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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작년 4분기 7% 高성장… 13년만의 최고기록

    일본이 지난해 4·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에서 연율 환산시 7.0%라는 13년 만의 최고치 성장률을 보이자 일본 안팎의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즉 “잃어버린 10년에서 탈출하는 본격 신호”라는 해석과 “‘일본 국민이 실감키 어려운’ 고성장일 뿐”이라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물론 신중론자들마저도 성장률 등 경제지표의 호조가 ‘수출증대→국내생산 확대→설비투자증대→민간소비 확대’라는 경기선순환 구조 진입의 신호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이상 경기침체를 체감해온 일본 내에서는 일본인 특유의 조심스러움을 반영한 듯 긍정적인 지표에도 불구하고 신중론이 여전하다.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압도하는 상황이다. ●본격 회복세 진입? 일본은 지난해 4·4분기 사상최대의 무역흑자와 민간소비 증가를 발판으로 지난 1990년 2·4분기의 연율 10.5%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9일 파이낸셜타임스,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특히 외신들은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일본 경제가 민간소비심리 회복으로 90년 거품 붕괴 이후 침체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 본격 회복세에 진입한 신호로 해석했다. 나아가 지난해 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연간 실질경제성장률 2.7% 등으로 미뤄 볼 때 일본경제가 견고한 회복추세에 진입했다고 평했다. 올림픽 개최를 앞둔 대중국 특수와 세계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출호조,이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증가와 가계소비 회복 등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니혼게이자이신문·도쿄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들조차 “올해도 대선을 앞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경기진작책이 예상되고 세계 경제도 견실하기 때문에 호경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일본 정부 일각에선 “올해는 디플레이션과의 ‘13년 전쟁’에서 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기대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여전한 신중론,비관론도 적잖아 하지만 일본 언론과 경제분석가들을 중심으로 신중론도 만만찮다.경기회복 신호로 인해 엔고압력이 증가해 급격히 수출이 줄면 재고가 급증,경기가 후퇴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경기 회복기조로 인해 철강·화학 등 원자재의 과도한 가격상승도 변수다.실제 일본 기업들의 원자재 가격은 1월중 1.6% 상승했고,중간재는 가격변동이 없었다. 그런데도 최종재 가격은 1.3% 떨어지는 등 아직 원자재가 상승분이 상품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이에 따라 도쿄철강·미쓰이화학 등 소재업종들의 예상실적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매출 하락 및 부채증가를 불러온 디플레이션도 난제다.다우존스는 이날 일본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평가하면서도 최근 10년 평균 1.2%의 낮은 성장률을 보인 점을 들어 과거 80년대의 거품붕괴 과정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더욱이 민간소비의 부족이 일본경제의 취약점인데도 일본인 가계들이 식품비와 의료비 등의 절약을 계속하고 있다.가계소비지출은 올해 1% 전반대의 저공비행이 예상됐다. 이춘규기자 taein@˝
  • MBC ‘아주 특별한 아침’ ‘이라크전쟁 1주년’특집

    이라크 전쟁이 끝난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하지만 전쟁 당시보다도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여전히 전쟁터다.그동안 현지에 주둔해온 국군 서희·제마부대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오는 4월 추가로 파병되는 ‘자이툰’부대원들은 안전할 것인가. 이런 궁금증을 가졌던 시청자들은 새달 1일부터 5회에 걸쳐 방영되는 MBC ‘아주 특별한 아침’의 ‘이라크전쟁 1주년’특집을 보면 조금은 답답함이 풀릴 듯싶다. ‘제작진은 오는 3월20일 미국-이라크전 발발 1주년을 앞두고 현지를 찾아간다.육군 중위 출신의 리포터 손선애가 서희·제마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나시리야를 중심으로 가정,병원,초등학교와 대학,박물관,시장을 찾아 이라크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전달하고 솔직한 심정을 들어본다. 방송 최초로 현지에 파병된 한국 군인들의 내무생활을 기상에서 취침까지 24시간 동안 밀착 취재해 공개한다. 또 이라트인들에게 인기 있는 제마병원,‘꼬레’로 불리며 봉사활동을 벌이는 부대원들의 활동 모습도 소개한다. 바그다드는 군인들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온 기자들로 넘쳐나고 있다.위험을 감수하며 숨가쁜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그들의 모습도 공개한다. 이라크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한국의 중고 자동차.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를 통하여 우리 기업의 이라크 진출 가능성도 타진해 본다. 이영표기자 tomcat@˝
  • [이런 책 어때요] 권력과 탐욕의 역사/필립 지강테스 지음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한다는 목표 아래 시작된 십자군전쟁의 이면엔 이슬람이 차지하고 있던 무역로를 확보하고 포화상태인 유럽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려는 유럽인들의 속셈이 들어 있었다.십자군의 세속적 욕망은 같은 그리스도교국인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공략하고 전리품을 획득하는 데 눈멀었던 행동에서도 잘 드러난다.인간의 권력욕과 탐욕은 세계사의 진로를 바꾸는 데 큰 몫을 했다.‘그 어머니에 그 아들’인 아그리피나와 네로 황제,‘비잔틴 제국의 에바 페론’ 에비타 테오도라 등 탐욕의 화신들을 소개한다.1만 5000원.˝
  • “파병 찬성의원 총선때 심판”

    5개월 남짓 논란을 거듭해온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13일 국회를 통과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을 위한 전쟁에 우리 젊은이를 내보낼 수 없다.”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반면 보수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온종일 파병반대 시위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 소속 회원과 대학생 등 800여명은 이날 낮 1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라크 파병 결사 저지를 위한 범국민 결의대회’를 갖고 국회의 파병동의안 처리를 강력 비난했다.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 20여명은 결의대회 공식 행사 직후 파병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 진출을 시도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라크 파병을 ‘사대 매국행위’로 규정하고,“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국민의 대의기관이라는 국회가 또다시 국민을 배신하는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면서 “노무현 정부와 여야 정당,16대 국회는 야만적인 침략전쟁의 공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들은 오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파병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 민주노동당 당원 100여명은 낮 12시 50분쯤 국회 앞에서 파병동의안 국회통과저지 결의 대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들의 영정을 마련,향을 피우며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앞서 이날 오전 7시쯤 이라크파병 반대 비상국민행동 홍근수,오종렬 공동대표 등 회원 10여명은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박관용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다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뜻을 전하겠다.”며 공관 진입을 시도,진입로 앞에서 경찰병력 80여명과 대치했다. 경찰은 국회 주변에 버스 122대를 동원,‘차량벽’을 치고 43개 중대 4500여명을 배치,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보수단체 회원들이 파병 찬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차량에 내걸고 국회 주변을 돌아 다녔지만,파병 반대측과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파병 찬성의원 낙선운동” 시민·사회단체들은 파병 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의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하는 등 국회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 주권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회의원이 부실한 파병안을 통과시킨 것은 반유권자적인 행위”라면서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중연대 주제준 조직국장은 “이라크 내 여러 곳이 이미 준(準)전쟁상황인데 한국의 젊은이를 보내는 것은 국민을 사지로 모는 행위”라면서 “파병에 찬성한 국회의원의 명단을 공개해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참여네티즌연대 이준호 대표는 “이라크 파병으로 한국도 세계질서 유지에 동참하게 됐다.”면서 “남북이 갈려 늘 전쟁 위험 속에 사는 한반도로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뜻에서도 참가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환영했다. 채수범 박지연기자 lokavid@˝
  • [13일 TV 하이라이트]

    ●백만송이 장미(오후 8시25분) 태일은 현규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흐느끼는 태일을 보며 현규의 마음은 말할 수 없이 착잡하다.사정을 전혀 모르는 혜성과 혜란은 태일이 떠났다는 말에 망연자실한다.한편 태호는 현규의 친모가 뺑소니 교통 사고로 숨졌다는 순옥의 말에 깜짝 놀란다. ●사랑과 전쟁(오후 11시) 승우와 결혼을 앞둔 정미는 어느날 낯선 여자로부터 승우를 포기하라는 전화를 받는다.기가 막힌 정미는 누구냐고 따져 묻고,그 여자는 다름 아닌 승우의 형수 희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승우는 형수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거라며 둘러댄다.그러나 결혼 후에 형수의 집착은 더 심해진다. ●베스트극장(오후 9시55분) 딸과 아내를 해외로 유학 보낸 뒤 기러기 아빠로 지내고 있는 영호는 어느날 첫사랑인 소아과 의사 효진을 만난다.가끔 배가 아픈 영호는 그 핑계로 효진의 병원을 찾아가고,두사람의 만남이 이어진다.한편 건강이 안 좋아진 영호는 효진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게 되는데…. ●오픈 스튜디오(오후 4시5분) 재미로 시작된 10대들의 ‘얼짱’문화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하지만 지나치게 외모지상주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난무하는 ‘짱’신드롬,몸으로 나를 표현하는 인터넷 시대의 당연한 현상인지,빗나간 외모지상주의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여러분을 초대합니다(오후 8시)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7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이다.저출산은 경제성장의 둔화와 노동력 감소 등 사회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세계는 출산장려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지만,우리는 내놓은 정책마다 논란을 빚고 있다.우리나라 출산정책,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본다. ●TV우리집 주치의(오후 9시) 백내장과 함께 실명의 가장 큰 원인 녹내장.백내장보다는 빈도는 낮지만 한번 파괴된 시신경은 어떤 방법으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무서운 병이다.게다가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어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눈의 암’이라고까지 불리는 녹내장에 대해 알아본다. ●기로에 선 한국경제(오후 2시30분) 공교육이 흔들리면서 사교육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이런 가운데 조기유학 열풍을 타고 무역 흑자의 절반정도인 한해 6조원 가량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다.난마처럼 얽혀있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은 있는지를 토론해본다.˝
  • FTA·파병안 무산 누구 책임

    여야 정당들은 10일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 처리가 무산된 것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자성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체로 타 정파나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FTA의 경우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모두 지연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이라크 파병안은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어정쩡한 태도가 우선 비판받고 있다. ●FTA, 찬반 불확실해 유보 먼저 FTA는 표결 방법을 ‘꼬투리’ 잡은 농촌 출신 의원들과 표결에 부쳤을 경우 부결을 두려워한 정부측과 각 당 지도부의 발빠른 계산이 맞아떨어져 처리시기가 유보됐다. 한나라당 이규택·박희태,민주당 이정일·배기운 등 농촌 출신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자유투표 속 가결 처리 희망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홍사덕·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원 등이 요구한 ‘무기명 투표’에 맞서 ‘기명 투표’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들은 투표 방식에 대한 표결 결과 ‘기명 투표’가 채택됐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전자 투표’를 요구하며 처리를 막았다.“기명 투표가 곧 전자 투표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지만 굳이 기명 투표를 막을 만한 이유는 아니었다.표결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서 일단 무산시키고 보자는 심산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부측과 각 당 지도부 역시 총무회담을 핑계로 자정 무렵까지 시간을 끌더니 결국 본회의를 산회시켰다.무기명 투표가 부결될 때 ‘FTA 역시 부결되겠구나.’라고 생각한 정부측이 재협상을 요구해 여야 총무들도 소속 의원들을 ‘소개’시키며 본회의 정족수 미달을 유도했다.홍사덕 총무는 “만약 그대로 표결했으면 부결됐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열린우리당은 야3당의 지도력에 무산 책임을 돌렸다.실제로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무기명 투표를 당론으로 정했는데도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기명 투표에 찬성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했다.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정부측은 서청원 의원 부인만큼도 전화를 안 했다.”며 “추미애·설훈 등 도시 출신 의원들도 반대로 돌아섰다.”고 말했다.설 의원은 “17명의 찬반 토론 중에 찬성은 3명뿐이더라.”며 여당측의 준비 부실을 꼬집었다. ●파병안, 우리당 당론 못정해 이라크 추가파병안이 무산된 데는 열린우리당에 1차적 책임이 있다.우여곡절 끝에 9일 오후 국회 국방위에서 통과된 후에도 열린우리당은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처리 연기를 요청했다. “이만하면 정부안이 당론을 반영했다.”며 9일 처리를 장담했던 정동영 의장에 대해 “정부안이 수정돼야 한다.”고 김근태 원내대표가 맞서 이날 의총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급해진 조영길 국방장관이 장영달 국방위원장과 정세균 정책위의장을 찾았지만 장 위원장은 “현재 정부안은 당론과 배치된다.”며 그간의 당·정 조율과정 자체를 전면 부인했다. 정부 못지않게 당황한 측은 한나라당이었다.민주당은 반대 당론을 정했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한나라당은 “이날 반드시 가결 처리해야 한다.”고 외쳐왔던 터라 열린우리당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우리 당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이중플레이”라고 발끈했다. 한나라당은 1차 파병안 때 당시 여당인 민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안을 통과시켜줬다가 시민단체나 젊은층이 자신들을 전쟁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최병렬 대표가 ‘사기를 당했다.’고까지 표현했다.그러자 이번에는 보수세력들이 “한나라당을 못 믿겠다.”고 비난한다.최 대표는 처리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정동영 의장 어디 갔어.”라고 허공을 향해 소리를 높였다. 박정경기자 olive@˝
  • [기고] 터키를 새롭게 인식하자/김영기 주 터키대사

    레젭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8일 한국에 도착,9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터키는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많은 사람들은 터키를 소아시아 반도에 위치하면서 한국전쟁 때 우리를 위해 용감하게 싸워준 나라,그래서 서로 형제국가라고 부르는,전통 우방국가 정도로만 알고 있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얽혀 있는 중요한 이해관계가 많지 않다 보니 반세기 전 우리가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과 그로 인해 가졌던 친밀감도 시간이 갈수록 점점 엷어져 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추세로 받아들이고 말아야 할까. 지난해 6월 초 우리 국립극장의 우루왕 공연단과 함께 터키를 방문한 도올 김용옥 교수는 “터키는 우리의 영원한 우방,인간의 순수한 마음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찬사와 함께 “우리와 가까이 있는 중국,일본보다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는 터키야말로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친구”라고 감회를 표현한 바 있다. 우리 개개인도 단 한 사람의 진정한 친구를 가지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국익을 철저하게 추구해야 하는 국가간의 관계에서 진정한 우방을 가지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터키인들은 조상이 중앙아시아에서 기원하므로 우리와 친연성(親緣性)이 매우 강한 사람들이다. 같은 우랄 알타이어족으로 언어구조가 동일한 까닭에 사고방식이 유사하고 중앙 아시아에서 흉노족 돌궐족으로 살던 때부터 보존하고 있는 사회관습이 우리의 유교전통과 흡사하다. 또 감성적인 기질이 강한 것까지 같아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터키인 말고 또 누가 우리와 이렇게 비슷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우리가 터키와의 관계를 각별한 마음으로 가꾸어 나가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로도 느껴진다. 터키는 우리의 중요한 교역파트너이기도 하다.지난해 에르도안 총리의 집권을 계기로 터키가 정치적 안정을 이룩한 가운데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한 법제 개혁을 가속화하면서 최근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우리의 지난해 수출이 종전 기록을 돌파,13억 달러대에 달했고,무역흑자 순위에서는 터키가 우리의 11번째 교역국이 되었다.터키의 대외 수출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대(對) 터키 수출도 늘어나는 면이 있지만 양국간의 무역 역조가 투자·관광 등 분야에서 보완될 수 있도록 우리가 성의있는 노력을 경주해야 양국 관계가 영원한 우방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3.5배에 달하는 국토와 7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터키는 히타이트 문화,트로이 목마,미다스왕의 신화,초기 기독교 성지와 함께 7000∼8000년전 유물이 남아 있는 인류문화의 보고이다. 최근 터키는 유럽과 중동 30여개국을 정복하여 대제국을 경영해본 경험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시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로 발돋움하려는 포부와 함께 터키 국민의 역동성을 재결집해 나가고 있다.우리는 이같은 터키의 정치적 경제적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우리 정부와 경제계,그리고 일반 국민들에게 터키와의 우호협력 증진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드린다. 에르도안 총리 방한을 계기로 2002년 월드컵 축구 경기 때 한국과 터키 양국 국민이 유감없이 보여준 서로에 대한 따뜻한 정을 더욱 두텁게 하고 정치 경제 문화 분야의 관계 증진은 물론 국민교류도 가일층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김영기 주 터키대사˝
  • FTA 무산땐 국가신뢰 타격

    국회가 9일 본회의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한다.지난해 12월30일과 올 1월8일에 이어 세 번째 시도다.정부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배수진을 친 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교롭게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검토단이 9일부터 잇따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또다시 비준처리에 실패할 경우 대외 이미지 손상을 홍보하는 결과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8일 SBS ‘염재호의 시사진단’ 프로에 출연해 “한·칠레 FTA비준이 무산되면 대외신뢰도가 급격히 추락,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세계에서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몽골밖에 없다.”면서 “대외 무역 의존도가 66%이고 교역량이 세계 12위인 나라가 FTA를 체결하지 않는다면 총성없는 무역전쟁에서 어떻게 살아 남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과수농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7년간 1조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피해 예상액(7800억원)의 두배 규모다.전체 농업에 대한 예산은 향후 10년간 119조원을 지원하기로 이미 밝힌 바 있다. 정부는 FTA 처리에 대한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고,박관용 국회의장도 처리를 약속한 만큼 이번만큼은 비준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그러나 민주당 배기운(전남 나주)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이 지난 7일부터 ‘FTA 처리반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데다 농민단체들도 9일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대외경제연구원은 한·칠레 FTA 처리지연과 미·멕시코 FTA 발효로 우리나라 기업이 본 피해가 360여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연구원측은 FTA 체결이 계속 지연될 경우 칠레에 대한 수출 차질액은 연간 600억원(5000만달러)으로 불어나고 한국 자동차의 멕시코시장 진출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미현기자 hyun@˝
  • 美, 한국등 亞8개국 가금류 수입금지

    아시아 각국의 적극 대응에도 불구하고 조류독감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5일 베트남과 중국 등에서 신규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특히 닭과 오리 등 가금류 뿐 아니라 동물원에서 키우는 황새와 백조,까마귀 등도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통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태국과 일본간에는 조류독감 때문에 무역분쟁이 일어날 조짐마저 보이는 등 사태의 장기화로 곳곳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적 피해 확산 미국 정부는 조류독감이 발생한 한국과 중국,일본 등 아시아 8개국으로부터의 가금류 수입을 4일부터 금지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가공제품은 이번 금수 조치에서 제외된다. 태국과 일본 정부는 조류독감 때문에 무역전쟁을 벌일 태세다.태국 정부는 일본이 안전한 태국산 가공닭에 대해서도 무기한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무역장벽’에 해당된다며 보복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이에 대해 방콕 주재 일본 상의는 태국 정부가 일본 회사나 제품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하면 사태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트남 1명 추가사망 베트남에서는 4일 남부 메콩삼각주 근처에 사는 16세 소녀가 조류독감에 감염돼 치료를 받아오다 숨져 사망자 수가 12명으로 늘어났다.태국에서도 이날 2명의 의심 환자가 추가로 발생,조류독감 의심환자 수는 모두 19명으로 늘었다.이로써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조류독감에 걸려 숨진 사람은 17명이 됐다. 중국은 5일 동부 장시성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으며, 이전에 발생한 3건의 의심사례도 조류독감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장시성과 윈난성,광둥성에서 4건의 의심사례가 새로 발생했다고 전했다.이로써 중국내 조류독감 발생 건수는 10건의 확인사례와 18건의 의심사례 등 총 28건으로 늘어났으며, 발생지역도 31개 성·시·자치구 중 13개 지역으로 늘었다. 한편 태국 방콕 시내에 있는 동물원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까마귀 두마리에 대한 1차 검사 결과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태국의 영자신문 더 네이션이 5일 보도했다.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동물원에서도 사육 중인 황새가 조류독감에 감염돼 죽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균미기자 외신˝
  • “美 경제 2006년까지 성장세 지속 올 한국경제 5~6% 성장”/美 앨런 사이나이 박사 예측

    “미국 경제가 지난해 5월 이후 서서히 회복돼 2006년까지는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세계 경제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가의 유명 이코노미스트 앨런 사이나이(사진) 박사는 3일 세계경제연구원(원장 사공일)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이같은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사이나이 박사는 ‘2004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란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4∼4.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 타이완,홍콩,싱가포르는 5∼6%,일본 3%,유럽 2%,남미 5% 등 세계적으로 4% 가량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9%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올해에도 8%대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최근 ‘고용없는 성장’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미국 경제가 2006년까지 올해 성장세를 지속,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세를 낙관하는 근거로 ▲미 경제의 생산성 증가 ▲이라크전쟁 종전 선언 이후 미국내 소비증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조세감면과 경기부양 정책의 효과 ▲테러위협의 완화 ▲90년대 경기부흥으로 인한 미 증시의 거품이 2000∼2001년 꺼진 점 등을 제시했다. 사이나이 박사는 생산성 향상으로 미국의 성장잠재력이 사상 최고 수준인 6%대로 높아졌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낮다고 덧붙였다.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점과 관련해선,“금리가 소폭 인상되면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금리가 연말에 5%까지 오를 수 있겠지만,단기금리가 급등해 경기회복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정부가 외환수급에 개입하는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고정환율제를 시행하는 중국 등도 환율시장을 자율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나이 박사는 미국 경제와 대선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그간의 경제 예측에 따르면,경기가 좋으면 대선에서 대통령이 이기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여론조사에서 존 케리 상원의원과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은 부시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등 쌍둥이 적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이나이 박사는 경제 및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분석·예측한 정보를 금융계와 정부 등에 제공하는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최고경영자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다.지난해 CBS마켓워치에 의해 10월의 미국 경제전망을 가장 정확히 내다본 전문가로 선정됐으며,백악관 관료들의 고문역할도 담당했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이라크 WMD정보’ 논란 확산

    이라크 전의 구실이었던 대량살상무기(WMD)의 존재에 대한 정보 정확성 논란이 계속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이라크전에 함께 참전했던 영국과 스페인,호주의 지도자들까지 정치적 난관을 맞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정보 오류 또는 과장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전쟁전에 확보한 이라크 WMD 정보와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과의 차이를 조사하기 위한 독립적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위원회는 이라크는 물론 북한과 이란,테러단체들의 WMD 정보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다.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조사가 정치쟁점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원회 활동기간을 대선이 끝나는 11월 이후까지로 늘려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데이비드 케이 전 이라크 무기사찰단장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케이 전 단장은 지난주 상원에서 자신의 사찰단은 이라크에서 대량파괴무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금지된 무기들이 발견될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고 말해 행정부의 이라크 공격근거에 의문을 던졌다. 이라크 WMD 정보 의혹 등 대외정책과 재정·무역 적자,실업 등 경제운용을 둘러싼 비판이 고조되면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50% 미만으로 급락했다.USA투데이와 CNN이 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 지지율은 49%로,불만이라는 응답 48%와 비슷했다. 특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선두주자인 존 케리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 부시 대통령과의 가상대결에서 53대 46으로 7% 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부시 대통령에 이어 대 이라크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이는 야당인 보수당뿐만 아니라 노동당 내에서도 영국정부가 공언했던 이라크의 WMD가 발견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데 따른 것이다. 블레어 총리는 지난주 발표된 허튼 경의 보고서로 정보왜곡을 둘러싼 위기를 모면하는 듯 보였으나,미국에서 확대되는 논란 때문에 또다시 파문에 휩싸일 조짐이다. 미국과 영국에 동조해 이라크에 파병했던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도 참전 책임을 둘러싸고 국내 정적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호주 제1야당인 노동당은 2일 하워드 총리에 대해 부시 대통령처럼 이라크 WMD 관련 정보에 대한 독립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조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이에 대해 하워드 총리는 “이라크전과 관련된 대부분의 정보는 영국과 미국측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라면서 조사위 설치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야당인 사회당도 2일 이라크가 WMD를 가지고 있다는 미·영의 주장을 스페인 정부가 왜 지지했으며 이라크전과 관련하여 정부가 해온 거짓말들에 대해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도운기자 외신 dawn@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지도부 ‘역사 배우기’ 열풍

    중국 고위 공직자들 사이에서 ‘역사 배우기’ 바람이 불고 있다.중화(中華)의 유구한 역사적 뿌리를 통해 21세기 부국강병의 현대화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중국 중앙정부의 장관급 140명은 지난달 31일 베이징의 국립도서관에 모여 아편전쟁(1840년)부터 신중국 건국(1949년)의 시기까지 격동의 근대사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맡은 진충지(金忠及) 중국사학회 회장은 ▲중국 인민이 공산혁명에 헌신한 이유 ▲민족독립 실현의 조건 ▲현대화와 번영 ▲공산당의 역사적 임무 등에 대해 중점 강연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번 역사교육은 고위관리들이 역사의 교훈을 선진문화 창달과 접목시키도록 문화부,사회과학원,국립도서관이 공동으로 주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당총서기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물론 공산당 중앙정치국원 전원이 ‘15세기 이후 세계 주요국가의 역사발전’이란 주제의 학습을 했다.후진타오 당총서기는 이 자리에서 “중국을 개혁하고 미래를 열어 나가자면 역사를 제대로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공산당의 권력핵심까지 마오쩌둥(毛澤東)사상 등 공산 이데올로기 대신 ‘역사’를 앞세우는 배경이 심상치 않다.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동력이 떨어진 사회주의 대신 중화주의를 13억 인구의 결집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된다.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베이징 올림픽 유치에 이어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 발사 성공 이후 중국 전역을 휩쓰는 중화주의 물결과도 맥이 닿는 대목이다.이번 장관급 역사교육에서도 20세기 초 쑨원(孫文)이 제기한 ‘중화민족의 부흥’의 원인과 배경이 집중 거론됐다고 한다. 역사가 미래의 거울이라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의 온고지신(溫故之新)적 사고는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나친 중국역사의 강조가 고구려 역사왜곡 논란을 빚고 있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사례에서 보듯 ‘패권적 중화주의’로 치달을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 월드이슈-중화주의/‘팍스 시니카’ 도래하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21세기 ‘팍스 시니카(Sinica·중국 중심의 세계)’의 시대가 도래하는가.26년째를 맞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세계 5위의 경제대국에 이어 외교·군사 대국화로 이끄는 분위기다. 지난 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선언 이후 중국의 피나는 노력은 좋든 싫든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팍스 아메리카나)에 맞선 유일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세계 3번째 유인우주선 발사 ‘군사대국' 지난해 10월15일,세계 3번째로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 발사 성공은 서방 국가들이 우려했던 ‘중국 위협론’이 가시화된 신호탄이다. 일본·영국·독일·프랑스 등 강대국조차 실현하지 못한 ‘우주클럽’ 가입을 1인당 GDP 1000달러에 불과한 중국이 달성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더 큰 두려움은 중국의 우주과학 기술이 언제든지 첨단 무기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 타임스는 선저우 5호 발사 직후 “연간 30억달러에 이르는 우주개발 예산의 최대 수혜자는 인민해방군”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군의 현대화 속도는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다. 중국이 공식 발표한 ‘2002년 국방백서’는 2000년 1207억위안,2001년 1442억위안,2002년 1694억위안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를 보였다.더욱이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각 단위마다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고 여기서 얼마의 돈이 국방비로 전용되고 있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미 중앙정보국(CIA)은 중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을 발표액의 두 배가 넘는 560억달러 안팎으로 추산한다. 중국은 자체 기술로 미국 서부를 사정권으로 하는 사거리 8000㎞의 둥펑(東風) 31호 미사일을 개발했고 최첨단 전폭기 샤오룽(梟龍)/FC1호를 취역시켰다.우주군 창설과 2010년까지 우주기지 건설 등 슈퍼파워로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외교무대서 목청 높이는 중국 그동안 중국의 외교 전략은 덩샤오핑의 유언대로 ‘도광양회(光養晦·칼날을 숨기고 실력을 키우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북핵해결을 위한 3자회담과 1차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중국 외교는 유소작위(有所作爲·필요할 때적극적으로 행동하라)’로 선회했다.이러한 변신을 두고 뉴욕 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중동에서 발목이 잡힌 동안 중국은 아시아의 지도적 강국에 올랐다.”고 지적했다.중국의 야심은 아시아 맹주 정도에 그칠 성질이 아니다. 이러한 사고를 축약시킨 외교전략이 다극체제 구상이다.최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에 맞서는 다극체제 구상을 가시화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며 러시아와 프랑스·독일 진영에 선 것이나 신 중국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러시아와 합동군사 훈련을 펼친 것도 다극체제 구축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대목이다.예쯔청(葉自成) 베이징대 교수(국제관계학)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한정된 지위를 감안할 때 미국의 강권정치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다극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물론 중국의 외교 대국화는 내재적 한계가 있다.21세기 중반까지는 덩샤오핑의 유훈대로 경제 제일주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미국과의 정면대결을피하는 우회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연8%대 성장·외환보유고 4000억弗 최근 란싱(藍星)그룹의 쌍용차 인수 양해각서(MOU) 체결은 중국 ‘대약진’의 토대가 경제력임을 웅변한다.매년 500억달러 이상의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의 ‘굴뚝’에서 첨단 기술국으로의 질적 변환기를 맞았다.연 8%대 안팎의 GDP 성장은 지난해 말 외환보유고 4000억달러를 돌파하게 했다. 후진타오 신정부의 경제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후안강(胡鞍剛) 칭화(淸華)대 교수(경제학)는 “중국은 앞으로 9∼10%대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적된 경제의 힘은 해외로 뻗고 있다.지난해 말 중국기업의 해외투자 액수는 전년 대비 91.6%가 는 18억달러에 달했다.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에너지그룹 화넝(華能) 등이 대표적 해외투자 기업이다. 중국 전문가 고든 창처럼 지역간 불균형과 빈부격차,금융위기 등 내재적 모순 때문에 ‘중국의 몰락’을 예고한 시각도 없지 않다.그럼에도 중화주의를 실현하려는 중국의 대약진은 21세기 화두가 될 것이란 전망을 뒤엎지 못하는 상황이다. oilman@ ■“中경제, 2039년 美 추월”/서방국가 中에 대한 경계심 팽배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실질적인 테마는 ‘중국’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안보와 번영을 위한 제휴’라는 공식 주제 아래 갖가지 회의가 진행됐지만,포럼에 참석한 선진국 정치·경제 지도자들의 관심은 온통 중국의 ‘비상(飛上)’에만 쏠려 있었다는 것이다. 독일의 금융그룹 알리안츠는 지난 25일 중국이 10년 내에 세계 3위의 경제·무역 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중국이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7∼8%의 고속성장을 이어가 2014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독일을 제치고,무역규모에서도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미국의 투자회사 골드만 삭스도 지난해말 중국의 경제규모가 4년내에 독일을 따라잡고 2015년에는 일본,2039년에는 미국마저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비약적 발전을 보는 세계인의 시각에는 상당한 ‘공포심’과 질시가 뒤섞여 있다.다보스 포럼에서도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서구의 일자리를 빼앗는 나라,개도국의 노동기준을 끌어내리는 체제라는 비판이 나왔다.뉴욕 타임스는 지난 18일자에서 중국의 향후 경제를 전망하는 장문의 분석 기사에서 ‘거품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측 전문가들은 “55개 소수민족과 광활한 국토를 가진 중국은 앞으로 애국심과 중화주의로 13억 인구를 결집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한다.하지만 중화주의가 민족적 에너지를 결집하고 이끌어내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자칫 인접 국간 또는 민족간 갈등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고구려의 역사를 ‘과거 중국내 한 지방정권의 역사’로 규정하려는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빗나간 중화주의의 극치로 꼽힌다. 다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계없이 이미 중국이 세계 경제와 안보면에서 너무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흔들릴 경우 국제사회 전체에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도운기자 dawn@
  • KOTRA 첫 여성부장 탄생/‘한국의 칼라 힐스’ 김선화씨

    1962년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여성부장이 탄생했다.통상정보의 총본산으로 꼽히는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에서 ‘총성 없는 정보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선화(사진·39) 부장.연초 정기인사에서 승진의 기쁨을 맛봤다. 김 부장은 코트라가 통상기능을 갖고 있던 1992년부터 96년까지 우루과이라운드(UR)·세계무역기구(WTO) 협상실무 등을 도맡아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칼라 힐스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견줘 ‘한국의 칼라 힐스’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이 때다. 김 부장은 “오는 5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의 EU시장 정보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EU시장에 좀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88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코트라에 입사,시장조사처·기획조사부·국제경제처·국제통상팀 등 핵심부서를 두루 거쳤다.한국무역협회에 근무하는 남편과는 3년째 ‘별거 아닌 별거’를 하고 있다.안미현기자 hyun@
  • EU 꿈과 도전/(하)EU의 숙제

    유럽연합(EU)이 출범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심각한 분열상을 보였던 회원국들은 오는 5월 10개국의 신규 가입이라는 경사를 앞두고도 프랑스와 독일의 안정·성장협약 위반 때문에 또 다시 강대국과 중·소국간 갈등을 드러냈다. 정치적 통합을 위해 제정을 추진해온 유럽연합 헌법은 지난 연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단일화폐를 도입함으로써 경제공동체를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유로화의 초강세 행진으로 유럽중앙은행을 통한 단일금리정책에 대한 회의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000년 3월 EU 정상들은 리스본에서 “오는 2010년까지 EU를 가장 앞선 지식기반 공동체로 만든다.”는 내용의 리스본 선언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유럽인들은 정치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개별국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성공,점진적 성취를 이뤄갈 것이 분명하다.하지만 산적한 과제 앞에서 통합의 길은 멀고도 험해만 보인다. |프랑크푸르트(독일) 릴(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북부도시 릴에는 파리∼암스테르담을 왕복하는 TGV(탈리스)가 서는 릴 플랑드르역과 유럽 대륙과 영국을 오가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가 지나가는 릴 유럽역 등 2개의 역이 있다.이들 역 사이에 있는 쇼핑복합상가 유러릴(EuraLille)은 릴 시민들뿐 아니라 네덜란드,영국,벨기에 등 인근 국가에서 온 월경(越境) 쇼핑족들로 항상 북적인다. 벨기에의 브뤼헤시에 사는 크리스틴(53)은 지난 연말 어머니와 3자매,이웃 등 13명과 자동차를 나눠 타고 1시간 거리의 릴에 와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다.연말 가족모임에서 입을 스웨터와 선물용 액세서리 등을 구입했다는 크리스틴은 “벨기에보다 물건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편이어서 릴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프랑스인 스테판(38)은 업무차 브뤼셀을 찾을 때마다 담배를 여러 갑 마련한다.벨기에의 담뱃값이 프랑스보다 갑당 1유로 정도 싸기 때문이다. 유럽경제통화동맹(EMU) 회원국들이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채택한 지 5년째,유로화가 실제 ‘손으로 만져지는 통화’로 유로지역 12개국에서 유통되기시작한 지는 3년째다.유로화는 유럽인들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동시에 심리적인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국제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 대표적인 유로화 사용 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이 초강세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로화의 경제적 효과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영국과 스웨덴·덴마크 등 비유로국들은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를 도입하는 것은 불편을 초래하고,특히 경제에 별로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을 미루고 있다. ●‘안정된 통화' 시장 신뢰 쌓여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를 단일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유로 지역 12개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고 있다.ECB는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 출범한 EMU 체제가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한다. ECB의 프란체스코 라자페로 국제 및 유럽관계 담당국장은 “EMU 회원국간 통화장벽 철폐로 역내 단일시장이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고 말했다. 실제 각국의 국제채무증서 중 유로화 표시증서 비중은 2003년 6월 말 현재 30.4%로 1999년 6월 말에 비해 9%포인트 상승했다.BIS(국제결제은행)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는 유로 지역 이외의 외환시장 거래 중 17% 정도 사용됐으며,전세계 외환거래 가운데 미 달러-유로화 거래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무역 결제통화로서 유로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유로 지역의 비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의 50%,수입의 45%가 유로화 표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로서 유로화가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라자페로 국장은 “워낙 규모가 컸던 프랑스의 프랑화와 독일 마르크화를 아우르는 유럽의 단일통화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고,ECB가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을 편 결과 ‘유로화는 안정된 통화’라는 시장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9·11사태 등 외부적인 위험 요인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라는 방어벽 덕분에 유로 지역 국가들은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구축,큰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물가고로 ‘불만’ ECB의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은 유로 지역의 물가안정 유지에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유로 지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9년 1.1%를 기록한 후 2000∼2002년 각각 2.1%,2.3%,2.3%로 목표치인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로화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유로화 도입 후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다름슈타트 공대생인 슈테판 로셔는 “유로화 도입 후 오른 물가 때문에 연금생활자나 학생 등 저소득층은 살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스리랑카인 비자이는 “집세가 유로화 도입 후 30% 정도 올랐다.”며 “한달 수입이 1500유로인데 집세 500유로를 내고 나면 집사람과 둘이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독일인뿐 아니라 유로화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유로 지역 대부분 사람들은유로화가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물가고를 부추겼다고 여기고 있다.EU 집행위가 최근 유로 지역 12개국의 1만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유로화 도입 이후 체감물가가 올랐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로,특히 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그리스에서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단일통화의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47%로 지난해(50%)보다 3%포인트 줄었다. ●역내 기업들 수출경쟁력 약화 유로화는 출범 후 3년간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2000년 10월 한때 0.82달러까지 하락했던 유로화는 2003년 말 1.25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 초 1.28달러를 돌파,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폭이 커지고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ECB는 지난 8일 당분간 기준금리(2%)를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유로화의 강세 행진은계속될 전망이다.이같은 유로화 강세는 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슈테판 베르그하임 거시경제팀 수석연구원은 “유로 지역 국가들간 교역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로의 강세에 따른 환리스크는 없지만 유로화 강세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14.3%나 줄었는데 이는 순전히 환율 탓이다.그는 “유로 지역의 경제가 2004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지만 유로화 강세로 회복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ECB의 안정 위주 금리정책 기조가 경기침체와 유로 강세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헌법제정 난항 정치통합 제동 |브뤼셀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경제적 통합에 이은 정치적 통합의 발판이 될 EU 헌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제정 과정에서 노출된 회원국들간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해 6월13일 EU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EU 헌법 초안은 회원국 확대 이후 EU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요 권력구조,의사결정방식 등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헌법안은 10개 가입예정국을 포함한 정부간회의(IGC)를 거쳐 조문을 확정한 뒤 올 상반기부터 국별 비준을 시작,2006년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원국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12월13일 EU 정상회의에서 조문 승인에 실패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최근 EU 헌법의 연내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연내에 제정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헌법안은 현재 6개월 임기의 국별 순번제 의장 대신 2년6개월 임기(중임 가능)의 EU 대통령직을 신설,정상회의 의장 및 EU 대외대표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당 위원을 1명씩 두되 투표권이 있는 위원수는 2009년 11월부터 15명(현행 20명)으로 축소해 국별 순번제로 선임하도록 했으며 외무장관직을 신설하도록 했다. 의사결정방식과 관련,헌법안은 ‘가중다수결제’의 정의를현행 국별로 사전에 부여된 가중치에 의한 다수결 대신 회원국 과반수와 EU 회원국 총인구의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변경했다.각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범위를 축소하되 외교안보·국방·조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유지,만장일치 방식에 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현재 EU 헌법안과 관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대통령직 및 외무장관직 신설과 집행위 축소,의사결정방식의 변경 등에 찬성하고 있으나 대륙 중심의 유럽통합에 소극적인 영국은 거부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스페인과 폴란드 등 중소국들은 EU 확대를 계기로 강대국들의 입김이 더 강해지고,자국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해 가중다수결제의 적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와 스페인의 투표권 고수에 강경한 비판 입장을 보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EU 내 ‘선도 그룹’을 창설,통합 심화에 찬성하는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분야별로 기구 및 정책 통합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유럽통합의 ‘이중속도론’으로도 불리는 이 제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EU 내 분열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세계사회포럼서 거리시위·서명운동등 온·오프라인 활동 “부시 낙선운동으로 반전 앞장”/국내 평화운동 1세대 김승국씨

    인도 최대 무역항 뭄바이의 과거 이름은 ‘봄베이’다.인도를 식민지로 거느리던 영국인들이 발음 편의를 위해 봄베이로 불렀으나 지난 95년 11월 제 이름을 되찾은,‘제국주의 반대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다. 바로 그 뭄바이에서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전세계 10만명의 시민사회운동가들이 모인 가운데 제4회 세계사회포럼(WSF)이 열린다. 우리나라 시민단체 활동가,교수,노동자 400여명도 참석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반대,반전평화 등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김승국(金承國·52)씨.그는 웹진 ‘평화만들기’ 대표다.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공동의장,통일연대 평화위원장 등 직책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반전·평화,한반도의 자주통일 함성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그 한복판에 자리잡는다.15년째 평화를 화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국내 평화운동 1세대’다. ●평화를 위한 곳엔 항상 그가 있다 그가 2004년 국제사회를 향해 던진 슬로건은 ‘부시낙선(Defeat Bush)’이다.“평화운동 관점에서 미국에 ‘내정간섭’을 하고,‘다단계식’ 부시낙선운동을 전지구적으로 벌이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최근 성공회대 조희연 교수 등 평화운동가 15명과 함께 인도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가질 부시 낙선 워크숍과 거리시위,서명운동 등을 준비하느라 밤낮이 없다. 이미 세계 각국 지식인,평화단체 등에 500여통의 이메일을 보냈고,세계적 석학 월든 벨로 교수와 아시아평화동맹(APA),평화연구단체인 포커스 등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김 대표는 돌아와서는 세계사회포럼의 성과를 바탕으로 홈페이지를 구축하고,본격적으로 온·오프라인 부시낙선운동을 벌이며 ‘하나가 열이 되고,열이 백,천이 되는 다단계식 낙선운동’을 벌이려 한다.지난해 대선이 확인해줬듯,현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하워드 딘이 그러하듯,네티즌들의 참여가 가장 든든한 무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정간섭’의 시선도 부담스러울 테고,미국 대선에서 실제 효과가 발생할지도 의문일 텐데 김 대표는 명쾌하다. ●“반전가치 전세계 퍼질것” “부시의 재선을 막는 운동이야말로 2004년 전지구적으로 가장 중요한 반전평화운동입니다.미국의 전쟁위협하에 놓인 한반도의 평화운동가들은 이러한 운동을 제안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만의 하나 부시가 재선되더라도 그만큼 반전평화의 가치는 미국 및 전세계에 퍼질 것입니다.” 김 대표는 집이 가난해 상고를 갔고,졸업 직후 한국은행에 취직했다.5년 정도 일하며 대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뒤늦게 대학에 갔다.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88년 한겨레 창간 멤버로 기자생활을 하기 전까지 민청련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반독재운동을 벌였다.그러던 중 90년 일본 히로시마의 세계원·수폭금지대회에 참가하며 삶의 방향은 전환을 이뤘다. 김 대표는 “전세계 반핵평화운동가들이 모두 모인 그 대회에서 히로시마 피폭현장을 둘러봤고 핵무기가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다는 충격을 받았다.또한 한반도 전쟁에 대한 구조적 인식을 하게 됐다.”면서 ‘개안(開眼)’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평화운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기만하던 때였다.반전반핵도 그저 민족해방(NL)이론에기초한 구호였을 뿐이던 시대였다.이후 93년 기자생활을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평화운동에 뛰어들게 됐다. 부시 대통령을 ‘무장한 세계화’의 주범으로 첫 손에 꼽는 김 대표는 “미국이 전세계에서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평화를 해치고 미국을 제외한 국가와 국민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데 어떻게 형식적 판단만으로 내정간섭이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덧붙인다. 의문은 쉬 풀리지 않는다.‘유일 패권국가 미국 현직 대통령의 낙선운동을 벌이다니… 가능할까.’그는 우리의 발칙하고 유쾌한 상상력을 부추긴다. ●부시 낙선… 현실가능한, 유쾌한 상상 ‘전세계 온라인 공간에서 부시의 세계지배전략에 쏟아지는 냉엄한 비판과 함께 부시 낙선 이유 100가지가 무서운 속도로 퍼옮겨진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세계의 석학들이 부시 반대 입장을 잇달아 발표한다.미국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부시 반대 영화’를 만들어 전세계 극장에 동시배급한다.전세계 네티즌들의 항의 이메일과 백악관 홈페이지 동시접속이 연일 계속된다.‘릴레이 1인 시위’가백악관 앞에서 1년 내내 진행된다.조지 소로스는 이 운동에 지지입장을 밝히며 수백만 달러를 쾌척한다.’ 김 대표는 다시 묻는다.“충분히 가능할 것 같지 않나요?” 김 대표는 17대 총선을 앞둔 국내에서 ‘2004 물갈이연대’의 준비위원으로 당선운동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그는 “국내에서는 당선운동을,해외에서는 낙선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웃는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日열도에 뿌리내리는 신보수](3)새 한·일 관계를 위해

    |도쿄 황성기특파원|시즈오카 현립대학의 조교수인 고하리 스스무(41)는 작년 11월 부산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자신의 제자들과 동서대 학생들이 한·일 두 나라의 내셔널리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10여명의 양국 학생이 원탁에 둘러앉아 시작된 토론은 금세 열기를 띠어갔다.일본 학생이 한국의 내셔널리즘을 “폐쇄적·배타적”이라고 비난하자,한국 학생은 “군사국가로의 회귀”,“동해를 ‘일본해’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배타적”이라고 맞받아쳤다.다른 일본 학생은 “반일(反日)은 한국에서 ‘힘의 원천’”이라며 “역사교과서,야스쿠니 신사참배,종군위안부 문제가 나오면 한국은 ‘과거’를 꺼내 일본을 때림으로써 민족적 우위의 쾌감을 얻어왔다.”고 주장했다.이를 듣던 한국 학생은 “힘의 원천이라든가,쾌감이라는 표현은 웃긴다.사실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토론은 갈수록 과열돼 분위기가 한때 험악해지기도 했다.하지만 토론이 끝난 뒤 어떤 일본 학생은 “서로 가슴 속에서 생각하고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공개된자리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소중하다.”고 감상을 털어놓았다.뒤풀이에 간 이들은 뜨거웠던 토론은 깡그리 잊은 듯 얘기꽃을 피웠다. 고하리 교수는 “두 나라의 20대들이 역사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치인이나 반일감정을 때에 따라 이용하는 한국 수구파 정치인들보다는 훨씬 세련돼 있었다.”고 당시의 느낌을 들려준다.그는 “독도(일본명 竹島·다케시마)나 동해(일본해)의 명칭,일본의 우경화,교과서 문제 등 우호나 교류의 장에서는 터부시해 온 얘기를 앞으로는 거부하지 않고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美·中 양대국 틈서 공동이익 추구해야 한국과 일본의 주역인 3040세대,그들은 전쟁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똑같다.그러나 한국쪽이 민주화를 이룬 성공체험이 있다면,일본쪽은 70년대 파산한 학생운동을 보고 자라며 좌파적·진보적 활동의 무의미함을 실감한 세대이다. 한국쪽이 사회에 진출한 90년대 들어서 가까스로 성장의 과실을 누리기 시작했다면,일본쪽은 정점에 달했던 80년대 중반의 ‘재팬 넘버 원’을 맛보다,거품경제가 붕괴되고 ‘잃어버린 10년’,좌절의 90년대를 보냈다. 반일감정이 옅어지는 대신 북한을 의식하고,반미를 비롯한 민족주의 성향이 짙어진 한국의 3040,이전 세대와 달리 식민지배에 ‘빚’이 없고,싹트는 내셔널리즘 속에서 국가를 인식하기 시작한 일본의 3040이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을까. 한국의 386세대 국회의원들과 교류가 두터운 고바야시 유타카(39·참의원) 의원은 이렇게 제시한다. “정치도 경제도 글로벌화해 가는 시대에서 두 나라가 반목하면 어떤 손해가 있는지를 인식해야 한다.FTA(자유무역협정)문제만 해도,중국과 맞설 때 양국이 제각기 싸우는 것과 공동운명체로 싸우는 것,어느 쪽이 합리적인가를 생각하면 해답은 보일 것이다.” 중국의 위협에 한·일이 공동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은 평론가 미야자키 데쓰야(41)도 마찬가지다.“일본이 영토확장에 야심이 있다거나,전쟁국가가 된다는 것은 망상이다.한국이 따뜻한 눈길로 봐줬으면 한다.미·중 양대국에 낀 일본과 한국이 파트너로서 협력관계를 구축해 가야 한다.”(미야자키) 그러나 새 한·일관계 구축이라는 이상과 목표에도 불구하고,신보수 일본인들의 역사인식,대 한국관에는 적지 않은 거리와 괴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본 주재원인 한국인 A(40)씨는 술친구인 일본 신문기자(38)에게서 들은 얘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김치나 감자탕은 물론 한국 영화도 좋아하는 그 친구와 한·일관계에 대해 가볍게 토론하던 중의 일이었다.“1910년의 한일합방은 힘이 있는 나라가 힘이 없는 나라를 식민지 지배하던 당시 역사의 필연이었다.” 친구의 이런 말에 A씨는 취기가 달아났다.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했다.’(아소 타로 전 자민당 간사장)거나 ‘조선인이 한일합방을 바랐다.’(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는 망언은 비난하면서도 그들 망언의 주인공과 비슷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일본인 친구에게 벽을 느꼈다.”(A씨) 지난해 한국인 무비자 특구를 일본 정부에 신청한 기쿠치(菊池)시는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무비자가 실시되면 일본에서의 한국인 범죄가 급증할 것”이라는 밑도끝도 없는 음해성 메일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일본인도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하기는 마찬가지다.경찰 공무원인 가와무라(37·가명)는 지난해 11월 어학연수를 하던 한국에서 난처한 체험을 했다.첫 대면한 한국인으로부터 “당신이 한국사람인지,일본사람인지를 가리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서 “독도는 어느나라 땅이냐”는 질문을 받았다.“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대답했던 그는 “역시 일본사람”이라며 그 한국인에게서 무안을 당했다. 한국쪽이 내셔널리즘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도요가쿠엔대학 전임강사인 사쿠라다 준(38)은 “지금 한국이야말로 전전의 일본 같은 내셔널리즘 과잉이 아닌가.”고 주장한다.“한국인이 일본에 대항의식을 갖고 접해 올 때 어색한 감정을 갖는 일본인이 많다.”(사쿠라다) ●젊은세대 한·일관계 큰 굴절 없어 생각의 골을 메우기 위해서도 고바야시 의원은 두 나라 젊은 세대의 역할을 강조한다.“먼저 (망언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만일 야스쿠니 참배나 역사교과서 문제로 마찰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원만히해결할 수 있는 신뢰조치를 한·일의 젊은 세대가 만들어가야 한다.”(고바야시) 그 조치의 좋은 사례로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나,한·일 FTA교섭을 꼽는다. 일본 팝음악에 빠진 한국의 젊은이들을 취재해 ‘좋아해서는 안되는 나라’라는 책을 써낸 간노 도모코(40)는 한·일관계가 ‘제2의 단계’에 들어갔다고 본다.그 증거로 일본 언론에 한국 386세대와 관련된 기사가 늘어난 점을 꼽는다.“한국의 중추가 새 세대로 자리잡았다고 일본의 동세대가 의식하기 시작했다.”(간노) “2002년 월드컵,영화,드라마,음악 같은 양국문화의 유입으로 젊은 세대의 한·일관계에는 큰 굴절이 없다.”고 분석하는 그는 “사고방식이 다른 점을 피부로 느끼는 세대가 늘어나는 것은 양국관계가 바뀌어갈 전조”라고 내다봤다. marry04@ ■이종원 릿쿄大 교수 진단 |도쿄 황성기특파원|릿쿄대학의 이종원(李鍾元) 교수는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당장은 위험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반드시 과거회귀는 아니지만 젊은세대들은 체계적 논리나 언어를 갖고 있지 않은 탈역사적 내셔널리즘이어서 낡은 역사,낡은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일부 정치적 의도에 쉽게 동원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서 내셔널리즘을 찾는다면. -과거 세대가 역사 대 반역사의 구도라면,젊은 세대는 한 마디로 탈역사이다.역사의 맥락을 생각하지 않고,한일합방을 ‘힘의 정치’에 의한 역사라고 쉽게 말해버린다.그렇다고 역사를 미화한다는 의식도 없다.일종의 중립적 태도다.이전 세대처럼 한국을 깔본다거나 전전으로 돌아간다는 생각도 없다. 한국을 역사적 구조에서 보지 않고,평면적·단락적으로 보는 세대가 늘었다.분명한 시대변화이지만 그래서 혼란스럽게 한다. 신·구 내셔널리즘의 관계는. -얽혀 있다.신 내셔널리즘이 명확한 사고구조나 언어표현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실체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지만 표현은 히노마루(국기),기미가요(국가) 같은 옛것을 쓴다.보수정치가 전략적·정치적 동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들의 내셔널리즘에 낡은 옷을 입히려고 하고 있다.때문에 새롭게 등장하는 내셔널리즘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객관적 대응을 해야 한다. 이것들은 위험하고 공격적이고,배타적이고,우파적인 대내외 정책과 맞물려 있다. 새 세대에도 양면이 있을 텐데. -긍정·부정 양면이 있다.한국,한국문화에 대해 편견이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일관된 체계가 없으니까 일관된 체계를 갖고 있는 전전회귀형 내셔널리즘에 쉽게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30∼50대,특히 40대 이후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 지사를 좋아한다.언론·학계도 그렇다.젊은 세대들은 다나카 야스히로 나가노 지사 같은 혁신파를 지지하면서도 이시하라에게도 친밀감을 표시한다. 한국 젊은세대의 내셔널리즘이라면. -월드컵에서의 붉은 악마를 한국의 내셔널리즘이라고 흔히 예로 들면서 더불어 반미를 꼽는다.그것은 일본의 현상과도 연관이 있다.단순화시키면 아시아가 1945년 이후 정치·경제적 성장,민주화를 이루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발견했다.미국·유럽·일본에 대해 열등의식을 갖지 않는 세대가 중국이건,한국이건 나오고 있다. 한·일 내셔널리즘의 틀린 점이라면. -아시아 전체가 유럽과 미국에 대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추세인데,과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일본만 1990년대 경제침체로 좌절했다.그래서 과민해졌다.내셔널리즘은 자신감이 넘칠 때는 개방적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배타적이고,히스테리컬해지고,병리적이 된다. 한국도 세계화라든가,고구려붐이라는 국토회복운동 같은 내셔널리즘적인 현상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반드시 그렇지 않은 것 같다.한국쪽은 자기정체성은 강하지만,반면 글로벌하고 동아시아를 얘기한다.젊은이들의 국가별 호감도 조사에서 1위 일본,2위 북한,3위 중국 순으로 나타나는 것은 바로 그같은 이유에서인 것 같다. ●이종원 교수는 1953년 대구출생.민청학련 사건으로 서울대를 중퇴한 뒤 일본으로 건너와 도쿄대서 법학박사.도호쿠대학 조교수를 거쳐 현직(법학부).저서로는 ‘동아시아 냉전과 한미일 관계’ 등.
  • “이란 - 埃 외교관계 24년만에 곧 재개”

    |테헤란 AFP 연합|이란과 이집트는 완전한 외교관계를 복원하기로 결정했으며 4반세기 가깝게 단절됐던 양국간 외교관계가 수일 내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모하마드 알리 압타히 이란 부통령이 6일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TV와 회견에서 밝혔다.압타히 부통령은 이같은 결정이 지난달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기술정상회의에 참석한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간 회담에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축출된 팔레비 전 이란 국왕에게 망명처를 제공한데 반발해 지난 1980년 이집트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했었다. 양국관계는 특히 이집트가 1980∼1988년의 이란-이라크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지하자 더욱 악화됐다가 1990년대부터 무역 등 일부 부문에서 제한적인 관계 개선이 이뤄졌다. 앞서 테헤란 시의회는 이란 외무부의 요청에 따라 이집트측이 그동안 관계 정상화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워온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 암살범인 칼리드 이슬람불리의 이름을 딴 도로명칭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 印 - 파키스탄 관계 진전되나/2년만에 첫 정상회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5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2002년 1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남아시아지역협력협의체(SAARC) 정상회담 참석차 파키스탄을 방문한 바지파이 총리가 예정에 없던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짐에 따라 최근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는 양국 관계가 평화 관계로 진전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회담이 끝난 뒤 야시완트 신하 인도 외무장관은 두 정상은 양국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두 나라 관계 정상화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신하 외무장관은 1시간 이상 지속된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이런 정상화 과정이 지속되길 바란다는 희망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정상간 만남은 4일 SAARC 회담에서 7개 회원국간 2006년 1월부터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이뤄졌다.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부탄,네팔,몰디브 등 두 나라를 제외한 5개 회원국은 벌써부터 자유무역지대 출범을 희망해왔지만 인도와 파키스탄간 대립으로 지연돼 왔다.실제로 자유무역지대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인·파간 적대관계 해소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1947년 파키스탄 독립 이후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두 나라는 2001년 12월 뉴델리에서 발생한 인도 의회 공격을 둘러싸고 2002년 핵전쟁 일보 직전까지 치닫는 등 극한 대립을 보였었다. 그러나 최근 두 나라는 급속한 해빙 조짐을 보여왔다.2년 이상 중단됐던 양국간 여객기 운항이 지난주 재개된 데 이어 다음주부터는 인도 뉴델리와 파키스탄 라호르간의 철도 운행도 재개될 예정이다.또 다음주부터 인도 스리나가르와 파키스탄 무자파라바드간 버스 운행 재개를 위한 회담이 시작된다.오래 단절됐던 두 나라간 신뢰 구축 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바지파이 총리와 무샤라프 대통령간 회담에서도 양국간 대화 재개를 위한 중요한 조치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인 카슈미르 귀속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힘들 것이다.그러나 최소한 정기적 대화 재개 일정정도는 발표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높다. 유세진기자·외신 yujin@
  • [열린세상] 한 해를 보내면서

    참으로 시끄러운 한 해였다.신정부가 출범하면 으레 터졌던 대형사고는 이번에 대구 지하철 참사로 방문했다.한반도 바깥에는 이라크 전쟁이,안에는 북핵 위기가 내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지난 대선에 나타난 세대정치의 분열상은 해가 지나면서도 치유되지 않았다.보수언론과 정부의 지루한 싸움은 국민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었다.아파트 가격이 널뛰기하면서 샐러리맨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고,청년실업 사태로 수많은 붉은 악마들은 사회탈락자로,부유층(浮遊層)으로 둔갑했다. 카드 빚,소득의 양극화,투자기피 현상 때문에 내수경기는 여전히 미지근하다.급기야 차떼기 소동이 밝혀지면서 정치인들은 악취를 풍기는 이상한 동물로 취급받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어떡하랴? 우리는 한 해를 흘려보내고,새 날을 맞이해야 하는데.도란도란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며 고백성사와 정화의 시간을 갖는다. 한때 코리안 타임은 느림,느긋함,전근대,막걸리의 시간이었다.하지만 이제는 빠름,급변,조급증,폭탄주의 시간으로 바뀌었다.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컴퓨터 화면으로 새로울 것이 없는 뉴스를 본다.전철 속에도,회의 중에도,술자리에도 휴대전화 단말기는 쉬지 않고 터진다.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늘 부족한 일자리,불안정한 사랑과 결혼,북핵 위기,이해하기 힘든 정치,조류독감,쇠고기와 광우병,가짜 양주,만성화된 시위와 데모….정신없이 흐르는 시간,증폭된 불안감에 우리는 몸과 마음을 순화시키려고 이 밤에 소주를,폭탄주를 마신다.그래도 친구들이랑 동료들이랑 한 해를 마감하는 자리는 잃어버린 축제의 시간이다.한 해의 계산을 마감하고,올해 이루지 못한 비상을 기약하는 시간이다. 연말이 축제의 시간이고 사투르누스의 달이라면,연시의 1월은 야누스(Janus)의 달이다.영어의 재뉴어리(January)는 바로 야누스에서 딴 말이다.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는 문(ianua)의 신이고 항구(port)의 신이다.새 문턱이나 항구는 바로 위기로 향한 문이다.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공존함을 뜻한다.새 문턱을 넘을 때 느끼는 이상야릇한 호기심,무언가 나타날 새로움에 대한 열망으로 우리는 들뜬다.영어의기회(opportunity)와 항구(port)가 같은 어근에서 온 것은 너무 당연하지 않는가.하지만 항구의 앞바다에는 때때로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한다. 한반도에 다가올 야누스의 달은 어떨까? 새 문턱을 넘어도 풍경은 크게 새로울 것이 없으리라.북핵 위기,이라크 파병 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농민들을 우울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기회도 없지 않다.선진한국을 향한 개방 한국의 힘찬 도약이 우리를 흥분시키고 있고,그동안 우리의 발목을 잡았던 정경유착과 고비용 정치를 한방에 날려버릴 천재일우의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정치권은 IMF 사태 이후 유일하게 구조조정의 성역으로 남아있다.지역주의,돈 선거의 악순환을 깨지 않고서는 선진 한국을 꿈꿀 수 없다.국가경쟁력을 최종심에서 결정하는 것은 깨끗한 정치이기 때문이다.검찰은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로 부패정치인들을 단죄해야 할 것이고,정치개악을 꿈꾸는 정치인들에게 맞서 시민운동단체들은 또 한번 강력하게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할 것이다.총선에서 국민들은 깨끗한 한 표로 새로운 선량을 뽑아야 한다.부패한 한국정치를 만든 것은 결국 부패한 유권자들이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자원빈국이고 인구 과밀지역이다.내부에서 생산하는 것은 별로 없으니,바깥에서 먹을 것을 가져와야 한다.지금 우리의 밥줄은 쌀과 보리가 아니라 반도체,철강,자동차와 같은 제품들이다. 그런 점에서 강력한 신토불이의 심리학은 산업사회의 생존방식과 맞지 않다.도시의 일자리는 결국 개방한국의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다.한·칠레 협정이 많은 문제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우리가 이를 개방한국의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까닭이다. 이 성 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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