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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의 일본 친구들’ 이젠 이재용의 동반자

    ‘이건희의 일본 친구들’ 이젠 이재용의 동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공식 취임 뒤 처음으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발족한 일본 내 협력사 모임인 ‘이건희 일본 친구들’(LJF, 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를 주재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전쟁 등 글로벌 복합 위기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랜 시간 일본 기업과 협력을 다져 온 선친의 유지를 계승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전날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LJF 정례 교류회를 주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회장과 LJF 회원사 경영진은 모임에서 30년 간의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 극복을 다짐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LJF는 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선도해 글로벌 ‘윈-윈(Win-win)’을 달성할 수 있도록 미래 개척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한 층 강화하는 데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류회에 앞서 삼성과 LJF 회원사 경영진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만나 삼성 주요 관계사의 미래 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TDK, 무라타제작소, 알프스알파인 등 일본 내 10여개 소재·부품사로 구성된 LJF는 선대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며 “부품 경쟁력이 완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므로, 삼성이 잘 되려면 부품 회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결성했다. 모임 사진은 물론 일부를 제외한 회원사명도 공개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모임이다. 정례 교류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일 수 없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렸다. 이날 모임은 선대회장의 모임을 이 회장이 공식 계승하는 의미를 가졌다. 이 회장은 2019년 와병 중인 이 선대회장 대신 정례 교류회를 주재한 적은 있었다. 이날 교류회가 삼성그룹 최고의 손님을 맞고 미래를 대비하는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개최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승지원은 이병철 창업회장의 거처였던 곳으로, 이 회장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이곳에 초청했으며,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임원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LJF 모임이 승지원에서 열린 건 17년 만이다. 삼성전자 측은 “선대의 유지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이 회장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최근 국제 경제정세가 급변하면서 오랜 시간 공들여 온 일본 쪽 네트워크와 긴밀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LJF 교류회 계승도 그 일환이다. 이런 관계를 바탕으로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양국 관계가 최악이었던 2019년 9월에도 이 회장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2019 일본 럭비 월드컵’에 일본 재계의 초청을 받기도 했다.
  • 시진핑·푸틴, ‘친구’라 부르며 밀착… 반미 연대 다지고, 중동 평화적 해법 논의

    시진핑·푸틴, ‘친구’라 부르며 밀착… 반미 연대 다지고, 중동 평화적 해법 논의

    中 “강대국 역할” 러 “긴밀 공조”시, 일대일로 포럼에선 美 견제도“일방적 제재·디커플링 반대”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미 연대’ 강화와 중동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찾아 전쟁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한 터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 컸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러 정상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선언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을 마치고 인민대회당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3월 모스크바 회동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칭한 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 흐름에 순응하기를 바란다”며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에 기초해 끊임없이 협력하고 강대국의 역할과 책임을 구현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패권 추구 행보를 비판하는 동시에 중러 양국이 ‘다극화’ 질서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속내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두 나라를 동시에 압박하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긴밀한 외교 정책 공조는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촉발된 ‘신냉전’ 정세 속에서 중국과의 밀착을 이어 가려는 계산이다.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적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미국 등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을 두고 “자위(自衛)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고 러시아도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하마스의 선제 공습에 대한 비판 없이 양측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가 부결됐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의 현대화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여러 나라가 함께하는 현대화”라며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는다.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제조업 영역의 외국인 투자 허가 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국유기업과 디지털 경제,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분야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며 “향후 5년(2024∼2028년) 중국의 상품 무역액과 서비스 무역액은 각각 32조 달러(약 4경 3176조원)와 5조 달러(675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의 미래는 밝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권유다.
  • 中 베이징서 만난 시진핑-푸틴, ‘반미연대·다극화’ 의기투합

    中 베이징서 만난 시진핑-푸틴, ‘반미연대·다극화’ 의기투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미연대’ 강화와 중동 문제 해법을 논의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찾아 전쟁 관련 대책을 내놓기로 한 터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 컸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러 정상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선언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을 마치고 인민대회당에서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3월 모스크바 회동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나의 오랜 친구’로 칭한 뒤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 흐름에 순응하기 바란다”며 “시종일관 양국 국민의 근본이익에 기초해 끊임없이 협력하고 강대국의 역할과 책임을 구현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패권 추구 행보를 비판하는 동시에 중러 양국이 ‘다극화’ 질서 구축에 앞장서겠다는 속내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의를 과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두 나라를 동시에 압박하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긴밀한 외교 정책 공조는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모든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촉발된 ‘신냉전’ 정세 속에서 중국과의 밀착을 이어가려는 계산이다.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적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이번 전쟁에서는 미국 등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습을 두고 “자위(自衛)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우려했고, 러시아도 지난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하마스의 선제 공습에 대한 비판 없이 양측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가 부결됐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중국만의 현대화가 아니라 개발도상국 등 여러 나라가 함께 하는 현대화”라며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는다.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제조업 영역의 외국인 투자 허가 제한 조치를 전면 폐지하고 국유기업과 디지털 경제, 지식재산권, 정부조달 분야 개혁을 심화할 것”이라며 “향후 5년(2024∼2028년) 중국의 상품 무역액과 서비스 무역액은 각각 32조 달러(약 4경 3176조원)와 5조 달러(약 6756조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견제에도 중국의 미래는 밝으니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권유다.
  • 세계 공급망 리스크 속 ‘韓 산업 안전판’… 부산 새 거점서 새 도약[공기업 다시 뛴다]

    세계 공급망 리스크 속 ‘韓 산업 안전판’… 부산 새 거점서 새 도약[공기업 다시 뛴다]

    KDB산업은행(산은)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인 1953년 12월에 제정된 한국산업은행법에 근거해 이듬해 4월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우리나라의 전후 경제 재건을 뒷받침한 산업은행은 이후 1970년대까지 정부의 경제개발 정책에 발맞춘 개발금융 역할을 수행했다. 1980년대부터는 전자와 반도체, 통신 등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산업금융으로 국가의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했으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도 했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2010년 이후부터는 우리 산업의 든든한 시장 안전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지난해 6월 취임한 강석훈(59) 산은 회장은 “우리 경제는 초저성장의 갈림길에서 성장 모멘텀의 회복이 절실하다”면서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산은의 새로운 역할 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 회장은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경제 역시 경제성장률 저하와 경기 회복 지연이 우려되는 등 전방위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이 부활하고 첨단 기술과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은은 경기 둔화와 저성장 국면에서 주요국이 ‘산업 패권경쟁’을 벌이는 녹록지 않은 산업환경에 대응해 ▲미래 성장을 창출하는 산업 육성 ▲국가 지속발전을 위한 지역성장 ▲경제위기에 대응한 시장안정을 3대 ‘코어 비즈니스’로 설정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래 유망산업을 떡잎부터 키우기 위해 2027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입해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초격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지난 2월 출시, 올해 총 12조원을 지원한다.지역의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각 지역의 핵심 제조업을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신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비수도권의 벤처투자 환경을 개선해 ‘완결형 지역 벤처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확대 개편한 동남권 조직과 총 2460억원 규모에 달하는 7개 지역투자펀드, 6개 지방자치단체에 지역발전전문위원을 운영하는 산은의 지역성장 역량으로 ‘지방시대’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는 환경 속에 우리 산업의 안전판으로서의 산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산은은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지원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국산화와 자립화,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조원을 지원하는 한편 공급망의 대외의존도를 완화하고 각국의 무역규제에 대응해 해외 진출 기업을 지원하는 ‘공급망 대응펀드’를 추진하고 있다. 성장과 고비마다 금융지원군 역할한국전쟁 직후 경제 재건 뒷받침70년대까지 개발 금융 첨병으로80년대부터 국가 전략산업 육성외환위기 땐 기업 구조조정 지원 초저성장 갈림길 새 역할 정립유망산업 육성에 ‘혁신펀드 15조’ 초격차 산업 올해 12조 특별 지원‘지역 벤처 생태계’ 지방시대 선도공급망 안정 위한 대응펀드도 추진 부산 이전으로 경제권역 재편수도권 의존 탈피 새 성장축 육성동남권 이미 인프라 갖춰 잠재력노조 입장차·인력 이탈은 큰 난관근로조건 관련 지속적 소통 계획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에도 주목하고 있다. 강 회장은 “산업 대전환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디지털’, ‘그린’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대한민국 대전환 특별자금’을 출시하는 한편 국가 기후금융은행으로서 산업 전반의 탄소 중립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녹색금융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산은의 최대 현안인 부산 이전 역시 지역 간 불균형으로 인한 저성장의 고착화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강 회장은 강조했다. 국내 2위 경제권역인 동남권을 성장축으로 육성해 수도권 의존적인 경제구조에서 탈피한다는 게 산은의 밑그림이다. 산업과 금융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산은이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이 같은 집중을 완화하기는커녕 비효율과 손실로 이어진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그러나 강 회장은 “동남권은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 제조업군의 비중이 높아 산업자본 및 기간산업 인프라가 축적돼 있다”면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지난 5월 국토교통부가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해 부산 이전을 위한 행정절차는 마무리됐다. 남은 것은 본점의 위치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산은법 개정이다. 부산 이전에 앞서 산은은 부산에 영업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인력을 추가 배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 1000억원 규모의 부산 지역혁신 재간접 펀드를 조성하고 지역에 특화된 벤처플랫폼인 ‘브이 런치’(V:Launch)를 운영하며 지역 핵심 산업 활성화와 벤처 혁신 생태계의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부산 이전의 가장 큰 난관은 사측과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노동조합과 입장 차를 좁히는 일이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인력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국정과제로 선정된 산은의 부산 이전을 거스를 수 없음에도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강 회장은 그간 기자간담회 등에서 괴로움을 토로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직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해 노사 간 충분히 협의하고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이전계획에 잘 반영되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 초과…브롬 등 8개 품목 공급망 관리를”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 초과…브롬 등 8개 품목 공급망 관리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브롬과 항공기용 무선방향탐지기 등 한국이 90% 이상 이스라엘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 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스라엘 내 첨단 기업 및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공장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업황 회복에도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한국의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0.4% 수준으로 이번 사태가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올 8월까지 한국의 수입품목 1만 1341개 중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품목은 모두 8개다. 그렇지만 라이플(1~8월 수입액 287만 달러)을 제외하면 모두 수입 금액이 적고 대부분 대체가 가능해 실제 이들 5개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난연제, 석유와 가스 시추, 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금속 원소인 브롬의 경우 수입의존도 99.6%에 달하며 타 물질로 대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급 차질에 대비해 미국, 요르단, 중국, 일본 등으로 수입처를 전환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공기용 무선방향탐지기(드론용 레이더·GPS 등)도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94.8%(수입액 36만 달러)로 공급 차질이 점쳐졌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이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인텔 CPU 공장을 비롯한 첨단 분야 기업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네온, 크립톤 등 특정 품목의 공급망 교란으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스라엘 분쟁이 장기화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뉴스분석] 중동 첫 FTA, K게임·콘텐츠 앞세운 ‘新중동붐’ 시대 개막… 한·UAE CEPA 최종 타결

    [뉴스분석] 중동 첫 FTA, K게임·콘텐츠 앞세운 ‘新중동붐’ 시대 개막… 한·UAE CEPA 최종 타결

    10년 걸쳐 품목 90% 관세 없애무기류에 농축수산물 수출판로3대 원유 수입국…공급 안전망↑원유 관세 철폐…산업계 원가경쟁력↑ 韓에 온라인 게임 시장 최초 개방영화·음악 K콘텐츠 최고 수준 개방의료 서비스 개방, 현지 개원 가능 한국이 중동 지역 핵심 우방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하며 ‘신(新) 중동붐’ 확산의 새로운 계기를 만들었다. 중동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AE가 기존 CEPA 체결국에게는 허용하지 않았던 온라인 게임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기로 한 점이나 영화·음악 등 K콘텐츠 대상 최고 수준의 시청각 서비스 개방을 약속한 점도 이번 협정의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 입장에선 3대 원유 수입국인 UAE의 원유 수입 관세(3%) 철폐를 합의, 국내 정유 산업의 원가 경쟁력 개선에 더해 에너지 공급망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 관세 철폐로 가격경쟁력 쑥라면·김 등 농수물 시장 개척 전환점UAE, 韓게임 지출액 중동 지역 최고K콘텐츠 소비 중동 전반 확산될 듯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경제부 대외무역 특임장관이 전날 서울에서 열린 통상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CEPA 협상 최종 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24번째 자유무역협정으로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 이후 국회 비준을 거치면 최종 발효된다.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8%,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한다. UAE는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자동차 부품, 가전, 무기류, 쇠고기·닭고기·과일·라면·인삼·조미김·전복을 비롯한 농축수산물 등의 관세를 철폐한다.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5%의 관세 부담이 줄면 현지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고, 다른 자동차 수출 경쟁국에 앞서 시장 선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UAE로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3억 3800만 달러로 전년보다 81.5% 증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농축수산물에 대한 관세철폐로 농수산물 시장 개척의 전환점도 마련됐다.무엇보다 UAE가 한국의 최우선 관심 분야인 온라인 게임, 의료, 영상, 음악 콘텐츠 등을 기존에 다른 나라와 체결한 CEPA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다는 점에서 중동을 선도하는 UAE에 K게임 진출과 영화·음악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K콘텐츠 소비가 중동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을 UAE가 체결한 CEPA 국가 중 최초 개방한 UAE는 월평균 한국 게임 지출액이 69달러로 중동 지역(평균 38.5달러)에서 가장 높다. 연장선상에서 한류 콘텐츠와 저작권 보호 등을 위한 지식재산권 보호 수단도 UAE의 체결국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규범 마련에 합의했다. 의료 서비스도 개방해 한국 병원의 현지 개원과 원격 진료, 산후조리·물리치료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의 현지 진출의 길이 열렸다. 지금까지는 한국 의사 면허증이 있더라도 UAE에서 병원을 운영하거나 의료 행위를 할 수 없었다. UAE, 에너지·자원 협력 부속서 첫 채택바이오경제·스마트팜·헬스케어도 포함“중동·북아프리카에 韓기업 진출 지원” 건설 서비스 역시 UAE가 다른 나라에 체결한 FTA의 최고수준으로 개방돼 UAE가 추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한국 건설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UAE는 지난해 기준 한국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의 누적 2위(832억 달러) 국가다. UAE는 한국의 첫 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2009년 UAE에 총 400억 달러(당시 기준 47조원) 규모의 한국형 원전인 바라카 원전 4기를 짓는 계약을 맺었고 현재 1~3호기가 가동하고 있다. 한국은 UAE의 핵심 수출품인 원유를 포함해 석유화학 제품, 대추야자, 카놀라유 등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UAE는 한국의 세번째 원유 도입국으로, 지난해 원유 도입량의 10%(92억 달러)가 UAE산이다.산업부는 CEPA 발효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원유 공급원 확보 등 전략적으로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UAE는 지금까지 체결한 CEPA로서는 처음으로 한국과 에너지·자원 협력 부속서를 채택한데 이어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에너지, 바이오 자원 등 바이오 경제 협력 부속서도 처음 채택했다. 평상시에 양국 기업 간 협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공급망 교란이 오는 경우 정부 간 긴급 협력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한 셈이다. 산업부는 “시장 개방 외에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더욱 가속하는 차원에서 CEPA에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스마트팜, 헬스케어, 첨단산업 등 5대 핵심 협력 분야별 부속서를 채택해 양국간 교역·투자 확대와 안정적 중동 지역 진출 기반을 조성했다”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우리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무협, “브롬,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 등 8개 품목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상회…공급망 리스크 관리필요”

    무협, “브롬,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 등 8개 품목 이스라엘 수입의존도 90%상회…공급망 리스크 관리필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충돌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브롬과 항공기용 무선방향탐지기 등 한국이 이스라엘로부터 90%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스라엘 내 첨단 기업 및 인텔 CPU공장의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업황 회복에도 지연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한국의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0.4% 수준으로 이번 사태가 교역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올 8월까지 한국의 수입품목 1만1341개중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 품목은 모두 8개다. 식용 파래, 흑단 단판 목재, 주석 웨이스트·스크랩, 에틸렌 디브로마이드, 완전자동 라이플 등 5개 품목의 수입의존도는 100%로 수입 물량 전체를 이스라엘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그렇지만 라이플(1∼8월 수입액 287만달러)을 제외하면 모두 수입 금액이 적고 대부분 대체가 가능해 실제 이들 5개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난연제, 석유와 가스 시추, 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금속 원소인 브롬의 경우 수입의존도 99.6%가 달하며 타 물질로 대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전 세계 브롬 생산의 46.2%(18만t)를 차지하는 1위 생산 국가로 요르단( 28.2%), 중국(18.0%), 일본(5.1%), 인도(1.3%)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브롬 공급 차질에 대비해 미국, 요르단, 중국, 일본 등으로 수입처를 전환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공기용 무선 방향 탐지기(드론용 레이더·GPS 등)도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4.8%(수입액 36만달러)로 분쟁 장기화 시 공급 차질이 우려됐다. 레이저 작동식 외과수술용 기기 역시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73.1%(수입액 619만달러)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분쟁이 장기화해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한국의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중동 산유국의 전쟁 개입과 원유 생산 시설 및 수송로 침해 등으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의 수출은 약 0.2% 증가하고 수입은 약 0.9% 증가해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은 0.67%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이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스라엘에 있는 인텔 CPU 공장을 비롯한 첨단 분야 기업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교역 비중이 낮았음에도 네온, 크립톤 등 특정 품목의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스라엘 분쟁이 장기화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육해공 넘어 우주로 뻗는 ‘ADEX’… K방산, 세계 4대 수출국 진격

    육해공 넘어 우주로 뻗는 ‘ADEX’… K방산, 세계 4대 수출국 진격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가 안보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최근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수많은 민간인 피해와 함께 제5차 중동전쟁 위기까지 불거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군비 확충에 열을 올리면서 가성비 좋은 한국산 무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한국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마침 방산 수출국 도약을 위한 토대와 우주산업 등 신기술 확산을 위한 기회 제공, 국민참여를 통한 안보의식 고취 등의 기회가 온다.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산 분야 전문 종합 무역전시회인 ‘서울 ADEX 2023’이 17~22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개최된다. 17~20일에는 산·학·연·군 등 관련 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행사가 운영된다. 16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7~22일 블랙 이글스의 곡예비행을 비롯해 탐색구조, 고공강하, 드론종합경연대회 등이 열린다. 일반인은 21~22일 이틀간 입장할 수 있다. 서울 ADEX는 1996년 ‘서울 에어쇼’로 출발해 2009년부터 지상 방산 분야까지 통합 운영되고 있는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산 분야 전문 종합 무역전시회로 국내 600여개 전시회 중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톱 전시회에 3회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개국에서 550개 업체가 참가해 2021년 28개국 440개사를 뛰어넘을 예정이다. 실제로 K방산의 수출 호조 등에 따라 이번 대회에 참가하려는 기업이 늘어나 실내전시관 참가 신청도 6월에 마감되던 예년과 달리 지난 1월 말에 조기 완료됐다. 참가업체 증가로 실내전시관 규모도 역대 최대였던 서울 ADEX 2021 대비 확대 운영한다. 전회보다 17% 이상 늘어난 야외전시장의 전시품 규모도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크게 증가했다. 서울 ADEX 2023의 중점 추진 사항은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을 위한 도약대 마련 ▲미래를 주도하는 우주 산업과 AAM 등 신기술 확산 기회 제공 ▲국민의 참여 확대를 통한 안보 의식 고취 등이다. 서울 ADEX 2023 공동운영본부는 수출 유망 대상국의 군 수뇌부 및 획득 책임자, 방산기업 최고경영자(CEO), 바이어 등을 초청해 주요 방산 수출품의 전시와 신규 개발품 시범을 통해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해 K방산의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우주, 무인이동체 관련 기업이 참가하고 미래 신기술 세미나를 개최해 국정과제인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산업 성장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ADEX 공동운영본부는 자라나는 청소년이 우주와 항공에 대한 꿈을 키우고 국가 안보와 방위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20일 오후 ‘학생의날’을 운영하고 주말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축제의 장으로 운영한다. 이종호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장은 “한국의 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더욱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해외 군 수뇌부와 고위 관료, 바이어 등 전문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일반 관람객의 편의 제고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설] 중동발 경제 먹구름, 선제 대응 나서야

    [사설] 중동발 경제 먹구름, 선제 대응 나서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4% 이상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어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상승을 넘어 지구촌 경제 전반에 깊은 주름을 안길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 생산국이 아닌 만큼 이들의 무력충돌이 원유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레바논의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분쟁에 가담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진 점이 문제다. 특히 이ㆍ팔 무력충돌에 이란이 참여한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자칫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 경우 지구촌 원유 시장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된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석유의 20%를 실어 나르는 요충지다. 2011년 이란에 제재가 가해졌을 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위협한 바도 있다. 1973년 제1차 오일쇼크를 불러왔던 제4차 중동전쟁 때와 달리 주요 아랍 국가들이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언제든 화약고가 될 공산이 크다. 정부는 어제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원유·가스 도입에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향후 지속적인 유가 상승과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할 정부의 자세로는 안이하기 짝이 없다. 만에 하나 이번 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비화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저성장 늪에서 허덕이는 우리 경제엔 치명적인 일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과 금융 불안, 원자재 수급과 수출입 전략 등 전방위 대비책이 절실하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면밀히 강구해야 한다.
  • 이·팔 전쟁에 유가 4% 급등… 美 기준금리·국채 불확실성 커졌다

    이·팔 전쟁에 유가 4% 급등… 美 기준금리·국채 불확실성 커졌다

    ‘기준금리는? 유가 상승 위험이 물가를 자극할지, 경기 위축을 유도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 ‘채권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다면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 금리 하락.’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발발하자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일 이런 내용을 담아 보고서를 냈다. 제목은 ‘복잡해진 연준’이다. 미국의 기준금리와 국채금리가 모두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말과 통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이 이날 오전 10시 30분을 기해 전 거래일 대비 4.75% 오른 배럴당 86.72달러에 거래됐고,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도 이날 1%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런 지표 변화가 일시적인 ‘금융 발작’인지, ‘새로운 추세의 시작’인지 아직 모호하다는 뜻이다. 향후 국제 유가와 글로벌 경기,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좌우할 변수는 이·팔 전쟁의 성격과 향배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에 미칠 여파를 고려했을 때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나 미국 등 여러 나라로 전쟁이 확대되고,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국제 유가 급등이 불가피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이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는 상태여서 긴축 기조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 미국이 연착륙 기회를 놓치고 긴축, 즉 고금리 기조를 더 유지하는 건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우려가 크다. 강달러 현상이 수입 가격을 높여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시중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내수 소비의 동력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팔 전쟁에 다국적 참여가 이뤄지고 사태가 장기화하면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먼저 이란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지원한 사실이 입증되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사회의 대이란 제재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 두 번째로 이란, 이스라엘과 유화 제스처를 취해 오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치 기조가 바뀌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질 수 있다. 세 번째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미국의 ‘중동 떠나기’ 전략에 반전이 생기면 ‘경제 안보 갈등’의 대치 전선이 미국과 중국에서 미국·러시아, 미국·이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 중동학회장인 김중관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명예교수는 “이·팔 전쟁이 전면화·장기화한다면 주요 전쟁의 축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중동 전선으로 이동하게 된다”면서 “국제 곡물값과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초래한 러·우 전쟁의 여파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력에 비하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20여년 동안 이뤄진 탈석유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유 가격이 각국의 제조업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 이후 지속된 미국의 중동 떠나기와 러·우 전쟁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의 외교 셈법이 한결 복잡해진 점은 윤석열 정부가 공들여 온 ‘중동 경제외교’에 새로운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예컨대 대표적인 친러 우방국인 시리아를 비롯해 이라크와 이란,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등은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역으로 전통적인 미국 우방국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러와의 균형 외교를 시도하는 사이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대체할 수 있었던 카타르가 친미 행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중동 국가 사이에는 수니파와 시아파가 대립하는 전통적 구도 대신 자국의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한 다양한 외교 전선이 구축돼 있다. 김 교수는 “한국이 최근 사우디 투자에 공을 들였고, 우리 부대가 있는 UAE와는 오랫동안 형제 같은 유대관계를 형성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쪽에 힘을 싣거나 향후 UAE가 이스라엘을 적대시해 참전하는 일이라도 생긴다면 이번 분쟁을 계기로 정부는 대중동 경제 안보 정책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이·팔 전쟁에 국제유가 4% 급등… 미국 vs 이란 ‘큰형님 대결’로 확대되면 ‘오일 쇼크’ 우려

    이·팔 전쟁에 국제유가 4% 급등… 미국 vs 이란 ‘큰형님 대결’로 확대되면 ‘오일 쇼크’ 우려

    가뜩이나 힘겨운 세계 경제 앞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돌발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개월 만이다. 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이에 따라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과 대공황이 불어닥치는 건 아닌지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하려 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고, 우리나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동에서 일어난 무력 충돌 사태와 관련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와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국내 석유·가스 수급 현황과 국내외 유가 영향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만큼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중동 인근에서 항해 또는 선적 중인 유조선 및 LNG 운반선도 모두 정상 운항 중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국제 유가가 4%가량 급등하는 등 분쟁의 충격파는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7.70달러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3.6% 올랐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석유·가스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국이 아니어서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싱가포르 반다 인사이트 최고경영자(CEO) 반다나 하리는 CNBC를 통해 “유가가 조건반사적으로 오를 순 있지만, 사태가 더 번지지 않고 중동 지역의 석유·가스 공급에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점이 인식되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도왔다는 ‘이란 배후설’이 사실로 드러나 충돌 양상이 미국과 이란 간 대결 구도로 확대되면 국제 유가는 요동칠 수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가담하지 않았으면 이번 사태의 영향은 단기적으로 그칠 수 있지만, 도왔다는 내용이 발표되면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커질 수 있고, 그러면 이번 사태가 중동 전체로 확대돼 국제유가의 변화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번 무력 충돌 사태를 계기로 이란을 제재하면 하루 20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의 원유 수출이 중단돼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서다. 이번 중동의 무력 충돌이 전 세계로 확전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전쟁을 반기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고,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중관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명예교수는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미국의 압력을 받고 있던 중국은 중동에서 문제가 커져 미국의 시선이 그쪽으로 옮겨가길 바라고 있다”면서 “이란이 참전하면 사우디아라비아도 나설 텐데, 이번 출동이 장기화하면 석유가 무기가 될 것이고 유가가 오르면 전 세계 경제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대중동 외교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사우디 투자에 공을 들인 상황에서 미국이 이번 충돌에서 이스라엘 쪽에 힘을 실으면 우리나라도 사우디 투자를 접고 이스라엘 쪽으로 투자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와 형제 같은 유대관계를 형성했는데, UAE까지 참전하면 우리는 UAE에서 철군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이번 분쟁을 계기로 대중동 외교 정책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물가 상승을 억제해 온 미국 연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 분쟁의 여파로 다시 유가가 상승하면 경기 위축이 빠르게 진행돼 경제 연착륙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도 미국 내에서 점차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연착륙 기회를 놓치고 고금리 기조를 장기화하는 건 우리나라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우려가 크다. ‘강달러’ 현상은 수입 가격을 높여 무역 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시중 금리 인상으로 가계·기업부채가 증가하고 내수 소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 국제통상 전문가는 “이번에 벌어진 충돌은 기습이고, 이스라엘의 군사력이 하마스를 압도하기 때문에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사우디는 직접적인 안보 구간이 없어 최대한 관여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미국도 이스라엘과 정보 공유는 하더라도 파병을 통한 참전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정학적 요소 때문에 국제 유가에 영향은 주겠지만, 직접적인 영향은 없고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미동맹 강화하되, 의존도 너무 높지 않게 ‘자립형’ 발전시켜야”[한미동맹 70주년]

    “한미동맹 강화하되, 의존도 너무 높지 않게 ‘자립형’ 발전시켜야”[한미동맹 70주년]

    송민순(75)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미동맹이 최고조에 올라와 있다”며 “동맹은 강화하되 의존도가 너무 높지 않도록 하는 ‘자립형’ 동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일본과 독일 수준의 핵 잠재 역량을 갖추어야 하고 그에 맞춰 한국군에 대한 작전권을 행사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송 전 장관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나흘 앞둔 27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미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70년 전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차이가 난다는 게 가장 상징적인 변화”라며 “양자 관계만 봤을 때 한미 관계는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어 의지와 미국의 역할에 대한 한국의 지지, 무역 및 투자, 문화 교류 등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윤석열·조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선언’에 이어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공조를 구체화하는 등 양국 정상의 친밀감과 신뢰는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송 전 장관은 1975년 외무고시 9회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선 뒤 외교부 안보과장, 북미과장, 북미심의관, 북미국장, 차관보를 지내며 한미주둔군지휘협정(SOFA) 개정, 미사일 협상 및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하며 한미동맹의 부침을 최전선에서 목도했다. 송 전 장관은 “한미동맹은 미국 국내 정치와 동북아 및 세계 정세의 창을 통해 봐야 한다”며 “동맹이 강하다고 해서 한국의 대외환경이 최상의 상태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 위협 점증과 미중 패권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한중 관계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부정적 요인들이 한미의 결속을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의 대외 정책이 혼란스러웠던 것으로 판단하고 그걸 교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한미동맹의 뼈대를 이루는 상호방위조약과 FTA(자유무역협정)라는 두 축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한미동맹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주변국들에 휘둘리지 않으며 중심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취지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윤석열 정부가 현재 최고 수준에 있는 한미동맹을 배경으로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에 관해 미국과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제언했다. 또한 “배터리를 포함한 미국의 배터리와 반도체 관련 법이 한미 FTA 조항에 위배되는 부분을 적시해 미국 측의 보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진정한 동맹 정신이라는 것이다. 송 전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이후 구체화된 한미일 협력에서 우리가 미일이 주도하는 구도의 피동적 요소가 되지 않도록 의제를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일을 묶은 미국의 의도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유사시 미국의 부담을 일본에 일부 분양하려는 것인데, 한반도와 동북아 문제에 대한 일본의 역할이 커지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중국의 반응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일 관계도 더욱 중요해졌다. 송 전 장관은 “지금 일본의 주류는 일제강점에 대한 진정한 사과 의사가 없다”며 “국민들에게 냉정한 현실을 설명하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과거 잘못을 계속 따지는 한편 현안들을 정상적으로 해결하며 양국 관계를 끌고 가겠다는 정책 방향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대한국 정책의 핵심은 우리 지도 뒤에 있는 중국을 보는 것임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우리가 중국 봉쇄에 앞장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미국의 대화는 중국이, 중국과의 대화는 미국이 듣고 있다는 것을 유념하면서 공개·비공개의 언사나 행동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송 전 장관은 또한 “지금 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반미’ 정권이었다고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2021년 5월 바이든 대통령과 내놓은 공동 성명은 한미동맹을 전 세계 문제와 연결하고 먼 장래까지 협력하도록 강화하며 동맹이 작동하는 시공간을 넓힌 의미 있는 성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송 전 장관은 “한미일과 북중러 가운데 대외 정책이 가장 오락가락하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외교는 숙성해야 성과가 나는데 정치인들은 지지율에 매달려 표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미동맹과 대외정책을 국내 정치에 과도하게 예속화해선 안 되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 차기 대선과 관련, 송 전 장관은 “어느 후보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거는 데는 별 차이가 없다”면서 “단지 트럼프는 거친 모습을, 바이든은 세련된 방식을 취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차기 대선 기간은 물론 그 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요구는 지금보다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 100세 키신저 “중국 인공지능(AI) 이해 기회 만들어야”

    100세 키신저 “중국 인공지능(AI) 이해 기회 만들어야”

    헨리 키신저(100)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분리)이 양국 모두의 생활 수준을 떨어뜨리고 신흥 인공지능(AI) 분야 관리 능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전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이런 의미에서 서로에게서 배우는 게 필요하다. 우리는 분리된 길로 가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깊이 통합되면서 미중 관계가 강화됐으며, 이는 양측이 무역에서 상호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8년 미중 무역전쟁 개시 후 양국은 서로를 겨냥한 무역 규제를 내놓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대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과 미국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지배 시도 없이 AI의 사용 규제에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AI 개발을 국가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해당 기술의 군사적 응용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챗GPT가 선보인 후 중국에서는 ‘중국판 챗GPT’와 AI 기반 제품 개발 열풍이 일고 있다. 중국의 AI은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견지’하는 등 국가 안보와 이익에 기반해서 작동해야만 한다. 키신저 전 장관은 서방 세계를 향해 “중국의 AI 연구를 이해할 기회를 만들어 서로에 대해 끝없는 두려움 속에 살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1970년대 미중 사이에서 ‘핑퐁외교’를 주도한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을 100차례 이상 방문했을 정도로 미국의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지난 7월 중국을 찾은 그를 시진핑 국가주석은 ‘라오 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며 반겼다.
  • [세종로의 아침] 경제 전쟁과 기업가 정신/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경제 전쟁과 기업가 정신/이기철 산업부 선임기자

    한국 경제에 포연이 자욱하다.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다니고 곳곳에서 포탄이 터지는 형국이다. 한창 가열된 글로벌 경제 전쟁의 포성이 요란하다. 물가는 너무 오르고 기업을 경영하기는 갈수록 어렵다는 아우성이 넘쳐 난다. 경제 전쟁의 부상이 속출한다. 이를테면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째 무역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엊그제 밝힌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 2962개사의 올 2분기 평균 매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4.3%로, 1분기(0.4%)보다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3.6%로, 전년 동기(7.1%)와 비교하면 반토막 났다. 외감기업의 성장성은 악화됐고 수익성은 둔화됐다는 얘기다. 올해 세수는 60조원가량 펑크가 예상된다고 한다. 실적 부진으로 기업이 내는 법인세가 예상만큼 걷히지 않는 까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7월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4%로 낮아졌다. 세계 경제는 3.0%다. 한국 성장률이 글로벌 성장률에 한참 못 미친다. 장기화된 경제 전쟁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평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6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9월 통화정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주택가격배율은 올해 기준 26배로, 주요 80개국 중위값 11.9배를 웃돈다.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 보니 결혼도, 출산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78명으로 세계 최저다. 2050년 인구 4000만명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외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중국의 애국적 소비주의 등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경제 전쟁은 한층 격렬해졌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기 쉬운 때가 있었으랴. 오늘날 국제 경쟁력을 가진 우리 기업 대다수는 일제강점기에 창업했다. 식민지 수탈경제를 기반으로 한 일제시대는 한국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억압하고 통제했다. 특정 산업에서는 한국 기업이 아예 발도 내딛지 못하게 틀어막았던 당시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독립 투쟁에 투신하는 것 못지않게” 여겼을까.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이기는 길은 결국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인에게 달려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투자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숫자는 모르겠고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절박함을 표했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3대 자동차로 도약시킨 정의선 회장이 로보틱스 등 신사업 분야에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것도 기업가 정신의 발로다. 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발전을 위해 기회가 보이면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정신이다. 그 과정에서 창의성이 나오고 혁신도 따른다. 그 결과 나라에는 세금을, 국민에겐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배 만드는 도크도 없이 ‘미포만 사진과 500원짜리 지폐’로 선박을 수주한 현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일화도 이런 기업가 정신을 상징한다. 기업가 정신이 오늘날 한국이 안은 온갖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완화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기업가 정신이 최근 쇠퇴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풀리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분위기가 만연한 탓이리라. 그래도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기댈 것은 기업가뿐이다. 경제 전쟁에 패하면 기업뿐 아니라 국가의 장래도 암울해진다. 기업가 정신을 역동적으로 고취하는 건 돈을 쓰지 않고 하는 투자다.
  • 러·우크라, 유엔서 정면충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장에서 전쟁 책임, 러시아의 안보리 거부권 행사 문제로 정면충돌했다. 러시아 침공 19개월째를 맞는 우크라이나가 겨울을 두 달여 남긴 상황에서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3개월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무조건적 원조에 반대하는 미국 내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주제로 장관급 회의를 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발언권을 얻었다. 그러자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안보리 의장국인 알바니아의 에디 라마 총리가 “모두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듣길 원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류는 국가의 국경 방어에 있어서 더이상 유엔에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며 “러시아의 거부권이 박탈되고 안보리 활동이 정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네벤자 대사는 연설 내내 딴청을 부렸고, 러시아 정부 대표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아예 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연설 직후 회의장을 떠나 결과적으로 러시아 측 연설을 거부한 모양새가 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반러 성향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북러 무기협력 대응 문제와 우크라이나군 무기 지원 문제가 조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의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부를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한편 그동안 탱크 등을 지원했던 폴란드가 동맹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끊기로 하며 양국 간 냉기류가 고조됐다.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금수 조치로 불붙은 갈등이 무기 지원 중지로까지 번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0일 “폴란드는 더 현대적 무기로 무장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이상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이후 흑해 수출 항로가 막히자 이웃한 동·중유럽 국가들로 곡물 수출량을 늘렸다. 이로 인해 현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자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폴란드 등 5개국에 한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직수입을 금지하고 경유만 가능케 했다. 이 조치는 지난 15일 만료됐으나 폴란드와 헝가리, 슬로바키아는 자국 농민 보호를 들어 금수 조치를 연장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폴란드는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 발언권 세진 尹… 북러 밀착 경고하고 안보리 개혁 외쳤다

    발언권 세진 尹… 북러 밀착 경고하고 안보리 개혁 외쳤다

    2년 연속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단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거래가 한국을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 문제를 거론하면서 유엔 무대에서의 발언권을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기조연설의 의미에 대해 “2년차 들어서 어떤 분야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밝힌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대외정책과 외교 노선에서 근본적 전환을 이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바로 글로벌사우스(개발도상국 및 신흥국)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실천 공약”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엔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안보리 무용론’과 유엔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발언이 나오면서 내년부터 2년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 한국이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글로벌 안보 문제가 무역 분쟁과 식량·에너지·경제 위기로 번지며 글로벌 전체를 괴롭히는 현상 속에서 현재 유엔과 안보리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일단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주요 다자외교 무대에서 고도화하는 북한 도발에 맞선 국제사회의 공조를 호소해 온 윤 대통령은 올해 유엔에서도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위협임을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를 ‘북러’가 아닌 ‘러시아와 북한’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 ‘한중일’이 아닌 ‘한일중’이라고 부르듯 북한을 의도적으로 후순위에 부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순서 자체를 의식적으로 말한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민족 공조라고 해서 북한이 어떤 짓을 하든 맨 앞자리에 불러 줘야 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과 진정으로 협력하느냐가 일차적인 기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 긴싸움 끝에 동지는 간 데 없고 폴란드 “무기 안 주겠다” 우크라 “넘 감정적”

    긴싸움 끝에 동지는 간 데 없고 폴란드 “무기 안 주겠다” 우크라 “넘 감정적”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통의 아픔을 지닌 나라들이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과 옛 소련에게 엄청난 피해를 당했다. 유대인들을 보호한다느니, 핍박한다느니 양쪽에서 시달림을 당한 것도 비슷했다. 폴란드는 어느 나라보다 러시아의 침공에 시달리던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는 데 앞장서 왔다. 동병상련 내지는 ‘네가 당하면 다음 차례는 나’란 두려움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그런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농산물 분쟁에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지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폴란드를 더 현대적인 무기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 무기를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농산물 분쟁을 확대할 경우 수입 금지 우크라이나산 품목을 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 도중 농산물 수입을 둘러싼 “정치 극장판”은 러시아를 돕게 될 뿐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했다. 폴란드 외교부는 대사 초치 후 낸 성명을 통해 “어제 젤렌스키 대통령이 (농산물 수입과 관련해) 일부 유럽연합 국가들이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가장했다고 말한 데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전쟁 첫날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온 폴란드 입장에서는 부당하다”면서 “다자간 포럼에서 폴란드를 압박하거나 국제재판소에 제소하는 것은 양국의 이견을 해결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폴란드에 감정은 접어둘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또한 자국 대사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폴란드 측에 설명했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등 농산물 수출에 차질을 빚어온 우크라이나는 육로와 다뉴브강 수로 등을 통해 유럽 국가로의 수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값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유입으로 동유럽에서 가격 폭락 등 부작용이 생겼다. 그러자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폴란드, 불가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5개국에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수입해 판매하지 못하게 하고 경유만 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EU는 4개월 만인 지난 15일 이들 5개국의 시장 왜곡 현상이 해소됐다며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다음 날부터 해제했다. 그러나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는 자국 농민을 보호하겠다며 금수 조치를 자체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이들 3개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폴란드는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을 특히 민감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집권당인 우파 법과정의당(PiS)은 농촌 지역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처음부터 우크라이나를 위해 많은 일을 했으므로 그들(우크라이나)이 우리의 이익을 이해하기를 기대한다”며 “그들의 모든 문제를 존중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 농민의 이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싸움 끝에 ‘동지는 간 데 없다’.
  • 젤렌스키, 유엔서 ‘격정 연설’… 바이든, 러 공세·中 견제 투트랙 외교

    젤렌스키, 유엔서 ‘격정 연설’… 바이든, 러 공세·中 견제 투트랙 외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9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제78차 유엔총회는 예상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연설이 화제를 모았다. 그가 늘 입는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연단에 오르자 환성이 터져 나왔다. 15분 동안 격정적인 연설을 했고, 이따금 주먹 쥔 손으로 연단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각국 대표들은 박수로 그를 응원했다. 지난해 화상으로 연설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에 처음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식량과 에너지는 물론 어린이까지 납치해 무기로 만들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가 납치한 수만 명의 어린이들은 가족과 모든 관계가 끊어진 채 우크라이나를 증오하도록 교육받고 있다. 명백한 인종 말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어린이 납치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기소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점령지 전부나 일부를 인정받기 위해 식량과 핵에너지까지 무기화해 우리뿐만 아니라 여러분 국가까지 겨냥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1994년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포기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언급하면서 “러시아는 핵무기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침략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하고 전범은 처벌받아야 한다”며 “단결해야 한다. 슬라바 우크라이나(우크라이나에 영광을)”라고 연설을 끝맺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은 2년 연속 불참했으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23일 총회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그의 유엔 방문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지원 문제로 미국에서 가장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추가 지원을 거부한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을 만날 계획이다. 매카시 의장은 “젤렌스키가 의회에 당선됐나? 이것이 승리를 위한 계획인가?”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지난달 미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위한 긴급 지출 240억 달러(약 31조원) 추가 승인을 요청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투 트랙 ‘유엔 외교’를 펼쳤다. 러시아에는 정면 공세를 펼치고 뒤로는 대중국 견제에 열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적인 침략 전쟁’으로 규정한 뒤 “러시아만이 이 전쟁에 책임이 있으며, 이 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낼 힘을 갖고 있다”며 즉각적인 철군을 압박했다. 그의 대중국 메시지는 러시아에 견줘 유화적이었다. 그는 “우리는 미중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디리스크(탈위험)를 추구하는 것이지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상황에 중국과의 관계는 경쟁과 견제, 관리를 병행함으로써 러시아, 중국과 동시에 맞서는 부담을 덜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대중국 포위 또는 견제의 의지는 여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으로 ‘C5+1’(중앙아시아 5개국과 미국 협의체) 정상회의를 주최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과 역내 안보, 무역, 기후변화, 민주주의 강화 등을 논의했다.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실크로드의 출발점인 산시성 시안에서 이들 다섯 나라 정상과 대면 회의를 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20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 역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베이징을 찾은 룰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미 지역에서의 발언권 확대를 꾀했고, 전통적인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며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국과 이란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바이든 “北 안보리결의 위반 규탄…외교 통해 한반도 비핵화”

    바이든 “北 안보리결의 위반 규탄…외교 통해 한반도 비핵화”

    “미중 경쟁, 갈등되지 않게 책임 관리…어떤 나라도 억압할 의도 없어”“안보리 상임·비상임이사국 확대 지지…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개혁해야”“러만이 우크라전쟁 끝낼 수 있어…미래의 침략자 단결해 억지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을 규탄하고 외교적인 방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이어가는 것을 규탄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를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 행한 두 차례 유엔 연설에서도 북한의 안보 저해 행위를 지속해서 규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도 북한을 포함해 이란과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지목해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파트너들과 함께 이란의 역내 및 국제 안보 저해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소지할 수 없다는 우리의 약속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위한 이 모임이 전쟁의 그림자로 얼룩지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법적인 침략 전쟁’으로 규정해 규탄했다. 그는 “러시아 혼자만이 이 전쟁에 책임이 있으며, 러시아만이 이 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낼 힘을 가지고 있다”며 러시아에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의 침략에 함께 맞서고 다른 미래의 침략자들을 억지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미국이 오늘 동맹과 함께 우크라이나 수호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관련해선 경쟁을 추구하되 갈등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미중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며 “우리는 디리스크(탈위험)를 추구하는 것이지, 중국과 관계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은 어떤 나라도 억압할 의도가 없다”며 “우리는 항행의 자유 및 안보와 번영을 추구할 것이지만, 동시에 중국과 기후변화를 포함한 의제들에 있어 협력할 준비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국제 연대의 확대 및 강화 필요성을 주창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포함해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확대를 촉구했다. 최대 위협인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는 여러분의 미래와 묶여 있으며, 어떤 나라도 오늘날의 도전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며 “지난해 제안했듯 미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비상임이사국 확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많은 회원국과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개혁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유엔은 평화를 지키고 갈등을 예방하고 인권을 증진해야 하며, 우리는 어려운 문제에 있어 지평을 여는 나라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은행을 개혁해 중저 개발 국가에 대한 금융을 확대해야 하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개발도상국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개혁해 경쟁과 투명성, 규칙에 기반한 통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 유엔 총회 개막-우크라이나 해법이 핵심, 다른 현안 끼어들 틈 있을까

    유엔 총회 개막-우크라이나 해법이 핵심, 다른 현안 끼어들 틈 있을까

    분열로만 치닫는 지구촌의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19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가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터널을 지나 거의 3년 만에 193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하는 총회가 될 전망이다. 지도자들이 연설하기로 한 나라만 145개 국가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여파 지속, 식품 가격 폭등, 기후위기 심화, 내전 격화, 가난과 기아, 젠더 차별을 해결하는 데 실패한 상황에 이번 총회가 열린다. 많은 분석가들과 외교관들은 냉전 이후 가장 분열되고 갈등 많고 위험한 시기에 총회가 열린다고 지적한다.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지냈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엘렌 존슨 설리프는 공동 의장인데 지난주 “우리는 인류사의 결정적 결절점에 서 있음을 알아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의 수장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만 참석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범으로 체포될 것을 우려해 자국 영토를 벗어나지 않는 상황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충분히 개발도상국 의견을 들었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시 주석을 대신할 예정이었던 왕이 외교부장도 18일 모스크바로 날아가 21일까지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중러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월 연금개혁 반대 시위로 연기된 찰스 3세 영국 국왕 영접 때문에 불참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바쁜 일정을 핑계로 빠진다. 영국 총리가 유엔 총회에 결석하는 것은 10여년 만의 일이다. 관행 상 브라질 대통령이 맨 처음 발언하고 유엔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두 번째 순서로 연설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반토의 두 번째 날인 20일 오전 18번째로 연단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5년 연속 정부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연설 일정은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10번째로 잡혀 있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최고 지도자의 참석 여부가 총회 성공의 관건은 아니라며 “총회는 패션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각국 정부가 얼마나 유엔의 목표와 다른 이슈들에 대해 충실히 준비했는가다”라고 밝혔다. 4대 강국 지도자 대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19일 바이든 대통령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설하고 다음 날 안보리 정상급 공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같은 회의에 참석해 전쟁 중인 두 나라의 수반과 외교 수장이 공개적으로 대면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질 수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일반연설 때는 직접 참석하지 않고 화상으로 연설했기 때문에 실제로 유엔본부를 방문하는 건 개전 이래 처음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19일 개막 연설에서 “정말 실용적인 해법을 함께 만들어내야 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타협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분열을 더욱 부채질했으며, 현재의 다극화 체제로는 지구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엔과 강력한 안보리,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기존의 다자 기구들이 시대에 뒤떨어져 “좀 더 공정하고 평등하며 책임있게 작동하도록 개혁할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IMF 연구에 따르면 세계가 각기 다른 경제, 금융, 무역 시스템으로 분절되면 연간 7조 달러(약 9286조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단일한 틀이 결정적으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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