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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상품 최대 2조 4000억 달러 어치 더 사라” 트럼프, 중국에 압박

    “미국 상품 최대 2조 4000억 달러 어치 더 사라” 트럼프, 중국에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미국산 상품 수입 규모를 최대 3배를 더 늘려줄 것을 중국에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미국산 상품 수입 규모를 중국이 무역협상 과정에서 제안한 것보다 2~3배 늘리길 원한다고 미중 무역협상에 관여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중국이 6년간 최대 1조 2000억 달러(약 1355조원) 규모의 미국산 상품 구매를 제안했음에 비춰볼 때 미국은 추가로 1조 2000억~2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자국 상품의 추가 수출을 원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국측 무역협상단에 중국이 더 많은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도록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소식통들은 무역전쟁에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확대, 즉 무역적자 감축 문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적자 해소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공약의 주요 뼈대였고, 2020년 대선 캠페인에 들어가기 전에 약속 이행을 증명해보이고 싶어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중국은 지난달 22일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앞으로 6년에 걸쳐 에너지와 농산물, 항공기 등 분야에서 최대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미국 상품 수입을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취임 전부터 강조해온 대중 무역적자 감축을 위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무역적자 축소 정책에 올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8910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중 무역적자는 전년보다 11.6%나 4190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중국이 현실적으로 수입할 만한 미국산 제품이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BC는 중국의 미국산 상품 구매 리스트에 올릴 품목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미국은 중국에 수출할 주요 대형 품목으로 보잉 항공기를 고려했지만, 최근 737 맥스 기종의 추락사고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더 많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구매를 원하지만 미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꺼려하고 있다. 진 마 국제금융연구소 중국연구 책임자는 “중국이 보잉 항공기를 더 많이 살 수 없고, 민감한 기술과 군사용 제품도 살 수 없다면 쇼핑 리스트를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친일 커밍아웃/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친일 커밍아웃/박록삼 논설위원

    돌아본다. 전두환씨가 지난 11일 광주지방법원 현관을 들어서며 버럭 내뱉은 “이거 왜 이래?”라는 고함은 일종의 ‘행동 개시 신호’였나.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등 각종 5·18 망언을 선동한 자유한국당 일부 세력은 내심 불안했을 상황이었다. 지난 겨우내 추위와 미세먼지 속에서도 태극기와 성조기 손에 든 채 주말, 주중 가리지 않고 ‘박근혜 석방’을 외쳐 온 이들이 확고한 지지자들이나 이 노령의 극우세력을 기반으로 정치적 확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지난달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뉴페이스인 ‘황교안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었다. 여러 주요 당직도 ‘강성 우파’가 거머쥐었다. 5·18 망언에 대해 당내 징계를 넘어서 의원직 제명까지 하라는 국민의 요구는 드높지만, 한국당은 아예 국회 윤리위 파행을 유도하고 있다. 당내 징계야 솜방망이로 시늉만 내도 되겠지만, 국회는 그렇지 않은 탓일 게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에서 최저임금 인상, 물가 상승, 청년실업 등 경기 체감도가 좋지 않다. 또 고맙게도 정부 여당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헛발질도 해줬다. 촛불 정부에 거는 개혁의 기대감이 너무 큰 탓이었는지 안팎에서 크고 작은 비판이 쏟아졌다. 그 반사이익 덕도 톡톡히 보고 있다. 게다가 이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뭔가 삐그덕댄다. 그래도 모를 일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 종전선언·비핵화 빅딜을 이뤄 내기라도 한다면 회복하기 어려운 ‘악몽 같은 정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실로 건곤일척의 비상한 정국이었다. 그때 39년 전 쿠데타를 진두지휘했던 주역이 광주를 찾았다. 치매니 독감이니 핑계대며 버티다가 끌려가다시피 광주의 법정에 서게 됐다. 광주가 어떤 곳인가. 1980년 학살의 시간과 공간의 기억 속 총칼로 정치권력을 얻어 낸 상징의 공간이자 이념 전쟁의 최전방 현장과도 같은 곳이다. 거기서 그가 보여 줄 몸짓 하나, 말 한마디는 향후 판세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였다. 게다가 알츠하이머로 제정신이 아니라니 혹시나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는 뜻이라도 내비치면 보수 세력 결집은커녕 자칫 지리멸렬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였다. 아니, 지만원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역시 ‘영웅’이었다. 구차한 쭈뼛거림 따위는 전혀 없었다. 이렇게 국정농단에 대한 거센 국민적 저항과 촛불 정국, 그리고 대통령 탄핵 및 대선 패배를 거치며 2년 남짓 웅크려 있던 보수 대반격의 신호탄이 쏴 올려졌다. 총공세는 거침없었다. 그다음날인 12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 운운한 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14일 최고위원회 회의와 15일 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잇따라 자신들의 정체성을 과감히 드러내는 커밍아웃을 했다. “해방 후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는 발언은 해방 이후 이승만 자유당으로 시작해 공화당-민정당-민자당 등으로 이어지는 자유한국당의 정체성과 뿌리를 드러냈다. 그 정체성과 뿌리의 본질은 ‘보수’가 아니다. 바로 친일이자 극우다. ‘반민특위 발언’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친일 부역자들과 야합해 만든 정당의 후신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커밍아웃이었다. 진짜 보수는 사상적 가치,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친일, 친미 등 외세 의존과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예컨대 백범 김구를 보자.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보수 정치인이자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그러나 외세의 간섭과 분단을 막고자 공산주의자의 본진인 평양으로 건너갔다.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 그게 보수다. 나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제2, 제3의 개성공단 및 남북 자유무역협정(FTA)을 모색해 대동강의 기적을 이루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때와 지금, 어느 쪽이 진짜인가. 나 원내대표의 ‘사이다 발언’ 혹은 ‘커밍아웃’ 덕인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30%를 넘는 고공행진을 연일 거듭한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합의를 가볍게 뒤집은 것도 자신감의 발로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연설에서 이렇게 물었다.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사람은 친일파인가?” 그 물음에 답한다. “북한 체제에 비판적이어서 친일파라 부르는 게 아니다.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등지고 자신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일제의 식민지배에 적극 협조했고, 해방된 나라에서 반성하지 않은 채 식민의 폐해를 외면하기 때문에 친일파라 부르는 것이다.” youngtan@seoul.co.kr
  • “세계 경제 ‘포스트 미중 무역전쟁’ 먹구름… 美, EU·日 수입차 관세 부과 최대 이슈”

    1년여 지속한 미중 무역전쟁이 가까스로 합의에 이르게 되면 세계경제에 짙게 드리운 먹구름이 사라질 수 있을까.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아니다”라고 답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전쟁 총구를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다른 동맹국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EU 등을 더욱 거칠게 몰아붙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자동차 관세폭탄’ 카드를 흔들고 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EU와 일본,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 등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협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산 자동차, 특히 독일산 자동차가 미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어 25%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미 지난달 17일 미 상무부가 자동차 수입의 국가 안보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면서 ‘90일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늦어도 오는 5월에는 자동차 관세폭탄 부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개정 협상을 할 때도 자동차 관세를 지렛대로 삼은 적이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차 관세폭탄 카드가 EU·일본과의 양자 무역협상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수입차 관세폭탄을 부과한다면 이는 세계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부도 그 여파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대중 무역전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EU·일본과 무역협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6일 워싱턴에서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미일 무역협상도 이르면 4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일본과의 무역적자가 지나치게 크다”고 압박하는 등 일본에 대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 세계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미·EU, 미일 무역협상”이라면서 “이들의 협상 결과 여파가 당사국들뿐 아니라 신흥국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미중 ‘총성 없는’ 무역전쟁 1년 손익

    미중 ‘총성 없는’ 무역전쟁 1년 손익

    ‘총성 없는’ 미중 무역전쟁이 22일 1년을 맞았다. 미중 무역협상 과정을 돌아보고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 독일을 모르고 어찌 브렉시트 이후를 알겠어

    독일을 모르고 어찌 브렉시트 이후를 알겠어

    독일은 어떻게 유럽을 지배하는가/폴 레버 지음/이영래 옮김/메디치미디어/396쪽/1만 8000원 지구 반대편 유럽은 지금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한인 29일까지 열흘도 채 안 남은 상황.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0일 EU에 연장안을 공식 요청했다. EU는 내부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도 버거운 영국에 ‘연장이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대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으면 연장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경고도 함께 던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다른 27개 EU 회원국들과 함께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경우를 피하는 게 근본적으로 모든 당사국들에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EU를 이끄는 독일의 수장다운 발언이다.●EU 권력 쥔 건 자본 덕분? 절반만 맞는 얘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이 어느새 유럽을 이끌고 있다. 초국가적 조직 EU를 통해서다. ‘유럽의 수도는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이 아닌 베를린’이라는 표현도 낯설지 않다. EU 초창기엔 누구나 프랑스가 중심에 있다고 생각했다. 초반 20년 정도 프랑스어가 유럽 기관에서 지배적인 언어였고, EU 집행위원회 체계도 프랑스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뭐래도 독일이 중심에 있다. EU 권력의 구조와 기관의 성격, 권력의 흐름 모두 독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런 이유에 관해 독일의 ‘경제력’ 때문이라 답할 수 있다. 절반은 맞는 이야기다. 독일 경제 규모는 유럽에서 가장 크다. 2조 5000억 유로(약 3213조 975억원)에 이르는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프랑스나 영국보다 약 25% 정도 높다. EU 전체 GDP 12조 3000억 유로 가운데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독일이 부담하는 EU 예산 기여금 역시 가장 많다. 그러나 이런 이유만으로 지금 현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신간 ‘독일은 어떻게 유럽을 지배하는가’는 독일이 EU의 권력을 어떻게 잡게 됐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유럽을 어떻게 지배하는지를 설명한다. 1997년부터 6년 동안 독일 대사를 지낸 영국인 저자 폴 레버가 다방면으로 독일을 분석했다. 저자는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등 전 독일 총리의 행보를 뒤따르며 EU에 영향을 미친 독일의 정치력을 비롯해 벤츠, 보쉬, 지멘스, 티센크루프와 같은 독일의 제조업체가 EU 시장에서 활개치도록 한 독일의 보호무역 연계 정책을 짚는다. ●“20년 후에도 EU 패권은 독일이 잡을 것” 독일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 위기와 2010년대 초반 유로 지역의 재정 위기 때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해결하며 유럽의 중추 세력으로 부상한다. 저자는 독일이 안정·성장 협약의 EU 기본 정신에 기반을 두고 세력을 넓혀 간 부분을 눈여겨본다. 이 협약은 유럽통화동맹 회원국들이 매년 재정 적자는 GDP의 3% 이내, 정부 부채는 GDP의 60% 이하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또 EU에서 가장 큰 사안 중 하나였던 난민 처리에서도 독일이 두드러지게 나선 점을 주목한다. 메르켈 총리는 2015년부터 2년 동안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난민 100만명을 수용하는 개방 정책을 펼쳤다. 극우정당이 독일에서 약진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EU 내 독일의 입지는 더 커졌다. 전쟁 주범이었던 부끄러운 과거사를 벗어나 ‘모범 국가 독일’의 이미지를 EU에 투여하면서 성장한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결국 독일이 EU의 기본 정신을 앞장서 지켜 나가면서 그 지배력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사실 전쟁 이후 독일의 과거 청산과 경제력 증대, 그리고 관리 능력 등과 맥을 같이한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EU의 미래도 예견한다. 그는 “독일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자국 경제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행사한다. 그 이상의 근원적인 비전이나 목적은 없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20년 후의 EU에 영국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때도 독일이 지금처럼 패권을 쥐고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만 독일을 중심축에 놓고 EU의 변화를 좇아 가는 구성은 다소 아쉽다. EU의 중요한 사건을 중심에 놓고 독일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설명했다면 독일의 역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의 이해가 더 쉬웠을 법하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 독일이 EU의 패권을 잡고 EU의 운영방식을 서서히 바꿔 나가는 과정을 읽는 일은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브렉시트 이후 EU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도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미 무역흑자’ 1승 챙긴 中… 패권주의 꺾고 판정승 노리는 美

    ‘대미 무역흑자’ 1승 챙긴 中… 패권주의 꺾고 판정승 노리는 美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벌여 온 ‘무역전쟁‘이 22일로 1년을 맞았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2일 중국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관세 부과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막을 올렸다. 미중은 이어 2500억 달러(약 281조원), 1100억 달러(약 123조원)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25% ‘관세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무역전쟁 1년 동안 미중은 어떤 이득과 손해를 봤는지 구체적으로 짚어 봤다.무역전쟁 여파로 미중 양국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폭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3517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ZTE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을 노골적으로 견제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 엔진이 식어 가고 있는 징후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미 무역 흑자는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치인 4192억 달러를 찍었다. 이는 미국의 관세폭탄이 단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무역 수지 개선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수지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무역적자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인 621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4192억 달러)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또 미 경제학자들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78억 달러나 줄었다. 결국 지난해 경제 수치를 놓고 본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의 ‘완승’처럼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이번 무역전쟁 목표가 단기적인 이득보다는 중국의 외교·경제 패권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미국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내세우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중국의 패권주의를 꺾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면서 “미국은 단기 손실을 보더라도 이번 무역협상을 기점으로 중국의 ‘넘버 1’의 야망을 확실히 꺾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 유훈 대신 ‘분발유위’(奮發有爲·떨쳐 일어나 해야 할 일을 한다)를 내세운 패권 외교정책을 너무 일찍 내세운 것이 미국을 자극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은 무역수지 개선을 무역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 2025년까지 통신과 항공, 로봇 등 최첨단 분야를 세계 최고로 키워 내겠다는 ‘중국 제조 2025’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5G 사업의 ‘왕따 전략’ 등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정가에는 또 미중 무역협상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낳은 ‘플라자 합의’와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중국도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목적이 보복관세를 통한 무역적자 해소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역전쟁을 빌미로 미국이 중국의 발전 기회를 꺾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 경제학자 심포지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화성 난징 둥난대 명예학장은 플라자 합의에 대해 “일본은 중국의 이웃으로, 일본의 과거는 중국에게 큰 경고이자 중요한 참조 가치를 지닌다”며 플라자 합의 교훈을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중 무역전쟁은 ‘꽃놀이패’다. 중국의 패권주의를 ‘손봐야 한다’는 미 정가의 초당적 지지를 기반으로 미중 무역협상 막판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중 합의에도 대중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를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상당 기간 (대중 관세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중국과 합의가 이뤄질 경우 우리는 중국이 그 합의 내용을 지킬 것이라는 것을 담보해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합의 사항으로 강하게 요구하는 ‘대중 관세 즉각 철회’ 방침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중 무역협상에서 빨리 성과를 내는 것도 좋지만 장기전으로 가는 것도 2020년 대선에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대선 공약인 미국 우선주의를 몸소 실천하는 대통령, 미국의 경제를 최우선으로 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으로 큰 경제적 이득은 보지 못했지만 자신의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의 철강산업 등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판정승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 내부에서도 미국과의 국력 차이를 실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면서 “결국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中 “보잉 737 맥스 수입 제외”… 미중 무역협상 난기류

    국내 정치 코너몰린 트럼프에 ‘막판 공세’ 다음주 회담 재개… 새달 합의 가능성도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중국의 ‘막판 공세’가 거세다. 무역전쟁의 종전에 적극적이던 중국이 보잉 737맥스의 수입 방안 철회 등을 내놓으면서 반격 모드로 전환했다. 하지만 미중은 다음주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며 막판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해 4월 말 합의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과 무역합의안에 포함된 수입확대 품목 중 보잉 737맥스를 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대미 상품무역에서 3000억 달러(약 339조원)에 달하는 흑자를 6년에 걸쳐 없애기로 하고 수입 확대 품목에 보잉 737맥스를 포함했다. 그러나 보잉 737맥스의 최근 추락 등 안전성 우려가 커지자 중국이 보잉 737맥스를 수입 목록에서 제외하거나 기종 대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수십억 달러의 항공기 수입이 제외되면 무역합의 틀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아직 무역협상의 최대 쟁점인 지적재산권 보호 방안 등 구조적 문제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가시적인 노력에도 미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기존 관세 철회’ 확약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중국의 태도 변화는 국내 정치 문제로 코너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적극적이기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의 정면 돌파를 위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서두르면서 중국이 관세 철폐 주장 등 막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무역협상 초반과 달리 미중의 공수가 전환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은 다음주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고위급 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미 언론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다음주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후 류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을 답방,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은 막바지인 무역협상을 4월 말까지 타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AIIB 지원받는 이탈리아… 도로·통신 등 中일대일로 MOU 체결

    英·獨 ‘화웨이 왕따 작전’ 이탈 조짐 美 행정명령 등 독자적 압박도 검토 NYT “미중 무역협상에 최대 변수”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엇박자가 심화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중국의 주요 정책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기로 했고, 영국과 독일 등은 미국의 ‘화웨이 왕따 작전’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EU 등 우방들과도 좌충우돌 무역전쟁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1일부터 유럽 공략에 본격 나선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으로 틈이 벌어진 EU 국가를 대상으로 친중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1~26일 이탈리아와 모나코, 프랑스를 차례로 국빈 방문한다. 시 주석은 특히 이탈리아와 일대일로 프로젝트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인 이탈리아의 참여로 그동안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국가 중심으로 이뤄졌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한층 무게가 실리게 됐다. 이날 공개된 MOU 초안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금 지원을 받아 공동사업에 나서는 한편 도로와 철도, 교량, 민간항공, 통신 등 이해를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시 주석은 또 프랑스 방문에서 양국 수교 55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협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외교 사령탑인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제9차 중국·EU 고위급전략대화에 참여해 EU 외교장관들과 중국·유럽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커창 총리는 다음달 초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리는 중국과 중·동유럽(CEEC) 16개국의 정기협의체에 참석한다. 한편 영국, 독일 등이 미국의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 배제 작전에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되면서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를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기 위한 미 전략이 비틀거리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영국과 독일,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화웨이를 전면 배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YT는 이어 트럼프 정부가 대안으로 미 기업들이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5G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이나 자국 기업들이 5G 통신장비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화웨이 측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더욱 공격적인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EU가 미국의 행보에 어깃장을 놓으면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화웨이에 대한 압박 강화에 나설 분위기”라면서 “이는 막판 조율 중인 미중 무역협상에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커지는 양극화·외국 이주민 혐오… 한국도 ‘외로운 늑대’ 주의보

    커지는 양극화·외국 이주민 혐오… 한국도 ‘외로운 늑대’ 주의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 있는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 사건은 계획적인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다. 용의자들은 테러리스트 워치리스트(테러 위험인물 명단)엔 없었다”고 밝혀 충격을 준다. 뉴질랜드는 한국과 함께 ‘테러 청정국’으로 꼽히는 곳이다. 국제 관계 비영리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테러리즘 인덱스’(GTI)에 따르면 한국과 뉴질랜드의 테러 영향력은 0.286점(10점 만점)으로 ‘매우 낮음’ 수준이다. 전체 163개국 중 공동 114위다. 이번 뉴질랜드 총격 테러는 테러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한국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사회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자생적 테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발달한 인공지능·로봇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테러리즘의 가능성도 떠오른다. 서울신문은 18일 한국 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테러리즘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재난 테러리즘 ●정치적 폭력에서 무차별적 학살로 테러리즘은 인간이 ‘계획한’ 재난이다. 일반적인 자연·사회 재난과는 결이 다르다. 특수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담겼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8~2017년) 세계 각국에서 3만 427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11만 1103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인명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진다. 2017년엔 1978건의 테러가 발생해 8299명이 사망했다. 테러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가 각각 가장 많았던 해는 2013년(4096건)과 2015년(1만 7329명)이다. 초창기 테러리즘은 정치적 성격이 강했다. 테러의 대상과 목표가 명확했다. 살상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모도 크지 않았다. 정치적 요구 사항만 쟁취하면 테러는 성공한 것이었다. 정치학적인 의미로 테러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보수주의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1729~1797)다. 프랑스혁명(1789~1794)을 분석한 버크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등 당시 나타났던 여러 유형의 폭력을 테러리즘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테러리즘은 관점에 따라 정치적 대의를 위한다는 나름의 정당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최근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테러리스트들은 추상적인 목적을 내세우며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학살도 서슴지 않는다. 마치 살상 그 자체가 목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테러의 개념이 정치적 폭력에서 무차별적 학살로 바뀐 결정적인 계기는 ‘9·11테러’다. 2011년 9월 11일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는 민간 항공기 4대를 납치해 미국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에 있는 미 국방부(펜타곤)에 자살 테러를 감행했다. 납치된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266명을 비롯해 인명 피해만 3500명이 넘는다. 사상자 수도 엄청났지만 무엇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심장부가 테러 조직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이 충격을 줬다. 테러의 대상이 일부 정치 세력이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인들은 경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1년 1373호 결의에서 테러리즘을 ‘민간인을 상대로 사망·중상을 입히거나 인질로 잡는 등의 행위로 특정 집단에 공포를 야기해 대중이나 정부, 국제조직에 특정 행위를 강요하는 등의 의도를 가진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제 테러 조직 소탕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9·11테러의 원흉으로 지목된 빈라덴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1년 사살됐다. 빈라덴은 죽었지만 아직도 세계 각국에선 테러리즘이 끊이지 않고 있다.첨단기술 활용 ●4차 산업혁명, 테러리즘 위협 커져 기술의 발달로 테러리즘도 진화하고 있다.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사이버테러는 첩보 영화의 단골 소재다. 그만큼 대중에게도 익숙하다.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항공·철도·통신 등 국가 기간산업을 장악할 수 있다.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고 순식간에 국가 기능 전반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닌 것이다. 전자기파(EMP)로 전력 공급을 차단하거나 용량이 큰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전송해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온라인 폭탄 등은 이미 잘 알려진 수법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방송사와 농협 등 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됐던 ‘3·20 사이버테러’가 있다. 방송사 직원들은 회사 내부망 접속이 차단됐고, 은행들은 창구를 비롯한 모든 거래가 중단됐던 초유의 사태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내부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 주소(IP)가 백신 소프트웨어 배포 관리 서버에 접속해 악성 파일을 뿌린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해커들만 쓰는 악성 코드의 흔적을 미뤄 봤을 때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초연결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전에 없던 테러리즘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의 연결은 더욱 촘촘해졌다. 새로운 방식의 결합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돼 인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낙관론자들은 내다본다. 하지만 이런 초연결사회의 허점을 노린 새로운 형태의 테러리즘이 파고들 여지도 크다.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됐기 때문에 간단한 공격만으로도 연쇄 작용이 일어나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테러 조직이 사이버공간을 조직 선전과 확대의 수단으로 삼는 것 역시 초연결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2016년 3월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과 슈퍼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은 인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발달해 언젠가는 인류를 지배할 거란 어두운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스스로 진화하면서 인류를 제압하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테러 조직이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경고한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이 뇌파를 분석해 인간의 뇌를 해킹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숫자를 본 사람들의 뇌 반응을 분석해 은행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데 성공한 실험도 있다. 음파를 분석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위조해 보이스피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김 교수는 경고했다.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는 미래 로봇산업의 명암을 뚜렷하게 보여 준다. 로봇 슈트를 장착한 주인공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는 정의의 사도로 악당을 무찌른다. 하지만 아이언맨이 상대하는 악당들 역시 첨단 기술을 동원한 로봇 슈트를 장착해 시민들을 위협한다. 앞으로 로봇을 활용한 테러리즘도 활발하게 펼쳐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일부 정부와 군수업체들은 로봇병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최첨단 무인 로봇 공격기인 ‘리퍼’와 ‘프레데터’ 등을 배치했다. 로봇 전문가인 노엘 샤키 영국 셰필드대 명예교수는 “로봇 제작 비용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무인 로봇병기를 만드는 데 그렇게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생적 테러 ●한국 사회 고용 참사와 저성장의 늪 한국은 비교적 테러로부터 안전한 국가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인에 대한 테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얀마 아웅산 테러(1983), 칼(KAL)기 폭파 사건(1987), 이라크 김선일씨 피살 사건(2004), 샘물교회 탈레반 피랍 사건(2007) 등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국내에선 2008년 7월 탈레반 연계 세력의 불법 활동이 적발됐고, 지하드(성전)를 선동하는 이슬람인이 포착되기도 했다. 2009년 8월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거점 지역인 ‘칸다하르’로 마약 원료 물질을 밀수출하던 일당이 국내에서 검거되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2015년 11월 ‘이슬람국가(IS)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이라면서 자신들이 테러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정한 60개국 중엔 한국도 포함됐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1월 ‘IS·알카에다 관련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내 알카에다 계열 무장조직의 우즈베키스탄인 다수가 터키를 거쳐 한국으로 가게 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엔 “한국에 있는 일부 우즈베크 이주 노동자들이 급진화됐으며 시리아 아랍공화국으로 향하는 극단주의자들의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쓰였다. 이 외에도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터졌던 연평도 포격 사건(2010) 등 무력 도발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테러방지법은 2016년 제정됐다. 숱한 진통을 겪었다. 법에서 정의하는 테러의 개념이 모호해 시민들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테러 위험 인물 관련 정보 수집 행위가 자칫 민간인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테러방지법의 주요 내용은 대테러 활동을 총괄·조정할 국무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테러 예방·대응을 위해 관계 부처가 유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근거도 만들었다. 테러로 발생한 사망·부상자에 대한 위로금, 재산 피해 복구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은 최근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용 악화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우발적인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특수한 목표를 가지고 조직된 테러단체가 아니라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이른바 ‘외로운 늑대’다. 외로운 늑대는 테러의 방법 등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만큼 예방도 어렵다. 최근 증가하는 외국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피해 의식 역시 자생적 테러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다양한 형태의 불만 세력과 사회 반체제 세력들이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불만을 테러로 강력하게 표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에 의한 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경찰의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하면서 민간 경비업체와의 협력도 늘려야 한다”면서 “평소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민방위훈련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희 건양대 국방경찰행정학부 교수는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테러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SNS에서 사진이나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얼굴인식 기술로 용의자를 추적·검거하는 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공보 활동으로 유언비어가 퍼지는 것을 차단해 혼란과 공포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테러 피해자들이 무사히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범위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휘청거리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같지 않게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생활이 팍팍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인들이 좀체로 닫힌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는 까닭이다. 1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날)가 있는 중국 1~2월 자동차 신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한 385만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나 줄어든 324만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에 머물렀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1990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올들어 판매부진이 더욱 심화한 것이다. 미국 포드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 합작사인 창안포드오토모빌은 1~2월 신차 판매가 전년보다 75%나 곧두박질친 2만 1535대로 급감했다. 포드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전년보다 37% 감소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독일 폭스바겐도 각각 10%와 2% 줄어드는 등 중국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무덤’으로 추락하는 형국이다.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일 중국 베이징 1공장의 가동중단을 결정한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의 가동중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생산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옌청 1공장의 가동중단을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아차 역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시설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며 “만약 옌청 1공장의 가동 중단이 확정될 경우 그 시기는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이 문을 닫는 5월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옌청 1공장은 기아차가 2002년 중국 둥펑(東風)자동차, 위에다(熱達)그룹과 합작으로 둥펑위에다기아(東風熱達起亞)를 설립하면서 세운 공장이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에 3곳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옌청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안팎이다. 1~3공장을 합치면 연간 9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옌청 공장의 가동률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37만대를 생산하는데 그쳤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는 앞서 베이징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한때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기세를 떨쳤던 현대차는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판매량이 78만 5000대로 급감했고, 지난해 판매량도 79만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현대 외에 일본 소형차 제조업체 스즈키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스즈키는 중국 자동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더 이상 소형차를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구매 취향을 반영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안포드는 직원의 10%인 2000여명을 감원키로 결정했고 GM 등도 중국 내 공장 생산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 중국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이 급락세로 꺾인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는 6% 증가를 보이며 안정적 상승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하반기들어 미국과 무역전쟁 본격화와 증시 폭락 등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자동차 판매가 하락세로 돌변했다. 중국 정부의 취득세 인하 조치가 만기되고 내수 소비심리도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게 자동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 승용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접어든 점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2월 판매량 가운데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효과를 본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판매는 53.6% 급증했다. 반면 중국 대도시 신차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중소 도시는 경기 둔화에 수요가 약화세가 뚜렷하다. 차량공유시장과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도 신차 판매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너도나도 현지 업체들과 합작회사를 세우고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중국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이 덕분에 2017년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2900여만대로 미국 시장(1900여만대)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며 성장세에 가려졌던 공급과잉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증가 - 판매 감소 - 재고 증가 - 가격할인이라는 유혈 경쟁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공장 가동률 저하와 함께 가격할인 경쟁마저 동시에 진행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기회의 땅’으로 주목 받았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두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등 10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지난 1월말 자동차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비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 도입하는 한편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자동차 등 신재생에너지 차량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별개로 농촌 지역은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t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ℓ 이하의 승용차를 구입하는 주민들에게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당근도 역부족이다. 이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자동차 시장 정책을 7차례에 걸쳐 언급했다. 리 총리는 자동차시장 개방 확대와 신에너지자동차 산업 발전 지원·구매세 감면 연장, 제조업·교통운수업 세수 부담 감면, 자동차소비 촉진책,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등을 거론하며 ‘자동차 시장 살리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올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 하락은 중국 토종 브랜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안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순익이 7억~7억 5000만 위안(약 1182억~126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둔화에 따른 판매량 저조와 순이익 하락 등으로 창안자동차를 비롯해 화천(華晨)자동차, 베이징(北京)자동차 주가는 지난해 50% 이상 곤두박질쳐 반토막 났다. 올 한해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등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했지만 기술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출범 이후 ‘중국제조 2025’ 정책을 앞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높은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 자동차 시장은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美경제, 작년 손실 9조원”… 미중 무역전쟁은 ‘상처뿐인 영광’

    합의안 접점 못찾아 6월로 회담 미룰 듯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무역전쟁이 ‘상처뿐인 영광’인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지난해 미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의 0.04%에 해당하는 78억 달러(약 8조 90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이는 UC버클리와 UCLA, 컬럼비아대, 예일대 등 미 주요 대학 경제학자들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미 경제가 받은 단기적 충격을 공동 분석한 결과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전쟁을 벌이는 국가들에 대해 미국의 수출은 11%, 수입은 32% 각각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으로 수입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상대국의 보복관세 탓에 수출도 상당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아이오와·일리노이·미주리주 등 팜벨트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도 점점 미뤄지는 분위기다. 이달 중 개최로 알려졌던 미중 정상회담이 4월을 지나 6월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중이 핵심 쟁점인 ‘중국의 협상 강제 이행 방안’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이 오는 6월로 연기될 수도 있다”면서 “양측이 다음달까지 합의안을 마무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중국에서 발생해 확산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우려로 중국산 돼지고기 100만 파운드(약 454t)를 압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이는 미국의 농산물 압수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중국에서 반입된 돼지고기를 뉴욕 뉴어크항에서 압류했다. 이 돈육은 지난 몇 주 동안 50개가 넘는 선박 컨테이너에 실려 유입됐다. 관세청과 농무부는 압수한 돼지고기에 ASF 감염 물량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BP 부대변인은 “이번 압수는 ASF 확산과 싸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양회 외신기자 수난기…스모그에 시달리고 못보고 못들어

    양회 외신기자 수난기…스모그에 시달리고 못보고 못들어

    매년 열리는 중국 정치행사인 양회 개막식 참석을 위해 인민대회당에 도착한 지난 5일 놀라운 점이 두 가지 있었다. 양회 기간에는 전국에서 5000여명의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모두 베이징에 모이기 때문에 전국 대부분 공장 가동이 중단된다. ‘양회 블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회 기간 미세먼지 한점이 없어야 할 하늘이었지만 이날은 톈안먼 광장 국기게양식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스모그가 자욱했다.리커창 총리가 약 1시간 40분 동안 발표한 35쪽짜리 정부업무보고서에 중미 무역마찰이 세 번이나 언급된 점도 놀라웠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보도를 통제했고 리 총리가 사용한 ‘무역마찰’이라는 직접적 표현보다는 ‘보호주의’나 ‘일방주의’처럼 에두르는 용어를 사용했다. 전 외교부 차관이자 정협 위원인 콩촨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리커창 총리의 업무보고서에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며 “왜 중국이 미국을 그렇게 두드러지는 위치에 놓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다극화전략 아래 대국외교로 미국의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중국도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리 총리의 업무보고에는 미국이 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공정경쟁원칙’도 올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리 총리는 국유기업과 민영기업이 정부 사업 입찰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올해 양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회의는 신장자치구 대표단 기자회견이었다. 하지만 양회에 참석한 신장자치구의 58명 전국인민대표는 일부러 기자들이 알아볼 수 없도록 이름이 적힌 명찰을 착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수많은 기자들이 몰렸음에도 의도적으로 회의장의 절반을 사용하지 않고 폐쇄해 취재를 차단했고 마이크 소리도 낮췄다. 기자들의 볼 권리와 들을 권리를 아예 무시한 것이다. 약 20㎡의 좁은 회의장에서 기자들은 제대로 몸을 움직이기조차 힘들었으며 그나마 앞 세줄의 기자석과 첫줄 카메라 기자석은 미리 자리가 점거돼 있었다. 게다가 문 앞에 거대한 병풍이 설치돼 늦게 입장한 외신기자들은 병풍 위에 길게 막대를 뻗거나 간이계단을 설치해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 이후 인민대회당 보안요원들은 자리를 뜨는 신장 대표들에게 못다한 질문을 하는 것을 막았으며 지시를 따르지 않는 취재진의 기자증을 강제로 뺏기도 했다. 쉐커라이터 자커얼 신장자치구 주석은 이날 인권탄압으로 비판받는 위구르족 교육캠프에 수용된 무슬림들의 정확한 숫자를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교육캠프 수용 인구를 줄여 폐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인권 침해에 대한 비난 여론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美 보란듯 홍콩~마카오~광둥성 묶어 ‘중국판 실리콘밸리’ 야심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美 보란듯 홍콩~마카오~광둥성 묶어 ‘중국판 실리콘밸리’ 야심

    중국 정부가 오는 2035년까지 홍콩(香港)과 마카오(門), 중국 광둥(廣東)성의 9개 도시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어 첨단 기술력을 갖춘 도시군(群)으로 개발하는 내용의 ‘웨강아오(港) 다완취’(大灣區·Greater Bay Area)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달 18일 모두 11장(챕터)에 걸쳐 2만 5000자가 넘는 웨강아오 다완취의 청사진을 담은 ‘웨강아오 다완취 발전계획 개요’를 각 정부 부문에 통지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국무원은 이에 따라 2022년까지 프로젝트 구상의 기본 틀을 세우고 2035년에 메갈로폴리스(Megalopolis) 경제체제 구축을 끝낼 방침이다. 웨강아오의 ‘웨’는 광둥성, ‘강’은 홍콩, ‘아오’는 마카오를 각각 뜻한다. ‘다완취’는 대규모 베이(연안) 지역이라는 의미다. 이 프로젝트 개발이 끝나면 미국 뉴욕베이와 샌프란시스코베이, 일본 도쿄베이 등 세계 3대 베이와 맞먹는 규모의 아시아 최대 단일 경제권이 탄생하는 것이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개발하는 이 프로젝트 사업은 광저우(廣州)를 비롯해 선전(深), 주하이(珠海), 포산(佛山), 중산(中山), 둥관(東莞), 후이저우(惠州), 장먼(江門), 자오칭(肇慶)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하나로 통합하는 광역 경제권을 조성하는 거대 프로젝트다.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첨단 기술 개발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중국 정부가 웨강아오 다완취를 첨단 도시 클러스터(산업집적지)로 탈바꿈시켜 기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지역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중동, 유럽으로 향하는 필수 경로에 있는 만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를 통해 일대일로 프로젝트 구축을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는 셈이다. 웨강아오 다완취는 각 도시들이 지닌 특색을 강화하고 이들 지역 간에 협력·발전 플랫폼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국무원은 광둥성과 홍콩, 마카오와의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주장(珠江)삼각주 일대 9개 도시의 투자와 사업 환경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 새로운 개방형 경제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핵심 내용은 ▲글로벌 기술허브 조성 ▲인프라 연계 가속화 ▲홍콩과 중국 본토 금융시스템 연계 ▲광둥성과 홍콩·마카오 산업협력 강화 등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첨단 장비 제조와 신소재, 신형 디스플레이, 5세대(5G) 이동통신을 중점 산업으로 육성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무원은 우선 웨강아오 다완취의 핵심 도시인 광저우, 선전, 홍콩과 마카오에 각각의 역할을 부여했다. 광저우는 웨강아오 다완취의 내륙 행정중심 도시로, 선전은 경제특구 및 혁신기술의 특별경제구로 각각 조성된다. 홍콩은 국제금융·무역·물류·항공의 중점 도시로, 마카오는 국제관광 허브이자 브라질 등 포르투갈어 경제권과의 교류 중심으로 만든다는 게 목표다. 이들 도시의 연계 강화를 위해 ‘다완취 국제상업은행’을 설립하고 광저우 난사(南沙)신구를 자유무역시험구로 개발할 예정이다. 홍콩·마카오의 금융업체 및 연구·개발(R&D) 기업들은 본토인 광저우와 선전, 주하이 등에 진출할 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홍콩과 마카오 주민들도 이 지역에 취업할 경우 교육과 의료, 노후 대비, 주택, 교통 지원 등에서 본토 주민과 같은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런 만큼 중국 정부는 웨강아오 다완취 조성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즉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의 공존) 발전을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쑹딩(宋丁) 중국도시경제전문가위원회 부주임은 “현재 웨강아오 다완취 지역 내 분산된 사회 및 법률, 관습 제도 등이 자원의 자유로운 흐름을 저해해왔다”며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이 지역의 통합을 돕고 5G 기술을 선도해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필적하는 미래의 첨단 통신·정보기술 산업 중심지로 육성·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웨강아오 다완취 구상은 2017년 3월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처음 공개하며 추진됐다. 이 지역은 세계 3대 베이 경제권과 겨룰 만한 자원, 경제 규모, 입지적 강점을 모두 갖췄다는 게 중국 정부의 평가다. BBC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면적은 5만 6000㎢, 인구는 7112만명,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 6412억 달러(약 1858조원)에 이른다. 경제 규모로만 따져도 우리나라(1조 6198억 달러)와 엇비슷하다. 여기에다 세계 3위와 5위, 7위 항구인 선전항과 홍콩항, 광저우항이 자리잡고 있고 국제공항 인프라 등 물류 여건도 최상이다. 항공 여객수도 연간 1억 1000만명에 이른다. 첨단 제조업 분야 입지 경쟁력에서 한국과 대만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웨강아오 다완취 개발계획이 완성되면 세계 수출국 순위서 일본을 끌어내리고 유로권과 미국, 독일에 이어 4위에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 정부는 웨강아오 다완취를 연결하는 기반시설 프로젝트에 이미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시진핑 주석은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해 10월 홍콩~주하이~마카오를 잇는 총연장 55㎞의 세계 최장 해상 다리인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橋)를 개통했다. 해상 구간 22.9㎞와 해저 터널 구간 6.7㎞가 포함돼 있는 이 다리 개통으로 자동차로 4시간, 배로 1시간이 걸리던 주하이와 홍콩 간의 거리가 30분대로 단축됐다. 앞서 9월에는 광저우와 선전, 홍콩을 연결하는 광선강(廣深港)고속철이 개통됐다. 이 덕분에 바다 위 다리와 고속철 완공으로 이 지역 도시는 이미 1일 생활권에 진입했다. 웨강아오 다완취 지역의 9개 도시를 연결하는 경전철이 건설 중이고, 선전 등 광둥성 도시에 홍콩과 마카오의 금융·보험 인프라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구상으로 홍콩과 마카오에 정착한 일국양제 제도가 사문화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콩인들은 그동안 중국 본토와 홍콩을 잇는 고속철 개통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고속철이 개통되면 터미널 관리 등을 이유로 본토 관계자가 홍콩에 근무하며 정권에 개입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홍콩 헌법에서는 중국 본토 정부 관계자가 홍콩에서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인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고속철이 개통됐다. 홍콩 야당인 시민당은 “홍콩인들이 이번 구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홍콩인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다른 야당인 민주당 역시 “홍콩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구상”이라면서 “결국 홍콩이 본토 도시들에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 경제권에 비해 웨강아오 다완취 지역에는 R&D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광둥성에는 미국의 스탠퍼드대와 캘리포니아공대 등과 같은 글로벌 명문대가 없어 지속적인 인재 충원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도 걸림돌이다. 선전에는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 테크 및 게임업체 텅쉰(騰訊·Tecent), 세계 1위 드론 제조업체 DJI, 전기차용 배터리제조업체 비야디(比亞迪·BYD) 등 중국의 대표적인 혁신기업이 몰려 있지만 이들 기업이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세계 최초의 중국 인공지능(AI) 공원 가봤더니

    세계 최초의 중국 인공지능(AI) 공원 가봤더니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발발 이후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2025’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으면서 제조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양회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연구개발과 응용을 심화하고 신흥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도록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협 위원으로 양회에 참가한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미래 스마트 사회의 발전 기반인 AI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며 “지난 20년은 휴대전화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졌고 앞으로 20년은 휴대전화 의존도가 낮아지고 AI가 거의 모든 업종에 심각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바이두가 만든 세계 최초 AI 공원에 가보라고 제안했다.중국이 세계 최초 AI 공원이라고 내세우는 하이뎬 공원은 원래 2003년 문을 연 오래된 공원에 자율주행차 등 각종 인공지능 장치들을 설치해 지난해 12월 개장했다. 하이뎬 공원이 있는 곳은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중관춘 한복판이다. 중관춘은 중국을 비롯한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창업공간, 전시관, 대학 등이 모여 있는 거대한 산업단지다. AI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달리기 트랙에 설치된 카메라였다. 카메라에 일단 얼굴인식을 한 다음 1㎞의 트랙을 달린 뒤 다시 모니터에 얼굴을 인식하면 달린 거리, 소모 열량, 평균 속도 등이 표시된다. 공원에서 가장 인기 높은 것은 바이두가 개발한 AI 무인 자율주행 버스 ‘아폴로’다. 세계 첫 상용 자율주행 버스인 아폴로는 한번 충전으로 100여㎞를 달릴 수 있다. 이 버스는 공원 서문과 놀이터 사이를 오가며 메신저인 위챗으로 예약한 뒤 탈 수 있다.증강현실을 이용해 태극권을 배우는 장치도 인기였다. 한 중년 여성이 스크린 앞에서 AI 장치가 일러주는 대로 태극권 동작을 따라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바로 옆에는 발로 작동하는 피아노 건반도 있었다. 공원에 마련된 미래체험관은 역시 위챗으로 예약해야만 입장이 가능한데 로봇 등이 설치돼 있었다. 중국은 올해 말까지 베이징과 허베이성 장자커우를 잇는 구간에 시속 350㎞의 AI 탑재 고속열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이징과 장자커우는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중국은 세계 최고의 올림픽 개최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AI 탑재 열차를 설치했다. 총연장 174㎞에 이르는 이 고속철 선로는 3개월 안에 완성돼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 운행이 이뤄진다. AI 열차에는 중국판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로 불리는 ‘베이더우’ 시스템에 센서 기술, AI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탑재돼 기관사 없이 자율 운행이 가능하다. AI 열차에는 승객들에게 길을 안내하고 짐을 싣는 것을 도와주는 로봇을 포함해 다양한 AI 관련 기술이 적용된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화웨이 쓰면 정보공유 못해”… 美, 獨에 동맹국 첫 경고

    백악관 “미중 정상회담 날짜 안 잡혀” 이달 말 담판 예정 무역협상도 안갯속 미중 무역협상이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독일에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을 할 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을 쓸 경우 정보당국 간 협력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날짜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나자고 중국에 제의했느냐는 물음에 “우리가 회담 날짜를 정했는지 여부에 대해 말하자면 아직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중국과 계속 협상하고 있다”며 “두 정상이 마주 앉게 될 때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애초 이달 말 마러라고에서 양국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담판 성격의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대사는 지난 8일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화웨이나 다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를 독일의 5G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은 미국이 독일과 기존과 같은 수준의 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WSJ는 미국이 동맹국들에 안보위협이 된다며 화웨이 배제를 압박해 왔지만 독일 사례처럼 명시적으로 경고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화웨이 통신장비에 대해 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며 세계 각국에 도입 반대 의사를 전달해 왔다.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 공세에 호주와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독일, 영국,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 유럽권에서는 동조하지 않았다. 특히 독일 연방통신청이 지난 7일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미국이 처음으로 국가 간 공유하는 정보를 무기 삼아 경고한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는 국빈 방일… 시진핑은 공빈 초청?

    트럼프는 국빈 방일… 시진핑은 공빈 초청?

    1개월새 준비·경비 부담에 美 눈치까지 中 “국빈 예우 없으면 방문 못 해” 엄포 오는 5월 1일 새 국왕 즉위의 들뜬 분위기 속에 미국과 중국(G2) 정상을 연달아 초청하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낸 뒤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심 찬 구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빈’ 일본 방문이 확정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초청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시 주석의 국빈 자격 방일이 어렵게 돼 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맞물려 시 주석의 국빈 자격 방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런 가운데 미일 양국은 오는 5월 26~28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일 일정에 합의했다. 국빈은 외국 국가원수에 대한 최고의 예우 등급이다. 양대 강대국 정상의 방일을 동시에 추진하다 보니 결국 사달이 났다. 1개월 간격으로 양국 정상 초청을 추진하는 데 따른 준비 부족 등의 문제도 그렇지만 ‘격식’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화웨이 사태’를 포함해 두 나라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판국에 5월에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으로 환대해 놓고 6월에 시 주석을 다시 국빈으로 대접하기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대미 외교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일본은 시 주석 방일의 격식을 국빈보다 낮은 ‘공빈’ 등 단계로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국빈 대우를 하지 않으면 시 주석의 방일은 어렵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998년 장쩌민(江澤民) 주석,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방일은 모두 국빈 예우였다. 일본을 더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대중 관계 정상화를 위해 시 주석의 방일에 목을 매 온 쪽은 아베 총리였다는 점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불안 확산 속 美 항공청은 “안전한 기종”

    보잉 주가 급락… 유족 소송 이어질 수도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보잉 737맥스8 기종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보잉사 항공기에 대해 계속해서 안전성을 평가·감독하고 있으며 737맥스8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이라고 발표했다. FAA는 이어 “사고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됐고 현재까지는 어떤 결론을 내리거나 조처를 할 만한 자료가 없다”며 “늦어도 다음달까지 보잉 항공기의 설계·제어를 강화하고 훈련 매뉴얼을 개선하는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737맥스 기종의 안전성을 자신하고 있다”면서 “수십만 번의 운항을 안전하게 마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4개월 새 같은 기종에서 연이어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에티오피아뿐 아니라 중국, 인도네시아, 케이맨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싱가포르, 몽골, 호주 등 각국이 보잉 737맥스8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미 항공승무원연합(CWA)도 FAA에 정식 조사를 요구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안전 관련 우려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FAA의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섣불리 원인을 예단하면 보잉의 평판과 재정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은 올해 1월까지 전 세계에 인도된 737맥스 항공기 대수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의 운항 중단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에 또 다른 불씨로 작용될 수 있다. 보잉의 주가는 이날 5.3% 급락했으며 항공기 결함이 발견되면 피해자 유족들의 소송도 이어질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후진타오 아들’ 후하이펑 시안 당서기 내정

    ‘후진타오 아들’ 후하이펑 시안 당서기 내정

    경제 불안 속 시진핑 ‘胡 세력’ 껴안기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외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47)이 시안시 당서기로 내정되면서 차차기 대권 주자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1일 후가 중국 고도 시안의 새 당서기가 될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현재 후는 시안보다 훨씬 작은 도시인 저장성 리수이시 당서기를 맡고 있다. 산시성 수도 시안은 중국 북서부 경제중심지이자 최근 불법 고급 별장 문제가 발생한 곳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친링산의 불법 별장을 철거하라고 했으나 시안 당기율위가 이 명령을 무시해 정치적 스캔들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불법 문제는 후의 첫 임무가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차기 후계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12명의 1970년대생 공산당 간부들이 차관급으로 승진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다. 후의 승진은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경제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 주석이 후 전 주석의 지지자들을 껴안는 조치로도 분석된다. 거기다 현안인 불법 별장 문제를 잘 해결한다면 이미 아버지의 후광으로 주목받는 후가 차세대 주자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팡자오퉁대(현 베이징교통대) 컴퓨터공학과와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졸업한 후는 칭화대가 창업한 안전검사 설비업체 대표를 맡았다. 2009년 이 회사가 아프리카 나미비아에 납품하면서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났으나 그 전에 회사를 옮긴 후는 2010년 저장성 장강삼각주연구원 서기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아버지를 닮아 과묵한 성격이며 지난해 시 주석은 후의 리수이시 환경보호산업 추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나폴레옹과 이집트학 <상>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나폴레옹과 이집트학 <상>

    1798년 5월 19일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은 프랑스 남동부의 툴롱항에서 출항한다. 병사가 약 4만명, 선원이 약 1만명, 도합 5만명 가까이 되는 대부대였다. 원정대에는 167명의 민간인들도 함께하고 있었다. 이들은 원정지에서 학술조사를 수행하게 될 공학자, 천문학자, 건축가, 화학자, 박물학자, 지리학자, 동양학자 같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총인원이 5만명이나 되는 대규모 원정대였지만,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원정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다. 이 원정이 극비 작전이었기 때문이다. 원정대에 합류한 민간인 전문가들도 대부분 목적지를 모르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그저 어딘가에서 학술조사를 할 수 있다는 학문적 열정과 국가에 봉사하는 것인 만큼 원정이 끝난 이후에는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원정대에 합류했던 것이다. 원정대가 향하고 있는 곳은 이집트였다. 유럽 전체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던 프랑스는 인도로 가는 길목인 이집트를 장악해 영국에 타격을 줄 생각이었다. 또한 혁명 이후 프랑스를 장악한 총재 정부의 입장에서는 점차 정치적 영향력이 커져만 가는 나폴레옹을 프랑스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보내 계속해 군사활동에 전념하게끔 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원정대는 툴롱을 떠난 지 22일 만에 몰타에 도착했다. 시간이 꽤 걸렸던 것은 영국 함대의 포위망을 피해 항해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때 영국 함대의 사령관이 넬슨 제독으로 널리 알려진 호레이쇼 넬슨이었다. 프랑스군은 간단하게 몰타를 점령한 뒤 다시 항해를 시작했다. 원정대 대부분은 여전히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6월 28일 드디어 나폴레옹의 이름으로 포고문이 발표된다. “제군들, 우리는 이집트로 향하고 있다. 그대들은 우리 문명과 세계 무역에 미치는 효과가 산술적으로는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탐험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가 만나게 될 사람들은 이슬람교도들이다. 코란이 규정한 의식이나 모스크에 대해, 그대들이 수도원과 시너고그, 그리고 모세와 예수 그리스도의 종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관용을 가져라. 로마 군단은 모든 종교를 존중하고 보호했었다.” 천 년도 더 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로마 군단을 언급하면서 자신들과는 완전히 다른 문화적, 종교적 관습을 갖고 있는 이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상대주의적 관점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나폴레옹은 좀 진부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인문학적 감각’이 충만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나폴레옹의 뛰어난 ‘인문학적 감각’은 이집트 도착 후 맘루크 군과의 전투에 앞서 그가 병사들에게 했던 연설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수천년의 역사가 그대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혹자들은 전투가 벌어진 엠바베평원이 기자 피라미드와 1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은 피라미드를 볼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폴레옹의 이 말은 훗날 만들어진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18세기보다 기상 여건이 훨씬 더 열악해진 현재에도 기자와 15킬로미터가량 떨어진 카이로 시내의 시타델에서 기자의 피라미드 3기를 분명하게 볼 수 있다. 높이가 각각 138, 136, 65미터에 이르는 기자 피라미드들의 규모도 규모거니와 파리미드들이 세워진 곳은 주변보다 높은 고원지대다. 기자고원과 엠바베평원 사이에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프랑스 군이 맘루쿠 군과의 전투를 앞두고, 혹은 전투 중에 피라미드를 보지 못했을 까닭이 없다. 나폴레옹과 그의 군대가 피라미드를 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현장 경험이 결여된 주장일 가능성도 있다.
  • “日정부, 징용판결 대항 조치로 관세 인상 검토…100개 리스트 마련”

    “日정부, 징용판결 대항 조치로 관세 인상 검토…100개 리스트 마련”

    지지통신 보도…“대항조치 발동 시 한일관계 더 악화할 것”한국인 징용피해자 소송의 원고 측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압류자산을 매각하면 일본 정부가 관세 인상 등으로 맞대응하기로 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한일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현재의 상태보다 더욱 악화될까 우려된다. 지지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경제에 동등한 손실을 주는 조치로 한국산 일부 물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축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는 100개 전후의 리스트를 마련해 놓고 있다고도 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가 한일청구권협정에 기초한 협의를 최대한 요청할 방침이지만 한국 정부가 응할 조짐이 없다”며 “대항 조치가 발동되면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韓징용피해자 미쓰비시 자산압류 신청에 日정부 “극히 심각”▶문희상 “일왕, 위안부 직접 사죄”에 日외상 “말조심해야” 지지통신은 관세 인상 외에 일부 일본산 제품의 공급을 중단하거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방안도 부상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맞는지와 일본 경제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를 고려해 구체적인 대응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은 또 일본 정부는 해당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한국 정부에 대한 협의 요청을 중단하고 청구권협정에 따라 제3국 위원을 포함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쪽으로 입장을 전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대응에 나서지 않는 ‘무시전략’에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최근 ‘전쟁 주범 아들인 일왕 사죄 발언’ 등으로 일본에서 반한 분위기가 더욱 깊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일본 정부는 징용 배상 소송에서 이긴 피해자들의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압류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는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런 일이 행해지는 것은 극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풀기 위한 협의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여당 내에선 한국 정부가 청구권협정에 따른 협의에 응하지 않자 주한 일본 대사의 소환과 방위 관련 물품 수출규제, 한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등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이 올 초부터 나오고 있다.한국 대법원은 2018년 11월 말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90) 할머니 등 5명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1인당 1억~1억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지만, 미쓰비시는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별세한 김중곤 씨를 제외한 원고 4명은 서울중앙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국 내 자산 압류명령 신청을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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