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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적 이슈는 포퓰리즘이다. 앞으로 (세계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말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옐런 말보다 트럼프 트위터 더 주목해야”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7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연차 총회가 20일 막을 내린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오 달리오 회장은 18일 포럼 연설을 통해 올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포퓰리즘과 리더십 문제를 지목했다. 다보스포럼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화와 자유 무역, 시장 경제의 대변자이자 ‘부자들의 놀이터’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는 특이하게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주제로 정하고 빈부 격차, 실업, 교육 불평등,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많은 세션을 할당했다. 포럼은 빈부 격차, 실업 등의 사회 문제가 결국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 세력의 득세로 이어지는 현실을 경계했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그 한 결과물로 보고 있다. 반세계화, 신고립주의 정책이 확산될수록 세계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각국의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공멸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포럼의 현장을 뒤덮은 셈이다. 트럼프는 불참했지만 역설적으로 포럼에 참석한 석학과 경제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올해 가장 큰 리스크로 꼽을 만큼 존재감을 과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낸 미국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8일 연설에서 “포퓰리즘적 정책은 단기적으로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불확실성과 퇴보만 가져올 뿐”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서머스 교수는 “트럼프가 법치를 무시하고 수백명의 일자리를 미국에 있는 공장으로 재배치할 것을 강요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압박 전략은 결국 멕시코를 제조업 기지로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에 타격을 입히고 미국인 일자리도 사라지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포퓰리즘의 문제를 지적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도 “올해 트럼프와 브렉시트가 정책 결정권자들에게는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경제낙관 CEO 29%뿐… “보호주위 위험” 59% 글로벌 회계컨설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포럼 개막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13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올해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특히 CEO들은 올해 경영의 위험 요인을 묻는 질문에 82%가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위험 요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9%에 달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 내 물가상승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 측은 자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뒤늦게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행위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탈 회장은 17일 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차기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바라는 것은 균형을 이루는 무역이며 과거 세계화는 미국 노동자층과 중산층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균형무역’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시됐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고립주의 열풍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의식해 기조연설에서 “영국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라면서도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세계화는 일자리가 해외로 옮겨지고 임금이 깎이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는 것”이라며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을 비판했다. ●유럽 포퓰리즘 지도자 오늘 회동 집권 꿈꿔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반이민, 반EU를 내세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 대표가 최근 대선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마테오 렌치 총리가 주도한 개헌안 국민투표가 지난달 부결된 이후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유럽의 포퓰리즘 정파 지도자들이 트럼프 취임식 다음날인 21일 독일 서부 코블렌츠에 모여 ‘유럽 반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르펜 국민전선 대표를 비롯해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독일을 위한 대안’의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 당수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오는 3월 네덜란드 총선과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경제난에 성난 민심을 선동하며 집권을 꿈꾸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포퓰리즘에 대처하려면 각국이 경제 성장을 보다 촉진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은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중산층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성장의 혜택이 주어지려면 각국의 재정·통화 정책도 불평등을 해소하고 재분배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내수 중심 스타벅스·디즈니 혜택… 해외시장 의존 보잉·코카콜라 타격”

    재정지출을 통한 인프라 투자와 감세를 핵심으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트럼프노믹스) 수혜자는 누구일까. CNN머니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기업일수록 트럼프노믹스의 혜택을 많이 보는 반면 해외시장에 비중이 큰 기업일수록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팩트셋리서치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기업 중 절반은 미국 시장의 연간 판매량을 예년보다 70%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팩트셋리서치는 예측했다. 경기상승세가 뚜렷한 미국의 내수가 급속도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다. 이 덕분에 혜택을 입을 기업으로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AT&T와 버라이즌, 디즈니, 컴캐스트, 버크셔해서웨이 등이 꼽혔다. 해외시장 확장으로 이목을 끄는 월마트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UPS, 넷플릭스는 순익이 대부분 미국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들어 수혜자 그룹에 포함됐다. 반면 해외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트럼프가 연일 주장하는 관세가 무역전쟁에 불을 붙임으로써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보잉이 대표적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코카콜라, 맥도날드, 나이키 등도 미 국내 시장보다 해외시장 비중이 더 큰 만큼 트럼프노믹스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형편이다.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버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알파벳, 인텔, 오라클, IBM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트럼프가 내수에 집중하는 만큼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 규제 완화를 외치는 트럼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IT 기업들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지만 트럼프 관세에 각국 정부가 반발하면 IT 기업들의 해외 사업 자체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CNN머니는 그러나 “트럼프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면서 이 같은 예측은 트럼프의 정책이 온전히 추진돼야만 실행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막 내린 ‘고속 성장’

    中 막 내린 ‘고속 성장’

    전 세계 경제 성장의 33%를 담당하는 중국 경제가 지난해 6.7% 성장하는 데 그쳤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발생 여파로 성장률이 급감한 1990년(3.8%)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201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7%라고 밝혔다. 1~3분기까지는 6.7%를 기록했고 4분기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6.8%를 기록했다. GDP 규모는 74조 4100억 위안(약 1경 2735조원)으로 사상 처음 70조 위안을 돌파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2015년 6.9%를 기록해 ‘바오치’(保七, 7%대 유지)로 대표되던 고속성장 시대의 막을 내렸다. 2016년에는 이보다 0.2% 포인트 더 떨어져 앞으로 계속 ‘L자’형의 중속 성장 시대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서방 언론은 모두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지난해 초 주가 폭락과 위안화 가치 폭락이라는 ‘2중 위기’를 극복하고 애초 목표였던 6.5~7% 구간을 달성한 데다 4분기에는 오히려 성장률이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대신해 고속 성장의 주자로 나섰던 인도마저 6.6%에 그친 상황이어서 중국의 성장은 아직 세계 경제를 끌고 갈 엔진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서비스업 중심의 3차 산업 성장률이 7.8%에 이른 것에 고무돼 있다. 소비가 주도하는 내수 위주의 경제가 기틀을 잡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의 동력이 부동산 버블과 정부의 금융 및 재정 투입에 따른 것이어서 지속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블룸버그는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정책이 이미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고, 기업부채가 위험 수위에 도달해 중국 정부가 부양으로 성장을 떠받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걸어오면 중국 경제는 경착륙할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면 3852억 달러(2016년)에 달했던 대미 수출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출의 18%를 차지하는 미국은 여전히 중국 경제성장의 ‘근원’이다. 중국은 이미 수출에 의존한 경제구조를 탈피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를 선언하고 성장률에 집착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공산당 재경영도소조 회의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성장 목표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성장률이 6.5% 이하로 떨어지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해석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5% 안팎으로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도 6.5%였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트럼프 시대 요동치는 동북아] 시진핑 VS 로스 기싸움… 美·中 무역전쟁 전운

    [트럼프 시대 요동치는 동북아] 시진핑 VS 로스 기싸움… 美·中 무역전쟁 전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취임식을 하고 정식 업무에 들어가면서 미국과 중국에선 팽팽한 ‘무역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통상·무역정책을 이끌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내정자는 18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은 자유무역을 실천하기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최대 보호무역 국가’”라고 비난했다. 전날 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은 자신을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천명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로스 내정자는 특히 “세계경제를 해치는 주요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며 “우리가 낮은 관세를 매기고 중국은 높은 관세를 물리는 것은 기이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악의적인 무역행위, 정부의 사업체 소유와 생산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해 참지 않겠다”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덤핑을 막고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중국 제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를 실행에 옮길 것을 예고한 셈이다. 로스 내정자는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대중국 무역전쟁을 지휘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에 맞서 시 주석은 이날도 스위스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 갔다. 그는 제네바 유엔사무국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강국은 다른 국가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응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시 주석은 또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의 핵 능력 강화 주장을 편 것을 의식한 듯 “핵무기는 인류의 머리 위에 달린 ‘다모클레스의 검’”이라면서 “최종적으로는 모두 제거해 핵 없는 세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미국의 선제공격에 맞서 중국도 무역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스터 로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SCMP에 “내가 아는 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에 제한을 가하면 바로 대응할 준비를 해 놓고 있다”면서 “중국이 새로운 반덤핑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격 카드로는 반덤핑 및 보조금 상계관세 부과, 중국 내 미국 기업 조사, 달러 표시 국채 투매,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등이 꼽힌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인수위는 무역으로 중국을 위협할 생각을 버리라”며 “미국이 중국 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미국의 산업도 멈춰 설 것이지만, 중국의 아이폰 마니아들은 아이폰을 못 산다고 죽을 지경이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빅터 차 “한국에 트럼프 전화받을 사람 없어선 안 돼”

    빅터 차 “한국에 트럼프 전화받을 사람 없어선 안 돼”

    “美에 北은 중대현안 될 수 있어… 한국 내 지속가능 리더십 필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교수는 18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9·11테러가 그랬던 것처럼 북한 변수가 트럼프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중대한 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외교안보 부문 강의를 맡은 차 교수는 “북한은 미국 대륙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역량을 트럼프 임기 중 과시하려 시도할 수 있다. 수동적 입장을 취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차 교수는 “북한 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지도부와의 조율을 위해 전화기를 들었을 때 전화를 받을 사람이 없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이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가능한 한 일찍 이 방향이든 저 방향이든 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원활한 대북공조를 위해서는 한국의 ‘대통령 권한체제’로는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통상 부문 강연을 맡은 매튜 굿맨 CSIS 수석연구원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비해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일부 이행 합의내용에 대해서는 미국 내부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이 문제가 더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합의내용에 대한 이행 준수·강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트위터에 도요타 등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게시물을 올린 예를 들며 “아직 한국 기업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지만, 한국의 기업들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굿맨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시대를 맞아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 강(强)달러, 한국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 3대 위협요인에 당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반덤핑 조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두드러진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감소할 때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0.5% 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시진핑 “보호무역,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

    시진핑 “보호무역,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

    트럼프 맞선 ‘세계화 기수’ 자처 “보호무역주의 NO라고 말해야” 英 메이 총리, 시주석과 회담도 트럼프측 “근본없는 모임” 폄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호무역주의를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맞서 세계화의 깃발을 치켜 들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17일 개막된 2017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중국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 시 주석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자본과 상품, 사람의 이동을 막으려는 노력은 대양에서 고립된 호수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방 포풀리스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세계화의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다”며 트럼프 당선자를 직접 겨냥했다. 시 주석은 또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면서 “보호무역주의를 좇는 것은 어두운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라며 트럼프 당선자가 선언한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 아니(No)라고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계화를 향한 중국의 노력은 일렁이는 파도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우리는 세계화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으며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의 새로운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AFP 통신은 “시 주석의 이날 연설은 미국의 쇠퇴와 일자리 감소의 원인을 중국과 세계화 탓으로 돌리고 있는 트럼프를 비판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 등 미국우선주의를 공약으로 내건 만큼 다보스포럼을 철저히 외면했다.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내정된 스티브 배넌은 다보스포럼을 ‘근본 없는 글로벌 엘리트의 모임’으로 폄하하고 “이들에게는 보통 사람이나 개별 국가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인사가 참석했다. 특히 다보스포럼의 단골 주제는 세계화였지만 올해는 다소 시들해진 분위기다. 미국 이외에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에서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과 이민 반대를 내세운 극우 포퓰리즘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의제를 제시했던 지난해 포럼과 달리 올해는 기술 발전이 제공하는 기회보다는 포퓰리즘에 대한 대응 방안, 빈부 격차와 난민 문제의 해소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다보스포럼의 단골손님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올해 9월 총선을 앞두고 내치에 집중하고자 이번 포럼에 불참했다. 오는 4~5월 대선 이후 물러나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유럽 역시 보호무역주의와 일맥상통하는 극우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세계화를 논할 겨를이 없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향방도 이번 포럼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꼽힌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이 이끄는 영국 대표단은 이번 포럼에서 영국이 자유무역의 첨병 역할을 계속할 것이며 브렉시트가 세계 경제에 해롭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BBC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날 브렉시트에 대한 연설을 마친 뒤 다보스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 기드온 래크먼은 칼럼을 통해 “다보스포럼의 가치관이 전례 없는 공격을 받고 있으며 정치적 격변이 다보스포럼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리는 트럼프 시대-세계의 시선(상)] “트럼프, 대만·관세 카드로 中 때릴 것…북핵 대응 균열 우려”

    [열리는 트럼프 시대-세계의 시선(상)] “트럼프, 대만·관세 카드로 中 때릴 것…북핵 대응 균열 우려”

    “중국은 힐러리 클린턴의 ‘확실성’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불확실성’에 배팅했다. 큰 착각이었다.”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교수는 1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 대선 과정에서 중국은 대중 강경책을 펼 게 분명했던 클린턴보다 어떤 중국 정책을 들고 나올지 불분명했던 트럼프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당선 이후 지금까지의 언행과 내각 구성으로 볼 때 트럼프는 클린턴보다 훨씬 가혹한 ‘중국 때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오는 20일부터 펼쳐질 트럼프 시대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관영 언론들은 “한판 붙자”며 투쟁 의지를 불사르지만, ‘칼자루’는 트럼프 당선자가 쥐고 있다. 중국 압박에 트럼프가 가진 가장 확실한 ‘카드’는 대만이다. 그동안 세 차례나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은 세계 모든 나라가 중국과 외교적 관계를 맺는 전제 조건이지 협상 카드가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 트럼프는 대만 카드로 최대한 많은 돈을 챙기려 하고 있지만, 중국은 대만을 테이블에 올려놓은 협상에서는 한 푼도 내줄 수 없다는 생각이다. 나아가 중국에 남중국해는 대만과 똑같은 영토 주권의 문제이다. 그러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는 지난 11일 청문회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접근을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남중국해를 건드리면 전면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한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 제품에 관세를 물리겠다는 의지를 점점 굳히고 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지휘할 국가무역위원회(NTC)를 신설하고 중국에 적개심을 표출해 온 피터 나바로 교수를 위원장으로 앉혔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3852억 달러에 이른다. 만약 공언대로 45%의 관세가 실제로 붙는다면 대미 수출액은 50~87%가량 줄고,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4.8%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핵 문제 대응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트럼프와 틸러슨은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도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국은 “북핵의 근본 원인은 미국과 북한에 있다”며 여차하면 미국과의 북한 제재에 대한 공조를 파기할 기세다. 중국은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계기로 틀어진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쪽으로 더 다가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트 당선자는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필사적으로 유지해 온 러시아 제재를 풀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 일각에서는 중국과 밀착해 소련을 붕괴시킨 도널드 레이건의 전략을 트럼프가 차용해 러시아와 연합해 중국을 도태시키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긴장감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중국이 트럼프 당선자에게 기대를 거는 측면도 있다. 트럼프는 ‘세계의 경찰’ 역할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더 관심이 많다. 트럼프 집권기에 미국과 동등한 반열에 서거나, 미국을 넘어설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중국에서 나오는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새해 첫 외교 일정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쓸모없는 기구”라고 비판하며 나토에 내는 방위비를 삭감할 뜻을 밝혔다. 중국 인민대 스인훙(時殷弘) 교수는 “미국과 유럽이 멀어지는 만큼 중국이 유럽에 다가설 공간이 열린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중국의 인권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미국이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내정에 간섭해 왔다고 생각한 중국으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당사국이다. 그러나 지난해 당선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친미에서 친중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베트남도 중국과의 갈등보다는 경제 협력을 택했다. 필리핀과 베트남의 변심이 없었다면 중국은 미국에 완벽하게 봉쇄될 뻔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불확실한 미·중 관계… 한·미 동맹이 중요하다/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시론] 불확실한 미·중 관계… 한·미 동맹이 중요하다/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중국은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군용기 10여대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전개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달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1979년 이후 유지되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들었다. 미·중 관계는 향후 4년간 어떻게 변할까. 기로에 선 한국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나. 지금으로선 미·중 관계에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두 국가가 무역전쟁과 군비경쟁을 시작하는 경우다.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이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계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던 피터 나바로와 윌버 로스를 각각 국가무역위원장과 상무장관으로 내정했다. 만약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미 해군의 함정 규모를 274척에서 350척으로 증강한다면 중국의 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를 올리거나 미국 항공모함의 홍콩 정박을 금지하든지 군비 확충으로 주변 국가들을 위협할 수 있다. 즉 미·중 관계가 나빠지면 쉽게 풀리지 않을 장기 신경전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룬 중국은 군비 확장으로 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과 풀리지 않는 북한 문제,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부상으로 여러 외교안보적 도전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동맹국 사이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문제도 제기됐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대상으로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선거 직후 로스 내정자는 “45% 관세 부과는 중국과 협상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이며 무역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중국의 인권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중국이 위협으로 받아들인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같은 신호들은 트럼프의 행보가 위험한 모험이라기보다 지난 정부가 풀지 못한 문제들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대처하는 움직임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즉 관세 부과 선언이나 ‘대만 카드’ 등은 베이징을 자극시켜 보다 정당한 무역 관계, 남중국해 군비 확충 중단, 그리고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일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대로 중국과 관련된 외교안보·통상 문제가 해결된다면 미·중 관계가 예상 외로 개선되고 협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 트럼프가 원하는 거래를 하지 않으면 미·중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위험이 있기에 미·중 관계는 향후 4년간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고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이후 아시아 회귀 정책을 선포하며 미국의 외교안보 중심축을 중동에서 아시아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보다 중국의 부상을 선별적인 기회로 삼으며 동시에 견제하는 정책을 유지해 왔다.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모순된 발언과 신호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중국이 비협조적이면 집권 이후 미·중 관계를 일방적으로 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가능성도 있다. 즉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접근 방식은 실패로 돌아가고 미·중 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단기적으로 쉽지 않은 외교 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혼란스러운 내부 정치 상황을 신속히 수습하고 미국의 새 행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불확실한 환경에서 한·미 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는 중심 요인 중 하나이자 한국의 교섭 레버리지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한국은 올해 정권 교체로 한·미와 한·중 관계를 재설정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다음 정부는 미국 새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한·중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외교에도 순서가 있다. 미국 외교협회장 리처드 하스가 말했듯이 대외 정책은 국내에서 시작한다.
  • “트럼프의 무역전쟁서 한국은 우방 아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서 한국은 우방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무역정책들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미국 시카고 한국총영사관에서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동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 미팅을 열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권태신 원장, 베리 아이켄그린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교수, 마틴 아이헨바움 노스웨스턴대 교수, 스티븐 데이비스 시카고대 교수, 김정식 연세대 교수, 오정근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이 참여했다. 권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경제정책 불확실성 증대와 미-중 갈등이 무역·통화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라고 꼽았다. 이에 대해 아이헨바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수지 개선에 실패해 직접적인 무역장벽을 세우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는 ‘거대한 무역 전쟁’에 빠져들게 되고 한국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트럼프가 추구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대내 효과는 적고, 늘어난 총수요는 해외 상품의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또 데이비스 교수는 “미국 대통령의 권한으로 추진하고 집행할 수 있는 무역정책 수단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국 정책이 일본, 한국, 대만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비스 교수는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자체가 교역 부문의 신규 투자를 줄여 경제성장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GM 합작법인에 348억원 벌금… 美·中 무역전쟁 ‘전운’

    중국에 통상 압박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두 나라 간의 무역전쟁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2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 합작법인(SAIC GM)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2억 100만 위안(약 348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상하이 물가국은 GM의 중국 내 합작법인 ‘SAIC GM’이 대다수 딜러에게 일부 모델에 최저 판매가격을 제시해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딜러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중국 당국은 GM 합작법인에 위법 행위를 즉각 중단토록 하고 판매액의 4%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겼다. 상하이 당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훨씬 이전인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조사를 벌여 GM 측이 캐딜락과 쉐보레, 뷰익 등 모델에 대해 가격 담합 행위를 벌인 사실을 확인했다. SAIC GM은 1997년 GM과 중국 최대 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SAIC)가 50대 50의 비율로 합작해 세운 법인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 12일 자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트럼프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하나의 중국’ 정책 재검토를 시사하자 중국은 특히 격앙된 상태다. 이번 조치도 트럼프 측에 무역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내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미국 대선 전부터 진행됐던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보복 차원의 조치라는 분석을 부인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G2, WTO 제소 전쟁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자국 농산물 수출을 가로막는다며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쌀과 밀, 옥수수에 대한 중국의 수입 쿼터 제도를 깨기 위한 목적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중국은 자국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저율관세할당(TRQ)이라는 관세 제도를 운영한다. WTO와 약속한 의무수입 쿼터까지는 낮은 관세율을 유지하지만 쿼터를 넘어서는 물량에는 고율의 관세를 매긴다. 중국이 TRQ로 사실상 수입 장벽을 쳐 미국산 농산물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는 “중국의 TRQ 정책은 WTO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곡물을 수출하려는 미국 농업계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밀과 쌀, 옥수수 규모는 3억 8100만 달러(약 3660억원)로 2013년 수출량 23억 달러(약 2조 6450억원)의 6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8년간 WTO에 낸 무역소송 20여건 중 중국을 대상으로 한 제소가 이번까지 15건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저환율 수출 관행을 비난해 온 트럼프가 초고강도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자 중국도 ‘더 밀리면 안 된다’며 크게 반발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2일 자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WTO에 제소했다.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도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기업에 반독점행위 규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을 부과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트럼프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를 계기로 ‘하나의 중국’ 정책 재검토를 시사하자 “미국에 대항하고자 핵무기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격앙된 상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美·中이 ‘시장경제지위’를 싸고 으르렁거리는 까닭은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美·中이 ‘시장경제지위’를 싸고 으르렁거리는 까닭은

     미국과 중국이 ‘시장경제지위’를 둘러싸고 한바탕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지난 11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지 만 15년이 지난 중국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짬짜미로’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않자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WTO에 공식 제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를 강력히 시사한 데다 중국산 합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 조사에 나서면서 두나라 관계가 급랭한 상황인 만큼 그 파장은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12일 밤 선단양(沈丹陽)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 등 서방이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지 않은데 대해 WTO에 정식 이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중국의 WTO 가입 의정서 15조에 따르면 중국산 수출품과 ‘대체국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15년 기한으로 2016년 12월 11일 이미 끝났다”며 “그러나 미국과 EU는 이 조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EU의) 의무불이행은 중국 수출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은 WTO에 이의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장경제지위’는 무엇인가. 시장경제지위(Market Economy Status·MES)란 상품 가격이 정부의 인위적 간섭 없이 시장에서 결정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과거 사회주의 국가의 덤핑 수출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우리나라가 어떤 국가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했다는 말은 그 해당국의 상품 가격이 해당국 정부의 영향없이 결정되는 시장경제 체제라고 인정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중국이 시장경제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미국과 EU는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덤핑 여부를 조사할 때 중국산 수출품 가격과 중국 국내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경제 상황이 비슷한 ‘대체국(제3국) 가격’과 중국산 수출품 가격을 비교해 덤핑 여부를 판정한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산 수출품은 대체국보다 월등히 가격이 저렴해 덤핑 판정과 함께 고율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공산이 크다. 중국으로서는 수출에 치명상을 입는 셈이다. 선 대변인이 앞서 9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EU, 일본의 ‘중국 시장경제지위’ 인정 반대는 소수 WTO 회원의 기한내 제15조 의무이행 문제에 대한 얼토당토 않은 입장 표명이며, 무엇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서 ‘대체국’ 가격 적용을 유지하기 위한 수법”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중국은 2001년 12월 11일 WTO에 가입할 때 ’이행 기간 15년간 비(非)MES 국가로 분류된다‘는 차별 조항에 동의했다. 이후 중국은 세계 각국들로부터 MES 지위 획득을 위해 노력해왔다. 2011년 9월14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EU에 대한 지원 조건으로 EU의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히 힘써 온 만큼 WTO에 가입한 지 15년이 되는 올해 시장경제지위를 자동으로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중국의 MES를 인정했으며, 호주 등 80여개 WTO 회원국들도 중국에 MES를 부여했다. 그러나 중국산 값싼 제품이 흘러넘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무역 규모가 큰 미국과 EU는 지난달 중국의 MES 지위를 인정하지 않기로 분명히 했으며, 일본도 이달 5일 중국의 MES를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중국이 MES에 목매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과 EU가 중국산 수출품에 대해 사실상 무기한으로 덤핑 판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에 MES를 부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무기한으로 중국산 수출품과 대체국 가격을 비교하겠다는 의도”라며 “이는 중국산 수출품에 무기한으로 덤핑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런 연유로 서방 선진국들의 결정이 보호무역주의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가오후청(高虎城) 상무부장도 인민일보 기고문을 통해 “(WTO 회원국은) 약속과 국제법 준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면서 “절대 다수의 WTO 구성원들과 함께 보호무역주의에 함께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서방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일 지난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11억 달러(약 1조 2837억원) 규모의 중국산 세탁기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또 지난해 수입된 1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합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4월 미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US스틸은 “중국 철강업체 40여 곳이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기도 했다. EU도 여기에 동참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월 중국산 강판제품에 73.7%, 열간압연 강철에 22.6%에 이르는 잠정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보잉·에어버스 보조금 싸움에 美·유럽 무역전쟁 전운 감돌아

    WTO, 12년 분쟁 EU 손 들어줘 美항소 방침 트럼프 보복 가능성 세계 항공기업체 양강인 미국 보잉사와 유럽 에어버스사의 보조금을 둘러싼 분쟁이 미·유럽연합(EU) 간의 무역전쟁으로 확전될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가 2013년에 결정한 보잉에 대한 감세 혜택이 ‘금지 보조금’에 해당한다며 이를 90일 안에 철회하라고 명령했다. WTO는 워싱턴주의 보조금이 미국산 원자재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무역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세 혜택은 보잉이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형 400인승 항공기 ‘777X’를 생산하는 데 주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EU는 보잉이 ‘777X’를 개발하면서 87억 달러(약 10조 1746억원) 규모의 불법적인 감세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어버스는 이 같은 불법 보조금 탓에 자사가 500억 달러 이상의 손해를 봤으며, 보잉은 회삿돈 단 1달러도 안 들이고 워싱턴 납세자들의 돈으로 777X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잉은 이미 독일 루프트한자 등으로부터 777X를 300대 이상 수주했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WTO는 우리가 산정한 피해액 중 57억 달러가 불법 보조금에 해당된다고 판정했다”면서 “미국은 지체 없이 보조금을 철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잉은 EU의 주장이 터무니없이 과장됐다며 이번 판정에 영향을 받는 보조금 규모는 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항공기 개발을 둘러싼 보잉과 에어버스의 보조금 분쟁은 12년째 지속되고 있다. 양측은 1992년 화해를 이루는 듯했지만 미국이 2004년 에어버스에 대한 불법 보조금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WTO의 이번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다. WTO는 앞서 9월 EU와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등 4개국이 보조금을 중단하라는 판정을 따르지 않고 A350 등 항공기 개발에 22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판정했다. EU가 이에 대해 항소한 상태다. 문제는 WTO 규정상 미국과 EU가 보조금 철회로 보잉과 에어버스의 보조금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복관세는 항공기나 항공부품 이외의 상품과 서비스에도 물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의 이익을 위한 무역전쟁을 벼르고 있는 만큼 보잉과 에어버스의 보조금 분쟁이 미국과 유럽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트럼프 달래기’ 나선 이유… 무역전쟁 직격탄 우려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대선이 끝나면 당선자에게 당일 축전을 보내고 4~5일 뒤 전화로 다시 축하 인사를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닷새 뒤에,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나흘 뒤에 전화를 했다. 이런 관례를 잘 알지 못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당선 사흘 만인 지난 11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서 아직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서운해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4~5일은 국가주석이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첫 메시지를 내놓기 위해 당선자 및 당선자 주변 인물의 초기 언행을 관찰하는 ‘탐색기’”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 닷새 만인 지난 14일 이뤄진 통화에서 시 주석은 “양국 협력만이 유일하게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고, 트럼프는 “중국은 위대하고 중요한 국가”라고 화답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위대한 국가’라고 한 것에 ‘중요한 국가’라는 수식어를 추가했다. 시 주석이 ‘협력’을 천명하자 중국 언론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전날 사설을 통해 “트럼프가 무역장벽을 높이면 중국은 더 큰 보복으로 응대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던 관영 환구시보는 15일 논평에선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의 엘리트 정치에 물들지 않은 ‘정치 신인’으로 실사구시의 태도로 대국 관계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신경보도 “중국 지도자가 먼저 협력의 손을 내밀었다”면서 “트럼프 당선자는 중·미 우호 관계의 흐름을 이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현재 트럼프 당선자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트럼프 달래기’에 나선 이유는 트럼프가 선거 때 공언한 무역전쟁을 행동에 옮기면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 지정, 관세 인상, 상계관세 부과, 슈퍼 301조 발동, 중·미 투자협정 폐기, 중국 기업의 미국 내 인수·합병 저지 등 트럼프의 손에는 강력한 ‘무기’가 많다. 유럽연합(EU)이 중국에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하기는커녕 중국산 철강에 74%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이 세계무역에서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강펀치를 날리면 중국 경제는 순식간에 휘청거린다. 중국의 바람대로 트럼프가 변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중국과의 불공정한 게임 탓에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고 믿는다”며 “한꺼번에 모든 무기를 쓰지는 않겠지만, 무기를 내려놓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설마 하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으니 정부와 재계는 정치·경제·안보·통상 분야에서 예상과 대비에 분주하다. 트럼프 당선자의 성격이 독특한 데다 그동안 내걸었던 공약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불확실성에 민감한 국내 주식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전후해 폭락과 반등으로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는 이제 ‘트럼프 리스크’라는 새로운 위협을 안게 됐다. 성장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건설경기에 의존하던 국내 경제는 보호무역을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수출 전선에 또 다른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가 겉으로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치를 담고 있다. 중국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협상에서의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자유무역협정의 폐기와 재협상 등이 그것이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파멸로 이끄는 네거티브섬 게임이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보호주의 조치로 인해 보복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되는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의 경기 후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계량분석이 가능한 관세 인상만을 고려한 무역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17년 2.7%, 2018년 0.3%, 2019년 ~0.1%로 하락한 후 2020년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2~3%에서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의 심각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무역 배척주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중요한 무역협정의 체결이나 변경은 의회의 절대적 협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지배하게 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수입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의 피해가 큰 분야에서는 국내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통상법에서 허용된 공격적인 제재 수단을 무차별적으로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후보는 석유 등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공언하고 있고 기후변화 협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 역시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우려하는 시대적 흐름과 어긋난다. 미국 에너지 산업의 역주행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에너지 산업 개편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이나 국내 서비스시장의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한·미 FTA의 추가 협상 등도 현실 문제로 가시화되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기업가로 성공한 만큼 기업의 투자를 부추기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낙관적인 희망도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미국의 낡고 오래된 도로, 교통,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 기업에는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한국은 트럼프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경제학에서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항상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아무리 독단적이라 하더라도 시대적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관계에서 자유무역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실익을 주고받는 협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통상정책과 외교정책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한·미 동맹 관계를 굳게 다지는 가운데 외교, 안보 및 통상정책에서 가능한 한 많은 대안을 갖고 유연히 협상해 나가야 한다. 우리 수출산업은 안팎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주력 산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무역장벽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가격과 품질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은 어떤 통상 압력도 견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동맹보다 실익 챙기는 트럼프… ‘마초 4강’에 둘러싸인 대한민국

    中 견제 위해 러와 손잡을 수도 동북아 충돌 개입 여부 변수로 국방력·무역 놓고 중국과 갈등 ‘고립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동북아의 역학 관계는 재조정에 들어가는 등 불안정성이 커지게 됐다. 강한 미국을 주창한 트럼프,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지배를 강화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정을 안정시키며 국회에서 개헌선까지 확보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전성기 러시아 제국주의 향수를 자극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반도를 둘러싼 4강 모두 경제와 군사를 바탕으로 한 첫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이들이 강하게 부딪힐수록 한국 외교는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의 주장을 볼 때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는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도 재조정을 거치며 요동칠 전망이다. 그의 주장인 ‘트럼프주의’는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 보호무역, 반세계화, 국제적 개입 축소 등을 골자로 한다. 그의 대외 정책의 출발점은 힘에 기반한 현실주의다. 그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강한 미국 건설”을 외쳐 왔다. 가치, 규범, 제도, 심지어 동맹까지도 언제든지 휴지통으로 집어던질 기세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란 가치에 기반한 동맹은 위기에 처했다. 그의 두 번째 입장은 “‘세계 경찰 역할’을 이제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국제 평화란 명분을 위해 미국이 예산을 쓰며 국력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시아는 아시아인이 지키라”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독트린과 일부 맥을 같이한다. 이는 미국이 세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기본 축이 됐던 동맹 관계를 평가절하하면서 일방주의로 가겠다는 것으로 동맹 관계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업가답게 이해타산을 우선시하며 모든 것은 흥정과 거래가 가능하다는 식의 그의 태도는 동북아 동맹 관계를 흔들고 불안정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과 동북아 군비경쟁을 재촉할 가능성도 높다. 동맹을 축으로 했던 ‘미국에 의한 국제 평화’인 ‘팍스아메리카’의 종말도 예상된다. 아·태 및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는 그동안 안정의 핵심 수단이던 미·일 및 한·미 동맹이 어떤 형태로 재조정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지역 안정과 중국 견제와 관련, 일본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가. 센카쿠열도 등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일본에 대해 미국이 중·일 충돌 상황에서 어디까지 개입하고 힘이 돼 줄 것인지 등도 변수다. 동북아에서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처이며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설정이지만 트럼프는 힘에 기반한 양자 협상에 치우쳐 있다. 한편 그는 중국을 ‘일자리 도둑’, ‘환율 조작국’이라면서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강도 높은 무역전쟁이 예상되는 점이다. 또 그는 병력 증강 등 국방력 강화와 남중국해 해역의 미군 주둔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남중국해 패권 장악을 핵심 국가이익으로 보는 중국과의 갈등 격화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에 유화정책을 취하려 하지는 않겠지만 동맹의 신뢰 상실 및 갈등 확대로 인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내적 붕괴 과정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 영역과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크다. 경제적·전략적으로 대중 견제 약화 등의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크림반도 합병부터 시리아·중동 문제까지 미국과 각을 세워 온 온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호의적으로 대해 왔다. 대러시아 관계 회복의 기대가 높은 상태로 러시아 중시 정책을 통한 중국 견제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FTA 재협상 땐 ‘소고기·GMO·쌀’ 테이블 올릴 듯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FTA 재협상 땐 ‘소고기·GMO·쌀’ 테이블 올릴 듯

    연간 300억달러 대미 무역흑자 빌미로 소고기 연령 해제·쌀 관세 조정 가능성 中·멕시코 겨냥 무역 보복도 수출 영향… TPP 지연땐 FTA 선점한 韓 반사이익 “규제 예상되는 품목 별도 전략 짜둬야”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등장으로 미국의 통상 정책이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통상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G2(미국·중국) 무역전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가 그동안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공공연하게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연간 약 300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통상압박 대상국 명단의 첫머리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통상 공약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를 비롯한 강력한 무역협상,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미 체결한 협정의 재협상 등을 담고 있다. 재협상이 없으면 협정 탈퇴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또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불법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중국과 멕시코에 각각 45%, 35%를 보복성 관세 부과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른 우리 경제의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FTA 재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처지다. 통상 전문가들은 백인 노동자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재협상에서 동식물 검역과 소고기 연령제한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과거 한·미 간 WTO 분쟁 사건들을 보면 미국이 제소한 분야는 동식물 검역조치와 유효 기간, 주세, 소고기 수입 제한 등이었다. 이상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1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 장벽으로 언급한 소고기 수입 규제와 일부 과일류 수입금지, 유전자변형식물(GMO) 관련 규정 등을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쌀 관세율 513%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통상 공약에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것은 TPP다. 미국의 비준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TPP 출범 자체도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TPP 참여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로서는 앞서 51개국과 체결한 FTA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환율 제재와 무역보복 대상은 중국과 멕시코이지만 우리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악화뿐 아니라 중국과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미 재무부는 우리나라를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폭을 감소시키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장기적인 원화 절상이 필요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수치를 인용해 구체적으로 원화가치가 4~12% 절하돼 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고 규제 예상 품목을 별도로 관리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우회 수출도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중간재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상·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극단적인 통상 공약을 반대하는 만큼 계획대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상 공약의 이행 강도가 약해지고 분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트럼프가 통상 공약을 다 실현한다면 세계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FT “고립주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쇠퇴 보여줘”

    FT “고립주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쇠퇴 보여줘”

     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는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것으로 결국 미국을 보다 가난하고 비천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혹평했다.  칼럼니스트 기디언 래크먼은 미국은 20세기 초 세계의 문제들로부터 자신을 떼어 놓으려는 고립정책으로 1930년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역사적 교훈을 체험했다면서 1945년 이후 새로운 세대 지도자들이 나토와 유엔 및 세계은행 등 국제적인 경제, 안보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은 이런 교훈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1930년대 대공황의 교훈을 망각하고 있으며 그가 내놓은 정책들은 미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지탱해왔던 자유로운 세계질서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자유무역 지지와 미국 주도의 동맹 시스템은 초당파적으로 지켜져 온 원칙인데 트럼프가 이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호주의 대통령 당선인으로 자칭하는 트럼프가 일련의 돌출적인 무역 정책을 감행할 경우 글로벌 무역전쟁을 야기해 세계를 침체에 빠트릴 것이라면서 이는 1930년대 대공황과 유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래크먼은 이어 글로벌 안보 분야에서 트럼프 효과는 더욱 극적일 것이라면서 동맹의 군사적 방어 의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존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와 유럽 침공을 미국이 묵인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 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권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트럼프 시대 대응할 안보·경제 전략 시급하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요구 예상 어려운 상황에 더 큰 시련 줄 수도 TF 만들고 트럼프와 협상 나서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등 지구촌 전체가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한 트럼프 후보의 예상 밖 승리는 전 세계가 앞으로 격변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교 ·안보·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밀접하게 엮여 있는 우리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은 크게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설명할 수 있다. 탈냉전시대 이후 지속된 팍스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평화) 정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고수해 온 자유무역주의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북핵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격감 등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삼각파도를 헤쳐 나가야 할 상황을 맞았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미국을 우선하지만 모든 나라를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우선 정책은 곧 대외적으로 고립주의 강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고립주의에서 적극적인 개입주의로 바뀌어 세계의 각종 분쟁에 개입해 왔다. 탈냉전시대 이후에는 유엔과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분쟁에 개입하는 등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었다. 트럼프 시대에는 고립주의 강화, 다시 말해 개입주의 약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고립주의 강화는 주한미군 주둔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동맹국들이 미국 군사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트럼프는 공언한 대로 우리나라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나설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5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인적 비용을 100% 부담하는 것이 왜 안 되느냐”고 주장했다. 우리가 방위비 인상을 주저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한국의 핵무장을 미국이 막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했다. 이런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우리의 안보 시스템은 엄청난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은 물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을 부담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로서는 속히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트럼프의 외교 참모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진의를 파악, 대비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핵무장 카드로 맞서는 등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 방향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북한을 통치하는 자는 미친 인간이라고 했다가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하는 등 대북 정책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을 통해 북한을 때리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복안은 밝히지 않았다. 우리를 배제한 대북 정책이 툭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원활한 소통 라인 확보가 시급하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은 우리 경제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깨진 약속’ 또는 ‘일자리 킬러’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노동자 계층의 백인표를 흡수해 당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나라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한·미 FTA가 수술대에 오르면 미국은 자국 산업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 재협상으로 양국 간 무역관세가 부활하면 내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 수출 손실액이 약 30조원에 이르고 일자리도 24만개나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이지만 서둘러 트럼프 측의 동향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이 내년 초에 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우리도 달러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고 실물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무역전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일자리를 앗아가는 대표적인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경쟁을 벌일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중국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것이다. 중국 시장의 위축은 곧바로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벌써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전해진 어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한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당선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 인수위와의 협의 등을 포함해 차기 미국 새 정부와의 관계 구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정책 연속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트럼프 캠프, 공화당 측과 106차례 접촉해 동맹국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방위비 분담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설명했다는 낙관론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외교·경제 당국은 언제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가 협상의 명수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떠한 협상 카드에도 맞설 만반의 준비를 해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 트럼프 시대의 개막이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위기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는 도전 의식을 키워 나가야 한다.
  • 트럼프 ‘美 우선주의’… 中과 무역 충돌땐 지역 안보까지 흔들

    트럼프 ‘美 우선주의’… 中과 무역 충돌땐 지역 안보까지 흔들

    IS 문제 해결에 러시아와 협조 북핵문제로 中과 갈등 커질 듯 안보비용 놓고 EU와 마찰 전망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의 새 경제정책과 안보정책에 대한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경제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대외정책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이익 우선주의)를 내걸었다. 한국 등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을 전면 폐기하고 미국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무역 질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을 상징해 온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동맹국과도 상호주의에 따라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과 일본, 독일 등이 스스로 방어를 할 수 있게 핵무장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시리아 내전과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럽·중국·이란 등 갈등 고조 가능성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서양 동맹’에 더 많은 안보 비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할 전망이다. 일부 유럽 국가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해 미국과 유럽 간 동맹 관계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도 북핵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미국을 겨냥한 핵·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나 시진핑 중국 주석은 6자 회담 재개를 통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생각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을 보이고 있어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이란에서도 트럼프 집권 이후 강경파가 힘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 동중국해·남중국해 문제에서도 미국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지금의 개입주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친중 성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어서 이 지역 패권싸움 판도도 새롭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亞 수출국에 대한 압박 크게 높일 듯 힐러리 클린턴와 트럼프 모두 대선공약으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가 훨씬 강력한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취임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출 국가에 대한 압박 강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관세 부과 말고도 지적재산권 보호 관련 법 집행,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수입 규제 등 다양한 카드를 꺼내 들 것으로 예상한다. 당장 ‘FTA 폐기’를 볼모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유럽연합(EU) 등과 TPP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무역질서의 근본인 세계무역기구(WTO) 지침을 더이상 따르지 않고 중국에 대해 독자적인 관세 장벽을 세우겠다고 밝힌 만큼 두 나라 간 무역전쟁도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으로 세계 경제 불안감이 커지고 미국이 내년부터 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달러 자본을 대거 옮기면서 일부 아시아 국가에 ‘달러 가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3조 달러가 넘는 중국의 외환 보유고도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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