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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In&Out] 북한 ‘유령어선’은 왜 생기나/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유령어선’은 왜 생기나/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의 수산은 전략적 부문이다. 유엔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수산 부문이 전면적 수출금지가 된 이유도 바로 외화벌이의 원천인 업종이기 때문이다. 외화벌이에 있어 중대한 만큼 어부와 수산물 가공자, 수산장사와 무역 등 여러 작업이 있기에 많은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수산물에 의존해 왔다. 그런데 갈수록 많은 어선이 러시아나 일본으로 표류돼 어부들이 죽거나 어선에서 표류하다가 살아남은 경우가 많아졌다. 2017년에는 100척 이상의 북한 어선이 일본으로 밀려왔다고 한다. 이런 전략적 부문에서 ‘유령어선’이 왜 이렇게 많이 발생했을까? 특히 북한 같은 통제사회에서 이런 문제를 잡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사람들은 중앙당이 관장하는 사회단체에서 조직생활도 하고 직장도 다녀야 한다. 그리고 사회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성으로부터 감시와 통제를 받는다. 북한은 6·25전쟁 휴전 이후 대대적인 사회반란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매우 통제된 사회다. 특히 소련, 동구 사회주의의 붕괴와 중국 톈안먼 사태를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다. 그런데 왜 유령어선이 많아졌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제 문제 해결은 정치적 문제 해결보다 훨씬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경제나 사회 문제보다 정치를 우선시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반란과 쿠데타를 예방하려면 반란세력에 두려움을 줘서 서로 잘 만나지 않게 하거나 관련된 얘기를 꺼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완벽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중간중간 숙청의 칼을 꺼내고 감시하는 사람들에게 대가를 주면 감시가 가능할 수도 있다. 물론 소련이나 중국을 보면 완벽하게 되는 경우도 없고 정보 유입 같은 문제도 있다. 그런데 다른 문제점을 떠나서 이 감시제도를 유지하는 것 자체에 매우 많은 비용이 든다. 많은 요원을 고용하고 보수를 줘야 하므로 인건비와 기회비용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게다가 북한의 지도층은 내부적 위험을 걱정해야 할뿐더러 주변 강대국과 번창하게 살고 있는 남한까지 있어 외부 위협도 상당하다. 감시비용에다가 군사비까지 추가되면 돈벌이가 매우 시급한 사안이 된다. 수산은 매우 귀한 외화의 원천이다. 다각적으로 돈 벌 기회이기도 하다. 2000년대에 들어 처음으로 조업권을 중국에 판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가 돈벌이로 그때부터 지금까지 조업권을 계속 팔아 자국 어선과 중국 어선 간에 경쟁을 시킨 셈이다. 유령어선이 국가 평판의 문제가 되지만 외화벌이가 우선적이다. 그런데 왜 어선들을 감시해서 표류될 수 있는 어선들을 나가지 못하게 하지 않는가? 북한에는 수산 관련 법률이 많고, 어선과 선원 등에 대한 규제 및 규정도 상당하다. 문제는 감시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어선으로부터 뇌물을 챙기거나, 어선을 운영하는 기관과 개인마저도 감시기구와 결탁관계에 있거나, 감시기구 산하인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것과 같이 북한 외화벌이 사업에서 군대와 보안성, 보위성 등 유력기구들(북한말로 ‘특수기관들’)이 막대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감시 일꾼들은 먹고살기 위해 눈을 감아 주면서 나라몫까지 챙겨야 하니 어부의 안전을 먼저 지키겠는가. 지난 30년 동안 북한 당국은 평판 문제가 한두 번 있었던 것이 아니다. 위조화폐 제작, 아편 밀수 등 여러 금기된 업종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파편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한 기관(당중앙 39호실)에서 수행했다면 쉽게 중단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산 부문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최고지도자가 외화벌이만큼 지속적으로 어부의 안전 문제를 중대한 사안으로 여겼다면 해결됐을지도 모르겠지만 최고지도자로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 시진핑 2년 만에 ‘中 실리콘밸리’ 선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르면 13일 중국의 ‘개혁·개방 1번지’인 광둥성 선전시 경제특구를 방문한다. 1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 오전 선전시 경제특구 지정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중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시 주석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를 찾는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년 만으로, 자신의 개혁·개방 정책의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980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미중 무역전쟁의 한가운데 선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일정은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을 놓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를 2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선전시의 개혁·개방 성과를 내세우면서 자연스럽게 향후 장기 경제 목표와 장기 집권 구상을 연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번 기념식에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호얏셍 마카오 행정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초 14일로 예정됐던 람 장관의 연례 정책 연설이 이번 중국 방문 이후로 연기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람 장관이 기념식에서 베이징으로부터 홍콩 통치에 대한 모종의 메시지를 받기 위해 일정을 미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의 방패’도 ‘바이든의 창’도 한 방 없었다

    ‘트럼프의 방패’도 ‘바이든의 창’도 한 방 없었다

    펜스 “바이든은 수십년간 中치어리더”해리스 “당신들은 무역전쟁에서 패배”2차 대선토론 화상으로… 트럼프 “반대”7일(현지시간) 열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공화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TV토론은 ‘난장판’이던 지난달 대통령 후보 토론과 달리 “(비교적) 정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상호 끼어들기를 삼가고, 발언시간도 크게 어기지 않았다는 의미지만, 예상됐던 수준의 공방으로 대선 판세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거라는 뜻이기도 하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이날 토론의 핵심 공방은 ‘코로나19 책임론’이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대 행정부 중에 가장 큰 실패를 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축소한 탓이라고 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발병 초기에) 중국으로 가는 여행로를 모두 막았다”며 중국 탓으로 돌렸다. 미중 무역 갈등을 두고 해리스 후보가 “당신(펜스)은 무역전쟁에서 졌다. 3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만 잃었다”고 공격하자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은 (중국과) 절대 싸우지 않았다. 바이든은 지난 수십년간 중국 공산당의 치어리더였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도덕성을 집중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억 달러(약 4600억원)의 개인 빚이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폭로성 기사를 재언급하며 “정책 결정에 있어 미국인의 이익에 영향을 받겠냐,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받겠냐”고 따졌다. 또 50명의 판사를 임명했는데 흑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이 집권하면 세금을 올리고 화석연료를 폐지하며 2조 달러(약 2300조원)를 투입하는 기후변화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세금과 기름값이 올라 살기 힘들어질 거라는 의미다. 다만 두 후보는 아킬레스건을 공격하는 질문엔 즉답을 피했다.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면 대법관 수를 확대해 대법원을 진보성향으로 바꿀 것이냐는 질문에 “새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대선 결과에 불복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만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혼돈의 대통령 후보 토론과 비교해 전통적인 대선 토론과 비슷했다. 그러나 대선 레이스를 바꿀 대단한 순간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선토론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 사태 영향으로 15일 대선후보 2차 TV토론을 화상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같은 방식의 토론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반발했다고 AP는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펜스vs해리스’… 서로 ‘이 질문’엔 답하지 못했다

    ‘펜스vs해리스’… 서로 ‘이 질문’엔 답하지 못했다

    난장판 대통령 후보 토론과 달리 이슈 집중코로나19, 대중정책, 경기부양 등 공방 트럼프 대선불복에 개인적으로 따를거냐펜스 “우리가 대선 이길 것”이라며 답 회피대법관 수 늘려 진보 성향으로 뒤집을거냐해리스 “새 대통령이 대법관 뽑아야” 답변만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공화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민주당)이 7일(현지시간)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각종 현안을 놓고 충돌했다. 상대의 말을 끊고 비속어까지 써가며 이른바 ‘난장판’으로 변질됐던 지난 대통령 후보 1차 TV토론과 달리 두 부통령 후보는 이슈에 집중해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 양쪽 모두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핵심 질문을 회피했다. 공방의 핵심은 역시 코로나19 책임론이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대 행정부 중에 가장 큰 실패를 했다”며 2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700만명 이상이 감염됐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축소해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이 때문에 미국 경기도 침체되고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고도 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첫날부터 미국의 건강을 최우선에 뒀다”며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초기에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통제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 가는 여행로를 모두 막았다”고 주장했다.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해리스 후보는 “당신(펜스)은 무역전쟁에서 졌다. 3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만 잃었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은 (중국과) 절대 싸우지 않았다. 바이든은 지난 수십년간 중국 공산당의 치어리더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펜스 부통령은 ‘바이든이 집권하면 세금을 올리고 화석연료를 폐지하며 2조 달러(약 2300조원)를 투입하는 기후변화정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반복해 강조했다. 세금과 기름값이 올라 살기 힘들어질 거라는 의미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V자 회복으로 미국을 계속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도덕성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억 달러(약 4600억원)의 개인 빚이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폭로성 기사를 재언급하며 “정책 결정에 있어 미국인의 이익에 영향을 받겠냐, 자신의 이익에 영향을 받겠냐”고 따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을 경시해왔고, 50명의 판사를 임명했는데 흑인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서로 날 선 칼날을 들이댄 두 후보는 한 질문씩 답변하지 못했다.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면 대법관 수를 바꿀 것이지 않냐는 질문에 “새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색이 강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의 지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대권을 잡아 대법관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진보 성향 판사를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9명인 대법관 수를 바꾸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대선 불복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불복한다면 개인적으로 어떻게 대처하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자니 대선이 코앞이고, 따르겠다고 선언하자니 차기 대권 후보로서 정치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오는 15일과 22일 두 차례 더 승부가 예정돼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완치되지 않은 상태여서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삼성전자 코로나 떨치고 2년만에 최대 실적...영업익 12.3조

    삼성전자 코로나 떨치고 2년만에 최대 실적...영업익 12.3조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전쟁 여파를 뚫고 올 3분기 2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10조원 초반대인 시장의 전망 추정치를 2조원 이상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8년 3분기(17조 5700억원) 이후 8분기만의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전년 동기보다는 58.1%, 전 분기보다는 50.92%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매출액은 6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 발표될 확정 실적에서도 이 수치가 유지될 경우 기존의 분기 최고치인 2017년 4분기 65조 9800억원을 경신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영업이익률은 18.6%로 1분기(11.6%)와 2분기(15.4%)보다 개선됐다. ‘깜짝 실적’의 견인차는 스마트폰과 TV, 가전이었다.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플립2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 비대면 행사 축소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로 IT·모바일(IM) 부문은 4조원 중반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라 이번 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8000만대 이상 이뤄진 것으로 관측한다. 이는 2017년 3분기(8254만대)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인도와 중국간 분쟁 이슈 등도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 수요’가 북미, 유럽 시장에서 실현되며 TV와 가전 판매 호조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1분기(1조원)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실적일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서버업체들의 상반기 재고 축적에 따라 수요 둔화, 가격 하락으로 부진이 심화될 거란 예상이 컸으나 2분기(5조 4300억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제재를 앞둔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이뤄지고 최근 엔비디아, 퀄컴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신규 수주가 이어진 것도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美 대선 결과 지켜보자’…폼페이오 설득에도 쿼드 공식화 미룬 日·濠·印

    ‘美 대선 결과 지켜보자’…폼페이오 설득에도 쿼드 공식화 미룬 日·濠·印

    중국을 견제하고자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외무장관이 머리를 맞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대한 공동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의 보복을 우려한 각국이 자극적인 언사나 행위를 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쿼드 4개국 외무장관들은 일본에 모여 중국과 관련한 현안을 두고 회의를 가졌다. 코로나19 발생 뒤 처음 진행된 대면회의다. 그만큼 미국이 중국 견제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의미다. 이 회담은 인도 태평양 국가간 협력을 통해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코로나19 문제를 은폐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3개국 외무장관들과의 일대일 면담에서도 중국의 ‘악의적 행동’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중국을 직접 겨냥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했다. 나머지 나라는 회담 개최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 중국을 거명하진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4개국 외무장관들에게 ‘인도 태평양 안보경제 이니셔티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중국에 대한 비난은 자제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과 인도가 원치 않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4개국에게는 각자의 생각이 있다. 이것이 완전하게 일치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이는 각국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지만 그렇다고 ‘반중’을 대놓고 선언할 수 없는 속내가 있음을 뜻한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국일 뿐 아니라 일본의 두 번째, 인도의 세 번째 수출 대상국이어서 경제적으로 뗄레야 뗄 수가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스가 총리는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유일한 군사적 동맹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그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동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일본은 중국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면서 “외무장관들이 정례화에 합의했어도 공동성명이 없었다. 이번 회담은 상징적인 것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포린 폴리시는 “일본과 호주는 미국 무기체계에 편입돼 있어서 지금 당장 군사동맹으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 쿼드가 공식화되면 프랑스·러시아 무기를 많이 쓰는 인도가 함께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면서도 “다만 인도는 (쿼드가 공식화되면) 해묵은 국경선 문제가 전면적으로 불거질 수 있어 이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3500㎞ 가까이 맞대 분쟁이 일상화돼 있다. 두 나라는 20세기 중반까지 긴밀히 협력했지만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자 관계가 틀어졌다. 1962년에는 전쟁도 벌였다. 1993년 평화협정을 체결해 심각한 충돌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국경선이 확정되지 않아 불씨가 남아 있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규모는 약 14조 달러(1경 6800조원)로 인도(3조 달러)의 다섯 배에 가깝다. 인도가 일대일로는 중국을 이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경선 전체가 군사위험 지역으로 변하면 인도는 막대한 국방비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다만 코로나 이후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나빠진 호주는 쿼드 4개국 간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지난 4월 중국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한 뒤로 중국으로부터 수입 금지, 반덤핑 조사 등의 보복 조치를 당했다. 단독으로 중국과 대치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보니 국제 공조를 강조하는 모양새다. 두 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중국 때리기’를 시작한 2017년부터 삐걱거렸다. 당시 호주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는 호주가 미국에 동조해 바이러스 기원 국제조사 요구를 주도해 갈등이 증폭됐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미 대선 판도 역시 공동성명 채택 결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돼 중국에 유화책을 편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만들어 놓은 ‘반중블록’이 하루아침에 무용지물로 변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인 상황에서 대선 결과를 지켜보고 후속 조치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속내다. AP는 “쿼드 회원국은 중국이 공동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조치에 동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대중 공동 전선이란 미국의 요구는 중국과의 무역에 의존한 국가에는 민감한 주제”라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중진국의 덫’ 빠지지 말자… 반도체·전기차 키우는 中

    ‘중진국의 덫’ 빠지지 말자… 반도체·전기차 키우는 中

    中, 美 화웨이 고사작전에 정면돌파 선언韓 외환위기 교훈 삼아 선진국 진입 목표中 호황 꺼지면 공산당 일당독재 치명상외환시장 구조 취약… 외국자본 쉽게 빠져 반도체·원유 수입액 연간 6000억弗 육박전체 수입의 3분의1… 무역적자 ‘경고등’전기차 배터리 부문 육성에 전폭적 지원美 압박에 반도체 국산화 드라이브 ‘난항’지난달 17일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베이징 중국과학원을 찾았다. 런 회장은 “중국 최고 과학 학술기구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이곳의 연구 성과를 경제사회 발전의 강력한 동력으로 전환하자”고 당부했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방위적 제재로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개월 뒤 미래조차 점칠 수 없는 상황. 그의 발언에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같은 달 11일 과학자 간담회를 열어 “지금 중국은 국내외 환경이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가 과학기술 혁신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절박함의 표시였다. 미 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재로 화웨이와 중신궈지(SMIC) 등 중국 굴지의 정보기술(IT) 기업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이를 정면 돌파하고자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1~2025년 경제발전 계획을 담아 발표할 ‘14차 5개년 계획’에도 트럼프 대통령 보란 듯 차세대 반도체 집중 지원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왜 미국과의 극한 대립을 감수하며 ‘반도체 굴기’에 나서는 것일까. 미국의 압박에도 반도체 자립을 성공시킬 복안은 무엇일까. ●한국을 교과서 삼지만… 국가부도 피해야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경제 규모는 약 14조 달러(약 1경 6800조원)로 미국(21조 달러) 다음으로 크다. 하지만 1인당 소득(1만 달러)은 한국(3만 달러)의 20년 전 수준이다. 우리가 일본을 공부해 성장 전략을 짜듯 중국도 우리를 교과서 삼아 미래를 내다본다. ‘시진핑 신도시’로 불리는 허베이성 슝안신구가 우리나라 세종시를 벤치마킹해 행정중심도시로 건설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중국이 성장 과정에서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 한국의 국가부도 사태와 같은 외환위기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에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약달러)을 기반으로 사상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임금이 올라 전통 제조업 경쟁력을 상실했다. 반면 국민의 소비 수준은 높아지면서 수입이 빠르게 늘어 무역적자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수많은 개발도상국이 경험한 난제로 ‘중진국의 덫’으로 불린다.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를 내걸고 자본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했다. 무역으로 빠져나가는 외화를 해외 자본 유치로 메우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국은 1997년 IMF 관리 체제에 들어가며 국제 금융자본의 ‘양털 깎기’ 대상이 됐다. 양털 깎기란 양의 털이 무성히 자라게 내버려 뒀다가 불시에 정리하는 것에 비유해 금융자본이 한 나라에 뿌렸던 달러 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국은 십중팔구 신용 경색 사태를 맞는다.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10배 가까이 큰 중국에 외환위기가 오면 그 충격은 가늠하기 힘들다. 중국 공산당이 약속한 ‘전면적 샤오캉 사회’(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일당독재의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는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 1년만에 1조弗 증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 중국의 연간 무역흑자는 3518억 달러로, 정점이던 2015년(5945억 달러)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도 중국에 대놓고 무역흑자 축소를 요구한다.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 역시 2007년 100%에서 2017년 160%로 급증해 여러 환경이 녹록지 않다. 중국도 중진국의 덫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3조 1500억 달러)를 가진 중국에 국가부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중국은 2014년 6월 보유 외환이 3조 9990억 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1년여 만에 1조 달러가량 증발한 경험이 있다. 기업과 개인의 국외 송금이 갑자기 늘자 인민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헐어 환율 방어에 나선 탓이다. 대만 빈과일보 등 중화권 언론은 2012년 시작된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불안감을 느낀 기득권 세력이 미국이나 홍콩 등으로 자산을 빼돌렸기 때문으로 본다. 중국에서 1조~2조 달러는 언제라도 눈 녹듯 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 위안화가 전 세계 주요 기축통화로 자리잡는다면 ‘달러 고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모건스탠리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2%에서 2030년 5~10%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위상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치다. 중국의 불안정한 정치체제와 낙후된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으면 위안화가 달러화나 유로화를 영원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다수다. ●지속적 무역흑자 기조 지키려 안간힘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외환위기를 겪지 않을 가장 좋은 방법은 ‘IMF 이후 한국’처럼 지속적인 무역흑자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양대 수입 품목인 반도체와 원유 수입액은 각각 3000억 달러, 2400억 달러에 달했다. 이 둘을 더하면 6000억 달러 가까이 돼 중국 전체 수입액(2조 1000억 달러)의 30%에 육박한다. 반도체와 원유의 해외 의존도만 낮춰도 무역적자 우려 없이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자동차 보급이 크게 늘어 원유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다만 이 문제는 전기차 보급과 2차전지 개발 등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해 보인다. 중국의 자동차용 배터리 회사 닝더스다이(CATL)는 설립 10년 만에 LG화학과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IT 거인 텅쉰(텐센트)이 최대주주인 전기차 업체 ‘니오’도 ‘본토의 테슬라’로 불리며 배터리 교체형 승용차 판매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대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은 지금도 이들 업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는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과 삼성전자 등 글로벌 선두 업체 간 기술 격차를 3년 이상으로 본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 정도로 당초 목표치인 2020년 40%, 2025년 75%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14차 5개년 계획에 반도체 국산화 정책을 포함시켜 더 강력히 밀어붙일 것이 확실시된다.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전문 인력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양산 노하우를 하나씩 모아 가며 성장한다. 이른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 간극을 메우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미국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 위주로 매집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미 정부가 이를 보고만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지배하는 첨단 IT 분야는 넘보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미중 갈등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과 만리방화벽 철폐 등과 함께 정치적이고 전면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미중관계, 더는 안 나빠질 것” “中에 분풀이 압박 강해질 듯”

    “미중관계, 더는 안 나빠질 것” “中에 분풀이 압박 강해질 듯”

    시진핑, 트럼프 부부에게 신속 위로 전문환구시보 편집장 ‘대가 치러’ 글 삭제도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미국의 대중 전략이 어떻게 변할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쾌유를 비는 등 미중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노력으로 양국 긴장이 더 고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할 명분이 또 하나 늘어 ‘중국 때리기’가 거세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4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전날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위로 전문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린 지 하루 만이다. 두 나라가 무역전쟁을 치르며 ‘신냉전’으로 불릴 만큼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앞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니 슬프다. 신속히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공식 성명을 내고 쾌유를 기원했다. ‘위로 외교’를 두 나라 관계 회복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베이징의 고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CNN은 중국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장이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감염 소식에 “코로나19 (위험을) 가볍게 본 대가를 치렀다”고 게시글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한 것에 주목했다. 중국 당국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미중관계 안정을 원하는 중국 정부가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지금의 상황에 긴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대선 때까지 양국 관계가 더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병 확진으로 미국의 중국 견제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선 지지율 열세를 단박에 뒤집고자 ‘모 아니면 도’식 분풀이성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웨이둥 미중관계 연구원은 “확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중국 때리기 전술을 쓰는 것을 정당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미국, 중국 이어 베트남 정조준… USTR, 베트남의 환율조작 행위에 대한 조사 착수

    미국, 중국 이어 베트남 정조준… USTR, 베트남의 환율조작 행위에 대한 조사 착수

    미국이 중국에 이어 베트남을 정조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무역전쟁 전선을 중국에 이어 베트남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일(현지시간) 베트남의 환율조작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선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했던 ‘무역법 301조’를 동원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2년여 간 세계 경제를 뒤흔든 데 이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까지 보호무역주의의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1974년 제정된 미국 무역법 301조는 무역협정 위반이나 통상에 부담을 주는 차별적 행위 등 외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광범위한 영역에서 보복 조치를 강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 대통령은 이 조항에 따라 단독으로 과세나 다른 무역 제재를 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매년 3700억 달러(약 432조원)에 이르는 중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양국은 올해 초에 가까스로 ‘1단계 무역 합의’에 이르렀고 미국은 중국을 작년 8월 지정한 ‘환율조작국’에서 ‘관찰대상국’으로 내렸다. 트럼프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무역전쟁 전선을 베트남으로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 중국 수출품에 매겨진 막대한 관세를 피하기 위한 베트남을 통한 우회수출을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트남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계기로 중국의 대안으로 각광 받고 있다. 관세 부담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이주를 원하는 제조업체들 사이에 인기 있는 목적지로 떠올랐다. 여기에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면서 값싼 베트남산 제품 수입이 늘어나자 불만이 커졌다. 실제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액은 10년 전 149억 달러에서 2019년에는 666억 달러로 347% 급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지난해 대베트남 무역적자 규모는 560억 달러로 2018년보다 40%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멕시코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크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상대로 지속적인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에 대해 적극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경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재무부는 앞서 1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베트남을 ‘감시 목록’에 올린 바 있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현저하게 크다는 것이 리스트 포함 조건에 부합했다. 당시 보고서는 “당국의 환율 개입이 빈번하고,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8월에는 베트남이 중앙은행 등을 통해 달러를 매입, 베트남의 실질 실효환율을 3.5~4.8%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김규한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베트남, 2~3년 뒤 세계 최고 노트북PC 생산국 부상”

    전 세계 노트북 컴퓨터 10대 가운데 9대를 생산하는 중국이 머지 않아 ‘노트북 최대 제조대국’ 지위를 베트남에 내 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인건비가 크게 오른 데다가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자 주요 업체들이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어서다. 28일 중국 신랑차이징은 대만 정보공업책진회 산하 산업정보연구소(MIC)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세계 주요 노트북PC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들이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동남아 국가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3년이면 동남아 지역의 생산 비중이 50%에 달해 노트북PC 제조 허브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바뀔 것이라고 MIC는 내다봤다. 주요 노트북 제조업체인 대만 콤팔은 베트남에 공장을 지어 노트북PC를 조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세계 3위 노트북 기업인 콴타컴퓨터도 태국에 생산 기지를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11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노트북PC 공장을 폐쇄했다. 베트남 이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재 중국은 노트북PC 제조 산업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노트북PC 1억 6000만대 가운데 90% 이상을 중국이 만들었다. 하지만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저가의 노동력을 무기로 중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베트남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중국의 절반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가 사라지지 않자 PC 업체들이 무역전쟁에서 자유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과거 선진국들이 그랬듯 제조에서 연구개발로 활동 축을 옮기는 것도 이같은 추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일부 중국 언론은 “전 세계 주요 메이커들이 중국의 풍부한 제조 인프라를 버리고 생산지를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동남아 이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통일 30년’ 경제격차 줄인 독일 vs 50배로 벌어진 남북한…해법은

    ‘통일 30년’ 경제격차 줄인 독일 vs 50배로 벌어진 남북한…해법은

    10월 3일은 분단 국가였던 독일이 통일한지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독일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게 분단된지 45년만인 1990년 통일을 이뤘다. 당시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43% 수준이었으나 현재 75%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한반도는 분단 75년을 맞았지만 북한의 경제력은 남한의 2%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통일이 갑작스럽게 이뤄진다면 겪게될 정치·사회·경제적 혼란은 독일과 비할바가 아니다. 이에따라 통일을 준비하려면 남북한이 분리된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과 같이 자생적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길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독일 통일 당시인 1990년 동독의 경제력은 서독의 43% 정도였으나 2018년 서독의 75%까지 상승했다. 2019년 동독지역 주민 1인당 월소득은 2850유로(약 388만원)로 서독지역(3340유로)의 약 85% 수준으로 분석된다. ●동·서독 지역 노동생산성 격차 40%→80% 동서독의 경제적 격차가 완화된 것은 통일 초기 독일정부의 적극적 지원 정책으로 동독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1993년 12%에 달하는 등 서독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동독 지역의 성장 동력이 낮아졌음에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유럽연합(EU)의 평균치와 비슷했다. 통일 초기인 1992년 동독 지역의 노동생산성은 서독의 40% 정도였으나, 이후 기업들의 경영정상화와 정리해고 등을 통해 향상됐다. 지난해 동독 지역의 생산성은 서독 지역의 8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통일 초기에 동독의 노동생산성이 크게 높아진 것은 동독 지역에 기술력을 확보한 중견기업들이 다수 설립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 30대 대기업 가운데 동독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은 없고, 500대 기업 중 동독에 본사를 둔 기업은 36개사에 불과하다. 동독의 산업구조상 부가가치 창출이 많지 않은 산업이 대부분이다. 이에따라 제조업에 있어서 동독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 창출은 서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북한 국민총소득, 남한의 1.8% 수준 통일 30년을 맞은 동서독의 경제 격차에 비하면 남북한의 경제 격차는 휠씬 더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5조 6000억원으로 남한의 1.8% 수준이다. 1인당 GNI는 140만 8000원으로 남한(3743만 5000원)의 3.8%에 그친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무역액은 2017년까지만 해도 55억 5000만 달러였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지난해 28억 4300만 달러에 그쳤다. 북한은 1956~1960년만 해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3.7%에 달하는 등 동시대 남한(4.9%)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1960년대엔 4.1%, 1970년대엔 2.9%로 떨어지더니 1990년대엔 연평균 -3.2% 수준에 그쳤다. ●獨, GDP의 5%를 동독에 보조금으로 지원…동서독 문화격차도 적어 독일의 급진적 흡수통일이 가능했던 것은 전적으로 서독 정부가 갖춘 충분한 경제력으로 통일 초기의 경제적 불안정을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었고, 이후 매년 GDP의 5% 정도를 동독 지역에 각종 보조금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이에 반해 명목 GDP 세계 12위인 남한과 117위인 북한이 독일식으로 급진적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여겨진다. 독일 통일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통일이었지만, 사실 동서독은 문화적으로는 빠르게 통합을 이뤘다. 6·25와 같은 동족 상잔의 전쟁을 겪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상호 증오 심리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단 시절에도 동독 주민들은 서독의 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다. 동독 주민들은 국가의 허가를 얻으면 서독 지역을 여행할 수도 있었고, 서독인들도 동독 당국이 허용하면 동독을 방문할 수 있었다. 이런 독일도 급진적 통일로 인한 혼란을 겪었다. 할레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통일 이전까지 서독의 1인당 GDP(구매력 기준)은 주요 7개국(G7)의 평균치를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통일과 함께 급감했고, 현재까지 G7 평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통일로 GDP 대비 공공부문의 비율은 43%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48%로 상승했고, 독일 정부의 공공부문 투자 또한 제조업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켜 독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北경제 남한보다 성장률 8% 앞서도 33년 걸려…남북한 소득격차 줄이는 노력 먼저 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이 남한 1인당 GDP의 80%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남북한이 연간 8%의 성장률 차이를 유지할 경우 3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적절한 투자, 교육, 기술이전을 통해 북한이 중국과 같이 빠르게 성장하고 자생적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되는 등 갑작스런 통합의 기회가 오더라도 북한을 독립된 지역으로 분리하고 화폐와 경제 통합을 최대한 연기해 북한 근로자의 생산성에 따라 소비수준을 맞출 수 있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최선의 방책은 통일 이전에 남북한의 소득 생활수준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전제인 핵문제 해결,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 경제로의 전환, 투자 유치를 위한 혁신적 조치 등이 없다면 한반도 경제공동체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남북한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남한이 정상적 경제 성장을 한다는 가정하에 북한으로 하여금 최대한 개혁개방을 통해 중국처럼 매년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협력하는 방안밖에 없다”면서 “북한이 독립 국가로서 환율정책의 주권을 갖고 북한산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전을 통해 상품의 품질경쟁력을 높이면서 경제공동체를 추진해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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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하루 여행코스 영상 공모전 용산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경기를 되살릴 수 있도록 여행 영상 공모전을 개최한다. 공모 주제는 ‘용산에서 하루 즐기기’로, 지역 명소를 2~5곳 선정해 1일 여행코스로 묶어 3분 내외 동영상으로 촬영하면 된다. 내외국인, 개인·단체 구분 없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촬영 장소는 국립중앙박물관·전쟁기념관·용산공예관 등 문화, 용산가족공원·효창공원·남산 등 자연, 이태원관광특구·해방촌·경의선숲길 등 기타 명소로 구분할 수 있다. 11월 13일까지 영상과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8점을 선정해 20만~10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 종로, ‘독서경영’ 우수작 3편 선정 종로구는 책으로 소통하고 성장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인문종로 독서경영 이벤트’를 열고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번 독서경영 이벤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취소 및 연기된 집합교육을 보완해 운영하는 ‘비대면 교육과정’의 하나다. 직원들의 창의력 증진, 업무역량 강화는 물론 피로감 해소에도 보탬이 되고자 기획됐다. 직원 34명이 참여해 총 37편의 독후감을 제출됐다. 1·2차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미 비포 유’, 우수상 ‘코스모스’와 ‘죽은 자의 집 청소’ 등 총 세 편의 독후감을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했다. 강남, 車의무보험 가입 유튜브 홍보 강남구는 ‘도로 위 무법자’인 무보험 차량을 막고, 자동차 의무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온라인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유튜브 채널에서 자동차보험 관련 홍보 동영상을 제공한다. 특히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직접 강연하면서 보험 가입 시 꼭 알아야 할 정보나 유의사항을 영상으로 설명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 의무보험 가입을 돕기 위한 20초짜리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도로교통공단 서울강남운전면허시험장과 강남구청 내 전광판으로 내보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강북, 취약아동 비대면 맞춤 지원 강북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아동들의 대면 활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다음달부터 11월까지 드림스타트 사업을 비대면으로 추진한다. 우선 구는 코로나19 상황의 악화로 학사 일정에 차질이 생겨 발생한 무상급식 공백을 채우기 위해 보호자의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으로 요리를 할 수 없는 가구의 아동 70명을 선정해 매주 2회 비대면으로 반찬을 배달한다. 또한 드림스타트 관리 아동을 위해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탐구형 영상교육도 제공한다. 대상 인원은 총 40명으로 로봇교육(10명), 코딩교육(10명), 과학실험(20명)으로 나뉘어 8주간 운영된다. 성북, 추석맞이 동별 특별방역 완료 성북구가 동별로 추석 전 특별방역을 실시해 지역 내 감염 발생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지난 22일 월곡1동 주민센터에는 40여명의 직능단체원들이 모여 시장 등 밀집 지역을 다니며 특별방역작업을 했다. 코로나19 확산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추석 전 모두의 안전을 위해 주민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지난 24일에는 길음1동에서도 주민 50여명이 ‘우리 동네 안전지킴이’를 자처하며 방역 활동을 벌였다. 사랑제일교회가 인접해 있는 장위3동에서도 25일 대대적인 민관 합동 방역 활동을 벌였다. 서대문, 정부평가 서울시 최고등급 서대문구가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실시된 2020 정부합동평가에서 서울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정부합동평가는 지자체에서 수행하는 국가위임사무, 국고보조사업, 국가주요시책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구는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 사회적경제 우선 구매율, 규제 애로 발굴 개선, 노인돌봄서비스 제공률, 지역사회 치매관리율,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등 36개 지표에서 목표를 달성했으며, 적극적인 우수 사례 발굴 등 준비 노력도까지 인정받아 최고 등급인 S등급에 선정됐다. 구는 재정 인센티브로 특별교부세 4000만원을 받는다.
  •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같은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국의 풀리지 않은 ‘의문’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같은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국의 풀리지 않은 ‘의문’

    대만에 연일 무력시위하는 중국 … “미국 접근에 신경 날카로워”중국이 대만에 노골적으로 무력시위를 벌이며 차이잉원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대만을 관장하는 중국 인민해방군(PLA) 동부전구 로켓군이 둥펑11 단거리 탄도 미사일 10발을 동시에 발사해 대만 공군기지 활주로와 격납고 등을 파괴하는 훈련 연상을 올렸다고 중국 중앙통신이 25일 전했다. 앞서 PLA 군항기가 지난 9일 동안 대만 방공식별구역은 46차례 침범해 들어왔다고 대만 국방부가 24일 발표했다. 중국의 무력시위에 맞서 대만은 이날 대공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훈련을 했다. 대만의 분리를 주장하는 차이 총통이 2016년 취임 이후 긴장이 높아졌지만 홍콩 사태 이후 대만이 미국과 부쩍 가까워지면서 양안의 긴장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만은 세계를 향해 “홍콩의 자유를 탄압하고, 신장에서 위구르인에 무차별 억압하고, 남중국해로 팽창하고, 히말라야에서 인도와 충돌한 중국 야망의 다음 희생자는 대만인가”라며 세계에 묻고 있다고 독일 공영방송(DW)가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무력 사용 가능성이 없을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연설에서 “우리는 무력 사용 포기를 야속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대만에겐 큰 위협이었지만 국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DW가 전했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듯 중국이 대만에 대해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미대선으로 인해 지도력 공백과 같은 미국의 정치적 불안 장기화도 그런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국내 정치가 흔들리고 경제가 더 어려우면 지도부는 대만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문답으로 알아봤다. 대만-중국 긴장 왜 높아지나.중국은 대만을 1949년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한 이후 ‘해방’시켜야 할 마지막 영토로 간주한다. 필요하다면 힘으로라도 취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포기하고, 중국의 레드라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1979년 공식적으로 대만과 단교했지만, 최근에 관계 회복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미국 보건부 장관과 국무부 부장관이 대만을 방문하는 등을 중국은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미국이 대만에 최신 첨단 무기 판매계획도 갖고 있다. 중국은 이런 모든 조치가 중국이 설정한 금지선인 대만 독립, 즉 ‘대만 공화국’ 설립을 위해 미국이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본다. 반면에 대만은 이미 ‘중화민국’이라는 독립국이라면서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은 한 번도 대만을 지배하지 못했고, 그럴 권리도 없다고 강조한다. 즉 대만은 중국의 일부가 아니고 다른 나라처럼 독립된 국가라는 것이다. 무엇이 위험한가.대만과 중국은 공식적인 대화 창구가 없다는 것은 우발적인 충돌은 곧바로 통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만 공군은 중국 군용기가 접근하는 것이 보일 때마다 출격하면서 미사일 발사 훈련으로 맞선다. 대만에서의 충돌은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이 끌려들어 갈 수 있지만, 미국이 대만을 도울 의사가 있고, 도울 능력이 있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가 로이터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하원 데드 요호 외교위원회 의원은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침략을 받으면 대만을 군사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에게 무력사용권을 주자”는 법을 제안했다. 이는 1970년대부터 지속된 정치적·전략적·외교적 모호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럴 경우 대만 총통이 더 위험하고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대만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도우러 올 것이라고 호주 매체 파이낸셜 리뷰가 보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돕지 않으면 아시아에서 미국은 신뢰를 잃고 영향력이 급속히 줄어든다. 중국은 미국이 대응하기 전에 미사일과 사이버 공격으로 대만을 즉시 압도할 것이다. 어떤 전쟁이라도 중국이 먼저 공격하면 국제적 명성과 서방의 대대적인 제재가 따르면서 경제에서 피해가 돌아간다.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은. 대만이 첨예한 영토 분쟁지인 남중국해와 일본 사이에 있는, 서태평양 가장자리라는 전략적 위치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 TSMC가 있는 등 첨단 기술의 강국이다. 차이 총통은 기술 공급망을 중국에서 빼서 대만이나 다른 동남아 국가로 돌리라고 강조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주에 120억 달러들 들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의 기술 기업들이 안보 위험으로 보면서 고도의 반도체 기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대만-중국 무력 비교하면.대만의 군사력은 훈련도, 무장도 잘 되어 있지만, 스텔스 전투기와 항공모함, 고도의 미사일을 가진 PLA에 비교하면 약소하다. 차이 총통은 중국도 고통스럽고 가능하면 어렵게 만드는 “비대칭 전력”을 강조하면서 군사력 업그레이드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는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중국에 있는 표적을 향해 핀셋 타격을 포함할 수도 있다. 최악의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이 초반에 미사일과 공습으로 대만을 압도하면서 사이버 공격과 항구 봉쇄와 같은 공격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미국의 대응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주가 폭락 테슬라, 중국산 부품 관세 철회하라며 미 정부 제소

    주가 폭락 테슬라, 중국산 부품 관세 철회하라며 미 정부 제소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23일(현지시간) 중국산 부품에 붙는 관세 조치를 철회해달라며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모델3 전기차 제조에 사용되는 중국산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불법적” 조치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뉴욕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2018년 7월 중국과 무역 전쟁을 개시하며 중국산 첨단산업 부품과 반도체와 의료기기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테슬라는 소장에서 미 무역대표부가 중국산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은 “자의적이고 재량권을 남용한 조치”라며 중국산 부품 관세 철회와 더불어 이미 지급한 관세에 대한 환불 조치를 요구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산 디스플레이에 붙는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으나 무역대표부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한편 테슬라 주가는 22일 뉴욕 중시에서 ‘배터리 데이’의 충격파를 이어가며 장중 7∼8%대로 떨어져 주당 400달러 선이 무너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0) 일론 머스크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 등을 설명하는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가졌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내용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주행 수명 ‘100만마일(약 161만㎞) 배터리’ 계획과 비용 절감 목표 등 두 가지 중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머스크는 둘 다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테슬라의 평균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해 33개 사가 테슬라 평균 목표가를 105달러 낮춘 305달러로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미국 동부 시간 22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한다”면서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 전문이다. 『의장님,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 인류는 지금까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오늘의 문명을 이뤘습니다. 지금 코로나 위기 속에 있지만 인류는 오늘과 다른 내일로 다시 놀라운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코로나19로 희생되신 분과 유가족, 병마와 싸우고 계신 전세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각국의 의료진과 방역 요원, 국제기구 관계자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75차 유엔 총회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극복하는 총회가 될 것입니다. 볼칸 보즈크르 의장님의 취임을 축하하며 의장님의 탁월한 지도력을 크게 기대합니다. 감염병뿐 아니라 평화, 경제, 환경, 인권 등 수많은 지구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안토니우 구테레쉬 사무총장께도 경의를 표합니다. 의장님,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 위기는 인류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고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마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75년 전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처럼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한국은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이라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방역의 3대 원칙으로 삼았고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다자주의 또한 한국의 공동체 정신과 결합해 ‘모두를 위한 자유’라는 새로운 실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나의 안전을 위해 이웃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한국 정부는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방역물품을 나누며 이웃의 범위를 국경 너머로 넓힘으로써 방역과 경제를 함께 지켜가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이 오늘,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는 힘은 인류가 만들어온 가치, 유엔이 지켜온 가치들이었습니다. 코로나를 이겨낼 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인류 보편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헌장의 기본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다자주의를 통해 더욱 포용적인 협력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선각자들은 보다 나은 세계를 꿈꾸며 유엔을 창설했고, 인류 보편 가치를 증진시키는 빛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제 코로나 이후의 유엔은 보건 협력,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경제협력,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전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더 넓게 확산시켜야 합니다. 올 한해 각국이 벌여온 코로나와의 전쟁은 어떤 국가도 혼자만의 힘으로, 또 이웃에 대한 배려 없이 위기를 이겨낼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오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엔의 새로운 역할로서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자주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의장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은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고 함께 자유를 누리며 번영하는 것입니다. 자국 내에서는 불평등을 해소해 이웃과 함께 나의 안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보장하는 것이며 국제적으로는 공동번영을 위해 이웃 국가의 처지와 형편을 고려하여 협력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생명과 안전입니다. 유엔의 포용적 다자주의는 모든 나라에 코로나 백신을 보급할 수 있을지 여부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을 위한 국제협력뿐 아니라 개발 후 각국의 공평한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제모금 등을 통해 국제기구가 충분한 양의 백신을 선구매하여 빈곤국과 개도국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세계 백신공급 메커니즘’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백신연구소의 본부가 있는 나라로서 개도국을 위한 저렴한 백신 개발·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코로나 2차, 3차 대유행의 우려가 여전한 만큼 한국은 K-방역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지진 후의 쓰나미처럼 경제충격이 우리를 덮치고 있습니다. 방역을 위한 국경 봉쇄와 인적·물적 교류의 위축으로 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로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합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연대와 협력의 다자주의와 규범에 입각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유지와 기업인 등 필수인력 이동을 촉진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한국은 발전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유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이루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경제 구조를 이끄는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경제회복을 이뤄내야 합니다. 한국은 ‘한국판 뉴딜’이라는 도전에 나섰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함께하는 한국 경제의 전면적인 대전환이며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가기 위한 약속입니다. 한국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모든 나라와 협력할 것이며 유엔이 지향하는 포용적 다자주의를 위한 국제협력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지난 9월 7일은 한국 정부가 주도하여 유엔이 채택한 ‘푸른 하늘을 위한 국제 맑은 공기의 날’이었습니다. 인류의 일상이 멈추자 세계 곳곳에서 나타난 푸른 하늘, ‘코로나의 역설’은 각국의 노력과 국제협력에 따라 인류가 푸른 지구를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나는 유엔을 중심으로 ‘더 낫고 더 푸른 재건’을 위한 국제협력이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합니다. 한국은 파리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비롯한 신기후 체제 확립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국가 결정기여’를 갱신해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며,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도 마련하여 ‘2050년 저탄소사회 구현’에 국제사회와 함께하겠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선진국이 수백 년, 수십 년에 걸쳐 걸어온 길을 산업화가 진행 중인 개도국이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개도국과의 격차를 인정하고 선진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최선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역할로 기후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개도국에 한국의 경험을 충실히 전할 것입니다.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P4G 정상회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의장님,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한국은 변함없이 남북의 화해를 추구해왔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과 함께 하는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북미 두 지도자의 담대한 결정으로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대화를 통해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고,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도 여러분께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입니다. 산과 강, 바다를 공유하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자국의 국토를 지키는 전통적인 안보에서 포괄적 안보로 안보의 개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재해와 재난, 테러와 사이버범죄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과 국제적인 범죄에 공동 대응해오고 있지만 전쟁 이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의 위기 앞에서 이웃 나라의 안전이 자국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포괄적 안보 전부를 책임지기 어렵습니다. 한 국가의 평화,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는 협력이 필요하며, 다자적인 안전보장 체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나는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잘사는 평화경제를 말해왔습니다. 또한 재해재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남북 간 협력을 강조해왔습니다. 나는 오늘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하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합니다.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습니다.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랍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K-방역뿐 아니라 평화를 제도화하고, 그 소중한 경험을 국제사회와 나누고 싶습니다. 다자적 안보와 세계평화를 향한 유엔의 노력에 앞장서 기여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의장님,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단 여러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세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지 확인했고, 결국 인류는 연대와 협력의 시대로 갈 것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사는 오늘 또한 변화시켜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은 쌓이고 모여 우리의 오늘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나는 유엔이 오늘 이 순간부터 새로운 시대, 포용적 국제협력의 중심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임창용 칼럼] ‘대권주자’ 이재명과 지역화폐 논쟁

    [임창용 칼럼] ‘대권주자’ 이재명과 지역화폐 논쟁

    이재명 경기지사가 작심한 듯싶다. ‘지역화폐´를 지키려고 전쟁도 불사할 태세다. 기본소득과 지역화폐가 그의 대표적인 정치자산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한데 공격의 수위와 방식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느낌이다. 그 원인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제공했다. 연구원은 얼마 전 지역화폐가 경제활성화 효과는 없고 손실비용만 초래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 사업체의 3500만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역화폐는 일종의 보호무역처럼 인접 지역에 경제적 피해를 일으키며, 모든 지역이 피해를 안 보려고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전체 지역사회 후생은 외려 줄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 지사는 조세재정연구원을 공격하면서 보고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역화폐는 골목상권을 살리고 국민 연대감을 제고하는 최고의 국민 체감 경제정책이라고 했다. 또한 복지 혜택에 더해 소상공인 매출 증대라는 다중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의 조사 기간이 지역화폐가 제대로 자리잡기 전인 2018년 이전 상황이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했다. 이 지사의 이런 지적은 일리가 있다. 그는 성남시장 때 ‘청년배당’ 등으로 지역화폐를 선제적으로 실험했다. 성남시 거주자로 그의 행정을 경험한 나로선 지역화폐의 순기능이 크다고 생각해 왔다. 지역내 외식업소나 마트,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로부터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자주 들었다. 연구원의 지적처럼 지역화폐가 인접 지역엔 피해를 입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좀더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진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 지사가 보고서에 대한 비판을 넘어 연구원과 연구 자체를 직격한 점이다. 이 지사는 조세재정연구원을 “얼빠졌다”고 비난했다. “지역화폐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자 핵심 정책”이라면서 “정부 정책을 폄훼한 정부연구기관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이는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에 대한 겁박에 가깝다. 이 지사는 인구 1300만 경기도 행정의 수장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다. 해당 연구원이 국책이길 망정이지 경기도 산하였다면 이 지사의 서슬에 연구원들의 오금이 저릴 것만 같다. 이 지사는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가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의 연구와 다르다는 점도 비난했다. 한데 서슬 퍼런 수장을 둔 경기연구원이 진행한 연구를 누가 믿겠는가. 정부 정책을 폄훼했다는 주장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공약이나 중요 정책을 시행하거나 확대하려고 할 때 그 효용성 검증은 필수다. 이런 과정을 빼먹으면 자칫 수조, 수십조원의 예산을 낭비할 수 있어서다. 지역화폐의 전국화·보편화를 위해선 깨알같은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세재정연구원뿐만 아니라 다른 국책·민간 연구원의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공공의료원 건립과 청년배당을 비롯한 3대 무상복지 정책으로 전국구 정치 스타로 발돋움했다. 오래전부터 토지공개념을 강조해 왔고, 올해 들어선 경기도에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모두 찬반 논쟁이 일 사안이다. 비판적 연구도 적잖이 나올 것이다. 그때마다 지금처럼 연구원들을 겁박할 것인가.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힘없는 연구기관을 쥐 잡듯이 적폐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희대의 포퓰리스트”, “분노조절장애”란 극단적 공격도 나온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을 “희대의 사기집단”이라고 맞받아쳤다. 연구원 보고서에 대해선 “불온한 정치 개입일 가능성”을 주장했다. 지역화폐에 대한 본질적인 논쟁 대신 정치적 공격만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비판적 연구를 내놓은 연구원을 적폐로 몰아 공격한 이 지사의 책임이 크다. 이 지사는 4년 전 촛불 정국에서 급부상했을 당시 미국의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비교되길 원한다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뉴욕타임스는 이 지사가 샌더스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거침없는 공격성 때문이다. 그의 화끈한 언행과 정책 추진에 많은 지지자가 열광한다. 하지만 반민주·반자본주의로 일탈하지는 않을까 경계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이 지사가 큰 정치에 뜻이 있다면 지지층의 열광 너머를 봐야 한다. 뉴욕타임스의 평가가 자주 소환될수록 그의 대권 행보는 뒤뚱댈 수밖에 없다.
  • 블룸버그 “승기 잡은 中, 미중 무역전쟁서 실리 챙겼다”

    블룸버그 “승기 잡은 中, 미중 무역전쟁서 실리 챙겼다”

    2016년 11월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 4년간 ‘중국 때리기’를 이어 가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무차별 관세 폭탄을 투하했음에도 무역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쪽은 되레 중국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중’을 기치로 전 세계를 선동했지만 중국은 조용히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중 무역적자를 개선하겠다’며 중국을 몰아붙였지만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오히려 더 늘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대중 무역적자는 연간 2400억 달러(약 278조원) 수준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연간 3000억 달러 수준으로 25%가량 늘었다. ‘자유무역 종주국’을 포기하며 무역전쟁에 나선 취지가 무색해졌다. 올해 경제 상황도 중국이 월등하다. 지난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로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9.5% 역성장했다. 이 때문에 올해 미국 대비 중국의 경제력 수준은 72%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위안화 가치는 8주 연속 상승해 1달러당 6.7위안대까지 낮아졌다. 감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 5~6월에 달러당 7위안을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월가 자본이 본토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서둘러 공장 가동을 정상화해 중국 제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울리히 애커만 독일 정밀기계산업협회 국장은 “그간 독일이 장악한 정밀기계 시장에서 중국이 우리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미래산업도 중국이 한발 앞서 준비 중이다. 2차전지 산업이 대표적이다. 2025년이면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생산 용량이 1.1테라와트시(TWh)에 달해 다른 나라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두 배 이상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중국 때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비판했다. 틱톡과 위챗 등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 퇴출 시도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해 미국 정보기술(IT)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해법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업체들을 내쫓는 데 급급해 미국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대표적 반중 성향 매체인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유명희 WTO 총장 선거 2라운드에, 다섯이 새달 6일까지 경쟁

    유명희 WTO 총장 선거 2라운드에, 다섯이 새달 6일까지 경쟁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1차 라운드를 통과해 2차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WTO 사무국이 18일 오전(제네바 시간) 공식 발표했다. 여덟 나라 후보자가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경합해 1차 라운드에서 한국을 포함한 나이지리아,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등 다섯 후보자들이 2라운드에 진출했다. 지지도가 낮았던 멕시코, 이집트, 몰도바 등 세 후보자들은 탈락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은 영국의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경제·기획부 장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문화부 장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은행 전무와 최종 라운드 진출을 경쟁한다. 2라운드에서는 다섯 후보자에 대한 회원국 간 협의 절차를 거쳐 두 후보자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다. 회원국별로 두 후보만 선호를 표시할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2라운드는 오는 24일 시작해 다음달 6일까지 진행하며 그 뒤 일정은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들과 협의해 확정하는데 최종 결정은 늦어도 11월 초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 본부장의 2라운드 진출은 현직 통상 장관으로서 유 본부장의 자질과 전문성,‘K-방역’ 등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대응 과정에서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 초기부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한 협업과 지원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유 본부장은 제네바 등 유럽 현지를 두 차례 방문하고 미국을 찾는 등 140여 회원국의 장관급 및 대사급 인사와 다양하게 접촉해 왔다. 산업부와 외교부는 주제네바 대표부와 각국 재외공관 간 삼각 채널을 구성하고 163개 WTO 회원국과 각국 제네바 대표부,WTO 회원국의 주한 공관에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 교섭 활동을 전개했다. 정상외교 차원에서도 통화나 면담을 통해 유 본부장의 장점을 적극 알렸다. 이번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총장이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지난 5월 사퇴를 선언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WTO는 세계 경제 1,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짙어지는 보호무역 색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통상 차질과 경기침체 등 난제들에 직면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분쟁 해결 방식이 지나치게 중국에 친화적이라며 사실상 WTO를 보이콧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WTO 판사 임명을 거부해 항소기구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탈퇴를 불사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WTO의 새 수장은 경제 대국들의 이견을 조율해낼 대대적인 조직 개혁과 함께 자유무역을 촉진해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中의 서류상 승리일 뿐”… 美中 무역전쟁 변한 건 없다

    WTO 수장 부재 등 사실상 기능 정지美 “아무런 영향 없다” 실효성 없을 듯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며 시작된 무역전쟁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15일(현지시간)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중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판결을 수용하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WTO 1심 판결이 중국에 ‘상처뿐인 영광’일 뿐이라며 미 행정부의 무역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6일 논평에서 “이번 판정은 중국에 큰 승리를, 미 정부에 큰 타격을 줬다”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가 부당한 것이었음을 확인시켰다”고 강조했다. 메이신위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원 연구원도 “WTO의 이번 판정은 미국에 대해 가장 큰 경고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중국이 서류상으로 승리했지만 미국이 상소 절차를 무너뜨려 실효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WTO 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분쟁해결기구·상소기구)로 돼 있는데, 미국의 보이콧으로 대법원 역할을 하는 상소기구의 기능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TO가 중국의 입장만 대변한다”며 상소기구 위원 인사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WTO 기능이 사실상 정지됐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도 임기를 1년이나 남겨 두고 사퇴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정책연구소의 채드 보운 선임연구원은 “이제 WTO에서 최종심을 맡을 기구가 없다. 미국은 허공에 대고 상소해야 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미국과 중국, WTO 모두가 패자”라고 말했다. 쑹궈유 중국 푸단대 경제외교센터장도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규범을 대놓고 무시했기 때문에 이번 1심 판결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기자들에게 “WTO는 중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놔두고 있다. 우리도 뭔가를 해야 할 것”이라며 후속 조치를 암시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이번 판결은 (중국을 관세로 묶어 놓은) ‘1단계 무역합의’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못박았다. 앞서 미국은 2018년 “중국이 정부 보조금을 부당하게 지급하고 지식재산권을 수시로 침해한다”며 무역법 301조에 따라 2340억 달러(약 276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보복 관세로 맞서며 WTO에 제소해 두 나라 간 무역전쟁이 촉발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람 나이로 90살…최고령 대왕판다가 낳은 늦둥이 첫 공개

    사람 나이로 90살…최고령 대왕판다가 낳은 늦둥이 첫 공개

    사람 나이로 90살, 미국 최고령 대왕판다 ‘메이샹’(Mei Xiang, 美香)이 낳은 늦둥이 실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스미스소니언 국립공원은 14일(현지시간) 메이샹 새끼에 대한 첫 검진이 있었다고 밝혔다. 메이샹은 지난달 21일 출산 이후 줄곧 굴 안에서 새끼를 돌봤다. 섣불리 새끼에게 접근할 수 없어 감시카메라로 동향을 파악하던 사육사들은 출산 한 달 만인 14일 아침에야 처음으로 새끼 실물을 확인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어미가 잠시 굴 밖으로 나간 사이 새끼 판다를 검진했다”면서 “활기찬 모습을 확인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밝혔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는 몸무게 634.8g으로 건강한 편이다. 성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원 측은 “새끼 판다는 외견상으로는 성별을 판별하기 어렵다. 조만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성별을 정확하게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어미 판다는 14일 아침 출산 후 처음으로 굴 밖을 나가 평소 즐겨 먹던 대나무 잎으로 식사를 했다. 새끼를 홀로 둔 게 걸렸는지 식사 시간은 길지 않았다. 동물원 측은 어미가 일상적으로 굴을 드나들며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면 새끼에 대한 정식 검진을 하겠다고 전했다. 1998년생, 22살 나이로 미국 최고령 대왕판다인 메이샹은 이번이 5번째 출산이다. 사람으로 치면 90살 나이에 늦둥이를 본 셈이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동갑내기 수컷 ‘톈톈’과의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했다.2005년 첫째 ‘타이샨’을 출산한 이후 6번의 인공수정을 거쳐 2012년 둘째를 낳았다. 하지만 새끼는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에는 암컷 쌍둥이를 임신했는데, 먼저 낳은 새끼 ‘바오바오’만 살고 다른 새끼는 하루 뒤 사산했다. 2015년 4번째 임신에서 얻은 수컷 쌍둥이 중 한 마리도 며칠 만에 죽었으며, 나머지 한 마리 ‘베이베이’는 '바오바오'의 뒤를 따라 4살 생일에 중국으로 반환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판다라도 4살이 되면 중국으로 반환한다는 게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판다 임대 조건 중 하나다. 메이샹과 톈톈 부부도 내년 12월 20년의 임대기간이 종료된다. 다만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 측은 두 마리의 임대 연장과 관련해 중국 측과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월 무역전쟁 등 미·중 갈등 여파로 판다 임대 계약이 갱신되지 않으면 2021년부터는 워싱턴 국립동물원에서 판다를 못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 서식하는 야생 대왕판다(자이언트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EN)으로 개체 수는 약 1800마리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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