오와 사운드로 명성이 높은 빌더스 어쏘시에이션은 무대 뒤에 노년의 손택을 영상으로 등장시켜 무대 위 배우가 연기하는 젊은 손택과 대화를 나누는 식으로 연출했다. 사물과 무용수의 움직임과 음악이 융합된 프랑스의 복합극 ‘푄의 오후’(10월 19~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비닐봉투, 테이프, 우산 등 일상적인 사물들이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에 맞춰 무용수와 함께 춤을 춘다. 무용수는 사물들을 스쳐 가는 정도로 미세하게 움직이지만 이를 통해 사물들은 생기를 불어넣은 듯 자유로이 나부낀다. 눈앞에 펼쳐지는 마법 같은 광경은 공연예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관람 등급도 만 4세 이상으로 가장 낮다. 폐막작 ‘왓 더 바디 더즈 낫 리멤버’(10월 25~2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인간의 육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확인할 수 있는 무용극이다. 9명의 무용수가 무대를 가로지르고 뒹굴고 서로를 뛰어넘는 원초적인 움직임 속에서 절제할 수 없는 육체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2만~7만원. (02)3668-0100~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무용] SIDance 새달 12~13일 美 현대바레단 초연작 기대 잘 벼려진 육체가 뿜어내는 에너지로 충만한 무대가 온다.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발레단 콤플렉션스 컨템포러리 발레단이 10월 12~13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선보이는 레퍼토리 3편이다. 다양한 국적 출신인 무용수들은 발레에 머물지 않고 재즈, 힙합 등 춤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관객을 숨가쁘게 몰아붙인다. 특히 무용 팬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작품은 세계 초연작인 ‘회상’이다. 한국인 무용가로 이 발레단의 부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주재만이 직접 안무해 빚어낸 작품이라 의미가 더 깊다.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과 사소한 경험들이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고찰이 몸의 언어로 쓰여진다. 이들의 작품 가운데 가장 어렵고 그로테스크하다는 평을 받은 ‘목성의 달빛’은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등 다양한 피아노곡을 타고 흐른다. 록밴드 U2의 음악을 배경으로 한 ‘상승’은 음악만큼 격정적이고 리듬감 넘치는 안무로 눈길을 끈다. “내 안에 숨어 있는 괴물들을 끌어내며 더 이상 외칠 수 없는 이들의 목구멍에 걸려 있는 말들을 대신하는 춤.” 흑인들의 춤인 크럼프 댄스를 가리켜 프랑스 무용가 에디 말렘이 묘사한 말이다. 크럼프 댄스는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빈민 지역에서 인종 폭동이 일어났을 때 탄생한 춤이다. 에디 말렘 무용단은 이 ‘분노와 증오의 춤’을 현대무용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을 10월 1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부려 놓는다. ‘강력한 왕국에 대한 예찬’이다. 분노의 춤이 바흐의 ‘전주와 푸가’와 일렉트로닉 음악이 뒤섞이며 일으킬 화학반응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개막작으로 뽑힌 캐나다 무용단 카 퓌블릭의 ‘배리에이션 S’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발력과 예민함,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 시절 청소년기를 8명의 무용수가 그려 내는 작품이다. 몸짓으로 구현한 ‘인생의 봄’이 7개의 다양한 버전으로 변주되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와 어우러지는 조합이 주목된다. 한국 무용수들의 선전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최근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나인’에서 유명해진 이인수가 이끄는 EDx2 무용단의 독창적인 안무와 프랑스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남영호 무용단의 한국적인 미학이 담긴 ‘달항아리’ 등이 포진해 있다. 2만~8만원. (02)3216-1185.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학교 밖에서 배운다] (6)인천 청소년수련관 합동공연 ‘스토리 인천’

    [학교 밖에서 배운다] (6)인천 청소년수련관 합동공연 ‘스토리 인천’

    “손짓은 더 크게하고 빨리빨리 움직이세요.” 지난 13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부평아트센터. 중고등학생 10여명이 지도 교사의 주문 사항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무대에 올랐다. 먼저 태권도복을 단정하게 입고 등장한 태권소녀 두 명은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그룹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노래에 맞춰 발차기와 정권 지르기를 선보였다. 힘찬 몸짓은 선율과 어우러져 그럴싸한 춤사위가 됐다. 뒤이어 사격, 야구, 펜싱, 피겨스케이팅 종목 등도 춤으로 재현됐다. 종목별로 따로 이뤄지던 무대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함께 춤을 추며 막을 내렸다. ‘잘한다’ ‘최고다’라는 반응이 관객석에서 터져나왔다. 무대에서 내려온 최은지(14·인성여중)양은 “내년에 인천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이 나라와 인종 구분 없이 다 같이 화합하는 대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학생들의 문화 감수성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현재 ‘상상학교’라는 이름 아래 전국 10개 문화예술교육 단체들을 지원, 수련관 등 46개 시설에서 청소년들이 연극, 무용, 뮤지컬, 국악 등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 열린 리허설은 인천에 위치한 수련관 5개, 총 52명의 학생이 중심이 됐다. 본 공연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위한 자리였다. 공연을 총 기획한 김수연 구보댄스컴퍼니 기획실장은 “지난 4월부터 소외계층 학생들을 중심으로 5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스토리(STORY) 인천’이란 큰 주제 아래 인천의 문화를 아이들의 몸짓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STORY 인천이란 주제는 김 실장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무용수의 길을 걷다가 구보댄스컴퍼니의 기획일을 맡게 된 그는 “학교들이 창의체험활동 시간이면 서울 대학로로 발걸음을 옮기는 게 심적으로 불편했다”면서 “인천에도 지역 곳곳에 좋은 공연이 많다는 걸 주민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인천을 큰 기획 주제로 잡았다”고 말했다. 청소년수련관 학생들이 정한 공연 주제는 꽤나 심오하다. 연희구에 위치한 연희청소년문화의집 학생들은 하루하루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40~50대 공장 근로자들의 삶을 춤으로 표현했다. 타이틀도 ‘물레방아 인생’이다. 최예진(16·해원여고)양은 “인천에 공장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무대를 만들었다”면서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인 근로자들이 절망하지 말고 힘차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정희(16·인천생활과학고)양은 “인천 하면 떠오르는 게 차이나타운 그리고 월미도인데 다른 매력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연수구청소년수련관 아이들은 ‘일탈’을 주제로 정하고 학생 때 누구나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표현했다. 인천공항에서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어디론가 떠나는 식이다. 서구청소년수련관 아이들은 모두 똑같은 화장에 머리 그리고 옷차림을 하는 현 사회인들을 개성 없다고 비판하며 ‘세임세임’(SAME SAME)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공연 연습은 학기 중에는 2시간, 방학에는 부족했던 연습을 메우기 위해 4시간 이상씩 준비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팀원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띄게 돈독해졌다. 검단청소년문화의집 소속 이채은(16·검단고)양은 “나이, 학교 뭐 하나 같은 것 없는 생판 모르는 친구들이 한데 모여 공연 준비를 한 시간이 4~5개월 되는데 그동안 정말 친해졌다”면서 “공연이 마무리되면 친구들과 연습하던 시간이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수련관 5개 가운데 동구화수청소년문화의집은 마음고생이 좀 더 심했다. 신하연(15·인성여중)양은 “친구들 가운데 춤을 배워 본 경험자가 한 명도 없어서 다른 팀보다 연습 때 고생을 많이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담당 교사인 권경훈(32)씨도 “몸짓으로만 관객들에게 주제를 전달해야 하다 보니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했다”고 전했다. 지난 5개월간 수련관 아이들의 추억은 하나의 자료집에 모일 예정이다. 김 실장은 “공식적인 일정이 끝나고 나면 수련관 선생님들과 한데 모여 자료집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인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연단신]

    새달 5일 국립현대무용단 ‘11분’ 국립현대무용단이 안애순 신임 예술감독 체제의 첫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 달 5~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11분’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춤꾼 5명이 무용수이자 안무가가 되어 11분간 각자의 무대를 꾸민다. 1만 5000~2만원. (02)3472-1420. 극단 노을 정기공연 ‘안녕, 피아노’ ‘안녕, 피아노’는 극단 노을의 제30회 정기 공연으로 외부 작가와 연출가, 배우를 객원으로 기용한 첫 작품이다. 경제적으로 몰락한 가족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모텔과 그 모텔에 놓인 피아노의 대조를 통해 보여준다. 9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노을소극장. 전석 2만 5000원. (02)921-9723. 새달 1일까지 연극 ‘외로운 사람’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은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우리나라의 한 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재창작한 무대다.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전석 2만원. 010-5489-0233.
  •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 350년 저력에 감동”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 350년 저력에 감동”

    루이 14세의 유산인 350년 전통의 프랑스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 150여명의 단원과 1500여명의 스태프를 거느린 이 거대한 ‘예술의 성채’가 영화로 기록됐다. 다큐멘터리의 거장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라 당스’(22일 개봉)다. 2008년 9개월에 걸친 영화 촬영 당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이 발레단에서 동양인 최초의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었다. 김 교수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정영재씨 등 영화를 미리 본 무용수 3인의 감상을 대화로 엮었다. →김 교수님은 발레단에서의 추억이 새삼 새록새록 떠오르셨겠다. -김용걸(이하 김):2008년 웬 할아버지(알고 보니 와이즈먼 감독)가 자꾸 카메라를 들고 왔다 갔다 하시는데 일부러 피해 다녔어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당장 연습이 더 중요했거든요. 그 덕(?)에 영화에 제가 안 나와서 마음이 아팠죠(웃음). 찍었으면 좋은 추억이 됐을 텐데 바보 같았죠? →영화에서 발레단의 연습실, 의상 제작실, 식당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본 소감은. -김지영(이하 영):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은 단원의 90%가 소속 발레학교 출신이다 보니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폐쇄적이에요. 그러니 저희에겐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죠. 350년 전통으로 쌓인 저력을 엿봤다고나 할까요. -김:발레단의 저력이라기보다 ‘프랑스 문화의 저력’을 본 느낌이에요. 의상이면 의상, 소품이면 소품, 모든 스태프들이 각자 자기 일에 치열하게 집중하는 모습, 그 자체가 참 아름다운 영상이더군요. -정영재(이하 정):저희의 평소 생활과 너무 똑같으니까 지루하기도 했어요(웃음). ‘여기나 저기나 하는 건 똑같구나’ 싶었죠. 이건 직업병인가요? 하하. -영:영화가 지루했다면 무용수들의 지난한 작업을 영화가 잘 표현했기 때문일 거예요.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은 화려하지만 동작 하나하나를 무수히 반복 연습하는 과정은 힘겹고 지루하죠.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무용수의 작업 방식이 어떤지 대리 체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김:영화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무용수들의 일상을 봤다면 또 달랐을 거예요. 그들의 평소 마음가짐과 공연 전후의 태도 등은 정말 본받을 점이 많아요. 작품과 음악에 대해 늘 진지하게 탐구하고 의논하죠. 어렸을 때부터 발레학교에서 익혀온 습관인데, 우리는 시스템 때문인지 아직 그런 진지함이 부족해 보여요. →브리짓 르페브르 단장은 “무용수는 반은 수녀, 반은 복서”라고 하던데 공감하시나. -김:공감하는 정도가 아니라 제대로 핵심을 짚은 거죠. 그만큼 인내하고 강해져야 한다는 소리죠. 위대한 예술가들은 말 한마디를 해도 심금을 울리는구나 싶었어요. -정:저는 그분을 보니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님이 겹치더라고요(웃음). 경영·행정 등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단원들 하나하나 다 간파하고 있는 섬세함도 보여서요. →감독은 소멸을 전제로 하는 무용이 ‘죽음과의 싸움’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는데. -영:미술, 음악은 작품과 녹음으로 남지만 무용은 동영상을 아무리 잘 찍어도 관객의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그 찰나, 그 느낌을 절대 담아낼 수 없어요. 그 순간이 끝나면 죽은 거죠. -김:무용수의 생은 참으로 짧아요. 10대 전후에 시작해 길게 쳐봐야 마흔이면 끝나죠. 다른 장르는 나이가 들면서 만개하는데 무용은 하루살이처럼 불탔다가 사라지는 예술이니, 동감이네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문화 In&Out] 한국발레 국제 위상 쑥?

    1997년부터 열린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스쿨에 난데없이 외국인 학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해 27일까지 진행되는 하계 발레스쿨에 일본 학생 15명, 미국 학생 2명이 참가했다. 이는 전체 정원 80명 가운데 4분의1에 가까운 규모로, 매년 두세 명이 참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수준이다. “멀리 미국, 러시아보다는 한국에 가고 싶다”며 싱가포르, 필리핀, 타이완 등 동남아 학생들의 문의까지 잇따랐다는 후문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도쿄, 오사카, 지바 등 각지의 학생들이 자비로 비행기삯에 체류비까지 들여가며 ‘한국 발레 원정’에 나섰다. 이유가 뭘까. 유니버설발레단 측은 각종 국제콩쿠르를 휩쓸고 있는 한국 발레의 기량을 첫 손에 꼽았다. 이번 발레스쿨에 참가한 학생 6명은 일본 구마모토현의 한 학원에서 단체로 찾은 경우다. 발레스쿨 담당자인 서지경 대리는 “지난 2월 그 학원의 원장이 최근 해외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선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유니버설발레단과 선화예술학교 발레수업까지 직접 둘러보고 갔다”며 “한국의 발레 교육 수준에 감탄한 원장이 학생들을 단체로 데리고 온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본의 비싼 발레 교육비도 이들의 한국행에 한몫했다는 관측도 있다. 1주일간 진행되는 이번 발레스쿨 비용은 40만원. 같은 기간 일본에서의 교육비가 100만원선임을 감안하면 반값도 채 안 되는 셈이다. 2011년 시작한 월드투어에 앞서 일본의 한류팬을 겨냥한 홍보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발레단은 2010년 일본 내 공연 기획사를 바꿔 K팝 팬들을 상대로 공연 및 발레단 홍보에 주력했다. 일본의 한 무용 전문 블로거가 “한국의 발레 공연이 일본의 발레 팬을 늘렸다”고 평했을 정도. 지난 1월 유병헌 예술감독이 도쿄에서 진행한 워크숍도 정원을 넘기며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통일교 효과’를 지목하기도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니버설발레단을 운영하는 통일교 재단이 관련 단체를 유치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해외의 차세대 발레 주자들이 한국발레로 시선을 돌리는 것 자체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중력 거부한 무용수의 비상 & 미술관에서 휴식·명상을

    중력 거부한 무용수의 비상 & 미술관에서 휴식·명상을

    해변가 백사장에 누운 여성 위로 잠자리처럼 붕 뜬 남자. 하늘 위로 치솟은 남자를 바라보는 여성의 표정에선 두려움을 읽을 수 없다.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사진의 제목은 ‘전부를 던져야 사랑을 얻는다’. 모래사장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사진에선 수십마리 갈매기떼를 향해 빨간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발레리나처럼 솟아 먹이를 주고 있다. 여성의 허리를 받친 남성과 두 명의 동료는 모래사장 위에서 경이로운 표정으로 이를 바라본다. 이런 한 컷의 사진을 얻기 위해 남녀는 10분이 안 되는 시간에 20차례 넘게 같은 장면을 반복했다. 모래사장에서 몸을 날려 두 팔을 쭉 뻗거나 발레의 한 동작을 연출한다. 1.3m 이상 뛰어올랐으나 트램펄린이나 와이어, 컴퓨터 합성장치는 사용하지 않았다. 공중에 오래 머물기 위해 몸부림쳤고,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된 경이로운 순간을 창조해 냈다. 믿기지 않는 사진을 찍어온 주인공은 미국 뉴욕의 사진가인 조던 매터(47). 중력을 거부한 쭉 뻗은 몸매를 지닌 무용수들의 날것 그대로의 모습에 유머를 덧입혔다. 대자연과 지하철역, 극장, 광장 등을 배경으로 펼치는 ‘익스트림쇼’ 같은 몸동작은 작가가 연사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1000분의 1초에 담아낸 것이다. 이렇게 나온 사진집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은 지난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반스앤노블 최고의 책에 선정됐다. 매터의 사진은 늘 생기가 넘친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서 은퇴한 캐린은 딸이 탄 유모차를 잡고 점프하고, 흑인 남성과 동양인 여성은 시민들로 가득한 횡단보도에서 익살스럽게 날 듯 뛰어오른다. 매터는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사진은 관객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소년이 와인병을 들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하던 작가는 배우를 거쳐 사진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화가, 사진가, 영화감독인 증조부, 조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조모인 메르세데스 칼스 매터는 뉴욕 스튜디오 스쿨의 창립자다. 매터의 기행은 한국에서도 이어진다. 23일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인 김주원과 공동 퍼포먼스를 연출하고 서울 광화문과 시청, 남대문시장 일대를 돌며 서울댄스프로젝트와 게릴라 춤판을 벌인다. 그의 사진전은 24일부터 두 달간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02-736-4371)에서 이어진다. 단조로운 일상과 후텁지근한 장마에 지쳤다면 미술관에서 힐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02-720-5114)은 오는 9월 22일까지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명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이색 전시회 ‘아트피스:예술로 힐링하는 법’을 연다. 전시공간은 말 그대로 와서 좀 편하게 쉬다 가면 되도록 꾸몄다. 금민정·박기진·산업예비군·유상준·애브리웨어·HYBE·Kayip 등 7명의 작가(단체)가 휴식과 명상을 테마로 작품을 만들었다. 음향 분수의 사운드 세례를 온몸으로 받거나 방 한칸을 모두 차지한 해먹에 온몸을 던져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의자에 편하게 기대어 앉아 빛의 미묘한 움직임을 관찰할 수도 있다. 김윤옥 큐레이터는 “미술관과 전시, 예술의 변화된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물질만능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설치, 사운드, 미디어 등 확장된 예술 작업을 체험하도록 해 내적 성찰의 시간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돈이나 집, 음식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 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에밀라(34·여·가명)는 2002년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피해 남편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에밀라는 19일 기자와 만나 “코트디부아르에서 무용수로 일했는데, 특정 정당 인사들이 자신들을 위해 공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용수들을 마구 학대했다”며 당시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그러나 한국 생활 11년째인 에밀라는 여전히 ‘난민 아닌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코트디부아르 내전이 종결된 만큼 생존에 위협이 없다는 이유로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에밀라는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어머니와 통화를 했더니 아버지는 실종 상태이고,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군인들이 몽땅 가로챘다고 했다”면서 “다시 돌아가면 군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에밀라는 한국에서 아들 부토(7·가명)와 딸 제니스(1·가명)를 낳았다. 부토는 현재 한국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어머니와 달리 부토는 우리말이 자연스럽다. 에밀라는 “부토는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한국 사람”이라면서 “어디를 나가면 아들이 저를 위해 통역을 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밀라는 “학교 소풍이나 캠프 기회를 아들 부토에게 줄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에밀라 부부는 정부로부터 외국인 등록번호를 받지 못해 은행계좌 개설도, 여행자 보험 가입도 불가능하다. 에밀라는 “정식 직업을 갖고 일할 수가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면서 “남편이랑 같이 일해도 한 달에 고작 70만~120만원을 벌어 생활이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의료보험도 가입할 수 없어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큰돈이 깨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난민 신청자’ 신분인 에밀라 부부는 2006년 난민 불인정을 받은 뒤 법무부를 상대로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에밀라는 “난민으로 인정받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출국 당시 유럽으로 간 친구들의 삶과 한국으로 건너온 내 삶은 10년이 넘은 지금 무척 다르다”고 했다. 에밀라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난민법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었어요. 어떤 인생 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죠. 불안하니까 그저 신께 기도할 뿐이었지요. 코트디부아르에 평화를, 그리고 이곳 우리에게는 자유를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제 (난민법이 시행되면) 생활이 조금 나아지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관객이 치유받는 현대무용 만들 것”

    “관객이 치유받는 현대무용 만들 것”

    “관객들이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경험하고 치유받는 현대무용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16일 만난 안애순(53)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내정자는 이런 바람부터 얘기했다. 그는 오는 7월 28일부터 3년간 2대 예술감독으로 국립현대무용단을 이끌게 된다. 2010년 첫 발을 뗀 단체의 초기 멤버로 현대무용의 터전을 닦아야 하는 역할인 만큼 그는 요즘 무용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 안 내정자는 현대무용이란 말 자체가 낯설었던 1985년 안애순무용단을 처음 창단했다. 한국 고유 춤사위의 아름다움과 극적 표현이 깃든 한국식 컨템포러리 댄스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옥스퍼드 무용사전’과 ‘세계현대춤사전’에 한국 대표 무용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그는 2010~2012년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을 지낸 경험이 국립현대무용단을 이끄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었고 프로듀서의 시선에서 공연 문화의 저변 확대를 고민해볼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당시 그는 차세대 안무가 육성, 창작 무용 활성화, 무용 관객 확대에 주력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는 세계적인 작가들을 초청, 국내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독려했다. 이는 향후 무용단 운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다양한 젊은 안무가들을 발굴해 멘토들과 연결해 주고 다른 장르와의 교류도 활성화해 무용계의 발전에 적극 투자하고자 합니다.” 무용계 전체 지형에서 ‘창작산실’ 역할을 하는 곳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절충해서 만들 생각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안무가들을 기용해 프로그램을 짜고 어린이, 실버 세대 등 관객 타깃도 세분화할 예정이다. 비공개로 작품을 완성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무용 전문가와 전공자들에게 미완성 작품을 중간중간 공개해 피드백을 받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외부의 피드백을 받으며 중간 점검을 하면서 작품의 완성도와 객관성을 찾고 싶어요. 또 한 번 막을 올리고 사장되는 공연이 아니라 국립현대무용단의 레퍼토리를 만들어 유산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현재 국립현대무용단은 전속단원 없이 프로젝트별로 무용수들과 계약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무용수들이 정서적이고 경제적인 안정성을 보장받는 장치로, 1년 정도의 기한을 두고 계약을 하면서 고정 멤버와 새 멤버 간 순환하는 방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30년간 매일 6~7시간씩 연습… 발레를 사랑하기에 하는 선택”

    “30년간 매일 6~7시간씩 연습… 발레를 사랑하기에 하는 선택”

    190㎝의 키, 긴 팔다리의 황금 비율 몸매, 대리석 조각 같은 외모…. 현대 발레리노 가운데 가장 신체 조건이 뛰어나다는 세계적인 발레 스타 로베르토 볼레(38)가 처음 국내 무대에 선다. 오는 7월 7~8일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의 주역으로 서희와 호흡을 맞춘다. 13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볼레는 “한국 팬들이 지난 2월 내 공연을 보러 홍콩까지 왔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번 서울 공연이 더욱 설레고 기쁘다”고 했다. 이탈리아 라스칼라 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최고 무용수)이자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인 그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대중적인 인기만큼 보폭도 넓다. 명품 브랜드 광고 모델과 패션잡지 모델을 줄줄이 꿰차는가 하면,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14년째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젊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됐다. 볼레는 큰 무대 경험이 없던 20대 초반부터 실비 길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줄리 켄트 등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들의 ‘0순위 파트너’로 구애를 받아 왔다. 2년 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그를 만났던 장선희 세종대 무용과 교수는 “일찍부터 최고의 무용수들과 주연을 맡아와 특히 파드되(2인무)에서 기술력과 연기력, 표현력이 모두 탁월한 최정상급 발레리노”라고 했다. 장 교수는 “그래서 ‘오네긴’이나 ‘마농’ 같은 비극이 그에게 잘 맞는 옷”이라고 했다. 그가 발레를 시작한 건 7살 때부터다. 타고난 신체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30년간 수업과 공연 리허설을 오가며 매일 6~7시간씩 연습에 몰두해 왔는데 지금도 생활은 똑같다”고 했다. 사생활을 포기한 데 대한 후회는 없을까. 볼레는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오히려 발레는 내게 힘든 순간에 직면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더 풍요로운 삶으로 보상해줬다”고 담담해했다. 볼레가 지난 5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도 선보인 ‘오네긴’은 그가 손꼽아 좋아하는 작품이다. “오네긴의 열정과 감성적인 기질, 강인함 속에 숨겨진 섬세한 면모를 사랑합니다.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요구하는 역할이라 오네긴이 되려면 프로페셔널다운 성숙미를 갖춰야 해요.” 1·2막에서 삶에 지루함과 분노를 느끼던 오네긴은 3막을 거치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고 볼레는 설명했다. “타티아나의 사랑을 거절한 자신의 실수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그래서 그의 삶이 얼마나 공허하고 갈 곳 없게 됐는지 깨닫게 되죠.”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ABT 수석무용수에 올라 화제를 모은 서희와의 궁합은 어떨까. “서희에게 7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여름 공연에서도 함께 공연하자고 했어요. 그만큼 제가 그녀를 존경한다는 뜻이죠.” 친분을 나누는 한국 무용수가 있냐는 물음에 볼레는 첫손에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수진을 꼽았다. 그는 “몇 년 전 내 공연의 2인무에 강수진을 초청한 적이 있다”며 “강수진과 서희 모두 경이로운 파트너들이고 매우 수준 높은 기량을 지닌 예술가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네긴’을 통해 그가 한국 관객들에게 건네고픈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울림이 깊다. “감성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세요. 하지만 오네긴처럼 후회와 회한에 잠기지 않도록 삶의 매순간에 감사하세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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