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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스럽지 않은’ 경계의 땅에 내려앉은 한옥… 항일 숨결 속으로

    ‘서울스럽지 않은’ 경계의 땅에 내려앉은 한옥… 항일 숨결 속으로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2회 불광동과 은평한옥마을’ 편이 지난 13일 은평구 불광동과 진관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더위를 피해 불광역 구내에 집결한 참가자 40여명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불광대장간과 천주교 불광동성당을 찬찬히 둘러봤다. 참가자들이 독일제 쌍둥이 칼보다 한 수 위라는 ‘불광’ 부엌칼을 사려고 줄을 서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됐다. 김수근이 설계한 붉은 벽돌 성당은 “왜 굳이 유럽까지 성당 순례를 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행은 701번 시내버스를 잡아타고 진관사와 은평한옥마을까지 한걸음에 내달렸다. 답사 축지법(縮地法)이다.북촌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이층짜리 한옥마을길을 요리조리 걷는 기분이 삼삼했다. 대리석을 깎아 만든 수려한 조선 성종의 후궁 숙용 심씨 묘표는 압권이었다. 대리석 비석의 자태가 눈을 홀렸다. 걸레스님이자 화가 중광과 ‘소풍’의 시인 천상병, 소설가 이외수 등 ‘도적놈 셋이서’라는 제목의 시집을 낸 3명의 기인이사(奇人異士)를 모은 ‘셋이서 문학관’이 흥미진진했다. 백초월 스님의 얼을 느끼게 하는 진관사 태극기 비석을 거쳐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옥상 전망대 정자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초복 바로 다음날의 폭염도 북한산 바람 숲 아래에선 기를 펴지 못했다. 맵시 있는 개량 한복 차림으로 참가자들을 이끈 베테랑 정순희 해설사는 은평구의 중심 불광동과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나는 진관동에 서린 역사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냈다. 은평구는 ‘서울스럽지 않은’ 옛 풍광을 가장 오랫동안 간직했던 서울의 서북쪽 가장자리 고을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가장 늦게 편입된 막내 자치구이기도 하다. 아파트의 물결로 뒤덮이기 전까지 5000기가 넘는 무덤이 산재한 땅이었다. 신라의 문장가 최치원이 언급한 대사찰 청담사의 명문이 새겨진 기와가 나오고 서울에서 처음 통일신라시대 기와 가마터가 발견된 곳이다. 무덤과 유물은 조선시대 장례문화와 매장 풍습을 밝혀 주는 귀중한 자료가 됐다. 해발고도 132m의 나지막한 진관동 이말산 기슭에는 역관과 내시, 궁녀의 무덤이 수두룩했다. 중국으로 가는 의주로(통일로)의 길목에 위치했기 때문이리라. 의주로는 서울 서대문에서 의주까지 1080리 길에 이르는 조선의 제1대로였다. 중국과의 조공무역에서는 역관의 역할이 컸다. 지금은 전문직인 동시통역사이지만 조선시대 역관은 중인 신분의 대물림 직업이었다. 인동 장씨, 연주 현씨, 남양 홍씨, 우봉 김씨가 역관가문으로 이름을 떨쳤다. 역관은 단순 통역관이 아니라 외교전문가였고, 무역상이었으며, 외국어 교육가였다. 때론 스파이 노릇도 마다치 않았다. 천주교와 실학이 이들의 손과 입을 통해 국내에 전파됐다. ‘실학파의 아버지’ 유대치, 오경석도 역관 출신이었다. 이말산은 역관을 93명이나 배출한 우봉 김씨의 선산이기도 했다. 조선 말 최초로 세계일주를 한 ‘국제인’ 김득련의 묘가 남아 있다.내시와 궁녀의 무덤이 대거 발굴돼 이목을 끌었다. 진관내동 중골마을 백화사 옆에 이사문(李似文)을 시조로 모시는 이사문공파의 내시 분묘 45기가 실재했다. 국내 최대의 내시묘역으로 ‘내시들의 정원’이라고 불릴 만한 곳이다. 광해군 13년(1621)에 세워진 정2품 자헌대부 김충영의 묘가 가장 오래됐다. 왕과 왕비의 명령을 전하는 최고의 요직 대전 승전색을 지냈다. 비석이나 상석에 관직이 기록된 14기 중에는 종1품 숭록대부 2기, 종2품 상선의 묘 5기를 비롯해 정경부인에 오른 내시부부 합장묘도 7기가 있었다. 2003년 내시묘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뒤 4억 8000만원에 조경업자 손에 넘어가 파헤쳐졌다. 석물도 사라지고 상선 노윤천의 묘 등이 봉분도 없이 남았다. 현종의 유모였던 상궁 옥구 임씨, 임실 이씨의 묘도 마찬가지다. 사후 고향에 갈 수 없었던 내시와 궁녀가 묻히기에 딱 좋은 땅이었다. 이말산은 한양 사대문을 둘러싼 그린벨트지역인 사산금표(四山禁표)를 막 벗어난 지역이다. 궁에서 가까운 거리였다. 살아서 권력이 있던 자가 죽으면 묻힐 수 있는 공간이었다. 북한산 둘레길 내시묘역길에는 아쉽게도 내시묘역이 존재하지 않는다. 은평은 경계의 땅이다. 개성에서 서울로 들어서는 경계이자 서울과 고양, 양주 세 지방이 만나는 접경이다. 옛 조선 한성부 북부의 상평방, 연은방, 연희방이 도성의 서북경계였는데 이 중 연은방(홍제원계, 양철리계, 불광산계, 신사동계 등)과 연희방(수색리계, 증산리계, 성산리계, 망원정계 등)의 일부가 오늘의 은평구에 속한다. 18세기작 ‘해동지도’나 19세기작 ‘광여도’ 등을 보면 진관내동과 진관외동은 서울의 서북 외곽인 은평구의 가장 끝에 북쪽을 향해 돌아앉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문수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내려가다가 서오릉이 안겨 있는 효경봉에서 북으로 한 갈래가 갈라져 나가 창릉천을 맞는다. 이 줄기가 진관내동과 진관외동의 경계를 이룬다. 비봉에서 나지막한 산줄기 하나가 서북으로 길게 뻗어나가 한복판에 낮은 봉우리를 만들었는데 이게 이말산이다. 북쪽 창릉천의 낮은 지대가 진관내동이고 남쪽의 비봉에서 박석고개로 이어지는 큰 산자락 쪽이 진관외동이다. 1949년 고양군 일부가 서울시에 편입됐으나 고양군 신도면 구파발리, 진관내리, 진관외리는 1973년까지 이어졌다. 서대문구 은평출장소를 거쳐 1979년에야 은평구로 승격됐다. 신라의 청담사, 고려의 신혈사·삼천사와 조선의 진관사는 천년고찰이다. 진관사는 1011년 고려 현종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진관대사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신혈사 터에 큰 절을 세우고 대사의 이름을 따 세웠다. 태조 이성계도 물과 육지에 떠도는 외로운 영혼과 아귀에게 제사 지내는 수륙재(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26호)를 진관사에서 봉행토록 했다. 진관사의 신미대사가 첫 한글서적 중 하나인 ‘석보상절’을 펴낸 점과 세종이 성삼문·신숙주·박팽년·이개 등 집현전 학사들이 머물면서 훈민정음을 연구토록 경내에 독서당을 세워줬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진관사가 한글창제 비밀 작업 공간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민족대표 33인에 서명한 만해 한용운, 대각사의 백용성 스님과 함께 조선 불교계의 독립운동 선봉 백초월 스님의 본거지였다. 백초월 스님은 진관사와 진관사의 포교원인 마포 극락암을 상하이 임시정부의 국내 비밀조직인 연통부의 불교계 연락본부로 사용했다고 한다. 2009년 진관사 칠성각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와 인쇄물은 백초월 스님과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태극기 보자기는 인쇄물을 싸고 있었는데 일장기 위에 먹물로 태극과 4괘를 그려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삼일운동 당시 사용된 태극기 대부분이 일장기에 덧칠한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양식과 동일한 점 등이 인정돼 등록문화재 제458호로 지정됐다. 인쇄물은 삼일운동 직후 국내외 독립운동 현장에서 발간된 상하이판 독립신문, 신대한, 경고문, 조선독립신문, 자유신종보 등 6종 16점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발간한 신대한 2호와 3호는 유일본이다. 학계에서는 진관사의 태극기와 자료는 백초월 스님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백초월이 일본에서 체포돼 압송된 1920년 3월 이전 급히 숨겼다는 것이다. 1944년 청주형무소에서 순국하기 전까지 24년 세월은 체포와 옥고로 점철됐다. 진관사 태극기가 90년 만에 빛을 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진관사 진입로는 ‘백초월길’이라고 명명됐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3회 부암동 능금나무길 ■일시 및 집결장소:7월 20일(토) 오전 10시 윤동주문학관 앞(창의문)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개인 심부름 반복, 업무 관련 있어도 폭행·욕설·협박하면 위법”

    “개인 심부름 반복, 업무 관련 있어도 폭행·욕설·협박하면 위법”

    ‘관계 우위·업무 범위 초과·타인에 고통’ 세 가지 충족해야 직장 내 괴롭힘 성립 부하에 단순 업무 스트레스는 처벌 제외 근거없이 과도한 질책 잦으면 법 위반 사장이 괴롭히면 감사… 관할 고용청에지난 16일 시행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현장 곳곳에서 마찰음이 나고 있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 첫날 전국 고용노동청에 접수된 관련 신고는 MBC 아나운서들의 1호 진정을 포함해 모두 9건이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은 직장에서 벌어지는 갑질이나 왕따 등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이다. “선도적이고 실험적이다”는 긍정과 “다소 모호하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괴롭힘 가해자를 직접 처벌할 수 없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 걸까. 다음은 일문일답.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정확한 개념은. “근로기준법에 명시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려면 세 가지 요소를 만족해야 한다. ▲직장에서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함 ▲해당 행위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야 함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나쁘게 해야 함 등이다. 여기서 한 가지 요소라도 충족하지 않으면 직장 내 괴롭힘은 성립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지위나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하는 행위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에 해당한다. 지위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왕따’처럼 집단이 수적 우위를 이용해 개인을 괴롭히는 행위도 포함한다. 나이와 학벌, 성별, 출신, 지역, 인종 등 인적 속성뿐 아니라 정규직·비정규직 여부, 근속연수나 전문지식 등 업무역량, 노동조합·직장협의회 가입 여부, 감사·인사부서 등 직장 내 영향력 등도 관계의 우위라고 볼 수 있다. -업무상 범위를 넘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 “근로계약과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반복적으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거나 업무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이다. 업무와 관련이 있어도 폭행이나 폭언, 욕설, 협박 등을 해서는 안 된다.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데도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과도한 일을 몰아주거나 컴퓨터 등 업무에 필요한 장비를 주지 않아 원활히 일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앞으로 상사는 절대로 부하직원을 혼낼 수 없는가. “아니다. 단순히 부하직원에게 스트레스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볼 수 없다. 업무의 성과나 효율성을 위해 부하직원을 독려, 질책하는 행위는 업무상 적정 범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질책이 인격모독에 해당할 정도로 과도하거나 정당한 근거 없이 부하직원을 괴롭히려고 반복적으로 질책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근무시간이 아니거나 사업장이 아닌 곳에서 발생한 것도 직장 내 괴롭힘인가. “사적인 공간에서 발생했다고 해도 내용에 따라서 ‘직장에서의 우위’를 이용했고 업무 관련성이 없다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 예컨대 상사가 퇴근 뒤에도 모바일 메신저로 단체채팅방에 하소연하는 글을 올리면서 답변을 강요했고, 이것으로 부하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다.” -직장 내 괴롭힘을 사장에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정작 사장이 직원을 괴롭히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직장 내 괴롭힘의 한계다. 다른 노동자가 가해자면 사장이 징계나 인사 조치할 수 있지만 사장이 가해자면 이 법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고용부는 대표이사가 괴롭힘 행위자로 지목됐고 피해자가 사내 정식조사절차를 원하면 기업 내 감사나 외부 전문가, 외부기관 등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라고 권고하고 있다. 피해자가 보기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관할 지방고용청에 신고할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한 지방고용청은 사업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불합리한 내용이 있었는지 조사한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中, 관세분쟁 WTO 승소… 트럼프, 무역전쟁 ‘암초’

    미중 무역협상의 팽팽한 신경전 속에 미국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중국과의 세계무역기구(WTO) 상계관세 분쟁에서 7년 만에 사실상 패소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WTO 상소기구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WTO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WTO 규정을 어긴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고 판정했다. 중국은 2012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태양광·종이·철강 등 22개 품목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73억 달러(약 8조 6200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WTO에 제소했다. 이 같은 판정에 중국은 즉각 시정을 요구했고 미국은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은 곧바로 시정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미 무역대표부는 “세계은행 보고서 등 객관적 증거를 무시한 결론”이라며 “WTO가 중국 국유기업 보조금에 맞서려는 노력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에 의문을 나타내며 3250억 달러의 추가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구글에 제기된 반역죄 주장을 살펴볼 것도 주문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은 구글이 반역죄로 조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구글이 중국 정부와 일하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틸은 지난 14일 미 연방수사국(FBI) 등에 구글이 중국 정보기관에 침투당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15일 백악관 행사에서 “나는 한때 그(시진핑)가 좋은 친구라고 말하곤 했다”며 “아마도 이제는 그렇게 가깝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무역분쟁 등 미중 현안이 장기전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스위스 검찰은 제약회사 기밀 정보 유출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과학자 쉐궁다를 미 펜실베이니아 법원 요청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EU 가장 높은 유리천장 깬 7남매 엄마… 첫 과제는 ‘브렉시트’

    EU 가장 높은 유리천장 깬 7남매 엄마… 첫 과제는 ‘브렉시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0) 독일 국방장관이 ‘유리천장’을 깨고 유럽연합(EU) 역사상 첫 여성 집행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독일에서 EU 집행위원장이 배출된 것도 처음이다.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폰데어라이엔 후보에 대한 인준 투표를 한 결과 재적의원(747명)의 절반 이상인 383명이 찬성표를 던져 폰데어라이엔 후보가 차기 EU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자신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내준 것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단합되고 강한 EU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오는 11월 1일 취임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내정된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함께 향후 5년간 ‘EU 정상’의 자격으로 활동한다. 이제 각 회원국 정상과 협의해 회원국별로 1명씩 집행위원 후보를 추천받아 집행위원단을 구성하는 일이 남았다.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당장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문제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 무역갈등 해소 등 산적한 현안을 떠안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취임 하루 전인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가 EU와의 합의 없는 ‘노 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다음주 선출될 영국 총리에 출마한 두 명의 후보 모두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폰데어라이엔 차기 위원장은 앞선 정견 발표에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며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갑작스런 선출로 취약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은 2014년 찬성 422표를 얻어 당선됐지만, 폰데어라이엔이 얻은 표는 가결정족수(374표)보다 겨우 9표 많았다. 7남매의 엄마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산부인과 의사 겸 의대 교수로 일하다 정치인으로 변신해 가족여성청년부 장관과 노동부 장관, 국방부 장관을 거쳤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文, 공식일정 비우고 오늘 회동 준비…여야 日대응 초당적 합의문 나올까

    靑, 추경안 처리 협조도 당부할 듯 황교안 “日요구 맞서되 외교 해결” 정경두 해임·선거제도 거론 전망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1년 4개월 만에 회동을 하면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초당적 대응방안을 담은 합의문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동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초당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인 만큼 ‘대원칙’을 천명하는 합의문이 나올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관측이지만, 17일 오후 늦게까지 여야는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했다. 여권 관계자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율 중인데 (합의문이 나올지) 결과는 내일 점심쯤은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사태에 여야가 한목소리로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아 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비운 채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대책을 논의하는 등 회동 준비에 시간을 보냈다. 청와대는 일본의 경제 보복 및 우리 대응책이 회동의 절대적인 의제인 만큼 사태 극복에 도움이 되도록 여야가 국력을 모으는 한편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도 협조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5당을 상대로 의제와 관련한 개별 설명 및 협조 요청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엄중한 시기에 열리는 만큼 여야가 초당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당 대표들은 회동 의제가 제한되지 않은 만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비롯한 안보 문제와 소득주도성장정책 등 경제 문제, 선거제 개혁 등도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2차례에 걸쳐 약 2시간 30분간 대변인, 비서실장 등과 함께 회의를 열었다. 황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해법을 내놓는다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외교로 풀어야 할 일을 무역 전쟁으로 몰고 가는 일본 정부의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정부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일본의 부당한 요구에 당당히 맞서되 외교적 해결에 조속히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후 ‘일본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지만 여야 간 견해가 엇갈려 무산됐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산업부 “韓 수출통제, 日보다 엄격” 반박

    한국, 화이트리스트 국가도 ‘캐치올’ 적용 北 관련 중점감시 품목 190개 지정 통제 동아시아 국제회의서 日조치 부당성 알려 홍남기 “日 의존도 줄일 종합대책 준비”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한국의 수출 통제인 ‘캐치올’ 제도가 일본보다 더 엄격하게 운용되고 있다”며 공개 반박에 나섰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근거 없이 이뤄졌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국장급 협의에 응할 것을 압박하려는 의도다. 일본은 전날 한국이 보낸 협의 요청 서한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은 2001년 4대 국제 수출통제 체제 가입을 마무리한 뒤 2003년 캐치올 제도를 도입했다”며 “2004년 일본이 한국을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시킨 것도 4대 체제 가입과 캐치올 도입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치올 제도란 전략물자가 아니더라도 대량파괴무기(WMD)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은 물품을 수출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이라크 사찰 결과 전략물자가 아닌 품목을 활용해 핵무기를 제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기 제작에 쓰이는 모든 품목(all)을 통제(catch)하는 캐치올이 본격 도입됐다. 산업부 설명을 종합하면 우리나라의 캐치올 제도는 적용 방식이나 통제 품목에서 일본보다 월등하다. 일본은 화이트 리스트 대상 27개국에는 캐치올 제도를 적용하지 않지만, 한국은 화이트 리스트 국가(29개국)에 수출할 때에도 무기 전용 가능성을 알거나(인지), 정부로부터 규제품목을 고지(통보)받았을 때에는 수출 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별도의 중점감시품목 190개를 지정해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다른 무기금수국가와 마찬가지로 재래식 무기 34개, 대량파괴무기 관련 40개에 대해서만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박 실장은 “최근 공개된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전략물자 관리제도 평가만 봐도 한국은 17위, 일본은 36위였다”고 말했다. 이날 산업부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 고위경제관리회의에 윤상흠 통상협력국장을 파견해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회원국에 설명하기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을 향해 협의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홍 부총리는 “수출통제 조치는 호혜적으로 함께 성장해 온 한일 경협 관계에 비춰 볼 때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일본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대책을 조만간(이르면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일본 정부, 한국과 ‘수출규제’ 추가회의 거부 방침”

    “일본 정부, 한국과 ‘수출규제’ 추가회의 거부 방침”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국이 오는 24일까지 개최하자고 요청했던 추가 회의에 대해 일본 정부가 거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양국 정부 간 신뢰 관계가 무너진 현재 상태에서는 회의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일본 측은 지난 12일 도쿄에서 처음 열린 실무회의 이후 “한국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했다”고 주장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 측이 한국의 수출통제제도를 부당하게 폄훼한 데 항의하며 국장급 양자 협의를 개최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일본 정부에 발송했다. 한일 무역 당국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핵심소재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 지난 12일 도쿄에서 과장급 실무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와 관련해 한국은 ‘협의’, 일본은 ‘설명회’라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열린 이 회의는 5시간 30분간 이어졌지만, 회의 후 일본 측은 한국이 규제 조치와 관련해 ‘철회’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한국 측과 회의 내용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교도통신은 “신뢰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제산업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차기 회의는 열리지 않는 방향이라면서 “한국 측으로부터의 문의에 메일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영등포구, 사회적 기업 육성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

    영등포구, 사회적 기업 육성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

    서울 영등포구가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한 ‘2019년 사회적 기업 육성 우수 자치단체’ 평가에서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경제 성장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며, ▲장애인 서비스 및 사회적 경제 기업 연계 ▲지역 청년의 사회적 가치 실현 활동 유도 및 활성화 ▲사회적 경제 지역 특화사업 추진 ▲생활 속 사회적 경제 인식 확산 및 판로 개척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수상하게 됐다. 시상식은 이날 서울 양재동 양재aT센터에서 개최되는 ‘사회적 기업 육성 성과 공유대회’에서 열렸다. 평가 대상은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다. 이 중 수상하는 지자체는 13곳으로, 평가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난해 29개 지자체에서 수상 대상을 대폭 축소했다. 주요 심사 기준은 ▲사회적 기업 발굴 ▲사회적 기업 육성 ▲사회적 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4개 분야다. 심사지표는 지난해 기조를 유지하되, 기존 일자리 창출 부문의 일자리 증가율 지표와 함께 올해는 예산 집행률 평가를 추가해 재정 건전성을 평가 요소로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구는 지역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자 연초에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해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민과 기업이 함께 하는 소통 릴레이, 명사특강, 공공구매 활성화 소통 상담회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벤처팀을 육성하고, 지역 내 사회적 경제 기업 사업개발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고용노동부 산하 ‘소셜 캠퍼스 온’ 유치가 확정돼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생활 속 사회적 경제 실현을 위한 공동주택 같이살림 프로젝트, 주민 기술학교, 지역 특화 브랜드 개발, 공정무역 지원 사업 등 서울시 공모사업 선정으로 5억 3000만원의 재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채현일 구청장은 “영등포구에는 44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 내 사회적 기업들을 활성화하고, 신규 기업이 자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것이 구의 역할”이라면서 “특색 있고 경쟁력을 갖춘 사회적 경제를 확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日경제보복에 박영선 “한일 무역전쟁, 위기이지만 기회도 제공”

    日경제보복에 박영선 “한일 무역전쟁, 위기이지만 기회도 제공”

    일본 정부가 지난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4일부터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나선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한일간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위기이지만 기회의 길도 제공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박장대소 북콘서트’에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투자해 스스로 일어날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렇게 말했다. 박 장관은 “(현 상황을) 대기업에 물으니 ‘일본에서 들여오면 신뢰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수입만 했다’고 반성하더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도 중소기업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해 스스로 일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기부도 연결자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동 R&D 투자전략을 짜고, 이를 위한 플랫폼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축적된 R&D는 국민 세금이 지원된 만큼 공공이익을 위해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동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이 쓴 ‘축적의 길’을 주제로 열린 이번 북콘서트에는 중기부 직원 200명이 참석했다. ‘축적의 길’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책으로, 축적을 통해서만 혁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장관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AI도 축적을 통해서 얻는 기술”이라면서 “축적이라는 단어는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의 실력”이라고 강조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부산, 일본 수출규제 피해접수센터 운영

    일본이 예고한 2차 무역보복 조치를 하루 앞둔 17일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일본 수출규제 피해접수센터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일본 수출규제 피해접수센터는 자동차 부품 등 지역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입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내 기업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받아 수출 영향을 파악하고 기업 피해 대비책을 지원할 방침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정은 마이바흐’ 네→중→일→한→러 거쳐 북한 반입 추정

    ‘김정은 마이바흐’ 네→중→일→한→러 거쳐 북한 반입 추정

    미 연구단체 4개월간의 반입 경로 추적부산항 떠난 선박 추적장치 끄고 사라져블라디보스토크서 화물기로 북 반입 추정 미국의 한 연구단체가 마이바흐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급 리무진이 반입된 경로를 추적한 결과 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러시아를 거쳐 북한으로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의 ‘북한의 전략적 조달 네트워크 노출’ 보고서를 토대로 리무진 반입 경로 추적 내용을 보도했다. C4ADS의 추적 결과에 따르면 방탄 전용차로 보이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는 지난해 6~10월 4개월 동안 5개국을 거쳐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차량을 적재한 컨테이너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출발했다. 이 컨테이너는 중국 다롄과 일본 오사카, 한국 부산항을 거쳐 러시아 나홋카까지 선박에 실려 이동했다. 이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최종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센터 측의 설명이다.첫 출항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항구에서 1대에 50만 달러에 달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가 컨테이너 2개에 각각 적재된 시기는 지난해 6월이다. 차량을 누가 처음 구매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운송은 ‘차이나 코스코시핑’ 그룹이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컨테이너는 41일간의 항해를 거쳐 7월 31일 중국 다롄 항에 도착했다. 컨테이너는 하역 이후 8월 26일까지 다롄 항에 머물렀다. 이후 컨테이너는 다시 화물선에 실려 일본 오사카를 거쳐 9월 30일 부산항에 도착했다. 이때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화물선이 바뀐다. 토고 국적의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진 컨테이너는 이제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출발했다. 컨테이너 운송 위탁 책임은 DN5505호의 선주인 ‘도영 쉬핑(Do Young Shipping)’이 맡았다. 마셜 제도 국적으로 알려진 ‘도영 쉬핑’은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파나마 선적 석유 제품 운반선 ‘카트린호’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이때 DN5505호는 18일간이나 종적을 감췄다. 10월 1일 부산항을 출항한 뒤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꺼버린 것이다. AIS 차단은 제재 회피 선박들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DN5505호가 AIS를 다시 켰을 때 이 배는 다시 한국 영해 내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이 배에 실려 있던 것은 마이바흐 세단이 적재된 컨테이너가 아니었다. 세관 자료에는 DN5505호가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적재했다고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DN5505호의 ‘종적 감추기’로 차량 행방이 다소 묘연해진 것이다. NYT와 WSJ은 C4ADS 보고서와 연구진을 인용, 마이바흐 S600 차량 2대가 비행 편으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0월 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3대의 화물기가 나홋카 항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메르세데스 차량이 이들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수송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NYT는 고려항공 소속 화물기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했다. 또 이 화물기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해외 순방시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를 운송했던 화물기들이라고 설명했다. C4ADS의 루카스 쿠오 선임 분석가는 당시 북한 화물기가 러시아에 도착한 것은 ‘묘한 우연의 일치’를 넘어선다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컨테이너선에 적재됐던 것과 같은 기종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차량은 올해 1월 31일 평양 노동당 청사로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고, 당일 김정은 위원장의 예술 대표단 사진 촬영에서도 같은 차량이 등장했다고 NYT는 전했다. 유엔 대북제재가 규제하는 다른 사치품들도 복잡한 세계 무역망을 거쳐 북한에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C4ADS에 따르면 지난 10년 이상 유명 브랜드 화장품과 의류, 애플 아이폰 등의 물품이 북한에 계속 유입되고 있다.김정은 위원장의 동행을 보여주는 사진에서 종종 맥북과 아이맥 등 미국 애플사 제품들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연구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미국 동맹국을 포함한 90여개국을 통해 사치품이 조달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추정보다 더 많은 것이다. 사치품의 판매자와 구매자는 주로 ‘돈주’로 불리는 민간 상인이고, 북한 외교관이 해외에서 배송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센터의 연구진은 또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이 800여대의 고급차를 구매한 사실도 밝혀냈다고 WSJ은 전했다.한편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석탄을 싣고 포항에 입항한 DN5505호를 억류해 조사 중이다. 정부는 이 선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미국 측의 첩보를 바탕으로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는 지난 3월 연례보고서에서 북미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 당시 등장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차는 “명백히 제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위는 또 김정은 위원장의 차량 고유 넘버 확인을 싱가포르와 중국 당국에 요청했으며 싱가포르는 이에 따라 북측에 관련 정보를 요청했지만, 북측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靑 ‘일본 무역보복’ 조선·중앙 일본어판 제목 ‘직격’

    靑 ‘일본 무역보복’ 조선·중앙 일본어판 제목 ‘직격’

    고민정 대변인 “무엇이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조선 ‘한국, 무슨 낯짝으로 일본 투자 기대하나’ 등 거명조국 민정수석 “일본 내 혐한감정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 청와대는 17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 조선·중앙일보의 일본어판 보도를 거명하며 “이게 진정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전날 밤 페이스북에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비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지난 1일 시작된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 이후 정부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신중하게 한발 한발 내디디고 있다”며 “기업은 정부와 소통으로 어떤 여파가 있을지 단기적 대책부터 근본 대책까지 논의를 거듭하고 있고, 국민은 각자 자리에서 각자 방법으로 우려 깊은 눈으로 바라보고, 정치권도 초당적 협력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7월 4일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로 원제목을 다른 제목으로 바꿔 일본어판 기사를 제공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어 조선일보가 ‘나는 선 상대는 악, 외교를 도덕화하면 아무것도 해결 못 해’(7월 5일)라는 기사를 ‘도덕성과 선악의 이분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로, ‘국채보상·동학운동 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7월 15일)를 ‘해결책 제시않고 국민 반일감정에 불붙인 청와대’로도 바꿔 제공했다고 했다. 고 대변인은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는 5월 7일 ‘우리는 얼마나 옹졸한가?‘란 한국어 제목 기사를, ‘한국인은 얼마나 편협한가’란 제목으로 바꿔 게재했다”며 “수출 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5월 7일”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도 야후재팬 국제뉴스 면에는 중앙일보 칼럼 ‘한국은 일본을 너무 모른다’, 조선일보 ‘수출규제, 외교의 장에 나와라’ ‘문통(문 대통령) 발언 다음 날 외교 사라진 한국’ 등이 2·3위에 올라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중앙일보가 일본어로 게재한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칼럼도 거론했다. 고 대변인은 “그만큼 많은 일본인이 한국 기사를 번역한 이런 기사로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고 모두 각자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고 하는 때에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일부 보도의 사실 관계가 다른데 대해 청와대가 정정보도 요청을 하는 등 대응한 적은 있지만, 청와대 대변인이 복수의 언론사 보도를 거론하며 이처럼 강력하게 비판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청와대가 제목·내용이 선정적이거나 객관성을 잃은 기사들이 일본 내 혐한 감정이 고조되는데 기여하고, 경제보복 국면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조국 수석 역시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선·중앙일보 일본판 기사 제목을 거론하며 “(해당 기사 제목을 뽑은 사람은)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고 했다. 민정수석에 이어 대변인이 동시에 특정 언론사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청와대 내부에서 두 언론의 보도가 악의적이라는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경고’의 필요성을 느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은 개인 자격으로 올린 것이며, (대변인 발언과)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변인의 발언에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인가’란 물음에는 “대변인이 늘 대통령의 말만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사에서 오보가 나가는지, 국민에게 제대로 정보가 전달되는지 파악하는 것도 대변인의 업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우리 목소리가 정말 (조선·중앙에 나온) 그대로인가”라며 “일본에서는 이 칼럼으로 한국 국민이 이런 여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우리도 수많은 일본 언론을 보고 일본 국민의 판단을 간접적으로 해석한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조선·중앙 보도로) 국민 목소리가 얼마나 정확하게 일본에 전달될지 묻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국 반도체사, 중국에 불화수소 대량 주문” 중국 보도

    “한국 반도체사, 중국에 불화수소 대량 주문” 중국 보도

    한국 반도체 회사가 중국 업체에 반도체 제조 공정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대량 주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불화수소는 일본이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한 품목 중 하나다. 중국 상하이증권보 인터넷판은 16일 산둥성에 있는 화학사인 빈화그룹이 한국 일부 반도체 회사로부터 불화수소 주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빈화그룹은 한국 반도체사에 불화수소를 납품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샘플 테스트와 일부 실험을 진행하고 나서 한국 반도체 기업과 정식으로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빈화그룹 측과 계약을 맺은 한국 반도체 회사가 어느 곳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 3종류의 제품에 대한 대 한국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다만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와 비교해 에칭가스는 일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에칭가스 수입은 중국산이 46.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일본산이 43.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편, 최근 러시아 측도 외교라인을 통해 우리나라에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개각 8월로 늦춰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 3년차 정기국회가 다가오면서 개각 시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 나갈 장관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온 데다 최근에는 군의 각종 기강해이 사태로 외교·안보라인 교체설이 불거지며 7월 말 개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9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개각과 관련해 “날짜를 정해 놓고 준비하는 건 아니지만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여권 주변에선 이달 중에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여성가족,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정보통신,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7~9명 안팎의 장관급이 교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내에서는 후임자 인선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이달 안에 개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개각이 늦어지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꼽힌다. 우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 문제다. 검증이 다 이뤄져야 인사 발표가 가능한데, 이달 말까지 보름 남짓한 기간 안에 다 마치기는 어렵다는 게 청와대 인사들의 얘기다. 둘째, 인물난이다. 적당한 후임자를 찾아내는 일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간 공방이 점차 거칠어지고 있어 자칫 장관 후보자가 됐다가 본인은 물론 집안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셋째,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한 정리와 비서진 개편이 다음달이 돼야 끝난다는 이유다. 청와대 수석은 정태호 일자리수석과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비서관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과 복기왕 정무, 김영배 민정, 김우영 자치발전, 민형배 사회정책 비서관 등이 출마 예상자다. 청와대가 검증 과정과 인물난 탓에 개각을 늦추는 것은 너무 한가한 소리다. 지금 일본의 경제 보복, 미중 무역전쟁, 북한 목선의 황당한 ‘대기 귀순’ 이후 군심(軍心) 이반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따라서 개각을 이달 내에 단행해 정부의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 청와대가 인물난을 손꼽지만 코드에 국한된 인사들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이 총리에게 “회전문 인사를 하지 말라. 세상이 깜짝 놀랄 대탕평 인사를 꼭 건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청와대와 여당은 깊이 새겨듣길 바란다. 이념과 정파를 넘어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를 발탁하려고 시도하고 노력해야만 현재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당청이 노력한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 위기를 잘 넘어야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를 맞을 수 있다.
  • [글로벌 In&Out] 수출 규제 조치, 문재인의 선택/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수출 규제 조치, 문재인의 선택/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흥분이 가시지 않은 7월 1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 부품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때가 때인 만큼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한국 정부가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G20 직전에야 한국 정부는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인 출연에 따른 보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본은 8개월 넘게 사태를 방치해 놓고 미흡한 방안을 내놨다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가 진행되는 ‘무대책’이 계속되면 일본 정부가 대항 조치를 취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기업에 피해가 발생한 뒤라면 모를까 현시점에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것에 놀랐다. 문제는 수출 규제 조치가 새로운 전개를 보인다는 데 있다. 보복에 가까운 규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는 국제적 비판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일본 정부가 안전보장상의 문제라는 새로운 논리를 들고나왔다. 한국에서 제3국으로, 혹은 북한에 중요한 전략물자가 불법 유출됐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범위의 확대를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의 안보에서 ‘우리 편’이었던 한국이 앞으로 ‘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편이 아니다’라는 것을 뜻한다. 종래부터 아베 신조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던 ‘한일 관계의 재정의’라고도 할 수 있는 중대한 정책 전환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제3국으로 군사 전용이 가능한 전략물자가 불법 수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고 그래서 수출 규제에 나선 것 아닌가. 이 사실은 과거 한국에서도 공표된 적이 있으며 한국 정부도 적발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일본은 수출 규제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기에 충분한 재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아베 총리는 전략물자가 제3국을 경유해 북한에 갔을 가능성도 언급한다. 그렇게 되면 한일 관계는 상당히 심각해진다. 문재인 정부가 대북 유화정책에 적극적인 바람에 제재에 충실하지 못하고 일본과 지역 안보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일본은 공세를 강화한다. 반면 한국은 그런 비판은 근거가 없으며 한국의 위신을 훼손하는 악성 루머라 본다. 일본은 한국이 지향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방해자’가 된다. 분명히 전략물자의 불법 수출은 문제이고,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한국 정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근거가 희박한데도 이를 딱 집어 비판하는 일본 정부의 자세는 옳은가. 일본이 한국의 존재나 행동이 일본 안보에 해롭다고 생각하면 정정당당하게 밝히면 된다. 그러나 징용 노동자 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편법으로 안보 영역까지 전선을 넓히는 것이라면 그것은 합리적인가. 과연 일본의 입장은 어느 쪽인가. 전자라고 한다면 상당히 큰 전략 전환이며 일본 국민, 나아가 국제사회에 설명하고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후자라 한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어느 쪽이든 한국은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의한 한일 관계의 재정의를 막기로 하는 것이라면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일본의 안보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기여한다고 일본과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 만약 일본의 의도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한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라면 안전보장 영역으로의 전선 확대를 하지 못하도록 한국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면서 청구권 협정도 존중한다는 매우 어려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한일 교섭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의도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떤 길을 선택하려는가.
  • 트럼프 “美 관세로 中성장 둔화… 수천개 기업 中서 떠났다”

    트럼프 “美 관세로 中성장 둔화… 수천개 기업 中서 떠났다”

    中외교부 “성장률 다른 나라보다 앞서” 美中 무역협상 재개 위한 대면접촉 난항 므누신 “이번 주 中고위급과 통화 예정”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협상 재개를 위한 첫 전화접촉에서 대면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자 미국은 이번 주 다시 중국과 전화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이번 주 중국 측과 고위급 전화접촉을 할 예정”이라며 “상당한 협상 진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그곳(베이징)에 갈 좋은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6월 말 양국 정상회담에서 협상 재개 합의 이후 양국 대표단 간 2번째 통화가 될 전망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므누신 장관은 지난 9일 중국 측 파트너인 류허(劉鶴) 부총리 및 중산(鍾山) 상무부장과 통화했지만 추후 협상 일정은 잡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2분기 성장 둔화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것이라며, 관세가 중국 경제와 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는 중국을 떠나 관세가 없는 국가로 가고자 하는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천개의 회사가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관세로 중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받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돈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2%에 그쳤다. 중국이 분기 성장률 통계를 작성한 1992년 이래 최저치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상품에 대한 그의 관세의 성공을 선전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이 반박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 6.3%를 내세워 “이건 꽤 괜찮은 성적이다. 특히 세계의 다른 주요국보다 여전히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도 이날 종성(鐘聲) 칼럼에서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성장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것을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가소로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미중 갈등이 계속되면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시 주석은 당이론지 구시에 “당의 정치적 건설을 보강해 민심을 얻어야 한다”면서 당의 각급 간부들이 정치적인 민감성을 가지고 민심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중국은 호주산 석탄을 대거 압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정보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플라츠는 중국 항구에서 호주산 발전용 석탄 1500만t이 압류됐다고 추정했다. 이번 조치는 호주가 중국 화웨이의 5G 네트위크의 장비 도입을 금지한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중국은 올 초 호주의 최대 수출 품목인 석탄의 통관 기한을 연장하고 다롄항 등에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처형설 北 김혁철 살아 있다고 본다”

    “처형설 北 김혁철 살아 있다고 본다”

    “트럼프, 김정은에 건강한 것 같아” 말해 “입항금지 선박 일부 최근까지 日 입항”국가정보원은 16일 북미 하노이 회담 협상 결렬의 책임에 따른 처형설이 돌았던 김혁철 전 북한 대미특별 대사에 대해 “살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원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은 결과 “국정원이 생체적으로 평가해볼 때 살아 있다고 본다고 했다”고 이혜훈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또 국정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직접 “건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선박 제공 사이트 등에서 확인한 결과,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의심 선박인 리치글로리호와 샤이닝리치호, 진룽호 등 3척의 화물선이 최근 나하, 노슈로 등 일본 항구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우리가 결의 위반을 전달했는 데도 일본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내법 미비를 이유로 입출항을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대응은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일본의 대북 전략물자 밀반입 사례를 수집한 게 있느냐’는 질의에 “일본이 징용 문제에서 경제·안보·대북제재 문제로 확산을 시킨다면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 동창리·산음동 미사일 시설에는 특이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대북 제재가 지속되면서 북한의 무역 규모가 급감해 무역적자가 확대됐고 식량분이 8월 말이면 소진될 것 같다고 했다. 또 북한이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이후 어선 등 조업 활동 실태를 총점검하고 각 수산사업소를 상대로 승선 인원 통제 조치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김 위원장을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 영도자로 규정했다고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文·5당 대표, 16개월 만에 靑회동…日 보복 대응 합의문 가능성

    文·5당 대표, 16개월 만에 靑회동…日 보복 대응 합의문 가능성

    日 수출 규제 초당적 대응이 핵심 의제 김상조·홍남기 등 현안 관련 보고할 듯 대북 이슈·선거법 등 현안 논의 관측도여야 5당은 16일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을 열기로 합의했다. 올 상반기 내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두고 최악의 대치를 이어 온 여야 지도부가 일본 경제보복을 계기로 머리를 맞대고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자유한국당 박맹우·바른미래당 임재훈·민주평화당 김광수·정의당 권태홍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18일 오후 4∼6시에 회동을 열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은 지난해 3월 5당 대표 회동을 기준으로 1년 4개월, 지난해 11월 5당 원내대표 회동을 기준으로 9개월 만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사상 초유의 한일 간 무역갈등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이 사안을 최단 시일 내에 해결해 나가기 위해 초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고민정 대변인은 “무엇보다 여야가 함께 모여 지혜를 모으는 모습만으로도 국민에게는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여야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초당적 대응을 핵심 의제로 정하고 다른 논의도 제한 없이 할 수 있도록 열어 두기로 했다.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추가경정예산(추경), 공직선거법 개정,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 방안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윤 사무총장은 “합의문 발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각 당에서 입장을 확인하고 합의 사항을 미리 만들어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 규제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회동 형식도 만찬이 아닌 ‘티타임’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정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만찬으로 하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중차대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티타임으로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요구했던 문 대통령과의 양자 회동은 협의되지 않았다. 회동에는 민주당 이해찬, 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참석하고 각 당 비서실장과 대변인이 배석한다. 정부·청와대에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해 현안에 대해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남북 관계에 대해 보고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단독] 한·미·일 의원단 ‘日 경제보복’ 해결 위해 26일 워싱턴에 모인다

    미일 대표단 지한파 중진 의원들로 평가한국 측 정세균·김세연 등 7명 넘을 듯 日공동단장에 나카가와·이노구치 예정 미국은 타카노 하원 포함 4명 참석 전망 한국, 미국, 일본 등 3국의 중진 의원들이 26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한미일, 특히 한일 의원들이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미일 의원단이 26일 미국에서 만나 비공개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본의 무역 제재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일본 정부의 일방적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린 바 있지만, 의원단이 공식적으로 이를 알리려고 해외 일정에 나서는 것은 수출 규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3국 의원회담의 한국 측 대표로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이수혁 의원,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이 참석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 15일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 때 교섭단체별로 1명씩 추가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 측 대표단은 총 7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8선의 나카가와 마사하루 무소속 중의원과 재선의 이노구치 구니코 자민당 참의원을 공동단장으로 세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모토 고조 자민당 중의원, 다케모토 나오카즈 자민당 중의원, 다지마 가나메 민주당 중의원, 마키야마 히로에 입헌민주당 참의원, 스에마쓰 요시노리 민주당 중의원, 도야마 기요히코 공명당 중의원 등도 함께할 전망이다. 미국은 4선의 마크 타카노 민주당 하원의원과 함께 댄 마페이 전 민주당 하원의원, 데니스 헤르텔 전 민주당 하원의원 등 총 3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로, 1명을 더해 총 4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 참석하는 미일 의원 모두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은 지한파인 동시에 다양한 국제관계 경험을 가진 중진 의원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일정에 참석하는 한국의 한 국회의원은 “이번 회담에 참석하는 한미일 의원들은 모두 미국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는 국제통”이라며 “이런 회담에서 문제없이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을 각 당에서 선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미일 의원단은 자유로운 논의를 위해 회담 결과는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다. 한국 측 의원대표단은 회담 이틀 전인 오는 24일 출국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日산업상 “수출 관리” 외교 결례 논란…성윤모 장관 “언제든 대화” 페북 맞불

    日산업상 “수출 관리” 외교 결례 논란…성윤모 장관 “언제든 대화” 페북 맞불

    서호 차관 격 낮은 日국장급 면담 논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의 트위터 발언을 페이스북으로 받아쳤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수출규제를 합리화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반박해 외교적 결례라는 논란이 일었다. 성 장관은 “한일 양국의 무역정책 수장으로서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16일 성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세코 경제산업상이 트위터에 올린 견해에 대해 나의 의견을 밝힌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앞서 세코 경제산업상은 자신의 트위터와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대항(보복) 조치가 아니라 안전 보장을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성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 계획을 발표한 직후 강제징용 관련 양국 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무역 관리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서 “세코 경제산업상도 지난 3일 트위터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둘러싼 신뢰 관계 훼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가 국제기구의 검증 대상이 아니라는 세코 경제산업상의 주장도 반박했다. 성 장관은 “일본은 구체적인 근거 제시 없이 한국의 수출 통제의 문제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자신이 있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전문가 등 국제기구에 공정한 조사를 의뢰하자는 한국 제안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일본을 방문한 서호 통일부 차관도 격이 낮은 일본 외무성 차관급 아래 국장급 당국자와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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