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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FTA 재협상 땐 ‘소고기·GMO·쌀’ 테이블 올릴 듯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FTA 재협상 땐 ‘소고기·GMO·쌀’ 테이블 올릴 듯

    연간 300억달러 대미 무역흑자 빌미로 소고기 연령 해제·쌀 관세 조정 가능성 中·멕시코 겨냥 무역 보복도 수출 영향… TPP 지연땐 FTA 선점한 韓 반사이익 “규제 예상되는 품목 별도 전략 짜둬야”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등장으로 미국의 통상 정책이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통상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G2(미국·중국) 무역전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가 그동안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공공연하게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연간 약 300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통상압박 대상국 명단의 첫머리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통상 공약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를 비롯한 강력한 무역협상,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미 체결한 협정의 재협상 등을 담고 있다. 재협상이 없으면 협정 탈퇴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또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불법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중국과 멕시코에 각각 45%, 35%를 보복성 관세 부과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른 우리 경제의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FTA 재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처지다. 통상 전문가들은 백인 노동자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재협상에서 동식물 검역과 소고기 연령제한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과거 한·미 간 WTO 분쟁 사건들을 보면 미국이 제소한 분야는 동식물 검역조치와 유효 기간, 주세, 소고기 수입 제한 등이었다. 이상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1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 장벽으로 언급한 소고기 수입 규제와 일부 과일류 수입금지, 유전자변형식물(GMO) 관련 규정 등을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쌀 관세율 513%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통상 공약에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것은 TPP다. 미국의 비준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TPP 출범 자체도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TPP 참여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로서는 앞서 51개국과 체결한 FTA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환율 제재와 무역보복 대상은 중국과 멕시코이지만 우리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악화뿐 아니라 중국과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미 재무부는 우리나라를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폭을 감소시키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장기적인 원화 절상이 필요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수치를 인용해 구체적으로 원화가치가 4~12% 절하돼 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고 규제 예상 품목을 별도로 관리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우회 수출도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중간재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상·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극단적인 통상 공약을 반대하는 만큼 계획대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상 공약의 이행 강도가 약해지고 분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트럼프가 통상 공약을 다 실현한다면 세계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냉정한 中… 트럼프가 한·일 동맹 느슨 운영 땐 지역 맹주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세계 각국의 반응은 패닉에 가깝다. 그러나 중국은 놀라울 정도로 냉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언론과 학자들도 트럼프 개인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삼간 채 트럼프가 이끌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해야 하는지만 고민하는 분위기다.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에 중국을 ‘일자리 도둑’, ‘환율 조작국’으로 비난할 때도 중국 정부는 대응하지 않았다. 진흙탕 선거전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속으로 즐길 뿐이었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중국이 경제적으로는 위기에 직면했지만 외교·안보적으로는 오히려 기회가 왔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경제가 좀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트럼프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공약에서 비롯된다. 미국이 빗장을 걸수록 세계화의 최대 수혜국인 중국의 수출은 줄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의 공약대로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87%(약 483조원) 줄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4.82%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도 즉각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보복으로 GE, 보잉, 애플 등이 중국에서 퇴출당하고 중국은 미국 국채를 투매할 것”이라면서 “무역 전쟁은 패자만 남길 뿐”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실제로 무역 전쟁을 벌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드물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와 경제적 득실 계산이 빠른 중국이 빨리 타협할 것이라는 예상이 오히려 많다. 영국 BBC 중문망은 “중국과 맞붙으면 미국이 더 손해라는 것을 트럼프가 곧 알아차릴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처럼 중국에 더 바짝 다가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철회하고 한국 및 일본과의 군사동맹을 느슨하게 한다면 중국의 아시아 지배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북한 핵 문제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 중국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상하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 우신보 교수는 “미국의 묵인 아래 중국이 북핵 문제를 주도하면 미·중 관계가 오히려 개선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제 문제와 마찬가지로 트럼프가 공약대로 외교 정책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원 량예빈 교수는 “클린턴의 아시아 전략은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의 ‘교묘한’ 결합이었지만 트럼프의 전략은 ‘하드파워’와 ‘예측 불가’의 결합”이라면서 “아시아에서 중국에 밀린다고 판단하면 오바마 정부보다 훨씬 거칠게 중국을 포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중국 굴기를 외치는 시진핑과 트럼프의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해진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FT “고립주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쇠퇴 보여줘”

    FT “고립주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쇠퇴 보여줘”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는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것으로 결국 미국을 보다 가난하고 비천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혹평했다.  칼럼니스트 기디언 래크먼은 미국은 20세기 초 세계의 문제들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으려는 고립정책으로 1930년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역사적 교훈을 체험했다면서 1945년 이후 새로운 세대 지도자들이 나토와 유엔 및 세계은행 등 국제적인 경제, 안보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은 이런 교훈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1930년대 대공황의 교훈을 망각하고 있으며 그가 내놓은 정책들은 미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지탱해왔던 자유로운 세계질서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자유무역 지지와 미국 주도의 동맹 시스템은 초당파적으로 지켜져 온 원칙인데 트럼프가 이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호주의 대통령 당선인으로 자칭하는 트럼프가 일련의 돌출적인 무역 정책을 감행할 경우 글로벌 무역전쟁을 야기해 세계를 침체에 빠트릴 것이라면서 이는 1930년대 대공황과 유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래크먼은 이어 글로벌 안보 분야에서 트럼프 효과는 더욱 극적일 것이라면서 동맹의 군사적 방어 의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존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와 유럽 침공을 미국이 묵인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 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권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中 언론 “트럼프 당선됐더라도 ‘투키디데스 함정’ 피해야”

    中 언론 “트럼프 당선됐더라도 ‘투키디데스 함정’ 피해야”

     중국 관영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기존 패권 국가(미국)와 신흥 대국(중국)은 반드시 충돌한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등을 비난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온 데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미국은 중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까’라는 제하의 분석 기사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점점 강해진 상황에 직면해 미·중 경제무역분야에서 마찰이 생기기 쉬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면서 “사업가 출신 트럼프는 경제적 마음과 이념으로 외교 문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이며 경제를 둘러싼 미·중의 각종 협상과 담판이 많이 재개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중국 정책은 중국의 국제사회 지위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요에 달려 있으며 중국 자신의 영향력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미·중 관계에 있어 신형대국관계를 만들고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하는 것은 시급한 임무 가운데 하나다”고 전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BC 404) 당시 신흥강국 스파르타가 기존 맹주 아테네를 누르기 위해 충돌한 역사적 경험을 일컫는 말이다.  이 매체는 “쇠락하는 미국은 지금 강한 상실감에 빠져 있으며 이는 미·중 관계의 큰 배경”이라면서 “미·중 관계에 가장 좋은 선택은 대항이 아니라 협력이다”고 주장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이번 미 대선은 미국사회를 심하게 분열시켰다”면서 “트럼프 출범 후 첫 번째 과제는 미국사회를 통합시키고 개인적 이미지를 보완하는 데 있으며 트럼프는 일련의 국내 및 국제 문제의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홍콩의 봉황위성TV는 논평을 통해 “북핵 문제의 경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더욱 실무적인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바마처럼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는 고집을 포기하고 북미 간의 대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고 예상했다.  경화시보는 “미·중간 협력하는 틀과 공통적 이익구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외교가 아니라 국내 문제며 중국과 미국은 모두 양측의 차이점을 관리 및 통제하는 능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기밀 누설/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의 기밀 누설/임창용 논설위원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영국은 물론 세계사에 빛나는 영웅으로 꼽히지만 문필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회고록 ‘제2차 세계대전’은 노벨문학상까지 그에게 안겼다. 처칠은 그에 앞서 1차 세계대전을 다룬 ‘세계의 위기’도 출간했는데, 국가 기밀을 기술했다가 훗날 구설에 오른다. 회고록에 따르면 그는 해군장관이던 1914년 좌초한 독일 군함이 암호책 2권을 납덩이를 매달아 바다에 던진 사실을 보고받고 잠수사를 동원해 건져내도록 한다. 연합군은 이를 기초로 정밀한 암호 해독 체계를 갖췄고, 독일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하면서 전쟁을 치렀다. 회고록 출간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독일은 2차대전을 앞두고 당시로선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받은 암호 ‘에니그마’를 개발, 연합군에 큰 피해를 줬다. 처칠의 회고록 사례는 군사기밀을 비롯한 국가기밀 유출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 때문에 기밀 작성과 직접 관계된 사람이나 총리, 대통령 같은 통치권자 등 극소수만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혹 일부 통치권자들은 스스로 기밀을 자랑스럽게 유출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최근 탄핵 위기에 몰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르몽드의 두 기자에게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을 학살한 의혹을 받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암살을 지시하는 등 재임 기간의 비화를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사달은 기자들이 인터뷰를 엮어 대담집을 발간하면서 났다. 야당 의원들은 그가 헌법을 위반했다며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기밀 누설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각종 구설로 국민 지지율이 바닥인 마당에 탄핵 사태까지 겹쳐 1년 남은 임기마저 위태롭게 됐다. 우리나라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밀 누설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난해 2월 ‘대통령의 시간’이란 회고록을 내자 일부 시민단체들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때 이면계약서 존재, 북한이 제시했던 정상회담 조건 등에 대해 기술한 게 문제가 됐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뜨거웠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도 공무상 비밀 누설 논란에 휩싸여 있다.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발언 자료를 사전에 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종본이 아니어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출 자료에 기밀 사항이 담겼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죄 적용도 가능해진다.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최고 통치권자가 사인(私人)에게 국가의 중요 기록을 건넨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 올랑드 대통령의 대담집 제목은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이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 말하고 누설하는 통치권자들의 입에 천근 납덩이라도 매달아야 할까.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사설] 트럼프 시대 대응할 안보·경제 전략 시급하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요구 예상 어려운 상황에 더 큰 시련 줄 수도 TF 만들고 트럼프와 협상 나서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 지구촌 전체가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한 트럼프 후보의 예상 밖 승리는 전 세계가 앞으로 격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 ·안보·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우리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은 크게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설명할 수 있다. 탈냉전시대 이후 지속된 팍스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평화) 정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고수해 온 자유무역주의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북핵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격감 등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삼각파도를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을 맞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미국을 우선하지만 모든 나라를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우선 정책은 곧 대외적으로 고립주의 강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고립주의에서 적극적인 개입주의로 바뀌어 세계의 각종 분쟁에 개입해 왔다. 탈냉전시대 이후에는 유엔과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분쟁에 개입하는 등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었다. 트럼프 시대에는 고립주의 강화, 다시 말해 개입주의 약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고립주의 강화는 주한미군 주둔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동맹국들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트럼프는 공언한 대로 우리나라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나설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5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인적 비용을 100% 부담하는 것이 왜 안 되느냐”고 주장했다. 우리가 방위비 인상을 주저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막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안보 시스템은 엄청난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물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을 부담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로서는 속히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트럼프의 외교 참모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진의를 파악, 대비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핵무장 카드로 맞서는 등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 방향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북한을 통치하는 자는 미친 인간이라고 했다가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 등 대북 정책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복안은 밝히지 않았다. 우리를 배제한 대북 정책이 툭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원활한 소통 라인 확보가 시급하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은 우리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깨진 약속’ 또는 ‘일자리 킬러’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노동자 계층의 백인표를 흡수해 당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한·미 FTA가 수술대에 오르면 미국은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국 간 무역관세가 부활하면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 수출 손실액이 약 30조원에 이르고 일자리도 24만개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이지만 서둘러 트럼프 측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이 내년 초에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우리도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물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무역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일자리를 앗아가는 대표적인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경쟁을 벌일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중국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것이다. 중국 시장의 위축은 곧바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벌써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어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한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 인수위와의 협의 등을 포함해 차기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정책 연속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트럼프 캠프, 공화당 측과 106차례 접촉해 동맹국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방위비 분담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설명했다는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외교·경제 당국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가 협상의 명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떠한 협상 카드에도 맞설 만반의 준비를 해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이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위기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도전 의식을 키워 나가야 한다.
  • 트럼프 ‘美 우선주의’… 中과 무역 충돌땐 지역 안보까지 흔들

    트럼프 ‘美 우선주의’… 中과 무역 충돌땐 지역 안보까지 흔들

    IS 문제 해결에 러시아와 협조 북핵문제로 中과 갈등 커질 듯 안보비용 놓고 EU와 마찰 전망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의 새 경제정책과 안보정책에 대한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대외정책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이익 우선주의)를 내걸었다. 한국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을 전면 폐기하고 미국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무역 질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을 상징해 온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동맹국과도 상호주의에 따라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 독일 등이 스스로 방어를 할 수 있게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시리아 내전과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럽·중국·이란 등 갈등 고조 가능성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서양 동맹’에 더 많은 안보 비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할 전망이다. 일부 유럽 국가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미국과 유럽 간 동맹 관계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도 북핵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나 시진핑 중국 주석은 6자 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생각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고 있어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이란에서도 트럼프 집권 이후 강경파가 힘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 동중국해·남중국해 문제에서도 미국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지금의 개입주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친중 성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어서 이 지역 패권싸움 판도도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亞 수출국에 대한 압박 크게 높일 듯 힐러리 클린턴와 트럼프 모두 대선공약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가 훨씬 강력한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취임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출 국가에 대한 압박 강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관세 부과 말고도 지적재산권 보호 관련 법 집행,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수입 규제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한다. 당장 ‘FTA 폐기’를 볼모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유럽연합(EU) 등과 TPP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무역질서의 근본인 세계무역기구(WTO) 지침을 더이상 따르지 않고 중국에 대해 독자적인 관세 장벽을 세우겠다고 밝힌 만큼 두 나라 간 무역전쟁도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으로 세계 경제 불안감이 커지고 미국이 내년부터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달러 자본을 대거 옮기면서 일부 아시아 국가에 ‘달러 가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3조 달러가 넘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북미 직접 대화? 韓핵무장 촉발? 대북정책 한치 앞 안 보여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북미 직접 대화? 韓핵무장 촉발? 대북정책 한치 앞 안 보여

    유세·인터뷰서 한·미동맹 폄훼 한·일 등에 ‘미군 철수’ 으름장 “FTA로 잃어버린 일자리 찾겠다”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는 격랑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동안 각종 유세 연설과 인터뷰 등을 통해 한·미 동맹을 폄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상이라며 재고하겠다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한국의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밝힌 이 같은 공약이 실제 이뤄진다면 한·미 동맹은 최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가장 자주 언급한 것은 동맹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트럼프의 당선으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재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를 보호하는 데 자신들의 몫을 내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뒤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둔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는 사실과 다름에도 트럼프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를 되풀이했다. 돈이 된다면 동맹과도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에 어필한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한 인터뷰에서 한국 등이 방위비를 100%까지 내야 한다고 주장, 수위를 높였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를 각각 50% 정도씩 나눠 내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을 연결시키고 있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미국에 더 불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미국에 미칠 손익계산서를 두들겨 보면 이런 공약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방위비 인상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신(新)고립주의’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통상 공약에도 그대로 이어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파기는 물론 한·미 FTA도 미국에 불리하다며 재협상을 예고했다. 한·미 FTA 협상을 총괄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대표는 지난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으니, 대통령이 의회와 협의해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한·미 FTA는 양국에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그동안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미 동맹 약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통치력을 칭찬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아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가 그동안 밝힌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는 원론적 발언만 있었을 뿐 구체적 정책이나 비전은 없었다. 한국 정부를 따돌리고 대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하며 협력보다는 갈등을 예고해 중국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가 한국, 일본 등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으면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도 걱정스럽다. 이는 동북아 핵개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으로,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불투명하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캠프 및 인수위원회에 한국 등 아시아 전문가들이 거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정책에 대한 숙고 없이 표심을 위한 포퓰리즘적 발언만 해 온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한·미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한·미 간 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동맹이라도 돈 따져 FTA 재협상?… 대북 정책은 한치 앞 안보여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는 격랑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동안 각종 유세 연설과 인터뷰 등을 통해 한·미 동맹을 폄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상이라며 재고하겠다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한국의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밝힌 이 같은 공약이 실제 이뤄진다면 한·미 동맹은 최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가장 자주 언급한 것은 동맹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트럼프의 당선으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재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를 보호하는 데 자신들의 몫을 내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뒤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둔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는 사실과 다름에도 트럼프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를 되풀이했다. 돈이 된다면 동맹과도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에 어필한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한 인터뷰에서 한국 등이 방위비를 100%까지 내야 한다고 주장, 수위를 높였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를 각각 50% 정도씩 나눠 내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을 연결시키고 있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미국에 더 불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미국에 미칠 손익계산서를 두들겨 보면 이런 공약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방위비 인상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트럼프가 ‘미국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신(新)고립주의’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통상 공약에도 그대로 이어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파기는 물론 한·미 FTA도 미국에 불리하다며 재협상을 예고했다. 한·미 FTA 협상을 총괄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대표는 지난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으니, 대통령이 의회와 협의해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한·미 FTA는 양국에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북한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그동안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미 동맹 약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통치력을 칭찬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아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가 그동안 밝힌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는 원론적 발언만 있었을 뿐 구체적 정책이나 비전은 없었다. 한국 정부를 따돌리고 대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하며 협력보다는 갈등을 예고해 중국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가 한국, 일본 등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으면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도 걱정스럽다. 이는 동북아 핵개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으로,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불투명하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캠프 및 인수위원회에 한국 등 아시아 전문가들이 거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정책에 대한 숙고 없이 표심을 위한 포퓰리즘적 발언만 해 온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한·미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한·미 간 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한·미 동맹 ‘격랑속으로’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전쟁론(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지음, 김만수 옮김, 갈무리 펴냄) 2005년 독일어 원전을 국내에서 처음 완역했던 김만수 클라우제비츠연구소장이 전면 개정판을 냈다. 오역을 바로잡고, 관련 그림과 지도 60여개를 첨부했다. 프로이센의 장군이자 군사개혁가인 클라우제비츠가 13세 때 처음 참전한 이래 프랑스와의 크고 작은 전쟁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썼다. 군사학 분야를 넘어 서양의 정치사상, 국제정치, 전쟁철학 분야의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방대한 분량과 심도 깊은 사상은 많은 독자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김 소장은 전쟁론의 핵심 내용을 150여개의 표와 그림으로 정리해 설명한 ‘전쟁론 강의’도 함께 펴냈다. 1128쪽. 5만 5000원. 열두 달 계절밥상여행(손현주 지음, 생각정거장 펴냄) 여행작가이자 사진가,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우리나라 각 지역의 제철 재료와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밥상을 소개한다. 해발 1000m는 올라야 채취할 수 있는 병품쌈부터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명이나물, 지금은 사라져 가는 대구의 팥잎무침, 해안가에서 겨울에 생으로만 만날 수 있는 물메기탕, 유기농 야채로 밥상을 차리는 홍동마을 등 다른 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음식들과 고집스럽게 지역의 밥상을 지켜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펼쳐진다. 지역을 지키는 건강한 밥상을 찾아 일 년 열두 달, 우리나라 전역을 돌아다니는 지은이는 “맛의 절반은 추억이고,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고 말한다. 384쪽. 1만 6000원.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최혜진 글, 신창용 사진, 은행나무 펴냄) 프랑스 유학 시절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들에 매료된 저자가 프랑스, 벨기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림책 작가 10인의 아틀리에를 직접 방문해 인터뷰한 내용을 엮었다. 지금의 그들을 빚어 낸 유년 시절, 그림책 작가로서의 철학, 아이들과 소통하는 마음가짐 등에 관한 진솔하고도 경쾌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선천적인 난청으로 부족한 청각 정보를 메우기 위해 ‘왜’ ‘어째서’를 묻는 것이 평생의 습관이 된 키티 크라우더(‘난 이제 하나도 무섭지 않아’) 등 10인이 들려주는 10개의 창조 키워드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유효한 그림책의 힘을 느끼게 한다. 312쪽. 1만 7000원. 한국의 해외문화재(안휘준 지음, 사회평론 펴냄) 현재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20개국 582곳에 16만 7968점으로 추산된다. 불법적으로 약탈된 것뿐 아니라 외교적 선물이나 무역거래, 개인 간 교류를 통해 건너간 문화재도 상당수다. 이 때문에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를 단순히 ‘환수’라는 틀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환수 못지않게 현지 박물관 등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올바르게 소개하는 ‘현지 활용’도 중요하다. 지난 9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초대 이사장 임기를 마친 저자가 펴낸 이 책은 지난 4년간 수행해 온 작업를 토대로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의 실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312쪽. 2만 5000원. 신은 나를 이해한다고 했다(마르크 베네케·리디아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알마 펴냄)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연쇄살인범의 고백’, ‘살인본능’ 등으로 유명한 법의학자가 범죄심리 전문가인 아내가 함께 쓴 흉악 범죄자들의 내면 심리 보고서. 저자들은 비정상적인 부모, 어린 시절 학대의 기억, 성추행 등을 겪은 인간이 심리 장애를 겪고 범죄의 길로 빠지기 십상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이런 치명적인 법칙성이 존재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의 엇나가는 행동을 지켜보자”면서 “이를 막으려면 아이의 이상한 행동을 그냥 넘겨 버릴 게 아니라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게 해 주는 일을 해 보자”고 제언한다. 504쪽. 1만 7000원.
  • “밀수는 세계무역 역사이자 경제강국들의 발전 토대”

    “밀수는 세계무역 역사이자 경제강국들의 발전 토대”

    밀수 이야기/사이먼 하비 지음/김후 옮김/예문아카이브/516쪽/2만원 밀수(密輸)란 몰래 물건을 사들여 오거나 내다 파는 비공식적이고 불법적인 매매 행위를 가리킨다. 불법, 범죄, 사회적 병폐 등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어들을 동반한다. 그러나 사이먼 하비 노르웨이 트론헤임대 역사학·미술사 교수는 “밀수가 없었다면 문명의 확산도 없었고 지금의 세계화도 불가능했다”고 역설한다. 그의 저서 ‘밀수 이야기’는 15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21세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밀수’를 키워드로 세계의 변화와 흐름을 설명한다. 대항해 시대의 실크·향신료·은에서부터 제국주의 시대의 금·아편·차·고무를 거쳐 현대의 코카인·헤로인과 아프리카의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7세기 동안의 광활한 여정이 펼쳐진다. 책에는 다양한 밀수품과 더불어 수많은 ‘밀수꾼’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우리가 ‘위대하다’고 여겨 온 인물들도 많이 있다. 16세기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세계 일주 항해를 하며 지정학의 선구자로 기록된 탐험가 프랜시스 드레이크와 존 호킨스의 주된 임무는 당시 스페인이 독점하고 있던 향신료의 밀수였다. 하비 교수는 밀수를 “무역과 경제의 역사이자 세계화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밀수가 국제 관계나 분쟁, 세계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16세기 남아메리카 볼리비아 남부 포토시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양의 은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 국제통화가 되고 ‘세계경제’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1768년 영국 세관은 와인을 가득 싣고 있던 밀수선 리버티호를 북아메리카 식민지 보스턴 항에서 압류했다. 관세 납부를 거부한 이 배의 선장은 존 핸콕이었다. 이 사건은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정치적·경제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무기와 예술작품도 밀수의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물리적 실체가 있는 것만 밀수품이 아니었다. 인류를 계몽시킨 사상과 문화도 당시에는 체제를 흔드는 위험한 요소였기에 밀수로 전파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혁명’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 밀수의 중심에는 막강한 배후 세력이 있었다. 바로 ‘국가’였다. 밀수 강국은 하나같이 그 시대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했고 현재 우리가 강국으로 알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밀수를 토대로 부를 축적했다. 하비 교수는 “밀수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이 세계를 변화시켰고 지금도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도 연간 10조 달러 규모의 거래가 밀수로 이뤄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필리핀, 중국과 손 잡고 ‘전통 우방국’ 미국과 결별

    필리핀, 중국과 손 잡고 ‘전통 우방국’ 미국과 결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으로 갈등을 겪어온 중국과 필리핀이 지난 20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관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가 “지금이 봄날”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한 데 이어 미국과의 결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격미친중(隔美親中)’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것을 예고했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며 중국 쪽으로 돌아선 필리핀이 정치·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친중 행보를 가속할 것으로 보여 아시아·태평양 외교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 간 정상회담 후 양국이 필리핀 고속철 사업을 비롯한 기초시설(인프라), 에너지, 투자, 미디어, 검역, 관광, 마약퇴치, 금융, 통신, 해양경찰, 농업 등 13건의 협정문에 서명했다. 라몬 로페즈 필리핀 무역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이 135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최대 갈등 현안인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선 5년 전 합의했으나 중단됐던 양자 회담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중국은 필리핀의 열대과일 수입 제한조치를 해제하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의 필리핀 관광 자제령도 풀어 관광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고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은 전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양 국민은 혈연관계가 가까운 형제”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필리핀과 정치적 신뢰 강화와 호혜 협력하길 원하며 갈등을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공동의 기초”라며 “한 번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잠시 미뤄두고 공동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7월 12일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가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Scarborough Shoal·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를 두고 수년간 영유권 분쟁을 벌인 끝에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며 갈등이 마무리됐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필리핀 경제발전을 위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를 장려할 것”, “필리핀의 농업과 빈곤퇴치를 지원할 것” 등의 표현으로 필리핀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시 주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후 전력을 다해 추진 중인 ‘마약과의 전쟁’에 지지를 표시하면서 마약·테러리즘·범죄 척결 등 분야에서 공조 의지도 밝혔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국가이자 필리핀의 친구”라면서 “양국 간 깊은 유대의 뿌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겨울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베이징에 왔지만, 우리(양국) 관계는 봄날”이라면서 친밀감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교민과 간담회에서 “이젠 미국과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며 “더 이상 미국의 간섭이나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더해 필리핀-중국 경제포럼에서는 ‘미국으로부터의 분리(결별)’를 선언하며 미·중 사이에서 중국을 선택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은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21발의 예포 발사와 3군 의장대 사열을 포함해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었다.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을 미국 정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극진히 예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 외에도 중국의 권력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별도 양자회동을 하고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으며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와 함께 경제포럼에도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엄청난 대한민국’의 本

    [유쾌한 꼰대씨 송복이 말하는 나, 우리, 대한민국] ‘엄청난 대한민국’의 本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가 집필하는 특별기획연재 ‘나, 우리, 대한민국’이 오늘부터 격주로 목요일자에 게재된다. 송 교수는 최근 저작을 통해 한 시대를 이끄는 역사의 동력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노 사회학자인 그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변혁을 가져오는 힘이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물리력에 기초한 강력한 리더십’이었다면 민주화 이후의 시대에서는 사회의 상층부를 구성하는 지도층의 책임 의식, 희생정신과 실천,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보았다. 송 교수의 특별기획연재는 첫 회의 ‘아, 우리 대한민국’처럼 작은 제목의 주제로 이어 나가며 앞으로 1년간 연재될 예정이다. 송 교수는 일련의 연재를 통해 한국 사회의 상층은 누구이며 급격한 경제발전에 따라 형성된 ‘뉴리치 뉴하이’의 실체를 분석하고 이들의 특혜와 책임을 따져 그들을 깨우쳐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역사에 있어 한 시대의 부침과 그 사회의 변동과 융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양극화로 치닫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치유하는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늘 역사와 시대의 리얼리티와 그 속의 진실을 직시하고 날카롭게 분석하며 독특하고 재미나는 스토리를 엮어 나가는 송 교수의 연재물이 독자 여러분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믿는다. 편집자주 이명박 정부 때 실세 중의 실세라는 한 의원이 일 년여의 외유에서 돌아와서 강연을 했다. “내가 외국에 나가 보니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엄청나더라. 국위가 그렇게 높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는 그 이유를 3가지를 들어 간단히 설명했다. “첫째로 오랜 기간 독재 치하에서 벌였던 꾸준한 민주화 운동이고, 두 번째로는 끈질긴 노동운동이고, 세 번째로는 기업들이 열심히 일해 주어서였다.” 강연이 끝나고 난 뒤 그 의원과 친교가 있는 내 제자 의원에게 그 의원과 함께하는 자리를 한번 마련해 보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서울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나는 단도직입으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이 의원 말대로 그렇게 ‘엄청난 나라’가 된 데는 두 사람의 탁월한 지도자와 두 부류의 뛰어난 조직이 있어서라고 했다. 두 사람의 지도자는 이승만과 박정희이고, 두 부류의 조직은 기업과 군대다. 우리 기업에 대해선 저번 강연에서 의원도 말한 바 있다. 의원이 그날 말한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공헌이 크다 해도, 그 공헌은 본(本)이 아니고 말(末)이다. 앞의 본이 되는 공헌이 있어서 뒤의 말 또한 공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도자로 이승만과 박정희 두 대통령은 아무리 과(過)가 있다 하여도 그 공(功)은 우리의 축복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있어 우리를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열에 올리고, 6·25전쟁에서 살아남게 하고, 한·미 동맹을 공고화해서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기틀이 잡혔다. 이승만 아닌 다른 분이 대통령이었다면 6·25나 한·미 동맹은 차치하고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를 알았겠는가. 당시 정치 지도자들 중 자유민주주의가 어떤 이념, 어떤 제도인지 글을 통해 어렴풋이 아는 사람은 있었어도, 그 자유민주주의를 몸소 체험하고 체득해서 그 실체를 진정으로 아는 지도자는 없었다. 오직 이승만 대통령만이 독보적이며 유일무이였다. 아직도 김구 선생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분명 김구 선생은 독립운동을 이끈 민족의 대 지도자다. 그러나 김구 선생은 자유민주주의를 경험해 본 적도 없고 공부해 본 일도 없다. 6·25가 일어나던 바로 전해, 이북에 가서 김일성을 만나고 온 김구 선생이 당시 자유중국 초대 주한 공사 류위완(劉語萬)에게 한 말이 지금도 기록에 명백히 남아 있다. “내가 이북에 가서 이북 실정을 보니 이남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 무엇보다 김일성이 엄청난 군대를 양성해 놓고 무기도 엄청났었다. 지금부터 김일성이 가만히 있고 이남에서 온 힘을 다해 3년 동안 군대를 기른다 해도 김일성 군대에 맞설 수가 없다. 김일성이 틀림없이 그 강군을 몰아 쳐내려올 것이고 이남은 속수무책으로 인민공화국 치하로 들어간다. 그런 대한민국 그런 이승만 정부에 내가 어떻게 협조할 수 있겠는가.” 당시 정치 지도자들 중 김구 선생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몇이나 되었겠으며, 있다 해도 그 누가 유엔군을 불러오고, 미군을 남의 나라에서 제 나라 전쟁하듯 하게 할 수 있었겠는가. 산업화는 아무 지도자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960년대 140개가 넘는 신생국 중에서 산업화에 성공한 나라는 유일하게 우리뿐이었다. 자원도 풍부하고 자본도 기술도 우리에 비할 바 아니었던 많은 신생국들이 어째서 산업화에 성공하지 못했는가. 1960년대 내가 기자로 뛸 때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온 기자들이 한결같이 “필리핀 천국이더라. 마닐라 천국이더라”라고 했다. 그때 필리핀의 연 국민소득이 우리의 3배인 240달러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90년대 초 우리 GDP는 필리핀의 8배가 되었다. 우리보다 3배 잘살던 나라가 8분의1 수준으로 못사니, 필리핀 GDP가 1배 늘어날 때 우리는 24배 늘어났다는 것이다. 필리핀만이 아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 대다수가 우리와 필리핀 격차만큼 컸다. 1994년 싱가포르대학에서 열린 ‘아시아 경제사회 전략회의’라는 학술 콘퍼런스에 참가했을 때 각국에서 온 경제·사회학자들이 한국이 그렇게 발전한 이유가 뭣인지를 따졌다. 나는 교육열이 높은 우리의 유교문화를 주요인으로 해서 페이퍼를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모든 학자들이 교육열은 한국만 높은 것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들 모두의 공통이라 했다. 그때 인도에서 온 경제학자가 말했다. “나는 그 답을 안다. 바로 박정희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처럼 산업화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독재는 경험하지 않았다”고 했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다른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경제도 뒤떨어지고 독재도 경험했다”고 말해 한동안 분위기가 침잠했다. 1950년대는 물론 60년대와 70년대 초까지도 사실 우리 기업은 국제적으로 ‘구멍가게’였다. 국가자본주의 정경 유착은 피할 수 없었다. 기업에 대한 질타, 반기업 정서도 자연발로적이었다. 그것을 뚫고 지난 세기 1980년대를 넘어 오늘날, 이런 기업들이 있어 무역 1조 달러,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들어가는 나라가 됐다. 이런 기업들을 만든 이병철, 정주영, 구인회, 박태준 등 그 이름을 이루 다 들먹일 수 없을 만큼 많은 우리 기업인들은 참으로 위대했다. 대학가는 매일같이 최루탄이 터지고 거리마다 민주화 운동이 치열했지만 기업들은 한 길로 부를 증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였다. 그래서 지금의 이 ‘엄청난’ 대한민국이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군(軍)다운 군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오직 지금의 군대가 군대다. 정확히는 6·25를 거치면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구 군대와 같은 군대를 만들어 냈다. 조선조 500년은 문치(文治)의 나라였다. 적으로부터 국가를 지켜 낼 정규군 직업군(professional soldier)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 낭인(人)조폭이 궁 안으로 들어와 한 나라의 왕비를 죽여도 속수무책이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교과서에서는 국가 구성의 3요소로 영토와 국민과 주권을 든다. 그러나 현대의 다원사회에서는 그런 구성 요소를 가진 ‘국가’는 한 나라 안에서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학도 기업도 병원도,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도 모두 그들만이 점유하는 땅(영토)이 있고 그들만이 가진 구성원(국민)이 있고 그들만의 정책 혹은 의사 결정권(주권)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 집단 혹은 조직과 대한민국은 무엇이 다른가. 단 하나, 대포와 기관총을 가진 군대가 없는 것이다. 현대국가의 정의는 ‘적나라한 물리력의 독점체’다. 국가만이 적나라한 물리력, 곧 군대를 가질 수 있다. 그런 군대를 역사적으로 가져 보지 못한 우리는 그런 군대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국가가 아니었다. 6·25를 겪으면서 그런 군대를 가졌고, 명실공히 ‘현대국가’가 되었다. 지금 우리군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가져 보는 가장 조직화된(well-organized) 조직이고, 가장 전투력이 센(well-combative) 조직이며, 가장 효과적으로(well-effective) 기능하는 조직이다. 처음부터 우리 군의 놀라운 점은 6·25 사상 가장 격렬하고 처참했던 낙동강 중류의 그 유명한 다부동 전투에서 백선엽 장군이 이끄는 신참병이나 다름없던 우리 군대가 김구 선생이 그렇게 놀라워했던 김일성 군대를 완전히 격파하고 임시수도 대구를 지켜 낸 것이다. 다부동 전투(1950년 8월 1~23일)는 김일성이 3만 명의 정예병을 총집결해 8월 15일까지 대구를 점령한다는 총공격령에 따라 치러진 전투다. 이 전투를 고비로 북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런 군이 있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어떤 국가든 선진국이 되는 데는 5단계를 거친다. 먼저 중앙정부가 있는 국가가 만들어지고 (이를 state-building이라 한다), 그 다음 국민이 형성되고(nation-building), 그리고 산업화해서 경제가 발전해야 하고(economic-development), 그런 다음에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democratization). 그리고 복지국가(wellfare state)로 들어간다. 우리는 지금 두 분의 지도자와 두 부류의 조직에 의해 복지국가의 초기 단계에 들어서 있다. 현재는 역사를 바로 알아야 바로 보인다. 지식의 뿌리며 줄기는 내 왜곡된 주관이 아니라 내 의식의 객관화에서 만들어진다. 송복(79) 명예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 졸 ▲서울신문 기자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미국 아이오와, 워싱턴대 객원 교수 ▲저서 : ‘한국사회의 갈등구조’ ‘동양적 가치란 무엇인가’ ‘열린사회와 보수’ ‘특혜와 책임’ 등 다수
  • [김욱동 창문을 열며] ‘더치페이’의 아름다움

    [김욱동 창문을 열며] ‘더치페이’의 아름다움

    흔히 ‘김영란법’으로 일컫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 28일부터 전면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김영란법은 한국 사회 전반을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경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그동안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부정과 부패의 관행을 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법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크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행하는 세계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아홉 번째로 가장 부패한 국가라는 오명을 얻었다. 김영란법의 시행과 관련해 최근 부쩍 대중 매체에 자주 등장하거나 우리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 중에 ‘더치페이’라는 것이 있다.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로 어려운 한자어로 갹출(醵出)이라고 한다. ‘추렴’이라는 말도 본디 한자어 ‘출렴’(出斂)에서 비롯하기는 했지만 요즈음에는 순수한 토박한 말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 추세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는 ‘더치페이’라는 외래어 대신 ‘각자 내기’라는 한글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시종 충북지사가 김영란법에 따라 밥값을 ‘더치페이’했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박 시장은 얼마 전 충북을 방문해 첫 일정으로 이 지사와 조찬 회동을 했다. 청주의 한 호텔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아침밥을 함께 먹으며 밥값을 각자 지불했다는 것이다. 비단 고위 공직자만이 아니다. 요즈음 웬만한 식당에 가면 식사한 뒤 각자 밥값을 지불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김영란법의 한도인 1인당 3만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더치페이’라는 용어는 ‘핸드폰’, ‘스킨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라는 말처럼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대표적인 콩글리시다. 정확한 영어로는 ‘고잉 더치’(going Dutch)라고 하거나 조금 오래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더치 트리트먼트’(Dutch treatment)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정통 영어 표현이건 한국식 영어 표현이건 ‘더치’라는 말은 약방의 감초처럼 꼭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표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7세기 영국·네덜란드 전쟁과 만나게 된다. 17세기 초엽 네덜란드는 아시아 지역의 식민지 경영과 무역 활동을 위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세워 영국과 식민지 경쟁에 나섰다. 이렇게 네덜란드와 영국은 식민지 문제로 충돌하여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이때부터 이 두 나라는 서로 적잖이 갈등을 빚으면서 상대국을 여러 방법으로 헐뜯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언어를 통해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폄하하는 방법이었다. 가령 영국 사람들은 좋지 않은 일에는 하나같이 ‘네덜란드’라는 말을 붙이기 일쑤였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삼촌’이라고 하면 필요 이상으로 엄하게 남을 꾸짖는 사람을 일컫는다. ‘네덜란드 부인’이라고 하면 날씨가 더운 여름철 손발을 얹거나 껴안고 자는 죽부인을 말한다. 술김에 부리는 허세는 ‘네덜란드 용기’라고 부르고, 별로 고맙지 않은 위로는 ‘네덜란드 위로’라고 부른다. 같은 버터라고 해도 ‘네덜란드’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우유로 만든 진짜 버터가 아니라 인조버터로 둔갑한다. 그런가 하면 영국 사람들은 자살 행위를 ‘네덜란드식 행위’라고 부른다. 물론 ‘고잉 더치’나 ‘더치 트리트먼트’라는 용어의 역사를 다른 데서 찾는 학자들도 없지 않다. 외국인 혐오에서 비롯한다기보다는 ‘더치 도어’(Dutch door)라는 용어에서 왔다는 것이다. 네널란드식 문이란 상하 2단식으로 되어 있어 따로따로 여닫는 문을 말한다. 따지고 보면 각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더치페이’만큼 합리적인 지불 방식도 없다.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라고 네덜란드 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다. 김영란법이 아니더라도 벌써 받아들였어야 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관습이다. 체면 때문에 마지못해 혼자서 비용을 지불한 뒤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자신의 비용을 남에게 대신 지불하게 해 뒤끝이 개운치 않은 것보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가.
  • [서울 플러스]

    강서 청년 일자리카페 11월 개관 강서구(구청장 노현송)극심한 취업난을 돌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게 맞춤형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일자리카페가 11월부터 영풍문고 김포공항점에 생긴다. 누구나 동네 카페처럼 들러서 쉽고 간편하게 일자리 종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자리카페를 통해 구는 취업준비생들의 성공취업에 디딤돌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마포 故안치범씨에 용감한 구민상 마포구(구청장 박홍섭)화재 현장에서 이웃을 구하려다 숨진 안치범씨에게 ‘용감한 구민상’을 추서한다. 제9회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마지막 날인 16일 오후 5시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제25회 마포구민의 날’ 기념식에서 박홍섭 구청장이 고인의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중구 이달 횡단보도 8곳 더 생겨 중구(구청장 최창식)이달 말까지 지역 내 횡단보도가 8곳 더 생긴다. 횡단보도가 설치되는 곳은 서울메트로 동대문별관 앞(을지로7가), 서울광장~환구단 구간, 삼성본관~북창동 구간, 한화갤러리아 뒤, 수정약국~써미트호텔 구간, 힐튼호텔~백범광장 구간, 국립극장~반얀트리호텔 구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7번 출구 앞 등이다. 관악 11월 10일 취업박람회 관악구(구청장 유종필)11월 10일 오후 2시 관악구청 8층 대강당에서 ‘2016 관악구 취업박람회’를 연다. 중소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해 정보통신, 무역, 사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만남의 장이다. 30여개의 서울 소재 중소기업이 참여해 일대일 면접 및 현장 채용이 이뤄지며 ‘특성화고 취업지원관’도 운영한다. 구로 14일 가리봉동 측백나무 제례 구로구(구청장 이성)14일 주민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는 ‘가리봉동 측백나무 제례’ 행사를 연다. 측백나무는 높이 15m, 둘레 2.5m 크기에 수령 500년이 넘은 고목이다. 단일 수종으로는 국내 최고령으로 추정되며 2004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주민들은 제를 올리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었다. 한국전쟁으로 중단됐던 측백나무제는 2002년 부활했다.
  • “내전에도 평화의 끈 놓지 않은 국민에 바치는 헌사”

    “내전에도 평화의 끈 놓지 않은 국민에 바치는 헌사”

    대통령 배출 정치 명문가 출신 ‘금수저’ 반군 토벌 강경파서 평화협상 주도자로국민투표 부결에도 내전 종식 영웅으로 올해 노벨 평화상은 콜롬비아의 반세기 내전을 종식시키는 데 앞장선 후안 마누엘 산토스(65)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비록 산토스가 추진한 반군과의 평화협정은 국민투표에서 부결됐지만 평화 정착을 위해 산토스를 비롯한 모든 콜롬비아 국민이 다시 한 번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 시상으로 풀이된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7일 “50년 이상 계속된 내전을 끝내려는 산토스의 확고한 노력을 인정해 그에게 2016년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상은 거대한 고난과 학대 속에서도 정당한 평화의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콜롬비아의 모든 국민과 평화 협상에 공헌한 모든 정파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산토스는 2012년 11월부터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협상을 진행해 지난 7월 정전 합의와 평화협정을 이끌어 내면서 52년의 내전을 종식시킨 영웅으로 떠올랐다. 콜롬비아에서는 1964년 농민반란으로 시작된 내전으로 지금까지 22만명이 숨졌으며 600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콜롬비아 내전은 현대사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전쟁 중 하나이자 현재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해결되지 못한 내전이다. 산토스와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지난달 26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내전 종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외신들은 앞다퉈 산토스를 노벨 평화상 유력 후보로 점찍었다. 하지만 평화협정이 지난 2일 국민투표에서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되면서 산토스는 예상치 못한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국민 대다수는 평화를 원했지만 FARC가 저지른 범죄에 섣불리 면죄부를 주는 협정 내용에 대해서는 불만이 높아 부결 결과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평화협정이 부결되자 산토스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은 배제되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산토스의 수상은 국민투표 결과만큼이나 ‘깜짝 소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위원회는 “평화협정 부결이 평화 협상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토스는 좌초된 평화 협정을 구하기 위해 모든 정파를 초청해 범국가적 대화를 열었고, 협정에 반대한 정파에도 손을 내밀었다”고 산토스의 평화를 향한 노력을 평가했다. 위원회는 “산토스는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까지 평화를 위해 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노벨 평화상이 그가 평화를 성취하는 데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산토스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그가 재차 추진하는 평화 협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평화협정 부결 직후 산토스와 FARC는 정전 합의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히며 평화 협상을 재개했다. 하지만 산토스는 FARC에 대한 국민의 높은 적대감을 누그러뜨릴 만한 양보를 FARC로부터 얻어내면서도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FARC에 적당한 보상을 줘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산토스는 수상자 선정 직후 노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내전으로 고통받은 콜롬비아 국민, 특히 이제 막 끝나려는 전쟁으로 고통받은 피해자 수백만 명의 이름으로 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내전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 상이 전달하는 메시지”라며 “우리는 현재 평화에 매우 가까이 다가갔으며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된다”고 내전 종식의 의지를 드러냈다. 평화 협정의 또 다른 주역이자 공동수상이 유력했던 론도뇨는 이날 “우리가 원한 유일한 상은 극우파 민병대, 보복, 거짓이 없고 사회적 정의가 있는 콜롬비아를 위한 평화의 상”이라고 말했다. 산토스는 1951년 수도 보고타에서 정치 명문가의 일원으로 태어났다. 산토스의 작은할아버지는 1938~1942년 대통령을 지낸 에두아르도 산토스 몬테호이며 사촌인 프란시스코 산토스 칼데론은 2002~2010년 부통령에 재임한 바 있다. 미국 캔자스대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정경대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석사를 취득한 산토스는 그의 가문이 소유한 콜롬비아 최대 일간 엘 티엠의 부국장을 지낸 뒤 1991년 대외무역부 장관에 올랐다. 그는 2006년 FARC 강경파인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에 의해 국방장관으로 발탁돼 FARC 토벌에 앞장섰다. 하지만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FARC와의 평화 협상에 나섰으며 2014년 재선에 성공해 반군과 정전 및 평화협정에 합의하는 성과를 올렸다. 노벨 평화상 시상식은 상의 창설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끝]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 마케팅을/문재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끝]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 마케팅을/문재완 아리랑국제방송 사장

    2011년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라는 프로젝트에 돌입한 지 5년 만에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양적 성장보다는 외래 관광객 2000만명이 얼마나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일으켰는지를 따져 봐야 할 때다. 우리 경제는 2000년대 이후 성장세가 하락해 2010년대 3%, 2020년대 2%대의 저상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의 불황 속에서 보호무역 장벽은 높아지고 있는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지금 위기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관광산업이다. 우리와 같은 저성장 기조를 경험한 해외 선진국들은 산업 파급효과가 큰 관광산업을 적극 활용해 타개해 나갔다. 선진국들의 관광산업 유발 효과는 많게는 국내총생산(GDP)의 5%, 고용의 15%, 자본 투자의 7%인 반면 우리는 전체 GDP의 2.5%, 고용의 6.4%, 자본 투자의 2.2%에 그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희망이기도 하다. 먼저 의료산업을 보자. 우리 보건의료 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와 있다. 거기에 선진국 대비 저렴한 의료수가, 신속한 진단과 치료 서비스 시스템, 첨단 의료기기 및 헬스 정보기술(IT)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보건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현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더욱 키워 가기 위해서는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에 대한 해외 홍보가 필수적이다. 한국관광공사, 한국방문위원회 등에서 이미 한국의 의료관광 진흥을 위해 힘써 왔고 글로벌 방송인 아리랑TV도 지속적으로 의료관광 시스템을 소개하며 한국 의료기술의 대외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두 번째 제안하고 싶은 것은 생태관광이다. 우리에게는 정말 큰 생태관광 자원이 하나 있다. 바로 비무장지대(DMZ)다. DMZ는 국제법과 한·미 상호방위조약, 한·미 행정협정 등이 적용되는 지역이어서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치·군사적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북한과의 합의하에 DMZ 일대를 생태 벨트화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아 세계적인 생태공원을 만들 수도 있다. 생태관광은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정부3.0 운영 패러다임에 적합한 ‘창조’와 ‘창출’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의료관광이 각광받는 이유는 뛰어난 의료기술뿐만 아니라 한국인만의 정과 친절함을 다른 선진국에서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전쟁과 평화가 공존하는 DMZ의 메시지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반도만의 독특한 공간이다.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어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어떨까.
  • “트럼프, 클린턴보다 거짓말 훨씬 많았다”

    미국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1차 대선 TV토론이 시작되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발언의 진위를 가리는 데 집중했다. 이날 토론 ‘팩트 체크’에서는 트럼프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발언을 클린턴에 비해 휠씬 많이 한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는 “포드 자동차가 떠나고 있다. 수천 개의 일자리가 미시간과 오하이오주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보호무역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포드가 멕시코에 소형차 생산공장을 신설한 것은 맞지만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들지는 않았고 지난해 오하이오와 미시간에서 각각 7만 8300개와 7만 5800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이 “트럼프는 기후변화를 중국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라고 불렀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2012년 트워터에 “지구 온난화 개념은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려고 중국에 의해, 중국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힌 사실이 드러났다. 트럼프는 자신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는 클린턴의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 의회가 이라크 파병 여부를 투표에 부치기 전이나 2003년 이라크 침공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찬성 논조의 발언을 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클린턴은 이날 토론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무역협정의 ‘골드 스탠더드’라고 불렀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부인하며 “TPP가 좋은 협상이 될 것으로 희망한다고만 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클린턴이 2012년 국무장관으로 호주를 방문했을 때 ‘골드 스탠더드’라고 칭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의회 - 한국 기업 교류…무역협회 ‘오작교’ 성황

    한국무역협회(KITA)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와 한국 기업 간 교류와 이해를 확대하기 위해 워싱턴DC에서 개최한 ‘KITA·의회 네트워킹 리셉션’ 행사가 성황을 이뤘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관련 주 의원 등 의회를 연결하기 위한 ‘오작교’ 행사로 불리는 이날 행사는 올해로 4회째로, 에드 로이스(공화) 하원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캘리(공화), 찰스 랭걸(민주), 마이크 혼다(민주), 트렌트 프랭스(공화), 그레이스 맹(민주) 등 10여명의 연방의원이 참석했다. 또 하원 세입세출위, 에너지통상위 등 주요 상임위 전문위원, 정책보좌관 등 모두 200여명의 의회 관계자들이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만났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포스코, LG전자, LIG넥스원, 대우인터내셔널, 윕스, 바이오뉴트리젠 등 20여개 미국 진출 기업들이 참석해 미국 내 경영 활동 애로 사항과 통상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인호 무협 회장은 인사말에서 “한·미 양국은 한국전쟁 이후 피를 나눈 혈맹국으로서, 한층 강화된 관계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공유해야 한다”며 “양국 경제 통합을 위해 높은 수준의 표준을 바탕으로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이날 한·미 FTA 등 무역협정을 ‘일자리 킬러’라고 비난해온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좌장 격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과 별도로 만나 트럼프 측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세션스 의원은 “현재 미국은 전 세계 모든 문제에 개입할 만큼 여유 있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한·미 FTA 등으로 인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너무 많아 괴롭다. 이 점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고 김 회장이 전했다. 세션스 의원은 특히 “대미 무역에서 흑자를 보는 나라를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미 무역대표부(USTR)가 협상을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 등에 대해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클린턴 집권 땐 최고부유층·트럼프 집권 땐 호텔업 불리”

    “클린턴 집권 땐 최고부유층·트럼프 집권 땐 호텔업 불리”

    “트럼프 이겨도 무역전쟁 어려워… 美 금리 12월에나 인상 가능성 한국, 제약·교육 新동력 삼아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지역은행과 의료, 신재생에너지, 교육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최상위 부유층과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볼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학자인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모두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적 경제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 탈세계화 추세와 일맥상통하며, 불평등 심화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에너지와 식품가공업, 무인기 관련, 내수소비 관련 업종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반면, 호텔과 레저 관련 업종이나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는 불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교수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고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고 해도 의회에서 트럼프를 견제할 것이라며, 따라서 트럼프가 ‘무역 전쟁’을 일으키거나 이전과 획기적으로 다른 경제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 손 교수는 “한국도 미국 등 선진국들처럼 저성장과 저물가 기조에 빠질 가능성이 크며, 그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제조업 대신 제약이나 교육, 금융서비스 등 서비스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한국 금융업계에 대해 그는 “한국 시중은행들이 이자율 차이에서 생기는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고, 금융서비스로 생기는 이익을 외국계 은행이 대부분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의 지하경제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높은 편”이라며 적극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 교수는 미국 기준금리에 대해 “9월에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고 이후 경제지표가 양호하다면 12월에 오를 수 있다”며 “미국 경제가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리 양호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올해에는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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