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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가 돈 풀든, 옥죄든…韓 살길은 선제적 구조개혁뿐”

    “트럼프가 돈 풀든, 옥죄든…韓 살길은 선제적 구조개혁뿐”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에 빠졌다. 금융시장은 하루는 ‘트럼패닉’(트럼프+공포)에, 하루는 ‘기대감’에 널을 뛰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 공백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는 트럼프 불확실성까지 겹쳐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시대를 맞는 우리 경제의 앞날과 해법을 대표적인 싱크탱크 수장 4명에게 들어 봤다. 이들은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찾아온다”고 입을 모았다. 김준경 원장 “韓 경제 상당 기간 고전할 듯… 규제개혁 등 체질개선 시급”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돈을 더 풀든, 아니면 거둬들이든 우리 경제는 상당 기간 고전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제적인 구조개혁뿐입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사회간접자본(SOC)에 약 1150조원을 투자하는 등 재정지출을 늘리고 감세정책으로 경기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는데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라며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와 반(反)이민주의를 앞세운 일자리 정책은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은 꺾일 수밖에 없다”는 김 원장은 “우리 경제의 앞날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재정정책에 의존해 왔다”며 “구조개혁이 뒤로 밀리면서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대응책은 ‘선제적 구조개혁’이라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그중에서도 ‘규제 개혁’을 첫 번째로 꼽았다. 김 원장은 “우버택시(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가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이미 도입됐지만 우리나라는 불법으로 규정짓고 있다”면서 “세계 도처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규제에 발목이 잡혀 큰 흐름에 올라타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기·전자, 철강 등 취약요인이 있는 산업분야의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성과 중심의 노동개혁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탈락한 노동자의 전직(轉職) 지원과 재교육 시스템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현정택 원장 “경제사령탑 공백 없다는 시그널, 세계 시장에 확실히 줘야” “국제무대에서 경제 공조는 쇼트트랙 경기와 같아요. 레이스 도중 엉덩이가 살짝만 밀려나도 반 바퀴씩 처지게 됩니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동아시아 경제 협력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순실 사태로 당장 다음달 열리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참석 여부조차 불투명합니다. 상당히 우려되는 지점이죠.”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트럼프 시대를 맞아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무엇보다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일관성은 차치하고) 사령탑 부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나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공백 없이 경제 정책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확실히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자동차·전자 등 제조업 중심의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상마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미 관계에서의 ‘유연한 정부 대응’도 주문했다. 현 원장은 “우리 경제는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중 사이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실리외교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일단 한·미 FTA 재협상의 경우, 이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악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대(對)중국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와 안보 문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하며 한국의 자본 투자와 핵심 부품 공급이 중국 경제·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근거로 경제협력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신(新)고립주의와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한국 및 중국 등 16개 나라가 속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기존 틀 안에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정규돈 원장 “美도 계산기 두드릴 것… 외화유동성 확보·중장기 전략 짜야”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트럼프가 다소 과격한 공약들을 내세웠지만 실제 실현되는 정책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이단아로 불리는 트럼프의 공약이 기존의 미국 공화당 정책 기조와도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데에도 보호무역주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정 원장은 공약만 놓고 방향을 설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중·장기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는 어떤 시나리오가 주어지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생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는 경제 위기를 수출로 극복했는데 수출 장벽이 높아질 경우 이를 뚫을 수 있는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물건에 대한 수요와 생산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유나 원자재 수입을 위한 외화 유동성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역 통상에 있어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요구 사항을 더 높게 제시할 수 있다”면서 “흥정을 위한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정 원장은 “향후 4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국내 경제의 유불리 전망을 따지기는 어렵다”면서도 “트럼프의 공약이 전부 이행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알셉(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등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면 동맹과의 경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보호무역 조치를 고수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도 계산기를 두드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신성환 원장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 美와 소통·발 빠른 정보 수집으로 맞서라” 미국의 대선 이후 국내 금융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트럼프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책 결정과 우리나라의 대응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하기 힘들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이런 점에서 “발 빠른 정보 수집과 미국과의 소통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대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트럼프의 경제 참모와 핵심 구성원들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트럼프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차기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사람을 보내 정보를 축적한 다음 중·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작업들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과잉 반응이 나타나고 있어 정책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내외적으로 안정화 조치에 대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는 우리나라가 첫 번째 과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그동안 중국에 대한 언급이 많았지만 중국을 직접 압박하기는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흑자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를 많이 받아 왔기 때문에 이를 줄여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가스 수입 등은 미국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의 정책 기조는 미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충격을 줄여 주는 요소다. 신 원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미국이 곧바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가계부채나 구조조정 등 국내 산적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자금 흐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국 우선의 시대… 안보 부담 늘지만 자율성 생겨 새 기회

    자국 우선의 시대… 안보 부담 늘지만 자율성 생겨 새 기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 세계는 ‘트럼프 쇼크’에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미 동맹으로 대표되는 안보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경제 동맹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트럼프 시대의 한반도는 어떻게 변해 갈까. 10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승리를 ‘세계 질서의 다극화’, ‘국가 정치의 부활’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트럼프 시대’가 우리 안보와 경제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좌담회는 이도운 서울신문 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가 참석했다. →이도운 부국장(이하 이 부국장) 트럼프 당선의 국내적, 국제적 의미는 무엇인가. -조한범 위원(이하 조 위원) 구 소련 붕괴 이후 세계 질서는 다극화됐고 미국 국력은 전성기를 이미 지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도 세계 질서 다극화의 결과라고 본다.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는 불가능하며 미국 스스로가 국익을 우선하는 고립주의를 택한 것이다. 중국의 부상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미국의 영향력도 축소되며 전 세계적으로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다. -박재적 교수(이하 박 교수) 트럼프의 당선에는 아직까지도 백인들이 가진 근본적인 기독교 정신이 영향을 줬다. 트럼프는 동성애 등에 대해 공화당의 전통적인 입장을 지켰다. 그게 테러나 이민자 문제와 함께 백인들에게 호소력을 가진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탈냉전 이후 지구촌화, 전 세계적 협력보다는 국가중심적 질서가 다시 형성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다기보다는 오히려 국가의 이익만 따져 보는 식으로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 -김현욱 교수(이하 김 교수) 미국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경제 시스템과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 질서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경제가 회복됐다고 했는데 서민들은 체감을 못 했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자 유권자들은 변화를 택한 것이다. 대외 정책 면에서 트럼프는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주는 보호무역주의, 이민 반대 정책을 얘기했다. 하지만 이로써 미국의 패권 국가로서의 역할이 약화되고 중국의 부상을 더 부추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이 부국장 안보 차원에서 한·미 관계를 진단하면 어떤가. -조 위원 이미 중국의 부상으로 한·미 관계는 재설정이 필요한 상태가 됐다. 우리는 그간 너무 안보 동맹을 맹신해 왔다. 우리의 안보 부담이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재균형 정책은 트럼프 정부에서도 안 바뀔 것이다. 미국의 중국 견제의 핵심은 한반도 지상군인데 이를 약화시킬 가능성은 적다. 또 미국이 제공하던 억제력의 상당 부분은 자력으로 확보해야겠지만 이로써 안보적 자율성이 생길 수 있다. 이건 오히려 한국의 찬스다. -박 교수 부담이 늘어나는 건 분명하지만 동맹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트럼프 뒤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동 전문가들이라 중동 정책은 트럼프가 주도권을 쥐겠지만 그 외는 공화당의 정강정책을 기본으로 할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1990년대에 주한미군을 빼려다 북핵 위기로 계획을 철수했다.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라고 그럴 수 있겠는가. -김 교수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방위비 분담 문제다. 트럼프는 기업가 마인드에서 동맹도 경제적 이윤의 문제로 본다. 결국은 재정적 기여를 하라는 것이다. 주한미군을 뺀다는 데 초점이 있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지역 차원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줄어들면서 한국의 안보 불안감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내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이 부국장 한·미 FTA부터 시작해 경제 분야의 변화는 어떻게 예상하나. -박 교수 재협상 시도는 분명할 것으로 본다. 우리가 경제 동맹으로 FTA를 포장했는데 그때 얼마나 미국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또 재협상 시도와 함께 반대급부를 내밀 것인데 그사이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문제다. 또 FTA보다 중요한 건 중국에 4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의 공장 상당수가 중국에 가 있다. 구조적 차원에서 그런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조 위원 브렉시트도 그렇고 트럼프도 그렇고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주의가 쇠퇴하고 보호무역주의로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도 구조적 위기에 처해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FTA 재협상은 부담이 될 것이다. 이번 상황을 한국 경제의 체질 변화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수출 주도 경제를 내수 위주로 재편하고 보호무역주의를 현실로 받아들여 체제 강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김 교수 한·미 FTA의 규정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침체가 문제다. 만약 FTA를 줄이고 미국이 고립주의로 들어서면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반짝 좋아질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와 맞물려 미국도 침체 위기로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 얘기를 미국에 해야 한다. →이 부국장 북·미 관계는 어떻게 되나. -김 교수 발언만으로 대북 정책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트럼프는 대화를 얘기하는데 공화당 입장은 다르다. 북한은 트럼프가 어찌 나올지 지켜볼 것이지만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조치도 할 것이다. 미국이 우려하는 본토 타격 능력을 보여주면 미국도 어떤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럼 그때 무리하게 비현실적인 비핵화를 고집하겠는가. 핵동결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도 하나의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 위원 북한에 관한 트럼프의 제스처는 계산된 행동이다. 트럼프에게는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를 위한 협상, 군사적 공격, 아니면 핵동결 수준의 협상이다. 세 번째는 우리에게는 악몽이나 미국이 원하는 건 기본적으로 핵동결이다. 그러면 비확산이 되고 미 본토 공격 능력 고도화도 중단된다. 북한은 이미 남한을 공격할 능력이 있으니 평화협정을 하자면 안 할 리 없다. 하지만 동결 협상은 우리에게 최악이고 통일도 어려워지게 된다. -박 교수 처음에는 대화를 하려고 할 것이다. 그 전에 사전 정지 작업을 할 것인데 그때 협상 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이다. 동결은 한국 정부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동맹은 1994년 제네바 협상에 한국이 소외된 이후로 미국이 한국과 모든 것을 협의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어기고 직접 북한과 협의하기에는 트럼프 주위에 이 문제에 집중할 인력이 없다. →이 부국장 우리나라는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밀접한 관계다. 그 사이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나. -김 교수 이미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중국은 경제적 파워에 기반한 패권을 더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그런 현상은 확대될 것이다. 그러면 한국의 대외 정책도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조 위원 남중국해에서 미·중의 핵심 이익이 충돌하는 경향은 계속 갈 것이다. 중국이 급속히 국방비를 늘렸지만 미국의 3분의1밖에 안 된다. 미·중 패권 다툼에서 미국이 먼저 지칠 가능성이 적고 트럼프 체제에서는 무력 충돌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국장 미국이 평화협정을 테이블에 내놓는다면 우리는 어떤 대응을 해야 하나. -조 위원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데 한·미 동맹은 북한 위협에 대한 한반도 범위에서의 양자 동맹이다. 사드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동맹 범위가 한반도를 넘어서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지역동맹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한·미 동맹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에게는 한반도의 궁극적 비핵화 외에 선택지가 없다. 핵동결 수준의 협의를 트럼프가 수용할 수 있지만 우린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 -박 교수 중국도 평화협정을 얘기하는데 그게 어떤 내용인지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그래서 북·미가 아니라 북·미·남·중이 들어가는 평화협정이 돼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걸면 미국이 그걸 들어주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시간 벌이를 하면서 전열을 정비할 수 있을 것이다. -김 교수 비핵화만 이룬다면 모든 조건은 제시할 수 있다고 하지만 평화협정은 그 조건이 뭔지 알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껄끄럽다. 우선 국내에서 우리가 무얼 지향하는지 수렴했으면 좋겠다. 비핵화인지 정권 교체인지 정권 붕괴인지, 그것을 수렴해야 한다. 정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전작권 조기 전환 가능성 北과 그랜드 바겐 할 수도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전작권 조기 전환 가능성 北과 그랜드 바겐 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외교자문역 중 한 명인 피터 후크스트라(사진 위) 전 하원 정보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에서도 한·미 관계는 굳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한·미 동맹의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크스트라 전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한·미 두 나라 사이의 강한 우정을 지속하는 것을 기대할 것”이라며 “한·미 양 국가는 강력한 국가안보와 경제적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후크스트라 전 위원장은 지난달 한 세미나에서 “트럼프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위협하거나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전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들을 개발하기 위해 지역의 우리 동맹국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다며 재검토를 밝혔으며, 트럼프 당선자가 주장해 온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빅터 차(가운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트럼프와 한·미 동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에 조기에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대북정책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자의 원칙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 짓고 관련 책임을 모두 한국에 넘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가장 큰 의문점이 드는 이슈”라며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북한 김정은과 기꺼이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다는 말부터 이 문제를 전적으로 중국에 맡기겠다는 구상까지 모든 것을 말했는데, 아마도 (크게 주고받는) ‘그랜드 바겐’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도널드 맨줄로(아래)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 동맹관계의) 재평가와 논의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동맹에 대한 미국의 기본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의회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국 家電·친구들 판타스틱”… 트럼프식 돌직구로 친밀 과시

    “한국 家電·친구들 판타스틱”… 트럼프식 돌직구로 친밀 과시

    역대 당선자 때보다 가장 발빠른 통화 한치 앞도 안 보이던 대내외 사태 숨통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경제는 시험대 박근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10일 전화통화 내용은 미국 차기 정부와 한국 간 안보 관련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던 길에서 안개가 어느 정도 걷히고 전방의 윤곽이 드러났다고 비유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의향’, ‘한국의 핵무장 논의 가능’, ‘북한 김정은과 대화 용의’ 등 기존 한·미동맹 기조를 송두리째 뒤흔들 만한 발언을 불사했다. 때문에 트럼프의 당선으로 한·미동맹은 미증유의 혼돈 속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그런데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는 한·미동맹의 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나아가 트럼프 특유의 화끈하고 쉬운 화법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기존 미국 대통령들보다 더 세게 동맹 강화를 희구하는 듯한 인상마저 줬다. 예컨대 트럼프는 “북한 문제를 포함해 (박 대통령의 말에) 100% 동의한다”, “우리(미국)는 당신들(한국)과 100% 함께할 것” 등 외교적으로 잘 쓰지 않는 ‘100%’란 표현을 2차례나 구사했다. “당신(박 대통령)과 함께할 것” 등도 트럼프식 화법이라 할 만하다. 또 선거 과정에서 한·미 통상 관계에 불만을 표시했던 태도가 무색하게 이날 통화에서는 한국산 가전제품을 호평하는가 하면, 한국에 친구가 많고 한국인들이 굉장히 좋은 사람들(fantastic people)이라고 칭찬하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날 전화통화 시간이 10여분에 불과하고, 취임 전이라 국내외적으로 안정적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외교적 덕담을 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 당선자라는 엄중한 지위로 볼 때 트럼프의 발언은 최소한 향후 한·미동맹의 거시적 기조를 시사한 것임에는 틀림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각론이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놓고 양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트럼프가 돌출적 대응을 할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안보를 비용 등 비즈니스 차원으로 접근하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하며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거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추진할 경우 한·미동맹은 큰 시험대 위에 오르게 된다. 또 김정은과 대화에 나서겠다며 기존 대북 압박정책을 무력화시키려 할 경우엔 현재의 한국 정부와의 마찰이 불가피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고하자고 나올 가능성 등 경제 분야도 격변의 사정권 안에 있다. 한편 이날 전화통화가 역대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당선자 간에 가장 빨리 성사된 것을 놓고 같은 날 앞서 통화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케이스를 트럼프 측이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최순실 사태를 트럼프 변수 등 외교 현안으로 돌파하려는 청와대가 전화통화 성사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트럼프 스톰] 떨고 있는 미국 스포츠, LA의 2024년 올림픽 도전 물거품 되나

    [트럼프 스톰] 떨고 있는 미국 스포츠, LA의 2024년 올림픽 도전 물거품 되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돼 여러 부문에서 그가 취임 후에도 선거운동 때 공언했던 내용대로 정책을 펴나갈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츠 분야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다. 영국 BBC가 10일(이하 한국시간) 트럼프의 당선이 스포츠계에 끼칠 수 있는 좋지 않은 영향들을 전망해봤다. 먼저 2024년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프랑스 파리,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놓고 대회 개최권을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로 시계를 되돌리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던 에릭 가르세티 LA 시장은 IOC 위원들이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 도시의 유치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전한 바 있다. 가르세티 시장은 “IOC 위원들은 우리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말, 미국이 시선을 내부로만 돌리면, 그렇게 한 다른 나라처럼 세계평화나 진보, 우리 모두를 위해 좋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 여름 “일부가 다른 이들에게 견줘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의 세계”에 대해 언급했다. 그 언급은 무슬림의 이민을 막고 수백만명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를 향한 것으로 비쳤다. 트럼프의 공약들은 다양한 나라와 문화를 포용하려는 IOC 위원들의 투표 성향과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가르세티 시장은 “그들은 미국이 그렇게 이상하게 선회할지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2026년 월드컵.  미국이 유치 경쟁의 선두에 서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FIFA는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을 갖고 있고, 축구 불모지로 여겨지다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북미 대륙 전체로 축구 열기를 확산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더불어 본선 진출 국가를 40개에서 48개로 늘리려는 야심찬 계획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을 개최하는 IOC와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월드컵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FIFA 수뇌부는 받아들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빅토르 몬타글리아니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 회장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럴 경우 트럼프가 공언했던 멕시코 장벽 추진과 그로 인한 관계 악화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유치전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고 확고한 재정 보증이 있을 때에만 성공할 수 있는데 두 나라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런 큰 이슈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트럼프는 당선 소감을 발표하면서 “우리와 어울리려 하는 다른 모든 나라들과 어울려 지낼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12일 오전 미국과 멕시코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치러 스포츠가 정치를 뛰어넘을 수 있는지를 보여줄 참이다.    셋째로 트럼프는 미국의 여러 무역협정을 손질하겠다고 공언했다. 국경 넘어 미국의 스포츠를 수출하려는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의 글로벌 확장 계획은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입 관세 부과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 중국과 같은 나라들이 45%의 관세를 물어가면서 미국기업들이 주로 수익을 챙기는 경기들을 개최하려 하고 원정 팀과 리그에 이익이 돌아가는 관세협약을 맺겠다고 나설 것인가? 회의적이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은 열려 있으며 미국 스포츠 팀들이 방문해 경기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팀들도 이제 근본적으로 다른 글로벌 경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FIFA 간부들에 대한 부패 수사에 나섰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그가 지명한 법무부 장관이 이를 우선사항으로 계속 고려할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전 부회장 잭 워너와 제프리 웹이 미국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FIFA 간부들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지만 아직 기소되지 않았는데 새 법무부 장관이 이들을 제대로 기소할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기밀 누설/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의 기밀 누설/임창용 논설위원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영국은 물론 세계사에 빛나는 영웅으로 꼽히지만 문필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회고록 ‘제2차 세계대전’은 노벨문학상까지 그에게 안겼다. 처칠은 그에 앞서 1차 세계대전을 다룬 ‘세계의 위기’도 출간했는데, 국가 기밀을 기술했다가 훗날 구설에 오른다. 회고록에 따르면 그는 해군장관이던 1914년 좌초한 독일 군함이 암호책 2권을 납덩이를 매달아 바다에 던진 사실을 보고받고 잠수사를 동원해 건져내도록 한다. 연합군은 이를 기초로 정밀한 암호 해독 체계를 갖췄고, 독일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 하면서 전쟁을 치렀다. 회고록 출간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독일은 2차대전을 앞두고 당시로선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평가받은 암호 ‘에니그마’를 개발, 연합군에 큰 피해를 줬다. 처칠의 회고록 사례는 군사기밀을 비롯한 국가기밀 유출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 때문에 기밀 작성과 직접 관계된 사람이나 총리, 대통령 같은 통치권자 등 극소수만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혹 일부 통치권자들은 스스로 기밀을 자랑스럽게 유출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최근 탄핵 위기에 몰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르몽드의 두 기자에게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을 학살한 의혹을 받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암살을 지시하는 등 재임 기간의 비화를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사달은 기자들이 인터뷰를 엮어 대담집을 발간하면서 났다. 야당 의원들은 그가 헌법을 위반했다며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기밀 누설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각종 구설로 국민 지지율이 바닥인 마당에 탄핵 사태까지 겹쳐 1년 남은 임기마저 위태롭게 됐다. 우리나라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밀 누설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지난해 2월 ‘대통령의 시간’이란 회고록을 내자 일부 시민단체들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때 이면계약서 존재, 북한이 제시했던 정상회담 조건 등에 대해 기술한 게 문제가 됐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뜨거웠다.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도 공무상 비밀 누설 논란에 휩싸여 있다.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이나 국무회의 발언 자료를 사전에 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종본이 아니어서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출 자료에 기밀 사항이 담겼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죄 적용도 가능해진다. 법 위반 여부를 떠나 최고 통치권자가 사인(私人)에게 국가의 중요 기록을 건넨 행위는 납득하기 어렵다. 올랑드 대통령의 대담집 제목은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이다. 안 된다는 걸 알면서 말하고 누설하는 통치권자들의 입에 천근 납덩이라도 매달아야 할까.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사설] 트럼프 시대 대응할 안보·경제 전략 시급하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요구 예상 어려운 상황에 더 큰 시련 줄 수도 TF 만들고 트럼프와 협상 나서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 지구촌 전체가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한 트럼프 후보의 예상 밖 승리는 전 세계가 앞으로 격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 ·안보·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우리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은 크게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설명할 수 있다. 탈냉전시대 이후 지속된 팍스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평화) 정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고수해 온 자유무역주의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북핵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격감 등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삼각파도를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을 맞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미국을 우선하지만 모든 나라를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우선 정책은 곧 대외적으로 고립주의 강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고립주의에서 적극적인 개입주의로 바뀌어 세계의 각종 분쟁에 개입해 왔다. 탈냉전시대 이후에는 유엔과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분쟁에 개입하는 등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었다. 트럼프 시대에는 고립주의 강화, 다시 말해 개입주의 약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고립주의 강화는 주한미군 주둔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동맹국들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트럼프는 공언한 대로 우리나라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나설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5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인적 비용을 100% 부담하는 것이 왜 안 되느냐”고 주장했다. 우리가 방위비 인상을 주저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막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안보 시스템은 엄청난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물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을 부담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로서는 속히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트럼프의 외교 참모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진의를 파악, 대비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핵무장 카드로 맞서는 등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 방향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북한을 통치하는 자는 미친 인간이라고 했다가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 등 대북 정책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복안은 밝히지 않았다. 우리를 배제한 대북 정책이 툭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원활한 소통 라인 확보가 시급하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은 우리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깨진 약속’ 또는 ‘일자리 킬러’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노동자 계층의 백인표를 흡수해 당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한·미 FTA가 수술대에 오르면 미국은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국 간 무역관세가 부활하면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 수출 손실액이 약 30조원에 이르고 일자리도 24만개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이지만 서둘러 트럼프 측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이 내년 초에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우리도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물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무역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일자리를 앗아가는 대표적인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경쟁을 벌일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중국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것이다. 중국 시장의 위축은 곧바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벌써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어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한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 인수위와의 협의 등을 포함해 차기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정책 연속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트럼프 캠프, 공화당 측과 106차례 접촉해 동맹국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방위비 분담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설명했다는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외교·경제 당국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가 협상의 명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떠한 협상 카드에도 맞설 만반의 준비를 해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이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위기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도전 의식을 키워 나가야 한다.
  •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1980년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을 놓고 사람들은 ‘컬러풀’(화려)하다고 했다. 기업들과 함께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수출 한국호’를 이끄는 모습이 다른 부처보다 화려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역과 산업, 에너지뿐 아니라 옛 외교통상부가 관할하던 통상 분야까지 가져오면서 덩치는 더 커졌다. 본부 인력만 860명에 이른다. 산업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원, 전기요금, 자유무역협정(FTA), 자원 개발, 수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실물경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곳이다. 이에 더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뛰고 있다. 산업부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정만기(58·행시 27회) 1차관 소관인 산업·무역 분야와 우태희(55·27회) 2차관이 관할하는 에너지·통상 분야다. 정 차관은 요즘 들어 업무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급 간부 때에는 보고서 문구 하나 갖고도 꼼꼼하게 따졌는데 차관으로 온 뒤 유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워낙 세세하게 따지니 정 차관 스스로 스타일을 바꿨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점심 저녁으로 국·과장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중 FTA와 한·캐나다 FTA를 주도해 산업부 내 통상전문가로 통하는 우 차관은 엘리트 공무원의 전형을 보여 준다. ‘행시 27회 최연소 수석’과 ‘고속 승진’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부하 직원들을 잘 챙기고 합리적이지만 “차갑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다. 1급 간부 가운데 고참 격인 이인호(55·31회) 통상차관보는 조직 내에서 ‘호인’으로 불린다. 스킨십이 많고 후배들을 잘 챙긴다. 업무는 큰 줄기만 챙기고 후배들에게 맡긴다. 무역투자실장 때에는 디테일에 강한 주 장관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박일준(53·31회) 기획조정실장은 업무 전문성과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상황 판단도 빨라 몇 수를 내다보고 업무 지시를 내린다. 후배들이 일하기에 편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립’(장악력)이 강해 모시기가 쉽지 않은 상사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있다. 늦은 밤에도 ‘카카오톡’ 등의 방법으로 즉각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편이다. 채희봉(51·32회) 무역투자실장은 지난여름 ‘전기요금 폭탄’ 논란 속에서 정부 논리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채 실장은 “에어컨을 4시간만 켜도 된다는 의미로 말한 적이 없는데 앞뒤 문맥이 모두 잘리면서 국민적 오해를 샀다”며 아쉬워했다.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스타일은 아니어서 정무적 판단이 다소 약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 장관의 믿음이 워낙 강해 지난달부터 무역투자실장을 맡아 수출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성천(53·32회) 산업정책실장은 인간미가 있는 상사로 기억하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한 국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 근무 때 크게 다친 기획재정부 동료와 그 가족을 보살피고 챙기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두뇌 회전이 빠르면서 의리도 있는 선배”라고 말했다. 산업부에서는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간부”라는 평도 나온다. 산업정책관으로 재직할 때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을 통과시키는 뚝심을 보여 줬다. 강한 추진력 덕에 ‘리틀 주형환’으로 불리는 도경환(56·29회) 산업기반실장은 올해 가장 바빴던 1급 간부로 꼽힌다. 연초에는 산업부 업무보고를 총괄했고 2월에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네거티브 규제개혁 시스템’을 입안했다. 추진력이라면 빠지지 않는 주 장관도 이런 도 실장을 칭찬했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방안과 ‘코리아 세일페스타’도 맡았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형님 리더십’을 보완하면 따르는 후배들이 좀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도(55·31회) 통상교섭실장은 대변인 출신으로 달변이다. 대변인 때는 ‘말술’로 기자들을 괴롭혔다. 기자들에게 하는 것과 다르게 후배들에게는 ‘배려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해외에 파견나간 후배 공무원들이 가장 통화하고 싶은 선배 중 한 명이다. 산업부 출신인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동서지간이다. “너무 잘나가 견제를 받았다”는 정승일(52·33회) 에너지자원실장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에 강점이 있다. 주 장관이 전기요금 누진제의 ‘소방수’로 정 실장을 전격 투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재산권 침해와 ‘님비’(지역 이기주의)로 갈등을 빚었던 경남 밀양 송전탑 건립을 비롯해 경주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도 무난하게 해결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봤던 한 과장은 “문제의 핵심을 잘 짚는 것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접근해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따르는 후배들이 많지만 ‘너무 유(柔)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허청 출신으로 산업부로 자리를 옮겨 온 제대식(57·기시 22회)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기술 전문가다. ‘함께하는 리더십’이 강점이다. 특허청에 있을 때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에 꼽히기도 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토론으로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갤럭시노트7 리콜’과 ‘이케아 서랍장 리콜’처럼 가끔 한 박자씩 늦는 결정을 보여 줄 때도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미 FTA 전도사’ 김현종 WTO 상소기구 위원 내정

    ‘한·미 FTA 전도사’ 김현종 WTO 상소기구 위원 내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도사’로 불렸던 김현종(57) 한국외대 교수가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 위원으로 내정됐다고 산업통상자원부가 9일 밝혔다. 김 교수는 오는 23일 WTO 분쟁해결기구(DSB) 정례회의에서 공식 선임된다. WTO 상소기구는 WTO 분쟁의 최종심(2심)을 담당하는 심판기구다. 상소기구 위원은 분쟁의 최고 판단자로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받는다. 임기는 4년이다. 김 교수는 한·미 FTA 체결 당시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협상을 주도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美 우선주의’… 中과 무역 충돌땐 지역 안보까지 흔들

    트럼프 ‘美 우선주의’… 中과 무역 충돌땐 지역 안보까지 흔들

    IS 문제 해결에 러시아와 협조 북핵문제로 中과 갈등 커질 듯 안보비용 놓고 EU와 마찰 전망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의 새 경제정책과 안보정책에 대한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대외정책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이익 우선주의)를 내걸었다. 한국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을 전면 폐기하고 미국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무역 질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을 상징해 온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동맹국과도 상호주의에 따라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 독일 등이 스스로 방어를 할 수 있게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시리아 내전과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럽·중국·이란 등 갈등 고조 가능성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서양 동맹’에 더 많은 안보 비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할 전망이다. 일부 유럽 국가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미국과 유럽 간 동맹 관계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도 북핵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나 시진핑 중국 주석은 6자 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생각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고 있어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이란에서도 트럼프 집권 이후 강경파가 힘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 동중국해·남중국해 문제에서도 미국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지금의 개입주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친중 성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어서 이 지역 패권싸움 판도도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亞 수출국에 대한 압박 크게 높일 듯 힐러리 클린턴와 트럼프 모두 대선공약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가 훨씬 강력한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취임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출 국가에 대한 압박 강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관세 부과 말고도 지적재산권 보호 관련 법 집행,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수입 규제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한다. 당장 ‘FTA 폐기’를 볼모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유럽연합(EU) 등과 TPP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무역질서의 근본인 세계무역기구(WTO) 지침을 더이상 따르지 않고 중국에 대해 독자적인 관세 장벽을 세우겠다고 밝힌 만큼 두 나라 간 무역전쟁도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으로 세계 경제 불안감이 커지고 미국이 내년부터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달러 자본을 대거 옮기면서 일부 아시아 국가에 ‘달러 가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3조 달러가 넘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日 ‘미·일동맹’ 초긴장… 中 “미국판 문화대혁명”… EU도 비상

    日 ‘미·일동맹’ 초긴장… 中 “미국판 문화대혁명”… EU도 비상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축전을 보내며 관계 강화의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일본 정부는 내부적으로 대선 결과의 영향 등을 숙의하면서 긴장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및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 향후 움직임을 주시하며 현안에 대처하겠다는 자세다. 또 트럼프 측 인맥과 접촉을 서두르는 등 새 권력과 연락 통로 점검 등 관계 구축에 부심했다. 트럼프는 “일본이 미국에 안보를 무임승차해 왔으며 무역협정도 불공평하다”면서 주일미군 분담비 전액 부담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 등을 주장해 왔다. 아베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미·일은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흔들림 없는 동맹”이라면서 “당선자와 손을 잡고 세계가 직면하는 과제를 함께 해결해 가고 싶다”는 내용의 축전을 바로 보냈다. 또 “당선자가 유례없는 능력으로 비즈니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미국 경제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치겨세우며 아·태 평화와 번영를 위해 미·일이 주도적 역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의 충격과 불안감은 이날 증시 등 금융시장으로 표출됐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엔화 가치는 올랐다. 도쿄증시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36% 하락한 1만 6251.54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 요동에 재무성과 일본은행, 금융청 등은 긴급 회의를 열고, “투기 행동에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친근감 표시 등 친러적인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의 당선에 러시아 측은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NHK 등은 전했다. 푸틴은 트럼프의 당선 확정 소식이 알려진 뒤 곧바로 축하 전문을 보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낸 전문에서 “위기 상황에 처한 미·러 관계 개선, 국제 안보 도전에 대한 효율적 대응 방안 모색 등에서 공동 작업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에는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의 승리가 EU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인 무역 자유화 등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큰 탓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트럼프 정부가 나토 내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동력을 잃은 미국과 EU 간의 무역협정도 종지부를 맞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유럽에선 트럼프의 당선이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의 10배의 충격을 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백지화 위기에 처했다. 국내 생산품의 80%를 미국에 수출하는 멕시코 경제는 큰 위협을 받게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당장 한국 흑자품목 수입 규제 가능성

    美, 당장 한국 흑자품목 수입 규제 가능성

    트럼프, 中 환율조작국 지정 공약 징벌적 관세까지 부과 땐 ‘치명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외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은 ‘보호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뿐만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미국의 무역수지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든 협정에 대해 ‘재협상’ 또는 ‘폐기’를 주장해 왔다. 물론 “현재 시스템을 급격히 바꾸기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도 있지만, 미국민의 민심이 급진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교역질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 경제는 미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세계적 교역 패러다임의 전환에 서둘러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9일 오후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는 한·미 통상현안 긴급점검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반(反)무역주의와 보호무역 강화를 주장한 만큼, 대미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면서 “당장 미국 측 수입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8월 미국의 쇠락한 제조업지대를 뜻하는 ‘러스트벨트’의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한·미 FTA는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 ‘깨진 약속’이며 무역적자는 늘고 미국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졌다”면서 한·미 FTA 재협상을 강조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에 의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는 TPP도 “탈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2011년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12년 101억 달러 흑자를 낸 데 이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166억 달러의 흑자를 내는 등 해마다 1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스마트폰 등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부품, 석유화학 등 대미 교역 흑자 품목은 모두 FTA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한국이 보호무역주의로 치달을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 놓이게 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과 ‘45%의 징벌적 상계관세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이 실행에 들어갈 경우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불가피하고,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산업 전반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 수출의 38.3%(중국 26.0%, 미국 13.3%)를 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중 간의 보호무역 조치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열린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실물 측면에서도 미국의 경제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이 증대될 것”이라면서 “현재보다는 보호무역주의 성향과 주요국에 대한 환율 관련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선거 운동시기 주장했던 ‘북한 선제타격론’, ‘주한 미군 분담금 인상, 철수’ 등 한반도 관련 공약이 구체화될 경우 북한 리스크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한 미군 철수, 핵우산 제거 등 안보는 통상문제와 직결돼 있다”면서 “트럼프의 한반도 공약이 실행된다면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칠 타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참가 시기를 놓친 TPP를 미국이 철회할 경우 ‘관심 표명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참가국들에 대한 협상 시간을 벌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 측면도 있다. 장상식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TPP는 나중에 들어갈수록 기존 가입국의 요구사항이 많아져 기회비용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면서 “트럼프가 TPP를 없애거나 새로운 각도에서 한다면 처음부터 들어갈 수 있는 플러스 요인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북미 직접 대화? 韓핵무장 촉발? 대북정책 한치 앞 안 보여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북미 직접 대화? 韓핵무장 촉발? 대북정책 한치 앞 안 보여

    유세·인터뷰서 한·미동맹 폄훼 한·일 등에 ‘미군 철수’ 으름장 “FTA로 잃어버린 일자리 찾겠다”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는 격랑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동안 각종 유세 연설과 인터뷰 등을 통해 한·미 동맹을 폄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상이라며 재고하겠다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한국의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밝힌 이 같은 공약이 실제 이뤄진다면 한·미 동맹은 최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가장 자주 언급한 것은 동맹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트럼프의 당선으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재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를 보호하는 데 자신들의 몫을 내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뒤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둔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는 사실과 다름에도 트럼프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를 되풀이했다. 돈이 된다면 동맹과도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에 어필한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한 인터뷰에서 한국 등이 방위비를 100%까지 내야 한다고 주장, 수위를 높였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를 각각 50% 정도씩 나눠 내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을 연결시키고 있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미국에 더 불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미국에 미칠 손익계산서를 두들겨 보면 이런 공약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방위비 인상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신(新)고립주의’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통상 공약에도 그대로 이어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파기는 물론 한·미 FTA도 미국에 불리하다며 재협상을 예고했다. 한·미 FTA 협상을 총괄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대표는 지난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으니, 대통령이 의회와 협의해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한·미 FTA는 양국에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그동안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미 동맹 약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통치력을 칭찬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아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가 그동안 밝힌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는 원론적 발언만 있었을 뿐 구체적 정책이나 비전은 없었다. 한국 정부를 따돌리고 대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하며 협력보다는 갈등을 예고해 중국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가 한국, 일본 등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으면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도 걱정스럽다. 이는 동북아 핵개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으로,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불투명하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캠프 및 인수위원회에 한국 등 아시아 전문가들이 거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정책에 대한 숙고 없이 표심을 위한 포퓰리즘적 발언만 해 온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한·미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한·미 간 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동맹이라도 돈 따져 FTA 재협상?… 대북 정책은 한치 앞 안보여

    8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는 격랑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그동안 각종 유세 연설과 인터뷰 등을 통해 한·미 동맹을 폄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실패한 협상이라며 재고하겠다고 주장했을 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한국의 핵무장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밝힌 이 같은 공약이 실제 이뤄진다면 한·미 동맹은 최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가장 자주 언급한 것은 동맹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트럼프의 당선으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재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이 자국 방위를 보호하는 데 자신들의 몫을 내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 뒤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둔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주장인데, 이는 사실과 다름에도 트럼프는 기회가 될 때마다 이를 되풀이했다. 돈이 된다면 동맹과도 철저히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움으로써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에 어필한 것이다. 트럼프는 특히 한 인터뷰에서 한국 등이 방위비를 100%까지 내야 한다고 주장, 수위를 높였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을 위한 방위비를 각각 50% 정도씩 나눠 내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을 연결시키고 있지만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미국에 더 불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미국에 미칠 손익계산서를 두들겨 보면 이런 공약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방위비 인상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트럼프가 ‘미국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신(新)고립주의’는 외교·안보뿐 아니라 통상 공약에도 그대로 이어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타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파기는 물론 한·미 FTA도 미국에 불리하다며 재협상을 예고했다. 한·미 FTA 협상을 총괄했던 웬디 커틀러 전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대표는 지난 7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으니, 대통령이 의회와 협의해 재협상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한·미 FTA는 양국에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북한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그동안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미 동맹 약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아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특히 김정은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통치력을 칭찬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아 북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가 그동안 밝힌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은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는 원론적 발언만 있었을 뿐 구체적 정책이나 비전은 없었다. 한국 정부를 따돌리고 대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환율조작국’이라고 비판하며 협력보다는 갈등을 예고해 중국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트럼프가 한국, 일본 등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는 등 협조하지 않으면 스스로 핵무장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도 걱정스럽다. 이는 동북아 핵개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으로,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불투명하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캠프 및 인수위원회에 한국 등 아시아 전문가들이 거의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정책에 대한 숙고 없이 표심을 위한 포퓰리즘적 발언만 해 온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한·미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한·미 간 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한·미 동맹 ‘격랑속으로’
  • 기득권 향한 분노·백인 노동자 결집… 경합주·러스트벨트 휩쓸어

    기득권 향한 분노·백인 노동자 결집… 경합주·러스트벨트 휩쓸어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백인 ‘블루칼라’의 분노를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자유무역과 기술발전이 가져온 경제성장에서 소외된 미국 백인 노동자층은 기존 정치권이 자신들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자 좌절하고 분노했다. 아웃사이더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화법으로 타 인종과 타국이 강탈한 경제적 기회를 되찾아 오겠다고 공언해 백인 노동자층의 분노와 혐오를 자극했다. 결국 이들의 몰표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경합 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는 물론이고 민주당의 우세 또는 박빙 지역으로 분류됐던 위스콘신과 미시간, 오하이오 등 러스트 벨트(중서부 지역의 낙후된 공업도시)를 휩쓸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곳은 노조에 가입된 백인 노동자층의 비율이 높아 민주당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지역의 경제를 떠받치던 제조업체가 값싼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백인 노동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민주당 지지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백인 노동자층의 경제적 몰락은 미국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졌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5월 미국 중산층의 비율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산층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진행돼 지난해 중산층 소득 중간값은 2000년에 비해 4% 감소했다. 중산층이 소유한 순자산은 같은 기간 28% 가까이 줄었다. 자신들에게 직접 타격을 준 금융위기에 대해 책임지는 월스트리트 금융인은 없었다는 것도 이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 중산층이 붕괴하면서 지역·산업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과 소외감은 증폭됐다. 2000년 이후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몰락한 계층은 제조업이 경제 기반인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일리노이 등 러스트 벨트에 집중됐다. 반면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상승한 계층은 정보통신기술(IT) 및 고숙련 서비스업체가 밀집한 동·서부 해안 주에 몰려 있었다. 생계가 어려워진 중산층, 특히 백인 노동자층은 자유무역과 IT·금융 등 서비스산업이 중심이 된 미국의 기존 경제 체제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4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민의 49%가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추고 있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자유무역에 긍정적 입장을 드러낸 응답자는 44%였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은 백인 노동자층의 불만을 해결해 주지 못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모두 자유무역을 추진했고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 재벌의 이익만 옹호했다.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아닌 트럼프를 보고 지지했다”며 “유권자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에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층의 이런 심리와 상황을 제대로 읽었다. 트럼프는 출마 이후 줄곧 중국, 멕시코 등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고 주장하며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백인 전체의 공포도 자극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기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관용 정책과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강화하면서 백인들은 미국이 ‘백인의 나라’에서 ‘소수인종의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공포감을 느꼈다. 실제로 백인 인구 비율은 2000년 69.1%였지만 2014년 62.1%로 크게 줄었다.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는 “흑인 대통령을 8년 겪은 백인 남성은 여성 대통령이 집권하는 것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승리를 점친 바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 무슬림, 소수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노골적으로 폄하한 것은 이방인에 대한 백인의 공포와 혐오에 기대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었다.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에서 금기시돼 온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거침없이 하며 백인을 결집시켰다. CNN이 투표자 2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에서 전국적으로 대학 졸업장이 없는 백인 남성의 72%가 트럼프에게 몰표를 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백인층에서도 58%가 트럼프를, 37%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클린턴은 소수인종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지만 미국 유권자의 5분의3을 차지하는 백인이 대거 트럼프를 밀면서 승부는 기울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백인 하층민 분노와 좌절이 만든 ‘대통령 트럼프’

    백인 하층민 분노와 좌절이 만든 ‘대통령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는 ‘백인 중하층의 분노’가 꼽힌다. 1990년대 자유무역과 기술발전이 가져온 경제성장에서 소외된 미국 백인 중하층은 기존 정치권이 자신들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자 좌절하고 분노했다.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화법으로 타 인종과 타국이 강탈한 경제적 기회를 되찾아 오겠다고 공언해 백인 중하층의 분노와 혐오를 자극했고, 이들의 몰표로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와 플로리다는 물론이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우세 또는 박빙 지역으로 분류됐던 위스콘신,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 벨트(중서부 지역의 낙후된 공업도시)를 휩쓸면서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러스트 벨트는 백인 노동자층의 비율이 높아 노조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민주당의 보루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지역의 경제를 떠받치던 제조업체가 값싼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백인 노동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다. 백인 노동자층의 경제적 몰락은 미국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졌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5월 미국 중산층의 비율이 지난해 사상 최초로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산층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진행돼 지난해 중산층 소득 중간값은 2000년에 비해 4% 감소했다. 중산층이 소유한 순자산은 28% 가까이 줄었다. 중산층이 붕괴하면서 지역·산업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과 소외감은 증폭됐다. 2000년 이후 중산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몰락한 계층은 제조업이 경제 기반인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일리노이 등 러스트 벨트에 집중됐다. 반면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상승한 계층은 정보통신기술 및 고숙련 서비스업체가 밀집한 동·서부 해안 주에 몰려 있었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중산층, 특히 백인 노동자층은 자유무역과 정보기술(IT)·금융 등 서비스산업이 중심이 된 미국의 기존 경제 체제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4월 여론조사에서는 미국민의 49%가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추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관대한 정책과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강화되면서 백인 중하층은 자신의 경제적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고 느끼게 됐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은 백인 중하층의 불만을 해소해 주지 못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모두 자유무역을 추진했고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 재벌들의 이익만 옹호했다. 민주당은 총기 소유, 낙태 금지 등 백인의 가치를 조소했고 공화당은 백인 노동자층의 생계를 위한 복지에 무관심했다. 컬럼비아대 로버트 샤피로 교수는 “공화당 지도부는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아닌 트럼프를 보고 지지한다”며 “유권자들은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에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공화당 지도부가 그에게서 고개를 돌렸고, 이게 백인 노동자층에게 먹혀들었다. 트럼프는 백인 중하층의 이런 심리와 상황을 제대로 읽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그들의 논리와 언어로 풀어냈다. 트럼프는 출마 이후 줄곧 중국, 멕시코 등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아간다고 주장하며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재검토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클린턴에 대해서는 그의 남편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고 클린턴 역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찬성했다고 비판하며 그를 ‘노동자의 적’으로 몰아세웠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 무슬림, 소수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노골적으로 폄하한 것 역시 백인 노동자층이 막연히 갖고 있던 이방인에 대한 공포와 혐오에 기대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었다. 트럼프는 기존 정치권에서 금기시돼 온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거침없이 하며 백인 노동자층을 결집시켰다. 하지만 트럼프의 혐오에 기댄 승리전략은 미국 정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조지타운대의 E J 디온 주니어 교수는 ‘트럼프뿐 아니라 트럼피즘도 물리쳐야 한다’는 칼럼에서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언행과 여성혐오, 탐욕, 복수심이 남아선 안 된다”며 “트럼피즘은 백인 우월주의와 극우주의가 활개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속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속보)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597일의 대장정 끝에 이날 미 전역에서 열린 대선 투표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대통령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트럼프는 다음 날 오전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넘겨 역사적인 대권을 거머쥐었다. 개표 결과, 트럼프는 3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를 석권하는 등 경합주에서 큰 승리를 거두고 전통적인 우세주를 대부분 지키는 기염을 토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기성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가 미 대통령이 된 것은 사실상 240년 미국사 최초의 일이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시 만 70세로 미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기록도 세운다. ‘아웃사이더’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은 바야흐로 아직 가본적 없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6월 ‘미국 제일주의’의 대선 출사표를 던진 트럼프가 레이스 내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창한 것을 고려하면 그 충격파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밝힌 터라 한반도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트럼프가 당 경선에서 기라성 같은 16명의 경쟁자를 차례로 꺾은 데 이어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역임하며 ‘가장 잘 준비된 후보’로 불린 클린턴까지 침몰시킨 것은 주류 기득권 정치에 대한 미국인의 광범위한 불만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의 지지층인 백인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008년 금융위기와 세계화 이후의 양극화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중산층 붕괴, 월가와 결탁한 기득권 정치의 폐해 등을 심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8년 만에 대통령을 배출해 정권을 되찾은 데 이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지켜냄으로써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이메일 스캔들’에 시종 발목이 잡혔던 클린턴은 ‘역대급 비호감’의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8년 전에 이은 대권 재수에 실패하면서 미국사 최초의 여성 대통령 꿈을 결국 접고 정치권을 떠나게 됐다. 민주당은 ‘8년 통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연속 정권 연장에 실패하며 야당으로 전락했다. 트럼프는 다음 달 19일 각 주 선거인단의 투표, 내년 1월6일 상원의 당선 발표 등 요식절차를 거쳐 1월20일 세계 최강국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4년 간의 임기를 이끌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부동산재벌 ‘아웃사이더’→美 대통령으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부동산재벌 ‘아웃사이더’→美 대통령으로

    억만장자 부동산재벌이자 ‘이단아’로 불렸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되는 ‘대이변’이 일어났다. 선거 직전까지 힐러리의 우세를 점치는 언론과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트럼프가 막판 대역전을 이뤄냈다. 트럼프는 다음 날 오전 대선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넘겼다. 개표 결과 트럼프는 3대 경합주였던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를 석권했다. 트럼프는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승기를 가져갔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기성 정치인이 아닌 ‘아웃사이더’가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은 사실상 240년 미국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그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시 만 70세로 미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기록도 세운다. ‘아웃사이더’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은 바야흐로 아직 가본적 없는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6월 ‘미국 제일주의’의 대선 출사표를 던진 트럼프가 레이스 내내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창한 것을 고려하면 그 충격파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밝힌 터라 한반도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트럼프가 당 경선에서 기라성 같은 16명의 경쟁자를 차례로 꺾은 데 이어 퍼스트레이디와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역임하며 ‘가장 잘 준비된 후보’로 불린 클린턴까지 침몰시킨 것은 주류 기득권 정치에 대한 미국인의 광범위한 불만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의 지지층인 백인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2008년 금융위기와 세계화 이후의 양극화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중산층 붕괴, 월가와 결탁한 기득권 정치의 폐해 등을 심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은 8년 만에 대통령을 배출해 정권을 되찾은 데 이어 상·하원 다수당을 모두 지켜냄으로써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이메일 스캔들’에 시종 발목이 잡혔던 클린턴은 ‘역대급 비호감’의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하고 8년 전에 이은 대권 재수에 실패하면서 미국사 최초의 여성 대통령 꿈을 결국 접고 정치권을 떠나게 됐다. 민주당은 ‘8년 통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3연속 정권 연장에 실패하며 야당으로 전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오바마케어 없애야…당선되면 불법이민·무역협정 다룰 것”

    트럼프 “오바마케어 없애야…당선되면 불법이민·무역협정 다룰 것”

    미국 대선 개표에서 예상을 깨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앞서고 있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아침 트럼프는 폭스뉴스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가 이긴다면 불법이민과 무역협정에 대한 부분을 먼저 다룰 것이다. 이와 함께 오바마케어도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오바마케어는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렵고, 작동하지 않는 좋지 않은 제도”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오바마케어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하는 미국의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 법안이다. 모든 국민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트럼프는 “내가 이기지 않는다면 엄청난 시간, 에너지, 그리고 돈의 낭비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운동에 자신의 돈 1억 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또 선거 결과에 대해서 “아주 많은 주를 따낼 것”이라면서 “최종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하며 대선과 관련된 여론조사가 클린턴의 승리를 예견했다는 점에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국 대선 개표, ‘트럼프 대통령’ 코앞에…“선거인단 244명 확보, 26명 남았다”(종합)

    미국 대선 개표, ‘트럼프 대통령’ 코앞에…“선거인단 244명 확보, 26명 남았다”(종합)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데 선거인단 26명만 남았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경합주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승기를 가져가고 있다.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짓는 ‘매직넘버’ 270명에 트럼프는 불과 26명이 부족한 244명을 확보, 215명을 확보한 클린턴을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열린 대선 투표에서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 등 경합주 대결에서 큰 승리를 거두며 경쟁자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시종 앞서고 있다. 억만장자 부동산재벌이자 워싱턴 정치와 무관한 ‘아웃사이더’인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이 되는 ‘대이변’을 연출하면 그 충격파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미국 제일주의’의 대선 슬로건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래 불법이민자 추방과 무슬림 입국 금지 등 인종·성차별적 막말과 기행을 일삼았고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했다. 특히 한·미 동맹의 재조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협상을 밝힌 터라 한반도는 격랑에 빠질 수 있다. 개표 결과,트럼프는 3대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 가운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2곳을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는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선거인단 67명이 걸린 3대 경합주로 꼽힌다. 1960년 이후 이들 3개 주 가운데 2개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었다. 또 트럼프는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이 밖에도 텍사스와 인디애나 켄터키, 조지아, 웨스트버지니아, 오클라호마.테네시, 미시시피,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칸소, 캔자스, 네브래스카, 와이오밍, 노스·사우스다코타, 유타 승리 등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선거인단 244명을 확보했다. 대선 승리에 요구되는 선거인단 과반 270명에 26명 차로 다가선 것이다. 반면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15명으로 집계됐다. 그녀는 텃밭인 캘리포니아와 뉴욕 주에서 이겼지만 경합주 가운데 승리한 곳은 버지니아와 콜로라도, 네바다 등 3개 주에 그쳤다. 클린턴이 열세를 만회하고 역전할 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해졌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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