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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흘렀는데 관타나모 28명 기소도 안돼, 5명 재판 18개월 만에 재개

    20년 흘렀는데 관타나모 28명 기소도 안돼, 5명 재판 18개월 만에 재개

    9·11 테러 20주년을 앞두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테러 용의자 5명에 대한 재판이 7일(이하 현지시간) 재개된다. 쿠바 영토지만 미국이 해군기지를 설치해 관리하는 관타나모에 위치한 이 수용소는 9·11 테러 후 용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해 연 시설로, 고문과 인권 침해로 숱한 논란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영화 ‘모리타니안’이 끔찍한 고문과 어이없는 인권 유린 실태 등을 폭로했다. 한때 이곳 수감자는 약 800명에 달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때 197명이 석방되는 등 점점 줄어 현재는 39명이 남아 있다. 이 중 11명은 범죄 혐의로 기소됐지만, 나머지 28명은 기소조차 되지 않은 채 수용돼 있다. 기소 안 된 28명 중 10명은 본국 송환 권고 결정을 받은 상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뉴욕 무역센터 등을 노린 테러의 주모자로 알려진 알카에다의 전 작전사령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비롯한 용의자 5명에 대한 공판 전 심리 절차가 이날부터 17일까지 예정돼 있다고 CNN 방송 등이 6일 보도했다. 이들의 심리는 지난해 2월 마지막으로 열린 뒤 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 탓에 보류됐다가 18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20주년을 나흘 앞둔 시점인 데다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해 미국의 해외 최장 전쟁을 끝낸 직후 열리는 것이라 각별한 관심을 끈다. 이들 5명의 용의자는 2002~2003년 파키스탄에서 체포됐지만 정식 재판은 계속 지연됐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약속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뉴욕연방법원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본토에 테러범을 데려올 순 없다는 이유 등으로 거센 정치적 논란이 일었다. 결국 2012년 5월 관타나모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40차례가 넘는 공판 전 심리만 이뤄졌을 뿐, 정식 재판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피고인이 어떤 증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검사가 허용할 것인지, 연방수사국(FBI)의 심문을 통해 확보된 정보를 재판에서 인정할 것인지 등의 쟁점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탓이다. 피고인들은 고문을 받았기 때문에 해당 심문 자료를 증거로 허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5명이 모두 심한 고문을 당했지만,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고문이 아니라 ‘강화된 심문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 바이든 유족압력 밀려 “9·11 테러 문서 기밀해제 검토” 사우디 봉인 열릴까

    바이든 유족압력 밀려 “9·11 테러 문서 기밀해제 검토” 사우디 봉인 열릴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01년 9·11 테러 관련 문서의 기밀해제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3일(이하 현지시간) 내려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의 묵인 및 방조 의혹과 관련한 민감한 내용이 공개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연방수사국(FBI)의 9·11 테러 조사와 관련한 문건에 대한 기밀해제 검토를 법무부 등에 지시했다며 향후 6개월에 걸쳐 기밀해제된 문서가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역사상 미국인에 대한 최악의 테러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2977명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의 계속된 고통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며 “행정부는 정중하게 이들 공동체 구성원과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뉴욕 무역센터와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 등을 공격하는 바람에 3000명 가까운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20년 만인 지난달 30일 미군 철수를 완료하며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을 끝냈다. 9·11 피해자와 유족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9·11에 개입한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문건 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뉴욕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뒤 미국에 가장 먼저 도착한 두 명의 비행기 탈취범이 공격에 앞서 사우디 외교관의 환대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사우디 당국이 중요한 지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FBI가 탈취범과 사우디를 연결하는 증거에 관해 거짓말을 하거나 의도적으로 잃어버렸거나 없애버렸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과거 미국 정부의 조사는 일부 사우디 국적자와 비행기 탈취범의 관계를 개략적으로 설명했지만 사우디가 직접 연루됐는지는 분명히 하지 않았다. 물론 사우디 정부는 어떤 연관성도 부인해 왔다. 그랬는데 지난달 법무부는 FBI가 비행기 탈취범과 공모 의심자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최근 끝냈다며 이전에 공개할 수 없다고 판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약 1800명의 유족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관련 문건의 기밀해제를 이행하지 않으면 올해 9·11 추모식에 참석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사우디 정부의 연루 기록을 오랫동안 찾아온 희생자 가족을 지지하는 몸짓이라면서도 기밀해제가 가져올 실질적 영향이 얼마나 있을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 미군 철수 완료하자 탈레반 “아프간 완전 독립, 전역 통제 중”

    미군 철수 완료하자 탈레반 “아프간 완전 독립, 전역 통제 중”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하면서 탈레반이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고 아프간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31일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 쿼리 유수프도 알자지라 TV에 “마지막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나 우리는 완전히 독립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탈레반 대변인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아프가니스탄 전체가 탈레반 통제에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철수 시한을 하루 앞당겨 전날 자정을 1분 정도 남기고 마지막 미군기가 공항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승리를 자축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국방부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를 완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대국민 연설을 한다. 이에 따라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9·11 테러에서 촉발된 미국과 아프간 탈레반과의 20년 전쟁은 이날로 공식 종료돼 거의 2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전쟁 책임론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 미국 최장기 해외전쟁이 끝났다…아프간 철군 완료(종합)

    미국 최장기 해외전쟁이 끝났다…아프간 철군 완료(종합)

    미국의 최장기 해외전쟁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전쟁이 30일(현지시간) 2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9·11 테러에서 촉발된 아프간전은 이날 미국이 미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함에 따라 공식 종료했다. 철수시한 31일 1분 앞두고 마지막 수송기 이륙AP통신에 따르면 중동과 중앙아시아 군사 작전을 책임진 프랭크 맥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국무부 브리핑에서 미군의 마지막 비행기인 C-17 수송기가 아프간 현지시간 30일 밤 11시 59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이륙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철수 시한으로 정한 31일을 불과 1분 앞두고 철수를 완료한 것이다. 맥킨지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선언하기 위해 섰다”고 말했다. 미국인 6천명 아프간 탈출…“100명 미만 탈출 못해”대피 작전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12만 3000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지금까지 6000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을 떠났다고 밝힌 가운데 맥킨지 사령관은 100명에 못 미치는 미국인이 탈출을 희망했지만 시간 내에 공항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했다는 탈레반 경비대원의 발언을 전하면서 카불에 이를 축하하는 총성이 울려퍼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완전 독립을 주장하면서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9·11테러 배후 빈라덴 인도 거부하며 전쟁 시작아프간전은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인도 요구를 당시 아프간 집권 중이던 탈레반이 거부하자 동맹국들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함으로써 개시됐다.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 정권을 세웠고, 이후 2011년 5월 당초 전쟁의 직접 계기였던 빈 라덴까지 직접 사살했지만, 아프간 전쟁의 수렁은 깊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산악 지대와 인접국을 오가며 테러와 저항을 이어나갔고, 새 아프간 정권의 통치는 불안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철수하는 합의를 탈레반과 작년 2월 맺었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철군 결정을 뒤집지 않고 올 4월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아프간전 종식 의지를 공식화했다. 탈레반 빠르게 카불 장악…철군 일정 어그러져그러나 미국이 최소 연말까지는 친미 성향의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격을 버틸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이는 오판이었다. 탈레반이 파죽지세로 수도 카불을 향해 진격하는 가운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수뇌부가 저항을 포기하고 국외로 도피하면서 정부군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결국 탈레반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수도 카불을 장악했고 지난 15일 사실상 무혈 입성했다. 이에 미국의 철군 일정은 물론 민간인 대피에도 큰 혼선이 빚어졌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전쟁 비용 1조 달러 미국-아프간 탈레반 전쟁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이다. 아프간전은 미국과 아프간 모두에 큰 상처를 남겼다. 지난 4월 기준 아프간전으로 희생된 이는 약 17만명으로, 아프간 정부군(6만 6000명), 탈레반 반군(5만 1000명), 아프간 민간인(4만 7000명) 등 아프간 측 피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군 역시 2448명이 숨졌고,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은 요원 3846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군 1144명 등 미국과 동맹국 역시 적지 않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특히 미국이 20년간 쏟아부은 전쟁 비용이 1조 달러(1165조원)에 달한다.
  • 미국 최장기 해외전쟁이 끝났다…아프간 철군 완료

    미국 최장기 해외전쟁이 끝났다…아프간 철군 완료

    미국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던 미군이 완전히 철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9·11 테러에서 촉발된 미국과 아프간 탈레반과의 20년 전쟁이 이날부로 공식 종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동과 중앙아시아 군사 작전을 책임진 프랭크 맥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을 이륙했다고 밝혔다. 맥킨지 사령관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선언하기 위해 섰다”고 밝혔다. AP통신도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했다는 탈레반 경비대원의 발언을 전하면서 카불에 이를 축하하는 총성이 울려퍼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아프간전은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인도 요구를 당시 아프간 집권 중이던 탈레반이 거부하자 동맹국들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함으로써 개시됐다.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 정권을 세웠고, 이후 2011년 5월 당초 전쟁의 직접 계기였던 빈 라덴까지 직접 사살했지만, 아프간 전쟁의 수렁은 깊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산악 지대와 인접국을 오가며 테러와 저항을 이어나갔고, 새 아프간 정권의 통치는 불안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철수하는 합의를 탈레반과 작년 2월 맺었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철군 결정을 뒤집지 않고 올 4월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아프간전 종식 의지를 공식화했다.
  • 아프간에 남은 중국인 “탈레반은 경찰처럼 돈달라고 안했다”

    아프간에 남은 중국인 “탈레반은 경찰처럼 돈달라고 안했다”

    8월 31일이 데드라인으로 정해진 미군의 철수로 혼란에 빠진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중국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0일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이 전날 자신의 카운터 파트너인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통화에서 왕 장관은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소통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에 경제적, 인도적인 원조를 해서 새로운 탈레반 체제가 정상적인 정부 기구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왕 장관은 주장했다. 중국은 탈레반을 아프간의 합법적 정부로 공식 승인한 적은 없지만, 처음으로 탈레반과 소통을 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지난 7월 탈레반의 지도자가 중국 톈진에서 왕 장관의 초청으로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지난 4년간 아프간에서 보석, 의약품 무역업자로 일한 중국인 위용(48)은 아직 수도 카불에 남아있다. 중국은 탈레반을 정식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대사관을 철수하지도 않았다. 위용은 “사업은 중단된 상태”라면서 “탈레반은 경제가 예전과 같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탈레반을 인정하느냐에 달렸다”라고 말했다.그는 “최소한 카불에 있는 탈레반은 규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음식이 부족해도 도둑질을 하지는 않는다”면서 “현재 탈레반은 그들이 선언한 정책을 잘 시행하고 있는듯 하지만,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위용은 중국이 탈레반을 정식 정부로 승인하기만 하면, 전쟁 직후 국가에는 기회가 넘쳐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아프간은 광물이 풍부하지만 거의 손을 대지 않아 탈레반이 광업을 지원하면 자신이 중국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불 미용실 외벽에 걸린 여성 사진의 눈과 입을 검정색과 흰색 스프레이로 가린 것은 상점 주인들 스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스릴때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드러낼수 없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르카란 천으로 가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역시 카불에 남아있는 중국 아랍 경제 무역 진흥회장 위밍휘도 탈레반이 차이나타운을 찾아와 어려운 점이 있으면 말하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에서 20년 이상 사업을 했다. 위밍휘는 “탈레반은 마을을 질서있게 유지하도록 도우려한다고 했으며 과거 경찰처럼 돈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고, 음식을 줄 필요도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점들은 혼란중에 벌어질수 있는 절도와 약탈을 피하기 위해서 스스로 문을 닫고 있다. 탈레반은 20년 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하며, 여성들의 권리와 언론의 자유도 보장할 것이라 주장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중국과 아프간 사이 교역액은 올 상반기 3억달러(약 3500억원)였으며, 이는 전년보다 44% 증가한 규모다.
  • 아픔을 함께한다는 것, 그 무거운 책임감[김헌주의 외교통일수첩]

    아픔을 함께한다는 것, 그 무거운 책임감[김헌주의 외교통일수첩]

    노예무역의 아픈 역사 지닌 고레섬 방문세네갈 측과 공감대 넓어지는 계기 마련한국에 ‘백신의 공평한 접근’ 역할 기대아프간재건·현지인 구출도 ‘컴패션 외교’한국에 대한 긍지 잃지않게 하는게 중요“고레섬에 꼭 한 번 가 보면 좋겠습니다.” 세네갈 정부는 지난 17일 자국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 등 출장단이 꼭 가 봐야 할 장소로 고레섬을 꼽았다. 수도 다카르에서 배로 15~20분 거리에 있는 고레섬은 과거 노예무역의 중심지로 처참한 인권 유린이 행해졌던 장소다. 아프리카의 대표적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한 세네갈이 그들의 한이 서려 있는 이곳을 외국 사절단에 추천한 것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그 반성 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가자는 뜻일 게다. 출장단은 이날 외교차관, 경제계획·협력부 장관 면담을 마친 뒤 대통령 예방 직전, 잠시 시간이 난 틈을 이용해 고레섬을 다녀왔다. 세네갈 측 배려로 코로나19 이후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은 곳도 둘러보면서 출장단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대통령 예방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고레섬 얘기가 나왔다. 고통스럽지만 지울 수 없는 역사를 가진 양측은 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공감대가 넓어졌고 대화는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우리 측 얘기를 경청하며 수첩에 꼼꼼히 메모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네갈은 내년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으로 대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는 우리로서는 관계를 돈독히 맺어 놓을 필요가 있었는데 고레섬 덕분에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진 셈이다. 아픔을 함께한다는 것은 이처럼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도 중요한 일임을 새삼 깨우쳐 준다.우리 정부는 지난해 아프리카 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을 때 대륙 전체(54개국 중 53개국)에 마스크, 진단키트 등을 지원한 바 있다. 백신은 국내 수급도 빠듯해 아직 외국을 도울 여력이 안 되지만, 살 대통령은 한국에 특별히 이런 요청을 했다고 한다. 백신의 불공평한 분배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이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백신 물량을 틀어쥔 국가들의 ‘자국 우선주의’와 다른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인데 한국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영단어 ‘컴패션’(compassion)은 아픔을 함께한다는 의미로 공감을 넘어 ‘돕기 위해 행동한다’는 적극성이 내포돼 있다. 한국이 아프리카에서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재건 사업을 펼치고 또 이 사업을 도운 현지인을 구출해 온 것도 ‘컴패션 외교’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정부가 아프간 지방재건팀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건 동의·다산부대 철수를 앞둔 2007년 11월. 미측의 요청에 따라 6년간 부대를 파병했고 안타까운 희생도 있었지만, 아프간 평화 정착과 재건 지원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7개월 뒤 바그람 미군기지에 한국병원이 문을 열었다. 한국직업훈련원도 세워졌다. 직업훈련원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공덕수 전 원장은 “‘한국도 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지만 오늘날 세계 10위권 국가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너희들도 내일에 대한 꿈과 소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훈련교사로 일한 현지인들은 해마다 이슬람권 금식 기간인 라마단 기간이 되면 한국에 와서 4주간 기술교육훈련을 받았다고 한다.이번에 한국행을 희망하는 아프간인들을 무사히 데려오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에 ‘아픔을 함께하는 국가’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심어 줬다.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그러나 이들의 아픔이 끝나지 않았기에 작전 성공에 도취될 수만은 없다. 아프간이 안정을 되찾고 이들이 돌아갔을 때 과연 이들이 ‘한국은 참 괜찮은 나라였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에서도 아프간인을 품은 한국을 유심히 들여다볼 것이다. 공 전 원장은 “아프간인들이 한국에 대한 긍지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의 김영태 사무총장은 “선진국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라는 의미가 강한데 한국은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원하는 쪽으로 (이번 작전을 성공해) 첫 단추를 잘 끼웠다”면서도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권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선 장기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했다.
  • #어른들의 술? #하이볼 찐매력 #MZ를 위하여!

    #어른들의 술? #하이볼 찐매력 #MZ를 위하여!

    맥주를 증류하면 위스키가 된다. 매혹적인 오크향, 씁쓸하게 넘어가지만 이내 은은하게 남는 달콤한 뒷맛. 일본의 세계적 문호 무라카미 하루키는 인생의 가장 행복한 찰나를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가 되는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온갖 왜곡과 오해가 난무하는 세상이어도 위스키만큼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연결해 줄 매개체라고 믿은 모양이다. 한국에서 위스키는 ‘어른들의 술’이었다. 주로 유흥업소에서 많이 팔리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몇 년간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국내 위스키 시장규모를 짐작할 수 있는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 3246만 달러(약 1570억원)로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2016년(1억 6612만 달러)보다도 20%나 줄었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유흥업소를 찾는 발길이 이전보다 뜸해졌고, 설상가상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업소용 위스키를 취급하는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서 있는 기분”이라고 했다. ●고사 직전 찾은 ‘하이볼’ 열풍 이런 맥락에서 최근 위스키 업계는 동네 편의점이나 마트로 유통채널을 다변화하는 등 마케팅 전략을 대대적으로 전환했다. ‘비싼 고급술’ 이미지를 버리지 않고서는 더는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젊은 세대도 위스키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고민의 결과 발견한 것이 바로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다. 40도를 넘나드는 ‘독주’(毒酒) 위스키를 탄산수에 타서 레몬과 라임을 곁들인다. 도수는 10도 미만. 달콤한 맛에 위스키 특유의 향만 남는다. 저도주를 편하게 즐기는 MZ세대 취향과 맞아떨어진다. 하이볼 열풍이 주도하는 가운데 침체됐던 위스키 시장에 부활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이마트의 올해 1~7월 양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위스키는 전년보다 매출이 97%나 성장했다. 보드카(37%), 진(32%), 데킬라(28%) 등 다른 양주들의 신장률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에서도 양주 매출은 전년보다 11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CU 운영사 BGF리테일 관계자는 “사실상 위스키가 편의점 양주 매출 신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스키 시장이 최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볼의 기원에는 여러 설이 전해진다. 영국의 기관사들이 기차가 출발할 때 “하이 볼”이라고 외쳤는데, 여기서 ‘신속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의미로 파생되며 칵테일 바 등에서 은어처럼 쓰였다는 얘기가 있다. 또 영국의 귀족들이 골프를 즐기면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셨는데, 취한 골퍼들이 라운드 후반 자꾸 공을 엉뚱한 데로 보내면서 ‘하이볼을 자주 치게 하는 음료’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하이볼의 생명력은 끊임없는 재생산 하이볼이 최근 MZ세대에게 주목받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재미’다. 위스키의 맛도, 탄산수의 맛도 다양한 만큼 만들 수 있는 하이볼의 조합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하이볼 제조법을 찾는 과정이 재미와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맥’(소주+맥주)은 혼합 비율을 다르게 할 뿐이지만 하이볼은 위스키와 탄산수, 심지어 과일까지 구성을 달리하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를 완성할 수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하이볼의 생명력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어떤 위스키가 하이볼에 어울릴까. 한 병에 수십만원 하는 고급 위스키보다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위스키를 업계 관계자들은 추천한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을 판매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발렌타인 7년 버번피니쉬’를 선보였다.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조금 있지만 동네 편의점에서 200㎖ 기준 1만 35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은은한 바닐라와 캐러멜, 사과, 배의 풍미로 달콤하면서도 깔끔하다. 아영FBC가 수입하는 라 마르티니케즈그룹의 ‘라벨 파이브’, 디아지오코리아의 ‘조니워커 레드’, ‘조니워커 블랙’도 집에서 간편하게 하이볼로 만들기 좋은 위스키다. 업계가 최근 선보이고 있는 하이볼 전용 위스키를 믿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국산 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의 ‘골든블루 더블샷 하이볼’이 대표적이다. ●‘K위스키’ 첫발… 롯데칠성음료 도전 청주를 증류하면 소주, 와인을 증류하면 브랜디, 맥주를 증류하면 위스키가 된다. 동방의 증류 기술이 11세기 ‘십자군전쟁’을 통해 유럽으로 넘어간 뒤 위스키 제조 기술이 발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스키라는 말은 켈트어의 ‘생명수’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일랜드(아이리시 위스키)와 스코틀랜드(스카치위스키)가 위스키를 지금처럼 대중화시켰다. 이후 ‘버번위스키’ 등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아메리칸 위스키)과 ‘산토리’ 등으로 유명한 일본(재패니즈 위스키) 등이 저마다 매력을 가진 위스키를 앞세워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위스키 종주국은 아니지만, 영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코리안 위스키’도 최근 첫발을 뗐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6월 한국식품연구원과 ‘K스피리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형 위스키를 개발하기 위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손을 잡은 것이다. 한국의 전통 균주와 증류기, 국산 숙성 용기 등으로 세계무대에서 꿀리지 않는 위스키를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다. 시장조사, 기술검토 등을 거쳐 내년쯤 첫 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위스키는 유럽의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증류 기술은 한국도 가지고 있어 롯데칠성음료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위스키’가 개발된다면 국내 증류 기술이 한 차원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도주하는 패권국과 동요하는 주변국들/군사전문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도주하는 패권국과 동요하는 주변국들/군사전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 공군기가 철수하던 지난 16일 기자회견장에 나왔다. “아프간군은 싸우려 하지 않는데 내가 왜 미국의 아들과 딸들을 아프간 내전에 보내야 하는가”라고 운을 뗀 뒤 “미국의 국익이 아닌 충돌에 무기한 머물러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강국이 불과 8만명 남짓으로 추정되는 탈레반 무장 세력에 아프간을 통째로 내어주고 내놓은 말들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동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수호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신호다. 아프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부터 추진됐던 일이고 바이든이 그걸 완결했다. 미국의 민주당이건 공화당이건 아프간 철군 결정에는 어떤 차이도 발견하기 어렵다. 남의 나라 전쟁에 더이상 희생할 수 없다는 초당적 냉정함이다. 7년 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은 2차 대전 이후 국경이 변경되는 데 미국이 개입조차 하지 못했던 단 하나의 사건이었다. 패권국가 미국의 위신이 추락하는 아주 나쁜 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올해 2월 미얀마의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도 그간 미얀마 민주정부를 지지했던 미국은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급기야 8월에는 아프간마저 잃고 말았다. 이렇게 보면 유일 패권으로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전 세계로 전파한다는 미국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작년에 출판된 ‘각자도생의 세계’(Disunited Nations)에서 저자인 피터 자이한은 “미국은 냉전 이래 책임져 온 세계질서를 더이상 책임지지 않게 된다”고 단언한다. 더 나아가 동맹체제도 의미가 없고 세계는 만인과 만인이 투쟁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재편된다고 예견한다. 이보다 2년 전에 출판된 ‘거대한 환상’(The great Delusion)에서 시카코대학의 미어샤이머 교수는 “자신의 이미지대로 세계를 변화시키려고 했던 미국의 자유주의적 패권 정책은 실패했다”고 말한다. 미국의 지성들은 만일 적대국이 미국에 도전하지만 않으면 굳이 타도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로 기울어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벌써 탈레반이 미국에 도전하지만 않으면 정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정책까지 내놓고 있다. 아무 미련 없는 손절이다. 미국이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인 자유무역과 자유항해의 질서도 위협받을 것인가? 피터 자이한에 따르면 위협받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끝장”이라고 단언한다. 동맹의 가치를 무참하게 평가절하하는 그는 올해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일본에 코로나19 백신을 그냥 주지 말고 외교적 무기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미국이 전 세계를 백신으로 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이야기다. 다소 거칠어 보이는 그의 주장이지만 바이든이 패권국가의 위신이고 체면이고 다 버리고 도망치듯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걸 보면 한낱 학자의 주장이라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범세계적 가치보다 국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속마음을 한 학자가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점이 미국이 멀지 않은 시기에 한국을 포기할 수 있다는 신호로 성급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미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미국이 앞으로 탈레반을 대하는 것처럼 북한도 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게다가 북한은 탈레반처럼 혁명을 수출하는 나라, 지역 정세에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아프간이 아니다. 당장 지정학적 변수가 될 위협이 탈레반보다 훨씬 못한 북한에 미국이 값비싼 비용을 들일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단지 북한의 미사일 위협만 관리하면 될 일이다. 앞으로 동아시아에서 패권은 이런저런 문제에 개입하는 패권이 아니라 국익을 최우선으로 놓고 타협하거나 거래하는 패권이다. 비록 트럼프는 사라졌지만 트럼피즘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확장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미국의 선의에만 기대지 말고 자강으로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강인한 생존 의지, 성숙한 국가 역량으로 평화를 창출하는 중견국가가 되지 못하면 우리는 주변 정세 변화에 크게 휘둘릴 위험성이 높다. 그런 끔찍한 시나리오가 제일 두려운 거다.
  • “계약금은 마약으로”…북한, 152억원 받고 ‘땅굴 기술’ 수출

    “계약금은 마약으로”…북한, 152억원 받고 ‘땅굴 기술’ 수출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북한의 땅굴 기술을 들여와 군사용 지하 터널을 건설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헤즈볼라는 무장단체이면서 동시에 레바논의 집권당을 이끄는 정치 세력이다. 18일 이스라엘 안보단체 ‘알마 연구·교육센터’의 보고서 ‘헤즈볼라의 터널의 땅’에서 헤즈볼라가 북한 무기수출 회사로 알려진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로부터 땅굴 자재와 기술을 공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터널은 동쪽의 베카 계곡에서 지중해에 접한 서부 해안 지역까지 레바논의 여러 군사적 요충지를 동서로 연결한다. 헤즈볼라는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이후부터 북한과 이란의 도움을 받아 땅굴을 파기 시작했는데, 2014년부터는 이 회사와 1300만 달러(약 152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자재는 물론 굴착 기술까지 넘겨받았다는 것이다. 이 계약에 따라 남부 레바논의 시리아 국경 근처로 북한 인력 6명이 파견돼 땅굴 굴착과 지하 미사일 격납고·발사대 건설을 도왔다.계약금은 2014년 중국·태국에 있는 레바논·이란 관리들이 헤로인과 코카인 등 마약 형태로 지급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 터널을 뚫는 공사의 현장 감독을 이란의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은 북한에, 관리는 이란에 맡겨 터널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헤즈볼라의 (땅굴) 모델은 북한의 모델과 같다”면서 이 땅굴을 통해 무장한 군인 수백 명이 지하로 몰래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군사용 오토바이나 소형 차량도 이 터널을 이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지하 미사일 격납고와 발사대도 설치됐다고 한다.
  • 송영길 “한국과 아프간 비교는 험담…전작권 회수 계기 삼아야”

    송영길 “한국과 아프간 비교는 험담…전작권 회수 계기 삼아야”

    “주한미군, 미국 안보에도 필수적”“한미동맹 못지않게 자주국방 필요”“한국, 국방력 6위…北, 생존 급급”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최근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무력으로 장악한 것을 언급하며 전시작전권 회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18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미국 보수논객의 트윗을 둘러싼 논쟁을 언급하며 “아프간 사태를 빗대어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대한민국도 아프간 꼴이 날 것이라고 했단다. 세계 6위의 군사력과 10대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와 지금의 아프간을 비교한다는 것은 험담”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 국방장관의 연설문 담당 보좌관 등을 지낸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이 최근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에 빗대 한국도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정면반박하며 비판한 것이다. 그는 티센을 “부시 정권의 아프간 침공과 이라크 침공을 뒷받침하고 CIA(미 중앙정보국)의 전쟁 포로 고문을 옹호했다. 엉성한 전제와 논리의 비약을 일삼는 칼럼니스트로 비판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평가절하하며 “주한미군의 존재는 미국 안보에도 필수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됐고, 사회적·정치적 역량에서도 월등하게 북한을 앞선다”면서 “대한민국을 무능과 부패로 얼룩진 아프간 정부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대한민국은 이지스함과 F-35 스텔스전투기, 현무, 해성, 천궁 등 각종 미사일과 K1A1전차, K-9 자주포 등 육해공군 전력에서 북한과 비교가 되지 않은 수준”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8·15 경축사에서 밝혔듯이 세계 6위의 국방력으로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북은 모든 무기체제가 낡았고, 유엔과 미국의 경제제재로 전차와 전투기를 운용할 연료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남침할 능력은커녕 자신들의 생존과 체제 유지가 더 절박한 실정”이라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 못지않게 우리나라는 우리 스스로 지킨다는 자주국방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작권 회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스로 나라를 지키고 책임지겠다는 강한 전투의지와 애국심으로 충만한 군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 우려에…탈레반 “우리 달라졌어요”[이슈픽]

    “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 우려에…탈레반 “우리 달라졌어요”[이슈픽]

    탈레반, 여성 진행 TV프로그램 출연톨로뉴스 “역사 다시 썼다” 자축회의적 시선도 만만찮아“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 초긴장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 방침을 밝힌 지 불과 4개월 만에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다시 넘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9·11 테러 20주기 전 완수를 목표로 자국군 철군을 추진했으며, 지난 5월부터 실제 철군을 실행했다. 하지만 철군이 완료되기도 전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하고 정권을 잡았다. 국제 사회는 아프간이 다시 테러 세력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탈레반은 TV 뉴스채널에서 여성 앵커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17일 뉴욕타임스(NYT)와 스푸트니크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뉴스채널인 톨로뉴스에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가 탈레반 미디어팀 소속 간부 몰로이 압둘하크 헤마드를 인터뷰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아르간드는 헤마드와 약간의 거리를 둔 채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의 상황에 관해 물었고, 헤마드는 “아프간의 진정한 통치자가 탈레반이라는 점을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수도 카불 등 전국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고 아프간 정부는 항복을 선언했다. 탈레반은 이후 카불의 주요 방송사 등 언론사를 모두 손에 넣었기 때문에 이날 영상은 탈레반의 의도에 따라 방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톨로뉴스를 소유한 모비그룹의 대표인 사드 모흐세니는 트위터를 통해 이 사실을 전하며 “톨로뉴스와 탈레반이 역사를 다시 썼다”며 “2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 할 일”이라고 자축했다.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에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여성 인권을 가혹하게 제한했다. 당시 여성은 취업, 사회 활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외출도 제한됐다. 하지만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의 항복 선언 후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며 과거와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탈레반 대변인은 “히잡(이슬람 여성의 머리와 목 등을 가리는 스카프)을 쓴다면 여성은 학업 및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 혼자서 집밖에 나서는 것도 허용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탈레반은 전국에 사면령을 발표하면서 여성의 새 정부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변화는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장에서도 조금씩 감지됐다.“제2의 9·11 테러 터질수도”…탈레반 부활에 초긴장 다만 탈레반의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인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실제로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자마자 온라인에서는 여성이 등장한 외벽 광고사진이 페인트로 지워지는 사진이 올라와 우려를 낳았다. 서구에서는 ‘제2의 9·11 테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탈레반의 부활이 급진 이슬람 세력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영국 의회 국방특별위원회장인 토비아스 엘우드 보수당 하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애석하지만 9·11 같은 서구에 대한 또 다른 대대적 공격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엘우드 의원은 “테러리스트 집단은 지난 20년이 얼머나 헛된 것이었는지 보여주기 위해 아프간에서의 우리의 시기에 종지부를 찍길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처음 아프간에 들어갔을 때 패배시키려 한 적에게 이 나라를 선물로 준 것도 모자라 테러집단이 다시 재편성돼 그들의 안식처로 돌아오는 광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 역시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실패한 국가들이 이런 유형(테러 집단)의 사람들을 위한 온상이 되는 상황이 굉장히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알카에다가 아마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들은 당연히 이런 식의 온상을 원할 것”이라며 “세계 곳곳의 실패한 국가가 불안을 야기하고 이는 우리와 국익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은신처를 미국과 파트너들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데 쓸 것” 알카에다는 미국에서 2001년 9월 11일 테러를 일으킨 과격 이슬람 무장 단체다. 알카에다는 9·11 테러 당시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에 충돌시켰다. 약 3000명이 사망한 미국과 서구 역사상 최악의 테러 참사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은 존 볼턴은 NPR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상황에 대해 “아프간을 15세기로 되돌려 놨다”며 “탈레반이 이전처럼 알카에다, ISIS(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같은 테러집단에 은신처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은신처를 미국과 파트너들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2001년 9월 11일 이전의 환경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앞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카에다를 돕는 탈레반 정권을 박멸하겠다며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다. 이후 탈레반 정권을 축출했지만 작전을 끝맺지 못하고 아프간에서 20년 가까이 전쟁을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 20주기인 올해 9월 11일까지 아프간 철군을 완료해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끝마치겠다고 약속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주둔 미군이 철수를 시작하자 다시 기세를 폈다. 이들은 지난 15일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아프간 이슬람 수장국’ 설립을 선포했다.
  • 美 윌슨센터 “北 정권교체 바라지 않는 中…비핵화 협력 가능성 낮아”

    美 윌슨센터 “北 정권교체 바라지 않는 中…비핵화 협력 가능성 낮아”

    北, 中핵우산은 주체사상과 충돌 ‘민생단 사건’ 등 근본적 불신도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믿지 못하고, 중국 역시 북한의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나왔다.17일 미 의회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의 의회관계실에서 발표한 메모 형식의 보고서 ‘중국과 북한의 독특한 관계’에는 북한이 대외무역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에 상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신뢰하지 못하는 관계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북한의 ‘주체사상’ 때문일 수도 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1930년대 민생단 사건, 6·25 전쟁 중 250만명 조선인 학살, 일제강점기 등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봤다. 민생단 사건은 조선인 공산당원들이 일본의 밀정이라는 의심을 받고 중국공산당에 의해 숙청된 사건이다. 또 중국의 핵우산에 대해 북한이 편안하게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주체사상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핵화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봤다. 중국 역시 북한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한반도가 미국화되지 않는 것을 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놓고 미중이 협력할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북한의 정권 교체가 중국과의 국경에서 난민과 인도적 위기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을 미국과 동맹을 맺은 한국 사이에서 완충 역할로 더 평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 북중 관계에 대한 이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많은 정보에 기반한 정책을 만들어야 하다고 제언했다.
  • [특파원 칼럼]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군의 아프간 철수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싸워야 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로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남은 희망은 사라졌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탈레반이 이미 주요 대도시를 모두 점령했다. 수도 카불을 차지하는 것도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여성과 아동 인권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고, 민주주의의 흔적조차 남지 않는 비극적인 결말이 예고된다. 이런 우려에도 미군은 이달 말까지 예정대로 모두 철수한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지고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 20년 만에 ‘이길 수도, 멈출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아프간 전쟁이 마침내 끝이 난다.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재앙이 될 것이 뻔한 아프간 철군에 대해 미국 내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동맹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 계획을 밝혔다가 테러 조직의 공격이 재개되자 이를 철회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이번에야말로 완전 철군을 이루겠다는 듯 “(아프간 미군 철군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2001년 10월 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를 궤멸시키고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탈레반을 공격하려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만 해도 미국은 14년간 치른 베트남전보다 6년이나 긴 전쟁을 치르게 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아프간 전쟁 및 재건에 20년간 무려 1조 달러(약 1163조원)를 퍼부었다. 그런데도 탈레반은 건재하다. 미군의 지원을 받은 아프간 정부는 무능과 부패 탓에 군사력을 키우지도 치안을 안정시키지도 인권을 증진시키지도 못했다. 미국이 실패한 전쟁임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 쓰라린 건 그 와중에 2400명이 넘는 미군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폴리티코의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59%가 아프간 철군에 ‘찬성’했다. ‘반대’(25%) 응답의 2배가 넘는다. 소위 ‘독불장군’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국이 돌아왔다’며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모두 아프간 철군에 뜻을 같이한 이유다. 특히 바이든의 지지 세력인 민주당 지지자는 76%나 아프간 철군에 찬성해 공화당(42%)보다 월등히 높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아프간 재건이 아니라 초당적 지지를 받는 중국 견제에 집중하는 게 훨씬 낫다는 계산도 끝났을 터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이 그 역할을 포기했을 때 한 나라의 운명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가 떠올랐다. 아프간 개전 때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아프간 친구들을 위해 재건 및 개발을 지원할 예산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20년 뒤 바이든은 “미래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프간 국민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했다. 1950년대 한국전쟁을 치른 후 한강의 기적을 발판으로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자 경제 파트너가 된 한국과 아프간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당한 국방력을 주한미군에 의존하고 있고 남북 관계가 미중 관계의 종속변수로 작동하기 쉽다는 점에서 “그들은 자신의 힘으로 싸워야 한다”는 바이든의 말을 흘려듣기만은 힘들다. 한국, 일본, 유럽 등에 주둔한 미군은 분명 미국의 경제·외교력을 뒷받침하는 힘이지만, 막대한 비용에 대한 미국 내부의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국가의 방위를 타국에 의존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선택인지를 보여 준다. 민주주의라는 가치와 경제적인 이익을 공유한 한미동맹을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되 스스로 지킬 힘을 키우는 데도 결코 나태해서는 안 된다.
  • ‘힘의 공백’ 생기는 중앙아시아…중러, 탈레반 세력 확대에 긴장

    이달 말 미군 완전 철수를 앞두고 무장반군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빠르게 점령, 15일 정부군이 사실상 백기 선언을 내놓음에 따라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군 철수, 탈레반 장악 이후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힘의 공백’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열강의 무덤’으로 치달았던 제국주의 당시의 중앙아시아 정세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됐다. 미국 정치권에선 최근 아프간의 상황을 ‘1975년 프리퀀트 윈드 작전’에 빗대는 논평이 나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아프간 상황은 1975년 사이공에서의 굴욕적인 패배보다 더 최악인 속편”이라면서 “9·11 테러 20주년에 탈레반이 카불의 미국 대사관을 불태우며 축하하는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가 꺼내 든 ‘프리퀀트 윈드 작전’은 베트남전쟁 막바지에 미군이 포격을 피해 감행한 탈출 작전으로 당시 이틀 동안 13만 8000여명이 다급하게 탈출해야 했다. 탈레반이 빠르게 진격하면서 미국이 이날 카불의 자국 대사관에 있는 주요 인력들을 36시간 안에 대피시킨다는 작전에 돌입하자 매코널 의원이 미국이 패배한 전쟁인 베트남전을 언급한 것이다. 2500~3500명 수준이던 미군 병력을 단계적으로 뺄 것이 아니라,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공군력을 추가로 동원해 탈레반 세력 확대를 막는 작전을 병행했어야 했다는 아프간 전문가들의 주장도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미군은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할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중러는 이미 지난주에 중국 북서부에서 대규모 대테러 합동훈련을 가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터(SCMP)가 15일 보도했다. 양국은 다음달 중순엔 러시아 오렌부르크에서 훈련을 실시한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는 중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 무역권을 구상하는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잠재력에 기대를 품어 왔다. 그런데 아프간을 탈레반이 장악한다면 중러와 중앙아시아 간 경제협력 구상에 차질이 생길 뿐 아니라 안보위협 또한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특히 탈레반의 부흥이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이슬람 테러 가능성을 높일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탈레반의 전신인 무자헤딘이 지원했던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의 세력이 커지는 데 따른 우려이다.
  • 질병·기후의 경고… 지구적 연대로 풀어라

    질병·기후의 경고… 지구적 연대로 풀어라

    지리·기술·제도, 인류 발전 동력 英 산업혁명·美 세계 패권 주도 中 근대 쇄국 정책으로 몰락의 길 세계화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물결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어딘가 밋밋하다. 역사적 사실만 나열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의 긴 역사의 흐름과 그 이유를 종합적인 이론으로 해석하는 시도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다. 가장 유명한 결과물이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2005)일 것이다. 그는 1만 3000년 역사를 훑으며, 유라시아 민족과 다른 민족들 간의 운명이 달라지게 만든 원인을 무기, 병균, 금속에서 찾았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2015)를 통해 10만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다른 종족을 제치고 지구의 지배자가 된 원인을 파헤쳤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지난 7만년 인류 역사를 열쇠말 3개로 설명한다. 인류가 이 기간 일곱 번의 변곡점을 겪었으며, 발전과 쇠퇴, 협력과 갈등의 흐름에 지리, 기술, 제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일곱 번의 시대는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기마 시대, 고전 시대, 해양 시대, 산업 시대, 디지털 시대다. 그리고 지리, 기술, 제도는 상호 의존적으로 연계하며 인류 발전의 동력이 됐다. 예컨대 산업 시대 가장 중요한 발명품인 석탄 증기기관을 떠올려 보자. 18세기 영국에서 증기기관을 발명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영국에 석탄이 많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배를 통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세계 시장도 매력적이었다. 이어 세계를 지배한 미국은 혼자 동떨어져 있어 예외적인 사례처럼 보인다. 실제로 1820년 전까지 미국은 가난한 데다 인구밀도도 낮았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증기기관이 전 세계를 이으면서 물꼬가 트였다. 그리고 그 기반으로 온대 기후, 광대하고 비옥한 토지, 배가 다닐 수 있는 거대한 하천, 긴 해안선, 엄청난 광물 및 에너지 매장량 등을 찾을 수 있다. 세계화에 대한 근시안적 결정을 내린 중국이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던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 15세기 중반의 명나라는 환관 정화의 해양 원정으로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 동부까지 활동 지역을 넓혔다. 당시 해군력과 항해술이 유럽을 능가했지만, 원정에 드는 경비, 유교 이데올로기, 북방 세력의 위협 등을 이유로 국가 경영 방침을 급작스럽게 반무역으로 급선회했다. 이후 영국과의 전쟁에서 굴욕적으로 패하며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 저자는 지금의 디지털 시대가 막대한 경제적 성장을 이뤘지만, 세 가지 관점에서는 실패라고 말한다. 고숙련 노동자와 저숙련 노동자 간 격차가 커지면서 불공정이 심화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 환경오염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고 있다. 저자는 특히 환경오염에 대해 “인류가 막대한 부를 누리면서도 지구 환경에 미칠 영향을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국가 간 갈등도 위험 요소다. 지정학적인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미국과 중국, 그 외 여러 지역에서 불안감이 높아진다. 저자는 앞서 ‘빈곤의 종말’(2006),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2015)에 이어 전 지구적인 연대를 강조한다.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들은 모두 세계적”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질병, 정복, 전쟁, 재정 위기 등 지금 위협을 이해하고 정면으로 맞서는 게 바로 우리의 과업이라고 강조한다. ‘총, 균, 쇠’나 ‘사피엔스’가 재밌었다면 이 책 역시 그럴듯하다. 인류의 역사를 3개의 키워드로 엮어 냈고,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유행 앞에서 저자의 경고는 다시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상기하게 한다. 저자의 명성을 제쳐 놓고라도, 일독을 권한다.
  • ‘유럽의 북한’ 벨라루스… 러와 밀착하며 27년 독재·공포 정치

    ‘유럽의 북한’ 벨라루스… 러와 밀착하며 27년 독재·공포 정치

    반정부 언론인을 체포하겠다고 지난 5월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아일랜드 국적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나라, 자국팀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의 강제 귀국을 추진하는 나라. 이런 벨라루스의 별칭은 ‘유럽의 북한’이다. 소련이 해체되고 독립국가로 출범한 이후 1994년부터 지금까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6) 대통령의 장기 독재가 이어지는 점이나, 냉전 시대 때와 다를 바 없이 러시아 의존 외교가 이어지는 모습이 북한과 닮은꼴이다. 반정부 인사들의 강제 구금이나 의문사가 잇따르는 모습 또한 북한의 공포정치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그러나 ‘유럽의 북한’이라는 별칭에도 불구하고 벨라루스와 북한의 대외 도발 방식은 다른데, 이는 벨라루스가 동유럽의 복판에 위치했다는 환경에서 비롯된 차이점이다. 벨라루스는 북한과 왜 닮게 됐을까, 또 두 나라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강제 귀국당할 뻔했다 공항에서 일본 경찰에게 보호를 요청, 결국 폴란드로 망명하게 된 올림픽 육상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는 정부나 루카셴코 대통령을 비판한 적이 없다. 그저 육상 코치가 아무 언질 없이 자신을 여자 계주 선수로 등록했다며 소셜미디어에 불평한 것이 치마노우스카야가 한 행동의 전부다. 다만 루카셴코 대통령이 전직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이었고, 그의 아들 빅토르 루카셴코가 현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라는 게 문제였다. 치마노우스카야가 코치의 결정에 불만을 터뜨린 것은 루카셴코 가문이 이끄는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를 모욕한 것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물론 이는 벨라루스의 독자적인 견해일 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치마노우스카야의 망명 이후 벨라루스 육상 대표팀 코치 2명을 올림픽에서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 정신을 해치려던 벨라루스의 시도를 비판하며 “오랫동안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으로 불리던 벨라루스가 이제 갱스터(폭력집단)의 길을 가고 있다”고 혹평했다. 코치에 대한 비판 한마디에 올림픽 출전 선수를 강제 귀국시키는 벨라루스에서 노골적으로 반(反)루카셴코 노선을 따르는 이들에 대한 박해는 소련 시절 첩보기관인 KGB 활동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8월 루카셴코의 6선이 이뤄진 대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는 의혹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벨라루스 경찰은 자국 내 14개 시민단체 사무실을 급습해 회원들을 체포했다. 인구 949만명인 이 나라에서 이미 지난 1년 동안 체포당한 인원은 3만 5000명이 넘으며, 수천명이 고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탄압을 피해 고국을 떠나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의 벨라루스인 집’이란 사회단체를 결성해 활동하던 반정부 인사 비탈리 시쇼프가 실종 하루 만에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생전에 그가 자신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 데다 시신의 코와 무릎에서 상처가 발견되면서 그가 암살당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反정부 시위로 3만 5000여명 체포당해 ‘냉전의 종언’에 힘입어 출범한 나라를 여전히 냉전시대의 공기 속에 방치하는 장본인은 루카셴코 대통령이다. 루카셴코는 벨라루스 독립 이후 첫 번째 수반은 아니다. 소련 연방 해체 뒤인 1991년 벨라루스 국가원수인 최고회의 의장이 된 이는 핵물리학자 출신인 스타니슬라프 슈스케비치였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 등과 함께 독립국가연합(CIS)의 창설을 주도한 슈스케비치 의장은 소련 해체 뒤 벨라루스 영토에 남은 탄도미사일 81기와 핵탄두를 러시아에 반환했으며, 친서방적인 입장을 취하며 민주개혁에 나섰다. 그러나 당시 의회반부패위원장이던 루카셴코가 국가재산 횡령 등을 이유로 불신임 투표를 주도해 1993년 슈스케비치 의장을 탄핵했다. 이듬해부터 루카셴코의 장기 집권이 시작됐다. 1994년 집권한 이후부터 러시아와의 국가연합을 적극 추진하며 친러시아 정책을 편 루카셴코에게 서방이 반발한 시기는 언제일까. 그가 재선에 성공한 2001년부터다. 그해 선거에서 루카셴코는 76%의 득표율을 달성했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루카셴코는 77.3%(2004년), 79.7%(2010년), 83.5%(2015년), 79.0%(2020년)의 압도적 득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재선 이후 선거에 대해 서방 진영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민주적 선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는데, 선거 때마다 야당 인사 탄압이 병행됐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서방의 제재를 당하면서 한층 더 친러시아 행보를 한 루카셴코 정부는 경제성장의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했다. 벨라루스 대외 무역의 50%는 러시아를 상대로 이뤄진다. 에너지 의존도도 높아서 벨라루스는 가스의 99%, 원유의 8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다. 이 에너지를 저렴하게 자국민에게 공급하는 게 루카셴코 정권의 통치 기반 중 하나다. 러시아 역시 벨라루스를 유럽으로 석유와 가스를 수출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2017년 벨라루스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적이 있는데, 연간 최소 183일을 근무하지 않는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실업세를 부과하겠다는 대통령령이 발표되자 반발이 일어났던 것이다. 당시 시위는 민간 생활고가 발생할 경우 독재 권력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실현된 것으로, 루카셴코 정권이 러시아 의존 행보를 포기하기 어려운 사정이 여기에 있는 셈이다. ●바이든 “벨라루스 국민의 보편적 인권 지지” 루카셴코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벨라루스와 서방 간 외교적 거리는 멀어지고 있다. EU는 벨라루스 대외무역량의 약 30%를 담당하는 지역이지만, 지난 5월 EU 국가의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뒤 벨라루스를 상대로 EU의 경제제재가 강화됐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지해 달라는 러시아 요구를 벨라루스가 거절하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벨라루스를 재평가하던 미국과 EU는 지난해 불법 대선에 이어 올해 비행기 강제 착륙, 올림픽 선수 강제 귀국 사태에 경악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와 면담하며 “미국은 민주주의와 보편적 인권에 대한 벨라루스 국민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하고, 추가 제재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방의 제재 경고가 잇따르자 벨라루스는 또다시 상식에 반하는 공세로 맞대응했다. 동유럽의 복판에 위치했다는 점을 활용, 자국의 국경 경계를 느슨하게 해 인접국으로 중동 지역에서 온 이민자들을 유입시킨 것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명명된 이 전략은 아시아 동쪽 끝에서 ‘고립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대응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벨라루스는 이라크 출신 이민자들을 받아들인 뒤 인접한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EU 국가로 보내고 있다. 비행기 강제 착륙에 따른 서방의 제재 이후 벨라루스가 의도적으로 이라크 출신 이민자들을 인접국으로 보냄에 따라 리투아니아 의회는 지난달 불법 이민자 추방 절차를 신속 처리하는 패스트트랙 법안을 신설해 의결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와의 국경 지대 550㎞ 구간에 철조망을 설치했고, EU도 국경경비기관인 프론텍스 인력을 파견했다. 폴란드 내무부 역시 “벨라루스가 이주민을 살아 있는 무기로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 [책꽂이]

    [책꽂이]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황병주 외 3인 지음, 책과함께 펴냄)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들이 그간 잊혔던 1979년 8월 ‘삼척가족간첩단 조작 사건’의 실상과 국가 폭력의 전모를 파헤쳤다. 유신 체제 말기 공안 당국이 민주화 요구에 대응해 진항식씨 일가 친인척 24명을 ‘간첩단’으로 발표한 배경과 이들이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과정을 조명한다. 286쪽. 1만 8000원.여신의 역사(베터니 휴즈 지음, 성소희 옮김, 미래의창 펴냄) 영국 역사학자인 저자가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부터 이어져 온 비너스 여신의 인류사적 의미를 고찰했다. 비너스가 미와 사랑, 전쟁, 폭력 등 인간의 욕망을 투영하는 대상이었고,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가 됐다고 지적한다. 232쪽. 1만 7000원.이토록 매혹적인 아랍이라니(손원호 지음, 부키 펴냄) 18년을 중동에서 보낸 저자가 오늘날 아랍인을 만들어 낸 역사·문화·사회 견문록을 펼쳐 냈다. 이슬람 공휴일을 통해 본 무함마드의 생애와 사우디 건국 뒷이야기, 커피와 진주를 통해 본 아랍에미리트(UAE)의 역사 등 아랍을 소개한다. 356쪽. 1만 8000원.무역 전쟁은 계급 전쟁이다(매슈 클라인·마이클 페티스 지음, 이은경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미국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국내 불평등과 국제 갈등의 연계를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부자들의 부는 늘었지만,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더 많은 부채를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무역 갈등이 불거진다고 주장한다. 330쪽. 2만 2000원.강치원의 광야소리 1·2·4(강치원 지음, 호모레겐스 펴냄) 강치원 책읽는교회 목사가 한국 교회의 개혁을 촉구하는 시리즈를 냈다. ‘담대하게 죄를 지어라’(1권), ‘저항과 복종’(2권), ‘교회 세습, 법정에 서다’(4권) 등이 출간됐고, 3권은 올해 말 나온다. 교회를 ‘동굴 감옥’에 비유하며 빛으로 나올 것을 권유한다. 1권 241쪽, 1만 2000원. 2권 272쪽, 1만 3000원, 4권 210쪽, 1만원. 일본에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가와사키 에이코 지음, 리소라 옮김, 다큐스토리 펴냄)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갔다 43년 만에 탈북한 재일교포의 시선으로 북한 체제 모순을 고발한 실화소설. 1960년대 북한을 ‘지상낙원’이라 믿고 북송선에 올랐다가 비참한 삶을 살게 된 재일교포들의 모습을 생생히 전한다. 374쪽. 1만 8000원.
  • [사설] 65년 만에 새 역사 쓴 수출, 산업구조 혁신도 힘써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7월보다 29.6% 늘어난 554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그제 밝혔다. 무역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월간 기준으로 최다액이다. 종전 기록인 2017년 9월 551억 2000만 달러보다 3억 달러 이상 많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39.6% 증가한 110억 달러를 기록했고, 석유화학(59.5%), 일반기계(18.4%), 자동차(12.3%), 컴퓨터(26.4%), 바이오헬스(27.2%), 2차전지(31.3%), 화장품(11.7%) 등이 미국, 유럽연합(EU) 등 9대 주요 지역에서 골고루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코로나 시대에 한국의 저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세계경제 회복의 흐름이 꺾이지 않은 덕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외생 변수가 걱정이다. 즉 미중 패권전쟁이 무역시장에 미칠 여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 가능성, 기록적인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을 바로잡기 위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등등이다. 경제회복 흐름을 타고 석유 등 원자재값이 오르고 있어 중간재 산업이 많은 우리 산업구조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상운송 비용도 상승 중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우리나라가 우위인 산업 분야에서 전 세계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다. 당정은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가칭) 제정안의 9월 정기국회 통과를 약속했다. 일각에선 대기업의 감세폭이 커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없지 않지만, 미국·중국·대만 등이 해당 분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집중 투자하고 관련법을 제정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특별법 제정이 국익에 부합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국가핵심전략산업은 경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드라마, 음악 등을 타고 전 세계로 퍼지는 K콘텐츠 덕분에 한국의 농수산식품, 화장품 등의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코트라의 해외 지사는 물론 해외 주재 공관들도 중소기업 수출 지원 체계를 구축해 수출기업 다변화 전략 또한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산업재산권 무임승차 엄단”… 특허청 ‘기술경찰’ 뜬다

    “산업재산권 무임승차 엄단”… 특허청 ‘기술경찰’ 뜬다

    “국가 주요 기술의 해외 유출과 침해 방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기획수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기현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과장(기술경찰대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업재산권 무임승차 행위 엄단을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구축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특허청은 지난 27일 미중 무역전쟁 등 심화하는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에 맞춰 ‘짝퉁’ 단속 중심이던 산업재산조사과를 기술경찰과와 상표경찰과, 부정경쟁조사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특허와 영업비밀·디자인 등을 전담 수사하는 초대 기술경찰대장을 맡은 정 과장은 “수사와 조사를 분리해 각각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기술경찰은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위해 심사·심판 경험을 통해 기술 및 법률 전문성을 구비한 전문인력으로 구성됐다. 정 과장을 포함한 부서원 22명 중 4급 이상 6명, 5급 9명 등 15명이 심사·심판 경력자다. 현장에서 기술 침해 여부 및 의심 분야에 대한 ‘핀셋’ 점검을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허와 영업비밀에 대한 수사는 경찰(산업기술유출수사대)과 특허청 기술경찰이 담당한다. 특허 침해가 그동안 ‘친고죄’라 피해자 신고가 있어야 수사가 가능했지만 ‘반의사불벌죄’로 바뀌면서 수사기관의 역할이 확대됐다. 정 과장은 “이전에는 피해자가 침해 여부를 몰랐거나 피의자가 전국에 퍼져 있으면 신고조차 꺼렸는데 이제는 수사기관이 기술 침해에 대해 기획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경찰과 달리 특허청 기술경찰은 전속 관할이 없어 전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이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세분화해 확대 개편한 이유는 지식재산권 침해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위조상품 신고 건수는 1만 6935건으로 전년(6864건)보다 2.5배, 부정경쟁행위조사는 114건으로 2019년(66건)보다 1.7배 늘었다. 특허청은 2019년 3월 특사경 수사 범위를 특허·영업비밀·디자인까지 확대한 후 2년간 415건의 고소 건을 수사해 759명을 형사 입건했다. 지난해 특사경이 처리한 173건은 한 해 평균 처리되는 기술사건(996건)의 17.4%를 차지한다. 정 과장은 “기술경찰이 기술 유출 및 부당 사용을 방지하는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며 “법원·검경과 협력을 강화해 지재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강한 지식재산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현장 관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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