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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국무원 펴낸 무역백서, 보름 만에 발빠르게 번역 출간

    中국무원 펴낸 무역백서, 보름 만에 발빠르게 번역 출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난 2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무역 관련 백서가 국내에서 신속하게 번역,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커뮤니케이션북스(대표 박영률)가 지난 17일 ‘무역백서: 중미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발간해 중국어 원문과 영문판이 부록으로 함께 실렸다. 지구촌을 쥐락펴락하는 양대 강국의 갈등은 ‘강 건너 불’이 아닌 ‘발등의 불’인 우리에게 이 백서는 시사점이 매우 크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이 매우 난감한 상황에 미중 무역마찰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박영률 대표는 “한반도 평화 문제와 중첩된 현실에 한미, 한중 관계를 되돌아보고 한국 경제의 탈출구를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신속하게 번역 출간했다”면서 “중국의 입장을 가감 없이 전달함으로써 가치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번역본이 빨리 출간됨으로써 기업들에게 작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화웨이와의 거래 제한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와 거래 금지 조치에 협조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중국의 경고에 삼성과 LG, SK 등 관련 기업들은 당장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춰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결부돼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할 우리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가중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은 필연이고 사후 수습책까지 마련해야 하는데 방책이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의 기업과 경제단체, 정부와 정치권이 혜안을 찾는 데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백서를 통해 “미국의 무역 횡포가 전 세계에 화를 미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미국은 동맹국을 동원해 총 공세를 펼치면서 이번 무역전쟁의 성격을 세계 패권전쟁으로 바꾸고 있다. 타이완을 국가로 지칭하는 등 중국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도 불사하고 있다. 백서를 신속하게 우리말로 옮긴 성균중국연구소 이희옥 소장의 분석이 날카롭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한 ‘무역’이 아니라, 이념전쟁, 담론전쟁, 제도경쟁, 체제경쟁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은 “지금 여기서 밀리면 중국의 패권적 부상을 억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기 쉽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미중 간 무역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중국 부상의 속도를 줄이거나 주저앉힐 필요”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두 나라의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은 협력뿐이다. 경제무역 분야에서 양측의 차이와 마찰은 결국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과연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윈윈할 수 있는 합의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中매체들 시진핑 평양 방문 대서특필…“트럼프·푸틴보다 김정은”

    中매체들 시진핑 평양 방문 대서특필…“트럼프·푸틴보다 김정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방북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튼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보다 더 대서특필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21일 오전 뉴스에 무려 30분가량을 시 주석 부부의 평양 도착과 성대한 환영식, 카퍼레이드, 북중 정상회담, 만찬, 공연 관람 등을 보도하며 북중 수교 70주년에 따른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과 북한 주민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을 집중 보도하며 북한의 환대 분위기를 부각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보다 더 수준이 높은 것 같다”면서 “최근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이 처한 부정적인 상황을 희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면을 시 주석의 방북 사진과 기사로 채웠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미소를 지으며 회담에서 악수하는 장면과 더불어 두 정상이 함께 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장면, 부부 동반 공연 관람 등을 사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 시 주석이 국빈방문에 나서 평양에 도착하자 평양 시민들이 열렬히 환영했다는 내용도 1면에 실었다. 인민일보는 이날 ‘초심을 잃지 말고 손을 잡고 전진하자’는 제하의 시평을 통해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시기에 북·중 최고 지도자가 우호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북한 노동신문 1면에 외국 지도자로는 50년 만에 기고한 점도 언급했다. 인민일보는 또 북중 간 한반도 문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강조했다. “시 주석이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북한과 협력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영구적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소통을 강화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새로운 진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관변 학자들도 시 주석의 방북을 주목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보호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대 북한·한국 연구소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핵심 이유는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해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므로 북한은 불안해하기 때문에 양보하기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북한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변 학자들이 제삼자나 새로운 국제협력 메커니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면서 내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한국 등 북한을 제외한 6자 회담 구성원들이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G20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독특한 영향력을 미국에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한경연 “일본이 한국산에 관세 30% 올리면 수출 2조 8000억원 감소”

    한경연 “일본이 한국산에 관세 30% 올리면 수출 2조 8000억원 감소”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일본이 한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대일 수출이 급감할 것이란 연구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김현석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가 용역 연구한 ‘일본의 관세율 변화에 따른 우리나라 대일본 수출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이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대비 10%, 20%, 25%, 30% 인상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이에 따른 한국의 대일 수출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관세 인상률 별로 연간 대일 수출영향은 10% 인상 시 수출 -2.2%(6억 8000만 달러 감소), 20% 인상 시 수출 -4.8%(14억 8000만 달러 감소), 25% 인상 시 수출 -6.3%(19억 3000만 달러 감소), 30% 인상 시 -7.9%(24억불 감소)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원고 측이 일본 피고 기업의 한국 내 압류자산을 매각하면 관세 인상, 일부 일본 제품의 공급 중단, 비자 발급 제한, 송금 정지 등으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관세율이 인상되면 대일 수출품목 중 의료용기기, 정밀기기, 광학기기군(광섬유 등), 알루미늄군, 수산물군(참치, 굴 등), 유기화학품군(메탄올 등), 기계류군(원자로, 보일러 등) 등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율을 30% 인상하면 이들 품목군별 수출 영향은 광학기기군 -34.8%, 알루미늄군 -26.7% , 수산물군 -25.8%, 유기화학품군 -12.9%, 원자로·보일러·기계류군 -10.5%다. 김현석 교수는 “미·중 간 무역전쟁 격화로 하반기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의 관세인상조치가 있으면 우리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일 관계 악화가 관세인상 등 경제 분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관계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씨줄날줄] 골드바 품귀/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골드바 품귀/이동구 논설위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에서 받은 상은 황금종려상이다. 칸의 상징인 종려나무 잎을 섬세하게 표현한 황금 트로피다. 베니스영화제는 황금사자상, 베를린영화제는 황금곰상을 각각 최우수 작품상으로 수여한다. 세계 3대 영화제가 한결같이 최우수 작품에는 금으로 만든 트로피를 수여한다는 게 흥미롭다. 금으로 만든 트로피가 그만큼 값지고 영예롭기 때문일 것이다. 수학에도 황금이 등장한다. 황금분할(황금비)이 그것. 물론 금 덩어리가 아니라, 인간이 인식하기에 가장 균형적이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비율(1:1.618)을 말한다. 건축·조각·회화·공예 등 조형예술 분야를 비롯해 TV 화면, 현금카드, 담뱃갑 등 각종 제품에는 모두 이 황금분할을 기초해 모양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식물의 잎이나 꽃뿐만 아니라 미인의 얼굴 생김새, 체형 등도 황금분할로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황제나 왕을 상징하는 복장과 각종 장신구 등에 금을 많이 사용한 이유는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과 함께 소중한 것을 가졌다는 권위가 추가됐기 때문일 것이다. 불상을 비롯해 각종 종교에서 황금이 많이 사용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금송아지, 금두꺼비, 황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 등을 선물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황금은 더이상 권위의 상징물이 되지 못한다. 돈만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귀중품이자 투자의 대상일 뿐이다. 한국거래소와 시중 은행들에서 금거래가 일반화되면서 반지, 목거리 등 장신구가 아니라 덩어리 형태로 만든 골드바(금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도 이달 들어 전국 223개 우체국을 통해서도 총 6종(10~500g)의 골드바를 판매한다. 최근 국내 금시장이 후끈 달아올라 골드바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조폐공사와 제련업체 등에서 만들어 내기 바쁘게 팔려 나간다고 한다. 금은 시장 변화에 둔감하지만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경제상황이 불확실할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금리 변동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달러에 대한 투자보다 더욱 안전하다는 인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발언이 금 투자의 단초가 됐다. 물가가 오르고 화폐 가치는 떨어진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금을 찾는 것이다. 경제부총리까지 진화에 나섰지만, 금 수요는 여전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해 금 수요는 세계 시장으로 확대됐다. 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서민들은 그저 걱정이다. 국내외 지도자들이 하루빨리 경제를 안정시킬 황금비율을 찾아냈으면 한다.
  • [사설] 시진핑, 북미 간 비핵화 해결 적극 도와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어제 평양에서 제5차 북중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이뤄진 데다 중국의 외교·경제 핵심 관료들을 대동해 지역과 국제 정세 측면에서 이전과 다르게 평가되었다. 시 주석은 “북한의 안보 우려 해소를 중국이 돕겠다.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적극적으로 역할하겠다”며 북핵 문제에 직접 개입할 뜻을 천명했다. 이런 내용을 중국 언론은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이는 예견된 일로서 시 주석은 방북에 앞서 이례적으로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해 “70년간 한배를 타고 비바람을 헤치면서(중략), 이 우정은 천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서 북중 수교 70주년의 의미도 극대화했다. 김 위원장도 회담에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을 높게 평가한다”면서 “계속 중국과 소통·협력해서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새 진전을 거두겠다”고 해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거나 “유관국(미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성과를 내겠다”고 발언해 북미 협상에 더 무게를 두었다고 볼 수 있어 고무적이다. 남북미 3자 구도로 움직이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포함된 4자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청와대는 “결국 북미 간에 문제를 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미중 무역전쟁의 한 카드로 사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북미 간 해결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아 한반도 비핵화의 성과를 내는 것이 중국의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
  • [데스크 시각] 의원님들, 숙제는 하고 노셔야죠/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의원님들, 숙제는 하고 노셔야죠/류지영 정책뉴스부 차장

    온갖 우여곡절 끝에 6월 임시국회가 열렸다.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 4월 5일 이후 77일 만이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이며 관련 논의가 ‘올스톱’됐다가 이제서야 어렵사리 풀렸다. 하지만 온전한 개원은 아니다. 경제청문회 개최 여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제1야당이 불참하기로 한 탓이다. 이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대한민국을 바꿀 민생 법안들이 일을 안 하는 국회의원들의 책상 속에서 하릴없이 잠자고 있어서다. 현실적으로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제대로 된 국회 운영이 불가능한 만큼 여야 간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6월 국회도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번 국회가 끝나면 정치권은 곧바로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 준비 모드로 돌입한다. 상당수 의원들이 하반기 내내 “유권자와 함께하겠다”며 자리를 비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일부 법률안은 야당이 ‘총선용’이라며 퇴짜를 놓을 수도 있다. 공무원들은 늘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민생 살리기에 절실한 건 추가경정예산(추경)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대외 경제여건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출과 투자의 두 날개가 모두 꺾였다. 우리 경제에 활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과 민생경제 긴급 지원을 위해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국회 심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추경은 최대한 신속하게 편성하고 집행해야 효과가 크지만 국회가 ‘역대급’ 공전 사태를 겪으면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는 문재인 정부가 올해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해 온 과제다. 지자체 재정 여건에 관계없이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균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단순히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이나 인력 충원 차원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한 본질적인 이슈다. 특히 올해 4월 강원 고성·속초 일대를 휩쓴 대형 산불 진화를 계기로 소방 인력과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를 통한 유기적 대응이 대형 재난의 해법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 가로막혀 지금도 계류 중이다. 7월부터는 노선버스와 방송, 우편 등 21개 업종의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된다. 국민생활과 경제 현장에 올 충격을 줄이려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등의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지난 2월 노동계와 경영계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국회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다. ‘제2의 버스대란’ 등 사회적 혼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초중등교육법·지방재정교부금법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돼야 2학기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 실시가 가능하다. 사립유치원 투명성 확대를 위한 위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유치원 3법’도 시급히 처리돼야 한다. 여야 정쟁에 민생이 발목 잡힐까봐 담당 공무원들은 오늘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의원님들, 놀 때 놀더라도 숙제는 하고 노셔야죠. superryu@seoul.co.kr
  • 허창수 “요즘 같은 때 굳건한 한미동맹 필요”

    허창수 “요즘 같은 때 굳건한 한미동맹 필요”

    “오늘날 한국을 둘러싼 상황이 조선 말 개화기를 떠올리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미국 전직 하원의원단을 만나 최근 미중 통상 갈등과 북미 대화 교착 등의 현안을 논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의 말이다. 한국인 최초 미국 하원의원을 역임한 김창준 이사장이 이끄는 김창준미래한미재단과 전경련이 공동으로 민간외교 활동의 일환으로 20일 개최한 ‘미국 전 하원의원단 초청 한미 통상 및 안보 현안 좌담회’에서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상원의원의 사돈인 마조리 마골리스 전 의원을 비롯해 루이스 페인 주니어, 데니스 로스, 도나 에드워즈, 필 깅그리, 댄 마페이 전 의원이 좌담회에 참석했다. 허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미 동맹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79달러의 작은 나라가 오늘날 3만 달러 국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둘러싼 안보·통상 상황을 개화기에 빗댄 허 회장은 “경제와 안보 모든 면에서 많은 지성의 혜안은 물론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좌담회 중 첫 번째 통상 세션에선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박 원장은 미중 무역전쟁 배경이 중국의 과도한 대미 무역 흑자에서 시작해 기술 패권 경쟁으로 가고 있다며,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서밋에서 양국 쟁점 사항이 일부 논의될 가능성이 있지만 협상이 결렬된다면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화웨이 사태와 같이 미국과 중국 중 선택을 종용받는 한국의 딜레마가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면 안 된다는 경계심을 공통적으로 표시했고,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다자간 협상 방식으로 미중 갈등이 다뤄져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두 번째 안보 세션 주제발표를 한 안호영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미 하노이 회담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현 상황에서는 실무자 간 논의를 통한 상향식 의사결정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관세폭탄 피하자” 엑소더스…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 끝나나

    “관세폭탄 피하자” 엑소더스… ‘메이드 인 차이나’ 시대 끝나나

    미국 애플과 구글에 이어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도 ‘차이나 엑소더스’(중국 대탈출) 행렬에 가세했다. 미중이 25% 보복관세 난타전을 벌이는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생산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애플은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훙하이커지(鴻海科技)그룹(Foxconn) 등 주요 공급업체들에 15∼30%의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동남아로 이전하는 데 따른 비용 영향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공급업체는 폭스콘을 비롯해 아이폰 조립업체인 페가트론·위스트론, 맥북 제조업체인 콴타컴퓨터, 아이패드 조립업체 콤팔일렉트로닉스, 아이팟 제조사 인벤텍·럭스셰어ICT·고어테크 등이다. 이번 요청은 무역전쟁에 따른 것이지만 무역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애플은 이를 번복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생산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너무 리스크가 크다는 게 애플 측의 판단인 셈이다. 이에 따라 폭스콘은 중국 밖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본격 검토에 들어갔다. 류양웨이(劉揚偉) 폭스콘 반도체부문 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애플이 생산라인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도록 요구한다면 폭스콘은 애플의 이런 요구에 완전히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고객 요구에 따라 전 세계 공장에서 생산을 할 수 있다”며 “이미 생산라인 25%는 중국 밖에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이 더 악화돼 2500억 달러(약 296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 미국이 나머지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폭스콘은 언제든지 애플 제품의 생산공장을 중국 밖으로 옮길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대상 품목에는 스마트폰과 게임콘솔, 컴퓨터가 포함돼 있는 만큼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 역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폭스콘은 현재 중국을 비롯해 대만과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일본, 멕시코, 브라질,미국, 체코, 호주 등 전 세계 15개국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허난성 정저우와 쓰촨성 청두 등이 폭스콘의 주력 공장이다. 폭스콘이 중국에서 고용하고 있는 인력만 130만명에 이르고 폭스콘 전체 매출액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이다.구글은 미국에서 판매할 네스트 온도조절기와 서버 하드웨어의 일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대만과 말레이시아로 이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밝혔다. 구글은 이미 미국 시장에 판매할 서버 머더보드(메인보드)의 생산시설 대부분을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서버 머더보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데 사용되는 기기로, 구글의 하드웨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치다. 구글의 이 같은 결정은 중국 당국이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려는 태도를 보이는 까닭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 포드자동차에 1억 6280만 위안(약 278억원) 규모의 반독점 벌금을 매기고, 배송업체 페덱스에 대한 ‘화웨이 화물배송 오류’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의 중국 내 하드웨어 생산량은 애플 아이폰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지만, 구글이 그동안 중국 검색시장 재진입을 위해 매우 노력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구글의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는 대만이 떠오르고 있다. 릭 오스텔로 구글 제품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 타이베이 교외에 충분한 공간의 사무공간을 짓고 2000명 수준인 직원을 두 배로 늘려 인공지능(AI)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등 대만을 아시아의 최대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토니 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는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이 아닌 곳을 선택해야 한다면 일본이나 한국, 대만 중에 골라야 할 것”이라며 “대만은 나머지 국가와 비교해 인건비와 부지 비용, 심지어 전기료까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닌텐도는 가정용 게임기 ‘스위치’ 생산 일부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옮긴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닌텐도는 지금까지 중국 위탁생산(OEM)업체에 게임기 생산을 맡겼으며 2017년 출시한 스위치도 그중 하나다. 닌텐도는 앞서 3월 올해 2종의 새로운 스위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는 현행 모델과 비슷하지만 부품이 좀더 업그레이드됐으며 다른 하나는 새로운 디자인의 저가형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현 모델과 새로운 2개 모델 모두 동남아에서 일부 생산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닌텐도 측은 새 모델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으며 스위치 생산과 관련해서는 “게임기 대부분을 중국에서 만들고 있으며 우리는 항상 생산공장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미 정부가 3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게임제품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비디오게임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로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하고자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거의 이익을 남기지 않는다. 미국의 보복관세가 부과되면 스위치를 손해 보고 판매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연말 쇼핑시즌에 차세대 ‘엑스박스 원’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닌텐도로서는 올 하반기가 스위치 판매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일본 샤프 역시 PC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대만이나 베트남으로 옮기는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업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상당수 다른 외국업체들도 중국을 떠나거나 짐을 꾸리고 있다. 최근 중국 주재 미상공회의소가 회원사 25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 기업의 40.7%가 무역전쟁 탓에 제조 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미중 관세보복전이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으며 미 기업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7년까지 핸드백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제조했던 미 패션브랜드 스티브매든은 미국이 중국산 핸드백을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시키자 지난해 공장을 캄보디아로 이전했다. 미국 브랜드 코치의 모회사인 테이프스트리 역시 중국 핸드백 생산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추면서 베트남, 인도에서의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소유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미국 50개 매장으로 수출하는 중국 공장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카시오도 주력 제품인 지쇼크 손목시계와 전자악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 일본 등으로 옮기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카시오는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부담 증가로 손목시계 사업에서 7억엔(약 76억 7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본 엡손은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손목시계 공장을 2021년 3월 폐쇄하기로 했다. 이 업체는 인건비 상승과 판매 부진, 환경 규제 강화로 이미 1700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이에 당황한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 해외 이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공업정보화부는 이달초 주요 글로벌 기업들을 불러 경영 다각화 차원을 넘어서는 생산기지 해외 이전을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중국이 부른 기업에는 한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 MS·델,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등이 포함됐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미중 정상회담 전 G20서 최종 협상…리커창은 美기업 CEO들 만나

    리커창, 글로벌 기업들과 비공개 회동서 대중 투자 요청 등 우회적 압박 가능성 中, 제3국 관세 낮춰 美 충격 완화 나서 미국과 중국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할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19일(현지시간) 중국과 실무협상을 공식화했지만 협상 일정과 결과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내일쯤 상대(중국 카운터파트)와 전화 통화할 것”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기 전에 일본 오사카에서 그(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러나 “언제 협상이 재개될지는 현 시점에서 말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경쟁우위를 보존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무가 있고, 우리는 그 지점에 도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 협상 재개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아 미국은 미중 정상회담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산을 제외한 다른 나라 제품의 관세를 인하하고, 글로벌 기업들을 만나 ‘윈윈’을 호소하는 등 대미 압박을 이어갔다. 특히 리커창 중국 총리가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와 제약회사 화이자, 화물운송회사 UPS 등 19개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리커창 총리는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세계 CEO 평의회’에 참가한 이들 기업 CEO들과 가진 비공개 만남에서 “수십년간 서로 이득이 된 협력을 계속 지켜야 한다”면서 “우리는 오래 지속해온 개혁개방 의지를 유지하고 더욱 개방하며 외국 자본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TN이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대표적 글로벌기업 CEO들에게 대중 투자 강화를 요청하는 등 우회적 압박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은 또 미국산 이외에 다른 국가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식으로 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한편 제3국 제품을 대체재로 삼아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완화하는 전략에 나섰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제품의 평균 관세율은 지난해 초 8%에서 이달 20.7%로 올랐다. 반면 제3국 제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8%에서 6.7%로 떨어졌다. 한편 미국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CEO는 이날 CNBC에 “화웨이의 미국 대이란 제재 위반을 은행들도 완전하게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이 이란 제재 위반 정황을 알고도 화웨이를 지원한 것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기업 3곳 중 1곳은 이자비용도 못 벌어… “미중 무역전쟁 땐 40% 육박”

    기업 3곳 중 1곳은 이자비용도 못 벌어… “미중 무역전쟁 땐 40% 육박”

    지난해 국내 기업 3곳 중 1곳은 벌어서 이자도 못 갚는 신세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10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경영 여건이 더 안 좋아지면 이 비중은 40% 가까이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공시 기업 2만 1213곳의 이자보상배율은 5.9로 전년(6.3)보다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한 해 동안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그해에 갚아야 할 이자에 비해 얼마 정도인지를 나타낸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32.1%로 전년보다 2.4% 포인트 상승했다. 2010년(26.9%)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34.0%)이, 업종별로는 조선(54.9%)과 숙박음식(57.7%) 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년 연속 1 미만 기업 비중은 20.4%, 3년 연속인 ‘한계기업’은 14.1%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올해 기업들의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평균 3% 준다고 가정했을 때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5.9에서 5.1로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32.1%에서 37.5%로 높아졌다. 실제로 올 1분기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하는 등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향후 불확실성이 큰 수출업종의 경영 상황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무역전쟁 격화에 애플, 中생산시설 최대 30% 이전 추진

    무역전쟁 격화에 애플, 中생산시설 최대 30% 이전 추진

    애플, 협력업체에 동남아 이전 비용 요청무역분쟁 타결돼도 리스크 분산 위해 이전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중국 내 생산시설의 15~30%를 역외 이전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닛케이 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애플은 폭스콘을 포함한 애플의 협력사들에 동남아로 공장을 이전할 경우, 그 추정 비용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애플이 수십 년 동안 중국 생산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리스크가 심화에 따라 협력망을 재구조화하려는 것이라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애플의 요청은 미중 간 무역분쟁에 따른 것이지만 미중간 무역분쟁이 타결되더라도 애플은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이번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iOS 앱 개발자 180만명을 포함해 약 50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이 중국에서 고용한 직원은 1만명이라고 밝혔었다. 이전 후보 국가로는 멕시코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이다. 애플 관계자는 인도와 베트남이 스마트폰 다양성으로 선호된다고 말했다. 이전 대상지를 찾아서 생산을 하는 데는 최소 18개월가량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요청을 받은 협력업체는 아이폰 조립업체인 폭스콘·페가트론·위스트론, 맥북 제조업체인 콴타 컴퓨터, 아이패드 조립업체인 콤팔 일렉트로닉스 등이다. 앞서 폭스콘은 지난주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아이폰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스콘 류양웨이 반도체 담당 이사는 지난 11일 타이베이 본사에서 열린 투자 콘퍼런스에서 “애플이 생산라인을 중국 밖으로 이전을 요구하면 폭스콘은 대처 능력이 있다”며 “중국외 지역에서도 아이폰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중국 이외에 브라질, 멕시코,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체코, 미국, 호주 등에도 공장을 가지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연준 금리 동결했지만 7월엔 인하 가능성↑

    美연준 금리 동결했지만 7월엔 인하 가능성↑

    현행 2.25~2.50% 유지“인내심 가질 것” 표현은 삭제시장 ‘7월 인하 가능성’ 100%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 속에서도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기준금리 조정에서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기존 표현을 삭제해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9일(현지시간)까지 이틀 동안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지금의 2.25~2.50%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등을 지속해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불확실성과 미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비춰 경제전망을 위한 향후 정보의 함의를 면밀히 관찰하고,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향후 기준금리 조정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최대 고용 목표와 대칭적 2% 인플레이션 목표와 비교해 실현되고 예상되는 경제여건을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내심’을 삭제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4일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에서 밝힌 언급이 반영됐다. 파월 의장은 당시 “미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탄탄한 고용시장과 목표치 2% 안팎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7월 인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7월 말 FOMC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100%로 봤다. 한꺼번에 0.50%포인트를 인하할 가능성도 30%를 웃돈다. 한편 연준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2.1%를 유지했다. 그러나 내년 GDP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0%로 올려잡았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당초 각각 3.7%와 3.8%에서 3.6%와 3.7%로 하향조정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트럼프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재선 비전 대신 비난으로 채웠다

    트럼프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재선 비전 대신 비난으로 채웠다

    76분간 언론·힐러리·뮬러 등 독설 연설 “무역전쟁 후퇴 없다”… 北 언급은 빠져 멜라니아 등 가족 총출동해 지지 호소 美언론들 “슬로건·분노 등 4년 전 재탕”“우리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고, 계속 위대하게 지키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2020년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바로 오늘 여러분 앞에서 공식적으로 재선 캠페인을 출범시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염과 소나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인 2만여명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환호와 박수, 때로는 발을 굴러 화답했다.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출정식은 4년 전 대선 출마 선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년 더’라는 지지자들의 연호 속에 무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76분간의 연설에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익숙한 적들에 대한 공격과 분노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이에 빨간색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와 빨간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들은 “USA”와 “4년 더”, “방벽을 건설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反)트럼프 언론을 향한 독설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또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7번이나 비난했다. 그는 이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불법 마녀사냥’이라고 몰아붙였고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은 극단적 사회주의의 부상이나 아메리칸드림의 파괴에 투표하는 것과 같다”며 민주당을 거칠게 비판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의 대부분을 민주당과 정치적 라이벌, 워싱턴 기득권 정치에 대한 공격에 할애했다”고 평했다. 그는 후반부에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자랑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과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 국제 현안들도 잠시 거론했지만 북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연설 후 재선에 대한 구체적 비전은 하나도 없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 온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의 재선 출정식에는 분노와 재탕만 있다’고 비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기간 경제 성과에 대해 자화자찬했지만 새로운 정책이나 화합의 어젠다 등은 전무했다”면서 “2016년 대선 때와 똑같이 ‘분노’로 승리를 거두려 한다”고 평가했다. CNN은 “새로운 슬로건, 록밴드의 연주 등 재선 캠페인은 블록버스터급이었지만 관중들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했을 때와 똑같은 메시지를 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두 번째 임기를 위한 어젠다를 내놓기보다는 원한을 갚는 일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재선 출정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이 총출동했다. 부인 멜라니아는 “(퍼스트레이디를) 6년 더 할 것 같아 기대된다”고 했고, 두 아들은 사전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띄웠다.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출정식 직후 생방송 반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 근대사에서 가장 위험하고 분열적인 대통령”이라며 유권자들에게 재선 저지를 호소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진핑 ‘김정은 비핵화 결단’ 들고, 트럼프와 무역 담판 가능성

    시진핑 ‘김정은 비핵화 결단’ 들고, 트럼프와 무역 담판 가능성

    신화통신 “中, 한반도 문제 해결 중요 역할” 中외교부도 “새로운 진전 거두도록 추진” 워싱턴 소식통 “북미대화 재개 계기 마련” 비핵화 협상 불씨 되살릴 방안 모색할 듯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년 만에 북한을 국빈방문한 직후 열리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뿐 아니라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18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 주석과 아주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다음주 G20에서 장시간 회담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날 자료에서 “미중 정상이 역내 안보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중 정상이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 주석도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에서 ‘한반도 문제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시 주석의 방북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국의 결심을 보여 주고 대국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실현은 대세적 흐름이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라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특수한 중요 작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새로운 진전을 거두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미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북 결과를 토대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멈춰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불씨를 되살릴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방북 자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 무역전쟁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 북미 대화 재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이는 2020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중 정상이 무역협상의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주석은 ‘평등한 대화’와 ‘중국 기업에 대한 공평한 대우’를 촉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농민과 노동자, 기업을 위한 평평한 운동장’을 강조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재선 출정식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공정하고 좋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합의를 아예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배드딜’보다는 ‘노딜’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궁지에 몰린 시 주석이 북한 문제를 대미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두 가지 이슈가 엮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 제재 이탈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대미 압박에 나설 수도 있다”면서 “미중 정상이 어떤 것을 주고받느냐에 따라 북미 협상 재개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진핑 전격 방북…속내는 복잡한 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북한을 방문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청와대의 속내는 복잡하다. 당초 정부는 오는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시 주석의 방한을 타진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입지가 좁아지는 데 대한 우려와 동시에 교착 국면에서 중국이 대화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시 주석의 방북 일정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G20 이전 ‘6월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노동신문 기고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과 북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밀한 협의가 있었고 북한이 G20을 앞두고 협상 재개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 정상회담 메시지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속내가 보이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중이 드러날 수 있고 이후 G20을 계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 북미 간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날 “북중 대화가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으로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협상 지렛대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중 간 돌파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이 G20 기간에 있을 미중 양자회담에 즈음해 북한의 대화 의지를 제시한다면 첨예한 무역갈등이 ‘빅딜’의 출구를 찾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 경우 갈등 틈바구니에 놓인 우리에게도 마이너스가 될 요인은 없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진핑 전격 방북…속내는 복잡한 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북한을 방문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청와대의 속내는 복잡하다. 당초 정부는 오는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시 주석의 방한을 타진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입지가 좁아지는 데 대한 우려와 동시에 교착 국면에서 중국이 대화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시 주석의 방북 일정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G20 이전 ‘6월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노동신문 기고문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과 북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밀한 협의가 있었고 북한이 G20을 앞두고 협상 재개 의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 정상회담 메시지를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속내가 보이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시 주석의 방북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중이 드러날 수 있고 이후 G20을 계기로 한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남북, 북미 간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가늠해 볼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전날 “북중 대화가 비핵화 협상 동력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국으로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협상 지렛대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미중 간 돌파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중국이 G20 기간에 있을 미중 양자회담에 즈음해 북한의 대화 의지를 제시한다면 첨예한 무역갈등이 ‘빅딜’의 출구를 찾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 경우 갈등 틈바구니에 놓인 우리에게도 마이너스가 될 요인은 없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죽쑤는 반도체… 정부도 성장률 전망 2.4%대로 낮춘다

    죽쑤는 반도체… 정부도 성장률 전망 2.4%대로 낮춘다

    D램 가격 3분기 최대 15% 폭락 전망 무역전쟁 격화 땐 하락폭 더 커질 수도정부가 다음달 초 내놓을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2.6~2.7%에서 2.4% 안팎으로 낮출 전망이다. 내수 부진이 여전한 데다 하반기 반등이 예상됐던 수출과 반도체 가격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19일 “지난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연구기관장회의에서 연구기관들이 2.3~2.5%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고, 홍 부총리도 여기에 수긍했다”면서 “2.4% 안팎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회의에선 현대경제연구원이 2.5%,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 2.4%, LG경제연구원이 2.3%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가한 한 국책연구기관장은 “수출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성장률 목표치를 2.5% 밑으로 낮추는 데 부총리를 포함해 참석자들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목표치 하향이 예상보다도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 초반대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0%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끌어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우리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산업의 쌀’ 반도체 시장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8.19달러였던 D램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기업 간 대량 거래)은 지난달 3.75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반도체 가격이 3분기 10~15%, 4분기 10%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이 빗나가는 셈이다. 기재부는 반도체 가격 하락의 장기화 여파로 1분기 -0.4%로 뒷걸음질쳤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2분기 성장률이 1%대를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하반기에도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비스업 지원 대책과 기업들의 투자 촉진을 위한 설비투자 세제 지원책 카드 등을 만지고 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코리아세일 페스타’의 규모와 기간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美상무 “G20, 무역협상 자리 아냐”… 미중 전격 타결설 일축

    관세 폭탄 해소 등 합의 기대감에 ‘찬물’ 세계 최대 자전거업체 자이언트, 中 탈출 페북, 화웨이 광고 차단… 美 제재에 부응 미중 무역전쟁의 먹구름이 쉽게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예정인 가운데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미중 정상회담의 의미를 축소하는 등 톱다운 방식의 미중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중 관세폭탄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중국 엑소더스’도 확대되고 있다. 로스 장관은 17일(현지시간) CNBC에 G20에서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미중 정상이)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합의를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G20은 2500쪽짜리 합의문을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합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발표한 관세를 계속 부과하고 일시적으로 보류했던 추가 관세도 기꺼이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스 장관은 전날에도 “(미중) 정상급에서 무역합의를 이행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G20 정상회의에서 나올 수 있는 최상의 성과는 ‘무역협상을 적극적으로 재개하자’는 합의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정상이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수준의 합의는 가능하겠지만 관세폭탄 등 무역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전격 타결까지 기대하지 말라는 의미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2500억 달러(약 296조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나머지 중국 제품 전체에 추가 25%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25일까지 3000억 달러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 방안을 놓고 공청회에 들어갔다. 기업 관계자들, 이익단체, 로비스트들은 공청회 첫날부터 관세부과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의류, 전자기기, 장난감제조업체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은 추가 관세가 집행되면 비용이 증가하고 기존에 공들여 조직한 공급사슬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은 추가 관세 때문에 잠재적으로 인력 감축이나 폐업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산일로를 걷자 구글·폭스콘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세계 최대 자전거업체 자이언트도 중국을 떠나기로 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투 자이언트 회장은 이날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가하자마자 신속히 중국 탈출 결단을 내렸다”면서 “나는 ‘메이드인 차이나’ 시대, 중국의 지구촌 공급이 끝났다는 것을 지난해 인식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무역장벽 등을 반박하려고 만든 광고를 차단했다. 페이스북은 화웨이 광고의 ‘정치성’을 내세웠으나 미 정부의 화웨이 거래제한에 부응한 조치로 보인다. 화웨이는 광고에서 ‘우리는 새로운 장벽을 보고 싶지 않다. 무역이나 기술에서 그렇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통합된 글로벌 생태계’라며 미국의 제재를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비핵화 지분’ 과시하는 시진핑… 대내외 위상 높이려는 김정은

    ‘비핵화 지분’ 과시하는 시진핑… 대내외 위상 높이려는 김정은

    무역전쟁·홍콩 시위서 시선 분산 유도 쌀·비료 안기며 영향력 내세울 가능성 北 일대일로 참여 땐 제재 위반 논란도 中정부 “북미대화 재개 줄곧 격려했다”…무역협상 압박카드 질문엔 “지나친 생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차례 방중 끝에 20~21일 1박 2일 평양 답방에 나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교착상태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중요한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은 방북 기간 신시대 북중 관계의 발전 방향, 자국의 발전 상황,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김 위원장과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새로운 진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대화 재개는 당연히 좋으며 중국은 줄곧 격려해 왔다”면서 “대화의 기회를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되며 중국도 국제사회가 이를 격려해야 한다고 호소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 방북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미 압박 카드의 의도가 있는지에 대해선 “지나친 생각”이라고 일축한 뒤 “그 어떤 사람도 이번 방문을 통해 북중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중국의 의지를 가볍게 봐선 안 되며 다른 필요 없는 것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담판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방북이 이뤄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미 무역 마찰은 이미 1년이 지난 일”이라며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보다 지금이 더 민감한지는 잘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초청을 시 주석이 받아들인 것은 이번 방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미 무역전쟁에다 송환법을 반대하는 홍콩인 200만명의 거리시위로 내우외환에 직면한 시 주석으로서는 북한 방문을 난국을 타개하는 카드로 삼은 셈이다. 미국과 1년여 무역전쟁을 끌면서 방북을 미뤄 온 시 주석은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두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힘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10월 쌀 1000t, 비료 16만 2007t을 북한에 무상 지원한 시 주석의 방북 선물도 관심을 끈다.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서울신문에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단히 좋은 일로 북핵 문제를 미국과의 무역협상 카드로만 이용할 걸로 보지는 않는다”며 “한국으로서는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북한에 대한 중국의 답방이 드디어 이뤄져 부담을 더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시 주석의 방북은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등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북한을 끌어들여 중국과 미국이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에는 양국 모두 무역협상 등 현안이 많아 버거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영향력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일대일로 참여는 북중 양국이 합의만 하면 가능한 일이나 사업 성격에 따라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도 있다. 위샤오화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하노이 북미 회담의 결렬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핵 협상에 비관적이었기 때문에 외부의 관여가 비핵화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최악 시나리오는 확전… 대중관세 25% 인상땐 수십억 달러 증발

    최악 시나리오는 확전… 대중관세 25% 인상땐 수십억 달러 증발

    이달 말 전 세계의 이목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로 쏠린다. 글로벌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전격 타결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게 현재로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다. 중국도 ‘결사항전’의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미중이라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 신세다.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와 그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본다.[장기화] 미중 정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G20 정상회담에서) 타결 자체가 쉽지 않고, 설사 타결이 된다고 해도 이후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1.3%를 시작으로 올해 5월(-9.4%)까지 6개월째 마이너스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G20 상품교역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 수출은 1386억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7.1% 감소해 G20 국가 중 가장 타격이 컸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중국에 소재·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수출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5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55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감소했다. 또 전체 반도체 수출은 21.9%, 석유화학은 10.5%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의 장기화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진단한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줄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나는 등 제한적이지만 반사이익을 얻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의 수출 영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수입 증가율은 -24.7%를 기록한 반면 한국산은 20.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류, 플라스틱·고무제품, 전기·전자제품, 석유제품 등의 대미 수출이 늘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품목 수입 증가국은 대만(29.1%), 베트남(28.3%), 한국 순이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일부 반사이익이 있다지만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이 소재·부품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좋지는 않다”면서 “다만 최악은 아닌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전] 우리로서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다. 한국의 G2(미국·중국) 수출 비중은 38.9%로 절대적이다. 여기에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79.0%에 이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추가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0.5%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기존 10%에서 25%로 관세를 올렸을 때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의 수출 감소액만 4억 1000만 달러에 이르고, 소비 부진과 세계 교역 침체 등을 고려했을 땐 피해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중이 입을 타격도 적지 않기 때문에 확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지금보다 전선이 넓어지고 실제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상황이 되면 세계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세계 교역량과 경제성장 둔화를 넘어서 세계 경제의 패권 전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중국과 전면전을 벌인다는 것은 단순히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최근 군사 안보 등을 이유로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는데, 안보 등을 매개로 각국에 자신들의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중국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미국 편에 선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되면 계속해서 정부는 물론 기업도 ‘너는 누구 편이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이 세계 경제의 블록화를 더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종전] 가장 가능성이 낮지만, 우리에게는 ‘최선’으로 꼽히는 시나리오다.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보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전에도 수차례 만나 무역전쟁의 종전 가능성을 밝혔지만, 실무진 협의 과정에서 번번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종전이 어려운 이유로 미국이 원하는 게 단순히 대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해서다. 김정식 교수는 “1980년대 미국이 일본을 다루는 방식이나, 1990년대 우리가 대미 무역흑자를 많이 낼 때 다루는 방식을 살펴보면 단순히 ‘미국 물건을 더 사라’는 요구를 넘어 환율이나 자본시장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을 강요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미국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한국은 ‘외환위기’를 겪는 것을 중국이 봤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실행이 된다면 우리 수출과 경제는 현재보다 나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미국으로 가는 중국 수출품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중국산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우리의 소재·부품 수출도 활로를 찾을 수 있어서다. 중국의 대한국 가공무역 수입 비중은 2014년을 기준으로 반도체 65.2%, 전기기기 61.1%, 플라스틱 40.9%, 철강제품 40.2%, 화학제품 27.7%, 기계류 20.7% 등이다. 주원 실장은 “대중 수출품 중 80% 가까이가 중간재”라면서 “결국 미국에 중국산 제품이 많이 팔리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확실한 종전보다 현재보다 낮은 수준의 미중 간 긴장 완화가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적당한 긴장감이 유지돼 대미 수출에선 반사이익을 보고, 대중 수출 여건은 개선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혈투’도, ‘화해’도 아닌 어정쩡한 긴장관계를 선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측면에서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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